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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은 최근 제8회 응씨배 결승 5번기 중 1, 2국을 뒀다. 중국 탕웨이싱 9단과의 대결에서 1국은 대역전승했으나 2국에선 아쉽게 패배해 1승 1패. 특히 2국에선 ‘한 점’(응씨 룰에 따른 계가)을 이겼으나 제한 시간 초과로 2점 벌점을 두 번 받는 바람에 거꾸로 ‘석 점’을 졌다. 10월 22일부터 열리는 3∼5국에서 박 9단이 선전하기를 기원한다. 좌상 귀에서 박 9단은 백 30, 32의 정확한 수순으로 흑을 압박한다. 흑은 33으로 안간힘을 쓰며 버티지만 백 34로 침착하게 막자 다음 행마가 마땅치 않다. 피부가 하얀 조한승 9단은 바둑이 여의치 않으면 얼굴이 붉게 물드는 데 아마 이때 이미 붉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흑 35는 타협책. 참고도 흑 1로 끊어 일전불사를 결행하면 어떻게 될까. 흑 7, 9로 나가면 백의 약점이 많아 뭔가 수가 날 듯한데 ‘될 듯 될 듯’ 안 된다. 우변 흑 5점이 잡힌 상태에서 상변 쪽 흑은 아직 미생이어서 미래가 없다. 실전에서 백은 36으로 흑을 잡고 대신 흑은 좌변을 돌파했는데 백이 초반부터 비교적 크게 이득을 봤다. 백 40도 좋은 수. 왜 좋은지는 다음 보에서 밝혀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다가설 때만 해도 조한승 9단은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었다. 흑 23의 일반적 수법으로 흑의 타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백 24가 놓이자 조 9단의 안색이 변했다. 곤혹스러운 표정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조 9단이 백 24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건 아니다. 이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바둑판 위에 놓이고 나니 생각보다 아팠다는 것이다. 백 24가 놓인 이상 참고도 흑 1로 달아나는 수가 가장 무난하긴 한데, 백 4까지 흑이 일방적으로 쫓기는 진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흑 25로 강하게 젖힌 것. 백이 27의 곳으로 물러서서 받아준다면 흑 모양을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러나 세계 1인자인 박정환 9단이 호락호락하게 흑을 놓아줄 리가 없다. 백 26으로 끊어 흑을 양분시킨 뒤 이어 28로 흑을 포위망 속에 가뒀다. 흑 29는 이런 모양에서 흔히 쓰는 맥.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싸움인데 흑 말이 양분된 상황이어서 어딘지 백보다 버거워 보인다. 물론 백도 한 수 삐끗하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어 조심할 수밖에 없다. 백은 좌상귀 흑을 어떻게 요리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어제 우린 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결승에서 대역전극을 볼 수 있었다. 불리한 와중에도 박상영 선수는 “할 수 있다”를 되뇌며 10-14에서 5점을 내리 따는 역전극을 펼쳐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런데 대역전극은 에페 종목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10일 중국 베이징 쿤룬호텔 특별대국실. 결과를 확인한 탕웨이싱 9단은 망연자실하며 그대로 의자에 눕다시피 몸을 기댔다. 흔히 대국을 끝내고 시작하는 복기도 하지 않았다. 한손으로 머리를 짚고 말없이 앉아있던 그는 돌을 거두고 대국장 밖으로 나갔다. 그의 표정엔 “이런 바둑을 못 이기면 이길 바둑이 없다”는 열패감이 역력했다. 제8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1국의 종국 상황이었다. 탕 9단에게 대역전극을 펼치며 뼈아픈 패배를 안긴 건 박정환 9단. 응씨 룰에 따른 계가로는 석점 승, 한국식 계가로는 2집반 승이었다. 분명 중반까지 흑을 잡은 탕 9단의 완승 국면이라는 게 사이버오로에서 해설하던 원성진 9단의 판단이었다. 실제 중국 현지 대국실에서도 흑이 질 수 없는 바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국후 박 9단도 “다 진 바둑이었다”는 한마디를 남긴 채 자신의 호텔 방으로 총총히 발걸음을 옮겼다. 박 9단과 복기를 한 목진석 9단을 통해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탕 9단의 실리 작전이 성공하며 박 9단이 계속 불리한 바둑이었다. 특히 중앙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가 큰 피해 없이 살아선 흑의 승리가 눈 앞에 보였다. 하지만 하변 백 대마를 잡으러 가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고 흑 163(기보 우하 빨간 동그라미)이 패착성 실수였다. 이어 흑 175(우상 빨간 동그라미)로 174의 아래(×의 곳)를 끊었으면 어려운 바둑이었다.” 박 9단의 끈기가 정말 대단했다. 흑 중앙 대마가 산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좌하 귀를 지킨 침착함과 하변 대마가 공격당하는 아찔한 순간에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최선의 방어를 해냈다. 그런 끈기에 질린 탕 9단은 흑 163과 같은 어이없는 실착을 저질렀고 흑 175로 나약하게 물러났던 것이다. 1국을 통해 박 9단의 우승에 대한 집념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지난 7회 대회 때 판팅위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것에 대한 설욕과 그동안 국내에서는 1위인데 세계 대회에서는 성적을 못내 ‘국내용’이란 얘기를 들었던 울분을 한꺼번에 털어버리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2국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3~5국은 10월 22~26일 열린다. 1988년 막을 올린 응씨배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1회 때는 조훈현 9단이 녜웨이핑 9단을 물리치는 극적인 승부를 보여주며 한국 바둑을 세계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어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최철한 등이 우승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제한시간이 기존 3시간 30분에서 3시간으로 30분 줄었고, 초읽기 대신 주어지는 벌점도 시간 초과 시 20분당 2집씩의 공제(총 2회 가능)로 변경됐다. 1국에선 두 대국자 모두 2번 시간초과를 해 4집의 벌점을 먹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은 15일 낮 1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되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앞두고 기념 메시지를 5일 발표했다. 염 추기경은 이 메시지에서 “지구촌 곳곳에서는 분쟁과 무차별적인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한 불신의 극복과 이해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어 “올해는 교회가 선포한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자비의 실천은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로 붙일 때 백 ○의 응수타진이 흑의 삼연성 포석을 견제하고 있다. 고작 이 한 수로 어떻게 견제가 된다는 걸까. 지금은 흑이 17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백 ○가 변으로 기어 나오면서 사는 수를 노릴 수 있다. 그래서 우변에 큰 세력을 만들어야 하는 흑에는 백 ○가 눈엣가시 같은 수다. 또 백 18도 두터워 삼연성 포석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 조한승 9단은 급격히 실리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흑 19의 날일자로 귀로 들어간 뒤 21로 붙여 응수를 물었다. 특이한 점이 없어 보이는 이 행마가 초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평범하게 둔다면 흑 19로는 참고도 1로 먼저 젖혀 응수를 묻는 것이 정확한 수순. 백도 흑 1에 응수하다가 후수를 잡으면 좌상 귀마저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2로 두는 것이 올바른 대응. 백 10까지 서로 최선의 갈림이다. 흑이 수순을 비틀자 백도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흑 21에 응수하지 않고 백 22로 좌상 흑 두 점을 먼저 공략하고 나선 것. 막상 바싹 다가서자 흑의 행마가 편치 않아 보인다. 벌써부터 국면의 주도권이 백에 넘어간 느낌. 흑이 일찍 닥친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국수전이 어언 환갑이 맞았다. 1956년 ‘국수 제1위전’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국수전은 한국 바둑의 산실 역할을 해냈다. 국수 타이틀을 품에 안은 기사는 타이틀을 잃어도 성(姓) 뒤에 국수라는 호칭을 붙여 부를 정도로 ‘국수=한국 바둑 1인자’로 통했다. 60기를 앞두고 ‘환갑 기념’으로 역대 국수전의 우승 결정 기보를 소개하면서 국수전의 역사, 즉 한국 바둑의 역사를 돌아볼 계획이다. 기보 게재는 59기부터 역순으로 진행된다. 박정환 9단은 현재 33개월간 국내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자타 공인 ‘한국 바둑 1인자’다. 물론 이 대국을 둘 때인 올 1월 1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박 9단은 이 무렵만 해도 ‘국내용’이란 비판에 시달렸다. 국제대회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 2011년 후지쓰배와 2015년 LG배 우승 말고는 번번이 국제대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마치 중국세에 밀린 것이 그의 책임인 것처럼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올해 그는 딴 사람처럼 변신했다. 응씨배 결승 진출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1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1국이 열리는 응씨배 결승 성적에 따라 그가 세계 1위에까지 오를 수 있는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59기 국수전 도전기에서 이미 2패를 당한 도전자 조한승 9단이 3국에서 들고 나온 건 뜻밖에도 최근 거의 두지 않는 삼연성 포석. 기분 전환을 하려는 조 9단의 각오가 엿보인다. 박 9단은 흑 15 때 A나 B 같은 평범한 응수 대신 16으로 거꾸로 응수를 묻는다. 흑의 대응에 따라 삼연성 포석 파해법을 찾으려는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김기백 6단이 쉽게 이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중반까진 팽팽한 형세였다. 흑 133이 놓일 당시에는 오히려 백이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백 134의 응수타진 이후 흑이 갑자기 무너지며 바둑이 비교적 일찍 끝나버렸다. 참고도를 보자. 백 1(실전 134)에 ‘가’의 쌍립으로 받았으면 별다른 분란이 일지 않았을 것. 흑 2로 반발하는 통에 백 3이 강력해졌다. 이어 흑 8이 마지막 패착. 역시 ‘나’의 쌍립으로 단단히 지켰으면 실전처럼 백 9로 침입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번의 쌍립 기회를 놓친 뒤 백 9로 쳐들어오자 흑 모양이 급속도로 붕괴했다. 김 6단은 이 대국 승리로 7승 1패를 거두며 대회를 마쳤다. 6라운드에서 중국의 바이바오샹 8단에게 패배를 당한 것이 아쉬웠다. 바이 8단은 8승 전승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2011년 32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3위는 대만의 쉬자청 5단이 차지했다. 내일부턴 국수전 60기를 앞두고 이전 도전기 우승 결정국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54 60=28, 57 62=29, 173=168. 175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상변 흑의 눈 모양을 없앤 것은 여기서 바둑을 마무리 짓자는 강수. 김기백 6단은 이미 이곳 변화에 대한 수읽기를 마친 눈치다. 흑 65가 유일한 탈출로. 이때 백은 단수된 한 점을 이을 수는 없다. 축으로 걸려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흑 65를 본 김 6단은 드디어 아까부터 노려 오던 것이 성사됐음을 느꼈다. 백 66이 그 첫 단추. 이젠 축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흑은 67로 한 점을 때려낼 수밖에 없다. 김 6단은 곧바로 백 68을 힘차게 찍어 눌렀다. 백 ○ 때 봐뒀던 수. 흑 69 때 백 70으로 돌려 치는 수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아직 고수는 아니다. 이때 돌을 던져도 이상하지 않은데 흑은 71, 73으로 꾸역꾸역 수순을 이어간다. 백 74 때 흑 75를 둔 직후에야 크레이머 6단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돌을 거뒀다. 축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 보통 상대가 돌을 놓기 전 패배를 선언하는 건 드문데 국후 ‘축도 모르냐’는 핀잔을 듣기 전에 돌을 거둔 듯하다. 계속 둔다면 참고도처럼 진행된다. 이로써 김 6단은 8라운드에서 승리하며 7승 1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73=68.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목사)은 6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에서 훈련병 4000여 명을 상대로 진중 침례식을 개최한다. 침례식에는 김 목사를 비롯해 국내 침례교회 목사 40여 명, 미국 교회 목회자와 군목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침례교에서 행하는 침례는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여 죄를 씻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온몸을 물속에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4000여 명은 연무대 내 수영장에 줄지어 들어가 침례를 받게 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는 어찌 보면 궁여지책이다. 정상적인 활로가 쉽게 눈에 띄지 않으니 좀 어려운 길로 가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기백 6단은 흑의 심중을 꿰뚫듯 백 54, 56의 정확한 수순으로 흑 ○의 허술함을 추궁한다. 여기에 A로 끊는 것까지 노리고 있다. 점점 진퇴양난의 수렁으로 빠지는 흑. 중후반까지 잘 버티던 흑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흑 59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끊는 수가 성립되면 좋겠지만 백 2로 밀고 올라오는 수로 인해 백 8까지 상변 흑이 잡힌다. 김 6단은 냉정하게 급소를 콕콕 찔러가며 흑을 몰아간다. 백 64가 그 하이라이트. 막다른 골목에 몰린 흑이 61, 63으로 끊었을 때 참고 2도 백 1로 흑 석 점을 잡고 상변 흑을 살려줘도 그만이지만, 김 6단은 더 이상 질질 끌지 말고 여기서 승부를 끝내자며 백 64를 둔 것. 수읽기에 자신이 없으면 결행하기 힘든 진행이다. 과연 김 6단의 수읽기가 정확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잠시 수순을 거꾸로 돌려보자. 흑 ○를 두자 백이 외면하고 ○로 둔 것이 흑을 휘청하게 만들었다. 흑 ○가 과수였던 것. 참고 1도 흑 1로 단단하게 지켰으면 백 2(실전 ○)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흑 3, 5 정도의 행마로 가볍게 탈출할 수 있다. 흑 1로 단단하게 지켜놨기 때문에 가능한 수순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 44, 46으로 선수로 끊는 수가 있다. 이 수순 때문에 흑의 모양이 참고 1도에 비해 매우 허술해졌다. 그 결과는 다음 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 이전에 흑 43으로 참고 2도 흑 1처럼 막는 수는 없을까. 하지만 백 8까지 수상전에서 흑이 수부족으로 지게 된다. 흑 47로 수순을 약간 비틀어봤지만 백 50으로 넘어가는 건 변함없다. 흑 53이 필사의 탈출. 참고 1도처럼 쉽게 처리하지 못한 업보다. 백에게 바둑을 단번에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가 과감한 바꿔치기를 꾀한 수지만 김기백 6단의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았다. 흑 29까지 백 일단이 살아갔지만 대신 흑 27로 백 두 점을 내주었다. 검토실은 참고 1도를 제시했다. 실전보다 백이 한 집 정도 이득이라는 것. 백은 바꿔치기하느라 힘만 쓴 셈이다. 백 30, 32의 선수로 백 대마는 확실히 살았다. 그런데 국후 김 6단은 이 대목에서 목산을 해보고 적잖게 당황했다고 한다. 흑의 실리가 만만치 않아 무난하게 끝내기하다간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 그래서 백 34로 바짝 흑에 다가섰다. 형세가 만만치 않다고 느낀 건 크레이머 6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여기서 굴복하면 진다고 보고 흑 35로 반발했다. 하지만 크레이머 6단이 여기서 정확히 형세 판단을 했다면 흑 35로는 참고 2도 흑 1로 점잖게 받았을 것이다. 백 2는 흑 3으로 그만이다. 이어 흑 41까지 순식간에 놓였는데 백 42의 비행이 흑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조계종이 돈을 밝히는 기복 불교로 전락했다고 비판한 현각 스님의 주장에 대해 조계종 스님들과 재가불자가 반박과 옹호 의견을 잇달아 표명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승가대 교수이자 불교계의 대표적 저술가로 꼽히는 자현 스님은 지난달 30, 31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기적인 시각’, ‘자기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 등 격한 어조로 현각 스님을 비판했다. 자현 스님은 율장(불교 계율), 건축사, 한국고대사, 선불교 전공으로 4개의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동안 ‘스님의 공부법’ 등 30여 종의 책을 펴냈다. 자현 스님은 지난달 31일 글에서 기복 불교 주장에 대해 “불교가 타종교에 비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한국인 승려들은 대부분 기복으로 돈을 ‘밝혀’ 100만 원 남짓 받으며 살아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자현 스님은 지난달 30일 올린 글에서 “이분(현각)은 특별한 능력이 없이 하버드라는 한국인의 저급한 환상 덕분에 처음부터 조계종의 상위 1%에 속했던 사람”이라며 “25년 동안 조계종에 빨대만 꽂고서 가장 좋은 조건 속에 있었던 사람이 어떻게 그 조건을 비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지 내지는 포용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포교원장을 지낸 지원 스님은 “이번 (현각 스님의) ‘탈 한국불교 변론’에는 (음지만 있고) 양지의 이야기는 덮였지만 이것이 한국 불교에 ‘신불교유신론’이 되길 기대한다”라는 글을 본보에 보내 왔다. 지원 스님은 최근 여러 스님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다룬 책 ‘스님의 물건’에서 외국인 상좌(제자)를 보물로 꼽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여 왔다. 또 두 명의 외국인 상좌를 두고 있는 백양사 의연 스님은 “외국인 스님을 위한 행자 교육과 기본 교육을 외국인 특성에 맞게 만들고, 굳이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게 했으면 한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현각 스님과 친분이 있는 서울대 우희종 교수(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페이스북에 “(조계종이) ‘조폭’ 같은 위계질서 속에 돈만 아는 집단이자 신도를 개인 기복에 고착화시켜 군림한다”라며 “현각 스님이 떠난다는 것보다 조계종으로 상징되는 한국 불교가 그리 망가져 있다는 것이 화제가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각 스님은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해당 글을 지웠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글은) 현재 종단의 상태에 대해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할 토론을 자극한 것”이라며 “정치와 극단적으로 완고한 민족주의 때문에 (선불교를) 세계에 전하는 귀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은 현각 스님의 비판에 대해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어서 특별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 재가불교 단체 관계자는 “현각 스님의 지적이 맞는 얘기지만 페이스북에 그렇게 서툴게 올린 것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박정환 김지석 9단, 이동훈 7단이 최근 끝난 제1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국내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여기에 랭킹 시드인 강동윤 9단, 주최 측 와일드카드인 이세돌 9단이 합류한다. 최근 농심배 한국 선수단 가운데 가장 강력한 멤버로 구성된 것. 중국에 3년 연속 우승을 넘겨준 한국 팀이 농심배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번 농심배는 9월 27일 중국 백두산에서 막을 올린다. 흑 ○는 우하 백을 공격하는 급소. 백이 96, 98로 머리를 내밀자 흑 99로 붙여가며 타이트하게 공격한다. 백도 무작정 탈출하는 데만 몰두하지 않고 호시탐탐 흑의 빈틈을 노린다. 백 102가 뒷걸음질치면서도 던진 예리한 잽. 마음 같아서야 106의 곳을 이어 흑 두 점을 살리고 싶지만 참고도를 보면 흑에게 유리한 수상전이 아니다. 크레이머 6단은 결단을 내렸다. 흑 105로 보강해 백 106으로 흑 2점을 내주는 아픔을 감수하는 대신 흑 107로 우하 백에 대한 전면 공격에 나선 것. 흑으로선 ‘다걸기(올인)’ 작전이다. 백이 손을 빼고 버틴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백도 부담이 크다. 국면이 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인 현각 스님(52·사진)이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해는 승려 생활을 한 지 25년째인데 주한 외국인 스님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일 뿐. 이게 내 25년간 경험이다. 나도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8월 한국을 마지막으로 공식 방문해 화계사로 가서 은사 스님(숭산) 부도탑 참배, 지방 행사 참석, 그리고 이별 준비를 할 것”이라며 “환속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불교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선불교를 돈으로 환산되는 기복신앙으로 전락시킨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의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래의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그냥 기복 종교로 항복시켰다. 왜냐하면 기복=$(돈). 참 슬픈 일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계룡산 국제선원(숭산국제선원)에는 정말 사부대중 생활, 정말 합리적인 교육, 유교 습관이 없는 환경, 남녀·국적 차별 없는 정신, 기복 방식을 최소 사용하는 기도 정진, 신도들을 무식하게 사용하지 않는 together-practice(공동 수행)가 있다”며 한국 불교에는 반대 현상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2, 3년간 7∼9명의 외국인 승려가 환속했다”며 “나도 요새 내 유럽 상좌들에게 (조선시대에 어울리는 교육을 하는)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 한다”고 밝혔다. 현각 스님은 하버드대 대학원을 다니던 중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1991년 출가했다. 화계사 국제선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독일 뮌헨에서 불이선원을 운영 중이다. 자신의 출가와 수행 이야기를 담은 책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로 유명해졌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비가 와서 통일 섬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출연자들은 태안 전통시장을 찾아 국숫집에 들어간다. 국물이 맛있는 이 국숫집에 노인밖에 없는 것을 알게 된 출연자들은 그 사연을 들은 뒤 즉석에서 일일 국수 장사에 나선다.}

현재 국면에서 빈터로 남은 곳은 하변뿐. 백은 하변이 아니라 82로 우상 쪽에 손을 댄다. 우상 백이 당장 공격당할 말도 아닌데 너무 한가로운 것 아닐까. 하지만 이게 멀리 내다본 수. 잠재력이 풍부한 중앙 흑의 두터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걸 미연에 방비한 것이다. 그런데 흑 83으로 하변에서 크게 벌릴 때 백 84가 어정쩡한 수였다. 참고 1도 백 1로 어깨 짚는 수가 좋은 삭감 수법. 흑 2로 거칠게 나와도 백 9, 11로 우변 백을 살리면 백 넉 점의 타개는 어렵지 않다. 흑 85의 응수타진이 좋은 타이밍. 이어 흑 87로 또 한 번 굴복을 강요한다. 여기서 참고 2도 백 1로 받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정수. 하지만 이렇게 얌전히 두면 흑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판단한 백은 88로 최대한 버티고 나선다. 흑이 93까지 죽죽 밀어올린 것은 손해지만 백 84를 공격하기 위한 배후 세력을 만드는 것. 루카스 크레이머 6단은 이윽고 흑 95로 칼을 뽑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죽을힘을 다해 흩어지려고 합니다.” 이 정도의 절박함이 아니면 쉽지 않다고 본 것일까. 서울 강남구 학동로 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65)는 최근 출석 교인이 1500명에 육박하자 교회 분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앞으로 인근 2곳을 빌려 따로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교회가 커지면 계층과 권력이 생기고, 그것이 시스템화하면 교인과 하나님의 소통을 막는 장애물이 되기 쉽습니다. 한국의 대형 교회가 장점도 갖고 있지만 권력화하면서 목회가 아니라 정치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교회가 커지는 걸 하나님의 축복이나 목회자의 능력이라고 착각해선 안 됩니다.” 그는 MBC 뉴스데스크 앵커, 사회부장, 부국장 등으로 20여 년간 근무하다 50대 중반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늦깎이로 미국 보스턴에서 신학을 전공해 목사가 된 그는 국내로 돌아와 온누리교회 부목사, 개신교계 방송인 CGN TV 대표 등으로 활동하다 3년 전 교회를 개척했다. 최근 ‘무한도전’ ‘아침마당’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가 목회와 강연 등에서 강조하는 것은 신자들이 교회의 삶에 너무 얽매여, 오히려 신앙의 본질과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신자들을 너무 교회에 가둬두고 있다는 겁니다. 교회는 살찌는데 사회는 ‘빈혈’에 걸려 있습니다. 신자들이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사회로 흩어져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는 이른바 ‘은혜롭다’는 목사를 찾아다니는 것도 신앙의 껍데기만 보는 오류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과외에 길들어 있어서 그런가요(웃음). 누가 꼭꼭 씹어 설명해주길 원해요. 목사는 예수님을 쳐다보라고 하는 손가락과 같습니다. 목사의 설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설교를 직접 보세요. 마태복음 산상수훈, 요한복음의 다락방강화만이라도 잘 읽고 묵상해 보세요.” 이런 파격적 비판은 목사가 커지고 예수는 작아지는 우리 교회의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로 보였다. 교회 건물과 교인 수에 연연하지 않고 예수만 보고 가는 온라인 교회, 트위터 교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매일 글을 올리는 페이스북 팔로어는 2만7000명, 트위터 팔로어는 19만 명이 넘는다. “예수님의 메시지가 흘러가고 그 메시지가 공유하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라는 발상과 맥이 이어진다. 조 목사는 최근 사회가 각박해지고 갈등이 커지는 것도 ‘크리스천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반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 크리스천인데 그 사랑이 자신에게만 머물러 있고 사회로 흘러 나가지 않고 있어요. 크리스천이 세상과 같은 가치를 추구해선 안 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간 길은 세속적으로 보면 실패한 길이지만 비교할 수 없이 성공한 길입니다. 크리스천은 예수님의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최근 연예인 신자 등과 함께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사람들을 낙심시키거나 분노하게 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평안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 “최근 래퍼 비와이가 욕설이나 상대 비하 대신 복음을 들려주는 랩으로 TV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사실이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새로운 개신교 문화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사랑을 느꼈으면 합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개신교 7개 교단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7대 교단장은 27일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협의회’(한통협)를 출범시키고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날 참가한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대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등 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외적으로 이단, 동성애, 이슬람, 종교인 과세 등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 교회의 내적 일치와 연합이 강하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당시 금권 선거 논란으로 갈등을 빚다가 2012년 3월 한교연이 출범하며 분열됐다. 두 단체는 ‘선 통합 선언, 후 추진’ 원칙에 따라 다음 달 통합 방안을 각 교단 총회에 올리고 9월 결의하기로 했다. 10, 11월에 통합 정관 등을 협의한 뒤 12월에 통합총회를 갖기로 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는 우상에서의 미흡함을 만회하고자 하는 최강의 반발. 백이 68로 가볍게 처리하려고 하자 흑 69로 길을 가로막고 나선다. 여기서 백도 강력히 반발할 수 있다. 참고 1도 백 1이면 흑 8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투의 서막이 오른다. 하지만 백이 양쪽으로 나뉜 상황이어서 전투에선 유리하지 않다. 그래서 백 70으로 백 2점을 버리고 한쪽을 확실히 살린 것이 현명한 판단. 우상 귀에서 크게 벌었기 때문에 우변에선 흑에 어느 정도 양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게 고수의 유연한 사고다. 뭐든지 독식은 위험하다. 흑 77은 기분 좋은 선수. 그러나 내친 김에 둔 흑 79가 문제였다. 선수로 좌상을 처리한 것 같지만 참고 2도 흑 1로 두는 것이 진정한 선수였다. 백이 손을 뺐다간 흑이 ‘가’로 두는 순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백이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흑 81로 보강하며 우상 패싸움부터 요동치던 국면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