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박경모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구독 2

추천

안녕하세요. 박경모 기자입니다.

momo@donga.com

취재분야

2026-04-01~2026-05-01
지방뉴스78%
사회일반13%
산업3%
패션3%
국제일반3%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인물사진

    ‘남는 건 사진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추억을 되살리는 사진의 힘은 더 커진다. 처음 폰카를 잡으면 대개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을 찍는다. 하지만 얼굴 표정은 다양하고 변화도 많아 인물사진은 사진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폰카에는 인물사진 촬영에 적합한 뷰티샷 등 여러 기능이 있어 자동으로 잡티도 없애주고 우윳빛 피부로도 변신시켜 준다. 폰카로 ‘인생샷’ 정도는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의 인물사진은 만들 수 있다. 몇 가지만 신경 쓰면 된다. 인물사진에는 촬영 목적과 주변 환경에 따라 전신샷부터 무릎, 허리, 가슴, 얼굴 클로즈업 등이 있다. 어디까지 찍을지 결정하고 나면 배경을 생각해야 한다. 얼굴 주변의 배경에 기둥, 창틀, 나뭇가지, 전깃줄 등이 있거나 관절을 자르는 구도는 피해야 한다. 또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인물을 촬영할 때 배경에만 신경 쓰다가 인물이 배경에 묻혀버리는 때도 있다. 가능하면 단순하고 약간 어두운 배경을 선택해야 인물을 부각시킬 수 있다. 분위기 있는 인물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빛의 방향과 촬영 각도가 중요하다.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는 실내의 창가라면 북향의 부드러운 빛이 제격이다. 얼굴 전체에 빛이 고루 비치고 표정을 입체감 있게 살릴 수 있다. 얼굴의 생김새에 따라 적합한 광선을 이용해야 한다. 광대뼈가 튀어나온 사람은 위에서 바로 내리쬐는 햇빛이나 형광등 바로 아래서 찍는 것은 피해야 한다. 주름살이 많다면 정면에서 비추는 순광이 적합하다. 폰카의 렌즈는 광각으로 기본 설정돼 있어 화면의 주변부가 실제보다 커 보이는 왜곡현상이 생긴다. 전신샷에서는 얼굴과 발은 커 보이고 몸통은 작게 보인다. 이를 피하려면 얼굴을 화면 중심에 배치하거나 한 스텝 정도 줌인하는 게 좋다. 셀카라면 최대한 팔을 쭉 뻗어 촬영해야 한다. 폰카의 위치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로 앵글’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것으로 실제보다도 다리가 길어 보이고 머리는 작아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로 앵글로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카리스마를 강조하고 개성을 살려준다.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를 향하는 ‘하이 앵글’은 모델의 얼굴이 크고 다리가 짧아 보이게 된다. 이마가 예쁜 사람은 하이 앵글이, 턱 선에 자신 있으면 로 앵글이 좋다. 사람마다 얼굴의 특징을 잘 살펴보면 가장 예쁜 모습이 나오는 각도와 포즈가 있다. 그것을 잘 이해하면 만족스러운 인물사진을 얻을 수 있다. 내면에 감춰진 감정까지도 표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심보감을 노래처럼 부른다?…‘송서율창’ 명인 유창 선생

    ‘유인(有人)이 문래복(問來卜)하되 여하시화복(如何是禍福)일고/아휴인시화(我虧人是禍)요 인휴아시복(人虧我是福)이라.’ (어떤 것이 재앙이고 행복인가 묻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남을 해롭게 함은 재앙이요, 남이 나를 해롭게 함은 행복이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 종로구 봉익동 종묘 옆 사단법인 서울전통문화예술진흥원 강의실에 모인 30여 명의 남녀가 유창 선생의 장구 장단에 맞춰 옛 선비들처럼 일정한 운율과 고저장단에 맞춰 글을 읽어나간다. ‘대학’ ‘중용’ ‘격몽요결’ 등 고전과 고대 문장가들이 애독하던 산문을 교재로 쓰고 있다. 송서율창(誦書律唱), 낯선 말이다. 좋은 글과 시를 익히기 위해 운율을 넣어 노래처럼 부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왜 이런 방법을 쓰는 걸까. 좋은 문장은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그 소리가 뇌를 공명하고 다시 온몸으로 내려와 ‘명문(名文)이 곧 수신(修身)’이 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송서율창에 빠진 이들은 “송서율창은 고품격의 고전과 시를 통해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와 한자공부도 함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송서율창 보급을 통해 600년 선비의 숨결을 이어가고 있는 이가 경기민요 명창인 유창 선생(56)이다. 2009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율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그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성인반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청소년반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지학(爲己之學). 배워서 실생활에 적용하는 실용교육이 그의 목표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입니다. 한자를 모르고는 말의 정확한 뜻을 모르기 때문에 사실상 ‘문맹’일 것입니다. 2018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사회, 윤리 교과서에 한자와 한글을 병기한다고 하는데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는 2012년 세종마을 선포 1주년 때 훈민정음 반포 재연행사에서 ‘훈민정음’을 송서로 불러 주목을 끌었다. 송서는 글을 읽는 낭독의 예술이기 때문에 어떤 고전이든 여러 가지 창법으로 부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 주요 고전에 수록된 효행, 충신, 열녀, 효부, 위인 등에 관한 것, 시(현대시 포함), 고대 시가, 동요, 명문 등 문학적 수월성이 풍부한 작품을 골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실이 2013년에 출시한 ‘송서율창, 꽃을 피우다’라는 CD다. 거기에는 ‘명심보감’ ‘죽서루’ ‘천자문’ ‘중용’ 등이 수록돼 있다. 그는 올 4월 현재 67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 전수장학생도 2명이 있고, 100명이 넘는 전수자들이 송서율창을 전파하고 있다. ::송서율창(誦書律唱)이란?:: 송서율창은 한자와 그 한자를 배우고 익히는 글공부와 깊은 관계에 있다. 옛날 글공부는 주로 소리를 내어 글을 읽고 외웠기 때문이다. 송서의 연원은 고려와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려시대 과거시험은 각 과목을 초장·중장·종장으로 구분해 3차례에 걸쳐 치렀고, 조선시대에 들어 송서는 ‘강(講)’이란 교육방법으로 더욱 활성화됐다. 송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 때 배강(背講)이란 과목으로 채택됐다. 시험장에서 책을 앞에 놓고 뒤돌아 앉아 책 내용을 줄줄 외우는 것이다. 따라서 성균관·향교·서원·서당 등 당시 모든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시되던 교육방법이었다. 조선은 공부의 나라요, 글소리의 천국이었다. 위로는 임금과 세자에서부터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글을 읽고 외웠으며 아래로는 입신출세를 마음에 둔 선비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소리 내어 글을 읽었다. 옛 선비들은 송서를 통해 책 한 권 분량도 거뜬히 외우면서 자연스레 그 내용까지 체득했던 것이다. 송서가 문장을 외우는 방법이었다면 율창은 시를 외우고 읊는 방법이었다. 송서율창은 이렇게 문장이나 시에 세련된 율격을 넣어 멋과 맛을 살리는 소리의 예술이다. ◇유창 선생 프로필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율창 예능보유자 -(사)서울전통문화예술진흥원 이사장 -(사)한국국악협회 부이사장 -소리극 ‘장대장타령’(2000) ‘봉이김선달’ 등 20여 편에 주연 등으로 출연 -송서 ‘등왕각서’ ‘적벽부’ 등 발표회 다수 -전주대사습 민요부문 장원(1998) 전국 경서도창대회 대통령상(2000) KBS 국악대상 민요상 수상(2003)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2012) -홈페이지: www.uchang.org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5-08
    • 좋아요
    • 코멘트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황금분할구도

    사람들은 왜 사진을 찍을까? 특별한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아름다운 감동을 간직하기 위해, 좋은 곳에 다녀와서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해 등 사진을 찍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작가처럼 그냥 좋아서 찍기도 한다. 그러나 최신형 고화질 폰카로 찍었는데도 사진이 밋밋하거나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면 화면 구성이나 구도를 생각해 봐야 한다. 구체적인 목적이 있다면 그런 생각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주제를 선정하고 부제와 배경을 적절히 배치해 촬영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구도는 프레임 안의 피사체의 모양, 명암, 색채를 활용해 주제를 돋보이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구도가 잘 잡힌 사진은 강한 인상을 준다. 그림은 실재(實在)하는 풍경을 자유롭게 화면에 그려 넣을 수도 있고 제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진은 찍고 난 뒤 더하거나 뺄 수가 없다. 기껏해야 트리밍 정도가 가능하므로 셔터를 누르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평범한 주제로도 특별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구도는 회화의 세계에서는 엄격하고 중요한 기본 요소이지만 사진의 경우는 좀 다르다. 다만 사진에서는, 설령 그것이 평범한 기념사진이라 할지라도 구도가 잘 잡힌 것은 보기에 아름답게 느껴진다. 구도의 기본 형식에는 삼각형, 황금분할, 대각선, 곡선, 원형 등이 있다. 삼각형 구도는 산이나 나무 등을 찍을 때 유용하다. 기념사진에서도 삼각형 구도를 활용하면 안정감을 준다. 황금분할 구도는 화면을 가로와 세로를 각각 3등분해 네 개의 교차점에 피사체를 배치하는 게 특징이다. 직사각형에서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황금비(黃金比)를 이룰 때 편안함을 준다는 원리를 활용하는 것으로 건축, 조각, 공예 등 시각예술의 모든 분야에 적용돼 왔다. 스마트폰의 격자 기능을 활용하면 쉽게 구도를 잡을 수 있다. 대각선 구도는 화면에 동적인 느낌을 줄 때 효과적이다. 기울어진 선으로 긴장감을 표현한다. S자 구도는 곡선의 모양으로 리듬감을 느끼게 한다. S자와 사선 구도는 가까운 곳을 크게, 먼 곳을 작게 표현해 원근감을 나타낸다. 원형 구도는 인물을 크게 클로즈업하거나 피사체를 화면 중앙에 배치해 집중도를 높일 때 쓴다. 이 밖에 역삼각형, 십자, 대칭, 마름모 구도 등은 기본 구도를 변형한 것이다. 구도의 기본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도에 정답은 없다. 기본을 익힌 다음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전 경험을 통해 창조적인 구도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기회를 놓치지 마라

    카메라를 들면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선택은 어느 순간 셔터를 누를지 결정하는 것이다. 나란히 줄서서 “김치”라고 외치면서 찍는 기념사진이 아니라면 말이다.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는 비교적 쉽다. 그렇지만 사람이나 동물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결정적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스냅사진에는 폰카가 제격이다. 가벼워서 한 손으로 쉽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스냅(snap)이란 연출하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재빨리 촬영하는 기법이다. 스냅사진의 대상은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 표정부터 거리 스케치, 동식물의 움직임, 사건 사고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어린아이의 경우 흥미로운 표정이나 돌발적인 행동은 한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극적인 장면을 촬영하려면 움직임을 예측하고 기다려야 한다.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찍으려면 그들의 행동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먹이를 준비하면 빨리 친해질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어린이와 애완동물의 자연스러운 표정이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잡으려면 고속 연사 기능으로 한 박자 빨리 셔터를 누르고 최대한 많이 찍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면 된다. 연사로 찍은 사진들을 GIF 애니메이션(움짤사진)으로 만들어보면 재미있고 독특한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꽃이나 풍경처럼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도 작가의 촬영 의도에 따라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꽃망울이나 꽃봉오리, 원하는 만큼 핀 꽃을 찍고 싶으면 대상을 관찰하며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맑은 날 햇빛을 직접 받은 원색의 꽃은 색 포화현상으로 질감을 다 살리기 어렵다. 해가 없는 흐린 날이 오히려 좋다. 하루 중 일출 전후 30분, 일몰 전후 30분은 빛의 양이 충분하면서도 인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시간대다. 사진 애호가들은 이 시간대를 ‘매직 아워’라고 부른다. 태양의 각도가 낮아 사물의 입체감이 잘 살아나고 색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은 찍는 사람의 내면과 시간 및 공간, 빛 등 외부 요인들이 딱 맞아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에 만들어진다. 이런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스냅사진의 대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 평생 헤맸지만 이제 와 보니 지나간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이제 폰카를 들고 나서기만 하면 된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역광에서 살아남기

    아무리 단순한 기능의 폰카를 쓰더라도 셔터를 누르기 전에 빛이 어느 방향에서 들어오는지, 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미 사진작가다. 사진은 빛(photo)으로 만든 그림(graphy)이다. 그러니 빛은 사진의 시작이고 끝이다. 빛이 어디서 오는가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진다. 순광(順光)은 피사체가 정면으로 빛을 받고 있는 상태다. 카메라 뒤에서 빛이 들어오므로 가장 쉽고 확실하게 대상을 복사하듯 촬영할 수 있다. 원래 색깔과 가장 가깝게 표현할 수 있고 파란하늘 같은 광대한 풍경이나 인물 사진을 실패 없이 촬영할 수 있다. 단점은 사진의 입체감과 콘트라스트(밝고 어두운 부분의 차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역광(逆光)은 피사체의 뒤쪽이 밝은 상태를 말한다. 찍히는 사람은 태양을 등지고 있고, 사진기는 태양을 마주 본다. 이때의 피사체는 약간 어둡지만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피사체의 윤곽이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단풍잎이나 꽃잎처럼 반투명의 피사체는 역광을 활용하면 대상의 세부와 윤곽까지 잘 드러낼 수 있다. 전문가들도 어렵게 느끼는 게 역광 사진이다. 노출을 조정할 수 있는 폰카라면 역광일 때 적정 노출에서 한두 단계 더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땐 플래시를 쓰는 게 좋다. 먼 거리의 풍경사진이라면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 HDR는 노출 차이가 많아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을 노출 부족, 노출 과다, 노출 정상 상태에서 찍은 3장의 사진을 합성해 가장 자연스러운 한 장으로 표현하는 기능이다. 폰카의 작은 렌즈가 역광을 받으면 사진 전체가 뿌옇게 나오거나 빛 번짐(Flare)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노출 조정을 잘못하면 사진을 망치게 된다. 역광에 자신이 없다면 이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앞뒤 측면에서 들어오는 사광(斜光)이나 반역광(反逆光)을 활용하면 역광에 못지않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광은 역광보다는 다루기가 쉽다. 피사체의 좌우 측면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피사체에 입체감을 더하고 대상의 질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살다 보면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 옆으로 한 발짝 비켜서야 할 때가 있듯 사진도 정면으로 들어오는 빛을 피해 방향을 조금 바꾸면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사진의 세계에서 아마추어는 렌즈를 인간의 눈으로 생각하고, 프로는 마음으로 간주한다. 그 결과가 기념사진과 작품사진의 차이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트 콜라보레이션…신개념 아트 협업의 세계

    콜라보레이션 갤러리 렌탄도 박선민 관장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갤러리 렌탄도는 메가 성형외과 건물 2, 3, 4층에 자리 잡고 있다. 성형외과에 갤러리라니,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요즘의 화두인 ‘융복합’이라는 개념을 공간으로 확대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신개념 갤러리다. 성형외과 건물 외벽에 설치한 ‘아름다움이 자라다-약속’(Beauty Grow-Promise you)이라는 조형물이 이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파인아트와 디자인 영역을 넘나드는 엄정호 작가의 작품이다. ‘아름다움이 자라다’라는 작가의 키워드와 ‘아름다움을 키우다’라는 성형외과의 공통된 주제가 만나 갤러리의 상징물이 된 것이다. 17일 박선민 관장(41)을 만나봤다. -성형외과에 갤러리를 연 이유가 제일 궁금하다. “한마디로 트렌드가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갤러리는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전시하고 콜렉터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그만큼 소수의 콜렉터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고 이끄는 방향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사람이 많이 와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성형외과에 갤러리를 내게 됐다. 내국인도 많이 오지만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이 정말 많이 온다. 그런데 놀랍게도 중국인들이 한국 작품을 알아보거나, 특정 작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 여기저기에 작품을 전시하면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불편해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 병원도 처음에는 단순한 인테리어로 생각했지만 작품을 전시한 이후 자연스럽게 병원의 품격이 올라가고, 환자들도 심미안이 있는 병원이 수술을 하니 믿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주변의 다른 병원도 따라서 작품을 걸고 있다. 성형외과만큼 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곳이 없으니까.”듣고 보니 의술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와 작품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 사이에는 확실히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다. 박 관장은 창조적인 작가와 새로운 관객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작품을 판매함으로써 작가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박 관장은 그러면서 아트 콜라보레이션(Art Collaboration)이라는 말을 꺼냈다. 창의적인 작가와 그런 작가를 찾는 기업이나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아트 콜라보레이션이고, 그런 일을 하는 곳이 갤러리라는 말이다. “중세시대 유명한 성당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는 일도 고전적인 의미로 아트 콜라보레이션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가(家)나 밀라노의 스포르차가(家)는 당대 예술가들을 후원함으로써 그들의 재능을 꽃피우게 하고 그들의 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실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작가와 기업을 이어주는 일을 페이지 갤러리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렌탄도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까지 5년간 일을 해오며 수십 명의 작가들을 기업과 맺어줬는데 내가 직접 창작을 하는 것보다는 기업과 아티스트를 연결해 주는 일이 내게는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와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을 조율하고 설득해 접점을 만드는 일이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핵심이다.그녀의 첫 번째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2012년 4월 ‘갤럭시 노트 아트페어-Wish Note’전(展). 서울 방배동 ‘갤러리 페이지’에서 열었다. 이때의 인연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의 많은 아트 프로젝트를 연이어 맡게 되었고 엄정호 작가를 비롯해 팝 아티스트 찰스 장, 사진작가 이도형, 강영민, 아트놈, 윤세열, 이상민 작가 등과 협업을 하게 됐다. 갤럭시 노트 아트페어에서는 작가들이 갤럭시 노트와 S펜을 이용해 창작한 이미지를 캔버스, 도자기, 종이, 비단, 스테인리스 스틸 등 다양한 소재에 담아 전시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핵심은 기업이 만든 제품에 품격을 더해 줄 수 있는 작가를 찾아내 서로의 접점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기업과 아티스트를 잘 설득해야 한다. 장소선택도 큰 일 중의 하나다. 단순한 제품 발표회를 예술적 전시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공공성을 지닌 공간인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다.”박 관장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정의와 전망은 명쾌하다. 그만큼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2015년 트렌드는 기업과 아티스트 사이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새로운 브랜드가치를 창조하는 공동작업이다.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제품의 디자인, 제작 홍보 등 각 과정에서 협업을 통해 각각의 핵심역량을 발휘해 상품의 품격을 높여 브랜드의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작업이다.아트 콜라보레이션은 특정시기의 유행이 아닌 예술적 영감을 제품과 결합해 아름다움을 가미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다. 최종의 목적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문화를 소비하는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내 기업, 예술가, 소비자(대중)에게 서로 보탬이 되는 ‘즐거운 동행’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최근 국내외의 신생기업부터 대표적인 글로벌기업까지 서로 다른 브랜드 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가치를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에 미래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이 분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아트의 영역이 확대되는 트렌드에 따라 디자인, 영상, 공간까지로 확대되고 있다.”국내에서도 새로운 영역에 대한 시도는 예술 쪽이 잘하는 일이다. 그러나 기업도 새로운 시도 자체를 기업의 아이덴티티로 설정함으로써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아트 마케팅으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와 휴대전화, 웨어러블(Wearable)시장이다.“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센터에서 1월 28일부터 2월 15일까지 전시한 현대자동차의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전시는 아티스트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접점에 해당하는 곳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작품에 주목하는, 기업이 전체 전시의 백그라운드 역할을 하는 차별화된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이런 시도는 예술가가 긴 세월동안 하나의 테마로 연작을 만들 듯, 기업도 하나의 키워드로 지속적인 투자를 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삶을 예술적이고 특별하게 해주는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시리즈는 예술을 단기적 마케팅 툴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기업이 아트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아 기업-아트디렉터-예술가-소비자를 연결하는 좋은 사례다.또한 아트 마케팅의 장기적인 전략과 접근법도 보여줬다. 소비자들은 평소 쉽게 접근하기 힘든 디자인분야에서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와 자동차 회사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세상에 하나뿐이자 장인정신이 깃든 예술작품인 ‘에르메스 콘셉트카’와 ‘한정판 프라다 양산차’를 관람할 수 있었다.”아트 콜라보레이션 분야는 단기적 마케팅전략을 넘어 ‘새로운 영역’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 매우 중요한 미래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갤러리 렌탄도 박선민 관장은 “일방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이뤄지는 ‘소비자와의 즐거운 동행’을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예술가와 기업 모두의 숙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3-23
    • 좋아요
    • 코멘트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알쏭달쏭 화소

    세계 최초의 카메라폰은 1999년 일본 교세라가 내놓은 2인치 LCD 컬러 화면의 VP-200이다. 사진 20장을 저장하고 통화하면서 사진을 보낼 수 있었다. 2000년 삼성애니콜 SCH-V200은 세계 최초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카메라폰이었다. 35만 화소 사진 20장을 촬영할 수 있었다. 카메라폰 화소는 2003년 130만 화소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5년 만에 800만 화소를 넘어섰다. 2014년 갤럭시S5는 1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소만 보면 기자들이 쓰는 최고급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다. 많은 사람이 카메라 화소가 많을수록 화질이 좋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화소 수를 앞세워 성능을 홍보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무한정 화소를 늘린다고 사진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화소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이미지로 구성하는 최소 단위다. 화소가 많을수록 사진을 확대했을 때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맞다. 사진을 더 크게 뽑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소 말고도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 성능,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이미지프로세서, 이미지의 품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등도 화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 중 화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이미지센서다. 1300만 화소란 1300만 번의 세밀한 붓 터치로 그린 그림이란 의미다. 이미지센서는 도화지의 크기와 선명도로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카메라의 필름과 같다. 무작정 화소만 많이 늘리면 어떻게 되나. 작은 도화지에 과도하게 물감을 칠했을 때처럼 번지게 된다. 200만 화소면 5×7인치, 500만 화소면 8×10인치 정도의 사진으로 인화할 수 있다. 300만 화소 이상이라면 일반 모니터로는 차이를 알 수 없다. 카톡으로 보내고 블로그에 올리고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데도 충분하다. 800만 화소면 A3 크기로 인화해도 사진이 깨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폰카의 성능을 판단할 때 화소보다 어두운 실내에서 얼마나 선명하게 찍히는지를 본다. 폰카는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가 작다. 어두운 곳에서 작은 렌즈로 찍으면 빛의 양이 부족해 좋은 사진을 얻기가 힘들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찍어 보고 평가한다. 삼성전자가 1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S6 제품을 선보이며 애플 아이폰6와 같은 조건으로 밤에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카메라 성능이 좋다는 800만 화소의 아이폰6를 넘어섰다는 선언이다. 승패는 머잖아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3-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렌즈의 눈’으로 보라

    말의 눈은 시야가 350도나 된다. 사방을 거의 다 볼 수 있다. 경마에서 눈가리개를 하는 이유다.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시야는 두 눈을 합쳐도 160도 정도다. 그것마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본다. 보이는 이미지들도 머릿속에 잠시 저장은 하지만 흥미 없는 것들은 곧 기억의 저편으로 보내버린다. 그래서 사람의 눈과 렌즈의 눈은 영 딴판이다. 사람의 눈으로는 매우 아름다운 것도 렌즈로 보면 볼품없는 게 수두룩하다. 물론 그 반대도 많다. 렌즈는 사각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모든 물체를 빠짐없이 기록한다. 모든 것을 매우 짧은 순간에 두부 자르듯 뚝딱 잘라 저장한다. 스마트폰카메라 렌즈의 초점거리는 28∼33mm 정도에 맞춰져 있다. 사람의 눈은 50mm 렌즈에 가깝다. 폰카 렌즈는 광각으로 사람보다 시야가 훨씬 넓다는 뜻이다. 촬영 각도에 따라서 고층건물을 휘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소위 ‘얼짱각도’ 사진처럼 얼굴만 특별히 예쁘게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사진을 처음 배울 땐 어떻게 하면 실제와 똑같이 찍을지 고민한다. 눈에 보이는 건 모두 담으려고 한다. 눈에 보이는 대로 찍었는데 사진이 밋밋하고 힘이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눈과 카메라렌즈의 차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는 사람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유명 관광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면 주인공 뒤쪽에 모르는 사람의 옆모습이 들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 뒤로는 주차된 자동차와 그 너머로 가게 간판까지 보인다. 주인공 머리 위로는 전깃줄이 어지럽게 지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초점이 없는,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는 사진이 돼 버린다. 사람의 눈은 주인공에게 집중하느라 나머지 것들은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렌즈엔 모든 게 생생하게 잡힌다. 셔터를 누르기 전에 화면에 무엇을 넣고 뺄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 배경이 필요 없는 사진이라면 주제가 되는 대상(피사체)을 클로즈업하면 된다. 피사체를 화면 중앙에 절반 이상 채우고 나머지 화면에 주제를 설명하거나 장소를 암시하는 배경을 살짝 넣어주면 된다. 사람을 찍을 경우 얼굴 뒤쪽 배경이 심플할수록 깔끔한 사진이 나온다. 화면에서 뭔가를 넣고 뺄 때도 경험과 연륜이 필요하다. 초보는 이것저것 많이 넣느라 고민하지만 전문가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과감하게 빼버린다. 인생도 비슷하다.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 하면 하나도 못 건진다. 그걸 알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하듯, 좋은 사진을 찍는 데도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폰카도 흔들리면 ‘멀미’

    바야흐로 ‘국민 사진작가’ 시대다. 찰칵! 찰칵! 스마트폰 카메라(폰카) 하나면 온 세상을 담고도 남는다. 강호엔 내로라하는 ‘사진 고수’가 넘쳐 난다. 아마추어가 찍은 폰카 사진이 웬만한 프로 것을 뺨치기도 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폰카 선수는 아니다. 같은 폰카라도 그 사진은 다르다. 이유는 하나. 정확한 사용법과 노력이다. 오늘부터 폰카로 좋은 사진 얻는 법을 함께 알아보자. 사진 촬영의 기본 수칙은 오직 하나. ‘흔들림 방지’다. 흔들리면 망친다. 폰카라고 다를까. 흔들렸다면 그 사진은 보나마나다. 그대는 아는가. 카메라도 멀미한다는 사실을. 특히 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엔. 셔터는 방아쇠를 당기듯 해야 한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손 떨림은 누를 때 발생하는 반동이다. 멋진 장면 앞에선 증폭된다. 흥분해 불규칙해진 호흡 때문에 셔터를 급히 눌러서다. 큰 화면 폰카를 한 손에 잡고 엄지로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있다. 잘될까. 어림없다. 빛이 풍부한 야외라면 몰라도. 그게 실내라면 언감생심이다.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아 형편없는 사진이 되고 만다. 좋은 사진은 흔들림만 막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려면 기본 자세를 익혀야 한다. 양팔을 겨드랑이에 붙이는 것이다. 주의할 건 그때 렌즈나 플래시를 손가락이나 옷깃으로 가리지 않는 것. 좀 더 정밀한 화면을 원한다면 초점까지 맞춘다. 화면의 원하는 부분에 손가락을 살짝 대는 것-‘탭(Tap)’ 하기-으로 끝. 촬영은 셔터를 눌렀다고 끝난 게 아니다. ‘찰칵’ 하는 셔터 음이 들릴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누르기와 촬영에 시차(타임래그)가 존재해서다. 따라서 움직이는 피사체라면 원하는 장면을 예측해 조금 빨리 누른다. 파노라마와 연속(속사), 야경 촬영엔 더더욱 견고한 자세가 요구된다. 화면의 수평 유지도 신경 쓸 부분이다. 특히 초보는 더 그렇다. 비뚤게 촬영한 사진, 아무짝에 쓸모없다. 화면의 수평 유지는 프로작가도 늘 유념하는 포인트다. 매일 5분씩 거울 앞에서 촬영 포즈를 취한 채로 셔터 누르기를 연습하자. 크게 도움이 된다. 사진작가도 흔들림 앞에선 ‘아뿔싸!’ 탄식을 한다. 아무리 비싼 고성능 폰카면 뭐 하나. 결국 셔터 타이밍, 손 떨림 해결은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5-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골든걸]ABC 뉴스 서울 지국장 조주희 “아름답게 욕망하라”

    매일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20여 년간 외신기자로 치열하게 살아온 조주희(45) ABC 뉴스 서울 지국장. 그는 서울에 살면서 14시간 시차가 있는 미국 뉴욕 본사 시간에 맞춰 기사를 송고한다. 빨리, 정확하게 뉴스를 알려야 하는 특파원의 특성상 서울과 뉴욕의 낮 시간을 동시에 살아가야 하므로 그는 늘 안테나를 올리고 부지런하게 일한다. “기자라는 직업은 일의 성격상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언제 사건이 터져도 바로 투입돼 취재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여행 예약도 환불 가능한지부터 살피고, 강연 요청을 받으면 주최 측에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대체 강사를 생각해두라고 부탁하죠.” 여유 시간이 생기면 빠뜨리지 않는 게 운동이다. 그는 “마음이 지치면 몸을 단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요가 예찬론자. “요가는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저는 요가에서 배운 호흡법으로 카메라 공포증을 극복했죠. 제대로 된 호흡법은 긴장을 풀어주고 감정 조절까지 가능하게 해줍니다.” 조 지국장을 처음 만난 취재원들은 먼저 외모 때문에 놀란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과 세련된 패션 감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막상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꾸밈없고 소탈해 그 진솔함에 한 번 더 놀란다. 솔직하고 직선적인 그의 말 속에 가식이라곤 없다. 마지막으로 아름답고 소탈한 모습 속에 숨어있는 강인한 프로 근성과 카리스마를 발견하고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일터에서 관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남자같이 무장하는 여성이 적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공감과 포용이라는 여성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나를 사랑하는데 인색하지 말아라”조 지국장에게는 잊을 수 없는 멘토가 있다. 아시아 지역 경제 전문 방송 ABN(아시아비즈니스뉴스) 근무 시절의 직장 상사로 지금은 고인이 된 리에트 리트고우다. 그는 영국 BBC 기자, 간판 앵커를 거쳐 ABN의 메인 앵커 겸 보도국장을 역임한 여성 인권문제 전문가다. 그는 늘 “자신감을 가져라. 업무능력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라”며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강조했다. 조 지국장에게는 직장 상사이자 인생 선배, 큰 언니 같은 존재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조 지국장은 20여 년간의 기자 생활을 정리해서 펴낸 책 ‘아름답게 욕망하라’에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젊은 여성들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그는 “내가 말하는 욕망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순수한 욕망은 자신을 발전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욕망이 아닌 ‘아름다운’ 욕망이다.“아름답게 욕망하라는 것,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라는 어려운 조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조언이지 않을까요?”그는 “나를 위한 현명한 욕심이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후배들에게 나를 사랑하는데 인색하지 말아라, 유연함을 길러라,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어라 등을 조언해준다고. 조주희 지국장은…1969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 조지타운대에서 국제정치외교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CBS 워싱턴 DC 지국에서 인턴십을 거쳐 졸업 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BN(아시아비즈니스뉴스)에 입사해 기자 경력을 쌓았다.1999년부터 워싱턴포스트 서울 특파원과 ABC 뉴스 서울 지국장을 겸하고, KBS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 세계 7명뿐인 ABC 뉴스 글로벌 디지털 기자로 서울 지국장을 맡아 일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아시아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그의 저서 ‘아름답게 욕망하라’는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글/김경화(커리어 칼럼니스트, 비즈니스 라이프 코치)사진/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 2014-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다큐사진의 거장’ 살가두展 개막

    다큐멘터리 사진의 세계적 거장인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GENESIS’전 개막식이 15일 오후 3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살가두가 8년 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낸 자연과 생명체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245점의 흑백사진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왼쪽부터 우메즈 데이조 아마조나스 이미지 재팬 대표,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 마라이 리가야 후지타 주한 브라질대사 부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배석규 YTN 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김경희 유니세프 본부장. 이 전시는 내년 1월 15일까지 열린다.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4-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남대, 세월호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설치

    영남대(총장 노석균)가 세월호 사고 희생자 추모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학내에 설치했다. 29일 오전 9시 영남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노석균 총장, 김진삼 교학부총장 및 보직교원들이 조문했으며, 교직원과 학생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영남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경기도 안산의 합동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운영된다. 한편 영남대는 대학홈페이지에도 "오늘의 이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더 좋은 세상에서 평안하시기를 우리 모두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조의를 표하는 흰 국화꽃 배너를 달아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등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 2014-04-29
    • 좋아요
    • 코멘트
  • “인도네시아 인기상품을 만나세요”

    롯데마트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2일까지 서울역점 등 5개 점포에서 인도네시아의 우수 상품을 선보이는 특별상품전을 연다. 롯데마트가 진출한 또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인 베트남 상품도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29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모델들이 맥주와 비스킷 등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 2013-09-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소형가전 반값에 장만하세요”

    오픈마켓 ‘11번가’는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T타워에서 ‘소형 혼수가전 기획전’ 상품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11번가는 다음 달 20일까지 트랜스포머 테이블, 미니세탁기, 밥솥 등 다양한 소형 가전제품을 최대 57%까지 싸게 판매한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 2013-09-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봄 멋쟁이는 꽃무늬 셔츠

    롯데마트는 서울역점, 잠실점 등 전국 70여 개 매장에서 7가지 다양한 꽃무늬 티셔츠를 선보인다. 가격은 장당 5800원.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 2013-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설]검찰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해야 검찰도 산다

    여야가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 도입에 합의해 검찰 개혁 조치가 가시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 도입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에서 빠져 논란이 일었으나 여야가 올 상반기에 입법화하기로 합의했다. 인수위가 올해 안에 폐지하기로 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도 앞당겨 없애기로 했다. 상설특검은 그때그때 특검법을 만들지 않고 어떤 사건이 법이 정한 수사요건에 맞으면 바로 특검을 임명해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은 인지(認知)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감찰관제를 신설해 상설특검과 연계하기로 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검찰이 수사하고 나면 매번 의혹이 가시지 않아 특검이 다시 수사를 할 바에야 외부기관의 수사를 받는 편이 나을 것이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검찰을 견제하는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에 여야의 견해가 일치했다. 그러나 검찰 개혁이 수사력을 약화시키거나 국회의원의 비리 수사를 방해하는 쪽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가 생긴다고 검찰이 권력형 비리 수사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수사인력과 노하우를 갖춘 검찰의 수사력이 특별감찰관이나 상설특검보다 더 나아야 하는 게 정상이다. 검찰이 남다른 수사력으로 성역(聖域) 없는 수사를 한다면 그때는 오히려 기능이 중복되는 상설특검이나 특별감찰관제를 없애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미국은 특검제를 20년간 실시하다가 무용론에 밀려 1999년 폐지했다. 선진국 검찰에 중수부 같은 곳은 없다. 일본만 하더라도 도쿄지검 특수부가 정치적 거물들의 범죄를 다룬다. 중수부는 거악(巨惡) 척결을 위해 도입됐지만 지금은 정치검찰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를 지검이나 고검 차원의 특수부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인지수사 기능을 경찰 등에 넘겨주고 수사지휘권과 기소만 전담하는 조직으로 가야 한다. 여야는 검찰 내 차관급 자리를 줄이는 데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검사 2300여 명 중 차관급은 54명이다. 10만 명에 이르는 경찰 중에는 경찰청장이 유일한 차관급이다. 각 정부 부처에도 차관급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런 불균형이 검사들을 오만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과거 검찰 개혁은 검찰의 로비와 반발에 밀려 유야무야되기 일쑤였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다른 의도도 있었을 터이지만 중수부 폐지를 밀어붙이다가 검란(檢亂)에 밀려 사퇴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검찰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검찰에도 스스로 살 길이 열릴 수 있다.}

    • 2013-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설]새 검찰총장, ‘한명숙 무죄’ 자성과 개혁 출발점으로

    새 검찰총장에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지명됐다. 한상대 전 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지 석 달 보름 만이다.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신임 총장은 다음 달 초에 임기를 시작할 것이다. 신임 총장은 수장(首長)의 장기 공백으로 흐트러진 검찰조직을 다잡는 동시에 검찰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다. 그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5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논란이 많았던 야당의 거물급 정치인 수사가 무죄로 결론난 것은 검찰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 검찰 전체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한 전 총리는 이 사건 수사로 타격을 입었다. 선거 전 1심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여당의 오세훈 후보에게 0.6%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검찰은 뇌물을 줬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바람에 패소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뇌물 공여자의 입만 바라보고 수사를 하다가 완패한 검찰은 무능하다. 물증 없는 수사가 최악의 결과를 낳았음을 총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판결 말고도 검찰의 위상은 지금 땅에 떨어져 있다. 그랜저 검사니, 벤츠 여검사니 하는 갖가지 비리가 드러나더니 결국 지난해 부장검사의 억대 뇌물 수수사건, 신임 검사의 여성 피의자 성추문사건 같은 메가톤급 비리가 터졌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시 한 총장은 중수부 폐지를 뼈대로 한 검찰개혁안을 내놓았고, 최재경 중수부장은 반발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희대의 검란(檢亂)으로 비화하자 한 총장이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위해 중수부 폐지, 대통령 친인척 비리 수사를 위한 특별감찰관과 상설특검제 도입, 검찰 내 차관급 축소 등을 약속했다. 모두 검찰이 기득권을 내놓아야 가능한 일들이다. 신임 총장이 조직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개혁을 거부한다면 대통령보다 먼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 조직원 모두가 제 살을 깎는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 내내 권력기관 요직을 지연 학연이 있는 측근들이 독점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듯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소위 4대 권력기관장에 동향 동문이나 측근을 배제했다. 지역 안배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권력기관 자리를 안배한다는 것도 옳지 않다. 권력기관일수록 지연 학연을 배제해야 권력형 비리에 엄정하게 대응할 수 있다.}

    • 2013-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송평인 칼럼]매력적이지만 위험한 지제크

    “록스타처럼 세계를 돌아다니며 엄청난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의 슬라보이 지제크를 두고 영국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한 말이다. 지제크 얼굴을 그려 넣은 티셔츠가 체 게바라 티셔츠처럼 팔리고 ‘국제 지제크 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Zizek Studies)’이 올해 제7권을 냈으며 ‘지제크!’란 제목의 1시간짜리 영화도 나왔다. 그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헤겔의 철학,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을 영화 문화 비평과 결합해 글을 쓰는 독특한 사상가다.우리나라에도 지제크 현상 지제크를 향한 컬트적 숭배 열기는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방한한 지제크의 두 차례 대학 강연은 준비된 좌석이 합쳐서 3000석도 안 됐는데 1만 명이 몰렸다. 그중에는 넥타이를 맨 젊은 직장인도 많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경희대가 그에게 1년 기한의 석좌교수 자리를 제안했다. 지제크는 올 9월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와 함께 ‘공산주의 이념(The Idea of Communism)’ 학술대회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열 계획이라고 한다. 이 학술대회는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려 2010년 독일 베를린, 2011년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사그라진 공산주의 이념을 되살리자는 대회인데 주최자들에게는 2008년 금융위기가 자본주의를 쓸어버릴 쓰나미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반향이 시들해지는지 2012년 대회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것을 올해 한국에서 열겠다는 얘기다. 바디우는 첫 런던 대회 발표문에서 공산주의에 망조가 들기 시작한 것은 소련 흐루쇼프가 스탈린 격하운동을 벌인 때부터라고 주장했다. 흐루쇼프가 반(反)자본주의 투쟁에서 1인 수령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우상화를 무조건 비판한 게 잘못이라는 것이다. 또 바디우는 자본주의와 의회민주주의는 한 쌍이므로 자본주의 전복은 의회민주주의 전복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제크는 바디우와 함께 ‘공산주의 이념’ 대회를 이끌어 온 쌍두마차다. 2010년 독일 학술잡지 ‘메르쿠르’를 보다가 앨런 존슨이 지제크를 인터뷰한 뒤 쓴 글을 읽었다. 지제크는 “혁명적 정치는 의사(意思)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의 문제, 즉 다수의 의사를 무시하고 (진실한) 혁명적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존슨은 영국 마르크스주의 학술잡지 ‘역사적 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의 편집자로서 그를 인터뷰했다. 존슨은 서구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데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며 유토피아로의 폭력적 전환을 신봉하는 지제크에게 경악했다고 썼다. 지제크의 정치적 本色 지제크가 팝 문화와 철학을 종횡무진하며 현대사회에 대한 매력적인 분석을 할 때만 해도 그의 정치적 지향에 대해 ‘관념적인 극좌파’에서부터 ‘좌파의 가면을 쓴 우파’까지 견해가 분분했다. 그러나 최근 저작으로 오면서 그는 점점 더 분명히 폭력과 전제적 공산주의에 동의를 표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21세기 공산주의 이론가(21st century communist theorists)’를 입력해 보라. 바디우와 지제크의 이름이 맨 위에 올라 있다. 나로 말하자면 지제크의 글은 늘 흥미롭게 읽는 사람이다. 그러나 지적으로 흥미로운 것도 현실적으로는 위험한 경우가 있다. 지식에도 ‘치명적 매력’이란 게 있나 보다. 특히 문학 예술 비평에서 시작해 정치나 윤리에 접근하는 경우가 그렇다. 지제크는 핵전쟁 발발 가능성은 개의치 않고 행동한 마오쩌둥(毛澤東), 쿠바 위기 때 핵전쟁을 벌일 각오를 하고 준비한 체 게바라에게도 동조한다. 우리에게는 발등의 불인 북한 핵위협에 대해 그는 뭐라고 말할 것인가. 지제크를 읽더라도 그의 정치적 본색은 제대로 알고 읽어야 할 것이다.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 2013-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횡설수설/송평인]모문룡의 후예, 북한의 중국 해적

    북한 평안북도 철산반도 앞바다에 중국 해적들이 출몰해 북한 어민을 약탈한다는 보도(본보 5일자 A1면)를 접하니 중국 명청(明淸) 교체기의 모문룡(毛文龍)이 떠오른다. 당시 지금의 평안북도 지역은 명나라 유민이 피란을 오고 후금이 이들을 쫓아 내려오는 바람에 전장으로 변했다. 조선의 주권은 심각히 침해되고 조정의 권한도 거의 미치지 못했다. 모문룡은 철산반도 앞바다의 가도(1島) 혹은 피도(皮島)라고 불린 섬을 근거지로 삼아 명-조선-후금을 오가는 상선들에 통행세를 받아내며 해상왕 행세를 했다. 본인은 해외 천자(天子)로 자처했다지만 사실상 해적의 우두머리였다. ▷조선의 인조반정은 후금에 큰 타격이었다. 인조는 광해군과는 달리 친명반만(親明反滿)을 표방했다. 후금은 광해군 때는 조선을 통해 명과 교역할 수 있었으나 그것이 어려워졌다. 조선에서 중국 산둥반도에 이르는 해로는 모문룡이 장악하고 있었다. 명나라 하급장교였던 그는 명나라 유민인 부하들을 게릴라로 삼아 가끔 후금의 후방을 교란하기도 했다. 명은 모문룡의 비열한 짓을 잘 알고 있었지만 후금을 괴롭혀주는 대가로 눈을 감아줬다. 후금이 병자호란을 일으킨 명분은 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지만 모문룡으로부터 가도를 빼앗아 교역의 샛길로 삼으려한 속셈도 있었다. 후금이 모문룡의 진지를 습격했을 때 그곳에는 엄청난 양의 비단과 은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지도로 북한 철산반도 앞바다를 보면 다른 곳과 달리 섬이 많다. 많은 섬과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은 해적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곳에 모문룡 일당의 후예라고 할 만한 중국 해적이 다시 설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해적이 활개를 쳐도 북한은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낡은 북한 경비정으로는 쌍발 엔진을 단 재빠른 중국 해적들의 배를 추적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북한 당국은 또 탈북을 우려해 북한 어선의 속도는 경비정 속도 이하로 묶어 놨다. 그러니 북한 어선은 중국 해적들이 달려들면 꼼짝없이 당해야 하는 무방비 상태다.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는 카리브해의 해적이 유명해서 오늘날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까지 됐지만 지금은 소말리아 해적이 가장 악명 높다. 소말리아에는 1980년대 내전으로 중앙정부가 붕괴되고 해경과 해군이 바다의 통제력을 잃으면서 해적이 설치기 시작했다. 처음에 어민들이 뭉치고 무장한 이유는 외국 어선으로부터 자국 어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외국 배에 탄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 돈을 요구하면 일확천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너도나도 해적질에 나서 외국인 협상가까지 동원하는 국제 비즈니스로 변질됐다. 나라가 제 구실을 못하면 육지에서는 산적이 날뛰고 바다에서는 해적이 설치는 것은 동서와 고금이 똑같다.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 2013-03-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