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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대표팀 너무 잘했습니다.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줘 정말 고맙습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패배로 끝난 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응원하던 직장인 윤금선 씨(68)는 “졌지만 잘 싸웠다”며 경기의 감동을 전했다. 옆에서 응원했던 대학생 정석훈 씨(22)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최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비롯해 안타까운 일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날 새벽 광화문광장에는 영하 3도의 추위가 무색하게 이번 월드컵 경기 중 가장 많은 3만5000명(경찰 추산)의 응원객이 모여들었다. 전반에만 4골을 내줬지만 시민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눈발도 응원 열기 못 막아눈이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은 응원단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뿔 모양 머리띠와 함께 두꺼운 잠바를 입고 핫팩과 담요 등을 챙겨 거리 응원에 나섰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3시경부터 광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자 경찰과 붉은악마 측은 세종대로까지 응원공간을 넓혔다. 오전 4시경에는 세종대로 양방향 7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제외한 전 차로에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추위를 잊은 듯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고등학생 전민규 군(16)은 “다음 주에 기말고사가 있고, 경기가 끝나면 오전 8시까지 등교해야 하지만 16강전이 열린다는데 안 올 도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대학생 안태영 씨(20)는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거리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브라질 선수들의 골이 잇달아 터지자 곳곳에선 아쉬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시민들은 “할 수 있다!” “끝까지 지켜보자!”며 응원을 이어갔다. 직장 동료 11명과 함께 거리 응원을 한 모준수 씨(28)는 “지더라도 대표팀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끝나길 빌었다”고 했다.○ 졌지만 다 함께 “대∼한민국!”후반 2분 손흥민 선수의 돌파에 이은 슛이 브라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곳곳에서 탄식이 새어나왔다. 후반 31분 백승호 선수의 중거리 슛이 골로 이어지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고 응원가 ‘승리의 함성’을 합창했다. 경기 후에도 서로 위로하기보다 “잘 싸웠다”는 칭찬을 교환했다. 대학생 이시원 씨(24)는 “처음에 실점을 많이 해서 안타까웠지만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만큼 선수들이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전국 번화가와 대학가 주점은 실내 응원에 나선 축구팬들로 밤새 북적였다. 이날 오전 3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호프집은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손님 60명이 가게를 가득 메운 상태였다. 백 선수가 극적인 골을 터뜨리자 손님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함께 “백승호”와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가게 주인 공현준 씨(40)는 “손님들이 새벽까지 가게를 가득 채운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태극전사들이 자영업자들에게도 희망을 줬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4년 만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주최 측의 철저한 인파 관리 대책 덕분에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6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부터 6일 새벽 16강전까지 4번의 거리 응원에 총 7만 8000명(경찰 추산)의 인원이 참가했지만 안전사고 신고는 0건이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안전요원 지시에 따라 정해진 구역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가 마무리되자, 안전요원 지시에 맞춰 차례대로 광장을 빠져나갔다. 시민 대다수는 자리에 있는 쓰레기를 스스로 치웠다.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서울시 등은 많은 인파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광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눴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무대도 200m 간격을 두고 총 3개를 설치했다. 광장에는 1~2m 간격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해 한 구역에 사람이 몰리지 않도록 밀집도를 관리했다. 애초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광장 옆 세종대로 차로를 통제해 응원 구역을 넓혔다. 경찰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췄다. 거리 응원 인파 관리를 위해 경비 기동대와 경찰 특공대까지 많게는 1000명이 넘는 경찰을 광장에 배치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도 한파로 저체온증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광장 주변에 구급대원과 구급차를 상시 대기시켰다. 광장 중앙에는 난방 기구와 환자용 간이침대가 설치된 임시대피소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혼잡 상황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과 인접한 버스 정류소를 무정차 통과시키고 광장 인근 지하철 역사 4곳에는 평소보다 4배 많은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붉은악마 관계자는 “광장을 찾은 분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관계 기관의 안전관리 대책 덕분에 아무런 사고가 없이 거리 응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마음이 힘들었는데 국민들에게 행복을 줘 기억에 남는 월드컵이었습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정석훈 씨(22)는 경기가 끝나고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시민들은 전반전 브라질에 4골을 내줬지만, 후반전에도 자리를 지키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날 거리응원에는 3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이날 오전 4시 광화문광장에선 네 번째 거리응원전이 펼쳐졌다. 시민들은 영하 3도의 날씨에 눈이 오는 와중에도 붉은악마의 뿔을 상징하는 머리띠를 차고 두꺼운 점퍼를 입고 거리응원에 참석했다. 경기가 시작될 무렵 세종대로 양방향 7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제외한 전 차로에선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경기를 관람했다. 고등학생 전민규 씨(16)는 “다음주에 기말고사가 있고 오전 8시까지 등교해야 하지만, 16강전이 열리는 데 참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태영 씨(20)는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거리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전반전에만 네 차례 브라질 선수들의 골이 터지자 곳곳에선 아쉬운 탄성이 쏟아져 나왔고, 일부 시민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져 갔다. 하지만 붉은악마 측이 ‘대한민국’을 외치자 시민들은 “할 수 있다” “끝까지 지켜보자”며 응원을 계속했다. 일부는 전반전이 끝나고 광장을 벗어났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직장 동료 11명과 함께 거리응원을 찾은 모준수 씨(28)는 “져도 괜찮으니 끝까지 대표팀 선수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반전 1분 손흥민 선수의 돌파 이후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곳곳에서 탄식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후반 30분 백승호 선수의 중거리슛이 골로 이어지자 사람들은 모처럼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지르며 ‘오~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불렀다.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며 대표팀을 위로했다. 직장인 윤금선 씨(68)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월드컵으로 기쁨을 안겨준 대표팀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시원 씨(24)는 “처음에 골이 많이 먹혀 안타까웠지만,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한 선수들이 좌절하지 말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이후 각자 자리에 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광장을 빠져나갔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24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에 예상보다 3배 이상으로 많은 2만6000여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운집했지만 응원은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종료됐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높아진 경각심이 ‘무사고 응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응원단 ‘붉은악마’ 측이 예상했던 8000여 명을 훨씬 뛰어넘는 시민이 몰렸다. 그러나 서울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광장에서의 사고는 경기 시작 전 한 응원객이 넘어지면서 찰과상을 입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 이송, 구조 요청 건은 한 건도 없었다. 경찰청 역시 이날 오후 7시∼이튿날 오전 1시 거리 응원 관련 112 신고가 전국에서 총 11건 접수됐지만 모두 소음·교통불편 등의 내용이었고 구조요청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응원에 앞서 경찰은 광화문광장을 5개 구역으로 나누고 인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안내했다.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모여들자 광장과 차로를 구분하던 울타리를 일부 걷어낸 뒤 세종대로 2개 차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응원을 위한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세종대로 양방향 7개 차로 모두를 통제해 응원 공간을 더욱 넓혔다. 이날 거리 응원은 붉은악마 측 341명, 경찰 690명, 소방 50여 명, 서울시와 종로구 측 300여 명 등 1400여 명이 안전 관리에 나섰다. 시민들 역시 질서정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구획별 순차 퇴장 안내도 순순히 따랐다. 거리 응원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경각심 때문인지 모두들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거리 응원 때마다 되풀이됐던 쓰레기 무단 투기도 이날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제2의 n번방’ 사건의 주범 A 씨(일명 ‘엘’)가 경찰의 집중 수사 약 3개월 만에 23일(현지 시간) 호주에서 붙잡혔다. A 씨는 범행 당시 “절대 잡힐 수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 기록 분석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제2의 n번방’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20대 중반 남성 A 씨를 현지 경찰과 공조해 호주에서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2012년부터 호주에서 거주한 한국인으로 이후 범행 당시를 포함해 한국에 입국한 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절대 안 잡혀” 자신했지만 덜미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SNS로 아동·청소년 9명에게 접근한 뒤 협박해 성착취물 사진, 영상 등 1200여 개를 만들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성착취 피해자를 돕는 단체인 ‘추적단 불꽃’ 등을 사칭해 “당신의 사진과 개인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가해자를 잡으려면 계속 연락해 시간을 끌어야 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성착취물 제작을 유도하기도 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A 씨는 텔레그램 대화명을 수시로 바꾸고,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도 여러 번 개설과 폐쇄를 반복했다. 지난해 5월에는 대화방에 “나는 절대 잡힐 수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가 공범 및 피해자들과 나눈 SNS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해 지난달 19일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달 23일에는 호주 현지 경찰과 공조해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A 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A 씨는 “인터넷상에서 해당 성착취물을 내려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한 A 씨 휴대전화에서 유포되지 않은 성착취물 영상과 피해자 착취에 썼던 텔레그램 계정을 확보했다. ‘n번방’ 주범 조주빈 일당과는 달리 A 씨가 성착취물을 판매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호주 당국 “호주서도 처벌하겠다”경찰은 호주 측에 A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호주 경찰이 호주 현지에서 A 씨를 처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송환 시점은 미지수다. A 씨는 호주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된다고 해도 추후 한국이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과 피해자가 모두 한국인인 만큼 우리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와 함께 피해자를 협박·유인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이를 도운 15명을 검거했다. 13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나머지 2명은 수사 중이다. 또 이들이 제작한 영상을 판매하거나 유포, 소지, 시청한 10명도 붙잡았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참사 당일 소방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25일 소방청 본청을 압수수색했다. 다음 주 초경에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본의 수사가 점차 ‘윗선’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중앙긴급구조통제단(통제단) 운영과 관련해 공문서가 허위로 꾸며진 정황을 포착하고 정부세종청사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통제단은 중앙 정부 차원의 소방 동원령을 발령하는 등 유사 시 총력 대응을 위한 임시 기구다. 이번 참사처럼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됐을 때 소방청이 꾸려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특수본은 참사 당일 소방청이 실제로는 통제단을 가동하지 않았으면서도 가동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통제단 운영 관련 문서는 참사 당시가 아닌 참사 이후 작성된 것으로 특수본은 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이태원 참사 관련 소방청 업무기록과 업무담당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서울 치안 책임자로서 사전, 사후 조치가 적절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다음 주초 김광호 서울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의 소환조사를 두 차례씩 마친 특수본은 다음 주 초쯤 일부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특수본은 결론지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 전 서장의 주장 이외에 경비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성년자를 협박해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이른바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인 20대 중반 남성(일명 ‘엘’)이 호주에서 붙잡혔다. 경찰이 올해 8월 31일 전담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착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5일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제2 n번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A 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호주 현지 시각 23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성년자 9명에게 접근해 1200여 개에 달하는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만들어 익명 기반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성착취 피해자를 돕는 단체인 ‘추적단 불꽃’ 등을 사칭해 “당신의 사진과 개인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가해자를 잡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계속 연락해 시간을 끌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스스로 성착취물을 만들어 보내도록 유도했다. 가해자 역시 A 씨였다. 다만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을 판매했던 ‘n번방’ 주범 조주빈 일당과는 달리 성착취물로 수익을 올린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2012년 호주에 거주해온 한국인이다. 수사에 대비해 범행 이후 텔레그램 대화명을 수시로 바꿨다. 그는 지난해 5월 텔레그램에 자신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나는 절대 잡힐 수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남긴 텔레그램 등 여러 SNS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해 지난달 19일 A 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1개월가량 지난 이달 23일 경찰은 호주 현지 경찰과 함께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A 씨를 체포했다. 현장에서 A 씨 휴대전화 2대 등을 압수하고, 피해자들을 착취했던 텔레그램 계정도 확보했다. A 씨는 체포 당시 “인터넷상에서 해당 성착취물을 내려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경찰은 A 씨를 한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호주 경찰이 A 씨가 범죄를 저지른 곳이 호주라는 이유로 현지에서도 A 씨를 처벌하겠다고 해 송환이 언제될 지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 경찰의 수사와 한국 경찰의 수사 둘 다 별개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한국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A 씨와 함께 피해자를 협박·유인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15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A 씨가 제작한 영상을 판매·유포·소지·시청한 10명을 검거해 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유포된 영상을 삭제·차단하고, 피해자들이 법률지원 및 심리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식당,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설거지가 지옥처럼 힘들다는 뜻에서) ‘설거지옥’이라는 말이 있어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점심에는 현실적으로 다회용기 사용이 어려워요.” 식당 등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개정된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이날부터 카페, 식당 등에선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편의점과 제과점 등은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백화점 등에서 비 오는 날 제공했던 우산용 비닐도 금지된다. 다만 1년 동안은 계도기간으로 규칙을 어겨도 과태료(300만 원 이하)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현장에선 제도를 모르는 손님과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주 때문에 규정이 유명무실한 곳이 상당수였다.○ “일회용품 대체품 못 찾아”이날 취재팀이 서울 종로·중랑·용산·영등포·중구 등의 식당 및 카페 13곳과 편의점 8곳을 둘러본 결과 식당, 카페 13곳 전부와 편의점 3곳은 여전히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제공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영등포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은 손님들이 쓸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를 매대 위에 가득 쌓아둔 채였다. 용산구의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밀크티 매장 역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했다. 밀크티 매장 직원은 “아직 대체용 빨대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등포구 커피전문점 점주 김연주 씨(27)는 “손님들이 종이 빨대는 흐물거린다고 싫어해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도 일회용품을 그대로 쓰는 곳이 많았다. 서울 중구의 한 국수가게는 정수기 옆에 종이컵 수십 개를 쌓아두고 있었다. 종업원 이모 씨(57)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 줄 몰랐다”고 했다. 일부 편의점에선 여전히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 또는 판매하고 있었다.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일반 비닐봉투 대신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비닐봉투만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중랑구의 한 편의점은 한 손님이 비닐봉투를 요구하자 일반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주며 “원래 안 되는데 오늘만 드린다”고 했다. ○ “계도기간, 그대로 일회용품 쓸 것”가게 상당수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계도기간에는 일회용품을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종로구에서 소고기 전문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는 “적발돼도 어차피 과태료가 나오지 않는데 당장 종이컵 사용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카페 점주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그대로 제공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규제를 품목별로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에서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진성 씨(37)는 “아이스크림은 손님들이 매장 내에서 먹다가 갖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회용기에 담아도 상당수는 일회용 컵으로 옮기게 된다”며 “다회용기 사용의 실익이 적은 업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환경부에는 이날 제도 시행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 내에서 어떤 품목을 써도 되느냐’ 같은 문의가 많았다”며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도 및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운동권 대학생을 징집해 프락치 활동을 강요했던 ‘녹화공작’이 기존 알려졌던 것과 달리 1980년대 말까지도 자행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러나지 않았던 피해자 1700여 명도 새로 파악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회)는 23일 서울 중구 위원회 회의실에서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공작 사건’ 진실 규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1984년 폐지된 것으로 알려졌던 녹화공작이 ‘선도업무’로 명칭만 바뀌어 1989년까지 계속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도업무’ 명칭으로 공작 이어가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는 2007년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1984년 12월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심사과가 해체되면서 녹화공작이 폐지됐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소관 부서가 보안사령부 정보처로 바뀐 채 녹화공작이 지속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보안사령부 정보처가 1985년 제작한 ‘선도업무 활동 지침’ 문건을 확보했다. 문건에서 정보처는 ‘특변자(특수학적변동자) 관련 업무가 보안 노출 등 새로운 학원가 쟁점으로 부각, 문제화되고 있어 현행 지침을 재검토 보완한다’고 했다. 특변자는 대학에서 퇴학이나 강제휴학 등을 당한 운동권 대학생을 뜻한다. 보안사령부는 이후 녹화공작을 ‘선도업무’로, 특변자를 ‘선도대상자’로 명칭만 바꾼 채 공작을 이어나갔다. 위원회는 보안사령부가 1986년 만든 ‘군입영 대상 문제학생 관리지침’ 문건도 확보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학교가 ‘문제학생’ 징계 결과를 문교부(현 교육부)에 보고하면 문교부가 병무청에 알려 징집하도록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사령부는 1987년 5월에도 ‘선도업무활동지침’과 ‘선도대상자 심사운영위원회 운영내규’ 문건을 제작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녹화공작 대상자는 총 2921명으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가 확인했던 1192명보다 1729명 많았다. 명단에는 최근 강제징집 뒤 프락치 활동 의혹이 제기된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도 포함됐다.○ “폭행, 밀고 트라우마 40년 동안 이어져”40년가량 지난 오늘날까지도 당시 녹화공작으로 입은 정신적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 2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피해자 A 씨(62)는 1982년 3월 학내 시위에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이유로 징집돼 경기 연천군 전방부대에 배치됐다. 그해 9월 서빙고 대공분실로 끌려간 그는 20여 일간 폭행을 당하며 ‘자술서’ 작성을 강요받았다. 이후 부대로 복귀했지만 첫 휴가를 앞둔 그에게 사단 보안대원이 “학내 동향을 파악해 오라”고 지시했다. 이후 A 씨는 전역할 때까지 휴가 때마다 학내 동향을 보고해야 했다. A 씨는 “학회 동료들을 만나 받은 지시 내용을 털어놓고, 부대에 돌아가 중요하지 않은 인물과 사건만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 일이 여전히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했다. A 씨는 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A 씨를 녹화공작 피해자로 인정했다. 위원회는 “녹화공작은 국방의 의무를 악용하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공권력의 중대 인권침해”라며 “공작과 관련됐던 국방부와 행안부, 경찰청, 교육부 등은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권고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6·1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허위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경찰에 사건을 되돌려 보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1일 송 전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전 “오 후보의 (과거) 서울시장 재임 8개월 만에 서울시 부채가 4조7584억 원 증가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부채가 늘어난 기간이 실제로는 ‘8개월’이 아니라 ‘1년’이라는 걸 확인하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이 게시물이 허위라며 송 전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지만, 선거가 끝난 후 민주당과의 협의를 거쳐 고발을 취소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고발을 취소한다고 해도 범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22일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보완 수사 후 여전히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시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 공방 속에서 사소한 착오가 있었지만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자료를 참고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게시물은 실무진이 작성해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에 송 전 대표는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촛불승리전환행동) “문재인, 이재명 당장 구속하라” (자유통일당) 1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와 이에 맞서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부 책임론’을 지적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세력과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 간 세 대결이 3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2만 6000여 명, 주최 측 추산 25만여 명이 모였다. 이는 전주 촛불집회(경찰 추산 4000여 명)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촛불집회로는 역대 최대 인원이다. 이전까지는 지난달 22일 촛불집회(경찰 추산 1만8000여 명)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집회였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7시 숭례문 오거리부터 시청 교차로까지(약 450m 구간) 세종대로 모든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유정주, 강민정, 김용민, 양이원영, 황운하 의원 등 6명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 7명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야권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춰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고 외쳤다. 안 의원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정부 책임론을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개 사과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오후 7시경 서울 지하철역 4·6호선 삼각지역 쪽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삼각지역에서 대열을 지하철역 6호선 녹사평역과 4호선 신용산역 방향으로 나눠 대통령 집무실을 에워싸는 형태로 행진을 진행했다. 애초 경찰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행진 경로를 삼각지역으로 제한하는 부분 금지 통고를 했지만, 주최 측이 이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를 법원이 18일 인용하면서 일명 ‘대통령실 에워싸기’ 행진할 수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8시 촛불집회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 80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문재인 이재명 당장 구속하라’, ‘주사파 척결‘ 등 손팻말을 들고 “대통령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도 참가했다. 삼각지역에선 다른 보수 단체인 ‘신자유연대’ 회원 1000명(경찰 추산)도 오후 5~8시 반까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행동의 행진이 시작되자 “촛불 사람들이 여기로 오고 있다. 저들이 돌아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자”며 외쳤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삼각지역 인근에 도착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대규모 도심 집회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광화문을 찾은 직장인 김지은 씨(24)는 귀를 막고 이동하며 “오랜만에 주말을 맞아 친구와 덕수궁을 찾았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용산구 주민 박모 씨(27)는 “회사 직원들과 저녁 모임을 하러 가는데 진로방해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삼각지역 쪽에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길이 막혀 남영역 쪽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금의 경찰처럼 수직적·단계적으로 보고와 지시가 이뤄지는 구조에선 중간에 한 사람만 문제가 생겨도 아래위가 완전히 먹통이 됩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해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같이 진단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인터뷰한 경찰 및 소방 행정 경영 분야 전문가 20명은 “경찰 등의 경직된 조직 문화를 통째로 바꾸지 않는다면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직선 수직 보고 체계가 키운 참사지금 경찰 조직은 11개 계급의 수직 구조이며, 단선적 지휘·명령 체계로 움직인다.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 만큼 문제가 생긴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규율 유지에 효과적이다. 문제는 책임자가 부재중이거나 사안에 대해 잘 모를 경우 발생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직선 보고 시스템에선 한 군데가 막히면 전체가 멈추는 ‘동맥 경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 대비가 잘 안된 것도 핼러윈을 잘 모르는 중장년 의사결정자들이 인파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참사에선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늑장 대처로 위로는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으로의 보고가 지연됐고, 아래로는 지휘자 부재로 인한 현장 혼란이 발생했다. 112상황실, 경비, 정보 등 경찰 각 기능 사이에 칸막이가 쳐진 것도 유기적 대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들은 자기 업무 외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데, 이를 판단해줄 지휘관의 지시가 없으니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참사에선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나마 감지한 이태원파출소가 바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출동을 요청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없었다. 마약 단속을 나갔던 경찰관들은 인파 통제에는 손을 놨다가 뒤늦게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 계급은 너무 많고 협업은 안 돼경찰 조직의 계급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주별로 다르지만 미국 경찰은 계급이 7개 정도인데, 우리는 11개”라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적고 관리·감독 인력이 많다 보니 지휘체계가 복잡하고 유사 시 대응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보고 단계 축소와 권한 이양, 프로젝트 단위로 각 기능 협업 구조를 상시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윤호 교수는 “기능을 융합하면서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위급 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인력과 하위 조직에도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처럼 비상 시 단계를 건너뛰어 상위 책임자에게 보고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 간 협업, 기존 안전 대책 작동 안 해기관 간 불통도 문제다. 3년 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없는 핼러윈을 앞둔 상태에서 경찰 소방 구청 등 어느 곳도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다. 참사 발생 전후에는 경찰과 소방이 서로의 공조 요청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이준원 숭실대 안전융합대학원 교수는 “안전 부문을 총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한 기관이 문제를 인지하면 동시에 다른 기관도 이를 즉시 알 수 있는 다중망 소통 체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재난 시 협업을 활성화하겠다며 경찰 소방 지자체 등이 소통할 수 있는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했지만 정작 참사 때는 작동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아시아인과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표현·행동 및 차별을 없애기 위한 인식개선 운동과 인권운동을 전개하는 ‘STOP 아시안·소수민족 헤이트 미주위원회’가 미국 워싱턴에서 공식 출범했다. 선플재단(이사장 민병철 중앙대 석좌교수)은 11일 “5일 ‘STOP 아시안·소수민족 헤이트 미주위원회’와 ‘선플운동 미국 워싱턴지구’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출범식에서 민 이사장은 워싱턴지구 위원장에 박대원 미주한인총연합회 법률수석,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에 이리아 타이드워터 한인회장, 부위원장에 우태창 워싱턴 통합노인회장과 김용하 몽고메리한인회장, 페인 윌리엄 변호사, 린다 라이스 변호사를 위촉했다. 또 고문에 박상원 세계한인재단 총회장과 양성전 국회조찬기도회 협력위원을 위촉했다. 민 이사장은 “모든 국가의 국민이 일단 자국을 떠나면 소수 민족이 되므로, 전 인류를 대상으로 서로 편견과 혐오표현, 증오행동을 하지 말자는 새로운 의미의 인식개선 인권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한인 동포를 포함한 아시안에 대한 차별과 혐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 한인들과 아시안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 차별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선플재단은 STOP 아시안·소수민족 헤이트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인이 인종에 따른 각종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권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업무를 하던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받던 서울 용산경찰서 간부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와 경찰 등의 내부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내부망 등에선 “일선 실무자들만 참사 책임을 지는 게 맞느냐”는 취지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참사 이후 업무 폭증, 중압감 컸을 것”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시 안전지원과장 A 씨는 참사 후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날 A 씨의 빈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동료는 “A 씨가 참사 이후 국회 요구 자료 등을 만들고 수습 업무를 맡느라 퇴근도 제대로 못 했을 것”이라며 “참사 이후 업무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 관계자도 “해당 부서가 (참사) 후속 조치는 물론이고 일반에 공개되는 자료 요청을 많이 받다 보니 중압감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직원만 글을 쓸 수 있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이태원 (참사와) 엮어서 왜 매뉴얼이 없었냐, 사전에 대비 안 했냐 등 취조하듯 했을 것”이라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사망 당일 경찰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없는 부서’라고 밝힌 것을 두고선 “관련 없는 부서에서 왜 요구 자료를 제출하고 민원 답변을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이태원 사고 관련 재난심리회복 지원 계획’을 비롯해 다른 행사의 안전점검 관련 공문을 여러 건 결재했다. 참사 관련 서울시의회와 국회 요구 자료 제출, 관련 민원 처리도 A 씨 부서가 담당했다.○ 숨진 정보계장 동료 “전날까지 억울함 토로”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우려를 담은 내부 문건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특수본 수사를 받던 중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B 씨의 동료들은 “B 씨가 특수본 수사에 상당히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12일 B 씨 빈소에서 만난 한 동료는 “사망 전날 저녁에 통화했는데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며 억울해했다”면서 “잘 마무리해 보자고 다독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이날 빈소를 찾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살려내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며 고성으로 울분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 사망 이후 경찰 내부 반발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한 경찰은 경찰 내부망에 “특수본이 윗선에 대한 수사는 전혀 안 하고 정권 눈치만 보며 현장 경찰만 윽박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경찰은 “수뇌부는 왜 제대로 말을 못 하느냐”며 “대통령 경호경비가 우선순위라 경찰력을 대통령 경호와 집회 시위에 더 집중했다. 경찰 책임도 있지만 1차 책임자는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이라고…”라고 썼다. 이 글에는 공감을 표시하는 동료 댓글이 1400개 넘게 달렸다. 특수본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것을 두고선 소방 내부에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는 “14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수본 수사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특수본은 13일 기자들에게 “‘지지부진하다’, ‘하위직만 수사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있다”며 “기초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니 믿고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구 및 서울교통공사 직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열차를 무정차 통과 조치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했다. 참사 발생 직전 경찰의 무정차 통과 요청을 이태원역장이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사실 관계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12일에는 용산경찰서, 용산구, 용산소방서 직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주말인 12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열려 교통 체증을 빚으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진보단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 인정을 촉구하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고 보수단체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숭례문~서울시청 앞 왕복 10차선 도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 추산 9만 여 명(경찰 추산 6만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입법을 요구했다. 또 이태원 참사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앞서 오후 1시부터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보수단체인 자유통일당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경찰 추산 1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문재인 구속’ ‘이재명 구속’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청 앞 도로에는 민노총과 자유통일당이 각각 설치한 전광판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지만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도 5호선 광화문역 인근에서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열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정부가 윤석열차 정치풍자 만화 논란 등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 용산 대통령실 인근 4호선 삼각지역 주변에서도 보수·진보 집회가 열렸다. 진보성향의 촛불전환행동은 오후 4시경부터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 추산 4000여 명)이 참가해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건너편에는 보수성향의 신자유연대가 약 8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윤석열 지지’ 손팻말 들고 “추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이기자 yunik@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정보과) 정보계장 A 씨가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참사 후 삭제하도록 지시·회유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낮 12시 44분경 A 씨가 강북구 수유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마당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는 전날 일부 동료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A 씨를 용산서 정보과장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 왔다. A 씨는 정보과장과 함께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참사 후 컴퓨터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6일까지 정상 근무를 하다 특수본에 입건된 7일부터 연차 휴가를 냈으며, 9일에는 정보과장과 함께 대기발령 조치됐다. 특수본은 11일 A 씨의 사망에 대해 “국가에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들은 이날 빈소를 찾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고인을 살려내라’고 외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왔는데 유족 말을 들으니 A 씨가 자신은 ‘문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하거나 회유한 적이 없다’며 많이 억울해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특수본은 또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 안전사고 예방 대책 마련에 소홀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용산구가 핼러윈 축제를 대비해 종합상황실을 운영했다고 발표했으나, 사실상 별도 상황실 설치 없이 당직실이 운영됐을 뿐이라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이날 제출받은 용산구 당직일지에 따르면 용산구가 상황실이라고 밝혔던 곳은 당직실이었으며 참사 당일 당직실엔 소음 민원 담당자 3명이 추가돼 총 8명이 근무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25분경 서울시 안전지원과장 B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B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주무 부서인 안전총괄실 소속으로 산하에 축제안전관리계획을 수립·심의하는 사회안전팀이 있어 참사와 관계가 아주 없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고인이 경찰 등의 조사를 받은 적은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토요일인 12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보수·진보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교통 혼잡이 예상된다. 경찰은 도심에 9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고 안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2일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숭례문 교차로 구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신고한 집회 인원은 7만 명이며, 경찰은 8만 명까지도 집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노총은 이날 낮 12시 반부터 여의도, 을지로, 남대문 일대 등에서 단위 노조 17개가 개별 사전 집회를 한 후 본 집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에 도심 교통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진보 성향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도 이날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촛불행동 집회는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1번 출구~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7번 출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 집회에 1만 명가량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후 3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약 100명(경찰 추산)이 모여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연다. 이 단체는 오후 5시까지 집회를 벌인 후 삼각지역으로 행진해 촛불행동 집회와 합류할 예정이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윤석열퇴진대학생운동본부 약 150명도 오후 3시에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촛불행동에 합류한다. 이에 맞선 보수 단체의 집회도 열린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보 성향 단체들의 정부 규탄 집회 맞대응 집회를 연다. 경찰은 이 집회에 1만 명가량이 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수 성향인 신자유연대 회원 약 1000명(경찰 추산)도 촛불행동에 맞서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삼각지역 10번 출구에서 맞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경찰은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로 이날 오전부터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시간 세종대로에 긴급차량 이동통행로를 제외한 전 차로를 통제하고, 집회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 60개와 교통경찰 35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유도 및 교통관리를 할 예정이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할인해주는 곳을 골라 다녔더니 이발 비용이 월 2만2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줄었어요.”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요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첫 방문’ 고객 대상 할인 행사를 하는 미용실을 찾아본 뒤 이발을 한다고 했다. 김 씨는 “물가는 오르고 수입은 그대론데, 고정 지출인 이발비라도 줄이려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미용실, 네일숍 등이 벌이는 각종 할인 행사를 찾아 방문 시마다 새로운 가게를 이용하는 ‘떠돌이 미용족’이 최근 늘고 있다. 통상 이·미용 업종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나오는 점포를 꾸준히 찾는 충성 고객 비중이 비교적 높다. 그러나 최근 고물가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이·미용 결과가 마음에 드느냐를 따지기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을 우선하고 있는 것. 직장인 김은주 씨(27·경기 성남시)는 최근 1년 반 정도 다니던 네일숍이 아닌 저렴한 곳을 방문했다면서 “첫 방문 할인 행사 등 할인 폭이 큰 곳을 계속 찾아다닐 생각”이라고 했다.손님이 적은 시간대 방문하면 할인해주는 가게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기도 한다. 직장인 정모 씨(27·경기 수원시)는 미용실 예약 앱을 통해 ‘타임 세일’하는 곳을 찾아 이발하고 4000원가량 할인받는다고 했다. 정 씨는 “항상 깎던 곳이 아니다보니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업주들은 울상이다. 할인 행사만 이용하고 다시 찾아오지 않는 고객들은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의 미용실 원장 강모 씨(38)는 “할인가로 이용한 손님 중 20% 정도만 다시 방문하는 것 같다”면서도 “주변 열군데 정도 되는 미용실들이 다들 첫 방문 할인을 25% 이상 하니 우리라고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네일숍 사장도 “재방문율이 낮지만 일단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할인 행사를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전문가들은 고물가 탓에 소비자들이 가격을 최우선 순위로 둬 이와 같은 떠돌이 미용족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걸 찾아다니는 합리적 소비인 ‘체리 피킹’(혜택만 챙기는 소비)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업주로서는 처음 찾아온 소비자를 계속 붙잡을만한 또 다른 서비스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원영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졸업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가게 문 여는 것도 죄송한 마음이죠. 하지만 임차료도 내야 하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과 약 50m 떨어진 곳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9일 참사가 발생한 후 처음 가게를 열었다는 그는 가끔 가게 밖으로 나와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 쪽을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A 씨는 “그동안 마음을 추슬렀다고 생각했는데, 보니 다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국가애도기간이 5일로 끝나고 첫 평일인 이날 참사 후 문을 닫았던 이태원로 주변 가게들이 속속 문을 열었다. 상인들은 대부분 참사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일부 상인들은 가게 앞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 멍하니 거리를 바라봤고,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괜스레 진열 상품을 만지기도 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박해일 씨(61)도 이날 처음 가게 문을 열었다고 했다. 박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사고 당일 늦게까지 가게를 열었더라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거리는 썰렁한 편이었고, 가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이날 참사 후 처음으로 문을 연 이태원역 2번 출구 인근 한 식당은 점심시간인 낮 12시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었고, 직원만 4명 앉아 있었다. 빈 테이블 20여 개를 바라보던 식당 주인 B 씨는 “영업할 기분은 아니지만 적자를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다”고 했다. 특히 사고 현장과 맞닿은 세계음식문화거리 가게들은 여전히 거의 문을 닫은 채였다. 행인도 드문 가운데 경찰들만 사고 현장 입구를 지켰다.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일부 시민들이 가끔 폴리스라인 앞에 꽃을 두고 가는 정도였다. 주민 임모 씨(32)는 “사고 현장 근처에 가면 참사가 연상돼 가능하면 피하고 있다”고 했다. 인근 주민 가운데는 이태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태원에서 60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우성훈 씨(66)는 “안타까운 마음에 사고 현장에 10번 넘게 갔다”면서 “앞으로 이태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을 텐데 장사하는 사람이 무슨 죄가 있을까 싶다”며 씁쓸해했다. 이태원로 인근 상인 C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랫동안 상권이 위축돼 힘들었다가 이제야 다시 살아나나 싶었는데, 손님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주점 측이 우리한테 증축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관계자는 호텔 본관 북측 주점이 불법 증축한 테라스와 관련해 “구청이 불법 증축 사실을 지난해 통보하자마자 ‘시정하라’고 주점 측에 전달했다”며 이렇게 항변했다. 불법 증축 테라스로 호텔 옆 도로는 폭이 5m에서 4m로 줄었다. 여기에 참사 당일 테라스 반대편 호텔 별관 주점이 행사 부스를 골목길에 설치하면서 도로 폭은 다시 3m로 좁아졌다. 이 때문에 참사 당시 병목현상이 가중돼 시민들의 원활한 대피를 막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호텔만의 문제는 아니다. 확인 결과 참사 현장 통행로 일대 건물 14곳 중 6곳이 무단증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참사 당일 일부 주점은 거리에 테이블을 내놓거나 입장 인원을 관리하겠다며 경계선을 세워 통행을 방해했다.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의 대피 안내가 잘 들리지 않았을 정도로 큰 음악소리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용산구는 올 4월 클럽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며 안전과 소음 등의 규제를 준수할 경우 일반음식점에서도 클럽처럼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사 현장 인근 8곳의 ‘클럽형 주점’ 가운데 구청 허가를 받은 곳은 1곳에 불과했다. 한 업주는 기자에게 “허가를 안 받고 클럽형 주점을 영업하는 게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좁은 골목에 무허가 클럽형 주점이 난립하면 인파가 몰리고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 언제든 사고가 다시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용산구는 “단속이 어렵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태원의 모든 상인이 불법으로 영업하는 건 아니다. 상당수 상인은 참사 당시 시민 구조에 적극 나서 많은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이 안전을 경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반복되면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 상인과 시민, 정부와 지자체 모두 ‘안전불감증’의 폐해를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기욱·사회부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