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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가 없는 아이보다는 손가락이 9개인 아이가 차라리 낫다는 게 나와 내 아내의 육아철학입니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누르고 세계 부자 순위 1위에 등극한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53)가 솔직한 육아관을 털어놓았다. 5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베저스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서밋 LA17’에 참가해 동생 마크 베저스와 대화 형식으로 육아 방식, 업무철학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며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네 자녀를 두고 있는 베저스와 부인 매킨지 여사는 아이들이 4세 때부터 날카로운 칼을 쓰도록 허락했고 이어 전동 공구도 만질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칼을 만지다가 다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육아철학엔 그가 어린 시절 여름을 함께 보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미국 텍사스 시골 마을에서 소목장을 운영했던 할아버지는 소의 상처를 꿰매기 위해 직접 바늘을 만들고, 무거운 장비를 옮길 수 있게 소형 크레인을 만들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할 줄 모르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선 그걸 결국 해냈다”고 베저스는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다친 사건을 소개했다. 할아버지는 엄지손가락 위쪽에서 덜렁거리는 살을 뜯어버리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손가락을 꿰매는 대신 자신의 엉덩이 살을 이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손가락에서 엉덩이 털이 자랐지만 할아버지는 불평없이 면도할 때 같이 털을 깎았다”며 “문제가 생길 때면 여러분의 기지를 발휘해 문제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성공한 CEO라도 스마트폰 때문에 업무에 방해받는 일은 없을까. 베저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동시에 여러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신의 특징으로 꼽았다. 동생 마크는 “형은 놀랄 정도로 현재에 집중하는 성격이다. 휴대전화에 거의 방해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저스는 “몬테소리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과제에 너무 집중하느라 다음 과제를 시작하려 하지 않자 선생님이 말 그대로 나를 들어올려서 다음 과제가 있는 장소로 옮겼다”며 어린 시절부터 ‘멀티 태스킹’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베저스는 “나는 ‘일과 생활의 조화’라는 문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서 생산적인 일꾼이 되면 집에서 기분이 좋다. 또한 집에서 행복하면 나는 더 행복한 직원, 상사가 될 수 있다”며 일과 생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직장동료나 가족의 에너지를 뺏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설립한 그는 발명가란 ‘초심자의 마음을 가진 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세상이 복잡한 만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가 되면 그 지식 안에 오히려 갇혀버릴 수 있다”며 “아이 같은 순진한 호기심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베저스는 “80세가 되어 삶을 돌아볼 때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 한다”고 자신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이어 “편한 삶을 살 것이냐, 아니면 도전하는 삶을 살 것이냐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80세가 됐을 땐 후자의 삶을 산 걸 더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성공에 이어 민간 우주로켓 개발업체 ‘블루오리진’ 설립으로 우주 개척을 꿈꾸는 베저스는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주, 최후의 개척지. 그곳에서 저와 만납시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오는 8일 대선 승리 1년을 맞이하지만 ‘러시아 스캔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순지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0년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수치다. 한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세회피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서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간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내통 의혹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순수 지지율이 -22%로 하락하면서 70년 만에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긍정 평가는 37%였던 반면 부정 평가는 59%에 달하면서 지지율이 마이너스 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 수치는 WP와 ABC방송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번달 1일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순수 지지율이 -22%였던 해리 트루먼 대통령(1945년~1953년 재임) 이후 처음으로 순수 지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북핵·무역 불균형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을 떠났지만 이날 ICIJ가 공개한 조세회피처 자료로 오히려 미국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를 공개했던 ICIJ가 이날 공개한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러시아 정부 간 커넥션 정황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이날 뉴욕타임즈(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로스 상무장관이 투자한 해운회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위 회사와 수천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로스 장관이 지분 31%를 소유하고 있는 해운회사 ‘네비게이터 홀딩스’가 푸틴 대통령의 사위인 키릴 샤말로프가 소유한 석유화학회사 ‘시부르’와 2014년부터 6800만 달러(약 757억6500만 원) 규모의 거래를 해왔다는 것이다. 로스 장관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케이만 군도의 4개 회사를 통해 네비게이터 홀딩스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부르’의 공동 소유자인 겐나디 팀첸코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당시 미국은 팀첸코가 “러시아 리더십의 이너 서클에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의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 유리 밀너가 2014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설립한 부동산 관련 벤처회사 ‘카드레’에 투자한 사실도 확인됐다. 밀너는 ‘DST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를 통해 카드레에 85만 달러(약 9억4700만 원)를 투자한 건 맞지만 쿠슈너를 컨퍼런스에서 단 한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밀너가 과거 페이스북과 트위터 지분을 소유했을 당시 러시아 국영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기도 했던 인물이다. 한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 그물망이 좁혀오자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가 특검 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4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제이 세큘로우 변호사는 뮬러 특검팀이 수사범위에서 벗어난 어떤 것을 조사하려 할 경우 트럼프 변호인단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사업내역과 재산을 조사에 포함시키지 말라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가 특검 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한 건 처음이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로 ‘백악관의 숨은 실세’로 불리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일(현지 시간) 선정한 ‘2017년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순위에 19위로 처음 진입했다. 미국 대통령 딸이 이 순위에 진입한 것은 이방카가 처음으로 ‘문고리 권력’의 힘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위에 올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1일 포브스는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어 ‘예상치 못한 신참’ 메이 총리가 순위에 올랐다면서 그가 브렉시트를 이끌어내면서 영국과 EU에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올해 새롭게 순위에 진입한 23명의 여성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높은 인물은 이방카 선임고문이다. 포브스는 “계모인 멜라니아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주목을 받지 못한 반면 이방카 선임고문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인사 중에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게 93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위에 올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순위에서 사라졌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사진)를 지명한다고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이사를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의 후임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은 연준 정책회의가 1일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3일부터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점을 고려해 2일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비둘기파나 매파로 분류되지 않은 중립 성향의 파월 이사가 연준 의장에 지명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그동안 옐런 의장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에 동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급진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규제 철폐 기조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입장이다. 연준 내 유일한 공화당 인사인 그는 공화당 보수파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는 아니지만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파월 이사는 통화정책 분야 경험은 부족하지만 행정 경험과 기업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그는 1990년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차관을 지냈다. 1997년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칼라일그룹에서 8년간 일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2년 처음 연준 이사로 임명됐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가 연준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40년 만에 경제학 학위가 없는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맺어준 송중기(32), 송혜교(35)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중국에서도 한중관계 회복에 관한 양국 발표와 함께 결혼식 소식이 크게 화제가 됐다. 이날 결혼식은 하객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초대장이 있어야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고 결혼식 전 기자회견이나 포토타임도 진행하지 않았다. 결혼식에서는 주례사 대신 배우 유아인, 이광수가 축하 편지를 낭독했다.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인 배우 박보검이 피아노 연주를, 송혜교와 오랜 우정을 맺어온 가수 옥주현이 축가를 불렀다. 하객으로는 중국 배우 장쯔이를 비롯해 배우 유동근, 전인화 부부와 황정민 최지우, 가수 김종국 등이 참석했다. 특히 장쯔이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 가장 아름다운 모습. 송중기 송혜교 축하해요”란 글과 함께 결혼식 사진을 공개했다. 장쯔이는 송혜교의 초대로 결혼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인터넷에서도 한류스타 커플 송중기-송혜교의 결혼식이 큰 화제가 됐다.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화제 분야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송중기-송혜교의 결혼식은 조회수 1억9000만 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 등에서 중국 매체들이 몰래 생중계로 보도한 채팅방에는 약 597만 명이 접속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중국 매체는 물론이고 인터넷에서도 한류 스타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중 화해무드’가 대중문화 분야에서부터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확산 제한 정책)’ 조치가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날 결혼식장 앞에는 중국과 일본, 태국 등에서 온 200여 명의 해외 팬이 몰렸다. 하객과 인파가 몰리면서 호텔 입구에서 영빈관으로 올라오는 길 양쪽에 하객 등이 타고 온 차량 50여 대가 임시로 주차했다. 전날 태국에서 입국한 부파 타코시 씨(40·여)는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인 송중기의 결혼식을 눈앞에서 축하해주고 싶었다”며 밝게 웃었다. 일부 해외 팬과 취재진들은 아예 영빈관이 내려다보이는 신라호텔 객실에 투숙했다. 영빈관이 보이는 객실은 1박에 30만 원이 넘지만 만실이 됐다. 이들은 리허설, 입장 장면, 두 사람이 손을 꼭 잡은 모습을 포착해 SNS에 올리거나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하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웨딩화보를 촬영한 두 사람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마련한 단독주택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혼여행은 당장 떠나지 않기로 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권기범·위은지 기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한 이후에도 음모론이 계속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생존 인물의 이름과 주소를 빼고 모두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에 “존 켈리 비서실장, 미 중앙정보국(CIA) 및 다른 정보기관과 엄밀한 협의를 한 끝에 문서에 언급된 생존 인물의 이름과 주소를 빼고 모든 케네디 문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전면 공개, 투명성을 추구하고 모든 음모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언제 나머지 기밀문건을 공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26일 케네디 암살 문건 2891건을 공개했지만 국가안보상의 이유 등으로 300여 건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미 언론은 “정부가 중요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남은 의혹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해 왔던 것처럼 극적인 내용은 없었다. 리 하비 오즈월드(암살범), 잭 루비(오즈월드를 살해한 인물)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 있긴 했으나 더 큰 이야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문건 안에 모여 있다”고 혹평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번 문건 공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추리극을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문건을 공개하려고 했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 CIA 등 정보기관이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일부 문서의 공개를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문서 공개 다음 날인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것을 대중에 공개하는 게 내 소망”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1963년 9월 28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총격범인 리 하비 오즈월드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쿠바대사관을 방문해 소련대사관으로 전화를 걸었다. 오즈월드는 ‘어설픈 러시아어’로 “방금 당신네 대사관에서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소련대사관 관계자는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사흘 뒤인 10월 1일 오즈월드는 소련대사관에 다시 전화해 “지난 토요일(28일) 영사와 이야기했는데 워싱턴으로 전보를 보내준다고 했다.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오즈월드가 케네디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기 두 달 전 일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6일(현지 시간) 공개한 중앙정보국(CIA)의 케네디 암살 관련 도청 메모를 통해 드러났다. 오즈월드가 그해 11월 22일 케네디 암살 두 달 전 사회주의 국가였던 옛 소련 및 쿠바 측과 접촉한 정황이 54년 만에 공개된 것이다. 코스티코프 영사는 암살 업무를 담당한 국가보안위원회(KGB) 13부서가 지원한 작전에서 활동한 적 있는 “확인된 KGB 요원”이라고 메모는 밝혔다. 이후 미 정보 당국은 케네디 암살 전인 8월부터 10월까지 오즈월드의 동선을 수집하고 있었다. 연방수사국(FBI) 뉴올리언스 지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즈월드가 뉴올리언스에 도착한 뒤 그의 흔적을 놓쳤고 FBI는 오즈월드를 수색하고 있는 댈러스 지국에도 이 보고서를 보냈다고 썼다. CNN은 “(메모를 통해) 미 정보 당국이 오즈월드가 소련 KGB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 정황이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10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심취했고 한때 소련으로 망명했다가 다시 전향한 미 해병대 출신 오즈월드의 배후에 소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는 증거라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54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아직 러시아 개입설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메모 작성자는 케네디 암살 다음 날인 23일 FBI 연락 담당자에게서 “오즈월드가 미국 여권이나 비자 문제로 소련의 도움을 받기 위해 소련대사관과 통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적었다. 에드거 후버 당시 FBI 국장이 남긴 다른 메모에서도 오즈월드가 소련대사관에 비자와 관련된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공개된 정부 기밀 문건 2891건에 따르면 FBI가 오즈월드 사망 하루 전 누군가 그를 죽이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오즈월드는 케네디를 암살한 지 이틀 후인 24일 댈러스 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향하던 중 나이트클럽 운영자인 잭 루비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현장에 수많은 경찰과 기자들이 있는 상황이었다. 후버 국장이 남긴 문건에서 그는 “전날(23일) 밤 댈러스 지국에 오즈월드를 죽이기 위해 조직된 무리의 일원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이에 후버 국장은 지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오즈월드를 충분히 보호하라고 당부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적었다. 또한 케네디 암살 직전에 영국 신문사에 ‘기이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케네디 사망 25분 전 영국의 케임브리지 이브닝 뉴스에 익명의 인물이 전화해 “큰 뉴스가 있을 것이니 런던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전화하라”고 말하고 끊은 것이다. 전화를 받았던 기자는 케네디 암살 소식을 접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전날 “오랫동안 기대했던 (케네디 대통령 암살) 파일들이 내일 공개될 것이다. 매우 흥미롭다”고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3000건이 넘는 문서 가운데 수백 건을 공개하지 않아 ‘반쪽 공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정부 기밀 문건 2891건 중 53건만이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문건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날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문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까지 정보기관과 논쟁을 거친 결과 국가 안보 등의 이유로 일부 기밀 문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문서가 공개된 후인 27일 트위터에 “모든 것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게 나의 소망”이라고 적은 만큼 앞으로 기밀 문건이 모두 공개될 여지도 있다. 이날 공개되지 않은 수백 건의 문건에 대해선 180일간 공개 승인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태평양에서 수소탄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을 ‘말 그대로(literally)’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으로는 중국 여행 비자를 빌미로 주민들에게 위안화 상납을 요구하는 등 외화 끌어모으기에 힘쓰고 있다. 리용필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CNN과 평양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외무상은 최고 존엄의 의도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26일 CNN이 보도했다. 이는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달 21일 뉴욕에서 “북한의 초강경 대응은 태평양 상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리 부소장은 “북한은 항상 말을 행동으로 옮겨왔다”며 “(대북 압박이) 외교로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최근 중국에 친척이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여행 비자를 대량 발급해준 뒤 충성 자금을 요구하는 등 주민들을 이용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2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북한 익명 소식통 못했던 주민들에게 갑자기 비자가 발급됐다”며 “대신 국가보위성이 주민들에게 중국에 다을 인용해 “중국에 사는 친척을 방문하고 싶지만 뇌물을 주지 않아서 그동안 여행 비자를 받지녀온 뒤 5000위안(약 85만 원)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 비자는 김정은의 ‘특별 대우’이기 때문에 비자가 발급된 이상 여행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대북 제재 감시를 피하기 위해 달러보다 위안화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분리독립을 계속 추진한다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몰수하겠다”는 스페인 중앙정부의 초강수에 맞서 카탈루냐 주민들이 대규모 불복종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26일을 기해 교사단체들과 학생들이 각각 항의행진과 동맹휴업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앙정부-카탈루냐 갈등이 악화 일로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라울 로메바 대외관계부 장관은 23일 BBC에 출연해 “카탈루냐의 모든 공무원이 투표로 선출된 합법적인 기관의 지시를 따를 것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자치정부 소속 모든 공무원이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단체 대변인은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명령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앙정부 명령을 거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카탈루냐 교사단체 USTEC도 이날 “우리는 카탈루냐 정부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는 민주주의와 함께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상원은 27일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 여부를 투표로 결정한다. 현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6개월 내 새 지방정부를 수립하는 안건이 통과될 경우 이르면 30일부터 중앙정부가 카탈루냐를 직접 통치하게 된다. 일부 분리독립 지지자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해산될 경우 카탈루냐 주정부 건물, 의회 건물에 ‘인간 방패’로 입구를 막을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스페인 상원 투표 하루 전인 26일 카탈루냐 지방의회는 특별회기를 열고 중앙정부의 직접 통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이날 논의에서 카탈루냐 독립 선언이 전격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 대학생들은 26일 카탈루냐 독립 선언을 촉구하는 동맹휴업에 돌입하기로 했고, 교사단체들도 같은 날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인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가벼운 만남’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가 의외로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매치닷컴(Match.com)’, 소개팅 앱 ‘틴더(Tinder)’ 같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들이 등장하면서 미국 내 타 인종 간 결혼이 늘고 결혼의 지속도도 높아지는 등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호수에 오르테가 에식스대 교수와 필리프 헤르고비치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온라인 데이팅 상황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친구에게 소개를 받는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연인을 만나는 것보다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을 연인으로 만날 때 사회 내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이 연인을 만나는 방식 2위가 온라인을 통해서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개팅 앱 틴더는 5000만 명이 사용하며 매일 1200만 건 이상의 매칭을 만들어낸다. 연구팀은 실제로 인기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가 등장한 시점을 기점으로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4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오케이큐피드’가 생긴 이후 미국 내 타 인종 간 결혼 비율은 2006년 약 13%에서 2009년 약 15%로 2%포인트 증가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이전 7년 동안 2%포인트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증가인 셈이다. 틴더가 등장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도 타 인종 간 결혼이 2%포인트 증가했다. 온라인 데이팅의 가장 큰 특징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전에 사람들은 친한 친구를 통해 누군가를 소개받거나 직장이나 술집 등에서 알게 된 사람과 만나는 경우가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들이 등장하면서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사람과 연인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느슨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는 지인들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기존의 네트워크 이론을 뒤집는 결과다.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를 통해 이뤄진 결혼의 만족도나 지속도가 전통적인 만남을 통한 결혼보다 높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 온라인 데이트가 가능한 시기에 이뤄진 결혼이 이런 기술이 없던 시기의 결혼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래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사회심리학자인 엘리 핑컬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데이팅은 우리가 만나지 않을 법한 사람들을 소개해주며 데이트 상대 범위를 넓혀주기 때문에 오늘날 엄청난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약 1000개의 소개팅 앱이 성업 중인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이 생겨날지 주목된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정부 기밀 문건을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반세기 동안 제기돼 온 ‘케네디 암살 음모론’에 다시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추가 정보를 수령하는 대로 오랫동안 차단돼 있었던 기밀 JFK 파일을 공개하도록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문서의 공개시한은 2017년 10월 26일이다. 시한을 닷새 앞두고 나온 트럼프의 언급은 공개 범위를 대폭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익을 해칠 수 있는 문서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밀 문건이 공개되더라도 1963년 11월 22일 총격범 리 하비 오즈월드가 댈러스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을 단독으로 암살했다는 사실이 변하진 않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관측한다. 베일에 싸여 있던 범행 동기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나오고 있다. 특히 문건에는 오즈월드가 암살 실행 몇 주 전 멕시코시티에 여행을 간 이유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로 인해 미-멕시코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뉴질랜드에서 30대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노동당을 이끄는 37세의 재신다 아던 대표다. 19일(현지 시간)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총선 이후 연정 협상을 주도해 온 뉴질랜드제일당이 노동당, 녹색당과 함께 차기 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아던 대표가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제일당 대표와 직접 담판을 벌여 연정 구성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로써 노동당은 9년 만에 국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게 됐다. 지난달 총선에서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이 56석으로 1위에 올랐고 노동당은 46석으로 2위였다. 과반인 61석 이상을 획득한 정당이 없어 연정 구성을 위한 경쟁이 펼쳐졌다. 아던 대표는 이날 연정 구성이 발표된 뒤 기자회견에서 “뉴질랜드가 다시 한 번 세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아던은 총선을 약 두 달 앞둔 8월 초 노동당 대표에 취임해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하며 32석이던 의석을 46석으로 14석이나 늘렸다. 최근 12년간 최고 성적이다. 앤드루 리틀 전 노동당 대표가 당의 지지율이 24%까지 곤두박질치자 당시 노동당 부대표이던 아던을 구원투수로 지목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아던은 당수가 되자마자 ‘성차별 논쟁’을 이끌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8월 2일 뉴질랜드의 아침방송 ‘AM 쇼’에 출연한 아던에게 진행자가 “총리가 현직에 있는 동안 출산휴가를 가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화가 난 아던은 진행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2017년에 그런 질문을 던지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사건은 뉴질랜드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노동당 득표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의 자신감 넘치고 거침없는 모습은 많은 뉴질랜드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재신다 마니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아마추어 DJ로도 활동했던 아던은 결혼은 하지 않고 세 살 연상인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와 동거 중이다. 아던은 10대 시절부터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보였다. 17세에 노동당에 입당했고 26세인 2006년 영국에 건너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밑에서 정책 조언가로 일하기도 했다. 2년 후 뉴질랜드로 돌아와 의회에 입성했다. 이때 나이가 28세이다. 아던은 모르몬교 집안에서 자랐으나 동성애를 반대하는 모르몬교 교리를 비판하며 20대에 무교로 돌아섰다.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는 대학 교육의 무료화, 집값 안정, 낙태 합법화, 아동빈곤 퇴치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물세(water tax)를 도입하고 10년 안에 모든 강에서 수영이 가능하도록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이민자 축소, 외국인 주택 매입 금지 등 외국인에 대한 폐쇄 정책도 동시에 내세우고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러시아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를 추가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약 4만 명으로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면 북한의 외화벌이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현지 언론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막심 토필린 러시아 노동부 장관은 18일(현지 시간) 소치에서 열리는 국제 청년 축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로 새로운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계약한 북한 노동자들은 계속 일하게 될 것이다. 이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은 극동 지방이나 대도시에서 건설, 어업, 농업, 벌목업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폴란드 정부도 19일 북한 노동자의 취업 허가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레크 마기에로프스키 폴란드 외교차관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발급된 허가가)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내에는 약 400명의 북한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중앙정부가 “이 시한을 넘길 경우 헌법 155조에 따라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한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9일 오후 5시) “의회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시간에 독립선언문에 대한 표결에 착수할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앙정부가 대화하지 않고 우리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면 자치의회가 (분립독립 의결)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1일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독립을 선언한 후 효력을 중단시키고 대화를 제안한 상태다. 그러자 중앙정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비상 각의를 열어 스페인 전 국민의 일반적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승인해 상원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이다. 멘데스 비고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합법성과 헌법적 질서를 복원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중앙정부의 다음 카드다. 이른바 ‘핵 옵션’이라고 불리는 헌법 155조에 따라 지방 자치정부가 헌법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스페인 전체 이익을 심각하게 위협할 경우 중앙정부는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1978년 이 조항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발동한 적이 없다. 자치권 몰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카탈루냐의 자치경찰권을 스페인 내무부로 가져오고 예산권도 정부로 회수하는 선택도 있다. 세비야대의 하비에르 페레스 로요 교수는 “자치정부의 효력을 중단하고 심지어 자치의회를 폐쇄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의 호세 카를로스 카노 몬테하노 교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새로 구성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에 반발하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동과 집회의 자유마저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주말 이슬람국가(IS) 조직원 275명과 그 가족이 락까에서 항복해 철수한 이후 IS의 최후 보루였던 락까 국립병원과 종합운동장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SDF는 16일 IS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락까 국립병원을 해방하고 IS 외국인 대원 22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300여 명의 IS 대원은 항복을 거부한 채 락까 종합운동장 지하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고 있었다. IS의 악명 높은 감옥으로 사용됐던 운동장 등에는 마지막 교전 이후인 17일 쿠르드 인민수비대의 깃발이 내걸렸다. SDF는 외국 출신 IS 대원들에 대해서는 협상 항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15일까지 300명 정도의 IS 요원이 락까 도심의 한 블록에 은신하며 저항했다. SDF는 하루 뒤인 16일 IS의 복면 대원들이 사람들을 잔인하게 처형, 참수하던 락까 광장을 접수한 데 이어 17일 새벽 IS 사령부로 쓰이던 국립병원을 장악하는 것으로 군사작전을 사실상 끝냈다. 국제동맹군 대변인인 라이언 딜런 미군 대령은 “SDF가 지난 몇 시간 동안 무력을 쏟아부었다”며 “우리는 IS 잔여세력이 향후 며칠간은 더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SDF의 지휘관 탈랄 셀로 준장은 “락까에서 군사작전을 끝냈지만 비활동 조직원을 색출하고 있다”며 “지뢰 제거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DF는 곧 공식적인 해방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SDF는 올해 6월 초부터 미군의 공중 지원을 받아 락까에 진입한 뒤 물샐틈없는 포위전을 펼쳤다.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은 IS를 상대로 4000회에 육박하는 공습을 가했다. 약 4개월간의 락까 탈환전에서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락까 탈환전이 시작된 이래 1130명의 민간인 주민을 포함해 총 325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이 과정에서 락까는 90% 가까이 파괴됐다. 앞서 이라크 정부군은 6월 29일 IS의 또 다른 주요 거점 도시인 모술을 탈환했으며 이후 IS는 중동지역에서 급속히 쇠퇴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북부의 하위자까지 정부군에 빼앗기면서 IS는 시리아 동부의 유프라테스 계곡과 사막 지대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재 남아있는 IS 거점은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에즈조르 유전지대가 거의 유일하다. 이마저도 국제동맹군의 군사작전이 본격화될 경우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락까 함락 이후에도 IS의 실체가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IS가 반군 성격을 가진 수니파 이슬람 과격단체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리아에서 반군에 흡수돼 끈질긴 저항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모술 탈환 이후의 이라크처럼 내부 분열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탈환은 쉬웠을지 모르지만 향후 통치와 처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며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과 미국이 지원한 SDF, 특히 쿠르드 인민수비대 간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김수연·위은지 기자}
이라크 정부군은 16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함께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장악했던 핵심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주의 주요 지역을 모두 점령했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했던 키르쿠크를 허무하게 빼앗기면서 KRG의 독립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이라크군은 탱크, 장갑차 등 기갑부대와 정예부대를 앞세워 키르쿠크 남부의 K-1기지 등 주요 군 기지와 공항, 국영 석유회사의 북부 본부를 장악했다. 키르쿠크 주의회에 펄럭이던 쿠르디스탄 깃발이 내려가고 이라크 국기가 게양됐다. 이라크군이 KRG에 키르쿠크 철수 시한을 통보한 지 이틀 만이었다. 자바르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은 17일 성명을 통해 키르쿠크주의 모든 석유시설을 중앙정부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루아이비 장관은 “중앙정부는 키르쿠크주에 새 정유시설을 세우고 산유량을 배로 늘리기 위해 외국 회사와 계약할 것”이라며 “KRG가 원유 수출용 송유관을 막는다면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키르쿠크는 KRG 자치령은 아니지만 쿠르드계가 주민 다수를 차지한다. KRG의 원유 수익의 절반가량이 이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경제적인 의미도 크다. 이 때문에 KRG의 군 조직 페슈메르가는 2014년 중반 급격히 세력을 떨친 이슬람국가(IS)에 맞서 필사적으로 이곳을 사수했다. 지난 3년간 IS로부터 키르쿠크를 지켜냈던 KRG는 변변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퇴각했다. 이는 KRG의 두 정파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의 극심한 분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인 KDP와 달리 온건파인 PUK가 이라크군과 합의해 일부 병력을 철수시켰다. 페슈메르가의 70사단장 자파르 셰이크 무스타파는 “페슈메르가 대원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키르쿠크에서 철수했다”며 “이라크군 병력이 페슈메르가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KRG가 분리·독립 투표 철회 요청을 무시한 것에 화가 난 미국이 이라크군의 키르쿠크 점령을 방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KRG는 지난달 25일 이라크 중앙정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했고 유권자의 93%가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미국이 쿠르드를 포기할 경우 시아파 세력이 이라크를 완전히 장악해 사실상 이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미국으로서는 이란을 견제할 수단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나즈말딘 카림 키르쿠크 주지사와 15일 밤 통화했다는 데이비드 필립스 전 미국 국무부 관리는 17일 영국 가디언에 “시아파 민병대 대중동원(PMU)은 완전히 이란의 구성체”라며 “이 작전은 쿠르드족에 대항하는 이란의 작전이었다”고 전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김수연·위은지 기자}
프랑스 엘리제궁이 성추문 스캔들에 휩싸인 할리우드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65)에게 2012년 수여한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의 서훈을 취소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소셜미디어에선 그의 행동을 규탄하며 각자가 당한 성범죄를 고백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는 등 와인스틴 성추문의 후폭풍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민영방송 TF1에 출연해 “와인스틴의 행동에서 존중이나 명예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한 조치를 하려 한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프랑스를 위해 기여한 자국민과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는 미국인 중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등이 받았다. 서훈이 박탈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프랑스가 지향하는 가치나 이익을 침해한 경우엔 훈장을 취소할 수 있다. 2014년 사이클 영웅이던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도 약물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 레지옹 도뇌르 서훈이 취소된 바 있다. 2012년엔 영국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반유대인 발언으로 같은 처분을 당했다. 소셜미디어엔 이번 일을 계기로 성폭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의 집단행동이 번져 나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 운동은 미국 여배우 얼리사 밀라노가 본인 트위터에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나도 그렇다’고 댓글을 달자”고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트윗이 올라온 지 10시간 만에 댓글 약 2만7000개가 달렸고, 여성들은 해시태그(#Metoo·나도 그렇다)와 함께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유했다. 이 와중에 우디 앨런은 스캔들의 당사자인 와인스틴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15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불쌍한 여성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이며,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린 하비에게는 슬픈 일”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이번 와인스틴 사건으로 여성에 대한 처우가 개선됐으면 한다”면서도 “남성이 사무실에서 여성에게 윙크했다고 고소당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마녀사냥’ 같은 분위기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를 향한 비난이 부당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데다 그의 과거 행적에 비춰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과거 수양딸 딜런 패로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때 아버지 앨런을 공개 비판한 아들 로넌 패로는 뉴욕타임스 소속 기자로 10일 와인스틴 성추문 사건을 최초 보도했다. 앨런은 전처가 입양했던 딸 순이 프레빈과 불륜을 저지르다가 발각되고 난 뒤 그와 혼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위은지 기자}
미국이 유엔 산하기구인 유네스코(UNESCO)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 뒤 암시했던 ‘유엔 및 산하기구 탈퇴’ 구상이 현실화된 첫 사례다. 12일 AP통신은 미국이 그동안 유네스코가 반이스라엘 성향의 결의안들을 채택해온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유네스코 정식 탈퇴를 이날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탈퇴 결정은 내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탈퇴 이후로 ‘참관국’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새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내려진 결정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유엔이라는 가족과 다자주의에 손실”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4년 유네스코가 소련 쪽으로 기울고 부패했다며 탈퇴했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3년 재가입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2011년 팔레스타인을 정회원으로 승인한 이후 분담금 납부를 중단해왔다. 트럼프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도 유네스코 분담금 납부 중단을 지속하는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이전 대사들과 마찬가지로 유네스코의 반이스라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꾸준한 유엔 비판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당선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2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촉구 결의안 가결을 비판하면서 “(내가 취임하는) 1월 20일 이후 유엔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경고했다. 같은 달 26일엔 “유엔은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고 노는 (사교)클럽에 불과하다”고 비꼬았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유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분담금을 최소 40% 삭감하거나, 각종 다자조약을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필요시 탈퇴한다는 내용을 담은 2건의 행정명령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취임 후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다자조약인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4월엔 유엔인구기금(UNFPA)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미국의 유엔 평화유지군 업무 분담금은 전체의 25%로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줄었다.위은지 wizi@donga.com·한기재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가 잇따라 북한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며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축소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한 것이다. 1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랍에미리트 외무부는 북한의 비상주 대사와 자국의 북한 담당 비상주 대사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북한인에게 신규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북한 기업의 사업 허가도 새로 승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확산을 막고자 하는 세계적 의지를 강화하기 위한 국제 사회 구성원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에 이미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취업 비자 갱신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는 약 1300명으로 추정된다. 두바이와 아부다비에는 북한 식당 3곳과 북한 무역업체 등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스타 레바논은 한국과 일본이 걸프 지역 국가들에 북한 노동자를 더 이상 고용하지 말라고 압박을 해왔다고 아시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앞선 9월 걸프 지역에서는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자국 내 북한 노동자의 비자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된 말레이시아도 평양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현지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한 강연에서 “현재 평양에 자국 대사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며 “앞으로 북한과 관련한 문제는 베이징 주재 대사관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앤젤리나 졸리(42), 귀네스 팰트로(45)도 당했다. ‘진보 페미니스트’를 자처해 온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5)이 지위를 이용해 여배우와 여직원을 상대로 약 30년간 성범죄를 일삼은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들의 피해 증언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와인스틴이 제작한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스타 반열에 오른 팰트로는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숨겨야만 했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팰트로는 22세에 영화 ‘엠마’(1996년)에 캐스팅됐을 당시 책임제작자였던 와인스틴이 자신을 로스앤젤레스의 5성급 호텔 스위트룸으로 불러 사실상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영화 관련 미팅인 줄 알고 호텔방에 갔다가 와인스틴이 자신을 만지며 마사지를 하러 침실로 가자고 하자 도망쳐 나왔다고 밝혔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당시 남자친구 브래드 피트는 와인스틴에게 팰트로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이후 와인스틴은 팰트로를 따로 불러 이 일을 함구하라며 화를 냈다. NYT는 “다른 피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팰트로도 이 경험을 숨겨야 한다고 느꼈다. 그는 공개 석상에선 와인스틴을 칭찬했으나 둘의 관계는 점점 불안정해졌다”고 전했다. 졸리도 1998년 ‘라스트 타임’ 개봉 당시 호텔 방에서 원치 않는 성적 요구를 받아 거절한 경험을 고백했다. 그는 NYT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 사건 이후 와인스틴과 다시는 일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그와 일하려는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직 NYT 에디터인 미국 연예매체 ‘더랩’의 창업자 샤론 왁스먼은 NYT가 사실상 와인스틴의 조력자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랩 보도에 따르면 그는 NYT에서 일하던 2004년 영화사 ‘미라맥스’의 이탈리아 지사장이 와인스틴의 ‘뚜쟁이’였다는 의혹을 보도하려 했다. 하지만 NYT의 주요 광고주였던 와인스틴의 압박과 맷 데이먼, 러셀 크로의 개입으로 결국 기사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데이먼과 NYT는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정치권도 와인스틴 성추문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캠프에 공개적으로 거액을 기부했던 민주당 지지자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각각 와인스틴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으나 일각에서는 ‘늑장 비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와인스틴의 부인이자 럭셔리 브랜드 ‘마르케사’의 설립자인 조지나 채프먼(41)은 이날 피플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용서받지 못할 행동으로 큰 고통을 겪은 모든 여성 때문에 마음이 찢어진다. 나는 남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와인스틴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