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택

정성택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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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성택 기자입니다.

neone@donga.com

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정치일반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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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3%
국회3%
사회일반3%
  • ‘매의 눈’으로 하늘 - 땅 지킵니다

    “새해에도 우리 공군은 적의 도발을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전방위 대비태세를 유지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 17분 동해 울릉도 상공. 2016년 새해를 앞두고 전투 초계(정찰) 비행에 나선 11전투비행단 예하 110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김성주 소령(39·공사 48기)의 새해 인사가 교신용 헤드셋으로 전해졌다. 김 소령이 임무 편대장을 맡아 이끈 4대의 F-15K 전투기는 약 2시간 40분간 동해 울릉도에서 서해 연평도에 이르는 한반도 상공 1000여 km를 초계 비행했다. 최대 시속 2826km(마하 2.3)에 작전 반경이 1800km에 달하는 F-15K 전투기는 대한민국 전역을 종횡무진하며 영공 수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5시 20분 비행대원들은 대구 비행장 브리핑실에서 임무를 점검한 뒤 전투기 격납고인 이글루로 향했다. 오전 6시 55분 마지막 지상 점검을 마친 4대의 F-15K는 대구 비행장 활주로에서 굉음을 내며 차례로 이륙했다. F-15K 편대는 이륙 5분 만에 경북 경주와 포항을 지나 울산 상공에 도착했다. 동해 상공에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피스아이)이 편대에 합류하기 위해 접근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지나 서쪽으로 기수를 돌린 편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상공을 날았다. 김 소령은 “아래에 보이는 조그만 섬들은 모두 북한 지역”이라며 창밖을 가리켰다. 김 소령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ER’가 장착된 F-15K 전투기를 조종해 NLL 상공까지 직접 출격했다.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른 편대는 오전 9시 38분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다. F-15K 편대가 한반도 영공을 지키는 동안 대한민국 동쪽을 지키는 독도경비대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독도경비대 소속 이규하 이경(19)은 “독도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근무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막내’이지만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전국에서 새해를 가장 빨리 맞이하는 독도의 경비대원 30여 명은 새해 첫날 아침이 되면 헬기장에 모인다.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해를 보며 ‘올해도 대원 모두 건강하게 독도를 지키게 해 달라’며 소망을 빈다. 지난해 독도 주변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이 101차례 출현했다. 일본 순시선은 12해리 영해선을 넘지 않은 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독도 주변을 돌아 빠져나가 경비대를 긴장케 했다. 근무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독도경비대의 선발 시험은 치열하다. 지난해 공개 모집은 1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송지원 독도경비대장(35·경감)은 “자원해서 모인 최정예 대원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2016년 역시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 독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성택 neone@donga.com / 울릉=장영훈 기자·국방부 공동취재단}

    • 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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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국방부 핫라인 개통

    한국과 중국 국방부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지난해 12월 31일 개통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핫라인으로 첫 통화를 하고 국방 교류 및 협력 확대를 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창 부장에게 “핫라인 개통을 통해 한중 국방 교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 국방 당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으로 이뤄 낸 의미 있는 성과다. 안보 문제에 대한 양국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위해 잘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 부장은 “핫라인 개통은 양국 실무자들이 긴밀히 협력한 결과로 양국 관계 발전과 지역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핫라인 개통은 2014년 7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진행됐다. 당시 양국은 ‘국방부 간 직통전화 통신 회선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작년 2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핫라인 조기 설치에 합의했고 6월까지 총 4차례 실무 협의를 했다. 중국과의 핫라인 개통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공통의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고위급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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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예비군 첫 여성 지휘관 탄생

    육군에서 처음으로 여성 지역 예비군 지휘관이 나왔다. 1일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육군 27사단 김윤정 면대장(48·충북 단양군 가곡·어상천면대)과 52사단 윤미옥 동대장(48·서울 장지동대)이 주인공. 두 사람은 1991년 여군 36기로 임관한 동기생이다. 둘 다 전·후방 각급 부대에서 복무하다가 2013년 4월 똑같이 소령으로 전역했다. 전역 후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선발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4주간의 교육을 받았다. 두 사람의 최초 타이틀은 여성 지역 예비군 지휘관만이 아니다. 김 면대장은 1991년 당시 처음으로 여군 헌병 1기로 임관했으며, 윤미옥 동대장의 경우 남편 역시 현재 육군 제50사단 안심 3·4동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육군 최초의 첫 부부 지역 예비군 지휘관이기도 하다. 김 면대장은 “또다시 처음이라는 출발선에 선 지금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면서 더 많은 고민과 각오를 다지겠다”며 “통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동대장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어색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여군 후배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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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지뢰도 쓰러뜨리지 못한 군인정신

    애국심과 용기,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영웅들이 2015년 대한민국을 지켰다. 군복에 붙은 태극기가 자랑스러운 그들이다. 8월 4일 오전 7시 28분경 매 순간 남북한이 초긴장 상태로 대치 중인 비무장지대(DMZ) 경기 파주 지역. 서부전선 육군 1사단 소속 김정원 하사(23)는 수색작업을 위해 DMZ 안 최전방 감시초소(GP)와 연결된 철책 안으로 진입했다. 그가 전방 경계를 하는 동안 하재헌 하사(21)가 철책 출입문을 넘어섰다. 그 순간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하 하사가 튕겨 나갔다. 주변이 온통 흙먼지로 뒤덮이고, 철책이 흔들릴 정도로 아수라장이 됐다. 땅에 묻혀 있던 북한군 목함지뢰를 밟은 것이다. 김 하사는 하 하사를 보고 몸을 던졌다. 그러다 또 다른 지뢰를 밟으면서 2차 폭발이 일어났다. 두 사람은 북한의 지뢰 도발로 중상을 입고도 다시 우뚝 섰다. 국민은 두 사람을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동아일보는 김 하사와 하 하사를 2015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다시 일어난 오뚝이 군인 국민에 희망을 선물하다 ▼ 두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 하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김 하사도 오른쪽 발목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코 군인정신을 잃지 않았다. 하 하사는 병실 벽에 전투복 상의를 걸어놓고 “군에 복귀하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 하사는 “부대 팀원들이 안 다친 게 천만다행”이라며 전우부터 챙겼다. 군 장병들도 두 하사와 뜻을 같이했다. 북한이 “48시간 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돌입한다”고 추가 도발을 예고했지만 전방에 근무하는 병사 100여 명은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조국을 지키겠다며 전역을 연기했다. 국민은 다리를 잃고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두 하사의 모습에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김 하사는 이달 2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군복 차림으로 의족을 착용한 채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취재진 앞에서 두 발로 성큼 걷고, 좌우로 달리고, 하늘을 향해 높이 뛰기도 했다. 29일엔 하 하사도 두 발로 당당히 걸어 퇴원했다. 두 사람은 내년 11월 중사로 진급한다. 1사단 수색대대로 복귀한 김 하사는 내년 1월부터 본인 희망에 따라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군 복무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하사는 동아일보에 “나라를 지키다가 부상을 입은 장병들, 지금도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임무를 다하는 장병들 모두에게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이 나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군수도병원에서 마무리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하 하사의 부대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 하사도 “나뿐만 아니라 당시 함께 임무를 수행했던 팀원들 모두를 같이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두 하사의 희생과 용기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8·4 DMZ 작전’ 상징 조형물이 들어섰다. 조형물 이름은 ‘평화와 하나 됨을 향한 첫걸음―평화의 발’이다. 11m 높이의 오른발 모양이다. 평화의 발에는 조국의 안보를 위해 제 한 몸 아끼지 않은 두 사람의 군인정신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서려 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정성택 기자}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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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들의 헌신, 대한민국이 기억하겠습니다

    ■ 제복상, 김현수 상사수류탄 사고현장 뛰어든 ‘훈련소 큰형님’ 4, 5초의 시간, 김현수 상사(32·사진)는 주저하지 않았다. 실수로 수류탄을 놓친 훈련병 쪽으로 뛰어들었고 그를 밖으로 끌어내 목숨을 살렸다. ‘2016년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 상사는 “당시 다른 부대원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과분한 상을 받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1월 육군훈련소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김 상사는 당시 안전핀을 제거하고 수류탄을 던지라는 명령을 받은 훈련병이 실수로 수류탄을 자신이 서 있던 호 안에 떨어뜨리자 즉각 “호 안에 수류탄!”을 외치고 몸을 던졌다. 김 상사가 병사의 생명을 구조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당직근무를 서고 있을 때 훈련병 1명이 오전 3시경 갑자기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발작 증세를 보였다. 그는 곧바로 훈련병을 등에 업고 의무대까지 100m가량을 내달려 응급조치를 했고 훈련병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김 상사는 “지난 경험들은 평소 소신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며 “앞으로도 군인정신의 초심을 잃지 않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근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복상, 조장석 하사급류 무릅쓰고… 두동강난 어선 조난자 구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2016년 영예로운 제복상’에 선정된 해군 인천해역사령부 218대대 223 전진기지대 소속 조장석 하사(24·사진)는 올 4월 어선에 타고 있다가 여객선과 충돌해 물에 빠진 두 사람을 구조했다. 출장을 마치고 여객선을 타고 부대로 복귀하던 조 하사는 주저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어선이 두 동강 나 바닷물을 끌어들이고 있어 휩쓸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조 하사는 차가운 바다를 20m 이상 헤엄쳐서 조난자들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을 구조한 뒤 자신도 탈진과 저체온증이 온 상태였지만 응급조치를 멈추지 않았다. 의료 지원 시설이 부족한 인천 옹진군 소이작도에서 조 하사는 2013년 전입 이후 올 6월 보건진료소가 생길 때까지 대민 응급의료 지원에 힘썼다. 조 하사의 노력으로 223 전진기지대는 올 10월 군의 격오지 부대 원격 진료 시범 사업 대상 부대로 선정됐다.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 도움으로 대학 학업을 마친 조 하사는 “영예로운 제복상 상금은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기부해 내가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 제복상, 남한수 경위‘도둑 없는 마을’ 주민참여 이끈 CCTV 전도사 2011년 8월 경북 상주시 공검면 예주마을. 낯선 1t 트럭이 동네 집 마당에 있는 파이프 등 농자재를 몰래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마을지킴이용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4시간여 만에 절도범을 붙잡았다. 남한수 상주경찰서 동문지구대 순찰팀장(56·경위·사진)은 2010년 지구대 근무 시작 이후 5년여 동안 상주 화동·외서·공검·내서면 등의 마을 진입로에 CCTV 400여 대를 설치했다. 예산 7억9600여만 원은 농협 등의 지원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돈으로 마련했다. 남 팀장이 마을 이장 등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한 결과였다. 그는 “예주마을 사건 해결 이후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하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후 CCTV를 설치한 마을에서는 절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주민들은 그를 ‘훈장선생’으로도 부른다. 경찰청 문화대전 대상을 수상할 만큼 서예 실력이 뛰어난 남 팀장은 매주 3, 4회 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친다. 서예용품과 교재 등은 자비로 마련해 지원한다. 남 팀장은 “주민 가까이서 치안 서비스를 하는 지구대 근무를 마지막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제복상, 한만욱 경사쇠꼬챙이 공격 뚫고 불법 中어선 단속 지휘 14일 오후 4시 전북 군산시 어청도 남서쪽 128km 해상.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 20척을 포착하고 재주해양경비안전서 3012함 등이 긴급 출동했다. 중국 어선 측면에는 3∼5m 크기의 쇠꼬챙이가 무수히 박혀 있었고, 후미에는 그물이 쳐져 있었다. 한국 해경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다. 고속단정을 탄 3012함 검색팀장 한만욱 경사(43·사진)는 지그재그로 도망치는 150t급 어선을 잡기 위해 3m가 넘는 너울을 헤치고 접근했다. 쇠꼬챙이를 잡고 어선에 올라 탄 한 경사는 강하게 저항하는 중국 선원들을 제압하고 조타실을 장악했다. 한 경사는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 쇠갈고리 같은 흉기를 들고 저항할 때는 마치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다”라며 “잠시라도 한눈을 팔거나, 긴장을 늦추면 곧장 사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 기동전단 검색팀장으로 참여해 최근까지 모두 55척을 나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경사는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가족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가족을 지키는 심정으로 바다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 제복상, 박상진 소방장검은 연기속 침착한 대응… 상주터널 참변 막아 수학여행 길에 오른 버스가 상주터널에 들어선 직후 버스 앞에서 ‘쿵’ 하는 폭발음이 들리고 창밖으로 자욱한 연기가 가득했다. 조명이 꺼져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10월 26일 경주로 떠난 서울 신대림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교사 등 40명이 탄 버스 50m 앞에서 시너통을 가득 실은 3.5t 화물차가 터널 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버스에는 119대원 동행 프로그램에 지원해 수학여행에 함께한 서울 119특수구조단 소속 박상진 지방소방장(45·사진)이 타고 있었다. 박 소방장은 버스를 후진시켜 터널 입구로 돌리려다 검은 연기가 빠르게 퍼지는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학생들은 겁에 질렸지만 입을 막고 버스에서 내려 차례로 터널 입구로 빠져나가라는 박 소방장의 지시에 따랐다. 터널 안에서는 차량 11대가 전소되고 22명이 부상했지만 학생들은 모두 무사했다. 박 소방장은 특전사를 거쳐 2000년 119구조대원이 됐다. 2002년 소방의 날 상을 받은 이후 2003년 긴급구조훈련 유공, 2008년 2급 응급구조사 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그는 “현장에 갈 때는 가족을 구한다는 마음으로 간다. 가슴 아픈 현장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구조 업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특별상“가야한다” 칠흑 안갯속 응급헬기 착륙시키다… 3월 13일 밤 전남 신안군 가거도 앞바다. 어둠의 바다 위로 짙은 해무가 몰려왔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가 모호할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그러나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 목포항공대 소속 조종사 최승호 경감(52)은 반드시 헬기를 착륙시켜야 했다. 한 시간 넘게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일곱 살짜리 응급 환자를 뭍으로 이송하기 위해서였다. 경력 29년의 베테랑 조종사도 갑작스러운 국지성 해무 앞에선 도리가 없었다. 착륙 지점을 찾지 못한 헬기는 그대로 바다로 추락해 최 경감 등 4명이 숨졌다. 사고 지점은 헬기 조종사들에게 악명 높은 곳이다. 섬을 반원형으로 둘러싼 산에 부딪히는 바람 때문에 헬기가 크게 흔들려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야간 이착륙 때 필요한 유도등도 없었다. 최 경감은 헬기 운항 3583시간의 베테랑이다. 2006년 해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해경에 투신해 바다를 지켜 왔다. 부기장 백동흠 경감(46)도 23년 동안 해군과 해경에서 헬기 조종간을 잡았다. 홀어머니를 모셔온 박근수 경사(29)은 5월 결혼 예정이던 예비 신랑이었다. 지난해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둔 장용훈 경장(29)의 시신은 끝내 수습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위민경찰관상엽총 맞고 차량에 치여도 끝까지 임무 다해 고 이강석 경정(순직·당시 43)은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으로 근무하던 2월 27일 총기 인질극 신고를 받고 부하 직원들을 대신해 현장에 출동했다. 이 경정은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범인이 쏜 엽총에 맞아 순직했다. 경북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에서 근무하던 고 이기태 경감(순직·당시 57)은 철로 위에 누운 장애 청소년을 구하려다 열차에 치여 순직했다. 이 경감은 제70주년 경찰의 날인 10월 21일 자폐성 장애 2급인 김모 군(16)을 집에 데려다주던 중 김 군이 갑자기 철길로 뛰어들자 끝까지 구하려다 함께 사망했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 금광지구대 이광덕 경위(41)는 지체장애 6급을 이겨 내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이 경위는 2011년 1월 12일 성남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하던 중 부근을 달리던 차량에 치였다. 3년 8개월간의 재활 끝에 지난해 9월 25일 일선에 복직했다. ■ 위민소방관상3000회 출동… 쉬는 날도 달려간 소방영웅들 고 이종태 지방소방경(47)은 9월 벌집 제거 작업 중 벌에 쏘였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민성 쇼크로 숨졌다. 3000회 넘게 화재 구조 현장에 출동한 베테랑 소방관의 허망한 죽음이었다. 인사혁신처는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 상황이 아니었다”며 유족의 순직 승인 요청을 거절했다. ‘소방영웅’을 보내는 예우가 아쉬웠다. 지난해 7월 제주 서귀포소방서에 단란주점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고 강수철 지방소방령(순직 당시 48세)은 비번이었지만 신고 문자를 받고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119센터장이라는 사명감에 직접 호스를 들고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다. 한 시간여의 사투 끝에 불길을 잡았지만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강 소방령은 건물 2층에서 마스크가 벗겨진 채 발견됐고 끝내 숨을 거뒀다. 광주 서부소방서 노석훈 지방소방장(39)은 올해 8월 주택가 전신주 벌집을 제거하다 감전 사고를 당했다. 상반신에 3도 화상을 입어 피부 이식 등 10여 차례의 수술 끝에 목숨은 구했지만 왼쪽 팔꿈치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그래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노 소방장은 “4개월여의 재활 훈련이 끝나면 동료들이 있는 현장으로 꼭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 이렇게 심사했습니다… 자기 자리서 혼신의 힘 다한 공무원에 높은 점수 ▼5회째를 맞는 ‘영예로운 제복상’은 올해도 외부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1∼4회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번 심사에는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와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인 안동범 세무법인 로고스 회장이 새롭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백 상임이사는 2005년 푸르메재단을 설립해 장애인 재활전문병원 건립에 헌신하고 있다. 안 회장은 연평해전 6용사 합동 안장을 제언한 바 있다. 또 국가보훈처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과 제복상에 2000만 원을 기부한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가 심사에 힘을 보탰다. 심사위원들은 국방부 경찰청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에서 후보 23명을 추천받아 공적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혼신의 힘을 다해 희생한 공무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그 결과 심사위원단은 대상 1명, 영예로운 제복상 5명, 특별상 4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모두 16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 중 경찰, 소방 공무원은 1계급 특진되고 군인은 이에 준하는 인사 혜택을 받게 된다.시상식: 2016년 1월 1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도형 기자}

    •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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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가장 많이 찾은 軍은 대공방어부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방문하거나 훈련을 참관한 군부대의 특징은 공중 전력의 공격에 대비한 대공 전력 부대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약 20회 방문 가운데 9번이 대공 대비 태세와 관련된 부대들이었다. 북한은 올 10월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열병식에서 대공 미사일 KN-06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KN-06을 두고 위장 도색을 끝내 실전 배치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N-06은 사거리 100∼150km, 요격 고도는 3∼20km로 우리 군의 전투기에 위협적인 무기다. 특히 북한은 KN-06 미사일을 지상 고정식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TEL)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개량을 마쳐 언제든지 기습 공격에 활용할 수 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리 군의 2배에 달하는 82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낡았다. 전투함 등 해상 전력도 대부분 노후된 장비가 많다. 북한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KN-06을 포함한 대공미사일과 해안 방어용 단거리 미사일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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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지뢰도발 잊지 않을 것”… DMZ 지키는 ‘평화의 발’

    “전진!” 8명의 용사가 다시 육군 1사단의 구호를 외쳤다. 8월 4일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 당시 침착한 대응으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군인정신을 보여준 김정원, 하재헌 하사 등 비무장지대(DMZ) 수색팀 8명이다. 이들은 23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8·4 DMZ 작전 상징 조형물’ 제막식에 함께했다. 두 하사를 포함해 당시 작전팀장이었던 정교성 중사, 이형민 하사, 박준호 병장, 최유성 예비역 병장, 문시준 소위, 박선일 원사가 공개석상에 함께 모인 것은 북한의 도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공개된 조형물의 이름은 ‘평화와 하나 됨을 향한 첫걸음―평화의 발’이다. 11m 높이의 오른발 모양이다. 조형물을 만든 왕광현 작가는 “북한의 지뢰도발로 잃어버린 영웅들의 다리가 새롭게 부활했다는 뜻과 함께 통일을 이뤄 평화가 찾아오면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맨발로 걸어갈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엔 김용우 육군 1군단장과 조형물 제작을 지원한 효성그룹의 조현준 전략본부장(사장)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조 본부장은 “평화의 발에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는 장병들을 격려하고,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온 국민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원 하재헌 하사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나머지 6명은 대통령 표창과 국방부 장관 표창, 육군총장 표창 등을 받았다. 파주=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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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천안함폭침 핵심증거’ 관리 소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인 어뢰추진체 ‘1번’ 글자가 관리 소홀로 5년간 부식돼 알아보기 힘든 상태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군 당국은 당시 천안함 침몰 해역인 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파란색 손글씨로 ‘1번’이라고 적혀 있는 어뢰추진체를 건져 올렸다. 민군합동조사단은 2010년 5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로 이 어뢰추진체를 공개했다. ‘1번’은 북한이 어뢰에 쓰는 표기법과 같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임에도 군 당국은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에 전시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대면 일각에서 핵심 증거자료를 고의로 훼손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식 방지 등 보존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천안함이 좌초됐다고 주장한 신상철 씨와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7일 신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으며 법원의 선고는 내년 1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이 관계자는 “검찰과 논의해 어뢰추진체 보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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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행정조정 심판대 오른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국가보훈처가 21일 광화문광장 내 대형 태극기 게양대 영구 설치를 거부한 서울시 결정에 대해 행정자치부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돌할 때 이를 조정하는 기구다. 이번 조정 신청은 2011년 안양교도소 재건축 방안을 놓고 법무부와 안양시가 조정을 거친 뒤 약 4년 만이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국무총리가 위촉하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당연직 4명(행자부·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법제처장), 위촉직 4명, 지명직 2∼5명 등 총 13명 이내로 꾸려진다. 현재 위원장 및 위원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조정은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인 실무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거친다. 이 심의 결과를 토대로 재적 위원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조정안이 결정된다. 문제는 현 규정상 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조정 결과를 이행해야 한다’고만 돼 있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행정협의조정위원회의 조정 결과는 중앙행정기관의 손만 들어준 것은 아니다. 다만 4년 전 안양교도소 재건축 조정에서는 재건축을 원하는 법무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서울시는 “태극기 게양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면서도 여전히 광화문광장 내 게양대 설치에 부정적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보훈처에 △2017년 3월까지 광화문광장 근처 시민열린마당에 한시적 설치 △정부서울청사 등 정부 소유 용지에 설치 등 2개 대안 중 하나를 정하라고 통보했다.정성택 neone@donga.com·송충현 기자}

    • 201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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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수출한 T-50훈련기, 印尼서 에어쇼 중 추락

    인도네시아로 수출한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현지 에어쇼 도중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20일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T-50의 실전 배치 후 2번의 추락 사고가 있었지만 외국에서는 이번이 첫 사고다. 사고기는 이날 오전 9시 53분쯤 자바 섬 중남부에 위치한 욕야카르타(일명 욕야)에서 열린 ‘2015 욕야 에어쇼’에서 20분가량 곡예비행 임무를 수행하던 중 수직으로 추락했다고 현지 영자신문 자카르타글로브 등이 보도했다. 사고기는 아디수칩토 공항 인근의 욕야비행학교 내 숲 속에 추락했으며 사망자는 조종사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란 바이디루스 비행단 단장은 “사고기는 공중 폭발 없이 지상과 충돌하면서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며 “조종사들은 비상 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사고 직후 에어쇼를 중단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DPA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공군은 ‘기술적 문제’를 추락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다. KAI는 2011년 인도네시아와 4억 달러에 16대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인도를 마쳤다. KAI 관계자는 “통상 항공기 사고 조사는 블랙박스 분석 등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린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 사고 원인 규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T-50 계열 항공기는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페루, 필리핀 등 4개국에 모두 56대가 수출됐다.허진석 jameshuh@donga.com·정성택 기자}

    •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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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의 탑건함’ 인천함 선정

    해군의 ‘탑건(Top Gun·공군 최고의 전투기 명사수)’이라고 불리는 포술 최우수전투함에 인천함이 선정됐다. 인천함은 2500t급 호위함으로 2함대에서 서해 수호를 책임지고 있다. 해군은 17일 올 한 해 초계함 이상 모든 전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공·대함 함포 사격 평가에서 인천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군은 전투함의 함포사격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1988년부터 포술 최우수전투함 선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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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美軍, 16차례 탄저균 반입 실험

    주한미군이 탄저균 표본을 한국에 들여온 것은 올해 4월 한 차례가 아니라 16차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차례 반입된 사실이 추가 확인된 것이다. 또 탄저균 표본이 들어왔던 올해 4월엔 페스트균 표본도 함께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합동실무단은 1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미국 측 실수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샘플 실험을 한 것은 올해 4월이 처음이라는 주한미군의 당초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합동실무단 관계자는 “당시 처음이라고 한 것은 미국이 실시 중인 ‘주피터(JUPITR·미군 생물학전 대응)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처음이라는 의미였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주한미군은 16차례나 탄저균 표본을 들여오면서 반입량이 얼마인지, 실험을 몇 차례나 했는지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 기존 SOFA 규정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멸균화된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반입할 때에는 한국 측에 통보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4월에 반입된 탄저균이 활성화 상태였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게다가 실무단은 2009년 이후 탄저균 반입과 관련된 구체적인 명세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면 미군의 생물 실험 패턴이 노출되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들여온 탄저균과 페스트균 표본의 양은 각각 1mL였다. 주한미군은 탄저균 탐지 실험 훈련은 했지만 같이 반입한 페스트균 실험 훈련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미 양국은 이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회의를 열고 탄저균 배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합의 권고문 개정안에 서명했다. 개정안에는 주한미군이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반입할 때 한국 정부에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관세청이 요청하면 합동으로 검사에 나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미 양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탄저균 페스트균 등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테러 또는 전면전에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한미군이 탄저균과 페스트균 표본을 선택해 실험한 것도 북한이 이 같은 생물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이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생물 방어 협력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탄저균을 생물학무기로 100kg 살포하면 최대 300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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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비 초과’ KF-16 성능 개량 록히드마틴으로 업체 공식 변경

    공군의 KF-16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자가 영국의 BAE시스템에서 미국 록히드마틴으로 바뀐다. 방위사업청은 1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재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이같이 결정했다.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록히드마틴이 비용 조건을 충족했다”며 “록히드마틴이 KF-16의 제작업체이기 때문에 성능 개량을 마친 KF-16의 첫 인도 시점이 당초 계획된 2019년보다 1년 앞당겨진 2018년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1조8390억 원을 들여 KF-16 134대의 레이더 등 내부 항공전자 장비를 업그레이드한다. KF-16을 포함한 F-16 계열 전투기 170여 대는 공군의 주력기다. 당초 사업자였던 BAE시스템이 8000억 원의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계약은 취소됐다. 방추위는 또 내년부터 3300억 원을 투입해 미군의 ‘험비’ 같은 소형전술차량을 2021년까지 2100여 대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의 핵심 기술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의 개발 기관은 민간업체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로 변경됐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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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정 근무만 28년… 진짜 ‘바다사나이’

    올해 해군이 처음 제정한 ‘명예해군상’에 28년간 함정에서 근무해 온 조귀래 해군준위(52·준사관 53기) 등 4명이 선정됐다. 해군은 16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 대회의실에서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한 후반기 해군지휘관회의에서 제1회 명예해군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 상은 매년 해군의 3대 핵심 가치인 ‘명예·헌신·용기’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공헌을 한 개인 또는 단체에 주어진다. 1982년 입대한 조 준위는 현역 해군 중에서 가장 오랜 함정 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다. 33년간 군 복무를 하면서 육상 근무는 단 세 차례(5년)에 불과할 정도로 물을 사랑한 사내다. 그는 경남함을 시작으로 총 14척의 함정을 타면서 디젤엔진 운용과 함정보수 임무를 담당해 왔다. 이날 시상식에서 ‘명예’ 부문에는 12년간 해병대 최정예 부대인 수색대대에서 근무한 정무운 해병상사(43·해병부사관 222기)가 선정됐다. ‘헌신’ 부문은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에볼라 긴급 구호대에 지원해 감염 환자를 돌본 이가영 해군대위(28·간호 52기·해군포항병원 외과간호장교)가, ‘용기’ 부문은 건조 중인 잠수함에서 불이 나자 가장 먼저 현장에 뛰어든 한상민 해군하사(23·해군부사관 238기·장보고함 전자부사관)가 뽑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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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군 훈련병 ‘건강체크 스마트기기’ 달고 뛴다

    육군이 14일부터 육군훈련소 1개 연대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를 처음 도입한다. 훈련 조교 및 간부들은 훈련병이 차고 있는 IoT 시계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형 기기)’를 통해 훈련병의 위치, 훈련 진행 상황 등 정보를 개인정보단말기(PDA)로 받아 훈련 전반을 관리한다. 또한 훈련병의 체온, 맥박, 운동량 등 기초 신체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육군은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는 훈련병이 있으면 즉시 응급요원에게 통보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는 5월 국방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창조국방 실현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시행하는 첫 번째 사업이다. 다양한 IoT 기기를 이용해 훈련병의 건강 및 훈련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여기서 나오는 막대한 정보(빅데이터)를 훈련체계 향상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육군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육군훈련소 1개 연대를 시범 운용하고 성과를 판단해 육군훈련소 전 연대와 각 사단급 신병교육대로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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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용산기지 평택이전 1년 늦춰 2017년에

    주한미군 용산기지와 주력 전투부대인 경기 북부 2사단의 이전 시기가 당초 예정된 2016년 말보다 1년 정도 늦춰진다. 현재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와 동두천의 210화력여단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마무리되는 2020년대 중반까지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은 10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신축 중인 미 8군사령부 건물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수주 기업이 파산하면서 일정이 늦어지게 됐다”며 “2017년 말경에야 용산과 2사단의 이전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버나드 섐포 미 8군사령관(중장)은 “부대 이전은 단순히 이삿짐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경계 및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이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기지는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오는 상황을 전제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연합사가 없는 대신 주한미군사령부가 들어선다. 연합사는 전작권 전환이 마무리될 때까지 용산에 남고,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 전력에 대비한 핵심 전력인 210화력여단 역시 2020년대 중반까지 동두천에 주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단장은 “기지 안에 철로 시설 등을 완비해 유사시 신속한 병력 이동이 가능하고 각종 전력이 한 기지 내에 통합됨으로써 전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주한미군의 주력이 한강 이남으로 내려오더라도 강한 대북 억지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둘러본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이전 공사 현장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작업 인력과 공사 장비는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현재 공사 진척도는 약 86%. 기존 캠프 험프리의 부지를 늘려 서울 용산 및 경기 의정부와 동두천 등에 흩어져 있던 주한미군 기지를 옮겨오는 사업으로 영문 명칭도 ‘캠프(camp)’에서 ‘개리슨(garrison)’으로 바뀐다. 이곳의 규모는 단일 미군 기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새 평택 기지의 부지는 총 1467만7000m²(약 444만 평)로 여의도 면적의 약 5.5배에 달한다. 이곳에는 미 8군사령부와 예하 부대, 각종 훈련장과 숙소 등 513동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한미군은 91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던 기지 배치를 평택 및 대구 등에 49개 구역으로 통합한다. 이날 기지 안 가족주택과 미 8군사령부 건물 내부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캠프(camp)와 개리슨(garrison)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기지의 개념으로 해당 주둔 국가 내 최고사령부가 있는 곳은 개리슨, 사단장이나 여단장급 지휘관이 지휘하는 곳은 캠프 등으로 분류한다. 통상 개리슨이 캠프보다 규모가 크다. 포트(fort)는 미 본토 내에 있는 기지에만 쓰는 용어다.평택=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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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이산가족 해결” 北 “금강산관광 재개”… 한밤까지 기싸움

    8년 7개월 만에 이뤄진 오랜만의 만남에 ‘탐색전’은 길었다. 남북은 11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산적했던 현안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고 서로의 생각을 하나씩 확인했다. 오전 10시 40분에 시작된 회담은 30분 만에 전체회의를 마무리한 데 이어 이날 밤 두 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마친 뒤 12일 오전 10시 반 회담을 다시 재개하기로 했다. 우리 대표단과 취재진은 개성 송악프라자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최우선 의제로 삼은 우리 정부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하는 북한의 줄다리기가 계속됐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쉽게 합의할 의제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의견 차가 크다 보니 서울과 평양의 훈령을 기다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박근혜 정부의 첫 남북 당국 간 정례회담은 이처럼 시작부터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수석대표 접촉은 오후 6시 3분에서 7시 15분, 오후 9시 40분에서 오후 9시 55분까지 두 차례 진행됐다.○ 반갑게 인사 건넸지만 팽팽한 신경전 지속 전날 개성에 미리 도착했던 북측 대표단은 이날 회담장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1층 로비에 나와 남측 대표단을 맞이했다. 북측 대표 중 한 명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로 직접 마중을 나왔다. 오전 10시 40분 전체회의는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며 시작했지만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백범 김구 선생이 애송한 한시 ‘야설(野雪)’의 한 구절을 언급했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황 차관은 “들판에 눈이 내리면 길을 걸을 때 갈지자로 걷지 말고 서로 잘 걸어가라는 의미를 담은 시”라면서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전종수 북측 수석대표는 “본격적인 남북관계를 푸는 회담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우리가 장벽을 허물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 나가자”고 ‘성과’에 무게를 뒀다. 정부는 회담 의제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가장 먼저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회담의 성과에 따라 생사 확인→서신 교환→정례화→상봉자 수 확대→고향 방문 등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남측 이산가족 대 북측 금강산 관광의 간극 북한은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열린 사전 실무접촉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요 의제로 꺼낸 뒤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의 필요성을 갖고 있지만 명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2011년 공표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문제, 신변 안전 보장 및 재발 방지 약속이 우선돼야 한다”며 “속도를 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남북 차관급 회담 대응 전략을 막판까지 점검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선 2차 차관급 회담 날짜를 확정하고 각각 의제를 다룰 실무 분과(운영)위원회 개최 합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호응한다면 금강산 면회소를 활용하는 방식을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단계별로 풀어가는 해법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8·25 고위급 합의에 따른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독일 차량인 폴크스바겐 ‘제타’와 벤츠 ‘E230’, 북한제 ‘휘파람’을 타고 개성공단에 등장했다. 회담장에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생산한 ‘봉학샘물’(500mL)이 제공됐다.우경임 woohaha@donga.com·정성택 기자 /개성=공동취재단}

    • 20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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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남친과 몇 번…” ‘성폭력 예방’ 담당 해군 대령, 여군들 성희롱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는 임무를 맡은 해군 대령이 오히려 여군들을 성희롱하다가 보직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A 대령은 지방 부대의 인사과에서 근무하면서 여군들의 고충을 상담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작년 말부터 1년간 여군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대령은 상담하러 온 여군에게 “남친(남자친구)과 몇 번 잤느냐”, “너 립스틱 색깔이 야한데 병사들 성욕 자극하지 마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A 대령이 발언을 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상대방이 성희롱으로 받아들일지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정기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감찰조사에 나섰다. 해군 관계자는 “감찰조사는 온정주의를 배제하기 위해 해당 부대 내 감찰부서가 아니라 해군 본부 감찰팀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고 말했다. 감찰조사를 마친 뒤 해군 본부는 지난달 A 대령과 피해자를 같은 부대에서 분리하기 위해 A 대령을 보직해임하고 다른 지역 부대로 보냈다. 이 내용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해군은 A 대령에 대해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해군 관계자는 “성폭력을 막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여군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군 내 성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언어적 성폭력도 중징계로 처벌했으며 앞으로도 성범죄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성택기자 neone@donga.com}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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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청 “美, KFX 21개 기술 큰틀서 수출 승인” 밝혔지만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필수적이지만 미국이 이전을 거부하는 기술에 통신 및 항공전자 관련 기술 등 3개가 더 포함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쌍발엔진 등 3개 기술에 대한 이전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상태여서 KFX 사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기술 이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기술은 방위사업청이 기술 이전을 장담한 21개 항목 자체는 아니지만 그 아래 세부항목에 포함된 기술들이다. 다만 한미 양국이 큰 틀에서는 21개 항목에 대한 기술 이전에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추가 협상으로 기술 이전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사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 측으로부터 큰 틀에서 KFX 사업 관련 21개 항목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며 “기술적으로 구체화해야 할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사업을 해 가면서 추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등과 기술 이전 협상을 진행했다. 정부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세부항목에 포함된 주요 기술들에 대한 추가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기술 이전을 꺼리는 대상에 쌍발엔진 이외에 공대지 미사일 관련 기술도 포함된 것을 주목하고 있다. 공대지 미사일 관련 기술은 전투기의 성능 향상을 위한 주요 기술이다. 방사청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연내에 KFX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은 방사청에서 주관하지만 국방부 정책실이 관리 감독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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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틀’만 합의한 기술이전… 협상 차질땐 공군전력 비상

    방위사업청이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의 21개 기술 이전은 원론적인 합의다. 미국 측이 이번에 ‘가능한 한 최대한도(Maximum Extent Possible)’로 KFX 사업 지원을 재확인했다고 방사청은 밝혔지만 후속 협상은 별개의 문제다. KFX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공군의 전력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치밀한 후속 협상 대비가 필요하다. 방사청 고위 관계자는 9일 “이번에 포괄적으로 합의한 기술 이전 항목에는 헬멧 시현장치(HMD) 통합기술, 항공전자시스템 운용프로그램(OFP) 설계기술, 공중급유장치 통제 설계기술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전 및 통신기술 등 주요 기술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발 엔진과 관련된 설계기술과 인력 지원, 공대지 미사일 피해 규모를 사전에 파악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발 엔진은 KFX 사업 우선협상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기술이다. 엔진은 전투기의 심장이나 마찬가지여서 향후 협상에서 얻어내야 할 핵심 기술에 해당한다. 공대지 미사일 피해 발생 예측 프로그램은 어떤 규모로 공격할지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이전되면 미국이 각종 정보자산으로 수집한 북한의 전력 배치 정보까지 표현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4개 핵심기술 중 하나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통합 기술도 마찬가지다. AESA 레이더 통합 기술에는 이 레이더를 운용하는 모든 전투기가 얻은 각종 정보가 포함된다. 적기와 아군기를 분류한 정보도 들어온다. 따라서 AESA 레이더 통합 기술을 유럽 업체에서 도입한다면 이런 미국의 정보는 얻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미국으로서는 이 기술을 넘겨준다는 것은 ‘헤게모니’의 일부를 넘겨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사청 고위 관계자는 “11월 안에 모든 기술 이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렸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기술 이전이 안 되더라도 KFX를 만들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태도를 나타냈다. KAI에서 KFX 사업추진 본부장을 맡고 있는 장성섭 부사장은 “지금의 협상은 10년 6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가급적 리스크를 줄여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이전이 거부되면 별도 협상으로 장비를 통째로 구매해 장착하고, 이후에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주요 장비를 국산화한다는 구상이 깔려 있는 셈이다. 방사청은 이번 협상을 바탕으로 KFX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 아래 1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개발에 대한 종합계획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방부 정책실은 18조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KFX 사업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번 협상단에 육군의 이상명 KFX 사업단장(준장) 대신 공군의 백윤형 항공기사업부장(준장)을 보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FX 사업은 공군 전력의 공백 문제와 직결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한국의 적정 전투기 보유 대수를 430여 대라고 밝혔다. 올 10월 기준으로 이미 10여 대 부족한 상황이다. KFX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북한을 압도하던 공군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군이 운용하는 F-4, F-5 계열 전투기는 도입한 지 40년이 넘었다. 이젠 매뉴얼에도 없는 결함까지 나올 정도다. 공군은 180여 대의 F-5 계열 전투기 중 120여 대를 2019년에, 나머지는 2025년까지 퇴역시킬 예정이다. F-4 계열 전투기 40여 대는 2019년까지 정리할 계획이다. 공군이 경공격기 FA-50 60여 대와 F-35A 40대를 도입하더라 2020년대 중반엔 적정 전투기 보유 대수에서 110여 대가 부족하다는 뜻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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