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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의 가상통화가 투자 수단에서 결제 수단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가상통화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현금이나 카드 대신에 가상통화 결제를 도입하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소매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를 비롯해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결제 수단으로 발 넓힌 비트코인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은 최근 숙박업소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와 제휴를 맺었다. 상반기(1∼6월) 중으로 여기어때에 등록된 숙박업소 5만 곳에서 가상통화 12종으로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은 소셜커머스 ‘위메프’와도 손잡았다. 위메프의 간편 결제 시스템에 가상통화 결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가상통화에 관심이 많은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가상통화 결제에 나선 것이다. 해외에서도 가상통화 결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도 비트코인 결제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존 레이니 페이팔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비트코인은 미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초에는 아마존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해외 중소형 온라인업체들은 더 적극적이다.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톡’은 지난해 8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대시, 모네로 등의 결제를 허용했다. 미국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와 캐나다 쇼핑몰업체 ‘쇼피파이’도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미국 샌드위치 체인업체 ‘서브웨이’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샌드위치를 사먹을 수 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대형 여행사 ‘HIS’는 지난해 9월 비트코인으로 여행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백화점을 보유한 마루이그룹은 가상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은 가상통화 ‘라쿠텐 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 세금, 등록금 납부도 코인으로 해외에서는 대학 등록금부터 세금, 기부금까지 가상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키프로스의 최대 사립대인 니코시아대와 독일의 일부 대학은 비트코인으로 등록금을 받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학생들이 송금, 환전 등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는 현재 부동산 세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유니세프 파리 지사와 일부 비정부기구는 비트코인 기부금을 받고 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12월 홍콩 사무소의 자문비를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 있게 허용했다. 사치품도 비트코인의 결제 영역으로 들어왔다. 지난달 미국 요트업체 ‘데니슨 야팅’은 마이애미 요트쇼에서 신형 요트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트론 등 다른 가상통화로도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말리부 해변에 있는 836m² 규모의 고급 주택이 4500만 달러(약 480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집주인은 “집값을 비트코인으로도 받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업무도 잘 모르면서 부지런한 상사가 최악이다.” 모 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불명확한 업무 지시, 이로 인한 첨부만 수십 장인 보고서, ‘대책’ 없는 대책 회의를 야근으로 이어지는 3대 비효율로 꼽았다. 당장 올해 7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안착시켜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는 이런 비효율 없애기다. 업무시간은 줄여야 하는데 생산성은 최소한 유지하거나,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다 최근 한국에 돌아 온 이진형(35·가명) 씨. 그에게 가장 적응하기 힘든 점 중 하나는 모호한 팀장 지시 해석하기였다. 이 씨는 “못 알아들어도 다들 되묻지 않는 점도 신기했고, 팀장도 다 알고 지시하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은 ‘조직 다이어트’ 중이다.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면 불명확한 업무지시와 보고 단계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 부서 간 협업에 걸리는 시간과 시장 대응도 빨라진다. 한 5대 그룹 임원은 “예전에는 위에서 ‘돌격’ 하면 모두가 야근하며 1등 따라잡기 나섰다. 그건 롤 모델이 있던 시절에나 쓰이던 방식이다. 이젠 1등의 길이 틀릴 수도 있고, 누가 1등인지도 모르게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빠른 조직, IT기업의 비결은 말하면 음악도 틀어주고, 메시지도 보내주며 택시도 잡아주는 똑똑한 스피커. 카카오가 지난해 9월 시장에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다.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0만 대를 넘었다. 소프트웨어(SW) 정보통신(IT) 기업인 카카오에게 하드웨어(HW) 제조는 처음이었다. 시장의 우려도 있었지만 카카오는 개발을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카카오 미니’를 출시했다. 경쟁사 대비 시간을 4배 이상 단축한 것이다. 비결은 팀 신설과 폐지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애자일 조직’이었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 개발 방향이 정해지자마자 AI부문 산하에 음성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A 테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AI부문 팀원들이 주축이 됐고, 카카오톡, 콘텐츠, 포털 등 전 부문 팀원들이 A TF에 모였다. 한 팀에 HW, SW 개발, 마케팅까지 회사 전 분야의 팀원이 각각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였다. A TF 팀원은 100명에 달했다.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였다. 몸집은 컸지만 협업이 필요하면 지체 없이 관련 팀원끼리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서 저 부서 업무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결재 서류와 보고서는 필요 없었다. 팀원들은 빨리 제품을 출시하려 매일 야근을 달고 살았을까? 카카오 관계자는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TF팀 만들 때부터 가능한 시기와 그에 맞는 인원을 정한다. 출시 후에도 업데이트가 가능해 굳이 야근하지 않는다.” 황성현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은 ”수평적인 소통과 협업이 가능한 기업문화, 이에 더해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카카오에서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많게는 1주일에 한 번씩 조직 개편이 이뤄지기도 한다. 관료주의가 들어설 여지가 없는 셈이다. ● 혁신은 야근 아닌 ‘애자일 조직’에서 관료주의 성향이 짙었던 전통적 스타일의 기업들도 IT기업 식 애자일 조직으로 변신중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해 사내 연구개발 성과 공유행사에서 ”우선 실행하고, 빨리 실패해보고, 실패를 통해 다시 배우고, 다시 시도해보자“는 내용의 애자일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애자일 조직 실험이 가장 활발한 곳은 금융권, 그 중에서도 카드업계다. 대표적으로 현대카드는 2014년부터 빠른 ‘심플리피케이션(simplification·단순화)’ 캠페인을 통해 팀장 결재가 필요했던 10여 종의 업무를 ‘서비스데스크’ 일괄 결재로 통합했다. 이에 더해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약 5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월부터 애자일 조직 체제로 개편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조직체계의 단순화다. 기존의 ‘본부-부본부-실-팀-센터’ 다섯 단계조직체계를 ‘본부-실-팀’ 세 단계로 일원화했다. 이 과정에서 50여 개에 달하는 부본부와 센터가 폐지됐다. 부본부는 본부로 통합됐고, 센터들이 폐지되면서 센터가 하던 역할을 팀이 함께 수행하게 됐다. 기존에는 팀이 전략을 짜고 센터가 전략을 수행했다면, 팀이 전략 수립과 수행을 같이 하는 체제다. 현대카드 인사팀 관계자는 ”기존에는 실무를 가장 잘 아는 하위 조직에서 결정한 사안들이 상위 조직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왜곡되는 문제도 발생했다“며 ”조직개편으로 결재 단계가 대폭 축소돼 의사결정이 빠르고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두세 달 걸리던 업무가 2주 만에…ING은행의 ‘변신’ ▼ “지금 여러분을 전원 해고합니다.” 2015년 어느 금요일, 네덜란드 ING은행은 암스테르담 아레나 스타디움에 전 직원을 모아놓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어 다음 주 월요일, 전원 새 직책으로 재발령냈다. ING은행이 개발한 ‘애자일(Agile·기민한)’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이 모델은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조직 혁신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ING은행의 애자일 모델은 가벼운 조직과 빠른 업무 처리가 특징이다. 9명 이내로 ‘분대’를 꾸리고,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혁신하게 만들었다. 마케팅, 상품,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부서의 직원이 한 분대를 구성한다. 직원들이 업무 처리를 빠르게 하기 위해 문서나 보고 체계를 최소화하고 자율성을 강화한 대신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두세 달 걸리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간이 2주로 단축됐다. ‘내재적 동기부여’도 빼놓을 수 없다. 말단 직원에게도 권한과 책임을 줬더니 성과가 늘었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나왔고 ING은행은 네덜란드 대표 모바일 은행이 됐다. 조직 혁신을 위해 ING은행은 구글과 음악·동영상 업체인 스포티파이 등 다른 업종의 기업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ING의 사례는 ‘결재 대기와 흐지부지 의사결정, 느린 시장 대응’이 고민인 기업들에 적용할 만하다는 게 경영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혜진 맥킨지 파트너는 “유럽의 한 화학회사는 특정 연구개발(R&D) 조직만 애자일 개념을 도입하기도 한다. 이렇게 특정 미션이나 조직에만 도입하거나 ING처럼 경영진이 아예 조직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 경영잡학사전 : 애자일 조직 1번부터 5번까지 5명이 줄 서 있다고 치자. 1번부터 5번까지 차례로 업무 지시를 하다 보면 중간에서 왜곡이 일어나기 쉽다. 1번의 의도와 5번이 이해한 것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5번은 오늘도 열심히 쓴 보고서를 퇴짜 맞고 또다시 야근하게 된다. 부서 간 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도 대표적인 비효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도 대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애자일(Agile·기민한)’ 조직이다. △기민함(agility) △부서 간 핸드오버(Handover·업무 떠넘기기) 축소 △플래잉 코치 리더 △자원과 인력의 신속한 재배분이 키워드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펌 맥킨지에서 고안해 네덜란드 ING,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적용했거나 적용하려 하고 있다. 강혜진 맥킨지 파트너는 “부서 간 업무에서 일어나는 일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한 부서 내에서 업무를 하자는 취지다. 그러면 많은 부서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리더의 역할은 관리자가 아니라 플레잉 코치여야 한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은행 문턱을 쉽게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7등급)들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연 10% 안팎의 중(中)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과 카드사들이 앞다퉈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상품을 대출 총량관리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지면 서민의 빚 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중금리 대출’ 활성화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상품을 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기적으로 금융회사의 대출 증가세를 보고받은 뒤 대출액이 급증하면 추가 대출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금융당국은 지난해 저축은행권의 대출 증가액을 전년 대비 5.4% 이내로 묶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축은행 대출 총량 관리를 할 때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고 관련 추이만 살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저축은행들이 요청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려 해도 번번이 총량 규제 문턱에 막혀 좌절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맞춰 저축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상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으려면 금리가 연 18% 미만이어야 하고 상품별로 대출자의 70% 이상이 신용등급 4∼10등급에 해당되는 중·저신용자여야 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수요는 많은데 그동안 규제에 막혀 공급이 한정돼 있었다”며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대표 상품인 ‘사이다’를 연 6.90∼13.50%의 금리로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중금리OK론’(연 9.50∼18.90%), 웰컴저축은행은 ‘텐대출’(연 8.90∼19.90%), JT친애저축은행은 ‘원더풀와우론’(연 15.30∼19.90%) 등의 중금리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카드사 대출 경쟁 저축은행 텃밭으로 꼽히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최근 금융그룹과 카드사까지 뛰어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은행·카드·생명·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참여한 중금리 대출 플랫폼을 상반기(1∼6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계열사 상품 중 고객의 조건에 맞는 최적의 대출상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전체 상품을 조회하고 관리하는 통합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중금리 대출상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도 ‘중금리’ 이름을 붙인 카드론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국민카드(생활든든론), 신한카드(비회원론)가 중금리 대출 고객을 겨냥한 카드론 상품을 내놨고 하나카드는 현재 판매 중인 카드론(금리 연 6.90∼23.00%)과 별개로 중금리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 서비스나 고금리 카드론을 급하게 이용하려던 중간 신용등급의 소비자들이 중금리 카드론 상품을 많이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의 중금리 대출 경쟁이 심화되면 혜택은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성모 mo@donga.com·강유현 기자}

“‘디지털’은 ‘아날로그’와 맥락이 같습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혜택과 서비스로 이를 충족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은 하나도 다를 게 없습니다.” 8일 서울 중구 삼성카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55)은 처음엔 긴장한 듯 보였지만 ‘디지털’에 대해 묻자 막힘없이 설명을 이어갔다.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그는 지난달 디지털본부장(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카드 보험 화재 증권 등 삼성 금융 계열사 4곳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여성 부사장이다. 삼성카드의 ‘디지털 혁신’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삼성카드는 카드 업계에서도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디지털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았다.○ “모든 디지털 서비스에는 내 도장이” 이 부사장은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여성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미국의 통신장비회사에서 정보기술(IT)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다가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카드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정보전략담당, 경영혁신실장, 디지털본부장 등을 거쳤다. 카드업계는 최근에서야 핀테크(기술 금융) 바람이 불면서 이공계 출신들을 뽑는 추세다. 이 부사장은 “지금도 적지만 예전에는 이공계 출신 여성이 정말 드물었다. 여성 IT 전문가라는 것이 어느새 나의 정체성이 됐고, 이를 잘 살려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라는 칭찬을 어색해하면서도 “지나고 나서 보니 삼성카드의 디지털 서비스 관련 서류에는 모두 내 도장이 찍혀 있었다”며 웃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디지털 서비스는 대부분 이 부사장의 손을 거쳤다. 2016년 4월 삼성카드는 업계 최초로 고객이 24시간 365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같은 해 10월엔 종이 신청서를 태블릿PC로 전면 교체했다. 고객이 카드를 발급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일이나 단축됐다. 삼성카드는 업계 최초로 자동차금융 시장(다이렉트 오토)에도 뛰어들었다. 삼성카드를 뒤따라 다른 카드사도 대부분 이 서비스들을 도입했다. 삼성카드는 카드모집인 대신에 고객이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직접 카드를 신청하는 비중이 다른 카드사보다 높다. 이 부사장은 “제휴업체를 늘리는 보여주기식의 서비스를 지양하고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찾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 “따뜻한 디지털 전문가” 이 부사장은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중에서도 ‘커뮤니티 서비스’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삼성카드는 2016년부터 출산·육아, 유아교육, 반려동물, 중장년층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순차적으로 개설했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소통 공간’을 만든 것이다. 삼성카드 회원이 아니어도 이 커뮤니티들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출산·육아 커뮤니티인 ‘베이비스토리’는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가 50만 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 부사장은 “기업과 사회가 디지털을 통해 어떤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내가 목표로 하는 ‘따뜻한 디지털’과 맞아떨어져 관심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이룬 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특히 자신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을 때 여성 후배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그는 “내가 후배들의 모델이 되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반대로 내가 제대로 못하면 후배들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생각이 나를 채찍질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워킹맘’인 이 부사장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가족들이 든든한 힘이 됐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하루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이 한국에 들어와 사무실을 구경시켜 줬더니 굉장히 놀라며 ‘엄마가 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아이들에게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킹맘 후배들을 위해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엄마가 힘을 내면 아이들도 힘을 내지 않을까 싶다”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혼자 사는 40, 50대 중장년층이 소득은 높지만 소비는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자사 고객들의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와 1인 가구 2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13일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소비특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40, 50대 중장년층 1인 가구는 다른 연령대 1인 가구보다 소득 수준, 경제적 만족도는 높지만 실제 소비는 가장 낮았다. 지난해 월평균 300만 원 이상을 번 고객 가운데 50대 비중은 42.5%였다. 이는 20대(14.3%), 30대(32.5%), 40대(38.7%)보다 높은 것이다. 반면 월평균 1인당 카드 이용 금액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용 금액을 1로 환산했을 때 20대 0.9, 40대 0.99, 50대 0.62로 50대가 가장 낮았다. 돈은 많이 벌지만 그만큼 쓰진 않는다는 의미다. 중장년층 1인 가구들의 소비행태를 보면 의료비, 교통비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비용은 쓰되 외식이나 쇼핑 등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의료·교통비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대가 24.3%, 30대 27.5%, 40대 34.7%, 50대 34.6%로 40, 50대가 높았다. 반면 외식·쇼핑은 20대(69.7%), 30대(67.0%)보다 40대(60.1%), 50대(59.3%)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중장년층의 소비성향은 감성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혼자 사는 중장년층이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데 서툴다는 것이다. ‘혼자 생활할 때 언제 불편하냐’는 질문에 20, 30대는 각각 38.5%, 27.2%가 ‘식사, 쇼핑 등 일상 활동’을 꼽았다. 40, 50대는 이 비중이 39.9%, 28.2%였다. 여가 활동과 관련해서는 이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20, 30대의 경우 16.2%가 혼자 여가 활동을 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40, 50대는 4명 중 1명(25.3%)이 혼자 여가를 즐기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또 40% 내외의 중장년층 1인 가구가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감성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대한민국에서 자녀 한 명을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키는 데 평균 8500만 원이 넘게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에 따라 자녀 교육비는 3배나 차이가 났다. 또 50대 이상 은퇴자 10명 중 4명이 계획 없이 은퇴를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 보통사람금융생활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2개월간 전국 만 20∼64세 2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 지출, 자산, 부채 등 경제생활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 ‘보통 사람’의 자산은 3억2501만 원 이 보고서에 따르면 ‘보통 사람’은 평균 3억2501만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동산 자산이 2억4237만 원으로 총자산의 3분의 2가 넘었다. 한국인의 ‘부동산 사랑’이 어김없이 드러난 것이다. 전체 응답자 중 63%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부채 잔액은 평균 6016만 원이었다. 이와 함께 자녀 한 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들어가는 총 교육비는 평균 8552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교육비가 6427만 원(75%)에 달했다. 보고서는 대학 진학 후 등록금까지 고려하면 1억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구 소득에 따라 교육비는 최대 3배 차이가 났다. 월평균 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자녀 1인당 총 교육비는 1억4484만 원으로 300만 원 미만인 가구(4766만 원)의 3배였다. 자녀 교육비는 지역별로도 차이가 났다. 서울 거주자(1억702만 원)가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7110만 원)의 1.5배를 자녀 교육비로 썼다. 서울 강남 3구는 1억2518만 원을 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거주자 중 15%는 “학군 때문에 이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1%는 유명 강의를 등록하거나 진학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청년들 취업에 평균 468만 원 사용 취업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은 평균 1.4년 동안 주거비와 생활비를 제외하고 468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60%는 이 같은 취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같은 일을 병행했다. 2.7%는 대출까지 받았다. 최근 3년 이내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은 취업까지 평균 1.1년이 걸렸고 384만 원을 썼다. 최근 취업한 사회초년생보다 현재 취업준비생이 취업 준비 기간과 비용 모두 더 많이 쓰고 있는 것이다. 직업별로 보면 공무원이 633만 원(준비 기간 1.6년)으로 취업하는 데 돈을 가장 많이 썼다. 문제집이나 학원비 등에 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직이 480만 원(준비 기간 1.2년), 교육직이 429만 원(준비 기간 1.8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 평균 56세에 은퇴 50대 이상 은퇴자는 평균 56세에 은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예상한 59세보다 3년 정도 빨랐다. 은퇴자의 62%는 원하는 은퇴 시점을 사전에 계획했지만, 은퇴를 계획한 시점에 실제로 은퇴한 경우는 24%에 불과하다. 은퇴자의 38%는 전혀 계획이 없는 상태로 은퇴를 맞이했다. 은퇴자들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381만 원으로 은퇴 전(525만 원)보다 144만 원 감소했다. 은퇴 후 소득은 연금소득이 50%였고 이자 등 금융 소득과 부동산 등 자산 소득이 22%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달 임기가 끝나는 국내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잇달아 연임을 확정짓고 있다. 반면 여러 생명보험사 CEO들은 자리에서 물러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은 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2010년 5월부터 8년간 회사를 이끌고 왔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인 698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세 번째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지난해 12월 KB금융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됐다. 양 사장은 LIG손해보험이 2015년 6월 KB금융에 인수합병되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받았다.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한 메리츠화재도 김용범 부회장을 이달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재선임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아 2016년 연임에 성공한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재신임을 얻었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도 2014년 대표이사 전무, 2015년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올 초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 때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연임이 결정됐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26일 계획된 주총 안건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DB생명은 안양수 사장이 자진 사임하면서 지난달 후임으로 정재욱 사장을 선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5000억 원 규모의 ‘깜짝’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추가 성장 실탄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기반으로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출, 카드 상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높은 금리 혜택과 편리함으로 금융권 전반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일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상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깜짝’ 실탄 장전 카카오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주 2000억 원, 우선주 3000억 원이다. 주식 출자금이 다음 달 25일 예정대로 납입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8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깜짝 발표’라는 반응이 많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9월 50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번 증자 계획을 예고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7%로, 이를 더 끌어올려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당장 카카오뱅크는 1월 말 선보인 ‘전월세보증금대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전월세 보증금의 최고 80%, 최대 2억22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저 연 2.82%(코픽스 신규 기준, 6개월 변동)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심사에도 2영업일밖에 걸리지 않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도 모바일로 제출하면 된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대출을 1000억 원 한도로 선보였는데 이미 840억 원 이상이 소진된 상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증자 이후 이 상품을 상시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리 혜택, 편리성 무기로 급성장 지난해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오픈 첫날 15만 명이 가입한 데 이어 3개월 뒤인 10월 말에는 437만 명으로 가입자가 급증했다. 지난달 말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546만 명을 넘어섰다. 여신 및 수신액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8월 말 1조6100억 원이던 여신 금액은 지난달 말 5조51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수신 금액은 같은 기간 2조1900억 원에서 6조4700억 원으로 커졌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카카오뱅크는 대출 금리는 낮고 수신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끝판왕’이라고 불린다. 또 빠른 계좌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주거래은행에서 일부 금액을 카카오뱅크로 옮겨 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신용카드 사업 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1∼6월) 중으로 새로운 카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 달 출범 1년을 맞는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도 현재 유상증자 추진 막바지 단계에 있다. 케이뱅크는 1500억∼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성장 실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급성장에 맞서 시중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낮추고 새로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6개 금융 앱을 합친 통합 앱을 내놓았다. 다른 은행들도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앱 업그레이드에 나섰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소득이나 자산이 많을수록 평소 영수증을 잘 챙기고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모으려면 많은 월급이나 물려받은 재산보다 ‘검소한 소비 습관’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혔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는 일반인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런 내용의 ‘실천해야 할 자산관리 습관’ 리포트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월 소득 10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은 응답자의 87%가 평소 물건을 사면서 영수증을 챙긴다고 답했다. 하지만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인 사람들은 이 비율이 65%에 그쳤다. 소득이 높을수록 꼼꼼히 영수증을 챙기는 바람직한 소비 습관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또 자산 규모가 1억 원 이하인 사람들은 80%가 할인 혜택이나 사은품 때문에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지만 자산 10억 원 이상은 64%에 불과했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금융회사 직원 등 전문가로부터 정보를 얻는 사례도 많았다. 언제든 상담받을 수 있는 금융회사 직원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자산 규모 10억 원 초과에서는 60%인 반면 1억 원 이하에서는 28%로 낮았다. 돈을 모으는 데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검소한 소비 습관’이 64%로 가장 많이 꼽혔다. 안정적인 직장(54%), 자신의 의지(49%) 등이 뒤를 이었다. 조윤수 삼성생명 수석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기로 접어든 만큼 재산을 모으기 위한 자산관리 습관이 더 중요해졌다”며 “아끼고 덜 쓰는 소비 습관, 최적의 투자처를 꼼꼼히 비교하는 투자 습관, 전문가를 찾아가고 다양한 책을 읽는 공부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최초로 멕시코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6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은행연합회관에서 위성호 행장과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 법인 개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국내 은행 최초로 멕시코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 영업 인가를 받았고 이날 공식적으로 지점을 열었다. 신한은행은 우선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800여 곳과 교포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2022년부터는 멕시코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매영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과 인접해 있으며 북미와 중남미의 중앙에 있어 미주 지역의 중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이날 개점식에 참석한 위 행장은 “멕시코 진출은 중남미 지역의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교포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가 현지에 특화된 소매영업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내 20대 5명 중 1명은 가상통화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투자 목적’으로 평균 293만 원어치의 가상통화를 샀다. 다수의 가상통화 비(非)소지자들은 해킹 우려나 가격 변동성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7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과 6대 광역시, 경기 신도시의 25∼64세 253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3.9%가 가상통화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5%는 구매 경험은 있지만 현재 가상통화를 갖고 있지 않았다. 현재도 갖고 있다는 응답자는 6.4%에 불과했다. 연령층이 낮을수록 가상통화를 사본 사람이 많았다. 20대(22.7%)가 가상통화 구매 경험이 가장 높았고 30대(19.4%), 40대(12.0%) 등이 뒤를 이었다. 60대 고령층의 10.5%도 가상통화를 구매한 적이 있었다. 특히 고령자일수록 투자금액이 많았다. 60대의 평균 투자금액은 약 659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1000만 원 이상을 투자한 비중도 60대가 21.1%로 가장 높았다. 50대의 평균 투자금액은 629만 원이었고 40대(399만 원), 30대(374만 원), 20대(293만 원) 순이었다. 재단 측은 “고령자일수록 고액투자 비중이 높다. 가상통화 투자로 노후준비 자금을 잃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통화를 산 이유(복수응답)로 70.2%가 ‘투자 목적’을 꼽았다. 가상통화의 본래 취지인 ‘결제서비스 이용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34.1%에 불과했다. 가상통화를 현재 갖고 있지 않은 이들 중 향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7%에 그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통합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으며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은행 고객들의 비대면 거래는 전체 은행 거래 중 90%를 넘어선 상태다. 각 은행은 자사 앱을 이용한 예·적금에 금리를 더 높게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앱 서비스 강화하는 은행들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고객들을 위한 통합 앱인 ‘신한 쏠(SOL)’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신한은행 고객들은 은행 거래를 할 때는 ‘신한 S뱅크’, 외화 환전을 할 때는 ‘써니뱅크’ 등 6개의 별도의 앱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신한 쏠’ 앱만 내려받으면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은 또 회원가입과 로그인 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앱 사용 환경을 업그레이드했다.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만 하면 바로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숫자 6자리 비밀번호나 패턴, 지문·홍채 인증 등으로 로그인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통합 앱인 ‘위비톡’을 만들었다. 이 앱을 설치하면 위비멤버스(포인트관리), 위비뱅크(은행 거래), 위비마켓(인터넷상거래) 등 기존에 나뉘어 있던 금융 서비스들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6월 안에 고객상담·환율·가계부 기능을 제공하는 3개의 앱을 통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이렇게 통합 앱을 개설하는 이유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여 비대면 거래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계좌이체, 환전, 자산관리 등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각각의 앱을 내려받아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편리한 앱 환경을 무기로 등장하자 시중은행들도 개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 편의성 자체가 경쟁력이 됐고 각 은행의 자체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카드 등의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을 내놓은 곳도 있다. NH농협지주는 2016년 8월 금융권 최초로 계열사들의 모바일 플랫폼을 합친 ‘올원뱅크’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말에는 이를 고도화한 ‘올원뱅크 2.0’을 내놓았다. 이와 별도로 NH농협은행도 연내에 스마트인증과 금융슈퍼마켓, 스마트알림 등의 기능을 통합한 ‘슈퍼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쏠에 기존에 없었던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등을 탑재했다. 뱅킹 앱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동시에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높은 예·적금 금리 혜택은 덤 시중은행들은 통합 앱을 통해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는 고객들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신한은행은 ‘쏠’에서 적금(주거래 드림적금)에 가입하면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이 앱에서 판매 중인 ‘쏠 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연 금리가 3%나 된다. 시중은행들의 평균 적금 금리(연 2.4%)보다 높다. 6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인 이 상품은 선물하는 사람이 1회 차 금액(1000∼30만 원)만 입금해서 선물하면 받은 사람이 나머지 회차를 입금하면 된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에서 적금에 가입하면 연 0.1∼0.3%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위비톡 이용고객이 위비꿀마켓적금을 가입하면 0.2%포인트 금리를 더 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끔은 피의자가 하는 얘기에도 귀를 기울여주는 게 좋아요. 댁보다 훨씬 현명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눈보라 체이스’(히가시노 게이고·2017년)》그동안 수많은 ‘도망자’들이 사랑을 받았다. 해리슨 포드가 부인을 죽인 살인자 누명을 쓰고 경찰을 피해 도망 다니는 1993년 개봉작 ‘도망자’가 대표적이다. 배우 손현주가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몇 년 전 나온 드라마 ‘추적자’도 떠오른다. 두 작품 모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박진감 넘친다. ‘눈보라 체이스’도 추격 스릴러물이다. 긴박하진 않지만 한번 펼치면 손에서 놓기 어렵다.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인 만큼 살인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이 작가의 책이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스노보드 마니아인 대학생 와키사카 다쓰미는 입사를 앞두고 설산을 찾는다. 스노보딩을 즐기던 다쓰미는 미녀 스노보더와 마주친다. 다쓰미는 그가 셀카를 찍으려는 것을 보고 대신 사진을 찍어준다. 도쿄로 돌아온 다쓰미는 자신이 살인 용의자가 되어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용의자로 특정된 이유가 있다. 다쓰미는 한 노인의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산책을 시키던 중 사고가 나 강아지가 다쳤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된다. 마음 한편에 노인과 강아지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던 다쓰미는 살인사건 전날 그 집을 지나가다가 비어있던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이웃이 본 것. 다쓰미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해 줄 유일한 사람인 ‘여신 스노보더’를 찾아 나선다. 이와 함께 도쿄 경찰의 내부 상황, 살인 사건의 전말, 스키장 사람들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의 실제 모델은 노자와 온천스키장으로 1998년 제18회 겨울올림픽이 열린 나가노현에 있다. 겨울스포츠 마니아인 저자는 소설 중간에 스노보드 기술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평창 올림픽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제격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권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꿈틀대는 가운데 시중은행보다 금리 혜택이 좋은 저축은행 상품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최고 연 4%대에 이르는 예·적금이 나오면서 저금리 시대에 은행권 밖에서 투자처를 찾던 재테크족도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저축은행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1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대출 연체율 같은 건전성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저축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은 해당 저축은행이 우량한지 사전에 확인하고, 원금과 이자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5000만 원씩 분산 저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상 최대 실적 거둔 저축은행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조674억 원으로 2016년보다 2068억 원(2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가장 실적이 좋았던 때는 9250억 원의 순익을 올린 1999년이었다. 대형 저축은행이 잇달아 파산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이자 이익이 6196억 원 급증한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규제 강화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이 2072억 원 늘었는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각종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59조7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조4000억 원(14.1%) 증가했다. 이 기간 자기자본도 6조8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18.4%) 늘었다. 대출 건전성도 좋아졌다. 총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총여신 대비 부실여신비율)이 1년 전보다 각각 1.2%포인트, 2.0%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수신액도 2016년 말 45조704억 원에서 지난해 말 51조1815억 원으로 13.1% 늘었다.○ 높은 금리 무기로 ‘고객몰이’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수신액 증가세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5일 현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년 만기)는 연 2.46%다.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1%대 중반인 시중은행과 많게는 1.5%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리 혜택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연 2.20%)보다도 높다. 이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은 페퍼저축은행(연 2.72%)이다. 유진·오투·세종 등도 연 2.6∼2.7%로 금리가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연 1.95%)이 그나마 금리가 높지만 대부분의 저축은행보다 낮다. 금리가 연 4%를 넘는 적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방카쉬랑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OK VIP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카쉬랑스 월 납입금액이 1만∼20만 원인 고객은 2.4%의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이를 포함하면 최대 4.6%까지 적금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아주·공평·세람 등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가 넘는 적금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부도가 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적금의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 그 이상을 넣으려면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따져보고 5000만 원씩 나눠서 저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집단대출이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2월 말 현재 집단대출 잔액은 116조9273억 원으로 전달 말보다 2140억 원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2월 5691억 원이 줄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집단대출은 분양 아파트나 재건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에게 단체로 빌려주는 중도금, 이주비, 잔금 대출 등을 뜻한다. 분양시장 활황으로 큰 폭으로 늘던 집단대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증가폭이 꺾이더니 올 들어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지난해 8·2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잇달아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분양시장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 8월 이후 분양 공고를 낸 아파트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묶였다. 다주택자는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었다. 반면 5개 시중은행의 2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0조3030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5493억 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8∼12월 매달 2조 원 이상씩 늘다가 올해 1월 증가폭이 9565억 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면서 지난달 대출 증가액은 1조5000억 원대로 다시 늘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6년 만에 최대인 11조20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금리가 뛰면서 이자 이익으로 37조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9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52.4%(8조7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14조4686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데다 은행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은 37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2조9000억 원) 증가했다. 이자 이익 역시 2011년(39조1040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예대금리 차가 2016년 1.95%에서 지난해 2.03%로 커지면서 이자 이익이 늘었다. 또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이들 은행의 대손비용은 전년 대비 5조5000억 원 감소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특수은행은 2조8000억 원의 순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에도 은행들은 점포와 고용을 줄였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 점포 수는 7077개, 종사자는 11만4295명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279개(3.8%), 4338명(3.7%)이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마트폰, PC 등 비대면 채널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점포와 인력 재편이 이뤄진 것”이라고 “머잖아 점포는 7000개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의 1호 카드인 ‘딥드림 카드(Deep Dream)’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카드 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이례적인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드림 카드는 신한카드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해 9월 22일 선보인 상품으로, 임영진 사장이 취임한 뒤 내놓은 첫 카드이기도 하다. 딥드림은 연회비가 8000원으로 저렴하지만 가성비 높은 혜택을 준다. 전달 이용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최대 0.8%의 기본 적립이 가능하다. 가장 많이 사용한 영역에서는 월 최대 3.5%까지 적립해 준다. 딥드림 100만 장 돌파의 1등 공신은 중장년층이었다. 4050세대 중장년층이 전체 발급 고객의 절반을 차지했다. 성별과 연령을 묶어 가입자를 세분화하면 50대 여성 고객이 가장 많았다. 기본 혜택이 좋은 데다 택시 할인, 주말 주유 할인 같은 부가 서비스가 있어 중장년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가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었다. 100만 장 돌파가 임 사장의 취임 1주년과 맞물려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의 가입이 많아 회사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통화는 ‘못 뚫는 방패’로 흔히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해킹이 가능하다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김용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사이버보안연구센터장)는 28일 열린 ‘2018 동아 인포섹―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취약점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탈중앙화’를 특성으로 하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는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교수가 “해킹으로 뚫릴 수 있다”고 하자 청중은 큰 관심을 보였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2만2493개를 7가지 방법으로 공격해 보니 2만1281개(94.6%)가 보안에 취약했다’는 논문이 이달 발표됐다고 김 교수는 소개했다. 김 교수는 “가상통화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문제점이 드러나면 개발자들이 이를 보완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을 발굴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통화 거래소들의 보안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거래소들이 처음 설계 때부터 보안을 고려했다면 비용을 상당히 절감했을 텐데 뒤늦게 보완하려다 보니 비용과 시스템 등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부 거래소는 이를 보완해 은행 못지않은 보안 능력을 갖췄다. 일회성 대책이 아닌 지속적인 강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상통화의 미래와 블록체인 활용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선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와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규제와 관련해 김 이사는 “미국 일본 심지어 중국도 한국처럼 (문을 닫는다는 식의) 극단적인 발표를 한 곳이 없다. 이런 식이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교수는 “정부의 발표나 내용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다. 규제가 있다고 기술 발전이 저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김 이사는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이 혁신적인 변화를 불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은 개인 간 연결이 촘촘해지고 거래 비용이 ‘0’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이 이를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인터넷 등장 때도 분산이 화두였는데 결국 개인 간 거래가 비용과 효율 문제 때문에 중앙화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상통화의 기반인 블록체인이 보안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현재 시스템은 중앙시스템이 접근을 차단하고 사용자 인증을 하는 체계인데 블록체인은 이 같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한번 뚫리면 데이터 위·변조가 가능하다. 가상통화에 적용된 기술 자체가 미완성”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도 “블록체인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어렵다’는 정도로 보는 게 맞다”며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세계적인 대회를 정말 잘 치렀다. 한국인들은 이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날카로운 외신 기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올림픽을 10번 경험한 미국 뉴욕타임스의 빌 페나인스턴 기자는 이같이 말하며 자신이 경험한 올림픽 중 평창을 최고로 꼽았다. 본보는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 등에서 만난 외신 기자 42명에게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항목은 전반적인 평가와 경기장 시설, 대회 운영, 수송, 숙소, 음식, 편의시설, 올림픽 분위기, 다른 올림픽과 비교, 인상 깊었던 점, 아쉬운 점 등 11개다. 설문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 17개국에서 온 기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의 올림픽 경험은 평균 4.2회였다. 외신 기자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며 평창 올림픽 전반적인 평가에 4.12점(5점 만점)을 줬다. 이들은 경기 운영과 경기장 시설을 높게 평가했다. 설문에서 경기 운영은 4.4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장 시설(4.2점)보다 높았다. 총 16회 올림픽을 취재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베테랑 기자 헐린 엘리엇은 “30년 넘게 올림픽 취재를 다녔지만 평창만큼 경기장 시설과 대회 운영이 뛰어난 곳을 못 봤다”고 말했다. 편의시설(3.8점), 수송(3.7점), 숙박(3.7점)은 3점대 후반을 받았다. 외국인들이 교통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음식(3.2점)이었다. 경기장과 숙소 인근에 음식점이 부족했으며 시설 내부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절반이 넘는 외신 기자들은 ‘친절한 한국 사람들’과 ‘헌신적인 자원봉사단’이 가장 인상 깊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한 영국 기자는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빙상 경기장에만 관중이 몰렸던 것도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평창=김성모 mo@donga.com·임보미 기자}

“엄마∼ 참 잘했어요. 우리 엄마 최고!” 21일 평창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팀 스프린트 준결선이 열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 19분19초17(1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채원(37)은 메달과 거리가 멀었지만 챔피언만큼 빛나는 미소를 내비쳤다. 남편과 일곱 살 딸 은서가 그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 은서 양은 “우리 엄마가 최고”라며 최하위를 기록한 엄마를 치켜세웠다. 이번 올림픽은 이채원의 마지막 올림픽이자 가족들이 그의 경기를 눈앞에서 본 첫 번째 올림픽이다. 그래서 더 뜻깊다. 강원 평창 출신인 이채원은 “이런 큰 무대에서 경기하는 걸 가족들이 처음 봤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내 고향에서 하는 올림픽이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기분 최고다”라고 말했다. 1981년생인 이채원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최고령이다. 경력도 화려하다. 1996년부터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71개의 금메달을 딴 국내 최강.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선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번의 겨울올림픽에 출전했다. 그가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다. 이채원의 ‘무한 도전’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날 함께 팀 스프린트 경기에 출전한 주혜리(27)는 “언니(이채원)와 함께 올림픽에 나온 것 하나로 목표를 이뤘다. 항상 함께 뛰는 것을 꿈꿔 왔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팬들도 감동했다. 한 관람객은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여러 번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존경받을 일”이라며 “그를 본받아 한국 스키에서도 금메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이채원은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시원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선수 생활은 2년 정도 더 할 계획이지만 다음 올림픽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