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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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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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억 현상금 콜롬비아 ‘마약왕’ 체포…“군경 500명, 헬기 22대 투입”

    60억 원에 가까운 현상금이 걸렸던 콜롬비아의 ‘마약왕’이 체포됐다. 24일 BBC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군경 500명과 헬기 22대를 투입한 합동 작전으로 최대 마약조직 ‘걸프 클랜’의 두목 다이로 안토니오 우수가(50)를 붙잡았다. 2003~2014년 미국에 코카인 최소 73t을 밀매한 혐의로 기소돼 미국 국무부가 현상금 500만 달러(약 58억 원)를 내건 우수가는 조만간 미국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오토니엘(Otoniel·배꼽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우수가는 23일 콜롬비아 북부 파나마 접경지대의 밀림에서 체포됐다. 수 년 전부터 추적의 대상이었던 우수가는 민가로는 내려오지 않고 전화도 사용하지 않은 채 편지로만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은신처는 500명의 병력이 8겹으로 둘러싼 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 등에서 50여 명의 전문가가 위성으로 그의 위치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콜롬비아 공군과 경찰의 대대적인 합동 작전으로 결국 붙잡혔다. 군에 포위된 우수가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고 수갑이 채워진 채 헬기에 태워져 정글 밖으로 끌려나왔다. 우수가는 1200여 명의 무장 병력을 조직원으로 두고 있다. ‘킬로: 코카인 카르텔의 세계’ 저자인 토비 뮤즈에 따르면 우수가가 이끄는 걸프 클랜은 남미 최대 규모의 코카인 밀매 조직이다. 걸프 클랜은 마약 밀매, 인신 매매, 불법 채굴 등을 일삼아 콜롬비아 정부도 2016년부터 30억 페소(약 9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우수가를 추적해왔다. BBC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우수가를 체포하기 위해 수천 명의 군경이 동원됐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대국민 방송을 통해 “오늘 검거는 1990년대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몰락 이후에 이번 세기 들어 마약 카르텔에 가한 가장 강력한 일격”이라고 강조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넷플릭스 시리즈 ‘나르코스’의 실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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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댄서, 명작의 주인공이 되다[김민의 그림이 있는 하루]

    그 누구보다 우리 팀이 최고라고 자신하고, 무대 위에선 세상의 주인공처럼 최선을 다하며, 내려와서 받는 냉혹한 평가엔 눈물은 흘리되 인정하는….여성 댄서들의 경쟁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요즘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가수를 빛내주는 이름 없는 존재였던 댄서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면서 K팝이 화려한 꽃을 피우기까지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이 있었구나 깨닫게 됩니다.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댄서를 전문성을 가진 아티스트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는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서야 춤 동작부터 콘셉트와 무대 기획까지 해야 하는 종합 예술임을 보게 된 듯 한데요.약 150년 전 프랑스 파리의 한 예술가는 이 댄서들을 그림의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대중문화라는 개념도 없던 이 시절에 댄서는 어두컴컴한 술집에서 취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보다 훨씬 더 과감한 선택인 셈인데요. 그 예술가의 그림을 만나보겠습니다.●물랑루즈의 여왕, 라 굴뤼물랑루즈 포스터로도 유명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입니다.그림 가운데 여성의 표정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검은 옷들 가운데 밝게 눈에 띄는 흰 드레스와 가슴에 달린 꽃, 살짝 치켜 든 고개와 도도한 표정이 인상적이죠. 이 여성의 양 쪽에는 다시 두 명의 여성이 팔짱을 끼고 그녀를 이끌고 있습니다. 마치 파파라치가 스타를 기다리다 순간 포착한 듯 움직이는 율동감도 돋보입니다.이 그림의 주인공은 바로 물랑루즈에서 ‘라 굴뤼’(La Goulue·게걸스럽게 먹는 사람)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댄서 루이즈 웨버(1866~1929)입니다.그녀는 사진 속에서처럼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번쩍 들어올려 관객의 머리를 넘기는 등 과감한 댄스로 물랑루즈를 휘어잡았습니다. ‘라 굴뤼’라는 별명은 춤을 추면서 관객의 테이블에 있는 술을 모조리 먹어 치우곤 했기 때문에 붙었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그녀의 대담함과 거친 성격이 로트렉의 그림에서 오히려 더 생생히 드러나죠?물랑루즈 안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 같은 도도함과 당당함. 그녀는 실제로도 그런 성격이었다고 합니다.거슬 맥(Gerstle Mack)이 쓴 로트렉 전기에는 당시 유명 가수인 이베트 길베르가 라 굴뤼에 대해 말한 일화가 전해집니다. 파리의 국제 경마 대회인 그랑프리의 갈라 디너가 있던 어느 날, 라 굴뤼는 이곳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이 자리에는 파리 상류층 인사들은 물론 영국 왕세자 에드워드 7세도 참석했습니다.에드워드 7세의 존재를 알고 있던 라 굴뤼는 그의 테이블 앞에서 놀리듯 치마를 들어올리며 열정적으로 춤을 췄습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큰 목청으로 “어이 왕세자씨! 우리한테 샴페인 한 잔 대접 하시죠?”라고 외쳤다고 하네요.객석에 있던 사람들은 라 굴뤼의 무례한 행동에 깜짝 놀랐고, ‘헉!’하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염려와 달리 왕세자는 화내지 않고 큰 웃음을 터뜨린 뒤 라 굴뤼를 비롯한 댄서들에게 술을 주문해주었다고 합니다. 영국의 왕족 앞에서도 기죽지 않으니 ‘물랑루즈의 여왕’이라 불릴 만 했던 사람이었죠.이런 일화를 보고 로트렉의 그림을 보면, 그는 라 굴뤼를 어느 순간에 보고 묘사한게 아니라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표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로트렉도 이 그림을 무척 마음에 들어해서 1년 동안 4번이나 전시를 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가 그린 많은 라 굴뤼의 그림 중 가장 그녀를 잘 표현한 그림일 듯합니다. 로트렉은 왜 라 굴뤼에게 이렇게 관심을 갖고 그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던 걸까요?●아웃사이더를 자처한 귀족, 로트렉라 굴뤼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6살 엄마를 따라 세탁부로 일했습니다. 손님들의 화려한 옷을 몰래 입어보곤 했던 그는 타고난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1년 만에 몽마르트로 향합니다. 이곳의 술집에서 춤을 추다 유명 댄서의 눈에 띄어 커리어를 시작했죠.로트렉의 삶은 라 굴뤼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그는 프랑스 툴루즈 지역의 오랜 지주 가문 출신으로, 공작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하면 공작 칭호를 물려받을 예정이었고요. 책 읽기를 좋아하고 학업 능력도 우수했지만 10대 초반부터 시련이 닥쳤습니다.그는 13살 때 오른쪽 다리, 14살 때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겪습니다. 그런데 이 때의 부상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상체는 정상적으로 자랐지만, 하체는 14살 때의 그대로인 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로트렉의 전기 작가들은 그의 부모가 친척 관계였기 때문에 유전적 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 친척 간 결혼은 드문 일이 아니었습니다.평생 지팡이에 의지해 살아가게 된 로트렉은 다른 취미는 모두 포기하고, 어릴 때부터 재능을 보였던 그림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파리에 살면서 몽마르트의 ‘아웃사이더’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는 이곳에 머무르며 예술가들은 물론 댄서와 술집 주인, 창녀들과도 가까이 지냈습니다. 귀족 사회의 ‘트랙’에서 벗어난 사람으로서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에게 동질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그러나 로트렉의 동질감은 단순한 관찰이나 연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분방함을 좋아했던 그의 성격이 파리라는 도시의 ‘무법지대’인 몽마르트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게 해주었습니다. 로트렉은 댄서들도 구경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감각의 가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생전 댄서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고용된) 모델들은 인형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데 물랑루즈의 여성들은 살아 있어요. 그들을 그리기 위해 나는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겁니다. 그들은 소파 위에서도 마치 동물처럼 살아 움직입니다.”●서로를 지지하며 ‘인사이더’가 되다로트렉이 몽마르트의 아웃사이더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었다는 것은 실제 일화로도 확인 됩니다.라 굴뤼가 ‘물랑루즈의 여왕’으로 군림한 것은 채 5년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절제할 줄 몰랐던 그녀는 금방 춤을 추기엔 너무 무거운 몸이 되어 버리는데요. 인기가 떨어지자 라 굴뤼는 개인 회사를 차려 물랑루즈 밖에서 춤을 선보이기로 합니다.부스를 차려 춤을 추고 관객을 모으기로 한 라 굴뤼는 로트렉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자신의 부스를 꾸밀 커튼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로트렉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멋진 그림을 그려 주었습니다. 덕분에 부스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라 굴뤼는 다른 지역에서도 부스를 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로트렉은 이렇게 자신이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한한 지지를 보내주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벨기에의 한 저녁 자리에서 한 예술가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비난하자, 결투 신청을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 때 같은 자리에 있던 폴 시냑도 로트렉이 결투에서 죽게 되면 자신이 이어서 싸우겠다며 고흐를 옹호했습니다. 결국 그 예술가는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습니다.다만 지팡이 속에도 술을 항상 넣어 다닐 정도로 음주를 즐겼던 로트렉은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3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요, 그가 죽고 난 뒤 그의 예술 세계를 세상에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준 것도 그의 모친과,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킨 친구 덕분이었습니다.당시 우범지대였던 몽마르트의 불량스러운 댄서와 창녀를 그린 로트렉에 대한 비난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의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 세계를 옹호하는 글을 써주었습니다. 독일 비평가 율리우스 엘리어스는 로트렉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주간지에 “사회의 변두리에서 로트렉은 예술가이자 사상가로서 자신의 삶을 찾았다”며 그를 비난하는 사회는 얼마나 순수한지를 되물었습니다. 또 전기 작가 거슬 맥은 몽마르트의 아웃사이더를 담은 로트렉의 그림은 ‘시각적 고발’이라고 분석합니다. 신체적 장애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사회에 대한 고발이라는 것이지요.로트렉이 사회 고발까지 염두에 두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때로 너무나 경직되어 있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틀에 가두고 규범을 강조하는 사회의 답답함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댄서들에게 그는 매료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들을 정직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결과, 그 자신은 물론 댄서 라 굴뤼까지 100년이 넘어서도 기억되는 존재로 그는 만들어주었습니다. 서로를 지지해 준 아웃사이더들이 결국엔 ‘인사이더’가 된 것이죠.세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내가 가치를 알아보는 존재에게 편견 없이 따스한 애정을 보내주고 지지해주는 것. 바로 여기에서 로트렉의 솔직하고 대담한 그림의 감동이 피어나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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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츠재단, 빈곤국 코로나 치료제 공급 1400억 지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저소득 국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을 돕기 위해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지원한다.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게이츠재단은 성명을 내고 다국적 제약사 머크(MSD)가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개발과 제조에 필요한 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치료제 복제약을 만드는 생산업체를 지원해 저소득 국가들이 비싼 치료제 대신 복제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게이츠재단은 2000년 빌 게이츠(사진)와 그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설립한 자선단체로 두 사람은 이혼 후에도 재단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MSD는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으며 FDA는 11월 30일 외부 자문단 회의를 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MSD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과 사망 확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먹는 치료제는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치료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미국은 170만 명분을 이미 주문했고 영국은 48만 명분을 주문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는 올해 말이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공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들은 내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복제약이 개발되면 코로나19 백신 부족으로 주사를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저소득국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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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츠재단, 빈곤국 ‘먹는 코로나 치료제’ 복제약에 1400억원 지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저소득 국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공급을 돕기 위해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지원한다.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게이츠재단은 성명을 내고 다국적 제약사 머크(MSD)가 미국 생명공학기업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개발과 제조에 필요한 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치료제 복제약을 만드는 생산업체를 지원해 저소득 국가들이 비싼 치료제 대신 복제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게이츠재단은 2000년 빌 게이츠와 그의 전 아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설립한 자선단체로 두 사람은 이혼 후에도 재단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MSD는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으며 FDA는 11월 30일 외부 자문단 회의를 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MSD의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는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과 사망 확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먹는 치료제는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미국은 170만 명분을 이미 주문했고 영국은 48만 명분을 주문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는 올해 말이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공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들은 내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복제약이 개발되면 코로나19 백신 부족으로 주사를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저소득국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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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안보 전문가 “韓 핵우산 제공 확신 주지 말아야…미국 본토 위험”

    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가가 한국에 더 이상 핵우산을 제공하겠다는 확신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일부 관측대로 2027년까지 핵무기 200여 기를 보유하게 되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험이 더 커진다는 이유다.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수석 연구원은 16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외교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테러리스트의 공격 이외에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을 가능성은 설득력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미국의 기본 입장은 한국에 핵우산을 보장하고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괌, 오키나와, 도쿄 등 아시아 미군 기지는 물론 미국 본토에 보복 공격을 할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을 지냈으며 ‘한국과 이혼하라’, ‘트립와이어: 변화된 세계 속 한미 정책’ 등의 책을 펴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 제공 의지에 대해 한국 내에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미국의 핵 공유 약속’을 받자고 하거나,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술핵을 마지막 협상 카드로 사용하자’고 제안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69% 그렇다고 응답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지난달 설문 결과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밴도우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동맹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쟁점은 ‘한국이 무엇을 원하느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약속 때문에 자국민 수백만 명을 희생시켜야 하느냐가 문제”라며 “핵우산 제공에 따르는 비용과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7일 워싱턴포스트(WP)에도 핵우산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고 지적한 기고문이 실린 바 있다. 미국 다트머스대 국제학센터의 제니퍼 린드, 대릴 프레스 교수는 이 글에서 한반도 전쟁에 미국에 개입하면 본토가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참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직접적인 위협에 처해있기 때문에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할 명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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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난 中, 자존심 접고 美천연가스 다시 수입 추진

    중국이 겨울을 앞두고 전력난 우려에 ‘무역전쟁’ 상대인 미국에 손을 벌렸다. 16일 로이터통신은 시노펙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지역 공기업인 저장에너지 등 최소 5개 중국 기업이 셰니어에너지, 벤처글로벌 등 미국의 천연가스 회사와 비공개 수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약은 앞으로 수년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백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양국 간 천연가스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협상은 올해 초부터 진행됐지만 최근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급진전됐다. 중국의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8월 천연가스 가격이 열량 단위당 15달러까지 급등하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천연가스 공급 가격이 카타르, 호주산보다 저렴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11일에는 중국 사기업인 ENN 천연가스사가 미 셰니어로부터 13년간 가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양국 간 이뤄진 대규모 천연가스 공급 계약이다. 중국은 석탄의 주요 공급처인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에 어려움이 생긴 와중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당국이 엄격한 탄소배출 억제책을 시행하자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제조 허브인 광둥성은 이달 1일부터 피크타임대 산업 전기료를 25% 인상했고 중부 허난성은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64% 올리기로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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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심보다 난방이 우선…中, 전력난 우려에 美와 LNG 수입 협상

    중국이 겨울을 앞두고 전력난 우려에 ‘무역전쟁’ 상대인 미국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시노펙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지역 공기업인 저장 에너지 등 최소 5개 기업이 셰니어 에너지, 벤처글로벌 등 미국의 천연가스(LNG) 회사와 비공개 수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약은 미국에서 향후 수 년간 천연가스 수백 억 달러 규모를 수입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천연가스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협상을 진행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5배 이상 급등했고, 한파가 불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전력난이 악화할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산 천연가스 공급가격이 카타르, 호주산보다 저렴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8월 천연가스 가격이 열량 단위당 15달러까지 급등하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국 관계자는 “최근 원료 가격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장기간 공급 체결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중국 사기업인 ENN 천연가스사는 미국 셰니어와 13년 간 계약을 11일 확정한 상태다. 이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규모 미·중 천연가스 공급 계약이다. 중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내 추가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공급가가 아직은 매력적인 상태”라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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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을 둘러싼 과시와 허영 사이…수조 원대 명화들을 한 캔버스에 담은 작품[김민의 그림이 있는 하루]

    한국의 수백 개 화랑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이번 주 열렸습니다. VVIP 프리뷰가 열린 첫 날이 지나고 갤러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통적 컬렉터보다 새로 보이는 컬렉터가 많고, 구경보다는 실질적인 구매를 하려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침체됐던 미술 시장에는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이렇게 들뜬 분위기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단기적 유행의 흐름을 탄 키치한 작품을 찾는 움직임만 과도하다거나, 코인이나 부동산을 대하듯 그림을 보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마치 그림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도 이 그림 갖고 있어!”하고 자랑할 아이템을 찾는 것 같다는 거죠.그런데 21세기 한국에만 그런 컬렉터가 있을까요? 18세기 영국의 왕족도 이런 과시욕을 갖고 주문한 그림이 있습니다. 왕궁에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명화만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깨는 그림이죠. 오늘은 그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메디치 컬렉션을 갖고 싶었던 영국 왕비저는 이 그림을 보고 이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가성비’왕실에서 소장한 그림치고는 사이즈가 작습니다. 일반 가정집에도 마음먹으면 걸 수 있을 정도인데 이 작은 캔버스 안에 정말 많은 그림과 조각이 우겨 넣어져 있습니다. 대충 훑어봐도 미술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면 알아 볼만한 명화들이 여러 점 스쳐 가구요. 그림만 있는 게 아니라 조각 작품 까지도 빽빽이 들어 차 있습니다. 라파엘로부터 루벤스에 티치아노까지. 여기 있는 작품들을 다 합한 가치가 수조 원은 거뜬히 넘을 것 같은데요. 이 귀한 명화들을 한 캔버스에 담아서 감상할 수 있으니 주문자가 ‘가성비’를 따진 것이 아닐까 상상을 해 보게 되는 것이지요.놀랍게도 이 그림의 주문자는 18세기 영국의 왕 조지 3세의 부인 샬롯 왕비입니다. 1764년 샬롯 왕비는 독일 출신의 화가 요한 초파니에게 ‘피렌체 갤러리’를 그려달라고 주문합니다. 당시 런던에 있었던 초파니는 1772년 여름 피렌체로 떠나는데요, 영국 왕실 컬렉션에 따르면 그림을 그리는 대가로 300파운드를 받았다고 합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0억 원 정도입니다. 적지 않은 돈이죠. 그러나 당시 잉글랜드는 그림 자체가 귀했으니 이런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속 그림들샬롯 왕비는 어떤 그림들이 갖고 싶어 이 작품을 의뢰한 것일까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주요 명화 몇 점을 살펴보겠습니다.하단에 가장 잘 보이는 그림은 티치아노의 유명한 작품, 우르비노의 비너스입니다. 이탈리아 우르비노의 귀족이 주문한 것으로 그의 결혼을 기념했다는 설, 혹은 당대 유명했던 매춘부인 자페타를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또 전형적인 라파엘로 스타일의 성모자상도 볼 수가 있고요. 이 그림은 라파엘로가 자신의 친구 로렌초 나시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그런데 1548년 나시의 집이 지진으로 무너지고 이 그림도 17조각으로 부서졌다고 하는데요. 이 조각을 당시 곧바로 붙였지만 갈라진 조각을 볼 수 있었고, 2008년 우피치갤러리에서 재 복원 작업을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이 그림은 루벤스가 등장합니다. 왼쪽부터 화가 피터 폴 루벤스, 그의 형 필립 루벤스, 철학자 유스투스 립시우스, 왕실의 관리 요아네스 워베리우스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뒤편에는 헬레니즘 양식으로 만들어진 세네카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루벤스는 유명한 화가이자 외교관이었는데요. 당시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 그리스 고전을 공부했던 유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한스 홀베인이 영국의 궁정화가였을 때 그린 초상으로 사우스웰은 영국의 추밀원 의원이었습니다. 17세기 청교도 혁명을 일으킨 올리버 크롬웰의 열렬한 추종자로, 후에 그의 초상화는 영국 왕실 컬렉션을 벗어나 메디치 가문에 선물로 전달되었습니다.● 빽빽한 명화와 조각을 재현하다비록 작은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다양한 시기의 다른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우선 깔끔하게 정돈된 라파엘로부터 굽이치는 루벤스, 굉장히 사실적이고 정교한 홀베인까지 모두 다 다른 그림체입니다.화가 초파니는 이들 그림을 모두 재현하고, 거기에 액자까지 그리며 또 조각까지 그리느라 엄청난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1772년 시작해 5년 뒤인 1777년 그림을 마무리했고, 1779년 이를 들고 잉글랜드로 돌아옵니다.샬롯 왕비가 이 그림을 주문한 이유를 저는 ‘과시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초파니는 샬롯 왕비를 비롯해 당시 왕족들의 초상화를 다수 그렸는데요. 아래 그림이 왕비의 초상화입니다.이런 초상화도 그릴 수 있고, 또 왕비가 좋아할 만한 주제를 의뢰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먼 피렌체에 있는 그림을 똑같이 베껴 달라고 한 것은 “나도 저들이 가진 걸 갖고 싶다”는 과시욕으로 저에겐 보이기 때문입니다.특히 초파니는 자신이 본 우피치 연단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메디치 컬렉션의 유명 작품들을 적당히 짜깁기해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 것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죠. 그러니 샬롯 왕비는 우피치 연단을 사진 찍듯 재현한 그림을 원한 게 아니라, 유명한 명화가 한 자리에 있는 그림을 원했던 것입니다.당시 유럽 귀족들은 그리스 고전에 대한 로망을 갖고 이를 공부했으며, 상류층 자제들은 유럽을 돌면서 로마의 고전 건축을 감상했다고 하죠. 그런 그리스를 표방한 메디치 가문에 대한 환상, 나도 그들처럼 역사와 교양을 가진 왕족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이런 그림을 낳게 한 것이지요.그럼 1779년 돌아온 그림을 왕비는 좋아했을까요?왕실 컬렉션의 기록에 따르면 초파니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품을 보시면 그 속에 그림과 조각도 정말 많은데, 그 가운데 인물도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의 중간 과정을 본 한 귀족은 친구에게 편지를 통해 “왕비가 거금을 지불했는데 그림 속에 쓸데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걱정을 했다고 해요. 결국 이 그림은 1819년이 되어서야 버킹엄 궁의 서재에 잠시 걸렸다고 합니다. 초파니는 이 그림 이후로 왕실과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림 속에 드러나는 생생한 심리지금으로 본다면 샬롯 왕비의 행동은 ‘모조품’을 주문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이것을 현재의 잣대로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림 한 점을 통해 당시 왕족과 영국 사회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밌는 포인트입니다.막연하게 상상하기로 유럽의 왕족들은 늘 최고급의 무언가에 둘러싸여 있었을 것만 같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유럽 여행을 가면 버킹엄 궁 앞에서 사진을 찍고, 베르사유 궁전을 관람하며 화려함에 감탄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무언가를 갖고 싶어 하고, 과시하고 싶어 하며 때로는 그것이 허영심이 되기도 했던 것이지요.특히 영국은 18세기까지 제대로 된 화가가 없었을 정도로 예술 불모지였습니다. 왕족이 독일 출신 화가에게 그림을 의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영국 미술사를 다룬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에 가보면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의 시작은 플레미시 화가가 궁정 초상을 그리고, 그것이 조금씩 발전해가면서 자생적인 미술이 생겨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영국의 왕비는 자신의 취향의 그림을 주문하기보다 다른 나라의 그림을 부러워하고 그것을 갖고 싶어 했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한 장에 그림에는 이렇게 글로 표현되지 않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여러분도 오래 전 그림을 볼 때 ‘명화’라고만 보고 지나치지 마시고 자세한 모습들을 한 번 찬찬히 뜯어보세요. 그러면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사가 펼쳐질 것입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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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반 찢어진 뱅크시 그림 301억원에 낙찰

    경매에서 낙찰된 직후 저절로 파쇄돼 화제가 됐던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3년 만에 다시 경매에 나와 기존 가격보다 18배 높은 301억 원에 낙찰됐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이 작품은 9명이 경매에 참가해 1850만 파운드(약 301억 원)에 낙찰돼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價)를 기록했다. 낙찰자는 아시아의 개인 수집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2018년 10월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에 낙찰된 직후 경매사가 망치를 내리치자마자 액자 안에 있던 캔버스가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절반이 가늘고 긴 조각들로 찢어졌다. 이는 뱅크시가 직접 꾸민 일이었다. 그는 그림을 팔기 전에 액자 내부에 파쇄기를 설치한 뒤 경매 현장에 잠입해 리모컨으로 파쇄기를 원격 작동시켰다. 이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뱅크시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뱅크시는 영상에서 “파괴의 충동은 곧 창조의 충동”이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의 새 제목을 ‘사랑을 쓰레기통에’라고 붙였다. 2018년 경매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 작품은 더 유명해졌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경매사는 “망치를 내려치기가 겁이 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얼굴이나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뱅크시는 남들이 안 볼 때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과 그라피티(낙서 형식의 거리예술)를 남겨 유명해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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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반 파쇄된 뱅크시 그림 ‘풍선과 소녀’, 301억원에 낙찰

    경매에서 낙찰된 직후 저절로 파쇄돼 화제가 됐던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3년 만에 다시 경매에 나와 기존 가격보다 18배 높은 301억 원에 낙찰됐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이 작품은 9명이 경매에 참가해 1850만 파운드(약 301억 원)에 낙찰돼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價)를 기록했다. 낙찰자는 아시아의 개인 수집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2018년 10월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에 낙찰된 직후 경매사가 망치를 내리치자마자 액자 안에 있던 캔버스가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절반이 가늘고 긴 조각들로 찢어졌다. 이는 뱅크시가 직접 꾸민 일이었다. 그는 그림을 팔기 전에 액자 내부에 파쇄기를 설치한 뒤 경매 현장에 잠입해 리모컨으로 파쇄기를 원격 작동시켰다. 이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뱅크시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뱅크시는 영상에서 “파괴의 충동은 곧 창조의 충동”이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의 새 제목을 ‘사랑을 쓰레기통에’라고 붙였다. 얼굴이나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뱅크시는 남들이 안 볼 때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과 그라피티(낙서 형식의 거리예술)를 남겨 유명해졌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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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번엔 금융기관 손보기… 헝다 등 기업대출 전면조사

    중국이 금융권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관리감독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특히 몇몇 금융사가 당국의 눈 밖에 난 디디추싱, 앤트그룹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 많은 대출을 해줬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내년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경제를 서구식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광범위한 시도라고 WSJ는 분석했다. 현재 중국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국영은행, 민간은행, 국부펀드, 보험사 등 25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출, 투자, 규제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파산 위기에 처한 부동산기업 헝다, 당국의 반대에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지난해 말 당국의 반대로 홍콩 증시 상장이 전격 취소됐던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 등과의 거래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앤트그룹의 모회사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당국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비판해 큰 곤욕을 치렀다. 헝다에 최근 몇 년간 10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을 대출해준 중신그룹은 이미 조사를 받고 있다. 1970년대 말 설립된 중신그룹은 공격적 투자로 유명하며, 중국에 미 뉴욕 월스트리트 문화를 전파한 기업으로 꼽힌다. 25개 금융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는 2012년 말 시 주석 집권 이후 최대 규모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이미 지난달 말 “어떠한 정치적 일탈도 낱낱이 조사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 금융계 규제 강화의 이면에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의 영향력 약화 또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 주석 집권 1기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아 반부패 사정을 지휘했던 왕 부주석은 당시 국영 건설은행을 중심으로 권력 기반을 다졌다. 이로 인해 금융계는 그간 기율위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최근 왕 부주석의 측근이자 하이난항공(HNA)그룹을 이끈 유명 기업인 둥훙(董宏)이 약 800억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왕 부주석의 입지가 대폭 축소됐다. 당국은 건설은행과 하이난항공의 대출 거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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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조난 바이든 구해준 통역사 아프간 탈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난당했을 때 그의 구조를 도왔던 현지 통역사 아만 할릴리(49)가 미국의 도움으로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탈출했다.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할릴리 부부와 네 아이는 국경을 넘어 지난주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탈출을 도운 익명의 관계자는 “전직 미군, 아프간 군인, 파키스탄 조력자들이 협력해 할릴리 가족이 약 600마일(약 965km)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파키스탄을 떠났으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할릴리는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미 협력자를 숙청하려는 탈레반을 피해 줄곧 숨어 지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CNN에 이들이 특별 이민비자(SIV)를 발급받아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2008년 2월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분쟁지역을 시찰하던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은 바그람 공군기지 인근 계곡에서 눈보라를 만나 불시착했다. 이 지역은 평소에도 미군과 탈레반의 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이었다. 할릴리는 미군과 함께 눈보라를 헤치고 조난자들을 찾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훗날 이 일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할릴리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인 올해 6월 미국에 특별 이민비자를 신청했지만 필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무산됐다. 그는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완료한 8월 30일 WSJ에 가명으로 기고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이곳에 있는 나를 잊지 말아 달라. 나와 가족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달 “우리는 당신을 구출할 것”이라고 밝혔고 결국 구출이 이뤄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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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전 바이든 구해준 통역사, 美 도움으로 아프간 탈출 성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난당했을 때 그의 구조를 도왔던 현지 통역사 아만 할릴리(49)가 미국의 도움으로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탈출했다. 11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할릴리 부부와 네 아이는 국경을 넘어 지난주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탈출을 도운 익명의 관계자는 “전직 미군, 아프간 군인, 파키스탄 조력자들이 협력해 할릴리 가족이 약 600마일(965㎞)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파키스탄마저 떠났으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할릴리는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미 협력자를 숙청하려는 탈레반을 피해 줄곧 숨어 지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CNN에 이들이 특별 이민비자(SIV)를 발급받아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2008년 2월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분쟁지역을 시찰하던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은 바그람 공군기지 인근 계곡에서 눈보라를 만나 불시착했다. 이 지역은 평소에도 미군과 탈레반의 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이었다. 할릴리는 미군과 함께 눈보라를 헤치고 조난자들을 찾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훗날 이 일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할릴리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직전인 올해 6월 미국에 특별 이민비자를 신청했지만 필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무산됐다. 그는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완료한 8월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가명으로 기고를 게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이 곳에 있는 나를 잊지 말아 달라. 나와 가족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달 “우리는 당신을 구출할 것”이라고 밝혔고 결국 구출이 이뤄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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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번엔 금융기관 손보기…“習 집권 후 최대 규모”

    중국이 금융권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관리감독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특히 몇몇 금융사가 당국의 눈 밖에 난 디디추싱, 앤트그룹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 많은 대출을 해줬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을 내년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경제를 서구식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광범위한 시도라고 WSJ은 분석했다. 현재 중국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국영은행, 민간은행, 국부펀드, 보험사 등 25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출, 투자, 규제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파산 위기에 처한 부동산기업 헝다, 당국의 반대에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지난해 말 당국 반대로 홍콩 증시 상장이 전격 취소됐던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 등과의 거래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앤트그룹의 모회사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당국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비판해 큰 곤욕을 치렀다. 헝다에 최근 몇 년간 10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을 대출해준 중신그룹은 이미 조사를 받고 있다. 1970년대 말 설립된 중신그룹은 공격적 투자로 유명하며, 중국에 미 뉴욕 월스트리트 문화를 전파한 기업으로 꼽힌다. 25개 금융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는 2012년 말 시 주석 집권 이후 최대 규모라고 WSJ은 전했다. 앞서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이미 지난달 말 “어떠한 정치적 일탈도 낱낱이 조사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 금융계 규제 강화의 이면에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의 영향력 약화 또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 집권 1기에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맡아 반부패 사정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시 주석의 정치적 경쟁자가 대거 숙청됐다. 하지만 최근 왕 부주석의 측근 겸 하이난항공(HNA) 그룹을 이끈 유명 기업인 둥훙(董宏)이 약 800억 원 대의 뇌물를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왕 부주석의 입지가 대폭 축소됐다. 당국은 국영 건설은행과 하이난항공의 대출 거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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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원 욕설탓 테슬라 본사 이전?… 머스크 “맞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로 옮기기로 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50·사진)가 민주당 의원의 욕설이 본사 이전 이유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온라인 매체 테스매니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민주당 소속 로레나 곤잘레즈 주 하원의원은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거부한 머스크를 강하게 비판했다. 곤잘레즈 의원은 머스크를 향한 욕설과 함께 “캘리포니아주가 테슬라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테슬라는 노동자 안전과 복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난이 머스크가 본사 이전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보도한 기사를 머스크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맞다(exactly)”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그러나 곤잘레즈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 본사 이전은 캘리포니아 납세자에게 빚진 세금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본사 이전은 내 욕설이 아닌 돈 문제”라고 머스크의 말을 반박했다. 그는 “머스크는 보건 정책을 무시하고 캘리포니아주 보조금으로 20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이것이 내가 그에게 욕설 트윗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7일 주주총회에서 테슬라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높은 세율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자신의 주거지도 텍사스로 옮긴 바 있다. 지난 수년간 텍사스는 세금 우대 혜택을 앞세워 많은 기업을 유치해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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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원 욕설로 테슬라 본사 이전?…일론 머스크 “맞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로 옮기기로 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50)가 민주당 의원의 욕설이 본사 이전 이유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온라인 매체 테스매니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민주당 소속 로리나 곤잘레즈 주하원의원은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거부한 머스크를 강하게 비판했다. 곤잘레즈 의원은 머스크를 향한 욕설과 함께 “캘리포니아주가 테슬라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테슬라는 노동자 안전과 복지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난이 머스크가 본사 이전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보도한 기사를 머스크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맞다”(exactly)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그러나 곤잘레즈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 본사 이전은 캘리포니아 납세자에게 빚진 세금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본사 이전은 내 욕설이 아닌 돈 문제”라고 머스크를 반박했다. 그는 “머스크는 보건 정책을 무시하고 캘리포니아주 보조금으로 20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이것이 내가 그에게 욕설 트윗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7일 주주총회에서 테슬라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높은 세율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자신의 주거지도 텍사스로 옮긴 바 있다. 지난 수년간 텍사스는 세금 우대 혜택을 앞세워 많은 기업들을 유치해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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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中부동산업체 절반, 당국 기준 충족 못해”

    중국 대형 부동산 회사 헝다의 파산 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30개 중 14개가 8월 당국이 제시한 세 가지 기준 중 최소 1가지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70%를 넘으면 안 되고 △시가총액 대비 부채 비율은 100% 미만이어야 하며 △단기 차입금 대비 보유 현금 비율은 1보다 커야 한다고 규정했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헝다, 미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중국 500대 매출 상위 그룹에 포함된 뤼디(綠地)그룹, 역시 파산 위기에 처한 화양녠의 자회사이자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관리서비스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14개 업체가 당국의 기준을 지키지 못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처지라고 보도했다. 헝다 사태가 더 악화되면 이들 업체 또한 파산 위기가 높아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개 업체가 가장 많이 지키지 못한 항목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다. 당국의 3개 기준 중 2개 이상을 지키지 못한 업체도 3곳이나 된다. 헝다그룹과 뤼디그룹은 2가지를 어겼다. 특히 광저우R&F는 3가지 기준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광저우R&F가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는 520억 위안(약 9조8984억 원)이다. 현재 보유한 현금 자산은 290억 위안(약 5조3481억 원)으로 단기 차입금 대비 현금 비율이 0.5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헝다의 다음 타자는 광저우R&F’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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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부동산업체 절반, 정부 기준 미달…“파산 위기 ↑”

    중국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의 파산 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30개 중 14개가 8월 당국이 제시한 세 가지 기준 중 최소 1가지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자산대비 부채 비율이 70%를 넘으면 안 되고 △시가총액 대비 부채비율 또한 100% 미만이어야 하며 △단기 차입금 대비 보유현금 비율은 1보다 커야 한다고 규정했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헝다, 미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중국 500대 매출 상위 그룹에 포함된 녹지(綠地)그룹, 역시 파산 위기에 처한 화양녠의 자회사 겸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 관리서비스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14개 업체가 당국 기준을 지키지 못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처지라고 보도했다. 헝다 사태가 더 악화되면 이들 업체 또한 파산 위기가 높아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4개 업체가 가장 많이 지키지 못한 항목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다. 비구이위안은 6월 기준 자산대비 부채 비율이 78.5%다. 올 들어 현재까지 주가 또한 26% 하락했다. 당국의 3개 기준 중 2개 이상을 지키지 못한 업체도 3곳이나 된다. 헝다 그룹과 녹지그룹은 2가지를 어겼다. 특히 광저우R&F는 3가지 기준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광저우R&F가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는 520억 위안(약 9조8984억 원)이다. 현재 보유한 현금 자산은 290억 위안(약 5조3481억)으로 단기 차입금 대비 현금 비율이 0.5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국 부동산시장에서는 ‘헝다의 다음 타자는 광저우R&F’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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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 무브’의 시대, 예술 작품을 소장한다는 건… 마티스의 ‘화가의 가족’ [김민의 그림이 있는 하루]

    프랑스의 화가 앙리 마티스는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대중적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마티스 포스터가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테리어용으로 사랑 받기 시작하고, 조금씩 대중에게도 친숙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생각해보니 저의 생애 첫 소장품도 마티스의 1953년 테이트 갤러리 전시 포스터였네요. 그런데 마티스 그림의 진수는 선뿐만 아니라 거침없는 색채와 구도에서도 드러난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간단하게 만들어진 포스터로는 마티스의 과감함을 즐기기가 어려운데요. 오늘 그래서 마티스가 1911년 그린 ‘화가의 가족’을 가져와봤습니다. 먼저 그림을 볼까요.●마티스가 그린 가족 초상화 이 그림, 마치 체스 게임을 하듯이 형태와 색채의 균형을 고도로 계산해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림 속에 한 수를 놓고, 맥락에 맞춰 다음 수를 놓으면서 수학 문제를 풀듯 마티스는 자기만의 게임을 하고 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그림 속의 인물이 누군지 알아보겠습니다. 마티스의 가족은 아내 아멜리와 두 아들 피에르와 장, 그리고 딸 마르게리트가 있었습니다. 이 그림 속에는 마티스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이 묘사되어 있어요. 가운데 체스를 두고 있는 빨간 옷을 입은 두 남자가 피에르와 장 형제겠지요. 그림의 왼쪽에 앉은 여성이 아내 아멜리, 그리고 오른쪽에 서 있는 여자가 딸 마르게리트입니다. 사람들이 마치 그림에 파묻히듯 복잡한 패턴과 무늬가 인상적이죠.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한없이 밝은 색채 속에 시커먼 옷을 입은 오른쪽 여성이 저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마치 위로 떠오르는 캔버스를 붙잡듯이 무거운 색채가 그림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여성이 마티스의 아내라고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집 안의 중심은 엄마가 아닐까, 라는 추측 때문이었죠. 그런데 정작 마티스의 아내 아멜리는 왼쪽 구석 소파에 앉아 있네요. 딸 마르게리트가 마티스에게 어떤 존재였길래 캔버스에서 이렇게 등장한 것일까요?●아픈 손가락, 마르게리트마티스에게 딸 마르게리트(마고)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유일한 딸인 마고는 6살이었던 1901년 급성 전염병인 디프테리아를 앓습니다. 이 때 기관 절개술을 받고 튜브에 의지해야만 호흡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힐러리 스펄링의 마티스 전기에 따르면, 당시 의사가 마티스의 집 다락방에서 급하게 수술을 했고, 아버지는 어린 딸이 움직이지 않도록 붙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부모로서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경험이었겠지요. 그러나 마고는 고통을 이겨내고 단단하게 자라 아빠의 그림을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지지자이자, 냉철한 비평가가 됩니다. 홈스쿨 교육을 받으며 예술가 아버지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봤고, 성인이 되어서는 스튜디오의 복잡한 일을 처리하는 관리자가 되기도 했고요. 그녀가 40대 후반인 1945년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가했다 게슈타포에 체포돼 고문도 당하고 생명의 위협도 여러 차례 겪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죠.이 그림이 그려진 1911년은 마고가 16살 때입니다. 가장 무겁고 어두운 색을 갖고 있지만, 손에 들고 있는 책의 노란색이 그녀가 한 없이 가라앉지 않도록 붙잡아 주고 있습니다. 마티스가 이 그림을 그리기 2년 전 마고는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호흡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숨을 쉬기 위해서는 새로운 튜브가 필요했죠. 이 때 ‘앙데팡당’전에 작품을 냈던 마티스는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합니다. 당시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마티스는 “딸의 수술 후 아무 것도 할 의욕이 없다. 특히 그림은 더더욱 그리기 싫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마고는 고비를 넘기고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그제서야 마티스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요. 어린 나이에 자식이 생사를 넘나드는 것을 지켜본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십 수년간 묵힌 감정을 마티스는 짙은 검은 색의 옷에 풀어 넣은 것만 같습니다.●마음의 풍경을 풀어 놓은 밸런스 게임시선을 왼쪽으로 옮겨보면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똑같이 붉은 옷을 맞춰 입은 두 형제의 모습인데요. 두 사람이 정말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마티스가 비슷한 시기에 그린 ‘붉은 스튜디오’를 보고, 그의 작업실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며 두리번거렸다고 합니다. 사방이 벌건 스튜디오를 상상했는데, 실제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죠. 마티스는 그럼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빨간 벽을 찾으시나요? 그건 제 마음 속에 있습니다.”즉 화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복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풍경을 풀어 넣었다는 이야기인거죠. 마치 가족 중 가장 어린 마고가 그림 속에서 가장 크게 표현된 것처럼요. 여기서 재밌는 건 두 형제가 두고 있는 체스 게임판입니다. 체스판이 그림 앞으로 쏟아질 것처럼 소실점 원근법이 파괴된 모습이 보이시나요? 한쪽 팔을 괴고 있는 왼쪽 남자의 자세에 따라 체스판도 한 귀퉁이가 비스듬하게 기울어 있죠. 그리고 체스판의 격자 무늬는 바닥의 복잡한 카페트 무늬로 확장되어 리듬을 자아냅니다. 화려한 패턴이 한 화면에 폭탄처럼 쏟아져 자칫하면 지저분해보일 수 있는 그림을 마티스는 절묘하게 정돈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문양을 마티스는 스페인에서 본 아라베스크 양식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마티스는 이 그림의 스케치를 스페인 세비야에서 시작해 프랑스의 집에서 완성했어요. 이슬람 문화권인 무어족의 복잡한 기하학 문양이 마티스의 재해석으로 생생한 밸런스 게임으로 탄생한 셈이죠. 두 형제가 하고 있는 체스 게임처럼 말입니다.●화가의 가족을 그려달라고 주문한 남자 그런데 마티스는 갑자기 왜 가족 초상을 그렸을까요? 더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그림은 마티스가 자발적으로 그린 것이 아닙니다. 그의 그림을 일찌감치 알아본 러시아의 사업가 겸 컬렉터, 세르게이 슈킨이 마티스에게 “당신의 가족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주문했습니다.20세기 이전 유럽 그림의 대부분은 네덜란드 지역의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의뢰한 것입니다. 왕이나 귀족이 자신이나 가족의 초상을 부탁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땅과 같은 것들을 주문한 그림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것이 아니면 왕권이나 종교적 프로파간다를 목적으로 한 그림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슈킨은 왜 자신의 가족도 아닌 마티스 가족의 초상을 의뢰한 걸까요? 직접적인 이유를 찾을 순 없었지만 슈킨과 마티스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해보았습니다. 1910년 슈킨은 마티스의 그림을 받고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사람들은 당신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미래는 당신의 것이에요.” 이 말에서 슈킨은 타인의 인정이나 누가 봐도 멋진 그림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닌, ‘미래’를 보고 마티스의 그림을 소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한다’는 말에서도 보이듯, 당시에는 마티스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이 전혀 멋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의 기준으로 말한다면 기본도 갖추지 않은 괴상한 그림을 걸어 놓는 괴짜로 취급받을 만한 일이었죠. 마티스를 비롯한 아방가르드 화가들은 요즘으로 치면 ‘악플러’들의 댓글과도 맞먹을 모욕을 듣거나 루머에도 시달렸답니다. 한 평론가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하거나, 그가 탐욕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이를테면, “마티스는 당신을 미치광이로 만든다! 마티스는 술보다 위험하다! 마티스는 전쟁보다 더 큰 피해를 끼친다!”라는 표현도 했다네요. 슈킨이 마티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같은 해 그가 이런 ‘비판 폭탄’을 맞고 나서였습니다.그런데 슈킨은 ‘미래가 마티스의 것’이라며 그를 응원합니다. 여기서 ‘미래’란 마티스의 그림이 담고 있는 시대의 가치, 예리한 감각과 눈 같은 것들이지요. 작가가 보는 세상을 가지려 했던 슈킨은 당연히 화가에게 자신의 가족을 ‘묘사’하라는 주문이 아니라, 화가가 가장 잘 아는 대상인 화가의 가족으로 초상을 그리며 그만의 ‘밸런스 게임’을 마음대로 펼쳐달라는 요청을 한 것입니다. 슈킨도 러시아에서 “아버지의 이상한 취향 때문에 두 아들이 자살했다”는 등 흉흉한 소문에 시달렸답니다. 그럼에도 마티스는 자신을 알아봐주는 소수의 컬렉터, 작가들과 함께 비난을 견디며 묵묵히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일반인에게도 사랑받기까지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죠. 물론 아직도 마티스가 살던 마을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고, 마티스가 모델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루머도 여전하다고 합니다. 영국의 전기 작가 힐러리 스펄링의 전기는 마티스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해가며 이런 오해를 풀어나갑니다.●화가의 가족, 컬렉터가 된다는 것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스펄링의 전기를 통해 마티스의 삶을 입체적으로 엿본 덕분입니다. 특히 작가가 추구하는 신념과 가치를 알아봐주고 비난을 함께 견뎌 준 컬렉터, 그리고 ‘화가의 가족’ 그림 속에서 밸런스 게임의 대상이 되었듯 마티스의 주변을 맴돌며 그의 예술 세계를 떠받쳐준 가족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 컬렉터라거나 예술가의 가족이라고 하면 뭔가 근사하고, 낭만적이며 화려한 모습을 상상하잖아요. 그런데 실상은 전혀 다른거죠. 마티스의 아내는 그림이 늘 최우선인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오랜 시간 속을 썩였고, 말년엔 마티스와 이혼을 합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마티스를 지지해주었지만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가슴 앓이와 고생이 있었을지는 한 권의 책에 담긴 내용 이상이겠지요. 그러니 저에게는 ‘화가의 가족’ 속 마티스 가족들의 모습이 마치 작가의 예술 세계를 뒷받침해주며 매순간 간신히 균형을 잡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게 힘들지라도, 이제 그러한 삶은 누구나 처한 생존의 조건이며 이런 고통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나올 수 있는 것이겠지요. 특히 마음에 남은 건, 자기만의 눈으로 솔직하게 세상을 보고 자신만의 우주를 창조하는 예술가, 그리고 그 신념으로 통하는 사람들의 관계입니다. 요즘 예술 작품 수집이 유행이라 하고, ‘아트 투자’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죠. 작가의 신념과 시대적 가치가 맞아떨어진다면 ‘아트 투자’는 정말 수지가 맞는 일입니다. 그런데 수 년 주기로 바뀌는 유행에 따라 사고 팔리는 그림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 가운데 슈킨과 마티스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온 거죠. 제 주변에선 최근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K작가가 함께 전시했던 J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며, “J의 작품은 한국 미술사에 남을 만한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잘 간직하다 꼭 미술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J작가는 그로테스크한 인체 표현으로 미술계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을 하고 있거든요. 그 말을 전해 들은 J작가의 아내는 ‘미술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진심어린 말이 정말 고마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누가 뭐라하든 내가 본 세상과 시대의 가치로 판단하고, 신념으로 서로를 인정해주는 그런 모습에 저도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술 작품을 소장한다는 건 결국 상대방의 눈과 세계를 갖는, 거대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마티스와 슈킨, 마티스의 가족, K작가와 J작가. 시공간을 넘나 들며 엿본 사람들의 삶을 보며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그림을 소장한다는 건 무엇인가. 모두가 무시하고 비난하는 가운데에서도 신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 나는 그런 신념을 강단 있게 받아들일 준비와 각오가 된 컬렉터일까?…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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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원, 텍사스주 낙태제한법 제동 “심각한 권리 침해”

    미국 텍사스주에서 지난달부터 시행된 낙태제한법에 대해 법원이 “심각한 권리 침해”라며 제동을 걸었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피트먼 판사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한 낙태제한법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이는 미국 법무부가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결정이다. 피트먼 판사는 113쪽 분량의 결정문을 통해 “공화당 의원들이 전례 없는 법적 계략을 꾸몄다”며 “법 시행으로 여성들은 헌법에 보장된 자기결정권을 불법적으로 차단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 법원은 중요한 권리에 대해 가해지는 모욕적인 침해를 하루도 더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피트먼 판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임명된 판사다. 텍사스주의 낙태제한법은 성폭행 피해나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임신 사실을 자각하기 어려운 임신 6주까지만 낙태를 허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 이후 미국은 임신 22∼24주 이후의 낙태만 금지하고 있다. 백악관과 정부는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텍사스주 여성들의 헌법상 권리를 회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다.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했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텍사스주 여성들의 승리”라고 했다. 이번 판결로 텍사스주에서 당장 낙태 시술이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법 효력은 일시 중지됐지만 최종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텍사스 주정부는 법원의 이번 결정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최종 판결은 향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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