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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세종으로 한다’는 규정을 두면 청와대부터 외교 대사관까지 다 옮겨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은 그 동안 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통한 ‘행정수도법’ 마련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최종 시나리오로 검토해 온 카드다. 결국 민주당이 여야 협의보다는 개헌선(200석)에 육박하는 슈퍼여당의 의석수를 앞세워 곧장 개헌으로 밀어붙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강연에서 “미래통합당은 의석도 소수고 총선에서 참패해 터무니없는 절망 속에서 오는 주장을 많이 한다”며 “그들(과의 협상 등)을 통해 뭘 한다는 건 안정성이 없고 우리 스스로 (개헌)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16년 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대해 “참 어이가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한 뒤 “(2004년 위헌결정을 내린) 재판관이 임기가 종료돼 모두 다 바뀌었다. 이제 새로운 (재판관) 분들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앞의 결정을 수정하는 결정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세계적 유동성 과잉과 최저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 국면을 막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과거 정부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과잉 유동성과 계속되는 저금리’를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 장관은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이 “좌파 정부만 들어서면 유독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하자 “부동산 정책의 결과가 나타나는 데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전체의 경제 상황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또 “(현 정부 출범 후) 집값이 어느 정도 올랐느냐”는 질문에는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11% 올랐다”고 답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017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14.2%, 서울 전체 주택은 11.5%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을 취임 전 상태로 원상회복시키겠다’고 했는데 그게 가능하냐”는 통합당 윤영석 의원의 질문에 “현재 수준에서 안정시키고 수요를 억제하면서 공급을 늘리는 다각적 정책을 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집값 하락보다는 현 수준에서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총리는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태릉골프장도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무주택자와 청년, 신혼부부 등 꼭 필요한 수요자들을 위해 공적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태릉골프장 인근 육군사관학교 부지 개발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여권이 행정수도 이전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에 대한 사전 검토를 마쳤고, 국회도 세종 이전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여권은 지방분권을 명분으로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의 지방 이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가용한 모든 방법을 다 쏟아붓는 ‘올코트 프레싱’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회·靑 옮긴 ‘완전한 행정수도’가 목표23일 민주당과 국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는 국회와 대통령비서실을 온전히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사법기관은 그냥 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은 굳이 세종시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이는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결정 내용을 검토한 결과다. 당시 헌재는 “수도의 본질은 최소한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회·대통령 같은 국가기관 소재지”라고 명시했다. 20일 당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 당시 작성된 문건에도 “법원·헌법재판소의 경우는 수도의 필수요건은 아니다”라는 결론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사법기관의 경우 법적으로 소재지를 ‘서울’로 명시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법원조직법 제12조는 “대법원은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법원을 세종시로 옮기기 위해서는 행정수도법뿐 아니라 법원조직법도 개정해야 한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사법부까지 강제로 이전하겠다고 나설 경우 삼권분립 침해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완성형 행정수도’ 계획의 한 축인 국회 역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2004년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국회 분원 이전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국회 전체와 청와대를 이전하는 경우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다”며 “국회의 ‘세종 분원’과 함께 완전 이전에 대한 여러 고민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행정수도 완성이 공론화된 이상 끝을 보겠다”며 우원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행정수도 이전 완성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임기 내에 매듭짓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하겠다”며 시한까지 제시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에서 “빠르면 대선 전까지 법안을 만들고 추진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與 “공공·교육기관까지 지방 이전 추진”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에 참여하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수도권 집값 폭등 문제, 인천 수돗물 유충 문제가 나오니 프레임 전환을 위해서 갑자기 느닷없이, 진정성 없이 드러낸 이슈”라고 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국회를 온전히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는 민주당의 밑그림에 대해서는 “정부 중앙부처 13개가 있는 세종에 상임위를 열 공간은 갖춰야 한다고 본다”며 분원 설치가 적당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행정수도 완성은 물론이고 지방 분권도 더 확고하게 하겠다는 태도다.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은 행정수도 이전 ‘원 트랙’이 아닌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 이전까지 포함한 ‘다(多)트랙’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2일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부터 공공기관 103곳에 대한 2차 이전 계획 등을 보고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서울대 등 국립대학까지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서울대 이전의 경우 현실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그 정도 카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흐름”이라고 말했다.강성휘 yolo@donga.com·최우열·김지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당내 추진단을 설치하고 속도전에 돌입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앞세운 ‘슈퍼 여당’이 행정수도 완성을 목표로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가운데 미래통합당 안에서도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민심을 흔들 핵심 이슈에 정국이 ‘행정수도 이전’ 블랙홀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20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향후 추진 로드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일단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여야 합의를 통해 ‘행정수도법’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되 여야 합의가 안 되면 국민투표나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액션플랜’을 마련해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당 차원의 ‘행정수도법’ 발의도 준비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22일 “당과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당 추진단에 법안을 제출하겠다”며 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을 발의하려다 미뤘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미 위헌 결정이 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일각에선 찬성론이 나오고 있다. 충남이 지역구인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이날 “개헌이 전제가 된 밀도 있는 숙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회 이전 문제 등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최우열·강성휘 기자}

“여야가 합의하면 개헌이나 국민투표로 안 가도 행정도시 이전이 가능하다.”(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모든 것을 다 옮긴다’는 전면적인 이전을 목표로 여야 간 합의를 해야 한다.”(이낙연 의원)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반드시 같이 가야 성공한다. 또 다른 수도권이 전국에 2, 3개 정도 만들어져야 (부동산) 문제가 해결된다.”(김경수 경남도지사) 21일 여권 주요 인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16년 만에 다시 ‘행정수도 이전론’에 불이 붙고 있다. 여권으로선 ‘상대적으로 낙후된 비수도권 발전’을 부각함으로써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내는 한편으로 동남권 신공항 등 지방 숙원사업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아울러 176석의 ‘슈퍼 여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못다 이룬 숙제를 풀겠다는 의지도 반영돼 있다.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처음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도 “수도권 과밀화와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행정수도 문제를 꺼냈다. 민주당은 주요 정부 부처에 이어 국회와 청와대까지 세종시로 이전해 마치 미국의 워싱턴과 뉴욕처럼 정치·행정 수도와 경제 수도 이원화 계획을 그리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가 2004년 위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시대가 바뀌었고 여건이 바뀐 만큼 결정도 바뀔 수 있다”는 돌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당장 반발하고 있지만 “지방 민심을 생각하면 결국 야당도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 내 ‘행정수도 완성 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당 의원들도 선거 때 충청권 등 지역 표심을 생각하면 계속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여야 합의를 통해 추진하면 위헌 소송이 또 걸리더라도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8·29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당 대표 후보들도 일제히 거들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두고 당시에도 관습헌법이라는 논리가 이상하지 않으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그 후로 16년이 지났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하면 헌재도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자꾸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무슨 대책을 세워도 한계가 있으니 적어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을 되살려 보자는 뜻”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김경수 지사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참여정부에서 추진할 당시 국회와 청와대까지 이전하는 것으로 했는데 위헌 판결이 나왔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예정대로, 계획대로 하는 게 국가적으로도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이에 박 의장도 “세종국회가 성사되면 국가균형발전의 역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지사는 지역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참에 다시 한번 균형발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각자 집값 문제 해결, 지방 민심 달래기, 노무현 정부 과업 달성 등 의중은 다르지만 여권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행정수도 이전론’에 힘을 실으면서 당분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이를 외면한 채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 드라이브를 거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전면 백지화하면서 마땅한 수도권 공급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꺼내 든 것 아니냐는 것. 이날 정해구 전 대통령직속위원회 위원장이 “사람들이 지방으로 내려갈 구체적인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를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에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도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부동산 정책 수단 일환으로 삼으면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한상준 기자}

“여야가 합의하면 개헌이나 국민투표로 안 가도 행정도시 이전이 가능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모든 것을 다 옮긴다’는 전면적인 이전을 목표로 여야 간 합의를 해야 한다.” (이낙연 의원)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반드시 같이 가야 성공한다. 또 다른 수도권이 전국에 2, 3개 정도 만들어져야 (부동산) 문제가 해결된다.” (김경수 경남지사) 21일 여권 주요 인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16년 만에 다시 ‘행정수도 이전론’에 불이 붙었다. 여권으로선 ‘상대적으로 낙후된 비수도권 발전’을 부각함으로써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내는 한편 동남권 신공항 등 지방 숙원사업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아울러 176석의 ‘슈퍼여당’으로 거듭난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못 다 이룬 숙제를 풀겠다는 의지도 반영돼 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 이를 외면한 채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 드라이브를 거는 건 ‘언 발에 오줌누기’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전면 백지화하면서 마땅한 수도권 공급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날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에서 처음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도 “수도권 과밀화와 집값 상승으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다시 우리 사회가 수도권 집중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 완성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주요 정부 부처에 이어 국회와 청와대까지 세종시로 이전해 마치 미국의 워싱턴과 뉴욕처럼 정치·행정 수도와 경제 수도 이원화 계획을 그리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가 2004년 위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시대가 바뀌었고 여건이 바뀐 만큼 결정도 바뀔 수 있다”는 돌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당장 반발하고 있지만 “지방 민심을 생각하면 결국 야당도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 내 ‘행정수도완성 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당 의원들도 선거 때 충청권 등 지역 표심을 생각하면 계속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여야 합의를 통해 추진하면 다시 위헌소송이 또 걸리더라도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8·29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당 대표 후보들도 일제히 거들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헌법재판소 판결을 두고 당시에도 관습헌법이라는 논리가 이상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그 후로 16년이 지났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하면 헌재도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자꾸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무슨 대책을 세워도 한계가 있으니 적어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철학을 되살려 보자는 뜻”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김경수 지사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해 “참여정부에서 추진할 당시 국회와 청와대까지 이전하는 것으로 했는데 위헌 판결이 나왔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예정대로, 계획대로 하는 게 국가적으로도 필요하다”고 힘을 보탰다. 이에 박 의장도 “세종국회가 성사되면 국가균형발전의 역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지사는 지역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참에 다시 한번 균형발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각자 집값 문제 해결, 지방 민심 달래기, 노무현 정부 과업 달성 등 의중은 다르지만 여권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천도론’에 힘을 실으면서 당분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 여당 일각에서 검토하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직접 접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태릉 군 골프장을 제외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등 그린벨트 내 정부가 사용 중인 부지(일명 그레이벨트)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은 더 이상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당정청이 혼선을 빚은 가운데 태릉 군 골프장 개발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가라앉힐 만한 충분한 공급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갖고 “개발제한구역은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다만 총리실은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선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린벨트에 묶여 있지만 정부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일명 ‘그레이벨트’ 개발 방안을 계속 검토해 왔지만 원칙적으로 그린벨트 내 부지는 개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세곡동 예비군훈련장 등은 개발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며 “그린벨트 내 개발 부지는 사실상 태릉 군 골프장만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그린벨트 해제 불가 방침을 밝힌 것은 그린벨트를 둘러싼 부처 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 여당 내에선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부처 간 이견이 계속된 데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 차기 대선주자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일주일가량 혼란이 이어졌다. 급기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하면서 그린벨트 해제가 여야 간 정치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이 직접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정 총리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의 보고를 받고 비공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더 이상 그린벨트 관련 이견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그린벨트 해제마저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공급 확대 방침이 사실상 원점으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용산역 정비창 등 공공기관 보유 도심 부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관계 부처, 기관이 원팀이 돼 7월 말까지 최대한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김지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20일 주례회동을 갖고 그린벨트 해제 논의를 전격 백지화한 것은 최근 이를 둘러싼 당정청의 혼선이 ‘아노미’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날 회동에서 정 총리가 먼저 “그린벨트 문제를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오늘 확실하게 하고 가자”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도 적극 동의했다고 한다. 앞서 혼란의 시작은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였다.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하자 총리실은 다음 날 관련 부처와 더불어민주당에 “당정청 간 혼선이 있어선 안 된다. 총리가 불을 끄겠다”고 통보했다. 정 총리는 1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을 불러 “그린벨트 문제는 이렇게 다룰 게 아니다”며 해제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이번엔 청와대발 혼선이 빚어졌다. 17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정부가 당정 간 협의를 통해 그린벨트 관련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결국 19일 직접 방송 인터뷰에 나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고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어 이날 오후 열린 비공개 경제장관간담회에선 홍 부총리와 김 장관을 향해 “더 이상의 부처 간, 지방자치단체 간, 중앙-지방정부 간 이견이 없도록 하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공급 물량 확보 차원에서 후순위로 검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었는데 너무 확대 해석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동산 공급 대책을 둘러싼 당정청의 혼선이 거의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의 계속된 정책 발표를 비웃듯 부동산 시장이 들끓고 있지만 정부 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중구난방으로 발언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오히려 부추기는 양상이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문제가 대표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그린벨트 관련 당정청 합의에 대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고 했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17일 “이미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고 말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앞서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한 바 있다. 당정청 핵심 인사들 간에도 기초적인 의견 조율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만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그러는 사이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 그린벨트 해제 후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도 마찬가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7·10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은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이 “군이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골프장에 아파트를 짓자”고 제안했고, 김현미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오찬 회동까지 가졌지만 국방부는 “원론적인 협의였다”며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난맥상 속에서 부동산 정책과 무관한 여권 인사들까지 가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부터라도 금융의 부동산 지배를 막아야 한다”고 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도 이날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방식보다 도심 재개발, 도심의 용적률 향상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추 장관과 이 지사는 각각 차기 서울시장,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여권 내 혼선을 조정할 방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청주 대신 반포 아파트’ 선택을 시작으로 부동산 정책이 희화화됐고, 조율되지 않은 메시지가 쏟아지면서 정책적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분명한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정 총리와 김 실장의 인식은) 정확히 같다. 모든 대안을 놓고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라며 정책 혼선을 사실상 부인했다. 한 여당 의원은 “이러다 부동산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지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여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법제화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이후 족쇄가 풀린 이 지사가 ‘자기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지사는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라며 “경기도는 현재 민간 의료기관의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적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그 동안 경기도가 주도해 온 정책에 대해 국회도 입법으로 동참해달라는 취지이지만, 자연스럽게 의원들과의 소통에 나서려는 목적도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이 지사는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 지사는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법원 판결 당일에도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는 아니지 않냐”며 정부 정책에 각을 세우는가 하면, 19일엔 “그린벨트 훼손보다는 도심 재개발 및 용적률 상향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정부여당과 과감하게 차별화에 나선 것.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지사가 김부겸 전 의원과 ‘반(反) 이낙연 전선’을 꾸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젠가 두 사람도 잠재적인 적이 될 수 있겠지만 일단 이낙연 의원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이심전심’이 깔려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6일 7 대 5의 근소한 차이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대법원 판결을 놓고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결정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의 자유를 크게 신장시킨 역사적 의미”라며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하며 대법원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허위 표현을 하지 말라고 법이 있는 것인데, 법이 사문화됐다. 분명히 이것은 정치적 판결”이라고 말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영환 전 의원은 “이제 TV 토론에서 거짓말을 해도 무방하다는 게 판례로 남았고 허위 사실 유포죄는 사문화됐다”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공표’의 의미를 명확히 한 판결이란 입장과 ‘결론을 미리 정해둔 판결’이란 정반대의 해석이 나온다. 대법원이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무죄라고 판단한 이유는 ‘자신에게 불리한 점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7명의 다수의견은 “공표란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림, 즉 공개 발표를 뜻한다”며 “의사소통이 공연하게 행해지는 모든 경우를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KBS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상대방 후보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MBC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한 발언은 대법원 다수 의견에 따르더라도 공표에 포섭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당시 “김영환 후보가 제가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각 후보자가 3분간 주도권 가진 토론시간에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대방 후보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도 아니었던 당시 MBC 토론회에서 나온 이 지사의 발언은 ‘공표’에 해당하는데도 의도적으로 판결 결과를 위해 무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은 그동안 공직선거법 사건을 심리할 때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원칙하에 사안을 판단해 왔는데 ‘거짓이나 허위의 입을 푼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앞으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공개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말해도 면죄부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지현·김준일 기자}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겁니다.” 17일 한국 부동산 시장의 최고 화제는 이날 새벽에 나온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진성준 의원의 이 한마디였다. 정부여당이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한 달에 한 번꼴로 고강도 대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무비서관을 지낸 집권여당 의원이 사실상 ‘부동산 불패론’에 다시 불을 붙이는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이날 새벽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한 TV토론을 마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발언을 했다.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이게…어제오늘 일입니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비대위원은 “여당 국토위 위원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하냐”라고 했고 진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대화는 고스란히 유튜브 라이브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파장은 컸다. 진 의원이 토론에서는 “근본적인 정책을 꺼내든 만큼 이제부터는 집값을 잡아갈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토론회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직후 열렸다. 방송 직후인 17일 오전 1시경부터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주택자 멘털 붕괴되는 영상’ 등의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진 의원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날 있었던 발언에 대해 지도부에 보고했다. 정작 이 보고를 받은 이해찬 대표는 “뭘 그런 걸 보고하느냐”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태년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진의를 왜곡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진 의원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지켜보며 집 매수를 망설였던 사람들도 다시 매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금처럼 시장에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뚜렷한 공급 대책도 없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는 쉽지 않다”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도 ‘서울 집값은 안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며 “정책을 쏟아내기에 앞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인데, 제 살 깎아먹기식 실수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진 의원의 국회 국토위 퇴출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겉으론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진 의원은 국토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논평했다.이은택 nabi@donga.com·김지현 기자}

17일 제헌절을 맞아 여권에서 다시 한 번 개헌론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슈퍼여당이 176석을 갖고 있어 개헌에 찬성하는 표를 합하면 개헌선인 200석을 넘길 수 있는 만큼 21대 국회가 사실상 개헌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2022년 3월 대선 이전에 개헌 논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제헌절 경축사에서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며 개헌을 공식 제안했다. 시기도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라고 규정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 중 한 명인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게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그는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며 “코로나19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때,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헌법을 다시금 꺼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4·15총선 직후에도 민주당이 ‘슈퍼 여당’으로서 헌법 개정을 다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당시 청와대와 여당은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와 정부는 전혀 개헌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176명), 정의당(6명), 열린민주당(3명), 기본소득당(1명), 시대전환(1명)과 일부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범여권은 193명을 확보하고 있다. 개헌에 적극적인 일부 보수진영 의원이 가세할 경우 범여권이 개헌선인 200명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미래통합당은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무엇 때문에, 무엇을 변경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내용이 없다”면서 “지금부터 개헌을 준비해서 내년 4월(재·보선)까지 개헌을 완성할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14일 관훈토론회에서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제의가 있으면 적극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내각제 개헌은 좋지 않겠느냐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장기적 논의에 대해서는 여지를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3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직접 발의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바 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그렇게 해도 (부동산 값) 안 떨어져요.” 17일 한국 부동산 시장의 최고 화제는 이날 새벽에 나온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국토위원회 소속인 진성준 의원의 이 한 마디였다. 정부여당이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한달에 한 번 꼴로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무비서관을 지낸 집권여당 의원이 사실상 ‘부동산 불패론’에 다시 불을 붙이는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이날 새벽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한 TV토론을 마친 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발언을 했다.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하자 진 의원은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겁니다. 부동산이 뭐 이게… 어제 오늘 일입니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비대위원은 “여당 국토위 위원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하나”라고 했고 진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대화는 고스란히 유튜브 라이브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파장은 컸다. 진 의원이 토론에서는 “근본적인 정책을 꺼내든 만큼 이제부터는 집값을 잡아갈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토론회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직후 열렸다. 방송 직후인 17일 오전 1시 경부터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주택자 멘탈 붕괴되는 영상” 등의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진 의원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날 있었던 발언에 대해 지도부에 보고했다. 정작 이 보고를 받은 이해찬 대표는 “뭘 그런 걸 보고하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태년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진의를 왜곡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진 의원 발언은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지켜보며 집 매수를 망설였던 사람들도 다시 매수에 나서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도 “지금처럼 시장에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뚜렷한 공급대책도 없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쉽지 않다”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여권 한 관계자는 “우리끼리도 ‘서울 집값은 안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며 “정책을 쏟아내기에 앞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인데, 제 살 깎아먹기 식 실수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진 의원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퇴출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겉으론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진 의원은 국토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논평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7일 제헌절을 맞아 여권에서 다시 한번 개헌론이 쏟아내고 있다. 특히 슈퍼여당이 176석을 갖고 있어 개헌에 찬성하는 표를 합하면 개헌선인 200석을 넘길 수 있는 만큼, 21대 국회가 사실상 개헌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2022년 3월 대선 이전에 개헌 논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제헌절 경축사에서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며 개헌을 공식 제안했다. 시기도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라고 규정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했다. 이어 박 의장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으로는 오늘의 시대정신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며 국가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 중 한 명인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변화된 시대흐름에 맞게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며 “코로나19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 때,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헌법을 다시금 꺼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4·15 총선 직후에도 민주당이 176석 ‘슈퍼여당’으로서 헌법 개정을 다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청와대와 정부는 전혀 개헌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176명), 정의당(6명), 열린민주당(3명), 기본소득당(1명), 시대전환(1명)과 일부 무소속 의원을 합치면 범여권은 193명을 확보하고 있다. 개헌에 적극적인 일부 보수진영 의원이 가세할 경우 범여권이 개헌선인 200명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미래통합당은 개헌론에 대해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통합당은 논평을 통해 “코로나19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때에 개헌 논의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21대 국회가 할 일은 소모적인 개헌논의가 아니라 민생부터 챙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개헌을 무엇 때문에, 무엇을 변경하겠다는 구체적 내용이 없다”면서 “지금부터 개헌을 준비해서 내년 4월 (재보선)까지 개헌을 완성할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서 14일 관훈토론회에서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제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내각제 개헌은 좋지 않겠느냐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장기적 논의에 대해서는 여지를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3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직접 발의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바 있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6일 7대 5의 의견으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대법원 판결을 놓고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결정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의 자유 크게 신장시킨 역사적 의미”라며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하며 대법원의 결단에 경의 표한다”고 했다. 이어 “선거법이 과도하게 선거를 규제해 각종 활동이 과도한 수사권 대상이 되는 건 바람직 않다는 대법원 판단에 주목해야 한다”며 “선거가 끝나면 각종 소송과 재판이 범람하는 현실은 정상적이지 않고 국회도 나서 이를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했다. 통합당 성일종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허위 표현을 하지 말라고 법이 있는 것인데, 법이 사문화됐다. 이 허위 표현에 의해 직을 잃었던 의원들은 뭐라고 하겠느냐”며 “분명히 이것은 정치적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영환 전 의원은 “이제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해도 무방하다는 게 판례로 남았고 허위사실 유포죄는 사문화됐다”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공표’의 의미를 명확히 한 판결이란 입장과 ‘결론을 미리 정해둔 판결’이란 비판이 충돌하고 있다. 대법원 전합이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핵심 이유는 ‘자신에게 불리한 점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7명의 다수의견은 “공표란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림, 즉 공개발표를 뜻한다”며 “의사소통이 공연하게 행해지는 모든 경우를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KBS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상대방 후보의 질문에 짧게 답했다. 하지만 같은해 6월 MBC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한 발언은 대법원 다수 의견에 따르더라도 공표에 포섭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는 당시 “김영환 후보가 제가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각 후보자가 3분간 주도권 가진 토론시간에 나왔다. 또 상대 후보자의 질문에 반박하는 형식도 아니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상대방 후보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도 아니었던 당시 MBC 토론회에서 나온 이 지사의 발언은 ‘공표’에 해당하는데도 의도적으로 판결 결과를 위해 무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법관은 “대법원은 그동안 공직선거법 사건을 심리할 때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원칙 하에 사안을 판단해왔는데, ‘거짓이나 허위의 입을 푼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사실상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이 지사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에 이어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2위로 올라선 상황에서 줄곧 자신의 발목을 잡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 부동산 대책 후폭풍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등 잇따른 악재로 궁지에 몰렸던 민주당도 이날 판결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이날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숨쉬는 것조차 감사하다”고 했고, 라디오에선 “지옥에서 다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앞에선 취재진 및 지지자들에게 이 지사는 “내가 전에 (스스로) ‘변방 장수’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가진 정치적 자산이 없는 사람이라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물을 뒤집어쓴 상태여서 털어내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 상태에서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할지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나는 공식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다. 국민들이 그런데도 지지해주는 건 시장, 도지사로서 역할을 조금은 성과 있게 봐주셨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남은 2년 임기 동안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을 앞세워 여권 내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신천지 관련 시설에 대한 신속한 강제조사 및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이달 4∼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직전보다 5.5%포인트 상승한 20% 지지율로 2위를 유지하며 이낙연 의원(28.8%)과의 격차를 줄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배우 스캔들에 조폭 연루설 등으로 지지율 폭락도 경험했던 만큼 이 지사가 구설수는 최소화하고 중도층까지 포섭할 수 있는 정책으로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사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는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F××× you”라는 영어 욕설을 적기도 했다. 이 지사의 ‘생환’은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당내에선 이 지사 측근들이 김부겸 전 의원과 연합해 ‘반(反)이낙연 전선’을 형성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최근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의원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내가 아직 1위에 올라간 적은 없다”며 웃으면서 “이 의원 인품이 훌륭하셔서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적극적으로 하시는 일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계’가 21대 국회에 많이 입성하지 못했다”며 “4·15총선을 앞두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만나며 ‘친문’ 성향 지지층 포섭에 애를 써 온 이 지사가 우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했다. 여권 내 대표적인 ‘이재명계’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이 지사에게 “고생 많았네. 이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차분히 나아가세”라는 휴대전화 텔레그램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사실상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여권의 대권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최근 여권 내 확실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2위로 올라선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 후폭풍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등 잇따른 악재로 궁지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판결에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박 전 서울시장까지 주요 주자들이 줄줄이 낙마한 마당에 이 지사까지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다면 당장 내년 재보궐 선거는 물론이고 대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대선은 물론이고 당장 다음달 당대표 선거도 흥행 측면에서는 성공했다”고 했다. ● ‘이재명표 정책’ 이어질 듯2년 넘게 이어진 재판 변수에서 자유로워진 이 지사는 앞으로 대선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선고 후 경기도청 앞에서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할지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할 것”이라며 “제게 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남은 2년 임기 동안 특유의 ‘사이다 발언’과 정책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입지’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조사 및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은 있지만 특유의 어젠다 세팅 및 추진 능력이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어필한 것도 무시하기 어렵다”며 “법적 리스크도 사라진 만큼 수면 아래 있던 잠재적 지지층까지 결집하며 당분간 이 지사의 여론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 조사(4~7일·1004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직전보다 5.5%포인트 상승한 20% 지지율로 2위를 유지하며, 이낙연 의원(28.8%)과의 격차를 줄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배우 스캔들에 조폭 연루설 등으로 지지율 폭락도 경험했던 만큼 이 지사가 앞으로 구설수는 최소화하고 중도층까지 포섭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사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는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FXXX you”라는 영어 욕설을 적기도 했다. ● 복잡해지는 당 내 구도 이 지사의 ‘생환’은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 내에선 이 지사 측근들이 대거 김부겸 전 의원과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자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의원과의 경쟁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 김 전 의원은 이날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원으로서 오늘은 참 천만다행인 날”이라며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 의원도 페이스북에 “경기도정에 앞으로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 국난극복과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해 이 지사와 함께 일하겠다”고 했다. 당내에서 이 지사 측근으로는 정성호·백혜련·김영진 등 경기 지역 일부 의원들이 꼽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계’가 21대 국회에 많이 입성하지는 못했다”며 “4·15 총선 때 김경수 경남지사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만나며 ‘친문’ 성향 지지층 포섭에 애를 써 온 이 지사가 친문 지지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했다. 한 당 관계자는 “‘적의 적은 친구’인만큼 현재로선 가장 큰 거인을 쓰러트리기 위한 반 이낙연 전선 집결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신중하게 생각하고 답변하는 이 의원과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이다 발언’을 하는 이 지사의 개인 성향이 정반대에 가깝기 때문에 당 내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쉽지 않은 상대라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현재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유동자금이 너무 많다. 이 돈을 한국판 뉴딜을 위한 ‘국민참여펀드’로 유도해 한국 사회 대전환 프로젝트에 활용하겠다.”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에서 디지털뉴딜분과위원장을 맡은 이광재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K-뉴딜 보고대회 하루 전인 13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디지털 사회로의 대전환이 더 명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당내 디지털 뉴딜 관련 입법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 상황을 1998년 외환위기 때에 빗댄 뒤 “당시 한국이 전자정부 도입과 정보기술(IT) 붐을 통해 글로벌 ‘IT 테스트베드’로 거듭나면서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생존하려면 ‘디지털 테스트베드’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전국 단위의 5세대(5G) 통신망 설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5G 통신망을 자발적으로 깔 민간기업은 없다”며 “전기나 상하수도처럼 국가가 주도해 강력한 인프라 드라이브를 걸어줘야 기업도 따라온다”고 했다. 이런 인프라를 토대로 청와대에서 발표한 △데이터 댐 △인공지능 정부 △스마트 그린 산단 △그린 스마트스쿨 등 10대 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K-뉴딜 관련 산업 육성에 대대적인 국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벤처 버블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퍼부어야’ 한다”는 것. 이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도 전자정부 사업에 4조 원 넘게 투자해 비판이 많았고 ‘IT 버블’ 부작용도 있었지만, 결국 그 힘으로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며 “‘골드러시’ 때도 결국 그중에선 금을 캐는 사람이 실제 나오지 않았느냐. ‘벤처 러시’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국가 예산뿐 아니라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도 K-뉴딜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국민참여 인프라펀드’도 제안할 계획이다. 관련 사업별로 펀드를 만든 뒤 원금과 국채이자율(10년 만기 기준 약 1.3%)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목표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가능했듯이, 진보와 보수가 팀워크를 이뤄야 한다”며 “진보 진영은 노조 등 이익단체를 상대로 규제 철폐를 설득해야 하고, 보수 진영은 사회 안전망 강화에 집중해야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기자회견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이 급격히 악화되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전날 대변인을 통한 ‘대리 사과’ 논란을 일으킨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르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사과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14일 박 전 시장 성추문에 대한 ‘서울시 인권위원회 조사’를 공식 제안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을 포함해 당내 일체 점검을 당에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안희정 오거돈 사태에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의 실망이 적지 않다”며 “당 차원의 진상 파악과 대책 마련이 있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이번에 제대로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