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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22일 한국GM 노조는 23,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두 번째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사의 앞선 첫 잠정합의안이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후 19일 두 번째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차 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 원 인상, 일시금 450만 원 지급 등 기존 합의안에 더해 △일시금 중 400만 원 타결 즉시 지급 △직원 1인당 30만 원 상당의 차량 정비쿠폰 및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지급을 넣었다. 조합원 투표에서 합의안에 대한 찬성이 과반을 넘으면 올해 임·단협은 마무리되지만 다시 부결되면 임·단협 교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감산, 유동자금 부족 등으로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노조에 추가로 제시할 카드가 별로 없다. 한국GM 노조 집행부는 임기가 올해 만료돼 9월부터는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운동이 본격화된다. 따라서 임·단협 교섭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기아는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23일 쟁의대책위를 열고 추가 교섭 진행 및 파업 돌입 여부 등을 논의한다. 지난해 임·단협도 아직 합의하지 못한 르노삼성은 19일부터 교섭을 재개했지만 이렇다 할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과 기아 모두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파업은 노사 모두에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번 주 안에 교섭을 마무리해야 추석 연휴 전 임·단협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MM 해원노조(해상선원노조)가 22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다. HMM에 따르면 해원노조는 23일 낮 12시까지 조합원 약 450명을 대상으로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노사 간 이견이 커 파업 찬성에 많은 표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사무직 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도 조만간 파업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HMM 사측은 육상·해원노조에 임금 8% 인상, 격려금 300% 지급,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임금 인상률이 총 3.8%에 불과했고 동종 업계와 임금 격차가 심한 상황에서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원노조 일부 직원들은 “파업에 동참하느니 연봉을 배 이상 준다고 하는 글로벌 선사로 이직을 하겠다”며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HMM이 파업에 나서면 1976년 현대상선으로 창립한 이래 첫 파업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해 국내 및 동남아 진출 협력사에 KF94 마스크 178만 장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동남아 지역 완성차 및 부품 제조 공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서다. 실제 동남아 일부 부품사가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마스크 지원 물량은 국내 128만 장, 동남아 50만 장 등 총 178만 장으로 협력사 전 임직원이 2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자동차·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지원을 결정했다. 방역물품 외 다른 지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19일 채용공고를 내고 신규 조종사 모집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도입될 신규 항공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군 경력과 민간 경력으로 나눠 채용한다. 채용 예정 인원은 수십 명 규모다. 대한항공은 2019년 말 이후 조종사 채용에 나서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운항이 줄었고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어 신규 채용이 불가능했다. 통상 조종사 채용에서 현장 투입까지 1년 정도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 선제적으로 채용을 해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하려는 것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탕!”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충돌시험장. 이곳에 놓인 차량의 운전석과 뒷좌석 양쪽에는 충돌시험용 더미(시험용 마네킹) 3개가 놓여 있었다. 1.4t의 충돌시험용 파란색 차량이 시속 60km로 달려와 운전석 쪽 측면을 때리자 굉음과 함께 유리와 차 파편이 튀었다. 10초 남짓 진행된 시험에서는 더미와 차량 곳곳에 달린 센서가 충돌 전후의 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전기 승용차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테슬라 모델3의 안전도 평가(KNCAP) 충돌시험이 올 4∼7월 진행됐다. 본보 취재진은 모델3 시험이 열린 6월에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한 나머지 시험도 방식은 같았다. 17일 국내에서 처음 진행된 전용 전기차 안전도 평가 결과가 나왔다. 충돌, 보행자 안전, 사고 예방 등 3개 부문, 19개 항목에 점수를 매겼다. ○ 모델3 사고 예방, 아이오닉5 일부 경고 장치 미흡 시험 결과, 아이오닉5는 92.1점으로 1등급을 받았고 모델3는 83.3점으로 2등급이었다. 아이오닉5 점수는 2018년 현대차 싼타페가 받은 92점과, 모델3는 한국GM 볼트EV(84.7점)와 비슷했다. 다만 충돌시험에서는 두 차 모두 만점에 가까워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모델3는 점수로만 따지면 1등급이었지만 보행자 안전에서 2등급이라 종합 2등급을 받았다. 모델3는 사고 예방에서 감점이 컸다. 이 시험은 사람, 사물 등이 복잡하게 등장하는 국내 도로 환경을 재현해 진행했다. 모델3 비상자동 제동 장치는 시속 20km 주행에서 제때 작동하지 않아 전방에 길을 건너는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차로 유지 지원 장치는 시속 65km 곡선 주행 때 차선 이탈을 바로잡지 못했다. 연구원 측은 “모델3는 후진 중 후측방에서 다른 차가 다가오는 걸 감지하는 후측방 접근 경고 장치가 장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후측방 접근 경고 장치의 사선주차 충돌 경고 및 충돌 방지 평가에서 일부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이 장치와 사각지대 감시장치가 별도 옵션(선택 품목)으로 판매되는 점 또한 감점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시속 60km 미만 주행 때 자전거를 감지해 제동 장치가 작동하는 등 비상자동 제동 장치가 차로 유지 장치와 함께 만점을 받았다. 보행자 충돌 시험에서는 모델3에 부딪히는 게 아이오닉5에 부딪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은 시속 40km로 주행하는 차에 부딪힌 보행자의 의식불명, 머리 함몰 골절 가능성을 측정한다.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이번 시험에서는 명확한 원인이 제시되지 않았다. 충돌 후 고전압 배터리 전원 차단은 두 차종 다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모델3에서 사고 등으로 인한 저전압 보조전원 차단 시 뒷문을 안에서 수동으로 못 여는 현상은 이번 시험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 “보다 구체적 안전 기준-평가 필요” 지적도국토교통부에 다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18만 대를 넘었다. 아이오닉5와 모델3는 각각 8628대, 6297대 팔리며 전기차 등록 2, 3위였다. 1위는 트럭인 현대차 포터2 EV였다. 모델3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안전도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긴 했지만, 이는 충돌시험만 평가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전기차 안전을 평가하는 구체적 기준과 시험 경험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와 연구원은 올해 안에 기아 EV6, 메르세데스벤츠 EQA의 시험을 벌일 계획이다. 김정희 국토부 자동차정책관은 “친환경차 구매와 자동차의 자율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미래차 전환 시기인 점을 반영해 KNCAP의 시험 항목을 고도화하고, 평가의 새로운 기준 또한 정립하겠다”고 밝혔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화성=변종국 기자 bjk@donga.com}

6월 18일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충돌시험장.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세단 ‘모델3’ 한 대가 놓여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연구원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 충돌시험을 위해서였다. 차 안 운전석과 뒷좌석 양쪽에는 사람과 흡사한 충돌시험용 더미(시험용 마네킹) 세 구가 앉아 있었다. 시험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무게 1.4t의 충돌시험용 파란색 차량이 시속 60㎞로 달려와 모델3 운전석 쪽 측면을 강하게 쳤다. 충돌과 동시에 “펑”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유리와 차 파편이 이러저리 튀었다. 시험 시간은 10초 남짓. 더미와 차량 곳곳에 달려 있는 센서들은 충돌 순간의 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실제 사고가 벌어졌을 경우 사람 몸이 얼마나 다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날은 측면 충돌뿐이었지만, 연구원은 4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델3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활용해 정면과 기둥 측면, 보행자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한 충돌시험을 벌였다. 국내 최초의 전기차 KNCAP에는 대당 5000만 원이 넘는 아이오닉5와 모델3의 시판용 차량이 각 4대씩 쓰였다.첨단 이미지 테슬라, 비상제동·차로유지 감점 KNCAP는 차량이 사람 또는 사물 등과 충돌할 때 운전자, 승객의 안전을 보는 ‘충돌’, 차에 부딪힌 보행자의 상해 정도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판단하는 ‘보행자’, 첨단안전장치가 정확히 주변 상황을 파악해 안전기능을 작동시키는 ‘사고예방’ 등 3개 부문으로 이뤄진다. 총점 100점 만점 중 82점 이상을 1등급, 75점 이상을 2등급으로 매긴다. 아이오닉5는 92.1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2018년 현대차 싼타페의 점수 92점과 비슷했다. 테슬라 차량 중 처음으로 KNCAP를 거친 모델3는 83.3점으로 2등급이었다. 점수는 1등급에 해당하지만, 보행자시험에서 2등급 구간에 들며 과락으로 종합 2등급을 받았다. 모델3는 주행 중 사람, 사물 등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국내 도로 환경을 재현한 사고예방시험에서 평가결과가 좋지 못했다. ‘비상자동제동장치’가 시속 20㎞ 주행 때 제 때 작동하지 않아 전방에서 길을 건너는 자전거를 들이 받고, ‘차로유지지원장치’는 시속 65㎞로 곡선 주행 때 차선 이탈을 바로잡지 못했다. 연구원 측은 “후진 중 좌우 후측방에서 다른 차가 다가오는 걸 감지하는 ‘후측방접근경고장치’는 모델3에 장착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아이오닉5는 시속 60㎞ 미만으로 주행할 때 자전거를 감지해 제동장치가 작동하는 등 비상자동제동장치는 차로유지장치와 함께 만점을 받았다. 후측방접근경고장치가 사선주차 때 충돌경고 및 충돌방지평가에서 일부 미흡했고, 이 장치와 사각지대감시장치가 별도 사양(옵션)으로 제공되는 점이 감점 요인으로 꼽혔다. 시속 40㎞로 주행 중인 차량과 부딪힌 보행자의 상해 위험도를 따지는 보행자 시험에서도 모델3에서 보행자의 중상 가능성이 아이오닉5보다 높게 측정됐다. 충돌 후 고전압 배터리 전원 차단은 두 차종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본보가 지난해 보도한 모델3의 사고 등으로 인한 저전압 보조 전원 차단 시 뒷문을 내부에서 수동으로 열 수 없는 현상은 이번 시험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전기차에 걸맞은 안전평가 확대 필요 이번 시험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가 지난달 18만 대를 넘어서는 등 판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이오닉5와 모델3는 누적으로 8628대, 6297대 팔리며 전기차 등록 상위 2, 3위였다. 1위는 9793대인 현대차 ‘포터2 EV’였다. 전기차는 완성차업체마다 각기 다른 플랫폼(뼈대)을 쓰고, 엔진 등 동력장치가 차량의 앞에 있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와 모터 등 차량의 내부 구조는 제조사, 차종마다 다르다. 하지만 모델3가 최우수 등급을 받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안전도 평가는 충돌시험만 평가하는 등 아직 세계적으로 전기차 안전을 평가하는 구체적 기준과 시험 경험은 부족하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3081명 중 보행자 사망자가 1093명인 국내 교통환경의 특성을 반영한 KNCAP의 전기차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국토부와 연구원은 연내 기아 ‘EV6’, 메르세데스벤츠 ‘EQA’의 시험도 벌일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부 자동차정책관은 “친환경차 구매와 자동차의 자율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미래차 전환 시기인 점을 반영해 KNCAP의 시험항목을 고도화하고, 평가의 새로운 기준 또한 정립하겠다”고 밝혔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차·기아가 탄소 중립 로드맵을 강화하면서 전기차 도입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량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16일 자동차 업계와 전기차 통계 사이트 EU-EV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스페인 등 유럽 주요 10개국에서 총 4550대를 팔아 폭스바겐(9418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아는 3431대로 4위를 차지했다. 그룹별로 비교했을 땐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의 지난달 유럽 판매량은 7981대로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세아트 등)과 스텔란티스그룹(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지프 등)에 이어 3위였다. 자동차 시장 규모가 연간 30만∼40만 대인 스웨덴에서 기아는 니로EV를 앞세워 612대의 전기차를 팔아 지난달 시장 점유율 24.1%를 기록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들을 제치고 지난달 판매 1위에 올랐다. 올해 누적 판매 실적에서 기아는 스웨덴에서 3122대를 팔아 폭스바겐(5505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는 현대차의 선전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72대의 전기차를 팔며 독일 자국 브랜드인 폭스바겐(5789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 코나EV가 1267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단 첫 차 아이오닉5가 831대 팔렸다.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현대차는 독일에서 1만4187대를 팔아 폭스바겐(4만1660대)과 테슬라(1만4257대)에 이어 브랜드 3위에 올라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 2위인 프랑스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기차 596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4위(7.9%), 기아는 562대를 팔아 5위 자리에 올랐다. 양사의 판매량을 합친 시장 점유율은 15.4%로 프랑스 브랜드인 르노(20.9%)와 푸조(17.5%)에 이어 3위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 브랜드 순위를 그대로 따라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즉, 전기차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장 주도권 잡기가 치열한 만큼 “전기차는 ○○○ 브랜드”라는 인식을 시장에 빠르게 심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반기(7∼12월)에는 본격 투입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전념할 것”이라며 “테슬라와 유럽 브랜드 등도 공격적인 전기차 공급을 발표한 만큼 시장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11일 김포∼제주 노선에 첫 취항을 하면서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2019년 3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지 2년여 만의 첫 비행이다. 이날 처음 취항한 에어프레미아 YP541편은 100% 탑승률을 보였다. 보잉 787-9에 총 309석 규모로, 김포∼제주 노선에는 하루 2회 왕복 운항한다. 김포∼제주 노선은 10월 30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신규 취항을 기념해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규 가입 쿠폰 제공,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1+1 이벤트 등을 진행 중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수입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 지난달 말 폭스바겐코리아가 폭스바겐의 2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티구안’(사진)을 출시하면서 한 말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폭스바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3A’ 전략을 제시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고(More Accessible) △유지보수 비용 등을 줄이며(More Affordable) △첨단 안전 장비와 편의 품목은 더 많이 적용한다(More Advanced)는 내용이다. 3A 전략의 첫 주자가 신형 티구안이다. 폭스바겐은 첨단 안전 및 편의 품목, 신형 엔진을 장착했지만 전 모델보다 가격을 최대 240만 원 낮췄다. 개별소비세 인하분과 폭스바겐 프로모션 등을 활용하면 3800만∼4400만 원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5.6km다. 신형 티구안 고객에게는 5년, 15만 km의 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사고 차량 보험 수리 시 총 5회까지 자기부담금을 무상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털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증 연장 및 토털케어 서비스는 향후 출시되는 모든 모델에 도입될 예정이다. 신형 티구안에는 배기가스 배출량을 낮춘 ‘차세대 EA288 evo 엔진(디젤)’을 탑재했다. 전기차가 대세라고 해도 내연기관차의 엔진 개선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엔진이다. EA288 evo 엔진은 향후 출시 예정인 8세대 신형 골프, 아테온 부분변경 모델, 티록 등에도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국제특송기업 DHL 익스프레스가 물류업계 최초로 글로벌 전기 항공기 제조사 이비에이션의 전기 화물기 ‘앨리스(Alice)’ 12대를 발주했다고 9일 밝혔다. 앨리스 화물기는 최대 1200kg의 화물을 적재 및 운반할 수 있다. 1시간 비행에 필요한 충전 시간은 약 30분이며, 최대 항속거리는 815km에 달한다고 DHL 측은 설명했다. 화물을 싣고 내리는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화물기를 충전하게 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M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위기에 놓이자 해양수산부가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측에 중재안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해수부와 HMM의 2대 주주인 해양진흥공사는 기본급 약 7.7% 인상과 성과급 700% 지급을 골자로 하는 2021년 임단협 중재안을 마련하고 산은 측에 전달했다. 그동안 노조는 임금 25% 인상에 성과급 1200% 지급을 요구하고 산은 측은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 지급을 제시한 이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해수부 측은 2021∼2023년 3년 동안 단계적으로 기본급을 10∼12% 정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우선 올해는 3년 후 목표치의 약 70% 수준인 7.7%를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임금 및 성과급 등은 당해연도 실적과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해수부 측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의 HMM 직원 임금 인상률이 3.8%에 불과하고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다른 해운사들보다 과도하게 낮은 점 등을 고려했다. 또 올해 HMM이 투입된 공적자금 3조8000억 원을 갚고도 남는 5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동안 해운 재건과 경영 정상화에 동참한 직원들의 임금 회복이 필요하다고 봤다. 해수부의 중재안이 받아들여지면 임금 및 성과급으로 약 730억 원이 지급되는데 이는 HMM의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 추정치 약 2조5000억 원의 3% 정도다. 그러나 산은 측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조 원 이상 투입된 공적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 인상은 부담스럽고 채권단 관리 기업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내부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산은이 조정안을 수용한다고 해도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해수부는 조정안을 바탕으로 노조와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중노위에 쟁의 신청을 한 노조도 합리적인 중재안에는 얼마든지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해운사 임원은 “10년간 무분규로 기업 정상화에 동참한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줄 때가 된 것 같다”며 “수출 물류 대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를 위해 조속한 타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사 간에 접점을 찾지 못하며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10년 넘게 임금 동결 등을 받아들이며 희생한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생각이다. HMM 노조 파업이 가시화되면 수출 물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산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육·해상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5.5% 인상에 격려금으로 월 급여의 100%를 제시했다.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HMM 육상 노조는 7월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이달 19일까지 중노위 조정에 실패하면 육상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보름 남짓 남은 조정 기간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 선원 등으로 구성된 HMM 해원 노조도 3일 사측과 교섭을 한 번 더 해본 뒤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으면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HMM은 2010년대 해운업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느라 직원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박한 대우를 받아 왔다. 수년간 희망퇴직 단행 등 구조조정을 했고 임금은 동결되거나 올라도 연 1∼2% 인상에 머물렀다. HMM 평균 연봉은 약 6800만 원으로 글로비스, 팬오션, 고려해운 등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보다도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연봉 인상 등을 내세우며 경험이 풍부한 HMM 직원들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등을 모두 지급하면 회사는 약 12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HMM 영업이익(약 5조 원)의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HMM의 한 직원은 “지난 10년간 임금이 물가 인상률보다도 낮게 올랐다. 회사 사정이 좋아져서 임금을 조금 더 올려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큰 폭의 임금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3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아직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을 크게 올리는 건 부담스럽다. HMM 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으로 관리하는 기업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걸 내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됐고 국가 경제를 위해 해운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임·단협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해상 운임이 오르고 수출할 물건을 나를 배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 해운사인 HMM이 파업을 하면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HMM 육상 직원들이 1000명 정도 되는데 이들이 몇 시간만 일을 안 해도 수출 관련 업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루빨리 임·단협을 타결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하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10년 넘게 임금 동결 등을 받아들이며 희생한 만큼 이번엔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생각이다. HMM 노조 파업이 가시화되면 수출 물류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산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육·해상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금 1200%를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5.5% 인상에 격려금으로 월 급여의 100%를 제시했다. 노사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HMM 육상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중노위 조정에 실패하면 노조 찬반 투표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해상 선원 등으로 구정된 HMM 해상 노조는 3일 사측과 교섭을 한 번 더 해본 뒤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으면 중노위 조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HMM은 2010년 이후 해운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경영 정상화를 하느라 직원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박한 대우를 받아 왔다. 수년 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을 했고 임금은 동결되거나 올라도 연 1~2% 인상에 머물렀다. HMM 평균연봉은 약 6800만 원으로 글로비스, 팬오션, 고려해운 등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보다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연봉 인상 등을 내세우며 경험이 풍부한 HMM 직원들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금 등을 모두 지급하면 회사는 약 120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HMM 영업이익(약 5조 원)의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HMM의 한 직원은 “지난 10년간 임금이 물가 인상률보다도 낮게 올랐다. 회사 사정이 좋아져서 임금을 조금 더 올려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HMM은 대형 컨테이너선 확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운 운임 상승 등의 효과로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고 2분기(4~6월)에도 1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HMM은 큰 폭의 임금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가 아직 채권단 관리 체제에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웠을 때 3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아직 제대로 회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HMM 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2015년에 채권단으로 관리하던 대우조선해양에 성과급을 지급했다가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채권단으로 관리하는 기업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걸 내부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HMM 노사 갈등이 자칫 대규모 파업으로 이어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해상 운임이 오르고 수출할 물건을 나를 배가 부족해 수출 대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형 해운사인 HMM이 파업을 하면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HMM 육상 직원들이 1000명 정도가 되는데 이들이 몇 시간만 일을 안 해도 수출 관련 업무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루 빨리 임단협을 타결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대표팀의 선전에 대해 “화살을 골라내는 기술이 참 중요했다. (기술 덕분에) 화살의 편차 없이 좋은 화살을 골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남녀 양궁 대표팀이 금메달 4개를 일궈낸 성과에 대해 정 회장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 줬고 감독님들도 모두 잘해 줬다. 양궁인 모두가 같이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1일 낮 12시 반쯤 전용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정 회장은 귀국길에 본보 기자와 만나 양궁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대표팀의 훈련과 경기력 향상에 그룹 차원에서 많은 기술 지원을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양궁 지원) 기술 중 어떤 것을 가장 베스트(최고)로 꼽을 수 있냐”는 질문에 “여러 기술들이 많았다”면서도 화살을 골라내는 기술을 특히 강조했다. 정 회장이 소개한 기술은 같은 화살을 수십 번 쏴도 같은 탄착군에 명중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70m 거리에서 쐈을 때 사람 주먹 1개 정도 크기의 탄착군에 들어가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탄착군 크기를 100원 동전 크기로 줄이며 정확성을 높였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 충전 커넥터를 정확히 연결할 수 있게 한 자동충전로봇 기술을 응용했다. 경기 외적인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한 안산(20)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준 격려가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언론에) 나온 게 전부다. 잘하라고 했고 많은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성과에 대한 포상 계획을 묻자 “올림픽이 다 끝난 다음에 하겠다”며 “다른 체육단체들 할 때 다 같이 발표하겠다. 준비를 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에 입국한 뒤 줄곧 양궁 대표팀과 함께했다. 경기 기간 중 관람석에서 양궁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 현대차그룹은 37년 동안 양궁을 후원했다. 지원을 하면서도 선수단 선발과 협회 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점이 알려지며 스포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대차그룹 측은 “단 한 가지 원칙만 주문했는데 협회 운영은 투명하게, 선수 선발은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한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37년간 동행을 통해 세계 최고를 향한 DNA를 공유하며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대표팀의 선전에 대해 “양궁인 모두가 같이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1일 오후 12시 반쯤 전용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 회장은 양궁 대표팀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대표팀의 훈련과 경기력 향상에 그룹 차원에서 많은 기술 지원을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양궁 지원) 기술 중 어떤 것을 가장 베스트(최고)로 꼽을 수 있냐”는 질문에 “여러 기술들이 있었다”면서도 특히 “화살을 골라내는 기술이 참 중요했다. 화살의 편차 없이 좋은 화살을 골라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화살을 수십 번 쏴도 같은 탄착군에 명중하도록 하는 기술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70m 거리에서 쐈을 때 사람 주먹 1개 정도의 크기에 탄착군에 들어가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탄착군 크기를 100원 동전 크기로 줄였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 충전 커넥터를 정확히 연결할 수 있게 한 ‘자동충전로봇’ 기술이 적용됐다. 정의선 “선수-감독 모두 잘해줬다. 감사하게 생각”정 회장은 “선수들과 감독님들 모두 잘 해주셨다”며 “국가대표팀이 진천에서 계속 연습, 시합을 잘 해준 덕분에 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잘 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 중인 정 회장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양궁 전 종목 석권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는 25일 일본에 입국하고서부터 사상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과 남녀 단체전, 여자 단체전의 우승을 함께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기간 중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관람석에서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들과 30도가 넘는 도쿄의 폭염 아래 경기를 함께 관전했다. 선수들의 시합 전후에는 직접 경기장으로 내려가 여자 대표팀 안산 선수(20), 남자 대표팀 김제덕 선수(17) 등 양궁 대표팀 선수들을 직접 격려하며 다독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선수들에게 잘 하라고 했고 많은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대한양궁협회는 5년 전 올림픽 때 선수단에게 25억 원 상당의 포상을 한 바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 규모가 주목되고 있다. “실력만으로 뽑는 양궁, 인재 발굴 본보기”현대차그룹은 37년 동안 한국 양궁을 후원했다. 아낌없는 지원을 하면서도 선수단 선발과 협회 운영에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원칙만은 주문했는데, 협회 운영은 투명하게, 선수 선발은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공정한 경쟁 속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대표 선수로 발탁될 수 있었다. 양궁 남자 대표팀 구성도 막내 김제덕 선수와 김우진 선수(29), 오진혁 선수(40) 등 고른 연령대를 보였다. 1988 서울 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했던 김수녕 선수도 1999년에 선수로 복귀를 했고, 실력만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얻어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러한 원칙은 한국 양궁의 힘이 됐고, 한국에서 대표선수로 선발되며 세계 무대에서 강자가 되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력만으로 인재를 뽑는 양궁협회, 연공서열과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능력만 있다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승진을 할 수 있게 한 현대차그룹 정책 등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발굴의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으로 분규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많은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이번 합의가 자신들의 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며 임·단협 투표에 갈등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직능, 세대 간 갈등이 노사 문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전날 벌인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56.36%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올해 임·단협은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5년 늘릴 것을 요구한 노조와 이에 맞선 사측의 이견이 계속되며 파업 위기까지 불거졌지만 노조가 정년 연장을 고집하지 않고 사측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으로 화답하며 합의를 이끌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합의에 대해 “세대와 계층, 직군 모두를 아우르는 파격적 쟁취”로 평가하고 있다.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입사 후 첫 차 구매 시 할인을 도입하고, 초과 근무 보상책 마련, 일반 및 연구직을 위한 직급수당을 신설하는 것 등을 청년층 조합원을 위한 성과로 꼽는다. 하지만 합의안 가결 소식이 나오자 임직원의 약 34%인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공장(생산직)에만 좋은 합의”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근속연수가 긴 기술·생산·정비직에 자연스레 많은 성과급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임직원 중 50세 이상의 비중이 45.5%다. 30대와 40대를 더해도 이에 미치지 못한다. 20대는 9.9%뿐이다. 이 같은 갈등은 찬반 투표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대차 노조는 여러 사업장에서 이뤄진 투표를 그룹별로 묶어서 개표했다. 1·2공장과 엔진공장 등이 포함된 1차 개표에서 반대가 44.8%, 3·4공장과 아산공장 등이 포함된 3차 개표에선 반대가 28.0%에 그쳤다. 그러나 5공장과 남양연구소 등이 포함된 2차 개표에선 총 투표인원 1만1559명 중 반대가 69.5%에 달했다. MZ세대 직원과 연구직이 많은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 소속 조합원 4809명이 투표에 참여한 2차 개표에서 상당수의 반대표가 나온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임·단협 찬반 투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 사무·연구직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중심으로 성과 보상에 대한 논의와 임금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현대차에서는 미래차 시대를 맞아 같은 기술을 연구하면서도 보상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현 구조에서는 현대차의 최근 실적 개선과 품질 향상의 성과가 자신들에게 돌아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26일 부결된 한국GM의 올해 임·단협 찬반 투표에서도 사무직에서는 찬성을 표했지만 생산직 근로자가 많은 부평공장에서는 반대표가 많이 나오며 직종 간 뜻이 엇갈렸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Z세대가 늘고 있는 최근의 사무·연구직은 일률적인 연공서열 대신 성과에 맞는 보상을 원하고 있다”며 “연대를 통한 투쟁이 중심인 기존의 노조 활동과 달리 자신들의 실리를 챙기는 노사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 있는 국제특송 물류 전문업체 DHL코리아 강북 서비스센터. 근로자 한 명이 택배 분류를 위해 컨베이어벨트에 소포와 서류 꾸러미 등을 올려놨다. 약 2m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한 택배를 분류한 건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 팔 모양을 닮은 2m 높이의 ‘로봇 팔’이 물건을 받아 지역별로 구분된 바구니에 넣었다. 국내 물류업계 처음으로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DHL 소화물 분류 로봇’(이하 DHL 로봇)이었다. 센서가 택배 바코드에 적힌 운송 정보를 읽어 DHL 로봇에 전달하면 DHL 로봇은 배송지별로 택배 물품을 분류한다. 10초에 3, 4개 분류가 가능하다. 1시간당 1000개 이상 분류가 되는 셈이다. 이날 오후 센터로 들어온 물량을 모두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 DHL 로봇 작업이 끝나자 운송기사들은 로봇이 분류해 놓은 바구니 쪽으로 모였다.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의 물건을 받아 곧바로 배송에 나섰다. 센터에 입고된 택배가 분류를 거쳐 배송지로 출발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편지환 DHL코리아 엔지니어는 “사람 5∼10명이 집중해서 해야 하는 작업을 로봇이 혼자 한다. 1개월간 시험 운영을 해 보니 분류에 들어가는 인원이 65% 정도 줄고 작업 시간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로봇 도입 전에는 운송기사들이 깨알같이 쓰인 택배 주소를 일일이 읽어 분류를 했다. 자연스럽게 피로를 호소하는 직원이 많았다. 박동엽 DHL 강북서비스센터 차장은 “DHL 로봇 도입으로 반복적인 육체노동이 줄었다. 분류 업무에 익숙해지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로봇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과 분류 정확도가 동시에 높아졌다”고 말했다. 분류 작업 시간 단축으로 고객들은 물건을 더 일찍 받아 볼 수 있게 됐다 DHL은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에 세 번째로 DHL 로봇을 도입했다. 한병구 DHL코리아 대표는 “물류업체는 앞으로 정보기술(IT) 기업이 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면 경쟁력을 잃는다고 보고 로봇 도입을 서둘렀다”며 “IT 인력도 계속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물류 시장이 커지면서 물류 기업들은 로봇을 활용한 첨단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물류 로봇 시장은 2020년 64억 달러(약 7조2000억 원)에서 2024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창고 및 저장 시설, 포장과 조립, 물건 자동 분류 등에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각기 다른 규격의 박스들을 자동으로 옮기는 물류 로봇을 상용화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로봇 물류시스템센터를 구축해 다양한 물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업체들은 로봇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 및 물류 효율화를 기대하고 있다. 물류 로봇 도입으로 분류 작업에 들어가는 인력이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 부문에서도 인건비 절감이 기대된다. 미국 아마존은 2019년부터 물류 자동화 로봇 ‘키바’를 도입해 24시간 운영에 나서면서 물류 처리 속도를 15분 이상 단축했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봤다. 한 대표는 “인천에 짓는 물류센터에서 사업비 절반을 IT에 투자한다. IT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배송은 물론이고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IT 투자에서 기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 있는 국제특송 물류 전문업체 DHL코리아 강북 서비스센터. 근로자 한 명이 택배 분류를 위해 컨베이어벨트에 소포와 서류 꾸러미 등을 올려놨다. 2m 가량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한 택배를 분류한 건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 팔 모양을 닮은 2m 높이의 ‘로봇 팔’이 물건을 받아 지역별로 구분된 바구니에 넣었다. 국내 물류업계 처음으로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DHL 소화물 분류 로봇(이하 DHL 로봇)’이었다. 센서가 택배 바코드에 적힌 운송 정보를 읽어 DHL 로봇에 전달하면, DHL 로봇은 배송지 별로 택배 물품을 분류한다. 10초에 약 3~4개 분류가 가능하다. 1시간당 1000개 이상 분류가 되는 셈이다. 이날 오후 센터로 들어온 물량을 모두 처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 정도. (DHL 로봇 작업이 끝나자 운송 기사들은 로봇이 분류해 놓은 바구니 쪽으로 모였다.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의 물건을 받아 곧바로 배송에 나섰다. 센터에 입고된 택배가 분류를 거쳐 배송지로 출발하는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편지환 DHL코리아 엔지니어는 “여러 명이 모여서 집중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로봇이 혼자 한다. 1개월간 시험 운영을 해 보니 분류에 들어가는 인원이 약 70% 정도 줄고 작업 시간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로봇 도입 전에는 운송 기사들이 깨알같이 쓰인 택배 주소를 일일이 읽어 분류를 했다. 자연스럽게 피로를 호소하는 직원이 많았다. 박동엽 DHL 강북서비스센터 차장은 “DHL 로봇 도입으로 반복적인 육체노동이 줄었다. 분류 업무에 익숙해 지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로봇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과 분류 정확도가 동시에 높아졌다”고 말했다. 분류 작업 시간이 1시간 단축되다 보니 고객들은 물건을 더 일찍 받아 볼 수 있게 됐다 DHL은 세계에서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에 세 번째로 DHL 로봇을 도입했다. 한병구 DHL코리아 대표는 “물류 업체는 앞으로 정보기술(IT) 기업이 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면 경쟁력을 잃는다고 보고 로봇 도입을 서둘렀다”며 “IT 인력도 계속 충원하고 있다. 물류 처리 효율성이 상당히 높아졌졌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물류 시장이 커지면서 물류 기업들은 로봇을 활용한 첨단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차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물류 로봇 시장은 2020년 64억 달러(7조2000억 원)에서 2024년까지 연 평균 31%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창고 및 저장 시설에서 물품을 운송하는 로봇 뿐 아니라 포장 및 조립 로봇, 자동 분류 로봇 등 다양한 공정에 로봇이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각기 다른 규격의 박스들을 작업자가 손으로 정리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들어올려 옮기는 물류 로봇을 상용화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로봇 물류시스템 센터 구축을 미래 신사업으로 보고 다양한 물류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업체들은 로봇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 및 물류 효율화를 기대하고 있다. 물류 로봇 도입으로 분류 작업에 들어가는 인력이 기존 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 부문에서도 인건비 절감이 기대된다. 미국 아마존은 2019년부터 물류 자동화 로봇 ‘키바’를 도입해 24시간 운영에 나서면서 물류 처리 속도를 15분 이상 단축했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봤다. 한 대표는 “인천에 짓는 물류센터에서 사업비 절반을 IT에 투자한다. IT 기술이 발전해야 빠르고 정확한 배송은 물론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결국 IT 투자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그냥 버텼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정말 살기 위해 버텼습니다.” 가까스로 새 투자자를 찾은 이스타항공의 공식 근로자 협의체 ‘근로자연대’의 장문기 이스타항공 정비본부 팀장은 요즘 안부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장 팀장은 “긴 터널을 지나고나니 더 의욕이 생긴다. 이젠 새로운 도약 준비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한 직원은 인수자를 찾기 위한 지난 1년 반을 ‘살아 있는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회사가 살아남긴 할지, 인수자가 나타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는 초토화가 됐다. 직원들은 1년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했다. 직원들은 택배, 배달,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 일용직 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고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낸 직원도, 사채를 알아보다 눈물지은 직원도 있었다. 생계를 이어가기도 빠듯했지만 그 와중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남은 비행기 4대를 지키려 노력했다. 장 팀장은 “비행기가 있어야 새로운 인수자가 우리를 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비행기는 지키자는 신념으로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공항에 나와 비행기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한때 항공기 23대를 운영하던 회사다. 하지만 재무 상황이 나빠지자 항공기 리스사들이 하나 둘씩 비행기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근로자연대 이진호 정비본부 과장은 “리스사들도 어쩔 수 없다며 비행기를 가져갔다. 그나마 일부 리스사가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믿고 항공기를 안 가져갔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항공기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한다. 회사에 돈이 없어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부품을 사기도 했다. 점검을 받을 때 비행기 엔진을 켤 항공유가 없어서 정유사로부터 항공유를 빌려온 적도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성정을 이스타항공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장 팀장은 “인수 소식 이후 오히려 리스사들이 비행기를 써달라고 연락이 온다. 이스타항공이 다시 이륙하는 날엔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버텼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정말 살기 위해 버텼습니다.” 가까스로 새 투자자를 찾은 이스타항공의 공식 근로자 협의체 ‘근로자연대’의 장문기 이스타항공 정비본부 팀장은 요즘 안부를 묻자 이 같이 말했다. 장 팀장은 “긴 터널을 지나고나니 더 의욕이 생긴다. 이젠 새로운 도약 준비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한 직원은 인수자를 찾기 위한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간을 ‘살아 있는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회사가 어떻게 될지, 인수자가 실제로 나타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는 초토화가 됐다. 직원들은 1년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했다. 직원들은 택배와 배달,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 일용직 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낸 직원도 있었다. 하루에 세 가지 일을 한 직원도, 사채를 알아봐야 한다며 울먹이는 직원도 있었다고 한다. 개인으로서 스스로의 생계를 지키기도 빠듯했지만 그 와중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남아 있는 비행기 4대를 지키려 노력했다. 장 팀장은 “비행기가 있어야 새로운 인수자가 우리를 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비행기는 지키자는 신념으로 직원들끼리 돌아가면서 공항에 나와 비행기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한 때 항공기 23대를 운영하던 회사다. 하지만 재무 상황이 나빠지자 항공기 리스사들이 하나 둘 씩 비행기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근로자연대 이진호 정비본부 과장은 “리스사들도 어쩔 수 없다고 미안하다며 비행기를 가져갔다. 그나마 일부 리스사들이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믿고 항공기를 안 가져갔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항공기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7일, 15일, 30일 등 간격으로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한다. 회사에 돈이 없다보니 바꿔야 하는 부품이 있으면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부품을 사오기도 했다. 점검을 받으려면 비행기를 돌려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항공유가 없어서 정유사로부터 항공유를 빌려온 적도 있다. 이 과장은 “한국공항공사와 정유사들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 하루 빨리 비행을 시작해서 빚진 분들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성정을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역 근처에 새로운 사무실을 구했다. 직원들 약 30명은 사무실에 출근해 운항증명(AOC)을 다시 발급받기 위해 업무에 나섰다. 장 팀장은 “인수자가 나온 것만으로도 직원들에겐 큰 희망이다. 이스타항공 비행기가 다시 이륙하는 날,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