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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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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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9%
남북한 관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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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미3%
칼럼3%
  • 거미줄 없이 쏘아대는 액션… 톰 홀랜드 ‘연타석 홈런’ 예감

    영화 ‘언차티드’는 시작부터 상공에 뜬 수송기에서 육중한 보급물품 번들(보급물품을 쌓은 뒤 포장한 정육면체의 덩어리)이 줄줄이 투하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는 바다를 향해 마구 떨어지는 번들에 올라타거나 강타당하며 각종 공중 액션을 펼친다. 연출을 맡은 루빈 플라이셔 감독은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 중 일부를 도입부에 배치하는 과감한 편집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 황금 찾기 나선 스파이더맨 ‘언차티드’는 팬데믹 국면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 최다 관객(748만 명)이 관람한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톰 홀랜드가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액션 어드벤처물 ‘언차티드’에서 빅터 역의 마크 월버그와 함께 ‘마젤란의 황금’을 찾아나서는 네이선 역을 맡아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1519년 첫 세계 일주의 꿈을 안고 항해에 나선 마젤란 일행이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황금을 세계 어딘가에 숨겨뒀다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오락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이들이 황금을 찾을 단서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는 유럽으로 여행 간 기분이 들게 만든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과 보물선이 하늘에 뜨는 장면 등 어린 시절 상상을 구현해낸 장면은 감탄을 자아낸다. 한국영화 ‘올드보이’ ‘신세계’를 비롯해 ‘블러바드’ ‘호텔 아르테미스’ 등 할리우드 영화 촬영감독을 맡았던 정정훈 감독이 촬영을 맡아 다양한 공간을 실감나게 담아낸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 먼저 찾는 할리우드 대작들 영화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요인은 국내 개봉일이 북미 개봉일보다 이틀 빠르다는 점이다. ‘언차티드’는 2020년 12월 개봉하기로 했지만 팬데믹으로 개봉을 미뤘다가 국내에서 16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팬데믹 기간 국내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중엔 ‘언차티드’처럼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보다 먼저 개봉하거나 세계 각국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가 다수 있었다. 지난해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대표적이다.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 ‘이터널스’ 역시 지난해 11월 북미보다 이틀 빨리 국내에서 공개했다. ‘이터널스’는 개봉 첫 주 160만 명이 넘게 관람해 ‘마동석 효과’에 더해 빠른 개봉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영화 ‘더 배트맨’은 북미보다 3일 앞선 다음 달 1일 국내 개봉된다. ‘더 배트맨’ 역시 국내 개봉이 세계 첫 개봉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계에선 할리우드 대작들이 북미보다 빨리 한국시장을 찾는 이유로 한국 관객의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홍보 마케팅의 방향을 정할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 팬데믹으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홍보 마케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한국 관객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 다른 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국내 영화관 분위기가 팬데믹으로 위축돼 있긴 하지만 셧다운 같은 극약 처방은 없었던 점과 멀티플렉스 시스템이 확고히 자리 잡은 것도 한국을 먼저 찾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에서 큰 붐이 일어나면 아시아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할리우드 대작들이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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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후 외면당한 위안부 할머니, 그 모진 세월…

    “말하자면 아가씨나 머슴애나 어린애나 내 눈에 뵈기 싫어. 그렇게 사람을 안 만나고 싶다카이. … 내 얘기하면 ‘하이고, 참 애먹었다’ 이렇게 보드랍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어.” 위안부 피해자 고 김순악 할머니(1928∼2010)가 생전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을 통해 남긴 영상 증언 중 일부다. 위안부 피해를 겪은 데 더해 광복 후 반겨주는 이 한 명도 없는 세상에서 산전수전을 겪어낸 김 할머니는 한때 모두에게 마음을 닫고 위악을 부렸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할머니를 두고 ‘깡패할매’라고 부르기도 했다. 국회에서 증언을 하고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는 등 공개 활동에 나서기 전까지 할머니는 세상으로부터 ‘보드라운’ 대우를 받지 못했다. 2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는 김 할머니의 일생을 다룬다. 경북 경산의 산골마을에 살던 그는 열여섯 살이던 1944년 대구에 있는 실 푸는 공장에 가는 줄 알고 동네 아저씨를 따라나섰다가 위안소로 끌려간다. “(동료들끼리 옷 등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래야 (공장에) 빨리 팔려간다’ 이러면서 공장인 줄 알고…. (알고 보니) 나중에 멀게 만주로 멀게 어디로 어디로….” 할머니의 증언이다. 순사에게 끌려가느니 공장에 가는 게 낫다며 태어나 처음 기차를 탄 산골소녀의 모습은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댕기머리 소녀와 아득하게 깔리는 증기기관차 소리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간 국내에선 ‘아이 캔 스피크’ ‘귀향’ ‘허스토리’ ‘눈길’ ‘김복동’ 등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가 여러 편 나왔다. 이들 영화는 주로 피해가 발생한 소녀 시절과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계기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투쟁에 뛰어든 이후의 시기에 초점을 맞췄다. ‘귀향’(2016년)은 14세에 위안소에 끌려간 소녀와 동료들이 겪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희애가 주연한 ‘허스토리’(2018년)는 1990년대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정부와 싸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관부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 나문희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2017년)는 민원왕으로 소문난 옥분이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2019년)은 여성운동가로서의 김복동 할머니에게 초점을 맞췄다. ‘보드랍게’는 광복 후부터 노년에 접어들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여성운동가로 활동하기 전까지 김 할머니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주목한다. 김 할머니가 동두천 기지촌에 들어가는 등 ‘불편한 진실’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박문칠 감독은 “할머니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상 직업에 대한 선택권이 사실상 없었다. 위안소를 나와서도 2차, 3차 피해를 겪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할머니가 직접 증언하는 영상과 함께 젊은 여성들이 할머니의 증언록을 읽는 영상도 담았다. 젊은 여성들은 “말하자면” 같은 할머니 특유의 말투까지 살려가며 증언록을 읽는다. 박 감독은 “현재 여성들의 시점으로 할머니의 삶을 되새겨 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할머니의 증언 영상과 애니메이션, 실제 자료 영상을 다채롭게 배치하고 속도감 있게 편집해 극영화 같은 느낌을 풍긴다. 박 감독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던 때 그들이 어떻게 버텨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할머니를 깊이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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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종이와 활자로 유럽을 뒤집은, 시대를 앞서간 편집자 이야기

    마틴 루터(1483∼1546)라고 하면 종교개혁가로서의 활약상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는 1517년 10월 31일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는 ‘95개 논제’를 천명하며 종교개혁을 촉발시킨 당사자다. 그러나 이 책 저자는 그의 다른 면모에 주목한다. 시대를 앞서간 저술가이자 뛰어난 감각을 지닌 출판편집인으로서의 루터 말이다. 독일 비텐베르크는 루터가 95개 논제를 게시한 곳으로 종교개혁의 심장부였다. 그러나 1440년대에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개발한 후 60년 가까이 지난 1502년까지도 인쇄기가 단 한 대도 없던 출판계의 변방이었다. 그런 비텐베르크를 출판업 중심도시로 만든 이는 루터였다. 그는 서른이 될 때까지 책을 출판한 적이 없었지만 95개 논제로 일약 유명인사가 되자 저술과 인쇄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중에게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소수 지식인의 언어였던 라틴어에서 벗어나 독일어로 저술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황하고 복잡한 신학적 글쓰기를 버리고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을 사용하자 그의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루터의 글쓰기 자체가 막강한 브랜드가 된 것. 루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섰다. 그는 ‘미래에서 온 출판편집인’처럼 책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평생 인쇄소를 드나들며 활자체, 용지 크기, 표지 디자인 등을 직접 점검했다. 원고는 비텐베르크 내 인쇄소들에 고루 배분했다. 덕분에 비텐베르크는 1540년대에 성업 중인 인쇄소를 다섯 곳이나 두게 됐다. 자칫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종교개혁 이야기와 15, 16세기 유럽 인쇄시장 상황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썼다. 깔끔한 번역 솜씨도 돋보인다. 인쇄와 책을 주제로 루터를 조명한 만큼 종교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읽어볼 만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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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찍었지만 흥행이 글쎄… 대작 한국영화 ‘개봉 빙하기’

    지난달 26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 대작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를 두고 얼어붙은 극장가에 온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연휴 기간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탓에 2일까지 ‘해적’은 88만여 명, ‘킹메이커’는 48만여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두 대작이 오미크론 직격탄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극장가는 더 강한 한파를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3일 현재까지 이달과 다음 달 개봉을 확정한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한국 영화 대작은 0편. ‘해적’, ‘킹메이커’ 개봉을 끝으로 대작이 실종된 것이다. 지난달 개봉하려던 ‘비상선언’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로 개봉을 연기한 이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인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하는 데다 제작비만 245억 원에 달한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1762만 명)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한산: 용의 출현’도 지난해 여름에서 올여름으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거리 두기 강화 등 변수가 많아 개봉을 장담하기 어렵다. ‘타짜’를 만든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과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 영화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이 출연한 ‘브로커’는 각각 지난해 4월과 6월 촬영을 마쳤다. 그러나 이들 영화도 올해 개봉이 예상될 뿐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1000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2020년에서 올해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정확한 개봉 시기는 나오지 않았다. 역대 박스오피스 20위 안에 든 영화 중 한국 영화는 15편으로 ‘부산행’, ‘명량’, ‘신과 함께’ 시리즈 등 대작이 다수를 차지한다. 한국 영화 대작은 관객을 극장가로 이끄는 대표적 유인 콘텐츠인 것.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게 할 한국 영화 대작 없이는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개봉을 미루다 하나둘 풀리며 극장가를 점령하는 할리우드 대작도 한국 영화 대작이 개봉일을 두고 눈치 싸움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달과 다음 달 개봉을 확정한 영화는 ‘355’ ‘나일강의 죽음’ ‘언차티드’ ‘더 배트맨’ ‘문폴’ 등 할리우드 대작이 상당수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대작은 거액을 들여 빚어낸 만큼 영화 시장 환경이 가장 좋을 때 개봉해야 하지 않겠느냐. 울고 싶은 심정으로 묵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들은 아이맥스(IMAX)관 같은 특수관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관객 붙잡기에 나섰다. CGV는 아이맥스관에서 9일 ‘듄’과 ‘덩케르크’를, 4DX관에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각각 재개봉한다. 메가박스도 9일 ‘듄’을 돌비시네마관에서 재개봉한다. CGV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 개봉해 팬데믹 국면에서도 740만 관객을 모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은 지난달 2일까지 IMAX관 객석 점유율이 43.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반관 점유율 24.3%를 크게 웃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객석을 50∼70%까지만 채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IMAX관이 관객을 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화관에서만 할 수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해 관객들이 영화관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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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직격탄에 얼어붙은 극장가…한국 대작 실종 사태

    지난달 26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등 한국영화 대작 2편을 두고 얼어붙은 극장가에 온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연휴 기간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해적’은 2일까지 관객 88만 여 명, ‘킹메이커’는 48만 여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두 대작이 오미크론 직격탄에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극장가는 더 강한 한파를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3일 현재까지 이달과 다음달 개봉을 확정한 한국영화 대작은 ‘0편’. 새해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민 ‘해적’과 ‘킹메이커’ 개봉을 끝으로 극장가에서 대작이 실종돼버린 것이다. 지난달 개봉하려던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 ‘비상선언’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개봉을 연기한 이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순제작비만 245억 원에 달해 대표적인 한국영화 대작이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1762만 명)’의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도 지난해 여름에서 올 여름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봉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한국 거장들의 영화와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영화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이 출연한 ‘브로커’ 등도 올해 개봉이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천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의 신작 ‘영웅’은 2020년에서 올해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정확한 개봉 시기는 나오지 않았다. 관객수 기준 역대 박스오피스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영화 중 15편이 ‘부산행’ ‘명량’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의 대작이 다수 포함된 한국영화였다. 한국영화 대작은 관객 발길을 극장가로 이끄는 대표적 유인 콘텐츠인 것.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 기술력이 할리우드 못지않게 높아진데다 한국영화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법한 일이나 한국인들의 공통적인 고민을 다루며 공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 결과물”이라며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게 할 한국영화 대작 없이는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개봉을 미뤄뒀다가 하나 둘 풀리며 한국 극장가를 점령하는 할리우드 대작도 한국영화 대작들이 개봉일을 택일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2, 3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는 ‘355’ ‘나일강의 죽음’ ‘문폴’ ‘언차티드’ ‘더배트맨’ 등 할리우드 대작이 상당수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거액을 들여 빚어낸 대작인만큼 영화 시장 환경이 가장 좋을 때 개봉해야하지 않겠느냐. 울고싶은 심정으로 묵혀두는 것”이라며 “최상의 시기를 노리고 있지만 방역수칙이 언제 바뀔지 몰라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극장가가 얼어붙자 영화관들은 ‘아이맥스(IMAX)관’ 등 각 영화관이 자랑하는 특수관 활용 전략으로 관객 붙잡기에 나섰다. 영화관에 와야만 할 수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해 관객들이 영화관과의 거리두기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CGV는 아이맥스관에서 9일 ‘듄’과 ‘덩케르크’ 등 할리우드 대작을 재개봉한다. 4DX관에선 같은 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재개봉한다. 메가박스 역시 9일 ‘듄’을 돌비시네마관에서 재개봉한다. CGV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 개봉해 팬데믹 국면에서도 740만 관객을 모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경우 지난달 2일까지 IMAX관 객석 점유율이 43.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반관 점유율 24.3%을 크게 웃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객석을 50~70%까지만 채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IMAX관이 관객을 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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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대 몇” 가족오락관 MC 허참 별세

    예능 프로그램인 KBS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MC 허참(본명 이상용·사진) 씨가 1일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이 ‘허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육군에서 위문공연 전문 사회자로 활동하다가 전역한 직후인 1973년 겨울이었다. 당시 고인은 서울 종로의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 갔다가 그룹 ‘쉐그린’의 공연이 끝난 후 행운권에 당첨돼 무대로 올라갔다. 시종일관 관객을 웃긴 그에게 쉐그린의 한 멤버가 이름을 묻자 고인은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이 멤버가 “허, 참, 자기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고 타박하자 고인은 “아, 제 이름 허참이에요”라고 맞받았다. 이후 그는 MC ‘허참’이 됐다. 이를 계기로 쉘부르의 DJ이자 MC가 된 고인은 ‘허참쇼’로 인기를 끌었다. 쉘부르에 손님으로 온 박원웅 MBC 라디오 PD는 그를 눈여겨보다가 1974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청춘은 즐거워’ DJ를 맡겨 방송에 데뷔시켰다. 1977년 TBC ‘쇼쇼쇼’의 MC로 말솜씨를 뽐낸 그는 1984년부터 가족오락관 MC를 맡았다. 2009년 가족오락관이 종영하기까지 그의 MC 인생은 이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었다. 매주 그가 외친 “몇 대 몇”은 유행어가 됐다. 그는 201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종영에 가슴이 먹먹했다”면서도 “앞으로 25년간 큰 역사를 남길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한 방송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일 오전 5시 20분.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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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우학’ 공개하자마자 넷플릭스 세계 1위

    넷플릭스의 올해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이 공개되자마자 세계 1위에 올랐다. 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우학’은 1일 현재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2위여서 조만간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우학’은 공개 후 3일 만에 1억2479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달 24∼30일 넷플릭스 영어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한 ‘오자크 시즌4 파트1’은 일주일 시청시간을 다 합쳐도 9634만 시간에 그쳤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효산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12화에 걸쳐 다뤘다. 2009∼2011년 연재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최근 상황을 대거 반영해 눈길을 끈다. 학교폭력을 비롯해 “선내에 대기하라”는 잘못된 안내 방송으로 학생들이 대거 희생당한 세월호 사건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은유한 장면도 많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넷플릭스의 한국 좀비쇼가 당신을 강타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매우 기발한 설정”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좀비 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은유한 것 등 다양한 은유를 두고는 “훌륭한 솜씨”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오징어 게임’과 마찬가지로 악몽 같은 공간적 배경을 활용해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을 주는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우학’의 세계 1위는 한국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여러 사건과 현상이 해외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늘어지고 학내 문제를 그리는 과정에서 성폭력 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장면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점은 아쉬운 요소로 꼽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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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바이러스가 밉다고? 잘 쓰면 약된다

    “대다수의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저자의 이 같은 말은 화를 돋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테리오파지’로 불리는 바이러스 집단은 박테리아 병원균을 파괴하는 등 인간에게 큰 도움을 준다. 연간 30억 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며 지구 온난화 억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기도 한다. 저자는 미국 미네소타대 의대 명예교수이자 40년간 감염병 전문가로 활동한 전문의. 그는 박테리아, 고세균류, 곰팡이는 물론이고 학자에 따라 미생물로 치지 않는 바이러스까지 미생물로 분류한 뒤 이를 “우리의 친한 친구”라고 말한다. 인간의 장에 있는 약 40조 개로 추정되는 박테리아는 음식물 소화에 필수적이다.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그러나 미생물은 인류 최대의 적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세계에서 550만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갔다. ‘반점투성이 괴물’로 불린 천연두는 18세기 유럽인 중 매년 4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았다. 인류를 구하기도 죽이기도 하는 ‘병 주고 약 주는’ 미생물 이야기를 의학적 과학적 지식 없이도 술술 읽힐 정도로 쉽게 풀어냈다. 위장 내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이식하는 ‘대변 세균요법’처럼 인간의 독창성과 미생물의 결합이 이뤄낸 놀라운 결과 및 인류를 구할 미생물의 미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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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부세 5000만원으로 밝혀진 남편의 두 얼굴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오르면서 세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하는 아내를 남편이 다독인다. 아내 입에 과일을 넣어주며 염려 말라는 남편. 아내에게도 자녀에게도 다정하기만 하다. 얼마 후 아내는 크게 놀란다. 종부세 고지서에 5000만 원이 찍혀 있었던 것. 과세대상 물건 목록을 살펴본 아내는 기절할 지경이 된다. 남편은 아내도 모르는 집을 한 채 더 갖고 있었다. 남편이 소유한 또 다른 집 앞에서 잠복하던 아내는 봐서는 안 될 광경을 보게 된다. 문제의 집에서 낯선 여성이 나오더니 “왔어요?” 하며 자신의 남편을 반갑게 맞이한다. 남편은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한 부부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29일 오후 11시 채널A와 SKY에서 사건의 진실을 동시에 공개한다. 실제 부부가 출연해 갈등을 터놓는 ‘속터뷰’에서는 막내 MC 송진우와 그의 일본인 아내 미나미가 출연한다. 미나미는 “바지는 찢어져 있고 옷에 껌이 붙어 있었다”며 남편의 술버릇을 폭로한다. 이어 “○○ 같은 것도 붙어 있더라”라고 하자 최화정 홍진경 안선영 등 MC들은 “진짜 최악”이라며 질색한다. 작정하고 나온 미나미의 폭로와 이에 맞서는 송진우의 설전도 공개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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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I “공수처의 기자 통신조회는 언론자유 침해”

    국제언론인협회(IPI)는 한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기자 120명의 통신내역을 무더기로 조회한 것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기자의 취재원 보호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IPI는 ‘기자의 통신 기록에 접근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위태롭게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25일(현지 시간) 내고 “외신을 포함해 22개 언론사 기자 120명의 통신 자료에 접근한 공수처의 관행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설명도 없이 기자들의 통화 기록을 방대하게 수집했다. 이는 부패 혹은 불법 행위에 대한 정보를 가진 취재원이 기자에게 제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공수처의 임무가 고위층 부패 척결이라는 점에서 역설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스콧 그리핀 IPI 부국장은 “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 자료 조회는 민주주의적 규범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수사관은 언론인이 연관된 모든 형태의 통신 기록에 접근하기 전에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PI는 120개국 언론인과 미디어 경영인 등이 참여한 단체로 1950년 결성된 후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언론 탄압 사례를 언급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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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로 돌아온 엄마… 불효자 5형제의 ‘좌충우돌 효도기’

    노모의 장례를 치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형제들은 막걸리를 걸치며 이야기를 나눈다. “엄니만 살아계시면 내가요. 참말로 잘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깊이 후회한들 엄마가 살아올 리 없다. 그런데 노모가 살아온다. 아들들이 재산 문제로 술상까지 뒤엎으며 몸싸움을 벌이던 깊은 밤, 엄마가 돌아왔다. 좀비가 돼서. 27일 개봉하는 영화 ‘효자’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 세상 불효자들의 소원을 실현시킨다. 엄마가 하필 좀비가 돼 돌아온다는 설정 자체가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연극계에서 관록 있는 배우 연운경이 “어으으” 하는 소리 외엔 별다른 대사가 없는 ‘좀비 엄마’역을 맡아 열연했다. 전북의 한 시골마을에 모여 사는 다섯 형제는 배우 김뢰하 정경호 이철민 박효준 전운종이 맡아 맛깔 나게 그렸다. 다섯 형제는 “인자 효도를 시작해보자”며 좀비를 극진히 모신다.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이들은 “엄니한테 인마 좀비가 뭐여 좀비가” 등의 대사를 진지한 표정으로 능청스럽게 소화해낸다. 최근 좀비물 속 좀비들이 초고속으로 뛰어다니며 살육을 일삼는 것과 달리 ‘엄마 좀비’는 느리다. 사람을 해치지도 않는다. 힘도 없고 몸도 굳은 데다 잘 걷지 못하는 건 생전 노인일 때나 좀비일 때나 다를 게 없다. 아들들은 생전 노모를 피했듯 좀비 엄마를 점점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과연 자신들이 장담했듯이 좀비로 돌아온 엄마에게 못 다한 효도를 다할 수 있을까. 이훈국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효도는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촌스러운 소재로 여겨지는 게 안타까웠다”라며 “대중에게 효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좀비물 형식을 빌렸다”고 말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를 연출한 이 감독의 작품답게 연극의 장점을 녹인 것은 물론, 웹툰 같은 느낌과 영화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 설 연휴 극장가를 양분할 대작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 사이에서 ‘동방예의좀비극’을 표방한 영화 ‘효자’가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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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싸움 벌이던 밤…죽은 노모가 돌아왔다, 좀비가 되어

    노모의 장례를 치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아들들은 막걸리를 걸치며 이야기를 나눈다. “엄니만 살아계시면 내가요. 참말로 잘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깊이 후회한들 엄마가 살아올 리 없다. 그런데 이 영화, 죽은 엄마가 살아온다. 아들들이 재산 문제로 술상까지 뒤엎으며 몸싸움을 벌이던 깊은 밤, 돌아온다. 좀비가 돼서. 엄마가 살아온다면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효도할 수 있을까. 영화 ‘효자’는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 세상 불효자들의 소원을 실현시킨다. 엄마가 하필 좀비가 돼서 돌아온다는 참신한 설정만으로도 호기심이 증폭된다. 영화를 연출한 이훈국 감독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년 전 시나리오를 쓸 당시만 해도 서양문화인 좀비와 한국문화의 간극이 굉장히 컸다”라며 “좀비라는 소재를 가장 한국적인 느낌으로 녹여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연극계에서 관록 있는 배우 연운경이 ‘어으으’하는 소리 외엔 별다른 대사가 없는 ‘좀비 엄마’역을 소화해냈다. 전북의 한 시골마을에 모여 사는 다섯 형제 역을 맡은 이들은 김뢰하 정경호 이철민 박효준 전운종 등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신스틸러들. 이들은 “엄니한테 인마 좀비가 뭐여 좀비가” “좀비가 아니라 엄니여” 등의 대사를 진지한 표정으로 능청스럽게 소화해낸다.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감초 배우들이 보여주는 억지로 웃기려하지 않는 절제된 코믹 연기는 이 영화를 봐야할 또 다른 이유다. 이들은 좀비를 엄마로 인정하고 “인자 효도를 시작해보자”며 못 다한 효도에 돌입한다. 맛있는 음식에 예쁜 옷에…. 효도 경쟁은 치열하다. 그러나 엄마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어으으” 할 뿐이다. 최근 좀비물 속 좀비들이 초고속으로 뛰어다니며 살육을 일삼는 것과 달리 ‘엄마 좀비’는 느리다. 누군가를 해치지도 않는다. 힘도 없고 몸도 굳은데다 잘 걷지 못하는 건 생전 노인일 때나 좀비일 때나 다를 게 없다. 아들들은 점점 엄마가 부담스러워진다. 이들은 과연 그들이 장담했듯이 다시 살아 돌아온 엄마에게 끝까지 효도할 수 있을까. 이 감독은 “효도는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촌스럽고 식상한 소재로 여겨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라며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효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좀비물 형식을 빌렸다”라고 말했다. 좀비 엄마가 등장할 때 긴장감은 고조되고 공포감도 극대화된다. 평범한 한국 시골 마을과 ‘서양 귀신’ 좀비의 기묘한 조합과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상영시간 내내 킥킥거리게 된다. 그러다 영화 후반부 가슴이 먹먹해진다. 죽어서도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상징한 장면에선 울게 될지도 모른다. ‘병맛스러움’과 긴장감, 웃음과 슬픔을 모두 아우르는 이 문제적 작품은 설 연휴 직전 개봉한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를 연출한 이 감독 작품답게 연극의 장점은 물론 웹툰과 영화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 설 연휴 극장가를 양분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작 영화 ‘킹메이커’와 ‘해적: 도깨비 깃발’ 사이에서 ‘동방예의좀비극’을 표방한 이 작품이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까. 27일 개봉.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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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는게 정의죠” vs “정의롭게 이겨야”…1971 대선 다룬 ‘킹메이커’ 온다

    1967년 제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전남 목포. 야당인 신민당 김운범 후보(설경구) 관계자들이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의 지휘 아래 여당 선거운동원으로 위장한다. 이들은 앞서 여당 후보가 주민들에게 나눠준 와이셔츠 등을 거둬들인다. 이른바 ‘줬다 뺏기’. 여당 후보에 대한 민심은 급격히 악화된다. 김 후보 측은 거둬들인 물품에 ‘신민당’ 문구를 새긴 뒤 주민들에게 다시 나눠주며 표를 얻는다. 서창대가 짜낸 각종 전략에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명연설이 더해져 김운범은 3선에 성공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는 김운범과 그의 곁에서 기상천외한 선거 전략을 펼치는 서창대의 이야기를 다룬 정치 드라마다. 김운범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DJ)을, 서창대는 ‘선거판의 여우’로 불린 전략가 고 엄창록 씨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다. 설경구는 18일 인터뷰에서 “DJ는 누구나 아는 존경받는 인물이어서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다”며 “극 중 이름도 원래 실명 그대로였는데, 변성현 감독에게 바꾸자고 계속 요청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의 큰 뼈대는 실화를 옮겨왔다. 당내 비주류 김운범은 서창대의 전략에 힘입어 1970년 신민당 경선에서 주류 김영호를 꺾고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킨다. 실제 제7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YS와 DJ의 경선을 바탕으로 했다. 여기에 엄창록의 승리 전략과 당내 뒷이야기를 상상으로 풀어내 영화적 긴장감을 살렸다. 설경구는 1960, 70년대 당시 DJ의 연설 제스처는 물론이고 특유의 말투까지 적절히 모사해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재창조했다. 그는 “모사만 할 순 없는 노릇이어서 나와 DJ의 중간 지점에서 타협했다”고 했다. 서창대는 선거에서 김운범을 수차례 승리로 이끌지만 번번이 그와 부딪친다. 서창대는 대의를 이루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단 이겨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인물. 반면 김운범은 정도(正道)를 고집해 그와 대립한다. ‘독재 타도’란 큰 목표는 같기에 손을 잡지만 이들의 동행에는 늘 불안함이 도사린다. 김운범에게 빛을 비추는 반면 서창대는 어둠에 갇힌 것처럼 표현해 두 사람의 관계를 은유하는 등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대선 후보 경선 당일 각 후보 진영의 치열한 심리전과 심리적 우위를 보여주기 위해 삼각 계단을 배경으로 대화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감각적인 미장센도 눈에 띈다. 약 50, 60년 전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같은 연출력 덕분에 세련미가 넘친다. 다만 서창대의 다소 원초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김운범은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그려지는 등 영화가 DJ와 진보 진영을 미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DJ의 정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과 맞물리면서 이 같은 논란은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 청와대 ‘이 실장’(조우진)의 대사를 통해 여야가 생각하는 정의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비교적 합리적인 캐릭터로 묘사되는 이 실장은 서창대를 향해 “당신의 대의가 김운범이면 나의 대의는 각하”라고 말한다. 이선균은 “영화는 선거 전쟁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를 보신다면 누군가를 미화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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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감독 차기작은 복제인간 소재 SF영화”

    봉준호 감독(53·사진)이 차기작으로 미국 제작·배급사 워너브러더스의 공상과학(SF) 영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9일(현지 시간)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봉준호 감독이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화 제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작은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올해 상반기에 출간할 예정인 소설 ‘미키7’이다. 소설은 얼음세계를 식민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이 하기 어려운 위험한 일을 대신하는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애슈턴은 이 책을 공식 출간하기도 전에 봉 감독에게 원고를 보냈다. 봉 감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배우 캐스팅 등 영화 제작 절차가 일부분 시작됐다. 영화 주인공은 ‘바바리안’, ‘테넷’, ‘트와일라잇’에 출연한 영국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맡는다. 패틴슨은 올해 3월 개봉할 예정인 ‘더 배트맨’에서 배트맨을 연기해 차세대 배트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봉 감독은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그의 과거 각색 경험 등을 놓고 볼 때 영화 내용은 소설과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 제작에는 봉 감독의 제작사인 오프스크린과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할리우드 제작사 플랜B도 참여한다. 플랜B는 배우 윤여정이 출연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를 제작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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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천재’와 야당후보의 만남…설경구 “故김대중 모티브 역, 부담 컸다”

    1967년 총선을 앞둔 전남 목포. 김운범 신민당 후보(설경구) 측 관계자들은 김운범의 참모 서창대 지휘 아래 여당인 민주공화당 선거운동원으로 위장한다. ‘가짜 여당 사람’들은 여당이 주민들에게 살포한 와이셔츠와 고무신 등을 거둬들인다. 이른바 ‘줬다 뺏기’ 전략. 여당에 대한 주민들의 민심은 악화된다. 김 후보 측은 거둬들인 물건에 ‘신민당’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띠를 새로 두른다. 이를 다시 주민들에게 나눠준다. 돈 하나 들이지 않고 금품을 주고 민심까지 얻은 것. ‘선거 천재’ 서창대가 짜낸 각종 전략에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지키겠는 김운범의 명연설이 더해지면서 김운범은 6대에 이어 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는 정치인 김운범과 그의 그림자로 불리며 기상천외한 선거 전략을 펼쳤던 참모 서창대 이야기를 다루는 정치 드라마다. 가명을 내세웠지만 김운범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하 DJ)을, 서창대는 그의 선거 전략가였던 고 엄창록 씨다.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설경구는 “DJ는 누구나 아는 존경 받는 인물이어서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다”라며 “역할 이름도 원래는 김대중이었는데 변성현 감독에게 이름이라도 바꾸자고 계속 요청했다. 이름을 바꾸니 조금 나아지긴 하더라”라고 말했다. 영화의 뼈대는 실화 그대로다. 극중 당내 비주류였던 김운범은 서창대의 전략에 힘입어 1971년 신민당 경선에서 당내 주류이자 40대 기수론 선두주자였던 김영호를 꺾고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킨다. 실제 제7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의원과 DJ의 맞대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되 베일에 가려진 엄창록의 승리 전략과 당내 뒷이야기 등은 상상을 더하는 방식으로 영화적 긴장감을 살려냈다. 설경구는 큰 부담감을 호소한 것과 달리 DJ가 1960~70년대 합동연설대회 등에서 연설할 때의 제스처와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특유의 말투 등 약간의 모사를 가미해 DJ를 그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냈다. 그는 “DJ를 모사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라며 “나와 DJ의 중간지점에서 타협해 만든 캐릭터가 김운범”이라고 했다. 극중에서 서창대는 수차례 김운범을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지만 두 사람의 소신은 번번이 부딪힌다. 서창대의 소신은 “돈을 벌든 표를 벌든 다를 바 없다. 대의를 이루려면 일단 이겨야 한다”는 것. 그러나 김운범은 “우리는 정치인이지 장사치가 아니다. 정의가 바로 사회 질서”라며 정도를 고집해 그와 대립한다. “독재를 타도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큰 목표는 같기에 두 사람은 손을 잡지만 이들의 동행엔 불안함이 도사린다. 김운범에게는 빛이 비추는 반면 서창대는 어둠에 갇힌 것처럼 표현해 두 사람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등 영화에는 빛과 그림자을 활용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많다. 대선 후보 경선 당일 치열한 심리전과 누가 누구의 심리를 압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단을 활용한 장면 등 영리한 연출력이 빛나는 장면도 있다. 멀게는 60년 전 이야기를 다루지만 이 같은 세밀한 연출력 덕분에 어떤 영화보다 세련미가 넘친다. 다만 서창대의 다소 원초적인 네거티브 전략을 김운범은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그려지는 등 영화가 DJ를 미화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온다. DJ의 정치 일생을 다룬 또 다른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과 맞물리면서 이같은 논란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감독은 영화 후반부 당시 군사정권의 청와대 ‘이실장’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이 내뱉는 대사로 각 진영이 생각하는 정의는 다를 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실장은 서창대를 향해 “당신의 대의가 김운범이면 나의 대의는 각하”라고 말한다. 당시 여당이나 청와대 인사들 역시 극단적인 악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배우 이선균은 최근 화상인터뷰에서 “대선과 개봉 시기가 겹치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영화는 뜨거운 머리싸움, 선거 전쟁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를 직접 보신다면 누군가를 미화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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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당 의적두목… 안아픈데 아픈 연기 어려웠죠”

    “어떤 작품을 찍든 경계하는 건 ‘내 역할이 작품보다 앞서 나가지 않나’ 하는 거예요. 작품 안에서 잘 녹아들고 있는지 늘 고민하죠.” 26일 개봉하는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의적단 두목 무치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32)은 18일 화상인터뷰에서 고민과 경계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작품과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과함과 덜함의 중간을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넘어가는 시기를 배경으로 무치의 의적단과 해랑(한효주)이 이끄는 해적단이 협력해 고려 왕실의 보물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가 연기한 무치는 ‘고려 제일검’으로 통할 만큼 검술 실력이 뛰어나지만 허당끼 가득한 캐릭터다. 의욕만 앞세우다 걸핏하면 실수하고 굴욕적인 몸 개그로 진지함과 유쾌함 어리숙함, 뻔뻔함을 넘나든다. 강하늘은 “무치를 과하게 표현하면 만화 캐릭터처럼 될 것 같았다”며 “허당인 모습을 연기할 때도 본인은 열심히 하는데,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여주며 중간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출연하는 한효주, 해적단원 막이 역의 이광수와 오랜 친구 같은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2014년 관객 866만 명을 모은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 편이다. 당시 산적 두목 역할을 맡았던 김남길은 카리스마와 허당미 사이에서 줄을 타는 코믹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강하늘은 “나는 김남길 선배를 따라갈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 역할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몸 개그를 비롯해 검투 장면 등 각종 액션 장면을 소화하면서도 별다른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았다. “보호대를 착용하면 하나도 안 아파서 아픈 척 연기하는 게 저한테는 어렵더라고요.(웃음)” ‘한국판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제작비만 235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수중 장면과 드넓은 바다 등 볼거리가 풍부한 데다 유쾌한 이야기와 절제된 유머까지, 오락 영화의 장점을 두루 갖춘 만큼 얼어붙은 극장가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최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잘되는 걸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작품이면 어려운 시기에도 관객들이 많이 찾아주는구나 싶어서요. 개봉하지 못한 다른 한국 영화도 마음 놓고 개봉할 수 있도록 이번 영화도 많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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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의력-열정 뿜는다는 농도 0.05%… 오늘 한잔?

    혈중알코올농도 0.05%인 사람은 0%인 사람보다 창의적이고 열정적이며 현명할까. 주변을 의식하거나 갖가지 고민을 하느라 짓눌렸던 잠재력은 0.05%의 농도일 때 폭발할 수 있을까.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는 노르웨이 철학자이자 의사인 핀 스코르데루의 ‘0.05% 예찬론’을 직접 실험해 보는 이들의 이야기다. 와인을 두 잔가량 마신, 취함과 취하지 않음의 경계선이 인간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 수 있는지를 검증해 보는 내용이다. 중년의 코펜하겐 고교 교사 4명의 수업은 하나같이 ‘노잼’.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들이 술을 마시자 수업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각종 자료를 동원하고 자신감까지 더한 수업에 학생들은 빠져든다. 약간의 취기는 소심한 언변을 유창하게 만들고 교실에서는 연신 웃음이 터진다. 교사들은 0.05%를 넘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만의 농도’를 찾아 나선다. 역사교사 마르틴(마스 미켈센)에게 최적의 농도는 0.1%. 열정 없는 수업으로 학부모로부터 항의까지 받았던 그는 일약 인기 교사가 되고 소원했던 아내와의 관계도 회복한다. 젊은 시절의 활력과 자신감을 되찾은 이들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영화는 적당한 음주는 인간에게 마법 같은 힘을 주고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부각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적당한 음주’에 한해서다. 이들이 혈중알코올농도 최고치를 실험해 본다며 짐승처럼 술을 퍼마신 다음 날의 결과는 비참하기 짝이 없다. 음주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다뤘지만 무게 추는 음주가 인생에 얼마나 밝은 빛을 비추는지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다. 술과 인생을 깊이 있게 고찰한 이 영화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 장편영화상을 받는 등 해외 유명 영화제를 휩쓸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할리우드 판으로 리메이크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혈중알코올농도별로 취한 상태를 세밀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는 관전 포인트. 마스 미켈센이 선보이는 해변 음주 댄스신은 적당한 술이 인생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평소 주당이 아니더라도 내 안에 숨은 창의력과 열정을 끌어내기 위해 ‘낮술’을 마시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19일 개봉.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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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장 가서 암벽 탈까, 주짓수 경기 볼까

    클라이밍짐, 스포츠경기장, 피맥펍까지…. 팬데믹 시대 영화관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CGV피카디리1958 내에 자리한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 곳곳에서 “아” 하는 탄식과 “나이스”를 외치는 환호가 번갈아 터져 나왔다. 바닥에 앉아 클라이머가 암벽을 타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내는 소리였다. 암벽 높이 및 경사별로 구역은 4개로 나뉘었다. 가장 높은 암벽은 높이가 6m에 가까웠다. 평일임에도 70명 안팎이 암벽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CGV는 7일 이 영화관 지하 4층 359석 규모의 상영관 두 곳을 개조해 만든 클라이밍짐을 개관했다. 층고가 높은 상영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시설을 찾다가 클라이밍짐으로 바꾼 것. 탁 트인 층고 덕에 개관 일주일 만에 젊은 클라이머의 도심 속 성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국내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6053만 명, 영화관 전체 매출은 5845억 원에 그쳤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관객 2억2668만 명, 매출 1조9140억 원과 비교하면 너무나 저조한 수준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확산되면서 영화관 업계는 고사 직전이다. 영화관들이 앞다퉈 영화 관련 시설을 조금씩 비워내고 레저·휴식 관련 시설을 선보이는 것은 코로나와 OTT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이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6일 “코로나 시대 이전의 틀에 갇혀 영화관을 영화만 보는 공간이라 생각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위기의식을 갖고 여러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메가박스는 강남구 메가박스코엑스 내 상영관 한 곳을 실내스포츠 경기장으로 개조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몬스터짐 아레나’가 바로 그것. 경기용 무대와 조명, 전광판 등을 갖춘 이곳에서 주짓수, 폴댄스, 팔씨름, 보디빌딩 등 각종 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덕분에 극장을 찾는 스포츠 마니아의 발길도 늘었다. 상영관을 별도로 개조하지 않고 탈바꿈한 곳도 많다. CGV 왕십리는 같은 건물에 있는 결혼식장과 제휴해 상영관을 결혼식 현장 생중계용으로 빌려준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라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는 하객 수가 제한된 것에 착안했다. CGV 여의도 등에선 상영관에서 경제·투자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사이다경제: 사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시네마 역시 지난해 대형 스크린으로 세계 각국의 관광 명소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팝업 트래블 라이브’를 진행하는 등 영화관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매표소가 있는 영화관 로비도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서대문구의 메가박스신촌은 기존 매점 한편을 개조해 ‘피맥펍’을 마련했다. 로비에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다놓고 관객들이 영화 관람 전후 생맥주와 피자를 즐기며 영화관에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했다. 롯데시네마도 서울 광진구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로비에 오픈스튜디오를 열었다. 1인 유튜버 등 영상 제작자에게 촬영 및 생중계를 위한 각종 전문 장비가 설치된 공간을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다. 메가박스 측은 “고객이 일단 영화관 건물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영화관을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겠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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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세계 1위 꿈꾸는 K드라마… “가장 한국적인 하이틴 좀비”

    교복을 입은 좀비들이 온몸을 기괴하게 꺾으며 빠른 속도로 몰려다닌다. 그들의 활동 무대는 고등학교. 학교발 감염으로 추정되는 좀비 바이러스는 도시 전체로 확산된다. 도시는 ‘좀비 떼’에 쑥대밭이 되고 공권력은 마비된다. 28일 공개되는 올해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티저 영상만으로도 “세계 1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학교와 좀비의 결합이라는 설정 자체가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원작은 2009년부터 약 2년 반 동안 네이버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이다. 웹툰을 연재한 주동근 작가(39)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한 세계관이 여러 나라 사람들과 공유된다는 게 신기하다”며 “영상화를 목표로 삼고 웹툰 작가로 달려온 지 13년 만에 큰 결실을 보게 돼 행복하다”고 밝혔다. ‘지금 우리…’ 속 학생들은 바이러스가 퍼질 대로 퍼진 학교에 고립돼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주 작가는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지만 재난 앞에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좀비물의 배경으로 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선 “이질감 없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가장 한국적인 좀비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학교라는 공간이면 내가 생각한 판타지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주 작가의 웹툰 데뷔작인 원작은 작품이 연재되는 매주 수요일이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거의 매번 올라갈 정도로 인기였다. 흥행성이 입증되자 10곳에 가까운 제작사 등에서 영상화 제의가 들어왔다. 그러나 학교가 있는 시 단위 지역을 무대로 대규모 경찰력과 병력이 투입되는 설정의 좀비 블록버스터인 만큼 막대한 제작비가 걸림돌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스타 감독 이재규를 통해 드라마란 새 옷을 갈아입게 됐다. 주 작가는 “넷플릭스와 협업한다는 이야기를 이 감독님에게서 전해 듣고 놀랐다”라며 “190여 개국에 공개될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건 꿈같은 일”이라고 했다. “작품을 연재할 때 일주일에 6일을 집 밖에 아예 안 나가고 거의 울며 작업했거든요. 오랜 고생과 긴 기다림 끝에 큰 보상을 받는 것 같아요.” 평소 이 감독 팬이었던 그는 “원작자 입장에서 따로 부탁한 건 없다. 감독님 작품을 좋아해서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감독님이 재해석한 ‘지금 우리…’는 어떤 재미를 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공개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웹툰은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살상 장면 등 잔인한 요소가 많아 정작 청소년에겐 열람이 금지됐다. 드라마 역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그는 “잘된 결정”이라고 했다. “표현 수위를 낮추면 좀비물의 매력이 반감되는 만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영상화되면 수위에 한계가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된 후 그런 걱정은 사라졌어요.” 그는 ‘지금 우리…’ 이후 ‘강시대소동’을 선보였고 현재는 외계인을 믿는 사이비 종교를 다룬 ‘아도나이’를 연재 중이다. “저는 장르물에 진심입니다. 좀 더 신선하면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장르도 개척하고 싶고요. ‘이 작가 작품은 재밌더라’ 정도의 인상은 남기고 싶어요. 다른 작품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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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복 입은 ‘K 하이틴 좀비’, 190개국에 출몰한다

    교복을 입은 학생 좀비들이 온몸을 기괴하게 꺾어대며 빠른 속도로 몰려다닌다. 그들의 활동 무대는 고등학교. 학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좀비 바이러스는 도시 전체로 확산된다. 도시 곳곳에도 좀비 떼 출몰이 이어진다. 도시는 쑥대밭이 되고 공권력은 우왕좌왕하던 끝에 마비돼버린다. 28일 공개 예정인 올해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최근 티저 예고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세계 1위 드라마가 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설정 자체가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것. ‘K좀비’의 매운맛을 전 세계에 제대로 보여줄 드라마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이 드라마 원작은 2009년부터 약 2년 반 동안 네이버에 연재된 동명의 웹툰. 이 웹툰을 연재한 주동근 작가(39)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한 세계관이 여러 나라 사람들과 공유된다는 게 신기하다”라며 “영상화를 목표로 삼고 웹툰 작가로 달려온지 13년 만에 큰 결실을 보게 돼 행복하다. 게다가 그 결과가 넷플릭스여서 보람이 아주 크다”라고 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배경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다. 학생들은 바이러스가 퍼질대로 퍼진 학교에 고립돼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주 작가는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지만 재난 앞에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웹툰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좀비물 배경으로는 흔치 않은 학교를 택한 것에 대해선 “이질감 없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가장 한국적인 좀비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학교라는 공간이면 내가 생각한 판타지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주 작가의 웹툰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당시 웹툰이 연재되는 매주 수요일이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거의 매번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인기였다. 소재와 이야기의 흥행성이 입증되자 연재가 시작된 이후 10곳에 가까운 제작사 등에서 영상화 제의가 들어왔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물론 학교가 있는 시 전체를 무대로 대규모 경찰력과 병력이 투입되는 설정의 좀비 블록버스터인 만큼 막대한 제작비가 걸림돌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스타 감독 이재규 감독이 2015년쯤 이 작품을 드라마화하기로 했다. 주 작가는 “넷플릭스에서 투자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이 감독님께 전해 듣고 놀랐다”라며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될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건 정말 꿈만 같다”라고 했다. “작품 연재 당시에 일주일에 6일을 집 밖에 아예 안나가며 거의 울면서 작업했다. 오랜 고생과 긴 기다림 끝에 큰 보상을 받는 것 같다”라고 했다. 평소 이 감독 팬이었던 그는 “이 감독님이 웹툰을 재밌게 읽으셨다고 하셔서 원작자 입장에서 따로 부탁드리거나 한 건 없다”라며 “이 감독님이 재해석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또 어떤 재미를 줄까 하는 마음으로 영상이 공개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의 웹툰은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잔인한 장면이 많아 정작 청소년에겐 열람이 금지됐었다. 드라마 역시 살상 장면이 반복적·자극적으로 표현됐다는 이유 등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주 작가는 “잘 된 결정”이라고 했다. “수위를 낮추는 건 좀비물의 매력을 잃고 시작하는 것인 만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영상화되면 표현 수위에 한계가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것으로 결정된 이후 그런 걱정은 바로 사라졌어요.” 그는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후 ‘강시대소동’을 연재했고 현재는 외계인을 믿는 사이비 종교와 이 종교를 파헤치는 기자 이야기를 다룬 ‘아도나이’를 연재 중이다. “저는 장르물에 진심인 편이예요. 좀 더 신선하면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장르도 개척하고 싶고요. 언제까지 작품 활동을 할지는 모르지만 ‘이 작가 작품은 재밌더라’는 정도의 인상은 남기고 싶어요. 그때까지는 열심히 달려볼 생각입니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2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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