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이들 조직원들이 태권도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 IS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세이크 잘랄루딘’이란 명칭의 아프간 내 조직원 훈련소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에선 복면을 쓰고 위장복을 입은 20명의 IS 조직원들이 태권도의 주춤서기(기마자세) 자세로 주춤새 몸통찌르기를 연습하고 있다. 이들 뒤에는 IS의 깃발이 세워져 있고 7~8명의 다른 조직원들이 태권도 시범을 구경하고 있다. IS는 사진 속 조직원들이 훈련소 졸업을 앞두고 최종 판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IS는 이런 훈련소가 아프간 내에만 3개가 있다고 공개했다. 신문은 사진 속 훈련소의 배경은 실제 아프간 산악지역이 맞으며 과거 IS가 공개한 사진 속 배경이 사막이던 것과 뚜렷이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일간 더 타임스도 5일 아프간 카불 동남쪽 잘랄라바드 지역이 IS의 손에 장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IS에 충성을 선언한 탈레반 계열 ‘호라산 지방’이라는 무장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조직원은 최고 16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공개 참수와 외국인에 대한 철저한 쿠란 교육, 약탈 등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와 똑같은 잔혹함으로 이들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 주도의 연합국 병력이 철군하고, 탈레반 지도부가 내부적 혼란을 겪고 있는 틈을 활용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 뭘까요. 아이디어를 구합니다.” 보통 이런 회의가 열리면 흔히 나오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탈북민은 한국 물정을 잘 모르니 우리가 가서 일대일로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사업이 어떨까요.” 취지도 좋고,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어 사업 아이템으로 채택되는 일이 많다. 나는 몇 년 동안 탈북민 관련 사업 심사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많은 제안서가 멘토링을 아이템으로 하고 있었다. 유사한 아이템으로 자매결연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지켜본 결과 멘토링은 성공보단 실패가 더 많았다. 서로 좋게 만났다가 상대에 대한 실망만 가득 품고 헤어진 일도 부지기수다. 이유는 단 하나.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젠 솔직히 제안서만 봐도 이 멘토링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가늠이 된다. 멘토링에 참여해 본 한국인들을 만나면 이런 후기를 듣기 일쑤다. “암만 얘기해줘도 이 사람들이 듣질 않아요. 역시 북한에서 뿌리 깊게 박힌 사고는 어떻게 할 수가 없나 봐요.” “돈도 없으면서 차부터 사는 걸 보고 실망했어요.” 그럼 탈북민은 어떤 반응일까.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만날 이래라 저래라 훈계만 합니다.” “북에선 간부들만 타는 승용차를 타고 싶어 한국에 왔어요.” 객관적으로 보면 도움을 바라고, 차부터 사는 탈북민의 잘못이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탈북민의 자리에 서보자. 갓 입국한 이들 중엔 몇백만 원 받은 정착금을 입국 브로커에게 주고 나면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어 당장 뭐든지 닥치는 대로 해서 살아야 할 사람이 많다. 이때 한국인이 찾아와 도움을 준다면 속으론 “그래도 이 사람들은 나보다 잘사니까 내가 어려울 때 방조(도움) 좀 해주겠지” 이런 생각을 품기 일쑤이다. 하지만 찾아온 멘토는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조언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조금도 없는 사람에게 “한국 사회에서 잘살려면 말이죠” 하는 식의 말을 해주기 십상이다. 정작 경제적 도움을 주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러면 탈북민은 “도움 줄 생각도 없으면서 귀찮게 말만 쨀쨀(번지르르) 잘하네”라고 생각해 마음에 빗장을 지르고 만다. 차를 산 탈북민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또 “암만 말해줘도 달라지지 않네”라고 포기한다. 탈북민은 남쪽에선 시간이 곧 돈인 줄 모른다. 누군가 시간을 내서 찾아와 조언해 주는 것이 감사한 일임을 깨닫기까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물론 “나는 탈북민과 잘 지냈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거나, 아니면 형식적으로 만났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탈북민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라는 주장이 절대 아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는 고맙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는 뜻이다. 탈북민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탁상머리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라면 더욱 그렇다. 흔히 탈북민이 한국에 잘 정착하지 못한다는 뉴스가 뜨면 사람들은 정부 정책을 탓하기 쉽다. 하지만 내가 보건대 정부의 탈북민 정착 지원 정책은 나름대로 잘돼 있다. 나는 탈북민이 한국에 잘 정착하기 위한 3대 요소로 첫째, 탈북민 본인들의 정착 의지, 둘째, 한국 사회의 시선, 셋째, 정부 정책을 꼽는다. 탈북민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 부족이 아니라, 그들을 세금 도둑처럼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탈북민 본인들이 억척스럽게 한국 땅에 뿌리내리려는 의지다. 그런 의지는 누가 찾아가 가르친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부모는 아이가 땅에 넘어져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울 때도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린다. 다행히 최근 입국하는 탈북민들은 10여 년 전에 입국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정착을 잘하는 편이다. 나는 그 이유를 북한 장마당에서 시장경제 마인드를 익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나 못하나 상관없이 나라에서 배급 주고, 월급 주던 시대에서 곧바로 탈북해 남쪽에 온 사람들은 여기 와서도 정부나 주변만 바라보고 자기 힘으로 살기 어려워했다. 요즘 입국하는 탈북민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돈이 생기지 않으며, 돈 벌려면 남에게 머리도 숙여야 함을 장마당에서 배운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주는 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내가 탈북민 정착을 돕기 위해 이런 사업을 하려 하니 당신들은 감사히 받아야 한다”는 태도로는 절대 남에서 산 사람과 북에서 살았던 사람이 합쳐질 수 없다.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야말로 통일의 중요한 예행연습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이자 북한 간부들 중에 내부 인맥이 가장 넓은 노동당 핵심 원로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방농장으로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자 배경이 무엇인지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최룡해 문책을 밝히면서 ‘김정은 후계자 만들기’에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대남 비서는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집권 4년 차를 맞은 김정은이 아버지 시대의 연고주의를 벗어나 자신만의 친정체제를 구축했으며 최룡해는 권력 정비 작업의 마지막 희생자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룡해는 어디로? 국정원은 최룡해가 이달 초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낮에는 힘든 육체노동을 하고 밤에는 반성문을 쓰거나 사상교육을 받는데, 현재 북한의 혁명화는 왕조시대 귀양살이보다 힘들면 더 힘들지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니다. 혁명화는 1960년대부터 북한의 처벌방식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복권된 사례도 있지만, 통치자의 부름을 다시 받지 못하고 노동자나 농민으로 지내다 죽은 사례가 허다하다. 일각에선 최룡해가 함경북도 농촌에 있다는 설이 나온다. 만약 사실이라면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비교적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러나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주변에서 그런 소식이 들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최룡해가 현재 평양에서 정치학습을 받고 있으며 이는 언젠가 재기할 수 있는 처분”이라고 상반된 보도를 했다.○ 최룡해가 왜? 올해 탈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는 국정원 발표에 앞서 기자에게 “김정은은 최룡해를 내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2013년 12월 처형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가까웠고 많은 간부와 오랜 친분을 맺고 있는 최룡해의 영향력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간부는 “지난해 4월에도 김정은은 행사 관중 동원에 차질을 빚었다는 죄목으로 최룡해를 처형하려 했지만, 장성택에 이어 최룡해까지 죽이면 반발이 클 것을 우려해 노동당 상무위원과 총정치국장에서 해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 책임을 최룡해 숙청 이유로 돌리는 것은 구실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자신의 정책을 쉽게 펴기 위해 아버지 시대로 대표되는 마지막 실세를 내쳤다는 관측도 있다. 익명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파격적인 경제개혁을 하고 싶어 하는데, 장성택과 최룡해는 보수적 사고를 대변하는 데다 영향력도 큰 인물이라 제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파란만장 최룡해 최룡해의 삶은 그 자체가 실각과 복권의 연속이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위원장이던 1998년 ‘남조선 안기부의 돈을 받았고, 부화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죄명으로 숙청을 당했다가 5년 만에 복권된 전력이 있다. 당시 청년동맹 부위원장 8명 중 7명이 처형됐고 최룡해 역시 신문 방송은 물론이고 모든 과거 기록물에서 얼굴과 이름이 완전히 삭제됐다. 자강도 임산사업소 노동자로 강등된 최룡해는 현지에서 애완견을 키우고 있다는 신고가 중앙에 보고돼 또다시 곤경에 처해졌다. 반성은 하지 않고 강아지나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들은 최룡해는 당시 “장군님(김정일)이 그리울 때마다 장군님이 선물로 주신 애완견을 품에 안고 있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정일은 “내가 준 애완견을 안고 있다는데 뭘 문제 삼느냐”며 비교적 조건이 좋은 황해도로 옮기도록 했고, 이후 최룡해는 국토환경보호연구소 당비서로 재기한 뒤 5년 뒤 2003년 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귀했다. 최룡해의 복권 여부는 내년 5월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열리는 노동당 7차 당대회에서 최룡해가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면 다시는 중앙 정치에 복귀하긴 어려워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슬람국가(IS)’가 자살 폭탄 테러 요원들의 아내를 다른 전사들을 위한 ‘성노예’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까지 IS의 주요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서 살다 성노예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터키로 탈출한 여성 3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농부의 딸이었던 두아 씨(20)와 그의 사촌언니 아우스 씨(25), 또 다른 시리아 여성 아스마 씨(22)는 IS가 락까를 점령하기 전까진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배우를 꿈꾸고, 소설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IS가 락까를 완전히 점령하면서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외국에서 온 남성을 남편으로 맞아야 했다. 지난해 두아 씨와 결혼한 사우디 출신 남성은 그해 7월 자폭테러로 죽었다. 불과 열흘도 안 돼 다른 전사들이 와서 재혼을 강요했다. 두아 씨가 남편이 사망하면 3개월이 지나야 재혼할 수 있다는 이슬람 율법을 인용하며 “순교자의 아내에게 이럴 수 있냐”고 따졌다. 이에 IS 사령관은 오히려 “당신은 순교자의 아내다. 당신은 일반 과부와 다르다”고 윽박질렀다. 결국 그는 다른 남성을 남편으로 맞았다. 두아 씨의 남편은 열흘 또는 2개월 간격으로 계속 바뀌었다. 아우스 씨도 처음 보는 터키 출신 IS 대원과 결혼했다. 그 역시 남편이 자살 폭탄 테러로 사망한 지 2개월 만에 이집트인 대원과 재혼했다. 아스마 씨는 “IS 치하 무슬림 여성의 삶이란 ‘살인기계’를 위한 ‘성노예’에 불과했다”며 “서방의 젊은 여성들이 IS 선전에 현혹돼 시리아로 향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30년간 세상과 완전히 단절돼 있던 그는 처음으로 인터넷이란 21세기 문명을 접했다. 비록 모니터에 뜨는 모든 것이 감시 대상이긴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내와 함께 손잡고 맨해튼의 거리도 활보할 수 있게 됐다. 발목엔 위치추적기가 달려 있고, 통행금지 시간도 정해져 있지만 교도소 독방엔 비할 바가 아니었다. 21일 거리에서 시민들의 카메라에 담긴 그의 얼굴에 행복감이 넘쳐흘렀다. 20일 가석방돼 미국 뉴욕에 거주하게 된, 냉전시기 가장 유명한 스파이 중 한 명인 조너선 폴라드(61)의 이야기다. 텍사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부터 미 해군 정보 분석가로 있으면서 아랍 국가들과 구소련에 관한 방대한 양의 1급 비밀을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5년 체포돼 종신형에 처해졌다. 이스라엘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모든 미국 대통령에게 줄기차게 폴라드의 석방을 요구해 왔지만, 그때마다 거절당했다. 미국에 폴라드는 수백 년을 구형해도 모자라는, 용서하기 힘든 배반자일 뿐이었다. 1998년 이스라엘의 집요한 공작으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석방 카드를 매만지자 조지 테닛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폴라드를 석방하면 내가 사임하겠다”고 버텨 무산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폴라드는 이스라엘에선 가장 자랑스러운 영웅이다. 수십 만 명 규모의 팬클럽도 있다. 그의 석방 소식을 들은 한 사업가는 19일 “예루살렘 번화가의 상점이 딸린 큰 건물을 기증해 그가 여생을 살게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폴라드의 가석방 조건은 최소 5년은 고국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대신 미국 유대인 사회가 제안한 투자회사 취직은 받아들여졌다. 1985년 그가 체포될 때 아내 앤도 함께 체포됐다. 3년 반 뒤 먼저 석방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폴라드는 받아들였다. 그러다 10대 소년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이스라엘 여성과 1993년 감옥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폴라드의 석방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준 선물이라고 할수 있다. 미국은 올 7월 체결된 이란 핵협상에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자 폴라드의 석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1·13 파리 테러의 충격과 공포가 유럽통합의 상징인 솅겐 조약을 뒤흔들고 있다. EU 28개 회원국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무·법무장관 긴급회의를 열고 솅겐조약을 개정해 EU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가 올해 말까지 조약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베르나르 카즈뇌프 프랑스 내무장관이 밝혔다. 파리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프랑스는 EU 국경에서 모든 여행자에 대해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검문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EU 외부 국경통제, 테러 관련 정보 공유, 불법 무기거래 단속 강화 등에 합의했다. EU 관리들은 CNN에 앞으로 솅겐 조약 가입지역으로 들어오려는 여행자는 여권 검사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개인정보 조회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솅겐 조약은 영국 아일랜드 등을 제외한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비EU 4개국 간 자유통행을 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테러 방지와 무분별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솅겐 조약을 아예 폐기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1일 솅겐조약 가입국들이 통행 검사 강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아예 조약을 사실상 폐기하는 ‘플랜 B’를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솅겐 조약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1985년 6월 14일 룩셈부르크의 작은 마을 솅겐 근처 모젤 강에 떠있던 선박 ‘프린세스 마리아스트리드’호 선상에서 체결한 조약으로 국경 검문소와 국경 검사소를 없애고 국가간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연합 가입국과 일부 비가입국을 포함한 26개국이 가입돼 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프랑스는 앞으로도 자유의 나라로 계속 남을 것입니다. 프랑스는 향후 2년 동안 난민 3만 명을 수용할 것입니다. 난민들은 환영받을 것이고 프랑스는 그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전국 시장회의(AMF)에 참석해 11·13 파리 테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과 약속한 난민 3만 명 수용 방침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난민이 거주할 주택 건설을 위해 5000만 유로(약 621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며칠 전 발생한 비극적 사건으로 일부 사람들이 난민을 향해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며 “난민의 신원조사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도망쳐 나온 난민들은 우리를 공격한 바로 그 세력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프랑스는 휴머니즘을 지키는 동시에 시민의 안전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올랑드 대통령의 이날 발표가 최근 미국의 난민 수용 거부 움직임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내년에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1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이에 반대해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난민 수용 금지 법안을 발의한 하원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19일 관련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외적에 대항하는 미국인 안전법’이라고 명명된 이 법안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백악관은 18일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난달 31일 224명이 탑승한 러시아 여객기를 추락시킨 폭발물은 작은 음료수 캔 크기에 불과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18일 영문 홍보잡지 ‘다비끄’를 통해 여객기를 추락시키는 데 사용했다는 사제 폭발물을 공개했다. 사진 속 폭발물은 탄산음료 캔과 뇌관, 신호장치 등 간단한 구조로 돼 있었다. 이 잡지는 “폭탄(폭발물) 한 발을 비행기에 몰래 반입해 러시아가 경솔하게 결정(시리아 공습을 말함)한 지 한 달 만에 러시아 십자군 224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테러범은 캔 아래에 구멍을 뚫은 뒤 폭발물질을 넣고 봉합했다. 가운데 선은 캔과 연결돼 기폭장치 역할을 했으며 테러범은 여객기에 타지 않고 무선 조종장치 스위치를 눌러 폭탄을 터지게 했다. 전문가들은 “캔에 든 폭발물질은 일반 군용 수류탄에 든 화약보다 많다”고 말했다. 엄청난 위력은 아니지만 여객기에 작은 구멍 같은 것을 만들어 공중분해로 이어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는 것. 한편 프랑스 파리 테러범들이 착용한 폭탄 조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끼에는 액체 폭발물질인 TATP(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가 채워져 있었다. 폭발력은 TNT의 83% 정도이지만 원료 대부분은 생활용품점이나 화장품 판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벨기에 경찰은 카리브 해 지역 출신으로 벨기에에 거주해 온 ‘무함마드 K’라는 폭탄 제조범이 파리 연쇄 테러 용의자들에게 자살 폭탄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파리 테러에 들어간 비용이 1만 달러(약 1164만 원)도 안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NBC방송은 대테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이 사용한 무기와 폭발물, 은신처, 이동 수단을 모두 고려해도 1만 달러 미만”이라며 “이는 프랑스 고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대표 제품 ‘버킨 백’ 하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2001년 미국 9·11테러의 경우 장거리 비행과 조종 훈련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돼 총 50만 달러가 들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러시아와 북한이 18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했다고 러시아 법무부가 밝혔다. 이 조약의 체결에 따라 러시아에 벌목공으로 파견 나왔다가 작업장을 탈출해 숨어 있는 수천 명의 북한 근로자가 북송돼 가혹한 처벌을 받을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러시아 법무부에 따르면 방북 중인 알렉산드르 코노발로프 법무장관은 최근영 북한 최고재판소 제1부소장과 형사공조 분야 주요 협정인 ‘형사사법공조 조약’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17일 체결했다. 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라 양국은 ‘사람의 소재 또는 동일성의 확인’ ‘서류, 그 밖의 기록 및 정보의 제공’ ‘증거물의 제공’ ‘부동산 수색을 포함한 자산의 수색 및 압수’ 등을 공조하게 된다. 범죄인 인도조약은 형사 범죄를 저지른 자가 다른 나라로 도주했을 경우 그 나라에 범인 체포와 인도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요즘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평양 대동강변에 건설한 미래과학자거리와 과학기술전당을 두고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것들이라고 입이 마르게 자랑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내 보기에도 건물들이 크고 외관도 그럴듯했다. 이 거리를 건설하느라 전 국민은 물론 해외 파견 인력도 역대 최악의 수탈을 당하긴 했다. 하지만 “저 정도로 쥐어짜면 저런 규모의 거리를 만들 여력은 아직 북한에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 정도 능력도 없을 줄 알았다. 한국 언론은 ‘김정은의 무리한 치적 쌓기용 건설’이라고 평가절하한다. 틀린 비판은 아니지만 그것이 왜 하필 과학기술 분야일까 하는 점은 관심 밖인 것 같다. 나는 그 거리에서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김정은의 강열한 의지를 엿보았다. 김정일 사망 4개월 뒤인 2012년 4월 15일, 김정은은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는 첫 공개 연설에서 ‘지식경제강국 건설’을 공언했다. 그때는 단지 홍보용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김정은의 행보를 보니 빈말은 아니었다. 2013년 은하과학자거리를 건설했고, 다음 해엔 은정과학자거리를 건설했다. 모두 과학기술자들을 위한 대규모 주택단지다. 이외 김일성대 교직원 아파트, 과학자 전용 휴양소 건설 등 사례는 많다. 왜 집만 지어 주냐는 궁금증도 당연히 있겠지만, 김정은이 자기 딴엔 과학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으로 보인다. 어쨌든 김정은 집권 4년 동안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쏟은 관심과 투자는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와 비교해 볼 때 너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다. 그렇다고 핵, 미사일 종사자들만 혜택을 받은 것도 아니다. 21세기가 지식 정보화 시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과학 기술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은 시대의 흐름과 일치한다. 지금은 인재 1명이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다. 얼마 전 중국에 가봤더니 해외 인재가 귀국하면 일시금으로 20만 달러를 주는 등 각종 파격적 혜택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한국도 근대화 흐름을 놓쳐 식민지가 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이후 세계의 찬사를 받을 만큼 성공적인 산업화 사회를 만들었고, 지식 정보화 사회에도 비교적 잘 적응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최고 수재들이 너도나도 의대에 진학해 쌍꺼풀 수술이나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래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역사는 과학기술과 기업이 앞서 가는 나라는 항상 번영한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북한의 기업 환경은 어떤가. 이 부문도 믿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엔 개인이 기업을 운영하려면 국영기업 소속이란 외피를 써야 했지만, 올해부턴 독자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10명 미만 소기업 형태도 등장했다. 정말 빠른 변화다. 김정은의 과학기술 중시와 활발한 창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진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아무리 선견지명이 있다 한들 현재 환경에선 실패가 눈앞에 예고돼 있다. 북한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이다. 인터넷도 없고 유학도 갈 수 없다. 전기 등 기초적 인프라도 안돼 있는 산업 환경에서 설사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들 그림의 떡이다. 정말 지식경제강국을 만들고 싶다면 이제 김정은이 해야 할 최대 과제는 북한과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미션일까. 요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설이 솔솔 흘러나온다. 해외 정상이라고는 만나본 적이 없는 김정은에게 유엔의 수장이 찾아온다는 것은 엄청난 홍보 호재임은 분명하다. “김정은이 너무 위대해 유엔 사무총장도 머리 숙이고 찾아온다”는 식으로 선전할 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라면 북한은 비전이 없다. 김정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세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김정은이라면 할 수 있는 제안이 많을 것 같다. 가령 지구촌이 이슬람국가(IS)의 잔혹한 테러로 분노하면서도 정작 지상군을 보내겠다는 나라가 없는 현실에선, IS의 공격에서 가장 안전한 북한은 이런 제안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상군을 파병해 서방국가를 도와 싸우겠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테러 국가, 악의 축으로 인식돼 있는 북한의 이미지는 어떻게 변할까. 김정은에게도 지구촌의 슈퍼맨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중동 사람들이 코리아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 걸리긴 하지만, 설마 IS가 ‘노스’와 ‘사우스’를 구분 못해 북한이 기뻐할 일을 할 것 같진 않다. 물론 김정은에게 그럴 의지나 용기가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 총장이 방북한다면 김정은의 그릇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18,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또 벌어졌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라”고 중국에 촉구하자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곧바로 “인공섬 건설은 주권 행위”라며 받아쳤다. 또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중동이란 ‘말벌집’을 건드렸던 미국이 남중국해라는 또 다른 ‘말벌집’을 건드리려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필리핀 정부는 중국을 의식한 듯 ‘APEC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 않겠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태도를 바꿨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마닐라 만에 정박한 필리핀 해군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르’에 승선했다. 그는 이 함정 위에서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의 해양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이 총 2억5900만 달러(약 3263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양국의 군사동맹 의지를 강조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이 풀이했다. 중국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섬을 무력으로 빼앗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일 기자들 앞에서 “중국은 주변국가에 불법으로 침탈당한 도서와 암초를 수복할 권한과 능력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중국이 현재 남중국해 문제에서 선의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무력 동원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18일 중국은 남해 함대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엔 전투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장면을 비롯해 조종사, 관제탑 표정 등이 담긴 사진이 실렸다. 중국 언론도 미국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추시보는 사설을 통해 “파리 테러를 비롯한 유럽 혼란은 결국 미국 책임”이라며 “중동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뿐 아니라 전 유럽에 침투해 마드리드 런던 파리 등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말썽꾸러기가 유리창을 깨는 것과 비슷한 경솔하고 우악스러운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이를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태평양 국가들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좁히자”라고 말했다. 하정민 dew@donga.com·주성하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이슬람국가(IS)격퇴 공동전선을 선언했지만 실효성이 의문이다.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은 IS 근거지를 수천 차례 공습했지만 IS는 요지부동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공습만으론 IS 격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그 이유에 대해 IS에 인질로 잡혀 지난해 10개월 동안 잡혀 있으면서 수많은 IS 전사를 만나본 프랑스인 니콜라스 에냉은 16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IS는 공습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6일 프랑스군이 IS의 수도 락까를 폭격했지만 더 많은 민간인이 사망할수록 ‘무슬림을 학살하는 서방의 기독교 적들’이란 선전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자신들의 동조 세력이 오히려 늘어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년여의 공습으로 IS 대원 수천 명을 죽였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이상의 조직원이 새로 합세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도 공습을 통해 IS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하기는 불가능하며 IS의 공세도 막기에 역부족이란 점을 인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IS가 시리아와 국경 사이의 요충지인 코바니를 재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재개하자 “도시 안팎에서 집중적인 공습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공습만으로 코바니를 지켜 낼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시인했을 정도다. 공습 비용도 엄청나다. 공습 초기 6개월 동안 미군은 2320회의 출격으로 18억3000만 달러(약 2조1400억 원)를 썼다. 한 번 출격할 때마다 790만 달러(약 9억2000만 원)를 날리는 셈이다. 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소속 토드 해리슨 연구원은 “3만 달러짜리 픽업트럭 1대를 부수는 데 50만 달러를 투입한 셈”이라며 “공습 성과만 놓고 봐도 비용 대비 효율이 처참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지상군 투입 대신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온건 반군을 훈련시켜 IS와 싸우게 하겠다는 전략도 비참할 정도로 실패하고 있다. 올 초 미국은 터키에서 1년 안에 시리아 온건 반군 5400명을 훈련해 시리아로 파병하겠다는 방안을 실행에 옮겼지만 모집 인원은 10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 마저도 훈련을 마치고 9월에 시리아로 돌아간 1진 70여 명은 도착하자마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로 IS와 동맹관계인 ‘알 누스라 전선’의 공격을 받고 와해됐다. 같은 달 떠난 2진은 도착 첫날 알 누스라 전선에 자진 투항해 미군이 제공한 전투 차량 12대를 포함한 신형 무기와 탄약을 전부 넘겨주었을 정도다. 미국은 온건 반군 훈련 프로젝트를 위해 5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헛수고가 됐다. 미군이 훈련한 이라크군은 여전히 IS 깃발만 봐도 군 장비를 버리고 도주하기에 급급하다. 결국 IS를 격퇴할 지상군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실정에서 서방의 ‘IS 궤멸’은 여전히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13일 밤(현지 시간)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4)의 직접 지시에 따라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한 이번 테러는 IS 근거지인 시리아에서 기획됐고, 프랑스 인접국인 벨기에에서 준비를 마친 뒤 파리에서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정보당국은 테러 발생 하루 전인 14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에 보낸 긴급 공문을 통해 알바그다디가 IS 공습에 참가한 국가들과 이란, 러시아를 겨냥해 테러 공격을 지시했다는 첩보를 알렸다. 알바그다디는 자신의 조직원들을 향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와 싸우는 연합국 안에 들어가 즉각(immediately) 총격을 가하고 폭탄 공격을 시작하며 인질극을 벌일 것을 명령했다는 게 첩보의 내용. 이 공문을 입수한 AP는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AP에 “이런 수준의 경고는 언제나(all the time), 매일(every day) 받고 있다”고 말해 정보 가치가 떨어지는 첩보였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이라크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AP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이 IS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에서 작전 수행을 위한 훈련을 받은 뒤 프랑스로 들어갔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프랑스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프랑스 내 잠복 조직이 테러범들과 접선했고 테러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작전에 가담한 인원은 모두 24명으로 이 중 19명은 공격에 참여했고, 나머지 5명은 병참과 계획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보도는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외교장관이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시리아 사태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 정보당국은 유럽 국가와 미국 이란, 특히 프랑스가 곧 (테러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각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힌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프랑스 파리 테러범들의 신분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숨진 7명 중 1명은 파리 근교에 살던 무슬림 출신 청년이며 시리아 국적의 다른 한 명은 지난달 난민들 사이에 뒤섞여 그리스 땅을 밟은 뒤 파리로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즉, 프랑스 내부에서 자라난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이슬람국가(IS)가 파견한 테러범이 서로 공모해 동시다발 테러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이 우려했던 ‘테러분자의 난민 위장 입국’이 현실화하면서 일부 국가가 다시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등 난민 포용 정책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드러나는 테러범들의 신원 프랑스 조사 당국은 15일(현지 시간) 바타클랑 극장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은 파리에서 남쪽으로 25km 정도 떨어진 외곽에서 살던 알제리계 무슬림인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라는 29세 청년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테러범들이 자폭했던 극장 콘서트홀에서 잘려진 손가락으로 모스테파이를 테러범으로 특정했다. 모스테파이는 8차례의 범죄 전과가 있지만 수감 경력은 없다. 당국의 조사를 받은 그의 형은 “동생과 수년째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 그가 2010년경부터 극단적 이슬람 추종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당국은 그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몇 달간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극장에서 자폭한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이 모스테파이의 또 다른 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축구 경기가 벌어지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외부에서 자폭한 범인은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달 2일 여러 난민과 함께 그리스 레로스 섬에 도착해 ‘아마드 알모하마드’라는 이름으로 여권을 발급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경기장 테러범의 지문과 이 여권의 지문이 일치한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난민으로 위장 입국한 테러범이 모스테파이와 같은 이민자 출신의 프랑스 국내 자생적 테러리스트들과 합작해 테러를 저질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서로 만나 테러 장소 선정과 실행 방식, 무기와 차량 보장 등 세세한 부분에서 협업했다. 당국은 벨기에에 숨어든 IS 조직도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바타클랑 극장에 범인들이 타고 온 검은색 폴크스바겐 폴로 승용차가 벨기에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남성이 빌린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당국은 사건 직후 파리 외곽에서 테러범이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에는 AK 자동소총 3정이 버려져 있었다. 범행 차량이 테러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은 테러범 일부가 살아서 현장을 빠져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벨기에 당국은 테러 발생 직후 사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들이 어떤 행위에 가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의 문 도로 닫히나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이번 파리 테러로 9월 시리아 출신 세 살배기 어린이 알란 쿠르디의 시신 사진이 공개되면서 대폭 열렸던 유럽의 난민 수용 문이 다시 닫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폴란드의 콘라트 지만스키 EU 담당 장관은 14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파리 참사 이후 EU 집행위원회의 난민과 이민자 재배치 계획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난민 수용에 비교적 적극적이던 독일도 입장이 바뀌고 있다. 기독사회당(CSU)의 당수를 지냈던 마르쿠스 죄더 의원은 트위터에 “파리 테러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이제는 불법적인, 통제되지 않는 난민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시리아 난민 1만 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미국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 IS 요원이 침투할 수 있는 난민 수용 계획에 대해 즉각 중단 선언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수십 년 동안 유럽 통합의 상징과 같은 ‘솅겐조약’(국경 통행 조약)에 따라 육로의 국경 통과가 자유롭고 검문이나 경비를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번 테러 다음 날부터 이를 무시하고 일제히 차량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번 파리 공격은 첫 번째 폭풍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로마, 런던, 그리고 워싱턴이다.” 파리를 강타한 이번 동시다발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14일 온라인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렇게 다음 목표를 적시했다. IS는 자신들의 입장을 밝혀 온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계정에 아랍어 등 여러 나라 언어로 “폭탄 벨트를 매고 기관총을 든 형제가 매춘과 음란의 수도 파리의 목표물을 신중하게 선택해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여객기 참사는 물론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경계경비를 강화했을 파리가 다시 무방비로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서방 국가들은 IS의 위협이 더는 빈말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하고 주요 도시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보당국도 속수무책? 이브라힘 알자파리 이라크 외교장관은 프랑스를 겨냥한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이번 파리 도심 테러 이전에 입수해 프랑스 정부에 통보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15일 이라크 국영 이라키야에 따르면 알자파리 장관은 14일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이라크 정보 당국이 유럽 국가들, 특히 프랑스가 곧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초 이란, 시리아, 러시아와 함께 IS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공동기구를 설립했었다. 그는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과 이란에 대한 공격 정보도 수집했다”며 “이들 정부에 이 같은 정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정보’가 이번 파리 테러와 연관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IS의 다음 테러 목표가 미국과 이란일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자파리 장관 발언 외에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정보당국이 이번 파리 테러에 대해 사전 인지를 했는지 하지 못했는지를 전하는 외신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있었음에도 다시 파리가 IS에 뚫린 것에 IS가 다시 허를 찔렀다는 분석이 높다. 특히 이번 테러는 현지의 ‘외로운 늑대’형 극단주의자들과 중동에서 파견한 IS 조직원이 합세해 벌인 것으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이다. 그동안 프랑스 정보당국이 내부 위협(외로운 늑대)과 외부 위협(IS 또는 알카에다)을 각각 경계해 왔는데 이 둘이 서로 협력해 테러를 벌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미국 안보 분야 컨설팅회사인 수판그룹의 패트릭 스키너는 14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리 테러는 일반적인 ‘외로운 늑대’형 테러와 많이 다르다”며 “사전에 잘 계획된 테러”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당국의 능력이 뛰어난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은 IS가 ‘어딘가에 있는 구멍’을 포착해 테러를 감행하는 조직력과 정보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달 “국내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IS의 연계를 찾아내는 것은 덤불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고백했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지난 몇 달 동안 6건의 테러 음모를 적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 테러는 낌새를 못 챘던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프랑스 정보기관인 해외안전총국(DGSE)의 전직 관계자는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테러 공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모든 음모를 적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의 카멜 그랑 국장은 “이번 테러는 프랑스 대테러 노력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프랑스는 좋은 분석관들과 집중된 정보력을 갖추고 있으나 이들 사이에는 항상 틈이 존재한다”며 “이는 모든 감시와 첩보활동에도 불구하고 IS가 제멋대로 테러를 꾸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 중동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종횡무진 IS는 지난해 6월 29일 국가를 선포한 지 불과 1년 반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넘나들며 주요 국가의 심장부를 타격하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가 주요 무대였지만 지난 보름 동안 아프리카, 아시아(중동), 유럽 등 3개 대륙을 넘나들며 대규모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지난달 31일엔 러시아 여객기에 미리 시한폭탄을 장착해 아프리카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추락시켜 승객과 승무원 224명 전원을 숨지게 했다. 서방은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나 IS 대원 간 교신 내용 등 각종 정보가 거의 모두 IS 테러 가능성으로 나오고 있어서 거의 IS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파리 테러 전날인 1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도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자살폭탄 테러 2건이 연속으로 일어나 43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터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14일에도 경찰이 은신처를 습격하자 자폭해 경찰관 5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IS 이전 가장 위험한 테러 조직으로 꼽혔던 알카에다도 2001년 9·11테러나 1993년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대사관 동시 테러를 일으키긴 했지만 대륙 간 경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전주영 기자}

평양의 부잣집 아들이 데이트 코스를 정한다면? 선택 확률이 높은 곳은 평양 중심부인 중구역 보통문동이 아닐까 싶다. 이곳엔 북한 최대 실내 체육관인 평양체육관이 있는데, 비싼 유료 탁구장, 정구장, 당구장 등이 갖춰져 있다. 땀을 뽑고 길 건너 창광원에 가면 수영으로 몸을 식힐 수 있다. 이곳은 여름엔 사람들로 미어터질 정도지만 토요일은 외화만 받는 ‘외화봉사’의 날이라 조용하다. 토요일 창광원 수용장을 찾는 사람은 부자가 분명하다. 수영하고 난 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난다면 창광원 바로 맞은편 외화상점 락원백화점에 가면 된다. 이곳 식당은 비싸기로 유명한데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한 설비로 만드는 생맥주가 최고 인기다. 식당엔 개별칸, 대중칸 등 룸도 많은데 방마다 가라오케장(노래방) 시설이 설치돼 있다. 먹고 마시면서 노래도 부르는 것이다. 북한의 고급 식당은 대개 룸마다 노래 부를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해 놓고 있다. 남쪽 사람이 북한에서 ‘역시 우리는 한겨레구나’ 하는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런 식당이 아닐까 싶다. 모였다 하면 술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수천 년간 형성된 우리 민족의 특징이다. 3세기에 쓴 중국 역사책 삼국지(三國志)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에도 “동이 사람들은 하늘에 제사를 지낸 뒤 며칠을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밥 먹고 노래 부르고 춤춘다”고 기록돼 있다. 식당에서 배를 채운 뒤 락원백화점을 돌며 달러 명찰표가 붙은 옷까지 몇 벌 선물해 주면 여자 친구는 정말 ‘낙원의 이브’가 된 느낌이 들지 않을까. 물론 이 커플이 백화점을 나온 뒤 진짜 아담과 이브로 변신할 만한 곳은 평양엔 거의 없다. 그 점에선 평양이 “좋다, 나쁘다”란 평가가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쇼핑은 빼고 운동과 음주가무만 선택한다면 대동강 주체사상탑 옆 평양볼링관이 좋다. 이곳은 이성을 찾는 부잣집 자식들이 넘쳐나는 사교무대로 활용된다. 볼링관 옆 청년중앙회관엔 1990년대 초반 만들어진 북한 최초의 가라오케장이 있는데 1990년대 후반 북한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룡해 부화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였던 최룡해가 이곳에서 산하 예술단 여성들과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던 중 김정일에게 들켜 노동자로 강등돼 ‘혁명화’를 해야 했다. 청년중앙회관 가라오케장과 맞먹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은 중구역 윤이상음악당에 있는 민족식당 가라오케장이다. 2000년대 초반 평양엔 대중 가라오케장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하지만 약 10년 전 김정일의 “꼴 보기 싫다”는 말 한마디에 가라오케장은 식당 룸에 숨어들었다. 운동도 싫고, 먹고 놀기만 하겠다면 선택의 폭은 훨씬 넓어진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평양에선 민족식당이나 고려호텔 지하식당 정도가 유명했지만 지금은 그와 비슷하거나 더 급수가 높은 고급 식당이 각 구역마다 한 개 이상은 생겨났다. 김정은 등장 후 식당과 상점 노래방 찜질방 수영장 운동시설이 한 건물 안에 있는 ‘종합봉사소’ 전성시대가 열렸다. 평양 중심구역마다 벌써 여러 개씩 생겨났다. 이 중 으뜸은 2013년 문을 연 해당화관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용지 면적만 1만 ㎡가 넘는 해당화관은 요리 종류만 200가지가 넘는다. 다만 둘이서 먹는 데 보통 50∼100달러는 쉽게 쓰기 때문에 부자 아니고선 가기 어렵다. 음식량도 많지 않은데, 한 관광객은 중국에선 두 명이 요리 두 개만 놓고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해당화관에선 요리 열 개를 먹어야 배가 찼다고 말했다. 해당화관 이전엔 2012년 10월 고려호텔 주변에 문을 연 해맞이식당이 북에서 최고 고급 식당이었다. 음식 가격이 제일 비싼 것은 물론이고 봉사원들도 5과 대상으로 선발된 여성들이었다. 중앙당 조직지도부 5과는 전국에서 제일 미모가 뛰어난 여성들을 뽑는 조직이다. 해당화관은 부유층의 외화를 털어내기 위해 장성택이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든 곳인데, 이걸 짓고 반년 뒤 장성택은 처형됐다. 아마 그가 살아 있다면 5과 여성들을 해당화관에도 뽑아 갔을 것이다. 평양도 이젠 달러만 있으면 갈 곳이 참 많아졌다. 그 대신 달러가 없는 사람은 더욱 불행해졌다. 이러니 평양 사람들이 달러에 쌍심지를 켤 수밖에 없다. 요즘 북한 암시장 환율은 1달러에 북한돈 8000원 이상.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이 새겨진 100달러 지폐 1장을 사려면 김일성 초상이 인쇄된 북한 최고액권인 5000원 지폐를 최소 160장 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명의 수도’ 평양 사람들은 요새 이렇게 수군거린다. “미국 할아버지 사려면 우리 할아버지를 160번 팔아야 한다. 미국 할아버지 최고!”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의 해외 ‘외화벌이 전사’들이 지금처럼 죽겠다고 아우성친 적은 일찍이 없었다. 반면 북한에선 외화벌이에 파견해 달라고 자원한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모순적 풍경이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성대히’ 치르느라 기진맥진해 있다. 외화보유액은 바닥이 났고, 사람들도 워낙 들볶여 반쯤 얼이 나가 있다. 행사가 끝났으니 한숨 돌릴 법도 하지만 외화벌이 일꾼들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제부터 2차 외화벌이 전투에 돌입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 창건 행사용 상납금을 못 채운 사람은 12월까지 마저 받아내겠단다. 빚 독촉에 시달리는 셈이다. 김정은은 10일 연설에서 인민을 97번이나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 인민의 형상은 사람이 아닌 건축물인 것 같다. 인민을 위해 제도를 개조하기보단, 화려한 건물이나 놀이장, 주택을 많이 짓는 데 정신이 팔려 있으니 말이다. 정작 인민은 각종 건설에 동원돼 진이 빠져 쓰러진다. 이 역시 괴이한 모순이다. 김정은이 앞으로 인민 사랑을 보여준다고 뛰어다니는 것과 비례해 필요한 돈도 늘어날 것이다. 외화벌이 전사들이 젖 짜는 암소 신세를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해외 외화벌이 일꾼의 신분은 다양하다. 무역일꾼, 단순노동자, 의사와 정보기술(IT) 근로자 등의 기술 직군은 물론이고 외교관도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 당 창건 기념일을 맞은 올해 ‘충성의 자금’을 바치라는 압박은 사상 최고로 커졌다. 해외 파견자들은 지역과 업무에 따라 차별된 할당량을 부과받고 있다. 노동자를 제외하면 보통 한 사람이 연간 5000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 달러까지 부과받는다. 수백만 달러씩 내야 하는 법인도 많다. 특히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무기 밀매상이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 물론 따로 숨기는 돈도 제일 많지만 인맥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소환되지도 않는다. 북한의 외교행낭이 면책특권을 활용한 밀수행낭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외교관들은 마약 금괴 등 각종 금지품을 운반하며 돈을 번다. 올 3월 현지 범죄조직을 위해 140만 달러어치의 금 27kg을 운반하다 체포된 방글라데시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 5월 코뿔소 뿔을 중국에 넘기다 체포된 남아공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18일에도 쿠바산 고급 시가 3800개를 밀반입하려던 북한 외교관이 브라질에서 체포됐다. 북한 외교관들은 흡사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조직적 밀매단을 닮았다.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돈을 잘 벌면 가족까지 데리고 나와 부러움 없이 잘살지만 이런 사람은 극소수다. 과거엔 돈 좀 못 벌어도 윗간부들에게 뇌물만 잘 주면 오래 있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확 바뀌었다. 할당량을 못 채우면 관용도 거의 없다. 벌써 숱한 외화벌이 일꾼이 돈을 못 벌어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죄로 소환됐다. 북에서 지긋지긋한 조직생활에 시달릴 생각을 하면 목숨 걸고 외화벌이 과제를 수행하고 싶지만 갑자기 돈이 잘 벌리긴 만무하다. 도망이라도 치자니 북에 남은 혈육이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주재관 46명이 한국으로 왔다니 꽤 많다. 돈 벌라는 압력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망명자는 더 많아질 것이다. 해외 노동자들도 올해 들어 월급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 간부들은 “조국에선 당 창건 행사를 위해 밤잠도 못 자는데 외국에서 이밥이라도 먹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라”고 큰소리친다. 집에 가겠다고 하면 “가서 편히 살 줄 아느냐, 강제노동을 시키겠다”고 협박받기 일쑤다. 진퇴양난의 노예 신세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북한 내에선 해외에 나가겠다고 뇌물을 싸들고 간부를 찾아다니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무능력자’들이 대거 소환되면서 빈자리가 많아진 까닭이다. “저를 파견해 주시면 돈을 더 벌어 바칠 자신이 있습니다”고 말은 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 외국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데다 돈을 벌어도 좋고 못 벌어서 나중에 소환돼도 본전이기 때문이다. 해외 파견권을 쥔 간부만 요즘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뇌물에 살판이 났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이라면 북한에서 요즘의 해외 외화벌이만큼 치열하게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된 전례는 일찍이 없었다는 것이다. 돈 버는 능력을 입증하면 북한 여권을 갖고 해외에서 가족과 함께 잘살 수 있는 반면 능력이 없으면 곧바로 도태된다. 나중에 북한이 개혁·개방되면 해외에서 능력을 발휘한 무역일꾼 중에서 부자들이 대거 탄생하지 않을까. 물론 거액의 현상금이 내걸릴 밀수업자도 여럿 나오지 않을까 싶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요즘 북한 귀순자가 기자회견장에서 만세를 부르는 장면은 보기 어렵다. 최근 탈북자들은 귀순 자체를 비밀로 하고 싶어 한다. 국가정보원이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북한 해외주재관이 46명에 이른다고 밝히자 많은 사람이 숫자에 놀랐다. 해외주재관의 탈북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2013년 8명에서 2014년 18명, 올해는 10월까지 20명이다. 이들 중에서 얼굴을 드러낸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왜일까. 해외주재관을 비롯한 고위급 탈북자들의 변화된 트렌드를 짚어 본다.○ 다양해지는 탈북 동기 중국에 외화벌이를 위해 나온 북한 간부 A 씨는 기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새파랗게 어린 김정은이 올라서니 정말 미래가 막막하다. 지금까지 우리도 잘살 날이 있을 줄 알고 견뎠는데, 이제 또 몇십 년 더 고생할 게 뻔하니 목숨 걸고 자유세상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한 북한 엘리트들은 이구동성으로 미래를 이야기한다. 부패가 드러날까 처벌이 두려워 탈북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점이다. A 씨는 “해외에 나온 북한 엘리트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북한에서 제일 깬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도 간접 체험한 이들은 북한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탈북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수년 전 탈북한 북한 외교관 출신인 B 씨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체제를 비판하다 들킨다든지 중한 범죄를 저질러 탈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다르다”며 “자식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탈북했다는 외교관도 있고 해외에서 김 씨 일가의 실체를 알게 돼 환멸감 때문에 탈북했다는 사람도 봤다”고 했다. 최근 귀순하는 해외주재관들의 사례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외화벌이’ 과제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다 탈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정은 체제 들어 각종 치적 공사가 크게 늘면서 매년 당국에 바쳐야 하는 달러 액수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간부로 있다가 탈북한 C 씨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해 본국으로 소환될 위기에 처해 탈북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꽁꽁 숨어라” 최근 입국하는 탈북 엘리트들의 경우 대다수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요즘은 국정원이 과거처럼 귀순자들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기자회견장에 내보내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원할 경우 얼마든지 노출을 피할 수 있다. 최근 탈북한 고위급 탈북자 D 씨는 “북한에 남은 가족 친척 때문”이라고 했다. 귀순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해외에서 사라지면 북한 당국은 관례적으로 행방불명자로 처리하는데, 이 경우엔 가족에 대한 처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설사 한국으로 간 사실이 드러난다고 해도 조용히 숨어 사는 사람들에 대해선 가족에 대한 처벌이 매우 경미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제기하는 인권 문제 때문에 탈북한 엘리트들의 가족을 쉽게 처벌하지 않는 것도 이들이 탈북을 결심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탈북자 E 씨는 “해외주재관들의 경우 친인척 중에 고위 간부가 많아 집안 배경이 좋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이 중에서 탈북자가 생겼다고 가족까지 처벌하면 숱한 간부를 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것은 남쪽으로 간 탈북자들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건드리는 것인데 이것만 건드리지 않으면 가족들이 피해 보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고위층 탈북자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김덕홍 노동당 부실장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었다. 기자와 접촉한 적잖은 탈북 엘리트들은 “북한 체제를 바꾸겠다고 남한에서 아무리 참상을 고발하고 노력해봐야 성과도 별로 없고 오히려 피해만 보니 그냥 남한에 숨어서 조용히 사는 게 최고”라고 했다.○ 탈북 대신 남쪽에 정보 제공 요즘은 탈북 대신 남쪽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는 북한 엘리트가 많은 것도 달라진 변화다. 여기에는 한국 정부가 고위급 탈북자를 환대하거나 이들에게 직업을 알선해주는 등 생활을 돕는 일을 더이상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게 이유로 꼽힌다. 한 탈북자는 “탈북해서 정보를 제공해도 어느 정도의 보상은 받지만 많아야 수천만 원 선”이라며 “남한 정부에서 직업을 알선해주는 ‘특혜’는 소수에게만 돌아간다. 그것도 국책연구기관 정도다. 북한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막노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국정원도 북한 고위급의 탈북을 적극 유도하지도 않고 오히려 북한에 남아 있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한편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하다 탈북한 사람들의 경우 그동안 몰래 숨겼던 돈을 고스란히 갖고 오는 사람도 적지 않아 탈북자 사이에도 빈부격차가 생기고 있다.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직책이 비슷했더라도 얼마를 갖고 왔느냐에 따라 한국에서 월세 사는 사람, 전세 사는 사람,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란이 8년 동안 꽁꽁 묶여 있던 경제제재라는 굴레에서 풀려나는 길에 들어섰다. 유럽연합(EU)은 18일 핵관련 이란 제재 완전 해제를 발표할 예정이며 같은 날 미국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7월 20일 타결된 이란 핵 합의안은 90일 뒤인 10월 18일을 적용일(adoption day)로 정해뒀다. 이때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핵 활동 투명성을 검증하고 12월 15일 IAEA 집행이사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낸다. 또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이행일’(Implementation Day)‘까지 유럽과 미국은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를 위한 법적·실무적 준비를 한다. EU는 2007년부터 이란을 제재해오다 2013년 11월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제재의 일부를 잠정적으로 해제했다. 서방의 한 소식통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증 작업을 끝내면 EU는 핵관련 모든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입법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실제 제재 해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EU는 그동안 이란 기업과 개인에 대해 자산 동결과 비자 제한 등의 제재를 가해왔다. 이 때문에 수십억 달러의 이란 자산이 해외에 묶이고 이란 경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러시아가 자국의 주력 전차인 T90의 무인(無人)화에 착수한다. 전차 조종석에 원격 조종 시스템을 설치해 전장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공중에서는 무인기가, 지상에서는 무인 탱크가 본격적으로 도입될지 주목된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최근 트위터에 “앞으로 우리에게는 탱크 조종사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 ‘월드오브탱크(월탱)’ 게이머가 필요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다. 월탱은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탱크 게임으로 유저가 7500만 명이 넘는다. 그의 말처럼 전쟁이 게임처럼 바뀌게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도 전차 무인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최근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신형 전차 아르마타 개발을 완료했다. 아르마타는 3명이 탑승하는 유인 전차이지만, 탱크 내부에 승조원용 강화 격실이 따로 있어 생존율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아르마타의 실전 배치와 동시에 도입 20년이 넘어 은퇴가 불가피한 T90을 무인화해 전력 축소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국방 관계자들은 “방어력과 효용성이 떨어지는 전투로봇 개발보다는 이미 실전에서 검증된 탱크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T90 생산업체인 ‘우랄바곤자보드’ 관계자도 정부의 계획을 확인하면서 “현재 T90 무인화를 이루는 데 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했다. 개조된 T90은 최소 3마일(약 5km) 밖에서 조종할 것으로 보인다. 탱크 무인화 방침에 ‘월탱’ 유저들은 “실내에 앉아 전쟁을 벌이는 날이 앞당겨진 것 아니냐”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