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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으로 벌어봐야 다 거기서 거기지.” ‘사장님’이 되지 못한 봉급 생활자들이 자조적으로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급여를 받는 근로소득자 가운데서도 상위 0.1%의 직장인은 평균 6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5년 근로소득 천(千)분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근로소득자 1733만 명 가운데 상위 0.1%(1만7333명)가 받은 급여 평균액이 6억55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에서 매달 5458만 원씩 받아가는 셈이다. 그동안 국세청이 근로소득 자료의 백(百)분위 자료만 공개해 상위 1%의 연봉 수준만 발표됐다. 상위 0.1%의 급여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위 0.1% 근로소득자들은 1인당 매년 약 2억 원을 세금으로 냈다. 통상 고액연봉의 기준으로 삼는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은 국내 전체 근로자 가운데 상위 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연봉 1억 원이 넘는 근로소득자는 59만 명으로 상위 3.4%에 해당됐다. 상위 0.1% 근로소득자 1만7333명이 받은 급여 합계(11조3539억 원)는 근로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근로자 294만6676명의 급여(11조5713억 원)를 합친 것과 비슷했다. 상위 1% 근로소득자 17만3334명의 근로소득(40조7535억 원)은 하위 547만7352명의 전체 근로소득(40조8063억 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박 의원은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하면 근로소득자 양극화 현상이 더 심각한 만큼 임금격차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추가경정예산은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추경을 조속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국회에서 추경 논의가 한창이던 7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렇게 호소했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올해 추경 예산을 ‘일자리 추경’으로 부르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작 추경이 확정된 뒤 일자리 예산은 현장에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추경이 투입된 일자리 정책의 진척 상황을 살펴본 결과 일부 정책은 9월 하순까지도 예산 집행률이 10%대에 머물렀다. ‘일자리 속도전’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10일 기재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청년 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집행률은 9월 20일 기준으로 13.1%에 그쳤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이 2년 동안 300만 원을 모으면 정부와 기업이 1300만 원을 보태 1600만 원을 주는 제도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에 보탬이 된다”며 기존 예산(476억 원)에 추경 233억 원을 추가로 얹었지만 정작 쓰인 돈은 93억 원에 그쳤다. ‘취업성공패키지’ 역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구직자에게 취업 상담, 직업 훈련을 제공해주면서 구직 활동 시 수당도 지원해주는 제도다. 여기에는 2431억 원이 쓰이며 전체 예산(4411억 원) 대비 집행률이 55.1%에 그쳤다. 제대로 돈을 쓰지도 못하는 정책에 예산을 배정하느라 정작 다른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할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기재부 측은 “홍보가 부족해 예산 집행이 더뎠다. 12월까지는 예산 대부분을 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애초에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며 “일자리 창출에 더 효과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박재명 기자}

연말인 4분기(10∼12월) 경제 운용 방향을 둘러싸고 정부 경제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부터 문제로 지적된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과 악화되는 청년실업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대외 경제외교 환경까지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제 문제가 표면화됐지만 정부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변수에 휘둘리고 있다.○ 시험대 오른 한국 경제외교 4일 발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소식은 한국 경제가 대외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겠다”던 정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연한 대처’란 기존 발언만 반복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국익에 우선해 협의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FTA 재개정 불가에 방점을 둔 방침이 바뀐 것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문제는 한국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변국과도 경제적으로 껄끄러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산 화장품의 통관을 늦추는 등 다양한 보복을 해왔다.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전날인 9일까지도 계약 연장을 대외적으로 확정짓지 않았다. 다만 여권 고위관계자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곧 끝나지만 유예기간을 두는 식으로 중단했다가 다시 계약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10월 중 한중 통화스와프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과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관계가 틀어지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 갔다. 앞으로도 북한 도발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외 경제 측면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셈이다. 김 부총리는 11∼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 참석한다. 여기서 가시화된 성과가 없을 경우 경제 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대외 고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 회복, 청년실업도 성과 내야 국내 경제에서는 정부 초부터 경제팀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경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경기가 꺾였다. 한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2.7%(전년 동기 대비)로 1분기(2.9%)보다 뒷걸음질쳤다. 조만간 발표될 3분기 성적 역시 2분기보다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월 청년실업률이 9.4%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것 역시 우려할 상황이다. ‘일자리 만들기’가 문 대통령의 공약 1호인 점을 감안하면 경제팀이 연말까지 가시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대안으로 강조하지만 창업을 독려하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사실상 다르지 않다”며 “지금은 기존 기업을 지원해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하도록 도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문병기 기자}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의 건설 중단 여부를 집중 논의하는 공론화위원회 합숙토론이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개최된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시간도 임박했다. 8일 공론화위에 따르면 시민참여단 478명은 13일 오후 7시부터 충남 천안시 교보생명 연수원에서 종합토론을 시작한다. 이미 1, 2차 조사를 완료한 시민참여단은 종합토론 기간에 3, 4차 조사까지 실시한다. 공론화위는 그동안 이뤄진 1∼4차 조사 결과를 종합 정리한 이후 20일 원전 건설 중단과 관련된 최종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공론화위 권고를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권고안에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한 명확한 찬반을 명시할지, 찬반이 급격하게 뒤집어졌을 때 그 결과를 신뢰할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하지 않았다. 만약 정부가 자의적으로 권고안을 해석한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건설 중단과 재개 양측이 다시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공론화위는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정부출연기관 연구원들이 신고리 공론화 토론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원전 건설 중단 측은 이들의 토론 참여가 ‘중립성 위반’에 해당한다며 반대해 왔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의 ‘경제 외교’가 칼날 위에 섰다.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는 와중에 이제는 중국이 한국 경제의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힘을 앞세워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8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한국과 중국은 560억 달러(약 64조4000억 원)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기존 계약의 만료일은 10일이다. 이대로라면 연장이 안 될 가능성도 있어 금융시장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에 각자의 통화를 서로에 빌려주는 계약으로 금융위기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통화스와프 연장 결정이 늦춰지는 데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양국의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은 실무적으로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무적인 판단을 하는 중국 지도부가 최종 결정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계약 연장이 무산된다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는 한국이 현재 맺고 있는 전체 통화스와프(1168억 달러)의 47.9%에 이른다. 특히 중국은 위안화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통화를 갖고 있다. 미국과 벌이는 무역분쟁이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에 악영향을 준다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불발은 금융시장과 국가 신인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는 통화스와프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무산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경기의 회복이 더디고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세계 주요국과의 잇따른 경제 갈등은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과도 무역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이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 내린 수입금지 조치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사건이다. 조만간 1차 판결이 나오는데 패소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통화스와프 연장을 거부한다면 그동안 민간에서 비공식적으로 해 왔던 사드 보복을 공식화하는 것”이라며 “경제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이건혁 기자}
청년 실업 문제가 수치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0대 실업자 5명 중 1명은 단 한 번도 취업을 해본 적이 없는 ‘순수 실업자’이며 사실상의 실업자인 취업준비생 비중은 역대 최대치로 올랐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8월 20대 실업자 수는 총 39만 명이며 이 가운데 취업 무경험 실업자 수는 7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국내 20대 실업자의 18.5%가 취업을 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외환위기 직후이자 8월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10.7%)를 나타냈던 1999년에도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 비율은 10.0%에 그쳤다. 20대 취업 무경험자는 2013년 13.4%에서 2014년(11.1%)에 잠시 주춤했다가 이후 2015년(13.3%)과 2016년(17.6%)에 계속 증가하는 모양새다. 통계청 측은 “시간을 많이 들이더라도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소위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준비생 수가 올해 8월에 69만5000명으로 집계되면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8월 기준 최대치다. 취업준비생이 구직활동에 나서면 실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취업준비생이 늘어날수록 청년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민 여러분의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 추석 연휴에 조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10일 동안의 추석 황금연휴 중간인 3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연휴 중간에 6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를 급히 모아 회의를 열게 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아니라 바로 크기 5mm의 작은 개미떼였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살인 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처음 발견된 것은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25마리가 나왔다.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에는 1000마리가 서식하는 붉은불개미 집이 감만부두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6개 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며 붉은불개미 박멸에 나섰다. 붉은불개미는 대표적인 악성 침입 외래 곤충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 외래종’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크기는 작지만 워낙 공격적인 성격을 지녀 상륙하는 나라마다 이미 살고 있는 개미들을 몰아내고 우점종이 되곤 한다. 1930년대에 원산지인 남아메리카를 벗어나 미국에 상륙했고, 호주(2001년) 대만(2004년) 중국(2005년) 등 태평양 무역국 항만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이 개미는 가축을 물어 눈을 멀게 하는가 하면, 가정집에 침입해 사람을 쏘아 쇼크로 숨지게 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한 해 평균 100명이 붉은불개미에 쏘여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A&M대는 이 개미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를 매년 6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로 추산했을 정도다. 관계기관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예찰한 결과 아직까지 국내에 붉은불개미가 대량으로 퍼져나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5일 종료된 부산항 감만부두 1차 조사 결과 지난달 29일 이후 추가로 발견된 개미는 없었다. 정부는 7일 경기 의왕과 경남 양산의 내륙 컨테이너기지에 전문가 20명을 투입해 정밀조사에 나섰다.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서 발견되기 전에 이미 컨테이너를 타고 내륙으로 유입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부산항 감만부두를 찾아 “붉은불개미의 국내 전파 여부는 6개월에서 2년 이상 상황을 지켜보며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붉은불개미 피해 예방을 위해 야외 활동을 할 때 긴 옷과 장갑을 착용하고, 곤충기피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만약 개미에 물린 다음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로 신고해야 한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부산=조용휘 기자}

한국의 인적자원 활용 능력이 전 세계 130개국 가운데 27위로 꼽혔다. 노르웨이(1위) 핀란드(2위) 등 북유럽 국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국(23위) 프랑스(26위) 등과 비슷한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7일 세계경제포럼(WEF)의 ‘2017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적자본지수는 69.88점으로 평가 대상 130개국 가운데 27위에 올랐다. 지난해(76.89점)보다 점수는 떨어졌지만 순위는 32위에서 27위로 5계단 상승했다. WEF는 인적자본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각국 사람들을 총 5개 연령대로 나눈 뒤 학습, 고용, 개발 등의 분야를 0(최저)에서 100점(최고)까지로 평가한다. 이를 모은 것이 종합점수가 된다. 한국은 15∼24세의 문해(文解) 및 산술 능력이 최고점인 100점을 나타냈다. 같은 연령대의 고등교육 등록 비율 역시 세계 2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동참여 등 인적자원 고용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한국의 15∼24세 노동참여율은 28.1점에 불과해 130개국 가운데 120위로 집계됐다. 25∼54세 노동참여율(77.4점) 역시 101위에 그치는 등 한국의 낮은 고용률이 인적자본지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남녀에 따라 고용률 격차가 큰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전체 순위에서는 노르웨이와 핀란드에 이어 스위스(3위), 미국(4위), 덴마크(5위) 등이 최상위권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싱가포르(11위)의 순위가 가장 높았고 일본(17위), 한국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34위로 나타났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민 여러분의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 추석 연휴기간에 조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길게는 10일 동안의 추석 연휴 중간인 3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연휴 중간에 6개 부처의 차관급 인사를 급히 모아 회의를 열게 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아니라 바로 크기 5mm의 작은 개미떼였다. 이번 추석 내내 ‘살인개미’로 불리는 붉은불개미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최초 발견된 것은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이날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25마리가 발견됐다. 다음날인 지난달 29일에는 1000마리가 서식하는 규모의 붉은불개미 집이 감만부두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6개 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며 붉은불개미 박멸에 나섰다. 붉은불개미는 대표적인 악성 침입 외래곤충이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외래종’에도 이름이 올려져 있다. 크기는 작지만 워낙 공격적인 성격을 지녀 상륙하는 나라마다 이미 살고 있는 개미들을 몰아내고 해당 국가의 우점종이 됐다. 가축의 눈을 쏘아 눈을 멀게 하는가 하면, 가정집에 침입해 사람을 물어 쇼크사로 숨지게 하기도 한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한 해에 평균 8만 명이 이 개미에 쏘이고 1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불개미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중부 지역이다. 1930년대 미국에 처음 상륙했다. 이어 호주(2001년) 대만(2004년) 중국(2005년) 등 환태평양 무역국 항만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올해 5월 일본에 이어 이번에는 ‘청정지대’로 꼽히던 한국에서 발견된 것이다. 관계 기관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예찰한 결과 아직까지 국내에 붉은불개미가 대량으로 퍼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5일 끝난 부산항 감만부두 1차 조사 결과 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당국은 7일 경기 의왕과 경남 양산에 있는 내륙 컨테이너기지에도 전문가 20명을 투입해 합동 정밀조사에 나섰다.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 발견되기 전 이미 컨테이너를 타고 국내로 유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부산 감만부두에 대한 관계기관 전문가 합동조사를 실시해 붉은불개미 확산 여부를 정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한국의 인적자원 활용 능력이 전 세계 130개국 가운데 27위로 꼽혔다. 노르웨이(1위) 핀란드(2위) 등 북유럽 국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국(23위) 프랑스(26위) 등과 비슷한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7일 세계경제포럼(WEF)의 ‘2017 글로벌 인적자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적자본지수는 69.88점으로 평가 대상 130개국 가운데 27위에 올랐다. 지난해(76.89점)보다 점수는 떨어졌지만 순위는 32위에서 27위로 5계단 상승했다. WEF는 인적자본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각국의 사람들을 총 5개 연령대로 나눈 뒤 학습, 고용, 개발 등의 분야를 0(최저)에서 100(최고)까지 평가한다. 이를 모은 것이 종합점수가 된다. 한국은 15~24세의 문해(文解) 및 산술 능력이 최고점인 100점을 나타냈다. 같은 연령대의 고등교육 등록 비율 역시 세계 2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동참여 등 인적자원 고용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한국의 15~24세 노동참여율은 28.1점에 불과해 130개국 가운데 120위로 집계됐다. 25~54세 노동참여율(77.4점) 역시 101위에 그치는 등 한국의 낮은 고용률이 인적자본지수 하락까지 영향을 끼쳤다. 남녀에 따라 고용률 격차가 큰 점 역시 한국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전체 순위에서는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위스(3위), 미국(4위), 덴마크(5위) 등이 최상위권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싱가포르(11위)의 순위가 가장 높았고 일본(17위), 한국이 뒤를 이었다. 중국은 34위로 나타났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 세율을 대폭 낮춘 세제개편안을 2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0%로 낮추고 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춘 것이 골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이 의회에서 확정되면 앞으로 과세표준 200억 원 이상 기업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율이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이번 법인세율 인하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인 198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연설에서 “(세제개혁안은) 혁명적인 변화”라며 “가장 큰 승리자는 평범한 미국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앞으로 10년간 약 5조8000억 달러(약 6610조 원)의 세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20% 단일 세율로 대폭 낮추면서 개인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최고 세율 25%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549만 달러(약 62억 원) 이상의 상속 재산에 부과하던 상속세는 폐지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에서 지난 80년간 중소 규모 사업자에게 부과됐던 소득세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일자리가 미국으로 넘쳐들게 하고 기업들의 인력 유치 경쟁을 통해 임금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세제개편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고율의 법인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혔다. 여기에다 법인세 인하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어 기업들에 추가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재정적자 증가와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 기업 유치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강력한 위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8월 세법개정안에서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오히려 올렸다. 이에 따라 △과표 2000억 원 초과 기업은 25% △과표 200억 원 초과∼2000억 원 이하 기업은 2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과표 200억 원 초과 대기업은 같은 금액을 벌어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홍대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미국은 그동안 법인세가 높아도 경영 환경이 좋아 세계의 투자가 몰렸던 곳이다. 이번 조치로 양국 법인세율이 역전되면 한미 투자 매력도도 큰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기재 record@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규제는 중년 남자의 허리 같은 것이다. 내버려두면 반드시 늘어나게 돼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사진)는 28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에서 “(규제는) 비상한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줄어들지 않는다. 그런 대전제를 깔고 규제혁파 노력을 해도 성공할까 말까다”며 강력한 규제개혁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혁신성장’을 화두로 제시한 가운데, 이 총리가 혁신성장의 한 축인 규제혁파를 강조하고 나온 것이다. 이 총리는 “역대 정부가 규제혁파 얘기를 안 한 경우가 없다. 하지만 아직 중요과제로 남아 있다”며 “이건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는 뜻이거나, 공무원들이 말로는 ‘혁파 혁파’ 하면서 계속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중소·벤처기업인, 스타트업 기업인, 창업동아리 학생 등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새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 방향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혁신성장의 동력인 과학자들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자들께 ‘무슨 직책을 드린다, 월급을 더 많이 드린다’보다는 인정받고, 평가받고, 간섭받지 않는 것이 (과학자들에게) 더 중요하다는 걸 관계부처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하에 대한민국 과학기술계 초기 기틀을 다진 최형섭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초대원장, 미국 유학 시절 공산주의로 내몰렸다 중국으로 돌아와 마오쩌둥 주석의 지원 속에 원자폭탄 인공위성의 개발을 지휘한 과학자 첸쉐썬(錢學森)을 예로 들기도 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오랜 세월 동안 누적돼 온 우리 쌀값 문제의 모순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 또한 적폐라면 적폐”라고 강조했다. 쌀 가격은 지난해 크게 떨어진 뒤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13만2672원(80kg 기준)으로 평년보다 18.4%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쌀값 하락에 연동해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은 올해 1조49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 총리는 “지난해 쌀값 폭락에 항의하는 시위 중 백남기 농민이 죽음에 이르게 된 일도 있었다”며 “그런 불행한 일이 다시는 없도록 쌀값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시했다.유근형 noel@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국세청이 한국토요타가 ‘이전가격’을 조작했다고 판정해 약 250억 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가격은 다국적 기업이 각 나라에 흩어진 자회사와 거래하는 가격을 뜻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간 한국토요타를 세무조사했고 그 결과 한국토요타가 일본에서 생산된 차량을 한국에 들여올 때 가격을 부풀려 한국 법인이 거둔 이익을 줄여 신고한 것으로 판정했다. 법인세율이 낮은 일본 본사의 이익을 키우고 한국토요타의 이익은 축소해 법인세를 실제보다 적게 냈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정상적인 이전가격을 기준으로 150억 원의 법인세를 한국토요타에 추가로 부과하고 이전가격이 바뀌며 늘어난 이익 배당에 대해서도 100억 원을 과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 측은 “지난해 11월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세종=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국세청이 부동산 관련 탈루 혐의자 30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9일 다주택 보유자와 투기 유도 중개업자 등 286명을 1차로 세무조사한 데 이은 2차 조사다. 국세청은 최근 가격이 오른 재건축 아파트 취득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구입자금의 출처가 의심되는 302명을 선정해 조사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후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국세청 조사를 받는 사람의 수는 모두 588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을 △재건축 아파트 취득자 △다주택 보유자 △택지 분양권 거래자 등으로 정했다. 국세청은 “8·2부동산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안정됐지만 서울 강남, 부산 등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며 “소득이 없는데도 부동산을 사는 데 많은 돈을 들인 사람 위주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세청이 밝힌 세무조사 대상은 대부분 편법 증여나 사업소득 축소 혐의를 받고 있다. 30대 중반 남성 A 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아버지로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시가 30억 원대)를 증여받을 때 시세의 70% 이하 금액으로 신고했다. 국세청은 증여세 탈루를 의심하고 있다. 개인사업자인 40대 여성 B 씨는 최근 4년 동안 서울 서초구 등지에서 주택 3채를 총 36억 원에 구입했지만, 신고한 사업소득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사업소득 탈루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경우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세금 탈루 행위에 대해선 신고 단계부터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실수요자 피해는 없애되 고의적인 조세 회피는 반드시 추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올해 4월 세월호를 인양한 직후 사람이 수색을 시작하기 전에 드론으로 촬영한 세월호 내부 영상이 공개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해양수산부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해당 영상을 외부에 공개했다. 영상은 올해 4월 3일, 19일, 23일에 촬영됐다. 세월호는 3월 말 인양에 성공했고, 4월 18일부터 미수습자 수색에 나섰다. 해당 영상은 세월호 선체를 목포신항에 거치한 후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내부 수색으로 선체 내부가 정리되기 전, 사고 이후 3년 가까이 수심 40m 바다에 잠겨 있던 세월호의 참혹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영상에는 세월호 화물칸인 ‘C덱’과 객실칸 등이 담겨있었다. 세월호 2층의 C덱에는 3년 동안 침식된 승용차와 화물차 등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선체 바닥은 모두 녹슬고 부식된 상태였다. 객실과 화물칸 통로마다 녹슨 철제 구조물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사고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전달해줬다. 바닥에 진흙이 두껍게 쌓여 있는 구역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드론 영상 촬영은 한서대 드론응용과 정창화 교수팀이 담당했다. 김현권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이제 수습이 끝나 볼 수 없는 인양 직후 세월호 화물칸 내부의 기록”이라며 “앞으로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기록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국무회의에서 혁신성장을 강조한 것은 “성장전략이 부족하다”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7월 100대 국정과제와 새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 이후 문 대통령 공약인 ‘사람중심 경제’ 실현을 위한 전략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를 줄곧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 공공일자리 늘리기 등이 대표적 정책이다. 반면 새 정부 경제정책의 또 다른 축인 혁신성장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 경제 규모를 키우는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분배만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혁신성장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앞으로 정부는 창업, 중소·벤처기업 육성, 4차 산업혁명 대비 등을 담은 혁신성장 실천방안을 마련하며 혁신성장 속도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모호한 ‘혁신성장’ 구하기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 부처에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혁신성장의) 개념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이 특정 정책에 대해 ‘개념을 정립해 달라’고 공개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발언이 정부 경제팀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 등을 내놓았지만 미흡하다고 판단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하 경제팀을 다그쳤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 발언은 혁신성장에 대한 비전이 뚜렷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책의 성격이 있다”며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줬다. 대통령의 경고가 나온 만큼 경제 부처들의 혁신성장 실천방안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이미 혁신성장 로드맵 초안을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여기엔 △한국의 신(新)성장동력 육성 △서비스 경제 발전방향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적인 ‘성장률 제고 정책’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고위 당국자는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청와대와 정부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10월 초까지 혁신성장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빨간불’ 켜진 경제에 긴급 처방 정부의 혁신성장 강조는 최근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압박,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삼중고(三重苦)’로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등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이 올해 3%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월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9.4%까지 높아지면서 공공일자리만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한계가 드러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분배를 중시하는 소득주도·공정성장과 성장을 강조하는 혁신성장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소득주도 성장을 두고 이미 경제학계에서는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27일 한국경제학회 정책세미나를 하루 앞두고 공개한 발표문에서 “소득불평등 해소는 필요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이) 경제성장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칭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을 성장정책으로 해석하고 접근할 경우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문병기 기자}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셋 중 하나가 1인 가구로 집계됐다. 홀로 사는 노인 10명 중 2명가량은 정부 등 외부 지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이 노인의 날(10월 2일)을 앞두고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고령자 가구 수는 129만4000가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고령자 가구(386만7000가구)의 33.5%에 이르는 규모다. 이들 중 여성의 비율은 74.9%였다. 10여 년 전인 2005년(83.0%)과 비교하면 여성 고령자 비율은 8.1%포인트 감소했다. 홀몸노인 가구는 정부와 사회단체의 지원으로 생계를 꾸리는 비율이 26.6%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고령자의 정부 지원 생계 영위 비율(12.8%)보다 배 이상 높다. 반면 자신이나 배우자가 벌어 생계를 부담한다는 비율은 41.6%로 전체 고령자(58.5%)보다 낮았다. 통계청은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은 배우자 및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자보다 소외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매년 늘고 있지만 가족의 지원은 오히려 줄고 있다. 2011년까지만 해도 자녀나 친척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1인 가구 노인의 비중이 43.0%였지만 2015년 31.8%로 감소했다. 자녀들의 부모 봉양에 대한 노인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갈수록 ‘스스로 노후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스로 노후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노인의 비율이 27.2%로 6년 전(2010년)의 18.4%보다 높아졌다. 반면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은 같은 기간 38.3%에서 32.6%로 5.7%포인트 감소했다. 홀로 사는 노인 10명 중 6명(58.0%)은 단독주택에 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55.0%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했는데 전체 고령자(43.5%)보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홀로 사는 노인 가운데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1.0%였다. 전체 고령자(44.1%)보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은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더 낫지만 가정생활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노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낮은 서비스업 생산성이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06년 12월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에 대해 진단한 보고서 가운데 일부다. 이 지적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그동안 정부의 온갖 대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서비스업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을 쳐왔다. 정치권과 노조 등 이익단체의 반발,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각종 규제개혁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도 ‘서비스산업 혁신’을 국정과제의 한 항목으로 다루고 있지만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 정책의 초점이 서비스업의 핵심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신산업 육성과 혁신보다는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 분배 강화에 있기 때문이다.○ 대책 쏟아내도 정치권-이익단체 반발 직면 역대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의 마중물로 삼겠다며 각종 대책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 그러나 겉만 화려했을 뿐 실제 효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정부 대책이 국회에서 폐기되고 여러 이익단체에 밀려 표류하는 동안 주요국 대비 서비스업 경쟁력 순위는 하락해왔다. 24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을 체코, 폴란드, 멕시코와 함께 ‘서비스업 고용과 부가가치가 모두 낮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고용 및 부가가치가 모두 높은 국가, 일본은 부가가치가 높지만 고용은 낮은 국가로 분류된다. 정부는 3년 전인 2014년 “청년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의료법인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유망 관광콘텐츠를 만들어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책 가운데 실제 성과로 연결된 것은 사실상 전무하다. 우선 한국 서비스업의 해묵은 현안인 의료법인 문제는 ‘영리병원’이란 프레임에 갇히면서 또다시 좌초됐다. 복합리조트 및 국제테마파크 유치, 산지관광 특구제도 도입, 한강 관광자원화 등 관광 분야 대책들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가시화된 게 거의 없다. 정부는 설악산에 친환경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한강을 프랑스 파리의 센강과 같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헛구호’에 그쳤다.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 동력을 상실한 채 무기한 표류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직의 진입장벽 완화 △약국법인 설립 등도 매년 논의가 되풀이되지만 이익단체의 반발에 막혀 결론을 내지 못하는 대표적인 대책들로 꼽힌다. ○ 저임금 자영업 버블만 키워 매번 발표되는 대책들이 번번이 무산되는 동안 국내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결국 “서비스업 혁신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계속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5년 한국의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업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했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내 서비스업 일자리가 사실상 포화상태인 편의점이나 영세 음식점,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된다.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4000개를 돌파하면서 2010년(약 1만7000개)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 역시 지난해 9만5000여 명에 이르며 2012년(8만4000여 명) 이후 4년 만에 1만 명 넘게 늘었다. 정부가 영세 자영업의 거품(버블) 현상을 치유하지 못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이들에 대한 예산 지원을 무작정 늘려 오면서 생긴 결과다. 결국 일자리 수는 늘지만 그 질(質)은 오히려 나빠진 셈이다. 물론 현 정부도 서비스업 육성을 주요 경제 정책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 발전을 ‘소득주도 성장’의 일환으로 다루고 있을 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국정기획 과제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저임금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저임금 서비스업종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을 서비스업 대책의 주요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포화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음식점 숙박업 등)을 위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올해 서비스산업 실태조사를 한 후 ‘서비스산업 혁신 로드맵’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역대 정부가 규제를 개선해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론 규제 개혁을 담당하는 조직이 힘이 센 정부 부처를 이기지 못하며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금융업을 살펴봐도 여전히 자율보다는 규제 일변도로 정책이 짜여 있는 만큼 여기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박재명 기자}
정부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서비스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한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기여하는 비중은 10년 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高)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구호가 수년째 정부와 정치권에서 헛도는 동안 청년실업은 사상 최악의 숫자를 향해 치닫고 있다. 24일 국회 예산정책처와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고용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6.3%에서 2015년 69.7%로 3.4%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전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의 비중은 오히려 같은 기간 60.2%에서 59.4%로 0.8%포인트 줄었다. 각종 규제와 이익단체의 반대로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편의점과 모텔(도소매숙박업), 부동산중개소(부동산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 위주로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었다는 의미다. 이 기간 정부는 30차례 가까이 직간접적인 서비스 산업 대책을 내놨다. 이름은 ‘서비스업 선진화’ ‘활성화’ ‘발전전략’ 등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 내용은 비슷했다. 제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바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인 의료 관광 교육 금융 콘텐츠 산업 등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의 결과를 보면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문재인 정부는 영세 서비스업 생산성 제고,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있지만 신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대안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이 주춤해지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청년실업도 악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청년실업률(만 15∼24세)은 2013년 9.3%에서 지난해 10.7%로 4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김준일 기자}

정부가 청년을 고용한 기업의 세금을 깎아준 결과 늘어난 청년 일자리가 1만4000개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례 형태로 도입된 해당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5일 ‘2017 조세특례 심층평가’ 보고서를 내고 청년고용증대세제로 인해 발생한 조세 지출 규모가 2016년 기준 54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전해인 2015년에 청년 정규직 근로자 1만4109명을 신규 고용하자 그에 대해 정부가 세액공제를 해준 금액. 정부는 2015년부터 청년 고용을 늘린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시행했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청년 1명을 새로 고용하면 중소·중견기업 500만 원, 대기업 200만 원을 세액 공제해 줬다. 올해는 중소기업 1000만 원, 중견기업 700만 원, 대기업 300만 원 등으로 공제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541억 원이던 전체 조세 지출도 올해는 877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도로 신규 채용된 청년 1만4109명을 분석해 보면 개인사업자 포함 중소기업 채용자가 7465명(52.9%)으로 가장 많았다. 중견기업 채용자가 1220명(8.7%), 대기업 등 나머지 기업에 채용된 사람이 5424명(38.4%) 등으로 나타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은 “해당 제도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일몰을 연장하면서 제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채용 첫해에만 세액공제를 해 주는 현행 일회성 지원으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