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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인 데라다 미나 씨(39)가 트레일러닝 입문 3년 만에 2025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서울 100K) 100km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올해로 6회째를 맞은 대회 100km 부문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1박 2일 동안 인왕산∼북한산∼도봉산∼불암산∼아차산∼한강공원길∼청계천을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열렸다. 14시간23분34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데라다 씨는 “출발할 때는 (해가 뜨기 전이라) 어둡고 비도 와서 ‘알바’를 몇 번 했다. 같이 뛰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웃었다. 트레일러닝 러너들은 어둑한 산길을 달리다가 정규 코스가 아닌 쪽으로 빠지기 쉽다. 러너들은 이를 ‘알바’라고 표현한다. 데라다 씨는 남편 조성연 씨(42)를 따라 2022년 트레일러닝에 입문했다. 일본 출신으로 2011년 조 씨와 결혼하며 한국 국적을 얻은 데라다 씨는 “출산한 뒤 집에만 있었다. 하지만 트레일러닝을 접한 뒤 열심히 달리다 보니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20km 대회부터 시작한 데라다 씨는 지난해 50km에 이어 올해 100km까지 거리를 차례로 늘렸다. 이제는 세계 최고 권위의 트레일러닝 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출전을 꿈꾸고 있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체크포인트(CP) 중 북한산성 입구(32km 지점)와 중랑캠핑숲(79.5km 지점)에서 물통에 물을 채워주거나 비상 식량·약품 교체를 도와주는 서포터의 도움을 받았다. 남편 조 씨가 데라다 씨의 ‘서포터’로 함께했다. 데라다 씨는 “레이스는 혼자 뛰는 것이지만 대회 전체로 보면 ‘팀플레이’”라면서 “100점짜리 서포트를 해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100km 남자부에선 초청 선수 양룽페이(37·중국)가 12시간41분20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완주 제한 시간(컷오프)이 28시간 30분인 100km 부문은 21일 오전까지 진행됐다. 100km 완주 후 광화문광장으로 골인한 박찬우 씨(32·26시간29분36초)는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해 눈길을 끌었다. 50km 남자부에서는 초청선수 메리디오 미켈레 씨(28·이탈리아)가 5시간22분01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50km 여자부에서는 박수지 씨(34)가 6시간39분17초로 우승했다. 10km 남자부와 여자부에선 김병조 씨(37·39분15초)와 정현성 씨(32·52분31초)가 각각 1위로 골인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이 내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출전권 2장을 확보했다. 김현겸(19·고려대)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마무리된 2026년 겨울올림픽 추가 예선전인 퀄리파잉 대회 남자 싱글에서 총점 228.60점을 받아 종합 2위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5위 이내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국가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 후 김현겸은 “쇼트 경기를 마친 뒤 프리 경기를 확신할 수 없어서 조금 떨렸다. 하지만 프리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고 출전권을 따내 만족스럽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해 출전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김현겸은 전날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이어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의 구성요소 중 가장 고난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점프를 성공시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74.69점)에 머물렀던 김현겸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회전수 부족 없이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 콤비네이션 점프 2개를 포함한 세 번의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연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아낸 김현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2위(153.91점)를 기록하며 종합 순위도 2위로 끌어올렸다. 앞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올해 피겨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한 차례 배분했다. 당시 한국 남자 싱글은 차준환(24·서울시청)이 7위, 김현겸이 26위를 기록했다. ISU는 두 선수의 성적 합계가 13 이하면 3장, 28 이하면 2장을 줬고 티켓을 확보하더라도 한 국가에서 프리스케이팅에 2명 이상이 나서지 못햇을 경우 퀄리파잉 대회를 거쳐 티켓을 따도록 했다. 세계선수권에서 김현겸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지 못해 차준환 홀로 프리에 나섰던 한국도 이번 대회를 통해 추가 티켓을 따야 했다. 김현겸은 지난 7월 이번 퀄리파잉 대회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다만 차준환과 김현겸이 출전권 2장을 바로 확보한 건 아니다. 이들은 다시 국내에서 대표 선발전을 치른 뒤 2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다.러시아 출신으로 개인중립선수(AIN)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페트르 구메니크(23)는 총점 262.82점으로 1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부상으로 주춤했던 안세영(23)이 다시 우승 행진을 이어간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결승에서 무실세트로 우승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선전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한웨(26· 3위)를 2-0(21-11, 21-3)으로 완파했다. 이날 2세트 전체가 안세영의 ‘빅토리 랩’이라 해도 무방한 경기 내용이었다. 1세트를 잡은 안세영은 2세트 초반 8-0으로 앞서갔다. 2세트 전반을 11-1로 마친 안세영은 2세트 후반에도 연속 6득점 하며 한웨를 17-1까지 몰아붙였다. 20-2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맞은 안세영은 이후 한웨의 빠른 서브리턴에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20-3에서 한웨의 범실로 마지막 포인트를 확정한 뒤 포효했다. 우승을 확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33분에 불과했다. 이날 우승은 안세영의 이번 시즌 일곱 번째 우승이다. 안세영은 7월 일본오픈에서 우승하며 출전한 7개의 국제대회 중 6개에서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7월 중국오픈에서 4강 도중 무릎부상으로 기권패 했고 이후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도 4강에서 중국의 천위페이(27·5위)에 일격을 당하며 2연패가 좌절됐다.세계선수권 이후 첫 대회였던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32강부터 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같은날 남자복식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 서승재(28)-김원호(26) 조도 인도의 삿위크사이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조(7위)를 2-0(21-19, 21-15)으로 꺾고 안세영과 동반으로 시즌 7번째 우승을 거뒀다. 여자복식에서는 세계랭킹 6위 김혜정(27)-공희용(29) 조가 중국의 자이판-장수셴 조(4위)에게 1-2(19-21, 21-16, 13-21)로 패해 준우승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테라다 미나 씨(39)가 20일 열린 2025 서울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대회(서울 100K) 100km 여자부에서 14시간23분3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올해 대회 100km 부문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인왕산~북한산~도봉산~불암산~아차산~한강공원길~청계천을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렸다.테라다 씨는 “출발할 때는 (해가 뜨기 전이라) 어둡고 비도 와서 ‘알바’를 몇 번 했다. 같이 뛰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웃었다. 오솔길과 산 등 비포장길을 걷거나 뛰는 대회인 트레일러닝은 러너들이 어둑한 산길을 달릴 때 정규 코스가 아닌 쪽으로 빠지기 쉽다. 러너들은 이를 두고 ‘알바 뛴다’라고 표현한다.테라다 씨는 남편 조성연 씨(42) 덕에 2022년 트레일러닝에 입문했다. 그는 남편의 조끼를 빌려 입고 나간 대회에서 덜컥 2등을 했다. 이후 20km 대회에 아내와 함께 출전했던 남편은 아내가 ‘실력자’라는 걸 알게 됐다. 조 씨는 “아내가 오르막을 정말 잘 올라가더라. 그래서 ‘나 신경 쓰지 말고 가라’라고 했더니 (아내가) 아예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했다. 일본 출신으로 2011년 한국에서 가정을 꾸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테라다 씨는 “전 원래 아무것도 안 하던 사람이었다. 특히 출산한 뒤부터는 집에만 있었다. 하지만 트레일러닝을 접한 뒤 열심히 달리다 보니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테라다 씨는 20km 대회부터 시작해 지난해에는 50km, 올해는 100km까지 도전 거리를 차례로 늘렸다. 이제는 트레일러닝 최고권위 대회인 울트라트레일몽블랑(UTMB) 출전까지 꿈꾸고 있다.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체크포인트(CP) 중 북한산성 입구(32km지점)와 중랑캠핑숲(79.5km지점)에서 물통에 물을 채워주거나 비상 식량·약품 교체를 도와주는 서포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테라다 씨는 남편 조 씨가 ‘서포터’로 함께 했다. 테라다 씨는 “레이스는 혼자 뛰지만 대회 전체로 보면 ‘팀플레이’”라면서 “100점짜리 서포트를 해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했다.100km 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 참가였던 테라다 씨는 “중간중간 힘든 순간도 있지만 그 잠깐의 고비만 넘기면 괜찮다. 또 경치 보는 걸 좋아해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번 레이스에선 북한산에서 내려다본 경치가 정말 예뻤다”고 말했다.100km 남자부에선 초청선수 양롱페이(37·중국)가 12시간41분20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전문 마라톤 선수로 뛰다 2014년부터 트레일러닝을 시작한 그는 “한국은 처음 와봤다. 마지막 30km(북암산~아차산~한강~청계천) 코스 풍경이 정말 멋있었다”면서 “한국에 와서 불고기, 삼겹살을 먹었는데 출국 전에 치킨도 먹어보고 싶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완주 제한 시간(컷오프)이 28시간 30분인 100km 부문은 21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레이스가 열렸다. 21일 오전에 광화문 광장으로 골인한 박찬우 씨(32·26시간29분36초)는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했다박 씨는 “평소 트레일러닝을 즐기는데 프러포즈를 하려면 적어도 100km는 뛰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번 대회에 신청했다. 44km 구간쯤에서 같이 뛰던 동료가 ‘이 페이스로 뛰면 컷오프’라고 해 포기할 뻔한 고비가 있었다. 컷오프되더라도 완주는 해내자는 마음으로 뛰었다”며 웃었다.이번 대회 50km 남자부에서는 초청선수 메리디오 미켈레(28·이탈리아)가 5시간22분01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50km 여자부에서는 박수지 씨(34)가 6시간39분17초로 정상에 올랐다. 10km 남자부와 여자부에선 각각 김병조 씨(37·39분15초), 정현성 씨(32·52분31초)가 1위로 골인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7일 열린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지원자 1261명 중 110명(8.7%)만 지명을 받았다. 끝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아 좌절하고 있을 이들에게 어떤 말보다 강력한 위로가 되는 건 리그 최고 중견수로 활약 중인 박해민(35·LG)의 존재다. 박해민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했다.LG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근 만난 박해민은 “신일고 졸업반 때는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한양대 시절에는 대학리그에서 제일 잘 쳤으니 기대를 했다”면서 “그때는 독립 리그도 없어서 지명을 못 받으면 야구를 못 하게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돌아봤다.문제는 수비였다. 이제 ‘리그를 평정한’ 중견수가 된 박해민은 “대학 시절만 해도 수비에는 관심도 없었다”며 “호수비는커녕 ‘만세’도 많이 불렀다”고 말했다. 줄곧 내야수로 뛰다 ‘입스 증후군’ 탓에 외야로 나갔고 4학년 때는 어깨까지 아파 송구도 잘 못 했다. 그 탓에 졸업반 때 대학리그 타격 1위(타율 0.429)에 오르고도 드래프트에서 다시 고배를 마셔야 했다.2012년 삼성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해민은 두 시즌을 퓨처스리그(2군)에만 머물다 2014년부터 대수비, 대주자로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선발 데뷔전은 그해 5월 9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박해민은 “유희관 선수(39)가 두산 선발 투수인 날이었다. 왼손 투수니까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7번 타자로 (왼손 타자인) 내 이름이 불렸다. 그때부터 아무 소리도 안 들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하루 못 치면 그다음 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던 시절을 버티고 1군에서 살아남은 박해민은 이듬해 144경기에 전부 출장했다. 그해부터 4년 연속 도루왕(2015∼2018년)에 오른 박해민은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에서 따온 ‘람보르미니’라는 애칭도 얻었다. 출고 10년이 지났지만 람보르미니는 감가상각이 없다. 지난달 프로야구 역대 다섯 번째로 통산 450도루를 기록한 박해민은 18일 현재 시즌 도루 1위(48개)로 7년 만의 도루왕 탈환도 노린다.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박해민의 ‘장물’은 베이스만이 아니다. 안타까지 자주 훔치던 박해민은 올 시즌에는 홈런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박해민은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담장 밖까지 뻗은 채은성(35)의 타구를 낚아챘다. 이어 8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125m 넘게 날아온 김재환(37)의 타구를 외야에 있는 피자 업체 광고판 앞에서 뛰어올라 잡아냈다. 이 타구를 포함해 이 광고판 앞에서 유독 여러 번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든 박해민은 지난달 이 업체로부터 피자 60판을 선물 받기도 했다.채은성에게 홈런을 처음 훔친 ‘초범’ 시절 “은성이 얼굴을 못 보겠어서 나도 모르게 (은성이를) 피하게 되더라. 은성이가 전날 고기를 사줘서 더 미안했다”던 박해민은 이제 얼굴도 두꺼워졌다. 박해민은 “최근에 재환이 형을 봤는데 ‘정 없다’고 놀리시길래 저도 ‘피자 잘 먹었다’고 서로 웃고 넘겼다”고 했다.그리고 계속해 “예전부터 홈런이 될 타구를 잡아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국내 구장은 대체로 담장이 높아서 잠실, 문학, 대전구장 정도에서만 시도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펜스 플레이나 점프만 생각했을 텐데 올해부터는 과감하게 담장을 타고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박해민은 올 시즌 특히 한화전에서 ‘범죄 이력’이 많았다. 그 탓에 한화 팬들 사이에 대전 유명 빵집에 ‘박해민 출입 금지’라고 써 붙여야 한다는 우스개가 돌기도 했다. 박해민은 “극찬이라고 생각해 기분 좋다”면서도 “무엇보다 수비에 대한 가치가 부각이 돼서 더 뿌듯하다. 수비 데이터도 더 세부적이고 정교하게 축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홈런 타구 잡기’를 지운 박해민의 야구 인생 ‘버킷리스트’에는 뭐가 남아 있을까. 현재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해민은 “많이 있는데 당장 하고 싶은 건 우승 주장”이라고 했다. LG의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는 오지환(35)이 주장이었다.“당시 지환이를 보면서 ‘우승 주장이라는 게 저렇게 빛나는 거구나’ 하고 느꼈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7일 열린 2026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지원자 1261명 중 110명만 지명을 받았다. 지원자 중 9할이 넘는 이들은 끝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좌절감에 빠져있을 이들에게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한 위로는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활약 중인 박해민(35)의 존재다. 박해민은 드래프트에서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선택받지 못했던 선수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근 만난 박해민은 “고등학교(신일고) 때는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대학교(한양대) 때는 그래도 대학에서 가장 잘 쳤으니 기대를 했다. 그때는 독립 리그도 거의 없어 지명을 못 받으면 야구를 못 하게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리그를 평정한’ 중견수지만 대학 시절 박해민은 스스로 “수비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할 만큼 수비 좋은 선수와 거리가 있었다. 박해민은 “호수비는커녕 ‘만세’도 많이 불렀다”고 했다. 줄곧 내야수로 뛰다 ‘입스 증후군’ 탓에 쫓겨나듯이 외야로 나갔다. 4학년 때는 어깨까지 아파 송구도 잘 못 했다. 졸업 시즌 대학리그 타격 1위(타율 0.429)에 오르고도 드래프트에서 다시 고배를 마신 이유다. 그나마 삼성이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입단을 제안해 겨우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2012년 입단 후 두 시즌을 퓨처스리그(2군)에만 머물렀던 박해민은 2014시즌부터 1군에서 대수비, 대주자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선발 데뷔전은 잠실 두산전이었다. 박해민은 “그때는 전력 분석을 마치면 수석코치님이 선발 라인업을 불러주셨다. (두산은) 유희관 선수가 선발인 날이었다. 왼손 투수니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7번 타자에 제 이름이 불렸다. 그때부터 아무 소리도 안 들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하루 못 치면 그다음 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던 시절을 버티고 1군에서 살아남은 박해민은 이듬해 전 경기에 출장했고 그해부터 4년 연속 도루왕(2015~2018년)에 오르며 ‘람보르미니’라는 애칭도 얻었다. 출고 10년이 지났지만 ‘람보르미니’는 감가상각이 없다. 지난달 프로야구 역대 다섯 번째로 통산 450도루를 기록한 박해민은 19일 현재 시즌 도루 1위(48개)로 7년 만에 도루왕 탈환도 노린다.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박해민의 ‘장물’은 베이스만이 아니다. 웬만큼 잘 맞은 타구도 다 낚아채며 안타를 주로 훔치던 박해민은 올 시즌에는 홈런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박해민은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담장 밖으로 뻗은 채은성의 타구를 낚았다. 이어 8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펜스를 타고 올라 125m 넘게 날아온 김재환의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 김재환의 타구를 비롯해 잠실구장 외야에 있는 피자 업체 광고판 앞에서 여러 차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든 박해민은 지난달 이 업체로부터 피자 60판을 선물 받기도 했다.채은성에게 홈런을 처음 훔친 ‘초범’ 시절 “은성이 얼굴을 못 보겠어서 나도 모르게 (은성이를) 피하게 되더라. 은성이가 전날 고기를 사줘서 더 미안했다”던 박해민은 이제 얼굴도 두꺼워졌다. 박해민은 “최근에 재환이 형을 오랜만에 봤는데 ‘정 없다’고 놀리시길래 저도 ‘피자 잘 먹었다’고 서로 웃고 넘겼다”고 했다.올 시즌 홈런을 두 개나 훔친 비법을 묻자 박해민은 “홈런 되는 타구를 잡아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국내 구장은 펜스가 대체로 높아서 잠실, 문학, 대전구장 정도에서만 시도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펜스 플레이나 점프만 생각했을 텐데 올해부터는 (타구가) 넘어간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펜스를 탔다”고 답했다.박해민은 올 시즌 특히 한화전에서 ‘범죄 이력’이 많았다. 그 탓에 한화 팬들 사이에서 대전에서 유명한 S 빵집에 ‘박해민 출입 금지’를 걸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박해민은 “극찬이라고 생각해 기분 좋다”면서도 “무엇보다 수비에 대한 가치가 부각이 돼서 더 뿌듯하다. 야구 데이터 대부분이 공격에 치중돼 있는데 수비 가치도 더 세부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이터가 잘 축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홈런 타구 잡기’를 지운 박해민의 야구 인생 ‘버킷리스트’에는 뭐가 남아 있을까. 박해민은 “아직 많이 있는데 당장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건 우승 주장”이라고 했다.“2023년 우승 때 (오)지환이를 보면서 ‘우승 주장이라는 게 저렇게 빛나는 거구나’를 느꼈다.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오늘까지만 만족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달리겠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은 1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이렇게 말했다. 2m34를 기록한 우상혁은 2m36을 넘은 해미시 커(29·뉴질랜드)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커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챔피언이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엔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 육상 최초로 2개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됐다. 우상혁은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년 대회 때 역대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은메달(2m35)을 땄다. 우상혁은 “금메달을 못 딴 게 아쉽지만 2027 베이징 세계선수권,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상이 있었기에 아쉬운 부분은 있다. 부상을 당한 이후 이번 대회에서 점프를 처음 했는데 종아리가 잘 버텨줘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종아리를 다친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출전을 포기하고 세계선수권 일정에 맞춰 회복에 집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상혁 선수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신체적 제약을 안고 있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한계를 뛰어넘었다. 우상혁 선수의 도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면서 “대한민국 육상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우상혁 선수에게 뜨거운 축하를 전한다”고 격려했다. 우상혁은 ‘짝발’이다. 8세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발(275mm)과 오른발(265mm)이 1cm 차이가 난다. 올 시즌 8개 국제대회에 출전해 우승 7번, 준우승 1번을 차지한 우상혁은 공개된 메이저 대회 상금과 포상금만 합쳐도 최소 2억4000만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우상혁은 이번 세계선수권 준우승 상금으로 3만5000달러(약 4800만 원)를 챙겼다. 이와 별도로 대한육상연맹 포상금 5000만 원도 받는다. 3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에선 우승을 차지해 상금과 육상연맹 포상금을 합쳐 약 1억500만 원을 받았다. 6, 7월 두 차례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약 2800만 원, 5월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따른 육상연맹 포상금은 1500만 원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인간새’ 아먼드 듀플랜티스(25·스웨덴)가 개인 통산 14번째 세계 기록을 세우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듀플랜티스는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30을 넘어 자신이 지난달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세운 종전 세계 기록(6m29)을 경신했다. 2위 에마누일 카라리스(25·그리스)의 기록(6m00)과는 30cm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 종목 세계선수권 3연패는 1983년 헬싱키 대회부터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6연패를 거둔 ‘원조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62·우크라이나) 이후 듀플랜티스가 처음이다. 듀플랜티스는 이날 우승으로 국제대회 3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4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때 듀플랜티스는 텅 빈 관중석 앞에서 경기를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롭게 경기를 한 그는 6m02라는 다소 아쉬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날은 5만3000명의 만원 관중이 응원하는 가운데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경기 도중 팬들을 위해 일본 출신의 ‘야구 전설’ 스즈키 이치로(50)의 타격폼을 따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한 듀플랜티스는 “관중들과 세계 기록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더 특별한 하루였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이 1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자신의 올 시즌 최고기록과 타이인 2m34를 넘고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2m36을 넘은 해미시 커(29·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커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챔피언이다. 우상혁은 한국 육상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 획득에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서 2개의 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우상혁은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년 대회 때 2m35를 넘어 은메달을 땄다.우상혁은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커, 올레흐 도로슈크(24·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날 우상혁은 2m28에서 1차 시기를 실패해 주춤했지만, 2차 시기에서 바를 넘어 흐름을 되찾았다. 이날 2m34까지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과 커 뿐이었다.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시작된 2m36 1차 시기에서 우상혁은 실패했고, 커는 바를 넘었다. 우상혁은 바의 높이를 2m38로 올려 승부수를 던졌지만 2차, 3차 시기에서 잇따라 실패하면서 1위를 커에게 내줬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인간새’ 아먼드 듀플랜티스(25·스웨덴)가 개인 통산 14번째 세계기록을 세우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듀플랜티스는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30을 넘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6m29)을 경신했다. 2위 에마누일 카라리스(25·그리스)의 기록(6m00)과는 30cm나 차이가 난다.4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당시 듀플랜티스의 기록은 6m2였다. 2020년 작성한 개인 최고기록이자 세계기록이던 6m18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듀플랜티스는 매년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세계기록(6m21)으로 개인 첫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듀플랜티스는 2023년 부다페스트(6m10) 대회에서 왕좌를 지킨 데 이어 이번 도쿄 대회에서 3연패에 성공했다.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나온 건 ‘원조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62·우크라이나) 이후 듀플랜티스가 처음이다. 붑카는 1983년 헬싱키 대회부터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6연패를 달성했다.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6m25로 세계기록을 다시 경신하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듀플랜티스는 올해도 한 시즌에만 세계기록을 네 차례 경신했다.이날 5m55, 5m85, 5m95, 6m, 6m10, 6m15를 한 차례 실패도 없이 성공한 듀플랜티스는 경쟁자였던 카라리스가 6m10, 6m15, 6m20을 연거푸 실패하자 바를 6m30으로 높이고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했다. 듀플랜티스는 1, 2차 시기에서 연속으로 바를 건드렸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바를 넘어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듀플랜티스는 경기 후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고 했다.듀플랜티스의 기록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듀플랜티스는 앞으로 세계기록을 4차례 더 경신하면 붑카(17차례)를 넘어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 최다경신 기록을 세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승 도전 마지막 조각을 완성한 LG가 ‘매직넘버’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LG는 14일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KIA에 14--0 완승을 거두며 시즌 80승(3무 50패) 고지에 선착했다.이날 꼴찌 키움이 2위 한화를 잡아주면서 LG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전날 11에서 9까지 줄었다.매직넘버는 자력 우승까지 남은 승리 숫자를 뜻한다.에르난데스의 교체 선수로 후반기에 합류한 외국인 선발 투수 톨허스트는 이날 6이닝 무실점으로 직전 등판 부진을 한 경기 만에 떨쳐내며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되찾았다. 톨허스트는 8월 한 달 동안 25이닝 1실점으로 4연승을 달리다 9월 첫 등판이었던 9일 키움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었다. 톨허스트가 한국 진출 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톨허스트는 “나를 더 믿고 경기에 임하려 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상체가 빨리 열렸던 것 같아 그 부분을 수정하려 했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감이 생겨 효과적으로 피칭했다”고 말했다.LG 타선은 이날 KIA 선발 투수 양현종에게 1회부터 무사만루 찬스를 만들어 2점을 뽑았다.이어 3회에도 무사만루 기회를 잡았고 오지환이 2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며 양현종을 강판시켰다.3회말 1사 주자 1, 3루 기회가 이어지자 염경엽 감독은 전날 부상에서 복귀해 대타로 대기하던 홍창기를 투입했다.홍창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5-0까지 벌어졌다. 전날 복귀 첫 안타를 신고했으나 팀 패배로 웃지 못했던 홍창기는 이날 복귀 두 번째 타석에선 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맛봤다.5월 부상 때만 해도 ‘시즌아웃’이 전망됐던 홍창기는 “(이렇게 빨리 돌아오리라고)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처음 진료를 받았을 때 ‘빨라야 10월’ 이야기를 들었고 이대로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며 “(어제 복귀 첫 타석은) 거의 데뷔 첫 타석만큼 떨렸다. 너무 긴장돼 다리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했다.전날부터 LG 팬들의 남다른 환호성 속에 타석에 들어선 홍창기는 “어제는 긴장해서 응원가가 잘 안 들렸는데 오늘은 좀 많이 들렸다. 기대에 더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5회 오지환의 적시타로 6-0까지 달아난 LG는 8회말에도 8타자 연속 출루에 성공하는 등 안타 8개, 4사구 2개로 8점을 뽑았다. 한화 상대 전적 1승13패 절대열세 키움, 한화 4연승 저지전날까지 3연승을 달리며 LG를 2.5 경기 차까지 추격했던 한화는 안방 대전에서 4회 6점을 뽑아낸 키움에 10-13으로 덜미가 잡혔다.키움은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에 올 시즌 1승13패로 절대 열세였다. 하지만 키움 타선은 3-3 동점이던 4회에 안타 5개로 4점을 뽑아내며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를 강판시켰다. 2루에 나가 있던 송성문도 이어진 적시타에 홈을 밟아 문동주의 자책점은 8점이 됐다. 8점은 문동주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이다.키움은 이날 9회에 터진 임병욱의 솔로포를 포함해 장단 20안타를 몰아쳤다.한화도 9회 이진영의 2점 홈런으로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삼성, 롯데 경기 없는 날 4위 KT에 역전승…단독 5위 대구에서는 삼성이 홈런 세 방을 앞세워 KT를 6-2로 잡고 3연패를 탈출했다. 삼성은 선발 투수 이승현이 KT는 ‘괴물 타자’ 안현민에게 3회초 솔로포를 내주며 끌려갔으나 3회말 김성윤의 3점 홈런으로 곧바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삼성은 6회 디아즈, 이성규의 솔로포를 포함해 3점을 더 뽑았다.마운드에서는 3회 1사 주자 만루 상황에 구원등판해 병살로 추가 실점을 막은 양창섭이 6과 3분의 2이닝 무심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와 공동 5위였던 삼성은 4위 KT를 한 경기 차로 쫓는 단독 5위가 됐다. NC 라일리 10K 잡고 폰세-앤더슨에 이어 200K 달성…단일 시즌 최초 200K 투수 세 명창원에서는 안방 팀 NC가 6-0으로 승리, 두산을 5연패에 빠뜨렸다. 선발 투수 라일리가 삼진 10개를 잡고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15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90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라일리가 200탈삼진을 완성하면서 올 시즌 프로야구는 폰세(한화), 앤더슨(SSG)에 이어 라일리까지 ‘200K’ 투수 세 명을 배출한 최초의 시즌이 됐다. 종전 최고 기록은 두 명으로 1987년 해태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 1996년 롯데 주형광과 한화 정민철이 나란히 200탈삼진을 달성한 적이 있다. ▽15일 선발 투수 △대전: 키움 박정훈-한화 정우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은 처음인데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산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멋지다. 도시 곳곳에 올림픽 흔적이 있다. 내년에는 아빠와 함께 오고 싶다.” 테니스 여자 단식 세계랭킹 2위이자 올해 윔블던 여자 단식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비옹테크의 아버지 토마시 씨(61)는 폴란드 조정 대표팀 일원으로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었다. 시비옹테크는 “올해는 아버지가 같이 오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에 이 대회에 다시 나온다면 같이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아버지는 서울 올림픽이 선수 경력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하신다”며 웃었다. 그는 또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코트도 당시 올림픽 경기장이었다고 들었다”고 반가워했다. 시비옹테크는 지난해에도 코리아오픈 출전 의사를 밝혔지만 개막 이틀 전 불참을 통보했다. 이후 시비옹테크가 그해 8월 신시내티오픈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사실이 알려졌다. 시차 적응을 위해 복용했던 수면제에 금지약물(트리메타지딘)이 들어 있는 줄 몰랐던 게 문제였다. 1개월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시비옹테크는 코리아오픈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125주 동안 지켰던 세계 1위 자리도 내놓아야 했다. 시비옹테크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지난해 가장 힘든 시간을 겪었다. 그래도 문제를 빠르게 풀어 다행”이라며 “지난해 한국에 올 기회를 놓친 뒤 ‘내년에는 꼭 참가하겠다’고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한국 음식도 많이 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시비옹테크는 올해 메이저대회 윔블던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지만 그다음 메이저대회였던 US오픈 때는 8강에서 탈락했다. 시비옹테크는 “US오픈 때는 발 상태가 좋지 못했다. 지금은 통증이 없는 상태”라며 “어떤 선수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5일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시비옹테크는 부전승으로 1회전(32강)을 통과했다. 대진상 8강에서 2021년 US오픈 챔피언 에마 라두카누(23·영국)와 맞대결할 수도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사진)이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13일 개막하는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남자 높이뛰기 우승을 노린다.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14일, 결선은 16일 열린다. 올 시즌 7개 국제대회에 출전해 모두 우승한 우상혁은 이번 대회 참가자 38명 중 올 시즌 실외 대회 기록이 가장 좋다. 우상혁은 7월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인 2m34를 넘었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도쿄 국립경기장은 우상혁이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2m35의 기록으로 ‘깜짝 4위’에 오르며 세계적 점퍼로 도약한 곳이다. 도쿄 올림픽 이후 우상혁은 2022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2m34)을 목에 걸었다. 같은 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선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2m35)을 땄다. 당시 2m37의 기록으로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던 무타즈 바르심(34·카타르)은 올 시즌 최고기록이 2m13에 그친다. 우상혁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해미시 커(29·뉴질랜드)와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파리 올림픽에서 우상혁은 7위(2m27)에 그쳤다. 3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에선 우상혁(2m31)이 커(2위·2m28)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포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아무리 잘 싸워도 패자는 기억 속에서 사라질 때가 많다. 그런데 테니스는 결승전 패자가 시상식 이후에도 코트에 남는다. 그러고는 승자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먼저 마이크를 잡는다. 다른 종목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간절히 원했던 트로피를 빼앗긴 직후지만 선수들은 승자가 얼마나 훌륭한 경기를 펼쳤는지, 자신에게 부족했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얘기한다. 꽤 많은 선수가 눈물을 흘리면서도 축하와 반성이 담긴 연설을 한다. 메이저대회 우승만 24번 한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는 “피가 아직도 뜨거운 순간에 해야 하는 일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면서 좋은 얘기를 하는 게 늘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는 메이저대회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그친 뒤 상대에 대한 축하로 시작하는 연설의 관례를 깼다. 그는 “끔찍한 경기를 해 솔직히 너무 힘들다. 코치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자책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팬들 사이에선 승자를 인정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이 일었고, 사발렌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과했다.‘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 기록을 보유한 마리야 샤라포바(38·러시아·은퇴)는 최근 “준우승 연설은 가장 힘든 순간”이라면서도 “인성은 힘든 순간을 헤쳐 나갈 때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준우승 연설은 (미래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샤라포바는 선수 시절 메이저대회 시상대에 10차례 섰다. 우승 연설은 다섯 번 했다. 첫 번째 우승 연설은 2004년 윔블던이었고, 당시 샤라포바에 앞서 마이크를 잡았던 패자는 세리나 윌리엄스(44·미국·은퇴)였다. 마지막 메이저대회 연설은 2015년 호주오픈이었다. 당시 윌리엄스에게 패해 준우승 연설을 한 샤라포바는 “최고 선수인 윌리엄스와 경기하게 되면 설렌다”면서 “오늘은 부족했지만, 그동안 내가 쏟은 노력에는 자부심을 느낀다. (호주오픈 주 경기장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인생 최고의 승리도 해봤고, 가장 힘든 패배도 해봤다. 하지만 그게 테니스 선수의 숙명”이라고 했다. 샤라포바는 지난달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입회 기념식 무대에 샤라포바보다 먼저 올라온 사람이 ‘천적’이었던 윌리엄스였다. 샤라포바는 윌리엄스와의 상대 전적이 2승 22패다. 샤라포바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줬던 선수가 샤라포바의 명예의 전당 입회를 소개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는 샤라포바가 윌리엄스를 직접 초대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샤라포바는 “윌리엄스는 내 정체성을 만들어준 선수다. 늘 내가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도록 해줬기에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패배는 피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겨내는 건 다시 도약하는 지름길이다. ‘자책 연설’로 홍역을 치른 사발렌카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사발렌카는 우승자 연설에서 준우승에 그친 어맨다 애니시모바(24·미국)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내가 장담한다.”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SSG는 ‘김광현이 잘 던지고 최정이 잘 쳐야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 프랜차이즈 스타가 중심인 팀이다. 그런데 최근 경기를 보면 ‘노경은이 잘 막고’가 추가돼야 할 것 같다. SSG의 베테랑 투수 노경은(41)과 내야수 최정(38)은 11일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각각 한국 프로야구 최초 3년 연속 30홀드와 최초 10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SSG는 둘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8-4로 꺾었다.SSG는 7회까지 3-4로 끌려가다 8회초 3번 타자 최정, 4번 타자 한유섬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다. 삼성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투입했다. 하지만 SSG는 류효승의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들었고, 최지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선 고명준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채현우가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SSG는 8회말 필승카드로 노경은을 마운드에 올렸다. 노경은은 올 시즌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디아즈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포수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보내긴 했지만, 이재현을 2루 땅볼로 아웃시켜 리드를 지켜냈다.롯데에서 방출된 후 2022시즌부터 SSG에 합류한 노경은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8홀드로 최고령 홀드왕을 달성했던 노경은은 올 시즌 김진성(40·LG)과 홀드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노경은의 대기록 달성 직후인 9회초에 SSG는 최정의 솔로포를 포함해 3점을 더 추가하며 8-4까지 격차를 벌렸다. 최정의 시즌 20호 홈런이다. 201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20홈런을 달성한 최정은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먼저 10년 연속 20홈런 대기록을 완성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5월부터 원하는 만큼 성적을 못 내 아쉬웠다. 그래도 목표였던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이뤄서 80점은 주고 싶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시즌을 마친 임성재(27)는 9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올 시즌을 이렇게 돌아봤다. 임성재는 PGA 개막전이던 1월 더 센트리 대회에서 3위를 했고, 같은 달 열린 시그니처 대회(특급 대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선 공동 4위에 올랐다. 그리고 4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등 4월까지 톱5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5월 이후 출전한 15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다만 투어 상위 30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 기록은 이어갔다.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했던 2018∼2019시즌부터 7년 연속 출전이었다. 올 시즌 한국 남자 선수들은 PGA투어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주춤했지만 임성재는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7년 연속 진출은 저 자신에게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매년 30위 안에 든다는 게 정말 어렵다. 우승자 중에서도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30위)을 유지하고 있는 임성재는 “최근 아시아 선수들이 꿈을 더 크게 가지는 게 보인다.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도 되고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며 “한국에 있는 후배들이나 주니어 선수들도 저를 보면서 미국 무대에 더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로 ‘많은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을 꼽았다. 임성재는 “생활 루틴, 연습에 많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스윙 변화도 아주 조금씩만 줬다”며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롱런하는 게 목표다. 매년 (투어) 카드를 유지하고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 투어까지 뛰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달 16일부터 나흘간 마카오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마카오 오픈(총상금 100만 달러)에 출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화 오른손 투수 문동주(22)는 6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진 9개를 잡고도 팀 ‘맏형’ 류현진(38)에게 뒤통수를 살짝 맞았다. 7회말 올 시즌 홈런 선두 디아즈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유인구에 방망이를 내지 않은 강민호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결국 7회말 주자 3명이 홈을 밟으며 삼성은 5-4까지 추격했다. 한화는 8회초 두 점을 달아나며 결국 7-4로 승리했다. 하지만 앞선 7회초에 1점을 더 뽑아준 타선이 아니었다면 문동주와 팀의 승리 모두 위태로울 뻔했다. 볼넷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순간이었다.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이 늘 이른 카운트에 굳이 힘들여서 삼진 잡으려고 하지 말고 맞혀 잡으라고 하신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볼넷을 내줬다”며 류현진을 향해 “죄송합니다”라며 웃었다. 류현진의 ‘시어머니 노릇’에는 이유가 있다. 문동주는 2023년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시속 160km를 찍으며 주목받았지만 강한 임팩트에 비해 안정감은 부족했다. 2023, 2024시즌 연속해 평균 5이닝을 겨우 넘기며 에이스의 필수요건이라 할 수 있는 이닝 소화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견갑골 부상까지 겹치며 7승 7패에 평균자책점이 5.17이라는 평범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진을 의식하다 보니 투구 수가 늘어나고, 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문동주는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가지고도 컨디션 난조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의 속구와 비슷한 속도로 날아오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장착한 올 시즌에는 한층 안정감이 생겼다. 문동주는 이날도 6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4개, 볼넷 1개만 내줬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디아즈에게 허용한 솔로포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경기 내내 최고 시속 159km의 빠른 공을 앞세워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를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시작한 문동주는 150km대 강속구에 120∼130km대 커브, 130∼140km대 포크볼을 결정구로 섞어 던졌다. 문동주는 올 시즌 후반기 7경기에서 평균 6이닝 투구에 평균자책점 2.14로 4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문동주보다 좋은 투구를 한 선발 투수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팀 동료 폰세뿐이다. 문동주의 전반기 성적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3.75였다. 류현진의 가르침을 받으며 달라진 문동주는 이제 한화를 넘어 국가대표급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업그레이드된 문동주는 프로야구 팬들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원태인(25·삼성)과 국가대표 ‘원투 펀치’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3점대 평균자책점에 11승으로 토종 선발 투수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선수는 이미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4세 이하 아시아 선수들의 국가대항전인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승, 준우승을 합작한 경험도 있다. 두 선수의 성장은 수준급 선발 투수 부재로 최근 국제대회에서 고전하던 한국 야구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2013년 제3회 WBC부터 2023년 5회 WBC까지 세 대회 연속 1회전에서 탈락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가 ‘여우’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를 꺾고 US오픈 테니스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알카라스는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신네르에게 3-1(6-2, 3-6, 6-1, 6-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는 2022년에 이어 3년 만이자 개인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전체로는 통산 6번째 우승이다. 알카라스는 2023년 9월 11일 이후 거의 2년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았다. 반면 신네르는 지난해 6월 1일 이후 65주 동안 지켰던 세계 1위 자리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최근 남자 테니스계를 양분하고 있는 두 선수는 올해 프랑스오픈(알카라스 승), 윔블던(신네르 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세 차례 연속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만났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역사상 한 시즌에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서 3회 연속 맞붙은 건 이 둘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또 지난해부터 열린 8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4개씩 나눠 가졌다. 그러면서 ‘빅3’(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바크 조코비치) 시대를 잇는 ‘신카라스’(신네르+알카라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 10승 5패로 앞서게 된 알카라스는 이날 경기 후 “우리 가족보다 신네르를 더 자주 보는 것 같다”며 웃고는 “윔블던 결승전 패배 후 신네르를 이기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오늘은 완벽한 경기를 했다. 신네르를 이기려면 완벽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날 2세트를 따내며 알카라스의 이번 대회 무실 세트 우승을 저지한 신네르는 “다른 선수라면 약점을 공략할 텐데 알카라스는 약점이 없다. 알카라스를 이기려면 좀 더 예측 불가능한 선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두 선수는 이제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을 두고 경쟁한다. 알카라스는 호주오픈, 신네르는 프랑스오픈 우승만 추가하면 된다. 공교롭게도 내년에 신네르는 호주오픈 3연패,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 3연패에 각각 도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남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사진)가 안방에서 열린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8일 아일랜드 스트라판의 더 K클럽(파72)에서 끝난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매킬로이는 요아킴 라게르그렌(34·스웨덴)과 동타를 이룬 후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했다. 정규 라운드 17번홀까지만 해도 매킬로이는 라게르그렌에게 두 타 뒤져 우승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18번홀(파5)에서 ‘승부사’ 본색을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티샷으로 340야드를 보낸 뒤 워터해저드를 넘기는 192야드 아이언 샷으로 투 온에 성공했다. 그리고 8.5m 이글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기를 잡은 매킬로이는 3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파에 그친 라게르그렌을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 4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한 매킬로이는 이번 시즌 PGA투어와 DP월드투어를 통틀어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의 DP월드투어 통산 우승 횟수는 20회가 됐다. 이날 골프장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은 매킬로이의 환상적인 샷이 나올 때마다 엄청난 환호성을 터뜨렸다.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매킬로이는 국적이 영국이지만 어릴 때부터 아일랜드골프협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도 아일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이 때문에 매킬로이는 아일랜드를 자신의 ‘홈(home)’이라고 표현한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그린재킷을 가지고 아일랜드에 돌아와 우승까지 했으니 훌륭한 ‘홈커밍’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SSG의 가을바람이 무섭다. 3위 SS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선두 LG를 7-3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탈삼진 1997개를 기록 중이던 SSG 선발투수 김광현은 이날 1회 신민재, 2회 오지환, 3회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통산 2000탈삼진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송진우(은퇴), 양현종(KIA)에 이어 김광현이 3번째로 달성한 대기록이다. 김광현은 최소 경기(411경기), 최소 이닝(2302와 3분의 2이닝)으로 2000탈삼진을 달성했다.김광현은 경기 후 “신인 때 첫 삼진 잡았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2000탈삼진이라는 기록을 감히 생각했을까’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야구를 하면서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어보고 남부럽지 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200승이 목표다. 팀이 이겼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마지막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지난달 8일 어깨 염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복귀한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두 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던 김광현은 지난달 1일 두산전 승리(6이닝 2실점) 이후 한 달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시즌 8승이자 통산 178승째를 거둔 김광현은 “경기를 치르면서 (어깨 상태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 이제 더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 있는데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SSG 타선은 이날 국내 선발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유일하게 2점대인 상대 선발 임찬규(LG)를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뜨렸다. 이전 경기까지 임찬규는 후반기 들어 등판한 8경기에서 한 번도 2점 이상 내준 적이 없었다. 피홈런 역시 0개였다. 하지만 SSG는 이날 1회부터 테이블 세터 박성한-최지훈의 연속안타와 최정의 희생플라이, 한유섬의 2점 홈런으로 3점을 뽑았다. 이어 SSG는 3회 선두타자 박성한이 유격수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어진 투수의 견제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갔고 에레디아, 한유섬의 연속안타로 점수 차를 5-0까지 벌렸다.LG 타선도 4회 김광현을 상대로 4연속 안타로 3점을 뽑아내며 반격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4회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SSG 불펜은 노경은-김민-이로운이 릴레이 무실점 피칭을 했다. SSG는 4점 차(7-3)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조병현을 올리며 승리를 지켰다.같은 날 왼손 에이스 구창모가 711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NC는 창원 안방 경기에서 KIA에 2-1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4연패를 탈출했다. 최대 3이닝, 투구 수 50개 이하를 조건으로 등판했던 구창모는 이날 3이닝을 딱 50구로 실점 없이 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차 없이 7, 8위였던 KIA-NC는 이날 경기 후 순위를 맞바꿨다. KIA 양현종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3위 SSG를 쫓고 있는 4위 삼성도 이날 대구 안방에서 2위 한화에 4-3 승리를 거두며 2경기 차를 유지했다. 선발투수 원태인은 6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시즌 11승을 올렸다. 강민호는 2-1로 앞선 6회 달아나는 2점 홈런을 날리면서 프로야구 역대 7번째, 포수로는 최초 통산 350홈런을 달성했다. 마무리 김재윤은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6년 연속 10세이브를 달성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