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김기용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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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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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대만-인권-무역’ 격렬한 설전… 합의 없이 봉합

    1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은 양국 간 경쟁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경쟁의 방향과 ‘게임의 룰’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하듯 호주ABC뉴스는 회담에 임한 양국 정상을 두고 “미중 갈등(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책임 있는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의 협력을 약속했지만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현안들을 놓고는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대만 문제 두고 설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거론한 건 대만 문제였다. 그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해협에서 급격히 높아진 군사적 긴장감이 돌발적인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막으려면 미국의 의도부터 중국에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200대 가까운 전투기와 군용기를 대만의 항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는 그러나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나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대해선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 후 언론과 전화 간담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조치가 설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공격과 관련한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독립, 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만해협 등지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중국은 대만 측의 태도에 따라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시 주석의 메시지 곳곳에는 노골적인 표현과 강도 높은 경고가 담겼다. 시 주석은 무역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그리고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만의 독립과 관련된 시도를 ‘불장난’으로 표현하며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自焚·자분)”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표현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안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과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신장과 티베트, 홍콩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고, 인도태평양의 자유롭고 열린 항행 문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회담 테이블에 모두 올렸다. 첨예한 이슈들을 놓고 두 정상은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는 날 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며 “전화와 달리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상당한 (발언) 주고받기(back and forth)를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도 의견 교환두 정상은 다만 의도하지 않았던 충돌은 피하고 경쟁에 집중하자는 큰 틀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탐색전도 함께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에게 “우리 두 지도자는 양국 경쟁이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상식의 가드레일’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의 당선이 확정됐을 때 시 주석이 축하 전화를 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며 “매우 자애로운(very gracious) 전화였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음번에는 내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이던 2011년과 2013년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각각 부주석, 주석 신분이던 시진핑을 만난 적이 있다. 이날 시 주석은 “나의 오랜 친구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미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언론들이 거론해왔던 의제였다.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함께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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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대만해협 평화 훼손 말라” 시진핑 “불장난 하면 타 죽어”

    1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은 양국 간 경쟁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경쟁의 방향과 ‘게임의 룰’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전하 듯 호주ABC뉴스는 회담에 임한 양국 정상을 두고 “미중 갈등(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책임 있는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의 협력을 약속했지만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현안들을 놓고는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대만 문제 두고 설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거론한 건 대만 문제였다. 그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해협에서 급격히 높아진 군사적 긴장감이 돌발적인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막으려면 미국의 의도부터 중국에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200대 가까운 전투기와 군용기를 대만의 항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는 그러나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나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대해선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 후 언론과 전화 간담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조치가 설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공격과 관련한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독립, 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만해협 등지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중국은 대만 측의 태도에 따라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시 주석의 메시지 곳곳에는 노골적인 표현과 강도 높은 경고가 담겼다. 시 주석은 무역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그리고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만의 독립과 관련된 시도를 ‘불장난’으로 표현하며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自焚·자분)”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표현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안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과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신장과 티베트, 홍콩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고, 인도태평양의 자유롭고 열린 항행 문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회담 테이블에 모두 올렸다. 첨예한 이슈들을 놓고 두 정상은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는 날 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며 “전화와 달리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상당한 (발언) 주고받기(back and forth)를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도 의견 교환두 정상은 다만 의도하지 않았던 충돌은 피하고 경쟁에 집중하자는 큰 틀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탐색전도 함께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에게 “우리 두 지도자는 양국 경쟁이 의도하던 하지 않았던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상식의 가드레일’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리의 양자 관계는 미국 중국 두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솔직하고 직접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의 당선이 확정됐을 때 시 주석이 축하 전화를 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며 “매우 자애로운(very gracious) 전화였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음 번에는 내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이던 2011년과 2013년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각각 부주석, 주석 시분이던 시진핑을 만난 적이 있다. 이날 시 주석은 “나의 오랜 친구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미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언론들이 거론해왔던 의제였다.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함께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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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위협 속… 대만, 예비군 훈련기간 年7 → 14일로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이 내년부터 일부 예비군의 훈련 시간을 대폭 늘리고 강도 또한 높여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대만 예비군 병력은 220만 명이지만 그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훈련이 1, 2년에 한 번씩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내년부터 예비군 훈련 기간을 현행 5∼7일에서 14일로 늘리고, 예비군의 사격 훈련 때도 현재보다 2배 많은 실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투훈련 시간도 기존 12시간에서 4배 이상으로 늘어난 56시간으로 정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 예비군 훈련은 내년에 훈련 대상인 예비군 11만 명 중 약 13%(약 1만4300명)에게 적용된다. 대만은 2년의 병역 의무가 있었지만 2008년 의무 복무 기간을 1년으로 줄였고, 2017년부터 4개월로 단축했다. 2018년부터는 일부 모병제도 도입해 현재 의무복무제와 모병제를 혼합해 운용하고 있다. 이 여파로 2011년 27만5000명이었던 현역 군인의 수는 현재 18만8000명까지 감소했다. 퇴역 군인 출신의 대만 군사전문가는 SCMP에 “14일로 훈련 기간을 늘려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규군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만큼의 충분한 훈련이 되기는 힘들다”고 평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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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본토 3번째 베이징증권거래소 개장… 첫날 주가 상승률 199.8%

    상하이, 선전에 이어 중국 본토의 세 번째 증권거래소가 15일 베이징에서 개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월 2일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힌 지 74일 만이다. 15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반 개장해 오후 3시 폐장했다. 총 81개 종목으로 출발한 베이징거래소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 30%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경우 상하 10%, 기술·벤처기업 전문 거래소이자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과 촹예반(創業板)은 상하 20%다. 상장 첫날에는 가격 등락폭이 아예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동축 생산 전문회사인 ‘퉁신촨둥(同心傳動)’이 하루에만 493.7% 올랐고 구리 기반 전자제품 부품 회사 ‘징싸이커지(晶賽科技)’가 208.6% 오르는 등 10개 종목의 주가가 100% 이상 올랐다. 장 마감 후 평균 발행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199.8%에 달했다. 거래 총액은 95억7300만 위안(약 1조7704억 원)이었다. 베이징거래소는 시 주석 발표 이후 속전속결로 개장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속에서 중국 기술기업들이 미국 등 외국 자본에 덜 의존하도록 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거래소 상장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투자 경력이 2년 이상, 주식계좌 20일 평균 잔액이 50만 위안(약 9200만 원) 이상인 사람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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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베이징증권거래소 개장… 첫날 주가 상승률 199.8%

    상하이, 선전에 이어 중국 본토의 세 번째 증권거래소가 15일 베이징에서 개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월 2일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힌 지 75일 만이다. 15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반 개장해 오후 3시 폐장했다. 총 81개 종목으로 출발한 베이징거래소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 30%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경우 상하 10%, 기술·벤처기업 전문 거래소이자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창판(科創板)과 창예판(創業板)은 상하 20%다. 상장 첫날에는 가격 등락폭이 아예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동축 생산 전문회사인 ‘퉁신촨둥(同心傳動)’이 개장 첫날 하루에만 493.7% 올랐고 구리 기반 전자제품 부품 생산 및 설계 회사 ‘징싸이커지(晶賽科技)’가 208.6% 오르는 등 10개 종목 주가가 100% 이상 올랐다. 장 마감 후 평균 발행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199.8%에 달했다. 첫날 거래 총액은 95억7300만 위안(약 1조7704억 원)이었다. 베이징거래소는 시 주석 발표 이후 속전속결로 개장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속에서 중국 기술기업들이 미국 등 외국 자본에 덜 의존하도록 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거래소 상장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투자 경력이 2년 이상, 주식계좌 20일 평균 잔액이 50만 위안(약 9200만 원) 이상인 사람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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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군사 위협에…‘4개월 복무’ 대만軍, 예비군 훈련 강화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이 내년부터 일부 예비군의 훈련 시간을 대폭 늘리고 강도 또한 높여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대만 예비군 병력은 220만 명이지만 그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훈련이 1, 2년에 한 번씩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내년부터 예비군 훈련 기간을 현행 5~7일에서 14일로 늘리고, 예비군의 사격 훈련 때도 현재보다 2배 많은 실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투훈련 시간 또한 기존 12시간에서 4배 이상 늘어난 56시간으로 정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 예비군 훈련은 내년에 훈련 대상인 예비군 11만 명 중 약 13%(약 1만4300명)에게 적용된다. 대상 병사는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대만은 과거 한국과 비슷하게 2년 병역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의무 복무기간을 1년으로 줄였고, 2017년부터 4개월로 단축했다. 2018년부터는 일부 모병제도 도입해 현재 의무복무제와 모병제를 혼합 운용하고 있다. 이 여파로 2011년 27만5000명이었던 현역 군인의 숫자 또한 현재 18만8000명까지 감소했다. 현역병만 218만 명으로 알려진 중국군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과 전쟁이 발발하면 최소 44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규군의 숫자와 의무복무 기간을 늘리지 않은 채 예비군 훈련 시간만 조정하는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퇴역 군인 출신의 대만 군사전문가는 SCMP에 “14일로 훈련 기간을 늘려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규군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만큼의 충분한 훈련이 되기는 힘들다”고 평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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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정상회담 앞 기싸움… “대만 압박말라”vs“대만독립 반대해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이슈를 대만 국민의 희망과 이익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서라.”(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미국이 진정으로 대만해협 평화를 원한다면 그 어떤 대만독립 행위에도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왕이 중국 외교부장) 미국 동부 시간으로 15일 저녁(한국 시간 16일 오전)에 화상으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외교장관이 거친 기싸움을 벌였다. 정상회의를 이틀 앞두고 이뤄진 통화에서 두 장관은 대만 문제를 놓고 거칠게 맞섰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이 있는 날 남중국해에서 해상훈련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주목할 만한 합의의 성과물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이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회담의 목표는 경쟁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결과물을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해 이 같은 보도를 뒷받침했다. 13일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왕 부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회담이 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이익이 합치되는 분야에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대만을 향한 중국의 계속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강압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에 왕 부장은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행동으로 옮기고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맞섰다. 같은 날 친강(秦剛) 주미 중국대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중국평화통일연맹 연례회의 화상 축사를 통해 “미국은 대만 문제를 갖고 끊임없이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이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 한다(以臺制華·이대제화)”며 “이러면 반드시 돌로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회담 논의 주제와 관련해 “우리가 우려하는 사안도 있고, 함께 협력해야 할 부문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부문에 대해선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 티베트 등에 대한 중국의 인권 탄압과 대만 문제, 사이버 안보 등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를 거론하면서 정면 돌파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키 대변인은 “정상 간 업무의 목적 중 하나는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면서 의미 없는 성과물을 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차를 고려할 때 회담 이후 기자회견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16, 17일 광둥성 산웨이(汕尾) 부근 남중국해 일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했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 맞춰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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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강력한 ‘1인 통치체제’ 다지기… 美와 패권경쟁 거세질듯”

    11일 중국공산당을 이끄는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 ‘역사결의’가 채택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실상 중국의 3대(大) 지도자에 올랐다.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가 재확인되면서 3연임(장기 집권)을 넘어 시 주석의 강력한 1인 통치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신들은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점에 시 주석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준 6중전회 결과를 전하면서 지나친 권력 일원화가 가져올 위협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2일 “6중전회가 채택한 역사결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행동지침서”라고 규정하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시진핑 사상을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개최한 ‘6중전회 정신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논조는 계속됐다. 왕샤오후이(王曉暉)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은 “중국공산당은 9500만 명 당원과 56개 민족, 14억 명 인구를 이끌고 있다”면서 “대국을 이끄는 당 중앙에 핵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6중전회가 시 주석의 3연임을 넘어 1인 통치 체제로 가기 위한 기초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내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핵심’이 강조된 것은 내년 새 공산당 지도부는 시 주석 중심의 강력한 1인 통치 체제가 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3연임 확정은 이미 기정사실화됐고 이후 통치 체제는 그동안 중국공산당이 해 오던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체제로 갈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의 독립 정치학자 우치앙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6중전회는 21세기에 새로운 전체주의 시스템의 탄생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과 권한 강화가 중국의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동맹국들과 대중 견제 전선을 구축해 온 미국의 행보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대만을 비롯한 민감한 외교 안보 현안들을 놓고 미국에 한층 강경한 태도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6중전회 결과가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에 더 힘을 실어 결과적으로 향후 미중 관계에 수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샌디에이고대의 빅터 시 교수는 “시 주석은 매우 호의적인 내용(보고)에 점점 더 둘러싸이면서 세계의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해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그는 점차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에는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른 몰이해와 오판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나친 권력 일원화로 인해 시 주석의 가장 큰 위협은 결국 시 주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의 위상을 확고히 한 6중전회 직후여서 시 주석은 한층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 앉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이자 중국 전문가인 찰스 프리먼은 “힘을 가진 위치에서 누가 누구에게 먼저 접근하느냐의 문제라고 할 때 시 주석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공개한 6중전회 공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홍콩과 대만에 대한 대처가 훌륭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면서 “앞으로 이 두 지역에 단호한 태도를 견지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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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스스로 中 3대 지도자 올라… 3연임 길 열었다

    중국공산당이 11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폐막하면서 40년 만에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역사결의는 중국공산당의 중요한 역사적·정치적 분기점에서만 등장하는 일대 사건으로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시기에 이어 세 번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스스로 자신을 마오, 덩과 같은 지도자 반열에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중국공산당은 나흘간 진행된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마치고 관영 신화통신 등을 통해 ‘역사결의’ 채택과 내년 20차 당대회 개최 결의 등을 담은 결과 발표문(공보)을 공개했다. 공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시진핑 동지가 당 중앙의 핵심이 되고, ‘시진핑 사상’이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 군(軍)과 국민의 공통된 염원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추진에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헌법에도 담긴 ‘시진핑 사상’은 시 주석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자는 중국공산당의 지도 이념이다. 또 “‘시진핑 사상’을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정수”라는 평가도 내놨다. 이는 시 주석이 내년에 구성될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여전히 ‘핵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합리화할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가을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장기집권)을 확정하면 시 주석은 27년간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 사후(1976년 사망) 처음으로 15년 이상 집권하는 지도자가 된다.中 “시진핑 사상, 中정신의 시대적 정수”… 덩샤오핑은 상대적 격하中공산당 ‘역사결의’ 채택 11일 중국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가 끝난 뒤 발표한 공보에 따르면 6중전회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중국중앙(CC)TV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역사결의가 거수로 통과되는 장면을 짧게 공개하기도 했다. 역사결의 전문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8일 개막해 나흘간 열린 6중전회의 공식 회의록 격인 공보는 ‘시진핑(習近平) 사상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위상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준으로 올려놨다.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시 주석이 재임한 기간은 2012년 이후 9년이지만 그의 업적을 서술한 부분은 공보 전체의 40%가량을 차지했다. 공보는 시 주석이 “새로운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창조하는 위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전제한 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중국 역사상 오랫동안 풀려고 했지만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했고,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일을 해내면서 당과 국가가 역사적 성과와 변혁을 이루도록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하게 생활하는 것) 사회를 이뤄냈고, 미국과 맞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을 강하게 만든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또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로 단결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 관철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시 주석 중심으로 뭉칠 것을 강조했다. 7400여 자 분량의 공보에서 시진핑 이름은 모두 17번 등장했다. 마오쩌둥(7차례), 덩샤오핑(5차례)보다 많았다.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의 이름은 각각 한 번 나온다. 중국공산당 문건에 지도자의 이름이 얼마나 많이 등장했는지는 그 인사의 정치적 위상을 반영한다. 이번 6중전회에서 ‘시 주석 띄우기’가 얼마나 강조됐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 주석을 부각시킨 것 외에 눈에 띄는 대목은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가 박해졌다는 점이다. 공보에서 덩샤오핑을 평가하는 부분은 전체 내용 중 5%(384자) 정도다. 마오쩌둥이 약 12%(875자), 장쩌민 약 4%(284자), 후진타오 약 3%(217자)다. 덩샤오핑 평가 부분이 장쩌민과 후진타오 평가 분량과 비슷한 셈이다. 이는 중국 내에서 덩샤오핑의 위상을 고려할 때 큰 변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덩샤오핑의 과오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깎아내린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인 격하’라는 것이다. 역사결의 전문이 공개되면 ‘덩샤오핑의 격하’가 반영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10일 대만 매체 중앙통신사는 과거 마오쩌둥 시대에 등장했던 ‘차오잉간메이(超英간美·영국을 따라잡고 미국을 추격한다)’라는 구호에 빗대 시 주석의 정치적 야심을 “차오덩간마오(超鄧간毛·덩샤오핑을 따라잡고 마오쩌둥을 추격한다) 수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은 이번 ‘역사결의’로 만든 후광을 이용해 스스로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또는 자신이 쓰러질 때까지 재집권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오쩌둥의 경우 종신집권을 통해 27년간 권력을 누렸다. 시 주석이 내년 가을 3연임(장기 집권)을 확정하면 마오 사후 처음으로 15년 이상 집권하는 중국 지도자가 된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단순히 중국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100년간 중국공산당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공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와 인류운명공동체를 토대로 한 신인류문명창조와 연결돼 있다. 이 두 가지는 시 주석이 자랑하는 2대 업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연결된다. 8월 중국공산당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시 주석이 ‘다 같이 잘살자’는 의미로 처음 제시한 공동부유(公同富裕)도 이번 역사결의에 담겼다. 덩샤오핑이 주도한 개혁개방의 최대 그늘인 빈부 격차 문제의 해결책으로 시 주석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동부유’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이 같은 내용은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2일 오전 ‘6중전회 정신’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왕샤오휘(王曉暉)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 장진취안(江金權)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문헌연구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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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40년만에 ‘역사결의’ 채택…시진핑 장기집권 길 열었다

    중국공산당은 100년간 두 번의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역사결의는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분기점에서 택하는, 말 그대로 역사적인 문건으로 중국공산당의 시대를 구분 짓는 일대 사건이다. 1945년의 첫 번째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을 중국공산당의 유일한 지도자로 격상시켰다. 두 번째 역사결의는 1981년에 있었다. 마오 사후 권력을 쥔 덩샤오핑은 마오의 과오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역사결의를 택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이번 세 번째 역사결의로 시 주석이 마오와 덩을 잇는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1일 발표된 공보에서는 이번 6중전회에서 논의된 내용 전체를 간략하게 소개했지만 역사결의 전체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공보에 따르면 이번 6중전회는 “중국공산당이 시 주석의 당중앙 핵심 지위를 인정하고,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으로,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역사 추진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규정했다. 중국을 미국과 겨룰 수 있는 강대국으로 성장시키는 데 시 주석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정신의 ‘시대적 정수’”라면서 “이는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진핑 사상’은 시 주석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자는 중국공산당의 지도 사상이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중국 3대(大) 지도자론’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런 표현이 공보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시 주석 전임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성과도 짧게 포함돼 이들을 배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이번 6중전회가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단순히 중국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중국 성립 100주년인 2049년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시 주석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래 목표를 제시한 것은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의는 국가 최고 지도자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측면은 1, 2차 결의와 비슷하지만, 전임자들의 과오를 적시하기보다는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를 통째로 긍정하는 논조를 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2차 결의를 채택했을 당시 마오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전임자들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도 역사결의를 채택하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공산당 내에 여전히 ‘반 시진핑(習近平)파’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자신감이 반대파의 결집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2일 오전 ‘6중전회 정신’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왕샤오휘(王曉暉)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 장진취안(江金權)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문헌연구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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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中 3대 지도자 반열에… “소설 ‘1984년’처럼 역사 왜곡”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을 잇는 중국 3대 지도자 반열에 오른다. 마오와 덩처럼 막강한 권력을 쥔 상태에서만 가능했던 ‘역사결의’로 스스로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리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절대 권력의 유능한 지도자라는 것을 국내외에 부각시키면서 장기 집권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 11일 중국공산당은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마무리하고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결의)를 채택할 예정이다. 중국공산당은 100년간 두 번의 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역사결의는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분기점에서 택하는, 말 그대로 역사적인 문건으로 중국공산당의 시대를 구분 짓는 일대 사건이다. 1945년의 첫 번째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을 중국공산당의 유일한 지도자로 격상시켰다. 두 번째 역사결의는 1981년에 있었다. 마오 사후 권력을 쥔 덩샤오핑은 마오의 과오를 분명하게 지적하는 역사결의를 택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중국공산당이 이번에 세 번째 역사결의를 하게 되면 시 주석은 자연스럽게 마오와 덩을 잇는 지도자가 된다. 이번 역사결의는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를 정의한다는 점에서 앞선 두 차례와 차이가 있다. 앞 세대의 과오를 비판하기보다는 공산당 역사를 통째로 긍정하는 식의 역사결의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스스로를 3대 지도자로 격상시키면 생존해 있는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덩샤오핑의 ‘계승자급’에 머물게 돼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역사결의를 위한 기본 자료가 될 531쪽 분량의 중국공산당 역사 보고서 중 4분의 1이 시 주석에 관한 내용이라고 8일 보도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집권 기간이 20년이나 되지만 집권한 지 9년 된 시 주석을 다룬 내용이 더 많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 현대사를 ‘마오-덩-시진핑’이라는 세 지도자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역사결의로 시 주석 장기 집권의 이론적 논리적 근거를 확보하고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후 같은 해 가을로 예정된 제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공식 확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2013년 주석 자리에 올라 내년 당 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 5년을 더해 적어도 2027년까지는 직을 유지하게 된다. 최근 중국 매체들은 연일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0일까지 사흘 연속 1면 기사로 ‘시진핑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런민일보는 “시진핑 법치 사상의 영도 아래 중국은 전면적인 의법치국의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시진핑 법치 사상은 법치 중국이라는 견고한 건물을 세웠다”고 했다. 앞서 6일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에 대해 “결단력 있고 사려 깊으며, 혁신에 도전하는 사람,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갖고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역사결의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지배 집단에 비유하며 “역사 왜곡을 통해 현재 권력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소설 속 지배 집단의 표어처럼 시 주석 역시 자신이 국가를 훨씬 더 밝은 미래로 이끌고 있음을 시사하는 새로운 역사를 원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의 중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소설 속 (선동 기관) ‘진리부(Minitrue)’가 그대로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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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소수 ‘급한 불’은 껐지만… 98% 中의존 못바꾸면 제2사태 우려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기존 계약물량인 요소 1만8700t을 들여오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차량용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선 언제든 중국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요소처럼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별도로 관리하고 수급 위험신호를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량용 요소수 2, 3개월 치 추가 확보 10일 정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요소 1만8700t은 국내 기업들이 이미 중국과 계약해둔 물량이다. 차량용은 1만300t, 산업용은 8400t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차량용 요소 300t이 18일 중국 현지에서 한국행 배에 실릴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중국의 수출 규제 이후 처음 반입될 물량이다. 차량용 요소 1만300t으로는 요소수 3090만 L를 만들 수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보유한 차량용 요소수 1561만 L의 재고도 확인했다. 이미 발표한 호주, 베트남 수입 물량과 중국 물량, 국내 재고를 더하면 약 2, 3개월 치 차량용 요소수를 확보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국내 보유량을 감안하면 2, 3개월 공급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용으로 사용될 요소도 내년 초까지 물량이 확보돼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올해 말까지 동계작물 재배에 필요한 요소 비료 수요량은 1만8000t으로 이미 확보된 완제품 물량(3만5000t)보다 적다고 밝혔다. 내년 1, 2월 공급 가능 물량도 9만5000t으로 예상 수요량(4만4000t)보다 많다. 민간기업도 요소수 확보에 나섰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이날 차량용 요소 1100t을 중국에서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 인도는 중국의 규제 한 달 전 수입 늘려 급한 불은 껐지만 특정국에 의존하는 현재의 공급망 체계로는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수입품 1만2586개 중 특정 국가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31.3%(3941개)에 이른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신규 요소 수입계약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들여오기로 한 기존 계약물량도 수출 검사 신청부터 완료까지 약 2주가 걸리는데 중국 측 사정에 따라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수출을 통제했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고 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출 전 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음에도 발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대해 경제 보복을 가할 때도 “보복 조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요소수 대란의 원인이 중국과 호주의 외교 갈등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제안보’ 측면의 대응 체계의 중요성은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공급망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이 자국 의존도가 높은 물자를 압박용 카드로 쓸 수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해외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 어려운 품목이라면 정부가 위험신호를 빨리 인지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처럼 중국에 요소를 의존하는 인도는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한 달 전 이미 요소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팡정선물연구원 등에 따르면 인도는 9월에 요소 82만 t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9월 중국의 요소 수출량(109만 t)의 약 75%를 인도가 가져간 것이다. ○ 청와대 ‘요소수 대란 언론 탓’ 논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늦었지만 정부가 지난주부터 굉장히 빨리 움직여 단기간에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련 정보를 더 빨리 의미 있게 받아들여 예측하고 준비했어야 한다는 점은 뼈아프게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도 한 번 짚어보기로 했다”며 늑장 대응을 사실상 인정했다. 하지만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언론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요소수) 비축 물량을 갖고 있고 대비가 돼 있는데 ‘대란’이라며 (언론이) 자꾸 국민 불안을 부추기니 매점매석이 일어나고 수급 차질이 생기는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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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화상회담… “역사 전환점” vs “싸우면 모두 다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화상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10개월 만에 시 주석과 갖게 되는 첫 정상회담이다. 지난달 초 양국이 ‘연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뒤 의제와 시기 등을 한 달 넘게 조율해온 끝에 막바지 물밑 작업이 이뤄지는 단계로, 날짜 확정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 정상은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를 했다. 10일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와 관련해 “두 정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양국은 정상회담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핵무기 생산 가속화를 비롯한 군사력 증강 움직임, 대만 압박, 홍콩 신장 티베트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기술 산업에 대한 견제 등에 베이징이 반발하면서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간에 주목할 만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며 “구체적 결과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폴리티코 등 미국의 일부 언론은 양국이 영사관 재개와 비자 발급 제한 완화 등에 합의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7월 휴스턴에 있는 중국영사관을 폐쇄했고 이에 중국이 쓰촨성에 있는 미국영사관 폐쇄로 맞대응하면서 이 지역 영사 업무가 중단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9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의 비영리단체 ‘미중관계 전국위원회’ 만찬 행사에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중-미 관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 양국의 근본 이익은 물론이고 세계 운명과 관련돼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했다. “미국과 함께 중요한 국제 문제에 대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해, 양국 관계가 안정적인 궤도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서한을 보내 “오늘날 세계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부터 기후변화 위기 대응까지 미중 관계는 전 지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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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공급망 패권경쟁에 휘청대는 한국경제

    격화되는 미국-중국 갈등에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공급망 패권을 둘러싸고 경쟁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 큰 영향을 받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요소수 품귀 사태로 중국이 언제든 각종 원자재를 무기화할 수 있음을 체감한 한국 주요 기업들은 당장 내년도 경영 전략 수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점검하고, 핵심 부품에 대한 수입처 다변화 방안을 찾는 데 안간힘이다. 재계 관계자는 “촘촘히 연결돼 있는 공급망에서 기술이나 원자재 등의 핵심 위치를 차지한 국가는 자원이나 기술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무기화해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자원 및 생산은 중국에, 기술과 판매는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공급량을 주무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 지우기’에 나선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중국 생산·수출 물량이 포함된 사업 정보 제출을 요구한 것에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텅쉰왕(騰訊網) 등 중국 매체들은 최근 반도체 정보 제출과 관련해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한국은 중국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중국 또한 한국이 하는 행동에 따라 다음 수순을 결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국내 산업계에선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가 결과적으로 중국의 ‘힘의 과시’ 목적이 담긴 게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 요소 가격은 올해 들어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요소 수출을 통제하면서 중국 내 재고가 쌓인 탓이다. 중국이 다른 원자재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자동차 핵심 원재료인 마그네슘이 대표적이다. 8일 로이터통신은 전 세계 마그네슘 공급의 85%를 맡고 있는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으면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에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조업 원자재의 8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네슘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입 비중은 90% 이상이라 중국이 멈추면 차량용 핵심 부품의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미국은 동맹국을 활용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불확실성을 꺼리는 기업으로서는 사업의 변수일 수밖에 없다. 9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의 요청에 따라 반도체 사업 관련 정보를 제출했다. 미국의 압박에 세계 67개 반도체 기업이 ‘숙제’를 했고, 미국은 제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미국 중심의 파트너십 동참 여부를 중계하다시피 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모두가 협조적이었다”면서도 “제출한 자료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으면 추가 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국내 기업들은 바이오, 배터리 등 다른 산업군으로 기술 동맹을 강조하는 미국의 요구가 번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모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성장 산업으로 삼고 집중 투자를 하는 분야다. 국내 기업들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중국의 원자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단기적 해결책은 좀처럼 못 찾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당분간 테이블에 앉을지 말지 결정하라는 미국, 원자재 공급으로 협박하는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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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매체 “한국, 공급망 中지위에 대항땐 해 입을것”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요소수 품귀 사태를 보도하면서 “한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9일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한국은 요소수 원재료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중국의 수출이 언제 재개될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요소수 부족 사태가 중국의 수출 통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수출 통제가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 매체인 런민즈쉰은 이날 “한국의 요소수 공급 위기를 통해 한국이나 미국 모두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지위를 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항한다면 반드시 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요소수 부족은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한국) 정부의 무감각과 위기관리 능력 부족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고 에너지 안보와 관련한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비축 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고 했다. 중국의 대형 인터넷 뉴스 포털 텅쉰왕은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한국은 중국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이 하는 행동에 따라 다음 수순을 결정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이 겪고 있는 요소수 품귀 사태를 중국이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을 통제하기 직전 요소 가격은 t당 3100위안(약 57만 원)∼3200위안(약 59만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20% 가까이 떨어져 t당 2500∼2600위안이다.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은 줄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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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매체들, 韓요소수 대란 보도…“도움 요청하지만 해결책 없는 상황”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요소수 품귀 사태를 보도하면서 “한국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9일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한국은 요소수 원재료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중국의 수출이 언제 재개될 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요소수 부족 사태가 중국의 수출 통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수출 통제가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 매체인 런민즈쉰은 이날 “한국의 요소수 공급 위기를 통해 한국이나 미국 모두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지위를 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항한다면 반드시 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요소수 부족은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한국) 정부의 무감각과 위기관리 능력 부족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고 에너지 안보와 관련한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비축 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고 했다. 중국의 대형 인터넷 뉴스 포털 텅쉰왕은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한국은 중국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한국이 하는 행동에 따라 다음 수순을 결정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이 겪고 있는 요소수 품귀 사태를 중국이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을 통제하기 직전 요소 가격은 t당 3100위안(약 57만 원)~3200위안(약 59만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20% 가까이 떨어져 t당 2500~2600위안이다.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은 줄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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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 최초 ‘2인승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

    중국이 ‘2인승(복좌형)’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젠-20’ 등 현재 중국이 보유한 모든 스텔스 전투기는 ‘1인승(단좌형)’인데다 미국 또한 2인승 스텔스 전투기는 갖고 있지 않아 중국이 2인승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한다면 군사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2인승 스텔스 전투기의 모습이 올라와 있다. 동체 표면은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젠-20’ 제조사인 청두항공공사 비행장에서 촬영됐다. 중국 군사전문가들 또한 2인승 스텔스 전투기가 세계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인승 전투기에서 전방에 앉은 조종사는 기체 조종 및 공중에서의 공격을, 후방의 조종사는 레이더 운용과 공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지상 또는 해상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 업무를 각각 나눠 맡는다. 1명이 모든 업무를 담당할 때보다 조종사의 부담이 크게 줄어 복잡한 전투 환경 속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은 1990년대 ‘F-22’ 랩터 전투기의 2인승 버전을 개발하려다 비용 등을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이에 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의 이날 보도 또한 영국 군사전문잡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 내용을 근거로 삼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SCMP는 인민해방군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11일 인민해방군 공군 창설 72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J-20 복좌형 스텔스 전투기를 공식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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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현대사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 3단계 정리… 習 장기집권 사전정지

    중국 공산당이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수도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개최한다고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가 7일 보도했다. 이번 6중전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상 세 번째로 ‘역사결의’를 채택하는 등 다양한 명분 쌓기 작업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결의는 공산당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평가를 담는 것으로 과거 결의가 채택된 것은 1945년 마오쩌둥(毛澤東), 1981년 덩샤오핑(鄧小平) 등 두 차례뿐이다. 공산 혁명을 주도한 마오가 신중국을 건설했고,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덩이 중국을 잘살게 만들었다면 시 주석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등을 내세워 중국을 미국에 맞먹는 패권국으로 만들었고 동시에 다 같이 잘사는 사회도 건설했다는 점을 이번 역사결의를 통해 집중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에 관한 역사결의가 채택되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덩의 계승자급으로 머무르는 반면에 시 주석은 마오와 덩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에 오른다. 중국 현대사가 ‘마오-덩-시진핑’이라는 세 지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부각시켜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즉, 역사결의로 장기집권의 근거를 얻은 그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후 내년 말로 예정된 제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최종 공식 확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결의 채택은 6중전회 마지막 날인 11일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이 8월 언급한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기)에 관한 구체적 방법론 또한 이번 6중전회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관영매체들은 ‘시진핑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모든 국민이 풍족하게 생활하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달성했고 새 현대화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역사적 조류를 다스리는 핵심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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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8일부터 ‘6중전회’ 개최…시진핑, 마오-덩 반열 오를듯

    중국에서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제외하고 가장 권위가 높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8일부터 11일까지 비공개로 베이징에서 개최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19기 공산당에서 6번째로 개최되는 회의여서 ‘6중전회’로 불리는 이번회의에서는 시 주석을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반열에 올리는 작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부 매체들에서는 “마오가 중국을 세웠고, 덩이 부유하게 했으며, 시 주석이 강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등에 따르면 이번 6중전회에서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결의)’를 심의한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역사결의’ 마오쩌둥 시기(1945년)와 덩샤오핑 시기(1981년) 단 두 차례뿐이었다. 역사결의는 공산당 역사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특히 전 세대에 대한 비판이 담기기 때문에 마오와 덩처럼 누구도 넘보기 힘든 권력기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번에 역사결의가 채택되면 시 주석이 마오와 덩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번 역사결의는 전 세대에 대한 비판 보다는 중국 공산당이 100년을 맞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통째로 긍정하면서 시 주석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로 예정된 제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장기집권)을 확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6중전회는 내년 당 대회의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은 셈이다. 이미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띄우기’에 나서면서 중국 현대사를 ‘마오쩌둥-덩샤오핑-시진핑’으로 이어지는 큰 구도로 설명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시진핑, 100년 공산당을 새 장정으로 이끈다’는 기사에서 시 주석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모든 국민이 풍족하게 생활하는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달성했고 새 현대화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면서 “의심할 여지없이 역사적 조류를 다스리는 핵심 인물”이라고 전했다. 신랑왕 등 일부에서는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비슷한 업적을 세운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해 “마오가 신중국을 건설했고, 덩이 중국을 잘 살게 만드는 초석을 놨으며, 시 주석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을 강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 현대사는 마오-덩-시진핑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도로 정리되면서 자연스럽게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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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순방 잦은 시진핑, 22개월째 구중궁궐 속에… 왜[글로벌 포커스]

    1∼2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가, 지난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단절됐던 주요국의 다자외교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은 두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이틀간 미얀마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22개월째 중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2012년 12월 집권한 그가 42회의 순방을 통해 69개국을 방문하는 등 그간 활발히 해외를 누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그는 2013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유명 휴양지 랜초미라지 목장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산책했다. 2015년 영국 런던 인근 술집에서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와 역시 노타이 차림으로 생맥주를 마시는 등 서방에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썼다. 이런 그가 두문불출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강화된 반중 정서 △쿠데타 등 국내 정치 격변 우려 △전력난, 부동산 업계 부실 등 민생 문제 △내년 말 공산당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3연임을 위한 여론 조성 작업의 필요성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런 행보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 8회 방문 등 과거 외유 즐겨시 주석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25회 해외를 찾았다. 2015년 8회로 가장 많았고 2014년과 2019년(각 7회)에도 열심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34일을 해외에 머물렀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2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23일)보다 길다.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는 우방 러시아다. 2013년 3월 첫 방문을 시작으로 2019년 6월까지 총 8차례 찾았다. 그 다음이 미국(4회)이다. 2013년 처음 미국을 찾은 그는 2년 후인 2015년에는 국빈 자격으로 워싱턴,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등을 누볐다. 당시 시애틀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미 정보기술(IT) 업체 거물과도 회동했다. 그는 2016년 다시 미국을 찾아 오바마 대통령을, 다음 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시 주석은 프랑스 인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각각 세 차례 방문했다. 독일 브라질 스페인 등은 2회, 한국 일본 북한 등은 1번 찾았다. 시 주석의 마지막 해외 방문과 정상 외교는 모두 지난해 초 이뤄졌다.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해 윈 민 당시 대통령을 만났고 한 달 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했다. 두 나라 모두 중국과 국경을 맞댄 인접국이고 국제 외교무대의 변방으로 평가받고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실질적인 해외 순방의 마지막은 2019년이란 의미다.거센 반중 정서로 ‘벙커 심리’ 발동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두문불출하는 이유로 서방의 중국 경계가 최고조에 이르러 나가봤자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서방의 최첨단 정보를 중국 공산당으로 빼돌렸다는 의혹, 신장위구르 소수민족 및 홍콩 민주화시위 탄압, 대만 침공 위협 등으로 서방에서 중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이런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 서방은 2019년 말∼지난해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중국이 자국 이미지 하락을 이유로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거부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미국, 호주 등이 친중 성향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아닌 독립적인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했음에도 줄곧 거부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와중에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해 서방의 분노와 불신을 키웠다. 한때 연평균 8%대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경제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되면서 예전처럼 ‘차이나 머니’를 과시할 상황도 못 된다. 추락한 대외 이미지, 얇아진 지갑으로 과거처럼 환영 일색의 대우를 기대할 수 없고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등에 관한 불편한 질문을 피할 길도 없으니 차라리 중국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다는 의미다. NYT는 이를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머리를 내밀지 않고 깊게 파놓은 모래 구덩이(벙커)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벙커 심리(Bunker Mentality)’라고 분석했다. 반대파의 정권 전복 우려 자신이 중국을 비운 동안 발생할지 모르는 국내 격변 상황 또한 그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들고 있다. 2012년 2월 당시 국가부주석이었던 그는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같은 해 말 집권을 앞뒀지만 당시 권력 기반은 공고하지 않았다. 특히 차기 주석직을 두고 경쟁했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의 세력이 상당했다. 당시 보시라이가 시진핑이 중국을 비운 틈을 타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 쉬차이허우(徐才厚) 군사위 부주석 등과 함께 시 주석의 집권을 막으려는 쿠데타를 시도하려 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2013년 홍콩의 친중매체 첸사오(前哨)는 2012년 시진핑의 방미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현 대통령이 시진핑에게 쿠데타 음모를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실제 시진핑의 방미 1주일 전 한때 보시라이의 최측근이었던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이 보시라이와의 갈등으로 청두에 있는 미국총영사관으로 달려가 망명을 요청했다. 이때 왕리쥔이 쿠데타 음모를 미국에 알렸고 당시 부통령 자격으로 부주석인 시진핑의 접대를 맡았던 바이든이 시진핑에게 다시 이를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런 정권 전복 우려는 내년 말 3연임을 시도하는 그에게 해외 순방을 꺼리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그의 장기 집권에 반발하는 세력 또한 적지 않다. 중국은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집단 지도 체제를 택했다.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9인 체제로 구성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집권 후 9인 체제가 유명무실해지긴 했지만 수십 년간 정착된 집단 지도 체제를 사실상 ‘1인 통치’로 바꾼 그에 대한 불만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이를 감안할 때 계속 중국에 머물면서 반대파를 꾸준히 견제해야 한다는 의미다.민생 문제 산적전력난, 부동산 업계 부실, 양극화 심화 등 민생 문제도 심각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로 도는 지도자를 반길 국민은 없다. 당연히 장기 집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경제 수장인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1일 “경제가 여러 이유로 새로운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로부터의 석탄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최근 자국 내 석탄 생산지인 산시성 등에 쏟아진 폭우로 자체 공급까지 여의치 않자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북동부 랴오닝성 등에서는 전기가 끊겨 일부 주민이 촛불에 의존해 생활하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광둥성 등 남동부 제조업 지대의 공장 가동 또한 상당 부분 멈췄다. 전력난 또한 시 주석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 그는 2060년까지 탄소 ‘제로(0)’를 이루겠다며 석탄업 구조조정, 화력발전 축소,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 특히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대내외에 청정에너지 국가의 면모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외 과시를 위해 다소 섣부른 목표를 도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공장 가동률이 올라 전력 수요는 급증했는데 전 세계적인 석탄 가격 상승으로 화력발전소는 이에 상응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없었던 것이 현 전력난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기후 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북동부 정전 사태 또한 올여름 이곳의 바람 세기가 예전만 못했던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파산설이 끊이지 않는 부동산 회사 헝다,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대형 IT 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또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연임 확정까지 두문불출 가능성 이를 감안할 때 내년 말 공산당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해외로 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안문제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권위주의 통치 등으로 시 주석은 역대 중국 지도자 중 대외 이미지가 가장 안 좋은 지도자 중 하나가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면 비판이 불가피한데 아무리 당국이 언론을 통제한다 해도 중국에 퍼지는 것을 완전히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자신의 구중궁궐로만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더러운 중국산 철강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겠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시 주석이 만약 G20에 참석해 직접 이런 말을 들었다면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에서 ‘황제’나 다름없는 그가 해외에서 깨지는 모습을 보면 여론이 동요할 수 있고 장기 집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과거 시 주석의 해외 방문이 주로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는데 현재 코로나19, 전 세계 물류대란 등으로 일대일로가 여의치 않은 것과도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그는 “설사 중국이 일대일로를 강화한다 해도 과거처럼 많은 나라가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중국 또한 얻을 것이 많지 않으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발원지로 의심받는 중국의 지도자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해외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행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동맹’을 앞세워 중국과 맞서는 미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본인이 직접 나서도 동맹 규합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리 총리 등 대리인을 내세운 ‘아바타 외교’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헬레나 레가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수석분석가는 NYT에 “각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외교 장애물을 극복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라며 “시 주석이 해외를 나가지 않고 대면 정상외교를 피하는 것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없애는 것”이라고 평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

    • 202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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