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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에 붙었는데요. 아버지가 학비 마련하는 게 어려워 너무 힘들어하세요. 흑흑.” A 씨(19)는 서울 마포대교로 갔다. 고교 졸업을 앞둔 지난해 12월이었다. 많은 사람이 투신자살을 한다는 장소.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SOS생명의전화’(사진)를 봤다. 전화기를 들고 무작정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난하고 힘든 현실을 떠올리니 눈물이 났다. 엉엉 울었다. “지금은 알바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어떡해요?” 상담원은 “너무 상심하지 말라”며 다독여 주기 시작했다.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 많아요. 포기하지 말고 대학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면 분명히 길이 있을 거예요….” A 씨는 다시 힘을 내서 살기로 결심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A 씨처럼 SOS생명의전화기를 통해 발길을 돌린 사람이 지난해 163명에 이른다고 3일 밝혔다. 생명보험재단이 한국생명의전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함께 마포대교, 한남대교, 한강대교, 원효대교, 서강대교 등 5곳에 각각 4대씩 설치했다.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면 전문상담원과 바로 연결된다. 전화를 건 사람의 위치가 자동적으로 파악돼 구조요원이 현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전화기는 2011년 7월에 처음 설치됐다. 그해엔 12월까지 34명이 상담원과 통화한 후 자살하려던 마음을 바꿨다. 전화가 걸려온 시간대는 오후 6시∼밤 12시가 95명(59%)으로 가장 많았다. 0시∼오전 6시가 52명(31.9%)으로 뒤를 이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밤에 전화를 많이 거는 것으로 보인다. 상담 내용을 살펴보니 진로 문제가 40건(24.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이성 문제가 22건(18.5%), 생활고와 고독이 각각 18건(11%)이었다. 우울증(9.8%)도 적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62.6%)이 여성(37.4%)의 두 배 수준이었다. 나선영 한국생명의전화 국장은 “주변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남성의 특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고려대 구로병원 암 병원은 세계적인 의료진과 최첨단 의료장비, 선진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암 환자들에게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원스톱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 병원은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협진을 하는 ‘다학제 진료시스템’의 메카로 꼽힌다.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암과 관련된 과가 모두 참여하는 전문 진료팀을 구축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다학제 진료팀에 소속된 전문 의료진들은 종종 한 자리에 모인다.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개별 환자의 상태마다 최적의 치료법이 무엇인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의료진은 각자가 갖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환자 수술은 어떻게 하며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는 어떻게 할지,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할지를 의논한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간암 두경부암 등 암 환자들은 진료 팀 단위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많은 환자가 합병증은 최소한으로 겪으면서 최상의 치료결과를 얻는 것은 이런 세심한 협진시스템의 덕이다. 암 병원이 실시하는 표적항암치료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또, 수술부위를 최소한으로 하는 복강경 수술도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 치료 후 만족도를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첨단 방사선 암 치료 시스템도 치료 효과를 높이고 회복을 앞당기고 있다. ‘일일항암 치료실’도 암 병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이곳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굳이 입원을 하지 않고도 하루 만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고려대 구로병원에는 초기 암 환자를 비롯해 중증 암 환자들이 전국에서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들을 놓고 봐도 주로 진단을 받은 질환명이 암일 정도다. 감시 림프절 생체검사로 치료 성과 높여 고려대 구로병원은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암 수술 감시 림프절 학제 간 연구회’를 발족했다. 감시 림프절은 종양이 림프절을 통해 직접 전이되는 경우 가장 처음 도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폐암과 식도암, 위암 수술에 2007년부터 일찍이 ‘감시 림프절 생체검사’가 실시됐다. 암 조직에 림프절 염색 색소를 주입해 감시 림프절을 찾아낸 후, 일부를 절제하고 검사해 암 세포가 전이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감시 림프절 생체검사를 적용하면 복강경을 통해 암 조직만을 제거할 수 있고, 암 세포가 전이됐는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림프절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정상적인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범위도 최소화하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르게 할뿐더러 합병증도 적어 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검사법은 2010년부터 폐암과 식도암을 비롯해 유방암 대장암 갑상샘암 비뇨기암 두경부암 등 모든 암 수술에 확대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치료성과가 한층 더 좋아졌다. 암 병원의 외과 수술 팀은 개원 초기인 30년 전부터 암별로 전문화되고 특화된 진료를 해왔다. 특히 흉강경을 이용한 독창적인 수술법을 개발해 암을 제거할 때 수술부위를 최소화하고 통증을 줄일뿐더러 암 환자의 회복을 앞당겼다. 의료진은 수술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암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치료효과는 높이면서 수술비는 낮출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병원이 암 수술도 잘하고 치료비도 저렴한 병원으로 꼽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의료수준 병원의 경쟁력은 우수한 의료진으로부터 나온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의료진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목영재 교수(상부위장관외과)는 대한위암학회 이사장과 국제위암학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목 교수는 위암 치료역량을 진일보시킨 국내의 명의로 꼽힌다.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고 그에 맞춘 최적의 검사를 하고, 이에 걸맞은 치료를 해 빨리 해 수술 결과가 성공적이다.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70% 이상이라 많은 중증 위암환자들이 그를 찾는다. 문홍영 교수(대장항문외과)는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초기 대장암뿐 아니라 진행된 대장암과 재발·전이된 대장암도 능숙하게 치료한다. 그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부위를 적게 할지 크게 할지를 판단해 적절한 수술법을 구사한다. 같은 진료과의 이선일 교수는 하부 직장암에 대한 수술을 할 때 항문을 보존하는 수술 방법을 연구해 발표해 왔다. 이재복 교수(유방내분비외과)는 갑상샘암 수술의 권위자다. 다양한 최신수술법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례로 수술 중 부갑상샘 호르몬 측정술이나 후두 신경자극 탐색기법 등을 시행하는 것이 그렇다. 이 교수는 95% 이상의 환자 완치율을 자랑하고 있다. 김준석 교수(종양내과)는 두경부암 등 항암치료에 손꼽히는 전문가다. 미국 임상암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교환교수, 대한암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표적 항암제 개발에도 수차례 참여했다. 서재홍 교수(종양내과)는 유방암 치료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유방암 진료를 할 때 다양한 진료과가 협진하는 다학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별도로 유방암 줄기세포 표적치료제도 연구하며 개발하고 있다. 같은 과의 오상철 교수는 위암 대장암 식도암 등 소화기암 항암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통해 암의 재발 가능성, 항암제 감수성, 장기 생존 여부 등을 예측하고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없애는 항암 맞춤치료 연구로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다.손꼽히는 의술 갖춘 전문인력 병원의 의료진은 대외적인 연구와 학회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지만, 무엇보다도 본인들이 맡은 진료과목에 대해서 탁월한 의술을 갖추고 있다. 김현구 교수(흉부외과)는 폐암수술 전문가다. 통상적으로 흉강경 수술은 3곳을 절개하지만, 김 교수는 한 곳을 4cm가량 미세하게 절개해 암 조직을 절개하는 ‘싱글포트 흉강경 수술’을 성공했다. 최상룡 교수(간담췌외과)는 간암수술의 대가다. 국내에서 간이식수술이 생소하던 1990년대 초에 뇌사자 간이식 수술은 물론이고 소아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바 있다. 같은 진료 과의 김완배·최새별 교수는 초기 간암에 대해 ‘고난도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해 수술 성과를 높이고 있다.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가 높다고 정평이 나 있다. 소화기내과 변관수 연종은 김지훈 교수는 간암 진단과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간암 발생 위험이 높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물론이고 만성 간염 환자와 간경화 환자에 대해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실시하는 걸로 유명하다. 아울러 간염 바이러스의 변종과 유전자에 대해 꾸준한 연구 활동도 하고 있다. 소화기내과 박종재 교수는 조기 위암이나 대장암에 대해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ESD)’의 국내 권위자다. 그는 내시경을 사용해 세밀한 부분까지 눈으로 직접 병변을 확인한다. 비교적 크기가 큰 암 조직도 거뜬히 제거한다. 2007년에는 ‘한일 공동 주관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라이브’에 대한민국 대표로 선정돼 한일 양국 의료진에게 수술을 시연한 바 있다. 이들을 포함해 고려대 구로병원이 갖추고 있는 암 종류별 전문진료진은 다음과 같다. △유방암=서재홍 교수(종양내과), 우상욱·김우영 교수(유방내분비외과) △폐암=강경호·심재정·이승룡 교수(호흡기내과), 김현구 교수(흉부외과) △소화기암(위암·식도암·대장암)=목영재·장유진 교수(상부위장관외과), 박종재·이범재 교수(소화기내과), 최영호 교수(흉부외과), 오상철 교수(종양내과), 문홍영·이선일 교수(대장항문외과) △간암=변관수·연종은·김지훈·김재선 교수(소화기내과), 최상룡·김완배·최새별 교수(간담췌외과) △갑상샘암=이재복 교수(유방내분비외과), 최경묵 교수(내분비내과) △두경부암=김준석·강은주 교수(종양내과), 우정수·조재구 교수(이비인후-두경부외과) △부인암(자궁경부암·난소암)=이재관·홍진화·소경아 교수(산부인과) △비뇨기암(전립샘암·방광암)=문두건·박홍석·윤철용 교수(비뇨기과) △암 협진(진단·방사선·재활)=양대식·이정애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서상일·김경민·우옥희 교수(영상의학과), 김성은·오선영 교수(핵의학과), 김한겸·김애리·이영석 교수(병리과), 양승남 교수(재활의학과), 정현강 교수(정신건강의학과) ▼ 독립된 암 전문병원 증축, 최첨단 병원으로 도약 ▼고려대 구로병원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최첨단 암 병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 독립된 암 전문병원을 증축하는 공사를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내년에 공사가 완공된 이후에는 보다 수준 높은 암 치료서비스를 제공해나갈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축하는 암 병원에는 외래진료실, 초음파 등 각종 검사실, 방사선치료실, 일일 항암치료실, 교육실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첨단 장비를 대거 확충해 환자 중심의 원스톱 암 치료 서비스를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도 고려대 구로병원에는 다양한 최첨단 의료기기가 구비돼 있다. 16cm의 넓은 신체범위를 0.35초 만에 촬영할 수 있는 최고품목의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인 640MSCT도 그중 하나다. 이 기기는 검사 시간이 짧은 만큼 방사선 피폭량이나 주입하는 조영제 양이 적어 환자들이 안전하게 검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형광내시경도 2005년 일찍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기관지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도 이뤄지고 있다. 병원에서는 이런 첨단 기기를 바탕으로 초기 폐암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견해 치료한 결과 이들의 생존율도 85% 이상으로 높다. 앞으로는 이 같은 첨단기기를 더 많이 도입해 치료성과와 환자들의 만족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게 아니라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환자의 입장에 초점을 두는 걸 최상의 가치로 두고 있다. Easy(쉽고 편하고), Fast(빠르고), Credit(믿을 수 있는) 병원을 기본가치로 추구한다. 이런 신조를 바탕으로 증축되는 암 병원은 검사에서부터 진단,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까지 단 한번에 원스톱으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치료 동선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간 자체도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다. 아울러 암 연구와 임상진료가 접목되는 세계적인 암 중심병원으로 발전하기 위해 연구 중심의 병원으로 도약할 계획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세종시의 남성 흡연율 및 성인 고위험 음주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2일 공개한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남성 흡연율은 세종(51.3%) 강원(49.9%) 제주(49.4%)순으로 높았다. 조사는 세종시를 포함한 17개 광역시도 보건소를 통해 만 19세 이상 남녀 27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세종시는 성인 고위험 음주율 역시 20.4%로 가장 높았다. 강원(19.5%) 제주(18.8%)가 뒤를 이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일주일에 2번 이상 과음(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공무원이 많이 사는 세종시의 흡연율과 음주율이 왜 가장 높은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지역 간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남성 흡연율은 서울(42.6%)이 가장 낮았고 전북(44.4%) 울산(44.5%)이 다음이었다. 성인 고위험 음주율은 전남(13.5%), 전북(13.7%), 광주(14.1%)순으로 낮았다. 서울은 걷기 실천율이 52.1%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어 대전(48.2%)과 부산(46.9%)이 높았다. 걷기 실천율은 최근 1주일 동안 5일이상, 매회 30분 이상 걷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이런 지역은 비만 비율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비만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전(22%) 대구(22.2%) 부산(22.4%)이었다. 비만율이 높은 곳은 제주(30.1%) 강원(26.7%) 세종(26.3%)이었다. 고혈압을 진단받은 비율은 충남(20.8%) 강원(20.8%) 세종(20.4%)순으로 높았다. 고혈압 진단율이 낮은 곳은 경남(16.7%) 전남(17%) 경북(17.3%)순이었다. 이번 결과를 2008년과 비교하면 전국 남성 흡연율은 49.2%에서 46.4%로 다소 떨어졌다. 고위험 음주율도 18.4%에서 16.1%로 낮아졌다. 그러나 건강 지표는 약간 나빠졌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국임종치유협회는 5월 10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임종치유사 자격시험 교육을 실시한다. 임종치유사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다. 관련 분야 경력이 2년 이상이거나 4년제 학부 졸업생이면 지원할 수 있다. 모집 기간은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02-939-8868, www.sdlfoundation.org}
입원 환자 10명 중 3, 4명은 간병서비스를 이용하고, 한 달에 평균 20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80개 의료기관에 입원한 2만8000명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실시한 ‘간호 서비스 실태 조사’ 결과다. 간병비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차액과 함께 ‘3대 비급여’로 불린다.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36.6%가 간병서비스를 이용했다. 의료기관 종류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 14.8% △종합병원 13.8% △병원 15.5% △요양병원 86.5%였다. 간병인은 하루에 얼마나 근무할까. 환자의 80.8%는 간병인의 근무 시간이 24시간(하루 종일)이라고 응답했다. 이 경우 간병인에게 주는 돈은 6만9999원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약 7만 원, 한 달이면 210만 원을 쓰는 셈이다. 간병 시간이 하루 10∼16시간인 환자는 11.1%에 불과했다. 이 경우 간병비는 6만1697원이었다. 많은 환자가 많은 돈을 내고 간병을 받지만 서비스 관리는 허술했다. 의료기관 10곳 중 6곳 정도(59%)가 ‘간병 교육을 이수한 사람’과 같이 모호한 조건을 간병인의 자격으로 정해 놓고 있었다.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 등 공식 자격증을 요구하는 곳은 30% 이하였다. 심지어 의료기관의 17.6%는 간병인을 고용할 때 아무런 자격 제한을 두지 않았다. 간병인을 상대로 정기 교육을 하는 의료기관은 37.4%에 그쳤다. 정기 교육은 물론이고,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는 곳도 19.8%나 됐다. 환자의 63.7%는 간병인을 직접 구했고, 27.6%는 용역회사를 이용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는 간병인을 개인이 직접 고용하는 비율이 각각 90.5%, 83.7%였다. 간호사 인원이 적어서 간병인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그렇다면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1명이 실제로 담당하는 환자는 몇 명이나 될까.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30.9명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42명의 환자를 담당했다. 현재 간호사 병상 배치 법정 기준은 1명당 2.5개다. 국내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상급종합병원조차 이 기준을 지키지 못한다는 말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불량식품을 만들거나 파는 식의 식품 범죄를 저지르면 최소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6월 관련법령을 개정키로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열고 이를 골자로 하는 불량식품 근절종합대책을 확정했다. 불량식품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4대 악’ 가운데 하나로 꼽은 바 있다. 현재는 광우병과 조류독감 등 질병에 걸린 동물을 음식물로 쓸 경우에만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를 식품 범죄 전반으로 확대하고, 형량도 최소 3년으로 강화한다는 계획. 불량식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매출액의 최고 10배를 환수하기로 했다. 현재는 2∼5배를 환수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학교급식 위생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연 2회 실시하는 위생 점검을 연 4회로 늘린다. 급식재료 납품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식품의 제조·유통과정을 기록해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회수하도록 하는 ‘식품이력 추적관리제’도 의무화된다. 업체가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제도를 우유, 치즈 등 영·유아 식품부터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음식점 위생등급제을 도입한다. 음식점의 위생수준을 평가하고 점수별로 등급(A B C D)를 부여하는 식이다. 등급은 모두 공개하며 위생 점수가 낮은 업소는 점검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안전행정부와 식약처 등 부처별로 관리하던 식품안전정보망은 하나로 통합된다. 식품 관련 사건이 발생하면 국민에게 신속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에는 범정부 불량식품 근절추진단을 구성한다. 국무조정실은 식품안전정책위원회 민간위원을 중심으로 현장점검단을 운영한다. 이와 별도로 법무부와 경찰청도 6월까지 집중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23개 민간단체가 담뱃값을 60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 6개 보건의료단체, 한국소비자연맹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26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6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연 효과를 얻으려면 이 금액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금연 효과는 특히 청소년과 저소득층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흡연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담배 포장에 경고 사진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성명서에는 담뱃값 인상으로 거둔 수입을 금연에 도움이 되는 치료와 금연 캠페인에 써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연에 도움이 되는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금연 상담과 금연 약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 이들 단체는 금연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범국민 금연운동 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23개 민간단체가 담뱃값을 60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공동 성명서를 냈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 6개 보건의료단체, 한국소비자연맹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26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6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연 효과를 얻으려면 이 금액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금연 효과는 특히 청소년과 저소득층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흡연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담배 포장에 경고 사진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성명서에는 담뱃값 인상으로 거둔 수입을 흡연자 치료와 금연캠페인에 써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연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금연상담과 금연 약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 이들 단체는 금연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범국민 금연운동 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저희들로 인해 세상이 좀 더 나은 곳으로 바뀌면 좋겠어요.” 청소년 봉사단체 ‘더체인지’를 만든 임현정 양(18)의 말이다. 임 양을 포함한 회원들은 겨울방학 내내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내용은 △아동성범죄자 형량 최소 20년 이상으로 강화 △아동인권보호국(가칭) 설립 등 크게 두 가지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인 ‘발자국’과 함께 진행했다. 더체인지는 온라인 카페로 회원이 350여 명이다. 이 중 30여 명이 1월부터 국회의원을 찾아가 서명하도록 설득했다. 두 달이 지나면서 의원 130명이 서명했다. 임 양은 2010년 이 단체를 만들었다. 당시 미국에 유학 중이었는데 방학을 맞아 국내로 들어온 때였다. “미국에서 새로운 기부문화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친구 생일파티에 선물 대신에 소아환자를 위한 성금을 가져오라고 하고, 걷기대회를 열어 참가비를 모은 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더라고요.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임 양은 30여 명을 모아 걷기대회를 열었다. 100m를 걸을 때마다 100원씩 기부하는 행사였다. 이틀 만에 500만 원 정도가 모였다. 개발도상국 아동후원단체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네팔의 아동에게 전달했다. 이런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더체인지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는 뜻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성차별을 받으며 사는 여자아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플랜코리아가 진행하는 ‘저는 소녀니까요(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에 동참했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낮 12시에 서울 명동, 광화문, 목동에 모여 피켓을 들고 이런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캠페인을 마치고 귀가하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게 됐다. 전남 나주와 경기 여주에서 일어난 여아 성폭행 사건을 알게 된 것도 이때였다. “개발도상국 소녀를 돕기 위한 캠페인을 하면서 우리나라 아이들은 보호를 잘 받는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도 끔찍한 일을 겪는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겨울방학을 이용해 매일같이 국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에 다니는 시간의 앞뒤를 이용해 국회의원 회관에 들렀다. 아동성범죄자를 근절하기 위한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이 왜 이런 걸 하느냐고 다그치면서 공부를 잘하는지 묻는 의원도 있었고, 서명을 거부하는 의원도 있었다. 그렇지만 국회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 “아동성폭력은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법이 우리 요구대로 개정될 때까지 서명운동을 계속할 겁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어린이집의 ‘필요경비’ 상한액이 지역별로 최대 12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경비는 보육프로그램과 별도로 진행되는 활동비나 보육료에 포함되지 않는 물건 구입비를 뜻한다. 예를 들어 △입학준비금(상해보험료, 원복 체육복 모자 등 구입비) △특별활동비 △현장학습비 △행사비 △차량운행비를 말한다. 상한 기준은 시도지사가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서울은 자치구에, 경기도는 시군에 결정을 위임한 상태다. 17일 보건복지부의 ‘2012년 필요경비 수납한도액’ 자료에 따르면 현장학습비 상한액의 격차가 가장 컸다. 서울 송파·영등포·광진구는 분기별 24만 원. 충북(2만 원)보다 12배로 높은 수준이다. 특별활동비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남구(월 21만 원)였다. 인천은 3만 원으로, 강남구의 8분의 1 수준이었다. 행사비 연간 상한액도 지역별 격차가 컸다. 경기 고양시·연천군·파주시·부천시가 24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광주·대전·충북·충남·경남 등은 5만 원으로 훨씬 적었다. 입학준비금 상한액도 편차가 크긴 마찬가지. 서울 광진구는 모자·가방·수첩·명찰 등은 5만 원, 원복 10만 원, 체육복 5만 원을 합쳐 연간 20만 원까지 받도록 허락했다. 반면 전북은 도 전체가 5만 원 이하로만 받도록 돼 있었다. 복지부와 지자체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국 어린이집 1000곳 정도를 집중 점검한다. 보육료와 필요경비 상한액을 초과해 받는지 단속할 계획이다. 위반사실이 발견되면 적발 횟수에 따라 시정명령, 운영정지 3∼6개월, 시설폐쇄 같은 행정처분을 내린다. 특별활동비의 경우 상한액을 초과해 받지 않았더라도, 실제 활동에서 필요한 금액보다 더 많이 받았을 때는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19일 오후 2시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만성 콩팥병에 대한 공개강좌를 연다. 최범순 신장내과 교수가 혈뇨와 단백뇨에 대해 강의하고, 임현진 영양사가 통풍환자의 식사법에 대해 알려준다. 02-2258-1231■ 고려대 안암병원은 20일 오후 2시 본원 8층 중회의실에서 ‘우울한 기분, 어떻게 극복할까’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연다. 원은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강연한다. 누구나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02-920-6569■ 분당서울대병원은 23일 오전 9시 본원 대강당에서 뇌신경계 질환을 주제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연다. 이번 행사는 뇌신경병원이 11일 문을 연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외 의료진들이 뇌혈관센터와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발표한다. 031-787-7469■ 을지대 강남을지병원은 23일 오전 10시 본원 대강당에서 ‘우리아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주제로 건강강좌를 연다. 이재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는 아이의 특성에 대해, 방수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부모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 강의한다.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선착순 40명. 02-3438-1156}

《 최모 씨(50)는 지난해 10월 뇌염에 걸려 서울의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고열과 함께 전신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대소변을 못 가렸다. 직장에 다니던 아내(49)는 최 씨를 돌볼 여력이 없어 간병인을 고용했다. 하루 8만 원, 한 달에 200만 원이 들었다. 아내의 월급은 매달 100만 원 남짓. 간병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두 달 만에 직장을 나와 직접 간병했다. 현재 대다수 병원에선 이처럼 보호자나 간병인이 직접 환자를 돌본다. 간호 인력을 충원해 병원이 직접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없는 병원’이라면 문제가 해결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2007년과 2010년, 두 번의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결론을 내지 못해 올 7월 다시 3차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7년째 시범사업만 벌이는 셈이다. 이 제도는 과연 시행될 수 있을까. 》○ 환자에겐 이로운 제도 고려대 의대 안형식 교수(예방의학교실)에 따르면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90% 이상이 간병인을 고용한다. 일반병원의 경우 19.3%가 간병인을 고용하고 34.6%는 가족에게 간병을 받는다. 간병인이 필요한 이유는 병원의 간호사가 부족해서다. 일반병원에서는 간호사 1명이 입원환자 15∼20명을 담당한다. 일본(7명), 미국(5명)보다 훨씬 열악하다. 한국 중국 대만을 빼면 대부분 국가에서 간병서비스는 병원의 몫이다. 병원이 간호사와 간호보조 인력으로 팀을 꾸려 환자를 전담한다. 이를 ‘간호간병’이라고 한다. 국내 입원환자가 연간 지출하는 간병비는 평균 275만 원. 안 교수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3조 원의 간병비가 지출됐다. 전체 입원진료비의 20%에 이르는 금액. 이 돈을 감당할 수 없으면 가족이 직접 간병한다.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생업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 진료비와 간병 탓에 가족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이유다. 보호자 없는 병원이 도입된다면 이런 폐해를 막을 수 있다.○ 수조 원 재원 어디서? 문제는 재원이다. 간병인 없이 환자를 충분히 돌볼 만큼 간호사를 늘려야 한다.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에서 병원에 지급하는 입원료가 오른다. 정형록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일반병원에서 간호 인력이 간병서비스를 전담할 경우 최소 2조3906억 원에서 최대 5조23억 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지출한 총 진료비는 47조8392억 원. 이 금액의 5∼10%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킬 경우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보험료를 높여 해결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중증질환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우선이냐는 논란이 있다.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제3의 ‘간병보험’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이왕준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 이사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처럼 한 달에 몇천 원씩 내고 간병서비스를 받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 교수는 “간병서비스처럼 규모가 큰 의료서비스가 공적인 영역에서 배제돼 있어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킨다. 정부가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간병인 사라지나 유인상 뉴고려병원장은 “병원에서 간호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의료상식을 제대로 모르는 간병인이나 가족이 환자를 돌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술 환자의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바람에 상처를 곪게 한다든지, 신장병을 앓는 환자에게 짠 음식이나 사골 국물을 먹여 병을 악화시키는 식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에서는 의학교육을 제대로 받은 간호 인력이 환자를 전담한다. 또 병원이 환자 관리를 전적으로 책임지니까 간병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간병인은 서서히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병원 내의 간호사와 간호보조 인력이 환자를 전담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서 간병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약 4만5000명. 복지부 관계자는 “간병인 상당수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이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관련된 일자리로 옮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마포구의 A노인복지센터 시설장은 “간병인은 의사와 간호사를 도와 보조역할만 하면 되지만, 요양보호사는 일이 고되니까 많은 사람이 기피한다”며 “지금도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데 간병인이 이직을 하려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부가 불량식품을 만들거나 파는 업자에게 최저형량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포함한 ‘불량식품 근절대책’을 1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최저형량제는 정해진 기준 이상의 형량만 부과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살인을 비롯한 중죄에 적용된다.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 악’의 하나로 규정한 만큼, 처벌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현재 식품위생법에서 불량식품 처벌조항은 대다수가 형량상한제다. 몇 년 이하의 징역이나 얼마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식이다. 정부는 불량식품을 근절하기 위해 이익몰수제와 블랙리스트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과 주부가 참여하는 감시단이 식품안전을 점검하는 ‘식품이력 추적제’도 시행한다. 자세한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무엇이 불량식품인가. A. 식품위생법에서는 △썩거나 상하거나 설익거나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됐거나 △불결한 물질이 섞였거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지 않은 경우를 위해식품으로 규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구체적인 기준을 검토 중이다. Q. 최저형량제가 적용되면 뭐가 달라지나. A. 현재는 △광우병 △탄저병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동물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를 제외하면 불량식품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많다. 모든 불량식품에 최저형량제를 적용하면 처벌이 강화된다. 구체적인 형량은 이달 말에 나온다. Q. 이익몰수제는 무슨 내용인가. A. 식품 제조업자나 판매업자가 불량식품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었을 때 매출액의 10배를 과징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다. 현재도 일부 위반사항에 대해 소매가격의 2∼5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조항이 있다. 소매가격 산출이 어렵고 행정인력이 부족해 유명무실했지만 앞으로는 집행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Q. 블랙리스트제는 처음 도입하나. A. 불량식품을 3회 이상 판매한 업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하지 않았다. 성 범죄자처럼 불량식품 업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데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Q. 처벌강화 방안은 언제 시행하나. A. 최저형량제와 이익몰수제를 적용하려면 식품위생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상반기부터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과 감시체제를 다음 달부터 강화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부가 불량식품을 만들거나 파는 업자에게 최저형량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포함한 '불량식품 근절대책'을 1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저형량제는 정해진 기준 이상의 형량만 부과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살인을 비롯한 중죄에 적용된다.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 악'의 하나로 규정한 만큼, 처벌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현재 식품위생법에서 불량식품 처벌조항은 대다수가 형량상한제다. 몇 년 이하의 징역이나 얼마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식이다. 정부는 불량식품을 근절하기 위해 이익몰수제와 블랙리스트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과 주부가 참여하는 감시단이 식품안전을 점검하는 '식품이력 추적제'도 시행한다. 자세한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무엇이 불량식품인가. A. 식품위생법에서는 △썩거나 상하거나 설익거나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에 오염됐거나 △불결한 물질이 섞였거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지 않은 경우를 위해식품으로 규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구체적인 기준을 검토하는 중이다. Q. 최저형량제가 적용되면 뭐가 달라지나. A. 현재는 △광우병 △탄저병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동물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징역이 처한다. 이를 제외하면 불량식품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지적이 많다. 모든 불량식품에 최저형량제를 적용하면 처벌이 강화된다. 구체적인 형량은 이달 말에 나온다. Q. 이익몰수제는 무슨 내용인가. A. 식품 제조업자나 판매업자가 불량식품으로 부당한 이익을 얻었을 때 매출액의 10배를 과징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다. 현재도 일부 위반사항에 대해 소매가격의 2~5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조항이 있다. 소매가격 산출이 어렵고 행정인력이 부족해 유명무실했지만 앞으로는 집행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Q. 블랙리스트제는 처음 도입하나. A. 불량식품을 3회 이상 판매한 업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하지 않았다. 성 범죄자처럼 불량식품 업자의 신상을 공개하는데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Q. 처벌강화 방안은 언제 시행하나. A. 최저 형량제와 이익몰수제를 적용하려면 식품위생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상반기부터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과 감시체제를 다음 달부터 강화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올해 국내에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올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6만2000명이 한도다. 이 제도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최장 4년 10개월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와 협약을 맺은 15개 국가에만 해당한다. 노동자 ‘쿼터’는 매년 정한다. 이 쿼터의 일부를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에게 우선 할당하는 방안이 시행되기도 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10대 다문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실 주최로 이 공약을 논의하는 첫 간담회가 열렸다. 여성가족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의 과장급 실무 담당자도 참석했다. 당초 이 방안은 결혼이민자들이 모국의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을 호소해 만들어졌다.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을 한국에서 일하게 할 경우 다문화가정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방안이 타당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고준기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원장은 “현재 결혼이민자 대부분이 친정으로 돈을 송금하는데, 이 때문에 부부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모국 가족이 한국에서 돈을 벌게 되므로 결혼생활이 좀 더 안정될 것”이라며 찬성했다. 그러나 정기선 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은 “이 방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다문화가정이 안정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위장 결혼, 신분 세탁과 같은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이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모국 가족이 국내에서 일하면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인 남편과 소통을 덜 하게 될 수도 있다.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인과 잘 지내도록 배려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외국인에게 우선권을 주면 다른 외국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그보다는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간의 왕래를 활성화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거쳐야 할 법적 절차도 남아 있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이보다 조금 ‘등급’을 낮춰 한국인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검색해 열람하는 시스템에서 결혼이민자의 모국 가족을 먼저 노출시킬 수는 있다. 이 경우 정부 방침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이자스민 의원은 “사회적인 합의가 우선 돼야 하는 만큼 공약을 어떻게 추진할지는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가 입원 및 수술 치료를 한 번 받을 때마다 400만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저소득층의 희귀난치성 질환자 523명의 지난해 진료비 명세서를 모두 입수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함께 분석한 결과다. 이들은 지난해 재단으로부터 입원 및 수술 치료비를 지원받은 전체 환자들로 월 소득이 386만 원 이하(4인 가족 기준)인 가구가 대상. 표본 집단을 통해 이들의 진료비 부담 실태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비급여 진료가 많아 환자의 진료비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입원 또는 수술 진료를 받을 때 내는 1인당 진료비(비급여 포함)는 회당 평균 1667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환자 부담액은 평균 400만 원. 300만 원 이상 부담한 환자는 40%(211명). 1000만 원 이상을 낸 환자도 9%(47명)나 됐다. 환자의 실제 부담액이 이처럼 큰 이유는 비급여 비중이 높아서다. 특히 선택진료비(특진료) 액수가 컸다. 523명이 지난해 1년간 부담한 비급여 비용 18억1373만 원 중 선택진료비는 35.8%(6억4898만 원)였다. 일반 질환(21%)보다 크게 높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대개 종합병원의 교수급 의료진만이 진료가 가능하다. 환자들이 선택진료비를 어쩔 수 없이 부담해야 하는 이유다. 분석 대상인 523명 중 선택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6.7%(35명)에 그쳤다. 서승우 고려대 구로병원 희귀난치성질환센터 부센터장은 “희귀난치성 질환은 다른 질환과 달리 완치가 어렵고 평생,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이런 까닭에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가 있는 가정은 빈곤층으로 떨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이샘물·이지은 기자 evey@donga.com}

이성민(가명·15) 군은 심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첫돌 무렵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2개월간 입원했다. 퇴원할 때 명세서에 찍힌 진료비는 7669만7267원. 이 군 가족이 실제 부담한 돈은 2079만3134원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로 65만107원을 냈다. 나머지 2014만3027원은 모두 비급여였다. 비급여 진료비의 절반에 가까운 982만8019원이 선택진료비였다. 본보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조사에서도 비급여 진료비의 35.8%가 선택진료비였다. 이 군의 부모는 작은 떡집을 운영하며 한 달에 300만 원 남짓 번다. 7개월을 벌어야 환자 부담분을 겨우 낼 수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500만 원을 지원받았지만 모자란 진료비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지인에게서 돈을 빌리고 신용카드를 사용해 나머지 금액을 냈다. 가족들은 “빚이 벌써 1억 원이나 쌓였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군은 6월까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간호를 받아야 한다. 매달 한 번씩 입원한 후 조직검사와 약물치료도 받아야 한다. 이 군의 어머니는 “선택진료비만 좀 적어도 어떻게든 해 보겠는데,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말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은 치료도 어렵지만 진료비 또한 유난히 많이 든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비중이 커서다. 정부는 꼭 필요한 항목은 건강보험을 100%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환자들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가장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차액,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이 제외됐기 때문. 특히 희귀난치성질환자의 고통이 더 크다. 질병 자체가 생소해 소수의 대학병원 교수만 치료할 수 있으니 선택진료비 부담이 커진다. 선택진료비는 전문의 자격을 따고 10년이 지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 내는 돈이다. 질병의 고통에, 진료비 고통까지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박영훈(가명·51) 씨도 마찬가지. 지능이 두 살짜리 아이와 비슷하다. 버드-키아리 증후군이다. 간에서 피를 보내는 정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희귀질환. 비정상적으로 간이 커지고, 배에 물이 찬다. 사업으로 정신이 없던 1988년, 숨을 잘 못 쉬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이 병을 진단받았다.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복수가 차고 다리가 부었다. 사업을 관두고 대리운전, 주차관리 일을 시작했다. 병세가 심해져 몸이 아플 때마다 일을 하지 못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죽기 살기로 일에 매달렸지만 한 달에 50만∼60만 원밖에 못 버는 생활이 반복됐다. 지난해 심장수술을 받은 뒤부터는 기약도 없이 입원이 길어졌다. 하반신이 마비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또 지능이 크게 떨어져 말도 제대로 못한다.○ 가족 해체에 저소득층 추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와 헤어졌다. 세 아이도 엄마와 살겠다며 집을 떠났다. 혼자 남은 박 씨는 누나 집에서 지내고 있다. 노모(79)가 하루 종일 기저귀를 갈아주고 거동을 돕는다. 어머니 역시 2년 전에 당뇨 합병증으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다. “이 병을 앓은 뒤로 집안이 풍비박산 났습니다.” 희귀난치성질환자의 가족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환자와 가족 모두 괴로운 이유는 평생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 수술을 받으면 완치까지 가능한 다른 중증질환과 가장 크게 다르다. 희귀질환에는 완치 개념이 없다. 그러나 치료를 안 받을 수는 없다. 치료를 중단하면 상태가 악화돼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의료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자 자신이 우선 일을 하기 어렵다. 진료비는 갈수록 불어나니 간병인을 따로 두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 가족이 하루 24시간 환자 옆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 가족의 수입 역시 확 떨어지게 된다. 박 씨 또한 버드-키아리 증후군에 걸린 후 차상위계층으로 추락했다. 이런 점을 들어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현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암은 민간보험이라도 많이 나와 있지만 희귀난치성질환은 건강보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꼭 필요한 검사비와 의료용품, 선택진료비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성질환 ::국내 환자가 2만 명 이하이면서 적절한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은 병을 뜻한다. 종류가 너무 많아 질병의 개수나 발생률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6000여 종, 국내에는 2000여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환자는 모두 합쳐 5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38만1576명(2011년 기준)이 산정특례로 지정돼 건강보험 진료비의 10%만 낸다. 치료는 물론이고 진단 자체가 어려워 중증장애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적으로 진료할 의료진이나 기관도 크게 부족하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희귀난치성질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에 한해 진료비를 10%만 부담한다(산정특례제도).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300% 미만인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의료비, 간병비, 호흡보조기 대여료도 지원한다(의료비 지원사업). 모든 희귀난치성질환자가 이런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 현재 산정특례는 138종, 의료비지원사업은 134종에만 적용된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질병은 더 많은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싱당수 환자 가족이 공익재단을 찾는 이유다. 이도저도 안 될 땐 빚을 내야 한다. 이현주(가명·30·여) 씨를 보자. ‘헤파린에 의한 저혈소판증’을 앓고 있다. 혈소판이 감소하는 질환이다. 동맥이나 정맥에 피떡이 생겨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산정특례 혜택을 받지 못하는 희귀질환이다. 이 씨는 이 병으로 진단받은 유아기 때부터 꾸준히 약을 먹었다. 수술을 두 차례나 받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고교를 졸업하고 간호조무사로 일한 적이 있다.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자주 나타나 결국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 그는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다시 받았다. 94일간 입원했더니 진료비가 7079만1676원 나왔다. 이 중 이 씨는 2134만292원을 부담해야 했다. 진료비 명세서를 보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에 대한 환자부담금(20%·1151만6399원)이 비급여 진료비(982만3893원)보다 많았다. 산정특례를 적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이 가능한 항목의 10%만 내면 되므로 600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씨는 병 때문에 일을 못한다. 진료비는 가족이 부담했다. 아버지는 택시운전을 하며 한 달에 130만∼140만 원을 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500만 원을 지원받고, 회사원인 동생(27)이 돈을 보태 진료비를 겨우 막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엔 4대 중증질환 치료 같은 의료서비스를 국가가 100%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산정특례에서 제외된 희귀난치성질환자를 정부가 지원해 ‘의료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앨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두 잔이 뭡니까? 여덟 잔까지로 해주십시오.” 송명근 건국대병원 교수(흉부외과)는 외래진료실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자신의 저서에 밝힌 바 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루에 술을 두 잔 이상 마시지 말라”고 얘기한 데 대한 환자의 항의였다. 송 교수는 ‘하루 두 잔은 약주, 그 이상은 독주’임을 강조했다. 환자는 대형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술을 두 잔만 마시라고 하니 영업에 지장이 있다는 얘기였다. 정남식 세브란스병원 교수(심장내과)는 “술은 그 자체로 동맥경화를 유발하진 않지만 삼겹살처럼 기름진 안주를 함께 먹으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중년남성은 특히 여성보다 심장 질환에 잘 걸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4대 중증질환(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분석 결과다. 2011년을 기준으로 심장 질환자(인구 10만 명당)는 40대가 2471명(남 1505명, 여 966명), 50대가 6780명(남 4010명, 여 2770명)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60대 이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술받은 환자에게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가 40대는 157명(남 121명, 여 36명), 50대는 417명(남 322명, 여 95명)이었다. 남성이 여성의 3배 수준이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심장 질환에 취약한 이유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정 교수는 “여성호르몬은 혈관을 보호한다. 남성은 그런 호르몬이 적어 심장 질환에 더 잘 걸린다. 하지만 여성이 폐경기를 지나면 남성과 별 차이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경우 심장 질환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젊어서는 여성이, 60대 넘어서는 남성이 암에 더욱 취약하다. 20∼50대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를 크게 앞질렀다. 유방암과 자궁암이 젊은 여성에게 많이 생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60대 이후가 되면 남성 환자가 여성을 앞질렀다. 고령층에서 전립샘암 같은 남성 암 환자가 많아져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강희생(가명·40) 씨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로 월급 명세서를 확인했다. 기쁨은 잠시. 한숨부터 나온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세금으로 월급의 40%가 빠져나갔다. 노인 복지와 관련된 정부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초과한 지 오래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3년의 3배. 반면에 핵심 근로인구(25∼49세)는 절반으로 줄었다.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이 약 6배로 늘어난 셈이다. 어두운 미래상을 예견하는 공상과학소설(SF)의 내용이 아니다.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를 다루는 보고서대로라면 이런 상황이 2043년 3월에 현실이 된다. 본보가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국민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의 10년 치 질병정보(2002∼2011년)를 살펴봐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 지금 추세라면 건강보험 재정은 안전하지 않다. 사회의 고령화를 막을 순 없지만, 노화로 인한 질환이 무엇인지 알고 생활습관 개선 등 예방을 통해 진료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이유다.○ 만성질환 지속적 증가 나이는 병을 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이윤환 아주대병원 교수(예방의학과)는 “오래 살수록 암을 비롯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급증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우리나라는 만성질환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보자. 허리 통증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1000명당 환자가 2002년 66명에서 2011년 123명으로 약 2배로 늘었다. 고혈압(53명→102명), 소화기 질환(32명→79명), 눈 질환(36명→76명), 관절염(38명→63명)도 비슷하다. 젊었을 때는 잘 걸리지 않지만 노인이 되면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는 치매가 있다. 1000명당 환자가 2002년 1명에서 2011년 5명으로 늘었다. 녹내장은 4명에서 11명으로, 청력 상실은 4명에서 8명으로, 말초혈관 질환은 1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유정권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게 아니라 꾸준히 관리와 검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생활습관병(성인병) 환자의 증가 역시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인 내분비 및 대사 질환 환자(1000명당)가 9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 전립샘(전립선) 비대증은 5명에서 17명으로, 불임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도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결혼을 늦게 하는 한편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불임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여성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다 질환은 감기→치과 질환으로 환자 수에서는 치과 질환(충치 제외)이 가장 많고, 기관지염과 감기, 피부 질환, 목 염증이 뒤를 이었다(2011년 기준). 2002년에는 감기 환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목 염증, 치과 질환, 기관지염, 피부질환 순이다. 치과 질환을 비롯해 대부분은 환자가 30∼50% 늘었다. 감기 환자만 줄었을 뿐이다. 가벼운 감기로 굳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충치 역시 2002년에 6위였지만 2011년에는 10위 밖이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충치 예방 교육의 효과다. 2011년의 경우 치아(치과 질환), 뼈(탈구 및 염좌), 피부, 척추(허리 통증) 질환이 환자 수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 역시 한국이 고령화사회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수십 년간 사용한 뼈와 치아, 피부, 머리카락, 장기는 나이 들수록 제구실을 못한다. 지역별로는 전남의 허리 통증 환자가 가장 많았다. 65세 고령인구 비율이 20.4%로 전국 시도에서 가장 높은 점과 연관이 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내분비내과)는 “대표적 내분비 대사 질환 중 하나인 뼈엉성증(골다공증)이 급증한 데는 고령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진을 통해 질병을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받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환자가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4대 중증질환 중 하나인 뇌혈관 질환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늘었지만 이로 인해 사망한 환자는 10년 전보다 줄었다. 김현창 세브란스병원 교수(예방의학과)는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장기간 치료받는 노인이 2000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질환 자체가 늘었다기보다 치료받는 환자가 늘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고혈압과 당뇨병, 허리 통증, 전립샘 비대증 등의 발병에는 고령화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소식과 채식 위주의 식단,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면 이 같은 질환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이는 진료비를 낮추고 건보재정을 튼튼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이지은·이샘물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