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태

이윤태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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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반대는 허위가 아닌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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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13~202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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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18%
남북한 관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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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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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6%
국제정세3%
미국/북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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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안철수 “중도 확장”… 국민의힘 조기 입당-합당 거리두나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첫 오찬 회동을 하고 정권 교체와 야권의 중도 확장에 공감대를 이뤘다.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선을 그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에 진통을 겪는 안 대표가 한 발짝 다가서면서 두 사람의 연대 여부가 야권 대선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7일 서울 종로구 중식당에서 만나 2시간 가까이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당은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두 사람은 정권 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 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원전 정책,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기여한 점을 거론하며 안 대표에게 경의를 표했고, 안 대표는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윤 전 총장의 결단에 각각 경의를 표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또 언제든지 만나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두 사람이 “확실한 정권교체로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야권에선 “국민의힘 대선 플랫폼만으론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문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는 윤 전 총장식 ‘빅 플레이트(큰 그릇)론’이나, 중도 정치를 표방해 온 안 대표의 인식이 결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도 최근 통화한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제가 만나야 할 분들은 다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윤석열입니다’를 개설하며 2030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유튜브 대문사진에는 경북 칠곡의 한글교실 할머니들의 글씨체를 폰트화한 ‘칠곡 할매 글씨체’를 사용해 보수진영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 정서를 겨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윤 전 총장의 ‘충청 대망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청대망론의 주자라고 한다면 충청에서 태어났든지 학교를 다녔든지 있어야 하는데 윤 전 총장은 아버지, 조상이 충남이라는 것 외엔 다른 게 없다”며 “충청 대망 주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했다. 대전에서만 5선을 한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어디 조상, 부친 운운하며 은근슬쩍 충청에 연줄을 대려고 하냐”며 “역겹고 가소롭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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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이번엔 유튜브 채널 개설…글씨체는 ‘칠곡 할매 글씨체’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첫 오찬 회동을 하고 정권 교체와 야권의 중도 확장에 공감대를 이뤘다.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선을 그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에 진통을 겪는 안 대표가 한 발짝 다가서면서 두 사람의 연대 여부가 야권 대선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7일 종로구 중식당에서 만나 2시간 가까이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당은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두 사람은 정권 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원전정책,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기여한 점을 거론하며 안 대표에 경의를 표했고, 안 대표는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윤 전 총장의 결단에 각각 경의를 표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또 언제든지 만나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두 사람이 “확실한 정권교체로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야권에선 “국민의힘 대선 플랫폼만으론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문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는 윤 전 총장식 ‘빅 플레이트론(큰 그릇)’이나, 중도 정치를 표방해 온 안 대표의 인식이 결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도 최근 통화한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제가 만나야 할 분들은 다 만나야 하지 않겠나”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윤석열입니다’를 개설하며 2030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유튜브 대문사진에는 경북 칠곡의 한글교실 할머니들의 글씨체를 폰트화 한 ‘칠곡 할매 글씨체’를 사용해 보수진영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 정서를 겨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윤 전 총장의 ‘충청 대망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청대망론의 주자라고 한다면 충청에서 태어났든지 학교를 다녔든지 있어야 하는데 윤 전 총장은 아버지, 조상이 충남이라는 것 외엔 다른 게 없다”며 “충청 대망 주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했다. 대전에서만 5선을 한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어디 조상, 부친 운운하며 은근슬쩍 충청에 연줄을 대려고 하냐”며 “역겹고 가소롭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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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센 규제로 집값 잡겠다는 與주자들

    더불어민주당 주요 대선 주자들이 공식 출마 선언을 마치자마자 앞다퉈 부동산 규제 공약을 꺼내 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失政)으로 꼽히는 부동산정책의 보완 없이는 대선 승리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정작 여권 주자들의 정책 방향은 공급 확대보다 규제 강화로 쏠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제정 토론회’에 참석해 “비필수 부동산의 조세 부담을 늘려 투기 가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며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보유세 부담을 국가가 일반 예산으로 쓰지 않고 온 국민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면 그게 곧 기본소득”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감독원(가칭) 설립 △부동산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불공정 거래와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은 부동산시장법 제정을 촉구했다. 모두 시장 규제 강화와 연관된 것들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지소유상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등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택지소유 부담금, 개발이익 환수금 등을 강화해 이를 지역 균형발전과 청년 주거복지 사업 및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반반씩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토지를 중심으로 한 소득 격차가 이제 묵과할 수 없는 단계”라며 “땅부자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토지공개념 3법’ 가운데 택지소유상한법은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지만 이 전 대표 측은 “면적 제한을 구법(舊法)의 2배, 5년 이상 실거주한 경우 3배까지 상향하는 등 당시 위헌 판단을 받았던 부분들을 보완해 위헌 소지를 없앴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보유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연차적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부 주요 주자들이 규제 강화 위주 공약을 내놓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최근의 집값 급등은 정부 정책 부작용과 무관치 않다”며 “기존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에 여당 주자들은 오히려 기존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보유세-토지공개념 도입”… 주택 공급보다 규제에 방점“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의 최대 원인은 부동산 문제인가.”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TV토론에서 8명의 주자는 이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상호 난타전 와중에 8명의 주자 전원이 한목소리를 낸 건 이 질문이 유일했다. 그러면서도 여권 일부 주요 주자들은 정작 부동산정책으로 규제 일변도의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도 “문제의 진단부터 잘못된 공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이낙연, 이재명 앞다퉈 ‘세금 강화’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6일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법 등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공식 출마 선언 뒤 첫 정책 행보로 부동산 세금 부담 강화를 들고 나온 것. 토지공개념 3법은 택지 소유에 제한을 두고 부담금을 부과하고(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 환수를 늘리고(개발이익환수법), 사용하지 않는 토지에 가산세를 부과(종합부동산세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전 대표는 이렇게 걷은 부담금과 세금을 지역균형발전과 청년·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복지에 쓰겠다고 밝혔다. 토지공개념 추진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상위 1%의 법인이 전체 법인 소유 토지의 75.7%를 갖고 있다”며 “이처럼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아파트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가 제안한 택지소유상한법에 따르면 개인 보유 택지를 서울시나 광역시는 약 1322㎡(400평)까지만 허용하도록 했다. 세금을 주거복지에 쓰자고 제안한 이 전 대표에 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토보유세’를 도입해 기본소득의 일부 재원으로 쓰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이날 ‘부동산시장법 제정 토론회’에 참석해 “비(非)필수 부동산은 보유가 부담이 되도록, 심하게는 손실이 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거주용이나 업무용을 제외한 부동산에는 세금을 늘리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금융감독원과 비슷한 성격의 부동산감독원(가칭)을 국토교통부 산하에 설립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권 주자들이 대선 공식 레이스 시작부터 부동산정책을 꺼내든 건 들끓는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여권 지지층 의식해 규제 위주로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은 민주당은 세제 완화에 착수했지만 정작 여권 주자들은 이마저도 반대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을 상위 2%로 제안한 민주당 당론에 대해 “지금처럼 보유세를 낮추면 안 된다. ‘상위 몇 퍼센트’ 이렇게 비율을 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공급 정책은 후순위가 돼야 한다. 공급을 먼저 이야기하면 부동산 가격 정상화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여권 주자 가운데 공급 주택 수 제시를 통한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약속한 건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정도다. 정 전 총리는 “공공과 민간을 합해 5년 동안 280만 호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고, 박 의원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폐합하고, 그 부지에 20만 호의 주택을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정책 모두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다. 또 다른 주자들도 이날 TV토론에서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나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한다고 밝힌 여권 주자들이 규제 강화 정책을 꺼내든 건 결국 여권 지지층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경선 승리를 위해서는 여권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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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길 “대깨문, 안일한 생각땐 文대통령 못지켜”, 친문 “이재명 대변인이냐… 당대표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을 일컫는 ‘대깨문’을 언급해 여권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대깨문’은 정치권에서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송 대표는 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친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강력히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 “당내에는 누가 (후보가) 되면 절대 안 된다며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 일부 극단 지지자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일부 친노(노무현) 세력이 정동영 후보를 안 찍었고 500만 표 차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일부 친문 열성 지지층이 이 지사 공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대깨문’ 용어를 쓴 것. 당내에선 반발이 쏟아졌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이유 불문하고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도 “송 대표는 당원들께 사과하고 당 대표로서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송영길은 이재명 대변인이냐” “어떤 여당 대표가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고 모욕하나” “당 대표 직을 사퇴하라” 등 항의성 게시글이 빗발쳤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깨문’에 대해 “(2017년 대선에서) 우리 지지층이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주변의 투표 독려를 위해 만든 용어”라며 “발언 취지는 특정 후보를 배제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송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불공정하게 특혜를 받아 출세한 사람”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재차 성토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스코틀랜드 맹장 맥베스는 세 명의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란 예언을 듣고 혹한다. 권력욕에 휩싸인 부부는 점점 광기에 휩싸인다”며 “맥베스 부부의 최후? 굳이 적지 않겠다”고 썼다. 맥베스 부부는 호의를 베풀었던 왕을 죽인 뒤 왕위를 찬탈했지만 결국 왕위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파멸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 202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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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이재명 “기본소득 실현 불가” 뭇매… 李 “8 대 1 일방적 토론”

    “기본소득 정책도 차제에 정리하고 폐기하는 게 어떠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위를 달리는 후보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는 공약으로 가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정세균 전 국무총리) 3일 밤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 ‘반(反)이재명 연대’의 대치 전선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비롯해 박용진 이광재 김두관 의원 등은 일제히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의 실현 가능성부터 ‘영남 역차별’ ‘약장수’ 등 이 지사 발언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이들은 단순히 1위 후보 견제를 뛰어넘어 “이재명으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앞세운 채 결선투표까지 염두에 둔 이슈별 전선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일제히 ‘기본소득’ 때리기정 전 총리는 이날 토론에서 이 지사가 전날 “기본소득이 1번 공약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기본소득 100만 원을 얘기했다가 재원 대책이 없다 하니 50만 원으로 줄였다가 전날은 1번 공약이 아니라고 했다. 수시로 말이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증세 없이 50조 원을 나눠줄 수 있다고 야당과 논쟁하던 분이 (이제 와서) 제1 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은 뭐가 되느냐”며 “조세 감면과 세출 조정 등으로 50조 원을 만든다는 것은 무협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가 “(박 후보는) 못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광재 의원도 “기본소득 전면 실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을 이틀 연속 지적했다. 그는 이 지사가 1일 고향 안동을 찾아 “영남이 역차별받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며 “그런 접근은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정면 부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발언의 전체 취지를 보면 과거 군사정권을 지원해서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지원했던 정치 집단으로부터 실제로 지원도 못 받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경선 (일정과) 관련, 본인과 다른 의견에 대해 ‘약장수’라고 했다. 그런 거친 표현을 쓰는 게 옳은가”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기다리는 후보로 이길 수 있을까”라며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반이재명 연대는 ‘범(汎)친문’ 세력 간 단일화 행보와 맞물리며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예고한 대로 5일 오전 단일화 결과를 발표한다.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인연을 계기로 친노까지 포괄하는 범친문 연대로 나서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도 3일 회동을 계기로 향후 결선 투표까지 염두에 둔 공동 행보를 늘려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앞으로 남은 TV 토론 등에서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집중 공격에 나설 가능성 등이 점쳐진다. 이재명 “이기기 위한 과정, 자연스러운 현상”이 지사 측은 당내 ‘반이재명 연대’의 집중 공격에 정면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이날 국민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경쟁 후보들 입장에선 이기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들을 최대한 해야 한다”며 “후보 간 연대가 정책이 같아서일 수도 있고 이기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TV 토론회에서 벌어진 기본소득을 둘러싼 협공에 대해서는 4일 오후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관련 뒤늦은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부연설명을 했다. 그는 “8 대 1에 가까운 일방적 토론에서 제대로 답할 시간도 반론할 기회도 없어 뒤늦게 답한다”며 “정책의 성숙 과정을 유연성이 발휘된 발전으로 볼 수도 있고, 일관성 부족이나 말 바꾸기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추 전 장관은 토론에서 “거짓말쟁이라며 날 선 비판을 하면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일 것”이라고 이 지사를 옹호한 데에 이어 4일에도 트위터에 “(기본소득을) 당장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다른 후보 것이라고 배척만 해서도 안 된다”고 재차 두둔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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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주자들 후원회장 모금경쟁도 스타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개인적 인연이나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학자나 연예인 등 다양한 인사를 후원회장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나섰다. 5일 후원회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예비후보 8명은 후원회장 선정을 이미 마쳤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때부터 후원회장을 해 온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계속 회장직을 맡기기로 했다. 영남권 시민사회 원로 출신인 김 위원장을 통해 영남과 친노(친노무현) 지지층을 두루 포섭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로 유명한 배우 김수미 씨를 후원회장으로 선정했다. 전북 출신인 두 사람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우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고 한다. 김 씨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정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 나타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뉴질랜드 출신의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선정했다. 1966년 한국에 온 안 신부는 지금까지 저소득층의 자립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이광재 의원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에게 후원회장직을 맡겼다. 이 의원은 2014년 원로들과의 대담집을 출간하며 조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후원회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했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이 맡았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을 포함한 15명의 공동 후원회장을 선임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김두관 의원은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를 후원회장에 위촉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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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열 김수미 조정래…與 후원회장 대결도 ‘후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개인적 인연이나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학자나 연예인 등 다양한 인사를 후원회장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나섰다. 5일 후원회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예비후보 8명은 후원회장 선정을 이미 마쳤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때부터 후원회장을 해온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계속 회장직을 맡기기로 했다. 영남권 시민사회 원로 출신인 김 위원장을 통해 영남과 친노(친노무현) 지지층을 두루 포섭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로 유명한 배우 김수미 씨를 후원회장으로 선정했다. 전북 출신인 두 사람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우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고 한다. 김 씨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정 후보의 선거 유세현장에 나타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뉴질랜드 출신의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선정했다. 1966년 한국에 온 안 신부는 지금까지 저소득층의 자립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이광재 의원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가 맡았다. 이 후보는 2014년 원로들과의 대담집을 출간하며 조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후원회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이 맡았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회장을 포함한 15명의 공동후원회장을 선임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후원회장으로 이해찬 전 대표를, 김두관 의원은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를 후원회장에 위촉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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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영남 역차별 발언 우려”…이재명 “수도권과 비교해 지적한것”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지역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우려가 있다”고 이틀 연속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방이 수도권과 비교해 역차별 당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공세를 “오해”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3일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첫 TV토론회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고향 안동에 가서 ‘영남이 역차별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접근은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정면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영호남 역차별이 아니라 수도권과 영남의 역차별을 말한 것이라고 하지만 당시 발언은 그게 아니었다. 해명을 거짓으로 한 것”이라며 “그래서는 신뢰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이 지사는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발언의 전체 취지를 보면 과거 군사정권을 지원해서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지원했던 정치 집단으로부터 실제로 지원도 못 받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1일 경북 안동을 방문해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모르겠지만 이젠 오히려 영남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매우 우려스러운 발언”이라며 “정치인이 지지를 얻기 위해 지역주의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의 말인 줄 알았다”며 “민주당은 이런 차별적 발상과 싸워온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SNS에 “수도권에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말”이라며 “모든 발언이 디지털로 기록되고 전국에 생중계되는 세상에서 영남에서 이 말하고 호남에선 저 말 할 정도로 생각이 부족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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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흑서 저자’ 면접관 투입 놓고… 이재명 vs 이낙연-정세균 충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공식 행사 첫날부터 행사 방식을 놓고 잡음이 터져 나왔다.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4일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면접’의 면접관으로 투입된다는 소식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민주당은 2시간 만에 김 회계사 대신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섭외했지만 경선 연기론 때부터 누적됐던 불만으로 민주당 예비경선이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선 연기론 이어 또 잡음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낸 주자 9명은 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 서약식’에서 ‘대통령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되어 질문에 답하는 ‘독한 면접’ 행사에 참석했다. 다만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실시간 시청자가 2000명을 넘지 못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도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오후 4시 반경 4일 두 번째 행사에는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 회계사와 김해영 전 의원, 그리고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의 김소연 대표를 패널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계사와 김 전 의원은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날선 질의응답을 통해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발표 후 약 1시간 30분 후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제 눈을 의심했다.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며 “저는 김경율 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총리도 트위터에 두 차례 글을 올려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거냐”며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국민 중에도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국민의 눈으로 검증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후보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찬반이 엇갈리면서 결국 발표 두 시간 만에 강훈식 대선기획단장은 “최종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먼저 발표된 것”이라며 김 회계사 대신 유 전 사무총장을 섭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지도부가 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주자들을 어떻게 달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나도 연대해 보고 싶다” 이날 행사에서 이 지사는 ‘후보들의 단일화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가능하면 연대도 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되긴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5일까지 단일화를 마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연대를 해보고 싶다는 이 지사의 말은 추가적인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 지사의 자신감”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맞서 다른 주자들은 역전을 다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월드컵을 보면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꼭 초반에 고전하다가 나중에 우승한다”며 “이번에 그런 드라마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 “아픈 데를 과감하게 찌른다”면서도 “원래 승리의 드라마는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정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모두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박 의원은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애를 쓰셨지만 ‘공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두 분의 실책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께 많은 실망을 드렸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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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가족에 폭언한건 사실… 부족함 용서 바란다” 울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공식 행보를 시작한 1일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 문제에 대해 “모두 다 팩트(사실)”라며 “제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라며 “7남매에게 인생을 바친 어머니인데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 제가 참기 어려워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제 세월도 10년 정도 지났고 저도 많이 성숙했다”며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형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참혹한 현장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최대 리스크인 도덕성 논란을 해명과 사죄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갈등의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출마 선언을 마친 직후 첫 행보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무명용사 묘역에 참배했다.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았다. 이 지사는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세상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그분들이 이 나라를 지키셨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엔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그는 먼저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았고, 이 자리에는 지역 유림 인사와 초등학교 시절 은사, 부친(작고)의 친구 등도 참석했다. 그는 유림서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 구조도 바뀌었다”며 “오히려 영남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지사는 안동 출신 항일 시인 이육사를 기리는 문학관에 들러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느냐”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안동=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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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대권주자들 “부동산 실책 뼈아파…조국 아닌 윤석열 사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9명의 주자들이 1일 ‘대통령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되어 치른 국민면접을 시작으로 11일 간의 예비경선(컷오프) 레이스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9명의 주자들은 신경전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경쟁의 시동을 걸었다. 다민 유튜브로 생중계 된 이날 행사는 실시간 시청자가 적어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도 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4일 두 번째 행사에는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김경률 회계사 등을 패널로 투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이재명 “나도 연대 해보고 싶다”9명의 주자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힌 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공명선거 서약 외에도 주자들이 기자단의 질문에 답하는 ‘독한 면접’ 코너도 마련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후보들의 단일화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가능하면 연대도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되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에 있어 다수가 참여해서 실력을 겨루는데 가능한 방식,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은 5일까지 단일화를 마치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연대를 해보고 싶다는 이 지사의 말은 이번 경선이 이 지사와 ‘비(非)이재명’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을 빗댄 것 아니겠느냐”며 “추가적인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이 지사의 자신감”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맞서 다른 주자들은 역전을 다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월드컵을 보면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꼭 초반에 고전하다가 나중에 우승한다”라며 “이번에 그런 드라마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원인을 묻는 질문에 “아픈데를 과감하게 찌른다”면서도 “원래 승리의 드라마는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답했다. ● 대선 주자들 “부동산 정책 뼈아파”‘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 모두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정 전 총리는 “주택 정책에 회한이 많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고 박 의원은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애를 쓰셨지만 ’공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두 분 실책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국민께 많은 실망을 드렸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이날 행사의 주요 화두였다. 최 지사는 “‘조국 사태’가 아니라 ‘윤석열 사태’다. 윤 전 총장은 대선에 나와서는 안됐다”고 했다. 다만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배출한 것도 우리 정부다. 이에 대해 엄중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자들과 달리 이 지사는 각종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자제했다. 이날 행사는 질문에 선착순으로 손을 든 주자들에게 답변 권한이 주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민주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 이날 행사에는 실시간 시청자가 2000명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4일 열리는 두 번째 국민면접에는 김 회계사와 김해영 전 의원, 그리고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의 김소연 대표를 패널로 초청했다. 김 회계사와 김 전 의원은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의 질문을 날카롭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세 분을 섭외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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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가족에 폭언은 사실…부족함 용서를” 울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공식 행보를 시작한 1일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 문제에 대해 “모두 다 팩트(사실)”라며 “제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바란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지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도덕성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라며 “7남매에게 인생을 바친 어머니인데 저희 형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 제가 참기가 어려워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답변 과정에서 이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제 세월도 10년 정도 지났고 저도 많이 성숙했다”며 “어머니도 돌아가셨고 형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참혹한 현장은 다시 생기기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최대 리스크인 도덕성 논란을 해명과 사죄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갈등의 원인은 가족들의 시정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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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실련 “文정부 4년간 아파트값 2배 올라”

    “약 3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이 17% 올랐다는 정부의 발표는 현실을 왜곡한 거짓 통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서울의 아파트 값은 2배 가까이 올랐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75개 단지 아파트 11만5000가구의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 값은 93%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2017년 5월에 1평(약 3.3m²)당 평균 2061만 원이었으나 지난달 기준으로 평당 3971만 원으로 올랐다. 30평형 아파트로 계산할 경우 6억2000만 원이었던 집값이 11억9000만 원으로 뛴 것이다. 개별 아파트 거래 동향을 봐도 현 정부에서 아파트 값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는 분명하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의 30평형(전용 84m²) 실거래가는 2017년 5월 19억4500만 원에서 이달 37억5000만 원으로 92.8% 올랐다. 은평구 북한산푸르지오도 2017년 5월에 6억 원 내외였지만 지난달 11억85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경실련은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는 2017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아파트 값이 17% 올랐다고 주장하면서도, 조사 대상이나 산출 근거 등의 자료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국토부 통계는 (실제보다) 서너 배나 낮은 거짓 통계”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다.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한 뒤에도 오히려 서울의 아파트 값은 올해 5월까지 평균 2억5000만 원이 더 올랐다고 한다. 경실련 관계자는 “문 대통령 취임 이전으로 원상회복하려면 1년 내에 5억7000만 원이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값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평균 소득의 가구가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크게 늘어났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7년 5월 약 14년이 걸렸으나, 올해 5월 기준으로 하면 25년이 걸린다고 한다. 경실련 관계자는 “같은 기간 가구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298만 원만 늘었다. 아파트 값 상승이 소득 상승의 192배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실련 통계의 모집단이 시장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며 “국토부 통계는 거래가 이뤄지는 곳뿐만 아니라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단지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정순구·유채연 기자}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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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수강생 몰카 촬영 30대 운전강사 구속수감

    약 4년 동안 운전 연습을 하러 온 여성 수강생들을 몰래 촬영한 30대 운전 강사가 구속 수감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운전 연수 업체에 강습을 받으러 온 여성들이 앉는 운전석 아래 등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강사 최모 씨를 구속 수감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7년부터 한 자동차 운전 연수 업체에서 일하면서 운전석이나 조수석 등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촬영한 영상의 일부를 주변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 씨의 여자친구 A 씨가 차 안에서 카메라가 설치됐던 흔적 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며 발각됐다. A 씨도 한때 최 씨의 수강생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의 수강생 명단에 수백 명의 여성들이 나와 누가 피해자인지 밝히기 위해 최 씨의 휴대전화 등의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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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줌맥 끝, 호텔파티” “3대3 미팅 잡자”… 열흘후 ‘일상 컴백’ 기대

    “모임 잡고 여행 계획”, 거리두기 풀리자 시민들 들썩들썩공원-대학가 등 인파 늘어 생기 “해마다 여름이면 대학 동창 네 가족이 여행을 갔는데 지난해는 못 갔거든요. 올해도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이젠 백신도 꽤 맞았고, 모임 제한인원도 좀 풀려 같이 여행 계획을 잡아보기로 했어요. 오늘도 몇 명이 모이기로 했어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만난 교사 A 씨(38)는 전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 발표가 무척 반갑다고 했다. A 씨의 친구 모임은 자녀들까지 모두 11명. 그간 코로나19 탓에 여행은커녕 모이기도 어려웠지만 이젠 가능해졌다. 성인 8명 가운데 5명이 백신을 맞아, 전부 다 모여도 6명만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A 씨는 “물론 마스크도 계속 써야 할 테고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인근.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최근 부쩍 모여드는 어르신들이 늘어난 이곳에서도 정부 개편안은 최대 관심사였다. 인사를 건네자마자 대뜸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전화기 뒤에 부착된 ‘2차 접종 완료’ 스티커를 자랑스레 흔들어 보였다. “우린 다 모여도 0명이야, 0명”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왕년에 좌중을 휘어잡던 춤꾼이란 말이지. 그런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1년 넘게 무도장을 밟아보지 못했어. 이제 출입 제한도 풀리고 시간도 늘어난다며? 다 같이 음악에 맞춰 시원하게 스텝 밟으면 소원이 없겠어.”(김모 씨·83) 적막했던 대학가도 다소 분위기가 되살아난 듯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만난 최모 씨(20)는 “초중고교는 2학기 전면 등교한다고 들었는데, 대학도 대면 수업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1, 2학년들은 대학 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음 달도 여전히 방학이지만 왠지 기대가 커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줌맥 끝, 호텔파티” “3대3 미팅 잡자”… 열흘후 ‘일상 컴백’ 기대 “올해 2월 졸업한 동기들이랑 제대로 졸업파티를 못 했어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모이기조차 힘들었는데 다음 달 호텔방을 빌리기로 했어요. 한 번밖에 없는 대학 졸업인데 이제라도 조촐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강아담 씨(23)는 20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친구들과 서둘러 서울에 있는 한 호텔을 예약했다. 날짜는 다음 달 초 주말. 대학 내내 단짝이던 친구 5명이 다 함께 모이는 건 1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강 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매달 정기모임도 ‘줌맥’(줌 화상회의 켜놓고 집에서 맥주 마시기)으로만 했다. 드디어 친구들과 ‘완전체’로 모인다니 너무 기대가 크다”며 기뻐했다.○ “1년 못 뵌 어머니 모시고 바다 가고파”정부의 방역수칙 완화 발표에 시민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특히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미뤄뒀던 가족, 친지 모임을 갖겠다는 꿈에 부풀었다. 이미 백신을 맞은 시민들은 정부 발표에 한층 고무된 모습이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주부 최모 씨(60)는 “당장 달이 바뀌면 1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정어머니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거세지자 어머니가 먼저 ‘애들 위험하다’며 못 오게 하셨어요. 속으로 손자들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괜히 불안해 찾아뵙질 못했죠. 이젠 어머니도, 가족 몇몇도 백신을 맞았으니 어머니가 가보고 싶어하신 바닷가 가서 좋아하시는 해산물 사드리고 싶어요.” 올해 3월 전역한 대학생 이모 씨(23)는 다음 달 제일 해보고 싶은 일로 ‘3 대 3 미팅’을 꼽았다.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끼리 “제대하면 옛날 선배들처럼 꼭 단체 미팅을 해보자”고 했는데 방역수칙 탓에 엄두를 못 냈다. 이 씨는 “이젠 서울에서도 밤 12시까지 술집 등이 문을 여니 눈치 안 보고 신나게 놀 생각”이라고 했다. 초중고교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에 대해 크게 반색했다. 길어진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은 물론이고 학업 성적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초교 5학년 딸이 있는 박모 씨(44)는 “원격수업이 ‘뉴 노멀’이라지만 역시 학생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게 제일 좋은 교육”이라며 “당장 7월부터 전면 등교를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넘게 불규칙적으로 학교를 오갔던 학생들은 전면 등교가 꽤나 부담스러운 눈치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3과 선생님들만 백신을 맞는데 왜 다른 학년까지 무리해서 등교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는 찬성 반응이 대다수였다. ○ 벌써부터 ‘다음 달 6인 이하 가능’ 홍보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에 차질을 빚어왔던 음식점 등은 벌써부터 다음 달이 기다려진다. 21일 서울 시내를 돌아보니 ‘7월 1일부터는 6인 이하 모임 가능’이란 안내 글을 게시한 업소가 여럿 눈에 띄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맞춰 할인행사를 열겠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문화예술 업계도 오랜만에 생기가 돌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발 빠르게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업체가 많다”고 귀띔했다. 발길이 뚝 끊겼던 영화관이나 공연장도 기대가 크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영화계 최대 성수기이자 대형 신작이 쏟아지는 ‘7말8초’를 앞두고 거리 두기가 다소 풀려 그나마 다행”이라며 “영화관 수익의 상당 부분은 팝콘 등 음식 판매에서 나온다. 이런 부분도 완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현 newsoo@donga.com·김화영·오승준 기자 / 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재희·최창환 기자}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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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맘 편히 가족모임” 환영… 직장회식 부활엔 “기대” “부담” 세대차이

    “원래 이번 달 ‘전역 10주년 모임’을 하려 했는데 열흘 정도 기다렸다가 다음 달 하기로 했어요. 안 그래도 입대 동기가 많아 ‘5인 이상 집합금지’에 걸려 고민이었거든요. 며칠만 참으면 맘 편하게 볼 수 있다니 다들 신났습니다.” 2011년 6월 장교로 전역한 A 씨(37)는 20일 일요일인데도 카톡이 난리가 났다고 한다. 2008년 함께 입대했던 동기 7명의 단체 대화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바뀌었대” “미뤘던 모임을 7월에 하자” 등 속속 글이 올라왔다. 차일피일 미뤘던 모임이었는데 부랴부랴 참석 가능 인원을 확인하느라 오후 내내 부산했다. A 씨는 “몇몇은 백신을 맞아서 가족이 함께 모여 1박 2일 여행을 가도 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모임다운 모임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다들 흥분해 있다”며 웃었다.○ “일상 회복 기대” vs “방역 구멍 우려”정부가 20일 다음 달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안을 발표하자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계적으로 5인 이상 모임이 가능해지고, 음식점이나 헬스클럽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간도 늘어나 반가워하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이제야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코로나19가 느슨해지는 방역 탓에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1년 이상 힘겨운 시간을 겪은 터라 정부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확실히 많았다. 대학원생 김찬교 씨(24)는 “평소 연구실에서 나와 집에 가면 오후 9시가 넘는다. 10시면 문을 닫는 헬스클럽에 가기가 힘들었다. 이젠 24시간 운영한다니 맘 편하게 갈 수 있다”며 기뻐했다. 스포츠 경기장 입장 인원이 대폭 늘어나 ‘직관’에 목말랐던 팬들도 신났다. 프로축구 전북 팬인 정모 씨(23)는 “코로나19로 입장 인원이 제한돼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며 “비수도권은 실외 좌석의 70%까지 가능해진다고 들었다. 친구나 가족과 단체 관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들뜨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일부 시민은 방역수칙이 완화되면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까 봐 우려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주부 B 씨(46)는 “거리 두기 단계가 낮춰지면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더 많이 할 텐데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어 걱정”이라며 “고교 2학년인 딸을 포함해 아직 가족 중에 아무도 백신을 맞지 못해 더 심란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인 회식 문화 살아날까정부 안이 발표되자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회식’에 쏠렸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회식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팽팽하게 맞섰다.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모 과장(40)은 다음 달부터 팀원 6명이 다 함께 모일 수 있어 조만간 회식을 잡을 계획이다. 한 과장은 “그간 팀원 상담 등 한두 명씩 모임을 갖다 보니 주머니 사정엔 오히려 더 부담이 됐다”며 “차라리 한 방에 해결하는 게 편하다”고 전했다. 반면 대기업 사원 C 씨(28)는 “젊은 세대는 상사들과의 술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회식 알레르기’가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회식 없이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아무래도 방역수칙 완화에 반색하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음식점을 하는 공해영 씨(44)는 “막상 제한이 풀린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보다야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직장인 회식이 늘어나야 매출도 조금은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정부 안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안모 씨(62)는 “술집은 아무래도 식사를 마친 뒤에 오는 고객들이 많은데,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면 좀 애매하다”며 “최소 오전 1시까지는 풀어줘야 자영업자들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아쉬워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이기욱·오승준 기자}

    •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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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우는 ‘그림자 아이들’… 첫째-둘째 남고 동생은 추방 위기

    “이젠 제 이름으로 네이버 회원 가입도 할 수 있대요. 하지만… 동생들은 어떡하죠. 언젠간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데. 저희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한국말밖에 모른다. 김치가 들어가면 다 좋고, 콩국수는 ‘최애’다. 아,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세계를 휩쓴 우리 오빠들. 같은 한국인이라 자랑스럽다. 그런데 세상은 날 달리 부른다. ‘그림자 아이’라고. 영락없는 중학생 현지(가명·15). 한 번도 한국인이 아니라 생각한 적 없다. 꿈은 한국 최고의 특수 분장사. 하지만 언제나 마음 한편이 아리다. 아버지가 불법 체류자라 자신도 미등록 체류 아동이다. 현지는 택한 적 없는데, 다른 존재여야 했다. 사이트 계정 하나 만들 때도 남의 것을 빌려야 했다. 휴대전화도 내 명의가 아니다. 봉사활동도 서류를 몇 장씩 떼야 했다. 하지만 다 참아낼 수 있다, “너 어른 되면 강제 추방될 거야”란 말만 빼면. 그런 현지에게 4월 19일은 잊지 못할 날이다. 법무부가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이란 걸 발표했다. 심사만 통과하면 한국에서 이대로 살 수 있단다.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현지는 마냥 신나지 않다. 큰딸 현지에겐 남동생 둘과 여동생이 있다. 현지와 둘째는 구제 대상이지만, 셋째와 막내가 제외됐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비자 자격 조건으로 △한국 출생, 15년 이상 체류 △2월 28일 기준 초등학교 졸업 △신청일 기준 국내 중고교 재학이거나 고교 졸업만 대상으로 했다. “애들한테 뭐라 하죠. 전 여기 살 수 있는데 동생들은 크면 떠나야 하는 이유를. 꿈이 많은 애들인데. 초등학생이라 안 된다는 걸 이해할까요.” 물론 법무부 구제대책은 선의에서 나왔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도 마련을 권고하자 법무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많아야 500명뿐이다. 그림자 아이들은 추정 1만3239명(2017년 기준). 겨우 약 3.8%일 뿐이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대책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그림자 아이들을 대해 온 태도에 비춰보면 고무적이다. 하지만 실제 수혜 아동은 적어 연령 제한 등의 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15년 살아야 불법체류 구제”… 첫째-둘째 남고 동생은 추방 위기 “독도는 당연히 우리나라 땅이지. 뭐 그런 걸 물어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민준이(가명·12)는 엄마의 질문이 이해가 안 간다.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니. 한국 영토라는 거 유치원 어린애들도 다 아는데. 그걸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 밉다. 또 하나 이해가 안 가는 말이 있다. ‘미등록 체류 아동.’ 어렴풋이 느끼긴 했다. 베트남에 사는 할머니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 아빠 엄마도 한국말이 다소 서툴다. 내 친구들이랑 나는 다르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괜찮다. 난 한국인이니까. 하지만 엄마는 아직 민준이에게 하지 못한 말이 하나 더 있다.○ 그림자 아이 96%가 대상에서 제외“요즘 민준이의 최고 관심사는 수학여행이에요. 내년에 중학생 되면 제주도 갈 수 있느냐고 계속 물어봐요. 학교 다니면서 계속 체험학습에서 빠졌거든요. 등록번호가 없어 보험 가입이 안 되는 바람에. 근데 어디서 법무부 구제 대책이 생겼다는 걸 들었나 봐요. 이젠 자기도 가도 되냐고 하는데. 넌 1년 어려서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어떻게 얘기할지….” 부모가 불법체류자라 미등록 체류 아동이 되는 ‘그림자 아이들’. 2019년 9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그림자 아이 2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미등록 체류 아동들의 강제 추방을 막아 달라”며 진정을 했다. 이듬해인 2020년 4월 인권위는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심사 기준에 따라 (그림자 아이들의) 체류 자격을 부여할 제도를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그 결과로 올해 4월 19일 나온 것이 법무부의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 대책’이다. 법무부는 “최대 500명 정도가 조건부 구제 대책의 자격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봐도 이 숫자는 너무 미흡하다. 전국의 미등록 체류 아동은 2017년 기준으로 최대 1만3239명에 이른다. 500명만 가능하다는 건 약 96.2%는 ‘신청 자격 미달’이란 뜻이다. 게다가 신청 자격엔 ‘불법체류하는 부모가 과태료를 완납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려 있다. 법무부는 적게는 900만 원부터 많게는 3000만 원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이 되는 약 3.8%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체 대책이 나온 지 약 2개월이 지난 6월 14일까지 체류 자격을 신청한 아동은 21명뿐이다. 법무부는 “2021년 2월 기준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동의 연령은 최소 12세로 ‘국내에 15년 이상 거주’ 조건을 감안해 충분한 신청 기간을 부여하겠다”며 “2025년 2월 28일까지 접수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더라도 올해 2월 이전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모든 그림자 아이는 제외된다.○ “공정한 심사로 체류 자격 부여해야”“우리 아이는 둘 다 발달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어요. 한국말도 또래들에 비해 어눌하죠. 겨우겨우 적응하며 살고 있는데, 그런 애들이 필리핀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겠어요.” 초등생 A 군(12)과 B 군(11)의 어머니는 하루하루가 버겁다. 매달 치료비와 약값만 40만 원이 든다. 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 한국에서 치료를 받다 보니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이번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지 나이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법무부가 ‘초등학생 이하 아동은 고국에 돌아가면 현지 적응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한다”며 “아이들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서 제도를 융통성 있게 적용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법무부 측은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건부 구제 대책에 대해 “국내 출생 아동 모두를 대상으로 상시 시행하면, 아동을 수단으로 불법 이민이 증가할 수 있다. 초등학교를 마치기 전에 본국으로 귀국하면 적응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해 기준을 삼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권고 당시 “법무부는 부모가 자녀를 이용해 체류하는 사례가 늘고 국경 관리 및 체류 질서의 근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나, 이는 현실화되지 않은 가정적 우려로 이를 이유로 피해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전문가도 “미등록 체류 아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이 체류를 원할 경우엔 공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서 체류 자격을 부여하도록 상시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부는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향후 아동의 인권과 급증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신청 등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제도 개선 방향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천만원 과태료 내야 가족 체류자격 준다는데, 무슨 수로…” 4년전 ‘그림자 아이들’ 세상에 알린 페버씨 인터뷰 “가족 중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6명 생활비도 빠듯할 지경인데, 과태료 수천만 원을 어찌 마련하겠어요.” ‘그림자 아이들’을 세상에 알린 페버 씨(22)는 이제 더 이상 그림자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드리워진 그림자 아래서 힘겨워하고 있다. 16일 전화를 받은 그는 대뜸 한숨부터 지었다. 법무부가 4월 발표한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페버 씨는 “가족 모두 체류 자격을 얻길 꿈꿔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페버 씨는 2017년 4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이지리아로 추방 명령을 받았다. 2008년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가 체류 기간을 연장받지 못해 강제 출국당한 뒤 줄곧 불법체류(미등록) 상태로 지냈다. 결국 열일곱 살에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당시 그의 사연이 2017년 5월 동아일보에 보도된 뒤 극적인 전환을 맞았다. 국민적 관심이 커지며 보호소에서 석방됐고, 이듬해 법원에서 추방 명령 취소 판결도 받았다. 이후 페버 씨는 학생비자를 얻어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한 뒤엔 취업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일하며 산다. 하지만 페버 씨의 다른 네 형제는 여전히 불법체류자다. 누나(23)와 셋째(19), 넷째(17), 다섯째(14)는 모두 이번에 법무부가 제시한 조건은 갖췄다. 모두 한국 출생으로 15년 이상 체류했고, 국내에서 초중고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했다. 하지만 ‘미등록 체류 외국인인 부모의 과태료 완납’ 조건이 발목을 붙잡았다. “저는 다행히 해결했지만, 어머니는 2008년 아버지가 강제 출국된 뒤 지금까지 미등록 체류 신분으로 한국에서 지내왔어요. 과태료가 3000만 원 정도라는데 저희에겐 너무 큰 돈이에요. 모은 돈이 없고 대출도 받기 어렵거든요. 너무 막막합니다.” 과태료를 마련해 납부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미성년자 자녀에게 체류 자격이 주어지면, 부모 역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체류 자격은 사라지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막내가 5년 뒤면 성인인데, 그때 어머니가 무조건 한국을 떠나야 하는 거죠.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이 떠나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그러면 같이 가라’고 하더군요. 정식으로 비자 받아서 다시 들어오라고 하지만, 언제 올지, 돌아올 수나 있을지 기약이 없어요. 한국 정부에서 조금만 배려해주길 바랄 뿐입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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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게 팔아요” 450명에 3억 등친 20대, 스포츠카 타고 술값 펑펑[THE 사건/단독]

    “아이패드 프로 4세대를 103만원에?” A 씨는 지난해 10월 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애플 태블릿PC를 정가인 129만9000원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판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애플 펜슬(약 16만 원)도 제공한다고 했다. A 씨는 “판매자가 ‘해외 직구로 물건을 가져온다. 시중가보다 저렴하지만 틀림없는 정품’이라며 구체적인 통관 절차까지 설명해 의심 없이 물건 값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구매한 물건은 도착하지 않았다. 판매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고 한다. 기다리다 못한 A 씨가 환불을 요구하자 판매자는 전화도 받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고가의 전자기기를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한다고 허위 글을 올려 수억 원의 금품을 챙긴 20대 남성 B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고 16일 밝혔다. B 씨는 최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자수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50여명으로 피해액은 약 3억2000만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돈 대부분을 고급 스포츠카를 빌리거나 유흥이나 성형 등에 탕진했다고 한다. 현재 무직 상태로 변제할 방법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일부 피해자들이 “환불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할 때는 다른 피해자에게 받은 돈으로 갚아주기도 했다. 이러한 ‘돌려 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와 아직 자신이 사기를 당했는지 모르는 피해자도 100명이 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자수를 하긴 했지만 주거가 일정치 않고 재범 우려가 있어 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라며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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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고독사…아버지의 마지막 흔적 [고별 2화]

    “39호! 영감님! 안에 계세요? 문 좀 열어보세요!”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 이영숙(가명) 원장이 아무리 불러 봐도 4층 39호실 주민 강정식(가명·79) 씨는 여전히 기척이 없다. 2021년 1월 11일 월요일. 고시원은 오전부터 시끄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곳마저 덮쳤다. 35호실에 사는 주민이 확진됐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이 원장은 고시원의 모든 방을 다니며 말했다.“우리 고시원도 확진자가 나왔대. 다들 검사받으러 가셔야 해.”39호실 강 씨만 오전부터 고시원에서 보이지 않고 반응이 없다. 이 원장은 불길한 예감에 문을 힘껏 밀어본다. 아주 좁은 틈새로 안쪽 풍경이 보였다. 핏기가 없는 강 씨의 손이 보였다. 손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원장이 손을 뻗어 만진 강 씨의 손은 싸늘했다.깜짝 놀란 이 원장. 그는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신고 시간 오후 5시 59분. 구급대원들이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무리 밀어도 39호실의 문은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고시원 복도로 난 창문을 뜯고 진입했다. 발견 시간 오후 6시 20분. 이미 강 씨는 숨이 끊긴 상태였다. 향년 79세. 강 씨는 1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서 홀로 눈을 감았다.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공간에서 숨을 거둔 만큼 검사부터 진행됐다.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나왔다. 부검이나 역학조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밀접 밀폐 밀집 등 이른바 ‘3밀’ 환경인 고시원에선 강 씨를 포함해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0일 늦은 시간까지 기척이 들렸다는 옆방 주민의 진술에 따라 사망 일시는 ‘11일 0시 추정’으로 남았다. 숨진 뒤 18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된 ‘코로나19 고독사’였다.46년 전 떠난 아버지가 ‘코로나 사망자’로 돌아왔다2021년 1월 12일 화요일 오후. 강상준(가명·50) 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혹시, 강상준 선생님이 맞으실까요?”“네, 제가 맞습니다.”“…주민센터입니다. 아버님이 강정식 선생님이시죠? 부친께서 어제 오후에 홀로 계시다가 소천하셨습니다.”상준 씨는 “아…”라고 입을 떼다 한참 뜸을 들였다. 아버지란 단어를 입에 담아 불러보는 게 얼마 만인지 알 수 없었다.“아버지는…. 어떻게 지내다가 떠나셨습니까?”“돌아가시기 전까지 고시원에서 혼자 지내셨어요.”상준 씨는 당황스러웠다. 덤덤했고, 슬픈 기분은 들지 않았다. 아버지는 46년 전 어머니와 삼 형제를 떠났다. 상준 씨 기억에 아버지는 한 번도 가족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었다. 그런 아버지가 혼자 세상을 떠났다고 했을 때, 상준 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1975년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떠났다. 당시 상준 씨는 네 살, 남동생은 갓 돌을 지났을 때였다. 이혼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아버지가 서울로 갔다는 것만 어렴풋이 들었다. 어머니도 삼 형제를 키울 상황이 안 됐다. 충남 논산시에 남은 삼 형제는 결국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아버지가 떠나고 삼 형제는 가난하게 자랐다. 할머니는 논에서 이삭을 주워가며 손자들을 거둬 먹였다. 상준 씨의 형은 차비를 아끼기 위해 10km 거리의 등굣길을 고물 자전거로 다니며 버텼다. 아버지가 가끔씩 보내준 적은 액수의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삼 형제는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고, 또 미워하며 자랐다.2009년 1월 늦은 밤. 강 씨는 조심스럽게 몸을 뉘었다. 그동안 본 적이 없었던 낯선 천장. 키가 180cm에 가까운 강 씨의 발가락 끝에 고시원 벽이 닿을 듯 말 듯했다. 예순일곱 나이에 맞이한 비좁은 고시원에서의 첫날. 추위를 뚫고 구로구에서 동대문구까지 홀로 무거운 이삿짐을 날랐다.수중에 돈이라곤 없었다. 직장에서의 은퇴 뒤 두 번째 이혼. 강 씨는 당장 첫 달 월세 23만 원이 없어 친구에게서 빌렸다. 다 큰 삼 형제에겐 손 벌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월 20만~30만 원의 기초연금으로 버티면서 간혹 친구를 통해 일거리를 구해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했다.‘외딴 섬’ 고시원에서 홀로 몸부림쳤던 아버지홀로 시작한 고시원 생활은 생각보다 더 괴로웠다. 고시원은 ‘외딴 섬’이었다. 방에서 홀로 누워 있으면 외로움이 물밀 듯이 몰려왔다. 강 씨는 그럴수록 더 몸부림쳤다. 아침마다 장을 봐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꼭 세탁소에서 다림질한 셔츠와 정장을 갖춰 입고 외출했다. 고시원 근처 청과물 가게에서 싸게 내놓은 과일을 가끔씩 사와 고시원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인사를 건넸다. 외딴 섬 고시원에서 느끼는 노년의 외로움을 이렇게 달래곤 했다.“강 선생님이 딸기 같은 것을 잔뜩 가져오셔서 나눠주면 총무나 주민들이 좋아했어요. 고시원에서 신선한 과일을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고시원에서 지내는 20대 학생들은 아예 강 선생님을 ‘키 큰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꾸벅 인사를 했죠. 총무들도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잘 따랐고요.”(당시 고시원의 이신우 실장)“고시원에 오시는 여느 분과는 좀 달랐어요. ‘순둥이’라고나 할까. 점잖으시고, 남한테 폐 끼치는 행동은 절대 안 하셨어요. 언젠가 넌지시 자녀 얘기를 에둘러 꺼내신 적도 있긴 해요. 왠지 남모를 아픔이 느껴져 자세히 여쭤보진 못했죠.”(당시 고시원의 김종근 원장)세월은 강 씨와 삼 형제의 관계를 돌려놓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아들들은 가끔 안부 전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저 오가는 형식적인 말이 대부분이었다. 서로에게 진심을 담은 따뜻한 말은 건네지 못했다. 상준 씨는 아버지가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걸 알게 된 뒤 고심 끝에 동생에게 털어놨다.“그래도 아버지인데, 우리가 용돈이라도 모아서 보내드리자.”동생의 반응은 생각보다도 더 차가웠다.“글쎄요, 형. 전 좀 생각해볼게요.”상준 씨는 처음에는 동생에게 화도 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마음이 이해가 됐다. 동생이 말도 떼기 전에 떠난 아버지. 힘들 때 곁에 없었던 아버지. 동생에게 아버지에 대한 정이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아버지 없이 커서 삶이 팍팍했어요. 세상살이에 지치기도 많이 지쳤고요. 2016년 영등포역 근처에서 얼굴 뵌 게 마지막이었어요. 누굴 돌볼 여력조차 없었습니다.” (상준 씨)2020년 12월 20일 일요일. 강 씨는 12년을 보낸 고시원을 떠났다. 건물의 재개발 결정으로 모든 주민들이 쫓겨나듯이 나와야 했다. 어렵사리 찾은 동대문구의 다른 고시원. 살던 곳보단 낡고 퀴퀴했지만 강 씨는 비슷한 월세에 만족했다. 그는 처음 고시원에 들어올 때처럼 추위 속에서 쓸쓸히 무거운 이삿짐을 날랐다.일흔여덟의 나이. 강 씨는 다시 낯선 천장을 마주했다. 좁디좁은 방과 어두운 복도. 그리고 새로운 고시원 주민들. 하지만 강 씨가 이곳에서 머물 수 있었던 기간은 3주밖에 안 됐다.고인이 떠난 곳에 남은 건 박카스 10병과 동전 뭉텅이 뿐2021년 1월 13일 오후 5시경. 서울추모공원에는 전날 내린 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시간이 지난 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 사망자의 화장이 모두 끝난 뒤,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서였다.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상준 씨의 형(52)이 대전에서 이곳을 찾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큰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을 가까이 지켜볼 수도 없었다. 그래도 큰아들은 1시간 넘게 자리를 지켜 아버지의 유골을 직접 품에 안았다. 이미 오래전 삼 형제에게서 멀어진 아버지를, 이제는 영영 떠나보내기 위해.강 씨가 머문 고시원 39호실에 설치됐던 폴리스라인은 일주일이 지나자 경찰이 거둬갔다. 삼 형제는 아버지가 살았던 고시원을 찾지 않았다. 고시원에서 여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갈 수도 없었다. 삼 형제는 아버지의 유품을 직접 정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동대문구와 보건소 측에 전달했다.강 씨가 남기고 떠난 흔적은 방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영숙 고시원장은 강 씨의 유품을 하나씩 자루에 담았다. 바닥과 침대에 널브러진 옷가지와 각종 서류들. 10원, 50원짜리 동전 뭉텅이. 먹다 남은 채로 까맣게 썩은 밥그릇.강 씨에게 무엇이 소중한 물건이었는지, 또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게 있었는지. 이 원장은 알 길이 없었다. 남은 이는 죽은 자의 흔적을 모두 쓸어 담고 정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방 안 모퉁이에서 박카스 빈병 10개가 나왔다. 강 씨가 마시고 남은 흔적이었다.“강 씨가 떠나기 전에 유독 기침소리가 컸어. 자다가 다들 깰 정도로 자주 기침을 했지. 그러면서 박카스를 엄청 마시더라고. 딱히 약을 먹거나 병원에 다니는 것 같진 않았어. 박카스가 어쩌면 그 사람이 유일하게 건강을 챙기는 수단이 아니었을까.”(옆 방 38호실 이웃)“당황스러웠어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단 전화를 받았을 때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국 이렇게 떠나셨구나….’ 이 생각뿐이었어요.”상준 씨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소식을 전달받은 날을 떠올리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저희는 아버지와 ‘정’을 나눈 기억이 없어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죠.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거든요. 저희에게 남은 건, 아버지 유골이 담긴 네모난 상자뿐이었어요. 그걸 보니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이게 제가 느낀 감정의 전부였어요. 아버지가 떠난 뒤, 저는 무엇을 슬퍼해야 하는 걸까요.”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강 씨와 삼 형제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들의 뒤틀린 관계는 46년 전부터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조금 더 먼 훗날에 아버지와 아들들은 함께 만나 웃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을까. 강 씨는 삼 형제와 손자, 손녀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었을까.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코로나19가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없애버렸을 뿐이다.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은 강 씨의 유골은 어린 시절 삼 형제와 함께 살았던 충남 논산에 조용히 안치됐다. ‘서울 2만1915번 확진자’란 이름으로 기록된 채. ::히어로콘텐츠팀::▽총괄 팀장 :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기사 취재: 이윤태 김윤이 이기욱 기자▽사진 취재: 송은석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프로젝트 기획: 이샘물 이지훈 기자▽사이트 제작: 디자인 이현정, 퍼블리싱 조동진, 개발 최경선 ‘고별-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죽음’ 디지털페이지(original.donga.com/2021/covid-death2)에서 더 많은 영상과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익스플로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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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울지않은 코로나 고독사…한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고별 1화]

    그는 지금도 가끔 그날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전화를 받은 그날.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던 어머니. 4월 6일. 서정수 씨(가명·40)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경기 의왕경찰서입니다. 어머니이신 김은숙(가명) 선생님이 애석하게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정수 씨는 ‘어머니’란 단어가 생경했다. 36년 전 집을 떠난 뒤 평생 연락 한번 나눈 적 없는 어머니. 남보다 멀게 느껴졌던 어머니. 가족도 없이 홀로 다세대주택에서 지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정수 씨는 혼란스러웠다.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정수 씨와 큰 딸인 누나(45)는 어머니의 시신 인계를 거절했다. 둘째 딸은 연락도 닿지 않았다. 의왕시와 보건소는 유족으로부터 ‘사체 포기 각서’를 받아 4월7일 어머니 김 씨의 시신을 화장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올 5월 말까지 498일째 이어진 길고 긴 코로나19 재난 상황. 그동안 14만79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963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감염병 재난 국면에서 소중하고 귀한 생명이 덧없이 쓰러졌다. 모두 누군가의 소중하고 귀한 가족이자 이웃이었다. 숨진 이들 가운데 9명(올 4월 말 기준)은 세상이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뒤, 아무도 돌보지 않은 죽음. 사랑하는 이의 배웅조차 받지 못한 고인. 오래 전 헤어진 딸과 아들이 시신 인계를 거절한 김은숙 씨(가명·67)도 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였다.지독한 허리 통증과 고열…도와줄 가족 없이 홀로 숨진 어머니“몸이 많이 아파…. 일도 못 나가고 꼼짝을 못 하겠어.”2021년 4월 3일 토요일 경기 의왕시의 다세대주택 101호. 김은숙 씨는 몸을 옴짝달싹 할 수도 없었다. 지독한 허리 통증과 고열로 세상이 빙빙 도는 기분이 들었다. 이러기를 벌써 며칠 째. 김 씨는 식사는커녕 대소변을 스스로 가리지도 못했다.홀로 사는 그를 도와줄 가족은 없었다. 하필 옆집 102호 아주머니마저 가족을 만나러 간다며 한동안 집을 비웠다. 김 씨는 마지막 힘을 짜내 이웃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102호 아주머니는 목소리만 들어도 김 씨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주말이 지나고 5일 월요일. 102호 아주머니와 또 다른 이웃은 김 씨를 부축해 근처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고열 증세를 보였던 김 씨.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부터 받을 것을 권했다. 이들은 다시 의왕보건소로 발길을 돌렸다.세 명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각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에서 대기하는 것 말고는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서로에게 별 일이 없기만을 기원하면서. 6일 오전 8시50분경. 102호 아주머니에게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보건소였다.“선생님,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입니다. 그런데 확진자와 밀접 접촉이라 2주 간 자가 격리를 하셔야 해요.”확진자는 고열 증세를 보였던 김 씨였다. 102호 아주머니는 부리나케 김 씨의 집 앞으로 뛰쳐갔다. 문을 두드리고 불러 봐도 반응이 없는 김 씨. 전화도 받지 않았다. 집 안 형광등만 환히 켜져 있었다. 102호 아주머니는 다급히 119로 전화를 걸었다.“옆 집 할머니가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어요. …얼른 좀 와주세요.”구급대가 긴급 출동해 잠겨 있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이미 김 씨는 숨을 거둔 상태였다. 오전 9시26분. 구급대는 의료 지도를 받아 김 씨의 사망 판정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진자인 김 씨는 부검을 할 수 없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도 불가능했다. 그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간은 모두 ‘불명’으로 남았다. 김 씨의 딸과 아들은 시신 인계를 거부했다.삼남매 두고 떠나온 집…평생 눈에 밟혔던 아이들1985년의 어느 날. 김 씨는 밤에 몰래 집을 나왔다. 잠들어있는 삼남매를 내버려둔 채였다. 아홉 살이었던 김 씨의 첫 딸만 잠결에 어렴풋이 기억하는 장면. 몇 살 터울의 동생들은 어머니가 떠나는 마지막 뒷모습도 보지 못했다.집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하지만 김 씨는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었다. 술만 마시면 손찌검을 하는 남편. 임신 중일 때도 남편의 폭력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걸핏하면 “돈을 달라”며 집에 남은 몇 푼 안 되는 생활비까지 몰래 가져갔다.‘이대로 있다간 죽는다.’김 씨는 살고 싶었다. 언젠가 돈을 모아 아이들을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로 온 김 씨는 악착같이 살았다. 식당과 슈퍼마켓 등에서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 시누이인 아이들의 고모가 삼남매를 키운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계에 지친 김 씨가 삼남매를 만나고 싶어 전화했더니 시누이는 단칼에 자르고는 전화를 끊었다.“애들이 (자기들 버린) 엄마 안 만나고 싶대.”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들을 떠나온 스스로를 죄인이라 여겼던 김 씨는 눈을 감을 때까지 시누이의 말이 사실인 줄 알았다.둘째 딸 죽은 줄도, 남은 아이들 보육원에 맡겨진 것도 몰랐다2002년 의왕시. 만 원짜리 한 장이라도 아끼며 모으고 살았던 김 씨는 작은 호프집을 열었다. 가족을 떠나온 지 17년 만이었다. 테이블 몇 개뿐인 작은 호프집이었지만 김 씨는 큰 보람을 느꼈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매일 새벽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와 음식을 만들었다. 손맛이 좋고 정성껏 대접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늘었다. 자정 넘어서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김 씨는 씩씩하게 호프집을 꾸려갔다.주변에서 여러 가게가 생기고 사라졌지만 김 씨의 호프집은 그 자리를 지켰다. 동네 상인과 주민들은 김 씨를 ‘터줏대감’이라고 불렀다. 터줏대감 김 씨는 가끔씩 얼굴에 수심이 깊어졌다. 헤어져 있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였다.“삼남매가 멀리 경상도에서 시누이와 살고 있다고만 들었어요. 돈이라도 좀 부쳐주고 싶은데, 그걸 전달할 방법도 없네요.”김 씨는 아이들 생각이 날 때마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그리움을 억지로 삼켰다. 2019년부터였다. 김 씨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상하게 발이 붓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찼다. 심부전증에 고혈압 증세까지 온 김 씨는 약을 달고 살았다.이듬해엔 더 큰 난관이 닥쳤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김 씨는 몇 달 간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 모아둔 돈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월세는 쌓이고 병원비 부담도 커져만 갔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호프집에 나갔지만 몸도 마음도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온 김 씨. 그때는 다시 호프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2021년 5월 1일. 빗줄기는 강한 바람을 타고 조금씩 굵어졌고, 차량 와이퍼는 바쁘게 돌아갔다. 서정수 씨(가명·40)와 부인은 경남 김해시에서 4시간 반을 달려 의왕시에 도착했다. 다세대주택 101호 앞 화단에는 비를 머금은 초록 잎사귀들이 있었다. 주민 할아버지는 “김 씨가 애지중지하며 키운 식물들”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수 씨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은 이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지만 이렇게 떠나보는 게 맞는 걸까.’고민을 거듭하다가 부인과 상의 끝에 어머니가 살던 집을 찾았다. 어머니의 유품을 하나씩 정리했다. 그곳에선 어머니의 사진도 나왔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어머니의 얼굴. 정수 씨는 사진을 찍어 함께 오지 못한 큰 누나(45)에게 보냈다.“내 얼굴과 많이 닮았어….”김 씨가 잘 살고 있으리라 믿었던 삼남매였지만, 그들은 이미 삼남매가 아니었다. 정수 씨의 작은 누나는 여섯 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김 씨가 집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뒤였다. 정수 씨의 아버지도 뒤를 따랐다. 알코올중독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후 숨을 거뒀다.시누이가 김 씨에게 전한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큰 누나와 정수 씨는 친척들 손에 자라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들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뒤 고아원에 버려져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그곳에서 생활했다. 친척들과는 연락이 닿지도 않았고, 어머니가 자신들을 찾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듣지 못했다. “김 씨는 둘째 딸 죽은 건 아예 몰랐어. 언제나 삼남매 보고 싶다고 했지. 애들이 안 보고 싶어 해서 찾아갈 수 없다고 했어. 고모랑 친척들이 애들 거둬서 잘 키워주고 있다고만 믿었어. 김 씨는 마지막까지 그렇게 알고 갔어.” (이웃주민)삼남매 그리워했다는 어머니의 진심… 돌아가신 뒤에 알게 돼5월 2일 일요일. 정수 씨와 부인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호프집 정리도 끝냈다. 이를 지켜보던 맞은 편 슈퍼마켓 주인이 정수 씨 부부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타서 건넸다. 이런저런 사연을 물어봐도 정수 씨는 불편해하거나 피곤한 티도 내지 않고 이야길 꺼냈다.“잠깐밖에 얘기를 못 나눴지만, 아들 부부가 참하고 착합디다. 평생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다고…. 어머니를 원망하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슈퍼마켓 주인)아들 정수 씨는 언론과 직접 접촉하길 꺼렸다. 오랜 고민 끝에 부인이 대신 이야기를 전했다.“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남편이 한동안 힘들어했어요. 아무래도 저희는 다른 유족과는 다른 상황이었으니까요. 다른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어머니인데 마지막 가시는 길을 그렇게 보낸 게 마음이 좋지 않았죠. (유품을 정리한 건) 자식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예요.”말을 마치고 잠시 망설이던 정수 씨의 부인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이번에 남편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어머니도 자신들을 그리워했단 것을요. 어머니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어요. 떠난 어머니가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는데…. 사실은 어머님도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찾질 못 했던 거였네요.”‘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 김은숙 씨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평생 가슴의 한이었던 삼남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쓸쓸히 눈을 감았다. 결국 얼마나 아이들이 그리웠는지 한 마디 말도 못했다.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이제는 모두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다. 이미 떠나 버린 고인. 의왕시 봉안소에 안치된 김은숙 씨의 유골은 말이 없다. ::히어로콘텐츠팀::▽총괄 팀장 :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기사 취재: 이윤태 김윤이 이기욱 기자▽사진 취재: 송은석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프로젝트 기획: 이샘물 이지훈 기자▽사이트 제작: 디자인 이현정, 퍼블리싱 조동진, 개발 최경선 ‘고별-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죽음’ 디지털페이지(original.donga.com/2021/covid-death1)에서 더 많은 영상과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익스플로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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