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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격 거품을 뺀 20만 원대 파격 울트라북.’ 노트북 제조 스타트업 ‘베이직스’가 지난달 22일 온라인에 이런 제목을 띄우고 크라우드 펀딩(자금 모집)에 들어가자 주문이 쇄도했다. 목표 금액인 500만 원을 넘어선 건 순식간이었다. 하루 만에 목표액의 1만7000%를 넘겼다. 3주가 지난 현재 모금액은 17억9000여만 원. 약 5500명의 투자자(주문자)가 몰리며 국내 크라우드 펀딩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베이직스는 대기업 노트북과 비슷한 스펙의 제품을 최대 절반까지 저렴하게 판다. 다만 물건을 미리 만들어놓고 파는 게 아니라 선주문을 받아 목표액이 달성되면 생산에 들어간다. 투자자는 선주문을 하는 대가로 저렴하게 제품을 받는 이른바 보상형(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대중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나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며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덕투’(덕질+투자)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 중고차(갤로퍼) 리빌드 수제 자동차 업체 ‘모헤닉게라지스’와 스쿠버다이버를 위한 손목시계 모양의 감압계산기를 개발한 ‘바이브메모리’ 등이 마니아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성장한 사례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1위 와디즈는 1월에만 103억 원을 모집해 월간 최대 거래액을 찍었다고 12일 밝혔다. 연간 펀딩 액수는 2016년 106억 원, 2017년 282억 원, 지난해 601억 원으로 국내 처음으로 누적 1000억 원을 넘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지난해 1300억 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 규모(약 13조 원)의 1% 수준이지만 매년 곱절 이상 확대되고 있다. 8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무실에서 만난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고속 성장의 이유로 ‘메가 트렌드의 변화’를 꼽았다. 투자와 소비의 목적이 더 이상 수익이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머물지 않고 가치와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신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들은 대기업의 브랜드가 아니라 스타트업이 만든 콘셉트를 더 선호한다”면서 “글로벌 브랜드와 유통채널들도 상품기획자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추천하던 기존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유튜브, 에어비앤비처럼 공급자가 직접 상품을 올리는 플랫폼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거쳐 산업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하다 2012년 와디즈를 설립했다.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벤처 투자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풀어보자는 게 창업 목적이었지만 갈수록 메이커들이 제공하는 새롭고 독특한 상품과 그를 지지하는 팬덤 현상에 관심이 갔다. 이 때문에 와디즈는 펀딩 참여자를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의 아이디어와 가치를 응원한다는 뜻의 서포터로 부른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제도권에서 투자받기 어려운 아이템에 자금 조달과 사업성 검증이 가능하다. 수요 기반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도 없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기존 유통채널에서 러브콜이 오고,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최대 15억 원)을 통해 더 큰 자금도 모집할 수 있다. 파도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발전 업체 ‘인진’과 바이오 스타트업 ‘쿼럼바이오’ 등은 사업 초기 기관투자가의 외면으로 자금난을 겪다가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사회생했다. 메이커와 서포터의 끈끈한 소통도 와디즈의 차별점이다. 투자 설명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포터의 질문과 지적에 메이커가 일일이 답변을 달고 상품 출시 과정을 중계해 상시 콘퍼런스콜 역할을 한다. 2016년부터 향후 수익을 기대하며 스타트업의 지분, 채권 등에 투자하는 증권형 펀딩이 허용되면서 크라우드 펀딩 금액이 커지는 추세지만 원금 손실 위험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달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크라우드 펀딩의 증권 발행 한도가 7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확대됐다. 와디즈 관계자는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장외 주식 투자 같아서 애초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인터넷TV(IPTV) 3위인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사업자(SO)인 CJ헬로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24.43%까지 올라 SK브로드밴드(13.97%)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른다. 1위인 KT계열(스카이라이프, KT IPTV 합계 30.86%)도 바짝 뒤쫓게 된다. 8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르면 다음 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와 합의한 인수 최종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에 대한 인수 가격은 1조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초부터 CJ헬로 인수를 검토했지만 인수 조건에 대한 LG그룹 내부의 재검토 의견이 많아 최종 결정은 해를 넘겼다. 하지만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M&A 여부를 결정하고 유료방송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며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다. SK브로드밴드를 소유한 SK텔레콤도 CJ헬로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2016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 결정을 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규제환경이 변했다. 만약 CJ헬로의 기업결합 승인심사 요청이 들어오면 전향적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료방송 재편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시장구도가 재편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365만 명으로 IPTV 업계로는 3위,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는 4위에 그쳤다. 하지만 CJ헬로(416만 명)를 합병하면 가입자 수가 2위인 SK브로드밴드(447만 명)를 넘고 1위인 KT(스카이라이프 포함 986만 명)와의 격차도 좁혀진다. 또 KT와 SK브로드밴드 등도 SO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최근 박정호 사장이 “케이블TV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KT는 국회에서 재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점유율 제한) 문제만 해소되면 케이블 사업자인 딜라이브 인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62)은 한국에서 찾아온 한 40대 벤처 기업인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정중하게 배웅했다. ‘아시아의 스냅챗’이라 불리는 동영상 채팅 애플리케이션 스노우의 김창욱 대표(42)였다.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555억 원) 투자를 유치한 김 대표가 손 회장을 처음 방문한 길이었다. 김 대표는 이날 30분 남짓한 프레젠테이션(PT) 시간 대부분을 스노우가 아니라 아직 개발단계인 3차원(3D) 아바타 앱 설명에 할애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3D 아바타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고 한참을 맞장구쳤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37)는 전날까지 김 대표에게 “잘나가는 스노우에 대해 PT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자신의 안목을 탓해야 했다. 프로는 프로를 알아본다고, 지난해 8월 출시된 3D 아바타 제작 앱 ‘제페토’는 3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1200만 건을 넘으며 15개국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소프트뱅크벤처스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좋은 투자자의 덕목은 창업자의 도전을 독려하는 것”이라며 “계획뿐이던 사업의 미래와 가능성을 읽고 창업자보다 더 흥분하던 손 회장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서 유일하게 초기 벤처 투자를 맡는 벤처캐피털(VC) 업체다. 2000년부터 한국 미국 중국 등 총 10개국 250개 업체에 6800억 원을 투자하며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시키는 스케일업 역할을 해왔다. 이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빅사)와 동영상 검색업체(엔써즈)에 투자받은 것을 인연으로 2015년 아예 소프트뱅크벤처스에 합류했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는 LG유플러스와 KT에 매각했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스케일업에 대해 “환경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전 세계를 다녀 보면 한국만큼 창업 정책자금이 많고 투자받기 좋은 나라가 없다. 기존 산업이 작지 않아 혁신 기회도 많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창업가들이 규제 때문에 못한다고 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부딪혀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온라인 거래와 결제 비중이 한국보다 높은 곳은 중국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핀테크(금융), 모빌리티(운송업) 등 기존 산업 질서를 재편해 시장 주도권을 가지는 게임체인저가 될 기회가 그만큼 많다”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에 대해 비판도 했다. 10년 전 일이지만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미국에서 출시된 지 2년이나 지나 한국에 들여왔고, 이 때문에 인터넷 주도권을 모바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게 이 대표의 시각이다.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가 선전하자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마치 ‘구한말 쇄국정책’ 같다”고 했다. 기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규제로 인한 갈등 해결의 핵심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는 것이다.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기존 산업군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칫 새로운 싹을 잘라버릴 수 있다. 기존 산업군도 변화를 통해 자체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62)은 한국에서 찾아온 한 40대 벤처 기업인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정중하게 배웅했다. ‘아시아의 스냅챗’이라 불리는 동영상 채팅 애플리케이션 스노우의 김창욱 대표(42)였다.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555억 원) 투자를 유치한 김 대표가 손 회장을 처음 방문한 길이었다. 김 대표는 이날 30분 남짓한 프레젠테이션(PT) 시간 대부분을 스노우가 아니라 아직 개발단계인 3차원(3D) 아바타 앱 설명에 할애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3D 아바타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고 한참을 맞장구쳤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37)는 전날까지 김 대표에게 “잘 나가는 스노우에 대해 PT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자신의 안목을 탓해야 했다. 프로는 프로를 알아본다고, 지난해 8월 출시된 3D 아바타 제작 앱 ‘제페토’는 3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다운로드 1200만 건을 넘으며 15개국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소프트뱅크벤처스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좋은 투자자의 덕목은 창업자의 도전을 독려하는 것”이라며 “계획뿐이던 사업의 미래와 가능성을 읽고 창업자보다 더 흥분하던 손 회장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서 유일하게 초기 벤처 투자를 맡는 벤처캐피털(VC) 업체다. 2000년부터 한국 미국 중국 등 총 10개국 250개 업체에 6800억 원을 투자하며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시키는(스케일업) 역할을 해왔다. 이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빅사)와 동영상 검색업체(엔써즈)에 투자받은 것을 인연으로 2015년에 소프트뱅크벤처스에 아예 합류했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는 LG유플러스와 KT에 매각했다.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스케일업에 대해 “환경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전 세계를 다녀보면 한국만큼 창업 정책자금이 많고 투자받기 좋은 나라가 없다. 기존 산업이 작지 않아 혁신 기회도 많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창업가들이 규제 때문에 못한다고 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부딪혀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온라인 거래와 결제 비중이 한국보다 높은 곳은 중국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핀테크(금융), 모빌리티(운송업) 등 기존 산업 질서를 재편해 시장 주도권을 가지는 게임체인저가 될 기회가 그만큼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규제와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실행력 있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팀이 곧 폭발할 시장에서 끊임없는 시도를 할 때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푸는 방법을 모르는 한국 정부에 대해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10년 전 일이지만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미국에서 출시된 지 2년이나 지나 한국에 들여왔고, 이 때문에 인터넷 주도권을 모바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게 이 대표의 시각이다. 최근 유튜브, 넷플릭스가 선전하자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마치 ‘구한말 쇄국정책’ 같다”고 했다. 기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규제로 인한 갈등 해결의 핵심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는 것이다.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기존 산업군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지만 그러다보면 자칫 새로운 싹을 잘라버릴 수 있다. 기존 산업군도 변화를 통해 자체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월수입은 자식들이 모아서 주는 200만 원 정도인데…. 공과금에 건강보험료, 생활비 같은 거 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죠 뭐. 그런데 손녀가 셋에, 조카 손주가 일곱이니…. 올해도 ‘적자 명절’이네요. 허허.” 명절을 한 주 앞둔 지난달 30일, 김종수(가명·70) 씨는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5년 전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경기 외곽의 20평대 전세 아파트에서 아내와 단둘이 살아가는 ‘은퇴 노인’이다. 자식들이 주는 용돈 외에 딱히 수입이 없는 그에게 설 명절은 기대만큼이나 ‘부담’도 크다. 세뱃돈 때문이다. “형제들이 차로 1시간 내 거리에 살거든요. 설 오후에 큰형님 댁에 다 모여요. 이때 ‘출혈’이 큽니다. 꼭 줘야 할 손주들이 10명이고 가끔 지방 사는 조카 손주까지 올라오면 더 많이 줘야 할 때도 있고요.” 5만 원권이 생기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1만 원권을 주면 세뱃돈을 조금 적게 준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김 씨는 “2년 전부터 무조건 인당 5만 원을 준다”며 “명절이면 최소 50만 원이 드는데, 나이가 들고 은퇴기가 길어질수록 능력에 부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세배 후 응당 세뱃돈이 뒤따르는 설 명절 문화는 언제부터 생긴 것일까. 어려운 경기, 고령시대 속 경제적 부담 없이도 멋지게 ‘어른 노릇’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족 모두 행복한 설날을 위해 신예기가 그 답을 찾아봤다.》 김경환(가명·69) 씨는 명절마다 외동딸 내외가 외손주를 데리고 시가에 내려가는 바람에 아내와 단둘이 고향을 찾는다. 그도 지난 설에 세뱃돈 트라우마가 생겼다. 조카 손녀에게 ‘엎드려 절 받기’를 받고 세뱃돈을 줬다가 면박을 당한 기억 때문이다. 김 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 손녀가 방에서 게임을 하다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나와 세배를 했다”며 “세뱃돈으로 3만 원을 줬더니 ‘이거 주려고 나오랬냐’며 제 엄마에게 인상을 쓰더라”고 말했다. 그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세배가 ‘돈 받는 행사’로 느껴졌다. ○ ‘감사’와 ‘근신 당부’ 본뜻 잃은 세배 문화 고령층뿐만이 아니다. 5년차 직장인 이은애(가명·33·여) 씨 역시 설 세뱃돈 문화가 난감하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사촌동생들에게 세뱃돈을 줘야 하는 입장이면서도, 아직 미혼이다 보니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는 어색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는 “큰집이라 아침이면 일가친척들이 집에 몰려드는데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올해는 ‘세배 타임’을 피해 설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가 저녁 때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본래 세배는 ‘지난 세월에 감사한다’는 뜻을 가진 설 명절 고유의 풍속이다. 새해 첫날 웃어른께 인사를 다니며 그간 보살펴 주심을 감사드리고 강녕(康寧)하시길 기원하며 큰절을 올렸다. 하지만 세뱃돈을 받는 문화가 생긴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은 일이다. ‘세배에 대한 답례로 돈을 줬다’는 기록은 서예가 최영년의 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년)’에서 처음 나온다.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는 “일본에는 17세기부터 세뱃돈 문화가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그 문화가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시 세뱃돈은 지금처럼 ‘액수’만 따지진 않았다. 정 학예사는 “세뱃돈은 꼭 봉투에 넣어 겉면에 책값, 붓값 등의 용도를 적어줬다”며 “풍요보다는 근신을 당부하는 덕담이나 글을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역시 “1960년대만 해도 세배도, 세뱃돈을 주는 방식도 지금처럼 세속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목욕을 하고, 따로 준비한 새 옷(설빔)을 입은 뒤 절을 했지요. 절을 할 때는 두 손을 모으고 발가락까지 모두 펴서 한 뒤 다시 일어나 반배를 하고 무릎을 꿇는 ‘형식’이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공경도 예의도 없이, 대충 절하고 빨리 돈 받는 게 세배가 돼 버렸죠.” 요즘 초등학생들은 세배를 ‘수금(收金) 행사’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회사원 장동혁(가명·45) 씨는 “설 지나고 아이들이 단톡방에서 각자 받은 ‘세뱃돈 인증샷’을 찍어 자랑하더라”며 “아들이 ‘내가 꼴찌’라며 볼멘소리를 해 난감했다”고 말했다.○ 액수보다 의미 찾는 세배 문화 되찾아야 어려운 경기, 고령 시대 속 경제적 부담은 커지면서 진정한 의미는 놓치고 있는 세뱃돈의 대안은 없을까. 정라니 양(4)의 할아버지인 정필훈 서울대 치대 교수(64)는 명절마다 손주들과 그림을 그린다. “올해는 돼지해란다. 라니도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지 말고 아기돼지처럼 건강해야 해.” 지난달 1일 신정에 정 교수가 손녀와 함께 엄마돼지와 아기돼지 그림을 그리면서 한 말이다. 정 교수는 “손주들이 받은 세뱃돈은 기억 못 해도 할아버지와 함께 그린 그림의 추억은 오래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 방에는 명절마다 손주들과 그린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김광식 씨(55)는 조카들에게 세뱃돈 대신 ‘세배책’을 선물한다. 그는 “선물의 가치는 선물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에 있다”면서 “돈을 받으면 ‘무엇을 살까’란 교환가치를 생각하지만 책을 받으면 ‘이 책을 왜 줬지, 무슨 의미지’ 하고 사용가치를 곱씹게 된다”고 말했다. 액수보다 ‘재미’를 키워 손주, 조카들과 대화의 길을 여는 할아버지도 있다. 세뱃돈 줄 손아랫사람이 10명이 넘는다는 박주훈(가명·56) 씨는 3년 전부터 세뱃돈 대신 덕담을 적은 로또를 1장씩 나눠준다. 박 씨는 “장당 5000원에 불과하지만 현금으로 세뱃돈 줄 때보다 호응은 더 좋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당첨되면 뭐 할래’라고 물으며 요즘 아이들이 원하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은 1만 원, 중학생은 3만 원, 고등학생은 5만 원’처럼 일방적으로 세뱃돈 정액을 정해놓지 말고, 세뱃돈이 필요한 이유를 듣고 그에 맞게 돈을 주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선경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객원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토론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미션’을 주면 대화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며 “아이가 어떤 계획이 있는지를 듣고 어른의 지혜를 더해 주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수연·김하경 기자○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시대의 ‘신예기’는 무엇인가요. newmanner@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종합편성채널을 유료방송의 의무송출 채널에서 제외하는 ‘종편 의무송출 폐지’를 강행하기로 했다. 시청권 침해가 우려되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해준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근거 없이 채널 다양성을 침해할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종편을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이 반드시 편성해야 할 의무송출 채널에서 제외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40일 동안 국민과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시행된다. 방송법상 의무 송출 대상은 KBS1과 EBS뿐이다. 하지만 방송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만든 방송법 시행령(53조 제1항)은 의무송출 대상을 종편과 보도채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보도채널은 그대로 둔 채 ‘종편이 시청률과 매출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의무송출 폐지에 나섰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안으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두고 유료방송과 종편 사이 갈등이 심화되면 피해를 보는 쪽은 시청자”라고 말했다. 강지연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강행하면서 시청자들이 찾는 종편 채널의 안정성을 뺏는 것은 미디어를 정치 논리로 길들이려는 조치”라며 “2월 임시국회 때 정부의 지상파 특혜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T맵’ 기술이 동남아시아 1위 차량 공유업체 싱가포르 ‘그랩(Grab)’에 이식된다. 2002년 세계 첫 휴대전화 내비게이션 서비스(‘네이트 드라이브’)를 시작한 지 17년 만의 첫 글로벌 진출이다. SK텔레콤은 30일 그랩과 조인트벤처 ‘그랩 지오 홀딩스’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설립되고 제럴드 싱 그랩 서비스총괄이 최고경영자(CEO)를, 김재순 SK텔레콤 내비게이션 개발셀장이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는다. 1분기(1∼3월) 안에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는 T맵 기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한 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랩은 현재 구글맵을 이용하고 있지만 지역특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 측에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의 앤서니 탄 CEO는 “SK텔레콤의 매핑, 내비게이션 기술과 그랩이 가진 지역 데이터가 결합되면 동남아에서 매일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 특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택시, 오토바이, 리무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가운데 규모 면에서 중국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에 이은 3위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GS칼텍스는 올레핀 사업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 m² 터에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 t, 폴리에틸렌 5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기로 했다. GS칼텍스는 MFC에 단일 공장에 투자한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2017년 거둔 영업이익(2조16억 원)보다 많은 액수다. MFC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달리 MFC에서는 나프타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부차적으로 생성되는 가스)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이 더 높다. 대표 제품인 에틸렌은 중합의 과정을 거쳐 폴리에틸렌으로 전환되며, 가공이나 성형 등의 과정을 거쳐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쓰이는 비닐, 용기,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제품으로 활용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전 세계 폴리에틸렌 시장 규모는 연간 1억 t으로 전체 올레핀 시장 규모 2억6000만 t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GS칼텍스는 성장성이 높고 다양한 다운스트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올레핀 사업할 진출을 통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MFC와 기존 생산설비와의 연계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석유화학 제품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네이버는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핵심은 ‘xDM 플랫폼’이었다. xDM 플랫폼은 네이버 R&D 연구 전문 법인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매핑, 측위, 내비게이션 및 고정밀 지도 구축까지 위치 및 이동 분야의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등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고정밀 데이터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든 솔루션이다. 네이버는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기술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실내 공간에서도 편리한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율주행 실내 가이드로봇 AROUND G(어라운드 지), 고정밀 지도 데이터 생성에 쓰이는 매핑 시스템 R1, 딥러닝 기반의 ADAS CAM,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역시 모두 xDM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네이버랩스는 한 단계 더 진보한 미래 기술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의 초저지연 기술을 통한 브레인리스 로봇을 시연했다.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학자인 데니스 홍 UCLA 교수는 “네이버가 만든 로봇팔 ‘앰비덱스’는 예술의 경지”라며 “CES에 나온 로봇 중 최고의 승자”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는 영리함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공장과 집에서 모두 쓰일 수 있는 로봇이라 호평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분야의 기술 기업들과의 기술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해가며 네이버의 기술 비전인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KT는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지난해까지 5G사업본부가 5G 서비스를 준비하는 부서에 불과했다면 올해부터는 KT의 전체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5G는 소비자 서비스(B2C)뿐 아니라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B2B)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9월 KT는 5G 상용화에 맞춰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미디어, 클라우드 5대 영역을 중심으로 B2B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9년은 5G 기반 플랫폼기업으로 완전한 변화를 이루고, KT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서 그동안의 도전이 완성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마케팅부문에 B2C 서비스를 담당하는 5G사업본부와 함께 B2B 서비스를 담당하는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했다. 5G플랫폼개발단은 기업(B2B) 및 공공기관(B2G) 협업을 통해 5G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린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5G 1호 가입자는 인공지능(AI) 로봇 ‘로타’였다. 5G 상용화가 단순히 이동통신 세대의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인로봇카페 ‘비트’에도 5G 네트워크를 적용했다. 5G 네트워크를 통해 커피 주문과 함께 고화질 지능형 CCTV 영상으로 관제센터에 바리스타 로봇의 상태가 24시간 송수신된다. KT는 개인용 단말이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고객들이 5G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서울 광화문 및 강남 일대에서 5G 체험버스 이벤트도 진행했다.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쓰고 스페셜포스VR와 같은 게임이나 프로농구VR 생중계를 달리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영화, 예능, 골프레슨 등도 360도 VR 영상으로 지연 없이 볼 수 있어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종합편성채널을 유료방송의 의무송출 채널에서 제외하는 ‘종편 의무송출 폐지’를 강행하기로 했다. 시청권 침해가 우려되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해준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근거 없이 채널 다양성을 침해할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종편을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이 반드시 편성해야 할 의무송출 채널에서 제외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40일 동안 국민과 이해관계자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시행된다. 방송법상 의무 송출 대상은 KBS1과 EBS뿐이다. 하지만 방송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만든 방송법 시행령(53조 제1항)은 의무 송출 대상을 종편과 보도채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보도채널은 그대로 둔 채 ‘종편이 시청률과 매출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의무송출 폐지에 나섰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안으로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두고 유료방송과 종편 사이 갈등이 심화되면 피해를 보는 쪽은 시청자”라고 말했다. 강지연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강행하면서 시청자들이 찾는 종편 채널의 안정성을 뺏는 것은 미디어를 정치 논리로 길들이려는 조치”라며 “2월 임시 국회 때 정부의 지상파 특혜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번 귀성길 ‘주차장 같은 도로’ 피하려면 오전 7시 전에 출발하세요.” SK텔레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의 5년 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설 연휴 고향으로 떠나기 좋은 시간대는 ‘2월 2∼4일 오전 7시 이전’이라고 29일 예측했다. 이 기간 서울∼부산, 서울∼광주 고속도로 교통량은 오전 7시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해 오후 2시 최고조에 이르고 오후 6시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정체가 심한 2월 2∼4일 중 낮 12시∼오후 2시에 출발하면 부산까지 약 6시간, 광주까지 약 5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오전 5∼7시 출발에 비해 각각 1시간 30분씩 더 소요되는 셈이다. 고속도로가 가장 혼잡한 시간은 설 당일인 5일 정오로 나타났다. 역귀성 차량과 나들이객까지 몰리면서 상·하행선 곳곳에서 정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산은 상·하행 양방향 모두 8시간 이상, 서울∼광주 구간도 양방향 모두 6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7년간 카카오내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통량이 최고치에 달하는 1일 오후 3∼7시, 설 전날인 4일 오전 5시∼오후 3시를 피해 귀성길에 오를 것을 권했다. 가장 빠른 귀성길 출발 시간은 설 전날인 4일 오후 7시 30분∼오후 9시, 가장 쾌적한 귀경길 시간대는 5일 오후 9시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해외 가서도 안심하고 설날 문안 전화 드리세요.” 겨울방학과 명절 연휴를 맞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의 로밍 요금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 이동통신 3사가 해외 여행족을 잡기 위해 로밍 음성통화료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로밍 전쟁’ 덕분이다. 로밍 요금 폭탄이 두려워 현지 유심칩을 구입하거나 포켓 와이파이를 빌렸던 소비자들은 이제 통신사별 로밍 할인 지역과 방법을 잘 따져보고 국내 통화료 수준의 요금과 데이터를 이용한 무료 국제통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고객이라면 ‘T전화’ 앱을 통해 해외-국내 간 음성통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부터 세계 최초로 데이터로밍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T전화 앱을 이용해 해외에서 한국에 있는 상대방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미주패스 30일간 데이터 3GB(3만3000원)·6GB(5만3000원), 유럽패스는 데이터 3GB(3만9000원)·6GB(5만9000원), 아시아패스는 5일에 데이터 2GB(2만5000원) 등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면 된다. 해외 로밍을 이용하려면 현지 국가망(해외망),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국제망, 국내망 등 3개 구간을 통해야 한다. 기존에는 해외 음성통화를 이용하기 위해 해외망, 국제망 구간에서 해외 통신사의 ‘음성망’을 이용했다면, T전화는 이 두 구간에서 카카오톡처럼 ‘데이터망(mVoIP)’을 이용하게 된다. 카카오톡과의 차별점은 데이터로밍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는 T전화 이용에 따른 데이터 이용량이 차감되지 않는 것. 상대방이 T전화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같은 통신사가 아니어도 무료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현지 음식점이나 호텔, 택시(혹은 우버) 기사 등과 수신 및 발신하는 것도 무료다. KT는 지난해 5월 선보인 ‘로밍ON(온) 서비스’를 그리스, 스페인, 터키까지 확대했다. 로밍온은 해외 로밍 음성통화료를 국내와 똑같이 초당 1.98원으로 맞춘 서비스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하여 총 24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원래 국가에 따라 분당 2000∼4000원까지 냈던 요금은 분당 119원으로 줄었다. 지중해 국가를 방문하는 고객과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하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KT에 따르면 고객 1인당 평균 해외 로밍 음성통화료는 로밍온 서비스 출시 전 1만5000원에서 출시 후 1000원으로 낮아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해외 로밍 음성통화 수신요금을 받지 않는다. ‘맘편한 데이터팩’ 등 6개 데이터로밍 요금제 가입자가 대상이다. 해외에서 전화를 걸 때는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무료로 전화를 걸 수 있지만, 한국에서 전화가 올 경우 로밍 음성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중일 음성 데이터 걱정 없는 로밍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루 1만43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LTE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었던 로밍 요금제에 1000원만 더 내면 고속 데이터와 음성통화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7월 말까지 시험 운영되고 이후 정규 상품으로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A 씨(34)는 지난해 한 기술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퇴사했다. 기술 개발에는 뜻이 없고 여러 법인을 운영하면서 정부 보조금을 챙기려는 모습에 실망해서다. 해당 회사 대표는 이미 퇴사한 A 씨에게 최근 전화해 “A 씨 통장에 돈을 넣어뒀는데 내게 보내 달라”고 했다. 신규 채용에 따른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고 A 씨 통장에 ‘유령 입금’을 한 것이다. 한국의 벤처기업 가운데 2개 이상의 창업·벤처지원제도에 중복 지정된 기업이 1만 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은 적은 반면 정부 지원금만 챙기려는 ‘좀비 기업’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 양현봉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열린 한국창업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창업 벤처기업 정책과제’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혁신형 중소기업은 5만6561곳이다. 이 중 벤처기업이면서 이노비즈기업으로 지정돼 있거나, 벤처기업이면서 경영혁신형기업으로 지정된 회사가 총 1만257곳에 이른다. 나랏돈이 이들 기업에 중복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지역 창업센터에 가면 프로젝트나 과제를 따내기 위한 목적으로 임시 사무실을 여는 ‘떴다방’식 업체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여러 공모전에 지원해 보조금을 받는 스타트업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 심사 과정에서 이런 ‘좀비 기업’을 걸러내야 한다”고 했다. 재정이 새는 가운데 벤처기업의 기술력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교수나 연구원 출신이 설립한 벤처기업 비중은 2007년 12.4%에서 2018년 7월 전체의 8.2%로 줄었다. 전체 창업기업 중 기술기반 기업 비중도 2015년 43.8%에서 2017년 43.3%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 벤처기업의 업력은 2008∼2012년만 해도 평균 8년 정도였지만 2013년 이후에는 평균 9년으로 늘었다. 벤처기업으로 인증되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벤처의 꼬리표를 떼지 않으려는 ‘늙은 벤처’가 많아진 셈이다. 도전정신이 생명인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도 부진한 편이다. 전체 벤처기업 가운데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25.9%에 불과했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횟수 제한 없이 벤처기업으로 반복해서 인증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와 관련 지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신동진 기자}

“콘텐츠의 국경을 없애고 전 세계 시청자들과 연결시키는 것이 넷플릭스의 순기능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한국 첫 오리지널(자체 제작) 드라마 시리즈물인 ‘킹덤’ 공개를 하루 앞두고 한국 미디어산업의 조력자 역할을 자처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190여개 국에 1억39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회원 60% 이상이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디렉터는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팬들에게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고, 동시에 한국 회원들이 다양한 스토리와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통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190개 국에서 27개 언어로 동시 공개될 킹덤은 글로벌 흥행을 위한 요소인 직관적인 스토리 능력이 있다”면서 “각 언어별로 더빙할 때 미세한 억양까지 고려할 정도로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25일 공개되는 킹덤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tvN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만든 사극 좀비물로 조선의 왕세자가 임금과 백성을 괴물로 만든 의문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그렸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워킹데드 등 좀비물을 좋아하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킹덤을 발견하고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넷플릭스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략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앤디 로우 넷플릭스 모바일 및 웹 프로덕트 디자인 디렉터는 “전 세계 이용자에게 개인 맞춤형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한 작품당 572개의 ‘비주얼 에셋’을 만든다”면서 “시청자가 콘텐츠 진행 중에 스무번의 포인트에서 상황을 선택하며 스토리에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구성 등 기술 혁신이 매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이젤 뱁티스트 넷플릭스 파트너 관계 디렉터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기기로 볼 수 있는 권리를 시청자에게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셋톱박스를 설계할 때 리모컨 버튼 한번으로 바로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파트너 업체들과의 수익 배분 구조나 망 사용료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OTT 서비스 규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답변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근 미국에서 요금을 10% 이상 올린 넷플릭스는 한국에서의 요금 인상 계획은 당장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부가 불법음란물 온상으로 지목된 웹하드, 필터링, 디지털 장의업체 간 ‘3각 카르텔’ 주요 가담자를 구속 수사하고 관련 수익을 몰수하는 입법을 서두르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조정회의를 열고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웹하드, 필터링, 디지털 장의업체가 상호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고, 필터링 등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불법촬영물과 아동음란물 유포 등 행위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상 중대 범죄에 포함시켜 관련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한 법률안을 상반기 안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웹하드에 음란물과 불법저작물을 무더기로 공급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헤비 업로더(인터넷에 대량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와 콘텐츠 공급업체는 음란물 카르텔의 핵심 공범이다. 또 현행법에 따르면 웹하드는 불법촬영물 등을 걸러내기 위해 반드시 필터링 업체에 검열받도록 돼있는데 웹하드 업체가 차명으로 필터링 업체를 세운 뒤 자기 회사를 맡기면 사실상 검열이 무력화되는 맹점이 있었다. 웹하드 업체가 실소유주인 필터링 업체는 인터넷에 떠도는 보복성(리벤지) 포르노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와 결탁해 수익을 내기도 했다. 정부는 불법음란물 모니터링 대상을 PC 기반 웹하드뿐 아니라 모바일 기반 웹하드까지 확대하고 헤비업로더, 미등록 웹하드, 불법비디오물 등 위법행위가 발견되는 즉시 경찰에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웹하드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고 또는 차단 요청에 즉시 삭제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을 경우 방조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고 위반 건별로 최대 2000만 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통합 음란물 공공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여성가족부, 경찰청, 방심위, 시민단체 등에서 각각 보유 중인 불법음란물 차단 정보(DNA값)를 상호 공유해 불법음란물이 변형돼 재유통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현재 민간부문에만 맡겨져 있는 필터링에 공공기관에서도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주주 자격 요건에 보면 ‘지배 주주로서 적합하고, 은행건전성과 금융 산업의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렇다면 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어야 하는 겁니까?” “한도 초과 보유 주주에 대한 자격 기준이 너무 엄격한 것 아닙니까?”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설명회. 참석한 기업 측 인사들이 금융당국에 인터넷은행의 규제 사안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날 설명회에는 인터파크 위메프 다우기술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키움증권 교보생명 등 주요 금융회사들을 비롯해 총 55개 기업 및 단체가 참가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키움증권으로 이미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다양한 금융회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은 카카오와 KT 등이 첫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던 2015년에 비해서는 확실히 열기가 떨어진 분위기였다. 네이버 등 대형 ICT 기업들이 이미 불참을 선언했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깜짝 등장하지도 않았다. ‘토스’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유명 핀테크 기업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여전히 금융업 진출에 규제의 문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발효되면서 산업자본이라도 ICT 주력 그룹은 예외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카카오와 KT는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에 올라설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이게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대주주 심사 관문을 거쳐야 한다. 인터넷은행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ICT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ICT 기업을 위해 ‘판을 깔아 주겠다’고 하지만 이런 엄격한 주주 관련 요건이 부담스러워 아예 참여를 포기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규제 개혁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2015년 첫 인터넷은행 인가 이후 이번 규제 완화까지 무려 3년여 동안이나 은산분리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하기 위한 동력이 많이 상실됐다”며 “지금은 빅데이터 활용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데 비식별 데이터 등에 관한 규제가 많아 다들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7년에 영업을 시작한 두 인터넷은행이 여전히 시중은행과의 차별화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도 사업 진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를 기준으로 케이뱅크는 508억 원, 카카오뱅크는 159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예금, 대출 등으로 고객을 늘리고는 있지만 은행권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혁신적인 서비스는 아직 안 보인다는 평가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을 통하지 않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페이), 간편송금 서비스가 상용화돼 있다. 3년여 전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냈다 떨어진 한 업체 관계자는 “3년 전과는 금융산업의 지형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금융업의 매력도가 예전만 못하다”고 꼬집었다.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자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챙기면서 인터넷전문은행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를 현 정부의 규제 개혁 사례로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애써 인터넷전문은행법을 통과시켰는데, 정책이 잘 안 되면 뒤늦게 법을 통과시켰다는 비난을 받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예비인가 신청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며 “기업들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은행업 인가가 주어질지 모른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신동진 기자}

‘자를 것이냐 말 것이냐.’ 지난해 한 드라마에서 탤런트 박보검의 단발머리에 꽂혀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직장인 A 씨(34)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동네 미용실에서 파마까지 했건만 돌아오는 건 ‘베토벤 같다’는 핀잔뿐이었다. 디자이너 실력이나 같은 스타일이 일반인에게도 어울릴지 따져보지 않고 “OOO처럼 해주세요”라며 연예인 사진을 투척한 게 패착이었다. 카카오의 자회사 하시스가 운영하는 미용실 예약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이 지난해 전국 4500개 매장, 103만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베스트 헤어스타일을 22일 공개했다. 남성은 앞머리로 이마를 덮는 댄디컷과 가르마가 잘 타지도록 양쪽으로 나눠 파마를 하는 가르마펌이 인기였다. 염색은 갈색 중에서도 붉은 빛이 덜한 애쉬브라운 색상을 선호했다. 여성에게는 긴 머리에 층을 넣어 지저분하지 않게 연출할 수 있는 레이어드 컷과 머리 길이에 상관없이 깔끔한 볼륨감을 주는 C컬펌이 사랑을 받았다. 염색은 갈색과 금발의 중간 컬러로 튀지 않으면서 세련된 인상을 만들어주는 밀크브라운이 대세였다. A 씨처럼 멋진 헤어스타일을 원하지만 어느 미용실에 가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카카오헤어샵은 스타일 교본같은 존재다. 버즈컷(반삭발), 젤리펌(흐르는 듯한 컬감이 특징), 번헤어(올림머리) 등 멋쟁이만 아는 암호같은 헤어스타일을 일반인 시술 사진으로 보여주고 고객 반응이 좋은 인기 스타일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유행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 제휴를 맺은 미용실에서 실제 방문 고객의 헤어컷 사진을 올리고 고객들의 리뷰를 함께 보여줘 미용실과 스타일 선택에 실패할 확률을 줄여준다. 지난해 카카오헤어샵 서비스의 1인 기준 최다 이용 횟수는 49회였고, 1년간 업로드된 신규 스타일 이미지 수는 총 30만장에 달했다. 뜨거운 예약 열기로 서울에서 1만7560km 떨어진 볼리비아 여행 중에 예약한 손님도 있었다. 2016년 론칭한 카카오헤어샵은 지난해 전년보다 153% 상승한 103만 명의 결제 고객과 109% 상승한 6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카카오헤어샵 관계자는 “노쇼 없는 예약 문화 등이 매장 점주들에게도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1만891명의 디자이너가 새로 입점했다”면서 “올해 연간 거래액 1000억 원을 목표로 4월부터 네일샵 예약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국내 미디어산업 인수합병(M&A)의 제동장치나 다름없던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를 심사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위성방송시장에서 특정 회사의 점유율이 모두 합쳐 3분의 1(33.33%)을 넘지 않도록 한 법이다. 2015년 6월 도입 당시 방송시장의 독과점을 막자는 취지에서 ‘3년 후 일몰’ 조건을 달고 생겨나 지난해 6월 일몰된 시한부 규제였다. 그런데 국회가 죽은 규제를 부활시키려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케이블 업계 등에 따르면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통신업계의 M&A 구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진다. IPTV 20.67%, 위성방송 10.19% 등 유료방송 점유율 1위(30.86%)인 KT는 M&A가 원천봉쇄 된다. 이에 따라 최근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추진했던 케이블TV인 딜라이브 인수도 불가능해진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IPTV 시장점유율은 각각 13.97%, 11.41%로 이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13.02%)를 인수해도 점유율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규제 부활을 주장하는 측은 규제의 형평성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유일하게 위성방송에 대한 점유율 제한만 사라졌기 때문이다. 케이블TV와 IPTV는 현재 각각 ‘방송법’과 ‘IPTV법’에서 특정 사업자가 시장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받고 있다. 하지만 위성방송은 별도 법에 따른 규제가 없다. 현재 국내 위성방송 사업자는 KT스카이라이프 한 곳이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KT가 위성방송을 통해 점유율 제약 없는 M&A에 나설 수 있어 사실상의 특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위성방송이 산간 오지의 난시청 해소라는 공익적인 기능이 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과 동일한 잣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합산규제의 부활을 반대하는 측은 미디어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중심으로 경쟁이 국경 없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점유율 제한 자체가 시대착오라는 것. 합산규제 도입 당시 IPTV와 케이블TV끼리만 경쟁했다면 지금은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과도 싸워야 한다. 미디어 시장을 가입자 수 기준으로 사전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고정형 TV 외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청이 늘고 있는 것도 변수다. 2015년 6월 1370테라바이트(TB)였던 모바일 동영상 트래픽은 지난해 3831TB로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이용시간 점유율이 86%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는 이미 해외 업체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OTT를 통합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까지 공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통신사업자 주도의 M&A가 활성화돼 플랫폼이 대형화되면 콘텐츠 투자 확대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국내 미디어 간의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자칫 거대 플랫폼이 나오면 협상력이 약한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이 편성에서 배제돼 채널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 CNS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JP모건 등 글로벌 기업 500여개가 참여하는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 회원사가 됐다고 17일 밝혔다. 2017년 출범한 EEA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인 이더리움을 활용해 기업용 솔루션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컨소시엄이다. 국내 대기업 중 EEA, 하이퍼레저, R3 등 글로벌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참여한 회사는 LG CNS가 처음이다. LG CNS는 2017년 5월 금융에 특화된 컨소시엄 R3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지난해 7월부터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이퍼레저에 참여하고 있다. EAA, 하이퍼레저, R3 등 3개 단체는 각기 다른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각의 기술이 글로벌 톱3 기업용 블록체인 기술로 평가된다. 기업용 블록체인은 허가형 블록체인으로 사전에 합의한 사용자들만이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고 비트코인 등과 같이 가격 변동성이 있는 가상화폐가 필요 없는 구조다. LG CNS는 지난해 6월 한국조폐공사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했고 1월말 시범서비스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하이퍼레저 기술 기반 플랫폼인 모나체인(Monachain)을 토대로 모바일 상품권, 문서인증, 디지털 신분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G CNS는 기업용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내벤처도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R3의 플랫폼인 코다를 활용해 국내외 20여개 은행의 글로벌 자금이체 파일럿 프로젝에 참여하기도 했다. LG CNS 정보기술연구소장 조인행 상무는 “이번 EEA 가입으로 글로벌 3대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구축됐다”며 “마곡 LG CNS 본사를 블록체인 사업 추진의 메카로 육성해 비즈니스 성공사례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