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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면 대전 유성에는 볼 게 많아진다. 이팝꽃과 온천이 어우러지는 유성온천문화축제는 대전의 대표 축제다. 10∼12일 유성구 온천로와 갑천변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26회 축제는 ‘온천愛 빠지고 유성愛 반하다’를 슬로건으로 온천 체험을 비롯해 6개 분야에서 100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첫날인 10일에는 수신제 길놀이가 열린다. 유성구 11개 동 풍물단 연합팀의 거리공연과 온천공원 채수(採水), 온천수 봉송 행진이 펼쳐진다. 온천탑 일원에서는 온천문화의 전통성을 계승하는 온천 수신제가 열린다. 이날 오후 6시 계룡스파텔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행사에는 가상현실(VR) 드로잉과 초대형 무선조종 비행기 퍼포먼스가 마련됐다. 인기가수 케이윌 노브레인 에이프릴 등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11일에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온천수 건강 물총대첩’이 온천로에서 펼쳐진다. 축제 참가자들이 서로 편을 나눠 물총 싸움을 하는 이 행사는 12일에도 한 번 더 열린다. 온천교에서 열리는 ‘다 함께, 온천 거리퍼레이드’에는 6개 동 주민과 대전방문의 해 시민서포터스단, 군악대 등 약 1500명이 참가해 흥을 돋운다. 이날 밤에는 217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 ‘창현의 거리노래방’이 열려 숨은 실력자들을 노래 경연으로 안내한다. 이날과 12일 오후 8시 계룡스파텔 메인광장에서는 온천수를 맞으며 즐기는 댄스파티 ‘온천수샤워 DJ파티’가 열린다. 인기그룹 쿨의 김성수와 DJ DOC 이하늘이 DJ로 나선다. 행사장 주변 야외 족욕장에서 족욕을 즐길 수 있으며 종합안내소에서 나눠주는 쿠폰으로 9개 온천호텔에서 숙박료 30%와 목욕비 20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올해는 축제 콘텐츠를 대폭 보강해 방문객들이 온천에서 건강해짐을 만끽하고 흥겨움과 치유의 기쁨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며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많이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연 관광객 4000만 명(전국 2위), 관광객 만족도 전국 5위.’ 충남도가 2022년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목표다. 도는 지난해 ‘충남 관광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고 올 들어 국내외 관광 홍보와 축제 활성화, 안면도 및 서부내륙권 관광 인프라 개발 등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는 올해 12월 개통하는 보령∼태안 연륙교가 충남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륙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6.9km·2021년 4월 개통)을 포함해 서해안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보령에서 태안까지 차량으로 1시간 40분 걸리던 것이 고작 10분으로 줄어든다. 도는 연륙교의 한쪽 끝인 태안 안면도를 국제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서부내륙권 광역 관광개발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한다. 천안 대한독립만세길사업 등 충남 7개 시군 11개 사업에 1880억 원을 투자한다.축제를 통한 관광 활성화에도 주력한다. 육군 해군 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시에서 내년 개최할 ‘2020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를 위해 중앙부처 및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부여와 공주에서 매년 열리는 백제문화제 콘텐츠를 양적, 질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산해미읍성축제와 부여서동연꽃축제 등을 충남 우수축제로 지정해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인근 두세 시군과 연계해 관광지 광역투어버스 사업과 관광안내 체계 정비 사업도 추진 중이다 도는 국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박람회 홍보관을 운영하고 각 지역을 찾아가는 관광설명회 및 팸투어를 강화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문화유적을 핵심 테마관광자원으로 삼아 해외 관광객을 유인할 생각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충남은 앞으로 중국과 일본 등의 관광객 유치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일 생각”이라며 “서산 대산항의 국제여객선 취항에 대비해 중국에서의 관광설명회를 강화하고 백제 역사와 레포츠를 결합한 관광상품인 ‘워킹 페스타 인 백제’를 더욱 발전시켜 일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생명의 바다, 희망의 바다, 안전한 바다’를 주제로 한 ‘제5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18일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 30분 충남 서천군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다. 서천군과 충남도교육청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후원한다. 단체(20명 이상)로 참가하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 미술학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어린이과학동아 또는 과학동아 1년 무료 구독권을 준다. 지난해부터 유치원생의 참여가 가능해져 가정의 달에 온 가족이 함께 그림대회에 참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림대회를 마친 뒤 생태여행과 역사문화 관광지인 서천 여행을 즐기면 좋다. 대회가 열리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 생물자원 수집과 보존·관리, 연구, 전시, 교육을 하는 곳이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전시공간인 시큐리움에는 7000점이 넘는 해양생물 표본이 있다. 미술대회를 마친 뒤 주변의 국립생태원을 둘러볼 수 있다. 생태원은 열대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같은 여러 기후대와 생태계를 재현하고 있다. 또 서천에는 한산모시관과 마량리 동백나무숲, 장항스카이워크, 신성리 갈대밭 등이 있어 가족 단위의 생태투어를 즐길 수 있다. 올해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상재 선생 생가를 비롯한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는 코스를 신설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동아일보와 함께하는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중부권의 생태 그림대회로 자리를 잡았다”며 “올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환경을 생각하는 기회도 갖고 가족여행도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 대상: 전국 유치원생 및 초등학교 1학년∼고교 3학년(참가비 없음)▽접수 마감: 5월 15일(수)▽준비물: 대회용 도화지는 현장에서 무료 배포. 그림도구와 중식 및 간식, 돗자리 등은 개별적으로 준비. ▽신청 방법: 개인=대회 홈페이지에서 신청, 단체=대회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해 e메일로 제출▽시상: 교육부 장관 등 4개 부처 장관상, 시도지사상, 시도교육감상, 대학총장상, 해군참모총장상 등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40년간 소나무만 그려 온 서양화가 임영우 화백의 8번째 개인전 ‘소나무와 여정’이 8∼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 메르’에서 열린다. 30여 전시 작품의 주제는 환희, 화목한 가정, 귀로, 꽃비, 여명, 우정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소나무 화백’답게 소재는 한결같이 소나무다. 작품 가운데 자화상도 있지만 그 역시 소나무가 배경이다. 지금까지 그린 소나무 작품은 줄잡아 500여 점. 임 화백은 “대개 동양화의 소재인 소나무를 이렇게 줄곧, 그리고 오래 그려 온 서양화가는 국내 화단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무만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려서부터 소나무에 대한 느낌이 강렬했다. 그러니 내가 선택했다기보다는 ‘나에게 스며들었다’고 해야….” 그래도 그동안 기법과 분위기는 달라졌다. 어둡고 강한 색채는 밝고 온화해졌고, 거칠던 붓의 터치는 차분하고 섬세해졌다. 수년 전부터는 기와집이 그림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작가는 ‘외로움’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서양화가인 조영동 전 성신여대 교수는 “작가가 인생의 고뇌와 갈등을 넘어 평정에 이르렀다. 평정은 변화하는 사물의 진면모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임 화백은 “세월과 애환이 담긴 소나무를 보고 느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미술교사로 출발해 교장과 지역교육장을 지낸 교육계 원로다. 대전시와 충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한국미술협회 대전지부 자문위원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천안 백석문화대가 탈북민이 공직과 전문직으로 진출하는 등용문이 되고 있다. 백석문화대는 올 2월 산업체위탁교육 특별전형과정인 한마음교육센터 사회복지학부 졸업생 12명 가운데 2명이 공무원이 됐고 3명은 4년제 대학에 편입했다고 6일 밝혔다. 공무원이 된 A 씨는 충남 아산시 다문화 관련 부서에서, B 씨는 행정안전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에서 일한다. 이들은 2017년 국내 처음으로 개설된 탈북민 전담 교육기관 한마음교육센터의 첫 졸업생이다. 대학 관계자는 “나머지 7명도 졸업하며 받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바탕으로 현재의 직장에서 전문 일자리로 옮길 준비를 하거나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교육센터는 탈북민 업무를 담당하는 천안동남경찰서가 설립을 제안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조원덕 경위는 “탈북민 상당수가 공무원이나 전문직에서 일하기를 원하지만 전담 교육기관이 없는 데다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었다”며 “이들이 당당하게 사회에 정착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탈북민 학생의 학비는 대학과 한국장학재단,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등이 부담한다. 정부와 협의해 졸업하면 학사 학위와 더불어 별도의 시험 없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부여한다. 한마음교육센터는 탈북민 학생들의 자신감을 높여주기 위해 성공학과 긍정심리학 과목도 마련했다. 조 경위를 비롯한 동남경찰서 교통 여성청소년 형사 분야 경찰 11명은 번갈아가며 매주 한 차례 2시간 ‘생활과 법률’을 강의한다. 교통안전, 가정폭력 및 성폭력 예방 등을 가르치고 강의료는 탈북민 학생 장학금으로 모두 전달한다. 백석문화대는 한마음교육센터에 글로벌외식관광학과를 추가 개설하고 탈북민 교육 지원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훈 한마음교육센터장은 “탈북민 지원 기관인 남북하나재단 등과 함께 대학에 푸드트럭을 설치해 글로벌외식관광학과 학생들이 운영하도록 하고 탈북민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인 요양보호사 양성 기관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 신도심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보이는 갈등 끝에 위층 남성이 아래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통상적인 층간 소음 문제와는 달리 아래층에서 소음이 난다며 위층 주민이 분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세종경찰서와 세종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7분 세종시 고운동의 한 아파트에서 15층에 사는 A 씨(47)가 14층에 사는 B 씨(46)를 흉기로 공격했다. B 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도 B 씨를 공격하다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계단식인 이 아파트 14층 엘리베이터 옆에서 기다리다 귀가하는 B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를 흘리며 계단으로 12층까지 피신해 쓰러져 있던 B 씨를 발견한 주민이 신고했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뒤 자신의 집에 있던 A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층간 소음 문제 때문에 분을 참지 못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일부는 A 씨와 B 씨가 약 한 달 전 이 아파트 1층에서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한 주민은 “A 씨는 아래층 소음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항의했고 B 씨는 시끄럽게 한 적이 없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고 회사원인 B 씨는 자신의 회사에서 임차한 이 아파트에서 두 달 전부터 동료와 둘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가 이사 오기 전 14층에 거주하던 사람들과도 “시끄럽다”며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중환자실에 있어 좀 더 조사해야 정확한 사건 경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목원대는 2025년까지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중부권 최고의 교육혁신 대학으로 비상할 것을 다짐했다. 권혁대 총장은 2일 교내 채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MVP(Mokwon Vision & Plan) 2025’를 발표했다. 정양희 이사장, 허태정 대전시장, 김상수 중앙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비전은 열린교육혁신, 학생성공지원, 지·산·학 협력, 대학 경영체계 혁신 등 4대 핵심전략과 16개 실천전략, 48개 실행과제로 구성됐다.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용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산업체와 지역이 원하는 맞춤형 학생을 육성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대내외 교육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교육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융·복합 학문 중심의 교육과정 개편과 학문 특성화 전략을 추진한다. 교양 교육과정을 사회 수요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고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전공 교육과 교수-학습 지원 체제를 강화한다. 이타적 포용인재, 주체적 전문인재, 융합형 창의인재 등의 ‘목원 인재상’을 정립한 것도 이번 비전의 성과 가운데 하나다. 권 총장은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 초가속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이 나아갈 방향과 철학을 담은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며 “중부권 최고의 명문 사학으로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대박’ 특허로 이어지고 기업은 해외로 특허를 가지고 나가 국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원주 특허청장(55)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허청 개청 42년이 됐지만 이처럼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목표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청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특허청의 역할에 대해 내부 토론과 연구를 강도 높게 진행해왔다. 올 3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한국의 지식재산 시스템 수출협약을 맺은 그는 다음 달 1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지식재산 선진 5개국(IP5) 회의 준비로 분주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허청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데…. “그동안 우리는 특허를 많이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주력했고 그 목표는 훌륭히 달성했다. 하지만 그 특허를 활용하고 환류하게 해 새로운 지식재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는 아주 많이 부족했다. 정원사가 나무를 열심히 다듬었는데 한쪽에 치우쳐 수형(樹形)이 균형을 잃었다. 이제 특허보호와 시장 형성, 해외 진출 등이 강조돼야 한다.” ―특허 수형이 균형을 잃은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특허 보호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창의적인 대박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특허의 공급도 줄어 시장 형성은 요원하다. 대한민국 산업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동반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기술 탈취가 만연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압축성장은 몰라도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특허보호 대책은 있나. “지식재산 침해 행위는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가로막는 주범이다. 침해했다가는 낭패를 본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하겠다. 피해자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는 특허법 개정안이 7월 시행된다. 특허 침해자가 훔친 특허로 본 이익 전부를 그 손해액으로 산정하는 강력한 추가 대책도 마련 중이다.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진 특별사법경찰이 특허와 영업비밀, 디자인 침해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도 좋은가. “특허가 보호되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공정가격이 생겨 시장이 형성된다. 이 분야에서 금융이 활성화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와주면 특허를 가지고 해외에서 승부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지식재산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지식재산 전문가를 많게는 15명 사우디에 파견해 한국 지식재산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를 제공한다. 사우디는 지식재산 전략 수립과 특허행정 자동화 시스템 개발, 중소기업 및 개인에 대한 지식재산 상담도 바란다. 5년 전 우리 특허정보 시스템을 수입한 UAE는 공무원 파견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나라를 중동과 북아프리카 재식재산 시장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들이 우리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다른 나라가 100년 걸린 특허행정을 한국은 50년 만에 성취했다. 후발국은 이런 압축성장 노하우를 원한다. 정보기술(IT) 기반의 원스톱 서비스 특허정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어 한다. 이런 노하우와 기술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아세안 국가들에는 차관을 활용해 지원하려 한다. 우리 지식재산 기술과 방식을 수용하는 국가가 많아지면 우리 기업의 진출 무대가 넓어진다.” ―IP5 회의에서는 무엇을 논의하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른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을 어떻게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할지,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특허행정에 활용할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특허를 국가와 사회 문제의 해법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데…. “약 4억2000만 건에 이르는 세계 특허는 평가 철학과 방식, 기준이 유사한 세계 공통 언어다. 구체적인 명세가 붙어 참조하기에 더없이 좋은 빅데이터다. 특허의 목적은 문제 해결이고 돈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활용하기에 따라 국가와 사회 문제를 푸는 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디스플레이산업에 대한 전 세계 특허를 분석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제공했다.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도 이 자료에 관심이 있는 걸로 안다. 우리가 안고 있는 국가와 사회 난제를 해결하는 돌파구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나무와 풀로 왕관을 만들고 도토리를 주웠어요. 숲에서는 무엇이든 놀잇감이에요.” 최유나 양과 정승민 군은 세종시 인근 숲에 개설된 전국 최초의 공립 숲 유치원에 다닌다. 자연이 곧 교재이고 교실인 이곳에서 한국형 숲 유치원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세종시의 공립 유치원 비율은 전체 유치원의 9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놀이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며 수년째 아동학대 신고는 ‘0’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대한민국 유아교육 혁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이다. 2012년 개청 이후 시교육청은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내 59개 유치원 가운데 사립은 3개뿐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일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선진화를 위해 공립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정부와 시민을 상대로 꾸준히 설득해 공립 유치원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모든 유치원에 간호사와 안전지킴이를 배치하고 관리를 강화한 결과 2016년 이후 유치원 아동학대 신고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세종 아이다움 교육 방안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배우도록 교육체계를 대폭 바꿨다. 이 관계자는 “놀이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하며 휴식시간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육도 놀이처럼 즐거운 일이라고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성장 중심 기록화도 시교육청이 주안점을 두는 유아교육 평가방식이다. 교사가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 면담 및 관찰 기록 등으로 남긴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맞벌이 가정과 일정 시간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유아를 위해 모든 유치원에서 방과 후 과정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세종시 반곡동 (4-1생활권) 괴화산 자락에 개원한 솔빛숲유치원에서는 놀이와 학습과 체험 활동이 연중 내내 숲에서 이뤄진다. 다른 유치원이 이벤트처럼 진행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과는 성격이 다르다. 숲속 웅덩이의 개구리 알이, 새롭게 피어난 민들레가 유치원 아이들을 호기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유치원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산과 들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놀면서 건강한 생각을 하고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심성을 길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숲 유치원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016년 시작해 지난해 4개로 늘어난 혁신 유치원을 꾸준히 확대하고 유아교육에 학부모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폭넓게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아이들 교육은 나라의 미래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유아교육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의 휘호가 적힌 세종시청 표지석이 붉은 페인트(사진)를 뒤집어썼다. 1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육군 만기 제대했다는 20대 김모 씨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세종특별자치시청’이라고 새긴 세종시청 표지석에 붉은 페인트를 뿌렸다. 2015년 7월 16일 신(新)청사 개청을 기념해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글씨를 새긴 것이다. 시 청사관리사무소 측이 훼손된 표지석을 천막으로 가리는 사이 김 씨는 자신의 이름을 적은 유인물 ‘세종시민께 올리는 글’을 행인들에게 나눠주고 현장을 떠났다. 김 씨는 유인물에서 “촛불혁명으로 국민에게 탄핵을 당해 쫓겨난 사람의 친필 표지석을 마치 세종시 상징처럼 당당하게 세워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표지석을 철거하는 게 정의실현이라고 생각해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한 퍼포먼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청사관리사무소로부터 사진과 유인물 등을 받아 김 씨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그를 불러 조사한 뒤 재물손괴 또는 공용물 손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5월의 이팝꽃과 온천이 어우러지는 ‘유성온천문화축제’가 10∼12일 대전 유성구 온천로와 갑천변 일원에서 열린다. ‘온천愛 빠지고 유성愛 반하다’를 주제로 올해 26회를 맞는 축제는 온천 체험 등 6개 분야 100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첫날인 10일에는 수신제 길놀이가 열린다. 유성구 11개 동의 풍물단 연합팀 거리공연과 온천공원 채수, 온천수 봉송 행진이 펼쳐진다. 온천탑 일원에서는 온천문화의 전통성을 계승하는 온천 수신제가 열린다. 이날 오후 6시 계룡스파텔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행사에는 가상현실 드로잉과 초대형 무선조종 비행기의 퍼포먼스가 준비됐다. 인기가수 케이윌, 노브레인, 에이프릴 등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둘째 날인 11일에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온천수 건강 물총대첩’이 온천로에서 펼쳐진다. 축제 참가자들이 서로 편을 나눠 물총 싸움을 하는 이 행사는 이날과 12일 두 차례 열린다. 온천교에서는 ‘다함께, 온천 거리퍼레이드’가 마련되는데 6개 동 주민과 대전방문의 해 시민서포터스단, 군악대, 대학생 등 1500여 명이 참가해 흥을 돋운다. 이날 저녁에는 217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 ‘창현의 거리노래방’이 열려 숨은 노래 실력자들을 경연으로 안내한다. 11, 12일 오후 8시 계룡스파텔 메인광장에서는 온천수를 맞으며 즐기는 댄스파티인 ‘온천수샤워 DJ파티’가 열린다. 인기그룹 쿨의 김성수와 DJ DOC 이하늘이 디제이를 본다. 행사장 주변의 야외 족욕장에서 족욕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종합안내소에서 나눠주는 쿠폰으로 9개 온천호텔에서 숙박료 30%와 목욕비 20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올해는 축제 콘텐츠를 대폭 보강해 방문객들이 온천의 건강함을 만끽하고 흥겨움과 힐링의 기쁨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며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많이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00년 전인 1919년부터 광복을 맞은 1945년까지 27년간 이뤄진 임시정부와 대한국민의회의 수립 및 개편, 그리고 귀국 등의 여정을 담아낸 책 ‘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288쪽·서울셀렉션)이 나왔다. 안중근 의사 연구로 인연을 맺은 충남 출신 문영숙 작가와 김월배 하얼빈이공대 교수가 펴냈다. 문 작가는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등 재외 한인들의 현장을 추적해 왔고, 김 교수는 중국 현지에서 안중근 뼈대 찾기 운동을 벌이며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간양록’ 등을 저술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임정 유적지와 항일 독립투쟁 현장을 답사하고 현지의 증언을 취재한 결과여서 현장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 책은 안중근 의사 등이 단지동맹(斷指同盟)을 맺은 장소가 연해주 독립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최재형의 자택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안 의사는 1909년 3월 항일투사 11명과 함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해 이토 히로부미와 이완용 암살 계획을 세운 뒤 왼손 넷째 손가락 첫 마디를 잘라 ‘大韓獨立(대한독립)’이라고 혈서를 썼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단지동맹 장소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부근 크라스키노라고 알려져 있었다”며 “안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 감옥의 일본인 민정장관이 외무대신에게 보고한 문서에 ‘안응칠(안중근) 김기룡 정대호 우덕순 외 우수리스크 최재형의 주소에 집합해 단지하다’라고 쓰여 있는 기록을 올 초 일본 외교사료관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대학이 존재할 것인가?’ 국내에서나 외국에서나 이 질문은 지식사회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다. 행정직 직원들로 구성된 KAIST 행정선진화추진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한 끝에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이 그동안 연구하고 토론한 결과를 집약해 펴낸 ‘행정도 과학이다’는 “2030년에는 현재 대학의 절반이 폐교할 것”이라는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의 경고로 시작한다. ‘캠퍼스형 대학은 소멸할 것’이라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진단도 소개했다. 교수가 중심이 돼 다수의 학생을 상대로 강의하고 이를 통해 대량의 지식을 전달하는 지금과 같은 대학은 미래에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 대신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를 의미하는 ‘3A(Anyone, Anytime, Any place) 대학’이 온다. 이 책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진화형 행정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는 환경진단과 자기 혁신, 역량 강화, 미래 준비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이 책은 더불어 △인사제도 개선 △역량 강화 △과학기술을 적용한 업무환경 구축 △조직문화 혁신 등 4개 분야에 걸쳐 실천 가능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김기한 행정처장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 분야의 탁월성 못지않게 전문성 있고 안정적인 행정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행정직 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분야에서 문제를 던지고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어느 대학이나 겪고 있는 위기감 때문인지 15일 발간된 이 책은 서울 대형서점의 행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대학 직원들은 행정소식지를 만든 경험을 담은 ‘교직원 K의 이중생활’도 같이 펴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선문대가 소프트웨어(SW)에 대한 교육과 연구, 인재 양성, 기업 지원 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선문대는 24일 원화관 로비에서 ‘SW중심대학’ 현판식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현판식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경원 소프트웨어정책관, 남서울대 윤승용 총장, 강훈식 국회의원(충남 아산을) 등이 참석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10월 충남에서 유일하게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황선조 총장은 “우리 대학은 프로그래밍 기술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 주는 데 소프트웨어 교육의 초점을 맞춰나갈 계획”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선문대는 현판식에 앞서 SW중심대학의 기반을 닦아 왔다. 올해 초 컴퓨터공학부, 글로벌소프트웨어학과, 스마트자동차공학부, SW융합학부, 정보기술(IT) 교양학부를 모아 SW융합대학을 만들었다. 기업의 전문가가 직접 지도하는 ‘SW-Doctor 수업’, 한 학기에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고도로 향상시키는 ‘몰입형 교육과정’, 15학점의 프로젝트 교과목으로 진행되는 ‘I-Project 및 취업중점학기제’ 등 커리큘럼도 새롭게 구성했다. 황영섭 SW중심대학사업단장은 “충청권 최고의 소프트웨어 특성화대학으로 발전시켜 기업이 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를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찬바람이 불던 2월 2일 오후 대전 동구의 중앙시장. 30대 중반의 주부가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원자력 살리기 서명운동’에 참여하려다 순간 주춤했다. 7세 안팎의 아이가 “저거 원자력발전소 짓는 거잖아”라며 마뜩잖은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학과 윤종일 교수가 얼른 아이에게 원자력이 안전하고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를 본 어머니는 서명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탈핵단체들이 원자력과 방사능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여과 없이 담아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국민 여론을 호도합니다. 여기에 일부 시도교육청도 동참하다 보니 적지 않은 아이들이 왜곡된 생각을 갖게 됐어요.” 최성민 학과장은 “그동안 터무니없다고 치부해 이런 잘못된 지식의 확산을 방치한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것을 현장에 나와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수들은 이날부터 토, 일요일 빠짐없이 대전역을 찾고 있다. ‘40년 무사고의 원자력’, ‘온실가스, 미세먼지 없는 원자력’, ‘영화 보고 탈원전, 논문 읽고 친원전’, ‘북극곰이 원자력을 응원합니다’ 등 원자력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하며 서명을 독려한다. ‘오케이 아톰’을 클릭해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도록 호소하기도 한다. 지난달 초 기자가 대전역의 서명 현장을 취재할 때였다. 학생과 교수들은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철회하라”, “국민세금 7000억 원을 들인 신한울 3, 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서명한 뒤 “파이팅”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거나 음료수를 건네며 격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최 학과장은 “현장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시민들이 서명을 한 뒤 개인적으로 50명, 100명씩 서명을 받아다 주기도 한다”며 “이런 분들의 성원으로 KAIST 서명운동에 1만1000여 명이 지지해주셨다”고 전했다. KAIST와 더불어 서울대, 부산대 등 13개 대학의 원자력공학과가 녹색 원자력 학생연대를 결성해 전국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45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도 있다 한 40대 여성은 “원자력 위험한 건 어쩔 거야”라고 쏘아붙이고 지나갔다. 박사과정 2년 차인 손성민 씨(26)는 “어이없게도 ‘KAIST에 원자력학과가 없는 걸로 아는데 혹시 학교를 사칭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고 다짜고짜 따져 묻는 사람들도 있다. 탈핵단체 관계자들이 서명운동을 위축시키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의 여파는 산업계와 교육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학과 장창희 교수는 “한국은 원자력의 설계, 제작, 운전, 정비에 이르는 완벽한 체인 기술을 갖췄고 이를 토대로 미국의 인증을 받았는데 이는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와 일본도 도전했으나 이뤄내지 못한 일”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내줘야 할 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원자력 분야 세계 톱3를 자임하는 KAIST의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학부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2016년 22명이 지원했으나 지난해 5명, 올해는 4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학과 사상 처음으로 봄 학기 학과설명회와 복수 및 부전공 학과설명회를 열었다. 학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1학년 과목인 ‘원자력 및 양자의 세계’를 팀 프로젝트와 견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편했다. 최 학과장은 “대학원마저 인재 확보가 어려워진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인력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제라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재고하도록 전국 원자력공학 학과들과 함께 100만 명 목표를 이룰 때까지 서명운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임진왜란 당시 조정은 왜적에 대처하기 위해 이순신의 건의를 수용하거나 능동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 탄신일(28일)을 앞두고 23일 열린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주최 제21회 이순신 학술세미나에서 제장명 이순신연구소 소장은 “오직 이순신의 판단과 능력에 의존해서만 수군이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제 소장의 논문 ‘임진왜란 시기 조선의 수군정책과 이순신의 수군 운용’은 조정이 이순신 장군을 사사건건 훼방했다는 일반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논문에 따르면 1592년 전쟁이 발발하자 남쪽의 수군 지휘관들은 왜군을 맞아 싸우기 위해 활동을 전개했고 조정도 수시로 공문을 통해 행동지침을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이순신의 주도로 왜란 초기 해전에서 4차례 전승을 거뒀다. 조정은 1593년 9월 삼도수군통제사에 오른 이순신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하지 않았다. 당시 이순신은 250척의 전력 증강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했는데 흉년과 전염병으로 수군병력의 손실이 심각했다. 설상가상으로 조정은 육군의 강화를 위해 전라도 수군을 육군으로 징발하라고 지시하고 수군 소속 9개 고을을 육군에 편입시켰다. 당시 이순신은 이를 막아달라고 조정에 요청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논문은 조정이 이순신의 건의를 일부 수용한 것은 왜란 초기 해전 승리로 수군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596년 9월 명나라와 일본 간의 강화교섭이 결렬돼 일본이 전라도를 재침입할 것으로 예상되자 조정은 수군진을 통폐합하고 거북선을 많이 만들도록 했다. 수군 확충을 위해 공천(公賤) 사천(私賤)을 막론하고 본역(本役)을 면제해 수군에 전속시켰다. 제 소장은 “이순신의 치밀한 전략전술이 승전의 큰 이유였던 것은 틀림없다”며 “하지만 한 나라의 수군 운용이 현장 지휘관의 판단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이순신의 해전과 그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한 임진왜란 수군사 연구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대전시는 22일 자전거의 날을 기념해 22∼28일 자전거 주간 행사를 갖는다. 시청과 자치구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전거타기운동을 전개하고 무료 자전거 교실을 연다. 자전거 교실에서는 자전거 타기 방법과 자전거 사고가 났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전거보험의 보장 내용도 알려준다. △서구 월평동: 24, 26, 27일 오전 10∼11시 40분 월평사이클경기장 △서구 만년동: 22, 24, 26일 오전 10시∼낮 12시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동구 인동: 25일 오후 4∼6시, 27일 오전 9시 반∼11시 반 3·16만세로광장.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태권도로 3·1운동 정신을 펼쳐 보일 ‘충남도 태권도 시범단’이 21일 창단됐다. 충남도와 충남도태권도협회는 이날 오전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김지철 도교육감, 유병국 도의회 의장, 나동식 충남도태권도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단식을 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창단된 태권도 시범단은 올해 말까지 유관순 열사와 3·1만세운동 이야기를 주제로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시범단은 초단에서 5단까지의 도내 고교생 및 대학생 유단자 30명으로 구성했다. 나 회장은 “고난도 격파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태권도 동작을 통해 3·1만세운동의 결기와 유관순 열사의 나라 사랑 정신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권도 시범단은 신청이 들어오면 도내 축제나 체육행사 등에도 참석해 시범 공연을 펼친다. 또 해외 자매결연 지역과의 교류나 남북 간 시범단 교류 공연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양 지사는 “지난해 정부는 종주국의 위상에 걸맞게 태권도를 국기로 법률에 명시하고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태권도의 문화 콘텐츠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며 “태권도 시범단이 충남 스포츠 문화 콘텐츠의 확산과 태권도 우수성 홍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1월 전국 최초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여자 태권도팀을 창단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선문대 캠퍼스에는 외국 유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다. 한국학생들은 세계 곳곳의 선문대 자매대학 에서 공부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선문대 글로벌 캠퍼스다. 선문대에 따르면 세계 88개국에서 온 유학생 1566명이 선문대에 다니고 있다. 전국의 지역 사립대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최상위권이다. 이 같은 글로벌화는 체계적이고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선문대는 국내 최초로 ‘3+1’ 유학제도를 도입했고 글로벌지원팀을 신설해 관리를 강화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팀을 이뤄 방학에 출신 국가를 탐방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전공을 연계해 글로벌 이슈를 발굴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액션투게더’ 같은 프로그램등은 글로벌 캠퍼스 구현의 일등공신이다. LINC+사업단은 미국 프랑스 대만 등 8개국 대학과 글로벌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 유학생과 같이 생활하는 ‘외국어존’을 두고 이곳에서는 외국어만 쓰게 해 회화능력을 향상시켰다. 선문대 학생은 누구나 재학 중 최소한 1회 해외연수를 할 수 있다. 49개국 약 190개 대학과 국제교류협정을 맺고 매년 1000명 이상을 해외로 보낸다. 대학 측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현직 대학총장 장관 국회의원 교수를 비롯한 48명을 글로벌 부총장으로 위촉해 해외연수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전략에 힘입어 2017년 선문대 해외취업자 수는 전국 10위를 달성했다. 황선조 총장은 “해외 취업을 포함한 취업률 69.5%로 2017년 기준 졸업생 2000∼3000명 규모의 전국 대학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며 “세계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인재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1966년 30대 대기업에 속하는 한 기업의 임원이 경기 의왕시 거친 땅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 임원은 은행나무 단풍나무 소나무를 약 200그루 심고 가꿨다. 온실을 짓고 작은 연못도 만들었다. 전국을 돌며 귀한 나무의 씨앗을 구해 뿌렸다. 일본에서 선진 식목기술을 익혀 국내 최초로 양란을 배양해서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어느덧 울창한 숲이 되자 송파원(松波園)이라고 이름 붙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1978년 도시개발로 땅이 수용되면서 송파원은 세종시 전동면(당시 충남 연기군)으로 옮겼다. 그 후 한동안 비밀의 정원으로 남아 있던 송파원은 반달곰을 사육하면서 2009년 4월 ‘베어트리파크’로 일반에 공개됐다. ㈜럭키 임원과 금성사 사장, LG카드 부회장 등을 지낸 송파(松波) 이재연 베어트리파크 회장(88) 이야기다. 이 회장은 업무차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수목원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미국 롱우드가든이나 캐나다 버차트가든, 영국 왕립식물원 등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아름답고 품격 있는 정원이나 수목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소망대로 이제 수목원은 향나무 소나무 섬잣나무 은청가문비 소사나무를 비롯해 약 300종, 11만 그루의 나무와 반달곰 100여 마리로 채워졌다. 소나무가 한데 모인 ‘송백원’, 신비한 형태의 나무와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송파원’, 폭포와 분재가 조화로운 ‘야외 분재원’, 봄부터 가을까지 장미를 볼 수 있는 ‘장미원’이 자리 잡았다. ‘마이프린세스’ ‘시티헌터’ ‘다섯 손가락’ ‘상어’ ‘로봇이 아니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등 많은 드라마에서 수목원 곳곳이 영상에 담겼다. 수목원은 개장 10주년 기념으로 최근 관람객 약 50가족을 초청해 나무 심는 행사를 가졌다. 수목원 봄 전경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사은품을 주는 이벤트는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20일에는 산세비에리아 화분를 만들어 보는 ‘어린이 가드너(정원사)’ 행사, 27일에는 ‘음악회―1253 밴드’ 공연이 열린다. 이효철 홍보이사는 “베어트리파크는 관람객에게 더 많은 휴식과 치유의 기쁨을 제공하면서 수종을 개량하고 정원을 가꾸는 기술을 보급해 국내 정원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