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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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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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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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北전문가 정박, 바이든 인수위에 합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한국계 북한 전문가인 정 박(박정현·46·사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석좌는 워싱턴의 대표적 북한 전문가이자 대북 대화론자로 꼽히며,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인수위가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분야별 인수위원 명단에 따르면 박 석좌는 정보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박 석좌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에서 2009∼2017년 북한 담당 선임 분석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2017년부터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해 왔다. 올해 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와 북한의 미래를 분석한 ‘비커밍 김정은’이란 책을 낸 북한 전문가다. 특히 대북 정보에 대한 분석 역량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금까지 바이든 캠프에서 동아시아 및 한반도 관련 외교 정책을 조언해 왔다. 인수위원 명단에는 이 밖에 미국 내 한국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 인수위에 포함된 사람들은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박 석좌는 CIA에서 오래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북한 정책보다는 대북동향 등 정보 관련 분야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석좌 등이 합류하는 바이든호가 어떤 대북 정책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5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도, 군축 협상에 나서는 것도 답은 아니다.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뿐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도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했다. 이어 “결국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 방식이 제일 낫다”고 북-미 대화 지속을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병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 후계 구도에 대해서는 “그(김 위원장)는 자신의 어린 자녀 중 한 명을 후계자로 앉히고 동생(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뒤에서 후원자로 돕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 선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정권 인수에 협조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인수위원은 인문사회, 경제, 환경, 국방, 정보, 교육, 보건, 에너지 등 각 분야에 걸쳐 약 500명으로 구성됐다. 인수위 준비팀 운영을 맡고 있는 테드 코프먼 전 상원의원은 “이번 인수위원들의 역할은 국가안보 보호와 공중보건 위기에 대한 대처, 그리고 미국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등대 역할을 하도록 하는 데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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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부 고위직까지 줄사임…대중 강경파 후임, 美中 우발 충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해임한 이후 다른 국방부 고위직들까지 줄줄이 사임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후임자들이 대중 강경파로 채워지면서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이 우발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에스퍼 국방장관이 전격 경질된 데 이어 이날에는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 등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크리스토퍼 밀러 장관 대행 등 후임자들이 대부분 트럼프 ‘충성파’이면서, 중국·중동 문제 등에 대해 ‘강경파’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정권 교체기에 가장 중요한 안보 문제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까지 무슨 일을 벌일지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1일 “중국은 에스퍼 장관 후임으로 밀러가 지명되자 미 국방부의 대중(對中) 강경 기조가 더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 위험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과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밀러 대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SCMP와 인터뷰에서 “밀러는 특수군 경력이 화려하다”면서 “그는 기습과 모험적인 작전에 대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밀러의 경력을 볼 때 그는 중국을 향해 좀더 과감한 행동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미군과의 연합 훈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만 해군사령부는 “9일 미 해병 특수부대가 대만에 도착해 4주간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연합 훈련을 펼친다”10일 발표했다. 1979년 미국과 대만단교 후 중국을 의식해 물밑에서만 진행해 온 양국 간 군사교류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훈련은 대만 해군이 미국에서 약 321억 원에 달하는 특수작전 장비를 구매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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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버티기’ 언제까지?…펜스 이어 폼페이오도 ‘선거 불복’ 동참

    트럼프 대통령의 버티기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캠프의 선거 불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국무부가 바이든 인수위 측과 접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2기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답변 후 본인도 다소 멋쩍은 듯 웃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내 웃음을 멈추고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모든 투표용지를 셀 것이고 선거인단을 뽑을 것이다. 그게 절차다. 헌법에 명확히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이 농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불법 투표가 걸러지고 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를 셀 것이며 합법적이지 않은 투표용지는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이 전 세계에 공정한 선거를 장려하는 국무부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터무니없는 소리다. 당신 스스로도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가장 충성스러운 관료로 뽑힌다. 앞서 바 장관도 연방검사들에게 부정 선거 주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치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아직 두려워하면서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공화당의 동료 의원들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전화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면서 “그들은 ‘공개적으로는 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에는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도 동참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부인은 대선 직후 당선인의 부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차를 대접하는 게 관례였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아직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뒤 아무런 공식 행사를 갖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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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백신 게임 체인저” 기대감 속 신중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회사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간 분석이지만 마지막 임상 단계인 3상에서 90% 이상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팬데믹(대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90% 효과의 백신은 ‘게임 체인저’”라며 “우리가 이번 팬데믹 상황에 대처할 유용한 도구를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이르면 다음 주 추가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연내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결과가 정말 좋다. 매우 이례적”이라며 “올해가 끝나기 전 미국인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고무적인 백신 뉴스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 및 효력 지속성 확보, 까다로운 유통망 구축 등 본격 생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았다. 이 때문에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하는 신중론도 이어지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중요한 장애물을 하나 넘었을 뿐”이라며 “여러 난관이 남은 상황에서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푸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내 생산이 시작돼도 국내 공급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화이자 백신의 임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판 후 부작용 여부, 유통망 구축 등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 국내 접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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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 백신, 기존에 없던 유형… 안전성-항체 지속성 검증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세계적 기업이 임상 3상에 들어가면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건 고무적이다.” 10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중간 분석 결과에 대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평가다. 감염병 백신 개발 단계에서 90%의 예방 효과가 나오는 건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예상 밖의 결과인 만큼 섣부른 기대를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이어지고 있다. ○ 커지는 기대감 속 신중론 대두 화이자는 이르면 다음 주중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뒤 연내 생산에 착수할 방침이다. 순조롭게 이어지면 내년 초 미국 내에서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한 우선접종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 공급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공급 가격에 대한 기준도 밝히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언 리처드슨 바이오엔테크 전략부문장은 “전 세계에서 널리 확보할 수 있도록 백신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과 국가에 따라 차등화하는 계획도 밝혔다. 의약계에선 미국에 공급될 화이자 백신의 접종비를 1인당 39달러(약 4만7000원)로 보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백신 허가와 대량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돼도 팬데믹(대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겨울에 접종 완료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 주요국들도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하루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전면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자칫 백신 개발 소식에 개개인의 방역 인식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염병 전문가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는 “백신 개발 소식은 웃음이 귀까지 걸리게 하지만, 우선 자세한 내용을 보고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백신이 우리들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 안전성·지속성은 아직 미지수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mRNA)이다. 안전성 등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mRNA 백신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효능이나 안전성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중간 분석 결과가 두 번째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에 조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항체의 지속 기간이 충분한지 판단하기에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선 통상 50% 이상의 예방 효과가 최소 6개월 지속돼야 유용한 백신으로 본다. FDA는 마지막 접종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의 효력을 기준으로 긴급사용 승인 허가를 내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의 2차 접종 후 2개월이 지난 이달 셋째 주에야 어느 정도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면역 취약 계층에 대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빠진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된 뒤에는 대량 생산과 유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에서 6개월, 영상 2∼8도에서 5일까지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액체질소가 담긴 특수용기에 해당 백신을 담아 유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화이자가 고안한 특수용기를 쓰면 유통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빠른 시일 안에 대량 접종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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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브리핑 못받는 바이든… 대북정책 등 준비 차질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때문에 국가 안보 관련 브리핑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북한이나 이란, 중동 등에 대한 주요 안보정책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과 그의 고위 참모들이 아직 일일 브리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등 행정부 내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곳으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즉시 이곳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한 일일 보고를 받았다. DNI는 “우리는 대통령직 인수를 지원하기 전에 연방총무처(GSA)의 당선인 확정을 요하는 ‘대통령직 인수법’을 따른다”며 “DNI는 GSA에 (당선 확정) 공지를 받기 전까지 인수위 측과 어떤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제개발처(USAID)도 바이든 당선인 측과 업무 협조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USAID 측은 “선거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GSA에서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GSA는 아직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당선 확인을 내주지 않고 있어 다른 정부기관들도 바이든 측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GSA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권 인수 업무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GSA는 플로리다의 개표 분쟁이 대법원 소송으로 번졌던 2000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선거 하루 뒤 당선 확인증을 발급해줬다. 이런 까닭에 2017년 임명된 에밀리 머피 GSA 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승자 선언’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 측은 GSA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 부처가 정권 인수 작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인수위 관계자는 미국 언론에 “여러 가지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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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코로나로 암흑의 겨울 온다… 제발 마스크 써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연설 이후 첫 공개 행사에서 강조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었다.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되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9일(현지 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해 “대단한 뉴스”라고 평가하면서도 “백신이 보급되기까지 향후 몇 달간 20만 명이 더 숨질 수 있다. 제발 간청하는데 마스크를 써 달라”며 “우리는 여전히 암흑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전까지 나는 미 대통령이 아니지만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했건 간에 우리 모두 마스크 착용만으로 수만 명을 살릴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 혹은 공화당 지지자의 목숨이 아닌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당선인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그만큼 코로나19 대응을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 등을 경시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내가 오래전부터 말한 것처럼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들은 선거 이후에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발표했다. 선거 전에 백신을 발표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회견에 앞서 13명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단도 발표했다. 이들은 화상으로 바이든 및 해리스 당선인에게 코로나19 상황 및 대책을 조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다양성을 새 내각 인선의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정파, 인종, 성별 등이 다양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려는 것에 반대했다가 인사 보복을 당하고 사직했던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흑인 여성 마셀라 누네즈스미스 예일대 의대 부학장 등도 포함됐다. 이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와 백악관 참모 중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의 선거 불복 소송을 주도하는 데이비드 보시 대통령 고문, 대선 당일인 3일 밤 백악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행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당시 파티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어 카슨 장관 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 시간 10일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040만 명, 24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달 4일부터 6일 연속 매일 10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하더라도 이미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심각해 미국이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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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국가 안보 관련 브리핑 못받아…주요 안보정책 준비 차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때문에 국가 안보 관련 브리핑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북한이나 이란, 중동 등에 대한 주요 안보정책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9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과 그의 고위 참모들이 아직 일일 브리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DNI는 중앙정보국(CIA) 등 행정부 내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곳으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즉시 이곳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일일 보고를 받았다. DNI는 “우리는 대통령직 인수를 지원하기 전에 연방총무처(GSA)의 당선인 확정을 요하는 ‘대통령직 인수법’을 따른다”며 “DNI는 GSA에 (당선 확정) 공지를 받기 전까지 인수위 측과 어떤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제개발처(USAID)도 바이든 당선인 측과 업무 협조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USAID 측은 “선거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GSA에서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GSA는 아직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에게 당선 확인을 내주지 않고 있어 다른 정부기관들도 바이든 측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GSA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권 인수 업무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GSA는 플로리다의 개표 분쟁이 대법원 소송으로 번졌던 2000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선거 하루 뒤 당선 확인증을 발급해줬다. 이런 까닭에 2017년 임명된 에밀리 머피 GSA 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승자 선언’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바이든 당선인 측은 GSA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 부처가 정권 인수 작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인수위 관계자는 미국 언론에 “여러 가지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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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첫 행보는 코로나 대응 “누구에 투표했건…마스크 꼭 써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연설 이후 첫 공개 행사에서 강조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었다.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되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당선이는 9일(현지 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그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해 “대단한 뉴스”라고 평가하면서도 “백신이 보급되기까지 향후 몇 달 간 20만 명이 더 숨질 수 있다. 제발 간청하는데 마스크를 써 달라”며 “우리는 여전히 암흑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년 1월 20일 전까지 나는 미 대통령이 아니지만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했건 간에 우리 모두 마스크 착용만으로 수만 명을 살릴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 혹은 공화당 지지자의 목숨이 아닌 미국인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당선인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그만큼 코로나19 대응을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 등을 경시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내가 오래 전부터 말한 것처럼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들은 선거 이후에야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발표했다. 선거 전에 백신을 발표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회견에 앞서 13명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단도 발표했다. 이들은 화상으로 바이든 및 해리스 당선인에게 코로나19 상황 및 대책을 조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다양성을 새 내각 인선의 기조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정파, 인종, 성별 등이 다양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려는 것에 반대했다가 인사 보복을 당하고 사직했던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흑인 여성 마르셀라 누네즈스미스 예일대 의대 부학장, 인도계 비벡 머시 전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등도 포함됐다. 이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와 백악관 참모 중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의 선거 불복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비드 보시 대통령 고문, 대선 당일인 3일 밤 백악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행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당시 파티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어 카슨 장관 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6일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 시간 10일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040만 명, 24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달 4일부터 6일 연속 매일 10만 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하더라도 이미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심각해 미국이 최악의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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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라니아도 패배 승복 설득… 트럼프는 “언론이 대통령 정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불복하고 있지만 가족들조차 패배를 받아들이라며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이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여전히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불복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8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받아들일 때가 왔다는 점을 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BC방송도 “가족과 최측근 인사를 포함한 그의 이너서클(내부 핵심 인사) 대부분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아한 퇴장’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쿠슈너 선임보좌관도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공화당의 중량급 인사들도 승복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근본적으로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는 점에 미국인들은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도 트윗으로 조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일어났다는 근거가 지금은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들은 여전히 이번 선거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이 불법 행위를 목격했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시 홀리 상원의원, 그리고 트럼프의 두 아들(도널드 주니어, 에릭)도 소송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에 속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현직 핵심인사들은 침묵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인과 오랫동안 협상 파트너로 의정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아온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 승복을 진지하게 제안해볼 수 있는 후보라고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4시간 동안 골프를 쳤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는 전날에도 이곳에서 골프를 치다가 대선 패배 소식을 전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마친 뒤에는 바로 백악관으로 복귀해 ‘폭풍 트윗’을 날리며 불복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언제부터 주류 언론들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정했느냐”면서 바이든 당선인 확정 보도를 한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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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라니아도 승복 조언 대열 합류”…승복·강경대응으로 갈라진 이너서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불복하고 있지만 가족들조차 패배를 받아들이라며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이어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여전히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불복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8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받아들일 때가 왔다는 점을 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BC방송도 “가족과 최측근 인사를 포함한 그의 이너서클(내부 핵심 인사) 대부분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아한 퇴장’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쿠슈너 선임보좌관도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공화당의 중량급 인사들도 승복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근본적으로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는 점에 미국인들은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도 트윗으로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일어났다는 근거가 지금은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들은 여전히 이번 선거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이 불법 행위를 목격했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시 홀리 상원의원, 그리고 트럼프의 두 아들(도널드 주니어, 에릭)도 소송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에 속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현직 핵심인사들은 침묵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인과 오랫동안 협상 파트너로 의정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아온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 승복을 진지하게 제안해볼 수 있는 후보라고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4시간 동안 골프를 쳤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는 전날에도 이곳에서 골프를 치다가 대선 패배 소식을 전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마친 뒤에는 바로 백악관으로 복귀해 ‘폭풍 트윗’을 날리며 불복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언제부터 주류언론들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정했느냐”면서 바이든 당선인 확정 보도를 한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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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가족과 사별 아픔 딛고… 대권 3수 끝 최고령 백악관 주인으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시간입니다.” 7일(현지 시간) 오후 8시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 마련된 무대에 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차분하면서도 평소보다는 높은 톤으로 ‘화합’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4년 동안 펼쳐진 ‘분열의 정치’에 지쳐 있던 바이든의 지지자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바이든이 마침내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그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90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과반(270명)을 달성했다. 그의 승리 선언 연설의 화두는 화합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분들의 실망을 이해한다. 나도 몇 번 선거에서 진 적이 있다”고 위로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도 상대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진전을 이루려면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같은 미국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개표 과정에서 자신의 승리가 거의 유력해지는 상황에서도 조급하게 승리 선언을 하지 않고 ‘인내(patience)’와 ‘침착(calm)’을 강조하며 나라를 안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모든 미국 언론이 그의 당선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연단에 올라섰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모습은 48년의 정치 인생 내내 어느 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화합과 협력, 실용주의를 기치로 삼아 온 그의 모습과 일치한다. 그는 앞서 2차례 대선 도전에 실패하고 개인적으로는 사고와 병마로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슬픔을 인내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법을 배웠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청년이었던 바이든이 20세 때 “나는 서른 살에 상원의원이 되고, 나중에 대통령도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허풍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는 일곱 살 때 처음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꿨고, 반려견들의 이름을 ‘상원의원(Senator)’, ‘주지사(Governor)’로 지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청년의 말은 58년 만에 현실이 됐다. 바이든(본명 조지프 로비넷 바이든 주니어) 당선인은 1942년 11월 20일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크랜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 바이든 시니어와 어머니 캐서린 진 바이든 사이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자랐다. 그의 집은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다. 바이든 가족은 한때 동부 해안에서 요트를 즐길 정도로 부유했지만 선박 부품 제조 회사를 다니던 조 바이든 시니어가 직장을 잃으면서 순식간에 가세가 기울었다. 바이든은 외갓집에 잠시 맡겨지기도 했다. 넉넉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야망이 누구 못지않게 컸다. 이미 일곱 살 때 노트에 ‘내 장래희망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썼을 정도다. ▼바이든이 걸어온 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은 아일랜드계 혈통으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는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등 아일랜드계가 여러 명 있다. 그는 두 번 결혼했는데 첫 아내 니일리아는 21세 때 친구들과 카리브해 바하마로 여행을 떠났다 해변에서 만났다. 비싼 방값을 낼 돈이 없던 그는 인근 고급 호텔의 타월을 걸치고 호텔 손님인 듯 접근했다. 당시 그는 “30세에 상원의원을 할 것이고, 대통령도 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데이트를 할 땐 밥값을 낼 돈도 없어 니일리아가 20달러를 몰래 건네야 했다. 1966년 결혼한 둘은 보(2015년 사망), 헌터(50), 나오미(1972년 사망) 등 세 아이를 뒀다.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된 바이든은 1970년 지역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평소 본인의 주장대로 딱 서른 살이던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3선 현역 의원을 꺾고 당시 최연소 미 상원의원이 됐다. 이때 첫 비극이 찾아왔다. 상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한 달 뒤 아내 니일리아가 세 자녀를 데리고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오다 트럭에 치였다. 이 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된 나오미가 숨졌고,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2년 연설에서 이를 회상하며 자살을 죄악시하는 가톨릭 교인이지만 자살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비탄에 빠진 그는 상원의원직을 포기하려 했지만 주변에서 극구 만류했다. 결국 두 아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의원 선서를 하며 워싱턴 중앙 정계에 입문했다. 두 아들을 돌보기 위해 의회가 있는 수도 워싱턴에 집을 구하지 않고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까지 매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한 얘기는 유명하다. 남동생 프랭크의 소개로 1975년 지금의 아내 질(69)을 만났고 2년 후 결혼했다. 둘은 1981년 딸 애슐리(39)를 낳았다. 새 가정을 이룬 바이든 당선인은 이후 미 의회에서 실력과 수완을 발휘하며 6선 의원으로 승승장구했다. 당내에서 중도 성향인 그는 초당적인 협력과 상생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여겼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보수의 거두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는 의회에서 동고동락하며 오랜 우정을 나눴다. 매케인의 부인 신디는 이번 대선에서 일찌감치 바이든을 지지해 공화당 텃밭이었던 서부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이 약진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은 의회에서 외교위원장, 법사위원장 등 요직을 역임했고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선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오바마가 처음 부통령을 제의했을 때 바이든은 부통령보다 의회 실력자가 낫다고 생각해 거절하려 했지만 오바마의 간곡한 설득에 수락했다. 초선 상원의원으로 워싱턴 정계 경험이 부족했던 오바마는 자신보다 19세 연상이며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그의 경험과 노련미를 중시했다. 특히 아일랜드계, 가톨릭, 노동계층 출신인 바이든이 유색인종인 자신과 달리 백인 노동자 및 가톨릭 유권자를 공략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든은 40대 대통령을 꿈꾸며 첫 출사표를 냈던 198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 당시 연설문 표절 의혹, 뇌동맥류 발생 등으로 당내 경선에서 사퇴했다. 두 번째 대권 도전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이었다. 이때는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이란 양강 후보에게 밀려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당초 2016년 대선에도 도전하려 했지만 두 번째 비극이 찾아왔다. 델라웨어주 법무장관 출신이자 바이든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받았던 장남 보가 뇌종양으로 숨지자 그는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에 이를 포기했다. 그의 잇단 비극은 오히려 국민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그를 공감 능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만든 계기가 됐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비전 및 정책 제시 능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초 경선 과정에서도 독자적인 의제를 제시하기보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강경좌파 정치인에 대한 민주당 주류의 불안감을 등에 업고 특유의 ‘무난함’을 부각시켜 승리했다는 평가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바이든 당선인 연설문 요약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들은 분명한 승리를,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승리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7400만 표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신뢰 앞에 겸손하게 됩니다. 저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너진 이 나라의 중추, 중산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우리 국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부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선 캠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그런 행정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신 분들, 저는 여러분이 오늘 느낄 실망감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선거에서 여러 번 져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거친 언사는 치울 때입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같은 미국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일궈야 할 때가 있고, 수확해야 할 때가 있고, 씨를 뿌려야 할 때가 다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품위와 공정의 힘을, 또 이 어려운 싸움 속에 과학과 희망의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전까지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도, 활력을 되찾을 수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 그러니까 손주를 껴안는 일, 생일, 결혼식, 졸업식같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이 전염병을 막을 것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건 우리 통제 밖에 있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결정, 우리의 선택 때문입니다. 그들(국민들)은 우리가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국회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저와 함께해 달라고 요청드립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물리치고 번영과 목적이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선이 승리할 때입니다. 모든 마음과 한결같은 손으로, 미국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정의를 향한 갈증으로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만듭시다.[전문] 바이든 당선인 승리 선언 연설문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들은 분명한 승리를,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국민’의 승리입니다.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많은 표, 7400만 표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신뢰 앞에 겸손하게 됩니다. 저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빨간색 주(공화당 성향의 주), 파란색 주(민주당 성향의 주)가 아닌 미합중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또 전 국민의 신임을 얻을 수 있도록 전심으로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미국은 바로 ‘국민’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행정부가 가장 신경 쓸 것 역시 국민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너진 이 나라의 중추, 중산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며 우리 국민들이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수천만 미국 국민께서 이러한 비전을 위해 표를 주셨다는 것은 제 생에 대단한 영광입니다. 이제 이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제 여생의 과제가 되었습니다.제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말했듯, 전 질 (바이든)의 남편입니다. 저는 지치지 않은 지원과 사랑을 보내준 질, 헌터, 애슐리, 그리고 우리 손자들, 사위, 며느리, 우리 가족 없이는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겁니다. 질은 어머니입니다. 군인 엄마이고 또 교육자입니다. 질은 일생을 교육에 헌신했지만 교육은 그의 직업일 뿐 아니라 그가 누구인가를 보여줍니다. 미국의 교육자들에게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여러분은 백악관에 여러분의 일원을 갖게 됐습니다. 질은 훌륭한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입니다. 저는 또 훌륭한 부통령과 함께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카멀라 해리스는 이 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비백인 여성이자, 최초의 아시아계이자, 최초의 이민자 자녀로 부통령에 선출되는 역사를 썼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우리는 오늘 밤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싸운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또 한번, 미국은 도덕 지형을 정의의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카멀라, 더그, 좋든 실든 당신들은 이제 제 가족입니다. 바이든가의 명예가족입니다. 빠져나갈 길은 없습니다. 자원봉사를 해주신 모든 분들, 펜데믹 와중에 투표소에서 일을 해주신 분들, 지방 선관위원분들, 여러분들은 이 나라로부터 아주 특별한 감사를 받으실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 캠프 팀원들, 모둔 자원봉사자분들, 이 순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희생하신 분들, 저는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빚졌습니다.그리고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 저는 우리가 꾸리고 달려온 이 선거 캠프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민주당원, 공화당원, 그리고 무당파. 진보세력과 온건파와 보수파, 젊은이, 노인. 도시에 사는 분들, 교외에 사는 분들, 시골에 사는 분들. 동성애자, 이성애자, 성전환자. 백인, 라틴계, 아시아, 아메리카 원주민까지. 역사상 가장 다양하고 광범위한 이들의 연대가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특히 유세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저를 다시 세워주신 흑인 사회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 뒤에는 늘 제가 있을 것이고, 제 뒤에는 늘 여러분이 계실 것입니다.저는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부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대선 캠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그런 행정부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주신 분들, 저는 여러분들이 오늘 느낄 실망감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선거에서 여러 번 져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서로에게 기회를 줍시다. 거친 언사는 치울 때입니다. 흥분은 가라앉히고 서로를 다시 보기 위해, 서로를 다시 듣기 위해, 진보를 일궈내기 위해 우리는 반대진영을 적으로 대하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같은 미국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일궈야할 때가있고, 수확해야할 때가 있고, 씨를 뿌려야 할 때가 다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선거유세는 끝났습니다. 국민들의 뜻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의무는 무엇일까요? 저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품위와 공정의 힘을, 또 이 어려운 싸움 속 과학과 희망의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믿습니다.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한 싸움, 번영을 일구기 위한 싸움, 여러분의 가족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인종정의 실현과 구조적 인종차별주의 척결을 위한 싸움입니다. 기후를 구하기 위한 싸움입니다.품위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 나라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한 싸움입니다. 우리의 일은 코로나19를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전까지는 경제를 회복시킬 수도, 활력을 되찾을 수도,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들, 그러니까 손주를 껴안는 일, 생일, 결혼식, 졸업식 같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오는 월요일(9일)에 저는 바이든-해리스 코로나19 계획을 도울 우수한 과학자와 전문가들을 인수위원회에 임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대통령 취임일인) 2021년 1월20일에 이와 관련된 계획을 실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계획은 과학을 기반으로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연민, 공감, 관심을 통해 만들어질 것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이 전염병을 막을 것입니다.저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서 출마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저에게 투표한 사람들만큼이나, 저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미국의 암울한 악마화의 시간을 여기에서부터, 이제부터 끝낼 것입니다.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건 우리 통제 밖에 있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결정, 우리의 선택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협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우리는 협력할 수 있도록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미국 국민들이 내린 명령의 한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제가 해야 할 선택입니다. 저는 국회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이런 결정을 저와 함께 해달라고 요청드립니다.미국의 이야기는 느리지만 꾸준히 기회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실수하지 마십시오. 너무 많은 꿈이 오랜 기간 지체돼 왔습니다. 우리는 인종, 민족, 종교, 정체성,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국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은 항상 변곡점에 의해 변화해 왔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와 관련된 어려운 결정을 내려왔습니다. 링컨 대통령은 1860년에 미 합중국을 지켰냈습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1932년 사면초가에 몰린 나라에 뉴딜 정책을 통해 희망을 약속했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 뉴프런티어 정신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12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를 만들었을 때, 그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우리는 다시 한번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물리치고 번영과 목적이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미국의 정신과 관련된 싸움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선과 악의 지속적인 싸움을 통해 형성돼 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선이 승리할 때입니다. 오늘밤 전세계는 미국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세계의 등불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힘의 본보기가 아닌 모범적인 본보기로 이끌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우리가 미국을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그것은 가능성입니다. 모든 미국인은 그들의 꿈만큼, 신이 그들에게 준 능력이 데려다 줄 수 있는 만큼 멀리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당신이 보듯이, 나는 이 나라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더 자유롭고 더 공정한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존엄과 존경이 함께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암,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항복하지 않는 미국을 향해서입니다.이는 위대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선한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미 합중국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선거운동의 막바지에 저는 저와 제 가족에게 의미 있는 찬송가를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 노래는 세상을 떠난 제 아들 보에게 의미가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저를 지탱하고 미국을 지탱한다고 믿는 신념을 담고 있습니다.그리고 올해 이 끔찍한 바이러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23만 이상의 가족들에게 안식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 마음은 여러분 한 명, 한 명과 함께 합니다. 부디 이 찬송가가 여러분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주가 너를 독수리의 날개 위에 세우시고,새벽의 숨결 위로 데려가며,당신을 태양처럼 빛나게 하고,그리고 너를 주의 손바닥 위에 놓으실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함께 독수리의 날개 위에 있습니다. 우리는 주(god)와 역사가 우리에게 행하도록 명한 일을 시작합시다. 모든 마음과 한결같은 손으로, 미국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정의를 향한 갈증으로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만듭시다. 단합된 국가입니다.보다 강력한 국가입니다.치유된 국가입니다.미 합중국입니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신이 우리의 군대를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바이든 당선인 승리 선언 연설 원문My fellow Americans, the people of this nation have spoken.They have delivered us a clear victory. A convincing victory.A victory for “We the people.”We have won with the most votes ever cast for a presidential ticket in the history of this nation — 74 million.I am humbled by the trust and confidence you have placed in me.I pledge to be a resident who seeks not to divide, but to unify.Who doesn’t see red and blue states, but a United States.And who will work with all my heart to win the confidence of the whole people.For that is what America is about: the people.And that is what our administration will be about.I sought this office to restore the soul of America.To rebuild the backbone of the nation — the middle class.To make America respected around the world again and to unite us here at home.It is the honor of my lifetime that so many millions of Americans have voted for this vision.And now the work of making this vision real is the task of our time.As I said many times before, I’m Jill’s husband.I would not be here without the love and tireless support of Jill, Hunter, Ashley, all of our grandchildren and their spouses, and all our family.They are my heart.Jill’s a mom — a military mom — and an educator.She has dedicated her life to education, but teaching isn’t just what she does — it’s who she is. For America’s educators, this is a great day: You’re going to have one of your own in the White House, and Jill is going to make a great first lady.And I will be honored to be serving with a fantastic vice president — Kamala Harris — who will make history as the first woman, first Black woman, first woman of South Asian descent, and first daughter of immigrants ever elected to national office in this country.It’s long overdue, and we’re reminded tonight of all those who fought so hard for so many years to make this happen. But once again, America has bent the arc of the moral universe towards justice.Kamala, Doug — like it or not — you’re family. You’ve become honorary Bidens, and there’s no way out.To all those who volunteered, worked the polls in the middle of this pandemic, local election officials — you deserve a special thanks from this nation.To my campaign team, and all the volunteers, to all those who gave so much of themselves to make this moment possible, I owe you everything.And to all those who supported us: I am proud of the campaign we built and ran. I am proud of the coalition we put together, the broadest and most diverse in history.Democrats, Republicans and Independents.Progressives, moderates and conservatives.Young and old.Urban, suburban and rural.Gay, straight, transgender.White. Latino. Asian. Native American.And especially for those moments when this campaign was at its lowest — the African American community stood up again for me. They always have my back, and I’ll have yours.I said from the outset I wanted a campaign that represented America, and I think we did that. Now that’s what I want the administration to look like.And to those who voted for President Trump, I understand your disappointment tonight.I’ve lost a couple of elections myself.But now, let’s give each other a chance.It’s time to put away the harsh rhetoric.To lower the temperature.To see each other again.To listen to each other again.To make progress, we must stop treating our opponents as our enemy.We are not enemies. We are Americans.The Bible tells us that to everything there is a season — a time to build, a time to reap, a time to sow. And a time to heal.This is the time to heal in America.Now that the campaign is over — what is the people’s will? What is our mandate?I believe it is this: Americans have called on us to marshal the forces of decency and the forces of fairness. To marshal the forces of science and the forces of hope in the great battles of our time.The battle to control the virus.The battle to build prosperity.The battle to secure your family’s healthcare.The battle to achieve racial justice and root out systemic racism in this country.The battle to save the climate.The battle to restore decency, defend democracy and give everybody in this country a fair shot.Our work begins with getting COVID under control.We cannot repair the economy, restore our vitality, or relish life’s most precious moments — hugging a grandchild, birthdays, weddings, graduations, all the moments that matter most to us — until we get this virus under control.On Monday, I will name a group of leading scientists and experts as Transition Advisors to help take the Biden-Harris COVID plan and convert it into an action blueprint that starts on January 20th, 2021.That plan will be built on a bedrock of science. It will be constructed out of compassion, empathy and concern.I will spare no effort — or commitment — to turn this pandemic around.I ran as a proud Democrat. I will now be an American president. I will work as hard for those who didn’t vote for me — as those who did.Let this grim era of demonization in America begin to end — here and now.The refusal of Democrats and Republicans to cooperate with one another is not due to some mysterious force beyond our control.It’s a decision. It’s a choice we make.And if we can decide not to cooperate, then we can decide to cooperate. And I believe that this is part of the mandate from the American people. They want us to cooperate.That’s the choice I’ll make. And I call on the Congress — Democrats and Republicans alike — to make that choice with me.The American story is about the slow, yet steady widening of opportunity.Make no mistake: Too many dreams have been deferred for too long.We must make the promise of the country real for everybody — no matter their race, their ethnicity, their faith, their identity or their disability.America has always been shaped by inflection points — by moments in time where we’ve made hard decisions about who we are and what we want to be.Lincoln in 1860 — coming to save the Union.FDR in 1932 — promising a beleaguered country a New Deal.JFK in 1960 — pledging a New Frontier.And 12 years ago — when Barack Obama made history — and told us, “Yes, we can.”We stand again at an inflection point.We have the opportunity to defeat despair and to build a nation of prosperity and purpose.We can do it. I know we can.I’ve long talked about the battle for the soul of America.We must restore the soul of America.Our nation is shaped by the constant battle between our better angels and our darkest impulses.It is time for our better angels to prevail.Tonight, the whole world is watching America. I believe at our best, America is a beacon for the globe.And we lead not by the example of our power, but by the power of our example.I’ve always believed we can define America in one word: possibilities.That in America everyone should be given the opportunity to go as far as their dreams and God-given ability will take them.You see, I believe in the possibility of this country.We’re always looking ahead.Ahead to an America that’s freer and more just.Ahead to an America that creates jobs with dignity and respect.Ahead to an America that cures disease — like cancer and Alzheimer’s.Ahead to an America that never leaves anyone behind.Ahead to an America that never gives up, never gives in.This is a great nation.And we are a good people.This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And there has never been anything we haven’t been able to do when we’ve done it together.In the last days of the campaign, I’ve been thinking about a hymn that means a lot to me and to my family, particularly my deceased son Beau. It captures the faith that sustains me and which I believe sustains America.And I hope it can provide some comfort and solace to the more than 230,000 families who have lost a loved one to this terrible virus this year. My heart goes out to each and every one of you. Hopefully this hymn gives you solace as well.“And He will raise you up on eagle’s wings,Bear you on the breath of dawn,Make you to shine like the sun,And hold you in the palm of His Hand.”And now, together — on eagle’s wings — we embark on the work that God and history have called upon us to do.With full hearts and steady hands, with faith in America and in each other, with a love of country — and a thirst for justice — let us be the nation that we know we can be.A nation united.A nation strengthened.A nation healed.The United States of America.God bless you.And may God protect our troops.}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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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담장에 “트럼프, 넌 해고야”… 샴페인 터뜨리며 댄스파티

    “넌 해고야!(You‘re fired!)” 7일(현지 시간)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북쪽 담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이같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버릇처럼 썼던 말을 그에게 되돌려준 것이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이 전해진 이날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워싱턴은 도시 전체가 환호로 들썩였다. 미 언론이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선언하는 순간 시내 아파트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고,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려댔다. 지지자들은 밤늦게까지 거리에서 샴페인을 터뜨렸으며, 작은 종을 흔들거나 냄비를 두들기며 축하했다. 워싱턴은 유권자의 93.3%가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도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타임스스퀘어에는 시민 수백 명이 즉흥적으로 몰려 나와 춤을 추며 기쁨을 나눴다. 퀸스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는 사람들이 베란다에서 ‘바이든’을 외치고 노래를 부르거나 환호했다. 거리는 낮부터 와인이나 샴페인을 들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 팝스타들도 소셜미디어에 축하의 글을 올렸다. 뉴욕타임스(NYT)는 “혹독한 보건·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적 통합 정신과 정치적 정상 상태의 복원을 약속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다”면서 “분열적 행동과 혼란스러운 행정부에 지친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성과 소수자 유권자 군단이 분열적이고 남을 괴롭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거부하면서 바이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선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의 딸로서 이 나라의 첫 번째 여성, 첫 번째 비(非)백인이자 아시아계 부통령이 탄생한다고 짚었다. 선거운동 기간 적극적인 지원 유세를 펼쳤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더 이상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모든 표가 개표되면 바이든과 해리스 당선인이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코로나19와 경제적·인종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등 과제가 산적한 이때 대통령의 자격을 갖춘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민주주의가 이겼다”며 축하의 글을 올렸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역사를 만든 것이고, 트럼프에 대한 단절이며, 미국을 위한 새로운 페이지를 연 것”이라고 썼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미국을 위한 새로운 날의 새벽이 밝았다”며 “민주당에 행동에 나설 권한을 주는 역사적 승리”라고 말했다. 올해 초 바이든 후보를 공개 지지한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2018년 사망)의 아내 신디 매케인은 바이든의 승리가 예상되던 6일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남편이 지금의 상황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주는 공화당 텃밭이지만 매케인 의원과 가까웠던 바이든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지면서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흑인 인권단체도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환영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1929∼1968)의 아들인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3세는 “바이든의 당선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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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선거 안끝나” 불복… 재검표서 승패 뒤집힐 가능성 희박

    미국 대선의 승패는 가려졌지만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는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와 내년 1월 6일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전에는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소송을 제기하고 재검표를 요구하면서 결과 확정이 늦어질 수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인단 투표가 무산되고 미 하원에서 대통령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 재검표에만 2, 3주 걸릴 듯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8일 오전 1시(현지 시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0.55%포인트 앞서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네바다주에서도 2.2%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렸다. AP통신 등은 0.5%포인트 차로 앞선 애리조나(11명)를 포함해 바이든 당선인이 과반(270명)인 총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했다. 조지아주까지 승리하면 306명으로 늘어난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선거인단과 똑같은 숫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들 경합주에 대해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설 예정이라는 점이다. 위스콘신주에서는 후보 간 표차가 1%포인트 이내라는 관련 요건을 충족해 재검표에 들어갈 예정이고, 득표율 차가 0.2%포인트에 불과한 조지아주도 재검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펜실베이니아주는 표차가 0.5%포인트 이하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이를 넘어도 후보 측이 요구하면 재검표를 허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려면 재검표를 통해 2개 이상의 주에서 승부를 뒤집어야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역대 선거 사례를 보면 재검표를 해도 고작 수백 표 정도가 수정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경합주는 바이든 당선인이 수만 표 차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표차가 적은 조지아주도 약 1만 표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재검표는 대체로 2, 3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길면 이달 말까지 선거 결과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못할 수도 있다.○ “우편투표 무효” 소송 주목 재검표보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각종 소송이다. 현재 트럼프 캠프는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부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다양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주로 ‘자격이 없는 사람들도 투표를 했다’ ‘공화당 측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감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등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거나 지엽적인 내용이 많다. 미시간주나 조지아주에서 제기된 소송들은 이미 주 법원에서 기각됐다. 하지만 각종 소송이 보수 성향의 대법원으로까지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우편투표 부분이 민감하다. 한 예로 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일(3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따로 집계하라고 명령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했는데 3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가 약 3000∼4000표에 달한다. 향후 대법원이 이 표들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면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로 이득을 본 다른 주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각 주가 재검표나 소송 절차가 길어지면서 연방법에 규정된 12월 8일까지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경합주의 선거인단 제출이 늦어져 어느 후보도 과반(270명)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미 하원이 각 주 다수당 대표 1명씩 참여해 대통령을 선출한다. 1825년 과반 후보가 없어서 하원에서 존 퀸시 애덤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전례가 있다.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위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정헌법 20조에는 대통령 임기는 1월 20일에 종료되며 만약 그 후에도 그가 머무르려고 한다면 비밀경호국이 그를 몰아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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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지도력 회복”… 동맹 강화-다자 국제질서 복원 나설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외교안보 등 대부분의 정책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등으로 압축되는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180도 전환시키는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민, 보건, 경제 등 미국의 국내 정책도 트럼프 행정부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 동맹 강화, 국제질서 복원 전망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외교를 비판하며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지난달 필라델피아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우리를 지구상에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되레 ‘홀로 된 미국’(America alone)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8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동맹 및 우방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독재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유럽과 한국 일본 등 민주주의 국가와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독재국가의 압력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의 전통적 협력 관계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을 믿을 수 없다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고,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도 회복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이 세계적 대응을 이끌겠다는 뜻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상처 난 미국의 리더십이 쉽게 복원되기는 힘들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미국은 트럼프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나라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음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몇 세대, 적어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용적 이민정책 펼 듯 국내 정책 중 의료·보건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를 계승해 의료보험을 확대하고 메디케어의 자격 연령을 60세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공약엔 의약품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환경·에너지 정책도 트럼프 행정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반대하며 석유건설 사업을 지지하는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투자를 바탕으로 한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이민정책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에 강경 대응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고 난민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 등을 확대하고 비자 관련 제한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백인 표심을 고려해 이민 국경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은 가톨릭 신자이지만 낙태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총기 소지는 반대하지 않지만 총기 구입 시 신원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격용 무기는 판매할 수 없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경제·산업 정책은 ‘부의 재분배’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유색인종·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경제정책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부자감세 철폐와 서민감세다. 법인세율(21%)과 최고 소득세율(37%)은 각각 28%, 39.6%로 인상하는 반면 저소득층의 세금은 감면하기로 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바탕으로 인프라, 일자리, 사회복지 혜택을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현행 7.25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은 15달러로 올리고 대형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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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검표에만 2~3주 예상…바이든 취임날까지 트럼프 물러서지 않으면?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일단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은 법적으로 ‘당선인’ 신분이 아니다. 엄밀하게는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와 내년 1월 6일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통상의 미국 대선 같으면 이런 절차가 아무 문제없이 진행됐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각종 소송과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인단 투표가 무산되고 미 하원에서 대통령을 새로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 재검표에만 2, 3주 걸릴 듯바이든 당선인은 8일 오전 1시(현지 시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0.55%포인트 앞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네바다주에서도 2.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렸다. 따라서 바이든 당선자는 0.6%포인트, 0.2%포인트 격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하고 있는 애리조나 조지아주의 개표 결과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과반(279명)을 확보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들 경합주에 대해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설 예정이라는 점이다. 위스콘신주에서는 후보 간 표차가 1%포인트 이내라는 관련 요건을 충족해 재검표에 들어갈 예정이고, 득표율 차이가 0.2%에 불과한 조지아주도 재검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펜실베이니아주는 표차가 0.5%포인트 이하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이를 넘어도 후보 측이 요구하면 재검표를 허용한다. AP통신 등이 바이든의 승리로 분류하고 있는 애리조나(11명)까지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를 통해 최소 2개 이상의 주에서 승부를 뒤집어야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다. 역대 선거 사례를 보면 재검표를 해도 고작 수백 표 정도가 수정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경합주는 바이든 당선인이 수만 표 차이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표차가 적은 조지아주도 약 9000표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재검표는 대체로 2, 3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길면 이달 말까지 선거 결과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못할 수도 있다.● “우편투표 무효” 소송 주목재검표보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각종 소송이다. 현재 트럼프 캠프는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부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다양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주로 ‘자격이 없는 사람들도 투표를 했다’, ‘공화당 측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감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등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거나 지엽적인 내용이 많다. 미시간주나 조지아주에서 제기된 소송들은 이미 주 법원에서 기각됐다. 하지만 각종 소송이 보수 성향의 대법원으로까지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우편투표 부분이 민감하다. 한 예로 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펜실베이니아주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일(3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분리해 따로 집계하라고 명령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했는데 3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가 3000¤4000표가량에 달한다. 만약 각 주가 재검표나 소송 절차가 길어지면서 연방법에 규정된 12월 8일까지 선거인단을 확정하지 못하면 이때부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경합주의 선거인단 제출이 늦어져 어느 후보도 과반(270명)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미 하원이 각 주 다수당 대표 1명씩 참여해 대통령을 선출한다. 1825년 과반 후보가 없어서 하원에서 존 퀸시 애덤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전례가 있다. 게다가 내년 1월 20일 새 대통령 취임날까지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위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정헌법 20조에는 대통령 임기는 1월 20일에 종료되며 만약 그 후에도 그가 머무르려고 한다면 비밀경호국이 그를 몰아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캠프도 지난 주말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침입자를 백악관에서 끌어낼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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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우월주의’에 충격받은 바이든,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번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Battle for the soul of the nation)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연설 등을 통해 강조했던 말이고 선거 캠프 공식 홈페이지 상단에도 선명하게 박혀 있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도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4년 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사실상 그대로 이어받은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를 사용했다. 일방적인 외교노선과 자국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두 번째 임기에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뜻이었다.바이든 후보의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 구호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백인우월주의나 분열을 조장하는 리더십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다양성과 통합, 기회의 평등 등 미국의 기존 가치를 지키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지나치게 일방주의적이고 계산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노선이 미국의 품격과 가치를 손상시켰기에 이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바이든 후보는 2017년 8월 시사잡지 ‘애틀랜틱’에 대한 기고문에서 이 문구를 처음 사용했다. 이 글에는 당시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서 벌어진 극우단체의 폭력사태 때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가 적혀 있다.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이제는 분명해졌다. 우리는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를 하고 있다”고 썼다.여기서 놀라운 것은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민주당 대선 경선 기간에 거의 똑같은 문구를 자주 사용했다는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2019년 4월 네바다주 유세에서 “우리나라의 영혼을 위해 전투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초 발간된 저서에서도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보고 미국의 영혼이 위태로운 상황임을 깨달았다며 “우리나라의 영혼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적었다. 대통령 후보와 러닝메이트가 같은 구호를 외쳐 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바이든 캠프의 슬로건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민주당 선거 전략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고든은 미 언론을 통해 “바이든과 해리스 후보 모두 이번 선거를 미국의 기본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선거로 인식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는 중도층과 진보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을 모두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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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 대선 승리…“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실시된 이후 나흘 만에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그는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1시 반에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체 538명 선거인단의 과반(270명)을 달성했고, 이어 네바다(6명)에서도 승리했다.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9명이고, AP통신 등이 승리한 것으로 분류하는 애리조나(11명)까지 합치면 290명으로 늘어난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가 99% 마무리된 시점에 49.7%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9.2%)를 제쳤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에만 해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11%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었으나 중반 이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및 우편투표가 집계에 반영되면서 역전에 성공, 격차를 3만4458표(0.5%포인트)까지 벌렸다. CNN방송과 MSNBC방송,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든 후보를 일제히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가 1972년 30세의 나이로 델라웨어주에서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48년 만이다. 그는 발표가 나온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선택해줘서 영광”이라며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당일부터 시작된 개표 초반 현장투표에서 우세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에 밀리는 듯했지만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대거 참여한 사전투표가 속속 개봉되면서 핵심 경합주들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주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세계화 수혜를 입지 못한 이 지역 백인 노동자 표심을 잘 공략했지만 대선에서는 백인 노동자층을 사로잡는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중단 및 재검표 소송을 제기하며 거듭 대선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앞서 5일 회견에서는 “결국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재검표를 청구하고 관련 소송을 연방대법원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격차가 0.5%포인트 이하일 경우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의무적으로 재검표를 하도록 돼 있다. 다만 3만 표가 넘는 차이를 재검표를 통해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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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연소 상원의원에서 최고령 대통령 오른 조 바이든은 누구?

    미국 새 대통령으로 유력한 조 바이든(본명 조지프 로비넷 바이든 주니어) 민주당 후보는 1942년 11월 20일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크랜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조 바이든 시니어와 어머니 캐서린 진 바이든 사이에서 2남2녀 중 장남으로 자랐다. 그의 집은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다.당초 아버지인 바이든 시니어는 원래 동부 해안에서 요트를 즐길 정도로 생활이 넉넉했다. 하지만 직장을 잃으면서 순식간에 가세가 기울고 바이든 후보는 외조부모 집에 잠시 맡겨진 적도 있다. 바이든 후보가 지금 살고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으로 이사를 한 뒤로는 아버지가 중고차 딜러로 성공하면서 다시 가정을 일으켰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아버지는 항상 저에게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얼마나 자주 쓰러졌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일어서느냐를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자주 언급했다.바이든 후보는 학창시절 반장을 도맡아 할 정도로 리더십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지독한 말더듬증도 겪었다. 한 때는 교사가 발표를 하다 말을 더듬는 바이든 후보를 비꼬면서 “바-바-바 바이든”이라고 놀린 적도 있다. 이때 바이든 후보의 어머니가 당장 학교로 찾아와 “내 아들을 놀리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따졌다. 바이든 후보는 거울 앞에서 시 낭송을 하면서 말더듬증을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성인에 돼서도 완전히 극복하진 못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가 최근 토론이나 연설 등에서 말실수가 잦은 것도 말더듬증이 원인이란 추측도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21살 때 친구들과 바하마로 여행을 떠났다가 한 고급호텔의 해변에서 첫 번째 아내 니일리아를 만났다. 비싼 호텔의 방값을 낼 돈이 없던 그는 호텔 타월을 하나 걸치고는 마치 자신이 이 호텔 손님인 것처럼 니일리아에 접근했다고 한다. 그 때 바이든 후보는 “저는 30살에 상원의원을 할 거고, 나중에 대통령도 할 것입니다”라고 허풍을 떨었다. 이들은 결혼해서 개 두 마리를 키웠는데 개 이름도 하나는 ‘상원의원’, 다른 하나는 ‘주지사’로 지었다고 한다.30살에 상원의원이 되겠다는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된 그는 1970년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딱 서른 살이던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공화당의 거물 현역 의원인 케일럽 보그스를 꺾은 상당한 이변이었다. 당시 주위에서 아무도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지 못해 ‘투자’를 하지 않았고 결국 그는 사비를 털어가며 선거운동을 했다.그의 인생 첫 비극은 이 즈음 찾아왔다. 당선 한 달 후 아내 니일리아가 세 자녀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오다가 트럭이 치였다. 이 사고로 아내와 13개월 딸이 숨졌고, 두 아들(보, 헌터)은 중상을 입었다. 2012년의 한 행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당시를 회상하며 “생애 처음으로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됐었다”고 회고했다.충격에 빠진 바이든 후보는 의원직을 포기하려 했지만 동료 의원들이 극구 만류했다. 결국 아들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그는 의원 선서를 하며 연방 정치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가 아들들을 돌보기 위해 의회가 있는 워싱턴에 집을 구하지 않고 왕복 4시간 거리를 매일 기차로 출퇴근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싱글 대디’ 생활을 5년간 한 뒤 지금의 아내 질 바이든과 재혼했다. 그런데 이 결혼 과정은 쉽진 않았다. 질 여사가 바이든 후보의 청혼을 5번이나 거절했던 것. 질 여사는 2016년 언론에 “이미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보, 헌터)이 다시 엄마를 잃지 않으려면 내가 결혼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했다”며 결혼을 망설였던 이유를 털어놨다.새 가정을 이룬 바이든 후보는 이후 미 의회에서 실력과 수완을 발휘하며 6선 의원으로 승승장구했다. 당내에서 중도 성향인 그는 의정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사안은 공화당과 유연하게 협력하는 등 초당적인 면모를 보여 왔다. 특히 고(故) 존 매케인 전 공화당 상원의원과 의회에서 동고동락하며 오랜 우정을 나눈 일화가 유명하다. 의회에서 외교위원장, 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한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8년 간 부통령을 지냈다. 화려한 이력 탓에 대권주자로 자주 거론됐고 실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많은 도전을 해왔다. 40대 대통령을 꿈꾸며 첫 출사표를 냈던 1988년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당시 바이든 후보는 영국 노동당 당수 닐 키녹의 선거 연설문 일부분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연설하면서 표절 의혹을 받았다. 그는 이 연설에서 자신이 집안에서 처음 대학을 갔고 조상 중에 광부가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도 사실과는 달랐다. 경선에서 탈락한 후엔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두 번째 대권 도전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이었다. 이 때는 오바마와 힐러리 대세론에 밀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2016년에는 아예 경선에 나서지 못했는데 여기엔 그의 인생 두 번째 비극이 작용했다. 2015년 장남인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이 뇌암으로 사망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충격과 슬픔에 잠겨 결국 출마를 접었다. 그의 잇단 비극은 오히려 국민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그를 공감 능력 있는 정치인으로 만든 계기가 됐다. 이 같은 그의 치유와 통합 이미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저돌적인 성향과 대조되며 이번 선거에서 더욱 부각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걸어온 길△1942년 11월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출생△1965년 델라웨어대 졸업(역사학, 정치학 전공)△1968년 시러큐스대 로스쿨 졸업△1969년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선출돼 정계 입문△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민주당, 이후 6선 성공) △1987~1995년 상원 법사위원장△1988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 출마했다가 실패 (1차 대선 도전)△2001~2002, 2007~2008년 상원 외교위원장△2008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 출마했다가 실패 (2차 대선 도전)△2009~2016년 부통령 (버락 오바마 행정부)△2020년 8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 (3차 대선 도전)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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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지자들 침묵하게 둘순 없어”… 사실상 개표 반대 부추겨

    이번 대선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불복을 공식화하고 대대적인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미국 사회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졌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권에 더욱 가까이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차기 대통령 공백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소송이 연방대법원까지 가면서 장기화될 경우 정국 불안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인 협의와 이를 통한 문제 해결이 아니라 보수가 절대 우위인 대법원의 판결로 개표 결과가 뒤집힐 경우 또 다른 불복 사태는 물론 국론 분열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2만 명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미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 트럼프, 패배한 모든 주에 줄소송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주장한 모든 주들은 유권자 사기와 선거 부정으로 인해 우리의 법적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증거는 많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썼다. “개표를 중단하라”는 등의 트윗도 쏟아냈다. 실제 트럼프 캠프는 전날부터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내거나 재검표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어 캠프 측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추가 소송을 내고 네바다주에서도 법적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게 역전을 당했거나 막판 우편투표의 개표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는 승부처들이다. 바이든 후보가 간발의 차로 리드 중인 네바다주에서는 트럼프 캠프가 “사망자 또는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가 잘못 계산됐다”며 소송을 준비 중이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에선 우편투표 도착 시한을 연장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를 가려 달라는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여기에 힘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잇단 소송이 전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아니며 결국 지지층을 결집하고 선거 제도 자체를 흠집 내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이번 선거의 패자는 미국 민주주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평소의 부정선거 의혹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이 제기한 각종 소송에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그들이 이번 선거를 조작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며 우편투표의 문제를 다시 한 번 거론했다. 특히 “우리는 누구도 우리의 지지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게 놔둘 수 없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 자신의 지지자들이 목소리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사실상 지지자들에게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말고 반대 시위에 나서라고 선동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말 1차 대선 TV토론에서도 극우 집단인 ‘프라우드 보이스’를 향해 “물러서라, 그리고 대기하라”고 말해 이들의 폭력시위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된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민주당)에 대한 납치 음모 사건도 극우 폭력집단을 두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극심한 대선 후폭풍 속에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CNN은 이날 미국에서 12만105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 10만2831명에 이어 이틀 연속 일일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고집하면서 사회 분열과 국가적인 혼란이 장기화되면, 비록 나중에 상황이 정리되더라도 미국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 사설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미국은 매우 분열된 나라로 남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번 선거의 패배자임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소송전이 4년 뒤 재도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켜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기든 지든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공화당에 큰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패배할 경우 2024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아일랜드 싱크탱크인 국제유럽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에너지가 넘치는 74세로, 이번 선거에서 진다면 2024년이나 2028년에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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