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샘물

이샘물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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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샘물 기자입니다.

evey@donga.com

취재분야

2026-05-25~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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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의학을 달린다]반영구 인공심장 이식, 심장 치료의 새 장 열다

    올해 초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의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영탁·전은석 교수팀이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영구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진행한 것이다. 이후 약 4개월에 걸쳐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한 끝에 환자는 건강한 모습으로 무사히 퇴원했다. 두 교수는 인공심장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에서 인공심장 이식수술의 성공을 공식화했다고 평가받는다.반영구 인공심장 이식 성공 삼성서울병원이 심장 치료의 새로운 막을 열고 있다. 심장 분야에서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치료법을 선보이며 첨단의학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이식한 인공심장은 심장이 뛰어야만 가능했던 혈액 흐름을 펌프를 이용해 가능케 하는 방법이다. 모터로 움직이는 펌프가 한 번 돌기 시작하면 예전처럼 심장이 뛰지 않아도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 인공심장 이식수술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이후 현재까지 1만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도 연간 1000건 이상씩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심장 기증자는 적은 반면 필요로 하는 환자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심장이식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수술 자체는 물론 수술 뒤 환자 관리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손쉬운 분야가 없는 인공심장 이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제 삼성서울병원의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인공심장의 실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수팀은 “인공심장은 의학과 공학 등 여러 학문이 정교하게 융합해야 가능한 최첨단 의료의 결정체”라며 “국내에서 인공심장 이식수술이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심장 이식을 받기까지 오래 기다리다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신장신경 차단술 최초 시술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들이 있다. 난치성 고혈압을 앓고 있는 이들이다. 4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해도 혈압 조절이 안 되는 때가 많다. 그동안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권현철·최승혁 삼성서울병원 교수팀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난치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신장신경 차단술을 시행하면서 치료 환경이 변했다. 지금까지 46명의 난치성 고혈압환자가 이 치료법으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신장신경 차단술은 말 그대로 신장(콩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을 전기적 충격을 통해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뜻한다. 이 부위에서 나온 호르몬인 레닌(Renin)이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한 편이지만 시술을 하기는 어렵다.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해서다. 신장신경 차단술은 고주파 발생장치 전극이 연결된 카데터를 환자의 사타구니를 통해 삽입해 대동맥을 따라 두 개의 신장 동맥에까지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에너지를 혈관 벽을 통해 전달해 신장 동맥 바깥쪽의 교감신경에 여러 개의 미세한 절제 부위를 만들어 신경을 차단하면 마무리된다. 교수팀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장의 중추 교감신경계가 원발성 고혈압, 심부전 등 심각한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며 “신장신경 차단술이 고혈압뿐만 아니라 여러 만성질환 치료와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 치료법으로 확대돼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법도 첫선 삼성서울병원은 부정맥 치료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온영근·정동섭 교수팀이 지난해 흉강경하 부정맥 수술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법을 선보였다. 기술 자체가 워낙 까다로운 탓에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하게 시행 중이다. 하이브리드 치료법의 핵심은 흉강경 부정맥 수술법이다. 심장을 멈춘 뒤 수술해야 하는 일반적인 개흉수술과 달리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흉강경을 통해 심장 외부에서부터 접근해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고주파 절제하는 방법이다. 심장 바깥쪽에서 부정맥 수술을 하고 나면 4일 뒤 심장내과에서 심장 안쪽에서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전극도자절제술을 추가 시행한다. 수술은 2∼3시간 정도면 마칠 수 있고 회복 기간도 짧아 4일이면 충분하다. 치료 결과는 고무적이다. 지난해 첫 시술 이후 치료받은 환자 63명 가운데 59명(94%)이 정상 박동으로 돌아왔다. 현재 부정맥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전극도자 절제술의 성공률이 55∼70%임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다. 특히 이들 환자 가운데 13명은 앞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고 재발한 환자들이고 이 중 4명은 두 차례 이상 같은 시술을 받고도 재발해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던 환자였지만 하이브리드 치료법으로 새 삶을 되찾았다. 교수팀은 “도입 초기이긴 하지만 기존 치료법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뿐더러 만성 심방세동과 같은 일부 환자에게서는 더 나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며 “앞으로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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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여성시대]3부일하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문화나 관습 탓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사회가 바뀌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여성이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여러분이 먼저 지역사회와 나라와 세계에 변화를 일으켜 주십시오.” 일본의 여성 네트워크 ‘J WIN’의 우치나가 유키코 회장의 말에 좌중의 여성 310명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달 2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에서였다.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한 이 행사에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 여성 간부 약 60명이 멘토로 참석했다. 멘토들은 각자 지정된 테이블에 나눠 앉았다. 사회생활 ‘선배’로서 멘티로 참석한 250명의 직장여성들에게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행사장은 궁금한 점을 앞다퉈 물어보는 250여 멘티들과 한마디라도 조언을 더 해주려는 멘토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참석한 멘티들은 각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사원부터 과장급까지 20, 30대 직장여성들이었다. 멘토가 된 여성 간부들은 대부분 1980년대 전후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간부는커녕 중간 관리자에도 여성이 거의 없었고, 결혼하면 사표를 쓰겠다는 서약서를 쓰는 관행마저 널리 퍼져 있던 시절이었다. 고비를 만났을 때 회사를 관두는 여자 동료와 선후배도 많이 있었다. 이들도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가정 문제로 쩔쩔맸던 사람들이다. 기자로서, 직장여성으로서, 그리고 사회생활 초년병으로서 그들의 삶이 궁금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닌 사기업에서 어떻게 20∼30년 동안 살아남아 간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기자는 이날 초대된 멘토들을 따로 전화나 면담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이들이 후배 직장여성들에게 주는 조언을 상하로 나눠 싣는다. 오랜 직장생활 어떻게 견뎠죠?녹록지 않은 직장생활, 이들은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했다. 일을 좋아하라는 거였다. 김은숙 국민은행 분당구미동지점장(49·여)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파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서 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다”고 했다. 고객들은 그의 상담을 받기 위해 점심시간에도 불시에 찾아왔다. 그는 이들이 헛걸음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보통 다른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서 식사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신 뒤 들어왔지만 김 지점장은 건물 식당에서 밥만 먹은 뒤 얼른 돌아와 자리를 지켰다. 그렇다고 고객 응대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노인 고객에겐 하루 종일 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고, 별별 트집을 잡으며 까탈을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 김 지점장은 그럴 때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고객이 남이 아니라 부모이고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진심으로 대했다”며 웃었다. 일을 즐기면 설령 어려움이 생겨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송지윤 GE헬스케어 상무(58·여)가 그랬다. 그는 1978년부터 식품회사에서 일하다가 남편의 미국 유학을 따라가면서 일을 그만뒀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생명보험회사에 들어가 새로운 일을 배워야 했다. 9년 일하고 업무가 익숙해졌지만 남편이 다시 싱가포르에 파견되면서 3년간 또 쉬어야 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또 새 회사에서 일을 배우느라 밤샘, 주말 근무를 오랫동안 했다. 휴직과 일을 반복한 송 상무는 “일이 그저 좋다 보니 무슨 일이든 부족하면 배우고,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더라도 성취하는 게 좋았다”며 “사람들을 설득해 결과물을 얻어내는 게 정말 좋아서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나만 왜 힘드나’ 생각 들 때는?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사는 것 같은데, 유독 나만 힘겹게 일하면서 온 세상의 고민거리를 다 떠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 멘토들은 “내가 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고 고귀하다는 확신을 가지면 된다”고 조언했다. 강수연 ㈜한독 상무(46·여)도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해 힘들었던 적이 있었지만 한 번도 일을 그만둬야겠단 생각은 안 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내가 맡고 있던 제품이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제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국민 보건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상무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사회에서 나 스스로의 가치를 자각하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기업컨설팅 회사를 세운 이영숙 얼라인드㈜ 대표(53·여)도 사명감이 있었기에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2006년 회사를 세우기 전에 외국계 전자제품 회사에서 18년 근무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 한국의 사업본부는 독자적으로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할 권한이 없었고, 미국 본사에 권한이 있었다. 제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사업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 대표는 개발권을 따오기 위해 미국에 직접 가서 일을 배우고, 서류를 만들어 본사를 설득했다. 끈질긴 노력 끝에 본사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았다. 이 대표는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한국도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 도전했다”고 말했다.동료-상사가 질투하면? 못살게 구는 상사, 시기하는 동료, 여자라고 무시하는 부하직원을 만났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멘토들은 “혼자 끙끙 앓거나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은 답이 아니다. 악재가 오히려 기회와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컨설팅회사 에이온휴잇 양미경 상무(50·여)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 다니면서 난처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많은 사람이 정리해고됐지만 양 상무만 부장으로 승진한 것. 이는 외국 본사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양 상무의 한국 동료 임원들은 “우리 회사는 여성 관리자를 둬본 적이 없다”며 불편해했다. 양 상무는 “잠시 섭섭했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여자라서 이런 대우를 받는다는 피해의식을 갖기보다 ‘사람들이 나를 아직 못 믿는구나. 내가 더 실력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그는 이때 회계사 시험에 도전해 자격증을 땄다. 유재하 U&Company 대표(53·여)도 광고회사에서 일할 때 프레젠테이션에서 1등을 휩쓸며 ‘PT 여전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그에게 맡겼고, 그는 30대에 상무 직책을 달았다. 이렇게 초고속 승진을 하다 보니 “뒷배경이 든든한 거 아니냐” “정치적인 거 아니냐”라고 험담하는 말들이 도처에서 들렸다. 유 대표는 “험담을 마음에 담아두고 하루 종일 벽을 긁고 있진 않았다.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을 일단 모른 척하고 내버려 뒀다. 이후 그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조용히 손을 내밀어 오히려 도움을 줬다. 나를 싫어하던 사람들도 점차 내 우군이 되었다”고 말한다.일을 포기하고 싶을 땐? 멘토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WIN의 회장인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61·여)는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누구 좋으라고 포기하느냐”고 말했다. 1981년에 사원으로 입사해 부사장이 된 최신애 한국리서치 부사장(56·여)도 “일을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인생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며 “문제가 생기면 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해결할지를 먼저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한정아 한국IBM 상무(50·여)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말한다. 그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했다. 셋째 아이(16)를 낳은 직후인 1997년에 인사관리자로 발령이 났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이 지속됐다. 각종 프로젝트의 마감기한을 맞추기 위해 새벽 2∼3시에 집에 들어가 눈만 붙인 뒤 오전 7∼8시에 나오는 생활이 약 10년간 반복됐다. 도전해야 할 과제는 끝이 없었다. 한 상무는 “너무 힘들 때 종종 남편에게 ‘회사 그만둘까?’라는 말을 던져 보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물으면 ‘노’였다. 누구나 힘든 순간들은 반드시 온다. 하지만 열심히 해서 이뤄낸 성과를 보면 행복했고,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샘물 교육복지부 기자 evey@donga.com}

    • 201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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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남자는 집안일 아예 안해… 한국 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하나”

    “한국 여성정책의 발전은 국제적인 동향과 지원에 힘입은 바가 컸습니다. 이제는 그동안의 경험과 성과를 국제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전 세계 여성 발전에 힘을 보탤 때입니다.”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 15일 베트남 하노이 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베트남 여성포럼’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포럼에는 한국과 베트남의 여성 리더와 정책전문가 70여 명이 모였다. 여성포럼은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양국 여성계가 1년여간 준비한 끝에 마련됐다. 앞으로는 해마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면서 열린다. 한국과 베트남 여성의 현실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2009년 기준으로 올해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맞벌이 가정이 하루 평균 37분, 비맞벌이 가정이 39분으로 차이가 없다. 반면 여성의 경우엔 각각 3시간 20분, 6시간 18분으로 훨씬 길다. 베트남 사회과학인문대의 레티꾸이 교수는 “베트남에는 집안일을 아예 안 하는 남자가 많고, 여자는 가사노동을 하느라 자기계발을 못한다”며 “어떻게 해야 남자가 집안일을 하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베트남 여성정책의 난제는 노동의 질이 낮다는 점. 여성은 남성보다 취업률이 낮고 처우가 열악하다. 비전문적인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안명옥 전 국회의원은 “한국에선 남녀 동일임금의 날을 제정하는 법안이 얼마 전 발의됐다.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정자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장은 “한국은 표면적으로는 여성 상위시대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불합리한 법 때문에 피해를 보는 여성을 돕는 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참석자들은 국제결혼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 입국하는 여성 결혼이민자는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 출신이 많다. 베트남 빈곤지원연맹의 따티민리 대표는 “많은 베트남 여성이 외국으로 시집을 가지만 말이 안 통해서 피해를 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국 전에 교육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엉티한 베트남 여성역량강화센터 대표는 “한국 남성과 만난 베트남 결혼이민자는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라며 “베트남 출신 여성 인력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회개발연구원의 쿠엇투홍 박사는 “한국으로 시집가는 많은 베트남 여성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경험이 부족하므로 한국어와 문화뿐 아니라 베트남음식 요리법에 대해서도 교육하면 좀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세미나가 끝날 무렵 응우옌티투하 베트남여성연맹 부주석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포럼에서 상대국의 법률과 정책을 더 배우고 싶다”며 기대감을 보였다.하노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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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私교육, 어린이 死교육”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 행사가 열린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과 공동 주관하는 ‘2013년 아동인권증진사업―국제아동권리포럼, 아동 인권의 발자취’다. 18일 오전 9시 반 성균관대 법학관 모의법정실에서 진행된다.○ 경쟁적 교육환경은 어린이 인권에 악영향 아동의 권리를 규정한 대표적 협약은 유엔 아동권리협약. 193개국이 비준해 국제 규약 중에서는 가장 많은 국가가 비준했다. 협약이 탄생하기까지 영국 에글런타인 젭 여사와 폴란드 교육가 야누시 코르차크의 영향이 컸다. 동양에선 소파 방정환 선생과 일본의 가가와 도요히코 목사가 아동 권리를 주창한 선구자다. 방 선생은 ‘어린이 공약 3장’을 발표하며 아동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고 가가와 목사는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아동의 권리를 주창했다. 한국은 1991년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1년 한국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를 심의했다. 입양 특례법 개정, 학교 폭력 예방 대책 수립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동 인권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한국 학교의 체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문제에 대해 포럼에서 발표하는 이석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장은 “경쟁, 입시 위주 교육이 아동의 자살 증가나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아동 정신건강 서비스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수준이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교육기본법에서는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를 명문화했고 초중등교육법에서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권장한다. 실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에는 교원 대표, 학부모 대표 및 지역 인사만 참여한다. 학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학생의 의견을 듣고 국공립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가 학생 대표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지만 반드시 반영할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 학생의 참여가 형식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확한 실태 파악과 통합교육 필요 한모 씨(21)는 2007년 중학 2학년 때 중국에서 왔을 때 악몽 같은 기억을 아직 떨쳐내지 못했다. 일하는 엄마와 함께 살려고 한국에 왔지만 당시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혼자 외출하거나 친구들과 대화하지도 못했다. 외로움을 나눌 형제자매 역시 없었다. 그는 혼자 집에서 휴대전화나 컴퓨터 게임을 하고 놀았다. 종종 책을 봤지만 중국어로 된 소설책만 주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에 걸려 입원했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났고 혼자 머리를 벽에다 찧으며 자해하는 버릇도 생겼다. 결국 중고교를 마치지 못한 그는 지금도 우울증 약을 먹으며 생활한다. 한 복지시설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바깥활동도 하고 있다. 중고교 졸업장을 얻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10대 후반 시절은 지금도 어두운 과거로 남아 있다. 아동권리위는 한 씨처럼 이민 배경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낮고 한국 국적이 없는 부모에게는 의무교육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현재 국내에는 1만5000명 이상의 취학연령대 이민 배경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고 추산되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포럼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은 이민 배경 아동과 장애아동 문제를 함께 다룬다. 특히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앨리슨 디판코 박사는 장애아동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국가가 장애인을 일반 교육시스템에서 배제하지 않고 일반 교육프로그램에서 통합교육을 받도록 촉구하고 있다. 학교 환경 개선은 필수. 장애 학생이 오가기 편하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큰 글씨로 된 인쇄물이나 점자 자료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시험이나 과제에 추가 시간을 주는 식의 배려 역시 필요하다. 디판코 박사는 “통합교육은 지역사회와 교사, 학생에게 장애 관련 이슈를 이해할 기회를 주는 장점이 있다. 편견과 장벽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하려면 교사가 장애 어린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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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Start 잡 페어]여성가족부, 경력단절 여성에 실습·기술 등 양성 교육 제공

    여성가족부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전국 곳곳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직업상담,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주는 곳이다. 새일센터의 수는 올해를 기준으로 전국 120개에 이른다. 새일센터에서는 구직자의 직업 경력과 능력 수준을 고려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체의 인력 수요와 유망 직종을 토대로 맞춤형 교육과정도 개발해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엔 경력단절 여성이 취업하기 쉬운 유망 직종 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커리어코치, 독서심리상담, 관광코디네이터 양성과정 등이 있다. 태양광산업, 제약·화장품 분야에서는 현장실습을 포함한 중·고급 단계의 심화과정도 운영한다.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서는 글로벌교육컨설턴트, 뮤지컬공연기획자, 표현예술치료사 등의 양성과정을 운영한다. 아울러 콘텐츠 디자인, 영상컴퓨터그래픽(CG)제작자, 조선·선박설계기사 등 정보기술(IT), 제조 관련 전문기술과정도 운영한다. 이외에도 무역사무 전문가, 바이럴마케팅 실무, 광고그래픽디자인, 중소기업 연구개발(R&D) 기술행정도 교육하고 있다. 직업교육훈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410개 과정이 운영됐다. 총 9140명이 교육을 받아 514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663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새일센터에서는 찾아가는 취업지원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취업설계사와 직업상담원이 구직상담을 실시하고 구인업체를 발굴하는 한편 취업 알선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력단절 여성이 직장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인턴 기회도 제공한다. 1인당 월 최대 60만 원, 총 300만 원 한도에서 기업과 인턴 지망 여성을 연계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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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낭비 부른 ‘이중 건강검진’ 네탓 공방

    일반건강검진의 인정 범위를 놓고 고용노동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해석이 서로 달라 혼란을 주고 있다. 일반검진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40세 이상 가구원 및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가구주,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1∼2년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2011년 기준으로 1107만569명이 검진 대상으로, 건강보험 재정 2966억9200만 원이 들어갔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진단을 하는 의료기관에서 일반건강검진을 해야 한다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조가 규정했다는 점. 본보는 시행규칙이 대형병원의 건강검진을 인정하지 않아 중복검진과 재정낭비를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설명 자료를 4일 배포하고 고용부의 법 해석이 틀렸다며 반박했다. 공단은 시행규칙 제99조를 근거로 “검진기관으로 지정받지 않은 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도 일반검진으로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제99조는 사업주가 몇 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건강검진을 실시하면 일반검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검진, 학교보건법에 따른 건강검사 등 5개항에 이어 6항에서는 ‘그 밖에 일반건강진단의 검사항목을 모두 포함해 실시한 건강검진’이라고 규정했다. 건보공단은 “공단이 요청하는 검사항목을 포함한 종합검진을 자비로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해도 건강검진을 실시한 것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고용부가 법을 잘못 알고 있다. 건보공단에서 지정한 기관이 아닌 곳에서 일반검진을 받아도 인정된다고 그동안 국민에게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고용부는 관계부처에 연락하고 확인했다며 건보공단이 법을 임의로 확대 해석했다고 반박했다. 일반건강검진은 98조를 우선 적용해야 하며, 99조 6항은 1∼5항을 적용할 수 없는 일부 예외적인 때만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 조항을 잘못 해석해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조항을 명확히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고용부는 98조를 근거로 건보공단이 지정한 검진기관을 이용해야 일반검진으로 인정되며, 이를 어기면 가입자가 과태료 5만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대다수 국민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1981년 제정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제도를 포함한 의료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법을 정비하지 않아 혼선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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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원 “내편 있다는 믿음이 자살 막는 터닝포인트”

    “자살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를 금기시해서는 안 됩니다. ‘너 혹시 자살 생각하는 것 아니지? 관심받으려고 이러는 거지?’ 이런 식의 질문은 절대 금물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정신건강국에서 일하는 자살예방전문가 김재원 씨(41·사진)의 말이다. 그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2002년 미국으로 건너가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자살예방 분야에서 일해왔다. 이번엔 한국생명의전화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7, 8일 대전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주최하는 ‘지역사회 청소년 정신건강과 자살예방 실천방안 워크숍’에서 미국의 청소년 자살예방 사업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사연이 있다. 그걸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살 위험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왜 자살 생각을 하게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 공감하며 들어주는 과정을 생략하면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줘도 소용이 없다. 무작정 “잠만 좀 자면 나아질 거야”라거나, “너는 공부도 잘하고 가족도 있는데 왜 자살 생각을 하니?”라고 해선 안 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교사들을 위한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코그니토(KOGNITO)’가 뜨고 있다고 했다. 자살 위험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 아바타와 교사가 역할극을 통해 대화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질문을 하도록 도와준다. 한국 청소년 자살에선 ‘왕따’가 사회적 이슈였다. 김 씨는 “왕따가 청소년 자살률을 높일 수도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학생도 많은데 이를 과소평가하고 왕따 자체를 원인으로 여기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는 1991년부터 자살자가 생기면 정부 차원에서 평소 행동과 주변환경 등을 조사해 원인을 찾는 ‘심리학적 부검’을 실시해 왔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자살자의 70% 이상은 우울증, 조울증 등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우울증 등이 있는 상태에서 힘든 일이 오면 그게 심화돼 자살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만났을 때 이겨낼 수 있도록 대처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자녀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면 부모는 이와 비슷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주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말해주는 게 좋다. 이때 자신을 힘들게 만든 사람에겐 감정을 정확히 얘기하라고 해야 한다. 상대방은 내 감정을 모르는데 무작정 괴롭힘을 맞받아쳐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동이 날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정확히 얘기해주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 씨는 무엇보다도 아이가 자신을 걱정해주고 소중히 여기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라도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이 자살을 막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왜 자살까지 생각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세요.”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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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검진 받았는데 일반검진 또?

    직장인 A 씨(48)는 해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다. 10년째다. 올해는 7월에 약 47만 원을 들였고, 컴퓨터단층촬영(CT)까지 했다. 그는 검진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회사로부터 들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무직은 2년에 한 번, 비사무직은 매년 일반건강검진이 의무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이 아니면 건강검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건보공단으로부터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받지 않았다. 이곳에서 아무리 비싼 돈을 내고 종합검진을 받았어도 지정기관에서 검사를 다시 받지 않으면 과태료 5만 원을 내야 한다. 결국 A 씨는 지난달 29일 건보공단이 지정한 곳을 찾아가 건강검진을 받았다. 청력검사, 시력검사, 문진은 하나같이 무성의했다. 예를 들어 서울아산병원에서 청력검사를 받을 때는 아주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서서히 들려주며 청력을 자세히 조사했다. 반면 이 기관에서는 큰 소리를 한두 번 들려준 뒤 “들리세요?”라고 물었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걸로 끝이었다. 시력검사도 간단하게 끝났다. 1시간 정도 걸린 검진은 신체검사에 가까웠다. 문진 시간에 의사는 두 가지를 물었다. “진단받은 질병 있으세요?” “운동은 꾸준히 하세요?” 예, 아니요 식의 대답에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됐다”고 했다. A 씨는 “내가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를 사전에 발견해 치료하려는 것보다는 빨리 한 사람 검진을 해치워버리고 싶어 하는 듯한 태도였다”며 “동네 의원만도 못한 주먹구구식 검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훨씬 고가의, 그리고 양질의 건강검진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에서 받았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법 때문에 검진을 다시 받아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산업안전보건법은 1981년 제정됐다. 건보공단이 지정한 의료기관의 일반건강검진만 인정했던 이유는 부실한 병의원에서 검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정하지 않은 대형병원의 검진을 일반건강검진으로 인정하면 모든 병의원의 건강검진까지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건강검진기관 지정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실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병원이 지정기관에서 빠져 있어서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받으려면 병원이 자발적으로 신청해 건보공단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일부 대형병원은 일반건강검진의 수익성이 낮은 데다 이보다 비용이 비싼 종합검진 신청자가 많아 건강검진기관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5개 병원(서울아산 세브란스 분당서울대 고려대안암 원광대)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5개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는 인원은 병원별로 적게는 7500명, 많게는 4만 명에 이른다. 5개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사람들을 모두 합해 계산해보면 한 곳당 한 해 평균 1만5000여 명이다. 이들 중 절반만 의무적으로 다른 곳에서 일반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3만7500명이 대상이 된다. 일반건강검진에 드는 비용(1인당 4만1440원)은 건보공단이 모두 부담한다. 단순계산하면 최소 15억5400만 원이다. 중복해서 검진을 받으니 근로자의 불편 못지않게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한 뒤 중복해서 검진을 받는 근로자를 감안하면 낭비되는 건보재정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건보공단의 지정을 받은 검진기관은 부실하게 검진을 하고도 비용을 챙긴다. 시대에 뒤떨어진 법 때문에 이들 의료기관의 배만 불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최근엔 자기 돈을 더 쓰고서라도 좋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며 “법이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해 대형병원의 종합건강검진을 일반건강검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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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질환자 재진때 병원 안가도 된다

    고혈압에 시달리는 직장인 A 씨(50)는 5년째 매달 동네 내과를 찾아야 했다. 반복적으로 같은 처방전을 발급받기가 번거로웠지만 약을 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A 씨의 불편이 크게 줄어든다. 병원이 아니라 집이나 사무실에서 혈압을 재서 담당의사에게 결과를 전송하면 된다. 상담과 처방은 원격 화상시스템에서 가능하다. 궁금한 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상시적으로 물어볼 수 있다.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특별한 검사가 필요할 때만 몇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면 된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A 씨처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A 씨 같은 만성질환자나 수술 후 집에서 요양하는 환자는 재진부터 원격진료를 이용할 수 있다.○ 의료 사각지대 해소 병원을 이용하기 힘든 섬이나 산골 오지마을 주민, 군대와 교도소 등 특수지역 거주자,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는 초진부터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섬 지역 환자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배를 타고 육지까지 나와서 진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평소 다니던 병원 의사에게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증상을 설명하면 담당 의사는 환자의 평소 건강상태, 병력, 증상을 고려해 처방할 수 있다. 인근 보건소에 원격진료 시스템을 설치할 수도 있다. 군대와 교도소 등 특수지역 거주자도 마찬가지. 현실적으로 병원 방문에 어려움이 따랐던 가정폭력 또는 성폭력 피해자는 지정된 특정 병원의 의사에게 원격진료를 받게 된다. 원격진료는 의료관광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해외 환자는 현지에서 의사를 대동했을 경우에만 한국 의사와 상담 수준의 진료가 가능했다. 이런 규제가 풀리면 현지에서 곧바로 국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한동우 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기획팀장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의사에 대한 원격진료 수요가 있다. 해외환자 유치의 또 다른 루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쏠림 심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의료계는 복지부의 원격진료 허용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은 29일 복지부의 입법예고 후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진료 허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밝혔다. 먼저 원격진료에서는 의사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정 의원에서 의사 1명이 불성실하게 진료를 하면서 하루에 1만 명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2000년에 인터넷 처방전 발급업체인 ‘아파요닷컴’이 이틀간 13만 명을 진료하고 7만8000여 명에게 무료 인터넷 처방전을 발급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부추겨 동네의원을 고사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 입법예고안에서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허용한다고 했지만, 수술 후 추적관찰이 필요하면 대형병원도 원격진료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원격진료 허용범위를 조금씩 늘리다 보면 대형병원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면서 동네의원이나 중소병원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다. 의료접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는 원격진료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원격진료가 활발하게 도입된 캐나다와 호주는 인구 대비 의사 수가 한국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크므로 원격진료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 기자}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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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의원 원격진료 2015년부터 허용

    이르면 2015년부터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정보통신 기기를 이용해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원격진료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서비스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29일 입법 예고했다. 지금은 의사가 다른 의료인에게 기술 조언을 해주는 원격진료만 가능하다. 복지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학적 위험이 크지 않지만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진료를 쉽게 받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안으로 원격진료 허용범위를 한정하기로 했다. 또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대상을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급으로 제한했다. 단, 수술 후 퇴원 관리가 필요하거나 군 교도소 등 특수지역 환자는 병원급 이상에서도 원격진료 이용이 가능하다. 의료계는 즉각 반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와 의사가 대면하지 않는 원격진료가 의료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금도 대형병원은 6개월 이상씩 처방전을 끊어주는 등의 편법을 동원해 굳이 3차 의료기관까지 안 와도 되는 환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원격진료까지 허용되면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동네의원과 동네약국은 사라진다”고 비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샘물 기자}

    •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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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2015년 동네 의원 원격진료 허용”…의료계 반발

    이르면 2015년부터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정보통신(IT) 기기를 이용해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원격진료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서비스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29일 입법예고했다. 지금은 의사가 다른 의료인에게 기술 자문을 해주는 원격진료만 가능하다. 복지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학적 위험이 크지 않지만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진료를 쉽게 받기위해 개선이 필요한 사안으로 원격진료 허용범위를 한정하기로 했다. 또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대상을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급으로 제한했다. 단 수술 후 퇴원 관리가 필요하거나 군 교도소 등 특수지역 환자는 병원급에서도 원격진료 이용이 가능하다. 복지부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이나 내년 1월초까지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국장은 "국회 심의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내년 6월 국회 통과, 2015년 7월 시행이 목표"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즉각 반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환자와 의사가 대면하지 않는 원격진료가 의료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금도 대형병원은 6개월 이상씩 처방전을 끊어주는 등의 편법을 동원해 굳이 3차 의료기관까지 안 와도 되는 환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원격진료까지 허용되면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동네의원과 동네약국은 사라진다"고 비판했다.유근형기자 noel@donga.com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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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석학, 과학꿈나무에 물을 주다

    “저는 스도쿠 체스 퍼즐 맞추기를 좋아합니다. 과학도 퍼즐 맞추기와 같아요. 답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쾌감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찍 연구실에 가고 싶을 정도예요.” 리처드 로버츠 박사는 과학자라는 직업의 즐거움을 1000여 명의 청중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28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미래과학콘서트 분자과학연구 심포지엄(MFS) 2013’의 강연에서다. 그는 뉴잉글랜드 바이오랩 연구개발 최고책임자로 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심포지엄은 고려대와 스웨덴 왕립과학원 및 산하 분자과학연구재단(MFF), 싱가포르 난양공대가 공동 주최했다. MFS는 2006년부터 해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주관하는 행사.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미래의 과학 꿈나무인 고교생이 직접 참여하는 토크콘서트 형식. 첫날인 28일에는 로버츠 박사를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 2명과 다른 석학이 강연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아리에 와르셸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교수도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MFS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방법에 보다 초점을 둔다. 좋은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상상력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고 말했다. 벵트 노르덴 MFF 창립자 겸 회장은 “MFF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료는 호기심이다. 호기심 가득한 청소년과의 대화는 과학자에게 큰 도움을 줬다”며 이번 행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이샘물 evey@donga.com·전주영 기자}

    • 201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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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국민연금 전문가… “기초연금 정부안 소신 추진 적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민연금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발전방향을 마련하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문 장관 후보자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제도 개선방향을 이끌었던 만큼, 기초연금 정부안의 입법 과정을 원만하게 관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영 전 장관이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대하며 사표를 제출하자 정부안에 대해 소신을 갖고 밀어붙일 전문가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5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KDI에서 일하면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객원교수를 지냈다. 공공경제학, 사회보험을 연구하면서 공적연금의 개선과제, 국내 복지지출 수준의 평가와 전망, 공무원연금제도의 구조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금과 복지 분야에 대한 학자로서의 전문 지식을 정책에 접목하기 위해 대외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1998년에는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올해엔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했다. 정부 정책에 관해 활발히 목소리를 냈던 전문가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보건복지의 수많은 분야 중 특히 연금문제의 전문가를 장관으로 내정한 이유는 복지현안 중에서도 기초연금 정부안을 더 추진력 있게 시행하기 위해서라고 분석된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세수 부족과 재정 상황 악화를 이유로 기초연금 공약 축소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사과한 만큼,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치권과 국민에게 정부안을 어떻게 설득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문 후보자가 임명되면서 서울고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현 정부에서 장관 8명이 서울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 후보자를 포함해 유진룡 방하남 서승환 장관과 장관급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 장관 5명은 서울고 27회 동기동창이다. △서울(57세) △서울고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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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표 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누구?

    문형표 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국민연금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발전방향을 마련하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문 내정자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제도 개선방향을 이끌었던 만큼, 기초연금 정부안의 입법과정을 원만하게 관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영 복지부 전 장관이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대하며 사표를 제출하자 정부안에 대해 소신을 갖고 밀어붙일 전문가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내정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KDI에서 일하면서 미국 UC버클리대 객원교수을 지냈다. 공공경제학, 사회보험을 연구하면서 공적연금의 개선과제, 국내 복지지출수준의 평가와 전망, 공무원연금제도의 구조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금과 복지 분야에 대한 학자로서의 전문 지식을 정책에 접목하기 위해 대외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1998년에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사회복지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올해엔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했다. 정부 정책에 관해 활발히 목소리를 냈던 전문가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보건복지의 수많은 분야 중 특히 연금문제의 전문가를 장관으로 내정한 이유는 복지현안 중에서도 기초연금 정부안을 더 추진력 있게 시행하기 위해서라고 분석된다. 기초연금안에 대해 박 대통령과 생각이 달랐던 진 전 장관은 사퇴 당시 "그동안 반대한 기초연금안에 대해 장관으로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고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세수부족과 재정상황 악화를 이유로 기초연금 공약 축소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사과한 만큼,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치권과 국민이 정부안을 어떻게 설득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57세) △서울고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ㆍ복지정책연구부장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민간위원(현)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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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활란상 박동순, 용신봉사상 홍은혜, 여성상 박인비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제48회 전국여성대회 여성상 수상자를 24일 발표했다. 올해 여성상은 제13회 김활란여성지도자상과 제46회 용신봉사상, 제27회 올해의 여성상,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으로 나눠 수여한다.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시상한다. 이 중 김활란여성지도자상은 박동순 부산어머니그린운동본부 총재(74·여)가 받는다. 박 총재는 동서학원 이사장과 총장을 지내며 교육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여성들을 위해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30년간 1만6000여 명을 배출했다. 사할린동포 지원, 낙동강 환경봉사단 등 사회활동도 활발히 했다. 국가와 지역사회, 여성발전에 공로가 큰 여성에게 주는 용신봉사상은 홍은혜 여사(95)가 수상한다. 국내 최초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의 부인인 홍 여사는 평생 해군을 위해 봉사했다. 6·25전쟁 뒤에는 해군병원의 병사들을 돌봤고 해군부인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활동했다. 최초의 해군 군가와 해군사관학교 교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탁월한 능력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 여성상을 보여준 사람에게 주는 올해의 여성상은 프로골프선수 박인비 씨(25·여)가 받는다. 박 씨는 세계프로골프 메이저대회 3연승을 달성했다. 한 시즌 3연승은 세계적으로 63년 만이다. 한국인 최초의 기록으로 한국 여성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준영 전라남도지사(67)와 이철환 당진시장(68)은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을 받는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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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의 진화]영주권자 10만명 시대의 과제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 씨(66·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화교다. 아버지는 중국에서 이민 왔다. 현재 영주권을 얻어 생활하는 이 씨는 한국인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터전을 잡고 살아왔기 때문에 모든 생활이 이곳에 익숙하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국적은 외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사는 영주권자가 급증하고 있다. 영주권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2년엔 6022명이었지만 10월 현재 9만7136명으로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곧 영주권자 10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법과 현실의 괴리 영주권자는 국내에서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외국인이다. 병역과 교육의 의무는 없지만 납세의 의무는 있다. 구직 취업 창업의 권리, 기술 습득과 교육을 받을 권리, 사회보장 혜택과 건강서비스를 받을 권리 등도 가진다. 지방선거 투표권과 주민투표권도 지닌다. 처음 영주권이 도입됐을 때는 화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금은 재외동포(58.3%), 결혼이민자(22.2%), 재한화교(14.5%) 순이다. 해외 첨단과학 분야 박사나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등 전문인력은 0.2%(152명)에 불과하다. 영주권을 취득하면 오래 체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국생활에 불편한 점은 여전히 많다. 영주권자 마건로 씨(57)는 “외국인이라고 은행에서 한국인 보증인을 요구하기도 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렵다. 외국인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자주 잘못된 번호라고 떠서 웹사이트를 이용하기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똑같이 세금을 내지만 복지 혜택도 미미하다. 한국 노인들은 지하철을 무료로 탑승하지만 영주권자는 제외된다. 젊은 영주권자들에게는 취업의 권리는 법조문에 불과할 때가 많다. 편견과 차별의 벽에 자주 부딪친다. 마 씨의 아들인 수동 씨(28·여행사 직원)는 “입사 지원서를 냈더니 ‘화교는 받지 않습니다’라는 전화를 받은 친구도 있었다”며 “대기업에 취업하는 건 꿈도 못 꾸고 중국어가 필요한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도 미비에 모순까지 영주권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 정기선 IOM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은 법무부에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에서 “영주자격 취득요건이 귀화허가 요건과 비슷하거나 더 엄격하다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혼이민자가 국적을 취득할 때는 귀화 필기시험을 면제해준다. 반면에 일부 영주권 종류는 신청자의 연봉이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이어야 하고 한국어능력시험 2급 이상을 받아야 해 훨씬 까다롭다. 국적을 취득하면 기초생활보장 등 각종 공공부조를 받을 수 있고 주민등록번호가 나와 일상생활이나 신용거래도 편리하다. 외국인 자녀를 데려오면 특별귀화를 통해 쉽게 국적을 얻도록 해줄 수 있다. 반면 영주권자들은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해 생활하기 불편하다. 법무부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영주권 전치주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먼저 영주권을 부여한 뒤 국적을 취득하게 하는 제도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외국인들이 귀화신청을 하기 전에 일정 기간 영주권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적취득 절차가 허술해 한국어 구사력과 사회 이해가 부족하거나 국민으로 갖춰야 할 기본소양과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외국인에게도 쉽게 국적을 줘 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

    •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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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의 진화]홀로서기 힘든 결혼이민자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팜모 씨(26·여)는 2006년 한국에 왔다. 한국인 남편(44)과 결혼할 당시엔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말만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산 지 7년이 지났지만 한국어 실력은 크게 늘지 않았다. 팜 씨는 본보 기자와 만났을 때 간단한 질문 외에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책을 “잿”이라고 말하고, 물고기를 “문고기”라고 할 정도. 발음이 어눌했고,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현할 정도의 문장은 구사하지 못했다. 그는 외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인천 남동구의 집에서 살림만 한다. 입국 초기에 집 근처의 교육시설을 찾아 한국어를 배워본 적은 있다. 조금 배웠지만 흐지부지 돼버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내년에는 일을 할 계획이지만, 마땅한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선진국 비해 느슨한 이민정책 국내 결혼이민자는 23만 명을 넘는다. 이 중에서 팜 씨처럼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변 사람과 소통하지도, 스스로 생활을 하지도 못한다. 도와주는 손길은 많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만 한다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떳떳하게 자립해 사회에 기여하며 사는 결혼이민자는 한국어를 잘 구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상대방과의 대화능력은 가정생활은 물론이고 살아가는 데 기본 요건. 많은 결혼이민자가 이웃은 물론이고 남편이나 자녀와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혼하는 국제결혼가정이 급증하는 이유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 한국의 결혼이민자는 대다수가 입국할 때부터 언어나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정착한 후에도 교육을 받을 의무가 없다. 호주, 영국, 네덜란드 등 이민선진국에서는 결혼 등 가족 간의 결합을 이유로 장기 정착을 원하는 이민자에게는 해당국의 언어와 사회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한다. 보통 400∼500시간 언어교육과 함께 법, 경제, 사회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민선진국에서 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과거 느슨했던 이민정책에 대한 반성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이민자에게 지원을 해주는 데만 초점을 뒀다. 이들이 취약계층에 머물면서 복지지원에 기대자 1999년에는 사회복지예산의 절반이 이민자에게 지출됐다. 이민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한 이유다. 한국은 결혼이민자를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한국어와 한국사회에 대해 가르치고 복지혜택을 준다. 이런 교육을 받을 의무는 없다. 한국어를 포함한 서비스 역시 원하는 사람만 받다보니 사각지대가 생긴다. 남편이나 시댁에서 잦은 외출을 반대하거나 본인이 귀찮게 여길 경우 교육을 그만두는 결혼이민자 역시 많다.○ 교육체계도 부처별 제각각 선진국은 이민전담부서가 주관해서 일원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민자 관리와 교육에 소홀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법무부가 2009년부터 ‘사회통합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생활에 필요한 언어와 사회 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0∼5단계를 이수하면 귀화할 때 언어와 필기시험을 면제한다. 이런 까닭에 결혼이민자뿐 아니라 유학생, 외국인 투자자 등 다양한 이민자가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아도 국적 취득을 신청할 때 귀화 필기시험이 면제된다. 결혼하고 한국에서 2년 이상 살았거나, 결혼 후 3년이 지나고 한국에서 1년 이상 살았다면 면접과 간단한 실태조사를 거쳐 귀화할 수 있다. 굳이 시간을 들여 교육을 받지 않아도 국적을 쉽게 취득할 기회가 있다. 결혼이민자가 한국어를 배울 동기가 낮으니 혜택만 많고 의무는 없는 이민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선 막대한 돈을 들여 이민자의 정착을 지원한다. 문제는 많은 부처가 ‘다문화’라는 이름을 앞세워 비슷비슷한 사업을 중복해 벌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여성가족부는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과 별도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국어교육을 한다. 이 프로그램은 국적 취득과 연계되지 않아 관리가 느슨한 편이다. 한국어교육을 1∼4단계, 모두 400시간 운영하지만 실제로 모두 이수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단계별 교육을 마치면 성취도평가를 실시해 총점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수료하는 시스템. 여성부는 수료 결과도 취합하지 않는다. 여성부 관계자는 “여성부의 한국어교육은 결혼이민자가 자연스레 친목을 쌓고 어울리며 배우도록 하자는 취지다. 교육을 받은 사람이 모두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

    •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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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의 진화]출신국 학력 인정… 한국학교 편입 쉬워진다

    중도입국 자녀가 출신국의 학력을 한국에서 인정받을 길이 열린다. 교육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이 담긴 ‘다문화 학생 교육지원 강화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도입국 자녀는 출신국에서의 학력증명 서류를 갖추지 못하면 학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초·중·고등학교에 입학하거나 편입하기가 어려웠던 이유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학력증명서를 발급받기 곤란한 학생이라도 교육감 소속의 학력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학력심의위원회는 지금까지 북한이탈주민에게만 한정해 학력을 인정할지 심의했다. 또 다문화가정 학생은 교육감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다문화학생 특별학급’이 설치된 초등학교나 중학교로 전입학을 쉽게 할 수 있다. 주소지가 있는 학구 내의 학교가 아니라도 다문화 특별학급이 설치된 학교를 고를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다문화 특별학급에선 한국어와 한국문화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이 특별학급은 현재 전국의 22개 학교에서 26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개정된 시행령은 다문화 언어강사를 운영하는 근거를 함께 마련했다. 다문화가정의 학생에게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일반 학생에 대한 다문화 이해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다문화 언어강사는 중등영어 이외의 외국어 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 중 외국어에 능통하고 교육감이 따로 정하는 자격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다문화가정의 학생이 보다 원만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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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의 진화]이민자 자녀 20만 시대

    《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외국 출신인 ‘이민배경 자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친부모 중 한쪽 이상이 외국에서 왔거나 한국인 친부모가 이혼 뒤 외국인과 재혼한 가정의 자녀(0∼18세)는 올해 19만1328명. 지난해(16만8583명)보다 13.5% 증가했다. 이 통계는 1월 기준이어서 10월 현재는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에 들어온 이민자 중에서도 아동·청소년은 한국 사회에 머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정착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역이 될 세대다. 결혼이민자나 노동이민자 등 성인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녀를 능동적인 시민으로 키워야 하는 이유다. 이민배경 자녀 중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별 무리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태어난 뒤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입국 자녀’는 한국어를 새로 익혀야 하는 등 국내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 중도입국 자녀, 학교 밖 청소년 많아 ‘나는 왜 한국에 왔지.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중국 출신 육모 군(19·경기 광명시)이 매일 아침 되뇌었던 혼잣말이다. 그는 16세 때 한국에 왔다. 어머니가 2005년부터 한국에서 일하다가 새 가정을 꾸려 귀화하면서 육 군을 2010년에 한국으로 불렀다. 그는 한국어를 하지 못했다. 공부에도 관심이 없어 학교에 가지 않았다. 오랫동안 집에서 혼자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지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밖에 나가면 집에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1년간은 외출도 거의 못 했다. 가족은 돈을 벌기에 바빠서 그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어려웠다. 뒤늦게 복지관을 통해 한국어를 익히고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주변에서 학교에 가는 중도입국 친구를 못 봤다. 대개 그냥 돈이나 벌려고 한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육 군처럼 많은 중도입국 자녀가 언어 실력 부족으로 적응이 어렵다며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중도입국 자녀는 부모가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오게 된 자녀를 말한다. 이들의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부처별로 집계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안행부는 귀화자와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결혼이민자 자녀만 넣는다. 교육부는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만 파악한다. 법무부는 귀화자를 포함한 국민의 자녀 중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입국한 경우만 집계한다. 중도입국 자녀는 외국 국적이라도 한국에 정착하는 이들이 많다. 지금은 외국인이지만 부모가 한국인이거나 귀화자라면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특별귀화는 품행 단정, 기본 소양 요건만 갖추면 된다. 일반귀화는 △한국에 5년 이상 거주 △민법상 성년 △생계유지능력 같은 요건을 추가로 갖춰야 한다. 특별귀화를 통해 국적을 얻는 미성년 중도입국 자녀의 수는 매년 2000∼3000명에 이른다.○ 아이들에게 공교육은 최고의 보약 전문가들은 학교 밖 중도입국 자녀를 방치하면 저소득층으로 전락해 사회 불만 세력이 되거나 사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공교육으로 끌어들여서 친구와 어울리게 하고 한국어와 한국 사회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 헌법과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중도입국 자녀는 물론이고 불법체류자의 아동도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2010년 한국에 입국한 카드로바 아델리아 양(14)도 공교육을 통해 한국어를 익혔다. 처음에 학교를 다닐 땐 한국어를 거의 못 했다. 쉬는 시간마다 부치지도 않을 편지를 본국 친구들에게 쓰면서 외로움을 달래기도 했다. 수업도 못 따라가고 모든 게 낯설었다. 지금은 한국어 실력이 부쩍 늘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아델리아 양은 “처음엔 내가 하는 어설픈 말을 친구들이 따라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학교에 다니면서 말할 기회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한국어 실력이 늘게 됐다”며 웃었다. 전문가들은 중도입국 자녀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들을 위한 별도의 학교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분리교육’에 대해선 반대한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과)는 “중도입국 자녀에게 예산만 많이 투입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공교육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처음엔 힘들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도록 관심을 갖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면 보충 프로그램을 이용한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 여기에는 교사의 도움이 가장 중요하다. 러시아에서 온 이예은 양(18)은 “한국에 와서 상대방이 말을 빨리 하거나 속어, 숙어 등을 쓸 때 이해하지 못하곤 했다. 학교 체육시간에 말을 빨리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선생님으로부터 ‘멍청하다’는 구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양의 동생인 예승 군(13)은 초등학생 때 생김새가 다르고 한국말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많이 받았다. 4학년 때 만난 교사는 이 군을 따로 불러 말했다. “너는 가능성이 더 많은 아이다. 친구들이 부러워서 그런다.” 평소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했던 이 군은 이 말을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

    •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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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간의 情-신속한 행정처리 등 강점 알려야”

    외국인 전문 인력들은 한국의 강점과 매력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 특유의 집단문화가 소속감을 갖게 만드는 데 좋다고 했다. “함께하는 문화가 외국보다 강한 것 같다.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좀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키키 카르나디 씨·인도네시아 출신)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은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경희대의 존 에퍼제시 교수(미국 출신)는 “서울의 흥미로움과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랑한다. 한국에서 은퇴할 때까지 살고, 은퇴하고 나면 지리산 근처의 오두막집에서 지내겠다”고 얘기했다. 외국에 비해 신속한 행정처리는 한국의 경쟁력. 안젤로 비카리 씨는 “비자 갱신기간이 러시아에선 거의 8주였지만 한국에선 3주면 됐다”고 말했다. 지하철 교통시스템이 편리하고 표지판과 인터넷 웹사이트가 영어로 잘돼 있다는 점도 자주 거론된다.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함은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비치는 요인이다. 인도 출신 우팔라 파닌드라 씨는 한국을 ‘3H의 나라’라고 불렀다. 정직(Honesty), 근면(Hardworking), 겸손(Humble). 종교에 대한 탄압이 없다는 것도 좋다고 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한국의 장점을 해외에 적극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그프리트 바우어 씨는 “북한 관련 뉴스로 인해 한국의 안보가 위험하고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다. 친척 할머니는 왜 그렇게 위험한 곳에 가느냐고 만류했다”고 소개했다. 자히드 후세인 씨도 “한국에 유학 오기 전에는 남북한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다. 혼동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국가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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