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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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6~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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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곤-디아즈 연타석포… 삼성 화끈한 2연승 “광주 보인다”

    삼성의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올해 정규시즌에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 구장이다. 71경기에서 216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팔각형 구조인 이 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107m밖에 되지 않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 삼성 타자들은 정규시즌에 홈구장 이점을 잘 활용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팀 홈런 185개로 10개 구단 중 1위를 했는데 안방에서 119개의 홈런을 때렸다. ‘홈런 군단’ 삼성이 15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 안방경기에서 홈런 다섯 방을 터뜨리며 10-5로 승리했다. 삼성은 13일 1차전에서도 홈런 3개를 앞세워 10-4로 이겼다. 1, 2차전에서 홈런포 8개로 LG 마운드를 폭격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PO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건 18번 있었는데 이 중 15번(83.3%)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은 3년 차 내야수 김영웅이 포문을 열었다. 정규시즌에 홈런 28개를 날리며 새로운 거포로 떠오른 김영웅은 1-1 동점이던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손주영의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차전 4회 솔로 홈런에 이어 PO 2경기 연속 홈런이다. 김헌곤과 디아즈는 포스트시즌 역대 두 번째로 같은 팀에서 두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2번 타자 김헌곤은 5회와 7회 연타석 투런 홈런을, 4번 타자 디아즈는 6회와 7회 연타석 솔로 홈런을 날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 팀 장점인 장타력을 앞세워 승리할 수 있었다. 김헌곤과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잡고 경기를 이끌어 갔다”고 했다. 삼성 마운드에선 에이스 원태인의 호투가 빛났다. 정규시즌 15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원태인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을 따낸 원태인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6-1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오른손 강속구 투수 김윤수는 정규시즌 타점왕인 LG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LG는 9회초 박해민의 솔로포와 김현수의 3점 홈런으로 4점을 따라붙었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두 팀의 3차전은 17일 LG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황동재, LG는 임찬규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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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올림픽 金’ 양지인… 국제사격연맹 ‘올해의 선수’

    올해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양지인(21·사진)이 국제사격연맹(ISSF)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ISSF는 15일 “여자 25m 권총 세계랭킹 1위인 양지인을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선수가 ISSF ‘올해의 선수’로 뽑힌 건 10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가 2012년에, ‘사격 황제’ 진종오가 2008년과 2014년에 두 번 수상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김예지(32)는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 6명에 포함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올해의 남녀 선수는 ISSF 부문별 위원회와 각국 코칭스태프, 취재진 투표로 선정한다. 양지인은 파리 올림픽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25m 권총에선 세계기록(41점)을 세우며 우승했고 단체전 정상에도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양지인은 이번 시즌 월드컵 5개 대회 중 4차례나 결선에 진출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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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겨울올림픽 1호 메달 김윤만 “주1회 자전거로 건강 유지”

    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은 한국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다. 당시 그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장에도 아무도 취재를 오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한 방송 기자가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던지 카메라도 가져오지 않았다. 결국 일본 NHK 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시상식 장면만 겨우 찍었다. 사실 0.01초만 빨랐으면 그가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될 뻔했다. 당시 김 부장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칭케(독일·1분14초85)와 0.01초 차이가 났다. 그는 “만약 그때 금메달을 땄다면 운동을 바로 그만뒀을 것이다.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후에도 더 노력할 수 있었다”며 “결국 금메달은 따지 못한 채 은퇴했지만 당시의 노력이 지금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은퇴 후 지도자를 거친 그는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35세 나이에 대한체육회 공채에 합격해 신입사원이 된 것이다. 입사 동기 중에는 그보다 열두 살 어린 띠동갑도 있었다.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국체육대회 등이 열릴 때 필요한 각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깃발을 손수 나르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 어린 선배들을 깍듯이 모시며 일을 배웠다. 처음엔 껄끄러워하던 선배들도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는 “선배님들이 나이 많은 후배를 정말 잘 챙겨 주셨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사 후에도 그의 ‘올림픽 여정’은 계속됐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지원단으로 참가했고,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파견돼 아이스베뉴 부장을 맡았다. 올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선 코리아하우스 단장을 수행하는 직을 맡았다. 입사 17년째인 올해 초 그는 대회운영부장으로 승진했다. 35세 신입사원이 어느덧 관리자가 된 것이다. 이달 11일부터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05회 전국체전을 그의 팀이 준비했다. 그는 “빙상에만 있었으면 이렇게 넓은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게 내게는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그는 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는 “입사 초기엔 일주일에 4, 5차례 술자리를 갖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술자리를 최대한 줄이고, 자리를 갖더라도 1차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두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작고한 아버지가 타시던 낡은 자전거를 탄다. 무거운 자전거라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언젠가는 진천선수촌이나 평창동계훈련센터에서 일하며 가까운 곳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며 “은퇴 후에는 어린이나 유소년 등을 위해 빙상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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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로 성사된 ‘빅매치’…토종 ERA 1위 원태인 vs 2위 손주영 PO 2차전 맞대결

    14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이 비로 순연됐다. 이에 따라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올 시즌 토종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 1, 2위에 오른 원태인(삼성·3.66)과 손주영(LG·3.79)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이날 우천순연을 더 반긴 팀은 LG다. 정규시즌 3위 LG는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고 PO에 올라왔다. LG는 13일 열린 1차전에서도 4-10으로 완패해 휴식과 함께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염경엽 LG 감독은 “내심 하루 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비가 와 줬다”며 “선발 투수가 바뀌면서 시리즈의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LG는 14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외국인 투수를 엔스를 3차전 이후로 돌리고 15일 경기에 왼손 투수 손주영을 선발 예고했다.손주영은 염 감독이 포스트시즌의 ‘키 플레이어’로 꼽은 선수다. 손주영은 8일 KT와의 준PO 3차전 3회에 구원 등판해 5와 3분의1이닝 2피안타 무실점 7탈삼진 역투로 구원승 따냈다. 11일 준PO 5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다.염 감독은 손주영을 14일 PO 2차전 선발로도 고려했으나 컨디션 회복을 고려해 16일 3차전 선발로 내정했었다. 그런데 이날 우천순연으로 자연스럽게 손주영을 2차전에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손주영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세 차례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04으로 강했다.삼성은 14일 등판 예정이었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그대로 선발 등판시킨다. 원태인은 올해 15승으로 곽빈(두산)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LG 좌타자들이 강하지만 원태인은 오른손, 왼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좋은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처럼 던지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올해 정규시즌 LG전에는 2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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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1초차 올림픽 銀이 준 선물, 김윤만 “金 못 딴 덕분에 더 넓은 세상 만나”[이헌재의 인생홈런]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다.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열린 계주에서도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김 교수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한국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라는 역사를 쓴 사람은 따로 있다. 당시 19세였던 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이다. 김 교수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기 하루 전 김윤만은 스피드스케이트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김윤만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윤만 자신도 메달을 딴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주니어 선수권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올림픽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그런데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올림픽 1000m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모든 게 달라졌다. 전광판 뜬 순위표에 그의 이름이 2위에 올라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 취재진의 관심은 온통 김기훈에게 쏠려 있었다. 한국 취재진들은 김윤만의 경기장이 아니라 하루 뒤에 경기를 치를 김기훈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한 방송 기자가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는지 카메라도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옆에 있던 일본 NHK 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시상식 장면만 찍었다. 김윤만은 “일본 선수들이 잘하던 종목이라 일본 내에서는 생중계가 됐었다. 경기를 본 일본 교포분이 한국에 있는 우리 집에 전화를 했다더라.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그게 무슨 소리냐’며 처음엔 믿지 않으셨다고 한다”며 웃었다.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에 갑자기 난리가 났다. 한국 선수단은 축제 분위기였고,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그런데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하루 뒤 첫 금메달이 나오면서 스포트라이트 온통 김기훈에게 집중됐다. 주인공이 뒤바뀐 건 단 0.01초 차이 때문이었다. 당시 김윤만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징케(독일·1분14초85)와는 단 0.01초 차였다. 만약 김윤만이 첫 금메달을 땄다면 그의 이름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김윤만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첫 올림픽 출전이었기에 부담 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재밌게 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뿌듯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만약 그렇게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땄다면 바로 운동을 그만뒀을 것이다.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후 금메달을 향해 더 노력할 수 있었다”며 “결국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당시의 노력이 지금처럼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윤만은 2년 뒤 열린 릴레함메르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경기 중 상대가 레인을 침범하는 등의 불운이 겹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도 역시 노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언제든 정상을 노려볼 만하긴 했다. 1995년 밀워키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었다. 김윤만은 “나가노 올림픽 시즌에도 월드컵 대회에서는 1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의 부담을 알고 난 뒤에는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나가노 올림픽 이후 은퇴한 그는 지도자가 돼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는 코치로 참가했다. 이규혁과 최재봉 등이 그의 제자였다. 이후 경기도체육회 빙상팀 등에서 활동하던 그는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대한체육회 공채에 합격해 행정가로 변신한 것이다. 동계올림픽 첫 메달리스트란 후광으로 합격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대한체육회가 직원을 뽑고 있다는 걸 안 그는 무작정 시험을 봤다. 면접관들은 그에게 “대체 왜 체육회에 들어 오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로 후배 선수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렇게 그는 35세의 나이에 대한체육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최초의 대한체육회 직원이었다. 입사 동기들 중에는 그보다 12살 어린 ‘띠동갑’도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입사한 그는 막내답게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했다. 전국체전 등이 열릴 때는 각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깃발 등을 배치해야 하는데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깃발을 나르는 것이었다. 나이가 어린 회사 선배들에게도 깍듯이 대했다. “선배님, 선배님” 하면서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자 처음엔 껄끄러워하던 선배들도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보다 나이가 적은 선배들은 그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선배님들이 나이 많은 후배를 정말 잘 챙겨주셨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사 후에도 그의 ‘올림픽 여정’은 계속됐다. 입사 후 2년 뒤 그는 대한민국 선수단 지원단의 일원으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스케이트 후배들인 이상화와 모태범, 이승훈 등이 그 대회에서 모두 값진 금메달을 땄다. 내가 못해본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배들의 성장이 너무 기뻤다”고 했다.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선수단 지원센터인 코리아 하우스에서 일했다. 국내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조직위에 파견돼 아이스베뉴 부장을 맡았다. 여름 올림픽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훈련 캠프 준비단에 소속됐고, 올해 열린 파리 여름 올림픽에서는 코리아하우스 단장 수행을 담당했다. 입사 17년 차인 올해 초 그는 대회운영부장으로 승진했다. 35세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어느덧 관리자가 된 것이다. 대회운영부는 대한체육회 내에서 전국체전과 동계체전, 소년체전 등 각종 대회의 담당하는 부서다.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05회 전국체전은 그의 책임하에 준비됐다. 그는 “체육회 산하에 49개 종목을 모두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며 “빙상에만 있었으면 이렇게 넓은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게 내게는 큰 자산”이고 말했다. 그가 하는 업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각 종목단체와 17개 시도체육회 관계자들과 만나다 보면 밥자리,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적게 먹으려 노력한다. 그는 “보이는 대로 먹다 보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2개 먹을 걸 하나만 먹으려 하는 편”이라며 “입사 초기만 해도 일주일에 4, 5차례 술자리를 갖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최대한 자리를 줄이고, 자리를 갖더라도 1차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가 건강관리를 위해 빼놓지 않고 하는 건 한강 자전거 라이딩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두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좋은 자전거는 아니고 2019년 작고하신 아버지가 타던 낡은 자전거다. 아버지의 유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탄다”며 “요새 나오는 자전거처럼 가볍지 않다. 그런데 오히려 무거운 자전거라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입사 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그는 남은 직장 생활 동안 국가대표 지원부서에서 일해보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진천선수촌이나 평창동계훈련센터에서 일해보고 싶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우연히 스케이트를 신은 후 지금까지 스포츠를 통해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왔다”며 “정년이 지나 은퇴를 하게 되면 어린이나 유소년 등을 위해 빙상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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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KS 기억하라… 구자욱 불방망이, 삼성 승리공식 깨웠다

    “(LG와 삼성이 맞붙은) 2002년 한국시리즈를 기억한다. 9회말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그때의 좋은 기운이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3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2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현대 유격수였던 박 감독은 양 팀의 한국시리즈를 TV로 봤다. 그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6-9로 뒤진 9회말 홈런 두 방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22년 만에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이날 PO 1차전은 박 감독의 기대처럼 삼성의 완승으로 끝났다. 올해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85개)인 삼성은 홈런 3개를 포함해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LG(6안타)에 10-4 완승을 거뒀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3번의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5차례(75.8%)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이 가을야구에서 승리한 건 201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이후 3275일 만이다. 이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삼성은 1승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두산에 내줬다. 당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중 유일하게 이날 경기에 출전한 구자욱이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커리어 하이(타율 0.343, 홈런 33개, 115타점)를 찍었다. 정규시즌 막판인 9월엔 5할 타율에 홈런 9개를 몰아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구자욱은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을 섰다. 구자욱은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홈런 28개를 때리며 거포 내야수로 성장한 데뷔 3년 차 김영웅은 4회 솔로 홈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9경기에서 홈런 7개를 날린 디아즈는 5회 2점 홈런으로 승기를 굳혔다. 삼성은 5회말 일찌감치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 사령탑 부임 후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낸 박 감독은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나만의 걱정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MVP로 뽑힌 구자욱은 경기 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인터뷰실 대신 병원으로 향했다. 박 감독은 “평소 자욱이는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데 오늘은 표정이 좋지 않더라”며 “몸이 좋지 않은 걸 감추고 경기를 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도 홈런과 안타를 몰아치는 걸 보면서 역시 리더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G는 선발투수 최원태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일찍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는 이날 PO 역대 최다 타이인 9명의 투수를 등판시켰으나 삼성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는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 팀의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열린다. LG는 외국인 투수 엔스, 삼성은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이 선발로 등판한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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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도르 만루포’ 뉴욕 메츠, 9년 만에 CS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뉴욕 메츠가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를 꺾고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에 진출했다. 메츠는 10일 NL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4차전에서 간판 타자 프란시스코 린도르의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필라델피아를 4-1로 물리쳤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메츠는 2015년 이후 9년 만에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어메이징 메츠’의 돌풍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NL 동부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3위로 6번 시드를 받은 메츠는 와일드카드 결정전(3전 2승제)에서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3번 시드)를 2승 1패로 눌렀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선 동부지구 우승팀(2번 시드) 필라델피아마저 제압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필라델피아는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메츠의 불방망이에 4경기 23실점 하며 무너졌다. 메츠는 4회 먼저 점수를 내줬지만 6회에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번에 전세를 뒤집었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린도르는 필라델피아의 세 번째 투수 카를로스 에스테베스의 시속 160km짜리 패스트볼을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정규시즌에서 33홈런-29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 유격수 린도르는 2015년 MLB 데뷔 이후 포스트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을 때린 뒤 ‘미스터 스마일’이란 별명처럼 동료들과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NL 4차전에서는 홈런 3방을 앞세운 다저스가 8-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무키 베츠가 1회 선제 솔로포를 날렸고 3회엔 윌 스미스, 7회엔 개빈 럭스가 각각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 팀의 최종 5차전은 12일 오전 9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은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한 메츠와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진출을 다툰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가 나란히 승리하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양키스는 이날 캔자스시티를 3-2로,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3-0으로 꺾으며 나란히 2승 1패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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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회말 끝내준 심우준… KT, LG 잡고 5차전으로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을 챙기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9일 안방 수원에서 열린 LG와의 준PO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심우준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6-5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두 팀은 11일 LG의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벼랑 끝에 몰려야 잘하는 것 같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실제로 KT 선수들은 이번 가을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KT는 1일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2일과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탈락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전 방식을 딛고 2연승을 거두며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준PO에 오른 건 KT가 처음이었다. KT는 또 한 번의 ‘마법 같은 승리’에 도전한다. 그동안 5전 3승제로 치러진 준PO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씩 나눠 가진 건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이 100% PO에 진출했다. 이번 준PO 1, 2차전에서도 두 팀은 1승씩 챙겼고 3차전에선 LG가 이겼다. 이날 4차전을 잡은 KT가 5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또 한번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4차전에서 KT는 LG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연속 타자 홈런(2회), 문성주에게 적시타(4회)를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다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엔 강백호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 차를 5-3으로 벌렸다. 하지만 KT는 8회초 2점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두 팀은 결국 정규 이닝 9회에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KT는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LG의 6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배정대가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 대타 천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루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KT 쪽으로 향했다.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정우영 옆으로 지나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이 공을 서로 잡으려던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충돌하는 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면서 4시간 10분에 걸친 승부를 끝냈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준 심우준은 이날 끝내기 내야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KT 마운드에선 선발과 중간 등 전천후로 등판하고 있는 고영표와 마무리 투수 박영현의 호투가 빛났다. 5회 등판한 고영표는 3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박영현은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1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승리투수가 된 박영현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감독은 경기 후 “0%의 기적을 쓰라고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두 팀은 5차전에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 1∼4차전에 모두 등판한) 에르난데스와 (3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손주영도 모두 대기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박영현에 대해 “일단 상태를 보겠다”며 5차전 등판 가능성을 열어놨다. 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이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수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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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GA ‘가을 아시안 스윙’ 10일 스타트… 신인왕 랭킹 2위 임진희, 역전 샷 노려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일명 ‘아시안 스윙’이 시작된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뷰익 상하이를 시작으로 경기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17일 개막), 메이뱅크 챔피언십(말레이시아·24일 개막), 토토 저팬 클래식(일본·31일 개막)으로 이어진다. LPGA투어는 매년 시즌 초와 가을 두 차례 ‘아시안 스윙’을 진행한다. 올해 2월에는 혼다 타일랜드(태국), HSBC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 블루 베이(중국) 등 세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렸다. 올해 뷰익 상하이에는 LPGA투어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2명과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투어 소속 선수 15명, 초청 선수 4명 등 81명이 컷오프 없이 나흘간 샷 대결을 벌인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상위 랭커들이 대거 불참하는 가운데 김세영, 최혜진, 이미향, 이소미, 김아림, 성유진, 전지원 등이 출전해 이번 시즌 한국 선수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 선수 중에서는 양희영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유해란이 지난달 FM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10위 내 선수로는 6위 해나 그린(호주), 7위 지노 티띠꾼(태국), 9위 인뤄닝(중국)이 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 에인절 인과 중국계 선수 로즈 장(이상 미국)도 출전한다. 올해 LPGA투어 루키 임진희가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8일 현재 신인왕 포인트 671점을 기록 중인 임진희는 1위인 사이고 마오(일본·749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는 신인왕 포인트가 각각 150점, 80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임진희는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충분히 신인왕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가을 아시안 스윙 4개 대회를 마치면 11월에 다시 미국에서 열리는 3개 대회를 끝으로 2024 LPGA투어는 마무리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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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킬러’ 벤자민 상대 3점포, ‘복덩이’ 오스틴 작년 이어 올해도 때렸다…LG, PO 눈앞

    LG가 ‘천적’으로 군림하던 KT 벤자민을 넘고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향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 킬러’ 벤자민을 무너뜨린 주인공은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었다. LG는 8일 수원 KT위크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오스틴의 결승 3점포와 손주영의 5와 3분의1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6-5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간 LG는 정규시즌 2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PO 진출이 유력해졌다. 역대 5전 3승제로 열린 준PO에서 첫 두 경기 결과가 1승 1패였던 적은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은 한 번의 예외도 없이 PO에 진출했다. 양팀이 맞붙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의 데자뷔를 보는 듯했다. 작년에도 1승 1패로 팽팽하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는 벤자민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벤자민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며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바로 그 벤자민을 두들긴 건 바로 오스틴이었다. 오스틴은 0-0 동점이던 3회초 호투하던 벤자민을 상대로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벤자민은 결국 5이닝 7피안타 4실점의 부진을 보였고, LG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1년 만에 준PO에서 치러진 ‘리턴매치’에서 작년의 기억이 그대로 소환됐다. LG는 벤자민의 호투와 KT의 집중력있는 타격에 밀려 4회에까지 2-3으로 뒤졌다. 하지만 LG에는 올시즌 정규시즌 타점왕에 오른 오스틴이 있었다. 문성주의 볼넷과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벤자민의 초구 몸쪽 컷 패스트볼(시속 141km)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포를 작렬시켰다. 오스틴은 7회에는 3루수 옆 내야안타, 9회에는 깨끗한 우전 안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LG를 상대로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93로 강했던 벤자민은 이날도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6안타를 내주고 5실점(4자책)한 뒤 6회부터 김민수와 교체됐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홈런과 점수를 내준 벤자민은 패전 투수의 멍에도 안았다. 투수진에서는 올해 9승(10패)을 올리며 LG의 선발 한 축을 맡은 왼손 투수 손주영의 깜짝 호투가 빛났다. 2와 3분의 2이닝 투구 후 물러난 선발 투수 최원태의 뒤를 3회 2사 1, 2루에서 등판한 손주영은 8회까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했던 손주영은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이 최고의 활약을 했다. 롱맨으로서 완벽한 역할을 해냈다”며 “9회까지도 생각을 했지만 8회부터 공의 회전수가 떨어지는 게 보여 유영찬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쉽게 갈 뻔했던 경기는 9회말 등판한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다시 미궁에 빠졌다. 6-3 3점차스코어에 등판한 유영찬은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1사후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아 5-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LG는 어쩔 수 없이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를 등판시켜 남은 두 타자를 상대하게 했다. 준 PO 1, 2차전에 등판했던 에르난데스는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한 점차 승리를 지켰다. 경기 전 “에르난데스가 오늘 등판하지 않을 확률이 99%”라고 말했던 염 감독은 “9회 등판한 영찬이의 느낌이 불안해서 바로 준비를 시켰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바로 쓰게 됐다. 4차전에도 이기는 상황에선 무조건 나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팀의 준PO 4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LG는 엔스, KT는 쿠에바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수원=이헌재 uni@donga.com 임보미 기자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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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 확률 내 손으로”… LG 최원태-KT 벤자민 ‘킬러 대결’

    LG 오른손 투수 최원태와 KT의 왼손 에이스 벤자민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의 분수령이 될 3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두 팀은 1, 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졌다. 그동안 5전 3승제로 치러진 준PO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 1패로 맞선 건 6번 있었는데 3차전을 승리한 팀이 100%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PO 진출 팀 기준으로 3승 1패가 세 번, 3승 2패가 세 차례였다. 8일 KT의 안방 수원에서 열리는 준PO 3차전이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최원태에게 3차전은 ‘가을 악몽’에서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다. 2016년 프로 데뷔 후 통산 78승(58패)을 기록 중인 최원태는 수준급 선발투수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무대에만 서면 부진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5경기에 등판했는데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와서는 아웃 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4실점 하며 무너졌다.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그는 4차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1이닝 1실점 했다. 키움 소속이던 2022년 SS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선 상대 팀 베테랑 타자 김강민(은퇴)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기도 했다. 올해 KT를 상대로 한 성적은 좋은 편이다. 선발로 세 차례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최근 등판인 8월 28일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한 점만 내줬다.KT 벤자민은 왼손 타자가 주축인 LG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LG 킬러’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벤자민의 올해 정규시즌 피안타율은 0.244인데 LG 타자들을 상대로는 이보다 낮은 0.222를 기록했다. LG 상대 통산 성적도 10경기 등판 5승 2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좋다. KT는 원래 등판 순서대로라면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이었던 오른손 투수 쿠에바스가 3차전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7이닝(투구 수 88개)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벤자민을 일찌감치 준PO 3차전 선발로 정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많이 던지기도 했고 LG와의 상대 전적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졌다. LG는 1, 2차전 두 경기에서 나란히 8타수 무안타에 그친 중심 타자 문보경과 김현수의 방망이가 살아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 팀은 무조건 공격적인 야구를 해야 한다. 3차전은 잘할 것으로 믿는다. 타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보경과 김현수는 1, 2차전에서 각각 4번, 6번 타자로 출전했다. 준PO 2차전에서 4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진 KT는 야수진의 집중력 회복이 필요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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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PO서도 작두 탄 ‘강철매직’…문상철 결승포 KT, LG 꺾고 포스트시즌 3연승[어제의 프로야구]

    KT 위즈의 ‘마법 야구’가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강타했다. KT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PO 1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LG를 3-2로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승리해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잡은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4위 두산에 2연승을 거두며 사상 처음 ‘업셋’을 성공한 데 이어 준PO 1차전에서도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3연승을 달렸다. 5전 3승제로 열린 역대 준PO에서 지난해까지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 진출할 확률은 73%(15번 중 11번)나 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에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했던 KT는 1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작년의 한을 풀 기회도 잡았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시작된 이강철 KT 감독의 ‘작두 야구’가 이날도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이 깜짝 선발로 내세운 ‘고영표 선발 카드’가 대성공을 거뒀다. 이날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고영표는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1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1일 5위 결정전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8개의 투구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하루 휴식 후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고, 고영표는 이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하루 휴식 후 선발 등판이었지만 고영표는 초반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LG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한 피칭을 했다. 고영표는 2-0로 앞선 4회 말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한 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에서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을 잡아내며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고영표는 이날 4이닝을 책임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후 등판한 김민수(2이닝) 손동현(1이닝) 소형준(1이닝) 박영현(1이닝) 등이 나머지 5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타선에서는 이 감독이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 선발로 출전시킨 문상철의 방망이가 결정적이 한 방을 날렸다.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상철은 0-0 동점이던 2회초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의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는 110m. 2-1로 쫓긴 5회초 1사 후에는 배정대의 좌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심우준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 소중한 추가점을 얻었다. LG는 1-3으로 뒤진 6회말 홍창기의 좌선상 2루타와 신민재의 볼넷 등으로 1사 1, 3루에서 기회를 잡았다. 4번 타자 문보경 타석 때 KT 수비진의 실책으로 2점째를 얻었다.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KT 포수 장성우가 2루로 공을 던졌으나 ‘사인 미스’로 유격수와 2루수 누구도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다. LG는 1사 3루 동점 찬스를 잡았으나 문보경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후속 타자 오지환도 2루수 땅볼로 돌아서며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는 2사 1루에서 대주자 김대원이 2루 도루를 하다 객사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오스틴,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로 이뤄진 LG 중심 타선은 15타수 2안타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3연승을 달린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투수 고영표가 4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나머지 투수들도 호투해 이길 수 있었다”며 “타격 코치가 좋다고 했던 문상철이 설마 했는데 초반부터 홈런을 쳐서 분위기를 탔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점을 낸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염경엽 LG 감독은 “1차전을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선취점을 주면서 끌려갔고, 적절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중심 타자들이 잘 쳐야 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는 느낌이다. 이 부분이 2차전에서도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팀의 2차전은 6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T는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 LG는 임찬규가 각각 선발 등판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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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매직 vs 염갈량’ 1년만에 리턴매치… 이번엔 누가 웃을까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이강철 KT 감독(58)과 염경엽 LG 감독(56)이 작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1년 만에 포스트시즌 ‘리턴매치’를 벌인다.프로야구 정규시즌 3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올라온 KT(5위)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을 치른다. 두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프로팀 지휘봉을 먼저 잡은 쪽은 후배인 염 감독이다. 2012년 말 넥센(현 키움) 사령탑에 올랐는데 당시 KIA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 쉬고 있던 이 감독을 넥센 코치로 영입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넥센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다.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먼저 들어 올린 쪽은 이 감독이다. 2019년 KT 사령탑을 맡은 이 감독은 이듬해 팀을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놨고 부임 3년 차이던 2021년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정상을 모두 차지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선 염 감독이 웃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2∼5차전 네 경기에서 내리 승리하며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다양한 작전 야구로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붙은 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자칫 넘어갈 뻔한 시리즈를 막강한 ‘불펜 파워’를 가동해 가져왔다. KT는 지난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강철 매직’으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KT는 올해도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결국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미국행과 스윙맨(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투수) 이정용의 군입대 등으로 작년에 비해 마운드의 뒷심이 약해졌지만 이번 준PO에선 공격 야구로 활로를 뚫을 계획이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이 끝나고 합숙 훈련 기간에 무엇보다 타격에 신경을 많이 썼다. 타자들이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며 훈련했다”고 말했다.정규시즌 출루율 1위 홍창기, 타점 1위 오스틴 등이 버티는 LG 타선의 무게감은 KT를 앞선다. LG는 또 ‘뛰는 야구’로 올 시즌 팀 도루 1위(171개)를 했다. 팀 도루 최하위(61개)인 KT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했다. KT는 5위 결정전부터 올라탄 ‘상승 기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일 KT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2일과 3일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선 정규시즌 상위 팀 두산(4위)에 2연승을 거두는 ‘역대 5위 팀 최초의 업셋’으로 준PO에 올랐다. 이 감독은 “우리가 ‘최초 기록’을 계속 쓰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께 최초의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준PO 1차전 선발투수로 LG는 외국인 좌완 엔스, KT는 사이드암 고영표가 등판한다. 엔스는 정규시즌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엔스는 지난달 22일 두산전 6이닝 투구 이후 12일간 충분히 쉰 뒤 경기에 나선다.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예상 밖이다. 고영표는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1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1일 5위 결정전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8개의 투구를 했다. 고영표가 하루만 쉬고 선발 등판하는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고 싶었다. 고영표도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선발 등판을 자원했다”며 “무리하지 않고 40∼50개 정도를 던져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으면 필승 계투진이 뒤를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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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법사들 일냈다… KT, 두산 잡고 준PO 진출 ‘사상 첫 업셋’

    “우리는 마법사 팀(KT 위즈)이 아닌가. 이젠 5위가 4위를 한 번쯤 꺾을 때가 됐다”고 했던 이강철 KT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던 KT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4위 두산을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KT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WC 결정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준PO에 올랐다. 전날 1차전에서 4-0으로 이긴 KT는 두 경기 모두 영봉승을 거뒀다. KT는 1일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 열린 단판 승부의 5위 결정전에서 SSG를 4-3으로 꺾고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규시즌 4, 5위 팀이 맞붙는 WC 결정전은 2015년 도입돼 올해가 10번째인데 5위가 4위를 꺾고 준PO에 오른 건 처음이다. WC 결정전은 4위 팀 안방구장에서 최대 두 경기가 열린다. 4위는 한 번 비기기만 해도 준PO에 진출한다. 이에 비해 5위는 두 번 모두 이겨야 한다. 4위 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어서 그동안 9번 모두 4위가 준PO 무대를 밟았다. 2차전에서 KT는 선발 투수 벤자민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6회에 터진 강백호의 선제 결승타에 힘입어 한 점 차로 이겼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을 깬 건 6회초에 터진 강백호의 한 방이었다. 1사 3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강백호는 좌전 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KT는 앞서 5회말 수비 때 좌익수 로하스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두산 2루 주자 양석환을 홈에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좌완 벤자민은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6개를 잡고 안타는 3개만 내주는 빼어난 피칭으로 팀의 두 경기 연속 영봉승을 이끌었다.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특히 위력적이었다. 8회와 9회에 각각 등판한 고영표와 박영현은 1이닝씩 나눠 던지며 상대 타선을 무안타로 깔끔하게 막았다. KT는 2022년 KIA와의 WC 결정 1차전 6회부터 이날 경기까지 22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WC 결정전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은 “(5위 결정전 승리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 등) 우리가 ‘최초 기록’을 계속 쓰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께 최초의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두 경기에서 18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2년 연속 WC 결정전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WC 결정전에 올랐던 두산은 4위 NC와의 1차전에서 패했다. 두산은 쇄골 부상으로 타석에 서지 못한 주포 양의지의 공백이 컸다.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부임 후 포스트시즌 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승엽 감독은 “우울하고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했다. 팬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5일부터 정규시즌 3위 LG와 5전 3승제의 준PO를 치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1년 만에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두고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선 LG가 KT를 4승 1패로 물리치고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LG가 9승 7패로 앞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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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발 마이클 킹, 12탈삼진… MLB 샌디에이고, PS 첫판 승리

    김하성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샌디에이고가 선발투수 마이클 킹의 호투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내셔널리그(NL) 4번 시드의 샌디에이고는 2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시리즈(WC·3전 2승제)에서 5번 시드 애틀랜타를 4-0으로 꺾었다. 샌디에이고 승리의 주역은 올 시즌 NL 탈삼진 부문 5위(201개)에 오른 킹이었다. 킹은 이날 애틀랜타 타선을 상대로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안타는 5개를 내줬다. 킹은 8회와 9회를 각각 책임진 제이슨 애덤, 로베르트 수아레스와 함께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지난겨울 ‘거포’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등이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킹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13승 9패, 평균자책점 2.95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9년 MLB 데뷔 후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눈부신 호투를 보여줬다. MLB.com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실점과 볼넷 없이 12개의 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킹이 처음이다. 킹은 6월 13일 오클랜드전에서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2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 타선에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회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카일 히가시오카는 2회 희생플라이, 8회 솔로 홈런으로 2타점을 기록했다. NL 6번 시드의 뉴욕 메츠는 2일 WC 1차전에서 3번 시드의 밀워키를 8-4로 눌렀다. 10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AL) WC 1차전에서 정규시즌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태릭 스쿠벌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휴스턴을 3-1로 꺾었다. 캔자스시티도 볼티모어에 1-0으로 승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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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이닝 만에 ‘천적’ 곽빈 무너뜨린 KT의 ‘마법’…쿠에바스는 6이닝 완벽투 [와일드카드 결정전]

    “우리는 마법사 팀이다. 이제는 5위가 4위를 꺾을 때가 됐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감독의 말은 절반의 현실이 됐다. 하루 전 SSG와의 사상 첫 5위 결정전에서 8회말 터진 로하스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마지막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낸 KT는 이날 공수에 걸쳐 두산을 압도하며 4-0 완승을 거뒀다. KT는 3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2차전을 잡으면 사상 처음 5위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을 이뤄낼 수 있다. 2015년 KBO리그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해까지 5위가 4위를 꺾고 준PO에 진출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4위 팀은 두 경기 중 한 번만 이겨도 준PO에 진출하지만 5위 팀은 두 경기를 연속으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는 또 4위 팀 안방 구장에서 열리기에 5위 팀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하지만 KT는 이날 마법 같은 야구로 승리하며 사상 최초 기록을 향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KT 타자들은 올 시즌 ‘천적’으로 군림하던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을 1이닝 만에 무너뜨렸다. 올해 15승(9패)으로 삼성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른 곽빈은 KT를 상대로는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로 더 강했다. 하지만 ‘가을 무대’에선 전혀 달랐다. 1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이 볼넷을 골라 나간 게 시작이었다. 2번 타자 로하스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장성우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려 선제점을 뽑았다. 두산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무사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강백호는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5번 타자 오재일도 우전 적시타로 곽빈을 두들겼다. 오윤석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황재균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찬스가 무산되나 했으나 8번 타자 배정대가 다시 중전 적시타를 때려 4점째를 올렸다. 홈으로 쇄도한 2루 주자 오재일이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정확한 홈 송구에 객사하지 않았다면 1회에만 5득점을 할 뻔했다. KT 마운드에서는 ‘빅 게임 피처’ 쿠에바스의 호투가 빛났다. 정규시즌에서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주춤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했다.쿠에바스는 이전에도 팀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여러 차례 호투한 바 있다. 쿠에바스는 2021년 NC와의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후 단 이틀을 쉬고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었다. 작년에도 NC와의 PO 2차전에 등판한 뒤 사흘 휴식 후 PO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던 쿠에바스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내며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다. 두산으로서는 믿었던 곽빈이 1이닝 만에 강판당한 게 아쉬웠다. 2회부터 줄줄이 나선 두산 계투진은 9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쇄골 부상으로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포수 양의지의 공백도 영향을 끼쳤다. 두산은 1회 무사 1, 2루, 6회 1사 1, 3루 등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물러설 곳이 없는 두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은 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T는 벤자민, 두산은 최승용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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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최다안타 4256개 친 피트 로즈 별세

    “선수 시절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감독 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자신의 명성을 더럽힌 ‘위대한 선수’가 영면에 들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매체 ‘MLB.com’은 1일 피트 로즈 전 신시내티 감독의 별세 소식을 다루며 이렇게 전했다. 로즈는 1일 향년 83세로 눈을 감았다. 로즈는 MLB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4256개) 보유자이지만 감독 시절 자신이 지휘하는 팀 경기에 돈을 거는 베팅을 해 MLB에서 영구 추방됐다. MLB.com과 ESPN 등 미국 현지 매체의 평가대로 로즈는 영욕(榮辱)이 교차하는 삶을 살았다.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신시내티와 필라델피아, 몬트리올 등에서 뛰면서 통산 35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60홈런, 1314타점, 198도루를 기록했다. 스위치 타자였던 그는 MLB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가장 많은 안타 기록을 남긴 뒤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타격왕에 세 차례 올랐고 올스타에 17번이나 뽑혔다. 내셔널리그 신인왕(1963년)과 리그 최우수선수(MVP·1973년)에도 선정됐다. 월드시리즈에서도 세 번 우승(1975, 1976, 1980년)했고 1975년엔 월드시리즈 MVP로 뽑혔다. 하지만 로즈는 신시내티 감독으로 자기 팀 경기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 1989년 MLB로부터 영구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명예의전당에도 입성하지 못했다. 이듬해인 1990년엔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다섯 달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로즈는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된 이후에도 “야구 도박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2004년에야 야구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 2016년 신시내티 구단은 그의 선수 시절 등 번호 14번을 영구 결번시키고, 구단 자체 명예의전당에 입회시키며 그를 다시 받아들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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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안타왕 피트 로즈 83세로 별세…야구 도박 인한 영욕의 삶 마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인 통산 최대 안타 기록 보유자이지만 감독 시절 자신이 지휘하는 팀 경기에 베팅해 MLB에서 영구 추방된 피트 로즈 전 신시내티 감독이 1일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MLB.com과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동시에 씻을 수 없는 죄로 자신의 명성을 더럽힌 ‘위대한 선수’가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의 평가대로 로즈는 영욕이 교차하는 삶을 살았다. 신시내티 출신으로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신시내티와 필라델피아 등에서 뛰었던 로즈는 통산 35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60홈런, 1314타점, 198도루를 기록했다. 스위치 타자였던 그는 MLB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역시 가장 많은 4256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그는 또 MLB 통산 최다 타석(1만5890개)과 최다 타수(1만4053개) 기록도 갖고 있다. ‘찰리 허슬’이라는 별명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야구를 할 수만 있다면 기름통을 짊어지고 지옥 불에도 뛰어들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1970년 친선 경기인 올스타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면서 상대 포수를 쓰러뜨린 장면은 많은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그는 타격왕을 3차례 차지했고 17번이나 올스타에 뽑혔다. 1963년 데뷔와 함께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1974년에는 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1975년과 1976년(이상 신시내티), 1980년(필라델피아) 등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기록으로는 당연히 ‘명예의 전당’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감독 시절 그는 ‘야구 도박’에 연루되며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1984년 감독 겸 선수로 신시내티 사령탑에 취임한 1989년 자기 팀을 대상으로 한 경기에 베팅한 사실이 발각돼 MLB에서 영구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듬해인 1990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다섯 달 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MLB 영구 추방 징계 후 거의 20년 가까이 “야구 도박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온 그는 몇해 전에야 자신이 지휘한 경기에 돈을 걸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신시내티 구단은 2016년 그의 현역 시절 등 번호 14번을 영구결번시키고, 구단 자체 ‘명예의 전당’에 입회시키며 그를 다시 받아들였다. 하지만 MLB의 영구 추방 징계는 끝내 풀리지 않은 채 그는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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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54홈런-59도루, 저지 58홈런-144타점… ‘MVP 듀오’ 예약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8년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 클럽’ 문을 연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54홈런-59도루로 만화 같은 시즌을 마쳤다.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홈런(58개)과 타점(144점)에서 MLB 양대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소속 팀을 리그 최고 승률로 이끈 오타니와 저지는 각각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유력하다. 오타니는 30일 콜로라도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도루 1개를 추가했다. 오타니는 8회초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로 1루를 밟은 뒤 2루 주자 오스틴 반스와 더블 스틸을 합작하며 시즌 59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홈런은 보태지 못해 55홈런-55도루 클럽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다저스는 이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98승 64패가 되면서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 승률(0.605)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다저스는 이번 시즌 MLB 양대 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유일하게 6할대 승률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LA 에인절스에서 뛰던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MLB 역대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약 9150억 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투타를 겸하던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올 시즌엔 타자로만 출전했고 타자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순수’ 지명타자 최초의 MVP 수상을 눈앞에 뒀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는데 두 번 모두 투타 겸업을 하면서 이뤄냈다. 오타니는 올해도 만장일치 MVP에 도전한다. 오타니는 올해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NL 2위), 54홈런(1위), 130타점(1위)을 기록했다. 타율은 루이스 아라에스(샌디에이고·0.314)에게 4리 차이로 뒤져 타격 3관왕(트리플 크라운)을 놓쳤다. 2022년 미네소타(타율 0.316), 지난해 마이애미(0.354)에서 타격 1위를 차지한 아라에스는 MLB 사상 최초로 서로 다른 세 팀에서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오타니는 득점(134점)과 출루율(0.390), 장타율(0.646)에서도 NL 1위에 올랐다. 도루는 엘리 데 라 크루스(신시내티·67개)에 이어 2위를 했다. MLB 진출 7년 차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게 된 오타니는 “정규시즌이 끝났으니 누적된 숫자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월드시리즈 우승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지는 이날 양키스가 피츠버그를 6-4로 꺾은 정규시즌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했다. 저지는 2022년 자신이 세운 AL 한 시즌 최다 홈런(62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출루율(0.458), 장타율(0.701), 볼넷(133개) 등에서도 MLB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양키스가 94승 68패(승률 0.580)로 정규시즌을 마친 가운데 저지는 2022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MVP 수상을 노린다. 각 리그 승률 1위인 다저스와 양키스는 6일 시작하는 디비전 시리즈(5전 3승제)로 포스트시즌 일정에 들어간다. 두 팀과 맞붙게 될 상대는 2일부터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승제)를 통해 결정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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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암 극복한 ‘명세터’ 최태웅 “재밌게 운동하면 병 이겨”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을 지휘했던 최태웅 전 감독(48)은 요즘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두 가지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코딩을 배우는 것과 영어 공부다. 최 전 감독은 “예전부터 데이터에 관심이 많았다. 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나만의 데이터로 바꿔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성인 영어반에서 회화 수업도 듣는다. 7월에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한 레벨1 지도자 연수에 참가해 ‘베스트 코치상’도 받았다. 틈나는 대로 인근 중고교를 돌며 재능기부도 한다. 오랜 감독 생활로 망가진 건강 회복도 급선무다. 특히 ‘체중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그는 승부 세계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곤 했다. 잦은 폭식으로 선수 시절 80kg 안팎이던 몸무게가 100kg을 훌쩍 넘었다. 체중 조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케이블 TV의 스포츠 전문 채널 해설위원 자리를 제안받은 뒤다. 그는 “워낙 말주변이 없어 처음에 고사했다. 그런데 해설 역시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한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선수 시절 다섯 차례나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달리기를 못 한다. 대신 로잉 기구 등을 사용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다. 식단까지 조절하며 현재는 90kg대 초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경기로 해설위원 데뷔를 한 그는 “100kg이었을 때 맞춘 양복바지가 이제 헐렁하다”며 “프로배구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더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운동으로 큰 병을 이겨낸 적이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는 림프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의 목표는 “한 번만 더 코트에 서보는 것”이었다. 그때 그를 도운 사람은 소속 팀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현 IBK기업은행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최 전 감독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히 훈련을 시켰다. 그는 “몸이 아프다는 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훈련을 시켜 주셨다. 재미있게 운동하다 보니 운동할 때만큼은 아픈 걸 잊을 수 있었다”며 “아프다고 부정적인 생각만 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기운을 내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6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현대캐피탈 감독 시절 팀을 두 차례 정상으로 이끌었던 그는 남자 배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한 올림피안이다. 이후 한국 남자 배구는 올해까지 24년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 전 감독은 “우리와 신체 조건이 비슷한 일본은 세계 10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히 올림픽에 나서고 있다”며 “키는 작아도 빠른 스피드와 탄력으로 단점을 커버한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초중고교에서 성인 팀에 이르기까지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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