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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9일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 지명자를 청와대에서 만났다. 진 총재 지명자는 AIIB 회원국 순방에 나서면서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 중국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으로 평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경제 분야 논의가 시작된 셈이다. 박 대통령의 평화통일 구상의 하나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실크로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AIIB는 일대일로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투자은행이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미국과 일본은 동참하지 않았지만 한국은 창립 회원국으로 적극 참여했다. 한국이 구상 중인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에 중국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박 대통령은 진 총재 지명자를 접견한 자리에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추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 북한 동북3성 연해주 등 동북아 지역에 특화한 동북아개발은행은 AIIB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진 총재 지명자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이 AIIB 창립 과정에서 보여준 건설적인 협조에 감사한다”며 “AIIB와 한국은 향후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참여와 관련해 “어떤 협력이든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회원 가입 요건을 충족하면 북한도 회원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이 회원국이 된다면 북한 인프라 투자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김재영 기자}
중국의 경기 둔화는 단지 중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세계의 공장인 동시에 시장인 중국 경제의 엔진이 급격히 식어가면 2008년 금융위기처럼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對)중국 및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국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의 수요 둔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경제 둔화가 주요국의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한 상태다. 7월 독일과 일본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8%, 13.6% 급감했고, 인도(―9.9%) 말레이시아(―8.6%) 등도 대중 수출이 줄면서 성장률이 하락했다.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외환위기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9일까지 25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피델리티글로벌의 도미닉 로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1∼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에 이어 중국발 신흥시장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침체 국면으로 끌고 가면서 3차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성장 둔화에 남몰래 웃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경기침체가 미국 경제에는 오히려 약(藥)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 억제와 미국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 증가, 미국 서비스업 수출 확대 등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또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에 불과하고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미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1%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지도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미국의 GDP 성장률은 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그 정도는 침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의 경쟁국인 인도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8일 인도 내 재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성장이 둔화되는 중국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인도가 앞으로 더 많은 외국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만의 팍스콘, 독일의 지멘스, 중국의 샤오미 등 제조업들이 중국을 떠나 인도에 공장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인도가 마냥 웃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위기가 결국 선진국으로 전이되면 미국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 역시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떠맡기는 아직 무리라는 분석도 많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부가 8일 내놓은 ‘2016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청년 일자리 예산은 올해 1조8000억 원에서 내년 2조1000억 원으로 21% 증액돼 전체 사업 분야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또 직장 여성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올해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청년 및 여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내년 예산안을 통해 국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생애 주기별로 정리했다. ○ 시간제 어린이집 전국 380곳으로 확대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급하게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어린이집이 올해 230곳에서 내년 380곳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생후 6∼36개월인 자녀를 맡길 때 내야 하는 이용료(시간당 4000원) 중 전업주부에게는 2000원(월 최대 40시간), 맞벌이 여성에게는 3000원(월 최대 80시간)을 지원해 준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이 종일 대신 6∼8시간만 자녀를 맡기는 맞춤형 보육반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나왔다. 사정이 생겨 아이를 더 맡겨야 할 경우를 대비해 맞춤형 보육반을 선택한 부모에게 월 15시간 이용 가능한 ‘긴급 보육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다. 보육교사가 휴가나 직무교육을 받으러 갔을 경우 투입되는 대체교사도 올해 449명에서 내년 1036명으로 늘린다. 12세 이하 여자 어린이는 내년부터 보건소나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다.○ 청년 1만 명에 대기업 인턴십 제공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통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신설해 1만 명의 일자리를 지원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은 대기업 등이 제공하는 우수한 훈련 시설에서 교육을 받거나 기업 현장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해당 기업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을 받거나 대기업의 협력 업체 등에 취업하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정규직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청년인턴제 참여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대된다. 인턴을 고용한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청년 구직자 역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뒤 1년 이상 근무하면 직종에 따라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금을 받는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올해 5700개에서 내년 1만4605개로 2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취업 지원을 해 주는 상담센터는 올해 8개에서 내년 17개까지 늘어난다. 대학에 다니다가 입대한 군인들에게 원격 강좌 수강료를 지원해 주는 사업도 신설된다. 병사들이 부대 안에 설치된 학습용 PC를 이용해 각 대학이 제공하는 원격 강좌를 이수했을 때 수강료의 50%(최대 12만5000원)를 지원한다. ○ 저축액만큼 1 대 1 추가 적립 내년부터 기초수급자가 자활근로사업단에서 일하면서 ‘내일키움통장’에 저축하면 저축한 금액만큼 정부가 추가로 돈을 적립해 준다. 내일키움통장은 월 저축액을 5만 원과 10만 원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3년 이내에 취업이나 창업을 해야 한다. 이 밖에도 내년부터 조건을 다양화한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중위 소득(한국 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있는 가구의 소득)의 43% 이하인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주거 급여로 월평균 11만3000원을 제공한다. 중위 소득 29% 이하에게 주어지는 생계급여 지급액(4인 가구 기준)은 월평균 올해 59만 원에서 내년 78만 원으로 인상된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받는 실업급여는 내년부터 지급액이 평균 임금의 60%(올해 50%)로 늘어나며, 90∼240일이던 지급 기간도 120∼270일로 늘어난다. 다만 10일까지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통상임금 등이 상승해 해당 금액만큼 내년 실업급여 지급에 투입될 예산이 줄어든다. 무주택 서민에게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 구입 자금과 주거 안정을 위한 전세 자금이 연 2.3∼3.1%의 저금리로 지원된다. ○ 어르신 돌보면 나중에 혜택 돌려받아 사회봉사를 한 만큼 돌봄 포인트가 축적되는 ‘사회공헌활동 기부 은행’ 제도가 도입된다. 사회복지관을 찾아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하면 본인이나 가족, 제3자에게 돌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기부 은행에 등록한 만 65세 이상 회원은 일정 수준 이상 포인트가 쌓이면 이를 통해 자원봉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는 예방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적성검사를 받으러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가면 자신의 신체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20여 개에 이르는 신고 전화가 내년 말까지 119, 112, 110의 3개로 통합된다. 정부는 경찰, 해경, 소방 등이 운영하고 있는 긴급 신고 시스템을 연계해 재난(119), 범죄(112), 민원·상담(110)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때에는 해양사고 긴급 신고전화 122를 모르는 학생이 119로 신고해 골든타임 2분을 흘려보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사업에는 예산 273억 원이 투입된다.세종=김철중 tnf@donga.com / 김재영 기자}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대형 할인 행사가 한국에서도 열린다. 성범죄를 막기 위해 지능형 전자발찌 시스템이 구축된다. 8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6년 예산안’에는 이처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색 예산안이 다수 포함됐다.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내년 신규 사업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 도움을 받을 수 없을까 전통시장을 젊고 활기차게 바꾸기 위해 20개 내외의 청년 점포가 들어서는 ‘청년몰’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시도별로 전통시장 한 곳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한 곳에 15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고 보고 이 중 절반을 정부가 대 준다. 나머지 40%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 자기 부담은 10% 수준이다. 예비 창업자가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사업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온다. 원하는 창업 지역과 업종을 선택해 인·허가, 임대, 인테리어, 세무 등 사업에 필요한 과정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내국인을 위한 할인 행사는 왜 없나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열린다. 내수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다. 행사 기획 및 연구, 홍보 및 마케팅 지원, 개막식 행사 지원, 중소 유통업체 지원 등에 예산 10억 원이 배정됐다.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확대·발전시킬 계획이다. 미국은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유통 부문 연간 매출의 40%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요금을 더 줄일 방법은 없을까 정부는 내년에 314억 원을 들여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빌딩 공장 등에 에너지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료전지 및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자족화를 실현한다. 아파트, 상가 등에 지능형 검침 인프라를 보급하면 소비 패턴에 적합한 전기요금제를 선택해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퇴직한 뒤 부수입을 얻고 싶은데 내년부터 퇴직자 및 고령의 도시민 등을 위해 예산 3억 원을 들여 양봉 교육을 실시하고 벌통 구입비 50%를 지원한다. 양봉 체험과 교육이 모두 가능한 양봉 농가를 선도 농가로 지정해서 운영한다. 농가에 직접 가서 월 2회 현장 교육을 받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 1회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치료약이 꼭 필요한데 시중에서 구하기가 어렵다 수익성이 나빠 민간에서 공급하지 않는 희귀·필수 의약품을 정부가 국내 제약사에 위탁해 공급한다. 예산 6억 원을 투입해 소아암 환자 수술에 쓰이는 치오테파 항암 주사제와 급성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쇼크 등에 사용하는 에피네프린 펜타입 주사제 등을 위탁 생산한다.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의약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범죄 때문에 늘 불안하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과거 범죄 정보, 현재 이동 정보 등을 활용해 ‘범죄 징후 사전 알림 시스템’이 구축된다. 예산은 10억2900만 원이 편성됐다. 내년까지 맥박, 음주 여부, 외부 소리 등을 감지하는 전자발찌 장치도 개발해 빅데이터와 연계할 계획이다.○ 생계형 범죄를 무겁게 처벌하는 건 지나쳐 빵 한 쪽 훔치고 오랫동안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장 발장’ 같은 범죄자를 구제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경미 범죄 심사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훈방 또는 즉결 심판으로 감경 처분할 수 있게 된다. 경찰서장과 교수·변호사로 구성된 시민위원이 매월 심사위원회를 연다. 전과자 양산 및 낙인효과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박 사고, 싱크홀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선박·항공기 조난 시 정확한 사고 시간과 위치를 파악하는 중궤도 위성 시스템을 신규 도입한다. 기존 저궤도 시스템과 달리 실시간 조난 탐지가 가능하고 조난 위치 오차도 반경 5km에서 10m 이내로 크게 줄어든다. 한편 상하수도·통신·전력·가스·난방 등 지하 시설물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데이터베이스도 구축된다. 도로 굴착 등 공사를 할 때 활용하면 싱크홀 등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중국 베이징에 사는 우샤오판(吳小凡·27) 씨는 대학 졸업 후 4년간 다니던 미국계 컨설팅회사를 올 3월에 그만뒀다. 작년 말부터 이직을 고민하던 차에 친구들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쉽게 돈 버는 것을 보고 사직을 결심했다. 10만 위안(약 185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우 씨는 매달 10% 이상의 수익을 가뿐히 올렸다. 회사 다닐 때 월급(약 7000위안)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쥐면서 명품 가방에도 눈을 돌렸다. 하지만 샤오바이(小白·초보투자자)의 기쁨은 잠시였다. 6월 중순부터 증시가 곤두박질치면서 순식간에 돈을 까먹기 시작했고 두 달 만에 원금도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는 “주식 투자로 망한 사람이 하도 많아 나는 명함도 못 내민다”면서 “다시 취직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국 증시 폭락의 여진은 아직도 대륙을 안팎으로 뒤흔들고 있다. 우선 주식 투자에 실패한 가계가 소비를 줄이며 내수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금융 불안이 실물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밖에서는 중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나빠지면서 중국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의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중국발 쇼크’가 촉발한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은 그 후진성 때문에 위험의 깊이조차 잴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폭탄이 중국 경제의 진짜 위험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흔들리는 중국의 자산시장 “4, 5월 증시가 활황일 때는 계좌를 개설하러 오는 고객이 하루에 200명이 넘었어요. 우린 야근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근무를 했죠. 하지만 지금은 손님을 아예 찾아보기 힘듭니다.”(상하이 차오상증권 왕전 이사) 현지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 증시에 몰린 돈의 80% 이상은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6월 중순 이후 주가 폭락 때문에 허공으로 사라진 시가총액이 20조 위안(약 3700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중산층 및 서민 가계의 자산 손실도 어마어마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붕괴는 실제로 소비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증시가 한창 급등했을 때 베이징이나 상하이 시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는 아직 번호표조차 달지 않은 새 고급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7월엔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BMW, 아우디 등 고급 승용차는 가격 할인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5∼20% 급감했다. 쉐하이둥(薛海東) 한국투자신탁운용 선임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에 증시 폭락까지 겹쳐 가전제품 등 소비재 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주변에도 주식으로 손실을 입어 예약해놨던 고급차를 취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증시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주택 착공과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린 결과 지금은 부동산 공급 과잉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의 주요 중소도시에서는 집값 상승률이 작년 9월 이후 올해 7월까지 거의 1년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도시는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멈추면서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꺼져 집값이 급락하면 대출 부실로 은행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 결과 중국이 2008년 미국이 겪었던 금융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소 은행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의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은 지난해 3월 말 6460억 위안(약 119조500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920조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중국 5대 은행(공상 중국 농업 교통 건설은행)의 순이익 증가율 역시 작년 상반기(1∼6월) 5∼12%에서 올해 상반기 1% 안팎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한계기업이 구조조정되고 부실채권이 급증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형 은행들이 파산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져 자본 유출이 빨라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금융시장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중국 정부의 대응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갖은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폭락 장세를 더 부추기는 결과만 낳았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 리서치사무소장은 “한국 증시가 코스닥 버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해진 것처럼 중국도 무리한 개입을 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놔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동남아 등 중국과 밀접한 국가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외환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 내에 금융 불안이 동시에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 신흥국들의 시장 상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경제부 기자베이징·상하이=정임수 경제부 기자둥관·선전=김재영 경제부 기자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의 실물경제 위기와 증시 혼란에 세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담담한 모습이다. 중국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로 대변되는 구조개혁 과정에서의 과도기라고 보고 있다. 수출에서 내수로, 전통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성장속도가 낮아졌지만 결국에는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은 2020년 이전 완성될 것이고 중국 경제는 투자·수출 중심에서 소비가 이끄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새장을 비워 새를 바꾸자’는 ‘텅룽환냐오(騰籠換鳥)’, 새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새를 봉황으로 바꾼다는 ‘펑황녜판(鳳凰涅槃)’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각각 첨단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전통산업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사오쥔(李少君) 민성(民生)증권 연구원 부원장은 “경제성장률 하락 등만 보고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평면적인 분석”이라며 “1960∼1970년대 일본이, 1980∼1990년대 한국이 경험한 것처럼 중국의 경제가 감속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왕전(王유) 차오상(超商)증권 리서치센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서 7%에서 떨어진 것은 중국의 경제 발전 과정, 산업 구조전환의 과정이지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면 불안감이 진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전략적 신흥산업의 성장이 중국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차오쥔보(曹軍波) 아이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신흥산업의 기술변혁은 전통산업에도 기회를 가져와 스마트산업과 제조업이 결합된 스마트 제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최근 투자 위축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첸징(金(천,청)청) 선완훙위안(申萬宏愿)증권 선임연구원은 “소비, 수출은 수치상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데 투자 수요의 하락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굉장히 크다”며 “고정자산 투자, 특히 부동산, 제조업 설비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가 개혁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개혁 정책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시되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팀장=신치영 경제부 차장 higgledy@donga.com▽팀원=유재동 경제부 기자베이징·상하이=정임수 경제부 기자둥관·선전=김재영 경제부 기자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7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동 개혁과 기업 경쟁력 강화, 조속한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조선·자동차·석유·석유화학 협회장 및 상근부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부진업종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들어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하고 특히 8월에는 6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며 “총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해 우리나라 수출과 제조업에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 장관은 “유가 하락, 세계 경기 위축 등 어려운 대외여건도 수출 부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여건과 구조적 도전들을 고려할 때 더이상 우리 경제와 산업의 구조개혁을 늦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특히 수출 체질 개선을 위해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고임금 구조가 지속되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국내 산업 경쟁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며 “10일까지는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중 FTA가 비준되면 12조 달러의 거대한 지역 경제공동체가 탄생해 우리 수출기업들에 새로운 성장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FTA 비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매주 수출상황을 점검하고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 재편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7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노동 개혁과 기업 경쟁력 강화, 조속한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조선·자동차·석유·석유화학 협회장 및 상근부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부진업종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들어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하고 특히 8월에는 6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며 “총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철강, 조선,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수출과 제조업에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이어 “유가 하락, 세계경기 위축 등 어려운 대외여건도 수출 부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의 어려운 여건과 구조적 도전들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우리 경제와 산업의 구조개혁을 늦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특히 수출 체질 개선을 위해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고임금 구조가 지속되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국내 산업 경쟁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며 “10일까지는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중 FTA가 비준되면 12조 달러의 거대한 지역 경제공동체가 탄생해 우리 수출기업들에 새로운 성장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FTA 비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매주 수출상황을 점검하고 철강·조선·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재편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예로 들며 수출 부진 극복을 위한 ‘기업인 역할론’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2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장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중국을 방문해 현지 여행사 대표를 만나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이처럼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면 수출 부진을 돌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제 관련 부처의 장관이 특정 기업인을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현재 수출 부진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도 함께 뛰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예로 들며 수출부진 극복을 위한 ‘기업인 역할론’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2일 저녁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장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중국을 방문해 현지 여행사 대표를 만나 중국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이처럼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면 수출부진을 돌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제관련 부처의 장관이 특정 기업인을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현재 수출부진 극복을 위해 기업인들도 함께 뛰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이날 윤 장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5개 FTA의 국회 비준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7일 조선, 석유화학, 철강, 정유, 자동차 등 5개 수출부진 업종 대표 기업인들을 만나 구체적인 수출 지원 방안과 구조조정을 논의할 계획이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도시가스 요금이 다음 달부터 평균 4.4%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가스공사가 제출한 9월 도시가스 원료비 인상 요청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서울 기준 평균 4.4% 인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산업부는 “요금 산정 시점의 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9%가량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서민경제 안정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했다”며 “5월 이후 최근 유가의 하락분은 환율변동분과 함께 11월 이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 대한 도시가스 요금경감 제도도 31일부터 개선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은 기존과 달리 주민센터에서 요금경감을 신청할 수 있고 각종 서류 제출도 면제된다. 기존에는 신청한 달의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했지만 적용시기를 신청일 다음 날로 앞당기기로 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도시가스요금이 다음달부터 평균 4.4%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가스공사가 제출한 9월 도시가스 원료비 인상 요청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서울 기준 평균 4.4% 인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산업부는 “요금 산정시점의 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9% 가량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서민경제 안정과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했다”며 “5월 이후 최근 유가의 하락분은 환율변동분과 함께 11월 이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배려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가스 요금경감 제도도 31일부터 개선한다. 사회적 배려대상자들은 기존과 달리 주민센터에서 요금경감을 신청할 수 있고 각종 서류 제출도 면제된다. 기존에는 신청한 달의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됐지만 적용시기를 신청일 다음날로 앞당기기로 했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본사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낸 한국전력이 내년 7000억 원가량을 주주 배당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 상환에는 매각대금의 절반가량만 사용하기로 해 빚을 갚기보다는 ‘배당금 잔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본사 매각대금 활용 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매각대금 10조5500억 원 가운데 부채 상환에 5조5176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본사 터를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하면서 “부채 감축을 위해 본사를 매각했기 때문에 매각대금으로 우선 부채를 갚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매각대금의 52.3%만을 빚을 갚는 데 쓰는 셈이다. 본사 터 매각으로 한전이 올린 차익은 낙찰가 10조5500억 원에서 ‘장부 가격’ 2조73억 원을 뺀 8조5427억 원이다. 반면 한전은 매각대금의 7%인 7360억 원을 내년 주주 배당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배당금 총액(3210억 원)의 2배이고, 2014년 배당금 총액(561억 원)의 12배를 주주들에게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주당 배당금도 2014년 90원, 올해 500원에서 내년에는 1150원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 한전, 하루 이자 32억 나가는데 내년 배당금 2배로 ▼한전의 부채 총계는 6월 말 기준으로 59조 원. 차입금만 28조8000억 원이어서 하루 이자로만 32억 원이 나간다. 장윤석 의원은 “부채를 줄여 경영 합리화를 꾀해야 할 한전이 배당금 잔치를 벌이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주주 배당에 할당한 7360억 원은 올해 이익 예상치를 토대로 산출한 것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올해 상반기에 이미 2조5650억 원의 순이익을 내 배당금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당금 확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내수 살리기 대책 중 하나다. 배당금을 늘려 가계로 돈이 흐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시책에 따라 배당금 규모를 늘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전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부 21.2% △한국산업은행 29.9% △외국인투자자 28.8%여서 배당금의 80%가량이 가계 수입 확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한전은 본사 매각대금의 28.8%인 3조415억 원을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와 전력설비 확대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5719억 원은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로 옮긴 본사 이전 비용으로, 6830억 원은 법인세 납부에 쓴다. 한전 관계자는 “부채 규모와 비율을 고려해 매각대금을 모두 빚을 갚는 데 쓰기보다 공기업으로서 경기 활성화 지원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재명 egija@donga.com·김재영 기자}

21일 낮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점심시간이 되자 한국전력 본사 인근의 음식점, 커피숍 10여 곳에서는 모두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시에 둥지를 튼 한국전력 등 14개 공공기관 직원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김광덕 나주사랑시민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한전이 이전한 이후 인근 상업지구의 땅값이 3.3m²당 2000만∼30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나무 밭과 황토밭이었던 한적한 들녘이 이제 ‘전남의 강남’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침체됐던 지역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줄기만 하던 인구가 늘면서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효과로 들썩 빛가람동은 나주의 다른 지역과 달리 젊고 활기찼다. 빛가람동 주민센터가 지난해 2월 24일 개소할 당시에는 주민이 한 명도 없었으나 지난달엔 9000명을 넘어섰다. 빛가람동 주민센터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50명씩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며 “이사 오는 주민 연령대가 대부분 30, 40대”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나주시의 땅값은 3.2% 올라 전국 시군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빛가람동은 13.72%나 올랐다. 빛가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땅이나 상가를 사겠다는 손님은 넘치는데 한전 주변 좋은 위치의 상가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남동발전 등이 이전한 경남 진주시도 마찬가지다. 한때 ‘전국 6대 낙후지역’으로 불릴 정도였던 진주시는 최근 들어 공공기관과 고층 아파트, 근린시설이 속속 들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부동산개발업체 토원의 방성철 기획실장은 “아파트 상가는 실면적 기준 3.3m²당 6000만∼7000만 원, 일반 상가는 4000만 원 안팎에서 분양이 될 만큼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은 세수도 늘고 있다. 전남도와 나주시에 따르며 올해 상반기에 빛가람시에서 걷은 취득세, 지방교육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는 410억 원으로 지난해 세수(359억 원)를 넘어섰다. 나주시 관계자는 “인구 전입과 함께 신규 사업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면 지방세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들에 대한 지방세 감면이 2023년에 끝나면 세수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LH 관계자는 “본사 이전에 따라 연간 100억 원가량의 지방세를 진주시에 납부하게 된다”며 “이 외에도 사옥관리, 경비, 업무협력 등에 지역주민 200여 명 채용, 유관기업 연쇄 이전 등의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지역을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지방으로 이전했다는 이유로 ‘지역 기업’으로 전락할 생각은 없다.”(조환익 한전 사장) 지역으로 이전한 공기업들은 ‘지방 기업’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전 지역을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토대로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전은 광주·전남을 ‘전력수도’로 만든다는 목표로 ‘에너지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전자·컴퓨터), 일본의 도요타 시(자동차)처럼 광주·전남을 에너지에 특화된 세계적인 지역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020년까지 기업 500개를 유치하고 지역 핵심 인재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소기업 육성자금 2000억 원을 투자하고 인재 양성에는 매년 1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LH는 진주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부동산 서비스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지난달 경남도와 ‘지역인재 우선채용 및 지역개발업무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H는 진주·사천 항공산단, 밀양 나노산단 등 지역특화 산단 개발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 등은 올해 5월 한국가스공사 등 11개 이전 공공기관과 함께 ‘대구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협의회’를 결성했다. 대구시는 이전 공공기관들과 연계해 2019년까지 대구의 지식서비스산업 및 에너지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영남권 비즈니스 서비스 중심 역할을 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곳을 지역 제조업과 연결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역시 ‘경북혁신도시 드림모아 10대 프로젝트’를 올해 5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김천의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2개 공공기관을 연결해 지역 발전을 꾀하는 사업이다. 이전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경북도와 함께 △고속도로 휴게소에 청년창업 매장 개설 △로컬푸드 직거래 시스템 구축 △고속도로 역사테마파크 조성 등을 추진한다. 김천시 관계자는 “올해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1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 인구 2만6000명 증가, 지방세 100억 원 증대 등이 예상된다”며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경북 전역으로 확대해 ‘추풍령 창조경제벨트’로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 종합김재영 redfoot@donga.com·조은아 기자}
공공기관들은 이전한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로 이전한 한국가스공사는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인재 양성, 사회공헌, 공공구매 등을 시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인 ‘온누리 열효율 개선사업’도 전체 시공 물량의 40% 이상을 대구지역에 배정했다. 경남 진주로 이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본사 사옥을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관을 운영하고 사옥 내 토지주택박물관을 활용해 역사·문화 강좌, 어린이문화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지방행정연수원은 지역 상품 우선구매 원칙을 정하고 이전 후 1년 반 동안 물품 용역 계약 금액의 77%인 28억9000만 원어치를 지역 업체로부터 사들였다. 한국전기안전공사도 다문화 가정과 조손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전기안전점검, 기초생활수급 가구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등 다양한 지역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업 특성을 살린 재능기부로 영역을 확대하기도 한다. 한국전력은 원격 검침기술을 활용한 치매·홀몸노인 돌보미 서비스를 개발해 10월 광주 광산구에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공공인프라를 활용한 새로운 사회안전망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부산 ‘금융 클러스터’ 2조8000억 생산유발 효과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자리를 잡으면 도시마다 수조 원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이전에 이어 연관기업, 연구기관까지 따라 이전하면 경제, 교육, 문화 등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김성태 동의대 교수에 따르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7개 금융공공기관이 클러스터를 형성하면 5년 뒤인 2020년에는 2조8283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금융산업의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는 2020년에 최소 2조7629억 원에서 최대 3조7061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LH가 이전한 경남 진주시도 공공기관 이전과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되면 2조 668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조1500억 원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북 역시 기금운용본부(국민연금공단 포함) 이전으로 GRDP는 최대 3522억 원, 부가가치는 4530억 원, 투자는 5534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2030년에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3분의 1 이상이 동북아시아에 집중되며,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의 국제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원자력안전협력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동북아 지역의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협력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북아 원자력안전협의체’ 구축과 관련해 국내 원자력계의 역량을 결집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한중일 3개국에 96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건설·계획 중인 원전까지 포함하면 2030년경에는 약 200기의 원전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북아에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지역 내 공동안전기준 마련을 포함한 상호 협력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원자력 분야 종사자들과 주요 인사들은 ‘원자력 안전, 국민 안심’, ‘원자력, 동북아 평화와 번영’ 등 메시지를 외치며 국내 원자력 안전,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원자력 안전 협력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정책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박윤원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원전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자력안전협약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일본은 자국 원전의 안전성만이 아니라 중국의 원전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는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전에 관한 한 힘의 균형이 동북아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역 내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동북아 3국의 상황을 볼 때 원자력은 포기할 수 없으며 원자력 안전은 인접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 차원의 원자력안전협의체 구성과 운영을 위해 원전 사고 시 국가 간 비상대응 협력체계 구축, 동북아 국가의 안전규제기준의 동질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학계 차원의 안전교육 프로그램 수립과 공동연구 협력체계, 방사선 영향에 대한 공동 역학조사, 원전 운영사 차원의 교류 및 사고 시 지원체계 수립 등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세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자력비상대책단장은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통해 인접 국가 간 정보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규제기관 간의 협력체계인 고위규제자회의(TRM)를 운영자 간 협력, 원자력안전 공동연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전 안전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본부장은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는 원자력안전 R&D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서는 인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동북아 원자력안전 R&D 협력센터와 협력기금 설치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에서도 원자력 안전을 위한 국제협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행사에 참석한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주변국 간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며 “국가 간 다자협력체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공감대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인하됐던 도시가스요금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4∼6%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스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한국가스공사 측의 요청이 있었다”며 “어느 정도로 올릴지는 기획재정부 및 가스공사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가스공사가 그동안 도시가스요금을 올리지 못해 원료비에서 3조4000억 원의 누적손실이 발생한 만큼 올리는 것이 맞다”면서도 “국민경제 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4∼6%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도시가스 요금을 9% 인상할 것을 산업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측은 두바이유가 올해 1월 배럴당 평균 45.77달러에서 5월 63.02달러로 38%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4월 1098.36원에서 지난달 1169.24원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2030년에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3분의 1 이상이 동북아시아에 집중되며,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의 국제협력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원자력안전협력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동북아 지역의 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협력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북아 원자력안전협의체’ 구축과 관련해 국내 원자력계의 역량을 결집하고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한중일 3개국에 96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건설·계획 중인 원전까지 포함하면 2030년경에는 약 200기의 원전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북아에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지역 내 공동안전기준 마련을 포함한 상호 협력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원자력 분야 종사자들과 주요 인사들은 ‘원자력 안전, 국민 안심’, ‘원자력, 동북아 평화와 번영’ 등 메시지를 외치며 국내 원자력 안전,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원자력 안전 협력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정책 세션의 주제발표를 맡은 박윤원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원전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원자력안전협약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일본은 자국원전의 안전성만이 아니라 중국의 원전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는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전에 관한 한 힘의 균형이 동북아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역 내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동북아 3국의 상황을 볼 때 원자력은 포기할 수 없으며 원자력 안전은 인접 국가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 차원의 원자력안전협의체 구성과 운영을 위해 원전 사고시 국가간 비상대응 협력체계 구축, 동북아 국가의 안전규제기준의 동질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학계 차원의 안전교육 프로그램 수립과 공동연구 협력체계, 방사선 영향에 대한 공동 역학조사, 원전 운영사 차원의 교류 및 사고시 지원체계 수립 등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세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자력비상대책단장은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통해 인접국가간 정보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규제기관 간의 협력체계인 고위규제자회의(TRM)를 운영자간 협력, 원자력안전 공동연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전 안전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본부장은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는 원자력안전 R&D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서는 인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동북아 원자력안전 R&D 협력센터와 협력기금 설치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에서도 원자력 안전을 위한 국제협력에 적극 나서 계획이다. 행사에 참석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뿐 아니라 주변국간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상호신뢰가 필요하다“며 ”국가간 다자협력체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공감대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3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떨어지고 있지만 그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5%(2.21달러) 하락한 배럴당 38.24달러로 마감했다. 2009년 2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으로 이어졌다. 미국 셰일가스업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간에 경쟁이 지속되면서 공급 과잉이 계속되는 것도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표적 유가 급락기인 1986년과 2009년 당시의 저점이 두바이유 기준 30달러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2009년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위기의 저점은 두바이유는 배럴당 35달러, WTI는 30달러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6월 29일 L당 1584.88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연일 하락해 24일에는 L당 1534.64원까지 떨어졌다. 전국 주유소의 27.6%인 3305개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L당 140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폭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누리는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7일 배럴당 65.06달러로 올해 정점을 찍었던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24일에는 44.40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폭은 31.8%. 그러나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L당 1519.81원에서 1534.64로 오히려 15원가량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폭에 비해 국내 기름값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휘발유 원가에 유류세가 60%나 붙어 소비자가격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분만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유가 하락분을 상쇄하고 있다고 정유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 하락에 발맞춰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제대로 낮추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의 휘발유 공급가격(세전)은 6월 3주 L당 638.70원에서 8월 2주 562.61원으로 11.9% 인하하는 데 그쳤다. 반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 제품 가격은 가장 높았던 6월 2주 배럴당 83.30달러에서 8월 1주 66.93달러로 19.7% 하락했다. 환율 효과를 감안해 원화로 환산해도 584.83원에서 492.16원으로 15.8% 떨어져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하폭보다 컸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관계자는 “7월에 국제 휘발유 가격은 L당 43.17원 내린 데 비해 국내 정유사의 공장도가격은 L당 31.17원 내리는 데 그쳤다”며 “올해 초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가격 인상폭이 국제유가 인상분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나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위기를 넘기는 응급수술은 일단 성공했지만 고질병에 대한 대수술 결과는 물음표.’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경제 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이 평가했다. 저물가와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았던 단기 내수부양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추경 편성 ‘잘함’, 투자 활성화 ‘못함’ 전문가 15명 가운데 8명은 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잘한 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 일련의 내수부양책’을 꼽았다. 특히 올해 초 완만하게 개선되던 소비심리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급격히 위축되자 추경 카드를 꺼내 재정지출을 늘린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핵심 정책과제인 공공 금융 노동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 대해 전문가 7명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정부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던 구조개혁 이슈를 공론화해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제도 개편을 시도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반면 다른 전문가 4명은 구조개혁을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공개혁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거나 금융개혁과 노동구조 개선과 관련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현 상황이 정부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경제 분야에서 정부가 제대로 못한 일로 △기업 투자활성화(5명) △청년고용 대책(5명) 등이 꼽혔다. 투자활성화 분야는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째였던 지난해 2월 당시 전문가 평가에서 6.6점을 받았지만 이번 평가에선 6점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투자활성화를 위해 수차례 현장의 애로를 듣고 관련 규제를 푸는 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핵심 규제인 수도권 규제를 본격적으로 풀지 못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가 고용률을 높이려 애썼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별로 늘지 않아 지난해 2월 6.8점이던 일자리창출 정책 관련 점수는 이번에 6점으로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는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육성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잠재성장률이 과거 3%대 중후반에서 현재 3%대 초반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선도 업종을 발굴해 지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 잘한 수장은 최경환, 못한 수장은 이기권 현 경제팀 수장 가운데 업무 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10명)과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9명)이라는 답이 많았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4대 부문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몇몇 전문가는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총리 공석 기간 부처 간 정책 조정자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과가 떨어지는 경제부처 장관으로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지목됐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 주무부처 수장이면서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점이 감점 요인이었다. 경제 전문가 15명 중 11명은 정부의 향후 과제로 4대 부문 구조개혁을 들었다. 임기 반환점에 이르기까지 구조개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데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남아 있는 단추를 최대한 많이 끼우도록 정책의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구조개혁을 완결해야 이를 토대로 다른 개별 정책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고용 대책(8명),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육성(5명), 각종 규제 완화(4명) 등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을 추진할 때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며 멀리 보라고 주문했다. 임기 후반 성과물을 만드는 데 급급하다 보면 나라 경제의 미래가 달린 큰 흐름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서비스산업 발전, 의료 및 관광산업 활성화, 문화산업 육성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의욕만 앞선 노동개혁… 협상상대 배려 부족 ▼박근혜 정부의 사회 분야 성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애쓰기는 했는데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최근 쟁점 이슈들에 대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정책 추진력이 상실돼 악화되는 상황을 반전시킬 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시행과 청년실업 해소 등 노동 분야 정책에 대한 점수는 평균 4.9점으로 평균점수에도 못 미쳤다. 노동시장 개혁 추진 자체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추진 방법을 놓고는 ‘낙제점’이라고 평가한 전문가가 많았다. 노사정위원회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조차 하지 못한 현재 상황 역시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의욕 과잉과 협상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의 문제 때문에 생산적,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데 실패했다”며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가 노동시장 개혁 의제로 적절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협상 당사자인 경영계와 노동계 양쪽은 모두 박한 점수를 주었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정부가 중심을 잡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여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정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처장도 “목표와 방향, 전략과 전술, 로드맵 등 총체적으로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현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기초연금 도입’이 평균 6.6점으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엄청난 재정이 들어갈 것이 확실한 만큼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대상과 액수를 세분하는 등 재정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정책은 전문가별로 의견이 나뉘었다. 김상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돈을 쓰지만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다”(3점)고 지적한 반면,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공보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펼쳤다”(8점)고 평가했다. 교육 분야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 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가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사실상 교육감들이 초중등교육 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고등교육 정책은 원칙과 방향이 없다고 지적한다. 한숭희 서울대 교수는 “국립대 총장 공석 사태나 정원 축소 등의 문제를 볼 때 정부가 대학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정책 중에는 특히 대학구조개혁이 평균 4.2점으로 사회 분야 정책들 중에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배영찬 한양대 교수는 “대학구조개혁법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면서 정부에 대한 대학들의 불신이 팽배해지고 혼란이 커졌다”며 “교육부 수장이 바뀐 뒤 대학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아 정책 추진력이 거의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지은림 경희대 교육대학원장은 “대학의 하향평준화를 조장하는, 100% 실패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 ‘문화가 있는 날’ 전시성 행사에 그쳐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성장엔진이다.”(8월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8·15 경축사를 비롯해 국무회의와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정 운영의 핵심으로 ‘문화융성’을 자주 강조했다. 집권 1기 동안 박근혜 정부는 △‘문화가 있는 날’ 시행 △‘문화융성위원회’ 활동 △콘텐츠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의 문화융성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동아일보가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 10명에게 ‘박근혜 정부 2년 반 임기의 성과는 1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은 결과 4.8점에 그쳤다. 또 ‘지난 3년간 국내 문화가 발전했나 혹은 퇴보했나’를 물은 결과 6명이 ‘퇴보했다’, 2명이 ‘이전 정권과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답한 경우는 국정기조를 문화로 설정한 점 자체를 높이 샀다. 정대경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은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고지석 래몽래인 부사장은 “현 정부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콘텐츠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문화융성 개념 자체가 모호한 점 △‘문화가 있는 날’ 등 보여주기 식 정책 △순수문화, 순수예술에 소홀한 점 등으로 나타났다. 소설가 김주영 씨는 “문화예술인의 사고나 이념은 자유롭다”며 “정책도 이를 감안해 획일적인 목표 추구보다는 섬세하게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 2기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화 기초체력’을 구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많았다. 박제성 클래식 평론가는 “문화의 중추가 되는 순수 문화, 예술 분야에서 투자와 관심이 너무 낮았던 것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도 “한류 등 돈이 되거나 당장 성과가 드러나는 분야만 신경을 썼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가의 문화 기반을 쌓아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이건혁·천호성 기자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