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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쿠바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국경의 빗장을 열어 놨지만 쿠바 난민이 크게 늘어나는 뜻밖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미국에 입국한 쿠바인은 4만3159명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 밀입국자 2만4278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1994년 쿠바에서 대규모 미국행 보트피플이 발생했던 때보다는 3배나 많다. 미국행 쿠바 난민이 급증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가 관계 정상화 협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교 관계 복원으로 쿠바인들은 적법한 절차로 미국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쿠바인은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을 목적으로 일시 체류 대신 밀입국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밀입국을 부채질한 것은 1994년부터 유지해 온 미국의 ‘젖은 발, 마른 발’ 정책 폐기를 꼽을 수 있다. 이 정책은 쿠바를 탈출한 보트피플이 해상에서 발견되면 송환하지만, 미국 땅에 발만 디디면 영주권을 주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정책이 폐기될 것이란 입소문이 돌자 수많은 쿠바인이 밀입국을 택하는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밟아 미국에 입국하는 것보다는 무작정 미국에 들어가 난민 자격으로 영주권을 받는 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쿠바 난민 대다수는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는 에콰도르로 비행기를 타고 간 뒤 이곳에서부터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들어간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쿠바의 동맹국인 니카라과가 쿠바 이민자들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국경을 폐쇄했다. 코스타리카도 자국에 불법으로 입국한 쿠바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 국경에는 11월 중순부터 7000명에 가까운 쿠바 난민들의 발이 꽁꽁 묶여 있다. 코스타리카와 파나마 국경에도 1000명에 가까운 난민이 머무르고 있다. 난민 중에는 임신부와 어린아이를 포함해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있지만 이불도 없는 긴급 거처에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섰다. 교황은 27일 쿠바 이민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에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국경을 건너는 수많은 쿠바인들이 인신매매 희생자가 되고 있다”며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이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내년 2월 멕시코를 방문해 난민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또 난민들의 주요 통로인 멕시코 북부 시우다드후아레스 국경지대에서 미사를 집전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이 10개월째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사진)에게 이달 중순 무기형을 선고한 이유가 해외 선교 집회에서 김정은 체제를 비난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외국인이 북한을 방문할 때 감당해야 할 위험 부담이 과거보다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북한에서 봉변을 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대외용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8일 ‘조선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를 감행한 재캐나다 목사 임현수를 재판, 무기노동교화형 언도(선고)’라는 제목으로 4분 19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북한 최고재판소 재판장은 임 목사가 과거 해외에서 발언한 내용을 핵심 증거로 채택해 최고 존엄을 훼손하고 국가를 전복하려던 음모에 해당된다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임 목사가 2013년 10월 세계선교동역네트워크(KIMNET)의 미주 기도성회에서 한 ‘북한 선교강의’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당시 행사 주최 측은 강의 내용을 곧바로 유튜브에 올렸다. 임 목사는 “정권을 잡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그건 아주 악입니다. 악 자체예요.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평양의 쇼 하는 모습은 10%도 안 되는 모습을 겉으로만 보시는 거고, 아주 공포정치가 돼 가지고 점점 더 심해집니다”라고 말했다. 또 “빨리 망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요. 북한이 3년 안에 무력통일 하겠다고 김정은이가 떠든 얘기는 3년 안에 내가 망할 거라는 얘기를 거꾸로 한 것으로 들으시면 됩니다”고 말했다. 임 목사에 대한 북한의 판결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원재천 한동대 법률대학원 교수는 “해외에서 한 발언은 북한에 관할권이 없으며 발언만 갖고 국가전복죄를 적용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체포와 재판, 변호인 및 영사 접근권 보장 등 모든 재판 과정에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방북 인사의 해외 발언을 문제 삼아 억류하고 재판까지 한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 당국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까지 샅샅이 뒤져 방북 인사의 과거 행적을 조사한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북한을 방문할 때는 미리 인터넷으로 문제가 될 것이 있는지 검색해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한국의 소셜미디어를 검색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고 트집을 잡고 관광객을 억류하고 처벌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자율주행 차의 선두 주자인 구글과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미국 자동차 생산업체 포드가 손을 잡았다. 2035년까지 자율주행 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는다면 다른 회사들이 추격하기 힘든 거대 공룡이 자율주행 차 시장에 생겨나는 셈이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구글과 포드가 손을 잡고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하는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새 업체는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출범 사실을 공포할 예정이다. 구글과 포드가 손을 잡으면서 자율주행 차의 상용화 시기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포드가 오랫동안 갈고 닦은 자동차 제조 기술을 넘겨받아 하드웨어 측면에서 큰 도약을 이루게 된다. 포드 역시 구글이 지금까지 구축해 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유해 신속하게 21세기 자율주행 차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다. 2010년 최초의 자율주행 차량을 만들어 실험을 시작한 구글은 지금까지 160만 km의 시험운전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내지 않았다. 외신들은 구글이 더이상 실험도로에서 이룰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자동차가 스스로 대부분의 주행과정을 수행하고 실제 운전자는 원할 경우 개입할 수 있는 4단계 기술까지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율주행 차를 개발하는 대다수 자동차 회사들이 차로 변경, 속도 조절, 자동 주행 등을 스스로 수행하는 3단계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 수준이다. 5단계는 자율주행 차의 완성을 의미한다. 세계 최초로 흐름 작업에 의한 자동차 대량생산 시스템을 확립해 20세기 초반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독식했던 포드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다시금 옛 영화를 되찾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란 해커들이 2년 전 미국 뉴욕에서 불과 20마일(약 32㎞) 떨어진 댐의 조종 시스템에 침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댐은 전력망, 교통, 통신 등과 마찬가지로 파괴될 경우 도시에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안겨줄 수 있는 민감한 안보 시설이란 점에서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WSJ은 미 안보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해커들이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불과 5마일 떨어진 보우맨 댐의 시스템에 침입해 조사를 벌인 정황을 공개했다. 해커들은 유사시 댐 시스템을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침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 안보당국은 이란 해커들이 보우맨 댐을 조사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뉴욕이 아닌 오리건 주의 보우먼댐에 초점을 맞춰 조사했다. 미국에는 보우맨이란 이름이 들어간 댐이 32개나 된다. 오리건 주의 댐은 높이 75미터로, 파괴될 경우 하류 지역 9200명 미 국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높이가 6m에 불과한 뉴욕 보우맨 댐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보당국은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일단 댐 시스템에 해커들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댐 조종 체계를 파악하면 큰 댐이든 작은 댐이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현재 5만7000개의 중요 산업 조정 시스템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각 시스템은 해커들에 의해 조종될 경우 미국에 심각한 위험을 안겨줄 수 있다. 이란 해커들의 공격은 미국이 2010년 이란 나탄즈 우라늄농축시설에 ‘스턱스넷(Stuxnet)’이란 악성코드를 심어 파괴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당시 공격으로 이란의 원심분리기 5000여 기 중 1000여 기가 파괴됐으며 이란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 개발을 최대 5년 동안 지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또 이스라엘과 함께 2012년 5월 소리·화면·키보드 동작뿐 아니라 블루투스로 연결된 기기 활동과 데이터까지 탐지하는 프로그램 ‘플레임(Flame)’으로 대 이란 첩보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이란 해커들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은행들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했다. WSJ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9월30일까지 1년 동안 중요 산업 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은 295회로 전년의 245회에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남쪽에 막 왔을 때, 그러니까 대략 15년 전쯤 만든 나의 첫 e메일 아이디는 ‘tongil2018’이었다. 나름 고민을 많이 해 만들었다. 일단 통일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탈북자에게 최대의 소원이다. 나에겐 고향에 갈 수 있는 날이 통일이다. 탈북자가 북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남북의 자유왕래가 보장되는 세상이라면 굳이 당장 두 체제를 통합하지 않아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김정일이 있는 한 고향에 갈 날은 요원했다. 그래서 다음으로 추정해 본 것이 김정일의 사망 시기였다. 나는 그 시점을 2014년으로 예상했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김일성이 82세까지 살다 간 것을 볼 때 김정일은 10년은 더 빨리 죽을 것이라 예상했을 뿐이었다. 김일성은 골격도 굵었고 젊었을 때 많이 걸어 다녀 체력도 좋았다. 반면 김정일은 아버지와는 달리 골격은 약한 편인데, 30대 초반부터 배가 엄청 나오는 등 자기 절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기름진 음식과 여인을 멀리할 줄 모른다면 장수하긴 틀렸다고 봤다. 사인은 김일성처럼 가족력인 심혈관 질환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일이 사망하면 70년 다져온 북한의 통치 시스템을 감안할 때 후계자는 4년 정도는 버틸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면 2018년쯤 내가 고향에 갈 날이 온다는 것이 나의 e메일 아이디에 숨은 비밀이다. 그런데 2011년 바로 오늘 김정일이 사망했다. 예상보다 무려 3년이나 빨리 사망했다. 심혈관 질환이 사인인 것도 맞혔다. 문제는 이후 후계자는 4년 정도 버틸 것이라는 나의 추정이 빗나간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지금 북한은 붕괴 직전에 이르러야 한다. 나는 무엇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 와서 보면 설명할 핑계는 있다. 나는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깨어날 줄 몰랐다. 만약 그때 김정일이 후계자를 임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면 지금 나는 분명 고향에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늘은 기회를 내가 아닌 김정일에게 주었다. 그를 쓰러지게 해 “곧 데려갈 것이니 빨리 준비하라”는 암시를 준 뒤 3년이란 시간을 보태준 것이다. 뇌중풍에서 회복된 김정일은 이후 3년간 모든 일을 팽개치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정한 뒤 권력을 넘겨주는 일에 골몰했다. 김정은이 후계자임을 공포하고, 2011년 10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까지 초청해 후원을 다짐받은 뒤 김정일은 사망했다. 할 일은 거의 다 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 김정은 체제가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이런 상황이 나와 북한 인민에겐 물론 불행한 일이지만 남쪽 사람들에겐 어쩌면 큰 다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김정일이 사망해 북한이 붕괴됐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한국이 그 거대한 쓰나미를 감당할 수 있을까. 여객선 사고조차 수습 못해 쩔쩔매며 우왕좌왕하는 정부, 국민과 경제는 안중에 없고 오직 자기 자리를 위해 매일매일 싸움으로 보내는 정치권을 보면 북한이 붕괴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끔찍하다. 내게 더 절망적인 일은 3년 뒤인 2018년에도 고향에 갈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다고 공염불처럼 되풀이하고 있지만, 나는 그 반대로 보고 있다. 외부 사람들이 찍어온, 1∼2년 사이 교통 정체가 벌어지는 평양 시내의 모습과 말쑥한 시민들의 옷차림 역시 판단의 한 근거이긴 하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김정은에게 A학점을 주는 북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4년 전 어린 김정은을 보고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이다. 바로 엊그제 통화한 북한 주민도 “과거라면 10년이 걸릴 변화가 요즘은 1년 만에 이뤄지고 있다”며 좋아했다. 변화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에 지금까지 김정은은 잘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희망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 사회의 빠른 변화와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본다. 가령 내가 스마트폰을 처음 산 것이 불과 5년 전이다. 그런데 북한에도 2013년부터 스마트폰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서울에 사는 나와 3년 시차밖에 나지 않는다. 드론이란 말이 나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탈북자들이 드론으로 북한에 외부 정보를 들여보내고 있다. 2017년경 북한이 외부 세계와 인터넷을 접속할 것이란 정보도 있다. 이런 변화는 언젠간 반드시 김정은의 절대 독재와 충돌하게 된다. 이제 나는 고향 갈 시점을 다시 예상해야 한다. 통일 뒤에 어떤 숫자를 붙일 것인가.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담당 차관보에 조선족 출신이 임명됐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는 공현우(孔鉉佑·사진)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담당국 국장)이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세안 해상위험관리 포럼 개막식에 ‘부장조리’ 신분으로 참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의 부장조리는 차관보급 직책으로 장관과 차관 다음의 직급이다. 다만 15일 현재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그의 직책이 여전히 ‘아주사 사장’으로 소개돼 있다. 올해 56세인 공 부장조리는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신의 조선족이다. 그는 외교부의 정책연구원 참사, 아주사 부사장, 주일본 공사, 주베트남 대사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아주사 사장이 됐다. 그는 아직 한국이나 북한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족 출신인 데다 주일본 공사를 지낸 만큼 한반도, 일본 정세에 매우 해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통합교육구(LAUSD) 산하 모든 학교들이 15일 폭탄 테러 위협으로 일제히 휴교했다. 라몬 코르티네스 LAUSD 교육감은 이날 “폭탄 테러에 대한 신빙성 있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어느 학교 하나가 목표라고 특정할 수 없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LAUSD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통합교육구로 산하에 로스앤젤레스와 주변 30여 개 도시들에 있는 900개 이상의 유치원 및 학교가 소속돼 있다. 이외에 자율형 공립학교 187개도 포함돼 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 수는 64만 명이 넘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일 날 아침 학생들을 태우고 학교에 도착했던 통학버스들이 속속 귀가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모든 학교를 상대로 폭탄이 있는지 구석구석 수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르티네스 교육감은 “학교가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휴교 조치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테러 위협의 배후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연루됐는지 여부 등을 정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는 IS를 추종하는 2명의 범인이 총격 테러를 저질러 14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수사당국은 용의자들의 컴퓨터를 복원해 이들이 발달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총격 테러를 저지른 뒤 인근 대학이나 학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또 다른 테러를 모의했다는 정황을 10일 포착했다. 이후 LA는 테러 위협에 대비한 비상경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모란봉악단이 중국 공연을 취소한 원인이 공연 내용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국이 어떤 노래를 놓고 악단과 충돌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모란봉악단의 공연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11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예행연습을 하던 일부 곡명은 취재진에 알려졌다. 이 중에는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과 같이 제목부터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도 포함돼 있다. 이 노래는 가사 전체가 김정은 1인 숭배 일색이다.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을 후렴구로 반복하면서 김정은에 대해 ‘천만 자식 꿈과 이상 모두 안아 꽃펴 주는 그이 품은 우리의 집 인민의 정든 요람’ 등으로 표현하며 찬양으로 일관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이 공연을 준비 중이던 현악4중주 ‘10월입니다’, 경음악 ‘단숨에’ ‘달려가자 미래로’ ‘타오르라 우등불아’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등도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오르라 우등불’의 가사를 보면 ‘장군님 그리움에 불타는 불길 당중앙 따라서 위훈 떨친다’와 같은 구절이 3절까지 계속 반복된다. 함께 공연하기로 돼 있던 북한의 공훈국가합창단 노래들도 김정은 찬양에서 모란봉악단에 뒤지지 않는다. 한 중국 관계자는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는 최근 중국 공산당은 이 같은 1인 숭배와 세습 왕조 체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특히 문화대혁명을 겪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우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는 독재 체제에 대한 반감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연 내용은 김정은 찬양에 그치지 않고 개혁 개방과 시장경제를 비난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중국에는 모욕으로 들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탈북자들 말에 따르면 과거 김정일 집권 시절만 해도 북한 예술단이 해외에 가면 방문 국가를 의식해 노래를 선곡했다. 예를 들어 1991년 9월 북-일 수교 회담 당시 일본을 순회 공연한 보천보전자악단은 정치적 색채가 없는 노래와 일본 가요들로 공연을 구성했다. 예술인 출신인 한 탈북자(38)는 “김정은의 신임을 등에 업고 충성만 외치는 현송월 악단장 같은 사람들이 득세하니 예술인들도 앞뒤를 가리지 않고 충성 경쟁에 매달린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해당 국가의 정서를 고려하는 것은 상식인데, 지금 북한에선 그런 상식적 의견을 낼 예술인조차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분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한 탈북자단체가 4월부터 중국에서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외부 실상이 담긴 저장매체를 북한에 살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노체인(No chain)’이란 이름의 이 단체는 드론에 약 2000개의 미니 SD메모리카드를 매달아 북한 국경지역에 매달 살포해 왔다. 지금까지는 남북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전단을 살포해왔지만 드론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북한에 외부세계 정보를 유입시키는 기술이 진화한 것이다.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드론은 북한에 1만 번도 넘게 드나들 수 있고 외부 실상을 담은 저장매체를 원하는 곳에 정확히 살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 북한의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그는 2003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후 북한 인권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노체인이 활용하는 드론은 1g 정도의 미니 SD메모리카드 약 2000개를 매달고 최대 8km까지 날아갈 수 있다. 북-중 국경지역의 도시와 마을은 대다수 이 범위에 포함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동모드로 설정하면 미리 찍어 놓은 좌표에 메모리카드를 투하하고 입력된 복귀 지점으로 정확하게 돌아온다. 북한에 낙하시킨 드론에는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개혁·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동영상이 담겼다. 지나치게 북한 정권을 자극하는 영상은 피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전략이다. 정 대표는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경기 화성시 제부도에 가서 한 달 동안 조종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는 “드론은 고도 2km까지 올라갈 순 있지만 일반적으론 500m에선 시야에 포착되지 않으며 700∼800m 고도에선 소리도 안 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북한에 보내는 드론의 고도는 700∼800m 정도다. 북한에 들여보내는 드론의 가격은 한국에서 구입하면 2000만 원이 넘지만 중국에서 사면 600만 원 정도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구름이 짙게 드리운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시내에 13일 오전 10시 긴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잠시 길을 멈추고 머리 숙여 묵념했다. 같은 시각 난징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1분간의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13일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난징 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이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추모일은 난징 대학살 관련 자료가 10월 10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국가 공식 추모식은 ‘난징 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 앞에서 1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군에게 희생된 무고한 희생자 30만 명의 눈물인 듯 하늘에서 떨어지던 빗방울은 추모식 시작 30분을 앞두고 멈췄다. 높다란 국기 게양대의 중간에 걸려 있는 오성홍기는 펄럭거리지도 않고 무겁게 드리워져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이렌 소리가 멈추자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희생자 영령에게 바치는 조화를 들고 입장했다. 조화가 놓인 추모식장 뒤편 무대에는 ‘희생자 30만’이라는 문구가 11개 국가 언어로 적혀 있었다. 한국어로는 ‘조난자 30만’이라고 쓰여 있었다. 정부를 대표해 추모식에 참가한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역사를 부정하고 도전하는 행위, 침략전쟁과 침략자를 미화하는 행위를 하는 국가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희생자 유족을 대표해 참석한 거다오룽(葛道榮·88) 씨는 “당시 일본군에게 큰아버지, 외삼촌이 학살당했고, 나도 동생들을 지키다가 일본군에게 다리를 찔렸다”고 회상했다. 25분 동안 차분하게 이뤄진 추도식은 비둘기 수천 마리를 하늘에 날려 보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행사는 국가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빠졌다. 지난해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석해 일본에 대해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라며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지만 올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은 모두 빠지고 서열이 비교적 낮은 리 부위원장이 참가했다. 외신들은 “일본에 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앞서 중국은 2일 난징 대학살 기념관의 분관으로 난징 시 리지샹(利濟巷) 위안소 유적지에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기념관을 최초로 개설하는 등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향해 꾸준히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편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11일 퉁저우(通州) 사건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난징 대학살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데 대한 반발이자 역사 논쟁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난징 대학살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퉁저우 사건은 중일전쟁 발발 직후인 1937년 7월 29일 중국 허베이(河北) 성 퉁저우에서 일본의 괴뢰 정권인 지둥(冀東)방공자치정부의 보안대가 반란을 일으켜 일본군을 공격하고 현지 거주 일본인과 조선인 등 200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이다. 새역모는 이 사건을 보안대 소속 중국인 병사들이 일본인을 잔학무도하게 살해한 참극으로 규정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평양의 휘발유 가격은 L당 현금으로 계산할 경우 한화 590원 정도, 카드로 계산하면 한화 640원 정도라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경유의 경우는 한화 560원 정도였다. AP통신은 10일 ‘한때 생기 없고 조용했던 평양 도로, 차로 가득 차다’란 제목의 평양발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주 AP 기자가 방문한 평양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kg당 북한돈 73.33원, 직불카드로는 80.06원이었다. 경유는 63.33원. 평양의 현재 달러당 공식 환율은 106원이다. 또 휘발유와 경유의 비중이 kg당 각각 1.388L와 1.266L인 점을 감안하고, 10일 원-달러 환율 1180.4원을 대입하면 평양의 휘발유 가격이 현금일 경우 한화 590원 정도인 점을 알 수 있다. 평양에서 쓰이는 카드는 ‘나래카드’로 해외 결제 기능이 없고 북한 내에서만 통용된다. AP는 “북한에서도 ‘교통체증(traffic jam)’이란 말이 새로 등장해 쓰이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한때 한산하고 나른했던 평양의 도로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혼잡해졌다”고 소개했다. 교통량 증가에 따른 변화도 눈에 띈다. 평양 도로의 ‘상징’이 된 길 한복판의 제복 차림의 여성 교통정리원은 여전하지만, 신호등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새로 연 공항을 포함해 평양 전역에서 시간당 요금을 청구하는 주차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백화점과 시장 밖 주차장도 요금을 받고 있다. 시내는 물론이고 교외에서도 주유소 찾기가 훨씬 쉬워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세계 최초의 개인용 비행장치인 제트팩(Jetpack·사진)이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상업화를 앞두고 6일 중국 남부 선전(深(수,천))에서 대중 앞에 첫선을 보였다.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화 ‘아이언맨’의 비행 슈트를 연상시키는 이 제트팩은 관중 20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십 m를 떠올라 5분간 간단한 비행동작을 보여줬다. 프로펠러 2개로 추진력을 일으켜 공중으로 부양하는 이 제트팩은 120kg의 중량까지 실을 수 있고 최대 고도는 1500m다. 최대 시속 80km로 40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제트팩을 개발한 회사는 뉴질랜드 마틴에어크래프트. 하지만 중국 기업인 ‘광치(光啓)과학’이 지난해 12월 지분 52%를 2억7900만 홍콩달러(약 426억 원)에 사들였다. 광치 측은 시험비행에 성공한 제트팩을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예상 대당 가격은 160만 위안(약 2억9000만 원)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이들 조직원들이 태권도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 IS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세이크 잘랄루딘’이란 명칭의 아프간 내 조직원 훈련소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에선 복면을 쓰고 위장복을 입은 20명의 IS 조직원들이 태권도의 주춤서기(기마자세) 자세로 주춤새 몸통찌르기를 연습하고 있다. 이들 뒤에는 IS의 깃발이 세워져 있고 7~8명의 다른 조직원들이 태권도 시범을 구경하고 있다. IS는 사진 속 조직원들이 훈련소 졸업을 앞두고 최종 판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IS는 이런 훈련소가 아프간 내에만 3개가 있다고 공개했다. 신문은 사진 속 훈련소의 배경은 실제 아프간 산악지역이 맞으며 과거 IS가 공개한 사진 속 배경이 사막이던 것과 뚜렷이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일간 더 타임스도 5일 아프간 카불 동남쪽 잘랄라바드 지역이 IS의 손에 장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IS에 충성을 선언한 탈레반 계열 ‘호라산 지방’이라는 무장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조직원은 최고 16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공개 참수와 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쿠란 교육, 약탈 등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와 똑같은 잔혹함으로 이들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 주도의 연합국 병력이 철군하고, 탈레반 지도부가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는 틈을 활용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뭘까요. 아이디어를 구합니다.” 보통 이런 회의가 열리면 흔히 나오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탈북민은 한국 물정을 잘 모르니 우리가 가서 일대일로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사업이 어떨까요.” 취지도 좋고,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어 사업 아이템으로 채택되는 일이 많다. 나는 몇 년 동안 탈북민 관련 사업 심사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많은 제안서가 멘토링을 아이템으로 하고 있었다. 유사한 아이템으로 자매결연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지켜본 결과 멘토링은 성공보단 실패가 더 많았다. 서로 좋게 만났다가 상대에 대한 실망만 가득 품고 헤어진 일도 부지기수다. 이유는 단 하나.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젠 솔직히 제안서만 봐도 이 멘토링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가늠이 된다. 멘토링에 참여해 본 한국인들을 만나면 이런 후기를 듣기 일쑤다. “암만 얘기해줘도 이 사람들이 듣질 않아요. 역시 북한에서 뿌리 깊게 박힌 사고는 어떻게 할 수가 없나 봐요.” “돈도 없으면서 차부터 사는 걸 보고 실망했어요.” 그럼 탈북민은 어떤 반응일까.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만날 이래라 저래라 훈계만 합니다.” “북에선 간부들만 타는 승용차를 타고 싶어 한국에 왔어요.” 객관적으로 보면 도움을 바라고, 차부터 사는 탈북민의 잘못이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탈북민의 자리에 서보자. 갓 입국한 이들 중엔 몇백만 원 받은 정착금을 입국 브로커에게 주고 나면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어 당장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해서 살아야 할 사람이 많다. 이때 한국인이 찾아와 도움을 준다면 속으론 “그래도 이 사람들은 나보다 잘사니까 내가 어려울 때 방조(도움) 좀 해주겠지” 이런 생각을 품기 일쑤이다. 하지만 찾아온 멘토는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조언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조금도 없는 사람에게 “한국 사회에서 잘살려면 말이죠” 하는 식의 말을 해주기 십상이다. 정작 경제적 도움을 주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러면 탈북민은 “도움 줄 생각도 없으면서 귀찮게 말만 쨀쨀(번지르르) 잘하네”라고 생각해 마음에 빗장을 지르고 만다. 차를 산 탈북민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또 “암만 말해줘도 달라지지 않네”라고 포기한다. 탈북민은 남쪽에선 시간이 곧 돈인 줄 모른다. 누군가 시간을 내서 찾아와 조언해 주는 것이 감사한 일임을 깨닫기까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물론 “나는 탈북민과 잘 지냈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거나, 아니면 형식적으로 만났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탈북민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라는 주장이 절대 아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는 고맙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는 뜻이다. 탈북민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탁상머리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라면 더욱 그렇다. 흔히 탈북민이 한국에 잘 정착하지 못한다는 뉴스가 뜨면 사람들은 정부 정책을 탓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보건대 정부의 탈북민 정착 지원 정책은 나름대로 잘돼 있다. 나는 탈북민이 한국에 잘 정착하기 위한 3대 요소로 첫째, 탈북민 본인들의 정착 의지, 둘째, 한국 사회의 시선, 셋째, 정부 정책을 꼽는다. 탈북민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 부족이 아니라, 그들을 세금 도둑처럼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탈북민 본인들이 억척스럽게 한국 땅에 뿌리내리려는 의지다. 그런 의지는 누가 찾아가 가르친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부모는 아이가 땅에 넘어져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울 때도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린다. 다행히 최근 입국하는 탈북민들은 10여 년 전에 입국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정착을 잘하는 편이다. 나는 그 이유를 북한 장마당에서 시장경제 마인드를 익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나 못하나 상관없이 나라에서 배급 주고, 월급 주던 시대에서 곧바로 탈북해 남쪽에 온 사람들은 여기 와서도 정부나 주변만 바라보고 자기 힘으로 살기 어려워했다. 요즘 입국하는 탈북민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돈이 생기지 않으며, 돈 벌려면 남에게 머리도 숙여야 함을 장마당에서 배운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주는 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내가 탈북민 정착을 돕기 위해 이런 사업을 하려 하니 당신들은 감사히 받아야 한다”는 태도로는 절대 남에서 산 사람과 북에서 살았던 사람이 합쳐질 수 없다.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중요한 예행연습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이자 북한 간부들 중에 내부 인맥이 가장 넓은 노동당 핵심 원로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방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자 배경이 무엇인지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최룡해 문책을 밝히면서 ‘김정은 후계자 만들기’에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대남 비서는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집권 4년 차를 맞은 김정은이 아버지 시대의 연고주의를 벗어나 자신만의 친정체제를 구축했으며 최룡해는 권력 정비 작업의 마지막 희생자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룡해는 어디로? 국정원은 최룡해가 이달 초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낮에는 힘든 육체노동을 하고 밤에는 반성문을 쓰거나 사상교육을 받는데, 현재 북한의 혁명화는 왕조시대 귀양살이보다 힘들면 더 힘들지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니다. 혁명화는 1960년대부터 북한의 처벌방식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복권된 사례도 있지만, 통치자의 부름을 다시 받지 못하고 노동자나 농민으로 지내다 죽은 사례가 허다하다. 일각에선 최룡해가 함경북도 농촌에 있다는 설이 나온다. 만약 사실이라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비교적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러나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주변에서 그런 소식이 들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룡해가 현재 평양에서 정치학습을 받고 있으며 이는 언젠가 재기할 수 있는 처분”이라고 상반된 보도를 했다.○ 최룡해가 왜? 올해 탈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는 국정원 발표에 앞서 기자에게 “김정은은 최룡해를 내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가까웠고 많은 간부와 오랜 친분을 맺고 있는 최룡해의 영향력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간부는 “지난해 4월에도 김정은은 행사 관중 동원에 차질을 빚었다는 죄목으로 최룡해를 처형하려 했지만, 장성택에 이어 최룡해까지 죽이면 반발이 클 것을 우려해 노동당 상무위원과 총정치국장에서 해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 책임을 최룡해 숙청 이유로 돌리는 것은 구실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자신의 정책을 쉽게 펴기 위해 아버지 시대로 대표되는 마지막 실세를 내쳤다는 관측도 있다. 익명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파격적인 경제개혁을 하고 싶어 하는데, 장성택과 최룡해는 보수적 사고를 대변하는 데다 영향력도 큰 인물이라 제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파란만장 최룡해 최룡해의 삶은 그 자체가 실각과 복권의 연속이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위원장이던 1998년 ‘남조선 안기부의 돈을 받았고, 부화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죄명으로 숙청을 당했다가 5년 만에 복권된 전력이 있다. 당시 청년동맹 부위원장 8명 중 7명이 처형됐고 최룡해 역시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모든 과거 기록물에서 얼굴과 이름이 완전히 삭제됐다. 자강도 임산사업소 노동자로 강등된 최룡해는 현지에서 애완견을 키우고 있다는 신고가 중앙에 보고돼 또다시 곤경에 처해졌다. 반성은 하지 않고 강아지나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들은 최룡해는 당시 “장군님(김정일)이 그리울 때마다 장군님이 선물로 주신 애완견을 품에 안고 있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정일은 “내가 준 애완견을 안고 있다는데 뭘 문제 삼느냐”며 비교적 조건이 좋은 황해도로 옮기도록 했고, 이후 최룡해는 국토환경보호연구소 당비서로 재기한 뒤 5년 뒤 2003년 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귀했다. 최룡해의 복권 여부는 내년 5월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열리는 노동당 7차 당대회에서 최룡해가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면 다시는 중앙 정치에 복귀하긴 어려워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슬람국가(IS)’가 자살 폭탄 테러 요원들의 아내를 다른 전사들을 위한 ‘성노예’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까지 IS의 주요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서 살다 성노예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터키로 탈출한 여성 3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농부의 딸이었던 두아 씨(20)와 그의 사촌언니 아우스 씨(25), 또 다른 시리아 여성 아스마 씨(22)는 IS가 락까를 점령하기 전까진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배우를 꿈꾸고, 소설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IS가 락까를 완전히 점령하면서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외국에서 온 남성을 남편으로 맞아야 했다. 지난해 두아 씨와 결혼한 사우디 출신 남성은 그해 7월 자폭테러로 죽었다. 불과 열흘도 안 돼 다른 전사들이 와서 재혼을 강요했다. 두아 씨가 남편이 사망하면 3개월이 지나야 재혼할 수 있다는 이슬람 율법을 인용하며 “순교자의 아내에게 이럴 수 있냐”고 따졌다. 이에 IS 사령관은 오히려 “당신은 순교자의 아내다. 당신은 일반 과부와 다르다”고 윽박질렀다. 결국 그는 다른 남성을 남편으로 맞았다. 두아 씨의 남편은 열흘 또는 2개월 간격으로 계속 바뀌었다. 아우스 씨도 처음 보는 터키 출신 IS 대원과 결혼했다. 그 역시 남편이 자살 폭탄 테러로 사망한 지 2개월 만에 이집트인 대원과 재혼했다. 아스마 씨는 “IS 치하 무슬림 여성의 삶이란 ‘살인기계’를 위한 ‘성노예’에 불과했다”며 “서방의 젊은 여성들이 IS 선전에 현혹돼 시리아로 향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30년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돼 있던 그는 처음으로 인터넷이란 21세기 문명을 접했다. 비록 모니터에 뜨는 모든 것이 감시 대상이긴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내와 함께 손잡고 맨해튼의 거리도 활보할 수 있게 됐다. 발목엔 위치추적기가 달려 있고, 통행금지 시간도 정해져 있지만 교도소 독방엔 비할 바가 아니었다. 21일 거리에서 시민들의 카메라에 담긴 그의 얼굴에 행복감이 넘쳐흘렀다. 20일 가석방돼 미국 뉴욕에 거주하게 된, 냉전시기 가장 유명한 스파이 중 한 명인 조너선 폴라드(61)의 이야기다. 텍사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부터 미 해군 정보 분석가로 있으면서 아랍 국가들과 구소련에 관한 방대한 양의 1급 비밀을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5년 체포돼 종신형에 처해졌다. 이스라엘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모든 미국 대통령에게 줄기차게 폴라드의 석방을 요구해 왔지만, 그때마다 거절당했다. 미국에 폴라드는 수백 년을 구형해도 모자라는, 용서하기 힘든 배반자일 뿐이었다. 1998년 이스라엘의 집요한 공작으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석방 카드를 매만지자 조지 테닛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폴라드를 석방하면 내가 사임하겠다”고 버텨 무산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폴라드는 이스라엘에선 가장 자랑스러운 영웅이다. 수십 만 명 규모의 팬클럽도 있다. 그의 석방 소식을 들은 한 사업가는 19일 “예루살렘 번화가의 상점이 딸린 큰 건물을 기증해 그가 여생을 살게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폴라드의 가석방 조건은 최소 5년은 고국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대신 미국 유대인 사회가 제안한 투자회사 취직은 받아들여졌다. 1985년 그가 체포될 때 아내 앤도 함께 체포됐다. 3년 반 뒤 먼저 석방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폴라드는 받아들였다. 그러다 10대 소년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이스라엘 여성과 1993년 감옥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폴라드의 석방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준 선물이라고 할수 있다. 미국은 올 7월 체결된 이란 핵협상에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자 폴라드의 석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1·13 파리 테러의 충격과 공포가 유럽통합의 상징인 솅겐 조약을 뒤흔들고 있다. EU 28개 회원국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무·법무장관 긴급회의를 열고 솅겐조약을 개정해 EU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가 올해 말까지 조약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베르나르 카즈뇌프 프랑스 내무장관이 밝혔다. 파리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프랑스는 EU 국경에서 모든 여행자에 대해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검문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EU 외부 국경통제, 테러 관련 정보 공유, 불법 무기거래 단속 강화 등에 합의했다. EU 관리들은 CNN에 앞으로 솅겐 조약 가입지역으로 들어오려는 여행자는 여권 검사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개인정보 조회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솅겐 조약은 영국 아일랜드 등을 제외한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비EU 4개국 간 자유통행을 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테러 방지와 무분별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솅겐 조약을 아예 폐기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1일 솅겐조약 가입국들이 통행 검사 강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아예 조약을 사실상 폐기하는 ‘플랜 B’를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솅겐 조약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1985년 6월 14일 룩셈부르크의 작은 마을 솅겐 근처 모젤 강에 떠있던 선박 ‘프린세스 마리아스트리드’호 선상에서 체결한 조약으로 국경 검문소와 국경 검사소를 없애고 국가간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연합 가입국과 일부 비가입국을 포함한 26개국이 가입돼 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프랑스는 앞으로도 자유의 나라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프랑스는 향후 2년 동안 난민 3만 명을 수용할 것입니다. 난민들은 환영받을 것이고 프랑스는 그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전국 시장회의(AMF)에 참석해 11·13 파리 테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과 약속한 난민 3만 명 수용 방침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난민이 거주할 주택 건설을 위해 5000만 유로(약 621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며칠 전 발생한 비극적 사건으로 일부 사람들이 난민을 향해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난민의 신원조사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은 우리를 공격한 바로 그 세력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프랑스는 휴머니즘을 지키는 동시에 시민의 안전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올랑드 대통령의 이날 발표가 최근 미국의 난민 수용 거부 움직임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내년에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1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이에 반대해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난민 수용 금지 법안을 발의한 하원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19일 관련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외적에 대항하는 미국인 안전법’이라고 명명된 이 법안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백악관은 18일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난달 31일 224명이 탑승한 러시아 여객기를 추락시킨 폭발물은 작은 음료수 캔 크기에 불과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18일 영문 홍보잡지 ‘다비끄’를 통해 여객기를 추락시키는 데 사용했다는 사제 폭발물을 공개했다. 사진 속 폭발물은 탄산음료 캔과 뇌관, 신호장치 등 간단한 구조로 돼 있었다. 이 잡지는 “폭탄(폭발물) 한 발을 비행기에 몰래 반입해 러시아가 경솔하게 결정(시리아 공습을 말함)한 지 한 달 만에 러시아 십자군 224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테러범은 캔 아래에 구멍을 뚫은 뒤 폭발물질을 넣고 봉합했다. 가운데 선은 캔과 연결돼 기폭장치 역할을 했으며 테러범은 여객기에 타지 않고 무선 조종장치 스위치를 눌러 폭탄을 터지게 했다. 전문가들은 “캔에 든 폭발물질은 일반 군용 수류탄에 든 화약보다 많다”고 말했다. 엄청난 위력은 아니지만 여객기에 작은 구멍 같은 것을 만들어 공중분해로 이어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는 것. 한편 프랑스 파리 테러범들이 착용한 폭탄 조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끼에는 액체 폭발물질인 TATP(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가 채워져 있었다. 폭발력은 TNT의 83% 정도이지만 원료 대부분은 생활용품점이나 화장품 판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벨기에 경찰은 카리브 해 지역 출신으로 벨기에에 거주해 온 ‘무함마드 K’라는 폭탄 제조범이 파리 연쇄 테러 용의자들에게 자살 폭탄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파리 테러에 들어간 비용이 1만 달러(약 1164만 원)도 안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NBC방송은 대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이 사용한 무기와 폭발물, 은신처, 이동 수단을 모두 고려해도 1만 달러 미만”이라며 “이는 프랑스 고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대표 제품 ‘버킨 백’ 하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2001년 미국 9·11테러의 경우 장거리 비행과 조종 훈련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돼 총 50만 달러가 들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