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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소방청이 요소수 긴급 관리에 나선 건 중국발 석탄 부족이 촉발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차, 구급차 등의 운행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요소수가 부족해 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값싸고 흔한 제품이라 재고 관리 필요성이 작았던 요소수의 공급 대란이 나타나면서 경유차로 생계를 유지하는 국민들은 물론 공공 부문까지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주요 공산품의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짜로 나눠줬는데…” 귀한 몸 된 요소수 요소수 부족 사태는 중국과 호주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2018년 호주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터졌다. 무역 보복을 위해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에 나섰는데, 이 여파로 중국에서 전력난이 빚어지더니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의 요소 생산 감소를 불러왔다. 요소는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중국발 요소 수출 제한에 한국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산 요소 의존도는 올해 1∼8월 기준 80%라 중국 수입이 막히면 공급 차질이 막대하다. 지난해에는 66% 수준이었지만 인도네시아 등 대체 수출국도 요소 부족을 겪으면서 중국산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자체 요소 생산시설이 있는 일본, 유럽과 달리 한국은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당장 요소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다. KOTRA 베이징무역관은 “수출 억제로 중국 내 요소 가격은 안정됐지만 석탄 등 생산 원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수출 제한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석탄 수요가 많은 겨울이 다가온 것도 수출 재개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요소수 부족은 민간과 공공을 막론하고 경유차를 쓰는 분야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소방청이 각 소방서에 1주일 단위로 요소수 재고를 관리하고 최대한 비축할 것을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유소에서 무료로 넣어줬던 요소수를 갑자기 관리하려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서울시도 구급차의 공회전을 금지시키는 등 요소수 쥐어짜기에 나섰다. 국가 물류 및 필수 생활기반 관리를 맡고 있는 다른 공공기관들도 비상이 걸렸다. 우체국택배 등을 위탁받아 배달하는 우체국물류지원단은 2일 각 지사에 공문을 보내 “요소수를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요소수 부족으로 집배차량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 우편물 배달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류지원단 관계자는 “거래처를 통해 최대한 요소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가격이 오른 데다 물량이 없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요소수 부족 우려에 대응하고자 정부 비축농산물 비상운송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전력은 전력 송전 관리차량 등에 필수인 요소수 품귀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방안을 마련해 전국 지사와 공유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설차량에 쓰일 요소수를 미리 구매했다. ○ 중국 의존 공급망 취약성 드러나 경유차를 운행하는 사업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원장은 “차에 요소수를 못 넣어 일부 통원차량 운행을 중단했다. 주유소는 물론 정비소까지 뒤졌는데 물량이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말만 듣고 있다”며 발을 굴렀다. 시외버스, 통근용 전세버스, 고속버스 등도 영향권에 있다. 서울 등 대도시 시내버스는 압축천연가스(CNG), 전기 등을 연료로 쓰지만 시외버스 등은 대부분 경유차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소수는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 아니라 이런 사태로 부족할 것이란 예상을 하기 어려웠다. 가격 이점 때문에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물품들을 점검해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멍 난 글로벌 공급망으로 부족 사태가 벌어진 건 비단 요소수뿐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당초 올해 하반기(7∼12월) 중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생산 1위인 도요타자동차는 10월과 11월 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30% 줄였다. 한국에서도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5개사의 10월 판매대수가 지난해보다 22.2% 줄었다. 신차 생산 차질 여파로 중고차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공급망 문제를 다루는 별도의 글로벌 정상회의를 열어 한국, 호주, 인도, 영국 등 미국 동맹국과 핵심 우방국을 대거 참석시켰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 대응을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이달 8일까지 반도체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고용노동부가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에게 괴롭힘을 당한 비노조 택배 근로자가 낸 진정에 대해 “택배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 괴롭힘 방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안을 조사한 고용청의 관계자는 “내용상으로는 괴롭힘이 맞지만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되지만, 택배 근로자나 골프장 캐디 등은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직 종사자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법적으로 보호해 주기 어렵다는 뜻이다.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보호해줄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고용부와 택배업계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에서 택배 일을 하고 있는 A 씨는 올해 초부터 택배노조 조합원에게 폭언을 듣고 ‘갑질’을 당했다. 택배노조가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건을 배송하지 않아 물류 차질이 생기자 이를 대신 처리했더니 택배노조원들이 “왜 남의 물건을 배달하느냐”고 항의를 하고 차량을 가로막는 등의 행동을 했다. 택배노조 조합원 일부는 택배 작업장에서 여성인 A 씨의 신체 일부를 밀치고 폭언, 욕설을 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A 씨는 올해 8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었다. 고용청은 2개월간 사건을 조사한 끝에 “진정인과 피진정인(택배노조원) 간에 사용 종속적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적용 대상이 아니라 행정 종결한다”고 최근 A 씨에게 통지했다. 사용 종속적 관계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요건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택배근로자는 택배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개인사업자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이 때문에 A 씨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76조의 직장 내 괴롭힘 처벌 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회사는 문제가 되는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근무 장소 변경, 피해자로부터 분리 또는 격리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다만 고용청은 A 씨가 근무하는 택배 대리점에 △사업장 내 괴롭힘 실태 진단 △사내 규정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반영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예방 활동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및 상호존중을 위한 권고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문을 건네준 것에 불과해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A 씨는 “택배노조는 노동법에 따라 쟁의권을 갖고 있는데 비노조원들은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건 모순이다. 권고 조치를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택배노조의 괴롭힘을 받고 있는 비노조원들은 호소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택배노조 조합원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특수고용직이 직장 내 괴롭힘 조항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올해 2월 경기 파주시의 한 골프장 캐디는 직장에서 인격 모독 및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에도 고용청은 조사 끝에 캐디가 근로자가 아니어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장 내 갑질 적용 범위를 현실적으로 바꾸는 등의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택배 비노조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를 택배업계 내에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고용노동부가 택배 노조원에게서 괴롭힘을 당한 비노조 택배근로자가 낸 진정에 대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지만, 택배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사건을 종결한다”고 판단했다. 택배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직 근로자여서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택배 근로자,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들도 직장 내 괴롭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고용부와 택배업계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에서 택배 일을 하고 있는 A씨는 올해 초부터 택배노조 조합원에게 폭언을 듣고 갑질을 당했다. 택배 노조가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건을 배송하지 않아 물류 차질이 생기자 이를 일부 대신 처리했는데 택배 노조원들이 “왜 남의 물건을 배달하느냐”며 A씨의 차량을 가로 막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 또 택배 노조원 일부는 택배 터미널 작업장에서 노조에 협조적이지 않는 A씨를 향해 신체 일부를 밀치거나 폭언 또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 A씨는 택배노조 갈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고 올해 8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직장내 괴롭힘 진정을 넣었다. 고용청은 2달 동안 사건을 조사한 끝에 최근 “진정인과 피진정인(택배노조원) 간에 사용 종속적인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상의 직장내 괴롭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사건을 행정 종결한다”고 통지했다. 사용 종속적인 관계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요건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택배근로자는 택배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개인사업자라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가 아니다. 결국 A씨는 근로자가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처벌 조항을 적용받지 못하게 됐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면 회사는 문제가 되는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근무 장소를 바꾸거나, 피해자로부터 분리 또는 격리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다만 고용청은 A씨가 근무하는 택배 대리점에 △사업장 내 괴롭힘 실태 진단 △사내 규정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반영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예방활동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및 상호준중을 위한 권고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택배 노조에게는 노동법에 따라 쟁의권을 주면서 비노조원들이 특수 고용직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건 모순이다. 택배노조에게서 괴롭힘을 받고 있는 비노조원들은 호소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고용청 관계자는 “내용상으로는 괴롭힘이 맞다. 그러나 노조법상으로는 근로자로 인정해주면서 근로기준법 상으로는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건 법률상 불일치로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수고용직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종종 있지만 이 모순 때문에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2월 경기 파주시의 한 골프장 캐디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당시 고용청은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캐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정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미국과 유럽연합(EU)이 3년 넘게 이어졌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일단락하기로 했다. EU의 대미(對美) 수출이 용이해지면서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시절 시작된 EU와의 관세 갈등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일정량이 관세 없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역시 트윗을 통해 “우리는 무역 분쟁을 멈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6월 국가안보상 위험을 이유로 유럽을 비롯한 거의 모든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특정 품목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해당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했다. 그러자 EU는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버번 위스키, 피넛 버터, 오렌지주스 등 78억 달러에 해당하는 미국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이후 3년간 대립했던 양측이 이날 발표를 통해 분쟁 종식에 합의한 셈이다. 미국과 EU는 이번 합의에서 중국산 철강이 유럽을 경유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값싼 철강을 유럽과 다른 시장을 통해 미국으로 들여보냈다. 이는 가격을 떨어뜨렸고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경쟁하는 것을 본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무역 합의와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번 합의가 한국의 대미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를 받는 대신,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내 철강 수요가 늘어도 일정량 이상으로 제품 수출을 하지 못하는 제한을 받는 것이다. 쿼터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이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의 5대 철강 수입국 중 하나다. EU산 철강 가격은 관세 합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U산 철강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EU가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를 했는지 면밀히 살핀 뒤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면서도 “경쟁 국가의 관세 규제가 풀리는 것은 한국 철강사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 또한 미국과 쿼터 제한 해지 등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선보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누적 판매 5만 대를 넘어섰다. 31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판매된 아이오닉5와 EV6는 총 5만589대였다. 현대차가 4월 출시한 아이오닉5는 내수 1만5467대, 수출 2만3050대 등 총 3만8517대가 팔렸다. 기아 EV6는 8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내수 4564대와 수출 7508대 등 총 1만2072대를 팔았다. 두 모델은 사전 계약 때부터 인기 몰이를 했다.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가 계약됐다. 전기차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 모델 전체에서 사전계약 물량으론 역대 최다였다. EV6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116대가 예약됐다. 두 모델은 현대차그룹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단 첫 작품이다. 안전성과 기술력뿐 아니라 공간 활용성 등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차이퉁은 지난달 아이오닉5를 가장 우수한 전기차로 뽑았다. 현대차는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중형 세단인 아이오닉6을 내년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7을 2024년쯤 출시할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부의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종료되면서 11월부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무급휴직을 시행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은 11월 1일부터 직원들의 유급휴직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항공사들에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해 휴업수당의 90% 정도를 지급해 왔지만 11월부터 지원이 중단되는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직원 50∼70%가량이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 1월에는 항공사들이 새롭게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11월 유급휴직을 실시하다가 12월 무급휴직을 시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자체적으로 인건비를 충당하거나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유급휴직을 유지하며 아시아나항공은 기존대로 유급 출근과 무급휴직을 병행할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비행기가 멈춰서면서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들은 배달, 대리운전 등을 하며 인고의 시간을 버텨냈다. 이제 다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25년 전 처음 태평양을 건너 사이판으로 비행할 때 느꼈던 설렘이 다시 찾아와 온몸을 감싸더군요.” 30년 베테랑 기장인 김관섭 티웨이항공 기장(58)은 지난달 30일의 사이판 비행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김 기장 비행 경력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태평양을 건너는 비행을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바퀴가 접혀 들어가는 소리와 느낌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어요. 비행기 앞머리 기수가 하늘로 올라가는데 너무 떨려서 호흡이 멈추는 느낌이었어요.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이 이제야 열리는구나 싶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30년 비행 경력 동안 수도 없이 다녔던 하늘길이었다. 하지만 그날 비행에선 유독 긴장했다고 한다. 김 기장은 “비행 하루 전날, 혹시나 뭘 빠뜨린 건 없는지 교본을 펴고 항로를 점검하며 공부를 했다. 내가 준비하는 걸 보더니 아내가 ‘예전처럼 비행을 할 수는 있는 거냐’고 걱정하더라”며 웃었다. 이날 항공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김 기장을 비롯해 티웨이항공 객실 승무원들은 일일이 승객들을 맞이했다. “코로나19로 비행이 뜸한 동안에 비행과 승객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탑승한 승객들의 얼굴이 한 명 한 명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내 방송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마지막에 ‘사랑해요, 티웨이’라고 말했어요. 승객들도 ‘안전하게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인사해 주시는데 눈물이 다 납디다.” 사이판은 올해 6월 한국이 처음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을 맺은 지역이다. 여름부터 티웨이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 사이판에 취항했지만 8월까지는 승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9월부터 여행객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0월에 사이판 비행을 다녀온 정인영 티웨이항공 객실 승무원도 기분이 남달랐다. “국제선 비행 스케줄 표를 받고 승객들이 가득 찬 비행기를 보니 여행이 슬슬 시작되는 것 같아요. 비행에 앞서 사전 브리핑을 하는데 ‘정신 똑바로 차리자’며 파이팅을 외치면서도 너무 신이 났어요.” 항공업계에 코로나19는 악몽 그 자체였다. 지난해 2월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항공기 운항은 90% 가까이 줄었다. 처음엔 ‘1∼2개월 뒤면 좋아지겠거니’ 싶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해졌다. 매출이 90% 가까이 줄어든 항공사들은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자산을 팔고 리스한 항공기를 반납하고 유상증자를 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금융 지원까지 받았다. 승무원을 비롯한 직원들 대부분이 유·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대표는 코로나 시국에 대해 “지하 5층이 끝일 줄 알았는데 끝 모를 지하가 있더라”고 씁쓸하게 회고했다. 항공사들의 수익 감소는 직원들 생활에 타격을 줬다. 승무원들은 기본급이 많지 않은 대신 비행수당을 받아 급여를 채운다. 비행을 많이 해야 급여를 많이 받는 구조다. 하지만 비행이 없다 보니 휴직으로 월급이 3분의 2 이상 줄었다. 갑작스러운 수입 감소를 버티지 못한 승무원들은 아르바이트 등을 해야 했다. 2년 전 결혼했다는 저비용항공사 부기장 A 씨는 “부기장이 되려면 보통 2억∼3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나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대출을 받아 교육을 이수하고 부기장이 됐다. 최근에 결혼하며 아파트 대출도 받았다. 코로나19가 정말 내 목을 조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대리운전도 알아보고, 택배도 알아봤어요. 하루 이틀 나가 일당을 받는 음식 포장 아르바이트도 했습니다. 동료 부기장들 대부분이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김 기장도 지난 1년 반이 쉽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에 어떻게 지냈는지를 물어보자 잠시 상념에 잠겼다 무겁게 입을 열었다. “힘들었죠. 무엇보다 앞으로 비행을 못 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가장 컸어요. 후배 조종사들이 눈물로 어려움을 하소연할 때가 너무 속상했습니다. 다들 별별 일을 다 알아보고 있더군요. 한창 하늘에서 경험을 쌓아야 할 친구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금융권 대출은 ‘그림의 떡’이다. 금융사 대부분이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대출을 꺼리고 있다. 지인 가게 일을 돕고 있다는 한 대형 항공사 부기장은 “생활비가 없어서 새벽 구인 시장에 주기적으로 나가는 선배들도 있고 카페나 아파트 모델하우스, 전시회, 박람회 아르바이트를 하는 승무원도 있다. 시급을 더 주는 야간 아르바이트가 있대서 나갔는데 회사 동료가 거기 있더라. 생활비가 부족해서 아이들 학원을 끊어야겠다고 말씀하던 선배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항공기 정비사들도 혹독한 코로나 시국을 겪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한 저비용항공사 소속 정비사 권모 씨는 지난해 12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쇄골이 부러지고 어깨를 심하게 다쳐 7주간 입원을 했다. “회사가 어렵고 상황도 좋지 않아서 회사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잠깐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 생각해서 4대 보험 가입도 안 했어요.” 권 씨는 “다들 생활이 힘든 것을 아니까 서로 뭐하고 사는지 이야기를 잘 안 하려 한다. 버티다 못해서 항공업계를 포기하고 다른 일자리를 잡은 지인들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다시 업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해 2월부터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 인수가 확정이 되면 체불 임금을 받게 되지만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올해 6월부터 발생한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본인들 생활도 빠듯한 상황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통 분담에 나선 것이다. 장문기 이스타항공 차장은 “직원들 대부분이 배달이나 대리운전, 택배 등을 닥치는 대로 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회사를 살리자는 마음에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잃고 싶지 않다. 다시 비상하려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생겼다고 하지만 항공업계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되려면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기약 없이 막혔던 하늘길이 서서히 열린다는 점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업계는 연말까지 약 3000명의 여행객이 사이판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괌과 하와이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12월 23일부터 주 2회 괌에 취항하는 에어서울은 최근 안전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660여 일 만의 첫 해외 장거리 노선 재개를 앞두고 전사적인 안전 관리에 나선 것이다. 염원석 에어서울 기장은 “2020년 2월 장거리 국제선 비행이 마지막이었다. 다시 비행한다는 생각에 코끝이 찡했다. 항공업이 다시 좋아지는 시작이라고 믿고 싶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 코로나 시국의 가르침을 가슴에 품고 안전 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에어서울 승무원은 “오래 기다렸던 순간인 만큼 ‘너무 친절한 것 아니냐’는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후회 없이 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물꼬 트인 하늘길… 괌-하와이 증편, 사이판 노선 연말까지 예약 거의 끝나 인기 휴양지 속속 운항 늘려… 내달부터 싱가포르도 트래블버블태국, 격리 없이 전역 여행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하늘길에 물꼬가 트이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사들이 사이판과 괌, 하와이 등 휴양지와 싱가포르,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 속속 취항을 재개하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이 사이판에 주 1회 취항을 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의 사이판 항공편은 연말까지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다. 사이판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있으면 지정된 호텔에서 닷새간 격리를 한 뒤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 현재 사이판은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지정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정 호텔은 거의 만실이다. 항공사들이 추가 운항을 하고 싶어도 호텔이 부족해 증편을 못 하는 상황이다. 사이판 정부는 추가로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호텔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 인기 휴양지인 괌 노선 운항도 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10월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 티웨이항공은 주 1회 운영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12월 23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1회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12월부터 주 2회로 괌 노선에 취항할 예정인데 2003년 3월 이후 18년 만에 괌 노선을 재개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11월부터 주 3회 인천∼하와이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주 1회 정기편이 있었는데 주 2회 부정기편을 확대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11월부터 격주로 인천∼시드니 운항도 재개한다. 아시아나항공은 11월부터 인천∼방콕 노선을 현재 주 3회에서 주 7회 운항으로 늘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에 맞춰 여행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객 수요 회복 추이를 보면서 인기가 많은 여행지에 대한 증편 및 노선 추가 운영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월부터는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빗장을 연다. 태국은 1일부터 격리 없이 자국 전역에 해외여행객을 받기로 했다. 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도 시작된다. 백신 접종과 코로나 음성 확인서가 있으면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다. 싱가포르 여행은 지정된 항공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현재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주 3회), 아시아나항공(주 3회)이 허가를 받았다. 인천국제공항뿐 아니라 김해국제공항에서도 사이판과 괌으로 떠나는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김해∼사이판 주 2회, 김해∼괌 주 1회를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항공사는 선정되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안전하게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지면 여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백신 접종률 상승과 1회 검사에 6만 원 이상 들어가는 코로나 검사 비용 부담 완화, 해외여행 절차 간소화 등이 이뤄지면 여행객들이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포스코가 주관한 대표적인 철강 포럼인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이 8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철강 전문가들의 연설과 토론회를 비롯해 친환경 철강 관련 각종 신기술들이 발표 됐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에서 포스코의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모델인 ‘하이렉스(HyREX Hydrogen Reduction Steelmaking)’의 이론 및 실증 방안을 공개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2007년 독자 기술로 상용 개발에 성공한 파이넥스(FINEX) 공법에 기반을 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원료인 철광석으로부터 철(Fe) 성분을 분리하는 환원반응에 일산화탄소(CO)가 아니라 수소(H)를 활용한 공법이다. 탄소 배출이 없는 대표적인 친환경 공법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탄소 감축을 위해 △저탄소 원료 대체 △철스크랩 사용 확대 △폐열·부산물 회수 확대 및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 게 필수적인 상황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기술 개발 성공 경험을 살려 향후 10∼20년 내에 상용화 실증개발을 완료하고 기존 고로 설비의 수명과 여건을 고려해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포스코의 하이렉스 기술은 철강업계 최초의 기술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을 찾아 기존 고로 방식이 아닌, 유동·환원로 기반의 쇳물 생산 조업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번 발표 이후 포스코는 유수의 철강기업들로부터 기술교류 제안을 받고 있다고 한다. 포스코 측은 원료 공급사 및 엔지니어사와도 저탄소 원료 기술개발과 설비기술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공정의 탄소중립은 개별 국가나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과제이지만 여러 전문가의 경쟁과 협력, 교류가 어우러지면 모두가 꿈꾸는 철강의 탄소중립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강 업계도 친환경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는 만큼 친환경 공법의 빠른 상용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체불된 급여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인수자 측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에 나선 것이다. 26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공식 근로자 협의체인 근로자연대는 올해 6월 1일부터 재운항을 위한 운항 면허(AOC) 발급 재취득일까지 발생하는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차수당을 포함한 각종 수당도 반납할 계획이다. 근로자연대 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고,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임금 반납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2월∼올해 6월 1일 이전까지 받지 못한 임금은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성정이 낼 인수 대금으로 변제가 된다. 지난해부터 운항이 중단된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AOC를 새로 발급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회생 인가 결정이 난 뒤에 AOC 재발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스타항공 임직원은 약 480명으로 이들의 월 인건비는 약 15억 원 수준이다. 내년 4월에 AOC가 재발급되고 임직원들 모두가 동의한다고 가정하면 ㈜성정은 약 130억 원 이상의 운영자금 부담을 덜게 된다. 장문기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공동대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임금 반납밖에 없었다. 회사가 살아남지 못하면 직장도 없어지고 밀린 임금도 못 받는다. 인수자 부담도 덜어주고 회생을 완주할 수 있도록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번 희생 외에 추가 임금 삭감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11월 12일 채권자들로부터 채권 변제 동의를 받는 자리인 관계인 집회에 맞춰 채권자로부터 변제 동의를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600억 원의 회생채권 중 약 58억 원만 변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변제율로는 약 3.6%다. ㈜성정이 납입할 인수대금은 대부분 미지급된 급여와 퇴직금 정산 등에 쓰일 예정이라 항공기 리스 비용 등 다른 빚을 갚을 여력이 크지 않다.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 채권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변제율에 동의하면 회생을 정식 인가한다. 일부 리스사가 낮은 변제율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변제율이 과거 항공 및 해운업계의 변제 전례에 비춰볼 때 낮은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9년 파산한 인도 제트에어웨이의 변제율은 1%였고, 콜롬비아 아비앙카 항공도 파산 신청 당시 변제율이 1%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대한해운의 변제율은 3.7%였다. 항공사와 해운사는 항공기, 배를 대부분 10∼20년에 걸쳐 장기 리스한다.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리스 시간에 따른 비용이 모두 부채로 잡혀 채권 규모가 늘고 변제율이 낮아진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협상이 잘 안 돼서 파산으로 가면 항공사와 채권자 모두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채권자들을 최대한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체불된 급여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인수자 측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에 나선 것이다. 26일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공식 근로자 협의체인 근로자연대는 올해 6월 1일부터 재운항을 위한 운항 면허(AOC) 발급 재취득일까지 발생하는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차수당을 포함한 각종 수당도 반납할 계획이다. 근로자연대 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고,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임금 반납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 2월~올해 6월 1일 이전까지 받지 못한 임금은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성정이 낼 인수 대금으로 변제가 된다. 지난해부터 운항이 중단된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AOC를 새로 발급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회생 인가 결정이 난 뒤에 AOC 재발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임직원들은 약 480명으로 이들의 월 인건비는 약 15억 원 수준이다. 내년 4월에 AOC가 재발급되고 임직원들 모두가 동의을 한다고 가정하면 ㈜성정은 약 130 억 원 이상의 운영 자금 부담을 덜게 된다. 장문기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공동대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임금 반납 밖에 없었다. 회사가 살아남지 못하면 직장도 없어지고 밀린 임금도 못 받는다. 인수자 부담도 덜어주고 회생을 완주할 수 있도록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번 희생 외에 추가 임금 삭감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11월 12일 채권자들로부터 채권 변제 동의를 받는 자리인 관계인 집회에 맞춰 채권자로부터 변제 동의를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600억 원의 회생채권 중 약 58억 원만 변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변제율로는 약 3.6%다. ㈜성정이 납입할 인수대금은 대부분 미지급된 급여와 퇴직금 정산 등에 쓰일 예정이라 항공기 리스 비용 등 다른 빚을 갚을 여력이 크지 않다.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 채권자들의 3분의 2 이상이 변제율에 동의하면 회생을 정식 인가한다. 일부 리스사들이 낮은 변제율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변제율이 과거 항공 및 해운업계의 변제 전례를 비춰볼 때 낮은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9년 파산한 인도 제트에어웨이의 변제율은 1%였고, 콜롬비아 아비앙카 항공도 파산 신청 당시 변제율이 1% 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3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대한해운의 변제율은 3.7%였다. 항공사와 해운사는 항공기, 배를 대부분 10~20년에 걸쳐 장기 리스를 한다.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리스 시간에 따른 비용이 모두 부채로 잡혀 채권 규모가 늘어나고 변제율이 낮아진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협상이 잘 안돼서 파산으로 가면 항공사와 채권자 모두에게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채권자들을 최대한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통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국가 경쟁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가운데 EU가 아직 통합에 관한 정식 심사에 착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 지연으로 양사 통합이 내년 상반기(1∼6월)에도 마무리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합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유상증자로 마련한 통합 자금 미집행, 경영 불확실성 확대 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기업 결합을 담당하는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한 본보의 질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결합 심사는 위원회에 아직 공식 통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았을 뿐 정식 심사에 착수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심사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인이 언제 날지도 예측할 수 없다. 일본 경쟁 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 측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사안이 아니라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인수합병, 결합 등을 하려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더불어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수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9개 필수 신고 국가 경쟁 당국에 기업 결합신고를 했다. 대한항공은 본심사를 위해 EU 측과 기본자료와 의견을 주고받는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 협의가 끝나면 본심사가 진행된다. 통상 본심사는 3∼6개월 정도 걸리지만 중요한 기업 결합은 더 오래 걸린다. EU 집행위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통합 본심사를 2019년 12월에 시작했지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해외 경쟁 당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심사 통과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양사 통합에 따른 독과점 발생 우려가 있는 EU, 미국, 일본 등에서 심사를 깐깐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노선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점유율이 50% 넘는 노선이 30개가 넘는다. 유럽에선 바르셀로나, 파리, 런던, 로마 노선의 통합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항공업계의 한 임원은 “미국 유럽은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독과점에 대해 까다롭게 본다. 심사를 하면서 소비자 이익 보호 및 경쟁자 진입을 내걸어 슬롯(공항에서 특정 시간에 이륙할 수 있는 권리)과 운수권 일부 포기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례가 있다. 2013년 미국 법무부는 아메리칸항공-US에어웨이 통합을 승인하면서 양사가 보유한 주요 공항 슬롯, 게이트, 공항 인프라의 일부를 경쟁사에 내주라는 조건을 달았다. EU 집행위도 런던∼필라델피아 노선 등에 독과점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 노선의 슬롯 일부를 포기하면서 운항을 줄였다. 한국 공정위도 결합 승인에 신중한 모습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먼저 결합에 대해 판단을 하고 조치를 내렸을 때 해외 경쟁 당국의 판단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LCC들은 통합에 따른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되며 공정 경쟁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00% 독점하고 있는 인천∼울란바토르, 김포∼하네다 노선 등의 슬롯 및 운수권 배분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 측은 “EU에서 요청하는 자료 제출과 추가 질의에 대한 답변 준비 등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승인 결정을 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개발은 끝났지만 핵심 부품이 없어 생산 단계에서 발목을 잡혔다.” 13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출시하려던 갤럭시 S21 확장 모델 ‘갤럭시 S21 펜에디션(FE)’의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공급망 쇼크’로 베트남 등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반도체 부품 수급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출시가 연기됐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계획보다 늦은 12월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 지연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생산 일정도 줄줄이 늦추고 있다. 공급망 쇼크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 수출 제품, 공급 쇼크에 타격공급망 쇼크는 주요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역대 최대 분기 매출(73조 원·잠정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15조8000억 원)은 2017, 2018년과 비교해 1조∼2조 원 낮아졌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대폭 올라서다. 업계 관계자는 “물고기를 낚았는데 건져 올리다가 살점이 다 뜯겨나가는 ‘노인과 바다’ 같은 상황이다. 제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메모리반도체도 원재료 수급난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상반기(1∼6월)만 해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됐지만 현 상황은 정반대다. 필수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수요 업체들의 전체 생산량이 떨어지자 부족할 줄 알았던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시장가격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원재료를 받아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은 중국 전력난으로 원료 생산업체들의 셧다운이 일어나면서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완성차 업체 피해도 크다. 현대자동차 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어든 28만1196대였다. 차량용 반도체 및 필수 부품이 부족해서다. 현대차는 일주일 단위로 부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주말특근 등 근무시간을 줄이며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부 공장에선 차량 생산 없이 라인만 돌리는 이른바 ‘공피치’ 운영까지 한다. 공급망 쇼크는 회복 기미를 보였던 시장 전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9%에서 6%로 이달 초 하향 조정했다. 세계 출하량도 기존 전망치보다 3300만 대 줄어든 14억1000만 대로 낮춰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는 듯했지만 예상치 못한 공급망 쇼크에 물건을 만들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한국 산업구조, 공급 쇼크에 취약”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 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산업 구조에서 공급망 쇼크 파장은 크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 전력난이 장기화될 경우 대만, 말레이시아와 함께 한국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 생산거점을 마련한 기업이 많고 필수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등 한국 주요 수출품의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뚜렷하다. 철강은 전년 동기 대비 14%, 레진과 구리는 각각 16.2%, 7.6%씩 상승했다. 전기차 배터리 주재료인 탄산리튬,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등은 최근 적게는 40%, 많게는 200%까지 값이 올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배터리 핵심 소재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미중 무역분쟁 등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공급 쇼크의 원인이 △코로나19 및 델타 변이 확산 △세계적 설비 부족으로 인한 수요·공급 불균형 △중국의 전력난 △미중 갈등 등 복합적인 탓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은 피해가 더 크다. 자동차 2차 벤더 부품업체 A사 대표는 “주변의 2차, 3차 벤더 기업 중에 5, 6개 업체가 부도 직전에 몰렸다. 내년 상반기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줄도산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78개 자동차 협력사 등을 조사한 결과 조사 업체의 51.3%가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57.7% 감소했다. 매출액이 30% 이상 줄어든 곳은 7곳, 영업이익이 30% 이상 감소한 업체는 12곳이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경기 용인시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김모 씨(42)는 자재 운반과 출장 등에 쓰려고 7월 상용차 포터 전기차 구매 계약을 맺었다. 계약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차를 넘겨받지 못했다. 생산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고, 올해 안에 겨우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씨는 “인테리어 주문이 많아서 새 차 한 대 사려 한 건데 대기시간이 길어서 놀랐다”고 했다. 뒤늦게 중고차를 알아봤지만 그마저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는 상황이라 구하기 어려웠다. 김 씨는 “빠르게 출고를 해 줄 수 있는 딜러가 있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차량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차량 출고 장기화와 차량 가격 상승 등 소비자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상용차 등을 지금 구매해도 인도를 받는 데 평균 1∼4개월 정도가 걸린다. 기아의 카니발, K8,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은 7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아이오닉5나 포터 일렉트릭 등 전기차는 언제 차를 받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안 될 정도다. 차를 빨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인기 차종의 중고차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차량의 중고차 가격이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있다. 광물, 원유 등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동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쌍용차 티볼리와 기아 쏘렌토가 최근 50만 원 이상 가격을 올렸고, 화물 운송 등에 쓰이는 국내외 준중형 트럭의 가격도 100만∼200만 원가량 올랐다. 원자재 가격은 가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주요 가전 기업들의 반기 보고서 등을 보면 가전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자재인 철강, 레진, 구리 등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10% 이상 올랐다. 이에 LG전자는 상반기 냉장고와 세탁기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해 대비 4.6% 올랐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과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TV 평균 판매가격은 19.5%나 올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판매가격은 평균 23%가량 상승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경기 용인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김모 씨(42)는 자재 운반과 출장 등에 쓰려 7월 상용차 포터 전기차 구매 계약을 맺었다. 계약한지 석 달이 지났지만 차를 넘겨받지 못했다. 생산일정조차 잡히지 않았고, 올해 안에 겨우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씨는 “인테리어 주문이 많아서 새 차 한대 사려 한건데 대기 시간이 길어서 놀랐다”고 했다. 뒤늦게 중고차를 알아봤지만 그마저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는 상황이라 구하기 어려웠다. 김 씨는 “빠르게 출고를 해 줄 수 있는 딜러가 있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차량 생산 차질은 물론 그에 따른 차량 출고 장기화와 차량 가격 상승 등 소비자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상용차 등을 지금 구매해도 인도를 받는데 평균 1개월~4개월 정도가 걸린다. 기아의 카니발, K8, 쏘렌토 등은 7개월 이상 대기를 해야 한다. 아이오닉5나 포터 일렉트릭 등 전기차는 언제 차를 받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안 될 정도다. 차를 빨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인기 차종의 중고차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차량의 중고차 가격이 신차 보다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있다. 광물, 원유 등 원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동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쌍용차 티볼리와 기아 쏘렌토가 최근 50만 원 이상 가격을 올렸고, 화물 운송 등에 쓰이는 국내외 준중형 트럭의 가격도 100만~200만 원 가량 올랐다. 원자재 가격은 전가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주요 가전 기업들의 반기 보고서 등을 보면 가전을 만드는데 쓰이는 원자재인 철강, 레진, 구리 등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10% 이상 올랐다. 이에 LG전자는 상반기 냉장고와 세탁기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해 대비 4.6% 올랐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공급부족과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TV 평균 판매가격은 19.5%나 올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판매 평균 가격은 약 23% 상승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상승은 제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격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품 공급망 문제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기업은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CJ대한통운이 택배 노조원들의 집단괴롭힘을 호소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포 장기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아내에게 택배 집화 업무를 하는 대리점을 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기존 노조원들의 일거리를 빼앗는 행위이자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12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노조원 1명이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8월 30일 숨진 이 씨의 아내에게 집화대리점 운영권을 내줬다. 집화대리점은 기업, 소상공인 등과 택배 계약을 맺는 영업 업무를 주로 하는 대리점이다. 택배 배송은 하지 않는다. 집화대리점은 물건을 맡기는 업체와 계약을 맺어 수수료를 받은 뒤 물건을 택배 터미널에 전달한다. 이후 배송은 다른 대리점이 한다. CJ대한통운은 세 명의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유족을 배려해 김포 장기대리점 지역 내에 집화대리점을 이 씨 아내에게 내줬다. CJ대한통운은 11월부터 기존 김포 장기대리점 집화처 일부를 이 집화대리점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이모 씨의 동료 소장들에 따르면 이관된 집화 물량 대부분은 숨진 이 씨가 생전에 직접 계약을 따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집화처 이관은 노조 와해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유족에 대한 배려가 기존 택배노동자의 물량을 빼앗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일부 택배 근로자들은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택배 근로자들의 물량을 뺏으려는 건 노조 와해 시도”라며 “원청 물량으로 유족을 지원하고 노조원들의 집화처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무기한 단식에 나서겠다고 밝힌 노조원 한모 씨는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고인의 갑질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 코로나 기간에 얼음물 한번 사준 적 없고, 노조도 무시했다. 원청(CJ대한통운)이 노조원들의 집화처마저 모두 강탈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동료와 지인들은 “고인과 유족을 또 한 번 울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한 택배 대리점 관계자는 “노조는 고인을 추모한다고 해놓고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고인을 욕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이용해 원청을 끌어들이는 부당한 시위에 나서고 있다”며 “숨진 이 씨가 생전에 일궈 놓은 일터와 계약 일부를 유족에게 주는 것조차 투쟁의 도구로 쓰려는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CJ대한통운이 택배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을 호소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포 장기대리점 소장 이모 씨(40)의 아내에게 택배 집화 업무를 하는 대리점을 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기존 노조원들의 일거리를 빼앗는 행위이자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라며 이 씨 아내에게 대리점을 내준 게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12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노조원 1명이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8월 30일 숨진 이 씨의 아내에게 집화대리점 운영권을 내줬다. 집화대리점은 기업, 소상공인 등과 택배 계약을 맺는 영업 업무 등을 주로 하는 대리점이다. 택배 배송은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집화대리점이 A사와 하루 수백 개의 택배 계약을 맺으면, 집화대리점은 계약 수수료만 받은 뒤 택배 대리점에 배송을 위탁한다. CJ대한통운은 남편을 잃고 세명의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유족들을 배려해 김포 장기대리점 지역 내에 집화대리점을 내줬다. CJ대한통운은 11월부터 기존 김포 장기대리점 집화처를 서영대리점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택배노조는 이에 대해 “집화처 이관은 노조 와해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유족에 대한 배려가 기존 택배노동자의 물량을 빼앗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택배 근로자들은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택배 근로자들의 물량을 뺏으려는 건 노조를 와해하려는 시도”라며 “원청 물량으로 유족을 지원하고 노조원들의 집화처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무기한 단식에 나서겠다고 밝힌 노조원 한 모씨는 “고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고인의 갑질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 원청이 노조원들의 집화처마저 모두 강탈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동료와 지인들은 “고인과 유족을 또 한번 울리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택배 대리점 관계자는 “아내에게 이관한 집화 업체 대부분은 숨진 이 씨가 생전에 직접 계약을 따왔던 업체들”이라며 “노조는 이 씨가 생전에 일궈 놓은 것의 일부를 유족에게 주는 것이 그렇게 못마땅한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는 “노조는 고인을 추모한다고 해 놓고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고인을 욕하고 있다. 고인의 죽음을 이용해 원청을 끌어들여 부당한 시위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 ‘DX100W’(사진) 모델이 미국 ‘2021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Featured Finalist)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DX100W 모델은 10t급 소형 휠 굴착기로 좁은 작업 환경에서 민첩하고 강력한 성능 발휘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건설기계업체가 IDEA에서 본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DEA는 미국 산업디자인협회(IDSA)가 주관하는 어워드로 독일 레드닷, IF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이번 IDEA에는 25개국에서 총 2087개의 디자인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한편,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디자인 어워드’에서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2개 모델이 산업기계 및 공구 분야 우수 제품 디자인에 선정됐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물류 대란으로 자동차 생산과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수입차 판매량 순위가 매달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등에 따르면 9월 수입차 판매량은 총 2만406대로, 8월보다 7.7% 줄었다. 반도체 부족으로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선박 부족 등으로 차량 수입 및 인도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 1위는 6만2232대를 판 벤츠, 2위는 5만2441대를 판 BMW였다. △테슬라(1만6288대) △아우디(1만5921대) △폭스바겐(1만1815대) △볼보(1만1193대)가 뒤를 잇고 있고 지프, 쉐보레, 포르셰 등이 7200∼7900대 수준의 누적 판매를 올리고 있다. 3위 뒤로는 업체 간 차이가 수십∼수백 대 수준이라 차량 생산 및 인도 상황에 따라 판매량 순위가 매달 뒤바뀌고 있다. 인기 수입차 모델은 구매 계약 후 차를 받는 데 길면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업체들은 인기 차종에 부품을 몰아주는 식으로 생산 조절을 하고 있다. 외국 본사가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차량은 한국에서도 순위가 높아진다. 반면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도 본사 전략 차량이 아닌 디젤차 등은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는 GM의 픽업트럭 콜로라도(758대)였다. 한국GM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미국 내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인기 차량이라 본사가 생산 및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1만6288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보다 약 6000대를 더 팔았지만, 올해 신차 모델Y를 내놓은 걸 감안하면 아쉬운 판매량이다. 테슬라 판매량이 주춤한 것도 차량용 반도체 및 물류 대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출시 반년도 안 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올해에만 1만4592대가 팔리면서 테슬라 국내 판매량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예상만큼 아이오닉5 생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3분기(7∼9월) 렉서스가 8만1093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하며 1위에 올랐지만 벤츠(5만5130대)는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0.8%나 줄어 3위로 밀렸다. 렉서스 모회사인 도요타는 미국, 유럽 업체보다는 상대적으로 반도체를 원활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물류 대란으로 자동차 생산과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 수입차 판매량 순위가 매달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 1위는 6만2232대를 판 벤츠, 2위는 5만2441대를 판 BMW였다. 그 뒤로는 △아우디(1만5921대) △폭스바겐(1만1815대) △볼보(1만1193대) 순이었다. 그 아래로는 쉐보레와 렉서스, 지프, 포르쉐 등이 누적 판매량 7200~7500대 정도를 달성하고 있는데, 수십 대 정도의 판매량에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다. 보통 수입차 판매 순위는 신차 출시 여부 및 프로모션 등에 따라 달라졌다. 하지만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 및 한국으로의 원활한 차량 공급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월 수입차 판매는 총 2만406대로, 8월보다 7.7% 판매량이 줄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선박 부족 등으로 인해 원활하게 차량 인도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수입차 모델은 구매계약 후 차를 인도받기 까지 수 개월이 소요되고 있다.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 하기 위해 인기 차종에 부품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생산 조절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잘 팔리지만 본사에서는 크게 생산에 집중하지 않는 디젤 차량들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반대로 본사가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차량의 판매량이 증가한 경우도 있다. 지난달 수입차 모델 중 가장 팔린 모델은 GM 픽업트럭 콜로라도(758대) 였다. 벤츠 GLC 300e 4매틱 쿠페(578대), 벤츠 GLC 300e 4매틱(557대), BMWX4(605대)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단일 모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수입차 모델 대부분의 판매량이 8월보다 줄었지만, 콜로라도는 오히려 판매량이 96대 늘었다. 한국GM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GM에서도 부가가치가 높고, 잘 팔리는 모델이라서 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대응하고 있다. 4~6월엔 콜로라도 생산이 더뎠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보니 상황이 잘 맞물려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전기차 테슬라는 올해 1~9월 국내에서 약 1만620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6000대를 더 팔았지만, 신차 모델Y를 내놓은 걸 감안하면 아쉬운 성과라는 평가다. 테슬라 판매량이 주춤한 건 차량용 반도체 및 선박 부족에 따른 물류 차질 때문이다. 반면 출시 반년도 안 된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올해에만 1만4592대를 팔면서 테슬라의 국내 전체 판매량에 근접해 있다. 그러나 현대차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아이오닉5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상징격인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아닌 거울 사이드 미러로 대체할 경우 보다 빠르게 인도를 받게끔 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테슬라는 차량용 반도체 일부를 직접 설계하고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과 직접 거래를 하는 방식을 사용해 차량용 반도체 문제를 상대적으로 잘 극복하고 있지만, 최근에 차량 가격을 올리는 등 원자료 및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에서 자유롭진 못하다”며 “현대차도 테슬라와의 격차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반도체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호텔 7층. 이곳에는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B737MAX(맥스)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는 조종 시뮬레이터가 설치돼 있었다. 실제 항공기 조종석을 그대로 본떠 만든 것으로 기장들이 비행 훈련을 할 때 사용하는 시뮬레이터와 흡사했다. 조종석 창문에는 스크린이 설치돼 공항과 활주로, 비행 루트, 날씨, 소리 등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기자가 약 50분 동안 조종간을 잡고 김포국제공항을 이륙해 경기도 일대를 돌다가 다시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을 해봤다. 미리 입력한 비행 루트대로 따라가는 비행이었지만 속도와 고도, 방향을 유지하면서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비행기 앞머리(기수)를 너무 높게 든 나머지 비행기가 속도를 잃어 비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교관의 도움을 받아 조종석에 달려 있는 각종 버튼을 눌러 볼 수 있었고, 비행기 양력 조정을 위한 날개(플랩) 조정 및 착륙을 앞두고 랜딩 기어 내리기 등 실제 조종석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 시뮬레이터는 제주항공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치했다. 애초 훈련용으로만 사용됐지만 4만8000원을 내면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도심 속에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설치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조금이라도 극복해 보려는 취지다.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항공사들의 부업이 활발하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들의 연간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80% 이상 줄어들었다. 임직원 유·무급 휴직과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업황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항공사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양한 부업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시뮬레이터 개방 외에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사옥과 김포공항에 기내식 도시락과 음료를 맛보고 승무원 체험을 할 수 있는 기내식 카페 ‘비행맛’을 열었다. 비행을 못하고 있는 승무원들이 직접 서빙과 안내를 한다. 7일 에어서울은 골프 여행객들을 위한 ‘민트패스 골프’ 항공권을 출시했다. 가격은 편도 6회 이용 기준 14만9000원, 편도 10회 기준 19만9000원으로 김포, 제주, 부산 등 국내 노선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민트패스 골프 구매 고객에게는 추가 비용 없이 골프백(1개)을 실을 수 있는 서비스와 골프백을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우선 수하물 서비스도 제공된다. 그린피가 저렴한 지방 골프장 이용객들을 위한 상품으로 업계에서는 처음 출시된 골프 관련 상품이다. 항공사들은 올해 초부터 다양한 비행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 항공운항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기내 비행 교육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 비행’과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무착륙 관광 비행’ 상품이 대표적이다. 에어부산은 부산 지역 학교와 연계해 항공사 사옥 투어와 승무원 체험, 비행 관광까지 할 수 있는 수학여행 상품을 내놨다. 진에어는 기내식을 도시락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퇴역한 항공기 기체를 활용한 ‘네임 태그(이름표)’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상품들”이라며 “큰 수익이 나는 건 아니지만 항공기 유지 비용이라도 벌자는 심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