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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 독자 개발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관련 특허를 수출했다. LG화학은 일본의 우베막셀과 안전성강화분리막(SRS) 관련 특허에 대해 유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베막셀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리막 코팅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계약금액은 우베막셀 측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특허 내용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적 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 단락을 방지하는 것이다. LG화학 측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라며 “전 세계에서 특허 라이선스에 대한 요청이 왔으며 자체적으로 노하우를 확보해 특허를 공개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 이번에 유상 개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계약으로 수익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인 우베막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중국이 2016년 한국을 누르고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5일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글로벌 도약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2013년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한국(36%)과 2위인 중국(28%)의 순위가 2016년에 뒤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 레노버, ZTE 등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1년 7%에서 2년 만에 4배로 늘었다.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0년 8%에서 지난해 65%로 급성장했다. 현재 중국은 스마트폰 제조업체 최다 보유국이기도 하다. 연구원은 “최근 삼성과 애플의 혁신 속도가 둔화된 반면 중저가폰에 특화된 중국 업체들은 혁신성을 강조하며 고급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아세안 등 잠재 성장률이 높은 신흥시장을 기반으로 중국 제조사들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중저가 제품의 수요가 높은 신흥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제품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모바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의 비교우위를 유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등 융합부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성장 분야에서 민관이 협력해 전략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은 14일 “안타깝게 최근 과거사 문제로 한일 국민 사이의 호감도가 현저히 낮아졌고 이는 경제협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양국 정부와 경제계가 앞장서 국민 간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46회 한일경제인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양국 기업 간 인턴십 공유 △대학 간 공통학점 이수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정치적 견해차로 아시아 지역의 경제협력과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 민간경제계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통합 프로그램 가속화, 상설 민간기구 구성 등을 통해 아시아 경제협력 논의를 주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대해서는 “한반도 통일은 일본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일본은 북한의 군사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일본 기업들은 각종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경제계의 지지를 부탁했다. 그는 또 “2015년은 국교 정상화 50주년의 해”라며 “새로운 희망의 100년을 맞이하기 위해 양국 경제계가 앞장서자”고 강조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에쓰오일은 14일 울산 중구에서 ‘영남 3루’의 하나로 꼽히는 태화루(太和樓·사진) 복원 공사를 마치고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400여년 만에 복원됐다.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불릴 정도로 영남을 대표하는 누각이다. 울산에 정유공장이 있는 에쓰오일은 태화루 건축비 100억 원 전액을 후원했다. 부지 매입 등을 포함한 총 복원공사 비용은 506억 원이다. 정면 7칸(길이 21.6m)과 측면 4칸(11.4m)의 주심포(柱心包) 방식이며 누각과 별도로 행랑채, 사주문 등도 지었다. 에쓰오일의 나세르 알 마하셔 최고경영자(CEO)는 준공식에서 “울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기업시민으로서 울산시민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태화루 건립을 후원했다”고 밝혔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현재 수준의 환율이 유지될 경우 수출기업이 10곳 중 8곳은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14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지난해 50만 달러 이상 수출한 회원사 3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정이윤을 남기면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원-달러 환율(적정환율)은 1073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밑으로 내려가면 손해를 보면서 팔아야 하는 손익분기환율은 평균 1045원이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1024원 내외)에서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업은 23.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팔수록 손해인 출혈 수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원화 강세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기업은 88.5%, ‘수출물량이 감소했다’는 곳은 28.2%였다. 기업들은 ‘원가절감’(24.2%), ‘신규시장 개척’(23.1%) 등의 방법으로 최근 상황을 돌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곳도 22.7%에 달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출물가지수가 88.33으로 전달보다 2.5% 하락하며 6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3월 1070.89원에서 지난달 1044.55원으로 2.5% 하락하면서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 수출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수출기업이 같은 상품을 팔아도 손에 쥐는 원화 액수가 줄어 그만큼 채산성이 나빠진다는 뜻이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정임수 기자}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현대차의 월드컵 관련 광고를 찾아볼 수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월드컵 열기를 띄우기 위한 광고를 제작했지만 언제 내보낼지 결정이 안 됐다”며 “사회 전체에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최근 소비 위축과 급격한 원화 강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우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사라진 월드컵 특수 브라질 월드컵 개막은 다음 달 13일이지만 주요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손을 놓고 있다. 8일 월드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이 발표된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KT는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하려던 마케팅 광고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세월호 참사 전 붉은 악마 공식 응원가 앨범 제작을 후원하는 등 활발한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모두 중단했다. KT 관계자는 “월드컵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기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0년 월드컵 수준의 마케팅 및 광고비용을 책정했지만 아직 집행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열릴 예정인 길거리 응원 후원도 검토만 하고 있다. 월드컵 특수의 대표적 수혜 업종인 가전업계도 사회적인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대대적인 홍보나 할인행사 등을 자제하고 있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월드컵 때문에 TV 교체 수요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업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적극적인 마케팅과 할인행사를 하며 수요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월드컵 특수가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요즘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업이 어떻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식음료나 유통업계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는 기업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월드컵 특수가 본격적으로 구매로 이어져야 할 5월 하순 이후에도 침체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 해당 기업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저, 운송, 요식업 등 관광 서비스 업계는 이미 세월호 여파로 인한 내수 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 원화 강세와 중국 성장 둔화도 수출에 악재 침체된 내수와 함께 수출도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원화 강세 추세는 수출기업들의 주름을 깊게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기준 1026원으로 2월 초에 비해 60원가량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보다는 수출 중심의 회복을 기대하는 시점에서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수출 및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제조업 대기업 120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경영계획을 수립할 당시 기준으로 설정한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77.9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이 판단하고 있는 손익분기 환율은 평균 1052.3원이어서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상당수 기업의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경기 둔화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7.5%로 예상하고 있지만 1분기(1∼3월) 성장률은 7.4%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4월 20일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420억5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이 8.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수치다. 박진우 pjw@donga.com·장원재 기자}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8분. 선장은 팬티 차림이었다. 물에 빠질 때에 대비한 것일까. 그는 신발까지 벗고 배 위에서 대기하다 구조선이 다가오자 제일 먼저 뛰어올랐다. 국내외 선박 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선장이 ‘1호 탈출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배 안의 사람들이 속속 구조선에 올랐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들은 모두 선원이었다. 사고 13일 만에 해경이 공개한 구조 동영상에 적나라하게 잡힌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의 모습에서 승객들을 끝까지 지키고 책임져야 할 ‘시맨십(seamanship·뱃사람 정신)’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시맨십 실종의 참극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참사는 결국 선장과 선원들의 시맨십 결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본래 시맨십의 사전적 정의는 배를 모는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의미가 넓어져 기술뿐만 아니라 선원이 마땅히 갖춰야 할 태도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표현이 됐다. 일본에서는 시맨십의 조건으로 △예지력 △확실성 △신속성 △절도 △스파르타 △모험심을 꼽기도 한다. 시맨십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선원으로서 ‘배와 배에 탄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려는 의식’을 의미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선원들에게 이런 시맨십은 없었다. 왜 매뉴얼대로 승객들을 구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월호 조타수는 “지킬 상황이 안 되잖아요. (배가 침몰하는데) 객실에 어떻게 갑니까. 진짜 이 양반들 희한한 양반들이네”라며 도리어 역정을 냈다. 이 선장은 승객들을 버리고 홀로 탈출한 것도 모자라 뭍에 내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통곡하는 실종자 가족을 뒤로한 채 물에 젖은 돈을 말리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에게 시맨십은 고사하고 직업을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하는 인간으로서의 윤리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그 ‘기본’이 세월호 선원들에게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세월호 선원 개인에게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적인 훈련 및 교육이 부재(不在)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지적한다. 모든 사람이 리더십의 교본인 어니스트 섀클턴 경 같은 높은 책임감과 고매한 희생정신을 가질 순 없기 때문이다. 섀클턴 경은 영국인으로 20세기 초 남극탐험시대의 영웅. 남극 대륙에서 배가 난파했으나 그는 대원 27명을 이끌고 혹독한 추위 속에 무려 634일 동안 스스로 구조의 길을 개척해 모두 살려 냈다. 그러나 모든 선원이 이럴 수는 없기에 결국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으로 시맨십을 길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험을 보면 답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뉴얼을 아는 사람이더라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머리나 논리가 아닌, 몸의 반사신경대로 행동하는 게 인간의 습성”이라며 “비상 매뉴얼을 몸으로 익혀 머리보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훈련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시맨십 기르기엔 국내 여건 열악 국내 여객선사들은 법에 따라 비상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주기적인 훈련을 진행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참사를 야기한 청해진해운조차 매뉴얼상으로는 꽤 그럴싸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매뉴얼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국내 여객선사들의 실전훈련이 어쩌다 가끔, 그나마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국내 D여객선사 관계자는 “현재 (인명사고 관련) 대응훈련은 6개월마다 하고 있다”며 “실제 훈련이라기보다는 가상으로 상황을 설정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객선사 관계자는 “교육은 외부 교육, 훈련은 자체 훈련으로 알아서 진행한다”며 “법이 그렇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T여객선사 사장은 재무제표에 드러난 교육비가 적다는 지적에 “해운조합에 조합비를 내고 위탁교육을 하기 때문에 회계상 교육비가 잡히지 않는 것뿐이지 교육을 안 하는 선사는 없다. 교육을 안 받으면 선원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선원들은 선원이 될 때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5일간 기초안전교육을 받고 이후에는 5년마다 한 번씩만 훈련을 받는다”며 “그나마 두 번째 훈련부터는 교육기간이 2일로 줄어든다”고 귀띔했다. 실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세월호 일부 선원은 “안전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전훈련이 문서로, 머리로만 진행되는 현실에서 시맨십 함양은 요원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나 교수는 “시맨십은 타고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길러지는 것”이라며 “반복적인 실제 훈련을 통해 시맨십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해외의 시맨십 훈련 미국 등 해외 선진국의 안전훈련 시스템은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해외 대형 여객선사들의 경우 세월호보다 작은 규모의 배에서조차 비상대피훈련을 출항 때마다 반복해 실제로 진행한다. 이 비상대피훈련은 배의 출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의 하나로 선장과 선원뿐 아니라 승객까지 배에 탄 모든 이가 참여한다. 한 예로 미국의 여객선사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의 비상훈련 과정은 해외 여객선사들이 얼마나 안전훈련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선사의 여객선은 일단 승객들이 모두 배에 탑승하면 출항과 동시에 선장의 지휘 아래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선상 비상훈련을 시작한다. 승객들은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 각자의 객실 내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 위에 지정된 장소로 모여야 한다. 아이들이라도 예외는 없다. △선박 내 구명정 위치 △객실에서부터 구명정까지의 이동경로 △구명정 펼치는 법은 필수 교육 내용에 해당한다. 승무원들은 비상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승객들을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등을 정확히 알고 있다. 어떤 루트로 가야 가장 빠르고 원활하게 탈출할 수 있는지 매뉴얼대로 승객들을 인도한다. 배에 탄 이들, 특히 선원들은 출항 때마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30분짜리 이 훈련을 통해 시맨십을 몸으로 체득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해외 여객선사들의 안전훈련은 2012년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고 이후 더욱 강화됐다. 콩코르디아호 사고는 선장이 여객선을 버리고 도주해 268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고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여객선 업계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스스로 의무화했다. 실전훈련 반복해 시맨십 키워야 전문가들은 만약 이 같은 훈련이 세월호에서도 매번 실제로 진행됐다면 선장의 직접적인 퇴선 명령이 없었더라도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일단 승객들을 갑판 위로 대피시켰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승무원들조차 평소 이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세월호에서는 그저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방송밖에 나올 수 없었다. 세계여객안전협회의 로베르타 웨이스브로드 이사는 “배 안에 물이 들어차는 상황은 즉각적인 퇴선이 필요한, 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는 선장뿐 아니라 모든 선원에 대한 기본교육에서 다뤄지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반복적인 비상대응훈련이 시맨십 함양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매년 14.5시간을 투자해 실전 같은 훈련을 펼치는 항공업계의 사례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불시착 사고 당시 승객을 구조하는 활약을 펼쳐 화제가 된 여승무원은 “비상 상황에 대한 훈련을 매년 받기 때문에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나 자신의)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영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최근 개정된 국제협약들은 선장과 선원들의 정신력 강화 교육을 위한 교과목 신설 및 훈련 실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장원재부산=조용휘 기자 }
두산그룹이 30년간 운영한 KFC 사업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식품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두산은 자회사인 DIP홀딩스가 유럽계 최대 사모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에 KFC 사업을 하는 SRS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1000억 원이며 6월까지 지분 양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쇼핑할 때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일본 관광객은 지나친 상품 구입 강요가 가장 큰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각 150명을 대상으로 쇼핑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인은 쇼핑 시 불편한 점으로 언어소통 불편(57.3%), 안내표지판 부족(34.0%), 불편한 교통(21.3%) 등을 꼽았다. 반면 일본인은 상품 구입 강요(29.3%), 언어소통 불편(22.7%), 안내표지판 부족(21.3%), 종업원 불친절(16.7%) 등이 주요 불만 요인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면서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상인은 증가했지만 지난 5년 새 3배 가까이로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을 응대할 수 있는 상인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쇼핑 품목을 보면 중국인은 화장품(86.7%), 의류(61.3%) 외에 한약재(39.3%)를 많이 구입했고, 일본인 관광객은 의류(60.7%)에 이어 화장품과 김·건어물(각 52.7%)을 많이 샀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에 힘쓴 공로로 ‘2014 밴 플리트상’을 받았다. 이 상은 6·25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인 고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1992년 제정한 상으로 한미관계 발전에 공로가 큰 인물이나 기관을 선정해 매년 수여한다.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시상식에서는 박 회장을 대신해 북미지역 건설기계 사업을 총괄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밥캣홀딩스 스콧 박 사장이 시상대에 올랐다. 미국 측에서는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회장이 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자용 E1 회장,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이 7일 한국능률협회(KMA)가 주관하는 ‘2014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로 46회째를 맞은 한국의 경영자상은 창의와 혁신으로 국내 경제 발전을 주도해온 경영자를 매년 선정해 주는 상이다. KMA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1980년대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역사와 함께한 인물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전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다. KMA는 “한국이 메모리반도체 최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국내 최초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E1을 한국을 대표하는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킨 점이 높이 평가됐다. KMA는 “안정적인 친환경에너지 공급과 LPG 공급처 다변화,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혁신을 통해 산업의 성장을 선도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BMW그룹 최초의 현지인 사장이며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BMW그룹의 임원을 맡고 있다. 그는 국내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 점이 인정돼 수상자가 됐다. 한국의 경영자상은 역대 수상자와 각계 저명인사 등으로 구성된 추천인단이 후보를 추천하면 심사위원회가 수상자를 선정한다. 선정 기준은 경영철학 지도력 등 경영이념, 성장성 수익성 등 경영능력, 사회적 책임수행과 같은 사회공헌도 등이다. 시상식은 23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지난해 수감 중에 301억 원의 보수를 받아 논란이 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SK C&C 퇴사에 따른 퇴직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7일 “최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를 전액 포기하기로 했다”며 “사회공헌, 기부 등 공익적 활동으로 사용할 방침이며 구체적인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 4개 계열사에서 보수로 총 301억 원을 받았다. 세금으로 납부한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사회 환원 금액은 150억∼2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올해는 SK C&C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계열사의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되 보수는 전혀 받지 않기로 했다. 또 SK C&C의 임원직을 사임하면서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퇴직금 수십억 원도 전액 포기하기로 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최근 세월호의 안전 관리를 맡은 운항관리자를 해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샀다. 해양수산부가 해운법을 개정하면서 적용되는 벌칙 조항을 실수로 빠뜨렸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2006년 이후 법제처가 각 부처에 권고한 법령정비의견 47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초보적인 실수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정교해야 할 안전 관련 법령 중에도 실수가 적지 않았다. 소방방재청 소관인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은 5층 이상인 주택 등 특정소방대상물에 대해 거짓으로 안전점검을 한 경우 소방시설관리사의 자격을 정지시키도록 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안전점검을 거짓으로 한 경우는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특정소방대상물에 설치해야 할 소방시설 종류를 언급할 자리에 엉뚱하게 식당 등 다중이용업소에 설치할 시설을 넣었다. 처벌의 경중이 역전된 사례도 있었다. 법제처는 올해 1월 초 국토교통부에 공인중개사법을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법인의 임원은 처분 기간에 새 중개업소를 열 수 없지만 등록취소 처분을 받은 법인의 임원은 별 제한 없이 열 수 있다. 업무정지보다 등록취소가 강도가 더 높은 처벌인데 수반되는 제약은 거꾸로 돼 있는 것이다. 상위법에서 위임한 처벌 기준을 빠뜨려 혼선을 빚은 경우도 있었다. 2010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재개발 재건축에 참여하는 도시정비사업 관리업체가 위탁이나 자문 계약 없이 업무를 할 경우 등록취소나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게 했다. 구체적인 처분 기준은 시행령에서 정하라고 했지만 막상 시행령에는 해당 내용이 빠졌다가 2년 가까이 지나 법제처의 지적을 받고서야 들어갔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항도 많았다. 수상레저안전법은 ‘조종면허 없이 요트를 몰면 안 된다’고 했는데 예외 규정을 만들지 않아 몇 년 전까지 국제요트대회에 참여한 외국인 선수가 무면허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생겼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일본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 대부분이 엔화 약세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대일 수출기업 216곳을 조사한 결과 엔화 약세가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응답이 92.6%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탓에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일본 현지의 수입 수요가 감소하면서 피해를 본 것이다. 반면 일본이 아닌 제3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448개사 중에서는 15.6%만 엔화 약세로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제3국 수출기업의 경우 일본 기업들이 엔저 효과를 수출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박 기계류 석유제품 등은 상대적으로 엔저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우리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당초 올해 3.7%, 내년 3.9%로 잡았던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각각 3.9%, 4.0%로 상향조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당초 올해 3.3%, 내년 3.5%로 전망했지만 최근 각각 3.6%, 3.7%로 올렸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1∼3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3.8%)를 웃도는 3.9%인 점에 주목하며 “1분기 경기 회복세로 봐서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IB들은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침체를 겪을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HSBC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디플레이션 위험이 낮고 수출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확대됐다”며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경제당국의 노력만 계속 이어진다면 일본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5월 종합 경기전망치가 101.7로 4월(99.5)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장원재 기자}

제일모직은 28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 재료인 인광그린호스트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인광그린호스트는 발광층에서 녹색 빛을 내는 소재로 OLED의 색깔 구현력을 좌우한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경북 구미 전자재료사업장에서 연간 5t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최신 OLED 패널에 적용돼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OLED 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4700억 원에서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해 2016년 8000억 원, 2017년 1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은 OLED 소재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인광그린호스트 외에도 TV용 충전필름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올해 OLED 사업에서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전체 매출(약 4조4000억 원) 중 전자재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6%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정유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부진한 실적을 올리면서 긴축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에 매출 7조6022억 원에 영업이익 47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85.5%나 떨어졌다.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여서 수급 측면에서 다른 국내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데도 영업이익률은 0.6%에 그쳤다. 국내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이 16조88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영업이익은 2262억 원으로 67.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했다. 주력사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부진이 장기화되자 업계에서는 긴축경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에쓰오일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홍보와 대관 업무를 합치며 담당 임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담당 임원이 관행상 정년(60세)이 되면서 자리를 떠나 유사 업무를 합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개선을 위한 비상계획을 세우는 한편 매주 관계사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열어 운영 예산 절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최근 50대 초중반인 임원 5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임원 6명이 신규 승진했기 때문에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재계 3위 SK그룹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현대오일뱅크 상무급 임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임원실을 내놓고 직원들과 같은 공간을 쓰고 있다. 빈 임원실은 회의실 등 공용 공간으로 바뀌었다. 본부장(전무)급 이상에게만 별도 사무공간을 제공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보니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조만간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재계 총수들을 만나 대미(對美)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재계 조찬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국 교역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방한에서) 원산지 표기 등 부수적인 문제들이 잘 해결됐으니 그 약속에 따라 투자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투자를 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다만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과 결실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정보기술(IT), 유기농 식품 등의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근 논란이 된 셀피(셀카 사진) 사건을 두고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 데이비드 오티스는 이달 초 백악관에서 갤럭시노트3를 이용해 오바마 대통령과 찍은 셀피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삼성전자의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재계에서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 이민법 개선을 요청했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와 분쟁광물 규제의 구체성 확보 등을 건의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이 “연설을 잘하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미셸)는 인정하지 않으니 얘기를 좀 해 달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식으로 나온 음식을 모두 비웠다. 간담회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지원을 위해 올해 하계포럼 장소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하계포럼은 회원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및 가족 1000여 명이 참석하는 전경련 최대 연례행사다. 전경련 관계자는 “겨울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국내 관광의 저변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1987년부터 줄곧 제주에서 열었던 하계포럼 장소를 평창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7월 23∼26일 열리며 국내외 석학과 장관급 고위 공직자의 특강, 친선 골프대회, 문화행사, 전경련 주최 만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경련은 반응이 좋을 경우 겨울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계속 하계포럼을 평창에서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예년처럼 제주에서 하계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관례적으로 한두 주 간격을 두고 열리던 전경련과 대한상의의 하계포럼 시기가 겹쳐 기업인들이 어느 쪽에 참석할지를 두고 적잖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그동안 7월 넷째 주에 전경련 포럼을 하고 1주일 또는 2주일 전에 대한상의 포럼을 했는데 상의에서 늦춘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2011년 9월 11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는 29년 9개월 동안 주한미군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일하던 박영숙 씨(57·에이티랩 대표)의 퇴임식이 열렸다. 사무실 상사는 환송사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안녕’이라는 말 대신 ‘다시 만나자’고 말하는 게 좋겠다(Don’t say good bye, say see you later)”며 “자리를 비워둘 테니 언제든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박 씨는 눈물을 쏟았지만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남은 생은 장애인 복지를 위해 바치겠다”고 선언했던 일주일 전 가족회의를 떠올렸다.○ 주한미군 최고의 IT 전문가 사촌오빠의 주선으로 박 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인 1982년 주한미군에 들어갔다. 자료를 입력하는 오퍼레이터였다. 간단한 일부터 경력을 쌓던 가운데 성실함과 열정을 인정받으며 점차 중요한 일을 맡게 됐다. 1990년대 중반에는 미국 록히드마틴 본사에서 한 달 동안 국방메시지시스템(DMS) 강사 교육을 받았다. 비밀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 원래는 미국 시민권자만 들을 수 있었지만 예외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화장실에 갈 때도 인솔자가 동행해 감시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 특히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박 씨만 숙소로 교재를 갖고 갈 수 없었다. 내용이 어려운데 복습까지 못하니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한국에 있는 상사에게 팩스를 보내 ‘과정을 마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교재 반출 허가를 받아냈다. 수료시험도 통과했다. 박 씨는 아시아 지역에서 몇 명 안 되는 DMS 전문가가 됐다. 아시아 전역의 시스템 관리자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수강생들이 영어 발음이 안 좋다며 무시하면 ‘시스템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알아서 배우라’며 배짱을 부렸다. 3급으로 들어왔던 그는 퇴임 직전 11급까지 승진했다. 한국인 군무원으로서는 거의 최고의 직급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시각장애인이 옆 부서에 입사했을 때 미군 측이 사무실 전체를 뜯어 고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화면 낭독 프로그램인 ‘스크린리더’와 지금은 일상화된 ‘터치스크린’을 처음 봤다. IT가 장애인 복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00년대 중반 쉰 살이 다 될 무렵 결심의 순간이 닥쳤다. 남편 사업은 순탄했고 아이들도 잘 컸지만 ‘이게 인생의 전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꿈꾸던 사회복지 사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 잠을 설쳤다. 늦바람은 무서웠다. 그는 ‘IT를 활용한 장애인 교육’을 주제로 잡고 방송통신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3년 동안 두 개의 석사 학위(단국대 사회복지학, 방통대 이러닝학)를 더 땄다. 할수록 절실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50대 아줌마, 장애인을 위한 창업에 나서다 박 씨는 시각장애인 교육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지금 꼭 필요한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는 10년 전에도 있었지만 실제로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 있는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 애플리케이션(앱)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안드로이드폰에서는 같은 제품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해야겠다.’ 고도약시이면서 20년 넘게 저시력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김정 씨(현 에이티랩 기술이사)가 힘을 보탰다. 1년이 넘는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쳐 스크린리더 앱인 ‘샤인 리더’와 화면 확대 앱인 ‘샤인 뷰’를 개발했다. 되겠다는 확신이 섰고 30년 가까이 일하던 직장을 그만뒀다. 주변에선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느냐며 만류했지만 결심은 확고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순탄하지는 않았다. 안드로이드용 앱들은 제조사에 따라 버전도 다르고 디자인도 달랐다. 이 때문에 샤인 리더와 뷰를 사용하려면 스마트폰 사용환경을 바꾸는 작업(루팅)이 필요했다. 일반인이 하기는 쉽지 않았다. 제조업체에 ‘출시 단계에서 앱을 넣어 달라’고 매달렸지만 보안 등의 문제로 퇴짜를 맞았다. 애써 만든 제품을 유통할 길이 막히자 회사에 위기가 닥쳤다. 수억 원을 쓴 박 씨는 빚더미에 앉았다. 그는 “직원들이 서너 시간 자면서 매달려 개발한 제품이 사장된다고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힘이 돼 준 건 시각장애인들이었다. 앱을 써본 시각장애인들로부터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이 쏟아졌다. 한 시각장애인은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한 날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회사가 어려우면 나부터 뭐라도 하겠다”는 e메일을 보냈다. 1만∼2만 원씩 돈을 모아와 돌려보낸 적도 있었다. 박 씨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다시 일어났다. ▼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처음 써본 날 감격” ▼○ 시각장애인들의 스마트한 삶을 위해 에이티랩은 1년이 넘는 추가 R&D를 거쳐 작년 말 ‘샤인 플러스’를 내놨다. 박 씨와 직원들이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만든 앱이었다. 스크린리더와 화면 확대 기능을 통합했고, 루팅 작업 없이 다운로드만 하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아직 정식으로 유통은 안 되지만 홈페이지(www.atlab.biz)에서 시연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에이티랩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SK텔레콤의 베이비붐 세대 창업 지원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대상으로 선정됐다. 상금과 사무실, 멘토가 지원됐다. 하지만 아직 그의 앞에는 유통채널 확보, 수익모델 개발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국내에는 25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다. 세계에는 총 4000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반인이 당연하게 누리는 스마트한 생활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에이티랩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 이사는 기자에게 “지하철에서 신문을 읽는 모습이 제일 부러웠다. 그래서 앱 개발에 참여했고 대표님 덕분에 저 같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던 박 씨의 눈이 촉촉이 젖었다. 그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다시 벼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