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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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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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화 다룬 ‘디즈니 애니’ 기대 커져”

    “K팝이 어우러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면 정말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영재(51), 윤나라(37)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엔칸토·사진) 개봉일인 24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입을 모았다. 엔칸토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하는 등 디즈니가 인종·지역적 다양성 반영에 공을 들이는 만큼 조만간 한국 문화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윤 애니메이터는 “디즈니는 아프리카계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다문화적인 IP(지식재산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향후 디즈니가 한국 문화를 다룰 수도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 두 사람은 디즈니에서만 각각 15년, 8년을 일하며 겨울왕국 1·2편, 주토피아 등 다수의 작품을 제작한 베테랑 애니메이터. 애니메이터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근육과 관절 등을 조절해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한다. 이들은 엔칸토에서도 미라벨 등 주인공들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구현해 내는 작업을 했다. 엔칸토는 콜롬비아 숲속 마을이 배경인 만큼 주인공들이 콜롬비아 전통춤을 추거나 콜롬비아인 특유의 제스처를 하는 장면이 많다. 최 애니메이터는 “디즈니는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지역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한다”며 “엔칸토에는 콜롬비아인들만 알 수 있는 제스처까지 반영됐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실시간 소통을 통한 협업이 필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애니메이터들이 재택근무를 해야 해 엔칸토 제작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윤 애니메이터는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내려고 다 함께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는 등 최대한 많이 소통했다”며 “그 결과 엔칸토는 기존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들은 애니메이터 지망생들에게 ‘꿈의 회사’로 통하는 디즈니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한국 청년들을 위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한민족은 끈기로 유명하잖아요.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고 올라오면 디즈니에 올 수 있는 한국인들은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최영재)”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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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 넷플릭스 세계 1위 하루만에 되찾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미국 애니메이션 ‘아케인(ARCANE)’에 내준 세계 1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23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 지 하루 만인 20일 세계 1위에 올랐던 지옥은 21일 2위로 내려갔다가 22일 다시 1위에 올랐다. 21일 1위에 올랐던 아케인은 22일 2위로 밀려났다. 지옥이 1위를 차지한 국가도 늘고 있다. 20일 1위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4개였지만 22일엔 일본, 인도, 프랑스, 브라질 등이 1위 대열에 합류하며 35개국으로 증가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지옥과 같은 날 공개된 미국 드라마 ‘카우보이 비밥’이 1위에 오른 가운데 지옥은 22일 기준 3위에 올라 있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중국에서도 지옥의 흥행세가 시작된 분위기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23일 오후 3시 기준 지옥의 중국 내 불법 유통 작품명인 ‘지옥공사(地獄公使)’ 관련 게시물을 읽은 사람이 1억3000만 명을 넘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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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K콘텐츠… ‘지옥’ 열리자마자 세계 1위

    전 세계가 지난 주말 ‘지옥의 문’을 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hellbound·사진)’이 공개 하루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 ‘오징어게임’이 공개 6일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에 비해 1위 등극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졌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인이 믿고 보는 콘텐츠가 됐음을 보여주는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9일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옥’은 20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 멕시코, 벨기에, 아랍에미리트 등 2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TV쇼 부문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오징어게임’은 9월 17일 공개 이후 같은 달 23일 세계 1위에 올랐다. ‘지옥’은 프랑스 브라질 인도 등에서 2위,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3위에 올라 있어 1위 국가는 조만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게임’은 지금까지 94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지옥’이 이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드라마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며 “‘1위를 못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첫날부터 1위를 하니까 너무 놀랍다”고 말했다. 9월 23일부터 단 5일을 제외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오징어게임’은 또 다른 한국 드라마의 등장으로 2위 자리로 밀려났다. 세계 드라마 시장이 한국 드라마끼리 경쟁하는 ‘K콘텐츠 각축장’이 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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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공감할 소재에 강렬함-몰입감… K드라마, 세계인 드라마로

    “‘오징어게임’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려준 영향이 컸다. 삶과 죽음, 죄와 벌,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 ‘지옥’이 다루는 주제가 보편적이다 보니 인기가 있는 것 아닌가 한다.” 19일 공개 이후 하루 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연상호 감독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옥’의 글로벌 흥행 요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오징어게임’에 연이어 ‘지옥’까지, 누구나 관심 가질 요소를 기발하고 세련되게 풀어내는 힘이 한국 드라마를 세계인의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강렬함과 몰입감 최고‘지옥’은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미리 공개됐을 당시부터 ‘제2의 오징어게임’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천사가 나타나 특정인에게 지옥에 갈 거라 고지하고, 실제로 예고된 시간에 ‘지옥의 사자’가 나타나 무자비하게 폭행한 뒤 불태운다는 설정이 참신해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였다. ‘지옥’의 흥행에는 강렬한 도입부의 효과가 컸다. 1화에서 타이틀이 나오기 전 5분여간 지옥행 선고를 받은 남자가 도심 도로에서 지옥의 사자들에게 쫓기다 지옥의 고통을 당한 뒤 불에 타는 장면을 보여준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지옥의 사자들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문제의 남자가 처형당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어서라도 관객들은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된다. 연 감독은 “6화가 한꺼번에 공개되다 보니 한꺼번에 볼 수 있을 정도의 몰입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초반부는 영화를 만들 듯 만들었다”고 했다. 선인인지 악인인지 판단할 수 없게 하는 배우들의 ‘줄타기 연기’도 호기심 자극에 한몫한다. 작품은 궁금증을 품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뒤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죄인이라면 만인 앞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 정당한지, 대세가 된 신념에 반하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폭행은 정당한지 등 철학적 질문을 마구 던진다. 종교적·정치적 아집에 사로잡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전 세계 누구나 고심할 만한 문제들이다.○ 믿고 보는 ‘K드라마’‘오징어게임’으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열풍은 ‘지옥’의 1위 등극에 따라 장기적 현상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는 넷플릭스를 통해 소재나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는 제작 환경이 마련되면서 창작자들이 잠재력을 마음껏 펼쳐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웹툰, 웹소설 등 그간 축적된 다양한 장르의 지식재산권(IP) 역시 뛰어난 한국 영상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게 만드는 배경이다. 넷플릭스와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특정 작품을 제작하겠다는 의사 결정 자체는 늦지만 한 번 결정하면 ‘네 꿈을 마음껏 펼쳐 봐’라는 식으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준다”며 “한국 창작자들은 처음 접하는 제작 환경에 신이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 장르물이 빈부격차, 죄와 벌 등 세계인 모두에게 소구할 만한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한국만의 정서적, 환경적 특이점을 가미해 차별화시킨 점도 인기 요인이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사람들의 눈길이 먼저 가는 건 문법이 확실한 장르물”이라며 “한국 콘텐츠는 장르물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적 독특함이 더해져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그는 “오징어게임 학습효과로 세계인의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한국 콘텐츠의 세계 1위 등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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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의 문’ 연 세계인들… 지옥, 공개 하루만에 넷플릭스 1위 등극

    전 세계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것. ‘오징어게임’이 공개 6일만에 세계 1위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한국 드라마의 1위 등극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21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9일 전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옥’은 20일 현재 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벨기에 등 2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세계 TV쇼 부문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오징어게임’은 9월 17일 공개 이후 6일만인 23일 세계 1위에 올랐다. ‘오징어게임’은 지금까지 90여 개국에서 한 번씩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 ‘지옥’이 이 기록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는 20일 오후 기준 ‘지옥’의 신선도를 100%로 평가하며 지옥의 흥행이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9월 23일 이후 닷새를 제외하고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했던 ‘오징어게임’은 또다른 K드라마 ‘지옥’의 등장으로 2위 자리로 밀려났다. 세계 드라마 시장이 K드라마끼리의 경쟁장이 된 것. ‘지옥’은 공식 공개 전 부산국제영화제,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공개될 당시부터 글로벌 흥행이 유력시되며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린 작품. 그러나 공개 하루만에 세계 1위에 등극한 건 예상을 크게 웃도는 돌풍 수준이다. 이처럼 ‘지옥’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힘 중 하나는 1화 도입부 6분 남짓한 장면에서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도입부에는 천사로부터 지옥에 갈 날짜와 시간을 고지받은 한 남자가 서울 도심의 한 카페에 초조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나온다. ‘지옥의 사자’는 실제로 해당 시간에 이 남자를 찾아오고 도심 도로에서의 추격전 끝에 이 남자를 잔인하게 폭행하며 지옥의 고통을 시현한 끝에 불에 태우는 방식으로 처형한다. 도입부부터 관객을 압도하는 장면만 응축해 보여주며 “도대체 저 남자는 왜 지옥에 가게된 걸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이처럼 “도대체 왜?”라는 궁금증이 지옥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장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설정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처럼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공포감을 극대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비 종교단체인 ‘새진리회’ 의장으로 분한 배우 유아인, 지옥행 고지를 받은 아이 엄마 박정자로 분한 배우 김신록 등 ‘연기의 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지옥’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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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회사에 가면 왜 우울해질까

    은은한 조명에 아기자기한 소품들까지. 완벽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한 카페에 앉아 친구와 대화하려는 찰나, 댄스 음악이 귓전을 때린다. 볼륨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 이런 카페를 두고 ‘소리를 디자인하는 사람’의 저자는 “공간 사운드 디자인에 완벽하게 실패한 장소”라고 지적한다. 그가 카페에서 금세 나가는 일이 잦은 것도 공간에 스며들지 못한 사운드가 귀를 괴롭혀서다. 저자는 주로 영상에 들어가는 음악이나 소리를 제작하고 편집하는 ‘사운드 디자이너’. 책엔 공간에 어울리는 사운드 디자인 등 우리가 24시간 노출되는 소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세상에 좋은 소리를 입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는 “빠른 비트의 화려한 음악이 장소의 청춘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사운드에 무신경한 일부 공간 소유주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튼 순간 회색도시가 낭만 넘치는 도시로 보였던 경험을 언급하며 ‘소리의 힘’도 강조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좋겠다. 세상이 좋은 소리로 가득 차도록.” 우리가 24시간 노출되는 건 빛도 마찬가지. 조명 디자이너인 ‘빛의 얼굴들’ 저자는 자연광과 인공조명 등 빛에 대한 전문 지식을 쉽게 풀어낸다. 회사만 가면 우울해지는 데는 조명이 한몫을 한다. 사무실 조명은 모든 공간에 균등한 조도를 주는 방식으로 배치되는데 이는 흐린 날의 자연광과 비슷하다. 직사광이 사라지고 하늘을 뒤덮는 균일한 빛인 천공광만 존재하는 우울한 분위기가 회사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것. 저자가 소개하는 ‘빛 환경 개선법’ 중엔 실천에 옮기고 싶은 것들이 많다. 당장 집안 조명을 모조리 바꾸고 싶게 만드는 게 이 책의 단점이랄까.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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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틴 음악과 어우러진 남미 천혜의 자연 속으로

    무거운 현실을 내려놓고 천혜의 비경을 숨겨둔 남미의 한 고산지대 숲속 마을로 ‘109분간의 여행’을 다녀온 듯하다. 관람한 건 애니메이션인데 풍경이 생동감 넘치는 덕에 실사 영화를 본 기분도 든다.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엔칸토) 이야기다. ‘엔칸토’는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남미 콜롬비아에 있는 가상의 숲속 마을 엔칸토 이야기를 다룬다. 이곳의 마드리갈 가족은 온갖 꽃을 피우는 능력 등 저마다 한 가지씩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엔칸토는 낙원이 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이 가진 마법 능력의 원천인 저택에 균열이 생긴다. 마법 능력도 점점 사라진다. 수십 년간 이어진 엔칸토의 기적도 물거품이 될 위기. 3대에 걸친 대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마법 능력이 없는 미라벨은 스스로를 엔칸토와 가족, 그리고 집을 구해낼 인물이라 여긴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엔칸토는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라틴 음악 특유의 흥겨운 리듬을 바탕으로 한 노래들을 OST에 다수 포함시켰다. 브로드웨이 최고 인기 뮤지컬로 손꼽힌 ‘해밀턴’의 음악을 작사 작곡하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OST를 작곡한 린마누엘 미란다가 음악 프로듀서를 맡아 듣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아코디언과 기타 등 각종 악기 연주가 더해진 라틴 음악을 들으며 제작진이 콜롬비아 산악지대 마을을 탐방한 뒤 나무 등 현지 식물까지 고스란히 재현해낸 자연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을 망각하게 된다. 애니메이션 속 풍광은 실제 풍경을 촬영한 뒤 보정한 것이라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현실감 넘친다.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는 각 캐릭터의 눈동자 움직임 등을 보고 있으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정점에 달했다는 호평이 절로 나온다. 제작진은 마드리갈 가족의 저택 등 엔칸토의 여러 집을 구현해내기 위해 콜롬비아 전통 건축 양식도 따로 취재했다. ‘겨울왕국2’의 총괄 제작을 맡고 ‘주토피아’를 연출한 바이런 하워드가 감독인 데다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디즈니는 엔칸토가 ‘겨울왕국’ 시리즈의 신드롬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OST 9곡은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반면에 영화가 끝난 뒤엔 겨울왕국의 ‘렛잇고’처럼 뇌리에 깊이 남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OST 흥행에 힘입은 겨울왕국 신드롬을 재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일 개봉.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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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느낄법한 공포… ‘지옥’의 강렬함에 반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느낄 법한 공포를 다룬다. 해외에서 더 재밌게 봐주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배우 박정민) “책(대본)을 보기도 전에 마음이 갔다. 보고 나서는 미쳐 버렸다.”(배우 유아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16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190여 개국에서 19일 동시에 공개되는 지옥은 악마 형상의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지옥에 갈 날짜와 시간을 고지 받은 누군가가 실제로 해당 시간에 ‘지옥의 사자’에게서 무자비하게 구타당한 뒤 불태워지는 등 ‘지옥의 고통’을 받고 죽는 이야기를 다룬다. 유아인이 연기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은 고지가 죄인에게만 이뤄지고, 이는 신이 인간에게 “더 정의로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박정민은 새진리회가 지배하는 세상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가족에게 지옥행 고지가 내려지자 그들을 파헤치는 배영재 PD 역을 맡았다. 자신이 만든 동명 웹툰을 영상화하며 드라마 데뷔를 하게 된 연상호 감독은 “지옥의 세계관엔 극단적 설정이 있고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좋은 설정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배우들도 출연 결정 이유로 이야기의 강렬함을 꼽았다. 유아인은 “지옥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처음 봐서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지옥이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리는 이유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참신한 설정, 제목 ‘지옥’이 주는 강렬함이 꼽히고 있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드라마가 미리 공개된 가운데, 선인인지 악인인지 알 수 없게 하는 유아인의 미스터리 같은 연기를 두고 호평이 이어졌다. 지옥은 19일 6부작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시청을 이어가게 할 호기심 유발 장치가 곳곳에 있다. 죄인이라면 만인 앞에서 고통받는 것이 정당한지를 포함해 생각해볼 만한 내용도 많다. 연 감독은 “단순히 소비되는 작품이 아니라 여러 담론을 생산해 내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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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느낄 법한 공포”…‘지옥’이 주는 강렬함, 제2의 오징어게임 될까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느낄 법한 공포를 다룬다. 어쩌면 해외에서 더 재밌게 봐주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배우 박정민) “책(대본)을 보기도 전에 마음이 갔다. 보고 나서는 미쳐버렸다.”(배우 유아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16일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지옥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지옥은 주제가 참신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누구나 느낄만한 공포를 주는 만큼 ‘오징어게임’ 못지않은 신드롬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일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지옥은 악마 형상의 초자연적 존재로부터 지옥에 갈 날짜와 시간을 고지 받은 누군가가 실제로 해당 시간에 지옥에 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옥의 사자는 고지 받은 사람을 데려가기에 앞서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고열로 불태우는 등 지옥의 고통을 시현한다. 가장 비현실적인 일이 서울 한복판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공간에서 일어난다. 사실상의 사이비 종교인 새진리회의 정진수 의장(유아인)은 고지가 죄인에게만 이뤄지며 이는 신이 인간에게 “더 정의로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새진리회는 지옥행 고지와 시현이 잇달아 일어나며 세상이 혼란해진 것을 이용해 교세를 확장하고 공권력도 건드리지 못하는 초법적 단체가 된다. 자신이 만든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연상호 감독은 이날 마이크를 두 손으로 꼭 쥔 채 “떨린다”라며 공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지옥으로 첫 드라마 데뷔를 하게 된 연 감독은 “지옥은 내가 영화적인 놀이터처럼 만든 작품”이라며 “지옥의 세계관엔 극단적인 설정이 있고 그 속에 여러 모습을 한 사람들이 있다. 아주 좋은 설정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배우들 역시 출연을 선택한 이유로 작품 속 설정 등 세계관의 강렬함을 꼽았다. 유아인은 “지옥이라는 제목 자체가 강렬했다”며 “지옥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처음 봐서 호기심이 생겼다”라고 했다. 새진리회와 맞서 싸우는 민혜진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는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굉장했다”고 했다. 지옥이 공개도 되기 전에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리는 이유로도 ‘지옥’이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꼽히고 있다. 드라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3명이 함께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 웹툰에선 사람의 형태에 가까운 괴수 모습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드라마에선 ‘킹콩’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현됐다. 연 감독은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의 모습을 캐릭터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라고 했다. 사자를 3명으로 구성한 것에 대해선 “집단 린치를 했을 때 공포가 극대화되는 인원이 몇 명일까 고민하다 3명으로 결론낸 것”이라고 했다. 웹툰에선 지옥행 고지를 하는 존재가 아름다운 모습의 천사로 나온다.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정반대로 가장 섬뜩한 고지를 하는 모습은 공포를 배가시킨다. 드라마에선 이 존재가 악마 형상으로 바뀌어 공포감을 오히려 줄어들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와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드라마가 미리 공개된 가운데 가장 큰 찬사가 쏟아진 건 유아인의 정진수 의장 연기다. 선인인지 악인인지, 신의 메시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퍼뜨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하는 그의 연기를 두고 “유아인의 연기가 장인 반열에 올랐다” “웹툰에서 그대로 걸어나온 듯하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앞머리를 내고 살도 빼는 등 외모 변신을 한 덕분에 드라마 초반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유아인인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유아인은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할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었다. 이번엔 칭찬들이 흥미롭고 재밌었다”라며 “이 인물만이 가진 절대적인 고독과 외로움의 실체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 감독 역시 “미스터리한 인물을 연기하는 건 굉장히 힘든데 유아인은 진짜 미스터리한 인물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지옥은 웹툰을 만든 연 감독이 직접 연출한 만큼 드라마 속 공간이나 인물 등이 모두 웹툰과 똑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소 웹툰 ‘지옥’의 팬을 자처해온 배우 박정민(배영재 PD 역)은 “내가 너무나 사랑한 웹툰이 영상화가 고스란히 잘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옥은 6부작으로 19일 전편이 동시에 공개된다. 정말 죄인에게만 지옥행 고지와 고통의 시현이 이뤄지는 것이 맞는지, 정진수 의장의 정체는 무엇인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등 6부까지 시청을 이어가게 만들 호기심 유발 장치가 곳곳에 심어져있다. 죄인이라면 만인 앞에서 고통받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등 생각해볼만한 내용도 많다. 연 감독은 “단순히 소비되는 작품이 아니라 여러 담론을 생산해내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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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다, 토종 애니… ‘태일이’ ‘무녀도’ 흥행 도전장

    토종 애니메이션 2편이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이어지는 극장가에 잇달아 선보인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태일이’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한국 노동 운동사의 상징적 인물인 전태일 열사의 일대기를 다룬다. 1995년 배우 홍경인 주연의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2003년부터 연재된 최호철 작가의 만화 ‘태일이’가 그의 일대기를 다룬 바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개봉 역사상 최고치인 220만 명 관람 기록을 세운 명필름이 10년 만에 내놓은 애니메이션이어서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는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동대문시장과 거리 등 서울 풍경을 생동감 있게 되살려냈다. 동대문평화시장 건물이 나오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은 실사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됐다. 시장 내부 소규모 봉제공장들의 다락방 구조는 물론이고 공장 내부에 떠다니는 먼지까지 구현해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은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전 열사, 그의 어머니, 아버지 역을 각각 맡아 목소리 출연을 한 배우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의 연기력은 실사 영화 못지않게 관객을 집중시킨다. 절제된 모성애를 보여준 염혜란의 연기는 관객을 여러 번 울컥하게 만든다. ‘태일이’의 홍준표 감독은 11일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열사로서의 전태일보다)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전 열사의 분신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태일이’는 분신 장면을 간략하게 다룬다. 홍 감독은 “(분신에 이르는) 그 과정에서 태일이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과 그가 동료들과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에 더 집중했다”고 했다. ‘태일이’는 토종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탓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2억 원을 모으는 등 제작비 30억 원을 어렵게 마련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 전태일재단 계좌 입금 등을 통해 2만 명이 넘는 국민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달 24일 개봉하는 ‘무녀도’는 김동리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 미혼모이자 무녀인 모화는 무속신앙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삶의 위기를 맞는다. 어린 시절 절에 보낸 아들 욱이가 10년 뒤 기독교인이 돼 돌아오면서 모화와의 갈등은 본격화된다. ‘소나기’ ‘봄봄’ 등 한국 근대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의 안재훈 감독이 연출했다. 뮤지컬계 스타인 소냐가 모화 역을, 김다현이 욱이 역을 맡아 목소리 출연을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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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동혁 감독 “오겜 시즌2 안할수가 없어”

    “‘오징어게임’ 시즌2는 반드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기훈(이정재)은 돌아올 것이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시즌2 제작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황 감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넷플릭스 주최로 8일(현지 시간) 열린 행사에서 “시즌2에 대해 너무나 많은 요구와 관심, 사랑을 받고 있어서 시즌2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머릿속에 어느 정도 구상은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즌2가 언제 나올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까지는 지금 단계에서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 하지만 약속할 수 있는 건 기훈이 돌아와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황 감독은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틀니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확답을 피해왔다. 그는 “오징어게임을 만들면서 너무 힘들어 이가 6개나 빠졌다”고 밝힌 바 있다. 황 감독과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 오징어게임 주연 배우들은 넷플릭스가 마련한 오징어게임 특별 스크리닝 등 홍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중이다. 이정재는 미국 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정재는 “미국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안녕’ 하고 인사한다. 놀라운 일이다. 이 모든 사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호연은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첫 번째 팬을 만났다. 그에게 사인을 요청한 출입국관리소 직원이었다. 박해수는 세계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이정재 이병헌 정호연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있다. 국내외 유명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선 시즌2 가상 시나리오, 합성 영상으로 만든 예고편이 올라오는 등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뜨겁다. 누리꾼은 시즌2가 오징어게임의 대장 가면남인 프런트맨(이병헌)이 어떤 사연으로 프런트맨이 됐는지 소개하는 ‘오징어게임: 더 비기닝-프런트맨의 탄생’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는 등 ‘시즌2 내용 맞히기’를 즐기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공개 4주 만에 전 세계에서 1억4200만 계정이 시청해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시청 기록을 세웠다. 극 중 배우들이 입었던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비롯해 달고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등은 세계 곳곳에서 큰 인기를 끌며 오징어게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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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인사이트]OTT 공룡들, 한국시장서 격돌… “K드라마로 승부” 제작 경쟁

    《국내 콘텐츠 시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넷플릭스가 장악한 국내 시장에 4일 애플TV플러스에 이어 12일 디즈니플러스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글로벌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전면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콘텐츠 백화점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콘텐츠 업계 전반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는 화려함, 방대함으로 요약된다. ‘겨울왕국’ 등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영화는 물론 ‘토이스토리’로 대표되는 픽사 애니메이션,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어벤져스’ 등 마블 시리즈, 루커스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콘텐츠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 기존 콘텐츠만으로도 충성도 높은 마블 등 디즈니 계열 국내 팬덤은 열광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여기에 더해 2019년 11월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공개한 ‘완다비전’ ‘로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국에서 대거 쏟아낸다. 특히 완다비전은 서비스 개시일인 12일에 9개 에피소드를 동시에 볼 수 있다. 기존 서비스 국가에서 순차 공개한 작품들을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일시에 퍼붓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쓸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북미에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1000만 명 유입에 성공한 ‘오픈 이벤트 신화’를 한국에서 재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기 잡아라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연착륙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넷플릭스만큼의 입지를 얼마나 빨리 다지느냐다. 이를 위해 디즈니플러스 역시 넷플릭스처럼 현지화 전략, 즉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 점유율 약 40%로 1위 자리를 지키는 비결 중 하나는 한국 감독 및 제작사와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다.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히트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올해 3분기에만 전 세계 구독자 438만 명을 늘렸다. ‘K콘텐츠’ 파워를 제대로 체감한 넷플릭스는 흥행성이 입증된 한국 유명 제작진과 손잡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영화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19일 공개)은 메가히트 후보로 꼽힌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다모’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지금 우리 학교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군도’를 만든 윤종빈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 ‘수리남’까지, 차기 라인업은 호화롭다. 디즈니플러스도 만만치 않다. 아이돌 스타 강다니엘이 주연인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비롯해 드라마 ‘비밀의 숲’의 이수연 작가가 집필한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그리드’ 등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걸그룹 ‘블랙핑크’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로 기존 팬덤 흡수도 노린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OTT는 오징어게임처럼 화제성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구독자를 유인한 뒤 나머지 콘텐츠를 대거 노출시켜 가두는 ‘록인(lock-in)’ 전략을 쓴다”며 “디즈니플러스는 기존의 방대한 콘텐츠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적절히 혼용할 예정인 만큼 유인과 록인이 단기간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양강 구도 될 듯” 전문가들은 글로벌 OTT의 국내 격돌은 이들 중 하나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일정 규모로 공유하는 형태로 결론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TV플러스는 애플 기기가 아니면 시청이 쉽지 않은 만큼 시장 확장성에 한계가 있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양강 구도가 예상된다. 한국인 상당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학습한 만큼 넷플릭스에서 아예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 이 때문에 ‘강대강 대결’ 구도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디즈니플러스에 중복 가입하는 방식으로 소강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공개했고, 윤여정 이민호 등 한국 배우가 대거 출연해 재일교포의 삶을 그린 ‘파친코’도 내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콘텐츠 총량이 적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작자-감독은 환호, 토종 OTT는 비상 글로벌 OTT의 상륙에 국내 콘텐츠 업계는 희비가 엇갈린다. 감독 및 제작자는 환영하는 반면 유통사는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OTT와 드라마를 제작 중인 제작사 대표 A 씨는 “토종 OTT도 글로벌 OTT와 마찬가지로 흥행 수익을 배분하지 않고 저작권도 OTT에 귀속하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같은 조건이라면 세계적인 히트를 칠 가능성이 있고 향후 몸값도 더 높일 수 있는 글로벌 OTT와 손잡지 누가 토종 OTT와 손잡겠느냐”고 했다. 글로벌 OTT로 인해 한국이 콘텐츠 제작의 하청기지가 된다는 우려에 대해선 과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티빙과 웨이브 출범을 주도했던 김종원 작가는 저서 ‘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에 이렇게 썼다. “과거 하청기지라는 의미는 브랜드가 없는 생산 활동을 뜻했다. 내가 만들었지만 나를 내세울 수 없는 환경을 말한다. 그러나 콘텐츠는 다르다. 한국이라는 공간, 제작사, 배우, 원천 스토리들이 총체적으로 이미지를 구성한다. (중략) 이런 스토리를 보유한 한국의 문화적 위상도 높아진다.” 국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OTT 성장세가 가속화된 2019년 2190만 가구가 케이블TV 서비스를 해지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고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OTT는 토종 OTT는 물론 유료방송 시장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토종 OTT들이 인수합병으로 ‘토종 슈퍼 OTT’를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발목을 잡는다. 한국 OTT포럼 회장을 지낸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토종 OTT 사업자들이 공동투자조합을 만들어 오징어게임 같은 대작을 함께 만든 다음 토종 OTT에서만 방영하는 식으로 콘텐츠 질을 높인 후 세계로 나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문화부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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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콘텐츠, 시대정신과 부합… 문화산업 핵심 건드려 흥행”

    “한국 문화는 현재의 시대정신과 부합한다. 문화 산업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드웨인 존슨) “(‘오징어게임’의) 이런 흥행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한국 콘텐츠 수준은 아주 높다.”(갈 가도트)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깊이 있다. 나는 한국 문화의 진짜 팬이다.”(라이언 레이놀즈) 세계적인 영화배우 3인이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메가 히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K콘텐츠’를 예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드 노티스’의 공개(한국 기준 12일 세계 동시 개봉)를 앞두고 5일 진행된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 언론 대상 온라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서였다. 레드 노티스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예술 범죄 전문 프로파일러 존 하틀리 역을 맡은 존슨은 “오징어게임의 흥행은 정말 뛰어난 현상”이라고 했다. 가도트 역시 “핼러윈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징어게임 분장을 한 모습을 봤다”며 “(한국 문화는) 모두에게 어필하는 보편적 속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레드 노티스는 ‘원더우먼 1984’의 주인공 가도트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주연 존슨, ‘데드풀’ 시리즈 주연 레이놀즈가 동시 출격하면서 “이 시대의 슈퍼 히어로를 한자리에 모은 보기 드문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레이놀즈 역시 이날 기존 범죄 액션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 명의 스타가 모인 것 자체가 차별점”이라고 자평했다. 레드 노티스는 프로파일러 하틀리가 전 세계에 지명 수배가 내려진 예술품 도둑이자 사기꾼 더 비숍(가도트)을 잡기 위해 또 다른 희대의 예술품 도둑 놀런 부스(레이놀즈)와 손을 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액션 코미디극. 하틀리는 클레오파트라가 남긴 전설의 보석을 훔친 부스를 체포하려다가 보석을 빼돌렸다는 누명을 쓰고 부스와 함께 감옥에 갇힌다. 부스가 훔친 보석도 알고 보니 비숍이 만든 가짜 보석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덫을 놓은 비숍을 잡기 위해 ‘임시 동맹’을 맺고 탈옥한다. 세 사람은 이탈리아, 러시아 등 대륙과 대륙을 넘나드는 추격전을 벌인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인 2억 달러(약 2373억 원)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인 만큼 탈옥을 위해 헬기를 탈취하는 장면 등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의 볼거리가 많다. 액션 연기로 정평이 난 세 사람의 액션 조합도 흥미를 끌어올리는 요인. 존슨은 “아주 수준 높은 액션 장면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액션 장면마다 디테일에 신경을 썼고, 액션 스타일도 아름답다”고 했다. 영화는 킬링 타임용 오락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레이놀즈 특유의 말개그와 우아한 모습으로 쿨하게 사기를 치는 비숍, 그에게 번번이 당하는 부스와 하틀리의 어리숙한 모습도 관전 포인트. 가도트는 “영화를 한 번 보면 (반전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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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발한 상상력… 김초엽이 꾸린 환상 소설집

    행성 ‘시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 이런 탓에 이들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 가면은 진짜 가면이 아니었다. 외계에서 온 기생생물이 들러붙어서는 떨어지지 않고 증식했던 것. 문제는 이를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시몬 사람들 스스로 가면을 계속 쓰고 살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이 소설집은 ‘시몬을 떠나며’를 비롯해 단편 14편을 담았다. 모두 ‘시몬을 떠나며’처럼 “아니 도대체 왜?”라는 호기심을 유발하며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책장을 넘길수록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28세 작가의 솜씨는 놀라울 정도다. 폐업 직전의 휴게소 옆에 있는 기이한 식당과 의문투성이 주인 이야기(‘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왜 주기적으로 애절한 사랑 노래가 음원 차트를 지배하는지 그 원인을 알기 위해 2040년대에서 2003년으로 온 ‘시간요원’ 이야기(‘애절한 사랑 노래는 그만’) 등 모든 작품이 소재가 기발하다. 독특하고 환상적인 설정을 토대로 몰입감을 증폭시키는 서사 전개 방식이 돋보이는 이 소설집은 2003년 큰 인기를 얻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집 ‘나무’를 연상시킨다. 표제작 ‘행성어 서점’은 인류의 뇌에 ‘범우주 통역 모듈’을 심어 모든 은하의 언어가 자동 통역되는 세상에서 모듈 작동을 방해하는 글자로 인쇄된 책을 파는 서점 이야기다. 낯선 외국어로 가득한 서점을 거니는 이국적인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위한 서점인 셈. 작가는 “이 서점 책들은 읽히지 않음으로써 가치를 부여받았다”고 썼다. 동화 같은 상상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몇몇 소설은 궁금증만 키워놓고 마무리를 제대로 못 한 느낌이다. ‘멜론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대표적. 오키드거리의 멜론 장수와 멜론 수레 앞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연주자는 쌍둥이가 아님에도 똑같이 생겼다. 작가는 두 사람을 “동일한 존재의 다른 세계에 있는 판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뭘 말하고 싶은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건 이를 상쇄할 만한 참신한 이야기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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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가을 타닥타닥… ‘숲멍’ ‘불멍’ 어때요?”

    이 카페 2층에서 대화는 금물이다. 지인과 함께 갔더라도 멀찍이 떨어져 앉아야 한다. 커다란 좌식 쿠션 의자에 몸을 기댄 다음 할 일은 앞을 보는 것. 한쪽 벽면 전체에 난 통창에 서울숲의 늦가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고요 속에서 그저 멍하게…. 눈은 숲과 단풍으로 채우고 마음은 비워내면 된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입구에 위치한 카페 그린랩은 ‘숲멍’(숲을 보며 멍 때리기)으로 유명한 공간이다. 가을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11월 초는 숲멍에 더해 ‘단풍멍’까지 하며 머리 식히기에 가장 좋은 시기. 해가 바뀐 이후 만 10개월간 쌓인 스트레스로 머릿속이 포화 상태가 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엔 루프톱까지 총 3층인 이 카페에서 침묵과 ‘멍’의 공간인 2층 스튜디오의 여섯 자리는 늘 만석이다. ‘멍 비용’은 1시간 반에 1만9000원. 호박팥차, 장미차 등 음료 한 잔과 시집이나 에세이 등 대여용 책 한 권, 미니 생화다발, 편지지, 신발주머니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멍을 때리다 떠오르는 생각은 라탄 바구니에 담아주는 편지지에 끄적거리면 된다. 강원 춘천시 원창고개에 자리 잡은 베이크포레스트도 가을 숲멍 명소로 꼽힌다. 이 카페에서는 1, 2층 사방에 난 통창을 통해 단풍 든 대룡산 절경을 볼 수 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가을 풍경을 담아내는 각각의 통창은 미술작품 같다. 카페는 동남아에서 들여온 라탄 소재 의자와 조명으로 꾸며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지역의 대형 숲속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쑥으로 만든 포레스트 라테와 쑥 케이크를 먹으며 숲멍을 하다 보면 쫓기던 마음은 어느새 휴양지에 온 것처럼 여유로워진다. 마음에 스민 냉기를 온기로 바꿔줄 ‘불멍’ 카페도 인기다. 충남 당진시의 비채카페는 카페 정원에 불멍존 4곳이 있다. 사방이 트인 ‘오픈존’ 2곳과 달리 ‘시크릿존’ 2곳은 빨간 벽돌을 쌓아 만든 허벅지 높이의 벽으로 사방을 에둘러 놓아 한층 비밀스럽게 불멍을 즐길 수 있다. 주말 기준으로 4명이 3시간 동안 불멍을 즐기는 비용은 4만 원. 음료나 구워 먹을 고구마, 마시멜로 등 간식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 이 카페의 매력은 직접 팬 소나무 장작을 화로에 넣어 불을 피워 준다는 것. 소나무가 타며 나는 특유의 ‘타닥타닥’ 소리와 가을밤을 가득 채우는 송악산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캠핑의자에 앉아 불을 바라보면 뒤엉키고 널뛰던 마음도 차분해진다. 부산 동래구의 카페 퍼사운즈는 진짜 불 대신 불영상을 보며 불멍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가로 300cm 길이의 스크린 두 개를 이어 붙인 600cm 길이 스크린에선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모닥불 타는 영상이 반복해서 나온다. 스크린 앞에는 6∼8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영상 속 모닥불에 집중하며 생맥주나 커피를 마시다 보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고도 근심이 줄어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베이크포레스트, 퍼사운즈의 음료 가격은 일반 카페와 비슷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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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가을, 커피 한잔과 ‘숲멍’ ‘불멍’으로 힐링하세요

    이 카페 2층에서 대화는 금물이다. 지인과 함께 갔더라도 멀찍이 떨어져 앉아야 한다. 커다란 좌식 쿠션 의자에 몸을 기댄 다음 할 일은 앞을 보는 것. 한쪽 벽면 전체에 난 통창에 서울숲의 늦가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고요 속에서 그저 멍하게. ‘숲멍’ ‘단풍멍’하며 스트레스로 꽉 찬 마음을 조금 비워내면 된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입구에 위치한 카페 ‘그린랩’은 ‘숲멍’으로 유명한 공간이다. 가을이 절정인데다 10개월간 쌓인 스트레스로 머릿속이 포화 상태가 되는 11월은 ‘숲멍’에 ‘단풍멍’까지 하며 머리 식히기에 최고의 시기다. 이런 시기인 덕에 루프탑까지 총 3층인 이 카페에서도 침묵과 ‘멍’의 공간인 2층 스튜디오의 여섯 자리는 늘 만석이다. ‘멍 비용’은 1시간 반에 1만9000원. 호박팥차, 장미차 등 음료 1종류와 시집이나 에세이 등 대여용 책 한 권, 미니 생화다발, 편지지, 신발주머니, 방명록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멍을 때리다 말고 떠오르는 생각은 라탄 바구니에 담아주는 편지지 등에 끄적거리면 된다. 강원 춘천시 원창고개에 자리잡은 ‘베이크포레스트’도 가을 숲멍 명소로 꼽힌다. 이 카페는 1, 2층 사방에 난 수많은 통창을 통해 단풍 든 대룡산 절경을 볼 수 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가을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 각각의 통창은 그 자체로 미술작품 같다. 카페는 발리 등 동남아 지역에서 들여온 라탄 소재 의자와 조명 등으로 꾸며 발리 우붓지역의 숲속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쑥으로 만든 ‘포레스트 라떼’와 ‘쑥 케이크’를 먹으며 ‘숲멍’을 하다보면 쫓기던 마음은 어느새 여유로워진다. 늦가을 마음에 스며든 냉기를 온기로 바꿔줄 ‘불멍 카페’도 인기다. 충남 당진시의 ‘비채카페’는 카페 정원에 불멍존 4곳이 있다. 사방이 트인 ‘오픈존’ 2곳과 달리 ‘시크릿 불멍존’ 2곳은 허벅지 높이의 빨간 벽돌 벽으로 사방을 에둘러 놓아 한층 비밀스럽게 ‘불멍’을 즐길 수 있다. 주말 기준으로 4인이 3시간 동안 불멍을 즐기는 비용은 ‘낮불멍’ ‘밤불멍’ 모두 4만 원. 음료나 구워먹을 고구마, 마시멜로 등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 이 카페의 매력은 직접 팬 소나무 장작을 화로에 넣어 불을 피워준다는 것. 소나무가 타며 나는 특유의 ‘타닥타닥’ 소리와 가을밤을 가득 채우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캠핑의자에 앉아 ‘불멍’하다 보면 근심으로 뒤엉키고 널뛰던 마음은 조금이나마 차분해진다. 부산 동래구의 카페 ‘퍼사운즈’에서는 진짜 불 대신 ‘불영상’을 보며 ‘불멍’을 즐길 수 있다. 가로 300cm 길이의 스크린 두 개를 이어 붙여 만든 600cm 길이 스크린에선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모닥불이 타는 영상이 반복해서 나온다. 스크린 앞에는 6~8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영상 속 모닥불을 보며 생맥주나 커피를 마시다 보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고도 근심이 조금이나마 사라지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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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입감에 대본 기다린 작품… ‘Dr.브레인’도 전세계서 사랑 받았으면”

    “그동안 2시간짜리 얘기를 해왔던 터라 6시간 동안 힘과 흥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장화, 홍련’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57)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의 전 세계 공개를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가 연출한 첫 드라마 ‘Dr. 브레인’은 4일 글로벌 OTT 중 하나인 애플TV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4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애플TV플러스는 같은 날 첫 한국어 오리지널 드라마 ‘Dr. 브레인’을 공개하며 국내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3일 열린 ‘Dr. 브레인’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김 감독은 “드라마를 처음 만들다 보니 모든 것이 새로웠다. 데뷔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했다. 영화감독인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메가히트를 친 이후 OTT 드라마 공개를 앞둔 영화감독들의 부담은 커질 대로 커져 있다. 그는 “모든 결과를 떠안고 가야 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주인공인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 역을 맡은 배우 이선균(46)도 “K콘텐츠가 엄청난 사랑을 받아 기쁘면서도 우리 작품 역시 사랑받고 싶다는 부담도 있다”고 했다. ‘Dr. 브레인’은 세원이 산 사람은 물론이고 죽은 사람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에 성공하면서 이 기술로 아내와 아들이 당한 미스터리한 사고의 진실에 접근해가는 이야기다. 원작인 홍작가의 동명 웹툰은 세원이 뇌동기화를 통해 미궁에 빠진 여러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인데, 드라마는 세원의 가족 이야기로 확장했다. 이선균은 “처음엔 용어와 소재가 좀 어려웠는데 나중엔 다음 대본이 언제 나오냐고 물어볼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했다”고 했다. 드라마는 6부작으로 일주일에 한 회씩 공개된다. 시청자들이 전편이 동시 공개되는 소위 ‘넷플릭스 방식’에 익숙해 순차 공개는 애플TV플러스의 국내 시장 안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감독은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데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에게 자문해 이론적으로 증명되거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과학적인 내용을 가져와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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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영화감독이 18년전 성폭행”… 해당감독은 “사실무근”

    한 여성이 “18년 전 유명 영화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영화감독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성 A 씨는 지난달 27일 강간치상 혐의로 영화감독 B 씨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A 씨 측에 따르면 2003년 10월 해외에서 지인 소개로 B 감독을 만나 술자리를 가졌고, 이때 B 감독이 속옷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후 지인들과 호텔로 이동했는데 지인들이 잠든 후 B 감독이 방으로 불러 성폭행을 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당시 입었던 옷과 선물로 받았다는 속옷 등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A 씨가 주장하는 사건은 18년 전 발생해 당시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10년이 지난 상태다. 하지만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DNA 증거 등 혐의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돼 수사기관이 수사를 할 수 있다. B 감독은 A 씨를 명예훼손 및 무고,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B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를 성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 속옷 선물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B 감독 측은 “B 감독이 2003년 당시 지인의 지인이던 A 씨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성폭행 주장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깊은 관계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점 직후에도 B 감독은 A 씨 및 지인들과 시간을 보냈다. 성폭행 피해가 있었다면 가능했겠느냐”고 말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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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사의 히어로 ‘이터널스’가 뭉쳤다…“인류 최강의 적 ‘데비안츠’를 물리쳐라”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바다와 기암절벽이 그림처럼 펼쳐진 해변에 괴수 형상을 한 ‘데비안츠’ 여러 마리가 등장한다. 인간을 먹이로 삼는 돌연변이 포식자 데비안츠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인간들을 무차별 공격한다. 우주는 대혼란에 빠진다. 이때 하늘에서 등장한 비행선 ‘도모’. 여기서 내리는 이들은 10인의 히어로 ‘이터널스’다.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눈에서 에너지 빔을 쏘고, 필요에 따라 즉각 만들어내는 광선검과 화살로 공격해 데비안츠를 물리친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이터널스’는 시작부터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데비안츠와 이터널스의 치열한 대결 장면을 쏟아낸다. 불사의 종족인 이터널스 10인이 제각각 초능력을 보여주는 신을 비롯해 원시 배경과 고대인들, 최첨단 슈트를 입은 이터널스가 만들어내는 참신한 조화는 초반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는 이터널스가 행성 ‘올림피아’에서 지구에 도착한 7000년 전부터 시작해 고대 바빌론과 굽타 제국 등을 등장시킨다. 이터널스가 살아온 세월을 반영하는 고대왕국 세트장과 이들의 지구적 활동 범위를 보여주기 위해 카나리아 제도 등의 명소를 담아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마블 영화사상 최고의 스케일’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이번 영화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은 건 마블 영화에서 첫 한국인 히어로로 분한 배우 마동석의 활약상. ‘길가메시’ 역을 맡은 그의 존재감은 ‘테나’ 역의 앤젤리나 졸리, ‘이카리스’ 역의 리처드 매든 등 세계적 스타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이터널스 중 물리적 힘이 가장 강한 천하무적 전사로 묘사되는 길가메시는 데비안츠에게 ‘핵 주먹’을 휘둘러 맥을 못 추게 한 뒤 ‘최후의 불 따귀’를 날려 쓰러뜨린다. 화려한 초능력을 사용하는 다른 멤버들의 액션보다 이 묵직한 한 방이 더 눈길을 끈다. 테나와 그를 수천 년간 지켜온 길가메시가 함께 공격하는 장면은 두 배우의 ‘찰떡 호흡’을 보여준다. 영화는 전반부에서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오래전 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이터널스 멤버들을 모으는 여정을 다룬다. 해당 장면이 155분에 달하는 전체 러닝타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마블 영화 중 두 번째로 길다는 이 영화가 길게 느껴지는 데 한몫을 하는 요소다. ‘세르시’(제마 챈)와 이카리스의 러브스토리를 다루는 부분도 다소 길고 반복되는 탓에 극의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인의 이터널스 중 ‘마카리’(로런 리들로프)를 청각장애인으로, ‘파스토스’(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를 동성애자로, 원작 만화에서 남성이던 리더 ‘에이잭’(살마 하예크)을 여성으로 설정한 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을 반영했다는 평과 더불어 기계적 균형에만 집중한 어색한 구성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히어로물 데뷔작이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를 철학적으로 고찰하고, ‘정의와 자연섭리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데 주력하면서 무거워진다. 마블 영화 시리즈를 챙겨 보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운 전편들과 달리, 새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으로 시작되는 영화인 만큼 ‘마블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건 장점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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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한잔 할래요?→라면 먹을래요? 촬영장에서 즉흥적으로 대사 바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마치 최근에 개봉한 영화처럼 회자되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 속 대사는 영화 개봉 이후 태어난 10대, 20대도 유행어처럼 쓰고 있다. 2001년 가을 개봉한 멜로 영화 ‘봄날은 간다’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속에서 은수(이영애)가 상우(유지태)의 차문을 덜컥 열며 내뱉는 “라면 먹을래요?”는 전 세대가 아는 희대의 명대사가 됐다. ‘구전’을 거치며 “라면 먹고 갈래요?”로 형태가 약간 바뀌었고 영화보다 더 노골적이고 야릇한 의미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 달라진 점. 세월이 흐른 만큼 20, 30대 중엔 이 대사를 SNL코리아의 개그우먼 안영미나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한 도복순이 만든 유행어로 아는 이들도 많다. 올해는 ‘봄날은 간다’ 개봉 20주년. 영화는 22일부터 열리고 있는 강릉국제영화제를 계기로 영화 촬영지인 강릉에서 23일 재상영됐다.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배우 유지태도 자리를 함께했다. 27일에도 한차례 더 상영한다. 재상영을 앞둔 21일 허 감독은 동아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되고 게다가 강릉에서 재상영될 거라고는 촬영 당시엔 상상도 못했다”라며 “지금 젊은 세대들까지도 영화 속 대사를 쓰는 모습은 그저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라면 먹을래요?”는 2001년 영화 촬영 당시 즉흥적으로 만든 대사였다. 허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엔 “커피 한잔 할래요?”라고 돼있었다. “대사가 너무 재미없고 평범하더라고요. 배우들과 현장에서 논의한 끝에 바로 대사를 고쳤죠. 엄청난 고민 끝에 만든 게 아닌데 오래 회자되니 놀랍죠.(웃음)” 이 영화가 한국 멜로 영화의 교과서이자 명작이 된 이유로는 영화 속 연애가 살아 숨쉰다는 점이 꼽힌다. 영화는 두 사람이 호감을 가지는 과정, 연애가 시작되는 순간의 머뭇거림과 설렘,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는 연애의 모습, 두 사람의 상대에 대한 감정 온도차 등을 솜씨 좋게 세공해낸다. 누군가의 실제 연애와 이별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연애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허 감독은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같지만 가장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멜로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며 “제작진과 ‘연애담 집단 토론’을 하면서 각종 연애담을 발굴했고 열심히 연애담 취재를 했다. 그래서 영화 속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영화엔 동명의 노래인 가수 고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의 정서가 녹아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로 시작하는 노래다. 오래 전 허 감독 어머니는 아버지 환갑잔치에서 연분홍 치마를 입고 와서 이 노래를 불렀다. 허 감독은 “그때 처음 그 노래를 알았는데 노래엔 사랑, 세월, 젊은 날 등 지나가고 변하는 것들에 대한 ‘찬란한 슬픔’이 담겨있었다”라며 “그 노래의 정서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만든 게 ‘봄날은 간다’였다. 영화에 담긴 그런 정서를 아직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거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렇듯이 가끔 열어봤을 때 젊은 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지금 처음 보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연애나 세월에 대한 감정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지 않을까요.”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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