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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북-러의 상호 군사지원을 명시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을 언급하며 “러시아와 북한은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오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사실상 시인하며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러시아도 유사시 한반도에 파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통신사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5일 국영방송 로시야1 인터뷰에서 북-러 조약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은 (상호 군사 지원에 대해)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면 확실히 결정하겠다”며 “북한 친구들도 여기에 똑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4, 25일 연이어 북-러 조약의 제4조인 ‘유사시 한쪽이 공격받아 전쟁에 처할 경우, 다른 쪽이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아직 의문”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미국 기자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위성 사진은 진지한 것이고, 만약 사진들이 존재한다면 그건 무언가를 반영한다는 게 틀림없다”고 답하며 북-러 조약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전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의 파병에 대해 “허위, 과장 정보”라고 부인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이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파병과 관련해 “따로 확인해 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일이 있다면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하는 행동”이라며 사실상 파병을 시인했다. 미국도 북한을 “공동교전국(co-belligerents)”이라 부르며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재차 확인했다. 유럽 순방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북한(DPRK)군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며 “북한이 공동교전국으로 러시아를 대신해 전쟁에 참여할 의도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27, 28일 전투 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세계는 지금 새로운 ‘오펜하이머의 순간(Oppenheimer Moment)’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산더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AI가 미칠 영향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원자폭탄을 만든 뒤 “나는 이제 죽음이자, 세계를 파괴하는 자가 됐다”고 고뇌한 오펜하이머처럼 AI가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기 어려웠던 진보로 이끌 수도, 참혹한 파괴로 끌어내릴 수도 있는 막강한 힘을 가졌다는 의미다.》AI는 흔히 미래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꼽히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탈(脫)냉전 이후 국제질서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선 AI를 탑재한 무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또 글로벌 팬데믹 대응 등 보건복지 분야부터 기업 경영까지 AI는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는 ‘마법의 도구’처럼 주목받고 있다. 올해 노벨 과학상을 AI를 연구한 학자들이 휩쓴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일각에선 ‘AI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글로벌 3대 AI 강국을 목표로 내거는 등 주요국들은 앞다퉈 AI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가 불러오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 중 하나가 ‘팔란티어’다.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과 러시아군에 맞선 우크라이나군의 선전, 대규모 금융 사기 적발까지 세계를 흔든 사건들의 뒤에서 미국 정보기관을 지원한 팔란티어는 공개된 정보가 적어 흔히 ‘은둔의 기업’으로 불린다. 동아일보는 23일(현지 시간) 팔란티어 국제사업본부의 조셉 리(한국명 이효섭) 한국 공공부문 대표와 화상 인터뷰를 갖고 AI가 바꿀 미래상과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팔란티어 한국 지사 창립을 이끈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 방위산업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AI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팔란티어에는 2020년 입사했다. 공군 통역장교를 거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한국형전투기사업(KFX) 등에 참여한 뒤 프랑스 유학 당시 강사였던 팔란티어 프랑스 지사장의 제안으로 팔란티어에 합류했다. 당시 팔란티어는 에어버스의 제조 전반에 걸쳐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전투기 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으로 당시엔 그런 복잡한 수준의 생태계 관리를 AI 기술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보고 2020년 팔란티어에 들어갔다. 현재 팔란티어는 20여 개 해외 지사를 두고 있는데 2022년 문을 연 한국도 그중 하나다.” ―팔란티어 AI 기술의 특징은….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관리와 분석 접근 방식이다. 팔란티어는 애초에 전쟁이나 팬데믹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대혼란의 상황에 대비해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온톨로지(Ontology·사물의 개념과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라는 철학적인 개념을 도입한 AI 플랫폼이라는 게 (다른 AI 소프트웨어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감당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AI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AI는 난제였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떻게 하면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고 있는 고령화 문제 역시 AI를 통한 생산성의 향상으로 사회 전반에 미칠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방 분야와 보건 분야에선 이미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AI 플랫폼을 통해 특정 지역의 코로나19 폭증 전조를 읽고 중앙관리기구가 인력을 투입하고 백신 배포 계획을 짜 실행하는 데 활용됐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팔란티어는 AI를 인간의 지능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본다.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생성형 AI는 어떤 단어를 주면 가장 높은 확률로 맥락에 맞는 단어를 제시하는 방식인데 이런 AI가 인간의 창의적인 영감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딥페이크 등 AI 기술이 민주주의의 위협으로도 지목받고 있다. “팔란티어 역시 초기부터 AI 기술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PCL(Privacy & Civil Liberties·프라이버시와 시민의 자유)팀이라는 조직도 따로 두고 있다. 어떻게 하면 AI 기술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검토하는 팀으로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 개발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과 러시아에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은 안면인식 감시 등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 무기 개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국방 분야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AI를 활용한 전술과 표적 관련 신기술이 많이 사용되고 검증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AI 신기술을 탑재한 드론이 나오면 러시아가 이를 해킹해 대응하고 이에 또 다른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기술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AI 무기가 핵무기만큼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AI가 핵무기와 같은 파괴력이 있다는 것은 AI 무기의 중요성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전쟁은 정보 수집과 작전 같은 전쟁 수행 능력과 군수·생산력 등 전쟁 지속 능력이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전쟁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AI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저비용·고효율로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다. AI로 복잡한 표적을 관리해 1000억 원 상당의 미사일을 30억 원짜리 무기로 격추하는 게 미래 전장의 모습이다.” ―한국의 핵 억지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나. “AI는 핵 억지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해 가장 효율적인 계산을 통해 (북핵·미사일에 맞서 구축하고 있는) ‘킬체인(kill chain)’ ‘3축 체계’ 중 가장 높은 확률과 낮은 비용으로 타격할 수 있는 체계를 찾아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우리 대공망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교리와 체계들이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교리들이 실제로 검증된 적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실제 전쟁에서 쓰이지 않았던 기술들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한국과도 AI 무기 개발에 대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나. “한국 정부와 방산 기업과도 여러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많은 선진국이 중국 아웃소싱에 의존하면서 제조업 기반을 상실한 탓에 한국 방위산업은 서방 진영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래 전쟁의 핵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갔다고 인식하고 AI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문의가 많다. 주한미군과도 AI 임무 제어와 동적 표적처리 자동화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미 연합작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국가들이 AI 기술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충분히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북한이나 중국 같은 독재 국가들은 AI를 악용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고 규제나 윤리적인 고민 없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AI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기술이고, 뛰어난 인재들이 어디에 더 많이 모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우수한 인재들은 규제와 윤리가 존재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할 것이다. AI 인재풀의 질적인 면에서 서방 국가들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AI 기술은 미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데…. “AI 기술은 이미 미중 블록화가 시작됐다고 본다. AI 기술 역시 국가 간의 경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각국은 자신들만의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 규제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인식에 기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중도 그렇겠지만 한국도 한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AI 엔지니어들을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에 해 줄 조언이 있다면…. “한국이 AI 분야에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문화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술의 발전은 연구개발, 상용화,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혁신을 촉진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꼭 필요하다. 또 최고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과 같은 규모는 갖추기 어렵지만, 한국만의 강점인 상용화 능력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한국이 AI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조셉 리 팔란티어 한국 공공부문 대표△ 1986년 경북 포항 출생△ 2011년 고려대 법학사, 경영학사△ 2014년 국방부 국방정책실 유엔교류협력 담당장교△ 2018년 한국항공우주산업 KF-X 사업/APT 사업 계약 담당 과장△ 2020년 프랑스 파리경영대(HEC Paris) 경영학 석사, 파리정치대(Sciences Po) 정책학석사△ 2020년 팔란티어 런던 사무소 공공부문 사업기획 담당△ 2024년 팔란티어 국제사업본부 한국 공공부문 대표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를 위한 최종 관문으로 ICBM을 정상각도로 시험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미 대선 전 ICBM을 시험발사할 것이란 얘기가 많다”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질의에 “발사한다면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목표여서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ICBM의 경우 최소 7000km 이상은 비행시켜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6000∼7000도의 고열과 초속 7, 8km의 ‘극초음속’을 버텨야 기술을 최종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 고각 발사로는 이 같은 환경을 재현하기 어렵다. 북한은 앞서 1일 김강성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미 본토 안전에 중대한 우려감을 더해주는 새로운 방식들이 응당 출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새로운 방식’이란 북한이 ICBM 발사 시 최대 사거리를 줄이려고 적용해온 고각 발사가 아니라 정상 각도(30~45도) 발사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ICBM을 실제 발사할 때처럼 정상 각도 발사를 적용,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낙하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선 전 미북 직접 충돌 가능성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측은 북한이 소형 전술핵무기 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23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4년 핵 도전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런 가능성을 제기한 것. DIA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DIA는 북한이 핵무기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미국의 군사 관련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DIA가 핵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민주당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블루월(Blue wall·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해리스 캠프도 “미시간 위험하다” 미국 NBC는 22일 복수의 민주당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월에서 해리스 후보가 최소 한 곳 이상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 상징색(푸른색)을 빗대 블루월로 부른 것. 하지만 이 3개 주는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면서 경합주로 바뀌었고 현재도 민주당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해리스 캠프 고위 관계자도 NBC에 “해리스가 미시간이나 위스콘신에서 패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고, 특히 미시간이 위기”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최근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후보의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48.4%로 47.2%인 해리스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도 각각 트럼프 후보에게 0.8%포인트와 0.4%포인트 뒤처져 있다. 문제는 해리스 후보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경합주 중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를 잡더라도 각각 15명,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미시간과 위스콘신 중 한 곳을 잃으면 당선이 어렵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 접전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남부 ‘선벨트’의 경합주에서 최근 트럼프 후보가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가 7대 경합주 가운데 가장 우세하다고 여겨졌던 미시간에서 패배 위기에 몰린 것은 이 지역에 대거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최근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 중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보인 친이스라엘 정책에 크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22일 아랍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해리스 후보(43%)를 앞섰다.● 경합주 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정책 지지”해리스 후보는 뒤늦게 아랍계 유권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판했던 해리스 후보의 발언을 모아 보도자료를 내고, 아랍계를 겨냥한 정치광고도 방영하고 있다.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연방 상·하원에 도전하고 있는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펜실베이니아주 밥 케이시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관세 부과 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또 위스콘신주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2018년 ‘메이드 인 아메리카’ 법안을 자신이 입안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한편 해리스 후보는 22일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개표 완료 전에 대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2020년 대선 때도 사전투표 개표가 끝나기 전에 대선 승리를 선언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뒤집으려 했고, 여전히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있다”며 “폭도를 선동해 미 의사당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민주당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블루월(Blue wall·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해리스 캠프도 “미시간 위험하다”미국 NBC는 22일 복수의 민주당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월에서 해리스 후보가 최소 한 곳 이상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 상징색(푸른색)을 빗대 블루월로 부른 것. 하지만 이 3개 주는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면서 경합주로 바뀌었고 현재도 민주당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해리스 캠프 고위 관계자도 NBC에 “해리스가 미시간이나 위스콘신에서 패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고, 특히 미시간이 위기”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최근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후보의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48.4%로 47.2%인 해리스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도 각각 트럼프 후보에게 0.8%포인트와 0.4%포인트 뒤처져 있다.문제는 해리스 후보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경합주 중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를 잡더라도 각각 15명,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미시간과 위스콘신 중 한 곳을 잃으면 당선이 어렵다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 접전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남부 ‘선벨트’의 경합주에서 최근 트럼프 후보가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해리스 후보가 7대 경합주 가운데 가장 우세하다고 여겨졌던 미시간에서 패배 위기에 몰린 것은 이 지역에 대거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최근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 중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보인 친이스라엘 정책에 크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22일 아랍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해리스 후보(43%)를 앞섰다.● 경합주 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정책 지지”해리스 후보는 뒤늦게 아랍계 유권자 ‘표심 잡기’에 공들이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판했던 해리스 후보의 발언을 모아 보도자료를 내고, 아랍계를 겨냥한 정치광고도 방영하고 있다.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상·하원에 도전하고 있는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펜실베이니아주 밥 케이시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관세 부과 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또 위스콘신주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2018년 ‘메이드 인 아메리카’ 법안을 자신이 입안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한편 해리스 후보는 22일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개표 완료 전에 대선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2020년 대선 때도 사전투표 개표가 끝나기 전에 대선 승리를 선언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뒤집으려 했고, 여전히 국민의 뜻을 부정하고 있다”며 “폭도를 선동해 미 의사당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주요 선거 예측기관의 당선 확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외교, 이민 등 대선 주요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트럼프 후보의 상승세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과 함께 해리스 후보가 라틴계, 흑인 남성, 노조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사회에서 강조돼 온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반발로 사회 전반에 걸쳐 보수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 확률 높아져21일(현지 시간)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의 자체 예측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은 54%로 해리스 후보(45%)를 앞섰다. 또 트럼프 후보가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을, 해리스 후보는 262명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해리스 후보를 앞선 건 올 8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 모델은 주요 여론조사 결과,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각 지역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가 트럼프 후보 쪽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BC방송의 선거 전문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 정치매체 더힐의 예측 모델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각각 51%, 52%로 해리스 후보보다 높았다. 유명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가 세운 ‘실버불러틴’ 역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을 52.7%로 점쳤다. 또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중 300석을 확보하는 ‘압승 가능성’도 33.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7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유권자 5016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주요 대선 의제에서 대부분 ‘트럼프 후보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경제, 물가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각각 51%, 49%로 해리스 후보(경제 36%, 물가 33%)를 크게 앞섰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누가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43%의 지지를 받아 해리스 후보(40%)를 근소하게 앞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대응(중동전쟁)에 관한 질문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각각 47%, 45%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전쟁 34%, 중동전쟁 31%에 그쳤다.● 라틴계·흑인 남성, 민주당서 이탈 최근 해리스 후보의 부진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 이탈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21일 USA투데이와 서퍽대 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49%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해리스 후보는 38%에 그쳤다. 2020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의 59%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과 큰 차이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흑인 유권자로부터 72%의 지지를 얻었지만 역시 4년 전 대선 때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92%)에 크게 못 미쳤다. 이를 두고 사회적 약자가 많은 비백인 유권자가 고물가, 불법 이민 등에 더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이탈이 미국 사회의 보수화를 나타낸다는 분석도 있다.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장 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미투 운동’ 등 정치적 올바름 강조 현상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는 것. 타일러 카우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블로그에 “미국 사회의 보수화가 이미 진행 중이고, 흑인과 라틴계 남성들이 점점 더 공화당 진영으로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초접전 상황에서 막판 승기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최근 몇몇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지지율 추월을 허용했으며 노조, 흑인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해리스 후보는 이들의 인기가 높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후보 측 역시 공화당 주류, 중도층 유권자 등의 선호가 높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와의 공동 유세를 추진하고 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과의 유세를 통해 마지막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리스는 오바마 부부 vs 트럼프는 헤일리에게 “SOS”해리스 후보는 24일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26일에는 자동차 노조가 밀집한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에서 미셸 여사와 첫 공동 유세를 갖기로 했다. 미셸 여사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격돌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무엇이든 하라(Do something)”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남성 유권자로부터 2016년, 2020년 대선 만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의 공동 유세 또한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60세 생일을 맞은 해리스 후보는 조지아주 존즈버러의 흑인 교회에 나타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명 가수 스티비 원더가 등장해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CNN과 정치매체 불워크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트럼프 후보와 헤일리 전 대사가 이달 말 보수 매체 폭스뉴스가 개최할 예정인 타운홀 유세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성, 고학력 백인 유권자의 지지가 낮은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헤일리 전 대사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 외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19, 20일 양일간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를 누비며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vs 해리스 ‘맥도널드 알바’로도 충돌두 후보는 해리스 후보의 맥도널드 아르바이트 경험을 놓고도 충돌했다. 트럼프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주문도 받았다. 그는 “해리스는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학창 시절 맥도널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었다”고 밝혀 왔다. 이런 해리스 후보가 자신을 ‘금수저 후보’라고 비판하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친(親)서민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하루 전 자신을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고 비판한 것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정·부통령직을 격하하는 트럼프 후보가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으며 대선에서도 패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주요 경합주가 모두 도농 격차가 큰 곳이라 두 후보 중 어느 쪽에 유리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18일 진단했다. 특히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은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공화당은 백인 노동자가 많은 이리, 스크랜턴, 윌크스배리 등에서 많은 표를 얻어야 승기를 잡을 것으로 봤다. 20일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의 자체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52%로 해리스 후보(42%)를 크게 앞섰다. 더힐은 트럼프 후보가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를 제친 것이 올 8월 말 이후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채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초접전 상황에서 막판 승기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최근 몇몇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지지율 추월을 허용했으며 노조, 흑인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미지근한 반응을 얻고 있는 해리스 후보는 이들의 인기가 높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의 지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후보 측 역시 공화당 주류, 중도층 유권자 등의 선호가 높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와의 공동 유세를 추진하고 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과의 유세를 통해 마지막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해리스는 오바마 부부 vs 트럼프는 헤일리에 “SOS”해리스 후보는 24일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26일에는 자동차 노조가 밀집한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에서 미셸 여사와 첫 공동 유세를 갖기로 했다. 미셸 여사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격돌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무엇이든 하라(Do something)”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해리스 후보는 현재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남성 유권자로부터 2016년, 2020년 대선 만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의 공동 유세 또한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20일 60세 생일을 맞은 해리스 후보는 조지아주 존즈버러의 흑인 교회에 나타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명 가수 스티비 원더가 등장해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CNN, 또 다른 정치매체 불워크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트럼프 후보와 헤일리 전 대사가 이달 말 보수 매체 폭스뉴스가 개최할 예정인 타운홀 유세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성, 고학력 백인 유권자의 지지가 낮은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이들의 선호도가 높은 헤일리 전 대사의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 외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또한 19,20일 양일간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를 누비며 트럼프 후보 지지르 호소했다.두 후보는 해리스 후보의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을 놓고도 충돌했다. 트럼프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감자를 튀기고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주문도 받았다. 그는 “해리스는 맥도널드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학창 시절 맥도널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학비를 벌었다”고 밝혀 왔다. 이런 해리스 후보가 자신을 ‘금수저 후보’로 비판하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친(親)서민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하루 전 자신을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고 비판한 것을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정·부통령직을 격하하는 트럼프 후보가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으며 대선에서도 패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주요 경합주가 모두 도농 격차가 큰 곳이라 두 후보 중 어느 쪽에 유리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18일 진단했다. 특히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은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공화당은 백인 노동자가 많은 이리, 스크랜턴, 윌크스배러 등에서 많은 표를 얻어야 승기를 잡을 것으로 봤다.20일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의 자체 예측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52%로 해리스 후보(42%)를 크게 앞섰다. 더힐은 트럼프 후보가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를 제친 것이 올 8월 말 이후 처음이라고 진단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미국 대선은 세계가 변곡점을 맞는 가운데 치러진다. 모두가 대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지만 롤러코스터 같았던 대선 레이스의 승자는 아직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미국이 탈(脫)냉전 이후 가장 큰 도전을 맞고 있다는 우려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공유하고 있는 현실 인식이다. 하지만 두 후보의 ‘극과 극’의 해법은 세계 안보와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美 최대 과제 부상한 북·중·러·이란 협력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던 4년 전 최대 화두가 미중 전략경쟁이었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에겐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의 협력이 새 화두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정강정책은 과거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등 4대 위협에 대한 각각의 목표와 공약을 제시하는 형식에서 북·중·러·이란의 협력으로 인한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와 무관하게 한미동맹도 변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해리스 후보는 새로운 동맹체제와 군사력 강화를 통해 이들을 동시에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시아와 유럽, 중동 등 지정학적 구획에 따라 구축돼 있던 동맹을 한미일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인도·태평양 4개국(AP4)의 안보협력처럼 서로 얽히며 맞물리는 ‘격자형(Lattice)’ 안보구조로 바꾸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을 가속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후보는 15일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방위비로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냈을 것”이라며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를 기정사실화했다. 한국의 방위비 증액은 나토 국방비 증액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규정할 대표적인 미국 우선주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방위비 증액 등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동시에 북·중·러·이란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동맹들의 기여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유세 때마다 독일과 함께 한국을 “미국을 착취하는 동맹”의 대표 동맹국으로 거론하고 있지만 독일과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 조기 종식으로 유럽과 중동 안보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트럼프 후보에게 주한미군은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존재다. 트럼프 후보가 유세에서 노골적으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한국을 표적으로 삼을 때마다 트럼프 핵심 참모들이 한목소리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한미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배경이다.한미관계 빅딜 추진 가능성 대비해야 워싱턴 외교가에선 한미관계의 빅딜이 추진될 가능성이 나온다. 방위비 증액 요구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되는 등 적전(敵前) 분열했던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확장억제, 원자력 협력, 통상까지 한미관계 핵심 현안을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는 구상이다. 소수 의견이지만 의회 대중 강경파 일각에선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를 지렛대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논의하자는 주장도 있다. 현실화한다면 국가의 명운을 흔들 위기가 될 수도,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안보·경제적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중요한 질문일지 모른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순찰을 돌던 19세 이스라엘 군인들이 신와르를 발견했다.” 이스라엘군의 보병 분대장 양성조직 ‘828비슬라흐’ 여단의 19세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1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술탄에서 맞닥뜨려 그의 제거까지 이끌어냈다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17일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붙잡는 작전을 주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런 신와르를 줄곧 ‘제거 0순위’로 천명하고 40만 달러(약 5억4800만 원)의 현상금도 걸었다. 하지만 그는 1년 넘게 이 추적을 피했다. 특히 신와르는 베테랑 병사나 정보요원이 아닌 어린 훈련병들의 일상적인 순찰 과정에서 발견됐다. 당초 그가 가자지구 곳곳에 있는 지하 땅굴 깊숙이 은신했으며 ‘인간 방패’ 용도로 이스라엘 인질까지 대동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텔술탄 주택가에 홀로 있었고 인질도 대동하지 않은 채 최후를 맞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 모두 ‘신와르 사망과 종전은 별개’라며 전쟁을 계속할 뜻을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하마스가 속히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자 하마스 간부 칼릴 알하이야는 18일 AP통신에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군 철군이 없으면 인질 송환도 없다”고 맞섰다.● 신와르인 줄 모르고 제거 후 신원 확인 신와르 제거는 치밀하게 준비된 작전이 아니라 우연에 가까웠다. 16일 828여단 병사들은 텔술탄 일대를 순찰하던 중 3명의 무장세력과 맞닥뜨렸다. 3명 중 1명이 주거용 2층 건물로 피신했고 이스라엘군은 무인기(드론)로 그가 건물 내에 살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때 10대 훈련병들의 보고를 받은 828여단 대대장이 건물에 포격 명령을 내렸고 전차 포탄 등으로 그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이 1명이 바로 신와르다.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당초 제거한 사람이 신와르임을 알지 못했다.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눈 근처의 독특한 점, 삐뚤빼뚤한 치아 등이 신와르와 놀랍도록 닮았음을 인지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들이 신와르의 시신에 ‘부비트랩’ 폭발물을 설치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지문이 있는 시신의 손가락 일부만 잘라 기초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쳤다. 이후 치아 등의 법의학 검사로 최종 확인을 단행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군인 2명을 살해하고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인 4명의 살해를 모의한 혐의로 1989년부터 2011년까지 22년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됐다. 이를 통해 이미 그의 DNA를 확보했던 이스라엘은 쉽게 신원 확인을 마쳤다.● 탐지 드론 향해 막대기 던지며 필사 저항 이스라엘군은 17일 신와르의 최후 모습이 담긴 약 20초 분량의 영상도 공개했다. 노출을 피하기 위해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그는 포격으로 완전히 무너진 해당 건물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소파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부상을 입은 듯한 오른팔의 움직임도 불편해 보였다. 그는 자신을 탐지하려는 이스라엘 드론을 향해 잔해 속에 나뒹굴던 나무 막대기를 던지며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몸부림쳤다. 신와르는 1962년 당시 이집트가 통치하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 투쟁) 때 하마스에 가담했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하마스의 1∼3인자와 간부를 속속 제거했다. 올 1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일대 공습을 단행해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겸 서열 3위인 살레흐 알 아루리를 제거했다. 같은 해 7월 서열 1위인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신와르의 최측근 무함마드 데이프 또한 제거했다. 하니야 사망 전 2인자였으며 이후 1인자에 오른 신와르 또한 16일 숨지면서 하마스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됐다.● 해리스, 네타냐후에 “빠른 종전” 압박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신와르도 제거했으니 얼른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체결하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해리스 후보는 과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으나 전쟁 발발 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노선에 반발하는 무슬림계 유권자의 이탈 조짐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이 많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등의 지지율 조사에서 한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앞섰지만 최근 거의 따라잡혔다. 17일 위스콘신주를 방문 중이던 해리스 후보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존엄성, 자유, 자결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했다. 16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20만 명 이상의 무슬림이 거주하는 미시간주에서 각각 47%의 지지율로 동률이었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위스콘신주 조사에서도 48%로 트럼프 후보(47%)에게 불과 1%포인트 앞섰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난해 10월 7일 중동전쟁 발발 당시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붙잡는 작전을 주도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62)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슬림계 유권자 이탈을 우려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빠른 종전’을 원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견을 보여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우리의 과제는 끝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종전할 뜻이 없음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시신의 치아 확인을 통해 하루 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술탄 주택가에서 공습으로 숨진 신와르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는 각각 “지금은 앞으로 나아갈 때” “전쟁을 끝내고, 그 이후의 날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밝히며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도 속히 휴전하라고 압박했다. 당장은 신와르 사망이 해리스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도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헤즈볼라 및 이란의 교전이 격화하면 그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7일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신와르를 ‘순교자’로 추앙하며 “무슬림의 저항 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맞섰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헤즈볼라 또한 같은 날 이스라엘군에 처음으로 정밀유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히며 ‘확전’을 선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사진)이 17일 친(親)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내 대통령 임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장선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핵심 경합주를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밀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리스 후보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 셈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경력의 대부분을 워싱턴에서 쌓은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는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1973년 상원의원에 당선돼 줄곧 정치인으로 활동해온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브렛 바이어 앵커는 불법이민과 경제정책 등 해리스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핵심 쟁점들을 중심으로 압박 인터뷰를 이어갔다. 특히 불법이민 이슈 관련 첫 질문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석방한 불법 이민자가 몇 명이냐’는 물음에 해리스 후보가 즉답을 피하자 곧바로 말을 자르는 등 시종일관 공격적인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해리스 후보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트럼프는 불안정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인터뷰에 대한 평가는 진영마다 갈렸다. 해리스 캠프는 “적대적인 인터뷰에 맞서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해리스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화를 내고 방어적이었으며 일관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격투단체 UFC 인기 해설가 조 로건의 팟캐스트 인터뷰 출연도 검토하고 있다. 인터뷰를 꺼리던 해리스 후보가 이처럼 전략을 바꾼 이유는 팽팽했던 초박빙 대선 판세가 최근 불리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퀴니피액대 조사에 따르면 남부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해리스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49%)에게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차로 밀렸다. 이에 따라 도전적인 인터뷰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뒤집고 트럼프 후보에게 반대하는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반등 기회를 찾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해리스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선 애덤 킨징어 전 일리노이주 하원의원과 제프 덩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등 공화당 출신 반(反)트럼프 인사들과 함께 유세를 갖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폭스뉴스가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의 아버지”라며 IVF 찬성 입장을 내놓고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행사는 여성 청중만 참석한 가운데 흑인 여성 진행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발표했던 NYT와 시에나대 공동 여론조사를 인용해 “해리스의 여성 유권자 지지율은 트럼프보다 16%포인트 높은 반면에 트럼프의 남성 지지율은 해리스보다 11%포인트 높다”며 “젠더갭(gender gap·성별 격차)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이 북한군 병력의 러시아 수송 정황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 등으로 북-러 국경에서 병력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로 이동하는 상황을 확인했을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작년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탄약과 미사일이 열차, 화물선으로 러시아에 수송된 정황이 다 포착됐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파병했다면) 예비·후방부대 병력이 동원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하루 최대 1000명이 넘는 러시아 측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장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정예 병력을 ‘총알받이’로 보냈을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 군 안팎에선 전투 부대가 갔더라도 북한군은 실전 경험이 없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이 특수부대인 ‘특수작전군’ 예하 저격여단이나 특수작전대대 등을 투입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러시아 무기체계의 작전적·전술적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병력은 128만 명이고, 이 중 특수전 부대는 약 20만 명이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서도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는 등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비준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커지는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해 큰 우려(grea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17일 독일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의 병력 파견 등 새로운 상황에 따른 긴박감이 있느냐’란 질문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긴박감이 있다”면서 “동맹국에도 동일한 수준의 긴박감과 기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17일 친(親)트럼프 성향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내 대통령 임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장선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핵심 경합주를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밀리며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리스 후보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 셈이다.해리스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경력의 대부분을 워싱턴에서 쌓은 사람이 아니”라며 “나는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1973년 상원의원에 당선돼 줄곧 정치인으로 활동해온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민주당 대선 후보가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건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브렛 바이어 앵커는 불법이민과 경제정책 등 해리스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핵심 쟁점들을 중심으로 압박 인터뷰를 이어갔다.특히 불법이민 이슈 관련 첫 질문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석방한 불법 이민자가 몇 명이냐’는 물음에 해리스 후보가 즉답을 피하자 곧바로 말을 자르는 등 시종일관 공격적인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해리스 후보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트럼프는 불안정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인터뷰에 대한 평가는 진영마다 갈렸다. 해리스 캠프는 “적대적인 인터뷰에 맞서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해리스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화를 내고 방어적이었으며 일관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격투단체 UFC 인기 해설가 조 로건의 팟캐스트 인터뷰 출연도 검토하고 있다. 인터뷰를 꺼리던 해리스 후보가 이처럼 전략을 바꾼 이유는 팽팽했던 초박빙 대선 판세가 최근 불리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퀴니피액대 조사에 따르면 남부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해리스 후보는 42%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49%)에게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차로 밀렸다. 이에 따라 도전적인 인터뷰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뒤집고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반등 기회를 찾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해리스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선 애덤 킨징어 전 일리노이주 하원의원과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등 공화당 출신 반(反) 트럼프 인사들과 함께 유세를 갖기도 했다.한편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폭스뉴스가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의 아버지”라며 IVF 찬성 입장을 내놓고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행사는 여성 청중만 참가한 가운데 흑인 여성 진행자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발표했던 NYT와 시에나대 공동여론조사를 인용해 “해리스의 여성 유권자 지지율은 트럼프보다 16%포인트 높은 반면, 트럼프의 남성 지지율은 해리스보다 11%포인트 높다”며 “젠더갭(gender gap·성별 격차)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당국이 북한군 병력의 러시아 수송 정황을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 등으로 북-러 국경에서 병력을 실은 열차가 러시아로 이동하는 상황을 확인했을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작년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탄약과 미사일은 열차, 화물선으로 러시아에 수송된 정황이 다 포착됐다”고 했다.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파병했다면) 예비·후방부대 병력이 동원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하루 최대 1000명이 넘는 러시아 측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장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정예 병력을 ‘총알받이’로 보냈을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군 안팎에선 전투 부대가 갔더라도 북한군은 실전 경험이 없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북한이 특수부대인 ‘특수작전군’ 예하 저격여단이나 특수작전대대 등을 투입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러시아 무기체계의 작전적·전술적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것.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병력은 128만 명이고, 이 중 특수전 부대는 약 20만 명이다.전날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서도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는 등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군 수천 명이 러시아에서 훈련 받고 연말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 배치될 것’(미국 워싱턴 포스트)’, ‘러시아가 몽골 접경지에 3000명의 북한군 병사 부대를 신설하고 소총을 지급했다’(영국 BBC)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비준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커지는 안보 협력 관계에 대해 큰 우려(grea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17일 독일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의 병력 파견 등 새로운 상황에 따른 긴박감이 있느냐’란 질문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긴박감이 있다”라면서 “동맹국에도 동일한 수준의 긴박감과 기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뿐 아니라 인력 이동도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인을 대신할 공장의 근로자다. 또 러시아 군대를 위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병력도 파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북한은 러시아 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두 번째 국가”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매체에서도 북한의 파병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만들어 훈련하고 있고, 동원된 북한군이 최대 30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도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약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 매체 보도와 관련해 16일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추적 중”이라며 “사실 확인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북한군 사상자 발생은 여러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파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북한과 러시아는 올 6월 상대방에 대한 군사 원조를 약속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했고, 최근 비준 절차에 돌입했다. 조약이 비준되면 양국은 더욱 밀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고 있다면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특수 부대 등 전투 병력 파견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러 밀착에 따른 ‘러시아 리스크’가 한반도에서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15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6500억 원)를 냈을 것”이라며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지급기)”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한국은 미국에 거액의 방위비를 지급할 능력이 있는 부유한 국가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달 초 한미가 합의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을 요구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이달 초 SMA 협상을 타결하며 2026년부터 5년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합의했다. 한국은 첫해인 2026년도 분담금을 올해보다 8.3% 오른 1조5192억 원 부담한 뒤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 시 이번에 합의된 금액의 약 9배 수준인 100억 달러를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北, 파병으로 러와 더 밀착… “러, 북한군 3000명 특별대대 편성”[젤렌스키 “北, 우크라전 참전”]젤렌스키 “무기 이어 인력지원 확인”… 美 “北 지원, 실제로 전장에 영향”6월 ‘北-러 조약’이후 군사협력 강화… 러도 한반도 유사시 北에 파병할수도“사실상 북한은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한 두 번째 국가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자국 의회에 출석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는 물론 인력도 공급한 사실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인력 중 러시아 군대를 위한 인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북한의 파병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북한과 러시아가 6월 19일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에 따라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게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한반도에서 ‘러시아 리스크’가 계속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 러에 병력이나 지원 인력 파견한 듯”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 당국은 북한 파병설을 뒷받침할 정황들이 있다고 보고 현재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1만 명 파견설’ 등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등 주요 단거리 미사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에 북한산 탄도미사일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군 기술자 수십 명을 전선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국방정보본부는 이와 관련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관련 질의에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탄약 등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기술 지원 인력이 함께 파견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고 답했다.최근 우크라이나에서도 북한이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현지 매체들은 3일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 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3000명 규모의 특별대대를 편성 중이라거나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명을 보냈다는 등 ‘파병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15일에는 북한군 18명이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러, 한반도 유사시 참전할 수도”북한이 러시아에 전쟁 투입 병력까지 직접 지원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한국 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러 조약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는 경우, 타방은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이 이 조약대로 군사적 원조를 했다면, 한반도는 물론 국제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파병이나 첨단 무기 지원으로 참전할 가능성도 커진 것”이라고 우려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인력 공급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우크라이나가 우리 정부에 살상 무기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도 커졌다. 6월 북-러 조약 체결 당시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전투 병력을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 우크라이나는 노골적으로 무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절차에 대한 법적 검토는 마친 상황이다. 무기 지원 시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 탄약부터 우선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6일 오후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군사 작전에 활용되는 북한의 지원 물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북한의 지원이 실제로 전장에서 영향을 느낄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도 “보도가 사실이면 북한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또 한미일 외교차관은 이날 열린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차관들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무기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한국을 겨냥해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지급기)’이란 표현까지 쓰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제기했다.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달 초 한미가 합의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을 요구할 심산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소재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열린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통신 편집국장과의 대담에서, 대통령 재임 때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20억 달러를 받아냈고, 이듬해 50억 달러를 요구할 계획이었다”며 “조 바이든(대통령)이 당선되자 가장 행복했던 건 한국”이라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조389억 원이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당시 환율 기준으로 5배 수준인 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기 말까지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고,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13.9% 오른 1조1833억 원에 타결했다. 트럼프 후보가 분담금의 약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를 요구하면 한미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미 한미는 이달 초 2026년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조5192억 원으로 올린 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증액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선 SMA가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결정으로 재협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SMA를 뒤집는 건 미국도 부담이다. 16일 정부 소식통은 “정부 간 약속을 깨는 것인 만큼 상대(미국)가 정치적 도의적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도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 대선 전 방위비 협상을 마무리한 건 미 행정부가 바뀌어도 국가 간 합의의 연속성을 존중하리란 기대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 복원 의지도 시사했다. 그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이고, 오늘 김정은이 한국으로 가는 철도를 폭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큰일이며, 한국은 러시아나 중국 등과 단절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남북이 도로를 통한 육로 왕래는 실현된 적이 없는데도 이를 한국의 고립처럼 표현한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후보는 소셜미디어에서도 북한의 철도와 도로 폭파를 언급하며 “오직 트럼프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당신은 동맹국에 20∼30%의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는 질문에 “우리 동맹국은 적들보다 미국을 더 이용했다”며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거론했다. 자신의 관세 공약을 옹호하며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자 제일 좋아하는 단어”라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한국을 겨냥해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지급기·부유하단 의미)’이란 표현까지 쓰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다시 한번 제기했다.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달 초 한미가 합의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을 요구하고, ‘비용 분담’ 문제를 한미동맹의 핵심 쟁점으로 삼을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가까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통령 당선 시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한국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방위비 대폭 인상 예고트럼프 후보는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소재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열린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통신 편집국장과의 대담에서 한국을 수차례 언급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한국이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나는 한국에 20억 달러를 공짜로 받아냈고, 이듬해 다시 50억 달러를 요구할 계획이었다”며 “조 바이든(대통령이)이 당선되자 가장 행복해했던 것은 한국”이라고도 했다.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조389억 원이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당시 환율 기준으로 5배 수준인 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임기 말까지 협상은 타결되지 못했고, 2021년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13.9% 오른 1조1833억 원에 협상을 타결했다.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고, 이날 발언처럼 합의된 분담금의 약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를 요구하면 한미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미 한미는 이달 초 2026년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조5192억 원으로 올린 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분담금을 증액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에선 SMA가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결정으로 재협상이 가능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재협상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SMA엔 “협상이 서면 합의에 의해 개정되고 수정될 수 있다”는 문구도 있어 트럼프 후보가 이 문구를 재협상 근거로 삼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하지만 SMA를 뒤집는 건 미국으로서도 부담이다. 16일 정부 소식통은 “재협상 요구는 정부 간 엄연한 약속을 깨는 것인 만큼 상대(미국)가 법적 정치적 도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현동 주미대사도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대선 전 방위비 협상을 마무리한 건 미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국가 간 합의의 연속성을 존중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어떤 상황이 와도 이번에 잘 합의된 합리적 수준을 바탕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철도 폭파 거론하며 “김정은과 좋은 관계” 트럼프 후보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복원 의지도 시사했다. 그는 “나는 믿기 힘든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도 매우 좋은 관계이고, 오늘 김정은이 한국으로 가는 철도를 폭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것은 큰일(big things)이며 이제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단절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남북을 잇는 도로를 통한 중국 및 러시아와의 육로 왕래는 실현된 적이 없는데도 이를 한국이 완전히 단절된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후보는 소셜미디어에서도 북한의 철도·도로 폭파 등을 언급하며 “오직 트럼프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트럼프 후보는 관세 이슈에서도 한국을 언급했다. ‘당신은 동맹국에 20, 30% 관세를 부과하려 한다’는 질문에 “우리 동맹국은 적들보다 미국을 더 이용해 먹었다”며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거론했다. 자신의 관세 공약을 옹호하며 “내게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이자 제일 좋아하는 단어”라고도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 인출기)’”이라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500억 원)를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한국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에 북한이 엄청난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4만 명(실제로는 2만8500명)이 심각한 위험해 처해 있으며 한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한국은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대통령)이 이를(방위비 분담금)을 줄여 안타깝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냈을 것이다.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다음 달 5일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4일 2026년부터 5년간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을 발표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조5192억 원으로 결정한 뒤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분담금을 증액하는 내용이다.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현금 인출기’라고 언급하며 합의된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의 9배에 이르는 100억 달러를 새 기준으로 요구하겠다고 시사하면서 방위비 증액 압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재임 당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기존 합의된 금액의 5배에 이르는 50억 달러를 요구한 바 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6·25 전쟁 이후 방위비를 받은 적이 없다. 나는 한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 연간 50억 달러로 시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의회 비준을 이유로 20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다. 나는 20억 달러를 공짜로 받아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 1조389억 원이었던 주한미군 방위비 5배 인상을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임기 말까지 합의가 무산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021년 13.9% 인상된 1조1833억 원에 합의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서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끊고 도로를 폭파한 데 대해 “이것은 큰 일(big things)”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한국으로 가는 철도를 폭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이제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단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믿기 힘든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도 매우 좋은 관계”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정상외교 재개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들은 훌륭한 사람들이고 야망이 대단하다”며 “우리는 북한과 다른 국가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 북한은 매우 강한 핵무기를 갖고 있고 나는 그들과 아주 잘 지냈다”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다음 달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팽팽했던 초박빙 레이스의 균형이 깨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대선 후보 간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한 뒤 줄곧 지지율 상승세였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해리스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중순 실시된 대부분의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5∼7%포인트 내외의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동률 혹은 2, 3%포인트 우위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이달 말까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면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를 휩쓸며 대선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트럼프 측근, “경합주 승리로 압승 가능”13일 NBC가 여론조사회사 하트리서치, 퍼블릭오피니언스트래티지스트와 함께 진행해 발표한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48% 동률이었다. 지난달 22일 같은 조사 때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트럼프 후보보다 5%포인트 높았지만 불과 3주 만에 이 격차가 사라진 것. 같은 날 ABC와 입소스 조사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후보에게 2%포인트 앞섰다. 역시 지난달 15일보다 격차(5%포인트)가 좁혀졌다.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대선 승자를 예측하는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 후보의 승리 확률은 지난달 57%에서 14일 52%로 떨어졌다. 선거 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도 지난달 TV토론 직후 64%까지 올랐던 해리스 후보의 승리 확률이 14일 54%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트럼프 후보의 참모인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에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에서 1만 명의 유권자만 더 확보해도 해리스의 대선 가도가 끝난다”며 “‘접전 속 압승(narrow slide)’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처럼 공화당이 전국적으로 더 적은 표를 얻고도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극적인 전략으로 주도권 내준 해리스 해리스 위기론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터뷰 등을 피하는 소극적인 전략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의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컨설턴트 더글러스 매키넌은 정치매체 더힐에 “준비되지 않은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해리스의 불안한 이미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가 7일 CBS 인터뷰에서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바이든 행정부와 다르게 할 정책이 있었느냐’란 질문에 “떠오르는 게 없다”고 답한 게 치명타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빌 매킨터프는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가운데 나온 이 발언은 역풍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경제, 불법 이민, 중동전쟁 등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해리스, 이달 말까지 반등 사활 한편 해리스 후보는 16일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는 등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이탈 움직임을 보이는 흑인 남성을 위한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는 15일, 또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모두 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다.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참여하는 것으로 여겨져 해리스 후보에겐 기회다. 이에 따라 위스콘신주(22일), 미시간주(26일) 등 나머지 경합주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 해리스 후보가 반등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셀린다 레이크는 뉴욕타임스(NYT)에 “해리스 부통령에겐 투표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