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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선수다. 대표팀 에이스다.” 30일 영국 코번트리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B조 한국-스위스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 때 한 외국 기자가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어떤 선수인지 기성용(셀틱)에게 물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보경의 활약이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기성용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능력 있는 선수라는 건 다 안다. 영국이든 한국이든 어디서 뛰어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팀을 위해 결정적인 한 방을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선수다”라고 김보경을 평가했다.○ 이미 시작된 잉글랜드 드림 김보경은 스위스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9분 그림 같은 왼발 발리슛을 성공해 2-1 승리를 이끌었다. “올림픽은 유럽 무대를 향한 내 꿈의 시작이다”라고 했던 그의 당당한 포부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순간이었다. 김보경은 올림픽 대표팀의 런던 입성을 앞두고 1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있었던 포토데이 행사 때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 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내게 좋은 기회”라고 했다. 당시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 소속으로 카디프시티로의 이적이 추진 중이던 상황이라 ‘유럽 무대’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지만 마음은 벌써 영국으로 날아와 있었던 셈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에 와서도 김보경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왜 하필 2부 리그 팀이냐”는 것이다.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인 챔피언십 소속이다. 김보경은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QPR)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선수다. 박지성은 “같은 나이 때를 비교하면 나보다 낫다”고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 클럽은 아니더라도 1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실력은 충분히 된다. 김보경의 대답은 한결같다. “아시아에서는 내가 좋은 선수일지 몰라도 유럽에서는 그냥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유럽 무대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없으니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겠다는 얘기다.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카디프시티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한 단계 더 높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큰 꿈을 얘기한다. 홍 감독의 표현대로 그는 스위스전에서 ‘결정적 한 방’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 드림 투어’를 앞당겨 시작했다. 골을 넣은 소감을 묻자 그는 “골에 연연하기보다는 경기마다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국, 가봉전 비겨도 8강 스위스전 승리로 승점 4(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가봉과의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로 8강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승점이 같은 멕시코(1승 1무)에 골 득실 차에서 밀려 조 2위다. 홍 감독은 “비겨도 올라가지만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경기가 남아 있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멕시코전 때 부진했던 박주영(아스널)이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면서 감을 찾은 것이 소득이다. 박주영은 후반 12분 남태희(레크위야)가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골문 앞으로 뛰어들며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김보경은 “팀의 공격수가 골을 넣은 게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라고 했다. 한국-가봉 경기는 2일 오전 1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열아홉 번의 동점 끝에 연장.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아 재연장, 그리고 승부던지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소재가 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한국은 승부던지기 끝에 덴마크에 졌다. 한국 선수들은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우생순의 주인공들은 올림픽에서 8년 만에 마주친 덴마크와의 경기를 끝내고 또 얼싸안았다. 이번에는 좋아서였다. 마음껏 웃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30일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덴마크에 25-24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동점이 다섯 차례 있었지만 8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한국이 전·후반 60분 가운데 대부분 리드를 잡았다. 후반 23분에는 23-18로 5점 차까지 점수를 벌리면서 여유 있게 앞섰다. 한국은 종료 2분가량을 남기고 내리 4골을 내줘 추격당했지만 앞서 벌려 놓은 점수 차로 설욕에 성공했다. 올림픽에서 한국이 덴마크를 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올림픽에서는 1무 3패로 열세였다. 아테네 멤버인 주장 우선희(삼척시청)는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야 컸다. 하지만 그런 걸 너무 의식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봐 경기 때는 생각하지 않았다. 덴마크 팀에도 아테네 때 뛴 선수가 보이더라. 8년 전 생각이 떠오를까 봐 그 선수와는 일부러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에는 아테네 대회 때 뛰었던 김차연(오므론)과 문경하(경남개발공사), 최임정(대구시청) 등 4명의 ‘원조 우생순 멤버’가 있다. 우선희는 “(김)온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수들이 더 똘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 공격수인 김온아는 28일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쳐 이번 대회 남은 경기 출전이 힘들어졌다. 김온아는 경기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언니 대신 잘해 줄 수 있지?”라는 내용 등을 담은 편지를 주면서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미안함을 전하고 힘도 북돋아줬다. 역대 최악의 조 편성이라는 우려에도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스페인), 4위(덴마크) 팀을 차례로 격파한 한국은 상승세를 탔다. 8월 1일 있을 3차전 상대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때 한국의 결승 진출 꿈을 꺾어놓은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세계 최강이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DSQ.’ 전광판에 뜬 박태환(23·SK텔레콤)의 이름 옆에 알파벳 세 글자가 깜빡거렸다. DSQ는 ‘실격됐다(Disqualified)’는 뜻이다. 28일 오전 10시 52분(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런던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조 1위(3분46초68)로 막 터치패드를 찍은 박태환의 얼굴은 일순간 일그러졌다. 열심히 헤엄쳤는데 실격됐다는 것이다.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세계기록(3분40초07) 도전에 나섰는데 8명이 겨루는 결선에도 오르지 못할 상황이 됐다. 물에서 나와 몸만 간단히 말린 박태환은 오전 11시 15분쯤 믹스트존(공동 취재구역)으로 왔다. “별문제 될 건 없었던 것 같은데 실격 이유가 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좀 알아봐야 될 것 같아요.” 박태환은 다소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이었다. 이의를 제기하면 상황이 바뀔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박태환은 “일단 좀 알아보고 올게요”라며 오전 11시 20분쯤 믹스트존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곧이어 박태환의 실격 사유는 부정 출발(False Start)이라는 국제수영연맹(FINA)의 발표가 나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한수영연맹은 FINA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동안 실격 판정을 번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FINA는 요지부동이었다. 어떻게 준비해 온 4년인데 이대로는 도저히 물러설 수가 없었다. 일이 벌어지고 1시간가량 지난 낮 12시 15분쯤 박태환 전담팀의 통역사 강민규 씨가 아쿠아틱스센터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혹시 동영상 찍은 것 좀 볼 수 있나요? 없어요?” 스타트 장면을 찍은 영상을 구하느라 한국 기자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대한수영연맹은 국내 한 방송사가 찍은 출발 장면을 구해 FINA에 재차 이의를 제기했다. FINA는 별다른 설명 없이 “기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실격 판정을 번복한다”는 짧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영상 분석으로 출발 신호가 울리기 전에 박태환의 어깨가 조금 움직이긴 했지만 부정 출발의 의도는 없었다는 걸 FINA가 인정했다”고 말했다. 결선에 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벌써 오후 3시 반. “숙소에서 쉬는 4시간 내내 답답했어요. 오후에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계속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죠. 편히 쉬어야 할 시간이 오히려 더 버거운 시간이었어요.” 박태환은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가 “잘 해결될 테니 결선만 생각하라”고 했지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경기장에서 만난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는 “지옥 같은 4시간이었다. 오늘 하루 담배를 두 갑이나 피웠다. 4년을 준비했는데 보여주지도 못하고 끝나버리면 얼마나 허무하겠나”라며 한숨만 쉬었다. 오후 7시 51분. 박태환은 결선 레인 6번 출발대 위에 섰다. 8명 중 제일 빠른 반응 시간(0.67초)으로 스타트했다. 300m까지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100m만 더 버티면 올림픽 2연패. 그런데 애를 태우며 기다린 4시간이 박태환의 진을 뺐나 보다. 뒷심이 달렸고 4번 레인의 쑨양(중국)에게 1위를 내줬다. 쑨양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고 다시 뒤집을 힘은 없었다.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3분41초53)에 못 미치는 3분42초06으로 쑨양(3분40초14)에게 1.92초 뒤져 2위를 했다. 결선을 마치고 오후 8시쯤 박태환이 다시 믹스트존으로 나왔다. 예선 때 실격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웃으면서 나타났던 박태환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담담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오늘은 저한테 굉장히 긴 하루였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습니다. 실격 소동이 결선 경기에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지만 결과와 연결시키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기대를 갖고 기다릴 판정도 없다는 데 감정이 북받치는 듯 “아, 미치겠네”라며 인터뷰 도중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기도 했다. 4년간의 준비가 엉뚱한 데서 탈이 나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이 분하고 안타까운 모양이었다.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될까요. 죄송해요.” ‘마린보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국이 속한 런던 올림픽 축구 본선 B조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시작된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멕시코는 0-0, 뒤이어 열린 스위스-가봉 경기는 1-1로 비겼다. 네 팀 모두 승점 1을 기록했지만 다득점에서 앞선 스위스와 가봉이 공동 1위, 한국과 멕시코는 공동 3위다. B조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3차전까지 끝나야 16강 진출 팀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84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스위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스위스(21위)가 한국(28위)에 앞선다. 스위스는 2009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과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끈 세대가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이다. 한국이 스위스를 뚫기 위해서는 창끝을 좀 더 정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멕시코와의 1차전이 끝난 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부터 승부수를 띄웠는데 공격에서 세밀한 움직임이 나오지 못했다. 수비는 멕시코의 강한 공격을 잘 막아줬다”며 공격력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이 기대했던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아스널)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정확도가 떨어졌다. 홍 감독은 후반 31분 박주영을 뺀 것에 대해 “전술에 변화를 주려 한 것도 있지만 주영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슈팅 수에서 11-9, 코너킥 11-3, 프리킥 8-5, 점유율 52%-48%로 멕시코에 전반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홍 감독은 “이제부터는 무승부가 아닌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득점이 필요하다”고 말해 스위스전에 대비한 훈련의 방점을 공격에 둘 것임을 내비쳤다. 스위스전은 30일 오전 1시 15분(한국 시간) 코번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편 다른 조별리그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D조의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인 ‘무적함대’ 스페인을 1-0으로 격침시켰다. 일본은 전반 34분 터진 오쓰 유키(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골을 끝까지 지켜 대어를 낚았다. 스페인은 전반 41분 이니고 마르티네스(레알 소시에다드)가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여 애를 먹었다. 단일팀을 꾸려 52년 만에 올림픽에 나선 A조의 영국은 세네갈과 1-1로 비겼고, 우승 후보인 C조의 브라질은 이집트와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세 골 차로 앞서다 후반 거센 추격을 허용해 3-2로 겨우 이겼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올림픽 취재를 위해 런던에 온 지 8일째입니다. 여기 사람들은 올림픽이 열리거나 말거나 별 관심을 안 두는 분위기입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도시인데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조직위원회도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처럼 돈을 쏟아 부으면서 물량 공세로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고 대놓고 얘기합니다. 억지로 분위기 띄울 필요는 없다는 것 같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분위기야 어떻든 영국 언론들은 올림픽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런던에 도착한 뒤로 참고할 만한 게 있을까 해서 신문을 챙겨 봅니다. 영국 신문들은 자국 선수, 다른 나라의 스타 선수, 라이벌 선수, 각국의 메달 예상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며칠째 신문을 보는데 축구 기사가 거의 안 보입니다. ‘축구 종가’ 영국 사람들은 축구에 미쳐 산다던데…. 게다가 영국 축구가 52년 만에 올림픽에 나온다는데…. 이상합니다.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축구 기사만 따로 모은 별도의 섹션이 있나 해서 뒤져봐도 없습니다. 메인 프레스센터에 입주한 영국 신문사들을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얘기가 옆으로 새는 것 같습니다만 찾아가는 도중에 “태권도 종주국이라던데 너희들은 태권도 기사 많이 쓰느냐”고 물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영국 일간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의 톰 하퍼 기자의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올림픽 축구는 영국 내 프로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영국 축구는 50년이 넘는 올림픽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국민이 올림픽 대표팀에 애착을 갖기 힘들었다. 스타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사도 안 쓴다는 겁니다. “영국 팬의 대부분은 이런 형태의 대표팀을 본 적이 없고 올림픽 대표팀의 정체성이 뭔지 잘 모른다”고 얘기하는 기자도 있었습니다. 축구협회가 4개(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갈린 영국은 단일팀 구성이 쉽지 않아 1960년 로마 대회 이후로 올림픽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단일팀을 꾸렸습니다. 영국이 27일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이기면 영국 매체들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태권도 얘기를 꺼낸 영국 기자는 없었습니다. 다행입니다.이종석 스포츠레저부 기자 wing@donga.com}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이 시작된 26일 한국-멕시코전이 벌어진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 파크를 포함해 조별리그가 열린 각 경기장에서는 조직위원회가 만든 축구 공식 프로그램북이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남자 16개 팀과 여자 12개 팀의 역대 올림픽 성적과 조별리그 일정 등을 담은 프로그램북은 나라별로 스타플레이어 1명과 주요 선수 3명씩을 소개해 놓았다. 그런데 한국을 소개한 부분에서 이날 멕시코전에 원 톱으로 나선 스트라이커 박주영에 대한 얘기가 한마디도 없는 게 눈길을 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이 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했는데도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한국의 주요 선수로 거론된 3명인 지동원(선덜랜드), 기성용(셀틱),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모두 유럽파라는 점에서 박주영이 빠진 건 한국 기자들에게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의 스타플레이어로는 최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카디프 시티로 이적할 것이 유력한 ‘포스트 박지성’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뽑혔다. 박주영이 제외된 건 소속 팀 아스널에서의 부진으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박주영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이 병역 연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 때 옆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박주영이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걸 강조했다. 멕시코의 루이스 페르난도 테나 감독도 25일 공식 기자회견 때 “한국 선수 중 10번(박주영)이 가장 위협적이다”라며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그러나 박주영은 특별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날 후반 30분 백성동과 교체됐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박주영에게 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재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뉴캐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비겼지만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30일 스위스, 8월 2일 가봉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첫 경기를 잡았을 때 좋은 분위기를 타는 한국으로선 이겼으면 좋았을 경기. 하지만 비겨도 손해 보지 않은 경기였다. 성인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28위인 한국은 19위인 멕시코에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었다.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양 팀은 경기 초반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쳤다. 한국은 기성용(셀틱)과 박종우(부산)가 중앙에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남태희(레퀴야)는 좌우에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멕시코도 엑토르 에레라 등 미드필드진이 전방에서부터 압박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지나친 압박에 양 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잡지 못하고 승부를 후반으로 넘겼다.한국은 후반 7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위협적인 슈팅을 시작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9분 기성용이 중거리슛을 쏘았지만 상대 골키퍼 호세 코로나의 선방에 막혔고 30분엔 구자철의 헤딩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와일드카드 골잡이 박주영(아스널)을 빼고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을 투입했고 남태희 대신 지동원(선덜랜드)을 조커로 내세웠지만 골을 잡아내진 못했다. 한국은 후반 42분 멕시코의 조커 히오바니 산토스, 후반 인저리타임 때 라울 히메네스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내주는 등 역습의 위기를 맞았지만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뉴캐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비겼지만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30일 스위스, 8월 2일 가봉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첫 경기를 잡았을 때 좋은 분위기를 타는 한국으로선 이기면 좋았던 경기. 하지만 비겨도 손해 보지 않는 경기였다. 성인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28위인 한국은 19위인 멕시코에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양팀은 경기 초반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쳤다. 한국은 기성용(셀틱)과 박종우(부산)가 중앙에서,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남태희(레퀴야)는 좌우에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멕시코도 엑토르 에레라 등 미드필드 진이 전방에서부터 압박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지나친 압박에 양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잡지 못하고 승부를 후반으로 넘겼다. 한국은 후반 7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위협적인 슈팅을 시작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9분 기성용이 중거리슛을 쏘았지만 상대 골키퍼 호세 코로나의 선방에 막혔고 30분엔 구자철의 헤딩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와일드카드 골잡이 박주영(아스널)을 빼고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을 투입했고 남태희 대신 지동원(선덜랜드)을 조커로 내세웠지만 골을 잡아내진 못했다. 한국은 후반 42분 멕시코의 조커 히오바니 산토스, 후반 인저리티임 때 라울 히메네스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내주는 등 역습을 받았지만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정부 수립 후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48년 런던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8강에 오를 때 모두 멕시코를 제물 삼았던 좋은 기억을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멕시코 올림픽팀과의 역대 전적에서 2승 4무 1패를 기록했다.뉴캐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카메라를 보더니 엄지를 세워 올린다. 뛰어다니면서 승리의 V도 그려보고, 기자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는 말까지 날린다. 올림픽 출전을 일주일 앞둔 선수로는 안 보인다. 그래도 감독은 무서운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도중에 고개를 힐끔힐끔 돌린다. 멀리서 보고 있던 감독은 못 본 척해 준다. 올림픽에서 24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복싱의 신종훈(23·인천시청).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훈련 캠프가 차려진 런던 브루넬대에서 24일 만난 그는 자신의 이런 행동을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한마디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라이트 플라이급(49kg급) 세계 1위인 신종훈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끊긴 복싱의 금맥을 다시 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 복싱의 희망이다.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2위를 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지나친 자신감 탓에 쓴맛을 봤기에 이번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자세로 경기에 나설 생각이다, “아무리 약한 상대가 올라와도 라이벌이라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 쏟을 겁니다.” 2년 전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인 줄 알았지만 신종훈은 8강에서 떨어졌다. 복싱 국가대표 이승배 감독이 대회를 코앞에 두고 가장 염려하는 건 심리적인 부분이다. 체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별 걱정이 없다. “경기를 하다 한 대 맞으면 ‘내가 왜 맞았나’ 하고 생각도 좀 하면서 돌아갈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종훈이는 한 대 맞으면 만회하려고 더 달려들다 점수를 더 잃는다. 마인드 컨트롤이 안 돼서 그렇다.” 강한 승부욕 탓에 맞고는 못 참는 성격이 약점이란 걸 신종훈 자신도 잘 안다. 욱하는 성격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는 부모님의 평소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런던에 올 때 챙겨 왔다. 자기 전에 이 동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있다. 사격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동갑내기 여자 친구 김혜인의 사진도 도움이 되고 있다. “저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에요.” 장점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그는 “체중 감량 걱정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체급 경기인 복싱 선수가 감량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건 엄청난 복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은 계체를 앞두고 적어도 5∼6kg을 감량하는데 저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상대는 감량하느라 힘이 빠진 상태에서 링에 오르지만 저는 그냥 올라가면 되는 거죠.” 신종훈이 출전하는 라이트 플라이급은 런던 올림픽 남자 복싱 10개 체급 중 가장 가볍다. 신종훈은 31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신종훈 프로필△생년월일=1989년 5월 5일△신체조건=168cm, 49kg△학교=구미 광평초-경북체중-경북체고△소속=인천시청△경력=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성적=2009 세계선수권 3위2011 아시아선수권 1위2011 세계선수권 2위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올림픽 첫 메달.’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상대 꿈을 깨야 내 꿈이 이뤄진다.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뉴캐슬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런던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 나선다. 멕시코 역시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첫 메달을 노린다.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 때 거둔 4강이 최고 성적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인포 2012’는 메달 예상국(브라질, 스페인, 우루과이)을 위협할 다크호스에 한국과 멕시코를 포함시켰다.○ 멕시코 꺾으면 8강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8강.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48년 런던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다. 한국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1948년 런던 대회에서 첫 상대 멕시코를 5-3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첫 승리였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한국은 멕시코를 1-0으로 꺾고 조별리그 성적 1승 2무로 8강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한국이 8강에 진출한 때마다 멕시코가 ‘제물’이었다. 멕시코와 0-0으로 비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는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멕시코는 B조에서 객관적 전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이 멕시코를 이길 경우 ‘멕시코 잡으면 8강 진출’이라는 공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한껏 높아진다.○ 박주영 vs 도스 산토스 멕시코의 주득점원은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5골을 넣은 마르코 파비안(23·치바스). 파비안은 5월 프랑스 툴롱 국제대회 때 7골을 뽑는 가공할 득점력을 보였다. 하지만 멕시코 공격 전술의 중심은 볼 배급에도 능한 유일한 유럽파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23·토트넘)다. 도스 산토스는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27·아스널)과 닮은 점이 많다. 10대 때부터 ‘축구 천재’로 불렸다. 2009년 북중미 골드컵에서 멕시코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스무 살을 갓 넘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멕시코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어린 나이지만 A매치 59경기(14골)를 뛰어 큰 경기 경험도 박주영(A매치 58경기·23골)과 엇비슷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소속 팀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은 둘은 이번 올림픽 무대를 통해 재도약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이기도 하다. 기성용(23·셀틱)과 하비에르 아키노(22·크루스)가 벌일 중원 대결도 경기 분위기를 좌우할 열쇠다. 포지션이 미드필더로 같은 둘은 영국 가디언이 뽑은 ‘런던 올림픽에서 주목해야 할 7명의 축구 스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분위기 좋은 한국 한국(28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멕시코(19위)에 뒤진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 두 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이겨 상승세다. 14일 뉴질랜드를 2-1로 꺾었고 20일에는 세네갈을 3-0으로 완파했다. 박주영이 두 경기에서 모두 골 맛을 봤다는 것도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선 흡족한 부분이다. 이에 비해 멕시코는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스페인에 0-1로 졌고 한국전에 대비한 리허설 파트너로 삼은 일본에도 1-2로 졌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앞선다.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세 차례 만난 멕시코에 2승 1무, 올림픽 대표팀 간의 경기에서 2승 3무 1패를 기록 중이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와 우루과이의 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최고의 인기 이벤트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발표한 런던 올림픽 하이 디맨드 이벤트에 축구 조별리그 A조 UAE-우루과이 경기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하이 디맨드 이벤트는 입장권 수요가 아주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나 경기를 말한다. 올림픽 때마다 IOC가 결정한다. 하이 디맨드 이벤트는 개최 도시 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취재 아이디 카드를 발급받은 각 나라의 취재진도 입장권이 없으면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개회식과 폐회식, 수영 결선은 올림픽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하이 디맨드 이벤트다. UAE-우루과이전은 결승전도 아니고 우루과이의 전력이 크게 앞선다. 그런 두 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하이 디맨드 이벤트에 포함된 건 인기 때문이 아니라 ‘줄을 잘 섰기’ 때문이다. 우루과이는 스페인 브라질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팀이고 UAE는 올림픽 축구 본선에 오른 16개 나라 중 최하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두 팀의 경기는 27일 오전 1시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리는데 바로 뒤이어 개최국 영국이 세네갈과 맞붙는다. UAE-우루과이 경기는 52년 만에 올림픽에 참가한 축구 종가 영국의 첫 경기와 같은 날 같은 경기장에서 더블헤더로 열리는 바람에 덩달아 하이 디맨드 이벤트가 된 것이다. 축구협회가 4개(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갈린 영국은 단일 팀 구성이 어려워 1960년 로마 대회를 끝으로 그동안 올림픽에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단일 팀을 꾸렸다. IOC는 개회식과 폐회식, 수영 결선에 더해 올림픽 개최국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을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정하기도 한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는 캐나다의 국기나 마찬가지인 아이스하키에서 캐나다-미국 경기와 결승전, 김연아가 출전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하이 디맨드 경기에 포함됐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마린보이’ 박태환(23)이 22일 처음으로 결전지 런던의 물살을 갈랐다.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전날 런던에 도착한 박태환은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2시간 동안 올림픽파크 내 아쿠아틱스센터에서 몸을 풀었다. 박태환은 훈련을 마친 뒤 “런던의 물맛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닷물도 아닌데 물맛이 짜겠어요? 물에 처음 들어가 본 느낌은 괜찮아요”라고 농담까지 곁들이는 여유를 보이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물이 깨끗하고 수심도 베이징 올림픽 때와 같은 3m여서 느낌은 4년 전과 비슷하다”고 했다. 1시간가량 물 밖에서 몸을 푼 박태환은 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저항 수영복 2개를 겹쳐 입고 물로 뛰어들었다. 저항 수영복은 육상 선수들이 종아리에 차는 모래주머니 같은 것으로 경기 때 입는 것보다 물의 저항이 더 큰 재질로 만든다. 수영복 안으로 스며드는 물의 양도 더 많아 헤엄치기가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 3주 전부터 조정기 훈련에 들어가 훈련량을 줄인 박태환은 이날 50m 풀을 22차례 왕복하면서 2.2km를 천천히 헤엄쳤다. 조정기에 들어가기 전 평소 박태환의 하루 훈련량은 14km 정도였다. 이날은 런던 입성 후 첫 훈련이어서 오전 훈련만 했지만 23일부터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4km 정도씩 물살을 가르며 컨디션을 점검한다. 박태환은 “아직은 몸이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마이클 볼 코치가 오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박태환을 전담해 지도해온 볼 코치는 런던 올림픽에서 호주 대표팀으로 합류했다. 박태환은 호주 수영 대표팀이 런던에 도착하는 23일부터 볼 코치와 함께 훈련한다. 박태환이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자유형 400m 결선은 29일 오전 3시 51분에 열린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1500m 등 세 종목에 출전한다.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여성들은 우승자에게 꽃다발을 걸어 주면 된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제1회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 대회에는 14개 나라가 참가했는데 9개 종목에 출전한 241명이 전부 남자였다. 쿠베르탱 남작은 여성이 나오면 경기의 엄숙함이 없어진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인류 평화를 위해 근대 올림픽을 만든 그도 보수적인 귀족 신분이라서 그랬는지 남녀평등과는 거리가 멀었던 모양이다. 2회 올림픽인 1900년 파리 대회부터 여성들이 출전했다. 여성의 출전을 막던 금녀(禁女)의 벽이 근대 올림픽 창설 후 116년 만에 완전히 허물어졌다. 27일 개막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종목에는 여자 복싱이 포함됐다. 복싱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 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후로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까지 여성의 출전을 막아온 종목이다. 여자 복싱은 1904년 대회에서 딱 한 번 시범 종목으로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92년 유도, 1996년 축구, 2000년 역도, 2004년 레슬링에서 여자 종목을 추가하면서 금녀의 벽을 차츰 무너뜨려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복싱에는 남자의 10개 체급보다 적은 3개(플라이급, 라이트급, 미들급)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여자 복싱이 포함되면서 런던 올림픽은 모든 정식 종목(26개)에 여성이 출전하는 최초의 올림픽이 됐다. 26개 정식 종목에 포함된 세부 종목까지 따지면 금녀 종목보다 금남(禁男) 종목이 오히려 하나 더 많다. 체조의 세부 종목인 리듬체조와 수영 세부 종목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에는 남자 종목이 없고, 레슬링 세부 종목 중 경기 규칙상 상체만 공격할 수 있는 그레코로만은 여자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IOC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남자 7개, 여자 3개이던 사이클의 트랙 종목 금메달 수를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5 대 5로 같게 했다. 여성의 참가 제한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메달 수에서도 남녀평등을 위한 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금녀의 벽은 그동안 여성들의 올림픽 출전에 인색했던 이슬람교 국가에서도 무너져 가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엄격한 남녀의 역할 구별에 따라 여성들의 대외활동을 제한해왔다. 카타르 브루나이는 그동안 여성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자국 여성 선수들의 참가를 허락했다. 특히 카타르는 사격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 바히야 알하마드에게 개회식 기수를 맡겼다. 대부분의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 타지키스탄에서는 최초의 여성 복싱 올림픽대표가 탄생했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런던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 선수가 269명으로 남자 선수(261명)보다 더 많아 미국의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여초(女超) 올림픽이 됐다. 한국은 남자가 134명, 여자가 111명으로 아직까지는 남자가 더 많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클럽 대항 국제 축구대회인 ‘2012 피스컵’이 19∼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성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네덜란드 에레디비시(1부 리그)의 흐로닝언 등 네 팀이 출전해 총 4경기를 치른다. 월드컵 대표팀에 소속돼 있는 손흥민(함부르크)과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인 석현준(흐로닝언)의 맞대결은 특히 관심거리. 함부르크-흐로닝언, 성남-선덜랜드 경기에서 이긴 팀은 결승전에 오르고 패한 두 팀은 3, 4위 결정전을 치른다. 같은 공격수인 손흥민과 석현준은 지난해 7월 양 팀의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한 차례 맞대결할 기회가 있었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석현준은 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에 교체되어 나간 뒤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당시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어 상대적으로 활약이 적었던 석현준에게 판정승했다는 평을 들었다. 선덜랜드 지동원은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돼 출전하지 않는다. 2003년 시작한 피스컵은 2년마다 열렸으나 이번 대회는 2009년 대회 이후 3년 만에 열린다. 우승 상금은 250만 달러(약 28억5000만 원)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3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팬들께 보여드리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 팬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 조별리그 C조에 속한 뉴질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28위의 한국보다 많이 처진다. 이번 평가전의 과제는 중앙 수비 조합을 점검하는 것이다. 중앙 수비수 장현수(FC 도쿄)가 부상으로 올림픽 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대신 김기희(대구)가 12일 급하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중앙 수비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수비 라인뿐 아니라 미드필더와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공격에서는 재능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여러 조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공격 라인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15일 런던으로 떠나는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치른다.파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박지성(31·사진)이 새로 둥지를 튼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등 번호 7번을 달고 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QPR 구단은 12일 홈페이지에서 “박지성에게 등 번호 7번을 줬다. 그동안 7번을 달았던 아델 타랍트(모로코)는 10번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타랍트가 이미 7번을 쓰고 있어 어쩔 수 없이 8번을 희망했으나 구단의 배려로 원하던 7번을 달게 됐다. 박지성은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선 13번이었지만 국가대표 때는 7번을 달았다. 맨유 입단 전 일본의 교토 퍼플상가와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번에서 뛸 때 등 번호도 7번이었다. 한편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장현수(FC 도쿄)가 11일 연습경기 중 왼쪽 무릎인대를 다쳐 런던행이 좌절됐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장현수 대신 예비 엔트리에 올라 있던 김기희(대구)를 합류시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빅 매치로 꼽힌 전북과 서울의 맞대결이 싱겁게 끝났다. 전북과 서울은 11일 전북의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의 차로 1, 2위를 달리며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는 두 팀은 승점 1씩을 나눠 갖고 순위를 그대로 지켰다. 승점 43(13승 4무 3패)의 전북이 1위, 승점 42(12승 6무 2패)의 서울이 2위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운 이번 시즌 최다 득점(45골) 팀 전북이 최소 실점(15골) 팀 서울의 수비망을 뚫고 K리그 최다 타이인 9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전북은 초반부터 에닝요의 날카로운 프리킥과 공간 침투를 앞세워 서울의 골문을 세차게 두드렸지만 골망을 흔드는 데는 실패했다. 전북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에닝요의 두 차례 슈팅이 특히 아쉬웠다. 에닝요는 전반 27분에 날린 프리킥과 후반 42분의 중거리 슛이 모두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서울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해결사’ 데얀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서울은 데얀 대신 프랑스 리그에서 복귀한 정조국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올 시즌 팀 득점의 40% 이상을 책임져 온 데얀(12골)의 역할을 떠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정조국은 “부담이 큰 경기였다. 전반에 30분 정도를 뛴 것 같아 전광판을 쳐다보니 13분밖에 안 지났더라. 지금은 평소 체력의 6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강원은 김학범 감독 부임 후 치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웨슬리를 앞세워 대전을 3-0으로 꺾었다. 전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년 전 아시아경기 때부터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해 왔다.” 10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포토데이 행사가 열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추억을 친구들과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구자철이 언급한 ‘친구들’은 일명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6인방으로 골키퍼 이범영(부산)과 수비수 윤석영(전남)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 오재석(강원), 미드필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다. 이들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거쳐 런던 올림픽을 앞둔 지금까지 4년째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지동원(선덜랜드)과 와일드 카드 박주영(아스널)을 포함하면 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 18명 중 2년 전 아시아경기 멤버는 8명이나 된다.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도 사령탑은 홍 감독이었다. 구자철은 “2년 전 아시아경기 당시 선수들끼리 직접 얘기한 적은 없었지만 런던 올림픽까지 같이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이 친구들과 함께 뛸 수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나이 제한 상한선인 23세의 선수들을 더 뽑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올림픽까지 내다보고 1989년, 1990년생으로 당시 21, 20세이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6인방 중 셋은 1989년생이고, 나머지 셋은 1990년생이다. 홍명보의 아이들은 런던 올림픽을 꿈을 이루고 새로운 기회를 잡는 무대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재석은 올림픽 사상 첫 메달 획득을 염두에 둔 듯 “런던 올림픽을 국민들의 희망을 이루어 드리는 무대로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스트 박지성’으로 평가받는 김보경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올림픽에서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유럽 진출의 기회도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14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15일 런던으로 떠난다.파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신 감독 살다 보면 이렇게 어려운 때도 있고 그런 거지. 힘을 내자고. 파이팅!” 8일 성남-전남전에 앞서 경기 장소인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의 전광판에 양준혁 프로야구 해설위원이 깜짝 등장했다. 양 위원은 “만날 1등만 하면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 열심히 하다 보면 곧 좋은 때가 또 오지 않겠냐”며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으로 성남 신태용 감독을 격려했다. 신 감독과 양 위원은 영남대 88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친구의 애정 어린 응원도 별 효과는 없었다. 성남은 전남과 1-1로 비겨 최근 6경기(2무 4패)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승점 1을 보태는 데 그친 성남은 승점 23(6승 5무 10패)으로 10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성남은 올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하위 리그행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올 시즌부터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한 K리그는 30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1∼8위는 상위 리그, 9∼16위는 하위 리그로 나뉘어 이후 44라운드까지 리그를 치른다. 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힘들었던 6월이 지나갔다. 7월 첫 경기인 전남전을 반드시 승리해 상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골을 먼저 넣으며 기세를 올린 쪽은 전남이었다. 성남은 후반 2분 전남의 신영준에게 선취 골을 허용했다. 성남은 3분 만에 터진 홍철의 왼발 동점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이후 일방적으로 전남을 몰아붙였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전세를 뒤집진 못했다. 수원은 경남에 덜미를 잡혀 올 시즌 안방 불패가 무너졌다. 경남은 두 골을 몰아넣은 김인한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을 3-0으로 완파했다. 수원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안방에서 열린 10경기에서 9승 1무의 무패를 이어 왔었다. 수원은 1일 포항에 0-5의 완패를 당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영패의 수모 속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상주는 포항을 1-0으로, 인천은 부산을 2-1로 눌렀다.성남=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경신이가 다섯 번, 경민이가 세 번이니까 모두 여덟 번이네요.” 최계현 씨(59)는 1녀 2남 중 큰아들인 윤경신(39)과 막내 아들 윤경민(33)의 올림픽 출전 횟수를 손가락으로 꼽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의 간판인 윤경신은 19세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27일 개막하는 런던 대회가 다섯 번째 참가하는 올림픽이다. 런던 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 중 최다 출전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던 윤경민은 핸드볼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해 형제의 런던 올림픽 동반 출전은 이뤄지지 못했다. 최 씨는 아들 윤경신과 함께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16년 전 겨울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윤경신은 1996년 2월 경희대를 졸업하고 세계 최고의 핸드볼 리그로 평가받는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했다.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혼자 보낼 수가 있어야죠.” 최 씨는 아들의 독일 진출 후 3년 동안 함께 독일에서 지내며 뒷바라지했다. “경신이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었어요. 밥이며 빨래는 말할 것도 없고 운전도 제가 직접 했죠.” 최 씨는 아들이 팀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게 해 주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집으로 동료들을 초청해 저녁을 대접했다. 윤경신이 결혼해 가정을 꾸린 뒤로 최 씨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리그가 열리는 시즌 중에는 다시 독일로 날아갔다. 아들이 뛰는 경기는 빠짐없이 쫓아다니느라 1년 중 6개월은 독일에서 지냈다. 이러다 보니 얼굴을 알아본 독일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최 씨의 이런 아들 뒷바라지는 윤경신이 국내로 복귀한 2008년까지 13년간 계속됐다. 윤경신이 분데스리가에서 득점왕을 8차례 차지하면서 이룬 통산 최다 득점(2908골)과 한 시즌 최다 득점(324골)은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핸드볼에서 일가를 이룬 윤경신이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핸드볼 선수가 되겠다는 걸 처음에는 반대했다. “초등학교 때인데 어느 날 갑자기 집에 오더니 핸드볼을 하겠다는 거예요. 농구도 있고 다른 인기 종목들 많은데 왜 하필 핸드볼인가 싶었죠. 내 피를 이어받았나 싶기도 했고요. 아들하고 핸드볼 공 던지기 놀이를 종종 했었는데 괜히 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최 씨는 초등학교 때 핸드볼 선수였다. “안 된다고 말려도 소용없더라고요. 며칠을 계속 조르는 바람에 한번 해보라고 했죠. 그게 지금까지 온 거예요.” 어머니는 아들의 이번 올림픽 출전도 말렸다고 한다. “경신이 나이가 한국 나이로 올해 마흔이에요. 아무리 경신이라도 예전의 몸 상태가 아닌데 전성기 때처럼 잘할 수는 없어요.” 최 씨는 사람들이 ‘윤경신이 뛰어도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고 했다. 아들이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팬들의 머릿속에 남았으면 하는 부모의 욕심 같은 것이라고 했다. 윤경신은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중 최고령 선수다. “경신이가 ‘한국 핸드볼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런던에 꼭 가야 된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듣고 최 씨는 ‘이번에도 말려봐야 소용없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텐데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응원해야죠.”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