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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자동차 택시를 운전하는 데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 앞으로 수소 택시가 더 잘되길 바란다.” 14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플라자 아테네’ 호텔 앞에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넥쏘’가 세워져 있었다. 이 자동차는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수소전기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 수소전기차를 타고 프랑스의 상징 에펠탑과 파리의 대표적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사이에 있는 알마광장으로 향했다. 시승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알마광장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로 옮겨 투싼 수소전기택시를 운전하는 현지 택시기사의 수소 충전 시연을 지켜봤다. 이 수소충전소는 프랑스 수소 공급 업체 에어리퀴드사가 설치한 곳으로, 파리에 설치된 첫 번째 수소 충전 시설. 수소전기 택시의 충전 시간은 약 3분으로, 통상 30분가량 걸리는 배터리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했다. 문 대통령이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를 시승한 것은 올 2월 경기 성남시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전기차, 수소차 같은 미래 자동차 보급을 늘리고, 자율주행차에서 좀 더 앞서 갈 수 있도록 국가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빈방문에서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전기차를 다시 한 번 직접 시승하면서 당시 자신의 약속을 실천한 셈이다. 프랑스 스타트업 ‘STEP’(파리지앵 전기택시 회사)이 운행하는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는 2016년 5대로 시작해 현재 62대로 늘었다. 현대차는 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기간 중 현지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공동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문 대통령은 정진행 현대차 사장에게 “수소차는 자체로 공기를 정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애로 사항은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정 사장은 “충전소가 많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현장에서 직접 정부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 사장에게 “수소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하고 있고 수소경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세계적인 기업이니 계속적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파리 ‘르 트레지엠’ 공연장에서 열린 한-프랑스 우정 콘서트에 참석했다. 콘서트에는 프랑스 시민들도 함께해 프랑스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여줬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방탄소년단(BTS)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해 큰 환호를 받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방탄소년단에게 “자랑스럽다”며 격려했다.파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한국 시중은행들에 직접 대북제재 준수를 요청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노동당 39호실, 대성은행 등 466건의 대북제재 대상 개인, 기업 및 기관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 9월 행정명령으로 대북 세컨더리 보이콧의 근거를 마련한 뒤 그 대상을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를 조건으로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어 대북제재를 두고 한미 간 불협화음이 당분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특별지정제재대상(SDN)의 북한 관련 개인·기관 정보란에 ‘세컨더리 제재 주의(secondary sanctions risk)’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 문구는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물론이고 외화벌이 기관인 노동당 39호실 등 주요 기관, 고려항공 및 북한의 8개 은행 등 앞서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466건의 기업 및 개인에 한꺼번에 적용됐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제3국의 기업과 개인은 김 위원장 등 466건의 개인 및 기관과 어떤 식으로든 교역 및 거래하면 미국 내 자산이 압류되고 미국 기업, 은행과 거래금지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로 이를 일축한 것으로, 대북제재 이완을 우려해 북한의 주 교역국인 중국은 물론이고 북한과 경협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 정부까지 겨냥했다는 게 한미 외교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앞서 미 재무부가 한국 시중은행에 대북제재 준수를 요청한 것도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가능성을 사전 경고하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뉴컴 전 미 재무부 선임자문관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은행들의 제재 위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5일 보도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금융기관들이 경제 제재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것들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이 대북제재를 위반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받을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파리=한상준 기자}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나서면 미국도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英 이어 佛 언론 인터뷰에서도 종전선언 강조 문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폐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남북 간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발표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적 교류 등도 상정 가능하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조건으로 연락사무소 개소와 대북제재 완화를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상응 조치로 언급했다. 12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 다만 백악관이 강력한 대북제재 기조 유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조건으로 내걸어 우리 정부가 섣불리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조치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북한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개선에 실효성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선 대북 압박보다는 국제사회와 북한 간 교류 확대로 북한의 실질적인 개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유럽 통한 트럼프 행정부 설득 통할까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전후해 연일 대북제재 문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해선 유엔과 국제사회 여론에 큰 영향력이 있는 유럽을 설득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는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P5)으로 대북제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중국, 러시아가 이미 공개적으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프랑스가 대북제재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는 셈이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문 대통령이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협력을 당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주려는 메시지는 김 위원장의 의도와 관련됐다”며 “김 위원장이 정말로 비핵화를 약속하고 많은 것을 구체화한다면 그 보상으로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는 것, 이것이 문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할 메시지”라고 말했다.파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 시점과 관련해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천해 나가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유엔의 제재들이 완화되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 등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approval)’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거부감을 드러내자 서둘러 ‘봉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앞두고 12일 청와대에서 영국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 데에는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큰 효과를 거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리 승인 없이는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국제 제재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원론적 말씀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 조사, 철도·도로 연내 착공 등을 두고 불거진 제재 완화 논란에 대해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경협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경제 협력은 그 제재의 완화에 따르되, 그때까지 경제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들을 미리 해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제재 해제, 남북 군사 합의서 등을 놓고 백악관의 불만 섞인 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흔들림 없는 대북 공조를 유지할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 발전을 위해서 핵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추가적인 핵실험과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서 핵을 생산하고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시설들을 폐기한다는 것,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것, 전부가 포함된 것이었다”고 했다. 현재와 미래 핵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뜻을 김정은이 밝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 시기나 프로세스에 대해서 제가 김 위원장과 논의한 적은 없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속에 그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것은 서로 분명히 의견이 일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시기의 문제일 뿐 반드시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충분한 논의를 했다”며 “종전선언이 일찍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한미 간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종전선언 이후 논의될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비핵화의 완성과 동시에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프로세스로 나아가는 것이 미국이 취해 줘야 할 상응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했던 연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 심지어 사전에 연설 내용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전적으로 저의 분별에 맡겨 주었는데 그것은 북한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이며, 김 위원장이 대단한 신뢰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북한이 체제 선전 등의 목적을 위해 교황의 방북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56·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1991년에도 교황 방북을 추진했었다. 태 전 공사는 5월 펴낸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관련 상황을 자세하게 밝혔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1990년대 당시 노태우 정부의 북방 외교로 소련, 중국이 연이어 한국과 수교하자 외교적 고립을 우려한 김일성 주석은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북을 추진했다. 김일성의 지시로 외무성 내에 교황 초청을 위한 상무조(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고, 태 전 공사도 여기에 포함됐다. 북한의 방문 제안에 당시 교황청은 “북한에 진짜 가톨릭 신자가 있다면 바티칸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고, 보안성은 6·25전쟁 전까지 신자였던 한 할머니를 찾아내 바티칸에 데려갔다. 이 할머니는 교황을 만나 “한 번 마음속에 들어오신 하느님은 절대로 떠나지 않는다”며 수십 년간 자식에게도 감춰왔던 믿음을 보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할머니의 믿음 때문에 북한은 교황 초청 프로젝트를 스스로 포기했다. 태 전 공사는 “교황청 사람들은 할머니의 눈빛만 보고서도 진짜 신자가 분명하다고 인정했다”며 “이 일을 통해 노동당은 종교의 무서움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이 평양에 실제로 오면 북한에 가톨릭 열풍이 일 것을 두려워해 교황 초청을 위한 상무조는 두 달여 만에 해산됐다”고 덧붙였다. 김일성과 달리 김정일이 교황 방문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당시 김정일의 지시를 받던 노동당 통일전선사업부 관계자들은 “교황이 다녀가면 천주교 신자가 무섭게 늘어날 텐데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7·4 남북 공동성명부터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 공동선언, 10·4 남북 공동선언 등 모든 조항에서 교황이 이르는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민족 공동의 번영과 이익을 추구하자는 원칙적인 약속을 변함없이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월 펴낸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언급하며 남북 관계 대목을 시작했다. 대선 출사표 성격의 이 책에서 “공동선으로 서로를 돕는 것, 상호부조를 하는 것”이라는 교황의 말이 남북 관계의 근본이라고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교황 접견을 제안한 것도 이런 인식이 배경이 됐다. 여기에 북한 인권 문제, 북한의 ‘정상 국가화’ 등 다양한 포석까지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김정은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교황청은 교황의 방북 여부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교황 초청은 다목적 포석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세레명 디모테오)은 취임 초기부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24일 김희중 대주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친서를 교황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실 외교가 풀지 못하는 한반도의 긴장을 과거처럼 종교 지도자가 나서 완화해 달라는 뜻도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2월 타계한 미국 개신교계의 대부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1994년 북핵 문제로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이 북폭을 검토했을 때 방북해 핵 시설에 대한 국제 사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교황의 첫 방북이 성사된다면 국제사회에 ‘변화하는 한반도’의 인상을 다시 한 번 강렬하게 심어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최대 약점인 인권 문제를 보완하고 종교의 자유가 있는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과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방북 시점도 고려했다는 분석이 있다. 만약 교황이 방북한다면 내년 일본 방문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시작됐지만 내년에 또 한 번 교착 상태를 맞는다면 교황의 방북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 교황, 문 대통령 1시간가량 만날 듯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메시지를 가지고 교황을 예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티칸에서는 17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열린다.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며 바티칸 방송국이 생중계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대성당에서 특별 메시지도 발표한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를 위한 미사가 집전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이어 18일 정오에는 교황과의 개별 면담이 예정돼 있다. 당초 교황청 관계자들은 교황청의 가장 큰 행사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3∼28일)가 열리는 기간인 만큼 교황이 17일 문 대통령과 20여 분간 면담하는 것으로 추진했으나 교황이 직접 “문 대통령과 더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포함해 보통 교황의 개별 면담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는 한 시간가량 만날 것으로 전해져 시간과 형식 모두 파격의 연속이라는 게 현지의 평가다. 이날 면담은 배석자 없이 교황과 문 대통령, 통역만 참석한다. 다만 교황청은 김정은의 방북 초청에 대한 공식 답변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이 끝나고 북-미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에야 방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희중 대주교는 9일 “바티칸 교황청과 북한과의 관계가 진전되고 개선되기를 바라며 한국 천주교회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이지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이 25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사고는 지난달 25일 해운대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22) 사건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동승자에 대한 적극적 형사 처벌,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압수 및 처벌 강화, 단속기준을 현행 혈중 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의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7박 9일의 일정으로 유럽 순방에 나선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문 대통령이 13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순으로 유럽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다. 이어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이탈리아와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증진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8일부터는 벨기에를 찾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다. 벨기에에서는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관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행선지인 덴마크에서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1일 귀국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에 공식 초청할 뜻을 밝혔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김정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 교황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김정은은 이에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달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꼭 교황청에 알리겠다”고 말하자 김정은은 허리를 숙이며 “꼭 좀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13일부터 유럽 순방에 나서는 문 대통령은 17, 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의 이런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한다면 평양을 찾은 첫 번째 교황이 된다. 북한은 1991년 김일성 집권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북을 추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은이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 꼭 종전선언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만약 종전선언이 당장 어렵다면 북-미 교류를 열어갈 수 있는 다른 방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김정은이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러시아, 일본 정상과의 연쇄 회담 가능성을 직접 밝히면서 김정은의 동북아를 무대로 한 광폭 행보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 삼아 제재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향후 비핵화 조치, 검증 과정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비핵화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北-러 수교일에 푸틴 만나나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선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월 김정은이 베이징을 처음 찾았을 때 평양 답방을 약속했고, 김정은은 5월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평양을 찾았을 때 북-러 정상회담에 합의한 바 있다.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뤄졌던 시 주석의 평양 방문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2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회담 움직임이 보다 구체적인 것은 북-러 쪽이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5일 청와대를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사용됐던 북한 화물기가 7일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김정은의 방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을 맞아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러시아 극동지역을 찾았을 때 모습 등을 편집한 26분 30초짜리 기록 영상을 틀기도 했다. 다만 외교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러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첫 평양 방문은 지난달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9·9절) 방북이 무산된 이후 한 달 가까이 조용한 상황이다. ‘10월 방북설’이 돌았으나 2차 북-미 회담이 당겨지는 변수가 생겼고, 격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시 주석의 첫 방북을 신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이날 밝혔지만 북-일 회담은 비핵화 협상이 추가 진척을 보이고 대북 보상 논의가 본격화될 때 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北, ‘비핵화 검증’에 중러 끌어들이나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의 중러일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모든 과정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중러일 정상과 만나는 과정이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짜는 것이며, 이는 냉전시대 종식과 함께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향후 본격화되는 비핵화 협상의 ‘우군’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제재 완화에 대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향후 첨예하게 이어질 비핵화 검증의 ‘디테일’ 싸움에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향후 북-중, 북-러 정상회담 자체가 비핵화 협상의 큰 틀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영변 등 중요 핵시설의 사찰단에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요구하거나 향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과정에 돌입했을 때 중국이나 러시아로 옮기거나 중러에 해체 과정 참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올 6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방탄소년단이 한류 확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8일 “국무회의에서 대중문화예술 발전(한류 확산) 유공으로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에서 4만 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공연을 여는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글날(9일)을 앞두고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한류 확산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콘텐츠·대중문화예술 발전 유공으로 배우 이순재 씨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추가 비핵화 조치 가능성을 내비친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변국들을 잇달아 방문한다는 걸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처음 확인한 것. 김정은의 또 한 번의 광폭 행보가 막판 비핵화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바야흐로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만약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김정은의 면담까지 성사된다면 김정은은 올해 한-미-일-중-러 등 주변 5개국 정상을 모두 만나게 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유례없는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이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주변국들로부터 경제협력 등의 지원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 모든 과정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전날 김정은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를 확인할 사찰단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사찰 초청 대상에 대해 “풍계리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시설은 물론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시설의 폐기를 직접 미국이 검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은 5월에 부분 폭파했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만큼 북한 특유의 지연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창리 시험장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유관국 참관하에 폐기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전날 평양과 서울을 연이어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과 만나 방북 결과 및 북한 비핵화 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이달 내 개최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회동 장소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판문점이나 평양에서 개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많다. 북-미 정상회담 진척 상황에 따라 곧바로 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합류해 종전선언 논의 등 다자 정상회담으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11월 6일)라는 변수가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전용기 등의 이유로 미국 워싱턴까지 날아가기가 쉽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지도자 중 처음으로 판문점이나 평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다면 비로소 냉전의 진정한 종식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청와대는 6월 첫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기 전 평양과 백악관 양측에 판문점을 정상회담 장소로 강하게 추천한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9월 평양공동선언 관련 후속조치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보수 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홍영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기틀을 마련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기술과 신산업이 싹도 피지 못하고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관계 부처는 규제 혁신 법들의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규제 혁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규제 혁신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물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들을 위한 좋은 규제도 있다”며 “서로 충돌하는 가치 사이에서 일방적인 규제 고수나 규제 철폐가 아닌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선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에 반대하고 있는 진보 진영을 향해 “무작정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 아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의결됐다. 8월 문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폭을 넓혀 줘야 한다”고 강조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반대했던 일부 여당 의원들을 의식한 듯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경우 은산분리의 기본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시행령을 법 취지에 맞게 잘 준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가 대표적인 규제 혁신 법안으로 선정한 ‘규제 샌드박스 5개 법’ 중 지역특구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도 이날 의결됐다. 규제 샌드박스법은 사업자가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각종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 또는 유예해 주는 법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경직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신기술과 신산업에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법 시행 즉시 조기에 성과가 날 수 있도록 하위 법령들을 빠르게 정비하고 기업과 창업자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제도 안내와 홍보에도 각별히 신경 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 관련 5개 법 중 남은 2개 법안인 행정규제기본법과 금융혁신지원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네 번째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시간 반 동안 면담 및 오찬을 갖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북-미는 또 종전선언, 주(駐)평양 미국 연락사무소 설치 등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북한은 상응 조치에 대한 대가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플러스알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최고위 인사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을 2시간 동안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김정은과 1시간 반 동안 업무 오찬을 가졌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2차 방북 때는 90분 회담 외 오찬은 갖지 않았으며, 3차 방북 때는 만나지 않았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기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과의 회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5시 13분 미 공군 오산기지를 통해 방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을 40분간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김정은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취할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와 함께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사찰 일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와 함께 ICBM 폐기 관련 의사를 전하며 미국에 종전선언 채택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종전선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상응 조치가 논의됐다면 ‘플러스알파’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 동행한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번 방북보다는 좋았다”면서도 “(비핵화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it‘s going to be a long haul)”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 조만간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며 곧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을 시사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청와대가 7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as soon as possible)’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두 번째 만남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폼페이오 장관의 문재인 대통령 면담 결과를 전하며 “폼페이오 장관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어 “미북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내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예상보다 빨리 성사되면서 당초 불가능할 것으로 봤던 미국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확실한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선 장소와 의전 등에 대한 적지 않은 실무 협의가 필요한 만큼 중간선거 전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차 때와는 다른 장소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위스 등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조기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워싱턴이나 평양 개최 카드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반면 김정은은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번 방북에 동행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폼페이오 일행과 별실에서 만찬을 함께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제2차 정상회담을 갖길 희망한다’며 ‘관대한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다면 북한과 미국이 지금 같은 관계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손택균 기자}

7일 오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몇 시간 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나온 상응 조치에 대해 지금까지 언급 자체를 피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 상응 조치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동안 상응 조치에 대해 “비핵화가 먼저”라는 태도를 유지했던 백악관의 기류가 달라진 배경은 김정은이 이날 폼페이오 장관에게 추가적인 비핵화 카드를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플러스알파’를 언급했을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관련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원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미가 각자 새 카드를 제시하며 거리 좁히기에 나섰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의미다. ○ 트럼프, 결국 ‘미국 본토 위협’부터 제거하나 지난해 7월 28일, 미국 워싱턴의 프라임타임(오후 6시경)에 맞춰 김정은이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ICBM ‘화성-14형’을 발사하자 한미 양국은 발칵 뒤집혔다. 한미 정상은 우리 군의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는 협의에 즉각 착수하는 조치에 나섰고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그만큼 미국은 올해 들어 본격화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한 ICBM 능력 제거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김정은이 대미 유화 제스처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장의 폐기를 먼저 꺼내든 것도 추후 미 본토를 겨냥한 ICBM을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더해 ICBM 관련 기술 및 시설의 폐기는 물론이고 미국의 참관까지도 제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폐기부터 검증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비핵화에 앞서 본토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는 것도 백악관으로선 나쁘지 않다”며 “현실적인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김정은의 언급에 비로소 백악관도 ‘상응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상응 조치’를 전제로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포함한 후속 비핵화 절차를 별도 테이블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靑, 北에 “영변 폐기로는 미흡해” 설득 이런 김정은의 ‘추가 액션’에는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 이후 계속된 청와대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는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미국이 종전선언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북측에 강하게 전달했다”며 “이에 따라 김정은도 폼페이오 장관에게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설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는 북-미 간 거리 좁히기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8일 중국을 방문하는 만큼 물밑에서 종전선언 검토가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북-미가 서로 원하는 카드를 더 내놓고 조율한 뒤에야 종전선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성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추가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로는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대북 지원 등이 가장 먼저 고려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응 조치라는 것이 반드시 제재를 완화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게 되면 미국 측에 장기간의 참관이 필요할 텐데, 그 참관을 위해서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시설 폐기 참관을 위해 미국 관계자들이 북한에 머무르는 과정에서 자연히 연락사무소와 비슷한 성격의 조직이 평양에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비핵화 조치를 직접 확인하고, 북한은 대미 외교 관계 수립의 첫발을 뗄 수 있게 되는 셈이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네 번째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시간 반 동안 면담 및 오찬을 갖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또 북한은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사찰 수용 의사를 전하며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이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최고위 인사가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을 2시간 동안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김정은과 1시간 반 동안 업무 오찬을 가졌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2차 방북 때는 90분 회담 외 오찬은 갖지 않았으며, 3차 방북 때는 만나지 않았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양국의 좋은 미래(good future)를 약속하기에 좋은 날”이라며 “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좋은 회담을 가진 뒤 함께 식사를 즐기자”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과의 회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5시13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을 40분간 면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김정은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취할 비핵화 조치에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와 함께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동창리 ICBM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사찰의 일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를 전하면서 미국에 종전선언 채택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 동행한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번 방북보다는 좋았다(better than the last time)”면서도 “(비핵화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it‘s going to be a long haul)”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의 ’빅 딜‘을 위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해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비핵화 성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막상 미국 행정부는 냉정할 만큼 신중한 분위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핵 리스트 신고를 미루는 대신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방식을 제안한 데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을 강조했고, 대북 추가 제재까지 단행했다. 북-미 협상 재개라는 훈풍을 타고 핵시설 검증은 물론이고 대북제재까지 피해가려는 북한의 섣부른 움직임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다. 미 재무부는 4일(현지 시간) 북한과 무기 및 사치품을 불법 거래한 혐의로 터키 기업 1곳과 기업 관계자 2명, 북한 외교관 1명을 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독자 제재는 지난달 13일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 송출과 관련해 북한인 1명과 중국 및 러시아 기업 2곳을 제재한 지 20여 일 만에 다시 이뤄진 것.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불과 이틀 앞두고 발표됐다. 제재 리스트에 오른 SIA팰컨 인터내셔널 그룹(SIA팰컨)은 1996년 설립돼 방산 장비 등을 거래해온 터키의 종합 무역상사.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휘세이인 샤힌, 중역 에르한 출하 등 터키인 2명 및 이들과 거래를 시도한 리성운 몽골 주재 북한대사관 경제상무참사관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에 대한 FFVD에 깊이 전념하고 있으며 그때까지 제재의 집행과 이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제재는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평양에 강경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 국무부는 강 장관의 제안에 대해서도 ‘FFVD’를 강조했을 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평양에서 진행될 협상 직전까지 대북제재 고삐를 죄는 강공 모드로 기싸움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 내에서는 기대 섞인 추측과 전망이 이어지며 다소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낙관론과 현실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일부 인사가 폼페이오 장관 방북 발표 직후 11월 중간선거 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 등을 거론하자, 청와대 내에서도 “기대 섞인 관측을 사실처럼 내놓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내놓는 비핵화 해법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데다, 미국 내 강경파를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강 장관 제안이 공개된 지 하루 뒤인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에 논의가 됐다기보다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창의적인 접근법으로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비핵화를 바라는 강 장관의 마음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너무 많이 나간 측면이 있다”며 “일단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지켜본 뒤 이후 조치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한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의 제안을 한미가 어느 정도 공유했겠지만 막상 이를 발표하자 워싱턴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이에 청와대가 또 다른 메시지를 내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이정은 lightee@donga.com·한상준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청와대 정책실은 12일로 예정된 9월 고용동향 발표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올해 들어 곤두박질치고 있는 취업자 증가 수치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12일이 금요일이어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일자리 정책 노선 수정을 천명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집권 이후 공공 일자리 확충, 최저임금 지원 사업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 결국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아닌 ‘서포트 타워’ 역할을 하고, 민간의 투자를 독려해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文 “결국 기업 투자 촉진에 집중”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 개 확충’은 집권 이후에도 일자리 정책의 제1순위였다. 양질의 공공 일자리를 통해 국민의 지갑을 두툼하게 하고, 이것이 소비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소득주도성장의 연장선이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안 먹히고 있다는 것.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산업 구조 개편 등으로 민간 부문 일자리 감소가 더 컸다. 문 대통령도 이날 “산업구조 변화, 자동화, 무인화, 또 고용 없는 성장,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자영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정부가)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공공 일자리 창출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민간 부문의 일자리도 함께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 회복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민간 투자 활성화 분야로 미래자동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스마트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5개 분야에 125조 원을 투자해 10만7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이 아니라 민간의 프로젝트를 정부가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 ‘서포트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재계의 숙원인 빠른 규제 혁신도 강조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다”며 “민간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범사업, 임시허가 등을 통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진짜 反기업 정서 사라질까” 반신반의하는 재계 문 대통령은 이날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방문으로 취임 이후 4대 그룹의 주요 사업장을 모두 방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 충칭(重慶)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만났고, 4월 LG사이언스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회의에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에 탄생한 SK하이닉스는 어려움을 기회로 반전시킨 불굴의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을 둘러보며 유리창 너머로 직원들에게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등 기업이 되겠다고 하는데 자신 있습니까”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최 회장에게 “데이터 수집 자체에 우리 규제 때문에 어려움은 없냐”고 묻기도 했다. 최 회장이 “SK텔레콤에서 많이…(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하도 개인정보 보호가 강하기 때문에 외국과 경쟁할 때 좀 어려움이 있다. 지속적으로 규제 개혁을 통해서,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며 “옛날에는 돈이나 땅 같은 것이 자산이었는데, 이제는 데이터가 자산이 되는 시대로 변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규제 개선과 관련해) 필요하면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의 ‘대기업 기 살리기’ 행보에 대해 재계는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격려에 나선 것 자체로 고무적”이라면서도 뿌리 깊은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경영 활동을 활성화할 방안을 좀 더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