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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니? 난 21세 멋진 대학생 오빠야.” 올해 초 네이버의 메타버스(디지털 가상 세계) 서비스 ‘제페토’. 청소년 A 양이 접속하자 아이돌처럼 깔끔한 외모의 아바타가 접근하더니 자신을 이같이 소개했다. 여러 차례 대화를 이어가던 중 그는 밸런타인데이라며 초콜릿 기프티콘을 보내왔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이는 ‘온라인 그루밍(심리적 지배)’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하려는 30대 남성 B 씨의 마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제페토에서 만난 아동 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 등으로 B 씨를 2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제페토에 가입한 뒤 미소년 같은 외모로 아바타를 치장하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어 ‘커플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거나 “역할 놀이를 하자”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환심을 사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B 씨는 피해자들과 길게는 1, 2개월간 연락하며 친분을 쌓았다. 그리고 ‘몸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거나 메신저를 통해 전화를 걸어 성적 대화를 했다. 자신의 신체를 찍은 영상을 피해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B 씨는 이런 수법으로 메타버스에서 최근까지 약 1년간 초등생부터 고교생까지 아동 청소년 11명의 신체 사진 등을 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해 보관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물을 주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한 뒤 피해자들이 노출 사진과 영상을 보내도록 만드는 B 씨의 수법은 전형적인 온라인 그루밍”이라고 설명했다. 아동들의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된 정황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제페토는 사실상 익명으로 가입할 수 있는 탓에 검거도 쉽지 않았다. 경기북부청 사이버범죄수사2대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메타버스 성범죄 문제를 지적한 3월 8일자 동아일보 보도를 보고 B 씨 수사에 착수했다. B 씨는 아동 청소년들과 나눈 성 착취 대화 내용을 캡쳐해 자신의 제페토 프로필에 게시했는데, 경찰은 이를 보고 피해자가 다수일 것으로 예상하고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지난해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수사에 한해 도입된 ‘위장수사’를 활용해 B 씨의 혐의를 포착한 경찰은 추적 2주 만인 지난달 31일 B 씨를 한 주택가 반지하방에서 붙잡았다. B 씨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거주했던 탓에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B 씨의 모습은 아바타와는 딴판이었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B 씨의 집은 먹던 음식과 던져 놓은 옷, 성인용품 등으로 어질러져 있었다고 한다. B 씨는 제페토에서 총 5개의 계정을 사용했고, 계정이 정지된 뒤에도 새 계정으로 재가입해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했다. B 씨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이 증거를 들이밀며 추궁하자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자가 메타버스에서 화려한 외모의 아바타로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성착취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부모와 아이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위장수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디지털 성범죄를 적극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존 레넌의 아들 줄리언 레넌(59)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아버지의 대표곡 ‘이매진(Imagine)’을 불렀다. 줄리언은 8일(현지 시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촛불로 가득 찬 방에서 기타에 맞춰 이매진을 부르는 영상을 공개했다.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이 인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며 작사 작곡한 이매진은 대표적인 반전(反戰) 노래로 꼽힌다. 줄리언은 “베트남전쟁 때 (아버지가) 지은 이 노래 부르기를 몇 년간 참아왔다”며 “만약 내가 ‘이매진’을 부른다면 (세상의) 종말에서야 부르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을 세계에 전달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 곡을 부른다고 밝혔다. 줄리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매진에는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산다고 생각해보세요(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등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가사가 담겨 있다. 줄리언은 “이 노래를 듣는 동안만이라도 우리는 사랑과 화합이 현실이 되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비영리기구 글로벌시티즌(Global Citizen)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관련 모금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됐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우리는 이 악몽으로부터 깨어나야만 했습니다.” 러시아의 유망 스타트업 ‘펀익스펙티드(Funexpected)’의 공동 대표인 사샤 카질로 씨는 최근 가족과 회사 직원 15명을 데리고 러시아를 떠나 파리로 향했다. 카질로 씨의 남편이 러시아에서 반전 스티커를 나눠줬다는 혐의로 감옥에 13일간 수감된 후였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문직에 종사하는 러시아인들 수십만 명이 자국을 떠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러시아인 30만 명이 자국을 떠났다. 이들은 주로 IT(정보기술), 과학, 금융,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직들로 프랑스, 아르마니아, 터키 등 인근 국가로 향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던 IT 분야에선 3월까지만 해도 최소 5만 명에서 7만 명이 떠났다. 러시아 IT 기업인 얀덱스의 엘레나 부니나 최고경영자(CEO)는 “이웃과 전쟁을 벌이는 국가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사내 공지를 올리고 회사를 떠났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예로플로트의 안드레이파노프 부사장도 “국영 기업에서 일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 10일 만에 러시아를 떠났다.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거 러시아를 떠나며 러시아의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협회(IIF)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를) 떠나거나 떠날 계획인 사람들은 고학력자이고 대체로 젊다”며 “이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노동력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유럽부흥개발은행은 당초 러시아의 성장률이 3%에 달하리라 예측했던 것을 뒤집고 “러시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10%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전례 없는 빠른 속도의 대규모 이주에 러시아 정부는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각종 방침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정부는 IT 분야 종사자에게 군 징병 면제를 허용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세금 감면, 우대 담보 대출 등도 약속했다. 그러나 인력 유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러시아에 남아 있는 사람 중에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정보를 공유하는 페이스북의 한 그룹에선 23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가입해 항공편, 이민 문서, 해외 송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헤드헌터(Head Hunter)’에 따르면 러시아의 IT 기업 종사자 약 40%가 해외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 공포에 빠져 있는 가운데 10일 프랑스에서 대선 1차 투표가 치러졌다. 당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선거 막판 극우 국민연합을 이끄는 마린 르펜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강력한 반(反)유럽연합(EU), 반난민 정책을 주창하는 르펜 후보가 승리하거나 마크롱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면 유럽이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이번 투표는 10일 오후 8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3시)에 끝났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24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2017년 대선 때도 결선투표에서 맞붙어 각각 66%, 34%를 얻었다.○ 마크롱-르펜 격차, 한 달여 만에 크게 줄어마크롱 대통령은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직후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등 사태 해결에 깊숙이 관여했다. 전쟁 상황에서 강한 지도자를 원하는 유권자의 심리와 맞아떨어져 2월 28일 조사에서 그는 르펜 대표를 12%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달 초 상원이 마크롱 정권이 연금 개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서 맥킨지 등 민간 기업에 과도한 자문료를 줬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그의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크롱 정부는 지난해에만 8억9390만 유로(약 1조2000억 원)를 자문료로 지불해 2018년(3억7910만 유로)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썼다. 맥킨지가 2020년에만 3억29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최소 10년간 법인세를 한 차례도 납부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1차 투표 이틀 전인 8일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대표 간 격차는 2%포인트로 좁혀졌다. 소셜미디어에는 ‘#맥킨지게이트’ 해시태그가 증가하고 르펜 대표 또한 “국가적 스캔들”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임기 내내 감세, 규제 완화 등 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부자들의 권력자’ 이미지를 쌓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젊은층의 결집이 르펜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외교안보, 연금 개혁 등 거시적 사안에 치중한 마크롱 대통령과 달리 그가 30세 이하의 소득세 폐지, 기초연금 인상, 물가 상승 비판 등 생활 밀착형 의제에 집중한 것이 유효했다는 의미다. 18∼24세 유권자의 56%는 “24일 결선투표에서도 르펜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2016년 미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가 투표장에서 트럼프를 찍은 유권자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소위 ‘샤이 르펜’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신 “르펜 선전은 EU 전체 위기”마크롱 대통령이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1차 투표에서는 예상보다 부진하더라도 양자 대결인 결선투표에서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르펜 후보에게 낙승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국민연합이 대선은 물론이고 6월 지방선거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면 러시아 제재 등 EU 차원의 단합 행동이 어려워져 유럽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르펜 후보가 과거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공감하는 발언을 해왔고, 국민전선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 왔다며 그가 승리할 경우 브렉시트 후 EU의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르펜이 승리하면 미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브렉시트 당시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우크라이나 청년인 팀 바시치신(28)과 그의 부모는 러시아 침공 이후 43일째 수도 키이우의 한 학교에서 시민들을 위한 점심식사를 만들고 있다. 6일에도 그와 자원봉사자들은 300인분의 점심을 준비했다. 그들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침공한 2월 24일 도시 밖으로 피란 행렬이 이어질 때 반대로 시 외곽에 있는 집에서 식재료를 챙겨 도심으로 들어왔다. 바시치신은 “우리라도 남아 도울 일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집과 대피소에 갇힌 시민들에게 밥 배달을 하자는 목표를 세우긴 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식재료는 3일 만에 바닥났다.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돼 마트 등에서 식자재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이들 가족의 자원봉사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카페를 운영했던 이웃은 “우린 케이크를 잘 만든다”며 케이크 30인분을 만들어 왔다. 아껴놨던 밀가루로 빵을 만들어 오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남성은 배달봉사를 자원하기도 했다. 그 덕에 초기엔 5명이 한 주 500인분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30명의 자원봉사자가 매주 5000인분의 식사를 만들고 있다. 3주 전 동참한 한 중년 여성은 “두 아들을 전장에 보냈다”며 “아들의 생사가 걱정돼 많이 울지만 요리를 하는 순간만큼은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다”고 했다. 전쟁 전만 해도 역사를 가르치는 학교 교사였던 바시치신은 요즘 하루 2번 화상채팅으로 제자들을 만나 안부를 확인한다. 그가 담임을 맡았던 11명의 학생들은 폴란드, 헝가리, 독일, 몰도바, 슬로바키아 등으로 뿔뿔이 피란을 떠났다. 아이들이 덜 불안해하도록 희망을 북돋워 주는 게 그의 수업 목적이다. 바시치신은 “18개월 된 조카가 있는데, 제가 태어나고 자란 아름다운 키이우를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날까지 이곳에 남고 싶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공식 계정 300여 개의 노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5일(현지 시간) 트위터는 공식 블로그 계정에 성명을 내며 러시아 정부 계정 300여 개가 트위터의 타임라인, 알림, 검색 등에 추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로워가 360만 명인 푸틴 대통령의 계정과 러시아 정부 부처, 대사관, 고위 관리 등 계정이 제재 목록에 올랐다. 트위터는 “분쟁 중인 국가에 속한 정부 계정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자국민의 온라인 서비스 접근은 차단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특정 관점을 재개한다면 정보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트위터의 무결성(integrity) 책임자인 요엘 로스는 “이번 조치로 (러시아 정부) 공식 계정을 직접 팔로우하지 않는 한 그들의 트윗을 볼 가능성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러시아 국영 매체인 RT와 스푸트니크 계정의 트윗은 제한했지만, 러시아 정부 계정은 제한하지 않아 비판받아 왔다. 지난달 10일 주영 러시아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 폭격은 “조작됐다”는 트윗을 게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트위터는 ‘거짓 주장’이라며 개별 트윗을 삭제했으나 계정은 그대로 남겨둬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일부 의원들은 트위터가 러시아 정부 계정을 전면 차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이날 성명에서 국가 간 전쟁을 벌이며 자국민의 온라인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는 어떤 나라에도 이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트위터에서 정부 계정이 제한된 사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 상하이에서 8개월째 유학 중인 이모 씨(27)는 지난달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를 봉쇄한다는 시 당국 발표를 듣자마자 인근 마트로 달려갔다. 이 씨는 서둘러 일주일간 먹고 살 만큼의 장을 봤다. 상하이시는 당초 이달 5일 새벽 3시(현지 시간)까지 봉쇄한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를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밖에서 식료품 등이 공급되지 못해 도시에 남은 것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중국 신규 확진자가 1만641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상하이 확진자는 1만3354명으로 3일보다 약 4300명 늘었다. 상하이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곳 교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 씨는 “가장 큰 문제는 채소 육류 같은 식자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에 따르면 봉쇄 전 고추 500g에 평균 5위안이었으나 현재 25위안까지 치솟았다. 상하이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김모 씨(46)도 이날 통화에서 “봉쇄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생필품 가격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서너 배, 상점은 5∼8배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교민들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격리 시설로 옮겨져 가족과 떨어지게 될까 봐 우려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방역 당국이 부모와 어린 자녀를 강제로 분리해 격리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됐다. 상하이에 5년째 사는 조모 씨(35)는 “아기와 떨어지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지인도 있다”고 말했다. 사는 아파트가 봉쇄되는 날 오전 5시에 급히 한국으로 돌아간 교민도 있다고 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그라왈 CEO는 “지난 몇 주간 일론과 대화하면서 그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회사에) 장점이 클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트위터의 열정적 지지자이지만 무엇이 개선돼야 할지 잘 아는 비평가이기도 하다”며 “장기적으로 트위터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취득해 이 회사 최대 주주가 됐다. 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표한 트위터 지분 매입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7350만 주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CEO에서 물러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보유 지분의 4배가 넘는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위터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최대 주주가 된 이후에는 공개적으로 트위터를 비판하며 새로운 SNS 플랫폼을 시작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지의 투표를 제안했다. 이 투표에는 약 200만 명이 참여해 70% 이상이 ‘아니오’라고 응답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 상하이에서 8개월째 유학 중인 이모 씨(27)는 지난달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를 봉쇄한다는 시 당국 발표를 듣자마자 인근 마트로 달려갔다. 봉쇄를 개시하는 오전 8시까지는 1시간가량 남았다. 이 씨는 서둘러 일주일간 먹고 살 만큼의 장을 봤다. 상하이시는 당초 이달 4일까지 봉쇄한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를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밖에서 식료품 등이 공급되지 못해 도시에 남은 것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중국 신규 확진자가 1만641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상하이 확진자는 1만3354명으로 3일보다 약 4300명 늘었다. 상하이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곳 교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 씨는 “가장 큰 문제는 채소 육류 같은 식자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에 따르면 봉쇄 전 고추 500g에 평균 5위안이었으나 현재 25위안까지 치솟았다. 상하이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김모 씨(46)도 이날 통화에서 “봉쇄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생필품 가격이 대형 마트나 백화점은 서너 배, 상점은 5~8배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교민들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격리 시설로 옮겨져 가족과 떨어지게 될까 우려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방역 당국이 부모와 어린 자녀를 강제로 분리해 격리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됐다. 상하이에 5년째 사는 조모 씨(35)는 “아기와 떨어지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지인도 있다”고 말했다. 사는 아파트가 봉쇄되는 날 새벽 5시에 급히 한국으로 돌아간 교민도 있다고 한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집단학살한 러시아를 상대로 국제 사회가 일제히 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을 추진하고 미 은행을 통한 러시아 국채의 달러 이자 상환을 불허해 러시아의 국가 부도를 부추기기로 했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 외교관을 속속 추방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참여는 웃음거리이자 잘못된 일”이라며 “유엔 총회가 러시아를 몰아내기 위해 투표를 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안에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의 자격을 박탈하려면 193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129개국)이 찬성해야 한다. 러시아가 침공 후 줄곧 전쟁 범죄를 저지르며 전 세계의 공분을 산만큼 인권이사회 이사국 박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수도 베를린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40명의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했다. 안나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대사관 구성원의 상당수를 ‘외교기피 인물’(페르소나 논그라타)로 지정하고 이들이 독일 사회의 자유와 화합에 반하는 활동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또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며 “우리의 안보와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해 왔다”고 가세했다. 리투아니아는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추방하고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겠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 중 처음으로 ‘집단 학살’(제노사이드)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정부의 거래은행인 미 JP모건의 계좌를 통해 지불된 러시아 국채의 달러 이자 결제를 승인하지 않았다. 재무부 측은 이날부터 미 금융권에서 러시아 정부 계좌에서 이뤄지는 달러 부채에 대한 상환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조작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인권이사회 축출 시도에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이날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조작이라는 점을 입증할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회 축출 시도를 두고 “유엔 역사에 전례가 없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다 숨진 기자들에 대해 “전쟁 중 희생된 언론인은 어떤 편에 서 있었든지 공익을 위해 봉사했다. 신이 보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지중해 몰타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교황은 이어 “당신들의 동료는 정보의 공익을 위해 봉사했다”며 “희생된 기자들이 용감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신도 그들의 노고에 보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올 2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적어도 6명의 종군기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숨졌다. 지난달 13일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 브렌트 르노(50)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이르핀 지역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14일에는 미국 폭스뉴스 영상기자 피에르 자크셰브스키(56)가 키이우 외곽 호렌카에서 러시아군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전날 키이우 방문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프란치스코 교황은 “키이우에 갈 준비는 됐으나 실현 가능한지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생각이다. 그러나 (키이우 방문이) 성사될 수 있을지, 가는 것이 맞는지 등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정당하지 않은 침략”이며 “악랄한 행위”라고 했지만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를 ‘악의 세력’이라고 부르는 등 러시아의 침공을 두둔한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고 싶다고도 밝혔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 후 2년간 단 1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즉 ‘칭링(淸零)’ 정책을 고수했지만 최근 주요 대도시의 빗장을 속속 잠그는데도 감염자 증가를 막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에만 남부 광둥성 선전(인구 1700만 명), 동북부 지린성 전체(2400만 명), ‘경제 수도’인 2대 도시 상하이(2500만 명)를 잇달아 봉쇄했다. 무려 6600만 명을 사실상 집에 감금했는데도 하루에 8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불과 2개월 전인 1월 31일에 중국 전체의 확진자가 28명에 불과했던 것과 큰 차이다. 특히 상하이에서는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여럿 발생했지만 당국이 은폐에 급급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사실상 코로나19와의 동거를 택해 속속 방역 기준을 완화하는데도 중국만 봉쇄 위주의 강도 높은 대책을 고수하는 배경 뒤에는 10월로 예정된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있다. 그는 중국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미국 등 서구 주요국보다 적다는 이유로 줄곧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가 서구 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즉, 방역은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최초의 장기 집권을 시도하는 그가 내세운 핵심 성과다. 제로 코로나를 폐기해 확진자가 늘어나면 사회주의 체제의 패배를 용인하는 셈이고 자신의 통치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방역 성과를 선전전에 이용하며 장기 집권의 도구로 써 온 시 주석이 스스로의 덫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한서 상하이까지 ‘제로 코로나’ 고수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중국식 봉쇄 모델은 코로나19가 처음 대규모로 발발한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됐다. 중국은 2020년 1월 23일부터 같은 해 4월 7일까지 무려 76일간 인구 1100만 명의 우한을 비롯해 후베이성 전체를 완전히 격리하고 주민 전체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6월 수도 베이징의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터지자 베이징을 봉쇄하고 시민 1000만 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시행했다. 랴오닝성 다롄,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등에서도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확산할 때마다 강력한 봉쇄와 격리를 실시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인구 1000만 명의 허베이성 스자좡을 21일간 봉쇄했다. 약 10개월 후에는 확진자 1명이 다녀갔다는 이유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관람객 3만4000명을 사실상 감금한 채 전수 검사를 실시해 서구 언론으로부터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도 인구 1300만 명의 산시성 시안을 33일간 완전히 틀어막았다.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했음에도 봉쇄는 계속됐다. 중국은 지난달 13일부터 닷새간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인 광둥성 선전을 봉쇄했다. 코로나19 발발 후 중국이 1선 도시를 폐쇄한 것은 처음이다. 1선 도시는 중국 경제와 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도시로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을 일컫는다. 선전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이 있어 봉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전면 봉쇄를 피해 갈 순 없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2대 도시 상하이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26일만 해도 “시민 불편, 경제 악영향 등을 우려해 시를 봉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뒤집고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전격 봉쇄를 발표했다. 인구 2500만 명의 초거대 도시를 틀어막은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당국 관계자가 상하이 수산시장의 물고기를 상대로 면봉을 넣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는 모습까지 올라오고 있다. 상하이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내 요양병원 곳곳에서 최소 100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사망자도 여러 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당국이 봉쇄 이후 상하이 사망자를 ‘0’으로 발표하며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도 ‘상하이에 거주하는 조부모가 최근 양로원에서 숨졌다’ ‘병원 앞에 영구차가 주차된 것을 봤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당국은 1일 “당초 예정된 봉쇄가 끝난 후에도 핵산 검사에서 확진자가 나온 구역은 추가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상하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5일 이후에도 구역별 봉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방역 선전전, 열악한 보건 인프라 등이 이유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이면에는 서구와의 자존심 경쟁, 열악한 보건 인프라 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발 후 줄곧 서구 일각으로부터 전염병의 발원지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아예 코로나19라는 명칭 대신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반중 정서에 불을 붙였다. 중국은 그럴 때마다 중국이 서구 주요국보다 훨씬 낮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중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서구보다 훨씬 적은 것은 사실이다. 1일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중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5만 명, 4600명 수준이다.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8100만 명, 100만 명이 넘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선진국 또한 모두 2000만 명이 넘는 누적 확진자와 10만 명이 넘는 누적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서구 지도자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국민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런민대 금융연구원은 2만3000자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세계 최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국’이라고 비판했다. 반(反)과학적 상식으로 일관한 방역 정책, 범람하는 가짜 뉴스 등의 인재(人災)로 미국인의 시신이 산더미같이 쌓였다고 주장했다. 서구 백신에 비해 효력이 떨어지는 중국산 백신, 열악한 의료 인프라 등으로 중국이 확진자 급증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국영 제약사 시노백과 시노팜을 통해 백신을 자체 개발했다. 죽은 바이러스 입자를 이용해 인체의 면역 체계를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효과를 보는 ‘불활성 백신’이다. 반면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 미 모더나 등이 개발한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가공해 투입하면 인체가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은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 및 유통이 수월하지만 mRNA 백신에 비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화이자 백신은 95%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시노백은 51%에 그친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 능력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후된 의료 체계, 의료 인프라의 도농 격차 또한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중환자실 병상 수는 인구 10만 명당 4.37개다. 미국(35개), 독일(29개) 등과 비교할 때 훨씬 낮은 수준이다. 중환자가 발생했을 때 치료 가능한 병상이 매우 부족한 셈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북동부 지린성, 남서부 광시성 등의 중환자실은 인구 10만 명당 3개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이들이 곧바로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중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이 서방과 같은 개방 정책을 수용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며, 이는 중국 의료 체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전국적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경제중국이 2년간 제로 코로나 전략을 펼 수 있었던 것은 경제력이 버텨줬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한 2020년 1분기(1∼3월)에는 ―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 반등에 성공해 2020년 전체로는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당시 전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었다. 중국 경제는 2021년에도 8.1%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올해도 5.5% 내외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고강도 봉쇄 정책이 계속되면 이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받아 올해 1분기 성장률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예상치보다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0.7%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경제가 발전한 상하이와 선전 등의 코로나19 대확산이 서비스, 물류, 소비 등 산업의 전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고 평했다. 벤저민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중국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제가 방역으로 인해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대규모 감염이 자주 발생할수록 중국 경제가 악영향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잦은 봉쇄로 인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선전 봉쇄 당시 일부 주민은 반대 집회를 벌였다. 당국이 전 국민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은 ‘출근을 해야 먹고살 수 있다’며 일방적 봉쇄만 고집하는 당국을 비판했다. 우판(吳凡) 푸단대 상하이의학원 부원장 역시 지난달 26일 “상하이는 상하이 시민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 경제 발전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고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봉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 대회가 끝나야 출구전략 가능전문가들은 중국이 10월 공산당 20차 당 대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원 교수는 “당 대회를 앞둔 시 주석에겐 경제보다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이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다 제거하려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오쩌둥은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은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을 발전시켰다. 이에 필적할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데도 둘 못지않은 권력을 누리려는 시 주석에게는 작은 위기나 국민 불만도 정당성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더욱 코로나19를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수한 인천연구원 경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또한 “방역 성공을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서구의 비판을 상쇄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이용했기 때문에 스스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당분간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언제까지 이를 고수할 수는 없는 만큼 조속히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하이 봉쇄는 제로 코로나 전략의 효용이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구를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시상자인 희극인 크리스 록(57)을 폭행한 남우주연상 수상자 윌 스미스(54)에 대한 미 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스미스가 수상 소감은 물론 인스타그램 성명을 통해서도 사과했지만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며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AMPAS는 폭력 발생 다음 날인 28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 내규와 캘리포니아 주법(州法) 등에 의거해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스미스가 성추문에 연루된 영화인들처럼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명 인사의 비판도 잇따랐다. 영화 ‘악마의 씨’ 등으로 유명한 배우 미아 패로(77)는 “오스카의 가장 추악한 순간”이라며 록의 발언은 단순히 농담이었고 희극인인 록이 원래 하는 일이라고 록을 두둔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을 연출한 감독 롭 라이너(75) 또한 스미스가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들먹이면서 폭행을 정당화하려 했다며 “스미스는 록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그의 행동은 어떠한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프로농구(NBA)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34)는 “시상식을 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다”며 ‘악마는 네가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찾아온다’는 격언을 명심하자고 했다. 아카데미 이사회의 흑인 이사인 로저 윌리엄스는 “이 사건이 흑인이 대한 고정관념을 더 강화할 것”이라며 “그래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준다”고 우려했다. 톱스타인 스미스가 전 세계로 생방송되는 자리에서 폭력을 쓰는 바람에 흑인은 폭력적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에도 스미스의 폭력을 패러디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스미스는 27일 록이 탈모 진단을 받고 삭발한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언급하며 농담하자 격분해 록의 뺨을 때렸다. 그의 거듭된 사과에도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스미스가 시상식 후 파티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2012년 영화 홍보차 찾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리포터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동일본 대지진 참상이 떠올랐습니다.” 세계 건축계의 권위 있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종이 건축의 대가’인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 씨(65·사진)가 11일부터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한 주거 시설을 짓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반 씨는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서 약 25km 떨어진 폴란드 도시 헤움의 슈퍼마켓 내부에 종이튜브 칸막이 시스템을 활용해 6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피란처를 만들었다. 재생지로 만든 종이튜브를 연결해 각 기둥과 들보를 세우고 두꺼운 천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종이튜브는 운반하기 가볍고 폐기와 재활용도 쉽다. 반 씨는 1994년 르완다 내전으로 약 200만 난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유엔난민기구에 자신이 개발한 종이튜브 시스템으로 임시 거처 짓기를 제안했다. 이듬해 비영리 단체 ‘자원건축가네트워크(VAN)’를 설립해 그해 한신 대지진, 2010년 아이티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재해와 전쟁 난민을 위한 가설 주택을 제공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날도 휴대전화에는 안테나 신호가 뜨지 않았다. 거실에서 숨죽인 채 있는 남편 옆에서 여성은 문자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다른 도시에 있는 아들에게 문자메시지가 전송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 가족은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파트에 2주째 갇혀 있었다. 창 너머 하늘로 러시아군 폭격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녔다. ▽3월 4일=아들아, 우리는 오늘도 살아남았다. 밤새 폭격으로 잠을 못 잤단다. 이틀 전부터 물과 전기가 끊겼는데 너를 생각하며 버티고 있어. 너 혼자 두고 죽을까 봐 무섭다. ▽3월 7일=우리 집 근처에 러시아 군인들이 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어. 물이 동나서 요리를 못하고 있어. 무서워서 1층 화장실도 못 가고 있단다. ▽3월 8일=어제는 물을 구하러 나갔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어. 어떤 남자는 프라이팬으로 웅덩이의 물을 떠먹고 있더구나. ▽3월 9일=근처 9층짜리 건물이 폭격을 받아서 네 아빠와 할머니, 우리 딸 모두 지하로 대피했단다. 지하는 너무 춥구나. ▽3월 13일=어제는 우체국 건물이 반으로 갈라지며 무너졌어. 보고 싶다, 아들아. ▽3월 17일=며칠간 연락이 없어 걱정이 많았지. 우리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어. 이제 멀쩡히 서 있는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고 도시 전체가 불길에 뒤덮인 것 같구나. 이 가족은 마리우폴에 갇힌 지 23일 만인 18일 다른 도시로 탈출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어머니가 ‘안네의 일기’를 쓰듯 휴대전화에 써 놓은 문자메시지도 뒤늦게 아들 올레그 콥체우(20)에게 전송됐다. 아들이 문자메시지 전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부모님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지옥에서 벗어나길 기도한다’는 등의 댓글 3000여 개가 달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날도 휴대전화에는 안테나 신호가 뜨지 않았다. 거실에 숨죽인 채 있는 남편 옆에서 여성은 문자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다른 도시에 있는 아들에게 문자메시지가 전송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 가족은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파트에 2주째 갇혀 있었다. 창 너머 하늘로 러시아군 폭격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녔다. ▽3월 4일=아들아, 우리는 오늘도 살아남았다. 밤새 폭격으로 잠을 못 잤단다. 이틀 전부터 물과 전기가 끊겼는데 너를 생각하며 버티고 있어. 너 혼자 두고 죽을까봐 무섭다. ▽3월 7일=우리 집 근처에 러시아 군인들이 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어. 물이 동나서 요리를 못하고 있어. 아버지와 음식을 반으로 나눠 먹는데 아버지가 계속 배고파하신다. 무서워서 1층 화장실도 못 가고 있단다. 무사하길 바란다. ▽3월 8일=어제는 물을 구하러 나갔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어. 어떤 남자는 프라이팬으로 웅덩이의 물을 떠먹고 있더구나. ▽3월 9일=근처 9층짜리 건물이 폭격을 받아서 네 아빠와 할머니, 우리 딸 모두 지하로 대피했단다. 지하는 너무 춥구나. 얇은 천에 의지해 덜덜 떨며 자고 있어. ▽3월 13일=어제는 우체국 건물이 반으로 갈라지며 무너졌어. 사람들이 지하실에 숨었다는데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너를 만날 수 있다면 꼭 껴안고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구나. 보고 싶다, 아들아. ▽3월 17일=며칠간 연락이 없어 걱정이 많았지. 우리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어. 음식 구하러 갈 때 쓰던 차도 큰 구멍이 나서 못 쓰게 됐단다. 이제 멀쩡히 서 있는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고 도시 전체가 불길에 뒤덮인 것 같구나. 이 가족은 마리우폴에 갇힌 지 23일 만인 18일 다른 도시로 탈출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어머니가 ‘안네의 일기’를 쓰듯 휴대전화에 써 놓은 문자메시지도 뒤늦게 아들 올레그 콥체우(20)에게 전송됐다. 아들이 문자메시지 전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부모님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지옥에서 벗어나길 기도한다’는 등의 댓글 3000여 개가 달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결혼한 지 다섯 달밖에 안 됐는데….” 21일 오후 중국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에 한 중국인 남성은 뛰어 들어오며 “추락한 여객기에 부인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인 그는 몇 시간 전 중국 둥팡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보고 부인에게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 남부 광시광족자치구 산악 지역에서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 째인 23일 현재 탑승객 132명 중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공항에는 실종자의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실종된 자이자이 양(15)의 한 친구는 “혼자 쿤밍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광저우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친구는 “다음주에 자이자이의 생일 파티를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실종된 10년 차 승무원의 남편은 “오전 9시 비행기가 이륙한다는 통화를 끝으로 부인과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고기가 추락하면서 대형 산불이 번져 사고 현장이 크게 훼손됐고, 추락 지점이 숲이 우거진 산악지대여서 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응급처지지휘본부는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아 실종자 수색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1일 중국 둥팡(東方)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MU5735편)가 수직으로 추락하던 최후의 3분동안 조종사들은 관제탑의 비상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참사를 조사하는 중국 민용항공국은 22일 사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사고 당시 관제탑이 여러 차례 조종사에 연락을 취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민용항공국은 사고 3, 4분 전인 21일 오후 2시 17분만 해도 여객기가 고도 약 8900m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도착 예정지였던 광저우 방면으로 운항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분 뒤인 오후 2시 20분 비행 관제사가 여객기의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여러 차례 호출하며 조종사들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객기는 오후 2시 23분 레이더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민용항공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보한 정보만으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판단하기 이르다. 우선 실종자를 찾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둥팡항공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여객기 한 대에 배치하는 조종사 숫자를 2명(기장 1명, 부기장 1명)에서 3명(기장 2명, 부기장 1명)으로 늘리겠다고 23일 밝혔다. 또 2명의 기장 중에는 운항 경험이 많은 베테랑 기장을 필수적으로 배치할 방침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1년 만인 16일 일본 도호쿠(東北)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17일 오후 10시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209명이 부상을 입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냉각 기능이 약 7시간 반 동안 중단되고 오염수 부관 탱크도 제자리에서 이탈했다. 신칸센 열차도 탈선했고 도쿄 등 수도권에서만 최소 22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17일 오후 8시 33분경에도 남부 오키나와현에서 152km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해 일본 전체가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공포에 떤 일본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11시 36분경 후쿠시마현 오시카반도 남동쪽 60km 부근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최대 규모는 9.1이었다.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미야기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발생했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와 물품이 엎어지거나 사람이 걸어서 이동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도호쿠 최대 도시 센다이에서는 지진의 전조 현상인 ‘지진광’까지 나타났다. 센다이성의 성벽 일부도 무너졌다. 도쿄와 도호쿠를 잇는 한 신칸센 열차도 탈선했다. 열차 17량 중 16량이 탈선했지만 승객과 승무원 81명은 부상 없이 무사했다. 이 여파로 도호쿠 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철도 선로 또한 뒤틀리고 고가교 일부가 무너졌다. 도쿄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발생해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남부 규슈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늦은 밤의 지진으로 놀라서 깬 시민들은 지진 속보 뉴스를 보며 공포에 떨었다. 일부 시민은 정전으로 손전등을 들고 거리에 뛰쳐나왔다. 도호쿠를 관할하는 주센다이 한국총영사관 측은 “한국 국민의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호쿠에는 약 7800명의 교민이 있다. 시민들은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이 여전한 상황에서 또 지진이 발생했다며 힘겨웠던 대피 당시 상황을 전했다. 11년 전 당시 집을 잃었고 아직도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임대주택에 사는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63세 여성은 아사히에 “지나가던 시민의 도움으로 겨우 체육관에 피신했다. 11년 전 쓰나미로 아파트가 물에 잠겨 도망쳤던 기억이 떠올라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소마의 74세 남성은 “흔들림에 눈을 떠 보니 지진이었다. 옷장 앞에서 자고 있었는데 깨지 않았다면 쓰러진 옷장에 깔렸을 것”이라고 했다. 미야기현 게센누마의 57세 여성은 “흔들림이 매우 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혈압약과 마스크만 챙겨 겨우 도망쳤다”고 했다.○ 원전 오염수 탱크 제자리 이탈 후쿠시마 원전 시설에서도 일부 이상이 발생했다. 지진 직후 후쿠시마 제2원전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수조의 냉각 기능이 약 7시간 반 동안 중단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2011년 대지진 당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에서도 17일 오전 1시 30분 해일이 관측됐다. 특히 제1원전에서는 오염수를 보관해 놓은 탱크 중 5기가 지진 영향으로 원래 있던 위치에서 벗어났다. 원전 1호기에서 11년 전 사고 당시 녹아내린 연료 파편이 남아 있는 격납 용기의 압력 또한 지진 직후 높아졌다 내려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탱크에서 물이 새지 않았고 부지 내 방사선량 데이터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주민들의 우려와 공포는 여전하다. 지진으로 도호쿠 내 주요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전 세계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르네사스는 이바라키현 나카공장 등 2곳의 가동을 멈췄다. 특히 주력 사업장인 나카공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조업 재개에 3개월이 걸렸다. 도요타, 닛산, 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아사히맥주, 전자부품 업체 무라타제작소 등도 일제히 가동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며칠 새 더 큰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흔들림, 해일 등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 또한 “1주일간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대 대선 개표가 시작된 9일 오후 8시.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개표소 주차장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와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사이의 대치가 시작됐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신원 미상 인물들이 정체불명의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시청자 등 100여 명이 모여 투표함 이송을 막아선 것. 선관위는 “투표관리관이 투표함을 이송하다 다른 이송 차량이 줄지어 서 앞이 막히자 차에서 내려 들고 가던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대치는 8시간 반 동안 이어졌고 투표함은 10일 오전 4시 반에야 개표소로 옮겨졌다. 개표 결과 이 투표함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표가 더 많이 나왔다. 선관위는 10일 이들을 선거방해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선 투·개표가 이뤄진 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부정선거가 진행 중’이라며 각종 루머가 확산됐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윤태순 씨(92)는 “기호 2번 기표란이 코팅돼 있어 도장이 제대로 안 찍힌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꾹 눌러 찍으라’고 주변에 당부했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이 같은 소문에 관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확진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을 접한 일부 시민은 사전투표함 조작을 막겠다며 감시에 나섰다. 대학원생 박현우 씨(40)는 9일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서울 영등포구 선관위에서 보관된 사전투표함을 찍고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계속 지켜봤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박빙 구도로 전개되다 보니 각 후보 지지자들이 예민한 상태에서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까지 겹쳐 불신과 루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 이상의 음모론 확산을 막으려면 (선거 관리 부실에) 선관위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음모론과 루머가 확산되면서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사범도 느는 추세다. 대검찰청은 이번 대선에서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 선거사범이 431명 입건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19대 대선(126명) 때의 3.4배로 증가한 것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