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이지훈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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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무용 등 공연업계를 취재합니다.

easyhoo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문화 일반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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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위험’ 국보-보물 14개 3년째 방치…주변시설 정비에만 533억 쏟아부어

    균열이나 파손 등으로 고(高)위험 등급 판정을 받은 국보와 보물 14개가 3년째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 감사에서 수차례 ‘보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지만 문화재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정작 문화재 대신 주변 시설 정비에 예산을 썼다.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이 공개한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5년 정기감사 결과 ‘보존관리방안 마련 필요’ 대상으로 국보와 보물 14건을 지정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존관리방안 마련 필요’는 판정 등급 중 ‘즉시 해체’ 다음으로 심각한 고위험 등급을 말한다. 구조나 보존상태가 부실해 보강 또는 보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2015년 정기감사 대상 문화재 161건 중 보수한 건수는 23건(14.3%)이었고 나머지는 현재까지 방치된 상태다. 특히 보강, 보수가 시급한 문화재는 그대로 두고 주변에만 신경 쓴 건수는 22건(13.7%)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국보와 보물이 14건이었다. 국보 47호인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가 대표적이다. 1964년 보수할 때 보강재로 쓰인 스테인리스가 부식되고 시멘트에서 발생한 2차 오염이 심각해 2014, 2015년 감사에서 모두 ‘즉시 해체’ 다음의 하위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그대로다. 올해도 탑비를 보수하지는 않고 주변 건조물인 도원암 극락보전만 개축했다. 보물 383호인 창덕궁 돈화문도 천장, 추녀마루, 기둥에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이 심각하지만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해당 문화재가 있는 지자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문화재 보수비용은 문화재청과 해당 지자체가 7 대 3 비율로 내도록 ‘보조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자체가 문화재 보수용 예산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자체가 원하지 않으니 문화재청은 관련 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자세다. 반면 지자체는 문화재 보수, 수리는 ‘해도 티가 안 나는 사업’이라서 신청에 역시 소극적이라는 얘기다. 그 결과 문화재 보수 대신 주차장 화장실 개선 등 주변 정비사업에 쓰인 돈만 최근 3년간 533억 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2014년 문화재청 감사에서 △보수가 시급한 문화재 대신 주변 정비사업 위주로 예산을 배분하고 △정기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대로 예산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위험 등급을 받은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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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웃들 “이영학 아내, 남편의 로봇 같았다”

    “남편이 아내를 로봇처럼 조종하는 것 같았어요.” 살인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서울 중랑구 집 이웃들은 15일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이영학과 부인 최모 씨(32)가 주종(主從)관계로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내 최 씨 자살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이 평소 아내를 학대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주민 김모 씨는 “최 씨는 남편 말에 ‘찍소리’ 한 번 못했다. 늘 기운이 없고 기계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로봇 같았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 이모 씨는 “이영학이 아내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질로 뭔가를 시키는 장면을 자주 봤다”며 “무거운 짐을 드는 것도 언제나 아내 몫이었다”고 했다. 주민 이모 씨도 “이영학이 자동차 튜닝(성능개조)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최 씨는 남편 옆에 공구를 들고 멍하니 서 있다가 뭔가 지시를 들으면 황급히 건네곤 했다”며 “최 씨가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낯빛이 어두웠다”고 전했다. 미용실 원장 구모 씨는 “세 가족이 함께 다니는 걸 보면 이영학이 항상 앞에 서고 딸과 아내가 멀리서 뒤따랐다”고 말했다. 최 씨가 남긴 A4용지 4장짜리 유서에는 최 씨가 초등학생 때 동급생들에게 성폭행당한 이후 양아버지, 이웃 등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최 씨가 어려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면 남편의 일상적 학대를 피해로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의 최 씨 자살 방조 혐의와 함께 성매매 알선, 기부금 유용 혐의 등을 수사하기 위해 15일 전담팀을 꾸렸다. 최 씨가 자살 전날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이영학 모친의 동거남 A 씨(59)는 14일 경찰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최 씨는 고소장에서 “총기 위협에 못 이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엽총 등 총기 5정을 발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구특교 kootg@donga.com·이지훈 기자}

    •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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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 심리적 종속… 살인행위조차 수용

    “다 사정이 있을 거예요.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이영학의 딸 이모 양(14)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기색이 엿보였다. 12일 경찰에서 “아빠가 친구를 죽이려고 데려온 것 알고 있느냐”는 프로파일러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아빠에게 맞은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프로파일러가 아버지 범행을 추궁하자 딸은 “그런 적 없고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13일 경찰이 밝힌 이 양의 조사 결과 중 일부다. 이번 조사에 투입된 프로파일러 6명이 분석한 결과 이 씨와 이 양의 관계는 상식을 뛰어넘었다. 이 양은 친구 김모 양을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고 시신 유기에 가담하는 등 아버지의 범행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경찰은 “이 양은 아버지가 없으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심리적 종속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양은 “○○이를 불러라”는 이 씨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 이 씨는 수면제를 넣은 음료 두 병을 딸에게 건넸다. “한 병을 ○○이에게 먹여라”는 새로운 지시가 이어졌다. 이 양의 마음에 ‘아빠랑 잘하기로 약속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키지도 않은 수면제 음료 반 병과 ‘감기약’ 2알을 챙겨 친구에게 건넸다. ‘감기약’은 사실 신경안정제였다. 또 친구의 시신을 아버지와 함께 야산에 버리는 걸 도우면서 김 양을 애타게 찾는 가족과 친구에게 태연히 거짓말을 했다. 딸이 아버지를 두려워해 범행에 가담한 건 아니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양은) 아버지를 정말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어떤 나쁜 이야기도 하는 걸 싫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양이 이영학의 공범이 된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아버지의 유전병을 물려받았고 △친구 대신 같은 질병을 앓는 아버지에게 의지했으며 △아버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양에게) 지능적 장애가 있는 건 아니나 기본적으로 사고가 왜곡된 상태”라며 “아버지가 하는 일이라면 비상식적이어도 의심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예윤 yeah@donga.com·이지훈 기자}

    • 20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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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영학, 딸친구에 성기구 학대… 수면제 깨어나 저항하자 살해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은 여중생 딸의 친구인 김모 양(14)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재운 뒤 이틀에 걸쳐 성적 학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기구를 이용한 학대 정황도 나왔다. 이영학은 잠에서 깬 김 양이 저항하자 끈 같은 도구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영학이 딸까지 동원해 김 양을 유인하고 살인까지 한 결정적 동기는 결국 자신의 비뚤어진 욕구 탓으로 보인다. 1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영학은 지난달 30일 낮 12시 20분경 딸 이모 양(14)을 통해 집으로 온 김 양이 수면제를 먹고 잠들자 옷을 벗긴 뒤 몸을 만지는 등 성적 학대 행위를 이어갔다. 이영학은 다음 날 오전까지 비슷한 행위를 반복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기구를 사용한 학대’로 추정되는 정황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특정하기 힘든 기구로 김 양에게 성적인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이영학의 집에서 다수의 음란기구를 발견했다. 다만 직접적인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영학이 성적 학대를 하는 동안 딸은 이 사실을 보지 못했다. 이영학이 김 양을 범행 대상으로 정한 건 김 양에게서 지난달 숨진 자신의 아내를 연상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영학은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성적 학대가 사실로 확인되면 준강간이나 강제추행 혐의가 추가돼 죄가 더 무거워진다. 경찰은 이영학과 딸 이 양의 심리 상태와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경찰은 13일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빠의 범행’ 적극 은폐한 이 양 이 양이 아버지의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 한 행적도 포착됐다. 친구인 김 양이 자신이 건넨 수면제를 먹고 안방에 쓰러진 걸 알면서도 애타게 찾는 김 양 친구들에게 태연히 거짓말을 하며 따돌렸다. 김 양이 아직 살아 있었던 1일 오전 이 양이 김 양의 친구 A 양(14)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이 양은 지속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 김 양 실종 소식을 접한 A 양이 1일 오전 10시경 “김 양 봤어?”라고 따져 묻자 이 양은 “나 어제 ○○이랑 놀았었거든. 2시쯤 친구 만난다고 급하게 갔어. 그 뒤로 전화가 끊겼더라구. 그게 마지막이었는데”라고 답했다. 이 양은 A 양이 집요하게 납치 가능성을 제기하자 “왜 추석연휴 때 나갔지? (휴대전화 전원을) 일부러 끈 거 같다. 착했는데 만약 가출이라면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네”라며 김 양이 가출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A 양이 계속해서 김 양을 걱정하자 이 양은 “만약에 진짜 멀리 있으면 어른 되어서 만나는 거 아니겠지? 내가 너무 앞서갔네^^ 좀 빨리 돌아왔음 좋겠네 하하”라고 말했다. 김 양은 이날 오전 11시 53분부터 오후 1시 44분 사이에 살해됐다. A 양은 이 양이 아버지와 함께 김 양의 시신을 옮기기 직전인 1일 오후 5시경 다시 이 양에게 “○○이랑 헤어졌을 때 어느 쪽으로 갔는지 봤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양은 대뜸 엄마의 자살 소식을 꺼내며 화제를 돌렸다. 이 양은 “우리 어머니 돌아가신 건 아니? 우울증이 심하셨대”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북부지법은 경찰이 신청한 이 양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소년법에 따라 이 사건 피의자인 이 양은 구속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이영학의 아내 최모 씨(32)의 성폭행 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의붓시아버지 B 씨(59)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등을 수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총기 위협 등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강간인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 속속 드러나는 이영학의 ‘이중생활’ 딸 수술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은 이영학이 10여 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매달 170만 원가량의 복지 혜택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 중랑구에 따르면 그는 200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생계급여 100만 원과 장애수당, 주거수당까지 포함해 매달 170만 원가량을 받았다. 이영학이 ‘부정수급’으로 타낸 돈은 약 2억 원에 이른다. 그는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운전했는데 2000cc 미만의 외제차 한 대만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소득 산정 기준에서 제외됐다. 중랑구 관계자는 “(이영학이) 지적·정신장애 2급이었기에 본인 소유 차량은 재산 산정 기준에서 제외됐다”며 “은행계좌엔 소득이 거의 0원인 것으로 보아 차명계좌를 활용해 돈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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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학원장? 튜닝업자? 이웃도 몰랐던 ‘어금니 아빠’ 정체

    ‘어금니 아빠’ 이모 씨(35)는 이웃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꽁꽁 숨겼다. 만남이나 대화를 피하진 않았다. 하지만 “무슨 일 하냐”고 묻는 이웃들에게 매번 다른 직업을 내세웠다. 자신의 이중생활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이 씨의 의도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9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만난 서울 중랑구 이 씨 자택 주변 주민들은 이 씨의 직업을 작가, 학원장, 자동차 튜닝업자 등 제각각 다르게 알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이 씨와 집 월세 계약을 맺었던 건물 관리인 정모 씨는 당시 이 씨와 마주 앉아 나눈 대화를 정확히 기억했다. 정 씨는 “그때 이 씨가 자기를 방송사에 원고 보내는 작가라고 말했다”며 “입주 직후 이 씨가 현관 앞에 직접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64)는 “이 씨가 딸과 또래 여학생 2명을 데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라면 음료수 등을 사러 왔다”며 “믹스커피 큰 통을 자주 사가면서 학원을 운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 씨(57)는 “이 씨가 자신이 살던 건물 옆 차고에서 외제차 튜닝을 자주 해서 물었더니 ‘이걸로 먹고산다’고 해 정비업자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피해자 김모 양(14)의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직후인 3일 서울 도봉구의 한 은신처를 계약하면서 공인중개사에게 자신을 중식당 주방장이라고 소개했다. 여러 직업을 소개했지만 이 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별다른 직업 없이 후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씨와 아내 최모 씨(32)의 관계도 ‘비정상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주민 박 씨는 “두 부부가 젊은데도 늘 멀리 떨어져 걷고 서로 말도 안 했다”며 “평소 동네 사람들과 인사도 안 하고 지내던 이 씨가 아내가 죽은 뒤 갑자기 인사성이 밝아지고 친근하게 말을 붙여와 황당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 씨가 아내가 숨지기 며칠 전 뜬금없이 ‘아내가 성폭행을 당해 DNA 검사 중’이란 민감한 얘기를 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아내 최 씨는 지난달 6일 자택 건물 5층에서 투신자살했다. 앞서 같은 달 1일 최 씨는 이 씨의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인 A 씨(60)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했다. 사흘 후 이 씨와 함께 A 씨 집을 찾은 최 씨는 다음 날 2차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 이 씨가 최 씨에게 성폭행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A 씨와 성관계를 가지라고 요구해 4일 성관계가 이뤄졌고 이 문제로 부부싸움을 한 뒤 최 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가 최 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 A 씨를 10일 성폭행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본보 기자가 9일 강원 영월군 A 씨 자택을 찾았을 때 그는 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최 씨 사건에 대해 묻자 A 씨는 강하게 답변을 거부하며 자리를 떴다. A 씨는 이날 채널A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날 경찰의 2차 조사를 받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들어가서 조사받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경찰 앞에선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내내 이 씨는 의자를 잡거나 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횡설수설하다 뜬금없이 2, 3일 시간을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조사를 받은 딸 이모 양(14)은 “피곤하다” “자고 싶다”는 말만 반복했다.김예윤 yeah@donga.com / 영월=이지훈 기자}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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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외계층 한숨 키우고… 막내린 역대 최장 추석 연휴

    ● 홀몸노인들엔… 더 외로운 열흘추석 연휴 끝자락인 8일 부산 중구의 한 연립주택 단칸방에서 박모 씨(72·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혼자 살던 박 씨는 지병을 앓고 있었다. 박 씨는 이틀 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평소 그를 돌보던 부산 중구노인복지관 소속 생활관리사 김모 씨는 너무 긴 연휴가 걱정돼 6일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박 씨는 받지 않았다. 이틀 뒤 김 씨는 불길한 생각이 떠나지 않아 박 씨 집으로 향했다. 신고를 받은 119대원이 먼저 현장에 도착했지만 박 씨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김 씨는 “할머니는 평소에도 복지관 직원 도움을 받아 바깥에 나오셨다”며 “긴 연휴에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먹는 것도 잘 챙기지 못하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최장 10일간 이어지면서 자녀와 해외로 여행을 다녀온 노년층도 많았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나 생활관리사의 보살핌을 받던 홀몸노인에게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힘든 추석이었다. 한모 씨(77)는 연휴 내내 서울 중구의 작은 집에서 홀로 지냈다. 평소에는 요양보호사와 생활관리사가 일주일에 2, 3차례 한 씨의 집을 찾는다. 그때마다 2시간가량 머물며 건강도 챙겨주고 이런저런 대화도 나눈다. 하지만 연휴가 시작되며 발길이 끊겼다.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도 연휴 대부분 문을 닫아 한 씨가 갈 곳도 마땅찮았다. 오랫동안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혼자 살던 한 씨는 “작년엔 2, 3일만 버티면 됐는데 이번 연휴는 일주일 이상 혼자 지냈다”며 “그저 연휴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연휴로 인한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하자 일부 복지관은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홀몸노인들을 직접 챙겼다. 9일 노원구어르신돌봄지원센터 생활관리사 정성미 씨는 이날 평소 돌보던 노인 10여 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식사를 하러 온 양모 씨(70·여)는 “연휴 동안 찬물에 밥 말아서 김치 놓고 먹은 게 전부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명절 때 자녀들이 부모가 있는 요양원을 찾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번처럼 긴 연휴에는 요양원 노인들의 외로움도 평소보다 더 크다. 경기 지역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연휴가 아무리 길어도 자녀들은 대부분 한 번 와서 반나절 정도 있을 뿐”이라며 “외박이나 외출도 가능하지만 실제 모시고 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 생활관리사는 “혼자 사는 어르신 중에는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심한 우울증을 겪는 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장애인 가족엔… 더 서러운 열흘장모 씨(46·여)는 추석 연휴 다운증후군을 앓는 딸 유정이(가명·18)와 서울 자택에서 단둘이 보냈다. 시댁이 있는 충북 청주엔 남편과 다른 두 자녀만 다녀왔다. 부부가 반쪽 귀성을 택한 이유는 유정이를 바라보는 친척의 차가운 시선에 있다. 지난해 친척 결혼식 때 시어머니에게서 “유정이를 가족행사에 데려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명절에도 가지 않는다. 유정이는 친할머니에게 안겨본 적이 없다. 장애인 자녀를 둔 일부 부모에게 열흘간의 추석 연휴는 너무 길었다. 부부 가운데 한 명만 고향에 가거나 아예 자녀를 시설에 맡겼다. 다른 친척의 시선이 두려워서다. 발달장애 1급인 7세 딸을 둔 엄마 한모 씨(38)는 “편한 마음으로 아이를 시댁이나 친정에 데려가는 부모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아이가 돌발행동을 할까봐 일가친척이 모이는 행사에서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휴 때 서울시내 단기보호시설 37곳 중 3곳이 문을 열었다. 강모 씨(45·여)는 추석 전날과 당일 한 단기보호시설에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 현우(가명·16)를 맡겼다. 3년 전 설날 현우가 던진 장난감에 맞은 어린 조카 머리가 찢어진 뒤 명절 때마다 현우를 이렇게 시설에 맡기고 고향에 간다. 서울 성북구 행복플러스발달장애인센터 관계자는 “3주 전 ‘연휴 기간 시설 위탁 문의’ 글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지 30분 만에 신청자 20명이 모두 찼다”고 말했다. 일부 장애인은 가족이 있어도 보호시설을 벗어나 귀성하지 못한다. 동아일보 취재진이 4일 찾은 서울 중랑구 한 단기보호시설엔 장애인 5명이 명절을 지내고 있었다. 추석 당일이었음에도 평소처럼 드라마를 보거나 노래를 듣고 종이접기를 했다. 이들 장애인은 모두 성인이다. 보호자가 사망하거나 연로해서 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다. 다운증후군과 지적장애 1급인 김모 씨(24·여)는 ‘추석은 어떤 날이냐’는 질문에 “(시설) 선생님이 집에 간 날”이라며 웃었다. 지적장애 3급 이모 씨(37·여)에게 지난해 추석에는 무엇을 했느냐고 묻자 대뜸 2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길 꺼냈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땐 아빠 공장에 갔는데…. 감잣국도 끓여주고 밥도 다 하고 그랬어.” 이 씨는 할머니 사망 이후 시설로 왔다. 명절 때마다 외롭게 보냈다.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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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금니 아빠’ 살인 미스터리

    거대 백악종(白堊腫)이라는 질환이 있다. 치아와 뼈 사이(백악질)에 악성 종양이 계속 자라는 병이다. 전 세계에서 수십 명만 앓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 난치병이다. 이모 씨(35)가 일반의 관심을 모은 계기가 바로 거대 백악종이다. 2006년 이 씨가 자신과 똑같은 병을 갖고 태어난 딸을 살리려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당시 이 씨는 계속된 치료로 치아가 어금니 1개밖에 남지 않아 ‘어금니 아빠’로 불렸다. 그로부터 11년 후 이 씨는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딸까지 범행에 동원한 ‘딸바보’ 아빠 7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달 30일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딸 이모 양(14)의 친구 A 양(14)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폐쇄회로(CC)TV에는 A 양이 같은 날 낮 12시 17분경 이 양과 함께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A 양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 무렵 A 양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가 놀러가자는데 가도 되느냐”고 말했다. A 양이 집에 오지 않자 같은 날 오후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 양이 사라진 전후 이 씨가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을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영월은 이 씨의 어머니가 사는 곳이다. 경찰은 이 씨가 1일 A 양 시신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대형 가방을 차량에 싣는 CCTV 화면과 이 씨 부녀가 탄 차량이 1일 영월 요금소를 지난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씨 부녀가 1일 밤 강원 정선군의 한 모텔에서 숙박한 뒤 서울로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A 양을 자택으로 오게 하기 위해 딸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양은 중학교 진학 이후 교류가 거의 없던 A 양에게 최근 돌연 “만나자”고 연락했다. A 양의 한 친구는 “이 양이 2년 만에 갑자기 연락해 만나자고 해 (A 양이) 당혹스러워 했는데 워낙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따라 나섰다가 화를 당한 것 같다”며 “이 양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만나자고 했는데 다 거절당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양은 1일 ‘30일 오후 2시쯤 A랑 놀다가 헤어졌는데 그 이후 전화가 끊겼다. 가출한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냈다. 경찰은 이 씨가 알리바이를 위해 딸에게 거짓말을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영월에 가기 전 차량 블랙박스를 제거했다가 서울로 돌아와 다시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에 ‘아내가 그리워 동해로 간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씨 부녀는 5일 오전 10시 20분경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 숨어 있다가 체포됐다. 두 사람 모두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간신히 의식을 되찾은 이 씨를 추궁한 경찰은 6일 오전 9시 A 양 시신을 찾았다. 이 씨 부녀는 생명엔 지장이 없으나 의식이 또렷하지 않아 경찰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이 씨 태블릿PC에는 2일 이 씨가 딸과 함께 찍은 영상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 이 씨는 “자살을 마음먹고 영양제 안에 약을 넣어뒀는데 집에 놀러온 A 양이 모르고 먹었다”고 주장했다. 살인이 아닌 사고라는 의미다.○ 이 씨 소유의 집 2채와 고급 차량 3대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현재 서울에 집 2채, 독일산 외제차 2대와 국산 고급차 1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 씨는 딸을 살리겠다며 미국까지 건너가 모금활동을 펼쳤다. 이 씨 자택에서는 음란기구도 여럿 발견됐다. 경찰은 이 씨가 부인 최모 씨(32)의 사망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살인을 저지른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최 씨는 지난달 초 서울 중랑구 5층 자택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수년에 걸쳐 시어머니의 지인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최근 이 씨에게 털어놨다. 이후 최 씨는 영월경찰서에 가해자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이 씨는 최 씨에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니 (가해자와) 성관계를 가져라”고 종용했다고 한다. 이 문제로 부부가 심하게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씨가 투신하기 전 이 씨에게 폭행까지 당한 걸로 볼 때 이 씨가 최 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두고 내사를 벌였다. 최 씨가 남긴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최 씨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배중·신규진 기자 ● 여중생 살인사건 일지△9월 5일 피의자 이모 씨의 부인 최모 씨 자살17·27일 이 씨, 최 씨 유골함·영정 영상 공개30일 여중생 A 양 피살(추정)△10월 1일 강원 영월군 야산에 시신 유기5일 경찰, 서울 도봉구 빌라에서 이 씨 체포6일 A 양 시신 발견7일 이 씨(사체유기 혐의) 구속영장 신청}

    • 201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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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기구위 두 아이… 불꽃에 취한 어른들은 말리지 않았다

    불꽃놀이를 보려고 건물 옥상 환기구에 올라섰던 어린이 두 명이 바닥으로 추락해 크게 다쳤다. 사고 장소는 출입이 제한된 곳인데 관람객이 몰리자 개방했다가 사고가 났다. 현장에 어른 수십 명이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1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2017 서울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지난달 30일 오후 7시경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옥상 환기구 덮개가 파손되면서 배모 양(7)과 조모 양(11)이 추락했다. 배 양 등은 약 10m 아래 수산시장 바닥으로 떨어졌고 머리와 팔다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두 아이는 각각 부모와 함께 불꽃놀이를 보다 높이 약 1m, 지름 157cm 정도의 환기구에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환기구 덮개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곳은 노량진수산시장 구(舊)시장 옥상이다. 1971년 지어진 건물로, 옥상의 절반가량은 주차장으로 쓰인다. 나머지 공간에는 환기구 30여 개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에서 사고 장소로 가려면 철제 계단과 1.3m 높이의 펜스를 지나야 한다. 지난해 3월 신(新)시장이 문을 연 뒤 평소 주차 인원을 제외하고 옥상 출입이 통제됐다. 불꽃축제 당일 노량진수산시장 안팎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수산시장은 이른바 ‘불꽃축제 명당’이다. 축제 전날 오후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텐트까지 동원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김덕호 수협 노량진수산㈜ 경영기획부 과장은 “매년 불꽃축제가 열리면 평소 인파의 10배 이상이 시장에 몰린다”며 “이번에도 신시장 주차장 3∼5층과 잔디밭, 구시장 주차 통행로 등이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자 경찰은 옥상 입구 세 곳에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제거하고 일부 출입을 허용했다. 자칫 사람들이 밀려 사고가 날 수 있어서다. 현장에서 일부 시민은 경찰에게 “왜 옥상으로 못 가게 하느냐”며 출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옥상을 개방하면서 불꽃놀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주차장 쪽 난간에 경찰관 6명을 배치했다. 그러나 환기구 쪽은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 아이들이 올라갔던 환기구 덮개는 불투명 재질이다. 낮에도 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두울 때는 내부가 뚫려 있는 걸 육안으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환기구 근처에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 표시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있었고 출입 통제를 수차례 했기 때문에 시장 측에 관리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불꽃축제는 올해 15회를 맞았다. 그러나 일부 관람객의 무질서는 여전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는 경찰 추산 85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이 찾았다. 축제 시작 전부터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는 돗자리를 편 관람객에게 점령당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일부 관람객은 사진을 찍기 위해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었다. 쓰레기 문제는 오히려 이전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원 계단과 통행로 가로등 근처마다 어김없이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다. 서울시 환경미화원과 주최 측 자원봉사자 700여 명이 동원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축제 직후 만난 자원봉사자 김모 씨(30)는 “나눠준 쓰레기봉지를 펴보지도 않고 그냥 바닥에 버린다”며 “밤을 새워 치워도 모자랄 것 같다”며 한숨쉬었다. 축제장을 찾은 김민영 씨(29)는 “다신 한강에 오지 않을 것처럼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놀랐다”며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불꽃축제 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과태료를 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불꽃축제 현장에 버려진 쓰레기는 약 75t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2015년(약 65t)보다 오히려 늘어났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신규진 기자}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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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김광석 부인, 20년간 음반저작권 수입만 10억

    1996년 숨진 가수 김광석 씨의 부인 서모 씨(52)가 최근 20년간 김 씨의 음반 저작권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이 1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에 따르면 서 씨는 김 씨 사망 후 2년 만인 1998년부터 올해까지 작사·작곡자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 명목으로 9억7980여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김 씨의 작사·작곡 로열티에 한정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서 씨는 2000년부터 가수·연주자 등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도 받았다. 음반제작자에게 할당되는 로열티 역시 2007년부터 받았다. 김 씨를 소재로 하거나 김 씨의 음원이 포함된 영화와 뮤지컬 드라마 제작 등을 감안하면 서 씨의 저작권 수입은 상당한 액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 씨는 또 2014년 8월 김 씨의 상표권도 등록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서 씨는 한글 ‘김광석’, 영문 ‘KIM KWANG SEOK’에 대한 상표 출원인으로 등록됐다. 공연계 관계자는 “2013년부터 김 씨를 소재로 한 뮤지컬 붐이 일었는데 (상표권을 가진) 서 씨 반대로 김 씨의 얼굴을 공연 홍보에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해당 협회들에 김 씨의 저작권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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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 막힌 北, 국내 비트코인 해킹 시도

    북한이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직원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을 보내 컴퓨터를 감염시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빼내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해킹해 약 13만 명의 금융정보를 빼낸 데 이어 비트코인까지 건드린 것이다. 경찰청은 북한 정찰총국 121국 산하 평양 류경동 조직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4곳에 해킹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북한 해커는 7∼8월 비트코인 거래소 4곳의 직원 25명에게 경찰 검찰 금융보안원 서울시 농협 등을 사칭해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을 뿌렸다. 메일에 첨부된 한글 프로그램 양식의 공문을 내려받으면 컴퓨터가 바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북한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다. 이 악성코드는 한글 프로그램에 특화된 것이었다. 수사기관이 민간 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때 신원 보증을 위해 신분증을 첨부파일로 보내는 관행까지 파악해 범죄에 악용했다. 북한 해커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관을 사칭해 보낸 신분증도 실제 경찰과 검찰 것이었다. 수사관끼리 비트코인 계좌를 넣어두는 공간을 칭하는 ‘지갑’이란 말도 그대로 사용했다. 경찰은 북한 해커가 악성코드를 보내는 데 사용한 국내외 e메일 계정 9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 스마트폰이 해킹당한 사실도 확인했다. 해킹된 스마트폰은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용, 현재 위치가 실시간으로 유출되고 원격 조종도 가능하다. 북한은 악성코드 e메일을 시험 발송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주소(IP주소) 세탁을 제대로 하지 않아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 e메일을 시험해볼 때 쓴 G메일 계정이 북한에서 접속됐다는 사실을 구글 본사에서 통보받았다. 경유 서버 IP 대역도 북한이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과 2016년 청와대 사칭 e메일 해킹 사건 때 쓴 것과 같았다. 이처럼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 기관은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꺼려 사이버 방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북한에 내부통신망을 해킹당한 국방부는 올해 새로운 백신 업체를 모집했지만 기존 업체 1곳만 응찰해 입찰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당초 17억 원으로 전군에 흩어진 내·외부망 PC 30만 대와 서버를 관리하는 백신 업체를 선정했다가 북한 해킹에 취약점을 드러내자 예산을 40억 원으로 올려 업체를 모집했다. 하지만 대부분 보안업체가 “비용이 100억∼150억 원은 돼야 최소한 수지타산이 맞는 사업”이라며 응찰을 꺼렸다고 한다. 결국 해킹을 당한 기존 백신을 만든 업체 1곳만 응찰해 사업이 잠정 중단된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 해킹 사건 이후에도 같은 업체 백신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 기자}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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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화 중계하다 “어머나” ‘모니터 바바리맨’ 공포

    수화통역사였던 이모 씨(32·여)는 석 달 전 일을 그만뒀다. 그는 3년간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의 손말이음센터에서 일했다. 직접 통화가 어려운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영상으로 수화 통역을 하는 일이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을 돕는 것에 보람을 느꼈지만 눈물을 머금고 사직했다. 계속 일을 하기엔 정신적 고통이 너무 컸다. 이 씨는 입사 2주 만에 ‘그 사건’을 당했다. 영상중계 프로그램을 켜자 모니터에 아랫도리를 벗은 남성이 나타났다. 이어 카메라 앞에서 음란 행위까지 했다. 동료들이 말한 ‘모니터 성폭력’이다. 이 씨는 떨리는 손으로 모니터 전원을 껐다. 그리고 한참 오열했다. 계속 일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콜’이 너무 많아 조퇴도 못 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콜센터마다 음란전화를 거는 악성 민원인이나 고객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수화기 너머에서 음성으로 이뤄지는 성폭력이다. 모니터를 통한 영상 성폭력은 충격이 더 크다. 이 씨도 병원에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모니터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자 중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있었다. 속옷만 착용하거나 아예 벌거벗은 남성을 볼 때마다 숨이 막히는 후유증에 시달렸다. 손말이음센터는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후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말 대신 수화로 사람을 이어준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이용량은 매년 늘고 있다. 26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07년 10만8315건에서 지난해 69만1579건으로 급증했다. 현재 센터에서 수화 통역을 맡고 있는 직원(중계사)은 30명이다. 지난해 37명에서 1년 사이 7명이나 그만뒀다. 진흥원 측이 적정 수준으로 본 40명보다 10명이나 적다. 이용은 늘어나는데 직원은 줄다 보니 한때 90%에 육박하던 응대율(중계율)도 7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황모 씨(29·여)도 야간근무 중 ‘모니터 성폭력’을 당했다. 영상중계 화면을 켜자 모니터 속 남성은 불쾌한 행동을 반복했다. 황 씨는 “지금도 이용자가 갑자기 손으로 카메라를 가리거나 피부가 많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으면 너무 긴장돼 구토까지 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비슷한 피해가 일상처럼 나타나고 있지만 센터 측의 대응은 예방과 치료 모두 부실하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2년간 근무하다 올 상반기에 그만둔 유모 씨(23·여)는 “한 달에 2, 3회 같은 일을 겪지만 센터 측은 ‘가해자에게 e메일로 경고했다’며 안심하라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성폭력 직후 직원들이 후유증에 시달려도 인력 부족 탓에 곧바로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e메일 정보 입력만으로 이용이 가능해 가해자 처벌이 쉽지 않았다. 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계사를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이용자 중 실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2015년 12월 비장애인 이용자 한 명이 전부다. 센터 관계자는 “현재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휴대전화 인증을 받도록 바꾸면서 가해자의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중계사를 위한 트라우마 치료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센터 측은 성폭력 피해 때 진흥원 내 인터넷중독상담센터와 연결해 주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성범죄 상담 전문기관은 아니지만 같은 건물에 있어 빨리 상담을 받도록 연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 측은 “내년에 예산이 확보되면 시설을 개선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외부 전문병원을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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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카가 된 집안 IP카메라… 1400대 해킹, 사생활 엿봤다

    《 좀도둑을 막으려고 집 안에 설치한 IP카메라가 주인의 사생활을 찍는 몰래카메라로 바뀌었다. 속옷 차림의 주부, 옷을 갈아입는 여대생, 적나라한 부부관계까지 은밀한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됐다. 해커들은 생중계로 이 모습을 지켜봤고 녹화한 영상을 국내외 사이트에 올렸다. 해킹당한 IP카메라는 1402대. 비밀번호는 단 3초 만에 뚫렸다. 이제 집 안에서도 몰카 공포에 떨어야 한다. 》  “인터넷에 너 닮은 영상 있어.” 친구의 말을 들었을 때 A 씨(34)는 ‘설마’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서도 걱정보다 호기심이 더 컸다. 하지만 마우스를 클릭 하는 순간 A 씨는 눈을 의심했다. 자신과 여자친구와의 은밀한 사생활 장면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혹시나 하고 영상을 꼼꼼히 살펴봤다. 자신과 여자친구의 얼굴이 맞았다. 무엇보다 영상 속 배경이 익숙한 여자친구의 집이었다. 기억을 살려 보니 시기는 올 1월경이었다. A 씨와 여자친구는 ‘셀카’ 영상을 찍은 적도 없다. 두 사람은 고민 끝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여자친구 집에 설치된 IP카메라가 해킹당한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카메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보안이나 자녀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대용으로 많이 쓰인다. 결과적으로 집 안에 주인이 스스로 몰래카메라(몰카)를 설치한 셈이다. A 씨는 “내 사생활이 고스란히 인터넷에 노출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무섭고 두렵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여성 B 씨는 해킹 사실조차 몰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의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이 운영하는 의류점포 내 IP카메라가 해킹당한 걸 알았다. B 씨 매장 영상에는 자신을 비롯해 여성 고객들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까지 담겨 있었다. B 씨는 “매장 관리 차원에서 설치한 건데 해킹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가정이나 점포 등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고 영상을 유통시킨 누리꾼 수십 명이 적발됐다. 해킹된 IP카메라는 확인된 것만 1402대. IP카메라의 대규모 해킹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는 지하철이나 공중화장실뿐 아니라 내 집에서도 몰카 걱정을 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임모 씨(23·회사원) 등 2명을 구속하고 전모 씨(34)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임 씨 등은 올 4월부터 이달 초까지 IP카메라 7407대의 인터넷주소(IP)를 알아낸 뒤 보안이 허술한 1402대를 해킹한 혐의다. 이들은 IP카메라에 2354차례 무단 접속해 옷을 갈아입는 여성의 모습 등 사생활을 엿봤다. 또 본체에 담겨 있던 녹화 영상을 빼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목표로 삼은 건 초기 설정된 아이디(ID)나 비밀번호(패스워드)를 그대로 사용한 IP카메라였다. 보통 숫자로만 이뤄진 비밀번호는 3초, 숫자와 문자 조합은 3시간이면 해킹이 가능하다. 이들은 경찰에서 “여성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동영상을 다른 사이트에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김모 씨(22) 등 3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상당수는 불법 촬영물 유포가 범죄인지도 몰랐다. 경찰은 “단순한 호기심에 불법 촬영된 영상물을 한 번만 유포한 경우에도 성폭력범죄특례법으로 처벌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상명 하우리 실장은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보안 프로그램 파일’을 내려받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게 정석이지만 일반인이 설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IP카메라가 침실 같은 사적인 공간을 향하지 않게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두거나 렌즈를 접착식 메모지 등으로 가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이지훈 기자}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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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태 의원 “강서구 한방병원 추진 여력 안 돼”

    엄마들이 ‘무릎 호소’까지 하면서 바랐던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가 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정지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터에 장애아동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칭) 대신 국립한방병원 유치 의사를 밝힌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사진)은 “국립한방병원 건립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진학교가 들어서기로 한) 공진초 터에 국립한방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은 이미 물 건너갔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공진초 부지에) 특수학교 짓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특수학교 건립 관련해 어떠한 충돌도 원치 않는다. 장애학생 학부모와 지역주민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바에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며 “예정대로 해당 부지엔 특수학교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한방병원 유치는) 지역주민과 장애학생 학부모 모두를 위해 대체 부지를 찾아 상생하는 방안을 찾으려 했던 것”이라며 “조희연 교육감도 이번 일로 상처 받은 지역주민들에게 사과하고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진학교는 공모를 끝내고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1월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애아동 부모들은 학교가 완공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구에 문을 연 서울발달장애인훈련센터 설립 과정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자폐성 장애 아들을 둔 김남연 씨(50·여)는 “당시 공사를 막는 주민 때문에 두 달 가까이 현장에 천막을 쳐놓고 오전 4시에 공사 차량을 몰래 공사장으로 들여보냈다”며 “이번에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처음 무릎을 꿇은 장민희 씨(46·여)는 “학교가 생기면 (주민들도)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웃이 될 텐데 갈등의 골이 깊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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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 달걀 우유 설탕 뺀 ‘건강빵’…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죠

    시장 입구에서 열 발짝 정도 들어가면 입간판이 보인다.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쪽에 곱게 포장된 빵들이 전시돼 있다. 계산대 뒤 오븐 앞에서 빵 반죽을 치대느라 여념 없는 이현주 씨(40·여)가 보였다. 17일 서울 성북구의 정릉시장에서 만난 이 씨는 베이지색 앞치마를 차려 입고 있었다. “찾아오시느라 힘들었죠. 가게가 구석에 있어서 눈에 잘 안 띄어요. 커피 한잔 드릴까요?” 그는 원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스무 살 때부터 무역회사, 여행사 등에서 일하던 이 씨가 회사를 그만둔 건 2014년이다. 그는 “십수 년간 쉬지 않고 회사를 다녔는데 너무 힘들었다. 밤샘, 야근 등 정신없는 삶이 계속되다 보니 다 그만두고 ‘여유’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빵, 케이크, 쿠키 등을 좋아했던 그는 사표를 내기 전 휴직계를 내고 제빵기술을 배웠다. 회사 다니는 동안엔 격주 토요일마다 플리마켓(벼룩시장)에 나가 직접 만든 쿠키를 판매하는 것으로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처음부터 큰돈을 벌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삶의 여유를 즐기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 씨가 선택한 플리마켓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정릉시장에서 여는 ‘정릉개울장’이다. 정릉시장은 성신여대와 서경대 국민대 등과 인접한 상권이지만 유동인구가 적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플리마켓을 열었다. 정릉개울장은 지역 상권 부흥을 위해 상인과 주민, 30여 개 지역 단체, 인근 대학이 협력해 조성했다. 이후 이곳은 장사의 신을 꿈꾸는 청년들이 모여 시장 반응을 살피는 대표적인 장(場)이 됐다. 그 역시 여기서 쿠키를 만들어 팔던 청년상인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야심작은 수제 쿠키였다. 초콜릿 맛 쿠키, 샤보레, 마들렌 등을 만들어 정릉개울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정성을 기울여 만들어서 팔러 나가기만 하면 남기는 것 없이 다 팔았다. 단체주문을 문의하는 손님까지 있었다. 이 씨는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선물로 거저 받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고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만든 쿠키를 돈을 내서 사고선 ‘맛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플리마켓에서 제과의 첫발을 디딘 이 씨는 정릉시장 신시장 사업단에서 모집한 ‘청년 인큐베이팅’ 사업에 지원했다. 개울장 판매상인 중 일부에게 시장 안 매장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말 자신만의 점포를 갖게 됐다. 인터넷에서 ‘빵빵싸롱’을 검색하면 ‘건강빵’이 함께 뜬다. 처음에는 쿠키류를 만드는 제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건강빵이 관련 검색어로 뜰 만큼 빵에 대한 입소문이 더 크게 난 것이다. 그의 건강빵은 ‘소화 잘되는 건강빵’으로 제법 유명하다. 이 씨는 “빵을 무척 좋아하는 나도 빵을 먹고 나면 속이 불편했다. 많이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는 빵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소금 물 밀가루만 가지고 천연발효기법을 통해 빵을 만든다. 흔히 넣는 버터나 설탕, 달걀, 우유는 넣지 않는 방식으로 속이 편한 빵을 만드는 것이다. 이 씨는 “처음엔 쿠키, 컵케이크를 주로 팔다 보니 20, 30대 젊은 여성분들이 많이 찾았는데 ‘건강빵’ 메뉴가 추가된 후로는 찾아오는 손님의 연령대가 더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요즘 ‘빵빵싸롱’엔 우유,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의 엄마들뿐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어르신도 많이 방문한다. 입지 조건만 두고 보면 이 씨의 ‘빵빵싸롱’은 그다지 좋은 곳에 있지 않다. 반경 500m 안에 제과점만 11개(8월 기준)다. 6월엔 14개였으나 두 달 사이에 소상공인 빵집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이 씨의 ‘빵빵싸롱’은 시장 입구 건너편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과 함께 문을 열기도 했다. “경쟁자가 많아서 불안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 씨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아등바등 사는 게 싫어 차린 건데 여기에서까지 남들을 이기기 위해 경쟁하고 싶진 않아요. 비슷한 빵을 팔아서 다투기보단 다른 데에선 팔지 않는 특이한 메뉴를 개발해서 팔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다른 빵집과 부딪히고 싶지 않은 이 씨의 ‘착한 마음’은 ‘빵빵싸롱’을 이색 빵집이 되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앞집에서 파는 단팥빵 대신 단팥식빵을, 크림빵을 원하는 손님을 위해 크림식빵을 만들었다. 그 결과 카야잼식빵, 오징어먹물치즈식빵, 팥식빵, 크림식빵 등 신메뉴가 여럿 탄생했다. 이 씨는 “인근 빵집에서 파는 메뉴는 손님이 아무리 원해도 만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머리 굴려서 새로운 메뉴를 많이 만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우며 살자’는 이 씨의 철학은 함께 정릉시장에 점포를 연 청년상인들과도 공유하는 가치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청년상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정릉시장 청년몰에 가게를 낸 청년은 이 씨를 포함해 총 4명. 이 씨가 파는 건강빵 외에도 파스타, 수제청, 수제사탕을 팔고 있다. ‘빵빵싸롱’에 청년상인이 파는 수제청, 수제사탕을 가져와 팔기도 하고 파스타 집에서 이 씨가 만든 빵을 식전 빵 몫으로 구입해 가기도 한다. 이 씨는 “서로의 상품을 대신 팔아줄 뿐 아니라 각자의 홍보, 마케팅 전략도 꼼꼼하게 체크해 준다”며 “플리마켓 때부터 함께해 와서 그런지 지금은 가족 같다”고 했다. ‘상생’을 위한 그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그의 가게 앞은 ‘불금마켓’이 열린다. 석고방향제, 향초, 냅킨아트 등 인테리어 소품뿐 아니라 천연오일로 만든 모기퇴치 스프레이 등 파는 품목도 다양하다. 전부 청년상인들이 만든 제품으로 아직 점포를 갖지 못한 이들을 위해 이 씨가 흔쾌히 가게 앞 공간을 내주는 것이다. “제 플리마켓 시절 때가 생각도 나고 그 마음을 아니까요. 또 불금마켓을 열어두면 자연스레 손님도 늘어요. 바쁠 때는 서로 돕기도 하고…. 그렇게 함께 어울리며 살고 싶습니다.” ▼“빵빵싸롱 상호 독특… 독립빵집 협동조합 만들어보길”▼김성민 연세대 창업대학원 교수 조언“대표님, 상표 등록은 하셨나요?” 본격적인 컨설팅을 시작하기 전 김성민 연세대 창업대학원 교수(사진)가 ‘빵빵싸롱’ 이현주 대표에게 대뜸 물었다. 이 씨가 “아직 못 했다”고 답하자 “당장 내일이라도 상표 등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본인 브랜드를 가지고 제품을 팔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상공인, 농민이 많은데 가장 취약한 게 지적재산권”이라며 “‘빵빵싸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30만 원 아끼지 말고 당장 상표 등록부터 하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빵빵싸롱’의 불리한 입지조건을 지적했다. 가게 입구에는 중소 프랜차이즈 빵집이 한 곳 있고 시장 건너편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두 곳 있다. 게다가 정릉시장 주차장 반경 500m 내에는 11개의 빵집이 영업 중이다. 김 교수는 “두 달 만에 프랜차이즈 아닌 독립빵집이 세 곳이나 문을 닫을 정도로 이 지역 빵집의 프랜차이즈화(化)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몸집이 큰 대형 빵집에 대항하기 위해 소규모 빵집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독립빵집 협동조합’ 결성을 제안했다. 저마다 이색 메뉴를 갖고 있는 독립빵집의 장점을 살리고 프랜차이즈에 비해 구매력이나 규모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독립빵집들이 조합을 결성해 밀가루 등 재료를 공동구매하고 각자 대표 메뉴를 함께 만들어 팔고 노하우를 공유하면 대형 프랜차이즈에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노원구 등에서는 독립빵집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빵빵싸롱’은 건강 빵에 대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이 대표는 “택배, 우편 요청도 여럿 들어오는데 혼자 일하고 있어서 다 응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동업자를 구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둬 빵 생산량을 절대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소상공인 배달업체와 연계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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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비장애 학생 구분없이 한 교실에서 부대끼며 ‘소통’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원중 2교시 쉬는 시간. 휠체어를 탄 2학년 김상윤 군(14)이 같은 반 우석민 군(14)의 도움을 받아 4층 음악실로 가고 있었다. 선천성 연골종증을 앓고 있어 뼈가 쉽게 부러지는 상윤 군은 잘 걷지 못한다. 얼마 전에는 오른쪽 팔이 골절돼 깁스를 했다. 1년 반째 상윤 군의 도우미를 자처하는 석민 군이 복도의 학생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휠체어 운전’을 시작했다. 상윤 군이 “석민이는 1년 반 ‘무사고 택시운전사’”라며 엄지를 세웠다. 석민 군은 “경사로를 오를 때마다 팔 아파 죽어”라면서도 “속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상윤이”라고 화답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여부를 놓고 어른들은 갈등하지만 개원중 학생들은 자연스레 공존을 깨치고 있다. 일반학교인 개원중은 비장애 학생 700여 명과 장애 학생 12명이 다닌다. 상윤 군과 다른 1명은 일반학급에서 모든 수업을 듣고 나머지 10명은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오가며 공부한다. 개원중이 통합교육 모범학교로 불리게 된 건 최근이다. 3년 전 부임한 나승표 교장은 “비장애 학생에게 장애 학생을 끼워 맞추는 식의 통합교육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부대끼며 소통할 때 ‘더불어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매 학기 초 비장애 학생과 담임교사는 특수교사로부터 같이 공부할 장애 학생의 특성을 배운다. 매주 축구와 댄스 수업도 장애 학생과 함께한다. 장애 학생을 위한 행사에는 비장애 학생이 반드시 동참한다. 7일 ‘장애인 양재천 걷기 대회’에서도 비장애 학생들은 스스로 만든 응원 손팻말을 들고 함께 걸었다. 5월 한 반에서 장애 학생을 멀리하는 조짐이 보이자 청각장애인 교육교사를 초청해 장애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연을 듣게 했다. 지적장애 1급 딸이 개원중에 다닌다는 한 어머니는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도 우리를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통합교육을 배우는 곳도 있다. 서울 동작구 구립 상도어린이집에서는 2012년부터 매주 삼성학교 청각장애 아동 6명이 찾아와 함께 지낸다. 15일 오전 요리시간. 청각장애가 있는 김예리 양(5)이 선생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단무지를 빼고 김밥을 말았다. 윤희주 양(5)이 예리 양을 정면으로 보며 “단무지를 넣어서 만들래”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희주 양의 입 모양을 보고 뜻을 알아차린 예리 양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밥에 단무지를 넣었다. 아이들은 눈빛과 몸짓으로 말이 통했다. 놀이시간에 징을 치던 홍서우 양(6)이 혼자 놀던 청각장애아 이하엘 군(6)에게 장구채를 쥐여줬다. 징을 한 번 치곤 하엘 군을 슬쩍 바라보니 하엘 군이 알았다는 듯 장구를 쳤다. 징과 장구 소리가 묘하게 어울렸다. 이완정 인하대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장애아를 그저 조금 ‘다른’ 친구로 받아들일 뿐”이라며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담은 어른들의 언행이 아이들로 하여금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구특교 kootg@donga.com·이지훈 기자}

    • 2017-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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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썽땐 책임” 각서 쓰는 장애학생 엄마

    자폐성장애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유정이(가명·17)는 일반학교에 다니다 두 달 전 집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인 특수학교로 옮겼다. 엄마 장모 씨(40)는 “아이가 갑상샘 약을 복용하고 있어 집에서 뛰어가 약을 전해줄 수 있는 학교에 보내고 싶었는데….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가는 걸 좋아하던 유정이는 언제부터인가 등교를 꺼렸다. 등굣길에 경기를 일으킨 날도 있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입원도 했다. 이상하다 여겼지만 언어 구사력이 달리는 아이는 학교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말하지 못했다. 5월 어느 날 유정이는 얼굴 오른쪽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집에 왔다. 같은 반 아이한테 맞은 거였다. 도우미 학생마저도 유정이를 괴롭혔다. 담임교사에게 이를 알렸지만 학교폭력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학교에 항의하자 교감은 “이렇게 문제를 만들면 어쩌려고 그러냐. 고등학교는 안 보낼 건가”라고 말했다. 장애아동 10명 중 7명은 1994년 도입된 통합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닌다. 그러나 많은 일반학교는 이들을 맞을 ‘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중 70.6%가 일반학교에 다닌다. 이 중 17.4%인 1만5590명은 특수교사가 없는 학교에 다닌다. 지적장애 1급인 진호(가명·19)를 일반학교에 보냈던 엄마 김모 씨(50)는 학기마다 학교에 불려가 ‘아이가 기물을 파손하거나 다른 학생을 다치게 하면 학부모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특수학급이 있는 서울 영등포의 초등학교 교사 이모 씨(28·여)는 “장애학생이 소리 지르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 돌발행동을 하면 교사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학부모에게 연대책임을 지우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시간에도 장애학생은 ‘방해물’ 취급을 받기 일쑤다. 국어, 영어, 수학 같은 주요 과목을 제외하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은 통합학급에서 함께 수업을 받는다. 장애학생을 고려해 교사가 거듭 설명하면 비장애학생들은 “진도가 느리다”며 불만을 토로할 때가 많다. 시험이나 입시를 앞두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장애학생과 함께 수업할 필요가 있느냐’는 항의 전화가 학교에 많이 온다고 한다. 통합학급 수업이라도 장애학생은 따라가기 힘겹다. 발달장애가 있는 성현이(가명·16)는 수업 때마다 딴짓을 하거나 책상에 엎드려 잔다. 교외활동에서도 장애학생은 소외된다. 교사들은 장애학생을 학교 밖으로 데리고 가는 걸 꺼린다. 자폐성장애 1급 지현이(가명·15) 엄마 한모 씨(50)는 현장학습 때마다 교사들 도시락을 싸와 현장에서 대기해야 했다. 학교에서 “아이를 현장학습에 보내고 싶으면 와서 직접 관리하라”고 했다. 1박 이상 하는 수학여행은 보낼 엄두도 못 낸다. 진정한 통합학습을 위한 여러 방안이 나오지만 특수교사 충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특수교사는 필요한 수의 60%대에 그친다. 교사나 비장애학생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노력도 절실하다. 교사를 위한 장애 이해도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지만 들어야 할 의무는 없다. 비장애학생은 매 학기 한 차례 장애 인식 교육을 받는 데 그친다. 이마저도 동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는 게 전부다. 통합교육에 힘쓰는 양강중 김봉선 교사(52)는 “비장애학생이 장애를 직접 경험하게 해 단순한 배려가 아닌 이해와 공존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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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리면 맞을게요, 제발 특수학교만… ” 무릎꿇은 엄마의 호소

    “내가 죄인이잖아요….” 그날 엄마가 무릎을 꿇은 이유였다. 아이에게 장애를 안겨줬다는 죄책감과 함께 20년을 살아온 엄마는 이제 이웃에게 죄인이 됐다고 자책하며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떨궜다. 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장민희 씨(46·여)는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가장 먼저 무릎을 꿇었다. 장 씨는 8일 기자에게 “아이가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날 남편을 붙잡고 내가 죄인이라며 한참을 울었다”며 “이날도 이웃들에게 죄인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저 간절함이라도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장 씨가 무릎을 꿇자 장애학생 엄마들 사이에서 안타까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설립 반대 주민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쇼하지 말라”는 비아냥거림이 터져 나왔다. 이를 본 다른 장애학생 엄마들이 하나둘 장 씨 옆으로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었다. 누가 하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서로 곁에 있어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20여 명의 엄마들은 그날 그렇게 함께 죄인이 됐다.○ “제발 학교만 짓게 해주세요” 주원이(가명·20) 엄마 김모 씨(50)도 장 씨 곁에 무릎을 꿇었다. 김 씨는 “무릎 꿇고 눈물 흘린 걸 쇼라고 하는데, 솔직히 무릎 꿇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 학교만큼은 보내야 했다. 일반학교 다니면서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릎 꿇은 채 들었던 조롱 섞인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장애인에게 학교가 뭐가 필요하냐고, 그냥 (복지)시설로 보내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은 차라리 하수처리장이 낫다는 말도 했어요. 제 아이가 오물인가요.” 주원이는 1급 지적장애다. 일반학교를 다니다 4학년 때 다른 아이들 수업에 방해된다고 해 특수학교로 옮겼다. 사실상 쫓겨난 것이다. 장애학생 부모 모두가 같은 상황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등하교에 2시간은 기본이고 3시간 걸려 다니는 학생들도 많다. 김 씨도 ‘등굣길 사투’를 설명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 주원이는 자폐와 1급 지적장애가 있어 지능이 두 살에 머물러 있어요. 대화도 불가능하고 신호등도 구별 못 하는데….” 토론회에서 엄마들은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여러분도 부모이시고 저희도 부모입니다.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하지만 집 근처에 아이가 다닐 학교를 세우는 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의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한 장애학생 엄마가 “장애인이라고 나가라고 하시면 저희 딸은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하자 반대 측 한 주민은 “당신이 알아서 해. 주민도 권리가 있어”라고 맞받아쳤다. 사실 이날 무릎을 꿇은 엄마들 대부분은 자녀가 고학년이다. 나중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도 자녀를 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같은 처지의 다른 엄마들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깊어지는 갈등의 골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강서구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645명. 하지만 특수학교는 1곳(정원 100명)이다. 대상자 중 82명(12.7%)만 이 학교에 다닌다. 나머지는 대부분 구로구 등 다른 지역 특수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한다. 특수학교 부족은 강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특수교육 대상자 1만2804명 중 특수학교(29곳)에 다니는 학생 수는 4457명(34.8%)에 불과하다. 25개 구 중 8곳에는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다. 서울에는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를 끝으로 15년 동안 공립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다. 1일 문을 연 강북구 효정학교는 사립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와 양천구의 교육 수요를 감안해 2013년 가양동 공진초교를 마곡지구로 이전한 뒤 정원 142명의 특수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근처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자치구가 8개나 되는데 왜 강서구에 두 개를 세우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동네에 장애인복지관이나 노인정 등 복지시설이 이미 많다.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사람도 많은데 그런 시설이 또 들어오면 어쩌라는 말이냐”고 토로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유 중 하나로 지난해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내세운 공약이 꼽힌다. 김 의원은 이곳에 국립한방의료원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그 대신 마곡지구의 한 공원 부지에 특수학교를 세우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특수학교를 아예 짓지 말자는 게 아니라 대체 부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한방의료원 역시 수익사업이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공공시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방의료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기존의 학교 용지를 해제하고 부지 용도를 바꾸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교를 짓는 일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설립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발전시설 및 문화시설을 유치해 주민들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하경·김예윤 기자}

    • 20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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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현관에‘생존 배낭’… ‘지진 단톡방’으로 실시간 정보공유

    《 매일 한두 차례 도시가 흔들릴 때마다 시민들의 마음은 불안에 휘청거렸다. 지난해 9월 12일부터 1년간 규모 5.8의 강진과 600회 이상의 여진을 겪은 경북 경주 지역의 일상이다. 전례 없는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경주의 선택은 안전이었다. 시민들은 현관 옆에 생존배낭을 놓고, 흉기로 변할 수 있는 가구까지 바꿨다. 어린이와 어른, 학생과 교사, 기업과 지역사회가 정보를 나누며 불안을 안심으로 바꿔가고 있다. 재난을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  경북 경주시 이영용 씨(51)의 집 현관 안쪽에는 항상 청록색 배낭이 놓여 있다. 가로 50cm, 세로 30cm 크기다. 가방 안에는 생수병과 구급약 여권 손전등 등이 있다. 레저활동 때 쓰는 검은색 헬멧도 들어 있다. 이 씨의 ‘생존 배낭’이다. 이 배낭은 1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씨는 6일 “언제 또 (지진이) 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배낭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2일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차례로 경주를 덮쳤다. 이어 지금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600회 넘게 계속됐다. 교과서나 영화에서만 보던 재난을 직접 겪은 경주시민들은 여진 때마다 두려움에 떨었다. 공포가 일상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주시민들은 공포를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재난을 막는 대신 피해를 막는 생활방식을 터득한 것이다. ○ 재난 대비를 일상으로 여기는 사람들 그날 이후 경주 지역 아이들은 실내화 주머니를 꼭 챙겨 다닌다. 지진 때 낙하물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서다. 실내화 주머니가 머리를 보호해주는 ‘방재 모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5월 열린 경주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는 지진 관련 발명품이 대거 출품됐다. 지진방재 접이식 모자, 지진 대피 실내화 가방, 지진 알리미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경주 A초등학교는 주기적으로 ‘운동장 배식’을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교실이나 식당 등 실내보다 운동장과 공터 같은 실외가 안전해서다. 건물을 지은 지 30년이 넘어 작은 여진이라도 발생하면 천장에서 석면가루가 떨어지는 것도 감안했다. 이 학교 교감은 “여진 발생에 대비한 교육도 되고 혹시 모를 석면가루 걱정 탓에 종종 운동장에서 배식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이들의 안전한 모습을 촬영해 학부모에게 보내는 게 중요한 하루 일과다. 6일 오후 3시 학부모 최모 씨(43)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을 통해 4세 딸아이가 낮잠 자는 장면을 확인했다. 최 씨는 “교사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진을 보내줘 솔직히 크게 안심이 된다”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집 근처에서 놀 때 헬멧을 쓰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경주시 황성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약 700가구 규모다. 단지 주변 도로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다. 그 대신 지하주차장은 한산했다. 이 역시 그날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상당수 주민은 지하주차장 대신 지상주차장이나 도로에 주차한다. 최모 씨(45)는 “작년 지진 때 지하주차장에 차가 있어 빨리 대피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1년째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에 기름을 가득 넣는 이른바 ‘만땅 주유’ 운전자도 늘었다. 김미정 씨(40·여)도 기름 눈금이 아직 중간에 있지만 굳이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가득 채웠다. 김 씨는 “지난해 대피할 때 차량이 꽉 막힌 상황에서 기름까지 부족해 당황한 적이 있다”며 “그 후로 기름은 항상 가득 넣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집 안의 가구 배치도 바꿨다. 침실 벽에 있는 액자와 시계 그리고 벽걸이형 에어컨을 모두 뗐다. 깨질 만한 건 다 치우고 장롱도 붙박이로 바꿨다. 김 씨는 “자다가 지진이 날 수도 있으니 다칠 게 염려돼 침실은 특히 신경 썼다”며 “그 밖에 깨질 만한 장식품이나 높은 책장은 다 치웠다”고 말했다. 지진 때 나는 굉음 탓에 경주시민은 한동안 ‘소리 공포증’에 시달렸다. 지진 발생 후 한동안 경주시 황남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매일 저녁 “문 닫는 소리, 세탁기 돌리는 소리, 발 구르는 소리 등 층간소음을 조심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어지간한 소음을 견디던 주민들이 지진 후 작은 소음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서다. 주민 안모 씨(48)는 “저녁 때 윗집의 발 구르는 소리나 세탁기 탈수 소리가 들리면 지진 당시 상황이 떠오른다”며 “그래서 이제는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서로서로 소음 발생을 자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재난 공부하고, 대응 연습하고 지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시민들의 모임까지 등장했다. ‘지진단톡방’ ‘지진밴드’ 등을 만들어 규모 작은의 여진 때도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는다. 일본의 애플리케이션까지 스마트폰에 설치해 정보를 구한다. 학부모들은 모여서 ‘지진 스터디’를 한다. 일본에서 나온 재난 대응 매뉴얼을 직접 번역해 돈을 모아 2000부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다. 1, 2쪽 남짓한 정부 보급 매뉴얼과 달리 엄마들이 만든 손바닥 크기의 매뉴얼은 128쪽에 걸쳐 자세한 재난 대응 요령이 담겨 있다. 학부모들은 매뉴얼이 몸에 밸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읽기모임’을 열고 다음 달 자체 훈련도 시행할 예정이다. 올 1월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한 경주아이쿱생활협동조합의 정미정 씨(45·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다. 정 씨는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재난 체험’을 하는 부모도 많아졌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생긴 ‘대구 시민 안전 테마파크’에 초등학생 자녀 두 명과 다녀온 최모 씨(45·여)는 “지진, 화재 등 각종 재난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배울 수 있었다”며 “경주에 사는 학부모에겐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고 말했다.경주=이지훈 easyhoon@donga.com·신규진 기자}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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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 의대생 사칭한 20대 고졸 무직男, 유부녀 돈뜯고 8명 만나며 성관계 몰카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돈도 아이도 남편도 다 잃었습니다.” 올 4월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4팀 사무실을 찾아온 30대 유부녀 A 씨가 경찰관에게 하소연했다. 한참을 울먹이던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연하의 애인에게서 협박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후회로 끝난 1년간의 사연을 털어놨다. A 씨가 B 씨(27)를 만난 건 지난해 3월. A 씨는 병원 간호사, B 씨는 환자였다. B 씨는 자신을 서울 유명 사립대 의대생이라고 소개했다. 키 183cm에 모델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외모였다. 주말부부였던 A 씨는 자상하고 재미있는 B 씨의 말에 푹 빠졌다. 주로 낮에 만나 카페나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B 씨는 육체적 관계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A 씨는 잠시나마 학창 시절의 풋풋한 연애 감정을 느꼈다. A 씨가 되돌아보니 B 씨는 ‘밀당’의 고수였다. 데이트 약속 후 “학교에 가야 한다” “세미나가 있다”며 시간을 자주 미뤘다. A 씨가 아쉬워하면 대학병원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냈다. A 씨의 감정은 갈수록 깊어졌다. 그러자 B 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배가 고프다며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한 피자와 치킨 주문을 요청했다. 나중에는 “월세를 내야 한다” “전기세가 밀렸다”며 액수가 커졌다. 급기야 A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B 씨는 둘의 관계를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A 씨는 대출까지 받아 6개월 동안 4000만 원을 건넸다. ‘3억 원을 준다’는 각서까지 썼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결국 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5월 초 B 씨를 체포해 공갈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 남성 ‘꽃뱀’의 사기극이었다. 그러나 보강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깜짝 놀랐다. B 씨의 스마트폰을 압수해 분석한 결과 여성의 나체와 성관계 장면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쏟아진 것이다. 등장하는 여성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심지어 동영상과 사진을 자신의 지인에게 보낸 흔적도 나왔다. B 씨의 은행 계좌에는 여성 여러 명이 수시로 돈을 보낸 기록이 가득했다. 경찰 수사 결과 B 씨는 마치 신용카드 돌려 막기처럼 A 씨 등 9명의 여성에게서 각각 돈을 뜯어내고 돌아가며 여성을 만났다. 그리고 여성들을 협박하기 위해 몰래 나체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실은 고졸인데 여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의대생을 사칭했고 몰래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고 자백했다. B 씨는 직업도 없이 여성들에게서 뜯은 돈으로 생활해왔다. 경찰은 B 씨를 공갈과 공갈 미수, 사기와 성폭력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몰래카메라(몰카)’를 이용한 범죄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자 경찰도 다각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 몰카라는 용어를 수사자료 등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몰카라는 용어가 처음 TV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용되면서 사실상 범죄가 아닌 놀이나 문화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은 범죄의식을 약화시키는 몰카 대신에 다른 용어를 찾으라고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모든 공문과 공식석상에서 몰카 대신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라는 정식 명칭을 쓰고, 약자로는 ‘불법 촬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당초 ‘도촬(도둑 촬영)’이라는 용어도 검토했지만 일본 경찰이 쓰는 일본식 표현이라 제외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조동주 기자}

    •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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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여교사조차 못 믿겠네”… 아들 문자 뒤져보는 학부모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하명선 씨(44·여)는 30일 아들의 스마트폰을 뒤져 봤다. 제자를 꼬드겨 성관계를 맺은 교사가 피해 학생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고 자신의 사진을 전송했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다. 하 씨는 “젊은 여성인 담임으로부터 온 문자가 있어 가슴이 철렁했으나 다행히 숙제 관련 내용이었다”며 “아들에게 ‘담임선생님은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등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여교사가 미성년자의제강간(13세 미만에 대한 간음)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성년 아들을 둔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들의 스마트폰을 훔쳐보거나 담임교사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직접 확인해 보려고 면담을 신청하는 부모도 생겼다. 이번 사건으로 여교사를 아이의 담임으로 선호하던 분위기도 수그러들 조짐이 엿보인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인 강모 씨(45·여)는 “학원이든 학교든 엄마같이 잘 챙겨줄 것 같아 기혼 여성 선생님을 선호했다”며 “이젠 여교사에게도 더 이상 안심하고 아들을 맡기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1남 1녀를 둔 남모 씨(42·여)는 “중학생 딸에게는 아무리 선생님이어도 남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이젠 아들도 조심시켜야 하게 생겼다”며 “교사를 뽑을 때 정신감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교사들도 충격을 받고 있다. 많은 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 남학생은 성(性)에 눈을 뜰 나이이기에 오히려 조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6년 차 초등학교 교사 이모 씨(29·여)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해당 교사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노출 많은 의상을 입지 말라는 공문도 내려올 정도로 교사들이 항상 조심하는데 이런 사건이 터지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2차 피해도 이어졌다. 피의자뿐만 아니라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이라는 다른 여교사 2명의 사진과 실명 등이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초등학교 교장 A 씨는 “요새는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녀 이 같은 사실을 다 안다”며 “‘학교 이름이 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는 차단된 상태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신규진 기자 / 창원=강정훈 기자}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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