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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5월 말 취임한 이후 줄곧 ‘미래를 위한 창조의료’를 강조해 왔다. 창조의료란 진단과 치료 중심인 현재의 의료 모델에 첨단 의료기술을 기반으로 한 ‘질병 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융합한 것으로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뜻한다. 오 원장은 질병 치료에만 관심을 갖던 시대에서 건강수명 연장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 원장은 의학 패러다임이 △예측(Predictive) △맞춤(Personalized) △예방(Preventive) △참여(Participatory)의 ‘P4 의학’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P4 의학을 실현하려면 연구와 진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고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래 창조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의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를 총괄하는 의생명연구원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개연구란 산학연이 융합해 기초과학의 연구 성과를 임상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걸 뜻한다. 서울대병원은 임상의학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1991년 의생명연구원의 전신인 ‘임상의학연구소’를 설립해 임상연구를 선도해 왔다. 서울대병원의 연구역량의 근간은 우수한 인력에 있다. 최근에도 세계적인 의과학자들을 영입하는 등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병원은 올해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걸 계기로 더욱 도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적정 비용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연구중심병원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역량과 산업화 성과를 내려 한다. 또 산학연을 포괄하는 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10년 안에 세계 톱5 연구중심병원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기초연구에서 산업화까지 아우르는 연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 연구 시스템을 마련하고 국내외의 다양한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 공간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혁신적 지식을 창출했다면 이를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 치료기술 등으로 ‘창조’해 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이 바로 임상시험이다. 서울대병원은 1995년에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센터를 세워 국내 임상시험을 세계 10위권에 진입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지난 한 해에만 210건의 임상시험을 실시해 국내 의료기관 중 1위를 차지했고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총 20건 중 15건의 임상시험이 처음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수행됐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시험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데에도 앞장서왔다.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임상시험센터는 지난해에 정부로부터 5년간 연구비 지원을 받는 ‘초기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로 선정됐다. 올해에도 세계적인 다국적회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들과 제1상 임상시험 실시에 관한 협력을 끌어내 세계적인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은 국제적인 의학연구기관으로 발전해 왔다. 2012년 한 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랜싯, 사이언스, 네이처 등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포함해 2200여 편의 SCI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에도 새로운 폐암표적치료제인 ‘크리조티닙’의 최초 3상 임상시험 결과를 NEJM에 발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입증했다.▼“타대학과 협력·융합 통해 P4 의학 실현하겠다”▼지난달 9일 취임한 방영주 의생명연구원장(종양내과·사진)은 세계적인 항암제 임상시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위암연구와 초기임상시험에서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암연구소장, 국제암연구소(IARC) 학술위원 등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과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국내외 항암제 개발 임상시험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보건산업기술대상 대통령상 등 여러 학술상도 받았다. ―서울대병원 의학연구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에 있다. 어느 분야에 힘쓸 생각인가. “서울대병원 연구의 양대 축은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다. 이를 중심으로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하고 연구행정 서비스의 품질과 효율성을 높여 연구자들이 좀 더 쉽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서울대병원 연구역량 중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연구에 대한 순수한 동기와 열정을 지닌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를 연계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프라와 인력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것 또한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서울대병원만의 연구로는 힘들 텐데…. “융합을 통한 새로운 의학지식과 의료기술 창조를 핵심 키워드로 삼을 생각이다. 서울대 의대는 물론이고 다른 대학들과도 협력하고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P4 의학 실현에 기여하겠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여성계는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의석의 30%를 여성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15일 “공천제를 유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법에 강제조항을 만들더라도 여성 의석 30%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협에 따르면 국회의원 중에서 여성의 비율은 한국이 15.7%로 세계 190개국 중 105위에 머물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 중 여성 비율은 2.6%에 그치고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하나도 없다. 여성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도 각각 21.7%와 14.8%로 낮은 수준이다. 김 회장은 “주로 공천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공천제 폐지를 반대한다”며 “이들 일부는 공천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를뿐더러 인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보다는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에게 공천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가 후퇴한다고도 덧붙였다. 공천제 폐지에 대한 여성계의 우려도 전했다. 공천제의 폐해 때문에 아예 이 제도를 없애 버리면 주로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의석을 확보했던 여성의 자리가 없어져 버린다는 주장이다. 그는 “만약 정당공천제가 폐지된다면 여성이 당선을 확실하게 보장받도록 지방의원 의석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의석할당제’나 남녀 동반 선출제, 여성 전용 선거구 설치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생활정치인 지방자치는 환경 교육 건강 복지 여가 등 우리 삶과 직결되는 이슈를 다룬다. 이런 사안은 여성이 훨씬 전문성이 높고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덧붙였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내년 3월 이후 설립 허가를 받는 요양병원은 구내에 있는 모든 시설에 휠체어 등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바닥에 턱이 있으면 없애거나 경사로를 설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다음 달 2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은 심사를 거쳐 9월 말경 공포되고 이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기존 병원에는 1년간 시행을 유보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요양병원의 복도 계단 화장실 욕조 등에 안전을 위한 손잡이를 설치하도록 했다. 입원실이나 화장실, 욕조 등에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료인을 부를 수 있도록 비상연락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또 욕실에 병상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적당한 온도의 온수를 공급해야 한다. 2층 이상 건물에는 침대용 엘리베이터나 층간 경사로를 설치하도록 했다. 침대용 엘리베이터는 건물의 구조를 변경해야 설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병원 개설자를 변경하거나 증·개축을 하는 등 변동이 있을 때만 갖추면 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요양병원은 2001년 28개에서 지난해 1068개로 크게 늘어났다. 2011년을 기준으로 입원 환자 23만4000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18만7000명으로 약 80%를 차지한다. 노약자를 위한 안전이 중요해졌지만 세부 시설 기준은 부족했다. 기본적인 안전장치나 편의시설 없이 운영하는 요양병원도 적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937개 요양병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상과 보조인력이 들어갈 수 있고 온수가 나오는 ‘적정한 욕실’을 갖추지 못한 곳이 166곳(17.7%)에 이르렀다. 화장실 출입구에 턱이 있는 곳은 224곳(23.9%), 병실에 돌출부가 있는 곳은 100곳(10.7%)이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피해자는 친구들에게 난잡한 아이 취급을 받거나 가족에게 버림받을까봐 사건을 말하지 않았다. 그냥 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식으로 행동했다. 장기간 심리치료가 필요해 보였다….’ ‘동네 아저씨로부터 2년간 피해를 당했다. 가해자는 학용품 간식 용돈 등을 주면서 입을 막았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극도로 흥분해 가해자를 찾아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학교 어린이들에게 노출돼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성폭력 진술조사분석 전문가가 정리한 성폭력 피해 사실의 일부이다. 성폭력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지적장애인이면 이들 진술분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린다.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피해자가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들 전문가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여성아동성폭력피해 중앙지원단’ 소속으로 현재 전국에서 9명이 활동한다. 내년부터는 법무부의 ‘진술조력인’ 제도로 통합돼 운영된다. 여성주간(7월 1∼7일)을 맞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술분석 전문가들이 정리한 주요 의견서와 증언을 토대로 아동·장애인의 성폭력 피해 실태를 살펴봤다.○피해를 봤는지도 확실히 몰라 지적장애인은 반복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유난히 많다.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외로움 탓이기도 하다. 진술분석 전문가 A 씨는 “집에만 머물다 보니 외로움을 타는 지적장애인이 많다. 정에 굶주리다 보니까 누군가가 조금만 잘해주거나 맛있는 걸 사주면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가서 피해를 본다”고 전했다.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는) 평소에 낯선 사람이 먹을 것을 사주겠다고 약속하면 쉽게 친해진다. 부모는 이혼했고 큰언니는 자주 가출한다. 피해자가 가해자 집에 자주 들락거리는 걸 목격한 이웃 주민들로부터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자는 입을 열지 않거나 단답형으로 말했다.’ ‘(지적장애 2급 피해자는) 낯선 사람과 금방 친해지며 이름을 잘 외우고 호감을 표시한다. 조금만 잘해주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어서 피해에 더 잘 노출되는 듯하다. 성폭력 피해를 여러 번 당했지만 가해자를 좋아해서 관계를 가졌다고 해 사건화가 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길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를 따라가 모텔에 가서 피해를 당했다.’ 자주 발생하는 피해 경로는 인터넷 채팅이다. 대인관계가 제한된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친구를 만든 뒤 만나러 나간다. 피해가 피해인 줄 모르는 점은 또 다른 어려움이다. 폭력을 폭력이라고 깨닫지 못하거나 자신이 가해자와 사귄다고 믿기도 한다. A 씨는 “집안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계속 피해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에 홀로 방치되는 때가 잦으면 또다시 낯선 사람을 사귀러 나간 뒤 반복적인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말이다. 이런 식으로 자주 집을 나가면 가족도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둬서 피해는 끝나지 않는다.○부모가 나무라면 피해자 입 다물어 어린이는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그게 성폭력인지조차 모르는 때가 많다.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결과다. 이 때문에 피해 사실도 당사자가 즉시 보호자에게 알리는 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아동성폭력 피해자를 대할 때 중요한 점은 침착하게 행동해 정확히 진술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한다. ‘친엄마는 자신이 아이를 적절하게 양육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꼈고 매우 위축돼 있었다. 면담 중 사건을 알게 된 과정을 얘기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이는 조사 과정에서 산만하게 움직였고 진술하기를 꺼려 조사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피해 어린이가 조사하는 내내 친엄마의 눈치를 봤고 피해 내용을 말하는 데 어려운 듯해 보였다. 친엄마는 조사를 아주 불필요하게 여겨서 조사하는 내내 커피를 마시거나 조사실을 나가려고 했다. “넌 왜 신고를 해서 날 고생시키냐”며 아이를 나무라기도 해 분위기를 산만하게 했다.’ 진술분석 전문가 B 씨는 “아이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말했을 때 엄마가 너무 놀라서 아이를 다그치거나 울어버리는 등 과민 반응을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아이는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게 뭔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해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다시 피해 사실을 설명해 달라고 해도 어린이는 “아까 말한 건 거짓말이었어”라며 말하지 않는다. 성폭력은 증거를 얻기 어렵다는 특성상 피해자가 일관된 진술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B 씨는 “피해자의 입에서 얘기가 안 나오면 증거로 인정되기 힘드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피해 어린이에게는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얘기해줘야 한다.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엄마가 꼬치꼬치 캐물으면 아이들이 지레 지쳐버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조항이 60년 만에 폐지됐다. 이달 19일부터 성폭력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합의를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음주, 약물로 인한 형량 감경도 대부분 배제된다. 이는 여성계의 숙원이었다. 성범죄자를 처벌하는 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정부 역시 대책을 끊임없이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은 크게 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은 새로운 출발선일 뿐이지 그 자체로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말한다. 피해를 막으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 여성주간(7월 1∼7일)에 앞서 지난달 24일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주제로 여성부 장관접견실에서 열린 좌담회에서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이미경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특임교수, 전수진 시민모임 발자국 대표가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조 장관=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줄이고 인식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교수=친고죄 폐지 이후 발생할 문제를 촘촘하게 준비해야 한다. 피해자의 신원이나 비밀을 보장하면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성범죄 전문가를 양성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 대표=결국은 운영하는 사람의 문제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의 직원은 자주 바뀐다. 보수가 적고 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은 피해자를 가장 먼저 만난다. 이들의 처우를 포함해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 교수=담당자의 전문성이 중요하다. 현재 전담 경찰과 검사, 판사는 길어야 2년여 근무한다. 성폭력 사안은 너무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이런 순환보직 제도 때문에 전문가를 양성하기가 어렵다. ▽김 회장=친고죄가 아니라서 타인이 고발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해야 했으니까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다. 또한 ‘내가 내 마누라 맘대로 한다’거나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풍조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이런 풍조 때문에 처벌도 약하고 기소도 안 됐다. ▽이 교수=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에겐 미란다 원칙에 따라 권리를 알려주면서 피해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갖는 권리와 재판 과정을 세세하게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 ▽김 회장=예방 교육 역시 중요하다.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수록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 일반 기업 가리지 않고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 ▽김 교수=대학 역시 문제다. 신입생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도록 돼 있는데 정말 시행되는지 실태조사를 하면 어떨까. 이행하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줘서라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하자. 성폭력을 저지른 교수에 대한 처분이 솜방망이인 점도 문제다. 한 번 걸리면 끝까지 혐의를 추적하자. 상하관계를 악용해 죄를 지었다면 가중 처벌을 하는 등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교수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는지 모니터링하고, 제대로 안 됐을 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 대표=정책 담당자나 경찰, 검사, 판사가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 나와도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뉴스나 공소장을 보는 것과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피해자는 작은 부분에도 상처를 받는다.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내 일처럼 정책을 만들고 재판을 하지 않을까. ▽이 교수=성폭력 예방교육도 좀 더 내실을 다져야 한다. 교육시간을 10시간에서 15시간으로 늘리고, 횟수를 1회에서 3회로 늘리는 정책도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수백 명을 모아놓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해서 실익이 있겠는가.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도록 유도하려면 소규모 토론식 교육이 필요하다.정리=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가정폭력을 저지른 사람이 경찰관의 집안조사를 거부하면 내년부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8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경찰서에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관이 의무적으로 출동하도록 돼 있다. 내년부터는 경찰관이 판단했을 때 사안이 심각하면 전문 상담가와 함께 출동하게 된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상습적으로 저지르거나 흉기를 이용하면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폭력을 저지르면 경찰서나 응급의료센터로 보내 피해자와 24시간 이내에 떨어져 있게 한다. 가정폭력을 저질러 가족으로부터 격리되면 부부간에 이혼절차를 진행할 때 상담이나 자녀면접 교섭권이 제한된다. 피해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경찰은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가정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폭력, 자녀학대, 노인학대 등 가정폭력을 한 가지 이상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54.8%였다. 이 중 부부간 폭력이 발생한 비율은 65세 미만은 53.8%, 65세 이상 노인은 31.8%였다. 자녀학대는 65.8%나 됐다. 가정폭력 재범률은 2008년 7.9%, 2010년 20.3%에서 지난해 32.2%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이런 식의 폭력이 가정을 통해 대대로 답습될 경우 학교폭력을 일으켜 인권침해의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판단하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가정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법무부 장관이 지정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폭력을 막기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받아야 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초범일 때, 폭력이 경미한 경우라도 원칙적으로 교육과 상담을 받도록 했다. 현재 가정폭력 예방교육은 학교에서만 실시하지만 앞으로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에서도 실시한다. 검찰과 법원 등 사법기관의 직무교육과정에도 ‘가정폭력 인권교육’이란 과목을 개설해 인권교육을 강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아동학대를 저지른 사람의 형이나 보호처분이 종료된 날부터 10년간 아동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이런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위반하면 해당 기관의 장은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는 노인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학대받는 노인을 방문할 때 노인보호전문기관 직원이 요청하면 경찰이 의무적으로 동행하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치매노인, 홀몸노인을 관리하는 ‘노인돌보미사업’ 종사자를 위한 교육을 실시해 학대를 발견하고 신고토록 할 계획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장미란 전 국가대표 역도선수(오른쪽)가 28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2회 행복나눔인 시상식’에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행복나눔인은 나눔을 실천해 사회적인 귀감이 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장 선수는 ‘K-Team 스포츠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청소년을 지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장 선수와 배우 구혜선 씨를 비롯한 40명이 복지부 장관상과 감사패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제공}
가정폭력을 저지른 사람이 경찰관의 집안조사를 거부하면 내년부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어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8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경찰서에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관이 의무적으로 출동하도록 돼 있다. 내년부터는 경찰관이 판단했을 때 사안이 심각하면 전문 상담가와 함께 출동하게 된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상습적으로 저지르거나 흉기를 이용하면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폭력을 저지르면 경찰서나 응급의료센터에 보내진 뒤 피해자와 24시간 이내에 떨어져 있어야 한다. 가정폭력을 저질러서 가족으로부터 격리되면 부부간에 이혼절차를 진행할 때 상담이나 자녀면접 교섭권이 제한된다. 피해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경찰은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가정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폭력, 자녀학대, 노인학대 등 가정폭력을 한 가지 이상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54.8%였다. 이중 부부간 폭력이 발생한 비율은 65세 미만은 53.8%, 65세 이상 노인은 31.8%였다. 자녀학대는 65.8%나 됐다. 가정폭력 재범률은 2008년 7.9%, 2010년 20.3%에서 지난해 32.2%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이런 식의 폭력이 가정을 통해 대대로 답습될 경우 학교폭력을 일으켜 인권침해의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판단 하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가정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법무부 장관이 지정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폭력을 막기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받아야 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초범일 때, 폭력이 경미한 경우라도 원칙적으로 교육과 상담을 받도록 했다. 현재 가정폭력 예방교육은 학교에서만 실시하지만 앞으로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에서도 실시한다. 검찰과 법원 등 사법기관의 직무교육과정에도 '가정폭력 인권교육'이란 과목을 개설해 인권교육을 강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아동학대를 저지른 사람의 형이나 보호처분이 종료된 날부터 10년간 아동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이런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위반하면 해당 기관의 장은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는 노인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학대받는 노인을 노인보호전문기관 직원이 방문할 때 필요하면 경찰을 의무적으로 동행하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치매노인,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노인돌보미사업' 종사자를 위한 교육을 실시해 학대를 발견하고 신고토록 할 계획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많은 여성이 높은 지위에 올랐다는 이유로 이제는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거나 더이상 여성은 보호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비비엔 테일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사회개발학과장(61·사진)은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말 평등한 사회인지 알려면 성공한 여성들이 아니라 일반 여성들이 가정과 일터에서 어떻게 사는지 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7, 28일 아시아 10개국 학자들을 초청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의 개발 과정에서 여성발전 경험’을 주제로 연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방한했다. 그는 30여 년간 개발도상국의 여성정책을 연구한 세계적인 학자로 평가받는다. 테일러 교수는 경제성장과 양성평등 발전을 혼동하지 말라는 근거로 “많은 여성이 집 밖에선 직업을 갖고 원하는 물건을 사지만 여전히 가정에서의 역할은 남성과 평등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의 성폭력 방지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 “법과 제도가 개선된다고 해서 당사자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성폭력 방지 제도에는 네 가지 요소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드시 어릴 때부터 피해자의 권리에 대해 가르치고 제도가 정말 시행되는지 모니터링하며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예산을 배정하고 정책 담당자들이 직접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것이다. 그는 “여성이 발전하려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생각도 변해야 한다”며 “누군가의 아랫사람으로 머무는 데에 만족하고 불평등한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며 살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중 환자 부담이 현재의 25%에서 2016년까지 17%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급여와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로 나뉜 체계를 △필수급여 △선별급여 △비급여의 3가지 항목으로 쪼갠다.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26일 제2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계획’을 확정했다. 환자 부담이 큰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의 이른바 ‘3대 비급여’는 포함하지 않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 공약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 꼭 필요한 치료는 필수급여로현재 4대 중증질환 환자는 급여항목 진료비의 5∼10%를 본인이 부담한다. 치료에 꼭 필요한 진료항목은 대체로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암, 뇌, 척추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으면 건강보험을 적용한다.하지만 심장이 아픈 환자가 MRI 검사를 받는다면 비용 전액을 내야 한다. 값이 비싼 항암제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의 상당수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 관련 환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정부는 꼭 필요한 진료항목은 2016년까지 하나하나 모두 ‘필수급여’로 지정해 환자가 진료비의 5∼10%만 내도록 할 방침이다. 당장 10월부터 초음파 검사를 필수급여 항목으로 한다. 내년에는 항암제 등 비싼 약과 심장질환 환자의 MRI 검사도 필수급여에 포함시킨다. 2015년부터는 뇌혈관 혈전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를, 2016년에는 치료약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검사와 수술 뒤 장기들이 서로 붙지 않도록 해주는 유착방지제를 추가하게 된다. ○ 비급여 일부는 선별급여로치료 효과는 있지만 더 값싼 대체수단이 있거나 임상 근거가 부족해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치료법은 현재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항목이다. 환자가 진료비를 100% 내야 한다.예를 들어 적지 않은 환자가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을 선택한다. 비용이 100만∼200만 원으로 비싸지만 일반 내시경보다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일반 내시경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므로 많아야 8만 원만 내면 된다.정부는 카메라 내장형 캡술 내시경 같은 항목을 선별급여로 만들어 환자가 진료비의 50∼80%를 부담하도록 했다. 초음파로 절단과 지혈을 동시에 실시하는 ‘초음파 절삭기’와 ‘수면 내시경 환자 관리료’와 유방재건술도 선별급여에 포함된다. 이 항목들은 3년마다 재평가를 해서 필요하면 필수급여로 바꾸기로 했다.하지만 치료와 무관한 미용 목적의 레이저 시술, 흉터제거술, 주름제거용 치료는 환자가 지금처럼 전액을 부담한다.○ 재원은 건보 적립금으로 충당4대 중증질환자는 올해 기준으로 159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내는 비급여 진료비는 1인당 연평균 94만 원이다. 정부는 필수급여를 늘리고 선별급여를 적용하면 이 부담액이 2016년에 34만 원으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다.이렇게 되려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8조99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원이 필요하다. 부담이 줄어든 환자가 병원을 더 자주 찾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정부는 여기에 필요한 예산을 건강보험재정에 누적된 적립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하지만 재원 조달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적 적립금은 전염병 발생 등 비상사고를 대비해 어느 정도 쌓아놓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누적 적립금을 모두 갖다 쓰기 힘들고 건보 재정이 계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지도 불투명하다.○ 공약 후퇴 논란은 계속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란 제목으로 “비급여부문을 포함해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당시 건강보험으로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모두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이날 계획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내주는 진료비 비율은 82∼83% 수준에 그친다. 그것도 환자 및 가족 부담이 큰 간병비는 빼고 계산한 것이다. 공식 집계가 되지 않는 간병비 총액은 연간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복지부는 계획대로 되면 2016년 이후 건강보험이 일부라도 지원하는 진료항목의 비중이 99.3%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역시 3대 비급여를 제외하고 계산한 수치다.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를 추가하면 91.4%로 줄어든다.복지부는 연말까지 3대 비급여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공약이 후퇴했다는 논란을 부를 만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개념 자체가 필수의료만 건강보험을 100% 적용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3대 비급여가 해결되지 않으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는 반쪽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또 4대 중증질환을 더 많이 지원하도록 하다 보니 다른 중병에 걸린 환자는 사각지대로 밀려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기준으로 연간 진료비가 500만 원 이상인 상위 50개 질환 중 4대 중증질환이 아닌 질환은 39%에 이른다.유근형·이샘물·이철호 기자 noel@donga.com}

췌장암으로 세상을 등진 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그중 사회적으로 많은 반향을 일으킨 유명인으로는 패트릭 스웨이지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여배우 데미 무어와 도자기를 만드는 장면으로 한 세대를 풍미한 영화 ‘사랑과 영혼’의 남자 주인공이었다. 그는 영화에서 사고로 숨진 뒤 무어와 영혼을 통한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연기했다. 췌장암으로 2009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스웨이지는 항암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흡연을 하는 모습이 발견돼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한편으로 그의 사례는 흡연과 췌장암의 관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반면교사였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당뇨를 조절하고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 효소를 분비하는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내장기관이다. 복부의 가장 뒤쪽에 있다. 무게는 100g, 길이는 15cm 전후로 내장기관 중 비교적 작은 장기에 속한다. 세포 구성이 복잡하게 돼있는 등의 특성으로 여러 가지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췌장암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가장 난치성인 데다 고통스러운 암이라는 것이다. 이는 췌장암을 주로 수술하는 외과의사나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이 갖는 공통적인 생각이다. 2010년 암 환자 통계를 보면 췌장암의 발생 빈도는 아홉 번째다. 10대 암 중에서는 유일하게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문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의학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지만 췌장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에 대한 정보보다는 낫기 어렵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췌장암을 일으키는 위험인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췌장암을 일으키는 인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흡연과 만성 췌장염이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음주이므로 지나치게 술을 마시는 것은 췌장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실 음주와 흡연이 건강을 해치고 각종 암을 일으킨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음주는 간암, 흡연은 폐암의 한 원인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지나친 음주나 흡연이 가장 치명적이고 난치성인 췌장암을 일으키는 인자라는 점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 비율이 과거에 비해 올라가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아지지 못하는 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따라서 췌장암을 극복하는 길은 예방이 최선이다. 췌장암의 예방은 음주와 흡연이라는 두 가지 위험인자를 피하는 방법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으로 당신의 췌장은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이경근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여름에는 바이러스도 움츠렸던 상태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일수록 전염성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어린이들에게서 집단 발병하기 쉬운 대표적 질환은 수족구병이다.○ 물집과 고열 동반되면 수족구병 의심 ‘수족구(手足口)병’이란 이름은 손과 발, 입에 물집과 작은 종기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주로 5세 이하의 소아에게서 발생한다. 보통 4∼6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수족구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는 ‘콕사키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이라고 불리는 장(腸) 바이러스다. 보통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를 통한 분비물이나 대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물집에서 나오는 진물과 닿아 옮겨가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오면 장 점막을 통해 혈액을 타고 몸 곳곳으로 돌아다닌다. 뇌에 침투하면 뇌수막염을, 간에는 간염을, 심장에는 심근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부에 침투했을 때 일으키는 게 수족구병이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린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입 주위에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물집은 입술이나 볼 점막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발생하는 때가 많지만 혀나 입천장 잇몸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등과 발등에도 물집이 잡히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주로 손가락 사이나 발가락에 나타난다. 처음엔 붉고 평평한 종기가 작게 생기지만 점점 물집으로 변해간다. 영아는 몸통과 허벅지 엉덩이에도 생길 수 있다. 수포는 쌀알 크기의 타원형이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터지지는 않고 2, 3일이 지나면 없어지며 흉이 남지 않는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물집과 함께 고열이 동반되는 때가 흔해 간혹 해열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는다”며 “심해지면 경련이 동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개 저절로 낫지만 심하면 병원 찾아야 수족구병을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병으로 인해 나타난 증상은 대부분 3∼7일 안에 사라지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낫는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증상이 심하면 입 안이 아파 음식이나 물을 먹지 못하고 탈수나 쇼크 탈진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이 병에 걸리면 사망할 개연성까지 있다. 만약 병에 걸린 영유아가 갑자기 팔다리가 가늘어지면서 힘이 없는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는 우선 몸을 편하게 해주는 게 좋다. 특히 입속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겨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부분 마취제를 뿌려줘서 통증을 낮춘 뒤 미음 같은 유동식을 권하는 게 좋다. 먹는 음식 양이 심하게 줄었다면 병원에 입원해 정맥으로 수액을 충분히 공급해서 탈수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 모든 바이러스는 그 자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책이다. 수족구병도 마찬가지다. 김동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까지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며 “외출했을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소금물 양치를 하는 한편 물을 끓여 먹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청결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다녀온 뒤 손을 철저히 씻도록 해야 한다. 만약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생기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집에서 쉬도록 권유해 격리를 잘해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집에서도 다른 형제나 자매들에게 병이 옮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아이들의 손이 닿는 장난감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필수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면서 그 어느 해보다 절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하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지나치게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냉방병’에 걸릴 수도 있다. 냉방병은 더운 바깥온도와 차가운 실내온도의 차이에 신체가 적응을 하지 못해서 생긴다. 실내외의 온도 차가 5∼8도 지속되면 피부혈관이 급속하게 수축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냉방장치는 공기 중의 수분을 응결시켜 기온을 내리기 때문에 1시간 이상 가동하면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 냉방병은 말초혈관이 수축되면 손과 발 얼굴이 붓고 피로감이 올뿐더러 권태감이 생긴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감기 증세가 나타나고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부 온도가 내려가면 근육이 경직돼 운동에 지장을 받게 되고 능률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여성은 생리불순이, 노인들은 안면신경 마비 등이 오기도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가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실내외 온도 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지나치게 냉방시설을 많이 가동한다면 소매가 긴 옷을 입거나 얇은 담요를 무릎에 덮는 게 좋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어컨을 가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1시간에 한 번이나 적어도 3∼4시간에 한 번은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풍기도 잠들기 전 1∼2시간만 몸에서 멀리 떼어 놓고 틀어야 한다. 오랜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면 저체온증에 걸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냉방병을 ‘빌딩증후군’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이 증후군은 환기가 잘 안 되는 폐쇄된 공간에서 장시간 머물 때 생기는 증상이다. 두통과 비염 후두염 피부가려움증, 알레르기질환 피로감과 무력감 등이 나타나곤 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박근혜정부는 먹거리 안전을 국민행복의 필수요건으로 삼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하고 총리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불량식품 근절 추진단을 꾸렸다. 식품 안전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식약처는 불량식품을 판매하면 매출액의 최고 10배까지 환수하기로 했다. 해외 제조업체나 수입업자가 식품 부당 판매 이력이 있다면 사전에 수입검사를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불량식품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이들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학교 주변 문방구점에서의 불량식품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의무 적용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정부의 불량식품 근절 의지에 발맞춰 식품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각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식품 안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대표적인 식품기업 9곳의 노력을 소개한다. 》■ 농심, 전국 6개공장 모두 HACCP 인증 따내농심은 1999년 당시 식약청으로부터 ‘냉동면 제조라인’에 대해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라면업계에서는 HACCP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시절이었다. 이후 2004년 유탕면(구미공장)과 생면(안양공장), 2006년 분말수프(안성공장), 2009년 냉면류(녹산공장) 분야에서 차례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결국 2011년 12월 전국 6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 제품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농심은 식품안전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농심은 2009년 1월 ‘식품안전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인력 160여 명 중 20명을 식품안전 전문연구원으로 배치했다. 이들은 위해물질 및 오염인자 모니터링, 분석기술 개발, 위해발생 원인 규명, 저감화 기술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농심의 식품안전 R&D 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1997년 라면업계 처음으로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화학 분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2009년 5월 방사선 조사 검지, 아크릴아마이드, 유전자변형식품(GMO), 병원성세균, 잔류농약, 지방산조성, 콜레스테롤 등 7가지 검사부문도 KOLAS로부터 인정받았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칠성음료, 무균 충전화 시스템으로 오염가능성 차단롯데칠성음료는 1950년 ‘칠성사이다’ 출시 이후 63년간 음료업종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02년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HACCP 적용 업소로 지정받았다. 이후 2010년까지 전 공장(오포, 양산, 대전, 광주 등)에 HACCP를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무균 상태의 멸균 용기에 음료를 바로 충전하는 ‘어셉틱(무균 충전화)’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균 충전화 설비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곡물차나 밀크커피처럼 단백질이 함유된 음료를 충전할 때 용기에 의한 2차 오염의 가능성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도입으로 식품 오염의 가능성을 막아 제품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롯데칠성음료는 식품안전에 대한 인증을 여러 개 받은 회사다. 2007년 식품안전경영에 대한 국제 표준인증인 ISO22000을 획득했고, 2012년에는 식품안전시스템 국제 인증인 FSSC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그동안 음료업계 선두주자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있고 안전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SPC그룹, 전문가 40명 채용 ‘식품안전센터’ 맹활약SPC그룹은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단계별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비한 과학적인 식품위해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업장 50여 곳, 점포 5500여 곳, 협력업체 270여 곳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연간 2만 건 이상의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 식품안전 관리의 핵심은 2005년 설립된 SPC식품안전센터다. 40여 명의 식품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식품안전센터는 규모와 전문성 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SPC그룹은 2008년 4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그룹 차원의 식품안전회의를 열고 있다. 안전을 그룹 차원의 과제로 삼고 관리하겠다는 최고위층의 의지가 담겨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3월 전 계열사 임직원 및 협력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식품안전경영’을 선포하고 4∼6월을 ‘식품안전 특별 점검 기간’으로 지정했다. 삼립식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들은 월 1회 ‘식품안전의 날’을 지정해 위생안전 점검을 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위생안전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되면 ‘클린 숍(Clean shop)’ 인증패를 수여하고 포상한다. 식품안전 관리를 독려하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한국야쿠르트, 발효유제품 대학-병원과 임상시험 연계한국야쿠르트는 식품 원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전통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됐거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섭취해 온 재료를 먼저 사용한다. 수입됐거나 가공, 합성된 원료를 사용할 때는 원산지와 가공 공정은 물론이고 유해물질이 함유됐는지를 검증한다. 새로운 원료를 사용할 때는 장기간 많이 먹어도 해가 없는지를 꼭 검토한다. 각국의 식품 관련 규정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원재료와 부재료를 선정할 때는 한국야쿠르트의 자체 규정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식품 관련법, 국제 식품규격을 참조한다.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해 요소들도 점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유제품 전 품목에 대해 HACCP 인증을 받은 회사다. 한국야쿠르트의 창업 이념은 ‘건강 사회 건설’이다. 발효유 제품 중 R&B와 윌, 쿠퍼스는 대학, 병원과 연계해 임상시험을 마친 뒤 출시한 제품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제품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상이 있는 제품은 즉각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든 최상의 품질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서식품,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 표기동서식품은 1995년부터 전 제품 라인에 HACCP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 원료는 수입 단계부터 철저한 인증 절차를 거친다. 최대한 신선한 생두를 수입해 3, 4일 만에 통관 절차를 밟고 공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입고된 생두는 안전성 검사를 위해 동서식품 부평공장 내에 있는 식품안전팀으로 즉시 옮겨진다. 이곳에서 잔류 농약이나 미생물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서식품은 이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이물 저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고주파 금속검출기, X선 이물검출기, 중력선별기, 색체선별기 등 다양한 설비가 동원된다. 까다로운 안전검사 절차를 거친 생두만이 로스팅 작업에 쓰이게 된다. 동서식품은 반드시 직접 생두를 로스팅한다. 미리 로스팅된 상태에서 수입할 경우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제품 포장 과정에서도 식품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커피 제조업체 중 유일하게 커피믹스 스틱 하나하나에 유통기한을 모두 표기한다. 소비자들이 대개 커피믹스 스틱을 낱개로 보관하기 때문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롯데리아, 호주청정우 ‘클린&세이프’ 고기만 사용패스트푸드 업체 롯데리아는 깨끗한 먹거리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기업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호주 청정우’를 쇠고기 햄버거 제품에 사용한다. 소비자가 햄버거를 만들어 보는 체험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호주 청정우란 가축 질병 청정 국가로 손꼽히는 호주 정부의 엄격한 검역 기준을 통과한 호주산 쇠고기에 ‘클린&세이프’ 마크를 부착한 고기를 말한다. 롯데리아는 한우 제품을 제외한 모든 쇠고기 햄버거에 호주 청정우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내부의 롯데리아 햄버거 체험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롯데리아 햄버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롯데리아의 주방 위생 시스템과 제품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 체험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국내의 대표적 외식 기업으로 모든 식품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며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고객 체험 행사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홍보를 강화함으로써 고객에게 더욱더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롯데푸드, ‘위생-영양-맛’ 모두 갖춰 소비자 건강까지롯데푸드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무척 신경을 쓴다. 나아가 소비자의 건강까지 지키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질 때에도 롯데푸드가 계속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롯데푸드의 ‘의성마늘햄’은 생산의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하게 관리된다. 또한 몸에 좋은 마늘을 활용해 만들었다. 햄의 기본이 되는 돼지고기는 롯데푸드 도축장에서 직접 도축한 뒤 생산하고 가공했다. 마늘을 비롯한 각 재료는 매주 생산할 양만큼만 그때그때 납품을 받아 냉장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햄을 만드는 각 공정에는 X선 검출기와 금속검출기를 사용해 뼈를 비롯한 이물질을 제거한다. 아울러 육안 검사를 통해 기계가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올해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7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든 ‘enNature(엔네이처)햄’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순돈육이 90% 이상 함유돼 있고 5도의 기온에서 저온 숙성돼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황토에서 자란 무안 양파도 더해져 맛과 영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위생과 영양, 맛을 모두 담으려는 롯데푸드의 의지가 담긴 제품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동원F&B, 배추 무, 파종부터 수확까지 회사가 관리동원F&B는 ‘품질 경영’을 최우선 경영 목표로 삼고 식품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 5월 사장 직속으로 신설된 ‘품질경영실’은 제품 품질 관리에 대한 이 회사의 높은 관심을 상징하는 부서다. 동원F&B는 김치 햄 김 참치 샘물 등 전 제품에 걸쳐 국가가 관리하는 HACCP와 국제표준 품질경영 시스템인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사내 HACCP의 지속적인 관리 활동과 더불어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HACCP 시스템 운영 교육을 하고 있다. 좋은 재료로 식품을 만드는 건 위생 관리의 기본. 동원F&B의 대표 식품인 ‘양반 김치’의 경우 배추 무 고춧가루 등 모든 원료를 국내산만 고집한다. 배추와 무, 고추는 씨를 뿌리고 수확할 때까지 회사에서 전 과정을 관리해서 가공한다. 이렇게 만든 완제품도 미생물, 잔류농약, 염도, 산도(pH), 당도(Brix)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유통이 결정되는 엄격한 검사 과정을 거친다. 또 동원F&B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김장투어와 공장 견학을 매 연말 실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오뚜기, 컵라면제품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사용㈜오뚜기는 꾸준히 위생환경을 관리하면서 재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레, 마요네즈, 케첩, 레토르트 등에 대해서도 HACCP 인증을 받았다. 위생 관리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한다. ‘오뚜기의 식약처’라고 불리는 자체 식품안전센터는 최고 수준의 분석력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국내의 식약처 기준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식품 관련 정부 기관과 소비자 단체들이 내세우는 기준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사항이라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한 번이라도 논란이 된 성분에 대해 즉시 분석한다. 오뚜기는 지난해 ‘완벽 품질 만들기’를 업무 방침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원료를 전수 검사하고, 식품안전 정보를 수집해 검증하는 활동을 더 꼼꼼하게 실시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한다. 2009년 진라면 컵을 시작으로 스낵면컵, 콕콕콕 등 미니컵 11종과 뿌셔뿌셔 전 제품에 몸에 좋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건강 차원에서 나트륨을 줄이고 있다. 열라면, 진라면, 스낵면, 컵누들 등의 나트륨을 낮췄다. 오뚜기 관계자는 “나트륨 저감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상섭 차의과학대 신경외과교실 교수(사진)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에서 ‘스피겔-와이시스 상’을 받았다. 4년마다 열리는 학회에서 정위기능신경외과학의 발전에 공헌한 신경외과 의사 1, 2명에게 주는 상이다. 정 교수는 17번째 수상자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채원아, 네가 실험하는 모습이 보이도록 선생님에게 화면 좀 보여줄래?” 22일 경기 안산시의 한 가정집. 태블릿 PC ‘옵티머스 패드’를 통해 최영 씨(22·KAIST 물리학과 4학년)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최 씨와 화상채팅을 하던 장채원 양(12·안산 와동초 6학년)이 태블릿 PC 앞으로 실험도구를 들어보였다. 장 양은 이달 초 LG그룹으로부터 ‘전자펜’을 만드는 실험도구 세트를 무료로 배송 받았다. 요오드와 녹말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펜이다. 장 양은 이날 최 씨로부터 이온화 반응의 원리에 대해 설명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전자펜으로 그림을 그렸다. 화상채팅에는 장 양을 포함해 총 3명의 초등학생들이 참여했다. 이 초등학생들은 모두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과학인재과정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다. LG그룹은 2009년부터 다문화학교를 통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언어교육과 과학교육을 지원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과학인재과정에 참여하는 30여 명의 학생들에게 태블릿 PC와 LTE 통신을 지원해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는 ‘스마트 클래스’를 실시하고 있다.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집뿐만 아니라 학교 야외 등 어디서든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출신 어머니를 둔 장 양은 과학과 수학을 좋아 한다. 스마트 클래스를 통해 창의성과 사고력이 조금씩 커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직접 재료를 조립해 과학실험을 해보고 선생님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수업을 듣다보니 과학원리를 더 쉽게 이해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안산=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몽골에서 열세 번 수술을 받고도 병을 못 고친 아이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됐다. 이명덕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팀은 선천적 소장 기형인 ‘전결장형 무신경절증’을 앓고 있던 몽골 아이 부머딘 볼더린 군(3)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병에 걸리면 결장이 수축운동을 하지 못한다. 때문에 대변이 결장을 통과하지 못하고 굳어버린다. 시멘트처럼 딱딱해진 변은 작은창자에 모인다. 수술을 받지 않으면 배가 불러오고 작은창자가 크게 늘어나 장폐쇄증이 발생한다. 장의 내용물을 토하기도 하고, 소장이 터지면서 복막염에 걸려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볼더린 군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 병명도 모른 채 13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 부위의 세포가 망가져서 더이상 수술할 수 없다”고 했다. 볼더린 군의 부모는 아이를 고쳐줄 병원을 수소문했다. 올 1월 부모가 찾은 곳이 몽골 성모 진료소.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인 김중호 신부가 2004년에 세운 ‘미니 병원’이다. 서울대교구,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이 진료소를 통해 아이의 딱한 사정이 서울성모병원에 알려졌다. 병원은 외국의 저소득층 환자에게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해주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나눔의료사업’을 활용했다. 볼더린 군은 지난달 15일 할머니(49)와 함께 한국에 왔다. 9일 후인 지난달 24일엔 5시간 반에 이르는 수술을 받았다. 이 교수는 아이의 결장을 자른 뒤 소장을 항문에 바로 연결해 변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입원기간 동안 발생한 치료비는 3000만 원. 서울성모병원이 전액 부담했다. 볼더린 군의 할머니는 “한국의 수준 높은 의술에 감동했다. 우리가 받은 은혜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들은 19일 퇴원한 뒤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세계 각국의 동포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의 모임인 세계한인여성회장협의회가 창립된다. 협의회 창립준비모임은 “1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와 창립식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창립총회에는 세계 각국의 여성 한인회장 20∼30명이 참석해 임원진을 구성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안을 모색한다. 앞으로 각종 문화행사와 체육대회, 학술세미나를 여는 한편 해외 한인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더불어 여성의 해외취업과 해외진출을 지원하며 정치인을 발굴하는 사업도 벌인다. 초대 협의회장으로는 재독 뮌헨한인회장을 지낸 이효정 세계한인여성유권자총연합회 회장(59·사진)이 선임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1981년 싱가포르에 건너갔으며 1993년부터는 독일 뮌헨에서 살다 2004년 한국에 귀국했다. 그는 “역량이 있는 많은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기여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동안 이런 옥(玉)을 구슬로 꿰지 못했다”며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여성 리더를 키워 이들이 한국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다. 예보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18일부터 많은 비가 내린다. 이처럼 본격적인 장마 시즌이 되면 음식물 섭취에 더 주의해야 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세균의 번식이 아주 용이해진다. 음식이 상하기 쉽다. 하천이 범람하면 흙 안에 있던 식중독 세균이 지하수로 침투한다. 이 경우 채소로 식중독 세균이 번질 확률도 커진다. 눅눅한 장마철에는 해산물을 먹을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잘못했다간 이름도 생소한 질병에 걸려 숨질 수도 있다. 해산물을 제대로 보관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만성질환자, 여름에는 회 금물 여름철 해산물로 인해 걸리는 대표적 질병은 비브리오패혈증이다. 이 병을 일으키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은 바닷물 온도가 20∼37도인 여름철에 가장 빨리 증식한다.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원래 바닷가의 바닥에 산다. 여름에 위로 떠올라 해산물을 오염시킨다. 국내 어패류의 10∼20%가 이 균을 갖고 있다.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해 균에 감염됐을 때 병에 걸린다. 균이 침투하면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 후 피부에 피가 나는 물집이 생기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자의 경우 몸에서 힘이 빠지고 열이 나며 오한이 생긴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는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여름철엔 아예 회를 먹지 않는 게 좋다. 해안가에서 낚시를 하거나 갯벌에서 어패류를 손질하는 활동도 피해야 한다. 또 △간 질환 △알코올의존증 △당뇨병 △폐결핵 △위장관 질환 △재생불량성 빈혈 △악성종양 △백혈병 △면역결핍을 앓거나 부신피질 호르몬제나 항암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모두 고위험군이다. 여름철 생선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걸릴 수 있는 또 다른 병은 ‘아니사키스증’이다. ‘고래 회충’으로도 불리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에 의해 감염된다. 이 기생충은 생선의 소화기관 벽에 산다. 사람이 생선을 날것으로 먹을 때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감염 3∼5시간 뒤부터 메스껍고 속이 거북해진다. 식은땀이 나면서 복통이 나타난다. 위염, 위궤양과 증상이 비슷하다. 아니사키스 기생충은 가열하거나 냉동하면 죽는다. 이 병을 예방하려면 해산물을 영하 20도 이하에서 하루 이상 냉동하거나, 70도 이상에서 가열한 뒤 먹어야 한다. 생선의 내장은 먹지 않아야 한다.○ 위생관리 철저히 해야 해산물로 인해 발생하는 식중독이나 질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식품을 구매할 때부터 보관하는 단계까지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일단 생선은 눈이 투명하고 또렷하며 푸른 기운이 느껴지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몸통은 통통하고 탄력이 있으며 모양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가 좋다. 내장이 밖으로 나와 있거나 황색 즙이 있다면 생선이 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므로 피해야 한다. 보통 생선을 진열할 땐 싱싱한 것을 위쪽에 두는 만큼 맨 밑바닥에 진열된 생선은 가능하면 사지 않는 편이 좋다. 오징어는 표면에 푸르고 짙은 회색 기운이 감돌고 광택이 나면 싱싱하다는 얘기다. 색깔이 거무죽죽하면 오래됐으니 고르지 않는 게 좋다. 게는 살아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죽은 게는 가급적 딱지나 발에 윤기가 흐르고 등이 껄끄러우며 묵직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굴은 흰색이 선명하고 미끈미끈하며 알이 통통하고, 주위에 거무스름한 테가 둘렸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산물을 보관할 때는 원산지, 유통조건(냉동이나 냉장)을 확인해야 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 해산물을 다른 식품과 구분해 보관하자. 최대한 신속하게 냉장 보관해야 안전하다.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두세 번 정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횟감용 칼과 도마는 구분해서 사용하고, 사용한 조리기구는 뜨거운 물로 세척해야 세균으로 오염되는 걸 막는다. 조리 전후에 모두 손을 깨끗이 씻고, 장갑이나 앞치마도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주방을 자주 청소하고 쓰레기통도 자주 비우는 게 좋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