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가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학교 주변에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또 뷔페 음식점의 경우 관할구역 5km 이내의 제과점에서 당일 생산한 빵을 구입해 손님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거리제한’ 규제도 폐지한다. 이와 함께 여수산업단지 개발을 가로막는 중복 부담금 문제 등 20일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제기된 현장규제 50여 건을 일괄 해결하기로 했다. 25일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의 개선안을 마련해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기재부 당국자는 “그동안 수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규제 50∼60건을 중심으로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관광호텔 건립 사업자가 규제를 담당하는 학교정화위원회 심의 과정에 참여해 건립 이유를 설명할 수 있도록 관련 훈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8년 이후 수년간 진척이 없는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호텔 신축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호텔 건립과 관련한 심의권한이 있는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는 대한항공의 호텔 부지가 서울 풍문여고 덕성여고 덕성여중 등 학교와 4∼7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건립을 불허해 왔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하반기에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차를 푸드트럭에 적합하도록 합법적으로 개조한 사실이 자동차등록증을 통해 확인되면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 식품위생법에서는 건물이 아닌 차량에서는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없게 하고 있다. 의료기기 인허가에 대한 규제도 완화돼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는 민간기구가 심사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모든 의료기기는 정부기관이 심사해 인허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손톱 및 가시’로 지적받았던 식품 관련 규제도 개선돼 다음 달 말부터는 소비자가 요청한 식품을 직접 배달할 경우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떡 등 즉석제조 가공식품을 배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건 금지돼 왔다. 한편 여수산단 중복 부담금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 시 발생하는 중복 부담금을 줄일 방침이다.박재명 jmpark@donga.com·권기범·이샘물 기자}

3월말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더욱 따뜻해졌다. 야외 활동에 더없이 좋은 때다. 누군가는 따뜻한 봄날의 자연을 즐기고 싶어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겨우내 굳었던 몸을 풀고 싶어 한다. 이 두 종류의 사람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운동이 있다. 바로 트레일 러닝이다. 트레일 러닝은 구릉이나 언덕, 흙길 등 자연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길을 달리는 새로운 러닝 방식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제 막 시작되는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의 한 관계자는 “예전 직장인들은 러닝과 등산을 따로 즐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트레일 러닝을 즐기는 동호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생명의 내음’과 함께 달리는 매력 트레일 러닝의 장점은 체력을 단련하는 동시에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도 바쁜 일정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 남성들에게 잘 어울리는 운동이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올해 들어 국내에서도 트레일 러닝 대회가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당장 다음달 19일 북한산에서 살로몬 아웃도어가 ‘살로몬 트레일 런 서울 2014’을 연다. 북한산의 경치와 러닝의 즐거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만약 트레일러닝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라면 이런 행사를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집 근처 산이나 숲이 있는 곳을 가볍게 걷거나 뛰면서 ‘감’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 특히 평지보다는 약간의 경사가 반복되는 구간을 뛰었을 때 더 많은 근육이 사용되기 때문에, 근력 단련 효과도 더 높아진다. 러닝 경로도 잘 정해야 한다. 처음에는 흙으로 된 땅을 택하는 편이 좋다. 바위로 된 길보다 푹신하기 때문에 무릎이나 발목 부상을 입을 위험이 적다. 전력 질주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웬만큼 숙달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시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 방법도 중요하다. 장애물이 없고 편평한 땅을 뛸 때보다는 보폭을 조금 줄이는 것이 덜 위험하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짧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장애물 등에 의한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다.트레일 러닝화 선택은 이렇게 트레일 러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전용 신발을 고르는 일이다. 복잡한 형태의 지면을 뛰면서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서다. 등산화는 러닝 용도로는 다소 무겁고, 일반 러닝화나 운동화는 밑창이 푹신해 신발이 잘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용 신발을 구비하는 게 낫다. 그렇다면 어떤 신발이 적당할까. 방성운 살로몬 아웃도어 상품팀장은 “트레일 러닝화를 고를 때 고려할 것은 무게, 쿠셔닝, 안정성”이라고 설명한다. 트레일 러닝화는 일반적으로 등산화보다 가볍다. 산에서 오랜 시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의 특성 상 당연한 일. 250∼350g 사이의 제품들이 주로 선보여지고 있다. 알맞은 쿠셔닝을 갖춘 제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직접 신어보지 않고 쿠셔닝 여부를 살펴보려면 신발창을 확인하면 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제품은 단단한 밑창과 부드럽고 유연한 중창을 갖춘 것들이다. 요즘은 발이 닿는 부분에 따라 신발창의 소재, 돌기, 밀도 등을 다르게 적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이런 점도 고려해야 한다.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것도 중요한 기능이다. 갑피 부분은 발의 측면부터 시작해 발전체를 빈틈없이 감싸줘야 한다. 봉재선을 없앤 안감이 사용된 제품은 쾌적한 러닝에 도움이 된다. 신발끈이 자주 풀려서 고민인 사람이라면 퀵레이스(quicklace·한 번에 조이고 풀 수 있으며 중간에 풀리지 않도록 고안된 장치)가 장착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트레일 러닝에 맞춘 제품 골라야 살로몬 아웃도어의 주력 트레일 러닝화인 ‘스피드크로스 3 GTX(Speedcross 3 GTX·사진)’는 현재 판매중인 트레일러닝 신발 중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고어텍스 소재 덕분에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무게도 340g(한쪽, 270mm 기준) 수준으로, 비포장도로를 달리기에 적당하다. 또 방취력이 있는 ‘오소라이트(Ortholite)’가 신발 안쪽 바닥에 들어가 쾌적한 러닝에 도움이 된다. 살로몬 아웃도어 관계자는 “장기간 착용해도 변형이 없고, 안정성 있는 쿠셔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갑피 부분에 적용된 ‘센시핏’ 기술을 통해 개개인의 발에 맞춘 듯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용으로는 오가닉그린, 스카이블루, 블랙 컬러가 있다. 23만9000원. 가벼운 트레일 러닝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센스 프로(Sense Pro)’가 적당하다. 이 제품은 트레일 러닝 전문가 라인인 ‘에스랩 센스(S-Lab Sense)’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신발 한 쪽당 250g(270mm 기준)에 불과한 무게가 강점이다. 특히 발 앞쪽의 쿠션감이 좋아 러닝을 할 때 안정감을 준다. 남성용으로는 흔하지 않은 옐로우, 그린, 블루 컬러인 점도 독특하다. 22만9000원.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이 또 시작됐다. 이번에는 기존 제품 가격의 20∼50% 수준의 ‘반값 비타민’을 연달아 출시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날 반나절 간격을 두고 반값 비타민 제품을 각각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이날 오전 건강식품 전문 제조업체인 뉴트리바이오텍과 함께 만든 ‘통큰 프리미엄 종합비타민’(1만5000원·360g)과 ‘통큰 프리미엄 오메가3’(2만 원·216g)를 27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반값 종합비타민은 기존 제품보다 약 77% 싸고, 오메가3 제품은 약 86% 싸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이마트도 이날 오후 고려은단과 함께 제작한 ‘비타민C 1000’(9900원·222g)과 ‘프리미엄 비타민C 1000’(1만5900원·220g)을 27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 GNC의 비타민C 제품 판매가와 비교할 때 일반 제품은 71.2%, 프리미엄 제품은 53.8% 싸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의 가격은 GNC 제품을 기준으로 각각 종합비타민이 2만8000원(솔로트론 멀티비타민 츄어블·50정·150g), 오메가3가 7만5000원(더블스트랭스 오메가3·120정·127g), 비타민C는 6만2000원(GNC 비타민C·360정·219.6g)이다. 대형마트들이 제품을 일제히 선보인 것은 건강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매출을 분석한 결과, 건강식품의 매출은 12.6%, 비타민 제품은 24.9%(각각 2012년 대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지난해 비타민C 제품 매출도 5%(2012년 대비) 성장했다. 특히 알약 하나에 들어 있는 비타민C의 함량이 1000mg을 넘는 고함량 제품의 성장세(77.3%·2012년 대비)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반값 홍삼’의 성공에 힘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업체들은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반값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 비타민C 제품의 국내 가격이 현지보다 7배나 비싸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에 가격 거품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약 60%를 차지하는 아파트에는 단독 주택에 비해 신선한 바깥 공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적다. 물론 베란다가 있기는 하지만, 공간이 그다지 크지 않다. 대부분의 아파트 베란다에는 테이블 하나 놓기도 어렵다. 베란다를 휴식 공간으로 꾸며보려던 사람들은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스툴(등받이가 없는 작은 의자)이나 못쓰는 식탁 의자만을 내어 놓곤 한다. 이마트는 이런 한국인의 주거 특징에 맞춘 ‘아웃도어 퍼니처’ 시리즈를 전국 137개 점포에서 27일부터 선보인다. 본격적인 판매를 앞둔 24일, 서울 서초구 매헌로 이마트 양재점에서 대표상품인 ‘앤 2인 소파 세트’와 ‘앤 라운지 베드’를 미리 살펴봤다. 두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볍고, 물에 젖지 않는 소재를 선택해 제작했다는 것이다. 프레임으로는 알루미늄이 사용됐고, 겉면은 합성수지를 격자로 이어붙인 형태로 만들었다. 비나 눈 같은 외부환경에 노출되더라도 손상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앤 2인 소파 세트’(29만 원)는 베란다에 놓기 딱 좋은 크기다. 동그란 소파의 가로 세로 지름은 1m가 채 되지 않는 75cm다. 테이블의 지름은 이보다 더 작은 51cm다. 실제로 앉아보니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약해 보인다는 첫인상과는 딴판이었다. 앉았을 때 어깨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등받이도 있어 휴식용 의자로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앤 라운지 베드’(12만9000원)는 리조트나 수영장에서 볼 수 있었던 제품 그대로다. 성인 1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보통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항상 펼쳐놓고 쓸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는 아니다. 하지만 성인이라면 누구나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7.5kg), 수시로 눕혔다 세웠다 하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앤 2인 소파 세트’의 경우 높이가 다소 낮아 키가 큰(기자의 키는 170cm 중반이었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사용자라면 다소 불편할 수 있어 보였다. 또 소파와 테이블을 각각 판매하지 않고 세트로만 판매한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라운지 베드는 높이 조절 기능이 없었다. 이마트는 이들 제품의 주요 고객층은 아파트에 살지만 전원생활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임유미 씨(28·여)는 2년 전 ‘아이허브’라는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통해 비타민을 구입했다. 임 씨의 첫 해외 직구였다. 국내 가격의 3분의 1이면 같은 제품을 살 수 있는 데 끌렸다. 배송비를 내더라도 이득이었다. 이 사이트에는 한국에서 살 수 없는 제품도 많았다. 이후에도 임 씨는 수시로 이 사이트에 들어가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비타민 이외에도 말린 과일이나 잼 등 식품도 많이 산다. 비타민은 ‘해외 직구의 시작’으로 불린다. 비타민 같은 건강보조식품의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서너 배 이상 비싸기 때문. 또한 국내에서는 구매가 가능한 건강보조식품의 종류가 많지 않다. 임 씨가 애용하는 사이트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할인 기간이 되면 주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정보가 많이 올라온다. 정소미 씨(39·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아이허브 프로모션 기간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것을 본 적도 있다”며 “이미 아파트 주부 사이에 알음알음 직구가 대중화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해외 직구를 처음 접한 뒤 그 매력에 푹 빠진 소비자가 많다. 이들은 단순히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마치 바이어처럼 행동한다고 해 바이슈머(Buyer+Consumer)라는 이름이 붙었다. 본보는 그들이 해외 직구에 푹 빠지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강문영 KAIST 경영대 교수와 함께 직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명을 인터뷰했다. 5명은 집단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머지 5명은 각각 따로 만났다. ○ 저렴한 가격에 눈뜨고 희소 상품에 끌려 임 씨를 비롯해 인터뷰에 임한 사람들은 대부분 해외 직구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저렴한 가격’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승연 씨(37·여)는 3년 전 해외 사이트에서 향초의 개당 가격이 국내보다 2만∼3만 원 싼 걸 보고 구입했다. 이후 이 씨는 사이트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국내보다 싼 제품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최인우 씨(29)는 2012년 국내에서 50만 원 안팎의 전자제품을 미국에선 100달러대에 구입할 수 있는 걸 알았다. 최 씨는 “미국 전자제품의 경우 변압기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가격의 이점을 생각하면 그 정도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쇼핑몰에서 세일을 할 때면 직구족들의 손과 눈은 바빠진다. 평소에도 해외 직구 가격이 20∼30% 싸다. 여기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최대의 쇼핑 시즌)처럼 70∼80%씩 세일을 하면 가격 차는 더 벌어진다. 이런 시기에 새로 직구에 입문하는 사람이 많다. 가격 외에도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은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변 사람들이 갖지 못한 제품을 살 수 있는 것. 오철수 씨(29)는 24개월 된 아기의 옷과 자동차 세차 용품을 직구로 산다. 오 씨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내가 가지고 있는 데서 오는 뿌듯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기만족은 더 희소성 있는 상품을 찾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국내 유통 시장이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내가 똑똑한 소비자’ 과시 욕구도 반영 직구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구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직구로 물건을 사는 과정을 중계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품 종류를 캡처한 화면, 주문과 결제를 마친 화면, 그리고 최종적으로 상품을 받은 뒤의 인증샷을 올리는 식이다. 이런 내용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도 널리 퍼지고 있다. 강문영 교수는 “사람들이 해외 직구 과정을 공유하는 데에는 정보를 나누는 것 이외에도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숨어 있다”며 “내가 얼마나 똑똑한 소비자인지 알리고 싶어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서 확인됐다. 오혜진 씨(28·여)는 “예전에 스타벅스가 처음 생겼을 때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마시는 사진을 올리는 것처럼, 누군가 SNS에 직구에 성공한 사진을 올리면 나도 빨리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직구를 잘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 씨(35)는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어렵게 찾아 사고 나면 ‘이걸 안 하는 사람들은 쇼핑을 몰라’ 하는 식의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단순히 수동적인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직접 유통의 중간 단계에 들어간다는 데 만족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윤세은 씨(24·여)는 “국내보다 더 큰 시장에 나가서 상품을 찾으면서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해외 직구가 저렴하고 좋은 상품을 찾는 합리적인 소비에서 벗어난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직구를 하나의 오락처럼 여기면서 과소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싼 가격에 혹해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사는 바람에 소비의 총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직구에 따르는 위험도 감수한다. 해외 직구 경험자 대부분이 직구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주문한 상품을 석 달 지나서야 배송 받는가 하면 옷 치수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 해외 쇼핑몰에서 반품을 받기는 상대적으로 어렵다. 강 교수는 “소비자들은 실수와 실패한 경험보다는 자신의 노력과 성공 경험만을 기억하며 스스로 ‘합리적인 해외 직구’를 하고 있다고 여긴다”고 풀이했다.:: 바이슈머(Buysumer) ::바이어(Buy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인터넷 등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엔 수입상, 도매상 등 바이어가 하던 해외 구매, 신제품 수입을 소비자가 직접 담당하면서 생겨난 신조어.한우신 hanwshin@donga.com·권기범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59·사진)이 한국외식산업협회 회장을 연임하게 됐다. 윤 회장은 2012년부터 상임회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주방용품, 식기 등을 30∼50% 할인하는 ‘리빙페어’ 행사를 전국 13개 점포에서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현대백화점 제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무 △회원본부장 윤성철 △정책본부 정책총괄팀장 박양균 △회원본부 회원사업팀장 이충렬 ◇LIG손해보험 ▽상무보 △자동차보상담당 김영장 △경영기획〃 김승화 △고객지원〃 홍성준 ◇케이투 코리아 ▽전무 △K2 사업본부장 이태학 ▽상무 △K2 사업본부 한창희 △소싱본부장 최형기 ▽이사 △K2 사업본부 정선욱 ◇아이더 ▽전무 △아이더 사업본부장 지철종 ▽이사 △아이더 사업본부 김용배 김연희 ◇케이투 세이프티 ▽상무 △산업안전사업본부장 손태근}

“‘저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대학을 나오고’나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열심히 공부를 하여’ 같은 자기소개서로는 서류 전형의 문턱도 넘을 수 없습니다. 열정적이고 뚜렷한 주관이 보여야 합니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강태선 회장(65)은 13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의 열 번째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평소 직설적인 성격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날도 참가자들에게 ‘돌직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의 블랙야크 본사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대학생 등 청년 구직자 7명이 강 회장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강 회장은 1973년 동진레저(1990년 블랙야크로 개명)를 창립한 후 회사를 한국 아웃도어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블랙야크는 창립 40주년을 맞은 지난해 연매출 6700억 원을 올렸다. 올해 1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국제 아웃도어 전시회(ISPO)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시관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강 회장에게 취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블랙야크에 입사한 한 직원의 취업 성공기로 답을 대신했다. 그 직원은 블랙야크 입사를 위해 매장 50곳을 돌며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에 매장 운영 개선방안을 써넣어 입사에 성공했다. “매장 매니저들에게서 추천서를 수십 장 받아온 사람을 어떻게 뽑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열정과 소신을 보여주면 채용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강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참가자들에게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가 수수께끼를 내면 답을 모르더라도 일단 손부터 드는 도전 정신을 갖춰야 한다”며 “도전을 하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만 하면 도전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기업가들은 24시간 근무 체제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직원들보다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지방(제주) 출신 사업가답게 지방에서 상경한 구직 희망자를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 참가자 이승준 씨(22)가 “저는 지방에 살아 ‘촌놈 콤플렉스’가 있다. 집 구하기가 쉽지 않고 서울 생활에도 적응하기 어렵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나도 시골에서 생활하며 중학생 때부터 자취를 했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 않느냐.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도시락 토크에는 이승준 씨 이외에 김지나(27·여), 김호권(22), 문현우(27), 송영주(32·여), 이규종(22), 조나형 씨(26·여)가 참석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요즘 기업의 홍보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달 일어났던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당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처신에 대한 겁니다. 사고 당시 이 회장의 대처는 빨랐습니다. 그는 사고 다음 날인 18일 오전 6시에 바로 사고 현장을 찾고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엎드려 사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오후에는 임시 빈소가 마련된 병원을 찾아 조문을 했습니다. 사고의 잘잘못을 떠나 리조트를 소유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제스처였습니다. 그의 모습은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주요 포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일단 누리꾼들은 싸늘했습니다. ‘이미 사고가 난 판국에 이제 와서 사과한다고 뭐가 달라지느냐’ 같은 댓글이 많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외의 반응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나마 책임자가 개념이 탑재(상식이 있다는 뜻)돼 있어 다행이다’ ‘건물을 부실하게 지은 사람들이 잘못이지, 회장도 참 안타깝다’는 식의 이 회장을 동정하는 글까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그 뒤로 “회장이 직접 나섰기 때문에 그나마 비난 여론이 잦아들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회장님’의 ‘신속한 사과’는 기존 관행으로 보면 낯선 일입니다.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시시비비가 드러나기 전에 기업의 대표자가 직접 얼굴을 비추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는 “부정적 이슈가 등장할수록 ‘회장님’이 얼굴을 드러내는 건 금물”이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의 변화는 이유가 있는 걸까요. 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일단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소식이 알려지고, 사람들의 비판과 지탄의 반응이 격해지기까지 며칠씩 걸리던 과거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해당 회사에 대한 SNS 비난 여론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있었던 남양유업 막말 파문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남양유업은 당시 ‘막말 통화’ 내용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된 뒤 며칠이 지나서야 사과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악화된 여론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습니다. 요즘 홍보·마케팅업계에서는 “숨어 있느니 빨리 나와서 잘못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면서 “SNS 시대의 새로운 리스크 관리 기법이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걱정도 됩니다. 이들의 사과가 진정한 반성이 아니라 사건 무마용으로 변질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불같이 타올랐다가 금세 사그라지는 SNS 여론의 약점을 노린 표면적인 사과라면, 아무리 그것이 발 빠른 대응이라 하더라도 보고 싶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이 회장의 사과문 발표 사진에는 이런 댓글이 있었습니다. ‘얼굴 표정을 보니 의연한 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얼마 전 또 한 명의 ‘회장님’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국민 12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사건이 들통난 지 하루 만이었습니다. 공식 선임된 지 이제 한 달 반이 지난 KT의 황창규 회장은 사과문을 읽기 전 허리를 두 번이나 굽혔습니다. 이번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대형 사건이 터져도 꾸벅 사과만 하고 그만’이라는 비난과 ‘사고는 앞의 사람들이 쳤는데 신임 회장이 덤터기를 썼다’는 옹호가 동시에 나옵니다. SNS에서는 ‘개인정보도 롱텀에볼루션(LTE)의 속도로 털린다’는 비아냥이 섞인 글이 나돕니다. 사과의 본질은 시간이 아니라 ‘진심’ 아닐까요. 사과만 ‘LTE급’으로 변한다고 실망한 국민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잘 알고 계시겠죠?권기범 소비자경제부 기자 kaki@donga.com}

시계는 특별한 결혼 예물이다.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영원한 사랑을 간직하자는 의미를 전달하기에 시계만 한 것이 있을까. 변치 않는 사랑을 맹세하는 결혼식에서라면 시계만큼 의미가 잘 통하는 예물도 드물 것이다. 국내 최대의 시계 편집 매장인 갤러리어클락은 새봄 결혼을 앞둔 부부에게 예물 시계로 메탈 브레이슬릿(팔찌)과 가죽 타입의 고급 시계들을 추천했다.고급스러운 메탈 브레이슬릿 스틸 브레이슬릿 타입의 시계는 예물 시계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종류다. 반짝이는 보석류를 떠올리게 하는 스틸 브레이슬릿 타입의 시계는 고급스러운 질감을 자랑한다. 또 오래도록 변치 않는 금속의 속성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영원’이라는 이미지를 되새기기에 좋다. 페라가모의 ‘베가(VEGA)’ 콜렉션은 웨딩 예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골드와 실버 컬러가 균형을 이룬 제품이다. 페라가모의 상징과 같은 간치노 장식이 케이스(시계 가운데의 둥근 부분)의 위아래로 붙어 있는 형태의 ‘더블 간치노 케이스 구조’로 디자인됐다. 다이얼 가운데에는 부드럽고 섬세한 길로쉐(금속을 미세하고 정확하게 조각해 복잡한 반복 패턴을 나타내도록 하는 조각 방식) 패턴이 적용됐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쿼츠다. 갤러리어클락 관계자는 “페라가모 베가 콜렉션은 예물뿐만 아니라 평상시에 차고 다니기에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며 “캐주얼이나 정장 등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케이스 사이즈는 남성용 38mm, 여성용 32mm다. 가격은 각 148만 원. 펜디의 ‘뉴 클라시코(New Classico)’ 콜렉션은 직선과 곡선이 우아하게 조화를 이룬 케이스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여기에 매끈하게 정돈된 ‘폴리시드 메탈’ 소재의 브레이슬릿이 곁들여져 깔끔한 느낌을 준다. 다이얼 중앙의 섬세한 조각 패턴과 로마자 인덱스(문자판)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블랙과 화이트가 조화를 이룬 컬러 다이얼 외에 골드 콤비 메탈로 된 컬러 조합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 가격은 각 137만 원.시간을 담는 가죽 스트랩 가죽 스트랩 시계는 부부의 사랑을 오래도록 되새기게 해 주는 아이템이다. 갤러리어클락 관계자는 “가죽 스트랩 소재의 시계는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라며 “부부가 함께한 시간과 추억을 담는 매력적인 예물”이라고 말했다. ‘빛의 도시 파리에서 시작된 파리지앵의 시계’를 표방하고 있는 ‘쌍뜨 오노레’는 ‘트로카데로(TROCADERO)’ 콜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골드 케이스와 브라운 레더 스트랩, 로마자 인덱스가 클래식한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특히 가죽은 빈티지한 멋을 더한다. 스위스메이드 론다 무브먼트를 사용했다. 트로카데로의 남성용 모델에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시계 본체에 표시된 시간 외에 경과 시간을 측정하는 기능)이 내장됐다. 고급스럽고 정교한 기요셰 패턴 장식도 돋보인다. 케이스 사이즈는 남성용 41mm, 여성용 30mm다. 가격은 96만 원(남성용), 75만 원(여성용). 컬러는 맞추고, 디자인은 개성에 맞게 요즘에는 같은 디자인의 예물 시계 대신 신랑신부 각자의 개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케이스의 컬러감만 맞추면, 디자인이 다르더라도 통일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컬러는 비슷하게 하되 신랑은 크로노그래프 같이 강력한 기능의 시계를, 신부는 우아한 디자인의 시계를 고르는 것도 좋다. 페라가모의 남성용 시계 ‘페라가모 1898’ 콜렉션은 페라가모 고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제품이다. 그러면서 크로노그래프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여기에 그래픽 요소가 가미된 독특한 인덱스가 더해져 간단명료한 느낌을 준다. 볼드한 디자인의 크라운(시계를 정면에서 봤을 때 3시 방향에 붙어 있는 부분, 분침 등을 조정할 때 사용)은 남성적인 느낌을 준다. 케이스 오른쪽 상단에는 페라가모의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156만 원. 여기에 여성용 ‘간치노 브레이슬릿’을 함께 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제품은 단아한 실루엣의 케이스와 슬림한 디자인의 메탈 브레이슬릿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팔찌처럼 착용할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다. 간치노 디자인이 적용돼 페라가모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기도 하다. 컬러 역시 실버, 옐로 골드, 로즈 골드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됐다. 98만 원. 080-3284-1300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접수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연간 불편 신고 건수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신고한 불편 사항은 모두 881건으로 2012년(897건)보다 1.8% 줄었다. 항목별로는 ‘분실 및 도난’(35건)이 42.6%, ‘콜밴 관련 불편’(6건)이 71.4% 줄었다.}

한국암웨이는 11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에 ‘암웨이 프라자 강남점’(사진)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지상 2층(총 면적 2078m²) 규모의 이 매장은 쇼핑과 브랜드 체험, 비즈니스 상담 공간이 결합된 복합 가두매장(멀티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만들어졌다. 1층에는 암웨이의 뉴트리라이트(건강기능식품), 아티스트리(스킨케어 제품), 이스프링(정수기) 브랜드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2층에는 쇼핑 공간과 스마트 회의실 등이 마련됐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대형마트들이 봄을 앞두고 아웃도어 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를 잇달아 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들은 12, 13일부터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를 할인하는 행사를 일제히 진행한다. 이번 할인 판매 행사는 물량이 지난해보다 30∼50%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가족 단위의 레저 문화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관련 제품 매출이 최대 2배(2012년 대비)까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각종 아웃도어 용품을 선보이는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 대전’을 13∼19일 전 점포에서 연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 ‘빅텐’의 아웃도어 의자, 침낭, 랜턴 등 캠핑용품을 9900원에, ‘빅텐 베이직 텐트’(4, 5인용)를 9만9000원에 선보인다. 프로스펙스와 협업해 만든 고어텍스 등산화 ‘로드 GTX’(9만9000원)도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등산·캠핑용품을 시중가보다 40∼50% 저렴하게 파는 ‘레저 용품 대전’을 12∼26일 전 점포에서 연다. 대표적인 제품은 ‘몽크로스 등산 티셔츠’(1만 원)와 ‘스위스 패커블 재킷’(2만 원) 등이다. 침낭과 그늘막 텐트 등도 시중 가격보다 40% 싸게 판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아웃도어 업체들이 ‘신발’을 올해 매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신발 제품의 판매 실적이 기록적으로 높아진 것이 그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들의 신발 소비가 보다 다양해져 매출액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아웃도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신발 제품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 백화점이 매장에 입점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지난해 매출을 조사한 결과, 신발 매출은 2012년보다 약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웃도어 의류 성장률(약 8%)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회사별 매출을 봐도 마찬가지다. K2의 지난해 신발 부문 성장률은 28%(2012년 대비)였다. 이전에는 신발류 제품의 매출 성장률이 약 12%대였다. 상대적으로 신발 분야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머렐은 올해 1, 2월 들어 신발 분야 매출이 30% 이상 성장(2013년 같은 기간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을 두고 업계는 ‘한국인의 신발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예전에는 러닝화나 일반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용도별로 신발을 맞춰 신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등산화 업체 관계자는 “용도별로 제품을 하나씩은 사둬야 제대로 된 등산 마니아라는 이야기가 일반 등산객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를 따로 사가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신발 분야가 새로운 ‘효자’ 부문으로 떠오르자,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앞 다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련 제품이 잇따라 나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 업체에서는 “올해 신발 매출에 담당 직원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연히 마케팅 전쟁에도 불이 붙었다. 밀레는 워킹화 겸 트레킹화인 ‘아치스텝’ 시리즈를 최근 선보이면서 파격적인 고가(高價) 사은품을 내놓았다. 고어텍스 신발을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자체 제작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기기) ‘아치스테퍼’를 증정하기로 한 것. 밀레 관계자는 “워킹화가 20만 원대고, 시중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는 약 10만 원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아예 의류 없이 신발만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을 선보인 곳도 있다. 블랙야크는 15종류, 37개 스타일로 된 아웃도어 워킹화 시리즈인 ‘워크핏’을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달 ‘에어볼 시스템’을 적용한 중등산화 ‘다이나믹 EX’를 선보였다. 에어볼은 공기가 들어 있는 공 형태의 충격흡수장치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노무현 정부 첫해였던 2003년 전국 곳곳은 농민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그해 2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문서에 양국이 공식 서명한 뒤 농민들이 “국내 농가가 공멸할 것”이라며 거리로 나선 것이었다. 정부는 FTA의 경제적 효과를 내세워 반대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국내 포도 성수기인 5∼10월에는 관세를 45%로 유지하는 ‘계절 관세’를 칠레산 포도에 적용하기로 했지만 성난 농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포도, 복숭아, 키위 시설(비닐하우스) 농가에 대해 폐업 지원금 제도라는 파격적인 보상책이 등장했다. 한국의 첫 FTA였던 한-칠레 FTA가 다음 달 1일 발효 10년을 맞는다. 한-칠레 FTA는 한국이 글로벌 FTA 중심 국가(발효 9건, 협상 타결 2건)로 거듭나는 초석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협상 및 국회비준 과정에서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최근 국내 최대 포도 산지인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옥천군, 영동군을 찾았다. 한-칠레 FTA의 최대 피해자로 꼽혔던 포도 농가들은 “다 망한다기에 반대시위에도 참가했는데 정작 FTA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포도 농가의 단위 면적당 소득은 10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정부가 2004∼2010년 국내 농가에 지원한 폐업 지원금은 모두 2400억 원에 이른다. 복숭아 농가에 폐업 지원금으로 1800억 원이 나갔지만 칠레산 복숭아는 검역 문제 때문에 단 한 개도 수입되지 않았다. 폐업했던 포도 농가들도 동일 작물 재배 제한기간인 5년이 끝나자마자 대부분 다시 포도나무를 심었다. 과장된 피해 우려로 헛돈을 쓴 셈이다. FTA 효과에 대한 정부의 예측이 빗나간 부분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FTA 이후 칠레와의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소비재 수출량보다 원자재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적자폭이 2003년 5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2억 달러로 커졌다. 동아일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현대경제연구원 등 9개 정부출연 및 민간 연구기관 전문가 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등을 위한 예행연습’(34.8%), ‘세계 자유무역 트렌드에 합류한 것’(29.2%) 등을 한-칠레 FTA의 긍정적 측면으로 꼽았다. 부정적인 면으로는 ‘경제적, 사회적 효과 미미’(42.0%)와 ‘엄청난 사회적 갈등비용 초래’(22.9%) 등을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익단체의 지나친 개입이나 잘못된 분석은 협상 자체를 불리하게 이끌고 제대로 된 피해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도 조만간 한-칠레 FTA의 효과에 대해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중 FTA 협상 등에 그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옥천·영동=김창덕 drake007@donga.com 김천=권기범 기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2004년 4월 공식 발효되면서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 6%는 즉시 철폐됐다. 포도 농가가 이 FTA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인식됐다면 현대·기아자동차는 가장 큰 수혜자로 비쳤다. 2001년 현대차와 기아차는 칠레에 각각 1만314대와 7478대를 수출했다. 당시 칠레의 연간 자동차 시장 규모는 약 10만 대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0.5%와 7.6%였다. 12년이 흐른 지난해 칠레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은 각각 3만5026대, 3만2444대로 급증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자체는 각각 9.3%, 8.6%로 큰 변화가 없다. FTA 협상 당시 일부에서 나오던 “한국의 첫 FTA가 현대·기아차에 가장 큰 선물을 안겼다”는 분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칠레가 한국에 이어 2006년 중국, 2007년 일본과 FTA를 잇달아 맺으면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FTA로 인한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칠레 FTA 발효 이후 2013년 양국의 교역은 2003년에 비해 4.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세계 교역 규모가 2.9배로 커진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훨씬 가팔랐다. FTA가 양국 교역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칠레 FTA 협상이 최종 타결된 2002년 10월 당시 정부는 제조업 부문에서만 칠레와의 무역수지가 연간 4억3000만 달러 이상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0년 12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한-칠레 FTA 추진 배경, 경제적 효과 및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KIEP는 칠레와 FTA가 발효되면 제조업, 농업, 서비스업 등 전 산업에 걸쳐 연간 수출이 6억6000만 달러 증가하고 수입은 2억6000만 달러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FTA 체결로 인한 무역량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국내외 무역 환경이나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영향은 놓치기 쉽다”며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확대된 부분은 이런 측면을 감안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칠레 무역적자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칠레 수입품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동 제품 등 철강금속 제품의 국제시장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와 함께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정보기술(IT) 및 가전제품은 칠레 시장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의 휴대전화 수출량은 2003년 2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100만 달러로 늘어났지만 규모 자체가 워낙 작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무역적자가 확대됐다고 한-칠레 FTA를 ‘실패한 FTA’로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당시 정부가 FTA에 대한 국민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무역수지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했던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시다발적 FTA는 한국이 세계 무역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됐다”며 “다만 일부 품목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이나 낙관론은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창덕 기자}

“한반도에서 시종일관하는 우리의 레드라인은 절대로 동란이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남북 및 이 지역 각국 공통 이익에도 완전히 부합한다.” “전쟁은 재난만을 초래할 뿐이다.” 왕이(王毅·사진) 중국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北京)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 재개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례적으로 ‘전쟁’이라는 용어를 두 차례 사용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만이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언덕을 넘고(爬坡·비핵화) 구덩이를 건너(過坎·신뢰 회복) 정도를 걸어가는(走正道·6자회담 등 대화와 협상) 등 3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호 신뢰 부족 문제 중 북-미 간 불신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러한 불신이 한반도 정세의 지속적인 긴장과 6자회담 중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대해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조속한 6자회담의 재개를 희망한다”며 “안 하기보다는 하는 것, 늦는 것보다는 빠른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한 중국의 판단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왕 부장은 미국과의 신형대국관계 전망에 대해서 “양국 관계는 중요하면서도 복잡하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올해로 수교 35년을 맞은 양국은 ‘합작과 협력 필요성이 갈등보다 크다”며 “앞으로 미국과 신형대국관계 설정의 3가지 핵심은 ‘불충돌, 상호존중, 상호윈윈’ 3가지로 아시아가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일전쟁 이후 최악의 관계에 빠진 중일 관계에 대해 왕 부장은 “일본 지도자들이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의 정신을 위반하고 중일 관계의 기초를 훼손했다”며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현재의 중일 관계를 제1차 세계대전 전 영국과 독일의 관계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2014년은 1914년도, 더욱이 (청일전쟁이 일어난) 1894년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차대전 이전의 독일보다 2차대전 이후의 독일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현재의 갈등 국면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자 양국 인민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며 일본 지도자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중국이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호와 포용 정책을 외교 이념으로 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 것이 아니면 한 치도 요구하지 않겠지만 우리 것이라면 한 뼘의 땅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시작된 왕 부장의 기자회견은 중국인(대만인 1명 포함)이 154명이나 탑승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 때문에 일정보다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의 왕 부장 회견 생방송도 사고 속보 보도로 몇 차례 중단되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포도나무 베어낸 자리에 수박도 하고 토마토도 했습니다. 나중엔 고추까지 더해 돌려짓기도 해봤는데 인건비도 못 건졌습니다. 5년간 폐업 지원금 1억5000만 원 다 날리고 결국 포도로 돌아왔죠.”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 사는 임현재 씨(51)는 2006년까지 시설(하우스) 1만6500m²(약 5000평), 노지 1만 m²(약 3000평)에서 캠벨 포도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2007년 하우스 내 포도나무를 모두 베어냈다.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몇 년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임 씨는 2012년 포도나무를 다시 심었다. 폐업 지원금을 받은 뒤 같은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게 한 5년 기한이 끝난 직후였다. 임 씨는 “여전히 포도 시황이 괜찮았고 캠벨보다 단가가 높은 자옥이나 청포도를 키우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며 “사실상 처음으로 본격 수확하는 올해는 폐업 전보다 소득이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4∼2010년 옥천군에서 폐업 지원금을 받았던 포도 하우스 농가는 약 200곳. 이 가운데 90% 이상이 5년 기한이 끝난 뒤 포도농사로 복귀했다. ○ 허공에 날아간 2400억 원 칠레산 포도 수입량은 2003년 1365만 달러(약 145억 원)어치에서 지난해 1억4400만 달러어치로 10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입은 비수기인 겨울철에 집중됐다. 계절 관세 때문이다. 한-칠레 양국은 국내 포도 성수기(5∼10월)에는 칠레산 포도의 기본관세 45%를 유지하고 비수기(11월∼이듬해 4월)에만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했다. 정부가 2004∼2010년 폐업 지원 제도를 통해 하우스 농가에 지급한 돈은 2400억 원에 이른다. 복숭아 농가가 1만4903호(총 1796억 원)로 가장 많았고, 포도와 키위 농가가 각각 1506호(530억 원)와 397호(51억 원)였다. 하지만 복숭아는 검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칠레로부터 단 1kg도 수입되지 않았다. 실체 없는 우려 탓에 국내 복숭아 농가들은 스스로 나무를 베어냈고 1800억 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2003년 당시에는 2008년쯤 복숭아 수입 금지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피해 보전을 미리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포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정부가 평년 시세의 80%까지 보장해주는 소득보전직불제도도 생겼지만 지금까지 한 푼의 예산도 집행되지 않았다. 포도 값이 그런대로 잘 유지돼 왔다는 뜻이다. ○ 포도 농가 소득 10년 만에 두 배로 국내 포도 재배면적은 2003년 2만4801ha에서 지난해 1만6931ha로 31.7% 줄었다. 하우스 재배면적은 늘었지만 노지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노지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은 FTA의 영향 때문만으로 볼 수는 없다. 2000년 2만8085ha, 2001년 2만5578ha, 2002년 2만4569ha로 FTA 체결 전부터 이미 감소 추세였기 때문이다. 농가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포도농사를 대물림하는 경우가 급격히 줄었다. 또 전국 최대 포도산지인 경북 김천시의 경우 2007년 혁신도시 지정을 앞두고 인근 지역에 부동산 광풍이 분 것도 재배면적 감소를 부채질했다. 반면 포도 농가 소득은 크게 높아졌다. 노지 재배농가의 경우 1000m²당 연간 소득이 2002년 225만 원에서 2012년 435만 원으로 거의 2배 가까이로 뛰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하우스 재배농가도 2002년 1000m²당 489만 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2012년에는 이보다 30.3% 높은 637만 원을 벌었다. 시설과 노지를 모두 합한 평균소득 증가율은 10년간 94.3%에 이른다. 이는 수입 금지품목인 사과(77.0%)와 배(79.4%) 농가의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치다.○ 국내산 포도 경쟁력 상승 국내 포도 농가의 소득이 증가한 데는 상당수 농가가 캠벨 포도 대신 거봉과 청포도 등 고소득 품종을 대거 도입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천시 개령면의 나채효 씨(56)는 원래 하우스 6600m²와 노지 9900m²에서 캠벨만 재배했다. 그러다 6년 전 하우스 재배품종을 모두 자옥으로 바꿨다. 6월 초에 출하된 하우스 캠벨은 5kg 한 상자에 2만∼3만 원을 받지만 자옥은 포장이 작은 2kg 한 상자에 캠벨보다 2000∼3000원을 더 받는다. 나 씨는 “우리 포도를 잘 키워서 맛으로 승부하니까 칠레가 아니라 중국하고 FTA 한다고 해도 별로 걱정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천시 봉산면에서 포도농사를 40년째 짓고 있는 정창화 씨(67)도 10년 전 캠벨에서 거봉과 청포도로 품종을 바꿨다. 정 씨는 “주로 고품질 상품을 인터넷을 통해 파는데 이 양이 전체 판매량의 35%쯤 된다”며 “품질을 개선하고 판매망도 다양화해서인지 FTA 때문에 피해를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해동 농림부 농업정책과장은 “농산물의 경쟁력은 가격보다는 품질과 안전성이 좌우한다는 게 FTA 10년이 농업계에 가르쳐 준 가장 큰 교훈”이라고 말했다.옥천=김창덕 drake007@donga.com 김천=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