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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충성스러운 미국 시민인 크레이그 부부가 그들의 농장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이 숨지기 2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내의 사촌 부부를 위해 쓴 편지가 6만 달러(약 6700만 원)에 팔렸다. 24일 CNN에 따르면 링컨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이 편지는 역사 자료 수집상 ‘라브컬렉션’을 통해 지난주 미국 북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구매자 손에 들어갔다. 이 편지는 링컨 전 대통령 부인 메리 토드의 후손들이 소장해오다 최근 매매를 의뢰해 13일부터 라브컬렉션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구매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12월 21일 연합군에게 부쳐진 이 편지에는 피난길에 오른 아내의 사촌 부부가 미시시피강 인근의 가족 농장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링컨 전 대통령은 “전쟁 때문에 가족 농장을 떠났던 이들이 이제 다시 돌아가려 한다”며 “돌아가는 길에 군이 그들을 괴롭히거나, 그들이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 농장으로 돌아가길 바랐다는 크레이그 부부는 당시 무사히 농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나단 라브 라브컬렉션 대표는 “링컨 대통령이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 이상의 것이 담겼다”며 “편지를 통해 남북전쟁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토요일 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인근 해변에 갑자기 쓰나미가 밀어닥치면서 최소 222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특히 쓰나미 발생 전 아무런 경보가 발령되지 않아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무방비로 당했다. 23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22일 오후 9시 27분경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자바섬의 반텐주 판데글랑과 세랑 지역 해변을 덮쳤다. 쓰나미는 내륙으로 밀어닥쳤고 놀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고지대로 급히 대피했다. 한국시간 오후 10시 반 현재 최소 222명이 숨지고 843명이 부상했다. 실종자도 28명에 이른다. 재난당국은 또 다른 쓰나미가 올 수 있다며 해안가에 머물지 말라고 경고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현지 주민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었다. 유명 관광지인 판데글랑에서만 160명 이상이 숨졌다. 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현재까지 외국인 사망자는 없다”며 “사망자들은 모두 인도네시아 국적자들”이라고 밝혔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측은 23일 “세랑 지역 안예르 해변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안전지대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아직 구조대가 들어가지 못한 지역이 적지 않아 구조 활동이 본격화되면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쓰나미의 위력에 주택 558채가 부서지고 호텔 9곳이 심하게 파괴됐다. 보트 350척도 부서졌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순다 해협에 있는 작은 화산섬인 아낙크라카타우의 분화가 쓰나미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카타우의 자식’이라는 뜻의 아낙크라카타우는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킨 뒤 새로 생겨난 작은 화산섬이다. 당시 화산 폭발로 41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해 3만 명 이상이 숨졌고 섬 전체가 거의 사라졌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아낙크라카타우는 22일 오후 9시 3분 분화했고, 이로부터 24분 뒤 쓰나미가 해변으로 밀려들었다. 인도네시아 기상당국은 아낙크라카타우 분화로 발생한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만조로 수위가 높아진 상황이라 쓰나미가 더 위력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잦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섬 연안에서 규모 9.1의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 명을 비롯해 2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석 달 전인 9월에는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술라웨시섬을 강타해 2500여 명이 숨졌다.구가인 comedy9@donga.com·전채은 기자}
미국 법무부가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중국 언론은 “미국이 법률을 무기로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CNN,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아 미국을 비롯한 최소 12개 국가에서 안보기밀과 기업기밀, 지식재산권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주후아와 장시롱을 기소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킹단체 ‘APT 10’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2006년부터 올해까지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 일본, 스웨덴,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등 최소 12개국의 정부기관과 기업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 해군 10만여 명의 개인정보도 해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 로젠스타인 미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치는 (해킹을 당한) 12개국과 조율된 결과”라며 “이는 명백한 부정행위와 절도로, 세계 경제 시스템에 참여하는 대가로 법을 준수하는 기업과 국가들을 희생시켜 불공정한 이득을 가로채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주후아, 장시롱과 함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커 7명도 공범으로 지목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피해가 우려되는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웹사이트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미·중 간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의 발표 하루 만에 중국 언론은 “과도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인 환추시보는 “미국이 ‘주화입마(走火入魔)’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주화입마’는 자신의 힘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표현한 말로 미국이 힘을 이용해 과한 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환추시보는 또 “중국은 미국이 거론한 두 명의 해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그들(해커)이 과연 미국의 중요 정보를 대상으로 그런 광범위한 해킹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 정부가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자국민에 대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상원 외교위원들은 인도적 대북 지원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폐쇄적인 나라에 (인도적 지원 물자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특히 “(인도적 지원금이나 물품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해를 받지 않고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재 예외 규정을 악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공화당)은 “일부 국가가 제재 예외 규정을 악용할 수도 있다”며 “이것(제재 예외)이 미국이 부과한 강력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 감시 활동을 벌이던 캐나다 정찰기가 중국 공군기에 비행 방해를 받았다고 조너선 밴스 캐나다 합참의장이 밝혔다. 밴스 의장은 19일(현지 시간) 캐나다 C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북한 인근 공해 상공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화물선과 유조선 활동을 감시하던 (캐나다) 공군 CP-140 오로라 정찰기가 중국 공군기로부터 비행 방해와 부적절한 도발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군기가 우리 정찰기에 지나치게 가까이 비행했으며 부당한 무전 교신과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군기가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는 않아 캐나다 정찰기는 임무 수행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했다. 밴스 의장에 따르면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공군기도 인근 해역 상공에서 감시 활동을 위한 비행 중에 중국 공군기로부터 비슷한 위협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국가는 대북 제재 위반 활동 감시를 위해 연합 정찰을 벌이고 있다. CBC는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공군기의 비행 방해에 대해 “중국이 (북한 인근 공해 상공의) 유엔 정찰 해역을 자신들이 우월적 지위를 보유한 지역으로 여긴다는 것을 서방에 알리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한 중국인이 약 10년 간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 내 탈북자 500여 명의 라오스 입국을 도왔고 그 때문에 신변 위협을 느껴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인 투아이룽(55)은 이같이 밝히고 “2016년 한국 망명 신청이 거부된 후 법적 다툼을 하고 있으며 21일 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투아이룽은 자신이 중국 장시성 출신이며 라오스에서 건설 관련 업무 등을 하다 2004년부터 중국 내 탈북자를 돕게 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선 탈북 사실이 적발되면 탈북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데, 이 때문에 중국을 탈출하고자 하는 탈북자의 라오스 입국을 도왔다는 것이다. 투아이룽은 “(해외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비즈니스맨을 알게 됐는데, 그 비즈니스맨의 (한국인) ‘보스(상사)’가 ‘탈북자 한 사람 당 500달러씩을 지불하겠다’고 해서 그들을 라오스행 배에 태우게 됐다”고 말했다. 투아이룽은 한국인 비즈니스맨과 그 상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탈북자들을 돕기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100명 정도의 중국 내 탈북자를 라오스로 입국시켰고, 이들 중 일부는 2004년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라 이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투아이룽은 2006년부터는 한국의 천기원 목사와 손을 잡고 탈북자들을 라오스를 거쳐 태국으로 밀입국시키는 일을 했다고 한다. 당시엔 1인당 1000달러를 받으며 한 달에 3번 씩 중국-라오스-태국을 왕복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활동이 중국 공안에 발각돼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7개월 간 구류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구류 기간이 끝난 뒤 2009년 3월 중국을 떠나 태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2010년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태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다시 라오스에서 살던 그는 2016년 주라오스 중국대사관으로부터 본국으로 돌아가자는 회유를 받았으나 중국에 돌아가면 체포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당시 투아이룽은 제주도에서 한국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절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라오스에서의 그의 신변이 위험하지 않고 중국에서도 그가 정치적 이유로 처벌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망명 신청이 거절된 이후 법적 다툼을 벌여온 투아이룽은 21일 그 결과가 나온다고 WSJ에 전했다. 현재 제주도에 거주 중인 그는 “나는 내 양심이 내게 시키는 대로 했다. 미래엔 상황이 더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한국인은 내게 한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하지만, 나는 이곳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개인의 난민 신청과 관련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면서도 “탈북자를 돕다 망명을 희망하게 된 사람의 망명 신청이 통과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조각상이 이렇게 클 줄 몰랐는데 얼떨떨합니다. 그래도 제 실물이 더 잘생긴 것 같아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카메룬 출신 복서인 길태산(본명 장 에투빌·31) 선수는 1층 한복판에 세워진 자신의 조각상이 신기한 듯 한참을 이리저리 뜯어보더니 장난스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높이 2.6m의 이 대형 조각상은 세계 이주자의 날(12월 18일)을 맞아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가 진행한 ‘당신의 이웃은 누구입니까(My Migrant Neighbor)’ 캠페인의 일환으로, 조각가 이환권 씨가 재능기부한 작품이다. 길태산 선수는 올해 7월 슈퍼미들급 한국챔피언 타이틀을 따냈고, 그 후 세계챔피언 도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길 선수는 “한국챔피언이 된 후 받은 상금 212만 원을 카메룬에 계신 아버지에게 보냈다”며 “한국에서 살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다. 한국은 내게 꿈과 자유와 안전이라는 큰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카메룬 출신의 동료 복서 이흑산 선수와 함께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 난민 신청을 했다. 복서의 꿈도 이루고, 돈도 벌려고 카메룬 군대 소속 스포츠단에 들어갔으나 복싱과 상관없는 육체노동을 강요당하고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한국어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 국적도 취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싱계의 큰 산(太山)이 되겠다는 의미로 ‘길태산’이라는 한국 이름을 짓고 한국에서 프로복서로 살고 있지만 그는 아직 법적으로 완전한 한국인이 아니다. 체류 허가 연장시기를 놓쳐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받은 은혜를 차근차근 갚아나가고 싶다”고 했다. “10대 청소년들에게 종종 무료로 복싱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더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그의 원대한 ‘코리안 드림’을 닮은 대형 조각상은 31일까지 전시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CNN은 ‘2018년 세계에서 벌어진 좋은 일들’ 중 하나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종전선언 추진을 합의한 것을 꼽았다. 16일 CNN은 2018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일들 중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의미 있는 사건들을 소개했다. 국제, 국내(미국), 인권, 건강·과학, 환경, 스포츠, 우주, 기타 부문에 걸쳐 소개된 50여 개의 사건 중에는 ‘판문점선언’과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 한반도 긴장 완화와 관련된 사안들도 포함됐다. 판문점선언과 종전선언 추진 합의는 ‘국제’ 부문의 첫 번째 꼭지에 올랐다. 그러나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북-미 정상회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국제’ 부문에는 ‘한국의 최대 도살장 폐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 도살장인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도살단지가 11월 영구 폐쇄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은 ‘스포츠’ 부문에서 첫 번째 꼭지로 꼽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CNN은 ‘2018년 세계에서 벌어진 좋은 일들’ 중 하나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종전선언 추진을 합의한 것을 꼽았다. 16일 CNN은 2018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일들 중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의미 있는 사건들을 소개했다. 국제, 국내(미국), 인권, 건강·과학, 환경, 스포츠, 우주, 기타 부문에 걸쳐 소개된 50여 개의 사건 중에는 ‘판문점선언’과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 한반도 긴장 완화와 관련된 사안들도 포함됐다. 판문점선언과 종전선언 추진 합의는 ‘국제’ 부문의 첫 번째 꼭지에 올랐다. 그러나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북-미 정상회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국제’ 부문에는 ‘한국의 최대 도살장 폐쇄’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 도살장 성남시 태평동 도살단지가 11월 영구 폐쇄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은 ‘스포츠’ 부문에서 첫 번째 꼭지로 꼽혔다. 좋은 뉴스의 ‘미국’ 부문에는 ‘첫 무슬림·원주민 하원의원 탄생’, ‘첫 성소수자 주지사 탄생’, ‘해병대 첫 여성 보병 소대장 탄생’ 등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약진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다수 포함됐다. ‘인권’ 부문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운전 허용’, ‘아일랜드 임신중절 금지 폐지’, ‘이란의 여성 축구 경기 관람 허용’ 등 여성의 권리 신장을 의미하는 사건들이 주를 이뤘다. ‘기타’ 부문에서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블랙 펜서’ 등 할리우드의 다양성이 확대된 점이 꼽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건강과 과학’ 부문에서는 ‘유엔의 목표를 넘어선 영국의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진단·치료 성과’, ‘10분 내 암 검진법 개발’ 등이 포함됐다. ‘환경’ 부문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뉴질랜드의 신재생 에너지 전환 계획’, ‘기후 변화를 믿는 미국민의 증가’ 등 기후 변화와 관련된 항목들이 다수 뽑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혼인평권(婚姻平權·동성도 이성과 평등하게 결혼이라는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난달 24일 대만에서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 민법상 동성 결혼을 허용해야 하느냐는 항목이 포함됐다. 하지만 부결됐다. 보수적인 목소리가 더 컸기 때문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디언에 따르면 혼인평권을 비롯해 함께 투표에 부친 동성 커플의 사실혼 관계 허용 여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성애 교육의 허용 여부 등 네 가지 동성애 관련 항목에 대만 국민은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민법에 손을 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동성 관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1개 항목만 통과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동성애 관련 국민투표가 국가에 대한 국민의 ‘맞불’ 식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이번 투표에선 민법 개정을 위한 동성 결혼 허용이 부결됐지만 대만은 내년 5월까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해야 한다. 지난해 5월 24일 대만의 헌법재판소인 사법원이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만 혼인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현행 민법은 인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사법원 결정에 대만의 보수 단체들이 반발하며 이번 국민투표 10개 안건 중 5개가 동성애 관련 이슈가 됐다. 당시 사법원은 ‘동성 혼인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2년 안에 만들라’고 결정했다. 민법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이 이번 국민투표로 막혔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대만은 약 반 년 뒤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가능한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성소수자의 지위와 권리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엔 주로 영미권과 유럽 국가 위주로 이뤄졌지만 이젠 아시아 국가나 종교계에서도 사회적 이슈로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다. 같은 시기 중국에선 대만과는 정반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인정하자는 국가의 결정에 대만 국민이 반발하고 나섰다면, 중국에선 동성애를 탄압하는 당국의 결정에 국민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SCMP에 따르면 동성애를 묘사한 소설가가 지난달 중순 중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 6개월형을 선고받자 누리꾼들이 분노했다. ‘리우’라는 필명을 쓰는 이 소설가는 남성 교사와 남성 제자의 사랑을 다룬 단행본 소설을 7000부 이상 팔았다는 이유로 10년 6개월형을 받고 수감됐다. 4세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피고인이나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피고인이 중국 법원에서 각각 징역 5년형과 6년 6개월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에 비하면 “형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동성애 관련 서적을 5000부 판매하거나 1만 위안의 수익을 내면 최소 징역 10년형에서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평등법률단체 변호사 덩슈에핑은 “중국 법률이 사회 변화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법률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톨릭교회는 전통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동성애는 죄가 없다”고 천명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완화된 인식을 드러냈지만 2일 스페인 신부의 책 ‘성직 소명의 힘’(다음 주 출간 예정)에 실린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는 성직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혀 구설에 올랐다. 인터뷰 시기가 8월이어서 당시 큰 문제가 됐던 가톨릭교회 내부의 미성년자 성 학대 사실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성소수자 차별 발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제가 권력을 이용해 어린 남성 신자의 성을 착취한 행위를 동성애 탓으로 단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유엔 미국 대사에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을, 법무장관에 윌리엄 바 전 장관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현지 시간)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안전 관련 행사 참석을 위해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로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워트 대변인에 대해 “매우 재능있고 똑똑하다”며 차기 주유엔 미국 대사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나워트 대변인의 인선이 이뤄지면 그는 올해 말 사임하는 니키 헤일리 대사의 후임이 된다. 헤일리 대사는 10월 “다음 대사가 정해질 때까지 업무를 마무리한 뒤 사임할 것”이라며 대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프 세션스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법무장관 자리에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시절 법무장관을 역임한 윌리엄 바 전 장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 전 장관에 대해 “(바는) 놀라운 사람”이라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법률가”라고 칭찬했다. 이어 “(바는) 첫 번째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 때인 1991~1993년 법무장관을 지낸 바 전 장관은 공화당 당적의 보수 성향 법조인이다.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수년 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골프 클럽을 청소해온 과테말라 출신 노동자가 자신이 불법이민자이며 이를 클럽 측에서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1999년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빅토리나 모랄레스(45)는 6일(현지 시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에서 2013년 자신이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취직할 수 있었던 것은 클럽 측이 마련해준 ‘위조 문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는 이 골프 클럽에 일자리를 구할 당시 클럽 측에 자신이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클럽 측에서는 “그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당국에 적발되지 않도록 채용에 필요한 위조문서를 마련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클럽에는 나 이외에도 불법 이민자가 여러 명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0~2013년 불법 이민자 신분으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근무했던 코스타리카 출신 산드라 디아즈(46)도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클럽 측 임원들이 직원들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직원을 관리하는 감독자 2명은 직원들의 불법 이민자 신분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아즈는 클럽 근무 이후 영주권을 얻어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워싱턴에 문을 여는 트럼프 국제 호텔엔 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만 고용했다”며 “우리는 단 한 명의 불법 이민자에게도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모랄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클럽에서 일하고 있었다. 골프장 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객실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업무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모랄레스의 주장이다. 모랄레스는 “내가 과테말라 출신이라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 사람들은 열심히 일한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랄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상처받는 때가 더 많아졌다. 대통령에 당선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폭력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모랄레스는 “우리(불법 이민자 출신 노동자들)는 그가 말하는 폭력과 모욕에 질렸다. 그가 돈을 버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아야 한다”며 “나는 멍청한 노새 취급 받는 것에 질러버렸다. 이제는 그만 숨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NYT는 이에 대해 백악관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일본 경찰이 핼러윈을 앞둔 주말 도쿄(東京) 번화가인 시부야(澁谷)에서 트럭을 쓰러뜨리는 등의 행패를 부린 남성 4명을 40일에 가까운 집요한 추적 끝에 붙잡았다. 사건 당시 시부야에는 약 4만 명의 인파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TV아사히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핼러윈(10월 31일) 직전 일요일이던 10월 28일 새벽 시부야에서 지나가던 트럭을 막아 세운 뒤 올라타 춤을 추고, 트럭을 옆으로 쓰러뜨리는 등의 행패를 부린 10여 명 가운데 난동 행위가 특히 심했던 4명이 5일 경찰에 붙잡혔다. 봉변을 당한 트럭 운전사는 당시 현장에서 간신히 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경찰은 인파 속 용의자들을 추적하기 위해 관할 시부야 경찰서뿐만 아니라 경시청(한국의 경찰청)까지 동원하는 등 수사에 총력전을 폈다. 경시청은 웬만한 강력사건 수사 인력보다도 많은 40여 명의 수사팀을 꾸렸고 ‘시부야 크레이지 핼러윈 집단기물파손 사건’이라는 사건명까지 부여하면서 용의자들을 반드시 잡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용의자들을 붙잡는 데는 사건 현장을 중심으로 시부야 일대에 설치돼 있던 250대가량의 방범 카메라가 큰 도움이 됐다. 경시청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방지 및 경비 강화를 위해 도쿄 시내 곳곳에 방범 카메라 설치를 확대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일반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도 수사에 활용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을 포함해 인근의 방범 카메라까지 차례로 확인해 가면서 용의자들의 동선을 하나하나 추적해 나갔다. 방범 카메라를 통해 용의자들이 사건 현장을 벗어난 뒤 이용한 지하철까지 알아낸 경찰은 마침내 이들의 거주 지역까지 파악했다. 그리고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5일 20대 용의자 4명을 붙잡았다. 사건 발생 38일 만이다. 용의자들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상을 보니 내 얼굴이 맞다’, ‘너무 흥분해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일본 매체는 릴레이식 방범 카메라 추적을 통한 경찰의 용의자 검거를 두고 “터키 수사 당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나갈 때 썼던 방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신원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됐지만 아직 붙잡지 못한 나머지 10여 명의 용의자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중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출신 외국인 유학생과 관광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무지개가 뜬 뒤 더 많은 비가 내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자매지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4일(현지 시간) 중국과 필리핀의 최근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전통적인 미국 우방이던 필리핀은 최근 눈에 띄게 ‘친중탈미(親中脫美)’ 행보를 보여 왔다.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지원을 기대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중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 결실로 지난달 20일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정상으로서는 13년 만에 필리핀을 방문했다. 양국은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자원개발에 협력한다는 양해각서를 포함해 무역, 투자, 인프라개발 등 29개 분야 협약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필리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양국 관계는) 비가 그친 뒤 무지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리핀 내에서는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NAR는 “최근 필리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명 중 4명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에 더 강경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친미’냐 ‘친중’이냐, 아니면 ‘양다리’냐. G2의 패권 싸움에 끼여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이 깊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달 15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폐막연설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이냐 미국이냐,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일이 곧 닥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갈등 배경에는 최근 중국의 영향력 확장이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동남아 국가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사업 등을 펼치며 우군을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다한 부채 등으로 부작용이 커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대일로 부채국인 스리랑카에서는 최근 ‘친중파’인 신임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임명을 두고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는 중이다. 2005년부터 10년간 스리랑카 대통령을 지낸 라자팍사는 재임기간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지만 스리랑카는 최근 빚을 갚지 못해 핵심 인프라인 함반토타항을 중국에 99년간 임대해야 했다. 동남아 국가들과 오랫동안 우방 관계를 유지해 오던 미국은 친중 기미를 보이는 국가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는 지난달 28일 필리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필리핀의 유일한 동맹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은 전략적 요충지를 중국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올 1월과 10월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했다. 3월엔 베트남전 종전 43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항공모함이 필리핀을 거쳐 베트남 중부 다낭에 기항한 바 있다. 상당수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로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태국은 미국과의 안보동맹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입했고 10월 말엔 중국과 함께 해상 연합 군사훈련도 했다. 친중 성향이 강했던 말레이시아는 최근 일부 일대일로 사업을 중단시켰고, 인도네시아 역시 중국과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정부 장관은 3일 “우리는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기간 동안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예측하고 동시에 이득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전채은 기자}
화장(火葬)한 유골 재를 소형 캡슐에 담아 로켓으로 쏘아 올리는 우주장(宇宙葬)이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이뤄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는 일본인 30명을 포함한 150명의 망자에 대한 우주장이 치러졌다. 이들의 유골 재는 1㎝ 크기의 정육면체 캡슐에 담긴 상태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인 초소형 위성 ‘엘리시움 스타2’에 실렸다. 그리고 이 위성은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이날 우주로 발사됐다. ‘은하철도 999’ 등 우주를 무대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인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 씨(80)도 자신의 손톱 일부를 잘라 캡슐에 담는 방식으로 생전장(生前葬)을 치렀다. 캡슐 1개의 비용은 2500달러(약 276만 원) 정도다. 일본인 유족들은 로켓 발사 장면을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봤다. 37세의 나이로 숨진 딸의 유골 재를 위성에 실은 아버지 간바라 겐지 씨(80)는 “(우주장을 치러 달라는) 딸과의 약속을 12년 늦게나마 지킬 수 있게 돼 가슴이 벅차다. 상냥하고 배려심 많은 딸이었으니 우주에서 우리 가족을 지켜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위성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위성은 지상 550㎞ 높이의 궤도를 수년 동안 돌다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연소된다. 우주장을 선보인 미국의 위성 제조업체 엘리시움스페이스 대표 대표 시바이트는 “우주장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의 출생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중국 과학자의 행방이 묘연하다. 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는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 유전자 편집 학회를 마지막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학회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 여자 아기가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허젠쿠이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은 그가 부교수로 재직하던 선전의 난팡(南方)과학기술대학. 허젠쿠이가 이 대학 총장의 호출로 불려간 뒤 캠퍼스에서 연금을 당한 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난팡과기대 측은 “그 누구의 정보도 정확하지 않다”며 “우리는 현재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 우리가 무언가를 알게 되면 공식 채널을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학교의 주변은 보안요원으로 둘러 싸여 있는 상태다. 이 사태와 관련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광둥(廣東)성 위생건강위원회에 실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전자 편집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구축에 나섰다. AFP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그것(유전자 편집)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수행될 수 없다”며 “WHO는 전문가들을 모아 윤리적, 사회적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가톨릭 성직자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이미 성직자가 된 동성애자는 자신의 성향을 숨긴 채 이중적 삶을 사는 것보다 성직을 떠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 2일(현지 시간) BBC A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주 출간 예정인 스페인 신부의 책 ‘성직 소명의 힘’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책의 저자인 페르난도 프라도 신부는 교황과 8월 교황청에서 만나 인터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6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가 가톨릭교회 내부에 ‘동성애 네트워크’가 있으며 이를 교황이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약 2주 전이다.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가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는 정신적으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 교회의 삶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 곳(성직사회)에 (동성애에 대한)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런(동성애) 성향의 사람들이 성직자의 길을 걷지 않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교회가 사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보다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동성애적인 행위를 죄악으로 간주하지만 교황은 과거 동성애적 성향 자체에는 죄가 없다며 동성애 차별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교황 즉위 직후인 2013년에는 “만약 한 동성애자가 선의를 갖고 신을 추구한다면 누가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동성애에 대해 다소 완화된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교황은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성직자에 대해선 동성애적 성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톨릭교회 내부의 동성애자는 ‘이중적 삶’을 살기보다 떠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한국 국회에서 두 차례 연설을 했다. 대통령 취임 후 그의 첫 방한은 1989년 2월이었다.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국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 쪽으로 다리를 놓으려는 노태우 대통령의 평화적인 제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며 “노 대통령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을 실질적이고 평화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로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한국은 노태우 대통령이 1988년 7월 7일 이른바 북방외교와 공산권 수교를 추진하는 ‘7·7 선언’을 한 이후 남북 간 대립 상황이 비교적 누그러진 분위기였다. 1992년 1월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던 때 그는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팀스피릿(Team Spirit)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특히 1991년 12월 남북이 공동으로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정식 발효는 1992년)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역설했다. 당시 그는 국회 연설에서 “한국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과 함께 서명한 비핵화 공동선언의 핵사찰과 검증 부분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탄생 배경에도 부시 전 대통령이 있다. 그는 1983년부터 중단 상태이던 소련(러시아)과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교섭을 1991년 9월 타결시킨 뒤 연장선상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다. 당시 북한에 핵무기가 없던 상황이어서 주한미군 전술핵을 철수하면 한반도에 비핵화가 이뤄진다는 논리가 나왔고, 이것이 같은 해 12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과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 끝에 20홀 연장 우승을 거둘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그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박세리를 자신의 카트에 태우고 축하 인사를 건네는 장면은 국내에도 생생히 전해졌다. 2004년 박지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시상식에서 박지은의 볼에 축하 키스를 한 뒤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전채은 chan2@donga.com·김종석 기자}

지난달 30일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41대)과 그의 맏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43대)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이다. 첫 번째는 2대 존 애덤스와 6대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 민주당의 ‘케네디 집안’만큼 공화당의 ‘부시 가문’은 미국의 대표적 정치 명가(名家)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프레스콧 부시(1895∼1972)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역한 후 투자은행을 설립해 금융업에 종사하다가 1952년 코네티컷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석유기업을 설립하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부시 전 대통령의 인생 행보는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예일대를 졸업했지만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은 부친과 확연히 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아버지 부시가 겸손한 매너로 조용한 국정을 펼친 반면 아들 부시는 자신만만한 호언장담으로 유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아들 부시는 아버지의 그늘을 의식해, 대통령으로서 (재선에 성공해) 아버지를 능가했음을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분석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바버라와 애틋한 관계였다. 역대 대통령 부부 중 결혼생활을 가장 오래한 커플이다. 1945년 바버라와 결혼해 올해 4월 17일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73년 동안 함께 살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9년 출간한 서적에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게 더 멋진 일이었다”고 썼다. 결혼 초반엔 시련도 있었다. 둘째 딸 로빈이 태어난 지 3년 만에 사망한 것.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장될 텍사스A&M대의 부시 도서관 정원은 바버라 여사와 로빈이 묻힌 곳이기도 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5)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 중도하차했다. 부시 집안에서 젭 부시의 대선 출마를 가장 반대한 사람은 어머니 바버라였다. 그 이유(“아들아, 미국은 (너 말고도) 이미 너무 많은 ‘부시’를 가졌단다”)는 워싱턴 정가에 지금도 회자된다. 젭 부시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그 사람이 벌써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썼다. 젭 부시의 아들 조지 P 부시(42)는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 주지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나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올랐지만, 그것 역시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것보다는 못한 일이었다” 조지 H.W.부시(아버지 부시) 41대 미국 대통령이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4월 17일 부인 바버라 부시가 사망한 지 7개월 여 만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 역사상 결혼생활을 가장 오래 한 인물이었다. 바버라 피어슨과 1945년 결혼해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73년 동안 함께 살았다. 이 기록은 바버라 부시의 숨이 멎은 날 함께 멈췄다. 1999년 출간한 서적에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도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게 더 멋진 일이었다고 썼다. 두 사람은 1943년 미국의 한 동화책 출판 기념회에서 처음 만났다. 17세 조지의 눈에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이 들어왔다. 평소엔 누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금세 잊어버리곤 했던 그였다. 이상하게도 그 홀리데이 드레스가 눈에 아른거렸다. 친구에게 그 여성을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했다. 흘러나오던 곡은 글랜 밀러의 곡. 왈츠를 추지 못해 다행이었다. 춤을 추는 대신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바버라 피어슨과의 긴 여정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3년 뒤 두 사람의 삶은 하나로 포개졌다. 그렇게 73년을 살았다. 결혼 초반엔 어린 딸이 백혈병에 걸려 숨졌지만 함께 이겨냈다. 이 일로 우울증까지 겪었던 바버라의 눈물을 조지는 매일 밤 닦아줬다. 2012년에는 대통령 재직 시절 경호원의 아들이 백혈병에 걸리자 조지가 함께 삭발해 어린 소년을 위로했다. 인상적인 사진도 많이 남겼다. 2015년 휴스턴 아스트로와 시애틀 마리너이 야구 게임에서 바버라가 부시 전 대통령의 코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사진이 대표적이다. 2010년에는 야구 경기 중간의 키스타임에 서로 입을 맞추는 장면이 포착됐다. 바버라는 1994년 자신의 자서전에 자신들을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두 사람”이라고 썼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 역사상 가장 장수한 대통령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나이 만 93세 165일을 앞지르면서였다. 2009년엔 자신의 85번째 생일을 기념해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지상에 발을 딛자마자 내뱉었던 “90살 생일에 또 하겠다”라는 말을 2014년에 지켰다. 당시 바버라는 85세 조지에게 “우리 부시, 언제 철드나”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2013년 바버라는 미국의 한 케이블 채널에서 자신과 조지의 악화된 건강에 대해 “난 위대한 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는 지금쯤 어딘가에서 ‘바비’(바버라의 애칭)를 만나지 않았을까. 1일부터 하늘에서는 멈췄던 부시 부부의 결혼 시계가 다시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