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

주성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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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사이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http://nambuk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zsh75@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남북한 관계64%
칼럼23%
경제일반10%
사회일반3%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북한에 진출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사기꾼은 공산주의자보다 더 악질인 듯싶다. 인민을 공산주의자로 개조한다고 수십 년 세뇌시킨 북한이지만 사기꾼은 갈수록 더 늘어난다. 물론 수법이야 남쪽사람에겐 식상하겠지만. 북한이 나름대로 시스템을 유지하던 1980년대 ‘북한판 박인수’ 사건이 항간의 화제가 됐다. 일개 노동자가 김일성 주석궁에 물자를 조달하는 고위 군관을 사칭해 수많은 여성을 농락했다. 호위총국 상좌(중령과 대령 중간계급) 군복을 입고, 일반 사람은 구경하기 힘든 김일성 명함 시계를 차고 다니니 여성들이 줄줄이 속아 넘어갔다. 한 여성과 동거하다 돈을 얻어내곤 출장을 떠난다며 다른 여성 집에 가 머무르는 수법을 반복하다 잡혔다. 사람들은 김일성 이름을 팔고 다닌 그 배짱에 놀랐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고난의 행군’에 들어간 이후 갑자기 사기꾼이 급증했다. 특히 장마당 경제를 주도하는 여성들 속에서 사기 범죄가 크게 늘었다. 오죽하면 평양에 ‘여성범죄단속그루빠’까지 생겨났을까. 초기 사기수법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아름다운 여성이 자전거 장사꾼에게 흥정을 붙이다 자전거를 타보겠다고 말한다. 그러곤 함께 온 사람에게 지갑을 맡기고 주변을 도는 척하다 갑자기 사라진다. 뒤늦게 장사꾼이 남은 사람을 족쳐 봐야 “내 물건도 산다 해서 따라왔는데” 또는 “아깐 지갑에 달러가 가득했는데”라는 식의 뻔한 대답만 돌아온다. 사기수법은 점점 진화한다. 몇 년 전 평양에서 있었던 일이다. 할머니 홀로 사는 집에 한 처녀가 짐을 잔뜩 갖고 와 적잖은 돈을 내놓으며 “장사하러 평양에 왔는데 일주일만 묵자”고 했다. 처녀 방엔 매일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하루는 처녀가 손님을 데리고 와 술상을 거나하게 차리더니 “어머님 한잔, 선생님 한잔” 하며 대접하다 어느 순간 사라졌다. 알고 보니 할머니 집을 자기 집이라고 속이고 5000달러에 팔아먹었다. 처녀의 짐 속엔 헌 천 쪼가리만 가득했다. 정체를 모르니 어디 가서 잡아야 할지도 막막하다. 북한에서 사기당한 중국 사업가들도 수두룩하다. 가장 고전적 수법은 담당자 바꿔치기다. 북한의 모 기관을 대변한다는 사람이 중국 사업가에게 온갖 감언이설로 투자하게 만든다. 그러나 정작 투자하고 나면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 감당하지 못할 조건을 내민다. 중국인이 항의하면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1990년대 후반 이런 일도 있었다. 북한에 돈을 떼인 중국 사업가 수십 명이 관광하는 척 평양에 단체로 들어가 노동당 중앙당사 앞 고려호텔에 투숙했다. 중앙당사 앞에서 기습시위라도 하면 북한 당국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계획대로 이들은 다음 날 오전 호텔 앞에 일제히 모여 시위를 시작하려 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북한 안내인이 막아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침 거리를 지나던 북한군 승용차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차에 탔던 군관 두 명은 북한 안내인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멱살을 잡힌 것을 보고 분노했다. 이들은 전후사연도 모른 채 차에서 시동을 걸 때 쓰는 쇠막대기를 들고 달려와 중국 사업가들에게 마구 휘둘렀다.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 쇠몽둥이를 휘두르자 사업가들은 혼비백산해 흩어졌다. 나중에 이 일을 안 중국대사관은 북한 정부에 자국민들을 부상시킨 데 대해 사죄할 것을 요구했고 북한은 그 요구를 들어주었다. 하지만 이를 보고받은 김정일은 “군인들이 아주 잘했다”고 치하했다. 군관들은 크게 승진했다. 과거 북한은 항상 중국에 사기를 치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장경제 활동이 본격화된 최근에는 오히려 중국인들에게 사기당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중국인과의 상거래가 활발한 나선시에서 이런 사례가 적잖다. 중국 사기꾼들은 북한 사람들이 상대적 ‘선진국 국민’인 중국인을 믿는다는 점을 악용한다. 이들은 사업가로 위장해 북에 가서 친분을 쌓은 뒤 물품을 싸게 사주겠다며 돈을 받는다. 물론 중국에 있는 일당에게 전화를 요란스레 해서 상대를 안심시키는 것은 필수 코스다. 중국 사기꾼이 달아나면 북한 사람은 찾을 길이 없다. 북한에서 이런 사기 피해가 속출하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옌볜에서 번창하던 보이스피싱 조직이 한국 당국의 대처로 기세가 꺾일 때와 일치한다. 한국을 상대로 전화사기를 치던 조직이 눈을 돌려 북한 맞춤형 사기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과 북을 사기쳐먹는 전화 속 그놈 목소리는 언제면 사라질까.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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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阿밀입국 조직 선박 파괴” 군사작전 카드 꺼내

    최근 지중해에서 난민들이 수백 명씩 사망하는 참사가 잇따르자 유럽연합(EU)이 인신매매나 밀입국 사범들이 띄운 난민선을 파괴하는 군사작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EU 28개국 회원국 외교장관과 내무장관들은 20일 룩셈부르크에서 난민대책 긴급회의를 열어 난민 밀입국 조직 소탕을 위한 군사 작전을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 작전의 목적이 “밀입국 선박들을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EU는 바다에서 난민들을 구조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아예 배를 파괴해 유럽을 향해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골자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과거 소말리아 해적에 맞서 ‘아프리카의 뿔’(뿔 모양의 아프리카 동부를 지칭) 지역에서 벌였던 작전과 유사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전 범위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 주요 지도자 모두 밀입국 조직과의 전쟁을 난민 대책의 최우선으로 지지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EU의 밀입국 선박 파괴 작전의 주요 무대는 리비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 난민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유럽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유도 있지만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무너진 탓이 크다. 여러 지역을 나누어 군림하고 있는 부족과 군벌들은 난민 밀입국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 경쟁적으로 난민을 모집해 온다. 심지어 내전으로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까지 가서 유럽행 난민 희망자를 데려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밀입국 업자들은 난민 희망자 1명에게서 수천 달러씩 받는데 수백 명이 탄 선박 한 척을 하루 동안 운항해 유럽에 도착시키면 수십만 달러를 벌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군벌은 난민 모집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리비아에서 대기 중인 난민은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난민을 상품으로 보는 밀입국 조직들은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보트에 사람들을 짐짝처럼 싣고 지중해로 나간다.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개인 짐은 물론이고 먹을 것과 물병조차 휴대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기관이 고장 나 표류하면 난민들이 살아남기 힘들어진다. 한편 18일 난민 950명을 태우고 가다 전복된 선박 사고에서 선장과 승무원 1명이 수백 명의 난민을 배 아래 짐칸에 가두고 자신들은 갑판 위에 있다가 가장 먼저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경찰은 생존자들 속에 숨어 있던 이들을 체포했다. 이 사고는 지중해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20일에만 지중해에서 선박 조난 사고 3건이 추가로 일어났다. 난민 100∼300명을 태운 선박 2척이 침몰해 20여 명이 숨졌으며, 그리스 해안가에서도 난민선이 난파해 3명이 사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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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해군, 잠수함 발사 수중드론 2015년내 실전배치

    조만간 무인 잠수정(수중 드론·사진)이 바닷속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무인 선박(드론선)이 적의 잠수함을 찾아 전 세계 대양을 누비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닷컴은 미 해군이 올해 말까지 버지니아급 공격 핵잠수함을 발진기지로 하는 ‘레무스 600’ 수중 드론(UUV)을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무게 226.7kg, 길이 3.25m인 레무스 600 수중 드론은 핵잠수함에 장착된 특수 사출장치를 통해 수중에서 발사된다. 수중 드론은 전 세계 주요 전략지점에서 기뢰 탐색과 정찰, 지형도 작성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수중 드론의 활약으로 기뢰 해제를 위해 함정이나 병사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미 해군은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진화하면 드론이 직접 기뢰 등을 해제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 해군은 잠수함 추적 선박인 ‘무인선(drone ship)’도 개발해 2018년까지 실전배치를 목표로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을 주도하는 이 무인선은 길이가 약 132피트(약 40m)로 수천 마일 밖에서도 적의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무인선의 운용 비용은 약 2000만 달러에 불과해 수십억 달러가 드는 유인 함정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잠수함 추적 무인선 개발은 중국 해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최신형 전략 핵잠수함 3척을 조만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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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수중 드론 ‘레무스 600’ 연내 실전배치…“中 핵잠수함 겨냥”

    조만간 무인 잠수정(수중 드론)이 바다 속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무인 선박(드론선)이 적의 잠수함을 찾아 전 세계 대양을 누비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닷컴은 미 해군이 올 연말까지 버지니아급 공격 핵잠수함을 발진기지로 하는 ‘레무스 600’ 수중 드론(UUV)을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무게 226.7㎏, 길이 3.25m인 레무스 600 수중 드론은 핵잠수함에 장착된 특수 사출장치를 통해 수중에서 발사된다. 수중 드론은 전 세계 주요 전략지점에서 기뢰 탐색과 정찰, 지형도 작성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수중 드론의 활약으로 기뢰 해제를 위해 함정이나 병사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미 해군은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진화하면 드론이 직접 기뢰 등을 해제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미 해군은 잠수함 추적 선박인 ‘무인선(drone ship)’도 개발해 2018년까지 실전배치를 목표로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을 주도하는 이 무인선은 길이가 약 132피트(약 40m)로 수천 마일 밖에서도 적의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무인선의 운용 비용은 약 2000만 달러에 불과해 수십억 달러가 드는 유인 함정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잠수함 추적 무인선 개발은 중국 해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최신형 전략 핵잠수함 3척을 조만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 드론 개발에 러시아도 뛰어들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개발 중인 5세대 핵잠수함에 스텔스 기능을 가진 수중 드론과 수중 전투 로봇을 함께 운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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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 난민선 지중해서 침몰… 650여명 숨진듯

    아프리카 난민 700여 명이 탄 배가 18일 밤 지중해에서 뒤집혀 탑승자들이 대부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에서 남쪽으로 약 193km,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27km 떨어진 해상에서 난민 700여 명이 탄 배가 전복돼 46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난민은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정원을 초과해 승선한 난민들이 지중해에서 지나가는 상선의 주의를 끌고자 한쪽으로 몰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사고 이후 이탈리아와 몰타 해군은 현장으로 출동해 뒤집힌 선박 주변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대변인은 “구조와 시신 수색 작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시신만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 경비정과 상선 등 배 20척과 헬기 3대도 이번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 아프리카 난민이 몰려드는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올해 초 난민선에 올랐다가 숨진 희생자가 지난해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12일에도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당시 이 난민선에는 약 550명이 타고 있었으며 140명 정도만 구조됐다. 익사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일부 포함됐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100여 명이 탄 난민 선박에서 종교 갈등으로 싸움이 벌어져 이슬람교도 출신들이 소수인 기독교 난민 12명을 바다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교도 난민 15명이 이탈리아 시칠리아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이 급증해 대규모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선박 침몰 사고를 포함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소 1600명이 난민선 전복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IOM은 올해 지중해를 무사히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간 이주자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난민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국경수비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약 50만 명의 난민이 리비아 해안에 몰려와 유럽으로 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난민선에 승선하려는 사람들은 내전과 가난을 피해 새 삶을 찾으려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사람이 대다수이며, 최근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리비아 난민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난민선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IOM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다. 2000년부터 집계하면 2만2000명이 넘는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다 숨졌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 입국한 난민은 28만 명에 이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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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反독점법 위반’ 구글 제소절차 착수

    유럽연합(EU)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을 대상으로 반독점법을 어긴 혐의로 제소 절차에 들어갔다. 반독점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구글은 60억 달러(약 6조6000억 원)가 넘는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AP 등 외신은 EU가 15일 구글의 검색 독점 등에 대한 공식 제소와 추가 조사 방침을 발표하고 구글 측에 ‘이의 진술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식 조사를 위한 EU의 첫 번째 절차로 구글은 답변서를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현재 구글이 받는 혐의는 모두 4가지이다. 우선 검색 점유율이 90%인 점을 이용해 자사 광고 링크와 서비스를 교묘하게 우수 검색결과로 보여줘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이다. 이 외에 경쟁사의 트래픽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는지, 경쟁 검색광고업체를 배제했는지, 수익성이 좋은 자사 앱인 유튜브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강요했는지 등을 조사받는다. EU는 2010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검색 관련 업체로 구성된 ‘페어서치’ 그룹이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제소함에 따라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과정에서 구글은 EU 집행위에 3차에 걸쳐 개선안을 제출했다. EU는 지난해 2월 구글의 3차 제안을 받아들여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으나 지난해 EU 집행위가 교체돼 재조사에 착수했다. 구글에 대한 공식 제소가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10주의 변론 준비기간이 주어지며 최종 결정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이 나고 이어 EU의 수정안을 거부한다면 연 매출의 10%까지 벌금으로 내야 한다. 지난해 구글 매출은 660억 달러에 달했다. EU는 2004년부터 MS와도 반독점 소송을 벌이면서 현재까지 22억4000만 유로(약 2조6000억 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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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맨 김정은’ 北주민들도 황당

    1일부터 북한 학교의 새 학기를 맞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우상화하는 교육이 정식으로 시작됐다. 대북 소식통들은 1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총을 쏘고 운전을 했다’는 등의 황당한 내용이 많아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김정은 우상화 교재에 김정은의 출생과 성장에 대한 의심과 의혹만 잔뜩 키워 놓았다고 지적했다.○ 황당한 우상화 교육 내용 본보가 입수한 교사용 교재인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 교수참고서’(151쪽)에는 김정은이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로 묘사되어 있다. 교수참고서는 가르칠 내용과 방법, 답안까지 상세히 기술돼 있는 교사용 교안이다. 참고서에선 “(김정은의) 담력과 배짱이 영웅남아답다”면서 “3살 때부터 총을 쐈고, 3초 내에 10발을 다 목표를 명중시키며 100% 통구멍을 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자동차 운전을 시작했으며 8살 이전에 도로를 질주했다”는 내용도 있다. 가장 많이 할애된 대목은 그가 어린 시절 ‘마운틴’이란 브랜드의 보트를 몰고 온 외국 초고속 보트회사 시험 운전사를 두 번이나 이겼다는 일화다. 참고서는 김정은이 이 경주에서 보트를 시속 200km로 몰았다며 “학생들에게 200km/h는 몇 m/s인가 계산해보도록 하고, 55.56m/s의 속도로 달리는 초고속 배가 얼마나 빠르겠는가를 상상해보도록 하라”는 구체적 훈육 지침까지 내리고 있다. 또 “6살 때 사나운 말을 마음대로 길들여 타고 기마수보다 더 잘 달렸다”거나 “피아노 등 여러 악기를 전문가 이상으로 연주하는 절대 음감의 소유자” “못하는 체육종목이 없는 스포츠 천재”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10대에 정치 경제 철학 역사 수학 물리 군사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보통 사람이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찬양하고 있다. 김정은이 ‘고난의 행군’ 기간 매일 주먹밥과 죽으로 해결하며 인민들이 겪는 고생을 함께했다는 대목도 있다. 고난의 행군에 해당하는 1990년대 중반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생활했다. 북한 교사 출신의 한 탈북자는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교재는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이라도 했지만 김정은 우상화는 황당함과 거짓말이 도를 넘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우상화 교재는 그에 대해 ‘선군 조선의 위대한 태양’이라 호칭하고 그가 태어난 생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규정한 점이다. 과거 태양과 민족 최대의 명절이란 단어는 김일성과 그의 생일에만 해당됐다. 김정은을 김일성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북한의 조급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학생들 질문에 교사들 쩔쩔매 김정은 우상화 교육은 북한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자유북한방송에 “이제 교사들은 3살 난 어린이가 어떻게 총을 쏘고 운전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는 어린 학생들에게 이를 설명해줘야 하는 기막힌 처지”라며 “김정은을 우상화하려다 함정에 빠진 꼴”이라고 말했다. 대답이 궁한 일부 교사들은 부모를 따로 불러 “원수님의 혁명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반동행위이니 부모가 아이교육을 책임지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대북 소식통들은 “앞으로 김정은 가계와 경력, 고향 등을 어떻게든 밝힐 수밖에 없는데 주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상화를 포기할 수도 없고, 사실을 밝힐 수도 없는 북한의 딜레마가 김정은 우상화 교재에 반영돼 있는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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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유죄 10개 인정…최종 사형 받을수도

    2년 전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용의자에 대해 마침내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이번 사건을 심리 중인 미국 연방법원의 배심원단 12명은 8일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에프(21)에게 적용된 30개 혐의 가운데 10개에 걸쳐 유죄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 유죄가 인정된 대량살상 무기 사용 모의, 대량살상 무기 사용, 공공장소에서 폭탄 테러 모의, 공공장소에서 폭탄 테러 자행 등 각 혐의는 최소 종신형, 최대 사형까지 적용될 수 있는 죄목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은 2013년 4월 15일 오후 2시49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진 사건이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이 다쳐 미국에서 9·11테러 이후 가장 큰 테러행위로 기록됐다. 이 테러는 당시 각각 19세와 26세였던 조하르와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에 의해 저질러졌다. 타메를란은 경찰 추격을 받으며 도주하던 중 동생이 몰던 자동차에 치여 숨졌다. 이 사건의 재판이 2년 만에 시작된 것은 이번 사건이 미국 연방정부가 중범죄로 정한 테러 사건으로 분류돼 수사 과정이 길어졌고 재판지 관할, 배심원 선정 등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배심원단은 증언을 다시 청취하는 2차 절차를 밟은 뒤 최종 형을 확정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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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평양의 개팔자

    평양에서 애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안원이 “이봐 동무, 혁명의 수도에서 개를 데리고 한가롭게 다니다니” 하며 호통을 치진 않을까. 지나가는 뭇 시선이 부럽게 쳐다보진 않을까. 답은 “아무 일도 없다”이다. 남쪽의 상상과는 사뭇 다르게, 애견 문화는 서울과 평양이 별 차이가 없다. 단, 평양에선 애견의 배설물은 그냥 방치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평양에서 애견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 북한이 주민에게 자주 보여준 사상교육 영상물엔 서방의 애견이 단골로 출연했다. 마사지를 받는 애견과 거리의 노숙인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며 “썩고 병든 자본주의에선 사람이 개보다 못하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1990년대 평양에 살면서 나는 젊은 여성이 안고 나온 애견을 딱 한 번 보았다. 그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 “누구 딸일까”였다. 당시 애견은 무소불위 권력의 상징이었다. 보안원도 모르는 척했다. 단속해야 본전도 찾지 못할 고위층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재벌 2세의 수억 원대 고급 스포츠카처럼 평양의 애견이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자 몰래 키우는 부유층도 늘었다. 급기야 1990년대 말 평양에선 애견 단속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고, 김정일에게 보고가 되기도 했다. 남쪽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김정일도 애견을 끼고 산 역사가 깊다. 단속 논쟁은 “애견 키우는 게 뭐가 문제냐”는 김정일의 판결로 막을 내렸다. 평양의 애견 문화가 중산층까지 파고든 계기는 특이하게도 서울에서 ‘세콤’과 같은 보안경비업체가 확장한 것과 똑같은 이유였다. 2001년 평양 중심부 중구역의 한 가정집에 칼을 든 강도가 들었다. 이때 몸집이 크지도 않은 애견이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안주인이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이 소문이 평양에 바람처럼 퍼지자 “점점 치안이 불안해지는데 개에게라도 집을 맡기자”며 너도나도 애견을 키우기 시작했다. 셰퍼드와 같은 군견을 키우는 집도 늘었다. 2000년대 초반 평양의 애견 붐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을 연상케 했다. 평양에선 몰티즈와 시추가 가장 인기가 있는데 당시 좋은 품종의 암컷은 500달러를 호가했다. 교배 한 번에 100달러, 새끼 한 마리에 100달러였다. 당시 100달러는 북한의 일반 가정이 1년을 먹고살 수 있는 돈이었다. 애견이 있어야 좀 사는 집 취급을 받다 보니 토종견을 염색해 애견으로 둔갑시켜 파는 사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이런 붐을 타고 중국에서 수많은 애견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밀수돼 들어왔다. 당시엔 북한 농촌 집에서 자란 토종견들도 식용으로 중국에 몰래 팔렸다. 중국에서 팔려온 개의 몸값은 수백 달러, 북에서 팔려간 개의 몸값은 10달러 남짓이었다. 애견은 중성화 수술이 없는 평양에서 마음껏 새끼를 낳았다. 그러니 해가 다르게 가격도 떨어져 지금은 아무리 비싸도 100달러를 넘기 힘들다. 이제 애견은 더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 아니다. 유행에 편승해 애견을 키우기 시작했던 사람들 중에서 아파트에서 기르기가 힘들고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지인에게 잡아먹으라고 주는 사람도 생겨났다. 2000년대 중반 애견이 닭이나 토끼보다 폐사율이 낮다며 식용으로 수십 마리씩 길러 파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애견이 토종견보다 육질이 좋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광복거리와 통일거리엔 애견 고기 전문식당도 생겼다. 이 사실이 2008년 김정일의 귀에 들어갔다. 김정일은 “애견을 잡아먹는 행위는 미개한 인종에게서나 있을 수 있는 야만행위”라고 격노했다 한다. 그 직후 당국은 애견 통제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이런 통제령이 두세 번 더 내려졌다. 하지만 무조건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될수록 기르지 말라는 식의 권고였다. 다만 셰퍼드 같은 큰 개는 사람을 물 수 있어 무조건 금지시켰다. 항상 그랬듯이, 통제령의 약발도 몇 달밖에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애견 바람은 쉽게 죽었다. 주변에서 쳐다봐 주지도 않고, 살림에 부담만 되니 사람들도 점점 권태를 느끼던 때였기 때문이다. 물론 평양의 애견 붐이 전혀 헛되진 않았다. 개를 식용동물로만 여겼던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정이 통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지금 평양의 견주는 밥술깨나 뜨고, 애견이 정말로 좋은 사람만 남았다. 이들은 동물병원도, 전용사료도 없는 그곳에서 애견과 한솥밥을 나눠 먹고, 장마당에서 옷을 주문해 입히며 살고 있다. 한편으론 여전히 평양의 곳곳엔 왁자지껄 오가는 술잔 속에 개고기를 뜯는 식당도 많다. 서울처럼.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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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 무상’ 상징이 된 카다피 궁전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42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곳인 리비아의 옛 국가원수 궁전이 쓰레기장과 동물 등을 파는 야외 시장으로 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동부 벵가지의 옛 궁전 모습을 이같이 보도했다. 카다피는 2011년 10월 20일 시민혁명으로 죽음을 맞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카다피가 사라진 지 불과 3년 반 만에 ‘권력의 상징’이 ‘권력의 허망함을 보여 주는 곳’으로 바뀌었다. 벵가지의 옛 궁전 터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카다피 정권 붕괴 뒤 생활난에 쪼들리던 주민들은 이곳에 하나둘 모여 좌판을 깔고 의류와 식품, 동물 등을 팔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 어디에서도 카다피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무함마드 술레이만 씨(43)는 “카다피가 사라지고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내가 그의 궁전 폐허에서 장사를 하는 신세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시장의 다른 구석은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었다. 시민들이 트럭에 쓰레기를 싣고 와 버리면 이곳에서 소각한다. 한때 카다피가 거닐었을 거리는 악취 나는 쓰레기와 타다 남은 검은 재 때문에 걸어 다니기도 힘들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도 비슷한 처지다. 한때 카다피의 강력함을 상징하던 시내 중심부 밥 알 아지지야 요새는 지금 잡초만 무성한 폐허로 변했다. 이곳을 장악한 반군은 불도저를 동원해 내전으로 앙상한 골조만 남았던 요새를 완전히 허물어 버렸다. 카다피가 살던 관저도 파란색 바닥 타일만 흙 속에서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공터가 됐다. 폐허 곳곳엔 내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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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北, 핵 포기 안하는 5가지 이유

    이란 핵 협상 타결은 북한에도 적잖은 충격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핵무기 보유나 폐기냐를 두고 오랫동안 주판알을 튕겨 왔겠지만 결론은 항상 ‘핵 보유’로 내려졌다. 이란 핵협상이 막바지 타결을 앞둔 1일에도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한 관리는 “핵 포기는 있을 수 없으며 6자회담에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은 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길을 따르지 않을까.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분석해본다.① 김정은, 권력기반 여전히 불안정 북한은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을 김일성, 김정일이 일생을 바친 업적이자 유훈이라고 선전해 왔다. 김정은이 핵을 폐기하려면 이 ‘족쇄’부터 풀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집권 3년 차를 갓 벗어난 김정은에겐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다. 김정은의 권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3년 동안 가혹한 숙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이 북한 지도부의 핵심이다. 이들은 설령 김정은이 핵 폐기를 결심했더라도 그렇게 해선 안 될 수많은 이유를 들어 김정은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② 경제 문제보단 체제 안보가 목표 핵 개발 포기로 북한과 이란이 얻을 수 있는 목표도 완전히 다르다. 이란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제재 해제이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 안보가 최대 목표다. 주요 산유국인 이란은 핵 개발을 강행해 받을 경제적 손해가 막심하지만 북한은 잃을 것이 많지 않다. 핵무기가 없어도 이란은 국가 존립이 위태롭진 않지만 세계 최강 미군과 한국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핵무기마저 없다면 비교불가한 군사적 열세에 놓이게 된다.③ 세습과 민주 정권의 차이 북한과 이란은 리더십의 형태도 판이하게 다르다. 권력을 세습 받은 김정은은 사실상 종신 집권이지만, 이란 대통령은 4년 중임제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민주 국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도 바뀐다. 반면 북한은 정책을 번복할 경우 실패의 책임이 고스란히 최고 책임자에게 돌아간다. ④ 핵무기 포기 보상에 대한 의구심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임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핵무기 폐기에 대한 보상 요구도 경제 제재 해제에 초점을 맞춘 이란보다 더 클 것이 당연하다. 체제 안보가 목표인 북한은 오래전부터 핵 개발 포기의 전제로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수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모든 제재 해제 등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수백억 달러의 경제적 보상도 플러스알파(+α)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이 이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 북한 스스로도 믿지 않는다.⑤ 핵 압박보다 무서운 인권 압박 북한은 세계 최대의 인권 탄압국이란 오명도 함께 얻고 있다. 설사 김정은이 핵을 포기했다고 해도,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의 요구에 맞추면 김정은 체제는 지탱하기 어렵다. 김정은 체제의 입장에선 인권보다는 차라리 핵 폐기 압박을 받아 경제가 피폐하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길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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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년전 쿠데타 주역, 민주 지도자로 부활

    아프리카 대국 나이지리아에서 지난달 31일 역사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3월 28, 29일 치러진 대선에서 무함마두 부하리 후보(73·사진)가 이끄는 제1야당 범진보의회당(APC)이 52.4%를 득표해, 43.7%의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을 누르고 정권을 잡았다. 나이지리아의 민주적 정권 교체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 55년 만에 처음이다. 인구 1억7800만 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이자 1위 경제 대국인 나이지리아가 이룬 첫 평화적 정권 교체는 장기 독재가 일상화된 아프리카 대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선거는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넬슨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래 가장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부하리 대통령 당선인은 32년 전 쿠데타로 집권했다가 2년 뒤 다시 쿠데타로 축출됐던 인물이다. 이후 그는 30년간 세 번의 대선 도전과 실패를 거쳐 이번 4번째 선거에서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정권을 탈환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다. 부하리는 지금까지 ‘한물간’ 늙은 정치인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2007년 대선에서 상대가 70%의 표를 얻을 동안 부하리 후보는 18%를 득표했고 2011년 대선에서도 상대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이 나왔다. 그의 이미지는 ‘만년 2등 정치인’이었다. 이번 선거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득세와 굿럭 조너선 정부의 부패가 겹치면서 부하리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북부에서 보코하람에 희생당한 사람은 2만 명이 넘는다. 보코하람의 주요 근거지인 보르노 주에선 유권자의 94%가 부하리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과거 군 장성이었던 그가 집권하면 보코하람을 쓸어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조너선 정부 각료들의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1980년대 부하리가 심어놓은 청렴한 이미지도 그의 집권을 도왔다. 1983년 12월 육군소장이던 부하리 후보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뒤 ‘부패 청산’을 핵심 과제로 삼고 군사 재판을 시작해 고위 인물 수백 명을 투옥시켰다. 독재자란 비난에 시달리다 1985년 8월 부하의 쿠데타로 실각해 3년 동안 감금생활을 했지만 당시 보여준 부패 청산 의지를 국민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또 그가 과거 3번의 대선에서 깨끗하게 패배를 승복했던 것도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났음을 보여줬다. 부하리는 1942년 나이지리아 북부 이슬람 가정에서 23번째 자식으로 태어났다. 영국에서 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1961년부터 군에 투신했고 1979년부터 1980년 사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칼라일에 있는 미군 육군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1976년 이후 오바산조 군사정권하에서 보르노 주지사, 석유장관, 국영 석유공사 사장을 지내며 정치를 배웠다. 부하리는 두 번 결혼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첫 부인이 딸 4명과 아들 1명을 낳은 데 이어 재혼한 둘째 부인 역시 딸 4명과 아들 1명을 낳았다. 1980년대 중반 대통령 부인을 지낸 아내와는 1988년 이혼했고 현재 아내와는 1989년 재혼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인구의 15%에 불과한 2800만 명에 그쳤다. 당초 6880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했지만 보코하람의 선거 방해와 유혈사태 등으로 투표율이 크게 떨어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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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장 7개 크기 페이스북 신사옥… 뻥뚫린 하나의 사무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업체인 페이스북이 지난달 30일 새로 지은 사옥에 입주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이전 사실을 밝히고 공중에서 찍은 새 사옥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머테오 카운티의 소도시 멘로파크에 들어선 신사옥은 소통과 개방, 연결이라는 페이스북의 기업 철학을 충실히 담고 있으면서도 단순하고 소박하게 건설됐다. 가장 큰 특징은 28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사무실이 칸막이 없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점. 사옥 전체가 하나로 뻥 뚫린 초대형 사무실 하나인 셈이다. 사무 공간은 단층으로 돼 있고 면적은 약 4만 m²로 축구장 7개를 합쳐 놓은 것과 맞먹는다. 개방형 실내 사무 공간으론 세계에서 가장 넓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 목표는 팀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완벽한 엔지니어링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전 세계에 걸쳐 우리 서비스를 통해 만들려고 하는 것과 동일한 공동체의 분위기, 연결의 분위기를 우리 업무 공간이 반영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오후 저커버그 CEO와 2인자인 마이크 슈뢰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신사옥에서 첫 번째 회의를 하는 사진도 올렸다. 회의 공간의 바닥과 테이블에는 알록달록한 짐볼이 가득 차 있어 흡사 아이들의 놀이터와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페이스북 신사옥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함이다. 우주선을 본떠 만드는 애플의 쿠퍼티노 본사나 거대한 유리 천막 형태로 만든 구글 본사 등 최첨단 분위가 물씬 풍기는 다른 정보기술(IT) 회사 건물과는 달리 페이스북의 신사옥은 화려한 맛은 없다. 저커버그는 “이 건물은 의도적으로 매우 간단하고 소박하게 지어졌다”며 “사람들이 우리 건물에 들어설 때면 세계를 연결하려는 우리의 사명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사옥의 높이는 21m로 밖에서 볼 때는 낮아 보인다. 그러나 내부에서 보면 전체 공간이 툭 터져 있고 천장이 매우 높아 시원한 느낌이 든다. 건물 옥상에는 야외 정원이 펼쳐져 있다. 사무 공간 면적보다 약간 작은 3만6422m²의 옥상정원에는 400그루의 나무가 자란다. 직원들은 옥상에 펼쳐진 1.6km의 산책로를 걸으며 아이디어를 재충전할 수 있다. ‘MPK20’(페이스북 소유의 20번째 건물)이란 이름이 붙은 페이스북 신사옥은 로스앤젤레스의 명물인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등을 지은 건축계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을 맡았다. 새 사옥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GBC)가 부여하는 친환경 건축물(LEED) 인증을 획득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사옥에 각종 벽화도 추가로 그릴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첫 사옥 벽화를 그렸던 재미교포 그래픽 아티스트 데이비드 최 씨가 15명의 아티스트를 지휘해 신사옥의 벽화도 그리게 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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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아프리카까지 60개국 연결… 유라시아 패권 겨냥한 ‘중국굴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아시아 운명 공동체 구상을 발표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를 강조한 직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상무부는 기다렸다는 듯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일대일로’ 세부 계획을 지도와 도면을 통해 소개하면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가 지나는 길목에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토 갈등 중인 남중국해를 분명히 포함시켰다. 또 기존의 인도양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해상 실크로드 노선 외에 남태평양도 포함됐다.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21세기 유라시아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중국 굴기(굴起)의 원대한 도전이 마침내 새 막을 올렸다는 평가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영향권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 범위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주변 해역까지 아우른다. 육로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유럽 대륙으로 가는 노선과 중앙아시아에서 중동을 거쳐 지중해 연안까지 이어지는 크게 두 갈래 길이다. 해로는 중국 연해에서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아라비아 만과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아라비아 만을 거치기 전에 케냐 등 아프리카 동부 해안 일부도 거치면서 아프리카 대륙도 들어간다. 포함되는 국가는 줄잡아 60여 개국에 인구는 44억 명에 이른다. 일대일로는 중국 각 지방에 막대한 건설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 31개 성시 자치구 중 18곳이 일대일로와 관련되며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푸젠(福建) 성은 각각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구’ 역할을 한다. 해상교역로 확충을 위해 톈진(天津),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15개 연안 도시에 항구 시설이 새로 건립된다. 민성(民生)증권이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신규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 규모는 1조400억 위안(약 185조 원)에 이른다. 또 관련국에서 막대한 규모의 건설 붐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현재 20여 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며 사업 규모는 524억7000만 달러(약 58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실크로드 기금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400억 달러의 기금 운용에 들어갔다. 이 자금 운용 등을 통해 실크로드 건설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경제 영토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가지 소통 방안 이번에 발표된 행동 계획에는 이 국가들을 어떻게 관계 맺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나와 있다. 중국은 관련국 간의 ‘5가지 소통’ 방법을 제시했다. 각국의 전략과 대책을 충분히 교류하는 ‘정책 소통’, 교통 에너지 통신 등 사회기초 시설을 서로 잇는 ‘인프라 연통(聯通·연결)’, 투자와 무역 장벽 제거 등을 통한 ‘무역 창통(暢通)’, 금융 분야에서는 국가 간 통화스와프 확대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BRICS) 개발은행 설립 등 ‘자금 융통’, 그리고 민간의 활발한 상호 교류 등 ‘민심 상통’ 등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외국 정부와 기업 및 금융기구의 중국 내 위안화 채권 발행을 권장하고 자국 금융기구와 기업들도 국외에서 위안화 또는 외국 통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확대키로 했다. 중국은 문화 학술 인재 미디어 등 분야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교류를 확대하며 매년 1만 명 상당의 정부 장학금을 외국인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일대일로는 2049년까지 30년 넘게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중국은 28일 발표문을 통해 “세계의 다극화, 경제의 글로벌화, 문화의 다양화, 사회의 정보화 등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더 큰 범위, 더 높은 수준, 더 깊은 단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런 구상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가는 거의 없다. 신흥국의 경우 이 프로젝트에 발을 담그는 순간 자연스럽게 중국이 주도하는 이슈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추진했던 ‘마셜 플랜’(유럽부흥계획)에 비교되기도 한다. 마셜 플랜이 서유럽에 대한 경제 군사적 원조를 통해 소련의 팽창을 막았던 것처럼 일대일로에는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속내가 담겼다는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영어로는 ‘One belt, One road’. 중앙 및 서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로(一帶)와 인도양에서 유럽, 남중국해에서 남태평양까지 가는 바닷길(一路)을 합친 개념. 바닷길은 한정돼 있는 반면 육지가 커버하는 지역은 더 광범위해서 바다의 ‘road’에 비해 육지에 ‘belt’라는 더 넓은 개념을 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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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땅속으로 사라지는 김일성 父子동상의 비밀

    북한 나진특별시 시내 중심 광장은 요즘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립 막바지 공사로 분주하다.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을 계기로 성대한 제막행사도 열릴 것이다. 사실 나진 동상 건설은 많이 늦은 것이다.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었던 김일성 동상은 김정일 사망 4개월여 만인 2012년 4월 코트 차림의 김일성과 김정일이 나란히 서 있는 동상으로 바뀌었다. 이듬해 김정일 동상은 잠바 차림으로 교체됐다. 김정일이 생전에 코트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후 각 지방도 경쟁적으로 김일성 동상을 김 씨 부자 동상으로 바꾸었다. 충성 경쟁에서 나진이 지각한 셈이다. 나진의 동상 공사장은 흰 가림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북한에서 가림막의 의미는 곧 “김 씨 일가 관련 시설물 공사이니 남이 보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워낙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 충성심을 강요당해 늦은 밤까지 동원되다 보니 가림막 뒤의 ‘비밀’은 외부로 솔솔 샌다. 나진의 가림막 뒤에서는 크고 깊은 지하 대피소 공사가 벌어진다고 한다. 유사시엔 특수 제작된 승강기가 작동해 수십∼수백 t에 이르는 화강석 단과 동상을 땅속으로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란다. 동상 아래에 지하 대피소가 있는 곳은 비단 나진뿐만은 아닐 것이다. 만수대의 초대형 동상도 전쟁이 나면 땅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1993년 초반 김정일 지시로 전쟁이 벌어지면 김 씨 일가의 동상 석고상 초상화 등을 대피시킬 ‘지하 보관고’ 건설이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동상 지하 대피소도 이때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김일성 동상 안보(安保)는 골치 아프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오래된 숙제다. 대다수 동상은 시내 중심부에 있다. 주변엔 주요 기관 청사가 몰려 있어 전쟁이 나면 폭격이나 함포의 집중 공격을 받을 곳이기도 하다. 북한 당국엔 동상 파괴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엔 전쟁 발발 시 각 지방 노동당 조직의 최우선 임무는 동상을 안전한 내륙으로 피란 보내는 일이었다. 그런데 동상은 너무 무겁다. 그렇다고 동상을 분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불경’을 저지르긴 엄두가 안 나는지라 결국 지하 대피소에 감추는 것으로 결론 낸 것 같다. 밖에서 보면 “그까짓 동상이 뭐라고” 싶지만 북한에서 동상은 ‘영생’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살아있는 김 부자를 상징한다. 그래서 만수대창작사에서 새 동상이 제작되면 김 부자를 맞이하듯이 거수경례를 붙이며 영접 의전이 벌어지고, 동상이 세워질 곳까지 이동할 때도 최고 호위를 받는다. 밤에 동상을 비추는 조명은 동상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북한은 수십 년래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깃불을 구경하지 못한 곳도 많고 기차도 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속에서도 전국의 동상은 전기를 최우선적으로 공급받는다. 그럼에도 발전소가 고장 나거나 태풍으로 송전선이 끊기는 등의 사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동상 공급 전기를 도중에 몰래 따서 쓰다 합선을 일으키는 ‘반동놈’도 있다. 이런 사태를 대비해 디젤 발전기가 준비돼 있다. 이 발전기는 사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발전(發電) 대기 상태로 항상 돌아간다. 이게 다가 아니다. 디젤 발전기 고장 대비용 발전기가 또 있다. 돈이 적지 않게 들지만 여러 간부들의 목이 걸린 중요한 일이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사격을 했을 때 남쪽에선 “해주 김일성 동상을 깨부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타격하려는 순간 그 동상은 땅 위에 있을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외부에서 동상을 깨부수겠다는 주장엔 찬성할 수 없다. 다른 일은 몰라도 동상의 처분은 무조건 북한 주민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 남이 동상을 깨준다고 우상화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우상화가 무너져야 동상도 무너진다. 이게 순리다. 해외에 파견됐다 탈북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인터넷을 안 순간부터 구글 검색창에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쳐보고 싶었습니다. 일주일을 고민했습니다. 알게 되면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죠.” 그는 결국 진실을 알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했다. 예감도 맞았다. 동상이 상징하는 우상화가 단단해 보여도 실상은 진실의 볕이 쬐면 한순간에 녹는 얼음에 불과하다. 우상화가 사라진 땅이라면 동상을 지하에 감춘들, 지옥에 감춘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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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프라스, 취임 두달만에 獨에 무릎

    1월 취임 당시 “2차 세계대전 배상금이나 내놓으라”며 독일에 강경 목소리를 내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두 달 만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절박하게 매달리는 신세가 됐다. 23일 독일 베를린에선 치프라스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다. 국제 금융계는 치프라스 총리가 독일에서 추가 금융 지원을 얻어 낼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회담 직후 메르켈 총리는 “자금 지원과 그리스 개혁안 결정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목적을 이루지 못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치프라스 총리의 독일 방문은 그리스가 자금난으로 국가 파산의 위기에 몰려 있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그리스는 4월 9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4억6700만 유로(약 5640억 원)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그러자면 당장 이달 말부터 공무원 임금과 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 궁지에 몰린 치프라스 총리는 취임 초기의 당당한 기세를 버리고 돈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이달 15일 메르켈 총리에게 그리스의 사정을 설명하며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5쪽 분량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19, 20일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참가해 72억 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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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싱가포르 접촉’ 이뤄질까

    북한이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 경우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박 대통령 측과 현지에서 접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24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데다 싱가포르는 북한의 각종 돈 세탁은 물론 다양한 무역 교류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나라”라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또는 박봉주 내각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조문단이 파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1975년 싱가포르와 수교했다. 북한은 이날 박 총리 명의로 “우리 인민의 친근한 벗인 리관유(리콴유) 각하가 애석하게 서거했다는 슬픈 소식에 접해 가장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조전을 보냈다. 박 대통령 역시 조문단을 이끌고 29일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개최되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한다. 소식통은 “외교부 관계자 및 정치인들이 조문단에 합류할 경우 남북 간 현지 ‘비공식’ 고위급 접촉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아직까지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북한 측 인사와의 비공식 접촉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밀 접촉’을 금기시하는 정부 내 분위기가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한미 독수리훈련이 진행 중이고 북한 역시 대북 전단 문제 해결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만큼 양측이 비공식적으로라도 당장 특정 의제를 갖고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북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해 “앞으로 만나자”는 교감만 나누더라도 진일보한 성과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밀 접촉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비공개 공식 라인’ 가동에 대해 정부도 여지를 남겨 놓은 만큼 향후 남북 접촉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김정안 jkim@donga.com·주성하 기자}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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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콴유 “박정희 대통령은 亞 3대 지도자”

    2013년 12월 100여 개국 전·현직 정상이 모여 사상 최대 규모의 ‘조문외교’가 펼쳐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 때 박근혜 대통령은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대신 보냈다. 하지만 29일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열리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장(國葬)에는 직접 참석한다. 파격적 예우다. 현직 대통령의 전직 해외 정상 장례식 참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후 15년 만이다. 리 전 총리는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두 만났다. 그가 처음 한국을 찾은 건 박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79년 10월 16일.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를 직접 맞았다. 이날 리 전 총리는 “만약 (박 전 대통령) 각하께서 눈앞의 현실에만 집착했다면 오늘 우리가 본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일주일 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을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일본 총리와 함께 ‘아시아 3대 지도자’로 꼽았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첫 부녀(父女) 대통령이고,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는 싱가포르 첫 부자(父子) 총리라는 인연도 있다. 둘은 1952년생 동갑내기이며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닮았다. 리 전 총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도 1994년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에서 ‘아시아적 가치’라는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당시 정계를 떠나 있었던 DJ는 아태평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리 전 총리의 주장에 대해 “문화가 숙명인 게 아니라 민주주의가 숙명”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5년 뒤인 1999년 10월 두 사람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고인은 회고록에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관련해 “그들은 집권했던 시기에 통용되던 당시의 기준에 따라 행동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그들은 ‘악한(villain)’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두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것을 두고는 “지금 집권한 다른 나라 군부 지도자들에게 대중적 지지를 추구하는 민간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하는 그릇된 메시지를 전했다”고도 했다. 리 전 총리는 1981년 현대건설이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건설에 참여할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집무실로 불러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기도 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주성하 기자}

    •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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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진핑 취임이후 反부패로 장·차관급 99명 낙마”…올해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이후 반(反)부패 캠페인으로 낙마한 ‘성부급(장차관급)’ 관료가 9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이 운영하는 웨이신(微信·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매체인 ‘협객도(俠客島)’가 18일 보도했다. 99명 중 당과 정부의 고위관료는 69명, 군 고위관료는 30명으로 조사됐다. 낙마된 관료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지만 여성도 2명 포함돼 있다. 바이윈(白雲) 전 통일전선부장, 가오샤오옌(高小燕) 전 인민해방군 소장이 여성이다. 당과 정부의 부패 고위관료 69명의 평균 연령은 58세였다. 40대가 3명, 50대 45명, 60대 19명, 70대 2명 등이다. 낙마한 부패 관료 중 가장 연장자는 72세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고, 가장 나이가 적은 부패 고위관료는 48세인 지원린(冀文林) 전 하이난(海南)성 부성장이다. 지원린은 저우융캉의 핵심측근 중 한 명이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이미 11명의 성부급 관료가 낙마했다. 이 매체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에도 6명의 ‘호랑이(부패 고위관료)’가 잡혀갔다”며 “시진핑 체제의 ‘호랑이 사냥’은 올해에도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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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갑지? 목 잘릴때 상상해봐” IS 인질 기자의 끔찍한 기억

    “‘느껴봐, 차갑지 않아? 네 목이 잘라질 때 고통을 상상해봐.’ 지하디 존이 내 목에 칼을 대고 빙빙 돌리며 말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체포돼 6개월 간 시리아 락카에서 인질생활을 했던 스페인 기자가 참수전문가 ‘지하디 존’의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끔찍했던 과거를 터놓았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의 기자 하비에르 에스피노사는 15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의 기고문에서 “지하디 존은 서방 인질들에게 참수 위협을 자주 가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일종의 사이코패스였다”고 썼다. 에스피노사는 2013년 시리아 내전 현장을 취재하다가 동료 사진 기자와 함께 지하디 존 일당에게 체포돼 외국인 인질들과 함께 생활했다. 지하디 존은 인질들에게 참수 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도 했고 참수 후에 잘린 머리를 어디에 갖다놓을지도 설명했다고 에스피노사는 회상했다. 또 그가 참수 위협에 골동품 같은 칼을 사용했다면서 칼로 위협한 뒤 탄환이 없는 권총을 머리에 대고서 세 차례 격발하는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끔찍한 기억은 처형된 러시아 엔지니어 세르게이 고르브노프의 시신을 파내게 한 뒤 인질들을 머리에 총알자국이 선명한 시체와 나란히 누워 자게 했던 것이라고 에스피노사는 회고했다. 에스피노사는 지하디 존이 자신들에게서 빼앗은 돈을 한 방에 가져다 넣는 것을 봤는데, 그 방에는 이미 수백 만 달러가 넘는 돈이 쌓여있었다고 증언했다. 에스피노사는 억류 194일 만인 지난해 3월 풀려났다. 동료 사진 기자도 시간차를 두고 풀려났다. 스페인 당국이 몸값을 주고 이들을 구한 것이다. 이때는 아직 IS가 국가 선포를 하지 않고 테러조직으로 존재하던 때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인질도 돈을 주고 풀려났다. 하지만 몸값 지불을 거절한 미국과 영국 인질들은 참수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에스피노사는 자신이 석방된 직후, 같이 갇혀 있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가 지하디 존에 의해 잔인하게 참수되는 영상을 지켜봐야 했다. 유럽인으로 최초로 참수당한 영국인 구호요원 엘런 헤닝과 데이비드 헤인스도 에스피노사와 함께 인질생활을 했다. 에스피노사는 이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남을 배려하던 진정한 신사들이라고 회상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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