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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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6-02-08~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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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임부부들 합법적인 임신 길 열어줘야”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규정과 제도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전 부산대 병원장·사진)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공정자은행 같은 생식세포기증 기관을 활성화해 불법 생식세포 매매를 막고 난임 부부들에게 합법적으로 임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2015년부터 재단법인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자은행은 체외수정이나 생명과학 연구를 위해 정자를 동결보존액과 혼합해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탱크 속에 얼려 보관하는 곳이다. 연구원은 올해 6월부터 정자기증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자 기증자에겐 생명윤리법에 따라 식비와 근로보상금 등 모두 17만8000원을 제공한다. 하지만 선진국과 달리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자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박 이사장은 “미국에선 군인이나 소방관 경찰 운동선수 등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정자를 보관할 기회를 준다”며 “중국도 2014년 정자은행이 19개 있었는데 올해 22개로 늘었다. 우리나라만 바깥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자 기증으로 생길 수 있는 윤리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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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외과 전문의 지원 기피현상 이어져 10년후엔 의사 없어 수술 못할수도”

    “우리 세대는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지만 전공의 지원 부족이 이대로 지속되면 10년 뒤 뇌출혈이나 심장병 환자 등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됩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비뇨기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5개 외과계 공동대표인 장진우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은 10일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5개 학회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현재 외과계 지원자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최근 5년간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정원 대비 △외과 60∼80% △흉부외과 약 50% △비뇨기과 25∼3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신경외과도 지난해 정원의 87%만이 지원하는 등 전공의 미달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공의들 사이에선 흉부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을 일명 ‘막장과’라고 부르며 기피하고 있다. 모두 환자 생명을 최일선에서 다루는 과들이다. 이영구 대한비뇨기과학회 부회장은 토론회에서 “비뇨기과 전공의 수련병원 78곳 중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병원이 무려 31곳에 이른다”며 “전립샘(선)암이나 신장암, 방광암 수술 등은 외국에서 받아야 하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외과계 기피 현상은 무엇보다 원가의 77%에 불과할 정도로 지나치게 낮은 수가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장 이사장은 “뇌동맥이 꽈리처럼 늘어난 뇌동맥류 수술을 하면 1000만 원을 받는데 의료사고가 생기면 소송 비용만 최대 7억∼8억 원에 이른다”며 “이런 위험을 피하려고 지방 병원에선 아예 수술을 거부하는 등 의료 전달 체계의 왜곡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외과계 학회들은 외과계 기피 현상을 완화하려면 적정한 보상과 함께 의료사고 배상금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수술 보조 인력이나 입원 전담 전문의 등을 확보해 과중한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외과계 육성을 위해 올해 4월부터 약 3500억 원을 들여 수술 처치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외과계)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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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스트레스’ 두통땐 관자놀이 눌러주세요

    긴 추석 연휴다. 연휴에 멀리 놀러 갔을 때 갑자기 생긴 질환 때문에 고생해 본 적이 다들 있을 것이다. 소화불량, 어깨 통증, 목 통증, 두통 등이 대표적이다. 병원을 찾기 전 현장에서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혈지압법과 수지침 또는 젓가락, 볼펜, 손톱 등으로 손바닥 또는 손등을 압박하는 수지침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경혈 지압법은 해당 부위에 약간 통증을 느낄 정도의 강도로 3초씩 10회 정도, 수지침 요법은 해당 부위(그림 참조)를 아프지 않게 꼭꼭 누르되 5∼10회, 5∼10분 이상 자극한다. ○ 명절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 명절 연휴 내내 음식 장만과 설거지, 청소를 반복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통이 많이 생긴다. 평소 두통이 있던 사람은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고, 두통이 없더라도 한쪽이나 양쪽 머리가 조이는 듯한 통증이 생긴다. 대부분 긴장성 두통이다.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에 의해 머리 주변 근육이 오랫동안 긴장돼 발생한다. 이때 태양혈을 지압하면 좋다. 태양혈은 눈과 귀 사이에 움푹 들어간 관자놀이에 위치한다. 이곳을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주거나 둥글게 원을 그리며 지압하면 긴장성 두통으로 인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수지침으로는 앞머리가 아플 때는 손등에 ■ 표시한 부위를 눌러서 가장 아픈 곳을 압박 자극한다. 뒷머리나 긴장성 두통이 있을 때는 □ 표시한 부위를 마찬가지로 압박 자극한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 명절이 되면 평소보다 고기류나 튀긴 음식 등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탓에 급체나 소화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이때 등지압법이 효과적이다. 급하게 체한 사람을 자리에 편하게 앉힌 다음 등을 부드럽게 문질러 긴장을 완화시킨다. 그리고 왼쪽 날개뼈 아래 끝과 등뼈를 직선으로 연결했을 때 중간 정도 되는 부위(격수혈)를 위아래로 지그시 누르면 아프지만 시원한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를 찾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준다. 메스꺼움이 줄고 체한 상태가 풀릴 수 있다. 격수혈을 찾기 어렵다면 어깨와 등 근육을 부드럽게 누르거나 두드려도 좋다. 수지침 요법은 그림에서 ○ 표시한 부위를 자극하면 된다. 밑에서부터 배꼽, 위장, 명치 등의 순인데 눌러서 제일 아픈 곳을 찾아 그 부위를 꼭꼭 누른다. 양손 모두 자극해 준다.○ 장시간 운전 지압법 장시간 운전 또는 추석 음식 장만 등으로 인해 목이나 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목 스트레칭과 함께 지압을 해준다. 바른 자세로 한쪽 손바닥을 엉덩이로 가볍게 깔고 앉아 어깨를 고정한 상태에서 다른 손을 머리 위로 넘겨 귀를 잡고 반대쪽으로 늘려준다. 고개를 앞으로 숙인 상태,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각각 늘려주면 목의 다양한 근육을 늘릴 수 있어 효과적이다. 또 귀 뒤에 튀어나온 뼈인 유양돌기에서 뒤통수뼈를 따라 목 중앙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움푹 들어간 곳인 풍지혈을 지압한다. 엄지나 세 번째 손가락으로 지그시 머리 위쪽을 향해 누르면 뒷목 두통을 줄일 수 있다. 수지침의 경우 허리가 아플 때는 ● 부위를 눌러서 가장 아픈 자리로 압박 자극한다. 오래 자극할수록 좋다. 어깨가 아픈 경우는 × 부위를 눌러서 가장 아픈 곳을 비비거나 압박 자극을 주면 통증이 완화된다.○ 명절 후 심해지는 화병 완화 귀 지압법 명절을 지내면서 주부 중 △가슴이 답답함 △열이 치밀어 오름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낌 △가슴이 두근거림 △잠들기 어려움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밂 등의 증상 중 3개 이상 갖고 있다면 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명절 후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심호흡을 하며 귀를 지압해준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심호흡을 하며 숨을 길게 내뱉으면 교감신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귓구멍 주위에는 부교감신경을 담당하는 미주신경이 분포하고 있어 ‘신문혈’이나 ‘폐혈’을 자극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최근엔 우울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귀에 전기자극을 주는 장치가 미국에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렵다면 귓바퀴부터 귀 전체를 지그시 눌러줘도 도움이 된다. 수지침의 경우는 신경 흥분을 줄여주는 부위, 즉 동그라미 속에 ▲ 표시 부위를 자극한다.  도움말=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고려수지침학회 유태우 회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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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15분 진료, 400병상 종합병원 의뢰 환자만”

    이달부터 초진 환자를 중심으로 ‘15분 심층진료’에 나선 서울대병원이 15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의 기준을 처음 공개했다. 결론적으로 4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은 환자여야 15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은 10월 말경 시작하는 정부의 심층진료 시범사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2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15분 진료 대상은 4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 및 국공립병원에서 진료를 의뢰한 환자로 제한한다. 환자가 스스로 콜센터나 인터넷을 통해 진료를 예약했다면 원칙적으로 15분 진료를 받을 수 없다. 단 분만이나 감염성 질환 등 급한 진료는 예외로 했다, 통상 200병상 이상이면 종합병원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400병상 이상이라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400병상 이상이면 지역거점병원이다. 국내엔 130여 곳이 있다. 서울대병원이 이처럼 높은 기준을 내세운 데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환자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고민이 깔려 있다. 현재는 동네의원(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도 서울대병원(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대다수 환자가 중간 단계인 종합병원(2차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는다. 만약 15분 진료 역시 2차 의료기관을 건너뛰도록 하면 서울대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심층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 환자나 희귀난치성 질환자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400병상 이상의 2차 의료기관을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로 15분 진료의 수혜 환자가 크게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이모 씨(55)는 “300병상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가 또 4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가 진료의뢰서를 받아야 하느냐”며 환자의 병원 선택권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내에서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병원의 한 교수는 “희귀질환이나 암 등 진단이 어려운 질환 환자는 꼭 4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진료의뢰서가 없더라도 15분 진료가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측은 “분만이나 신생아(선천성 질환 의심), 감염성 질환(메르스나 결핵 등 감염력이 높은 질환) 환자 등 신속한 진료가 필요할 때는 ‘400병상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15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며 “기준 완화 여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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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 동아]고지혈증+만성질환… 복합제로 복약 편의성 높여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부터 고지혈증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료인원 기준 증가 폭은 연평균 9.7%나 된다고 합니다.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협심증,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지혈증을 진단받으면 동반 질환, 비만, 유전적 요인 등 환자별 심혈관계 위험 수위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고지혈증 치료에는 스타틴 계열의 지질강하제가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스타틴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낮추는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면서 안전한 내약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타틴은 지질 개선을 위한 1차 치료제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많은 환자에게 사용돼온 스타틴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신규 당뇨병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제기된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과 의료진들은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스타틴 복약을 통해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미미하지만 스타틴 복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꾸준히 적극적으로 권고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스타틴 시장에는 한국화이자제약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MSD의 ‘조코(심바스타틴)’ 등 작용기전이 조금씩 다른 여러 성분의 제제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중 ‘리피토’는 출시 이후 특허만료라는 고비 속에서도 꾸준히 시장 내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리피토의 성과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2억 명 이상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약의 적응증을 고지혈증 치료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으로까지 확대해 고지혈증 치료의 목표를 단순히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심혈관계 질환의 1차 및 2차 예방으로 넓히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이렇듯 고지혈증 치료 목표가 콜레스테롤 관리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으로 치료 범위가 넓어지면서,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높인 복합제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스타틴과 고혈압 치료제를 복합한 두 가지 복합제로는 한국화이자제약 ‘카듀엣(아토르바스타틴+암로디핀)’, 한미약품 ‘로벨리토(아토르바스타틴+이베사르탄)’, 대웅제약 ‘올로스타(로수바스타틴+올메사르탄)’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타틴, 고혈압 치료제에 당뇨병 치료제까지 합친 3제 복합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29일은 세계심장연맹(WHF)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입니다. 이날을 계기로 많은 고지혈증 환자들이 콜레스테롤 관리의 중요성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 및 예방 필요성을 깨달아 스타틴 치료를 적극적으로 이어가길 기대해봅니다. likeday@donga.com}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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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복지부 장관은 손녀에게 어떤 백신 맞힐까

    이번 달부터 국가예방접종 중 하나인 3가 독감백신(3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의 대상자가 65세 노인에 이어 생후 6∼59개월 아이도 추가됐다. 대상자는 무료로 접종을 받는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퍼진 독감이 지난해 역대 최다 환자 수를 기록하자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응책이다. 그러자 3가 독감백신과 4가 독감백신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3가 백신은 무료지만 4가 백신은 1인당 4만 원이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다. 매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그해 유행하는 4가지 독감 바이러스 중 3가지를 예측해 3가 백신을 만든다. 문제는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1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독감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를 ‘미스매치’라고 한다. 미국은 2001∼2011년 10번의 독감 시즌 동안 5번, 유럽은 2003∼2011년 8시즌 중 4번이나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2007∼2011년 5시즌 중 2번의 미스매치가 있었다. 이 때문에 대한감염학회는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4가 백신 사용을 권고했다. 미국과 영국이 2013년부터, 호주가 2016년부터 4가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시킨 이유다. 우리나라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예산이다.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는 약 1000만 명. 이들에게 모두 4가 백신을 무료로 공급하려면 100억 원가량 더 필요하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 천문학적으로 늘리고 있는 복지예산을 감안하면 돈 때문에 미스매치가 생길 수 있는 백신을 맞히는 게 맞느냐는 의문이 든다.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된 다른 백신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6월부터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DTap),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비형균(Hib) 감염증을 예방하는 5가 혼합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영유아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미 5가 혼합백신에 B형 간염을 포함한 6가 백신이 대세다. 유럽 33개국 중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15개국이 국가예방접종에 6가 백신을 포함하고 있다. 딸의 건강을 위해 접종시키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어떤가? 여기엔 2가, 4가, 9가 백신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2, 4가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민 부모들은 괴롭다. 2, 4가 백신은 이미 선진국에서 퇴출된 백신이다. 미국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에선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9가 백신을 국가예방접종 백신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9가 백신을 맞으려면 비용이 40만 원(2회 접종) 가까이 든다. 정부는 9가 백신의 효능에 대한 장기 데이터가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5월부터 기존 자궁경부암 백신의 사용을 모두 중단하고 9가 백신 한 가지만 접종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을 90%(기존 백신은 70% 정도)까지 예방할 수 있어서다. 필자 역시 만 12세인 둘째 딸에게 국가가 무료로 제공하지만 예방률이 낮은 백신을 맞혀야 할지, 아니면 고가의 새 백신을 맞혀야 할지 고민이다. 차라리 정부가 9가 백신도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되 추가 비용만 부모가 부담하도록 했다면 나았을 것이다. 무조건 최신 백신이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똑같은 무료 접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목적을 되돌아봐야 한다. 국민을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최고 가치다. 그렇다면 비용의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는 최빈국 어린이들의 예방접종을 지원하기 위해 2000년 국제기구 ‘세계백신면역연합’을 설립했다. 이 기구의 목표 중 하나는 아이들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백신(New Vaccines)을 접종하는 데 있다.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도, 가장 최신의 효과적인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예멘과 케냐, 수단, 콩고 등에 폐렴구균 백신이나 로타바이러스 등 최신 백신을 지원했다. 세계는 지금도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예방접종으로 많은 질병이 종적을 감췄지만 바이러스들은 완전히 박멸된 것이 아니다. 언제든 고개를 들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모든 질병은 치료 이전에 예방이 최선이다. 최선의 예방 대책이 이미 마련돼 있는데도 비용 문제로 더 좋은 백신을 공급하지 못한다면 바로 그 나라가 의료 후진국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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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초진 ‘15분 진료’ 빅5병원으로 확산

    서울대병원이 처음 도입한 ‘초진 환자 15분 심층진료’에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이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에서는 11개 과, 18명의 교수가 다음 달 시작되는 정부의 15분 심층진료 시범사업 참여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병원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이다. ‘15분 진료’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바꾸는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아갈지 주목된다. 15분 심층진료는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에서 중증·희귀 난치 환자들을 충분한 진료시간을 갖고 살핌으로써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막기 위해 도입했다. 지금까지 대학병원급 교수들의 평균 외래진료 시간은 3, 4분 정도였다. 19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충남대병원, 부산백병원 등 모두 8곳이 보건복지부의 15분 심층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15분 심층진료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 상급종합병원 43곳을 대상으로 이번 주 설명회를 연 뒤 10월 중순까지 신청을 받아 같은 달 말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교수 18명을 15분 심층진료에 투입할 예정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이미 일부 과에서는 초진 환자에 따라 15분 이상 진료를 해오고 있었다”며 “종양내과의 백순명 교수는 초진 시 거의 1시간을 할애해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현재 우리 병원에서는 심혈관센터 초진 클리닉이 올해 3월부터 시범적으로 15분 진료를 하고 있다”며 “심혈관센터 초진 클리닉이 정부의 15분 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호흡기내과, 서울성모병원은 신경과와 순환기내과가 15분 진료 시범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은 심장병과 뇌중풍(뇌졸중) 등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15분 진료에 나설 방침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가 골육종 등 암 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상급종합병원들이 앞다퉈 15분 진료에 나서는 것은 병원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15분 이상 진료를 보는 과(科)들이 적절한 진료 수가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외래 진찰료(2만6700원·환자 부담은 2만 원 정도)는 경증이든 중증이든 관계없이 동일하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어쩔 수 없이 짧게 진찰을 한 뒤 세부 사항은 각종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선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검사비도 내야 했다. 이에 복지부는 15분 심층진료 시범사업의 외래 진찰료를 기존보다 4배 가까이 높은 9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그럼에도 환자 부담금은 2만∼3만 원으로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15분 심층진료가 정착되면 의사는 1시간에 환자 3, 4명만 보면 된다. 이렇게 되면 의사가 직접 진찰하는 청진기 검진 등 신체 진찰도 가능하다. 다만 복지부는 ‘15분 심층진료’ 이후 대학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15분 진료 적용 환자를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타 의료기관에서 진료하기 어려운 중증 희귀 질환자나 진단이 어려운 중증 의심 환자가 그 대상이다. 원칙적으로 초진 환자만 15분 진료가 가능하지만 소아 희귀 질환자의 경우 직계가족의 유전 상담이 필요한 만큼 재진도 15분 진료를 인정할 계획이다. 15분 심층진료의 시범사업 대상은 국내 상급종합병원으로 한정돼 있어 2차 종합병원은 참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2차 병원인 순천향대 서울병원과 서울시 보라매병원 등도 15분 진료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상급종합병원 기준이 풀리면 15분 심층진료가 전국 종합병원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보라매병원 김병관 원장은 “암 같은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충분한 진료가 필요한 만큼 종합병원급으로 대상 병원을 확대한다면 15분 심층진료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현재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차후 수요를 확인한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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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 대신 교수 초진… 1시간 빨라진 응급실

    이렇게 낯선 서울대병원 응급실 모습은 처음이었다. 낮에도 50명 넘게 대기 환자가 대기실 복도를 가득 메우고 응급실 안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로 어수선하기 그지없어야 할 서울대병원 응급실인데 6일 오후는 달랐다. 중증환자 전담 진료구역을 재정비하느라 병상 20개가량을 치웠는데도 대기 환자는 서너 명 정도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을 만큼 응급실 안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이날 오후 2시 응급실에 실신 환자 이모 씨(62)가 실려 왔다. 흔한 스트레스성 실신으로 보였지만 급성 심장질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평소라면 인턴, 전공의를 차례대로 거쳐 응급의학과 교수가 정밀 검사를 결정하기까지 아무리 빨라도 1시간 이상 걸렸을 일이다. 하지만 이날 이 씨는 응급실에 도착해 곧장 담당 교수의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진료와 검사 결과 “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씨의 부인 오모 씨(52)는 “예전엔 응급실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퇴원한 적이 있는데 의료진 여러 명이 한 번에 최종 결정을 내려주니 응급실에서 힘들게 기다리는 고생이 없었고 믿음도 갔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응급환자를 처음부터 인턴이나 전공의가 아닌 교수가 직접 진료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을 4일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 전담 교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정도 근무한다. 이 씨는 응급의학과 교수와 전공의, 인턴,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팀 덕분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이전과 달리 훨씬 빠르게 최종 진단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꼭 필요한 검사는 더 신속하게 받았고, 불필요한 검사는 줄었다. 이 시스템은 응급실의 과밀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전공의 송은곤 씨(32)는 “교수의 진료 모습을 옆에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장점까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응급실에 한 해 동안 환자들이 머문 시간의 총합을 ‘병상 수×365일×24시간’으로 나눈 ‘과밀도지수’가 2015년 182.3%로 전국 1위. 이는 병상이 100개인 응급실에 환자가 가득 들어차고도 평균적으로 항상 8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2위인 전북대병원(140.1%)과의 격차도 컸다.   ▼ 가슴 통증 환자 오자… 흉부외과와 협진 곧바로 수술 들어가 ▼ 인턴이 먼저 진료한 뒤 전공의에게, 다시 교수에게 보고해야 하는 절차 탓에 그러잖아도 몰려드는 응급환자가 수술이나 입원 등 실질 조치를 받기까지의 시간이 평균 20시간, 길게는 3일까지 걸렸던 것이다. 실제로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 시행 직전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응급실 병상이 꽉 차 20여 명의 환자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빈 병상이 있어야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 심한 어지럼증으로 온 최모 씨(76)는 3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응급실로 들어왔다. 이어 먼저 인턴이 10여 분간 진료한 뒤 뇌 부위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고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보고했다. 전공의는 내려와 20여 분 동안 최 씨를 진료한 뒤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뇌척수액 검사를 계획했다. 6시간이나 기다린 뒤 나온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런데 응급실 경과 관찰 중 발열이 확인됐다. 전공의는 이러한 상황을 담당 교수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 씨는 결국 소변검사에서 세균 감염 의심 소견이 나와 최종적으로 패혈증으로 진단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진료와 검사 및 입원까지 걸린 시간은 총 12시간이었다. 최 씨 보호자는 “3명의 의사가 차례로 와서 같은 질문을 또 하고 해서 솔직히 불안하기도 했고 짜증도 조금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급의학과 김도균 교수는 “최 씨의 경우 경험 있는 교수가 바로 진료했더라면 초반부터 폭넓은 감별진단을 제시한 뒤 관련된 검사 등을 통해 진료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팀 진료 덕에 특히 뇌혈관 및 흉통 환자 진료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4일 응급실을 찾은 흉통 환자 오모 씨(52)의 경우 응급의학과 교수가 초음파 검사로 대동맥 박리를 의심해 흉부외과에 연락해 바로 정밀 검사를 요청했고, 혈압 조절 시술로 증상 악화를 막으며 과거보다 적어도 2시간 빠르게 수술에 돌입할 수 있었다. 병원 측은 이번 응급실 전담교수제 도입을 계기로 과밀도지수를 10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는 비율은 현재 35%에서 올해 말까지 50%, 내년엔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이 진료 시간을 단축시키고 실제 환자의 생존율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교육기관병원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응급실 진료교수 제도인 만큼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엄격한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응급실에 골절 등의 환자가 많이 찾는 만큼 응급의학전문의 인력 추가 확충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인력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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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대병원, 교수가 직접 응급실 진료

    최근 두통으로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박모 씨(63). 박 씨를 진료한 인턴은 과거에 두통이 없었던 만큼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 필요하다고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보고했다. 20분 후 응급실로 온 이 전공의는 뇌 CT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담당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보고했다. 교수는 뇌척수액 검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뇌출혈이 의심되자 전공의는 다시 신경외과 전공의에게 협진을 의뢰했다. 신경외과 전공의는 응급실을 찾아 박 씨를 진단한 뒤 신경외과 교수에게 보고했다. 신경외과 교수는 전화로 추가 검사와 입원을 지시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일반 대학병원 응급실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9월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선 이런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응급환자를 인턴이나 전공의가 아닌 교수가 직접 진료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을 9월 1일부터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응급의학 전문의의 초진과 응급실 전담 임상 교수의 협진이 본격 실시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응급실 진료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진료시간이 짧아지고 검사 비용도 줄어든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응급환자 초진을 담당할 응급의학과 교수를 1명 충원하고 협진 교수로 내과 2명, 외과 1명, 신경외과 1명, 신경과 1명 등 모두 5명의 전담교수를 임용한다. 전담교수들은 주간에 응급실에 상주하고 야간엔 해당 진료과의 교수들이 협진을 한다. 현재 전담교수가 외래 없이 응급실에만 상주하는 대학병원은 국내에 없다. ‘서울대병원의 실험’이 성공하면 다른 대학병원의 응급진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는 “협진 교수가 즉각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결정하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을 도입하면 촌각을 다루는 응급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자들이 오랫동안 응급실에 대기하는 불편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이 정착되면 ‘2-3-6-12 골든타임 응급진료’가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 도착 △2시간 내 응급의학과 전문의 초진 △3시간 내 해당 진료과와의 협진 완료 △6시간 내 환자 진료 방향 결정 △12시간 내 응급실 퇴실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응급실에서 1∼3일을 대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신 교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를 통해 응급실 전문의 초진율을 지난해 34%에서 올해 50%, 내년 9월까지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해당 진료과 전문의와의 협진율도 지난해 20%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7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이 대학병원의 중요한 기능인 전공의 교육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응급진료팀제’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전담교수와 전공의, 인턴, 간호사, 응급구조사를 한 팀으로 묶어 응급환자 진료에 동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공의와 인턴 교육이 소홀해지는 부작용을 막겠다는 얘기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대형병원의 응급실 과밀화 현상이 심각해 중증 응급환자가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이 정착되면 권역응급센터로서 신속한 양질의 응급진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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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동아]NGS 검사 기반 정밀의료 시대 열리다

    개인의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질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환자마다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하는 정밀의료가 가능해지면서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가 있습니다. NGS는 주로 암유전자 분석과 그에 따른 처방 선택에 활용되고 있는데요. 암이라는 게 원래는 정상이던 유전자에 후천적으로 변이(DNA 서열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가 생겨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암조직의 DNA 분석은 해당 암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의 브로카(BRCA) 유전자 검사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BRCA 유전자의 변이 유무가 여성이 평생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NGS 검사를 통해 유전자 변이에 따른 표적 검사로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모든 환자들에게 같은 약을 처방했던 과거와 달리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도 이러한 기술혁신에 부응해 2017년 3월 국가보험이 적용된 병원에서의 NGS 유전자 분석시대를 열었습니다. 환자부담금이 기존의 50% 수준인 저렴한 비용으로 140개의 유전자를 분석을 할 수 있어 NGS 검사에 대한 일반 환자의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2017년 8월 현재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같은 대학병원은 물론이고 진단검사 전문기관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해 보험 적용이 가능한 최종 검사 기관으로 선정된 22개의 병원에서 NGS 장비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현재 NGS 시장의 선두주자는 ‘써모피셔 사이언티픽’과 ‘일루미나’인데요. 이 두 기업은 의료기기로 등록된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구 시장에서는 대량의 샘플을 분석하여 데이터를 구축하는 일루미나의 대용량 분석 장비가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진단 시장은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 ‘Ion S5 시스템’이 우세합니다. 검사 기관에서는 소규모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적은 양의 샘플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소형 장비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정밀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의 정밀의료는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한국인의 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기반으로 실제 암 환자들의 유전체 정보 분석 및 데이터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임상시험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 역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 정밀의료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처방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암치료제 적용 확대 등을 추진하는 제도가 보완돼야 합니다. 물론 더 많은 유전정보 기반의 처방이 가능한 최신 암치료제의 개발과 승인이 절실합니다. 최신 표적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사용될 수 있어야 비로소 NGS 유전자 검사의 가치가 발휘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 20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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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료진 지나치기 쉬운 ‘정상수치 이상’, AI는 콕 집어내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김모 씨(60). 수술 뒤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했다. 수술 직후 혈액검사에서 신장 기능 수치는 dL당 1mg으로 정상(1.4mg 이하)이었다. 만약 이 수치만 보고 퇴원이 결정됐다면 김 씨는 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 개발한 ‘급성신장손상 감시 인공지능(AI) 시스템’ 덕분에 김 씨는 곧바로 추가 치료를 받았다. 이 시스템이 김 씨의 신장 수치는 정상이지만 주치의에게 급성신장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AI 시스템이 김 씨의 6개월간 혈액검사 결과를 분석했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급성신장손상 환자를 상대로 국내 처음으로 AI 기술을 도입해 임상에 활용한 결과 치료 회복 가능성이 70%나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컴퓨터가 환자의 신장 기능 상태를 파악해 의료진에 알려주고, 그에 따른 치료 효과를 측정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진호준 교수팀은 2014년 6월 병원 의료정보팀과 함께 ‘급성신장손상 감시 AI 시스템’을 개발했다. 두 교수팀은 AI 시스템 도입 이전인 2013년 1월부터 1년간 찾아온 입원 환자 2만1554명과 시스템 도입 뒤 2014년 6월부터 1년간 찾아온 입원 환자 2만5000여 명을 분석했다. 이들 입원 환자 중 AI 시스템 도입 전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한 환자(1884명)와 도입 이후 환자(1309명)의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시스템 도입 이후 신속 치료가 이뤄진 환자가 4.29배 늘었다. 또 급성신장손상의 회복 가능성은 70%나 높아졌다. 반면 급성신장손상이 상당히 진행돼 투석을 요구하는 중증 신장 손상을 유발할 위험은 시스템 도입 이후 14% 감소했다. 이 AI 시스템은 환자의 최근 6개월간 혈액검사 수치를 분석해 입원 후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즉시 감시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급성신장손상을 진단하게 한다. 또 신장 손상 정도를 3단계로 분석해 주치의에게 바로 알려주고 신장내과 협진까지 연계시켜 준다. 급성신장손상은 신장 세포가 손상돼 신장 기능이 약화되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투석을 해야 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급성신장손상의 사망률은 50%에 이른다. 김세중 교수는 “기존엔 급성신장손상을 간과하지 않으려면 의사가 직접 환자의 이전 신장 기능 검사 결과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며 “이 때문에 환자의 신장 기능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연간 입원 환자가 40만여 명에 달해 과거 검사 결과 대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AI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입원 환자 전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AI를 질환 진단에 활용하면 병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위험이 줄어들고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대학병원들이 의료용 AI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뷰노 등 국내외 소프트웨어 업체와 함께 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뇌파를 이용해 뇌전증 발생 지점을 예측하는 알고리즘도 설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진료과별로 각기 다른 환자의 입력 정보를 통일해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세의료원은 아토피와 당뇨병, 수면장애 등을 진단하거나 치료법을 제안하는 소프트웨어를 100건 이상 개발한다는 목표로 ‘한국형 왓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의료용 AI 개발은 주로 진단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미 구글의 ‘텐서플로’처럼 무료로 공개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다. 또 슈퍼컴퓨터급의 서버를 아마존 등으로부터 대여해 사용할 수도 있다. 핵심은 양질의 의료용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다. 국내 병·의원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개방성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대한의료정보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관건은 데이터”라며 “의료용 AI가 발전하려면 표준화된 환자 데이터를 충분히 쌓아 활용할 수 있도록 법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AI 시스템은 초기 단계인 진단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입원 환자의 신장 손상을 미리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지침을 해당 의사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장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미국 신장질환 저널(American Journal of Kidney Diseases)’ 최신호에 발표됐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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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의사 부족과 싸우는 외상센터… 9곳중 전담의 20명 채운곳 ‘0’

    최근 늦은 밤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김모 씨(30)는 길을 가다가 부딪친 사람과 싸움이 붙었다. 급기야 상대방은 칼을 꺼내 김 씨의 심장 부위를 찔렀다. 쓰러진 김 씨는 급히 인근의 A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쏟아진 피가 심장 주위를 압박해 심장이 멈춘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날 마침 외상센터엔 심장 담당 흉부외과 의사가 당직을 선 덕분에 김 씨는 곧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목숨을 건졌다. 외상센터 관계자는 “인력이 모자라 흉부외과 전문의 중 심장 담당과 폐 담당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데, 마침 그날은 심장 담당 전문의였다”며 “환자가 정말 운이 좋았다. 사실 병원으로선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상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권역외상센터가 심각한 인력난과 싸우고 있다. 높은 업무 강도로 전담 전문의 인력을 제대로 갖춘 센터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등으로 인한 다발성 골절, 출혈 환자를 병원 도착 즉시 치료할 수 있도록 한 외상 전용 전문치료기관이다. 가천대길병원, 단국대병원, 목포한국병원, 원주기독병원, 부산대병원, 아주대병원, 울산대병원, 을지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9곳이 운영 중이다. 2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권역외상센터 현황에 따르면 을지대병원의 전담 전문의 인력은 8명에 불과하다. 외상센터는 최소 20명의 전담 전문의를 둬야 한다. 단국대병원과 전남대병원도 전담 전문의가 각각 11명뿐이었다. 특히 단국대병원 아주대병원 울산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곳은 외상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흉부외과 의사가 1명에 불과했다. 단국대병원에는 신경외과 의사도 1명뿐이었다. 가천대길병원 목포한국병원 부산대병원은 전담 전문의가 18명으로 다른 외상센터에 비해 많은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기준치에는 못 미쳤다. 부산대병원은 외상센터 중 가장 많은 13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증외상 환자를 900명이나 치료했다. 아주대병원은 두 번째로 많은 100병상을 갖고 있다. 나머지 센터는 모두 외상 중환자실 병상 20개와 외상 입원실 병상 40개 등 모두 60개 병상을 두고 있다. 전담 전문의를 20명 두게 한 건 병상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최소 인원이 20명이라는 판단에서다. 을지대병원은 전담 전문의가 부족하다 보니 다른 병동에서 파견한 지원 전문의가 외상센터 당직을 대신 맡고 있다. 이진석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 부센터장은 “지원 전문의는 본인이 다음 날 외래나 수술이 잡힌 경우가 많아 외상 진료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외상센터 내 부족한 인력을 겨우 메워 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해 이직하거나 외상 진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통 한 달에 8∼10일 정도 당직을 서야 하고, 당직 다음 날에도 출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박찬용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부센터장은 “정부가 전담 전문의들에게 매달 1000만 원을 지원한다지만 이 중 100만 원을 교육비로 떼고 세금을 제하면 월 실수령액은 500만∼600만 원 수준”이라며 “정부 지원금도 5년간 한시적이어서 지원이 끊기면 외상센터를 유지할 수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간호사나 보조 인력의 이직이 잦은 것도 문제.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과 교수는 “간호사 1명이 중증 환자 1명을 돌봐야 정상인데 한국은 통상 병원마다 간호사 1명이 중증 환자 2, 3명을 돌본다”며 “업무 강도가 높아 간호사 이직률이 30∼40%나 될 정도”라고 했다. 이어 “의료진에 대한 재정 지원뿐 아니라 간호사 인력 확충에도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은 5년마다 갱신되는 응급의료기금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5년 뒤에 지원이 끊기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 외상 관련 수가를 분석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수가를 더 인상할 수도 있다. 외상 외과 전문의도 꾸준히 양성하겠다”고 밝혔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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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72시간의 저체온 요법 사투… 84명의 신생아를 살리다

    김모 씨(30)는 최근 동네 산부인과 병원에서 38주 만삭으로 14시간 산통 후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는 울지 않았고 피부는 창백했다. 사지는 축 늘어졌다. 인근 종합병원으로 급히 보내진 아기는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인공호흡기와 모니터를 달고 차가운 매트 위에서 72시간 동안 저체온 요법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입원 2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아기를 살려낸 저체온 요법은 저온의 패드를 이용해 신생아의 체온을 33.5도로 낮춰 3일 동안 온도를 유지한 뒤 서서히 체온을 다시 높여주는 치료법이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윤영아 교수팀이 2012년부터 5년간 김 씨 아기처럼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으로 입원해 저체온 치료를 받은 신생아 환자 102명을 18개월까지 관찰한 결과 82.4%인 84명이 정상적으로 성장했다. 저체온 치료가 뇌신경 보호에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이번 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신생아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의사와 부모가 알아야 할 요법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태아의 뇌에 혈액이나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심한 뇌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선진국에서 신생아 1000명당 1∼4명이 발생할 정도로 많다. 이를 방치하면 사망률이 15∼25%에 이르고 생존하더라도 30∼50%는 뇌성마비, 간질, 발달지연 등의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뇌에 저산소증이 생기면 대개 연쇄 반응으로 2차 뇌손상이 뒤따른다. 즉, 뇌의 염증 반응에 이어 뇌가 붓고 뇌세포가 죽는 등 심각한 뇌손상을 입는다. 설혹 아기가 생존하더라도 후유증을 평생 안고 가야 한다. 저체온 요법은 몸을 차갑게 해서 뇌에 생긴 염증을 막아 뇌의 2차 손상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체온 요법은 성인 치료에는 상대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심정지로 산소공급이 중단된 뒤 심장 활동은 회복됐지만 치명적인 뇌손상으로 인한 혼수상태를 보이는 환자에게 많이 사용된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영아 교수는 “외국에서는 2005년부터 신생아 저체온 요법을 시작했고 2010년에 이미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도입돼 널리 사용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신생아 치료에 도입된 지 불과 5년 정도밖에 안 돼 의사나 부모가 이런 치료법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골든타임 6시간 내에 치료받아야 신생아 저체온 요법은 성인과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성인에겐 환자의 체온을 24시간 동안 32∼34도 정도로 낮췄다가 점차 높이지만 신생아는 33.5도에서 72시간 동안 유지한다.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은 아직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아 태어날 때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담당 산부인과나 소아과 의사가 먼저 출생 직후부터 신생아의 상태를 파악해줘야 한다. 만약 아기가 태어날 때 △호흡을 힘들게 하거나 △입술과 피부가 푸른빛을 띠는 청색증이 있거나 매우 창백한 경우 △몸이 축 늘어져 힘이 없거나 △팔다리를 움찔거리는 경련을 보이면 일단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치료 골든타임인 6시간 내에 바로 큰 병원으로 가서 저체온 요법을 받아야 신생아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경학적 후유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치료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출생 후 6시간이 지나면 돌이키기 어려운 2차 뇌손상이 진행돼 저체온 요법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성 교수는 “현재로서는 저체온 요법만이 신생아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환자가 발생하면 속히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6시간 이내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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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친구 많을수록 골다공증 위험 높다”

    친구가 없는 사람보다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골다공증(뼈엉성증)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이례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면 운동량도 많아 뼈 건강이 좋을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교류 인원은 4명까지가 적절하다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와 사회학과 염유식 교수팀은 서울, 경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여성 1846명을 대상으로 ‘좋은 일 또는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교류 인원)이 최근 1년간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다. 이를 바탕으로 소셜네트워크 인원(교류하는 사람의 수)과 골밀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31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류 인원이 1명일 때는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평균 47.8%였다. 이어 4명일 때는 최저점인 36%까지 떨어졌다. 흥미로운 대목은 교류 인원이 5명으로 더 늘어나자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42.1%로 다시 올랐다는 점이다. 6명일 때는 그 확률이 55.2%까지 치솟았다. 교류 인원이 1명일 때보다 6명일 때 골다공증 위험이 더 컸던 것. 염 교수는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활발하면 그만큼 활동력도 증가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예측을 뒤엎는 결과”라며 “친구가 많으면 장점도 있지만 친밀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에는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친밀도 조사를 병행했다. 그러자 교류 인원이 6명이라도 친밀도가 낮은 경우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은 최대 80%까지 올라갔다. 반면 같은 인원과 교류해도 친밀도가 높으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30∼45%로 낮았다. 염 교수는 “친밀도가 낮은 상태에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본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친밀도가 높지 않은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하려 할 때 심적 부담을 갖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사회적인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장 부위에 있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뼈를 만드는 세포의 기능을 막아 뼈 건강을 악화시킨다”며 “나이가 들수록 친구의 숫자보다는 만나면 좋고 행복한 관계가 많을수록 노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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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억세게 운좋은 ‘폐이식 수술’ 50대 환자 살린 3번의 행운

    대한민국에서 지금 이 남자보다 더 ‘행복한 환자’가 있을까. 주인공은 김상훈 씨(53). 고난도의 폐 이식 수술을 받기까지 그에겐 뜻하지 않은 행운이 연이어 찾아왔다. 의료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1억 원가량의 수술비를 지원받게 됐고, 국내 시립병원 사상 처음으로 폐이식팀이 구성됐다. 여기에 4일 만에 나타난 폐 기증자까지…. 죽음을 앞둔 그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27일 서울시 보라매병원 입원실에서 만난 김 씨는 “빨리 회복해 위암과 대장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 곁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이달 8일 13시간 동안 폐 이식 수술을 받은 그의 걱정은 오로지 어머니 건강이었다. 그는 다음 주에 퇴원할 예정이다. 일용직 근로자로 그날그날 생활비를 마련해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김 씨는 3년 전 호흡이 힘들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원인을 모른 채 폐가 딱딱하게 굳는 병이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질환이다. 휴대용 산소 호흡기가 없으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올해 들어 폐 기능이 갑자기 악화된 김 씨는 담당 의사로부터 폐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수술비용만 1억 원 가까이 들어 김 씨로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차라리 죽음을 기다리고 말겠다는 체념을 하고 있을 때 첫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김 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동작구보건소의 도움으로 ‘구(區) 안전망 강화 사업’ 취약계층 의료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1억 원에 가까운 수술비 전액을 지원받게 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동작구에는 폐 이식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그런데 두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서울대병원에서 폐 이식을 전공한 흉부외과 황유화 교수(37·여)가 3월 보라매병원으로 옮기면서다. 병원은 김 씨를 수술하기 위해 황 교수를 중심으로 호흡기내과와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 진료팀 등으로 폐이식팀을 꾸렸다. 국내 시립병원으로서는 첫 시도였다. 지난달 26일 보라매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폐 이식 가능 병원 승인을 받아 냈다. 일사천리처럼 일이 진행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폐 기증자를 찾는 일이었다. 이 와중에 김 씨의 상태는 이달 4일 급속히 악화됐다. 김 씨는 인공심폐기(에크모)에 의지해야 했다. 병원에선 폐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의료진은 기증자를 찾기까지 최소 한 달가량을 예상했다. 김 씨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때 믿을 수 없는 세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김 씨가 인공심폐기를 단 지 불과 4일 만에 폐 기증자가 나타났다. 김 씨에게 찾아온 놀라운 행운이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체계와 한 단계 높아진 공공의료 서비스 같은 사회적 시스템이 장기기증 문화의 확산과 맞물려 이뤄낸 의미 있는 결과이다. 황 교수는 “장기 이식 수술에서 가장 어려운 부위가 폐”라며 “폐 기증자가 나타나도 실제 폐를 이식할 수 있는 확률은 15∼20%에 불과하다. 김 씨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수술을 받게 돼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제 김 씨는 호흡재활 치료와 면역억제제 복용 등 통원 치료를 받으면 된다. 김 씨는 “폐 이식을 받고 무사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관리에 유념해 다시 찾은 행복을 잘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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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 전문가 도움 받으면 효과적으로 성장 가능”

    최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피의자 A 양(17)이 자폐성장애질환인 아스퍼거 증후군인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아스퍼거 증후군, 정확하게 무엇인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란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즉,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 ‘볼펜 있어요?’라고 물으면 ‘있어요’라고 대답하고는 그냥 가 버릴 수 있다. 볼펜을 빌려 달라는 뜻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대개 국내 인구의 1% 전후가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나. “말을 잘하지만 사회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대화를 잘 이어가기 힘들다. 눈 맞춤이나 표정,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어려워한다. 타인과 잘 공유되지 않는 관심사를 추구하며 변화를 싫어한다. 또 자신만의 규칙이나 스케줄을 고집하며 소리 빛 등 특정한 감각에 대해서 너무 예민하거나 둔감하다. 지나치게 쉽게 불안해하거나, 강박적이거나, 틱이나 주의집중력 장애 등을 함께 가진 경우도 많다.” ―범죄인이 되기 쉽나. “아니다. 일반 인구에 비해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그 진단을 가진 사람이 모두 그 사람과 유사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하나. “아니다. 대부분 친분을 맺고자 하는 욕구를 많이 느끼지만 관계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기술이 서툴고, 타인이 보내는 사회적 신호(비언어적 의사소통, 표정, 행동이 내포하는 메시지 등)를 잘 읽지 못해 실제 관계가 지속되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오는 감각적인 자극(소리, 냄새, 촉감 등)을 견디기 어려워해 사회활동을 잘 못하기도 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나. “아니다. 아마 영화나 드라마 등의 픽션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 오해일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도 모든 희로애락을 똑같이 느낀다. 다만,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명료하게 구분해서 말로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것은 좀 어려울 따름이다. 어떤 감정은 조금 약하게, 어떤 감정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본인 혹은 부모가 노력하면 완치되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부모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노력과 눈물로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주변에서 특성 자체를 잘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마음을 갖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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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분 진료 ‘신뢰 바이러스’ 널리 퍼지길”

    “3년 전 외래에서 70대 할머니를 진료하다가 마침 그날 그분의 남편이 지병으로 사망한 걸 알게 됐어요. 손이라도 꼭 잡고 위로해 드리고 싶었는데…. 뒤에서 기다리는 환자들 때문에 약 처방만 해주고 ‘3개월 뒤에 오세요’라고만 했어요. 그땐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20일 오후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외래에서 만난 임재준 교수(48)는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초진 환자 오래 보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2015년 3월부터 서울대병원 최초로 초진 환자 15분 보기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4개월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임 교수는 “교과서에는 환자의 병력을 자세히 청취하고 신체 검진 등을 통해 환자를 진단하라고 돼 있지만 3분 진료로는 불가능했다”며 “15분 진료를 통해 후배들에게 가르친 대로, 또 제가 배운 대로 환자를 봤고 그러다 보니 자긍심도 높아졌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아니) 환자가 검사를 덜 받아도 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월, 수요일에는 기존 외래 진료를 하고, 목요일 오후엔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를 한다. 원래 없던 진료를 새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병원에선 임 교수에게 진료 공간과 간호사를 지원해줬다. 평소엔 환자를 1시간당 10∼15명 정도 보지만 15분 진료 때는 1시간에 3, 4명만 본다. “꼭 무의촌(無醫村)으로 멀리 떠나 진료하는 것만이 의료봉사인가요. 평소 시간을 내서 환자를 추가로 진료하는 것도 일종의 의료봉사가 아닐까요.” 임 교수의 15분 진료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 다른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결핵 환자들이다. 이들은 질환의 경과에 대해 속 시원한 설명을 듣고 싶어 굳이 다시 임 교수를 찾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의사랑 대화하는 게 처음이다’ ‘몰랐던 것을 알게 돼 속이 너무 시원하다’며 고마워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임 교수의 15분 진료에 동료 의사들도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선천성 질환이 많은 소아정형외과, 소아심장, 소아신경 분야 동료들의 관심이 많다고 한다. 선천성 질환은 진단이 어려워 오랫동안 진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꼭 15분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며 “시간이 더 걸릴 때도 있고 덜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환자랑 여유 있게 대화하는 것”이라며 “‘긴 진료’가 ‘행복 바이러스’처럼 다른 대형병원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적정한 수가를 책정해 15분 진료를 해도 병원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많은 병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의사들이 자기 욕심만 차린다고 삐딱한 시각으로 보는 환자도 있는데, 서로 대화가 부족해 생긴 오해”라며 “15분 진료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를 쌓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환자 오래 보기 전도사로서 많은 병원이 동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9월부터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알레르기내과, 신경외과, 유방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신경), 소아청소년과(심장), 소아청소년과(신장) 등 11개 과에서 15분 진료 보기 시범사업을 1년 동안 펼친다(본보 7월 20일자 A1면 참조).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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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대병원 ‘3분 진료’ 깨기… 환자 15분 본다

    종합병원에서 3시간을 대기하고도 의사에게 무엇 하나 제대로 묻지 못한 채 3분 만에 눈치만 보며 쫓겨나다시피 진료실을 나서야 하는 관행이 개선될 수 있을까. 서울대병원이 환자당 평균 진료시간 3분을 5배로 늘려 ‘15분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은 9월부터 11개 과(科)에서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 보기’를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진료 교수가 개인 의지로 진료 시간을 늘린 적은 있지만 병원이 직접 15분 진료를 공식화한 것은 국내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이다. 하루 외래 환자 수가 9000∼1만 명 정도 되는 종합병원의 평균 진료 시간은 현재 3분이다. 15분 진료 보기를 시범 실시하는 과는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알레르기내과 신경외과 유방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신경) 소아청소년과(심장) 소아청소년과(신장) 등 11개 과다. 성인 환자뿐 아니라 소아 환자의 진료 시간을 늘리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초진환자 진료 시 시간당 환자 3명을 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료하겠다”며 “소아과는 특히 희귀 난치성 환아가 많아 외래에서 더 오랫동안 진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가 차분하게 오래 진료하면 환자 정보를 더 많이 알 수 있어 그만큼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환자는 진료비까지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서울대병원은 1년간 시범사업 이후 내부 평가를 통해 어린이병원과 내과, 외과 등으로 ‘15분 진료’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종합병원도 서울대병원의 실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이들 병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윤도흠 연세대 의료원장은 “15분 진료는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며 “종합병원이 경증 외래 환자로 수익을 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만약 수가만 제대로 책정된다면 우리 병원도 15분 진료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15분 진료 실험’의 수혜 환자는 시범 실시 기간 하루 50여 명으로 예측된다. 서울대병원을 찾는 전체 초진환자 500여 명 중 15분 진료에 참여하는 11개 과의 환자는 약 10%다. 이 병원에서 2년 반 동안 본인 의지로 매주 목요일 오후 환자 1인당 15분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환자의 병력이나 기존 검사 이력, 영상검사 결과 등을 살펴보고 신체 검진과 청진을 하는 등 기본 진찰만 해도 15분이 금방 지나가지만 환자 대부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15분 진료 환자들의 평균 진료비는 15만6272원(검사비 7만8919원 포함)이었다. 반면 진료시간이 짧은 환자들의 평균 진료비는 20만4005원(검사비 16만1866원)으로 15분 진료 환자보다 검사비로 두 배 이상을 썼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진료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의료 수가도 이에 맞춰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3분 진료 시 수가는 2만6700원으로, 이 중 환자가 1만8000원에서 2만 원가량을 부담한다. 15분 진료 시 예상 수가는 9만3000원 정도다. 진료시간이 늘어도 부담률을 크게 낮춰 환자가 실제 내는 비용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친 뒤 다음 달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수가를 결정할 예정이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대병원의 ‘환자 15분 진료’ 참여 교수호흡기내과(임재준) 내분비내과(김정희)알레르기내과(강혜련) 신경외과(김용휘 김치헌)소아정형외과(조태준) 소아청소년과·심장(김기범)소아청소년과·신경(채종희) 소아청소년과·신장(하일수)유방외과(문형곤)피부과(정진호) 산부인과(김석현)}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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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동아]‘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환자 ‘삶의 질’ 높인다

    어렸을 때 맞은 주사의 안 좋은 기억은 성인이 돼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병원 가기를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 때문에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입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완치의 개념이 없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죠.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적게는 하루에 1번, 많게는 하루에 4번까지 주사를 맞습니다. 통증 외에도 냉장 보관의 어려움, 타인의 시선 등 환자들이 느끼는 주사의 부담감은 상당히 큽니다. 주사 치료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최근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근육에 약물을 주입해 천천히 혈액으로 방출되도록 하거나 분자 구조를 키워 신장에서 배설을 지연함으로써 약효 기간을 늘리는 치료제입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1주일에 한 번’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제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릴리의 ‘트루리시티’라는 치료제가 그것입니다. 당뇨병 주사 치료제라고 하면 흔히 인슐린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트루리시티의 성분은 ‘GLP-1 유사체’입니다. 이는 식사를 하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을 억제합니다. 처음 개발 당시에는 하루에 2회씩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분자 구조를 키워 배설을 지연시키는 기술을 활용해 지금은 1주일에 1회로 투여 주기가 길어졌습니다. 당뇨병 환자들로선 치료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천식 질환 환자는 그동안 흡입형 치료제부터 경구용 치료제, 패치형 치료제까지 여러 투여 경로를 활용한 약물을 투여해 왔습니다. 이 중 천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제는 흡입형 제제입니다. 문제는 환자가 이를 늘 소지해야 하고, 흡입기 용량 조절이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이들에게도 희소식이 있습니다. 한독테바는 지난해 월 1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싱케어’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천식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싱케어는 올해 말 국내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또 다발성경화증(애브비·바이오젠의 ‘진브리타’), 혈우병(녹십자의 MG1121A), 성장호르몬(한독·제넥신의 GX-H9) 주사제 등도 ‘효과는 오래, 투여주기는 길게’ 유지하는 장기 지속형 개발이 한창입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질환 치료에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likeday@donga.com}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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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진한]서울대병원 죽어야 산다 Ⅱ

    “후배가 이렇게 병원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 되겠어? 긍정적인 기사도 많은데 말이야!” 지난번 이 칼럼을 통해 ‘서울대병원 죽어야 산다’라는 제목으로 서울대병원의 내부 이기주의를 지적했더니 한 노교수는 후배인 나에게 이렇게 호통쳤다. 물론 동문으로서, 또 개인의 얼굴을 보면 미안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름값만 앞세워 온 서울대병원의 문제를 잘 지적했다’ ‘속이 후련하다’ 같은 내부 교수 응원과 독자 격려도 많았다. 그 후 3주가 지났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기대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물이 있었다. 우선 이비인후과, 외과 등의 과 간 비협조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갑상선암센터가 두 곳이었던 문제는 협의를 통해 올해 안에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환자들은 더 이상 어느 갑상선암센터로 가야 할지 헷갈리지 않아도 된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서울대치과병원에 갈 때 가까운 곳이지만 ‘앰뷸런스’를 타야만 하는 환자의 불만은 9월부터 해결된다. 병원이 치과 의사를 고용해 환자가 굳이 치과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내에서 해결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 교수가 자신의 진료실을 옮길 수 없다며 버티는 바람에 가로막혔던 수술실 확장 공사는 10월에 시작된다. 또 병원과 치과병원 사이에 지하통로를 만들어 휠체어나 침상 이동만으로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니 그렇게 오랫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들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합의를 통해 바로 실행에 옮겨지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울대병원 시스템이 이렇게 유연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과거엔 각 과 사이의 알력으로 인해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날 칼럼 덕분에 남아 있던 문제까지 한 번에 정리된 듯하다”며 “또 학연과 지연을 따지던 세대가 정년퇴임 등으로 물러난 것이 큰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하여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이런 변화는 참 반가운 일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의 생태문화를 ‘파괴의 문화’라고 한다. 서울대병원도 이번 기회에 더 파괴적인 변화로 나가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환자에게 불편한 시스템이 여전히 많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가 가장 대표적이다. 하루 외래 환자를 200∼300명이나 보는 교수도 있다. 환자와 눈을 마주칠 틈도 없다. 평소 의료진에 대한 불신 때문에 큰 병원을 찾아가 ‘최고 명의’에게 하소연을 하고 진단을 받아보려는 환자가 많지만 이들의 기대는 ‘3분 진료’에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개인 의지로 2년 반 동안 초진 환자를 15분 동안 진료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임재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지 의사의 설명을 듣고 싶어 불편함을 무릅쓰고 찾아온 환자도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긴 진료 덕에 환자 궁금증이 풀리고 의사는 더 정확한 진찰로 불필요한 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사 개인의 의지로 환자들을 진료한 결과다. 수익만 따지지 않는 병원 측의 인내도 이런 진료 시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 서울대병원은 지하 1층에 2018년 12월 완공 계획으로 첨단외래센터를 짓고 있다. 병원 측은 그곳에 환자가 움직이는 ‘셀프서비스’가 아닌 의료진의 ‘풀서비스’ 개념의 완전히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환자가 뒷전에 밀려 있던 서울대병원에 새바람이 부는 모양이다. 사람이 움직이고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면 서울대병원은 진정한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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