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세월호 참사 때문에 취소했던 정기 회장단 회의를 12일 열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저탄소차협력금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등 당면 현안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원래 격월로 홀수 달마다 열리지만 5월에는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회의를 열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협력금제’가 산업계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을 둘러싸고 전경련과 중소기업 업계가 대립하는 등 각종 현안이 대두되면서 더이상 회의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은 회의에서 현안과 함께 세월호 참사 이후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참석 인원은 8명 안팎으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경련은 회의 개최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는 데다 회의 후에도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용한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나친 비밀주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1000억 원을 모아 영세 콘텐츠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지난해 출범한 한국콘텐츠공제조합의 파행 운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돈은 목표의 10%도 못 모은 채 전직 관료들을 고위급으로 두고 수십억 원의 국민 혈세를 펑펑 쓰는 것을 두고 ‘관피아’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콘텐츠조합은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화려하게 출범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김종민 이사장은 “자조 자립의 문화새마을운동이 시작됐다”며 “3년 동안 1000억 원을 모아 대출 및 보증 지원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국정홍보처 출신으로 문화부에서 고위 공무원(1급)을 지낸 이염 전 아리랑국제방송 경영본부장이 상근 전무이사로 합류했다. 하지만 현재 실적은 실망 그 자체다. 지금까지 모인 돈은 총 72억 원으로 출범 당시 60억 원에서 고작 12억 원 늘었다. 그중 30억 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경품용 상품권 수수료에서 낸 것이어서 간접적으로 국민이 부담한 셈이다. 직접 모은 돈은 네이버가 낸 30억 원, 조합사들이 낸 12억 원이 전부다. 돈이 안 모인 탓에 당초 계획했던 대출은 꿈도 못 꾸고 있다. 8개월 동안 40여 개 업체의 중소 규모 계약 총 50억 원에 이행보증을 서 준 것이 전부다. 문화부 관계자는 “최소한 500억 원은 돼야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원 부족한데도 거액 홍보용역 등 무책임 발주 ▼‘관피아’ 콘텐츠공제조합사정이 이런데도 당초 목표 1000억 원 운영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람을 뽑느라 운영비로 받은 국고보조금 30억 원을 대부분 써 버린 상태다. 조합 안팎에서는 ‘이러다 곧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지만 조합 측은 지난달 1750만 원어치의 장비 구입 공고를 내는가 하면 이달 초 6400만 원짜리 홍보대행 용역 공고를 올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국고보조금 반납 기한(6월 말)이 다가오자 무책임하게 써버리는 것 같다” “고위 공무원 출신이 있으니 정부에서 망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국고 지원을 요청할 때 사업계획서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재원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일단 문을 열고 보자’는 식으로 출범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액의 절반(500억 원)은 지원해 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대출 및 보증재원으로 240억 원을 요청했지만 기재부가 “사적 단체에 공공재원 투입은 불가하다”며 전액 삭감했다. 기대했던 금융권이나 대기업의 출자도 지지부진하다. 조합 관계자는 “성사된 곳은 물론이고 지원 의사를 밝힌 곳이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업계에서는 “괜히 헛물만 켰다” “전직 공무원들 자리만 만들어 준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김 이사장은 비상근으로 보수를 받지 않고 소정의 업무추진비만 받으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초기라서 다소 어렵지만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김재형 monami@donga.com·장원재 기자}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 소비시장을 공략할 때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1965∼1981년생) 이후 세대(1982∼2000년생)로 천년의 끝에 태어나 새 천년을 이끌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0일 ‘브라질 소비시장, 밀레니얼을 잡아라’ 보고서를 내고 “브라질에서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대학생 직장인 사업가를 아우르는 신흥 소비계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의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경제 및 사회 환경에서 자라 교육 수준이 높고 △이전 세대에 비해 소비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의 소비성향은 최근 월드컵 시즌을 맞아 활발하게 분출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최신 정보통신기술이다. 지난해 브라질 인터넷 사용자 증가율은 세계 8위였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였다. 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의 80%가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 있을 정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심이 많고, 외모에 신경을 쓰면서도 양성평등이나 환경 보호, 빈곤 해결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망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고 △창의적인 마케팅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외모에 관심이 높은 이들을 겨냥해 화장품이나 모발 제품, 패션 시장 등을 노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미국 ‘빅3’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포드가 처음으로 한국산 부품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 KOTRA와 포드는 9, 10일 미국 미시간 주 포드 상품개발 빌딩에서 국내 자동차부품 기업 33곳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 KOTRA 관계자는 “포드는 ‘미국의 도요타’라고 불릴 만큼 보수적으로 납품 업체를 관리한다”며 “이번 행사는 포드가 공식적으로 한국 기업들에 처음 납품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 글로벌 구매 총책임자인 하우 타이 탕 부사장은 “한국 업체들이 보유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KOTRA는 포드가 한국 기업에 문호를 연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산 부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현지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국내 부품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을 꼽았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한국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중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9일 ‘국제비교를 통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R&D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내고 한국 기업의 총 R&D 지출 중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2000년 10.7%에서 2011년 8.9%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서비스산업 강국인 미국, 영국, 싱가포르의 서비스 부문 R&D 지출은 전체의 28.0%, 61.6%, 52.2%로 한국의 3∼7배에 달했다. 연구원은 “한국과 비슷하게 제조업 기반을 지닌 독일과 일본도 서비스 R&D 비중이 13.6%, 10.7%로 한국보다 높았으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도 한국 기업의 서비스 R&D는 도소매, 정보통신 부문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전문·과학·경영지원 서비스에 대한 R&D 비중은 주요 7개국(G7) 회원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젊은 시절 사진기자를 꿈꿨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전을 열기로 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 회장은 가수 양희은 씨 앨범 표지 사진을 찍은 적도 있는 실력파 아마추어 사진작가다. 대한상의는 9일 ‘제1회 대한민국 기업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업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기업과 관련된 사진이면 무엇이든 응모할 수 있다. 총상금 1억 원으로 국내 사진 공모전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상 1명에게 3000만 원의 상금을 줄 예정”이라며 “세계 최대 사진대회인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전 개최는 박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박 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고 박두병 회장)에게 카메라를 선물 받은 뒤 사진에 빠져들었다. 한때는 주말마다 허름한 옷을 입고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잡지사 사진부장이 새겨진 가짜 명함까지 만들어 갖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작품 응모는 10일부터 9월 26일까지 공모전 홈페이지(kcciphoto.korcham.net)에 하면 된다. 내외국인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출품 작품 수 제한은 없으나 작품 1점당 5000원의 출품료가 있다. 출품료 수익은 사회공익기금에 쓰인다. 수상작은 심사를 거쳐 10월에 발표된다. 11월에는 수상작을 소개하는 사진전시회도 열린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5월 한 달 동안 딱 세 번 장사를 나갔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고려대 안암캠퍼스. 주병권 씨(64)는 부인과 함께 축제가 한창인 노천극장 앞에 포장마차를 차리고 얼음물, 핫도그, 번데기, 감자튀김 등을 팔고 있었다. 전국 지역축제나 대학행사를 돌며 노점상을 하는 그는 세월호 참사 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직격탄’을 맞았다. 주 씨는 “지난해 5월에는 사흘에 한 번꼴로 충남 당진, 경기 연천 전곡리, 서울 대학축제를 돌며 하루 50만∼80만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장사 나가는 횟수도 줄었고 매상도 하루 20만 원이 고작”이라며 “4∼6월에 벌어 1년을 살아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축제 분위기도 지난해보다 많이 가라앉았고 학생들도 돈을 덜 쓴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및 기업의 마케팅 위축 현상이 길어지면서 심각한 경제적 후유증을 낳고 있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은 주 씨와 같은 영세상인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진한 내수의 공백을 메우며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엔화 등 주요 경쟁국의 통화에 비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헛발질을 하면서 리더십을 상실한 정부 경제팀은 개각을 앞두고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다. 박근혜 정부가 올 초 발표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불과 반년도 안 돼 좌초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내수 위축, 수출경쟁력 하락, 경제리더십 부재 등 한국 경제의 3대 악재가 계속될 경우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도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경제계에서는 6·4지방선거가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이제는 경제시계를 다시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 이를 마중물로 내수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세월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팀 개각과 함께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공기업 개혁, 규제 완화 등 연초에 밝힌 경제정책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증가한 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 일가 지분 낮추기 등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진 곳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을 제외한 10대 그룹의 내부거래액은 사상 최대인 154조2022억 원으로 전년(151조2961억 원)보다 1.9% 증가했다. 가파르게 늘던 10대 그룹의 내부거래는 경제민주화 논란이 일던 2012년 다소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내부거래가 증가한 10대 그룹은 SK LG 롯데 포스코 한진 등이다. 가장 많이 늘어난 SK 측은 “SK이노베이션에서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을 분할하면서 내부거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감소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이날 대기업 계열사 중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 대상이 105곳으로 전년(117곳) 대비 10% 줄었다고 밝혔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9곳 중 총수가 있고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37곳, 1171개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이대로 시행되면 산업계는 앞으로 3년간 최대 28조5000억 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해 해외 기업과 경쟁할 수 없게 됩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계획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와 철강협회 등 18개 주요 업종별 단체가 1일 공동성명을 통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산업계 “정부 할당량 현실성 없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란 사업자별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을 할당해 온실가스를 줄여나가자는 정책이다. 각 사업자는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7일 1차 계획기간(2015∼2017년) 업종별 배출권 할당량을 발표했다. 산업계는 정부의 배출 할당량이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이번에 발표한 배출권 할당계획안은 2009년에 나온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를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실제 배출량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2012년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7억190만 t으로 당초 정부 전망치(6억7400만 t)보다 4.1%(2790만 t) 많았다. 업계가 1차 계획기간 동안 배출량을 추정해본 결과 이번에 정부가 할당한 양보다 2억8459만 t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할당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배출권을 구입하거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2010년 평균 거래가격인 1t당 2만1000원을 적용하면 3년간 배출권을 사기 위해 드는 전체 금액은 5조9762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산업 분야에서 실제 배출량이 정부의 할당량보다 많기 때문에 배출권을 사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과징금을 내야 하는데 1t당 10만 원을 적용하면 산업계는 3년간 28조4590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기업들이 구입해 사용하는 전기와 스팀에 대한 ‘간접배출’도 거래제 적용 대상으로 삼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미 발전사들이 전기 생산 과정에서 배출권 할당제를 적용받는데 전기를 기업이 구입할 때 다시 배출권을 적용하는 것은 이중 규제라는 것이다. 현재 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EU 국가와 뉴질랜드 등 38개국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나 미국, 일본 등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1.8%를 배출하는 한국이 거래제를 시행한다고 얼마나 기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철강·디스플레이 업종 타격 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면 국내 주요 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 업종에서 정부 할당량과 기업의 배출량 추정치의 차이는 4029만 t이다. 이를 과징금으로 환산하면 4조291억 원에 이른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1차 계획기간 배출량을 5210만 t으로 예상했는데 정부 할당량은 2595만 t이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2009년 환경부가 온실가스 배출량 할당치를 계산할 때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신규 투자가 늘어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며 “그러나 2010년 이후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정부는 2009년 산정한 데이터로 배출량을 할당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배출량 거래제가 결국 산업경쟁력을 약화시켜 기업과 공장을 해외로 내쫓고, 전기요금 및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도 타격이 우려된다. 배출권거래제 대상기업은 최근 3년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2만5000t 이상인 업체다. 2010년 기준 470개 업체가 해당되는데 이 중 28%인 130개 업체가 중소·중견기업이다. 환경부는 기업들이 고효율 감축기술을 도입하면서 관련 산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업체에 배출권이 이미 충분히 할당됐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2일 공청회를 연 뒤 7월 말까지 할당 대상업체를 지정하고 10월에는 개별 기업의 배출권 할당량을 정할 계획이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3월 28일 LG패션은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社名)을 LF로 변경했다. LF는 LG패션(LG Fashion)의 약자처럼 보이지만 ‘Life in Future(라이프 인 퓨처·미래의 삶)’의 약자다. 구본걸 LF 회장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단순히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가 아닌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 기업으로 재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업의 사명에는 기업이 꿈꾸는 가치와 철학 등이 포괄적으로 담겨 있다. 기업의 가치는 사명, 즉 ‘브랜드’의 가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때로는 LF처럼 사명을 바꿔 기업의 지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기업 사명의 유래와 변화, 뒷이야기를 소개한다.기업 태동기엔 한자어 위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길게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창기 사명에는 ‘한자어’를 주로 썼다. 삼성(三星)그룹의 ‘삼성’은 1938년 이병철 창업주가 대구에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세우면서부터 쓰기 시작했다. 이 창업주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에 따르면 삼성의 ‘삼(三)’은 큰 것, 많은 것, 강한 것을 나타내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성(星·별)’은 밝고 높고 영원히 깨끗이 빛나는 것을 뜻한다. 현대(現代)는 1946년 정주영 창업주가 세운 정비소인 ‘현대자동차공업사’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현대라는 사명은 당시 자동차가 문명의 가장 큰 이기(利器)였기 때문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창립 118년을 맞은 국내 최고(最古) 기업인 두산(斗山)은 기업의 역사만큼이나 사명도 오래됐다. 박승직 창업주가 자신의 이름을 건 ‘박승직 상점’을 1951년 ‘두산상회’로 바꾸면서 탄생했다. ‘한 말(斗) 한 말 쌓아서 큰 산(山)을 이루리라’는 뜻이다. 삼성과 같은 별 성(星)자가 들어가는 효성(曉星)그룹은 조홍제 회장이 삼성 이병철 회장과 14년에 걸친 동업을 청산하고 1957년 만든 효성물산에서부터 시작됐다. 효성은 샛별을 뜻하는 말로 ‘민족의 앞날을 밝게 비출 동방의 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진(韓進)그룹은 1945년 조중훈 창업주가 트럭 한 대로 창업한 ‘한진상사’에서 유래했는데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진그룹은 현재도 사명처럼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한진 등 물류·수송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인천 창업주의 아호인 금호(錦湖)를 따 지은 이름이다. 이후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금호’가 붙지 않아 사람들이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을 별개의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자 2004년 ‘금호아시아나’로 그룹 명칭을 바꿨다.글로벌화 흐름 속 영문 약자 유행 1990년대 들어 기업의 ‘글로벌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명을 영문 약자로 짓는 바람이 분다. 시초는 19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사명을 바꾼 LG그룹. LG그룹의 최초 사명은 ‘락희’였다. 구인회 창업주가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 설립에 앞서 형제들과 사명을 의논하던 중 둘째 동생인 구정회 씨가 낸 아이디어다. 행운을 의미하는 영어 ‘러키(Lucky)’에서 유래했지만 즐겁고 기쁘다는 뜻의 ‘락희(樂喜)’를 뜻하기도 했다. 이후 주식회사 ‘럭키’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1984년 그룹의 주력사인 금성(金星)전자의 ‘금성’과 합쳐 럭키금성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뒤 다시 LG로 바꿨다. ‘럭키금성(Lucky Goldstar)’의 첫 자를 땄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LG는 이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LG에서 계열 분리된 GS그룹과 LS그룹, LIG그룹 등도 모두 영문 약자 사명을 쓰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 럭키금성에서 따온 알파벳 ‘L’과 ‘G’ ‘S(Star)’를 조합한 약자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저마다 사명의 뜻은 다르다. GS는 사명의 뜻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 대신 생활에 편리함, 편안함, 즐거움을 주는 생활가치 향상을 목표로 한 ‘굿 서비스(Good Service)’ 등의 의미를 담아 활용하고 있다. 한때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란 노래가 유행할 때는 “GS가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의 약자”라는 농담이 돌기도 했다. GS그룹 본사 사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다. LS그룹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이라는 표어를 내세우고 있다. 그룹의 주력 업종이 보험업인 LIG는 ‘Life is Great’(삶은 위대하다), ‘Leading Insurance Group’(으뜸 보험사)이라는 의미를 사명에 담고 있다. KT&G는 2002년 민영화가 되면서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이름을 바꿨다. 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Korea Tabacco & Ginseng)의 영문 약자였다. 하지만 사명을 변경하면서 KT&G는 자사의 사명을 ‘Korea Tomorrow & Global(한국 미래 & 글로벌)’의 약자라고 밝혔다. 기존의 사명을 재해석해 기업의 지향하는 바를 담은 셈이다. KT&G의 계열사인 KGC인삼공사는 민영화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공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KT&G 관계자는 “법원에서 사기업도 공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선경(鮮京)그룹도 영문 약자인 SK로 사명을 변경했다. 선경은 1930년대 직물 수출 기업인 ‘선만주단’과 일본의 견직 기업인 ‘경도직물’의 합작사인 ‘선경직물’에서 유래했다. 당시 이곳에서 근무하던 SK 최종건 창업주는 1953년 이 공장을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다.소설 주인공, 제품명으로 사명 코오롱은 그룹 전신인 ‘한국나이론’이 만든 한국 최초의 나일론 원사(原絲) 제품 이름이었다. 코리아 나일론을 줄여 코오롱(KOLON)이라고 제품명을 지었는데 제품의 반응이 좋자 1977년 사명으로 대체했다. ‘쿠쿠’ 역시 제품이 사명이 된 대표적 사례다. 성광전자는 전기밥솥을 ‘쿠쿠’라는 브랜드로 내놨는데 이 제품이 성공하면서 사명을 아예 ‘쿠쿠’로 바꿨다. 롯데그룹 사명의 유래는 낭만적인 면이 있다. 창업주인 신격호 그룹총괄회장이 일본 유학 시절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감동을 받아 여주인공 ‘샤를로테’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다. 신세계는 1963년 동화백화점에서 이름을 바꿨는데 고객 공모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사명이 된 케이스다. 한편 한화그룹은 1993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쓰고 있다. 그 전까지는 한국화약그룹이라는 사명을 썼는데 사명을 영어 또는 중국어로 하면 테러집단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가 곧 돈… 형제간 법정 다툼도 사명, 즉 브랜드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해외 브랜드 가치 평가 기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구글이 1588억 달러(약 162조 원)로 가장 비싸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이 259억 달러(약 26조 원)로 29위를 기록했다. 실제 지주회사들은 각 계열사에서 거둬들이는 브랜드 사용료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LG는 2690억 원을, ㈜SK는 2296억 원을 브랜드 사용료로 받았다. 농협금융지주 등 금융지주회사들도 상당한 금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그룹 경영권이 창업주에서 2대, 3대로 내려가면서 계열 분리를 한 형제간에 사명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일도 많다. 피를 나눈 사이지만 이름은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대성그룹은 2001년 김수근 창업주가 별세한 뒤 10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사명을 두고 장남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삼남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간 법정 다툼을 하고 있다. 대성산업이 2010년 대성지주로 사명을 변경해 상장을 추진하자 대성그룹이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것. 창업주가 대성이라는 이름을 공유하라고 했지만 두 형제는 서로 ‘대성그룹’ 회장이라는 상징성을 포기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차남 김영민 회장은 계열 분리 뒤 서울도시가스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대는 계열 분리 과정이 ‘왕자의 난’으로 불릴 정도로 순탄치 않았지만 사명은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으로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현대IB증권’으로 결정하자 현대그룹이 “계열사인 현대증권과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발하며 소송 일보 직전까지 간 일이 있었다. 결국 현대차는 HMC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꿔야 했다.박진우 pjw@donga.com·강홍구 기자 ▼ 해외 기업들의 이름은? ▼IBM은 ‘국제 사무 기계’의 약자… 도요타는 창업자 이름서 유래해외에서도 기업의 이름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만드는 경우는 어디서나 가장 일반적이다.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 창업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공장이 있는 도시의 이름이 도요타 시로 바뀌기도 했다. 미국의 포드는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만든 회사고, 맥도널드는 창업자인 맥도널드 형제로부터 비롯했다. 오래된 기업 중에는 알고 보면 김빠지는 이름을 가진 곳도 적지 않다. 1911년 세워진 미국의 IBM은 ‘국제 사무 기계(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의 약자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업종을 완전히 바꿨기 때문에 지금의 이름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GE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만든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Edison General Electric)’에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점차 의미를 담아 기업 이름을 만드는 추세다. 스티브 잡스는 사과 농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애플’이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그는 생전에 “재미있으면서도 생기가 느껴지고 위협적인 느낌이 없다”고 작명의 배경을 밝혔다. 구글은 수학 용어인 구골(googol·10의 100제곱)의 철자를 응용해 만들었다. 무수히 넓은 인터넷 세계를 검색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소니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회사 이름을 바꾼 경우다. 원래 ‘도쿄통신공업’이었으나 세계 어디서나 쉽게 표기할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상표를 궁리한 끝에 소리를 의미하는 라틴어 소누스(Sonus)와 소년이라는 의미의 서니(Sonny)를 조합해 만들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SK는 2010년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 내 ‘디자인 소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디자인 경영의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SK는 계열사 디자인 담당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파악한 뒤 디자인 경영의 기본 방향과 영역을 설정했다. 먼저 회사가 사회 및 고객과 만나는 접점인 사옥, 매장, 영업점에서부터 제품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하드웨어적 디자인 개선을 실현했다. 또 제품 및 서비스에서 ‘SK다움’을 구현할 수 있도록 일관된 디자인 경영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실행 중이다. 2011년에는 SK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SKMS(SK Management System) 연구소에 SK다움을 구현한 건축을 선보였고, 2012년에는 여수 엑스포 SK관 건립과 함께 성공적인 엑스포 운영을 위한 디자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그룹 내에 ‘디자인 실무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매분기 개최하면서 디자인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14개 계열사의 소비자 접점 공간 디자인을 논의하고 사옥신축 및 시설 리노베이션 담당자를 대상으로 업무 능력 제고 교육을 실시한다. SK 관계자는 “최근 서울디자인재단의 박진배 동대문 디지털 프라자(DDP)경영단 공간팀장을 초청해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인 DDP 건축 및 운영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SK케미칼 본사 ‘에코랩’은 ‘SK다움’을 적극적으로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 성남시 동판교 테크노벨리에 있는 이 건물은 ‘2011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국내 최초로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LEED)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한국 정부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GBCC)에서도 국내 최고 점수인 110점(만점 136점)을 받았다. 건물 로비에는 10m 높이의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흘러내리는 ‘벽천’(壁泉·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거나 뿜어 나오게 한 샘)이 있다. 시각적인 시원함을 주면서 여름에는 냉방효과, 겨울에는 가습효과를 발휘한다. 흘러내리는 물은 건물에서 사용한 용수를 지하에서 끌어올려 재활용한 것이다. 외벽 식재를 통해 도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경관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건물을 감싼 삼중유리에는 아르곤 가스를 채웠다. SK 관계자는 “일반 유리와 비교해 태양 열에너지 차단율을 40% 이상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상하부 온도 차를 이용한 공기 제어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에코랩은 이런 친환경 장치들을 통해 비슷한 규모의 건물에 비해 40% 가량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이 건물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기존 건물에 비해 33%나 적으며 이는 소나무 9만4000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수돗물도 비슷한 규모의 건물 대비 63%나 적게 사용한다. SK다움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현한 에코랩은 이미 지역의 명소가 됐다. SK케미칼이 주최하는 ‘에코랩 투어’에는 2010년 10월 이후 3500여 명이 참여했다.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횟수도 주 1회에서 주 3, 4회로 늘었다. SK 관계자는 “친환경 건물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해외 주요 인사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에쓰오일은 27일 최고급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발전하는 자동차 기술에 대응해 연료소비효율 향상, 환경 친화, 운전 원활, 엔진 보호, 불순물 제거 등 엔진에 요구되는 5가지 기능을 최적화했으며 불순물이 적고 안정적인 고품질 합성기유를 원료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이날 가솔린,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승용차, 승합차, 레저용 차량(RV) 등 차량의 특성에 맞춘 제품 6종을 선보였다. 나세르 알 마하셔 최고경영자(CEO)는 “원료인 윤활기유에서부터 윤활유 제조까지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에쓰오일의 강점을 극대화해 미래지향적 최고급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라며 “1989년 윤활유 시장에 진출한 이후 25주년을 맞아 윤활유 사업을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우상범 고퀄 대표(25)는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개최한 국제창업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조명을 제어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선보여 인기상을 받았다. 우 대표는 “200∼300명이 참석했는데 4명이 상을 받았고, 그중 동양인은 혼자였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작년 8월 창업을 했고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도 참석해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제품 양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우 대표는 “시공사와 인테리어 업체의 관계가 밀착돼 있고, 인테리어 업자들도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우선시하다 보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해외에서는 관심이 많았지만 국내 실적이 없다 보니 계약 단계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정부에서 판로 지원을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수가 적은 데다 수도권 위주여서 대구에 사무실이 있는 우리 같은 업체는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퀄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성과를 못 거두고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판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퀄의 사례는 신생 벤처기업이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대학생창업동아리연합(NEST) 회원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유통채널이 충분하다는 응답자는 27.7%에 불과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GS그룹은 26일 세월호 피해 지원 성금으로 4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성금은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 지원 및 국가 안전 인프라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애도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마케팅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하던 기업들이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애도의 마음은 간직하되 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을 더 미루다가는 경영상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위축 심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기업들은 다음 달 12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큰 화면에 선명한 화질로 경기를 감상하려는 축구팬들을 겨냥해 각종 이벤트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말까지 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구입하면 최대 5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LG전자는 UHD TV로 즐기는 축구 게임 리그를 개최했고, 모델에 따라 최대 200만 원의 캐시백을 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차는 월드컵을 주제로 한 광고를 시작했다. 16일 광고에는 2002년 월드컵에서 비를 맞으며 응원했던 내용을 담았다. 17일에는 한 축구 선수의 호소로 코트디부아르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내전이 중단된 사례를 담는 등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다소 경건한 톤의 광고를 내보냈다. 유통업체들은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마케팅에 나서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5일까지 응모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100명, 8강에 진출하면 200명에게 경품을 준다. 이마트는 유명 브랜드 TV를 최대 20% 할인 판매하고 상품권 50만 원 등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한다. 주류업계도 특별 패키지를 내놨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초로 월드컵 공식 맥주에 선정된 카스를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로 포장해 판매한다.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하이트진로는 선수들의 이미지를 넣어 제작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외부 노출을 자제하던 최고경영자(CEO)들의 대외 활동도 조금씩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1일 전략 스마트폰 ‘G3’ 공개를 앞두고 서울 금천구에 있는 LG전자 가산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해 제품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인도 첸나이 공장과 터키 이즈미트 공장을 방문해 신형 ‘i20’ 생산 현장을 둘러봤으며 오만에서 열린 쇼룸 개장식에도 참석했다. 신차 발표 등 중단됐거나 연기됐던 대외 행사들도 차츰 재개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이달 말부터 열리는 부산모터쇼에서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 세단 ‘AG’(프로젝트명)와 그랜저 디젤 모델을 공개한다. 금호아시아나도 4, 5월 중단했던 무료 음악회를 다음 달부터 재개하기로 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최고야 기자 best@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SK그룹은 안전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인식하에 ‘SHE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SHE는 안전(Safety), 보건(Health), 환경(Environment)의 첫 글자를 모은 것으로 안전 및 환경사고에 대응하는 그룹 차원의 비상대응 시스템이다. 시스템의 핵심은 매뉴얼에 따른 대응, 그리고 보고를 통한 공유 및 전사적 대응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건설, SK케미칼,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대부분이 ‘사고관리규정’ ‘안전재해처리 프로세스 가이드’ ‘위기대응 프로세스’ 등 다양한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예상되는 위기, 사고를 대비하고 사고 발생 시에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절차 등이 담겨 있다. 일단 사고가 나면 전사적인 협업구조가 가동된다. 현장에서 1차 긴급대응을 한 뒤 해당 조직의 임원은 소속사 최고경영자(CEO)에게 1시간 내에 보고해야 한다. 이후에는 사고 발생 부서와 홍보, 대외협력, 법무조직이 협력해 효율적인 대응을 하도록 했다. 사고 규모가 클 경우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 즉시 보고하고 그룹 안팎의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가 사고 대응을 주도하도록 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안전그룹을 본부로 격상하고, 제조전문가인 김동균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CEO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환경안전보건 경영위원회도 매월 한 차례씩 열며 환경안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필요한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업장 내 위기상황에 초기 대응하기 위한 긴급대응팀(ERT·Emergency Response Team)도 만들었다. ERT 요원을 대상으로 한 비상대응 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중앙방재실에서는 사업장 내 주요 시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특히 중앙방재실은 사고 유형별 비상대응 프로세스를 20여 가지 구축해 놓고 비상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비상대피훈련을 309회, 유해물질 전담훈련 및 장비숙달훈련 등 자율·불시(不時)훈련을 320회, 민·관·군 합동훈련을 4회 실시하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안전보건 체험관을 협력사와 지역사회에 개방해 사회적인 안전의식 강화 움직임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만우 SK PR팀장(부사장)은 “회사가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안전 보건 환경 경영도 글로벌 수준이 돼야 한다”며 “SHE 경영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안전을 통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산업안전과 경쟁력의 열쇠는 현장에 있다.’ 근로자들이 자신이 일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해결한 사례들 중 최고를 가린다. 한국표준협회는 ‘제40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가 23일 서울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고 22일 밝혔다. 품질분임조란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근로자들이 결성하는 직장 내 소모임이다. 현재 국내 9200여 개 사업장에 5만5000여 개의 분임조가 등록돼 있으며 참여 근로자는 약 55만 명이다. 품질분임조 제도는 일본 중국 미국 등 세계 50여 개국이 도입했고 한국에서는 1970년대 중반 표준협회에 의해 정착됐다. 표준협회 관계자는 “연간 10만여 건의 과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약 2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분임조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근로자들이 직접 운영하고 학습하며 자신들의 일터에서 문제 해결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곧바로 기업의 성과로 직결되는 일이 많다. 지난해 처음 전국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받은 한국훼스토의 김수현 분임조장은 “기름때 묻히며 시끄러운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근로자들이 자부심을 갖기는 쉽지 않은데 분임조 활동을 통해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애착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23일부터 한 달여 동안 17개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예선대회가 열린다. 분임조원들은 각자 현장에서 해결한 문제점을 대회에서 발표해 전문가들의 심사를 받는다. 지역예선을 통과한 본선 진출팀들이 경쟁을 벌이는 전국대회는 8월 25∼29일 인천에서 개최된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분임조는 대통령상을 받는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두산그룹은 20일 “국가 안전 인프라 구축과 세월호 사고 유가족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 3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상처를 치유하고 수습하는 일이 최우선 순위로 계속돼야 하며 동시에 이제는 고통과 무력감을 딛고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 금호와 영남에 뿌리를 둔 GS가 혼인으로 맺어진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그룹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의 손자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보(36)는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허지연 씨와 31일 서울 모처에서 혼례를 치를 예정이다. 박 상무보의 부친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은 박인천 회장의 차남으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그룹을 경영했다. 허지연 씨의 아버지인 허경수 회장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허창수 GS 회장과 사촌 간이다. 허신구 명예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4남이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LG화학이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 독자 개발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관련 특허를 수출했다. LG화학은 일본의 우베막셀과 안전성강화분리막(SRS) 관련 특허에 대해 유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베막셀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리막 코팅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계약금액은 우베막셀 측의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특허 내용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적 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 단락을 방지하는 것이다. LG화학 측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라며 “전 세계에서 특허 라이선스에 대한 요청이 왔으며 자체적으로 노하우를 확보해 특허를 공개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 이번에 유상 개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계약으로 수익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인 우베막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