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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요즘 ‘100% 취업’이 가능한 계약학과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특정 기업과 계약을 맺고 해당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해 인력을 양성한다. 주요 대학의 2021학년도 계약학과 수시전형을 알아본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국내 첫 삼성전자의 계약학과다. 성균관대는 2006년 삼성전자와 반도체 고급 인력을 양성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들어가면 모두 입학금을 포함해 2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대학원을 연계해 진학하는 경우 전액 장학금과 학업 장려금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100% 입사’라는 조건 덕분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매년 높은 경쟁률을 자랑한다. 2020학년도 경쟁률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과모집전형) 9.88 대 1, 논술위주 전형 92.17 대 1이었다. 올해는 학종으로 40명, 논술전형으로 12명을 선발한다. 학종은 서류 100%, 논술전형은 논술 60%+학교생활기록부 40%로 뽑는다. 새로 생긴 계약학과도 눈길을 끈다. 연세대는 지난해 4월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2021학년도부터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신입생을 뽑는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 입사가 보장되고, 장학금과 교육 혜택은 성균관대와 유사하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학생부종합전형(정원외)으로 40명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서류 100%, 2단계에서 1단계 60%+면접 40%를 반영한다.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올해 4월 협약을 맺었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에게는 SK하이닉스가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국내외 연수 기회나 대학원 연계 진학 시 혜택을 준다. 정원외로 25명을 학업우수형(10명)과 계열적합형(15명)으로 나눠 선발하는데, 면접 비중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등이 다르다. 고려대는 연세대와 달리 추천서를 받지 않고 자기소개서도 선택 사항이다.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 전공도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올해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5명, 논술전형으로 15명을 선발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계약학과는 취업이 보장되고 장학금과 해외 연수 등의 혜택이 많아 경쟁률이 높다”며 “2021학년도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고려대와 연세대는 과거 입시 참고 자료가 없으니 입시요강을 더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발열 등 유증상자도 12월 3일 실시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별고사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응시가 제한된다.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질병관리본부 등과 협의를 거쳐 4일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 관리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격리 중인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에서, 자가 격리 중인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감독관의 감독 아래 수능을 치른다. 자가 격리자는 시험장까지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하면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다. 수능 날에는 모든 시험장에서 전체 수험생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한다. 증상이 없으면 사전에 고지된 일반 시험실로 가고, 열이 있으면 2차 검사 후 증상에 따라 시험장 내 별도 시험실이나 시험장과 분리된 별도 시험장에 배치된다. 일반 시험실은 수험생 배치 기준을 기존 최대 28명에서 24명으로 줄이고, 책상마다 전면에 가림막을 설치한다. 현재 중고교의 중간·기말 고사는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 격리자는 물론 유증상자도 시험을 치를 수 없다. 하지만 수능을 치르지 못하면 대학 입학 기회가 크게 제한돼 수험생의 피해가 과도하다는 게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의 경우 교육부는 원칙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응시를 제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확진자의 시험 응시를 제한하되, 비대면 응시가 가능한 평가는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지원 노력을 해달라”고 권고했다. 교육부는 자가 격리자가 전국 단위로 이동하는 일이 없도록 각 대학이 권역별 시험장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비대면 면접, 지필평가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기간 연장 등을 검토해 8월 중 전형 변경 사항을 공지하게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업 결손 등을 감안해 올해 수능을 쉽게 내달라는 고교 현장의 요구와 관련해 교육부는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예나 yena@donga.com·이소정 기자}
교육부가 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이기로 했다. 2018년 4월 발표한 ‘2019∼2030년 교원 수급계획’을 2년 만에 수정하는 것인데 2030년 초등학생 수가 예상보다 25%(54만 명) 더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공립 초등학교 교원 채용 규모를 계획보다 내년엔 100명, 2022년 350∼450명, 2023년 이후 600∼900명 정도씩 감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 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교원 수급계획 발표 당시 교육부는 2015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이를 토대로 2030년 초등학생 규모를 226만 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하니 172만 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 공립 초등 교원 채용 규모를 당초 안(3880∼3980명)보다 100명 줄인 3780∼3880명 선으로 정했다. 2022년에는 3380∼3580명으로 기존 계획(3830∼3930명)보다 350∼450명 줄인다. 2023년부터는 3000명 내외를 채용해 2018년 계획보다 최대 900명을 감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계획에 대한 신뢰보호 차원에서 감축 규모를 최소화했다”며 “2023∼2024년의 채용 규모는 2021년 통계청 인구추계를 반영해 2022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중등 교원 채용 규모는 2018년 계획안을 유지한다. 중고교 학생 수는 2018년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어서다. 교육부 발표에 대해 교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한 고3 수험생은 “교대 정원은 그대로인데 교사 신규 채용 규모만 급격히 줄이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단순히 학생 수가 준다고 교원도 줄일 게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원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육부가 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이기로 했다. 2018년 4월 발표한 ‘2019~2030년 교원 수급계획’을 2년 만에 수정하는 것인데 2030년 초등학생 수가 예상보다 25%(56만 명) 더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공립 초등학교 교원 채용 규모를 계획보다 내년엔 100명, 2022년 350~450명, 2023년 이후 600~900명 정도씩 감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 인재양성협의회를 열고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교원 수급계획 발표 당시 교육부는 2015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이를 토대로 2030년 초등학생 규모를 226만 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하니 172만 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 공립 초등 교원 채용 규모를 당초 안(3880~3980명)보다 100명 줄인 3780~3880명 선으로 정했다. 2022년에는 3380~3580명으로 기존 계획(3830~3930명)보다 350~450명 줄인다. 2023년부터는 3000명 내외를 채용해 2018년 계획보다 최대 900명을 감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계획에 대한 신뢰보호 차원에서 감축 규모를 최소화했다”며 “2023~2024년의 채용 규모는 2021년 통계청 인구추계를 반영해 2022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중등 교원 채용 규모는 2018년 계획안을 유지한다. 중고교생 학생 수는 2018년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어서다. 203년에 중고교생은 160만 명으로 올해(185만 명) 대비 13.2%, 초등학생은 올해(265만 명)보다 35.1% 줄어든다. 교육부 발표에 대해 교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한 고3 수험생은 “교대 정원은 그대로인데 교사 신규 채용 규모만 급격히 줄이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단순히 학생 수가 준다고 교원도 줄일 게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원 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학생들이 우리 구의 여러 문제를 깊게 연구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해 놀랐습니다. 학생들 이름을 반영해 정책이 실제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30여 명은 서울 광진구청에서 ‘광진구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정책 아이디어 제안’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고 윤종장 부구청장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시민정치론’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광진구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1학기 내내 현장을 뛰었다. 이현출 교수가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의 큰 담론보다 지역에 애정을 갖고 정책을 발굴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체험해보라”며 이 수업을 기획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제안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운영 중인 플랫폼 ‘국민생각함’과 연계해 진행했다. 권익위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광진구 민원 자료를 받아든 학생들은 현장을 조사하고, 관련 부서 정책 담당자와 전문가 등을 만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1학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을 만나는 데 제약이 많았지만 학생들은 7개 팀으로 나뉘어 바삐 움직였다. 광진구는 학생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다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해 실제 정책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노래하는 신호등’을 설치하자고 제안한 팀은 광진구 내 22개 초등학교 횡단보도를 직접 조사하고 다른 지역의 통학로 실태도 살펴봤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국대 학생 김민재 씨는 “학교 앞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이 무단횡단을 하면 사고 위험이 많다”며 “인기 캐릭터 목소리나 노래를 활용해 신호를 지켜 건너자는 메시지가 나오는 신호등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팀은 휴대전화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한 공중전화 부스를 간편식 판매 가게로 만들어 영세상인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반려동물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이수증을 발급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팀도 있었다. 건국대 학생 박지영 씨는 “건국대에는 수의과가 있어 반려동물 의무교육을 잘 설계할 수 있다”며 “광진구가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해 나가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인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면담하는 게 어려웠지만 강의실에서 나와 현장을 찾아가 보고 시민을 위한 대안을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사 생활 15년 만에 이런 성적분포는 처음 봐요.” 서울지역 한 고교의 2학년 담임교사 김모 씨가 올 1학기 중간고사 결과를 다시 확인하며 말했다. 그는 “중간에 있던 애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아찔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학급의 점수 분포를 보니 마치 모래시계처럼 중위권은 잘록하게 줄어든 반면 하위권은 크게 늘어나 있었다. “원래는 중간층이 제일 많아야 해요. 심지어 이번 시험은 선생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어렵게 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이 정도면 학력 타격이 정말 심각한 거죠.” 코로나19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학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본보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전국 초중고교 교사 1933명에게 설문한 결과 교사 10명 중 8명꼴(80.4%)로 ‘격차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중 20%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실종된 ‘학력 중간층’학교 현장에서 중위권이 사라지는 건 사회에서 중산층이 무너지는 것만큼 타격이 크다. 보통 학교 수업은 중위권을 중심에 놓고 위아래를 함께 아우르는 형태로 진행된다. 중간층이 사라지면 수업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양극단으로 나뉜 교실에서는 어느 누구도 수업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가장 문제인 과목은 ‘수학’이다. 본보가 서울 강남과 강북 고교 한 곳씩 올 2학년 1학기 수학Ⅰ 중간고사 성적 분포를 확인해 보니 모두 중간층이 급감했다. 강북 A고의 경우 전체 학생 가운데 40점 미만 학생이 41.9%로 가장 많았고 70점 이상 상위권이 35.9%, 그 사이 중위권은 22.2%에 불과했다. 강남 B고는 하위권이 45.4%로 절반에 육박했다. 두 학교 모두 이전에 볼 수 없던 결과다. 항상 중위권이 제일 두꺼웠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교 수학교사는 “아이들이 손도 못 대고 문제를 버리는 상황”이라며 “학교에서 착실히 수업을 들으며 중위권을 유지하던 아이들이 제일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일본어, 세계사 등 이른바 ‘비(非)주요’ 선택과목의 타격은 더 크다. 교육당국은 최근 수년간 ‘고교학점제’ 등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위권 학생조차 입시에 영향이 적은 과목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2, 3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임모 교사는 “최근 히라가나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한 학급에서 5명만 답을 적어 충격을 받았다”며 “이맘때는 다 외워야 정상인데 글자 자체를 모르니 앞으로가 암울하다”고 말했다.○ 초1∼중1은 학력진단조차 ‘깜깜’교육계는 중고교생뿐 아니라 초등학생의 학력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초1부터 중1까지는 학생의 학력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다. 진보 교육계를 중심으로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학업성취도평가, 중간·기말고사 등 사실상 모든 평가를 없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마치 몇 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중2 이후에는 문제점을 깨달아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사들은 가정에서 학습을 돌봐줄 어른이 없는 맞벌이 가정이나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제일 우려한다. 특히 도시지역 아동의 학력 격차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학교 인원이 적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대부분 주5일 등교수업을 했다. 하지만 도시지역은 주 1, 2회 출석하는 초등학교가 대다수다. 수도권 초등학교의 4학년 담임인 이모 교사는 “학교에 가지 않는 3, 4일 동안 어떤 부모는 더 부지런히 학원을 보낸 반면 어떤 부모는 EBS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학교를 통해 격차를 좁힐 정책이 나와야 하지만 전무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초3 자녀를 긴급돌봄교실에 보내는 맞벌이 부모 장모 씨는 돌봄교실에도 아이들의 공부를 봐줄 인력 지원을 바라고 있다. “돌봄 선생님은 EBS TV를 보여주거나 컴퓨터실 조명을 켜주는 정도인데 아이가 혼자 컴퓨터실에 앉아 수업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길이 없어요. 하루 종일 유튜브나 보다 오는 것 같아 심란해요.”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교육부가 20일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지정 취소 신청에 동의했다. 두 학교는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에 따라 신청한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평가의 절차와 내용이 적법하고 △‘두 학교가 설립 취지에 맞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이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0일 두 학교가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7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다며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학교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이번 주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를 하는 10월 말 전에 가처분이 인용되면 두 학교는 국제중으로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만약 내년에 일반중으로 전환돼도 기존 재학생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교육과정을 보장받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사 생활 15년 만에 이런 성적분포는 처음 봐요.” 서울지역 한 고교의 2학년 담임교사 김모 씨가 올 1학기 중간고사 결과를 다시 확인하며 말했다. 그는 “중간에 있던 애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아찔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학급의 점수 분포를 보니 마치 모래시계처럼 중위권은 잘록하게 줄어든 반면 하위권은 크게 늘어나 있었다. “원래는 중간층이 제일 많아야 해요. 심지어 이번 시험은 선생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어렵게 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이 정도면 학력 타격이 정말 심각한 거죠.” 코로나19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학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본보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전국 초중고교 교사 1933명에게 설문한 결과 교사 10명 중 8명꼴(80.4%)로 ‘격차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 중 20%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실종된 ‘학력 중간층’학교 현장에서 중위권이 사라지는 건 사회에서 중산층이 무너지는 것만큼 심각하다. 보통 학교 수업은 중위권을 중심에 놓고 위아래를 함께 이어우르는 형태로 진행된다. 중간층이 사라지면 수업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양극단으로 나뉜 교실에서는 어느 누구도 수업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가장 심각한 과목은 ‘수학’이다. 본보가 서울 강남과 강북 고교 한 곳씩 올 2학년 1학기 수학Ⅰ 중간고사 성적 분포를 확인해 보니 모두 중간층이 급감했다. 강북 A고의 경우 전체 학생 가운데 40점 미만 학생이 41.9%로 가장 많았고 70점 이상 상위권이 35.9%, 그 사이 중위권은 22.2%에 불과했다. 강남 B고는 하위권이 45.4%로 절반에 육박했다. 두 학교 모두 이전에 볼 수 없던 결과다. 항상 중위권이 제일 두꺼웠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고교 수학교사는 “아이들이 손도 못 대고 문제를 버리는 상황”이라며 “학교에서 착실히 수업 들으며 중위권을 유지하던 아이들이 제일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일본어, 세계사 등 이른바 ‘비(非)주요’ 선택과목의 타격은 더 크다. 교육당국은 최근 수년간 ‘고교학점제’ 등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위권 학생조차 입시에 영향이 적은 과목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1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임모 교사는 “최근 히라가나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한 학급에서 5명만 답을 적어 충격을 받았다”며 “이맘때는 다 외워야 정상인데 글자 자체를 모르니 앞으로가 깜깜하다”고 말했다.● 초1~중1은 학력진단조차 ‘깜깜’ 교육계는 중고교생뿐 아니라 초등학생의 학력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초1부터 중1까지는 학생의 학력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다. 진보 교육계를 중심으로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학업성취도평가, 중간·기말고사 등 사실상 모든 평가를 없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마치 몇 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중2 이후에는 문제점을 깨달아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장 교사들은 가정에서 학습을 돌봐줄 어른이 없는 맞벌이 가정이나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제일 우려한다. 특히 도시지역 아동의 학력 격차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학교 인원이 적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대부분 주5일 등교수업을 했다. 하지만 도시지역은 주 1, 2회 출석하는 초등학교가 대다수다. 수도권 초등학교의 4학년 담임인 이모 씨는 “학교에 가지 않는 3, 4일 동안 어떤 부모는 더 부지런히 학원을 보낸 반면 어떤 부모는 EBS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학교를 통해 격차를 좁힐 정책이 나와야 하지만 전무한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초3 자녀를 긴급돌봄교실에 보내는 맞벌이 부모 장모 씨는 돌봄교실에도 아이들의 공부를 봐줄 인력 지원을 바라고 있다. “돌봄 선생님은 EBS TV를 보여주거나 컴퓨터실 조명을 켜주는 정도인데 아이가 혼자 컴퓨터실에 앉아 수업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길이 없어요. 하루 종일 유튜브나 보다 오는 것 같아 심란해요.”임우선기자 imsun@donga.com최예나기자 yena@donga.com}

교육부가 20일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지정 취소 신청에 동의했다. 두 학교는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에 따라 신청한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지정 취소 처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평가의 절차와 내용이 적법하고 △‘두 학교가 설립 취지에 맞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이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0일 두 학교가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7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았다며 지정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은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학교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이번 주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를 하는 10월 말 전에 가처분이 인용되면 두 학교는 국제중으로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만약 내년에 일반중으로 전환돼도 기존 재학생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교육과정을 보장받는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20일로 6개월이다. 사회 모든 분야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교육계는 ‘격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강력한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있다. 6개월 동안 코로나19가 초중고교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교사와 학생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리고 더 좋은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현장에서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교사와 학생 교육기술 간의 ‘격차’를 줄이고, ‘AC(After Corona) 시대’에 맞춰 한국 교육을 진화시키기 위한 제언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1학기요? 예고도, 준비도 없이 시작된 온라인 개학으로 교사들은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진짜 걱정은 이제부터죠. 2학기에는 달라져야 하는데….” 동아일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의 학교 현장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전국 초중고 교사 1933명에게 설문을 하는 동시에 다양한 지역과 학교의 교사들을 인터뷰했다. 교사들은 난생처음 하는 원격수업도 어려웠지만, 교육당국의 무책임이 더 현장을 힘들게 했다고 토로했다. ○ 교육부의 일방통행, 뒷감당은 학교가 설문에서 교사들은 원격수업이 준비 없이 갑자기 시작된 것에 대한 당혹감을 드러냈다. 원격수업이 결정됐을 때 ‘교육당국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72.4%, ‘교사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54.7%에 달했다. 원격수업 전환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 어려움을 더한 건 교육부의 일방적인 태도였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개학 일정도 수시로 바꿨다. 설문에서 가장 힘든 점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학생 생활관리’(47.7%)와 더불어 ‘교육부의 모호한 정책에 따른 학사 변동성’(44.6%)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수도권 초등학교 교사 박모 씨는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사실은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고, 개학 일정은 일명 ‘맘카페’에 도는 ‘지라시’를 통해 알았다”면서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와 교사를 나 몰라라 하니 교사들이 얼마나 무기력했겠느냐”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에는 지침 없이 처리해야 하는 학사 업무 및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 대책이 혼선을 키웠다. 교사들은 당장 출결 관리, 수행 평가, 성적 처리 등 민감한 사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했지만 교육당국은 ‘학교 자율’을 내세우며 한동안 결정을 미뤘다. 등교를 하지 않는 날도 무조건 해야 하는 출석체크와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여부 확인도 교사들에게 큰 부담이다. 고교 교사 이모 씨는 “체크 안 한 애들한테 전화하면 받지도 않고, 학부모에게 전화하다가 수신거부를 당한 적도 있다”면서 “현장은 엉망인데 위에서는 시간 내 응답률을 높이라고 독촉하고 학교별 응답률로 점수까지 매긴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2학기에도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봐 걱정이 크다. 현장에서는 미리 준비해야 할 실무들이 많은데, 교육부가 뒷북을 치는 바람에 일을 두 번 세 번 해야 한다는 것. 경기지역 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예를 들어 ‘생존수영’의 경우 아무리 봐도 2학기 진행이 힘들 것 같은데, 교육부 공지가 없으면 교사들로선 일단 시간표를 짜고 수영장을 섭외해야 한다”면서 “교육당국이 이런 것들을 빨리 정리해줘야 교사가 진짜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사 양극화 해소할 지원 절실 사실 교사들이 가장 힘든 건 매일매일의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간 ‘수업의 달인’이라고 불리던 교사들마저 새로운 수업 방식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가르치는 실력뿐만 아니라 디지털 역량에 따라서도 수업의 질이 엇갈리면서 전체적으로 교육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설문에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수업 완성도를 묻자 52.4%가 ‘낮아졌다’고 평가했고, ‘매우 낮아졌다’는 응답도 6.6%였다. 실제 학교 현장에는 실시간으로 쌍방향 수업을 이끌어가는 교사와 온라인으로 EBS 링크를 전달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양극단의 교사들이 존재한다. 한 고교 교감은 “우리 학교의 경우 쌍방향 수업을 하는 교사는 없고, 자기 수업을 녹화해 올리는 사람도 열 명 중 한두 명”이라며 “파워포인트(PPT) 자료에 음성을 입혀 올리는 교사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교육당국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독려하지만 수업을 녹화해서 올리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교사가 촬영, 편집, 자막 처리, 파일 압축 등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교사는 “30분짜리 수업 찍는 데 편집만 서너 시간 걸리기도 하고, 화장하고 세트장에서 조명 받으며 강의하는 온라인 강사들과 비교당할 각오도 해야 하니 엄청난 용기와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코로나19가 계속될 경우 가장 필요한 것으로 ‘원격수업용 콘텐츠 다양화’(48.6%)를 꼽았다. 교육당국이 원격수업용 플랫폼과 콘텐츠를 제대로 지원해달라는 요청이다. 이런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마다 극소수 교사들이 ‘해결사’ 역할을 떠맡게 되는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 젊은 교사나 과학 또는 정보 담당 교사들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고교 교사인 30대 김모 씨는 “나 역시 모든 게 처음이고 익숙지 않지만 다른 선생님들이 워낙 힘들어하시니 젊은 교사들끼리 알음알음 공부하며 학교를 끌고 가는 형편”이라며 “교사 연수자료는 물론이고 교과별 수업 영상까지도 젊은 교사 몇 명이 전담 제작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보니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국립대들은 17.1%(2019년 4월 기준)에 불과한 전체 교원 중 여성 교수 비율을 2030년 2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교육부는 14일 이러한 내용의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대학에서의 ‘유리천장’을 깨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개정안은 국립대가 성별 구성이 낮은 교원의 비율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전체 교원의 4분의 1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성별 구성에 관한 연도별 목표 비율을 정했다. 2020년 17.5%, 2021년 18.3%, 2022년 19.1% 식으로 매년 0.7∼0.8%씩 늘려 2030년 25%로 완성한다. 해당 대학은 국립대 38곳과 국립대법인인 서울대 및 인천대다. 원래 국립대는 매년 10월 31일까지 교원 성별 구성 비율 목표치가 포함된 양성평등 임용계획을 수립해 교육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추진 실적을 평가받았다. 다만 여성 교수의 비율 목표치가 따로 정해져 있진 않았다. 서울대와 인천대는 기존에 평가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번에 서울대법과 인천대법 시행령도 개정돼 포함되게 됐다. 법이 개정됐다고 해서 모든 대학이 여성 교수 비율의 연도별 목표치를 맞춰야 하는 건 아니다. 해당 수치는 전체 국립대에서의 평균 비율이다. 금오공대(지난해 기준 5.4%)처럼 공대 중심 대학은 여성 교수 비율을 맞추기가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대학으로부터 임용계획을 받아봐서 연도별 목표치에 미진할 경우 대학들에 재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38개 국립대의 여성 교수 비율은 17.1%로 4년제 사립대(26.4%)보다 낮다. 국립대 중에서 교육대는 28.9%로 사립대 평균보다 높지만 일반 국립대는 여교수 비율이 16.5%에 불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대는 기초학문이 많은 특성 때문에 여성 교수 비율이 사립대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개정안은 국립대가 교원 임용을 할 때 양성평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2017년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국립대 여성 교수 비율을 19%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해당 수치를 반영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고3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대입전형 70건(중복 대학 있음)이 변경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최근 대교협이 승인한 대입전형 변경안과 대학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변경안을 취합해 발표했다.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한 건 서울대뿐이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기존 4개 영역 3개 이상 ‘2등급 이내’를 받아야 했던 최저학력기준을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대교협 측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재학생(고교별 2명)만 지원 가능한 전형이라 지원자 풀의 변화가 없어서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해도 다른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대입전형을 변경한 건 48건이다. 학종에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학교생활기록부를 평가하기로 한 게 17건으로 가장 많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이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3학년에 해당하는 수상 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 실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 외 대다수 대학은 코로나19 때문에 비교과 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충분히 감안하기로 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학종 면접을 비대면으로 보기로 했다. 고려대는 사전에 면접 질문을 공개하고 수험생이 답변을 녹화해 정해진 기간에 해당 웹사이트에 올리게 할 방침이다. 평가는 ‘Pass(합격)’와 ‘Fail(불합격)’ 방식으로 한다. 대학이 대교협에 대입전형 변경을 신청해 승인을 받은 건 대다수가 재외국민전형과 실기전형이다. 고려대 성균관대 차의과학대 등 14곳은 어학시험 자격 기준과 관련된 사항을 변경했다. 올해 토플 등 어학시험이 취소되면서 어학시험 자격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다. 경기대와 계명대는 올해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리지 않은 것을 감안해 특기자전형의 대회 실적 인정 기간을 연장한다. 서울대는 정시에서 교과 외 영역을 반영하지 않기로도 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이후에도 대입전형이 또 변경될 수 있으므로 수험생은 원서 접수 전에 반드시 대학별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전국 고3 담임교사들이 수시모집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을 두 달여 앞두고 재학생 45만 명의 1, 2학년 학생부에서 학교명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지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교육부가 최근 일선 고교에 이런 지침을 담은 ‘고교 정보 블라인드 처리를 위한 학생부 정정 방법 안내’ 공문을 보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교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사일정이 연기돼 수시모집 준비에 몰두하기에도 바쁜데 학생부까지 수정해야 한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대학에 보내는 학생부에서 학교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기로 했다. 학생부는 ‘나이스(NEIS)’라고 불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입력된다. 당초 교육부는 블라인드 방침을 세운 뒤 한글이나 엑셀처럼 나이스에서도 학교명을 검색해서 한 번에 바꾸는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했다. 그러나 서술형(정성평가)으로 쓰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삭제했다가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뒤늦게 일선 고교에 수작업 정정 지침을 내린 것이다. 정정 기한은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인 9월 16일까지다. 교육부 공문에 따르면 고3 담임은 재학생의 1, 2학년 학생부에서 △수상명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학교명이 들어간 것을 일일이 찾아 ‘교내’ 또는 ‘OO’으로 정정해야 한다. 학교명이 아니어도 별칭 등 학교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것까지 모두 수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명이 장백산인 경우 수상명이 ‘장백산고 토론한마당’이라면 ‘교내 토론한마당’, 창체에 ‘장백골 축제에서’라고 돼 있는 것은 ‘교내 축제에서’, 행특에 ‘음악에 조예가 깊어 장백산 그룹사운드의 일원으로 축하공연을 함’이라고 돼 있는 것은 ‘… 교내 그룹사운드의…’ 식으로 일일이 바꿔야 한다. ‘수락산 자락에 있는 명문고’라는 표현은 지역으로 학교를 유추할 수 있기에 아예 다른 표현으로 교체해야 한다. 학교명 수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고3 담임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마다 수정한 항목별로 학생부 정정 대장도 작성해 교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가 학생부 무단 수정을 막기 위해 한 학년도가 지나면 정정을 까다롭게 해두었기 때문이다. 서울 A고 교사는 “모든 학생의 1, 2학년 학생부를 프린트해 학교 정보가 유추되는 곳을 찾아 표시하고 전산에서 바꾸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엄청난 과제가 떨어졌다는 반응이다. 경기 B고 교사는 “매일 시간을 쪼개 등교 연기 때문에 늦어진 상담을 하고 매 시간 복도와 화장실, 급식실에서 방역지도를 하느라 바쁘다”며 “수시 지원 상담을 하면서 자기소개서도 봐줘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학생부 수정 지시는 엄청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C고 교사는 “학생이 강남노인복지관에서 봉사를 했는데 이런 지역 명칭도 학교 명칭을 유추할 수 있다고 보고 지워야 하는 건지 모호해 수정 작업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기자}

내년부터 대학의 원격수업 및 공동학위 관련 규제가 대폭 풀린다. 그간 전체의 20%까지로 제한돼 온 대학의 원격수업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겨진다. 특히 석사 과정은 100% 원격수업 진행도 가능하다. 평가 방식 역시 출석평가 원칙에서 대학 자율로 바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31개 대학의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3차 대화’를 열고 “이제는 원격수업을 ‘뉴노멀’로 정립할 때”라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간 교육부는 대학의 수업 질 저하를 우려해 원격수업을 20%까지만 허용했다. 올 1학기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원격수업 확대를 허용했다. 내년부터는 학부의 경우 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 전체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원격수업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석사는 100% 원격수업이 허용돼 직장인이나 외국인도 원격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교육부는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끼리는 석사 과정, 해외 대학과는 학사 및 석사 과정을 공동 운영할 수 있다. 해외 대학과의 공동 교육과정은 100% 원격수업으로 운영할 수 있다.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의대는 2021학년도에 전년도보다 50명 많은 2977명(정원 내 기준)을 선발한다. 이 중 지역인재전형은 689명으로 지난해보다 24명 늘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한 재학생 및 졸업생이 지원할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은 모집 인원의 80.7%(556명)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권역별 수시 선발 규모는 부산·울산·경남이 146명으로 가장 많다. 대구·경북은 112명, 충청은 89명이다. 강원과 대구·경북 권역은 지역인재전형을 수시에서만 실시하므로 해당 지역 학생은 수시를 적극 공략하는 게 좋다. 내신과 비교과 영역은 우수한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지역인재전형을 노리면 된다. 충청권 수험생은 건양대 지역인재(교과)전형과 순천향대 지역인재(종합)전형, 대구·경북 수험생은 계명대 학생부종합(지역)전형, 부산·울산·경남 수험생은 경상대 학생부종합(지역인재)전형을 고려할 수 있다. 의대 수시 지역인재전형의 경쟁률은 상당히 높다. 지난해 경쟁률을 보면 순천향대 13.67 대 1, 경상대 10.43 대 1, 계명대 13 대 1로 높았다. 지난해는 고3 학생 수가 전년보다 6만여 명 줄었음에도 의대 지역인재전형 평균 경쟁률이 9.24 대 1에서 10.56 대 1로 올랐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재학생뿐 아니라 해당 지역 졸업생도 지원하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고3 학생이 전년 대비 5만여 명 감소하지만 지역인재전형 지원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정시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충남대만 전년 대비 4명 감소했고 그 외 대학은 동일하다. 충청권이 36명을 모집해 가장 많고, 전북 29명, 부산·울산·경남 27명 순이다. 의대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6.64 대 1이지만, 지역인재전형은 3.49 대 1로 낮은 편이다. 정시에서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도 많지만, 일단 실시하는 대학에서는 제주대(6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10명 이상 뽑는다. 해당 권역 학생이라면 정시에서도 일반전형보다 지역인재전형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허 연구원은 “올해 정시에서 조선대가 탐구를 한 과목만 반영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전인 8월 초에 모든 대학이 전년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합격생의 내신(교과성적) 스펙을 공개하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교육부가 지난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발 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학종을 운영하는 모든 대학에 2020학년도 학종 합격생의 내신을 7월 중 제출하게 하기로 했다. 대교협은 해당 정보를 취합해 8월 초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에 공개한다. 공개 방식은 학종 최종 등록자의 △1∼9등급별 내신 분포를 보여주는 산포도 △상위 70% 커트라인 및 중위내신 중 하나를 각 대학이 택하면 된다. 모든 학과별로 내신, 모집인원, 경쟁률, 예비순위까지 공개한다. 기존에 고려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학교 홈페이지나 ‘어디가’에 학종 합격생의 내신 스펙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대학마다 공개 방식이 평균값, 최저값, 상위 일부 학생의 커트라인 등 제각각이었다. 대교협 관계자는 “학종이 정성평가지만 학부모나 학생이 지원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도록 통일된 방식으로 모든 대학이 점수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학종은 비교과 영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내신은 참고사항일 뿐이라는 점을 명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서울대의 학종 내신 스펙이 처음 공개된다. 서울대와 성균관대 등 상당수 상위권 대학들은 학종이 정성평가라는 이유로 내신 스펙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가 기말고사 종료 시점에 맞춰 29일 대형 ‘반수 학원’들이 일제히 개강했다. 당초 학원가에서는 올해 반수생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고3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원격수업으로 캠퍼스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학 신입생들이 입시에 재도전할 거란 나왔던 것.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학원마다 반수생이 별로 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형 입시학원의 대표격인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은 이날 오전 8시 이전 일찌감치 반수 과정 문을 열었다. 학원들은 정확한 등록생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통적으로 예년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반응은 보였다. 대성학원 측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지난해 수준”이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서울 강남본원은 30% 정도 늘었으나 다른 분원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조짐은 지난 18일 치러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도 엿보였다. 졸업생 응시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뒤집힌 것. 6월 모의평가 지원자 중 졸업생은 2018학년도 7만5875명, 2019학년도 7만5963명, 2020학년도 7만8098명으로 조금씩 늘다가 올해(2021학년도)는 6만6757명으로 되려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세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와 비교해 재학생 감소 비율(9.9%)보다 졸업생 감소 비율(14.5%)이 더 컸다. 학원가에서는 원인을 코로나19로 보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하루 종일 학원에서 생활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많아 반수를 결심해도 학원 대신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시업계에서는 모의수능 지원자나 반수학원 등록자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올해 반수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본다. 반수생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업계는 통상 수능 모의평가는 안보고 실제 수능만 보는 인원을 반수생으로 추산한다. 졸업생 중 반수생 비율은 2018학년도 49.15%, 2019학년도 49.17%, 2020학년도 49.78%로 미세하게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재수생은 연초부터 학원에서 공부해서 대부분 수능 모의평가를 보지만, 반수생은 인강 등을 활용해 자습만 하는 경우도 많다”며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 커진 점을 감안하면 반수생이 줄어들 거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시작된 2020년 1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과거와 같은 등교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대체재인 원격수업이 허겁지겁 시작됐다. 학교와 교사, 교수에 따라 수준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할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 원격수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 시험이다. 하지만 갑자기 적용된 원격수업이 그러하듯 온라인 시험 역시 잡음이 이어졌다. 올해 1학기를 대부분 원격수업으로 대체한 대학들은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렀다. 부정행위가 속출했고, 대학마다 성적 처리 방식을 둘러싸고 진통이 한창이다. 중고교는 온라인 시험을 꿈도 못 꿨다. 내신이 입시와 직결돼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험은 이런 부정행위나 적용상 한계를 피할 수 없는 걸까. 공정성과 신뢰도 시비를 숙명처럼 안고갈 수밖에 없을까. 2학기에도 코로나19가 이어진다면 온라인 시험은 똑같은 문제를 일으킬까.○ 갖가지 부정행위로 성적 신뢰도 하락 온라인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인하대 의대와 서강대 수학과 학생들이 휴대전화와 메신저로 답을 공유하거나 모여서 푼 사실이 적발되면서 대학들은 부정행위 방지 대책을 도입했다. 줌(ZOOM) 같은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시험 치는 모습을 감독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웹캠 사각지대에 커닝페이퍼나 수험 자료를 붙여 놓는 것까지 막을 길은 없다. 시험 때는 대부분 화상회의 프로그램의 음소거 기능을 쓰는 점을 악용해 단체통화 기능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A대 최모 씨는 “고개 숙인 상태로 문제를 풀기 때문에 통화로 정답을 공유해도 웹캠에 입 모양이 노출될 염려가 없다”고 했다.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팽배하니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서강대와 홍익대 등 일부 대학은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이 부여된 성적을 그대로 받거나 ‘패스(Pass·통과)’ 처리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것. P로 처리된 과목은 평점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희대 이화여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는 학생들이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학교와 갈등 중이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며 반대하고, 학생들은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만 피해를 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포브스지는 4월 미 전국대입시험연합 저널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온라인 시험을 치르는 학생의 70%가 부정행위 성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대와 조지아주 조지아공대에서도 5월에 학생들이 온라인 시험을 보면서 ‘체그(Chegg)’라는 앱에 접속해 답을 찾은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앱은 한 달에 일정 비용을 내면 2100만여 개의 문제와 정답을 찾을 수 있다. ○ 내신 민감한 중고교는 실시 못해 고3은 5월 20일 첫 등교 이후 하루하루가 바쁘다. 수행평가가 여러 개 한꺼번에 돌아가는 가운데 6월 초 중간고사를 봤다. 한 달 뒤 기말고사를 보기까지 또 수행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빡빡한 일정이지만 텅 빈 3학년 1학기 학생부를 9월 16일 수시모집 학생부 기재 마감일까지 채우려면 어쩔 수 없다. 고3이 몰아치는 시험으로 바쁜 건 교육부가 원칙적으로 평가는 대면을 통해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내신은 대입에 직결되는 만큼 온라인 시험이나 수행평가에서 부정행위가 생기면 문제가 커진다. 등교가 기약 없이 연기될 때도 교육부가 ‘지필고사는 등교 이후에 한다’고 고집한 이유다. 일부 수행평가는 온라인으로 하고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지만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통해 교사가 학생이 직접 한 사실을 확인한 것만 가능하다. 서울 A고 교사는 “학생들이 수행평가에 예민해 대면수업 당시에도 누가 발표를 몇 번 했는지, 잘했는지를 기억해놨다가 성적이 나오면 이의 제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냥 온라인으로 제출하라고 하면 공정성 시비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지필고사는 시행하기가 더 어렵다. 각자 온라인으로 문제지를 내려받아 풀게 한 4월 24일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는 만점을 받았다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온라인으로 제공된 정답지를 보며 답을 체크한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의심증상, 자가 격리 등으로 중간고사를 못 보는 학생에게도 온라인 시험 기회는 없다. 그 대신 교육당국은 기말고사 성적으로 인정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의 온라인 재택버전(home version) 도입도 미뤄졌다. 당초 4월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가을까지 학교가 폐쇄될 것에 대비해 SAT 재택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속출하자 이달 들어 SAT 재택 버전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모든 응시자가 공정하게 치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미래형 평가’로 진화시켜야 온라인 시험이 제대로 치러진다면 교육적으로 장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의견이다.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고 정답까지 제출해 관련 정보가 풍부하게 축적되면 교사가 학생에 대한 맞춤 교육을 제공하기 좋다. 해당 학생이 자주 틀리는 문제나 영역별 학습 정도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문제은행과 연계하면 부족한 영역을 보완할 수 있는 문제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문제는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가 준비 없이 원격수업을 시작하다 보니 온라인 시험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점이다. 시험 보는 환경이 달라진 만큼 평가 방법도 바뀌어야 하는데 장소만 옮겨 치르는 수준에 머문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온라인 시험에서는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알고 있는 지식을 표현하고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느냐’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당장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 앞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할 평가 방향이기도 하다. 대학의 경우 객관식이 필요한 일부 기초과목을 제외하고는 정답이 하나가 아닌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프로젝트 수준으로 저마다 정답이 다른 문제를 낼 경우 오픈북으로 해도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야 해 커닝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중간·기말고사 두 번의 시험이 아니라 ‘과정’을 평가하라는 제언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부여해 안 내면 감점, 내용이 좋으면 가점을 주는 식으로 평가 방법을 달리하면 커닝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적 대책도 필요하다. 일단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시험을 치를 때 최대한 커닝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웹캠으로 응시자 얼굴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시험을 보는 당사자가 휴대전화로 본인의 손과 모니터 화면이 나오게 찍어 노출시키는 것도 대안이다. 이렇게 하면 메신저 창을 띄워두거나 커닝페이퍼를 숨겨두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국민대는 기말고사에서 이런 기능을 갖춘 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 제공 업체인 ‘그렙’ 관계자는 “줌도 응시자의 모니터 화면을 볼 수 있지만 한 번에 한 명만 확인할 수 있고 강제할 방법이 없다. 우리 시스템에서는 화면을 공유하지 않으면 시험을 시작할 수 없고, 문제될 행동을 하면 감독관이 응시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모니터링 시스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수험생의 안구 움직임을 확인해 부정행위 여부를 가려낼 정도다. 중고교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내신도 지필고사 위주보다는 학생의 성장 과정을 평가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향후 도입될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이 선택 과목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방식이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중1에 적용 중인 과정중심평가가 예가 될 수 있다. 경기 포천시 이동중 서광석 교사는 이번 학기 온라인 수행평가로 저글링을 부여했다. 1학기 내내 주기적으로 보면서 학생이 자기 기록을 쌓아 가도록 돕는 게 특징이다. 시험 한 번으로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발전 과정을 평가하면서 스스로 성공 경험을 누리게 한다. 이런 방식은 온라인 평가가 적합하고 또 유용하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해보고, 해당 영상을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가 활성화되려면 장기적으로 교사가 평가 전문성을 키워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 실시간 원격수업이 아니어도 학생의 학습 과정을 교사가 평가하고 학생부에 기재해줄 수 있도록 교육부가 원격수업 평가와 기록 가이드라인을 손질해야 한다. 물론 시험 응시자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다. 서울 B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부정행위 신고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먼저 ‘온라인 시험도 정정당당하게 보겠다’는 학생 차원의 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한성희 기자}
고려대가 올해 대학입시 수시모집전형에서 이른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원격) 면접’을 실시한다. 대입 때 원격 면접 도입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험생 부담 완화와 안전을 위해서다. 고려대는 올해 수시 전형 중 가장 규모가 큰 학교추천 전형과 일반전형-학업우수형에서 ‘비대면 녹화 면접’을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원래 면접은 고사장에서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전에 질문을 공개하고 수험생이 답변을 녹화해 정해진 기간에 해당 웹사이트에 올리면 된다. 평가는 ‘Pass(합격)’와 ‘Fail(불합격)’ 방식으로 한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모두 통과시킨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내신과 자기소개서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려대는 비교과 활동을 평가할 때 고3이 코로나19 때문에 등교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올해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한 데 이어 정시에서도 출결, 봉사, 교과이수 기준 항목 미충족으로 인한 감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올해 토플 등 어학시험이 취소되면서 재외국민특별전형에서 어학시험 자격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고3이 등교해서 치른 첫 번째 모의고사인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5월 21일 실시)는 수학‘가’형과 영어 영역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학평에서 수학‘가’형은 1등급 구분이 원점수 81점, 표준점수 134점이었다. 지난해 수능은 원점수 92점, 표준점수 128점이었다. 만점자 표준점수는 153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19점이나 상승했다. 어렵게 출제될수록 원점수는 떨어지고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56%로 지난해 수능(7.43%)보다 감소했다. 국어와 수학‘나’형은 평이한 편이었다. 국어 1등급 구분 원점수는 95점, 표준점수는 130점으로 지난해 수능(각각 91점, 131점)과 비슷했다. 수학‘나’형은 1등급 구분 원점수가 88점으로 지난해 수능(84점)보다 4점 올랐다. 만점자 표준점수는 144점으로 지난해 수능(149점)보다 5점 하락했다. 이번 수능은 처음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과학탐구는 응시 경향이 달라졌다. 이번 학평에서는 최근 3년간 수능 응시자가 가장 많았던 지구과학Ⅰ이 2위(49.76%)로 밀렸다. 그 대신 생명과학Ⅰ 응시자(58.82%)가 가장 많았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생명과학Ⅰ은 어려운 ‘멘델의 유전법칙’이 빠진 반면 지구과학Ⅰ은 ‘판구조론’ ‘지구의 역사’ ‘별의 특성과 진화’ ‘우주의 구조와 진화’ 등 새로운 내용이 많이 추가되면서 응시자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사회탐구는 여전히 생활과 윤리(56.97%), 사회문화(56.81%) 응시자가 많았다. 이번 학평 응시자는 32만972명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천 지역 46개교 약 1만 명이 응시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4월 학평(38만3947명)보다 실질적으로 5만 명 정도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고3(44만5479명)이 지난해(50만1616명)보다 5만 명 정도 적기 때문이다. 오 평가이사는 “올해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54만8734명)보다 5만 명 이상 감소한 49만 명 이하로 예상된다”면서 “역대 최저이자 처음 5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지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학평은 원래 재학생만 응시하기 때문에 본인이 전체 수능 준비생 가운데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학평은 인천 일부 고교가 제외돼 더욱 그렇다. 수험생들은 18일 재수생도 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6월 수능 모의평가를 통해 보다 정확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