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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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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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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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감염 위험 없어도 결핵 발생 병원서 왔다고… 신생아 내쫓는 산후조리원

    이달 초 황달이 심한 갓난아이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아실에 맡겼던 산모 A 씨(33). 이 병원 간호사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18일 부랴부랴 아이의 결핵 검사에 응했다. ‘음성’이라는 결과에 안도한 것도 잠시, A 씨의 아이가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O산후조리원은 20일 A 씨에게 “아이와 함께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아이가 결핵에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활동성 결핵 신생아도 아닌데… 21일 질병관리본부와 이대목동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중환아실을 거친 신생아 166명에 대한 집단 조사가 18일 시작된 이후, 조사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산후조리원이 신생아의 입실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활동성 결핵’ 환자가 아니라면 타인에게 결핵균을 전파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근거 없는 공포가 번지는 모양새다. 또 다른 산모 B 씨(31)는 입원해 있던 산후조리원에 아이만 남긴 채 혼자 퇴원해야 했다. 아이는 역학조사에서 결핵 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정됐지만 산모는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B 씨가 임신 초기 이미 결핵 검사를 받았고 출산 후엔 결핵에 걸린 간호사와 직접 접촉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안 맞는 조치다. 서울 양천구의 D산후조리원은 한 산모가 아이를 이대목동병원에서 분만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입원 예약을 취소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21일까지 이 같은 민원을 4건 접수했고, 실제 피해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열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 활동성 결핵 환자일 경우에 기침 등을 통해 주변에 결핵균을 퍼뜨릴 수 있다. 하지만 결핵균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복 결핵’ 보균자라면 결핵균이 전혀 전파되지 않는다. 결핵균이 폐가 아닌 림프샘(임파선)이나 내장에 숨어 있어 체외로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 “‘입원 거부’ 조리원 제재해야” 그런데도 산후조리원들이 결핵에 과민 대응하는 것은 활동성 결핵과 잠복 결핵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결핵 산후조리원’ 사건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과 8월 대전 서구와 서울 은평구의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조무사 2명이 각각 결핵 판정을 받아 신생아 501명이 집단 조사를 받았다. 당시 활동성 결핵이 생긴 신생아는 없었고, 잠복 결핵은 50명으로 나타났다. 이후 당국이 산후조리원 종사자의 건강관리 의무 수준을 높이는 등 감염병 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업계에선 ‘결핵’이라는 단어만 언급돼도 입원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산모와 아이의 입원을 임의로 거부하면 산후조리원을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모자보건법과 공정거래위원회 ‘산후조리원 표준약관’엔 산후조리원의 부당한 입원 거부를 막을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감염 위험이 없는 신생아는 입원을 거부하지 말라”는 협조 공문을 전국 산후조리원에 보낼 계획이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결핵 예방·치료 정책은 강화하되 비과학적인 공포심은 줄일 수 있도록 결핵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적극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1일까지 이대목동병원이 결핵 간호사와 접촉했던 신생아 166명 중 150여 명(90.4%)을 검사한 결과 활동성 결핵 환자는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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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현 CJ회장 재상고 포기 “병세 악화… 젓가락질도 못해”

    지난해 12월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했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했다. 유전병으로 인한 건강 악화가 심각해져 재판과정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상고 취하로 이 회장은 더이상의 법적 절차 없이 기존 형이 확정되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실시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 19일 CJ그룹은 “이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더는 재판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며,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재상고 취하 사유를 밝혔다.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구속집행 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 머물고 있는 이 회장이 사면 등을 통해 풀려나 본격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다. CJ그룹은 재상고를 취하하면서 이 회장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형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현재 스스로 식사하기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 병이 급속히 진행돼 발과 손의 변형이 심해져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의 주치의인 김연수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최근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근육이 거의 소실돼 뇌중풍(뇌졸중) 환자처럼 손가락이 말리는 증상이 심해졌다”면서 “숟가락, 젓가락질을 못 해 스스로 식사하기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의 발 역시 손처럼 안쪽으로 말리는 증상이 심해져 현재 부축 없이는 걷지 못하며 이로 인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CJ그룹이 19일 공개한 이 회장의 손발 사진을 보면 손가락과 발가락은 구부러져 있고 종아리는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 이 회장의 종아리 근육량은 2012년 말보다 26%가량 줄었다. 김 교수는 “이 회장은 몸에 무리를 안 주면서 근육을 키우는 수중치료 시설, 무중력 트레드밀 등 전문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병원에는 이런 시설이 없다. 또 키 168cm인 이 회장의 현재 몸무게는 52kg으로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 이전보다 8kg가량 줄었다. 부인으로부터 이식받은 신장의 거부 반응이 계속 나타나는 것도 문제다. 이식 거부 증세를 완화시키려고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다 보니 이 회장의 면역능력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감염 우려도 크다. 심리적 압박도 병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2013년 7월 횡령 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후 이 회장은 3년 동안 재판과 투병을 이어왔다. 지난해 8월에는 아버지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사망했다. 어머니인 손복남 여사는 이 회장이 파기 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은 이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져 현재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가족의 상황은 이 회장이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감, 무기력증에 시달리게 하는 원인이 됐다. 이 회장은 최근 “내가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주변에 죽음에 대한 공포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 회장의 가족은 최근 재상고 취하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CJ그룹은 투자 규모가 위축됐고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연초 계획한 투자액 3조2000억 원 중 2조6000억 원만 사용했다. 2014년에도 투자 목표액은 2조4000억 원이었으나 실제 집행한 금액은 1조9000억 원이었다. 지난해와 올해는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을 아예 세우지 못했다. 최근 CJ헬로비전 매각 무산에서 보듯 계열사 재편을 통해 문화 산업과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오너가 있었다면 CJ헬로비전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많아졌을 때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이진한 기자 의사}

    •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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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신약 신속심사, 폭넓은 치료 기회 보장

    일반적인 상업제품과 달리 사람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은 여러 단계의 심사 과정을 거칩니다. 심사에는 보통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십 개월까지 걸립니다. 하지만 신약이 기존 약에 비해 생존율을 월등히 높이거나 심한 부작용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기다리는 의사나 환자 입장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보다 빨리 신약을 접할 수 있도록 심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신속심사’ 제도입니다. 신속심사 제도는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신약후보물질이 FDA에 의해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우선순위 의약품의 경우 표준 심사 주기인 12개월이 아닌 8개월 이내에 심사를 진행하거나 2상만으로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짓습니다.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그만큼 신약의 효과와 이로 인한 환자 혜택이 명백해 보이기 때문인데, 최근 미국에서 신속심사를 받은 신약들을 살펴보면 어떤 신약들이 의미 있다고 가늠되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가령 노바티스의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는 그 효과를 인정받아 8개월 만에 신속심사를 받고 지난해 7월에 미국에서 시판을 허가 받았습니다. 이 약은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등 뚜렷한 효과를 입증 받은 약입니다. 국내에는 4월에 도입됐습니다. 최근 또 다른 사례로는 얀센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서튜러’를 들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개발된 이 약은 미국 FDA의 신속심사로 2012년 2상 임상만으로 허가됐습니다. 다제내성 결핵은 전염성이 강하고 약 3명 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입니다. 약제를 여러 개 복용하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책이 없었는데, 서튜러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에서 기존 치료 대비 2배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였습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 3월에 도입됐으며 올해 7월부터 치료비 전액이 건강보험급여 지원이 돼 환자는 무료로 복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선 2001년부터 신속심사 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FDA와 마찬가지로 신약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의약품 허가 시 필요한 제출 자료의 일부를 시판 후에 제출해 기간을 단축합니다. 의약품에 따라 FDA와 국내에서 신속심사를 받은 의약품은 다르지만, 적시에 의약품을 공급해 국민에게 폭넓은 치료 기회를 보장하고자 하는 의미는 같습니다. 국내에서 최근 신속심사를 받은 의약품은 3년간(2013∼2015년) 희귀의약품, 항암제 등 총 35품목입니다. FDA 및 국내의 신속심사를 받은 의약품은 의료진, 환자의 기대가 크고, 오래 기다렸던 치료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약들을 환자가 조금이라도 빠르게 만나볼 수 있도록 심사 기간을 단축한 만큼 실제 의료현장에서 잘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 및 의료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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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퇴 맞은 폴크스바겐…32개 차종·79개 모델 판매금지 처분

    폴크스바겐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3대 중 2대는 정부에 허위인증을 받는 등 속여 판매한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인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폴크스바겐 32개 차종에 대한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 명령을 이달 중 내리겠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환경부에 보낸 수사결과 공문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국내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소음·배출가스 등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허위로 받은 인증은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달했다.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이들 차량은 국내에서 총 7만 9000여 대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차종은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조작으로 적발된 15개 차종(12만5000여 대 판매)과도 다른 차종이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이 정부에 허위인증을 받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난 차량수를 모두 더하면 약 20만4500여 대에 이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본격적으로 국내 판매에 돌입한 2007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은 약 30만 대로 추정된다. 즉 국내 도로를 주행 중인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 중 68.1%가 소음과 배출가스와 관련된 서류를 조작한 차량인 셈이다. 환경부는 서류 인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새로 드러난 32개 차종, 79개 모델과 관련해 인증취소와 판매금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32개 차종 중 이미 배출가스 기준이 현행인증기준 보다 낮아 이미 판매가 중단된 ‘유로5’ 기준 경유차종 등 5개 차종을 제외하고 인기모델인 ‘티구안 2.0 TDI BMT’ 등을 포함하는 27개 차종은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이다. 환경부는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계획을 12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에 통보하기로 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행정처분을 예고한 뒤 10일 이내에 업체의 소명을 듣는 청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22일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소명을 들은 뒤 이달 중으로 인증취소 처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증취소 대상 차량은 소음과 연비서류 조작, 무인증 차량 반입 등 심각한 법적 문제가 검찰 수사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행정처분 결정을 늦출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인증취소 대상이 된 32개 차종은 배출가스 조작차량과 달리 결함시정(리콜)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은 다소 낮은 편이다. 환경부는 허위인증과 부품결함은 다르다고 보고 신중한 입장이다. 만약 리콜명령까지 내려지면 최근 강화된 규정에 따라 차주는 반드시 리콜을 받아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차량정기검사에서 탈락시키는 등 제재가 가해지나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가 행정처분 내용을 확인한 뒤 법적대응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대책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려했던 상황 중 최악의 상황이지만 소명절차도 남아있으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nabi@donga.com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임현석기자 lhs@donga.com}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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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진한]갈 길 먼 웰다잉법

    지난달 25일 부산 해운대에서 250여 명의 폐암 환자와 보호자, 의사들이 2km 남짓 거리를 함께 걷는 ‘파란풍선 마라톤 걷기대회’가 열렸다. 17년째 한국인의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의 예방과 금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폐암학회가 마련한 행사였다. 2km는 살짝만 걸어도 숨이 찬 폐암 환자들에게는 아득하게 멀고 긴 거리다. 하지만 이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걷고 또 걸었다. 걷는 곳곳에서 폐암 전문의와 부산 지역 고교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교통정리와 길 안내를 하며 한마음이 됐다. 폐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초기에 통증 같은 증세가 없어서 가장 늦게 발견되는 대표적 암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유명한 ‘글리벡’ 같은 혁신적인 치료제도 없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나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었던 폐암 환자에게 구원의 손길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면역항암제가 마법의 약처럼 폐암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고 믿는 분들에게 죄송한 이야기를 하자면, 작년 한국에 들어온 이 약은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고 폐암 환자의 평균 수명은 늘리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효과에 대한 검증도 안 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폐암 등 많은 말기 암 환자는 기존 항암제로 치료를 받다가 결국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선다. 더 독한 항암제로 치료를 계속 받을 것인지 아니면 호스피스를 통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말이다. 대다수 말기 암 환자는 여러 가지 항암제를 사용해 보다가 결국은 병원 또는 집에서 힘들게 삶을 마감한다. 절망 속의 말기 암 환자 7명 중 1명(13.8%)은 덜 고통스럽게, 좀 편안하게 삶을 정리하고자 호스피스 병동을 선택한다. 국내 호스피스 병상은 현재 1100개 정도 된다. 국내 호스피스를 활성화하려면 병상 수가 적어도 2500여개는 돼야 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의 경우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만 겨우 입원이 가능할 정도다. 적잖은 환자가 병원 밖에서 입원실을 기다리다 죽음을 맞거나 입원하자마자 세상과 작별을 하는 셈이다. 물론 병상 수만 늘리는 게 최선은 아니다. 병동의 질적 관리, 지역적 안배를 통한 효율적인 시스템 마련, 가정 호스피스 활성화 등이 병행되는 종합적인 호스피스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은 40병상의 호스피스 병동을 만들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학병원급으로는 꽤 큰 규모로 상당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암 환자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10병상 정도의 호스피스 병동을 어렵게 만든 걸 보면 서울대병원이 얼마나 힘든 결심을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올해 1월 국회에서 웰다잉법이 통과되면서 많은 말기 암 환자가 품격 있는 죽음을 맞기 위한 호스피스 제도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법 통과 후 반년이 지났음에도 연명치료나 호스피스와 관련해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조치는 거의 없다. 웰다잉법 시행은 내년 8월부터지만 당장 말기 암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겐 시간이 없다. 치료의 지속 여부를 본인이 결정하는 연명치료 문제도 병원마다 기준이 달라 혼선이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웰다잉법 관련 부서가 호스피스 정책은 질병정책과, 연명치료는 생명윤리과로 이원화돼 있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 마련과 정책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는 조직 통합이 먼저라는 것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법 통과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친형이 연명치료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속히 웰다잉법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고 있다.이진한 정책사회부 차장·의사 likeday@donga.com}

    • 20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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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척추수술 후 재발 되는 통증, 비수술 치료-코어운동으로 잡는다

    최근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척추질환 때문에 수술을 받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인한 수술은 2014년 14만1456건에서 2015년 14만5181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다. 이를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Post Spinal Surgery Syndrome·PSSS)’이라고 부른다. 이 증후군에 대해 신경외과 전문의로 대통령 의료자문의를 맡고 있는 고도일 병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수술 후에도 계속 되는 허리통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사는 주부 박모 씨(60)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되는 요통과 다리통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으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박 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한동안 통증이 나아지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허리와 다리로 뻗는 통증이 재발했다. 다시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은 척추 수술을 시행한 뒤에도 요통, 하지통, 저림증 등의 증상이 남아 있거나 재발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단순한 한 가지 원인의 요통이 아니라 수술 후 변형된 뼈나 관절의 이상, 근육의 변화, 신경장애 및 심리적 요인 등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관여하는 상태의 통증이다. 이러한 증후군이 나타나는 주 원인은 △수술로 손상을 입은 디스크나 주변 조직이 충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일을 하는 등 좋지 않은 자세를 장시간 취할 때 △수술 부위의 염증과 수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신경손상 혹은 수술 부위에 유착이 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또 허리 근육의 약화 및 위축, 척추 인대의 약화, 수술 뒤 퇴행성 진행에 의한 척추관협착증, 척추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경우 등도 원인이 된다.풍선확장술-신경성형술 각광 척추 수술은 최후의 치료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만큼 큰 마음을 먹고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 후 통증이 재발하면 다시 척추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환자들의 심리적 고통은 더욱 크고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최근 척추 수술 후 재발되는 통증을 조절하는 데 비수술적 치료방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는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실제 수술을 필요로 하는 척추질환은 전체 척추질환 중 약 5%에 불과하다”면서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와 일반 척추질환 환자는 풍선확장술,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풍선확장술은 풍선확장 기능이 장착된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치료하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카테터 끝에 달린 풍선을 이용하여 협착 부위를 넓혀준 뒤 협착 부위와 신경 사이의 유착을 녹이는 효소제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의 염증 및 부종을 줄여주는 항염증제를 주입하는 치료법. 신경성형술은 마찬가지로 카테터 끝을 이용해 유착을 풀어준 뒤 유착방지효소제와 항염증제를 주입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과 부종, 신경 주위의 유착을 치료하는 비수술치료법이다. 풍선확장술과 신경성형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시행되고, 출혈과 흉터가 거의 없으며, 실시간 영상장치(C-Arm)와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영상을 함께 보고 시술하므로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특히 고령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해 환자들에게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요통환자 위한 ‘요통정복’ 고 병원장은 허리가 아픈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허리운동법을 담은 ‘요통정복’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요통과 관련된 ‘코어근육’ 강화를 통해 빠른 치료 효과와 재발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운동법들이 수록되어 있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핵심이 되는 근육’으로,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와 골반 및 엉덩이와 허벅지 부위의 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심부근육’을 말한다. 이러한 코어근육을 강화시키면 우리 몸의 중심이 바로잡히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줘 척추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고 병원장은 “이 책에는 스스로 그 운동법을 직접 해보고 얻은 변화 및 결과에 대한 확신과 주변인을 통해 도출한 많은 임상 결과가 담겨 있다”며 “병원과 거리가 멀어 통원치료가 어려운 지방 및 해외 환자들의 경우 운동법을 병원에서 배운 후 귀가해 책을 보고 꾸준히 따라 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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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중증 외상 환자 ‘골든타임’ 1시간 내 병원 찾아야”

    “교통사고, 자상 등으로 인해 생기는 출혈성 중증 외상 환자는 1시간 이내(골든타임)로 병원을 찾아야 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조현민 흉부외과 교수(사진)는 “국내 중증외상 환자 중 적절하게 치료하면 살릴 수 있었을 사망자 비율이 35%에 이른다”고 27일 말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15∼20%인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조 교수는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인 1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된다”면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미국의 가브리엘 기포드 전 하원의원도 사실 총상이 발생하고 15분 이내에 바로 수술을 했기 때문에 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한 외상 뒤 15분 안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이 살고 30분이 지나면 50%가 사망하고 1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 개원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으로 온 환자들을 선진국 수준으로 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중환자실 50병상, 일반병상 80개, 수술실 6개, 응급실 병상 12개, 외상전용의 소생실 2개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외상센터이다. 국내 권역외상센터는 부산대병원 말고도 아주대병원, 인천 길병원, 원주 세브란스병원, 단국대병원, 대전 을지대학병원, 광주 전남대병원, 목포 한국병원, 울산대병원 등 9곳이다. 하지만 독립된 건물을 소유한 곳은 부산대병원과 아주대병원 등 두 곳뿐이다. 이들 센터는 신속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최신식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에 있는 GE헬스케어의 레볼루션 컴퓨터단층촬영(CT)의 경우 고해상도 영상 이미지를 제공하고 빠른 촬영 속도를 자랑한다. 전신 CT 촬영 시 걸리는 시간은 5초면 가능하다. 더구나 소아 외상 환자 등에게는 저선량 기술을 통해 방사선 피폭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급속혈액가온주입기, 이동형 환자감시장치, 이동형 인공호흡기 등 외상 환자에게 적절한 최신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외상센터 필요성에 대한 국내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교수는 “서양은 1950년대부터 외상센터를 만들어 시스템을 발전시킨 반면 우리는 5년 전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이후 이제 외상센터를 시작한 걸음마 수준”이라며 “무엇보다 턱 없이 부족한 외상 전문의 인력 양성이 시급하고 권역별 외상센터 중심으로 지역 기반의 외상센터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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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사계절 내내 미세먼지에 지친 몸, 녹차로 지키세요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가 사계절 내내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로 익숙해 진지 오래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몸속에 축적되어 호흡기 질환, 눈 질환, 알러지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 미세먼지는 국제적으로도 큰 환경 문제로 대두돼 있있다. 특히 호흡기 깊숙이 있는 폐포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염증을 일으키며, 이러한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폐포의 기능이 저하돼 벽이 두꺼워지거나 탄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폐포의 손상은 폐기능 저하로 이어져 만성폐질환으로 연결되거나 기존의 폐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에 붙은 독성물질은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백혈구 등 면역 반응 물질을 활성화시켜 신체 내 염증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게 되면 혈액 내 응고물질이 증가해 혈전이 생기거나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급성 심근경색, 심장마비 혹은 뇌중풍(뇌졸중) 등과 같이 위중한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지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많은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녹차가 황사와 중금속 등의 미세먼지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풍미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은 호흡기에 흡착된 중금속 등의 유해성분을 직접 제거할 수는 없으나, 체내 흡수를 막고 항산화 작용으로 중금속에 의해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또한 폐 속에 침투한 미세먼지로 인해 일어나는 각종 염증 반응을 억제시키며, 카테킨의 킬레이팅(chelating) 효과를 통해 호흡기, 소화기 내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오염도가 높은 아침과 저녁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직장이나 학교생활 등 활동이 많은 시간이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염증 작용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섭취와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담배를 피운다면 흡연량을 줄이거나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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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100% 척추 관절보존 수술로 91세 할아버지 통증없는 ‘제2인생’

    경기 안산에 사는 김준겸 씨(91)는 요즘 즐겁게 제2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5년간 허리통증에 시달리다가 최근 치료를 받고 통증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도움 없이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꽤 먼 거리를 혼자서 걷기도 하고, 안산에서 평택까지 재활을 위해 통원치료를 다닐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김 씨는 올해 2월 설 명절에 다리가 땅겨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통증이 심해 차례를 지내를 것도 포기했었다. 다행히 지인의 소개로 경기 평택의 PMC 박병원의 박진규 병원장에게 100% 관절을 보존하는 ‘ULBD(Unilateral laminectomy for Bilateral Decompression)’ 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기존 수술법은 눌린 신경을 풀어줄 때 척추뼈의 신경공(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을 넓히는 등 뼈에 손상을 줬지만 이 수술법은 그러한 손상없이 척추뼈의 옆쪽으로 접근해 거기서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법이다. 수술 전 김 씨가 받은 진단명은 척추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척추협착증’. 김 씨는 “나이가 있어 수술을 할 엄두도 못 내고 주사로 통증을 치료하려 했는데 통증이 사라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제 통증이 없으니 행복하다”고 말했다.수술 필요한 고령의 환자에게 적합 김 씨는 2011년부터 다리가 땅기는 등 통증을 느꼈고, 올해 들어서는 왼쪽 다리를 쓸 수 도 없고 앉아도 아프고, 허리를 구부려도 아픔을 느꼈다. 안산, 서울, 대전, 인천 등의 소문난 여러 병원을 찾아 신경치료도 받아보고 한의원도 다녀 봤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 대학병원에서는 ‘척추유합술’을 권유했다. ‘척추유합술’은 불안정한 척추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로 전신마취에 5, 6시간의 긴 수술로 수혈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물론 척추협착증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 치료 등으로 가능하고 중기에는 ‘풍선 확장술’ 같은 치료법도 있다. 그러나 협착이 심한 환자는 부득이하게 수술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척추 관절에 손상을 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ULBD’수술을 박 원장은 김 씨에게 권했다. 고령의 나이임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 수술법은 특히 수술이 불가피한 퇴행성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척추 협착증’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척추관절 손상을 최소화하며 보존하므로 척추관절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척추 관절 손상 없는 최소 침습법 PMC 박병원 신경외과 연구팀은 척추관 협착증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인 ULBD 치료법의 임상 결과를 2014년 10월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즉, 척추 관절 손상 최소화하여 임상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술법임을 입증한 것이다. 허리 수술 후에 발행할 수 있는 전방전위증(척추뼈가 어긋나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척추관절 보존이 그동안 의학적인 과제였는데 ULBD 수술법이 이를 해결해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병원장은 “ULBD는 척추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협착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최소 침습적인 방법”이라며 “그동안 시행해 온 척추유합술을 대체하는 수술법으로 척추 관절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데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 보건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척추 협착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약 134만 명(남자 48만 명, 여자 86만 명)이다. 나이 들면서 척추관 주위 조직의 비대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신경이 뼈나 인대에 눌려 통증이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좁은 신경관을 갖고 태어나는 게 원인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 후천적 퇴행성 변화로 후관절, 황색인대 등의 척추관절 부위가 커져 발생한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이 허리통증이고 다리가 터질듯 아프거나 엉덩이와 허벅지가 땅기고 점차적으로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도 비슷해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그러나 쉬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제일먼저 이 병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통 40대에 시작해 50, 60대에서 점차 심해지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치료는 60대 이상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50대 여성의 경우는 대부분 폐경 이후 척추 자체의 퇴행성 협착증뿐만 아니라 노화 현상과 함께 호르몬의 변화로 인대가 필연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척추 전방전위증이 잘 발생한다. 신경관이 심하게 좁아져 통증이 심각한데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의 악화로 인한 보행 장애는 물론이고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마비나 대소변 장애, 하지근력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예방법은 수영, 자전거 타기, 가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나 조깅 등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운동은 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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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분 진료… 중환자 중심… 서울대병원 변화 바람

    “일부 과이긴 하지만 2, 3분 진료가 아닌 15분 진료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한 상태가 아니니 동네병원에 가서 진료받으시면 됩니다.” 서울대병원이 ‘환자가 최고’인 병원으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병원의 수장 서창석 병원장이 병원의 조직과 인사 전반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대통령 주치의에서 서울대병원장으로 직행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 속에서 병원 수장에 올랐다. 하지만 그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에 서울대병원 역사상 처음으로 비서울대 출신(경북대 의대)인 전상훈 흉부외과 교수를 내세우고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원장에 40대인 김병관 교수(49)를 발탁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자 그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보라매병원의 보직교수는 모두 40대로 채워졌다. 또 본인과 병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선배이자 유방암 수술의 대가인 노동영 교수는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강남센터원장으로 임명해 화합의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대병원 K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학연 지연 등으로 뭉친 카르텔과 같은 조직이 있어 그동안 개혁적 성향의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하기 힘들었다”며 “서 원장의 파격적 인사는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2008∼2013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기조실장으로 있으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을 ‘빅5’ 병원으로 키운 주역이다. 특히 의사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처방도 내릴 수 있는 의료정보 시스템 2.0을 개발했다. 이런 혁신 시스템들을 고스란히 서울대병원에도 만들 계획이다. 최근 국립대병원으로는 처음으로 호흡기내과(임재준 교수), 암병원 암맞춤치료센터(종양내과), 폐암조기진단클리닉,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클리닉 등에선 환자당 10∼15분 진료를 시작하고 있다. 기존 2, 3분 진료에서 무려 5배가량 더 많은 시간을 환자 진료에 쏟는 셈이다. 서 원장은 “공공기관으로서 못 했던 권역응급센터 재인증 및 40병상 규모의 호스피스병동을 운영하고, 증상이 경미한 환자는 1차 의료기관으로 보내는 대신 중증질환 및 희귀질환을 책임지는 진정한 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서울대 의대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년부터 본과 2학년을 대상으로 11주 동안의 연구전담학기제를 만들어 학생들이 하고 싶어 하는 분야에서 연구를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KA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국의 로체스터대 의대, 네덜란드의 에라스뮈스대 의대 중 한 곳을 선택해 연구를 진행한다. 올해부턴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의사의 리더십을 고양하는 ‘인문사회의학’도 개설했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상위 1%의 학생들이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고 있지만 그동안 훌륭한 인적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환자를 진료하는 교육에만 치중했었다”면서 “앞으로는 인문학적 교육 등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 미래의 글로벌 지도자로서 국가의 이익과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진정한 최고의 인재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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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유방암 수술 전 항암치료… 생명도 지키고 가슴도 지킨다

    #장면 1. 미혼인 A 씨는 유방암 생존자다. 힘든 수술과 항암 치료까지 견뎌내고 무사히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가슴’은 지켜낼 수 없었다. 암이 커서 가슴을 모두 잘라내는 수술(전절제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권유로 유방외과를 찾은 A 씨는 상담 후 다시 한 번 좌절했다. 담당 의사는 가슴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몸의 다른 곳에 흉터를 크게 남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A 씨가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한 유방암의 상흔이 너무 깊게 남았다. #장면 2. B 씨도 유방암 생존자다. B 씨 역시 마찬가지로 진단 시 수술이 불가능한 크기의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B 씨는 가슴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암을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 전에 항암제 투여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이는 치료(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았더니 암 크기가 커서 불가능했던 수술이 가슴을 보존할 수 있을 정도로 줄었기 때문이다. B 씨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잘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암이 나아도 아물지 않는 ‘사라진 가슴’의 상처 16년 전인 2000년 유방암에 걸리면 10명 중 7명은 가슴을 모두 도려내는 수술(전절제술)을 받았다. 암을 치료하고 나서도 사라진 가슴으로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에게는 필연적으로 신체적인 정신적인 후유증이 생겼다. 가슴을 절제하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거나, 어깨와 다리에 비대칭이 나타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신체적 고통만큼이나 여성성의 상징인 가슴에 손상을 입었다는 생각에 심리적인 후유증도 상당하다. 수술 상처가 남은 가슴으로 향하는 주위의 시선이 불편해 환자들은 새벽 시간에 몰래 목욕탕에 나서기도 한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목욕만이라도 편히 하자는 취지에서, 유방암 환우회에서는 찜질방을 통째로 빌려 단체로 목욕을 하는 행사도 있었다. 하지만 약 10년 전을 기점으로 유방암 치료 경향이 바뀌고 있다. 가슴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암만 제거하는 유방보존술의 시행 비중이 2006년을 기점으로 역전되기 시작한 것. 2013년엔 유방암 환자 가운데 가슴을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받는 환자(32.4%)보다 유방을 지키면서 암만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환자(67.1%)의 비중이 2배가량 많아졌다.오래 지켜보니 ‘별 차이 없다’ 유방암 환자가 치료 후에 재발 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존하는 데, 가슴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이 나은지 아니면 암만 제거하고 가슴을 보존하는 수술이 더 유리한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답은 ‘굳이 모두 절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김건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조기 유방암 환자들을 20년 동안 추적 관찰한 대규모 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방 보존 수술을 받은 환자와 유방을 모두 절제한 환자 간의 장기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며 “유방암에 걸리더라도 가슴을 보존하며 치료를 받은 환자들도 오랜 기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가슴을 절제하지 않고도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된 배경엔 조기 유방암 증가로 수술 방법의 변화와 방사선 치료의 발전, 그리고 수술 전에 미리 항암제를 투여하는 ‘수술 전 항암치료’의 사용이 영향을 미쳤다. 항암제 미리 썼더니 수술 성적도 쑥 올라 학년이 올라가기 전에 앞으로 배울 과목을 미리 공부하는 것을 ‘선행학습’이라고 하듯이 암 치료에도 선행항암치료가 있다. 바로 수술 전 보조요법이다. 유방암의 경우 우선 수술을 통해 종양을 최대한 잘라낸다. 이후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암을 없애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 치료 또는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 그러나 수술 전 보조요법의 경우 수술보다 항암제를 먼저 사용한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에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먼저 암의 크기가 줄기 때문에 가슴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유방보존수술을 받을 수 있다. 또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서도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수술 전 항암제를 통해 암이 얼마나 줄어드는 지 수술 시 확인이 가능하여 일부의 환자에서는 수술로 떼어낸 조직에서 암이 전부 없어지는 ‘관해’가 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선행 요법으로 관해가 온 환자는 재발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기 유방암 중에서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HER2)가 유난히 많은 환자의 경우 HER2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치료제를 같이 사용할 경우 절반 이상의 환자가 관해를 경험하며, 암이 재발하지 않는 상태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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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주목!헬스북]토닥토닥 정신과 사용설명서

    보통 ‘정신과 환자’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온몸을 꽉 죄는 구속복을 입은 환자와 강제격리 등이 생각난다. 또 방치와 폭행 등 인권유린 같은 단어들도 연상된다. 이런 편견들은 정신과 환자의 가족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가족은 정신과 환자를 치료하기보다는 환자가 있다는 것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다급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도 유용한 정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저자는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정신병원에 대한 공포심만 가중시키는 잘못된 정보로 환자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환자들 및 가족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과와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들이 2013년부터 4년간 수백 명의 정신과 환자 및 그 가족들과 함께한 가족 상담교실을 토대로 만들어진 일반인용 정신과 백과사전이다. 정신질환은 어떤 병인지부터 진료를 받는 법, 좋은 의사 선택하는 법, 재정적인 문제, 법적인 문제, 여성환자의 임신과 출산,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치매, 중독장애 환자들, 연말정산에 필요한 서류까지 환자와 그 가족에게 꼭 필요한 현실적인 정보와 지식을 총망라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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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커져가는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 번에 복용하는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ARB계열)과 고지혈증(스타틴 계열) 복합제의 2016년 1분기 처방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0% 성장한 1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출시된 제품도 4개에서 현재 8개로 2배 증가했다. 제품별로 보면 금년 1분기 기준으로 로벨리토(한미약품) 46억, 올로스타(대웅제약) 31억, 듀오엘(유한양행) 27억, 로바티탄(LG생명과학) 12억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밖에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 진출한 JW중외제약의 리바로브이와 일동제약의 텔로스톱도 각각 8억원, 6억원의 실적을 올려 성장세를 보였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이 커지는 이유에 대해 복용편의성의 장점이 있고 관련 성인병을 한꺼번에 동반하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성분별 당뇨병 등 안전성 이슈 논란 업계에서는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에 사용되는 성분에 대한 해외 발 안전성 논란이 이 같은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먼저 고지혈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스타틴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중성지방 수치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환자 1만7802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복용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관계를 확인한 ‘주피터(JUPITER) 연구(2008년)’의 경우 로수바스타틴(제품명 크레스토) 투약군에서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병이 26%나 높았다.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GISSI-HF 연구에서도 로수바스타틴 투약군이 당뇨병 발병을 10% 높인 것으로 2008년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보고 됐다. 로수바스타틴 이외에 아토르바스타틴(제품명 리피도), 심바스타틴(제품명 조코) 등 다른 스타틴 제제도 마찬가지였다. 또 미국에서는 환자가 제약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토의 당뇨병 발생으로 인한 소송 건수가 2400건으로 급증했다.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리피토 및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장기 복용할 경우 기억력 소실이나 당뇨병 증세를 경미하게 높인다고 경고한 것이 소송 제기의 발단이 됐다. 올해 4월에는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이 효과 미흡, 장질환 위험성을 이유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고혈압치료제 올메사르탄의 급여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 서한을 국내 의료계에 배포하는 등 의약품 처방 시 주의를 당부했다.부작용 논란 피해가는 리바로브이 이에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제에 사용되는 성분에 대한 안전성 이슈가 복합제 시장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8개의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중 이 같은 해외 발 안전성 논란을 피해가는 제품은 리바로브이(발사르탄+피타바스타틴)가 있다. 최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피타바스타틴의 허가 변경을 통해 ‘PMS(시판후조사)와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당뇨병에 대한 위험 징후가 없다’는 문구를 사용 설명서에 삽입하도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타틴 제제의 당뇨병 유발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었지만, 정부기관으로부터 당뇨병 안전성을 공인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과는 현재 사용되는 약 7가지의 스타틴 계열 가운데 피타바스타틴이 다른 약에 비해 당뇨병 유발 위험이 18% 가량 낮았다는 ‘J-PREDICT’ 연구와 15개의 가짜약(Placebo) 및 여러 스타틴과 진행한 연구결과를 종합 비교한 ‘Meta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오다와라 마사토 동경대 의대 교수가 2014년 발표한 ‘J-PREDICT’는 스타틴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내당능 장애 고지혈증 환자 1269명을 2007년부터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로 피타바스타틴 제제가 장기 사용 시 당뇨병 촉진 논란이 있는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물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이번 영국 MHRA의 당뇨병 안전성에 대한 승인은 리바로만이 혈당을 높이지 않으면서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는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치료제로 인정한 결과”라며 “앞으로 유럽의약품기구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의약품 허가 담당 기관에서도 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발사르탄 역시 네비게이터(NAVIGATOR) 연구를 통해 베타세포기능 개선 및 당뇨병 예방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리바로브이가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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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주목!헬스북]나는 몸신이다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건강 프로그램 1위로 등극한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가 책으로 출간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된 생활 속 건강법들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원리와 효능, 사례의 전과 후(진단과 효과), 독자가 따라해 볼 수 있는 실천법 등을 의학적인 자료와 함께 상세하게 정리했다. 발바닥을 숟가락으로 문지르면 어깨 통증이 사라지고, 게걸음을 걸으면 고관절 통증이 완화돼 장안에 화제가 됐던 내용들이 담겨 있다. 또 눈 근육 마사지로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 시력이 일시적으로 회복되거나 테이프 하나만 코에 붙였을 뿐인데 침대가 무너질 새라 드르렁 대던 코골이도 잠잠해지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하는 몸신들은 수년에 걸쳐 스스로 터득한 건강법을 아무런 대가 없이, 오로지 나 혼자 알기 아깝다는 생각 하나로 시청자들에게 공개하고 나눠주고 있다. ‘나는 몸신이다’의 김진 PD는 “방송을 통해 지난 1년여간 몸신의 여러 건강법을 전해왔지만, 영상으로 흘러 지나가서 미처 기록하지 못하거나 방송을 놓쳐서 아쉽다는 시청자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간의 방송 중 화제가 됐던 것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방송을 만든 작가들이 직접 집필했을 뿐만 아니라 방송에선 나오지 않았던 팁도 수록해 더욱 완성도가 높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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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원인 알수 없는 무서운 뇌동맥류, 예방적 관리가 가장 중요

    국내 단일 질환으로 사망률 1위인 뇌중풍(뇌졸중)은 70세 이전까지는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70세 이후엔 여자에게서 많이 생긴다. 이 질환은 고령화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뇌중풍 환자 10명 중 6명은 병원을 늦게 찾아 반신마비 등 심각한 후유장애를 갖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년에 44만 명이었던 환자 수가 2009년에는 53만 명으로 18.5%나 증가했다. 뇌중풍 환자의 평균연령은 66.3세로 60, 70대가 가장 많다. 최근엔 스트레스 증가와 서구식 식생활의 변화로 40, 50대의 젊은 층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노인들은 젊은층에 비해 두통, 언어장애, 어지러움 등의 뇌중풍 전조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간을 지체하기 쉽다. 뇌중풍은 크게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증상이 의심되면 일단 빨리 병원을 찾아 뇌출혈인지 또는 혈전으로 막힌 뇌경색인지를 진단하고, 적절한 초기치료를 받아 사망이나 장애 정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조기에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을 막을 수도 있다.머릿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조기검진이 중요 경기 평택에 사는 주부 김모 씨(69)는 만성두통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약을 복용해도 가라앉지 않는 깨질 듯한 두통으로 평택에 위치한 PMC박병원 뇌혈관센터를 방문했다. 의료진은 자기공명영상(MRI) 기기검사와 뇌혈관 조영검사를 통해 약 3, 4mm 크기의 뇌동맥류를 발견했다. 뇌동맥류는 뇌에 있는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있는 것으로 대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돼 뇌출혈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하면 신체마비 등 큰 후유장애가 발생하거나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의료진은 사타구니의 대동맥을 통해 2mm 정도의 가는 관인 카테터(catheter)를 넣고, 뇌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시술은 뇌혈관내 수술인증의사인 김형석 전문의가 나섰다. 뇌동맥류는 ‘코일색전술(시술)’과 ‘클립결찰술(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의료진은 이 병원에서 새롭게 도입된 정밀 혈관 조영촬영기기인 필립스의 ‘AlluraClarity(알루라클래러티) FD 20/15’를 긴급 가동했다.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3D로 구현되는 환자의 뇌혈관을 보며 의료진은 시술에 들어갔다. 김 씨의 경우 뇌동맥류 경부가 넓어 아주 힘들고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자칫 시술 뒤 동맥류에 채워 넣은 코일이 빠져나올 수도 있는 상황. 그래서 주동맥에 경부를 지지하는 스텐트(그물망)를 펴 넣은 뒤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넣고 나서야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칠 수 있었다. 뇌동맥류에 코일을 채워 넣는 것은 뇌동맥류 안으로 유입되는 혈류를 차단해 파열을 막는 것이다. 김 씨는 ‘코일색전술’로 뇌출혈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24시간 전문의에 의한 뇌중풍 치료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PMC박병원 뇌혈관센터의 김형석 전문의는 “뇌동맥류는 아직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고혈압, 외상, 흡연 등이 주원인이고 누구에게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예방적 차원의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뇌혈관질환 미리 알아 치료 가능 PMC박병원이 최근 뇌혈관 및 심장혈관센터를 본격 운영하면서 새로 도입한 장비가 혈관조영촬영장치인 ‘알루라클래러티’이다. 이 장비는 혈관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더 나아가 뇌혈관 및 모든 부위의 혈관 중재시술을 하는 데 쓰이는 정밀기기이다. 이 기기는 방사선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해상력이 탁월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도와준다. 또 새롭게 도입된 15인치 디텍터(lateral detector)는 뇌혈관 중재 시술 시 환자의 두부(머리)에 보다 가까이 밀착이 가능해져 낮은 방사선량으로 정밀한 뇌혈관 진단이 가능해졌다. 중재시술 또는 혈관조영술이란 인체 내의 혈관에 카테터를 넣고,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X선을 조사해 혈관 영상을 얻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혈관에 생긴 이상 병변을 진단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는데, 외과적 수술에 비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점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시술법이다. 고해상도 영상은 의료진에게 매우 작은 병변을 비롯하여 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중재적 시술 시 미세한 병변을 확인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2011년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에서 동일한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품질을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 ‘알루라클래러티’는 뇌혈관 시술 시 평균 73%에 이르는 상당한 방사선량을 감소시키면서도 기존의 중재 시스템과 동일한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혈관, 대동맥질환 등의 다른 분야에 대한 연구에서도 50∼85% 사이의 감소율을 보였다. 김 전문의는 “과거에는 중재적 시술 시 방사선량이 적으면 영상 품질이 더 낮아져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면서 “필립스의 ClarityIQ 기술을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면서도 고품질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의료진은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정확성과 신뢰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됐고 의료진과 환자 또한 피폭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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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정훈재 원장 “인공관절 수술 성패, 진단 수술 재활 3박자 조화에 달렸다”

    서울부민병원의 정훈재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의 성패는 진단, 수술, 재활의 3박자를 잘 맞추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인공관절 수술에 집중하고 있는 이 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관절전문병원이다. 국내 최초로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와 의료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최신 수술법과 치료 사례들을 교환하고 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인공관절 수술의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가? “관절 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최신 진단 장비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들도 이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체중부하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기존 CT가 누워서 촬영했던 것과 달리 이 CT는 체중 부하로 인한 뼈의 부정렬이나 통증 발생 원인, 관절염 부위 등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치 실제 보행 시 상황을 그대로 구현한 것 같은 상태에서 진단이 가능하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수술 전 마취와 함께 수술 부위의 신경을 차단하는 말초신경차단술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적용했더니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과거보다 40∼50%까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과 빠른 퇴원에도 도움이 된다.” ―재활 치료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고 하던데…. “수술이 문제의 관절 조직들을 재정비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정비된 조직들이 제 기능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 재활이다. 의사와 전문 치료사들이 한 팀이 되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개인별 맞춤 재활치료를 해줘야 한다.” ―해외 병원과의 교류로 어떤 최신 정보를 얻고 있는가?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병원 HSS의 의료진과 정기적으로 화상 콘퍼런스를 하면서 유기적인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매년 직접 HSS를 방문해 첨단 수술 기법이나 스포츠 의학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해운대 부민병원 등 전국 4곳의 전문의 25명이 함께 참여한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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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기획]스마트폰으로 진료받고 약 처방… 재진부터 병원 안가도 돼

    #1 오전 2시. 여섯 살 난 아들이 갑자기 눈이 아프다고 우는 상황. 아이를 밤중에 병원 응급실에 데리고 가야 할지 걱정이 가득한 주부 A 씨(36)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작동시켰다. 언제든지 의사와 상담이 가능한 24시간 원격의료 상담 서비스 앱이다. A 씨는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아이의 눈 상태를 병원 당직 의사에게 보여줬다. 의사는 아이의 충혈 상태나 부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화상을 확대해 자세히 살폈다. 의사는 가벼운 증상으로 보이니 응급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A 씨를 안심시켰다. A 씨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매달 5400원을 앱을 만든 업체에 지불하고 있다. #2 최근 몸이 갑자기 피로하고 불면증이 심해진 회사원 B 씨(44). 집에서 스마트폰의 원격의료 전용 앱을 작동시켰다. B 씨는 본인이 평소 잘 아는 의사와 상담 예약을 해 놓은 상황이어서 바로 의사에게 화상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20분 정도의 상담을 마친 B 씨는 의사로부터 불면증 약을 처방받았다. B 씨는 처방 약을 약 배달 서비스를 통해 바로 집에서 받을 수 있었다. B 씨가 낸 원격의료 비용은 분당 3200원으로 총 6만4000원을 지불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가상의 이야기도 아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격의료 사례들이다. 일본은 지난해 8월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지역이나 질환에 관계없이 원격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와 달리 의료계의 반발도 거의 없었다. 의료 상황이 국내와 비슷한 일본이지만 의사가 직접 환자를 찾아가는 왕진제도(수가 25만 원 정도)와 첫 진료 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전화상담 제도(수가 7870원 정도)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나라다. 원격의료는 이러한 제도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돼 의료계가 큰 반발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그러다 보니 일본에선 원격의료 관련 업체들이 상업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원격의료 전용 앱 포켓닥터 상용화 “최근까지 일본 의료기관의 1%에 해당하는 1380개 의료기관이 포켓닥터 원격의료 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3년 내에 일본 전체 의료기관의 10%인 1만여 곳과 계약을 맺고 해외로도 진출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원격의료 전용 포켓닥터 앱을 개발한 벤처기업 MRT의 바바 도시마사 대표는 지난달 28일 포켓닥터를 출시한 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의료기관이 속속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켓닥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해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병원에서 초진을 받은 환자는 포켓닥터를 통해 집에서 본인이 원하는 병원, 원하는 의사를 선택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는 원격의료를 통해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원격의료를 하는 의사는 재진비 730엔(환자 부담은 10∼30%)을 받을 수 있다. 예약 상담의 경우엔 분당 300엔(약 3200원)의 진료비도 받는다. 또 업체는 의사의 오진 위험성에 대비해 배상보험에도 가입했다. 환자는 월 500엔(약 5400원)을 내면 밤에 응급 상황이 생긴 경우 원격상담도 할 수 있다. 바바 대표는 “아플 때 전화상담을 많이 했던 나의 경험을 토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앱을 만들었다”면서 “기존에 복용하던 약만 꾸준히 처방받는 만성 환자라면 굳이 병원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고 또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엄마들이 전문의로부터 상담받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포켓닥터엔 소아과 의사들이 가장 많이 가입했다. 일본에는 포켓닥터 말고도 포트메디컬이라는 앱도 있다. 이 앱은 원격진료에 약 배달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이 업체들은 방문진료,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왕진, 아이들을 위한 소아 상담, 수술 뒤 퇴원 환자 관리 등의 서비스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일본 의사회,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 경쟁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일본의 원격의료 관련 업체들에 비해 일본 의사단체들은 원격의료 활용에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다. 이사카와 히로미 일본의사회 상임이사는 “의사회 입장은 환자 진료에서 대면진료가 원칙이다”라며 “의사는 초진 환자와 대면진료를 한 뒤 재진하거나 왕진 시 원격진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원격의료를 이끌고 있는 일본원격의료학회도 마찬가지다. 도후쿠지 이쿠오 원격의료학회 사무국장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는 낙후 지역이나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많이 이뤄진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 의사가 원격진료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 원격의료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원격화상진단과 원격병리진단이다. 원격화상진단은 지역 병원에서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과 자기공명영상(MRI)을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전송해 전문의가 대신 판독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또 원격병리진단은 외과의사가 수술실에서 환자의 병리조직을 원격화상으로 병리학 전문의에게 보내 진단을 받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사는 환자의 수술 범위를 결정한다. 이러한 방식의 원격의료 건수는 연간 250만 건에 이른다. 물론 환자가 외딴섬에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멀리 있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경우엔 재택원격의료가 활용되고 있다. 하세가와 다카시 일본원격의료학회 상임이사는 “집에 있는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인 재택원격의료는 연간 100만∼200만 건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원격의료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병원은 18곳, 진료소는 544곳에서 시행하고 있다.국내 원격진료, 여전히 논란 중 국내 최초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28년 전인 1988년에 있었다. 서울대병원과 연천보건소 간 원격영상진단 시범사업이었다. 이후 2002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 제도가 도입됐다. 2010년에는 원격진료의 핵심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18대 국회에 제출했지만 야당과 의료계, 시민단체 등이 ‘의료 영리화’와 대형병원 쏠림 우려 등의 문제를 제기해 논의가 되지 못했다. 19대 국회에 들어와서도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2014년 4월 제출했다. 동네의원 중심의 원격의료로만 한정해 대형병원 쏠림 가능성을 막았다. 현재 도서벽지 주민, 군 장병, 거동이 불편한 노인 및 장애인 등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원격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4년 3월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후속조치 계획으로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했지만 의료법인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병원 내 부대사업 범위 확장과 함께 발표되면서 의료 영리화를 위한 정책으로 오인돼 법안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이 없이 일방적인 정부 추진에 반대하며 완전 공개를 전제로 시범사업을 통한 검증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는 원격의료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재택 환자에게 방문간호사와 협력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일본에선 활발하게 진행되는 방식이다. 현재는 방문간호사가 환자의 집을 방문할 때 의사가 발급한 방문간호지시서대로 간호행위만 하게 돼 있다. 환자 상태 변화에 따른 다른 조치가 불가능하다. 원격의료가 적용되면 의사와의 원격의료를 통해 환자 상태에 따른 방문간호지시서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일본처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전화 상담을 통해서도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담수가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져 일본처럼 화상 상담이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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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간벽지-고령환자 등 편의성이 중요… 대면진료와 잘 조화시켜야

    일본은 20년 전인 1997년 후생노동성 고시를 통해 제한적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처음 허용했다. 이후 2015년엔 후생노동성 고시를 개정해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 아무런 제한이 없어진 것이다. 현재 일본의 원격의료를 총괄하는 후생노동성의 간다 유지 의정(醫政)국장과 가미노타 마사히로 연구개발진흥과장을 만나 일본 원격의료의 추진 배경과 현황을 들어봤다. ―지난해 8월 원격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한 이유는…. ▽가미노타 마사히로=무엇보다 환자의 편의성이다. 일본은 재택의료 환자가 늘고 있는 데다가 몸이 불편한 만성질환 환자가 매번 병원에 가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의사와 의사 간 원격의료도 활발하다. 일본엔 전문의들이 대도시로 몰리다 보니 시골 등 산간벽지에는 전문의가 부족하고 지역 간 의료 편차도 심하다. 각종 영상 진단이나 병리 진단의 경우 숙련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때 의료의 질이 높은 병원과 원격의료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 때문에 의사들의 반대는 없었나. ▽간다 유지=의사들의 반대 시위도,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도 없었다. 개업한 의사들이 왕진, 전화상담 등으로 평소 동네에서 주치의와 같은 역할을 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나. ▽간다=일본 의사회는 대면진료를 더 중요하게 여기므로 원격의료를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의사회처럼 대면진료가 기본이고 원격의료는 환자 진료의 보완적인 수단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둘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도 원격진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 개혁 회의가 계속 열리고 있다. ―원격의료 수가는 어떻게 산정하나. ▽가미노타=대면진료와 동등한 수가로 산정해 주고 있다. 또 의사와 의료진 간의 원격의료인 영상진단이나 원격병리진단의 경우 진단 의사와 의뢰한 의사가 수익을 절반 정도씩 나누고 있다. ―원격진료에 따른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큰가. ▽간다=의료비 절감을 위해서 원격의료를 시행한 것은 아니다. 요즘 일본은 산과 전문의 부족 현상이 심각해 분만 전 상태를 모니터링하거나 외딴섬에서 살고 있는 고령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알리기 위한 원격의료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시작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가미노타=원격의료 종사자 교육도 중요하다. 지난해엔 도쿄와 오사카에서 각각 2박 3일 동안 두 차례 교육을 했다. 올해 연수 교육 예산으로 664만 엔(약 7180만 원)을 확보했다. 최근 효율적인 원격의료를 위해 해상력이 높은 화상 기술력과 대량 데이터 전송 기술에 대한 연구를 총무성(산업통신부문 담당)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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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주목! 헬스북]죔죔기법

    30초 동안 두 손만 움직이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채널A 인기 건강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에 몸신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단 30초 만에 스트레스를 날리는 비법을 소개해 화제를 일으킨 설기문 박사가 스트레스 해소법을 책으로 출간했다.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죔죔기법이다. 죔죔기법은 설 박사가 오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한 것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하고 익힐 수 있는 셀프 힐링 기법이다. 방법은 이렇다. 일단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양손을 눈높이에서 어깨 너머로 들어준다. 이런 자세에서 두 손을 동그랗게 말아 쥐었다 펴는 죔죔 동작을 한다. 정면을 응시한 상태로 동시에 양손이 모두 보여야 한다. 이때 고민거리를 말로 표현하며 10∼20초 이를 반복한다. 설 박사는 “손이 옆에서 보일 정도로 시선을 만드는 것은 마치 산 정상에 오른 듯 혹은 탁 트인 바다를 관망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하기 위해서다”면서 “손과 눈의 움직임에 의한 뇌의 자극과 부교감 신경 활성화로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신체적 통증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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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Beauty]“교사가 학생들 시력검사 맡아 눈건강 지키자” 베네수엘라 ‘시력 건강 관리 시스템’ 만들어

    교육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초 중 고 학생 2명 중 1명 이상이, 고등학교 1학년 70% 이상이 시력 이상을 겪고 있어 학생 눈 건강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력은 한 번 악화되면 회복되기 어렵고 이후 평생 동안 관리하는 데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학생에겐 학습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일선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의 시력 검사를 직접 진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베네수엘라의 사회혁신 기업가인 마틴 구스만의 사례는 국내 상황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저개발국가인 베네수엘라의 ‘검안사(시력 측정 전문가)’인 구스만은 지역 어린이의 약 30%만 정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받으며, 4명 중 1명꼴로 눈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베네수엘라 국민 대부분이 시력 상실 등 심각한 눈 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으며, 국가적인 눈 검사 프로그램이 없어 특히 빈민 지역 어린이는 눈 질환과 관련해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한 구스만은 교사들이 직접 ‘시력 검사 교육’을 받고 학교 일선에서 시력검사를 진행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들의 눈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에 착안해 ‘시력 건강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다수의 교사들에게 검안사들의 역할이었던 학생 시력 검사를 주체적으로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전국적으로 눈 검사를 확대시켰다. 우선 첫 단계로 구스만은 교사 대상 민간단체를 조직해 시력 문제 진단 방법 및 학생 개인별 시력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의 대화 방법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3일에 걸쳐 이수하도록 했다. 교사가 아이들의 시력 검사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이후 검안사와 협업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안경 혹은 렌즈 맞춤 제공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이때 눈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안경 광학 연구소 등의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안경과 렌즈를 무료로 지원받도록 했다. 특히 구스만은 교사들이 시력 검사를 하도록 교육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의 것보다 시력을 측정하기에 쉽고 효과적인 ‘시력 진단 키트(kit)’도 개발했다. 실제로 프로그램 시범 운영 해인 2009년 기준 교사들은 하루에 6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시력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구스만의 혁신적인 시스템은 진행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베네수엘라 국민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자녀의 시력 건강이 향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눈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가정에서도 열심히 눈 건강을 관리했다. 안경 제작 및 공급자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의 시력 검사를 직접 진행하도록 교육해 공부하는 아이들의 시력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눈 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식에도 변화를 일으킨 ‘마틴 구스만’의 혁신적인 헬스케어 솔루션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더 많은 사람의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한 사회공헌 캠페인인 ‘Making More Health(메이킹 모어 헬스)’를 통해 지원받고 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공식 웹사이트() 에서 확인 가능하다.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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