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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4위(625만 대 예상)를 기록한 르노-닛산 연합이 지분을 같은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7일 보도했다. 일본 닛산은 한때 프랑스 르노의 자회사였지만 이번 조치로 두 회사는 동등한 관계가 됐다. 양사 합의에 따라 르노는 닛산 지분을 기존 43.4%에서 15%까지 낮춘다.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는 서로 동일한 지분만큼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르노는 28.4%에 해당하는 주식을 일단 프랑스의 신탁회사에 맡긴 뒤 닛산과 협의해 매각할 방침이다. 그 대신 닛산은 르노가 설립한 전기차 회사 ‘암페어’에 최대 15%를 출자한다. 닛산에 르노는 구세주 같은 존재다. 도요타에 밀리고 방만한 투자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닛산이 경영 위기에 몰렸던 1999년 르노는 54억 달러(약 6조7800억 원)를 닛산에 투자했다. 이 자금으로 닛산은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고 르노는 글로벌 판매망 및 기술을 확보했다. 닛산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르노 출신 카를로스 곤은 닛산 직원의 15%(약 2만3000명)를 자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종신고용 사회인 일본에 충격을 줬다. 이번 양사 지분 조정은 브랜드 가치나 생산량 등에서 르노보다 앞선 닛산이 꾸준히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르노 역시 이번 조치를 강하게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르노는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등에 뒤지며 닛산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 전기차 점유율은 폭스바겐 20.2%, 스텔란티스 15.2%, 현대차·기아 11.1% 순으로 르노는 8.6%에 불과했다. NHK는 “이번 합의로 르노-닛산 연합이 지역 전략 및 전기차 산업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며 “닛산이 높아진 독립성을 바탕으로 어떤 사업 전략을 수립할지가 과제”라고 짚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회고록에서 2019년 7월 한국에 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징용공 배상 판결이 확정된 뒤 아무런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문재인 정권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수출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법원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반일을 정권의 부양 재료로 쓰고 싶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확신범”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수출 규제 조치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무관하다고 밝혀 온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보복을 가했다는 것을 아베 전 총리가 인정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 ‘아베신조 회고록’은 8일 공식 발간에 앞서 7일 일본 주요 서점에 배포됐다. 480쪽 분량의 회고록에는 ‘징용공 판결’ ‘한국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 파기, 한일 관계 악화의 길’ 등의 장에서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따른 한일 갈등에 아베 전 총리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서술됐다. 아베 전 총리는 수출 규제에 대해 “한국의 반도체 재료에 안보상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신뢰 관계가 있었다면 조금 다르게 대응했을 것이다. 국가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역 관리는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에 어떤 안보 우려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정부는 수출 관리 엄격화와 징용공 문제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입장을 취했다”라면서도 “굳이 두 문제가 연결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한국이 징용공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언급했다. 한국이 당시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아베 전 총리는 “안보 문제를 이유로 수출 관리를 엄격화하는 일본 조치는 자유무역을 원칙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도 인정되는 것”이라며 “그들(한국)은 단순히 감정적으로 지소미아 파기안을 냈다. 한일 간의 정보 공유를 중시하는 미국의 관점도 빠져 미국의 불신을 샀다”라고 주장했다. 아베 전 총리는 경제산업성 출신의 이마이 다카야 당시 정무비서관, 하세가와 에이이치 총리 보좌관이 한국 수출 규제 아이디어를 냈다며 “WTO 원칙상 문제가 없는 수법을 생각해 낸 이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역사 문제에 대해 “외무성은 싸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풍화되기 때문에 넘어가자는 자세였다”며 “내가 정권을 잡으면서 많이 바꿨다. 한국, 독일의 일본대사에 열세여도 싸우라고, TV에 나와서 당당하게 반박하라고 명확하게 지시했다. 느긋하게 와인을 마실 때가 아니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후 미국에서 북미 대화를 끌어낸 정의용 당시 대통령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자신을 찾았던 때도 회고했다. 아베 전 총리는 “서 전 원장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다, 6·25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 김정은은 훌륭하다고 얘기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이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일본 원조를 받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 김정은 뜻이고 어디부터가 한국의 희망인지 몰랐다. 그만큼 흥분했다”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4월 8일로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중앙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67) 현 부총재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정부가 아마미야 부총재에게 차기 총재 자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현 부총재이자 금융완화 정책에 관계해 온 아마미야 부총재가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아마미야 부총재는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후 1979년 일본은행에 입행해 기획국장, 이사 등을 역임한 뒤 2018년 3월 부총재에 취임했다. 구로다 현 총재와 함께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신임 일본은행 총재 인사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해 국회 동의를 얻은 뒤 임명한다. 다만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이소자키 요시히코 관방부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아마이야 부총재가 총재가 되면 일본의 초저금리 양적완화 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도 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07엔에 거래되며 전 거래일보다 3.46엔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금융완화 정책 변경을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분석이 나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과의 미사일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일본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은 일본 열도에서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가상의 중국 해군력 팽창 봉쇄선인 ‘제1 열도선’에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계획 중이다. 산케이에 따르면 미일 양국은 일본에 배치할 중거리미사일 후보로 미국이 개발하는 극초음속미사일(LRHW)과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지난해 말 확정한 ‘국가안보 전략’을 비롯한 안보 3대 문서를 통해 적(敵)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결정했고 오키나와 인근 난세이제도에 미사일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 중거리미사일 배치는 미일 양국이 중국의 중거리미사일망(網)을 비롯한 ‘반(反)접근·지역 거부(A2/AD)’ 능력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A2/AD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국 등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돕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3, 4년 전부터 미국이 타진해온 중거리미사일의 일본 배치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미 정부와의 협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배치 장소는 미정이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 서남부) 규슈 등이 상정된다”고 말했다. 일본에 고정 배치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회 배치하는 방식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87년 옛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사거리 500∼5500km 지상발사형 중거리미사일을 폐기했다. 반면 중국은 일본 열도를 사정권에 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900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8월 INF에서 탈퇴한 후 중국에 대항할 중거리미사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둔 ‘코로나 저축’이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보복 소비’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겼지만 일본은 정부에서 돈을 뿌려도 미래가 불안한 국민은 소비 대신 저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에 따르면 팬데믹이 정점을 지난 2021년 말 기준 코로나 저축 규모는 50조 엔(약 476조 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기준 62조 엔(약 591조 원)으로 115조 원 증가했다. 이는 일본 GDP의 10%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은 가계 저축액이 60% 감소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21년 말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개인 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으나 결과적으로 맞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일본 가계 소비 지출(75조 엔)은 코로나19 이전보다도 3조4000억 엔(32조 원) 줄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1년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주민에게 1인당 10만 엔(약 95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 돈은 결과적으로 소비에 쓰이지 않아 경기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저축을 하면 사실상 돈 가치가 줄어드는데도 일본 국민은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다이와증권은 “미래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일본에서 코로나 저축을 헐어 소비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는 “임금 인상이 수반되지 않으면 코로나 저축이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철없는 관종(관심종자)의 장난일까, 식당 자동화의 폐해일까. 일본 사회가 때아닌 ‘식당 침 테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형 회전초밥, 우동 체인점에서 일부 고객들이 조미료, 식기, 남이 주문한 음식에 혀를 대거나 침을 묻히는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는 곳은 일본의 ‘국민 외식 가게’로 꼽히는 회전초밥집입니다. 한 남성이 주위 눈치를 보더니 테이블에 놓인 간장병을 혀로 핥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화제를 모았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는 선반에 놓인 컵을 집어든 뒤 침을 묻히고 천연덕스럽게 원래 있던 곳에 놓았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에 놓인 다른 고객이 주문한 초밥에 손을 대거나 고추냉이(와사비)를 몰래 뿌리는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우동 체인점에서 찍은 민폐 영상도 화제입니다. 일본 우동집에서는 우동 위에 뿌려 먹는 튀김 고명 ‘텐카스’를 한국 일부 식당의 김치, 단무지처럼 ‘셀프 서비스’로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 튀김 고명을 공용 숟가락으로 퍼먹은 뒤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동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민폐 영상’이 계속 SNS에 올라오면서 관련 체인 회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부 이상한 사람의 일탈 행동이라고 해도 고객들은 해당 식당에 부정적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침 테러’ 영상이 찍힌 회전초밥 업계 1위 체인점인 ‘스시로’는 최근 올라온 SNS 영상을 경찰에 신고하고 “민형사 상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업 초밥 체인 ‘하마스시’은 범인이 합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부하고 사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일각에서는 ‘식당 침 테러’가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인력 부족에 따른 자동화 서비스 확대를 꼽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일본의 대형 체인 음식점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태블릿PC로 주문한 뒤 컨베이어 벨트에 실린 주문을 스스로 집어 먹는 게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고객들의 일탈 행동을 제재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SNS에서 주목받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스시로 측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해치는 중대안 사안”이라며 “대상 점포에서는 소독을 실시하고 민형사상 대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에도 수많은 팬이 있는 일본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4·사진)가 4월 13일 일본에서 신작 장편소설을 발표한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일 보도했다.2017년 2월 출간한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의 신간이다. 제목과 주제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판사 신초샤 측은 “원고지 1200장 분량이며 기존에 신문 잡지 등에 연재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일본에서 초판으로 130만 부가 발행됐다. 출간 첫날 책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주요 서점이 북새통을 이뤘다. 그의 주요 작품 ‘노르웨이의 숲’ ‘1Q84’ ‘해변의 카프카’ 등은 한국에서도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절도범에 의해 일본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불상)을 일본으로 돌려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유권을 주장해온 충남 서산 부석사 측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대전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박선준)는 1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불상 인도청구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불상이 일본 쓰시마섬의 간논지에서 도난당해 한국에 밀반입된 지 11년 만이다 재판부는 “1330년 고려시대 부석사에서 해당 불상이 제작됐다는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현재 서산 부석사가 과거 서주(서산의 고려시대 명칭) 부석사와 동일한 종교단체로 연속성을 갖고 유지됐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왜구가 불상을 약탈해 일본으로 불법 반출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다”면서도 “다만 간논지가 법인을 취득한 1953년 1월 26일부터 불상을 절취당한 2012년까지 불상을 계속해서 점유했기 때문에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소송은 소유권의 귀속을 판단할 뿐”이라며 최종적으로 문화재 반환 문제는 유네스코 협약이나 국제법에 따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는 이 불상은 높이 50.5cm, 무게 38.6kg으로 고려시대인 14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3년 일본에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2012년 10월 김모 씨 등 한국인 절도범 4명이 간논지에서 훔친 뒤 부산항으로 밀반입해 처분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간논지와 일본 정부는 사건 직후부터 “도난품이 분명한 만큼 일본에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부석사 측은 반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2013년 2월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부석사는 또 “해당 불상이 왜구에 의해 약탈당한 문화재이기 때문에 원소유자인 부석사에 반환돼야 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인도 소송을 냈다. 2017년 1월 1심 재판부는 “도난이나 약탈 등의 방법으로 일본으로 운반돼 봉안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히자 불교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대한민국에 용기 있는 판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한편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 차원에서 불상이 조기 반환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했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치권에서 아이가 많을수록 세금을 낮게 매기는 ‘N분(分) N승(承)’(N명만큼 나눈 뒤 N만큼 곱한다) 방식의 세금 제도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자녀가 많은 가구에 낮은 세율의 세금을 매기는 프랑스 제도를 일본에 도입하자는 얘기다. 이 방식은 소득세 부과 단위를 개인에서 가구로 바꾸고 가구 전체 소득을 합친 뒤 가족 구성원 수로 나눠 과세표준을 정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부모와 아이 둘인 4인 가족은 어른 1명, 아이 0.5명으로 계산한다. 이 가구가 1억 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1억 원을 3으로 나눈 3333만 원을 과표로 세금을 계산하고 여기에 3을 곱해 과세액을 정한다. 소득세는 과표가 작을수록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방식대로라면 세금이 줄어든다. 일본에선 연 195만 엔(약 1842만 원) 이하 세율은 5%이지만 695만∼900만 엔(약 6565만∼8501만 원) 구간은 23%다. 자민당에서는 당 2인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방식을 소개한 데 이어 30일 방송에 출연해 “여러 의견을 모아 집대성해 제안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 방식에 대해 “외벌이와 고소득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며 부정적이어서 당장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일본에서는 저출산 해소를 위해서는 논란이 있어도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74)가 4월 13일 일본에서 신작 장편 소설을 발표한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일 보도했다. 2017년 2월 출간한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의 신간이다. 제목과 주제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판사 신초샤 측은 “원고지 1200매 분량이며 기존에 신문 및 잡지 등에 연재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일본에서 초판으로 130만 부가 발행됐다. 출간 첫 날 책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주요 서점이 북새통을 이뤘다. 그의 주요 작품 ‘노르웨이의 숲’ ‘1Q84’, ‘해변의 카프카’ 등은 한국에서도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루키는 2018년부터 ‘도쿄FM’ 라디오에서 월 1회 ‘무라카미 라디오’란 프로그램의 DJ도 맡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직접 재즈바를 운영했으며 수 만 장의 레코드와 CD 등을 보유한 음악광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인 한국과 일본이 이달 중순 외교당국 간 차관급 회담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장급 협상에서 고위급 회담으로 급을 격상해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혀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 있는 일본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배상금 변제를 위해 조성하는 기금에 참여할지를 두고 차관급 회담에서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주요 쟁점인 일본 측의 사죄 부분에선 한일 정부가 상당히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日 사죄 “표현 방식 등 조율만 남아”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일 외교당국은 이달 중순 열리는 다자회의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해 일본 측과 별도 회담을 연다. 양국은 차관급 회담 이후 17∼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과 만나 급을 높여 협상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위급 회담에선 한일 간 의견이 가장 엇갈리는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변제금 참여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31일 한국 측 인사에게 “피고 기업이 돈을 내는 건 절대 안 된다는 일본 입장은 고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이를 받느냐 안 받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한국 정부의 징용 배상 문제 해법이 지속가능함을 보장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이번에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이후 한국 측에서 일본 전범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확약이 필요하단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전범 기업이 어떤 형식으로든 기여하는 식으로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사죄 방식에 대해선 양국 정부가 입장 차를 상당히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과거 담화를 다시 표명하는 수준으로 (사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등에서 밝힌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의지’ 등 입장을 다시 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사죄는) 표현 방식 등에 대한 조율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과거 담화를 다시 표명하는 방식으로) 양보를 한 이상 더는 어렵다”는 입장도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 기업의 직접 사죄나 기금 참여는 힘들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 시점 두고 온도 차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양국은 온도 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내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한 뒤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셔틀외교까지 복원하자는 점에서는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전제로 이르면 3월경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서로 허공에 자기 할 말만 하던 때와 달라졌다. 말을 마치면 궁금한 걸 묻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화가 이뤄졌다.” 지난해 여름 일본 도쿄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논의한 한일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가 열린 뒤 한 외교소식통은 이렇게 말했다. 이 소식통은 “따로 놀던 두 나라가 일단 경기장에 들어온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일본 정부와 주요 언론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때다. 한국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했다” “한국이 책임지고 답안지를 가져오라”고 하던 말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대위 변제, 병존적 채무 인수, 제3자 변제안같이 한국에서 전문가와 정부 등이 검토하는 해결 방안에 대해 일본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 국제법 담당 조직이 강제동원 논의의 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로부터 반년가량 지난 1월 30일 서울에서 국장급 협의를 마치고 한일 외교 당국 관계자들은 강제동원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서로 같은 말을 했다. “폭넓은 이슈에 대해 좁혀진 측면도 있지만 좁혀지지 않은 것도 있다.”(한국) “일치하는 부분이 있고 한쪽이 곤란해하는 의견도 교환했다.”(일본) 인식차는 여전하지만 ‘다른 생각을 좁혀 현실적으로 풀어보자’는 단계로 넘어간 시점이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불신을 얘기한다. 전임 정부 시절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어긋난 판결을 했으니 한국이 약속을 깨지 않겠다고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피고기업(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포기하라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피고기업의 (피해 배상) 기금 참여가 필요하다는 한국 측 요청에 일본은 ‘기업에 강요할 수 없다’ ‘청구권 협정으로 끝났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양국 간 신뢰는 어디서부터 사라졌을까. 2015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외상(현 총리)이 “아베 신조 총리는 진심으로 사과,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말한 이듬해 아베 당시 총리는 국회에서 “(사과 편지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1년 전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하자 이에 반발하는 한국에 “역사전쟁을 피하지 말자”고 부추긴 것도 아베 전 총리다.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 문제도 미해결인데 시기상조.’ ‘반성, 사과는 절대 안 된다.’ 지난 일주일 새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캘린더 도발’도 있다. 2월 다케시마의 날, 3월 교과서 검정, 4월 외교청서 발간,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및 공물 봉납 등 매년 같은 시기에 일본군 위안부 왜곡, 독도 억지 주장, 군국주의 미화 수위는 높아진다. 2015년 군함도 등 일본 근대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시 한인 강제 노역을 비롯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겠다던 일본 정부의 약속은 지켜질 기약이 없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지난해 내내 윤석열 정부가 ‘지지율이 낮으니 언제 반일 카드를 꺼내들지 모른다’고 의심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 반발은 거세고 한국 내 여론도 냉랭하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해 우직하게 여기까지 끌고 왔다. 이럴 때 일본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 한국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면 ‘구상권 청구 주장’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일본은 대체 뭘 하는가’라는 의문이 한국에서 커진다면 양국 간 어떤 합의도 무용지물이 될 터다.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회고록(사진)이 다음 달 8일 출간된다. 3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아베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뒤 한 달가량 지난 2020년 10월부터 1년여간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기술됐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과 얽힌 일화와 국정 운영을 하며 느낀 점을 회고록에 담았다. 그는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호전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군사 행동에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북한이 눈치채면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국 행정부와 함께 “(트럼프의) 본색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 안간힘을 썼다”고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재무성에 대해선 “예산을 편성하는 힘은 강력하다. 자신들의 의향을 따르지 않는 정권을 쓰러뜨리려 달려든다”면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초(超)저금리, 대규모 국채 발행 등을 골자로 한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그는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던 2014년 11월 상황을 설명하며 “증세론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해서는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18회에 걸쳐 36시간 동안 요미우리와 인터뷰를 했다. ‘알려지지 않은 총리의 고독, 결단, 암투’라는 부제가 달린 이 회고록은 요미우리 특별편집위원과 논설부위원장이 썼고,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이 감수했다. 당초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회장으로 취임했을 무렵인 지난해 초에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민감한 부분이 있어 아베 전 총리가 출간 연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중에 숨진 뒤 부인 아키에 여사의 동의를 얻어 출판이 결정됐다. 출판 전 예약 주문만으로 일본 아마존 도서 부문 2위, 논픽션 1위에 올랐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회고록이 다음달 8일 출간된다. 3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아베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퇴임한 뒤 한 달가량 지난 2020년 10월부터 1년여간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기술됐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외국 정상과 얽힌 일화와 국정 운영을 하며 느낀 점을 회고록에 담았다. 그는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호전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군사 행동에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북한이 눈치 채면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국 행정부와 함께 “(트럼프의) 본색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 안간힘을 썼다”고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재무성에 대해선 “예산을 편성하는 힘은 강력하다. 자신들의 의향을 따르지 않는 정권을 쓰러뜨리려 달려든다”면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초(超)저금리, 대규모 국채 발행 등을 골자로 한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그는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던 2014년 11월 상황을 설명하며 “증세론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해서는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18회에 걸쳐 36시간 동안 요미우리와 인터뷰를 했다. ‘알려지지 않은 총리의 고독, 결단, 암투’라는 부제가 달린 이 회고록은 요미우리 특별편집위원과 논설부위원장이 썼고,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이 감수했다. 당초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회장으로 취임했을 무렵인 지난해 초에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민감한 부분이 있어 아베 전 총리가 출간 연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중에 숨진 뒤 부인 아키에 여사의 동의를 얻어 출판이 결정됐다. 출판 전 예약 주문만으로 일본 아마존 도서 부분 2위, 논픽션 1위에 올랐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이 자국 우위인 태양광발전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응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이 반도체, 태양광 등 미래 유망 산업의 공급망 구축을 놓고 서로 규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기술 수출입 관리 강화를 위한 ‘수출 제한·금지 기술 리스트’ 잠정 수정안을 발표하고 28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잠정 수정안에는 대형 태양광 웨이퍼를 비롯한 태양광발전용 웨이퍼 제조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웨이퍼는 폴리실리콘 기둥을 잘라 만든 얇은 판으로, 태양전지의 기초 소재다. 전 세계 태양광 웨이퍼의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이 태양광 웨이퍼 및 기술 수출을 막을 경우 미국 등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이 태양광 산업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IRA를 통해 태양광·풍력 부문에 300억 달러(약 36조8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업체 트리비움 차이나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태양광발전 업계는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의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경쟁자들의 공급망 구축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하고, 조만간 미국과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관한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합의에 따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니콘에 수출 제한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 주요 생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가 대중 규제에 동참해야 수출 통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 국가에 참여를 요구해 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과 일본이 7년 만에 광역단체장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는 27일 도쿄에서 히라이 신지 일본 돗토리현 지사(일본 전국지사회 회장)와 만나 올 하반기(7~12월) 중 ‘제7회 한일 지사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장소는 추후 정하기로 했다. 한국 17곳 광역 시도지사가 참여한 한국시도지사협의회와 일본 47곳 도도부현(광역단체) 지사가 참여한 일본 전국지사회는 1999년부터 6차례 한일 지사회를 개최했다. 2017년 부산에서 열린 제6회 회의를 끝으로 한일 관계 악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단됐다. 시도지사협의회 측은 “지난해 8월 이 지사가 협의회장으로 취임한 뒤 일본 측에 회의 개최를 제안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라며 “한일 양국 회장이 6년 만에 만나 개최를 합의하면서 정체됐던 양국 지방외교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일본 전국지사회는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한일 지사회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 지사는 히라이 지사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한국에 초청했다. 히라이 지사는 지난해 총회에서 한일 지사회 재개가 논의되었을 때 일본의 많은 지자체장이 참가를 희망했고 회의 유치를 희망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일 지사협의회는 양국 관계자가 참석하는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일 지방행정 분야별 우수 정책사례 공유를 위해 사무처 간에 직원 학습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협의회 측은 “오랫동안 경색됐던 양국 외교 관계에서 지방외교 차원의 새로운 관계 모색과 정책 협력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중국이 자국 우위인 태양광 발전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응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이 반도체, 태양광 등 미래 유망 산업의 공급망 구축을 놓고 서로 규제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기술 수출입 관리 강화를 위한 ‘수출 제한·금지 기술 리스트’ 잠정 수정안을 발표하고 28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잠정 수정안에는 대형 태양광 웨이퍼를 비롯한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제조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웨이퍼는 폴리실리콘 기둥을 잘라 만든 얇은 판으로, 태양전지의 기초 소재다. 전 세계 태양광 웨이퍼의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이 태양광 웨이퍼 및 기술 수출을 막을 경우 미국 등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이 태양광 산업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IRA를 통해 태양광·풍력 부문에 300억 달러(36조8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업체 트리비움 차이나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태양광 발전업계는 미국·유럽연합(EU)·인도 등의 성장을 우려하고 있다”라면서 “중국이 경쟁자들의 공급망 구축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기로 하고, 조만간 미국과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관한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합의에 따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니콘에 수출 제한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반도체 장비 주요 생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가 대중 규제에 동참해야 수출 통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 국가에 참여를 요구해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년 만에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플랫폼에 선 엄마는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2년 전 이날, 영하의 추운 날씨에 선로에 뛰어들어 취객을 구하다가 숨진 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오랜만에 오니 활기가 있어 보여 좋아요. (코리아타운이) 한동안 썰렁했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거든요.” 2001년 1월 26일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 씨(당시 26세)가 희생된 도쿄 신오쿠보에서 이 씨를 기리는 22주기 추도식이 26일 열렸다. 당시 얼굴도 모르는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그의 희생은 한일 양국에 큰 울림을 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에 올 수 없었던 어머니 신윤찬 씨는 이날 추도식을 위해 3년 만에 도쿄를 찾았다. 신 씨는 “수현이가 생전에 남긴 글에 한일 우호에 기여하고 싶다는 말이 있었다”며 “이제 우리 아이는 제 개인의 아들이 아니라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도식에는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가토리 요시노리 LSH아시아장학회 회장 등이 참석해 신오쿠보역에 설치된 추모 동판에 헌화한 뒤 고인이 숨진 플랫폼에서 묵념했다. 이 씨 부모가 기부한 1억 원을 기반으로 세워진 장학회는 일본에 유학하러 온 아시아 유학생 10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를 기리는 영화, 책을 선보였고 이달 NHK 특집 프로그램 ‘위기 속의 용기’에서 이 씨의 의로운 행동이 조명됐다. “한국과 일본이 멀리하면 안 된다고 했던 아들의 말을 새기고 있어요. 많은 분이 우리 아들을 생각해 주는 만큼 용기를 내 양국의 사이가 좋아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66)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4년 만에 4월 회장직에 오른다고 도요타 측이 26일 발표했다. 후임 사장에는 도요타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인 사토 고지(佐藤恒治) 집행임원이 선임됐다. 도요다 회장은 앞으로도 대표권을 갖고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요다 회장은 도요타자동차를 창업한 도요다 기이치로 전 회장의 증손자로 일본에서 드문 창업 가문 출신 스타 최고경영자(CEO)다.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투자은행 AG 베커(현 메릴린치)에서 일하다가 28세 때 도요타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가 도요타에 들어가 하겠다고 하자 명예회장이던 부친은 “너를 부하로 두고 싶어 하는 직원은 도요타에 없다”라고 훈계하며 특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도요타가 71년 만에 영업 적자(4610억 엔)에 빠진 2009년 ‘구원투수’로 사장에 취임했다. 도요다 가문 출신이 사장을 맡은 건 14년 만이었다. 이듬해 미국에서 대량 리콜 사태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곤혹을 치렀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공장에 큰 피해를 입는 위기도 겪었다. 도요다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한 슬림화, 품질 관리 시스템 도입, 부품 조달 방식 개혁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도요타 재기의 일등공신이 됐다. 도요다 회장은 이날 온라인 설명회에서 “이전부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언제 퇴임할지 생각해 왔다. 노욕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기 전에 퇴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사장 퇴임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정답을 알 수 없는 시대에 변화하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이 현장에 계속설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갖춰야 한다”라며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 새 사장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교토에 10cm 가량 내린 눈으로 7000여 명의 승객이 최대 10시간 이상 열차에 갇혀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추운 날씨에 승객 일부가 병원에 후송될 정도로 상황이 나빴지만 매뉴얼에 따라 승객보다 철도 고장 처리를 앞서 처리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철도 운영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뒤늦게 사과했지만, 예상을 넘어선 악천후에도 매뉴얼에만 집착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크다. 26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교토를 지나는 철도인 교토선, 비와코선에서 선로 분기 장치가 고장나 15개 열차가 멈춰섰다. 7000명이 갇힌 가운데 16명이 구급차로 후송됐다. 선로 분기 장치는 6시간 동안 10cm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눈을 녹이는 장비가 가동된다. 하지만 이날은 공교롭게 ‘8cm 강설 예보’가 내려져 매뉴얼에 따라 장비 작동을 준비하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고 추위가 심해져 열차 차장이 “승객을 일단 하차시켜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열차 관제센터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장비 수리가 우선”이라고 해 꼼짝없이 갇혀야 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철도 운영사인 JR서일본의 하세가와 가즈아키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한 문제를 일으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왜 승객을 10시간 넘게 갇히게 방치했냐는 질문에 “눈이 내리는 상황에 대한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나고야~고베를 잇는 신메이신 고속도로는 폭설로 25일 오전 4시 통행금지된 뒤 24시간 넘게 마비됐다, 26일 오전에야 통행금지가 풀리고 고속도로에 갇힌 차량이 움직일 수 있었다. 한 한 트럭 운전자는 “먹을 것도 물도 다 떨어졌는데 누구도 오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일본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를 덮친 시베리아 기단 영향으로 나가노현 스가다이라가 영하 27도, 홋카이도 시베차정이 영하 22.3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이어졌다.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도쿄도 영하 3.4도를 나타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