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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달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만나기 전인 1997년 파리에서 열린 시카고불스 친선경기 때 이미 한 차례 본 적이 있다. 또 미국은 같은 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자회담에서 북한에 ‘농구선수 이명훈의 NBA 진출을 허용할 테니 핵 개발을 양보하라’는 협상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로드먼의 ‘농구 외교’가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트 세이어 전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기자는 미국의 북한 담당 관리, 스포츠 에이전트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광적인 미국 농구 사랑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4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NK뉴스에 따르면 6자회담에 자주 등장하는 이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NBA 역사와 통계, 심지어 NBA 선수들의 별명까지 줄줄 외우는 ‘광 팬’인 것으로 밝혀졌다. 1991년 조지워싱턴대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이 국장은 오후 8시가 되자 “하느님 맙소사, 시카고불스 경기할 시간이다. 빨리 TNT(농구 전문 케이블 채널) 틀어라”고 소리치면서 “조용히 해라. 스코티 피핀(시카고 불스 선수)이 부상에서 회복됐는지 봐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주의까지 줬다. 1997년 이명훈의 미국 진출을 담당하며 자주 북한을 방문했던 토니 론존 NBA 영입담당자에 따르면 김정은의 농구 사랑은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이들 부자는 시카고불스와 ‘NBA 공공의 적’으로 불릴 정도로 반칙을 일삼았던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를 특히 좋아했다. 당시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중이던 김정은은 북한 대사관 리무진으로 파리까지 가서 시카고불스의 방문 친선경기를 보고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했다.당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김정일이 직접 나서 장신 센터 이명훈을 NBA에 진출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적성국 교역법’을 들어 이명훈의 NBA 진출을 거부했던 미국은 1997년 12월 제네바 4자회담에서 이를 허용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며 비핵화에 합의하라고 북한에 제의했고 이에 화가 난 김정일은 이명훈을 귀국시켰다.마이클 조던을 유별나게 좋아했던 북한 지도부는 2001년에 이어 올 1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방북, 지난달 로드먼 방북 때도 조던에게 함께 와 달라고 초청했으나 조던이 모두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로드먼이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린다”고 한 것에 대해 ‘뉴욕 채널’을 가동 중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외국 스포츠 스타를 접대하기보다 주민 삶의 질이나 신경 쓰라”고 비판했다. 로드먼은 ABC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자 NBC, CNN, ESPN 등과의 후속 인터뷰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워싱턴=정미경·베이징=고기정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변했다. 1기 집권 때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아 “얼음장처럼 차갑다” “냉정한 교수님 같다”라는 평을 듣던 오바마 대통령이 2기 들어 잘 울고 웃고 사담(私談)도 잘 나누는 등 감정적인 리더로 변신했다. 오바마의 적극적인 감정 표출은 ‘뉴 오바마의 등장’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고 CNN이 3일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세 차례나 눈물을 흘렸다. 대선 승리 직후 선거운동원들 앞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더니 코네티컷 뉴타운 총기난사 추모식에서는 큰 소리로 흐느끼기까지 했다. 1기 때 좀처럼 언급하지 않던 자신의 과거사에 대한 얘기도 스스럼없이 꺼내고 있다. 동향 하와이 출신인 대니얼 이노우에 상원의원 장례식에서는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혼혈 소년으로 살며 정체성 고민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시카고 빈민가 총기규제 연설에서는 “부모 이혼 후 어머니와 살면서 아버지가 있었으면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조지아 주 고등학교 연설에서는 “아무래도 고등학생 딸이 데이트를 하는 것 같다”며 “나는 딸들이 35세까지는 데이트도 안 할 줄 알았다”고 해 좌중을 한바탕 웃겼다. 이 같은 모습은 1기 때는 거의 상상하기 힘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교육단체 연설에서 한 교사가 “어제 해고통지를 받았다”고 하자 위로 대신 “어떤 식으로 통지를 받았느냐”는 등 꼬치꼬치 캐묻더니 “그래서 교육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일장 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대통령으로 지낸 4년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며 “단지 정책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의 ‘스토리’를 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솔직한 감정 표출은 ‘더이상 대선 부담이 없다’는 심리적 해방감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고도의 정치전략이라는 분석도 많다. 칼 질슨 서던메소디스트대 교수는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총기규제, 이민개혁, 동성결혼 등 국민감정에 호소해야 하는 사회가치적 문제들을 핵심 어젠다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미지 변신에 대한 국민의 반응도 좋다. 최근 블룸버그 여론조사에 따르면 2009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55%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최대 현안인 정부예산 자동감축(시퀘스터) 협상에서 비타협적으로 나오며 국민을 향해 직접 호소하는 것은 공화당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내년 말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해 국정운영을 손쉽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분석했다. 한편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는 3일 대선 패배 후 첫 언론 인터뷰로 폭스뉴스에 출연해 시퀘스터를 거론하며 “지금 벌어지는 꼴을 보면서 ‘내가 저 자리(백악관)에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죽을 만큼 괴롭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연방정부의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명령에 서명하면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시퀘스터가 공식 발효됐다. 서명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막판 타협을 시도해 기대를 모았으나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올 9월로 끝나는 2013 회계연도 지출을 850억 달러, 10년 내에 1조20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자동 삭감하는 조치가 공식 발효됐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의회에 지출삭감 내용을 보고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이 실패로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지출삭감 조치는 불필요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국민이 당장 고통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그 고통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군수업체는 직원을 해고해야 하며 국경경비대원, 연방수사국(FBI) 요원, 국방부 민간인 직원 등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수십만 명의 봉급과 근로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앞으로 며칠간, 몇 주간 상·하원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바로잡자’고 말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반대하는 세수 확대 방안을 주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해 추가 협상 난항을 예고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 후 “하원은 시퀘스터를 막을 계획을 마련했었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올해 초에 세금을 올렸고 이제 세금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시퀘스터는 어쨌든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제는 정부의 ‘지출 중독’을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정치 싸움으로 황금기를 놓치고 있다”며 양측을 모두 비난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정치권이 결국은 타협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계속 타협을 거부할 경우 정치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를 ‘재앙’이라고 주장했으나 공화당은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2009년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데이비드 생어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둘은 곧바로 자리를 떠서 뒤쪽으로 갔다. 뒤쪽에는 짐 존스 국가안보 보좌관, 게리 시모어 대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어 기자와 백악관 관리들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자리로 돌아왔다. “다른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그러는 것이 어디 있느냐.” 이런 ‘수상한 장면’을 지켜본 다른 기자들은 백악관 관리들에게 항의했다. 관리들은 “별것 아니다. 걱정할 필요 없다”며 해명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걱정할’ 일이었다. 생어 기자는 그날 저녁 이란 정부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몰래 수년 동안 비밀 핵시설을 운영해왔다는 특종 기사를 터뜨렸다. 일격을 당한 다른 기자들은 한밤중까지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리며 기사 확인 작업을 벌여야 했다. 생어 기자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뉴욕타임스의 안보담당 선임 기자다. 그가 당시 관리들로부터 전해 듣고 이란 특종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정 언론에 특혜적 정보 접근을 허용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잘못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17일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언론에 알리지 않고 골프 라운딩을 한 것이 직접적인 발단이다. 언론계에서는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에 쌓였던 불만과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언론의 정보 요청에 응답이 없고 관리들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을 내리는가 하면 비판적 언론 보도에는 “나중에 보자”며 보복성 대응을 하기 일쑤다. 그런데다 특정 언론하고만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언론의 비판은 보수적인 폭스뉴스에서부터 진보적 공영방송 NPR까지 성향을 가릴 것 없이 나오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언론학자들은 “오바마 행정부에 호의적이던 언론이 ‘일방적 짝사랑’에 지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비판에 앞장선 워싱턴포스트는 ‘골프 파동’ 이후 줄잡아 하루에 한 개 이상씩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까지 나서 정부지출 자동삭감 문제를 놓고 연일 정부에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그는 “백악관 고위 관리로부터 ‘그런 식으로 말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들었다”고 폭로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정부와 언론의 갈등에 대해 언급이 없다. 각종 이슈에 대해 심층 보도를 해온 뉴욕타임스로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스턱스넷’ 사이버공격, 테러 살생부 운영 등 뉴욕타임스의 굵직한 특종은 정부가 사전에 정보를 줬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워싱턴에서 떠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걷는 길은 조금 다르다. 미셸 오바마 여사의 아카데미 시상식 등장까지 문제 삼는 워싱턴포스트의 사소한 ‘보복성’ 기사들이 지나친 감은 있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부의 폐쇄적 비밀주의적 언론관에 정면 도전하는 문제의식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반면 뉴욕타임스의 날카로운 비판은 아직 살아있지만 그 칼날이 무뎌진 것만은 사실이다. 취임 초기 ‘불통 브리핑’으로 논란이 된 한국 박근혜 정부는 어떤 언론을 원하고 언론과 어떤 관계를 쌓아가기를 원하는지 궁금하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인터넷을 통해 아동 음란물을 내려받고 시청한 미국의 한 지역 방송사 사장에게 징역 1000년이 선고됐다. 인터넷을 통해 아동 음란물을 내려받아 본 혐의로만 천문학적인 형량이 선고된 것은 아동 성범죄 처벌의 엄격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미 언론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조지아 주 트룹 카운티 최고법원이 아동 성학대, 증거인멸, 사생활 침해 혐의로 기소된 ‘TV 33’사의 피터 맬러리 사장(64·사진)에게 징역 1000년을 선고했다고 조지아 WSB방송이 28일 전했다. TV 33은 조지아 주 러그레인지 지역의 소규모 방송국이다.맬러리 사장은 2011년 4월 웨스트조지아 기술대 캠퍼스 내에 있는 TV 33 방송국 사장실에서 아동 음란물을 내려받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학생 소행으로 짐작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한 결과 지역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맬러리 사장의 컴퓨터인 것으로 밝혀졌다. 맬러리 사장은 방송국 사장실에 있는 컴퓨터로 아이들이 묶여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 파일 2만6000개를 내려받아 아동 성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의 책상 밑에 ‘몰카’를 설치해 여직원들의 치마 속을 촬영한 사실도 드러나 사생활 침해 혐의까지 추가됐다.수사 결과 맬러리 사장은 어린이들을 직접 성폭행한 적은 없으나 검찰은 “아이들에게 긴급한 위협이 된다”며 아동 성학대 60건, 사생활 침해 3건, 증거인멸 1건 등 총 64개 죄목으로 기소했다. 맬러리 사장은 지난해 12월 여성 11명, 남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검찰은 2개월간 진행된 공판에서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는 맬러리 사장이 사실은 ‘악마’와 같은 존재였다”고 주장했다.변호인단은 “맬러리 사장이 ‘베어셰어’라는 인터넷 파일공유(P2)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방송국에서 방송할 영화들을 내려받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아동 음란물 동영상들이 포함된 것”이라며 “그는 의도적으로 아동 음란물 동영상들을 내려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변호인단은 맬러리 사장이 지역사회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많은 증인들을 내세웠다. 맬러리 사장의 딸은 증언대에 올라 “아버지 같은 사람만 있다면 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맬러리 사장의 부인은 “독실한 신자인 남편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동료 죄수를 교화시키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그러나 데니스 블랙먼 판사는 화난 표정으로 형량 판결을 읽으며 “그가 인종(백인), 경제적 신분, 사회적 지위를 믿고 경찰과 검찰이 죄를 묻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착각”이라며 최고 형량을 선고했다. 블랙먼 판사는 백인이다.맬러리 사장에 대한 이번 판결은 아동 성학대 60건 중 상위 50건에 대해 각각 최고 형량 20년씩 1000년이 선고된 것이며 나머지 아동 성학대 10건에 대한 50년, 사생활 침해 15년, 증거인멸 1년은 1000년 형량에 포함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 전직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사진)이 잇달아 트위터 메시지를 올렸다. 로드먼은 26일 평양에 도착한 뒤 트위터에 “맞다. 지금 북한에 있다. 김정은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북한 주민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어 “북한 사람들은 농구를 사랑한다. 미국을 대표해 이곳에 와서 영광스럽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김정은과 북한 주민은 농구 팬이다. 나는 농구를 사랑한다. 얘기 끝”이라는 글도 연속적으로 날렸다. 로드먼은 선수 시절 갖가지 기행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벌레(the worm)’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WORMinNorthKorea(북한에 온 벌레)’라는 해시태그(핵심어)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방북한 외국인의 전자기기를 압수하기 때문에 로드먼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올렸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중에는 사소한 논란거리도 있었다. 로드먼은 “여기에 있는 동안 ‘강남스타일 가수(Gangnam Style Dude)’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남북한을 구별하지 못한 것. 그러자 트위터에는 ‘북한에서 싸이를 만나겠다고?’ ‘다른 코리아다’ 등 비꼬는 댓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미국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선수들과 함께 방북한 로드먼은 1주일간 머물며 어린이 농구캠프를 열고 북한 농구선수들과 친선경기를 할 계획이다. 로드먼의 매니저 대런 프린스는 26일 CNN 인터뷰에서 “로드먼에게 북한 방문 제의를 했더니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좋아했다”며 “김정은을 만나 ‘전쟁 대신 평화를 택하라고 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등 미국의 전직 군·안보 고위관리 18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 핵위협을 예로 들면서 핵무기 추가 감축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22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 이란 핵개발 등 일련의 사태로 ‘핵 없는 세상’이라는 대통령의 목표는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일 정상회담 참석 차 워싱턴을 방문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산 골프채를 선물했다. 아베 총리는 유명 골프회사 혼마골프가 만든 퍼터를 선물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골프광으로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골프채를 건네면서 “1957년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당시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조 바이든 부통령이 “누가 이겼느냐”라고 물었고 아베 총리가 “국가 기밀이라 말할 수 없다”라고 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기시 총리의 경기는 비겼다.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64cm의 기시 총리를 위해 자비를 들여 맞춤형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일본이 돌아왔다(Japan is back).” 22∼24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의 부활’을 선언하며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에서 48시간도 안 되는 짧은 일정을 보낸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과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수차례 “일본과 미일동맹이 돌아왔다”는 표현을 써가며 “일본을 주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자신에 찬 모습을 보여주려던 아베 총리의 방문은 미국에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미국과 일본 언론은 소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대응, 중국과의 영토분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3개 의제가 주로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강력 대응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기대를 모았던 구체적인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CSIS 연설에서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해 추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엔헌장 7장은 회원국의 강제적 대응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강제조치의 근거 규정이 되기 때문에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에 대해 일본 영토라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조용하게 이 문제를 다루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대일 안보공약을 언급했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평화로운 해결책’을 주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23일 전했다. TPP 분야에선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 협상을 거쳐 관세를 정하기로 합의했다. ‘성역 없는 관세 철폐’를 주장하던 미국이 일부 양보한 것. 아베 총리는 이르면 28일 중·참의원 시정방침 연설에서 TPP 교섭 참가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의 방미 성과는 미일동맹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고 TPP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등 챙길 것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행사용 방문’의 한계를 넘지 못했으며 뚜렷한 회담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바마 2기와 아베 총리 집권 후 처음 갖는 외국 정상의 회동이지만 백악관은 당초 1시간도 안 되는 회담 일정을 짜놓았다. 일본 측에서 회담 시간이 너무 짧다는 불만이 나오자 미국은 부랴부랴 오찬을 회담 형식으로 바꿔 1, 2차 회담을 진행했다. 3개의 질문만 받은 기자회견에서는 질문 2개가 미국 국내 문제인 연방예산 감축에 집중됐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질문은 아베 총리에게 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TPP 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짧게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회담 자체보다는 아베 총리가 CSIS에서 영어로 연설한 점과 부인 아키에 여사가 동행하지 않은 것이 화제가 됐다. 일본 언론은 양국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TPP 논의에서 농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점을 부각시키며 후한 점수를 줬지만 미국 측 분위기가 시큰둥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미국에 이어 4월 러시아를 방문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러시아에 특사로 보내 4월 방러를 추진해왔다.워싱턴=정미경·도쿄=배극인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정상회담에서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일 안보동맹을 더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아베 내각 출범 후 모두 처음 갖는 외국 정상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아왔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공조 방안,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갈등에 대한 양국 협력,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는 외교안보 현안이 주로 논의됐으며 공동 기자회견 후 가진 2차 오찬 회담에서는 경제 이슈가 집중 논의됐다. 양국 정상은 우선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국제사회 의무 위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방안 마련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만큼 이날 회담에서 북핵 대응 방안에 대한 충분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의 해외 송금 차단 등 강력한 대북 금융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 강력한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한국 일본, 역내 다른 나라와 군사훈련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 일본의 긴밀한 협력,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지원과 투자, 유엔과 국제 공동체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을 언급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과 함께 ‘법의 지배’ ‘항해의 자유’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영토분쟁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며 “미국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일방적 조치나 강제적 행동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일본의 TPP 참여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아베 총리는 TPP 참여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관세 철폐에 예외가 인정된다면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변화된 태도를 보여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한 엔저 정책을 지지한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편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스티브 이스라엘(민주·뉴욕),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21일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미국 주재 일본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의 새 내각과 아베 총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런 역사적 책임을 명백하고 분명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인단체들에 따르면 두 의원은 조만간 하원에 제2의 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아베 총리가 21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국내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 등 아시아 이웃국가들과 영토분쟁을 벌인다”고 발언한 데 대해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한 국가 지도자가 이웃나라를 뻔뻔하게 왜곡 공격하고 역내 국가 간 적대감을 부추기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비난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백악관이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기념해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공식 사진을 21일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초 1기 출범 당시 촬영한 사진보다 활짝 웃고 있지만 흰 머리가 부쩍 늘었다. 1기 사진 때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던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번에는 얌전한 의상을 입고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백악관 홈페이지}

“워싱턴 정가의 도덕적 타락을 보여주는 것이다.”“정치만 잘하면 됐지, 사생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최근 미국 유력 정치인의 사생아를 둘러싼 스캔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도덕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피트 도메니치 전 상원의원(80·공화·뉴멕시코)은 “34년 전 24세 여성과 혼외정사로 아들을 낳았다”며 “내 행동을 후회하고 있으며 아내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20일 공개적으로 밝혔다.도메니치 전 의원의 불륜 스토리는 “마치 삼류 드라마 같다”는 평을 듣고 있다. 도메니치 전 의원은 2010년 건강 문제로 정계를 은퇴했지만 상원 재직 당시 예산위원회,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6선의 정치인이다. 그가 불륜 관계를 맺어 아들까지 낳은 상대는 12년 동안 상원에서 재직한 ‘절친’ 폴 랙솔트 전 의원의 딸 미셸. 뛰어난 미모의 미셸은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워싱턴 50대 로비스트에 들 정도로 출중한 정치력도 갖추고 있다. 미셸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아버지와 내 아들의 아버지가 모두 상원의원이어서 아들을 공개할 수 없었다”며 “30년 전 하룻밤의 실수를 책임지고 미혼모로 살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은 아들 애덤은 네바다의 유명 변호사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도메니치 전 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 당시 “정치인은 도덕적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탄핵을 주도했던 인물. 그래서 사생아 아들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5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한 아내와의 사이에 8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뒤늦게 사생아 아들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도메니치 전 의원은 “적대세력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먼저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올해 63세의 스티븐 코언 하원의원(민주·테네시)은 12일 대통령 국정연설 때 사생아 딸과 트위터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우연히 방송 카메라에 잡혀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해피 밸런타인데이,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공개된 뒤 상대가 누구인지 밝히라는 압력이 거세지자 “24년 전 낳은 딸”이라며 “딸이 있다는 사실을 나도 몇 년 전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딸 빅토리아 브링크는 현재 수영복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15일에는 8선의 미국 최장기 상원의원으로 흑백 인종분리 정책을 지지했던 고(故) 스트롬 서먼드 의원의 흑인 혼혈 딸 에시 매 워싱턴윌리엄스가 87세의 나이로 사망해 화제가 됐다. 서먼드 의원과 흑인 하녀 사이에 태어난 워싱턴윌리엄스는 2003년 서먼드 의원이 100세를 일기로 사망하자마자 “나는 서먼드 의원의 숨겨 놓은 딸”이라는 기자회견으로 유명해졌다. 서먼드 의원은 사생아 딸 소문이 돌 때마다 이를 부정해 왔다. 워싱턴윌리엄스는 아버지인 서먼드 의원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학비도 대주고 의원 사무실에도 놀러 오게 해주는 등 “나름대로 좋은 아버지였다”고 회고했다.2004년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도 불륜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몇 년 동안 숨겨 키워 온 것으로 드러나 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워싱턴포스트는 “정치인의 섹스 스캔들이 연일 터지는 워싱턴에서 사생아 논란은 별로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라고 20일 지적했다. 정치적 업적이 탄탄하고 사생아 자녀를 둔 사실을 먼저 깨끗하게 인정하면 여론의 도덕성 비판 수위가 낮아진다고 신문은 분석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미국 의회가 이란에 적용하고 있는 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으로 북한의 금융거래를 봉쇄하는 고강도 제재 법안을 추진 중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북한의 기업이나 단체, 개인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에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에서 영업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은 다음 주 이 같은 내용의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미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미 의회의 대표적 지한파인 로이스 위원장은 이달 초 하원 외교위원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정부 관계자,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일명 ‘에드 로이스 법안’이 통과되면 2005년 미국이 시행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방식’의 대북 금융 제재보다 수십 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BDA 제재가 금융기관 한 곳만을 특정했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기본조건을 위배하기만 하면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단체 개인이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처음 적용한 국가는 이란이다. 1996년부터 ‘이란제재법’을 시행해온 미국은 제재 효과가 크지 않자 2010년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까지 포함시켜 이들의 미국 내 외환시장 및 은행 시스템 접근과 자산거래를 금지하는 ‘포괄적 이란제재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이란 정부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지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관련 자금세탁에 종사 △이란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의 유사활동을 돕는 행위 △이란혁명수비대와 관련 기관 협조 등 다섯 가지 조건에 해당하면 제3국 기업이라도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이 법 때문에 2010년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란 멜리트은행과 이란산 원유수입 대금결제를 끊은 바 있다. 제재 대상인 이란의 기업 단체 개인은 매년 미국 재무부가 리스트를 업데이트해 발표한다. 미 의회에서 추진되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추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행정명령 방식의 북한 제재와 맞물린 삼각 제재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에 대비한 강력한 제재 조치다.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WMD 개발과 관련해 제재를 가하는 방식 중 이란에 적용하는 ‘포괄적 이란제재법’이 가장 강력하다. ‘에드 로이스 법안’이 통과되면 이와 유사한 수준의 ‘포괄적 북한제재법’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인이었던 조지 로페즈 노터데임대 교수(국제관계학)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핵개발 커넥션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국제적 고립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세컨더리 보이콧 ::북한과 거래하는 자국 기업 제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제3국 기업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 현재 미국이 이란 제재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된 북한의 모든 자금 흐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차단되면 90% 이상의 국제 거래에 쓰이는 달러화 결제가 불가능해져 북한과의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휴가 중 타이거 우즈와의 골프 라운딩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백악관과 언론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우즈와 함께 플로리다의 유명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했지만 이 사실을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에 알리지 않았다. 골프 회동은 ‘골프 다이제스트’ 잡지 기자가 당일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뒤통수를 맞은 기자단은 “백악관의 정보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국정연설에서 중산층 배려를 강조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초호화판 휴가를 즐겼다”는 ‘보복성’ 기사를 게재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 ‘오바마는 꼭두각시 조종사(Puppet Mast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언론을 조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단지 이번 골프 사건만이 문제가 아니다”며 오바마의 언론정책에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단과 회견은 피하는 반면 지역 언론과의 말랑말랑한 인터뷰를 선호하고 주요 정책을 주말에 발표해 언론의 취재와 감시를 피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신랄한 질문을 우려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신문과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인터뷰하지 않았으며 행정부 각료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대통령도 사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다”며 “휴가 중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언론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데 반해 오바마 대통령의 언론정책은 폐쇄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언론이 ‘골프 라운딩’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의 언론정책을 문제 삼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 많다. “언론이 치사하게 골프 문제를 갖고 늘어진다”는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 비판의 선봉에 선 백악관 기자단 단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폭스뉴스의 에드 헨리 기자여서 “사적인 감정 때문에 문제를 크게 만들려 한다”는 얘기도 없지 않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화염에 휩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군의 모습을 합성 처리한 동영상(www.youtube.com/watch?v=axMh41lFBDo&list=UUknqqNd3-joIjWzf1Jn4oVQ&index=15·사진)을 17일 인터넷에 올렸다.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은 ‘미국의 덕이다’라는 제목으로 3차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약 1분 33초간 이어진다. 동영상은 ‘uriminzokkiri’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앞서 미국 본토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이 포함된 ‘은하 9호를 타고’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한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사용하는 아이디와 동일하다. 동영상 우측 하단에는 ‘재미교포 푸른 누리’라고 적혀 있다. 이 동영상은 화면 대부분이 시종 화염에 휩싸인 가운데 진행되며 3차 핵실험을 보도한 언론 뉴스를 보여준다. 동영상은 ‘핵실험의 대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미군 사진 위에 화염에 불타는 듯한 그래픽 처리를 해서 보여준다. “세인이 지켜본다. 미국은 대답해야 한다”는 문구로 마무리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과 이란의 협력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 커넥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국제안보 뉴스 전문 사이트인 월드트리뷴닷컴은 서방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란을 위한 것으로, 이란이 비용을 제공했으며 이란 과학자가 다수 참관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핵실험은 기본적으로 이란의 핵무기를 시험한 것이며, 북한과 이란 미사일 탑재 기술의 공통성으로 볼 때 3차 핵실험은 두 나라의 기준 시스템(baseline system)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기술 협력은 1980년대 이후 긴밀하게 진행됐다.}
미국인들은 북한의 핵위협을 자국에 대한 최대 안보 위협요소로 보고 있는 것으로 18일 조사됐다. 갤럽이 2년마다 조사하는 미국인 안보 위협 인식 조사에 따르면 북한 핵개발이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83%로 가장 높았다. 이란핵 위협도 83%로 동률을 이뤘다. 국제 테러리즘, 이슬람 근본주의, 중국 경제력, 중국 군사력,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러시아 군사력, 인도-파키스탄 갈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전인 7∼10일 미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 핵실험 이후에 조사가 이뤄졌다면 북핵 위협 인식 정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갤럽은 분석했다.}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골프를 치는 ‘꿈’을 이뤘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17일 “오늘 대통령이 타이거 우즈,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우즈와 만난 적은 있지만 골프를 함께 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우즈가 외도로 이혼 위기에 빠졌을 때 “개인적 문제가 있지만 타이거 우즈는 여전히 훌륭한 골퍼”라며 두둔하기도 했다. 그의 골프에 대한 열정은 유명하다. 원래는 농구광이었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 골프에 취미를 붙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과 함께 골프장을 찾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가족과 떨어져 휴가를 즐기고 있으며 18일 ‘대통령의 날’ 휴일까지 즐기고 백악관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투하된 핵폭탄을 제조했던 미국 최대 핵폐기물 저장소인 워싱턴 주 핸퍼드 저장소에서 연간 568∼1136L(150∼300갤런)의 방사성 액체 폐기물이 유출되고 있다고 워싱턴 주지사가 16일 경고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핸퍼드 저장소 내 177개 탱크 중 한 곳에서 방사성 액체가 새어나오고 있다”며 “다른 탱크의 상태도 우려되며 유독물질이 지표면과 지하수에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정부가 빠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탱크의 노후화가 유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169만2000L의 폐기물이 담겨 있는 문제의 탱크는 1940년대 지어진 것으로 일반적인 수명인 20년을 이미 넘어선 지 오래다. 인슬리 주지사는 “유출된 방사성 액체로 지하수와 인근 강이 오염되는 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곧바로 인체에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탱크 인근 우물을 검사한 결과 방사능 수치가 높게 검출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발표는 미국 에너지부가 저장소의 탱크 한 곳에 담긴 액체의 양이 줄어들었다고 워싱턴 주 당국에 전날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핸퍼드 보호구역은 미 최대 핵폐기물 저장소로 핵무기 제조에 쓰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시절 극비리에 건설됐다. 1945년 미국의 첫 핵실험에 사용된 핵무기와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무기에 들어간 플루토늄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냉전 종식 후 모든 생산활동이 중단됐으며 현재는 수백만 갤런의 방사성 액체 폐기물이 저장된 핵시설로 남아 있다. 문제가 발생한 탱크는 과거에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적이 있어 1995년 탱크 내 모든 액체를 제거하는 안정화 작업을 거쳤다. 인슬리 주지사는 이번 유출 사례가 핸퍼드 저장소의 모든 탱크를 안정화한 2005년 이후 처음 보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핸퍼드 저장소를 완전히 청소하는 데 수십억 달러의 비용과 수십 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북한이 3차 핵실험 전날인 1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미사일의 엔진 성능 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창리 기지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은하3호)을 발사한 곳이다. 군 일각에선 KN-08 신형 장거리 미사일의 엔진 성능 테스트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태양절)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KN-08 미사일을 최초로 공개했다. 군 고위소식통은 “북한이 KN-08의 사거리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5000km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엔진 개량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면 북한이 KN-08 미사일을 발사하는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도 이어졌다. 그 강도도 세지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15일(현지 시간) 북한이 연내 추가 핵실험 실시 계획을 중국에 통보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미국은 (추가 핵실험이) 북한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시카고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점점 더 고립되고 북한 주민에게도 끔찍한 영향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에 국제 의무를 위반하는 추가 도발 행위를 삼갈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18일경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해 금과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 교역을 금지하고 북한이 발행한 공채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강력하고 새로운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6일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 강화 방안으로 “북한의 (은행) 계좌에 크게 그물을 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김정은 체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물을 친다는 것은 외국 은행의 북한 관련 계좌를 동결한다는 뜻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를 잇달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은 ‘민족반역자의 최후 발악’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논평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행위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인 제3차 핵실험 앞에 어떻게나 얼이 나갔는지 시간이 갈수록 넋두리”라고 비난하며 ‘만고역적’ ‘대결병자’ 등 거친 표현으로 이 대통령을 비방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워싱턴=정미경·파리=이종훈 특파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