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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정부가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계속된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14일 선포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알베르토 오타롤라 국방장관은 이날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시위, 기물 파손, 고속도로 봉쇄 등을 막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달간 모든 집회가 금지되고 국민들의 이동 자유도 제한된다. 경찰은 영장 없이 특정인의 주거지를 수색할 수 있고 군 또한 경찰 업무를 지원하기로 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취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고질적 경제난으로 고전하던 와중에 무리하게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가 이달 7일 무능과 부패 혐의로 의회로부터 탄핵당했다. 이후 구금된 그는 여전히 자신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나 볼루아르테 당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지만 혼란을 수습할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후 탄핵 반대, 경제난 해결 촉구 시위가 본격화했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8명이 숨졌다. 그중 5명은 10대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63)가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에서 ‘제1회 한미 우호 기여 인물상’을 수상했다.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워싱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한인 언론인, 기업인, 한반도 전문가 등이 모인 한미동행네트워크(KUSF)가 주관하는 이 상은 한미 우호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유미 여사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관식 때 박정양 초대 공사가 할아버지인 관계로 박씨 종친회를 대표해 참석한 적이 있다”며 “한미 수교 140주년 동안 이민 1세대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어떻게 이어받을지 같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113년 만에 공사관을 재개관할 때 개관식에 참석했다. 유미 여사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남편이 재선 메릴랜드 주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한국 문화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는 등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던 2020년 4월 메릴랜드주가 미 50개 주 가운데 처음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공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권세중 워싱턴 주재 총영사는 유미 여사에 대해 “한인사회의 커다란 기둥이자 정신적 지주이고 한미 우호에 큰 기여를 했다”며 “임기를 마치는 호건 주지사 부부가 남긴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엽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장, 마크 김 미 상무부 여행관광담당 부차관보, 데이비드 문 메릴랜드주 하원의원 등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호건 주지사는 재임 기간 한국과 적극 교류하는 정책을 펼쳐 ‘한국 사위’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릴랜드주는 미 주정부 최초로 ‘미주 한인의 날’과 ‘태권도의 날’을 선포했다. 지난해 7월에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워싱턴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설립에 25만 달러를 모금해 전달했다. 호건 주지사는 3연임을 금지하는 주법 때문에 지난달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 내년 1월 퇴임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연법이 13일 통과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이후 뉴질랜드에 태어난 사람에게 담배를 판매할 경우 15만 뉴질랜드달러(약 1억2500만 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또 금연 규제의 일환으로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소매업체의 수를 현재 6000곳에서 10% 수준인 600곳으로 줄이고, 담배에 포함되는 니코틴의 수치를 중독성이 없는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쳐온 뉴질랜드는 성인 흡연율이 지난 10년간 절반 수준인 8%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흡연율은 16.5%로 뉴질랜드는 흡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이다. 아이샤 베럴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줄이면 의료보험 비용 5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시아에 있는 부탄도 2010년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연법이 13일 통과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법안은 2009년 1월 1일 이후 뉴질랜드에 태어난 사람에게 담배를 판매할 경우 15만 뉴질랜드 달러(약 1억2500만 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또 금연 규제의 일환으로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소매업체의 수를 현재 6000곳에서 10% 수준인 600곳으로 줄이고, 담배에 포함되는 니코틴의 수치를 중독성이 없는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쳐온 뉴질랜드는 성인 흡연율이 지난 10년간 절반 수준인 8%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회원국의 평균 흡연율은 16.5%로 뉴질랜드는 흡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이다. 아이샤 베랄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줄이면 의료보험 비용 50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시아에 있는 부탄도 2010년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 계정은 제 목숨보다 소중합니다. 앞으로 영영 부모님을 못 뵐 수도 있지만요.” 지난달 말 중국 주요 도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백지 시위’가 일어나자 하루 수십 건씩 시위 관련 사진과 영상이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李老師不是니老師)’라는 트위터 계정(사진)에 올라왔다. 시위대가 당국에 진압되는 현장 상황이 이 계정을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 계정 운영자는 중국에서 수천 km 떨어진 이탈리아에 사는 중국인 화가 리(李)모 씨(30)였다. 그는 미국 CNN에 “시위 참가자와 목격자들로부터 하루에 수천 건의 제보를 받았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록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원래 시시한 사랑 이야기를 그림에 담던 화가였어요. 하지만 시민의 입을 막으려는 정부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리 씨의 아버지는 중국국민당 장교의 아들로 태어난 탓에 ‘반혁명 분자’로 낙인찍혀 자라는 내내 탄압받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리 씨에게 “정치와는 먼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리 씨는 지난달 26일 트위터에서 “시진핑 퇴진”을 외치는 우루무치 시위대 영상을 접했다. 그는 “사람들이 흰 종이를 들고 거리로 나선 걸 보고 저 역시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하루 수십 건의 시위 관련 게시물을 올렸고, 그의 계정을 팔로하는 사람은 80만 명으로 늘어났다. 시위가 절정으로 치닫던 3일 중국 공안(경찰)이 중국 동부에 있는 리 씨 부모의 집에 들이닥쳤다. 중국 공안은 외국 사이트 등에 정부 비판 글을 올린 중국인들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리 씨 대신 그의 부모를 찾아온 것이다. 리 씨는 “공안이 부모님에게 내 트위터 게시물을 범죄 증거로 들이밀며 내가 국가와 공산당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고 들었다”고 CNN에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걱정하며 “벼랑 끝에서 이제 그만 물러나라”고 했지만 리 씨는 뜻을 거스를 수밖에 없었다. 그의 활동으로 시위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2019년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리 씨는 “당국이 다시는 부모님을 못 만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제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이 계정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이미 준비해 놓았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 계정은 제 목숨보다 소중합니다. 앞으로 영영 부모님을 못 뵐 수도 있지만요.” 지난달 말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며 촉발된 반(反)정부 시위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시위 관련 사진과 영상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공유한 ‘고양이 프로필’의 트위터 계정이 그 주역이다. 그의 ‘트위터 중계’덕에 중국 전역에 시위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의 탄압이 얼마나 강경한지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 미국 CNN은 이 계정의 주인인 중국 국적의 화가 리 씨(30)와의 인터뷰를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리 씨는 “시위가 이어지는 내내 시위 참가자와 목격자들로부터 하루에 수천 건의 제보를 받았다”며 “당시 내 머릿속에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록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시위 영상 올린 날 공안이 부모님 집 들이닥쳐 시위가 절정으로 치닫던 3일 리 씨는 중국 동부에 거주 중인 부모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리 씨는 CNN 인터뷰에서 “제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자마자, 중국 공안이 제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저에게 게시물을 그만 올리라고 압박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외국 사이트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시민들을 색출해 구금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어 소재 파악이 안 되는 리 씨 대신 그의 부모에게 대신 연락을 한 것이다. 그날 자정 공안은 리 씨 부모의 집으로 들이닥쳤다. 리 씨는 “공안은 우리 부모님에게 내가 국가와 공산당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그들은 나의 트위터 게시물을 ‘범죄 증거’로 부모님에게 들이밀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리 씨의 아버지는 1949년 중국국민당의 육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런 배경 탓에 ‘반혁명 분자’로 낙인찍혀 자라는 내내 탄압받았다고 한다. 정부의 핍박을 견디지 못했던 리 씨의 아버지는 한 시골 마을로 도망쳐 정치와 거리가 먼 삶을 택했다. 이날 공안이 집에 들이닥치자 리 씨의 아버지는 아들과 통화를 하며 “벼랑 끝에서 이제 그만 물러나라”고 했다. 이에 리 씨는 아버지에게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라고 답했다.● 평범한 화가였던 나를 투사로 만든 것“저는 원래 시시한 사랑 이야기를 그림에 담던 화가였어요. 하지만 시민의 입을 통제한 정부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요.” 리 씨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초창기인 2010년부터 써왔다. 그는 웨이보가 검열당하는 것을 보며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했다. 검열이 덜했던 초창기에 리 씨는 왜 아버지의 집안이 탄압받았는지 등을 비롯해 중국 정부의 민낯을 웨이보를 통해 배웠다. 리 씨는 “시 주석 집권 이후 검열은 강화됐고, 언론의 자유는 더더욱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트위터에서 “시진핑, 물러나라!”라고 외치는 우루무치 시위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접한 리 씨는 이를 기록해 남기기로 했다. 리 씨는 제보를 바탕으로 하루에도 수십 건의 시위 관련 영상을 올렸고, 이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은 80만 명으로 늘어났다. 결국 7일 중국 정부는 그동안 고수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부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리 씨는 다시는 중국에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흰 종이를 들고 거리로 나와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저도 저 자신의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당국이 다시는 부모님을 못 만나게 하더라도 저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만약 제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이 이 계정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이미 준비도 해놨습니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페루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 오히려 탄핵 당해 물러나고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대통령 직을 승계했다. 새 대통령은 극심한 정치 혼란 속에서 국민 통합과 국정 안정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헌법에 따르지 않은 의회 해산과 이를 통한 독재적 임시 정부 수립을 시도하다 페루 의회가 즉각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불과 몇 시간 뒤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페루 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이며 지난 5년간 여섯 번째 대통령이다.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전임 대통령의 의회 해산 시도를 비판하며 “국민 통합 정부를 세우기 위해 정치적 휴전을 요청한다”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광범위한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 첫 번째 임무는 모든 형태의 부패와 싸우는 것”이라며 “페루 국민을 상대로 한 부끄러운 강도 행위가 일어날 때마다 부패한 사법 기관과 언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혐오스럽게 봤고 이를 반드시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부통령 취임 전까지만 해도 정치 경력이 많지 않아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18년 리마 수르키요구 구청장 선거에서 4%도 안 되는 득표율로 낙선했고 2년 뒤 의회 보궐선거에서도 저조한 성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대선에서 카스티요 전 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지명도를 높였다. 카스티요 정권에서 부통령과 ‘개발·사회포용부 장관’을 지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달 25일 장관직에서 사임했다. 국제사회는 볼루아르테 대통령 취임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성명을 내고 “볼루아르테 대통령 취임을 환영한다. 그가 약속한 통합 정부 페루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 임기는 전임 대통령 남은 임기인 2026년 7월까지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의 새 책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관한 회칙’이 5일(현지 시간) 출간됐다. 이날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128쪽 분량의 이 책을 통해 우크라이나 및 전 세계 모든 지역을 위한 평화를 호소했다. 교황은 서문에서 “전쟁은 신의 이름을 더럽힌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무의미하고 신성모독적인 전쟁에서 그 어떤 정당성도 찾을 수 없다. 모든 전쟁은 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거스르는 것이고,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분의 이름을 남용한다면 이는 더더욱 그분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쟁은 모두가 패배자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겁한 무관심 속에 전쟁을 방관한 사람들 모두가 패배한다”며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노력에 모두가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영국 해리 왕자(38)가 왕실에 시집오는 여성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왕실이 ‘더러운 게임(dirty game)’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0년 초 왕실과 결별한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는 5일(현지 시간)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빈(41)을 주인공으로 하는 6부작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 예고편을 공개했다. 1분짜리 이 영상에서 해리 왕자는 “왕실 내에는 서열이 있다. 왕실은 의도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외부에 흘린다. 이는 더러운 게임”이라고 말했다. 2018년 결혼한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초 왕실로부터 독립한 뒤 미국에서 살고 있다. 예고편에는 해리 왕자의 어머니이자 찰스 국왕 전 부인 고(故) 다이애나빈과 마클이 겹쳐지며 등장한다. 두 사람은 왕실과 사이가 틀어진 뒤 ‘황색 언론’과 파파라치에 시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리 왕자는 왕실 사람과 결혼한 여성들을 거론하며 “나는 공포에 질렸다.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한다. 다이애나빈의 비극적 죽음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클은 “그들(왕실)이 (나를) 절대 보호해 주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며 눈물을 훔친다. 해리 왕자 부부를 지지해 온 한 정보기술(IT) 업계 사업가가 “이것은 혐오와 인종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해 3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의 인종차별 때문에 부부가 왕실과 결별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마클은 당시 “아들이 태어났을 때 왕실은 아들 피부가 얼마나 어두운지 물었다. 왕실은 아치(아들 이름)를 왕자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가 “완전한 진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예고편은 끝난다. 영국 왕실은 이날 예고편과 관련해 성명이나 논평 같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왕실이 다큐멘터리 본편에서 해리 왕자 부부의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 대모인 수전 허시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왕실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 파장이 더욱 클 것이라고 가디언은 관측했다. ‘해리와 메건’은 8일 공개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 조직이 미국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 수천만 달러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NBC방송은 5일(현지 시간) 비밀경호국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청두 기반 해커 조직 APT41이 2020년부터 최소 12개 미국 주에서 소상공인 융자 기금과 실업보험 기금을 포함한 코로나19 지원금 2000만 달러(약 262억 원)를 가로챘다고 보도했다. NBC는 이번 사건이 미 정부 코로나19 지원금 탈취에 외국 정부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첫 해킹 사례라고 전했다. 비밀경호국은 APT41이 미 전체 50개 주 정부를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에 따르면 비밀경호국은 APT41이 2000개 넘는 계정을 통해 금융 거래를 4만 번 이상 일으키는 방식으로 지원금을 빼앗았다고 분석했다. 비밀경호국은 이 2000만 달러 중 절반 이상을 회수할 계획이다. 약 10년 전 생긴 APT41은 미 시민 기관 기업 정보를 수집해 중국 정부에 넘겨 왔다고 NBC는 전했다. 또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랜섬웨어 공격, 데이터 훼손 같은 다양한 사이버 범죄를 저질렀다. 2019년, 2020년에는 APT41 소속 해커들이 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통신업체, 소셜미디어 회사 등 100여 개 업체 정보를 염탐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APT41에 이번 사건을 직접 지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외국 해커 조직이 해외 정부 자금에 손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미 국가안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 법무부 관리는 NBC에 “그들은(APT41)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킹을 할 만큼 인내심과 정교함 그리고 자원이 있다”고 말했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영국 해리 왕자가 왕실에 시집오는 여성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왕실이 ‘더러운 게임(Dirty Game)’을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2020년 초 영국 왕실과 결별한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는 5일(현지 시간) 해리 왕자와 그의 부인 메건 마클을 주인공으로 하는 6부작 다큐멘터리 ‘해리와 메건’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약 1분짜리 예고편에서 해리 왕자는 “왕실 내에는 서열이 있다. 왕실은 의도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외부에 흘린다. 이는 더러운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2018년에 결혼한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초 영국 왕실로부터 독립한 뒤 미국에서 거주 중이다. 이어 영상에는 왕실과 사이가 틀어진 뒤 언론에 시달리는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빈과 부인 메건의 모습이 겹쳐서 등장했다. 해리 왕자는 결혼해서 왕실에 들어오는 여성들의 고통을 언급하며 “나는 공포에 질렸다.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랬다”고 했다. 해리 왕자가 말하는 ‘역사’란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비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건은 “그들(왕실)이 절대 보호해주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과 마찰을 겪는 동안 해리 왕자 부부를 지지해온 한 IT 사업가는 “이것은 혐오와 인종에 관한 것”이라며 왕실의 인종주의를 지적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해 3월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의 인종 차별 때문에 부부가 왕실로부터 독립한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메건은 당시 인터뷰에서 “아들이 태어났을 때 왕실은 아들의 피부가 얼마나 어두운지 물었다. 왕실은 아치(아들)를 왕자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예고편에서 “완전한 진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에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왕실은 해당 다큐멘터리 예고편과 관련해 성명이나 논평 등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왕실이 다큐멘터리 공개 이후 해리와 메건의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최측근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대모가 인종 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왕실에서 사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 여파가 더욱 클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해리와 메건’은 6부작으로 제작됐으며 8일 공개된다.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엄마와 아빠는 저에게 왜 그랬을까요? 왜 하필 저일까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약 150km 떨어진 올롱가포에 위치한 한 어린이 보호소. 올 초 이곳에 세 형제자매와 함께 들어온 에릭 군(가명·7)은 땅을 쳐다보며 사회복지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에릭과 그의 세 형제자매는 몇 년간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성학대를 당했다. 네 아이의 부모는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을 전 세계 소아성애자들을 대상으로 밤마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송출했다고 한다. 이 같은 학대 행위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부인과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경찰에 신고했을 때야 멈췄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해외 당국과 협조해 영국과 스위스 등에서 에릭의 부모에게 아동 성착취물을 대가로 돈을 지불한 계좌를 추적해 부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아동 성착취물의 글로벌 진원지 필리핀 필리핀은 아동 성착취물 거래의 글로벌 진원지로 알려져 있다. BBC는 유니세프와 세이브더칠드런의 연구를 인용해 필리핀 어린이 5명 중 1명이 온라인 성범죄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필리핀 전체 인구수로 환산하면 1년에 약 200만 명의 어린이가 온라인 성범죄를 당한다는 것이다. 필리핀은 영어가 통용되고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 아동 성착취물 거래에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필리핀 정부가 대면 등교를 대부분 중단하며 가정에서 이러한 성착취물들이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조사에 따르면 대면 등교가 중단된 2020년 3~5월 3개월간 접수된 온라인 아동 성착취 및 성학대 범죄 건수는 총 27만8166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64.6% 이상 급증했다. 필리핀에서 아동 성착취물 관련 사업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는 필리핀의 일부 빈곤 지역에서는 아동 성착취물 거래가 “풍토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서 소비되는 필리핀 아동 성착취물 BBC에 따르면 필리핀 아동 성착취물을 소비하는 가해자들은 미국, 호주, 영국 등 세계 전역의 소아성애자들로 파악된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국제사법재판소, 영국 국립범죄청, 호주 연방경찰청 등과 협조해 아동 성범죄자들의 계좌 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방식 등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 최근 호주 연방경찰청은 필리핀 여성과 아동 성착취물을 지속적으로 거래해온 남성을 공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는 대부분 성학대가 알려지는 유일한 방법은 아이가 나설 때라고 분석했다. 성범죄를 당한 아동들을 보호하는 비영리단체 ‘프레다’의 창립자인 셰이 컬렌 신부는 “국제법이 있어야 한다. 이게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국가는 아동 성착취물이 온라인으로 퍼질 때 제한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우리는 신데렐라처럼 살아가야 해요” 에릭과 그의 남매들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페달린 마리 발도 씨는 네 아이가 처음 보호소에 왔을 때 정신적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발도 씨는 “아이들은 또래에 비해 매우 유순했고 세상과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상담이 지속된 지 몇 달 만에 아이들은 사회복지사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됐다. 네 명의 아이들은 부모가 아동 성학대 혐의로 재판받는 법정에서 부모의 범죄 행위를 증언했다. 에릭과 그의 누나 마리아(가명·10)는 매주 보호소에서 집단 책 읽기 세션에 참여하고 있다. 담당 사회복지사가 마리아에게 신데렐라에 관해 묻자 마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신데렐라는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가장 힘든 상황에도 희망을 품고 있었어요. 비록 부모님은 우리를 학대했지만 우리는 신데렐라처럼 살아가야 해요.”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8일 취임 후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무역을 통해 중국의 정치·사회 개혁을 유도할 수 있을 거란 순진한 발상과 함께 영국과 중국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황금시대란 2015년 침체된 영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국 투자 유치가 절실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예고하며 도입한 개념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세계질서를 바꾸려는 세력으로 인식되면서 미국과 민주주의 가치 동맹 구성을 추진하는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더 강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올 6월 처음으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중국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방송 기자가 공안(경찰)에게 구타당하고 체포된 일을 언급하며 “중국은 우리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 도전을 가하고 있으며 이 도전은 중국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의식적으로 모든 국가권력을 지렛대 삼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영국은 미사여구가 아닌 굳건한 실용주의로 국제적 경쟁자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재무장관 시절 대중(對中) 온건파로 불린 수낵 총리의 경고 메시지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29일에는 총 투자금 약 200억 파운드(약 32조 원) 규모의 자국 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에서 중국 국유 기업을 배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광허그룹(CGN)과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영국 동부 서퍽주에서 건설 중이던 사이즈웰C 원전 사업에서 CGN을 제외시켰다. EDF와 CGN이 각각 투자금의 80%,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결정은 일부 영국 의원들이 중국의 원자력 산업 참여에 우려를 표명한 뒤 나왔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BBC방송 기자의 체포 관련 수낵 장관 발언에 대해 “흑백전도” “난폭한 내정간섭” 등의 거친 언어를 쓰며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은 수낵 총리가 중국의 체계적 도전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탈(脫)중국화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토는 29∼30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외교장관 회담 주요 의제로 대중 견제 정책을 다룰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중국 같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나토 의존도를 평가하고 ‘중국 도전’에 맞설 대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중국을 방문하는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예정대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게 되면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우려를 전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며칠 확대된 중국 시위는 유럽 국가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한 데 이어 시위를 원천 봉쇄하자 미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에 평화 시위 보장을 촉구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8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중국 정부는 국민들의 시위를 들으려 하는 대신 탄압(crack down)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중국 당국이 사상과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대해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중국 당국이 국제인권법에 따라 시위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에 대응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중국에 경고장을 보내면서 중국 내 시위 확산이 서방과 중국 간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지 말고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떤 권리나 자유든 법률의 틀 안에서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박한 것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재미(在美) 중국 인권운동가 양젠리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영국이 125년 전 나이지리아에서 약탈한 문화재 6점을 28일(현지 시간) 반환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호니먼 박물관은 문화재 반환식을 열고 영국군이 1897년 옛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 에도주 베닌)에서 약탈한 문화재 6점을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기념위원회(NCMM)에 전달했다. 영국 정부 지원 기관이 영국군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니먼 박물관이 반환한 문화재 6점은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병사, 민간인 등을 묘사한 청동제 부조 작품과 화살촉 등이다. 전 세계 박물관에 나이지리아 문화재 공식 반환을 요청하는 NCMM은 올 1월 호니먼 박물관에도 요청했고 협의 끝에 약탈 문화재 72점을 돌려받기로 했다. 이날 6점에 이어 나머지 66점은 1년 뒤 반환할 예정이다. 이 약탈 문화재들은 1897년 베닌 왕국을 침략한 영국군이 빼돌린 것으로 아프리카 식민지 대표적 문화재 약탈 사례로 꼽힌다. 당시 베닌 왕궁을 불태우고 영국군이 몰수한 왕실 보물 수천 점 가운데 일부는 장교들에게 나눠줬고 대부분은 런던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아바 티자니 NCMM 회장은 “박물관이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닉 메리먼 호니먼 박물관 관장은 BBC에 “나이지리아가 약탈당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반환으로 박물관이 식민지 역사를 인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더 나은 역사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베닌 왕국 유물 900여 점을 소장한 런던 영국박물관에 대한 반환 압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지리아 문화부는 지난달 영국박물관에 문화재 반환을 촉구하며 반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박물관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소장품 반환 처리는 의회가 관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반환 문화재들을 2025년 개관 예정인 베닌 ‘서아프리카 예술박물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독일 프랑스로부터더 유물을 돌려 받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노동자 부족이 심각한 미국 고용 시장에서 ‘4년제 대학 졸업’이라는 학력 요건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글, IBM, 월마트, 델타항공 등 미 대기업이 학력 조건을 완화하고 ‘기술’과 ‘경험’에 의존하는 채용을 주도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싱크탱크 버닝글라스 연구소를 인용해 올 11월 기준 전체 채용 공고 중 대학 졸업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는 공고의 비중이 41.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초 46.5%에 비해 5.1%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미국 내에서 구인 규모가 구직 규모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WSJ는 분석했다. 올 9월 미국의 구인 공고는 총 1070만 건으로 구직자 수(580만 명)의 약 2배에 육박했다. IBM은 최근 새롭게 고용하는 대부분의 일자리에서 “4년제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역시 올 초 조종사에 대한 학력 요건을 완화하며 “4년제 대학 학위를 선호하지만 필수는 아니다”라고 공개했다. 구글은 아예 온라인으로 대학을 대체하는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10만 명 이상이 수료했다. 구글 외 약 150개의 기업이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최대 민간 고용 사업자인 월마트도 마찬가지다. 캐슬린 매클로플린 수석 부사장은 “미국 내 매장 관리자의 75%가 시간제 일자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며 졸업장보다 업무 경험을 통해 얻은 기술과 지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 업무는 물론이고 사무직 채용에서도 점차 학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메릴랜드주 정부는 대졸 요건을 없애고 고졸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래리 호건 주지사가 올 3월 “모든 일자리에 대한 학위 요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후부터다. 이에 따라 올 5∼8월 채용된 주 공무원 중 4년제 대학 학위 없이 채용된 인원이 1년 전보다 41% 늘었다. 미국 비영리단체 ‘일자리에서 기회를’의 브리지트 그레이 최고고객책임자는 WSJ에 “대학은 신분 상승을 위한 명백한 길이지만 유일한 길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지난달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 전자투표기에 결함이 있었다며 최고선거법원에 공식 이의를 제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22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소속된 사회자유당(PSL)을 비롯한 우파 연합은 “개표 감사 결과 (일부 전자투표기에서) 심각한 오작동 징후를 발견했다”며 투표 무효화를 요구하는 33페이지 분량 서류를 최고선거법원에 이날 제출했다고 밝혔다.‘남미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약 1.8%포인트 차로 ‘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졌다. 그는 “헌정 질서를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밝히며 권력 이양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지만 공식적으로 패배를 선언하지는 않았다.발데마르 코스타 네토 자유당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감사 결과 결선 투표에서 사용된 전자투표기 59%인 약 28만 대에서 고유 식별 번호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 기계들에서 행한 모든 투표를 무효화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고유 식별 번호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이의 제기가 대선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고선거법원에서 당선인을 발표한 데다 동맹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도 룰라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알렉산드라 지 모라이스 최고선거법원장은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던 1차 대선 투표 결과를 비롯해 자유당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추가 자료를 24시간 안에 제출해야”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야당 유력 정치인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의 제기를 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정치학자 에두아르도 멜로는 FT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야권 반(反)룰라 진영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기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지 세력이) 현 선거 제도에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룰라 당선인의 노동당(PT)을 비롯한 좌파 진영은 강하게 비판했다.글레이시 호프만 노동당 대표는 트위터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혹 제기는 ‘사기’라며 “더 이상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모욕은 그만둬라. 투표로 결과가 결정됐고 브라질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룰라 당선인 라이벌로 불리는 사회민주당도 트위터에 “보우소나루의 불만은 무의미하다. 국제사회와 브라질 사회가 저항할 것”이라고 비판했다.3주째 대선 불복 시위 중인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시위는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11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시위로 고속도로 18곳 통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옥수수를 포함한 농산물 운송과 의료 서비스 지연 같은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시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명분으로 불법 이민자를 즉시 강제 추방하도록 허용한 정책은 연방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정책을 그대로 시행하던 조 바이든 행정부 이민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수도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 에밋 설리번 판사는 ‘불법 이민자 즉시 추방’ 정책인 ‘42호(Title 42)’가 행정절차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설리번 판사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42호는 “극단적이고 변덕스럽다”면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규제를 최소한 적용해야 하는 행정기관 의무를 저버렸으며 42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입증되지도 않았다”고 판결 사유를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중보건법 조항에 근거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며 2020년 3월 도입한 42호는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불법 이민자를 별도 법적 절차 없이 바로 강제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친(親)이민, 친난민 정책을 표방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는 이를 비판했지만 취임 이후 폐지나 개정을 추진하지는 않았다. 설리번 판사는 “(미 정부는) 이민자들이 박해 고문 폭행 또는 강간 확률이 높은 곳으로 추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추방했다”며 “이 조항이 이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증가를 막기 위해 42호에 의존해왔다며 이번 판결로 바이든 행정부 이민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4월 42호를 종료하겠다고 밝혔으나 다음달 루이지애나주 연방법원이 42호는 유지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지속돼왔다.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월경이 급증한 베네수엘라 불법 이민자를 멕시코로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달 미 남부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20만4000명이며 이 중 7만8400명이 곧바로 추방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남부 국경 중심으로 불법 이민자 240만 명 이상이 추방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 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주정부 및 비영리단체 등과 협의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판결 효력을 5주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이민 관련 시민단체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리 겔런트 변호사는 “불행하게도 42호는 유통기한이 길었지만 마침내 끝났으며 이민자들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다. 2011년 70억 명을 넘어선 지 11년 만에 10억 명이 늘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15일(현지 시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류 발전에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지구를 위한 인류 공동 책임을 고려하면서 다양성과 발전을 축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계 인구는 1974년 40억 명을 넘어선 후 48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UNDP는 세계 인구가 2037년 90억 명, 2080년 104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중보건과 영양, 의학 등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80억 명 가운데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인구가 23억 명(29%), 중앙아시아·남아시아가 21억 명(26%)으로 아시아 인구가 세계 인구 절반을 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인도가 나란히 14억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도 인구는 내년에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7월 발표된 유엔 ‘세계 인구의 날’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은 1960년대 초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떨어져 2020년 1% 아래로 하락했다. 유엔은 선진국 상당수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7.7%에서 올해 9.8%를 기록했다. 세라 허토그 UNDP 연구원은 “지난 반세기 동안 태어난 인구가 나이 들면서 노인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고령화율이 올해 17.49%에서 2025년 20.35%로 늘어나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이라고 유엔은 예측했다. 유엔에 따르면 2083년에는 절반 수준인 47.4%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다. 2011년 70억 명을 넘어선 지 11년 만에 10억이 늘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15일(현지 시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류 발전에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지구를 위한 인류 공동 책임을 고려하면서 다양성과 발전을 축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계 인구는 1974년 40억 명을 넘어선 이후 48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UNDP는 세계 인구가 2037년 90억 명, 2080년 10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중보건과 영양, 의학 등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80억 명 가운데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인구가 23억 명(29%), 중앙아시아·남아시아가 21억 명(26%)으로 아시아 인구가 세계 인구 절반을 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인도가 나란히 14억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도 인구는 내년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7월 발표된 유엔 ‘세계 인구의 날’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은 1960년대 초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떨어져 2020년 1% 아래로 하락했다. 유엔은 선진국 상당수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고령화율은 2010년 7.7%에서 올해 9.8%를 기록했다. 사라 허토그 UNDP 연구원은 “지난 반세기 태어난 인구가 나이 들면서 노인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17.49%에서 2025년 20.35%로 늘어나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 것이라고 유엔은 예측했다. 유엔에 따르면 2083년에는 절반 수준인 47.4%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