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식

김갑식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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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갑식 부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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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5~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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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KBS

    ◇KBS △글로벌센터 국제협력실장 홍승주 △진주방송국장 김기도}

    •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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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 기자의 뫔길]가슴에 손 얹고 양심의 법정에 서자

    “최고의 마지막 법정은 양심입니다.” 21일 대구대교구에서 만난 한 중견 신부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규정된 제도와 법률에 앞서 인간이 양심에 맞게 판단하고 행동했다면 대형 참사는 막을 수도 있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그는 신학생 시절 받은 교육의 일부를 소개했다. “전쟁 중에 퇴각하다 다리를 폭파해야 아군 수백 명이 사는 상황입니다. 하필 그때 아기를 업은 엄마가 다리를 건너옵니다. 다리를 폭파해야 합니까, 그대로 둬야 합니까.”(신부) “글쎄요?”(기자) 이 신부는 빙그레 웃다 답은 “엄마와 아기를 구하라”라고 했다. 이 사례에는 두 가지 가르침이 있었다. 첫째는 생명의 문제에 관여할 때에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우선적으로 직시하라는 것이다. 나중 상황을 따져 눈앞의 생명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아이와 엄마, 수백 명이라는 식으로 은연중에 생명을 저울질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종교계가 세월호 참사 이후 추모와 자숙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동화사의 후임 주지 선출 문제가 그렇다. 전임 주지와 주지 임명권을 지닌 방장 스님 측의 대립으로 시작된 갈등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계속돼 왔다. 전임 주지는 불명예스럽게 물러날 수 없다면서 스님들의 뜻을 묻자며 총회 개최를 주장한 반면, 방장 스님 측은 전임 주지의 수행자로서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맞서 왔다. 용주사 주지 선출 문제도 심상치 않다. 이처럼 대한불교조계종의 본사 주지 선출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사중 스님들의 의견이 수렴돼 후임 주지가 자연스럽게 추대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 정도다. 본사 주지와 국회격인 중앙종회 의원을 뽑는 선거철이 되면 스님들이 속한 문중과 중앙종회의 계파 대결 등 다양한 이유로 갈등이 벌어진다. 개신교 역시 후임 목사를 둘러싼 교회 분열과 교회 세습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반인도 아닌 종교인이라면 누구보다도 양심의 법정에 겸허하게 서야 한다. 국상(國喪)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요즘 염불보다 잿밥 싸움에 몰두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겠나.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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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 “51%가 지도자들 책임이라면, 49%는 그들 뽑은 우리 몫”

    《 시간을 다시 돌릴 수만 있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유족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기도를 했으리라. 그것은 종교에 관계없이 하나 된 바람이었다. 그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무너졌다. 종교 지도자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힘들지만, 그래도 눈물로 피워야 하는 희망에 대한 제안을 들어본다. 》14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안산동산교회 앞에는 하나님에게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안산의 다른 곳처럼 교회도 무거운 분위기였다. 1979년 이 교회를 개척한 뒤 안산 동산고를 설립한 김인중 담임 목사(66)는 이날 찾아간 기자에게 대뜸 “제가 무슨 말을 하겠냐.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손사래를 쳤다. “35년 목회 인생 중 이렇게 어려운 적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제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저는 무슨 말도 할 수 없는 목사가 됐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힘이 돼 줄 수 없어 정말 슬픕니다.” 김 목사는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설교를 중단했다. 설교할 자격도 없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짧지 않은 침묵과 망설임 속에 그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처음 어떻게 세월호 소식을 접했습니까. “그날 오전 뉴스를 못 보고 나중에 TV 화면을 봤습니다. 배가 떠 있고, 사람들이 구명조끼 입고, 헬기도 떠 있더군요. 그럼 다 구조되겠네 하며 안심했죠. 그런데 오후가 되면서 배가 점점 가라앉아요. 빨리 가라앉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며칠 사이 배가 완전히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당시 교회는 어떻게 움직였습니까. “애들이 배에 들어있는데 구조됐다는 소식이 없으니 다들 교회로 모였죠. 사고 다음 날 저녁 평소 400∼500명보다 훨씬 많은 1300명이 모여 구조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단원고 학생 8명이 이 교회에 다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 그중 한 명만 살아왔습니다.” ―그 학생들에 대한 기억은 어떻습니까. “한 명 한 명 모두 소중하고 예쁘고 귀한 꽃이었습니다. 하영이는 성가대 가수로 교회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우선, 먼저 시신을 찾은 네 명의 장례 예배를 치렀습니다. 시신만 찾아도 고마워하는 부모님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저 기도만 했습니다. 학생 7명의 시신을 모두 찾았는데, 아직도 힘겹게 기다리고 있는 분들께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합니까. “사실 누군가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아요. 가만히 옆에 있으면서 함께 울어주어야 합니다. 제 경험상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이나 그분들이 잘 아는 목사, 스님이 함께 있어주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선의에서 도우려는 분들이 많지만 유족 처지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습니다.” ―목숨을 끊으려는 분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가 있으면 이 고통을 이겨내기가 좀 낫습니다. 문제는 같이 있으면서 손잡고 함께 울어줄 사람이 없는 경우입니다. 아까 말한 하영이 어머니는 교회에서 ‘우리 딸 얼굴도 잘 알지 못하는 수백 명이 함께 기도하고 울어줘 고마워요. 딸은 천국에서 만날 거예요. 딸이 먼저 하늘나라로 갔으니 남은 몫은 제가 할게요’라고 말해 신자들이 함께 울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설교를 중단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 동네 목사이고, 이 지역 공동체의 지도자로 살아왔는데 무슨 낯으로 설교하겠습니까. 사고를 겪고 보니 제가 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김 목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학생들에게 안내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분위기가 이상하면 쫓아나가 ‘정말 그대로 있어도 됩니까’ 하며 반드시 묻고 따지라고 했어야 하는데….”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참사를 어떻게 보십니까. “유족의 바람처럼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 뒤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빨리 빨리’라는 속도를 최우선시했다면 이제는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교육의 문제도 있습니까. “학교와 교회, 사회, 국가 모두 제대로 된 가치 교육에 실패했어요. 돈과 성공이 아니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핵심이 빠져 있었어요. 그동안 우리들은 내 새끼, 내 회사, 내 동네만 잘되라고 정신없이 뛴 겁니다. 옆에 있는 사람을 배려하고, 그들이 잘될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은 배우지 못했어요. 사람들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선원 모두 남이 아닌 나만 생각한 거죠.” ―미국은 자국민이 어디에 있든지 구출한다고 합니다. “자국민의 시신은 물론이고 50년이 지나면 뼈라도 찾아 유족에게 전달한다고 합니다. 그게 국가가 국민을 위해 책임지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국민들은 나는 죽어도 국가가 나와 가족을 책임지니, 어디서든 조국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는 거죠.”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우리 사회에는 가정과 종교단체, 지역, 단체, 국가 등 여러 단위의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목사이기에 제가 꼽는 최고의 지도자 모델은 예수님입니다. 그분은 죄가 전혀 없는데도 죄투성이 인간을 한 명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도자는 책임지고, 백성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죠. 권력과 명예만 누리는 게 아니라 죄가 없는데도 대신 죽는 분입니다. 지도자들은 또 있습니다. 세월호 선장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해경 책임자, 관제센터 담당자, 화물 검사를 맡은 책임자도 ‘현장의 지도자’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십자가를 지는 지도자상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른 종교입니다만 20여 년 전 고 김수환 추기경의 ‘내 탓이오’란 말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내 탓이오’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이 사회를 바꿀 수 있어요. 내 탓, 내 책임을 알았으면 그 문제를 고치기 위해 나부터 십자가를 지고 외쳐야 합니다.” ―국민도 책임을 져야 합니까. “책임의 51%가 지도자들 몫이라면 49%는 우리들의 것입니다. 지도자들을 선택한 것도 바로 우리죠. 지도자들은 명예와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변명해서는 안 되고, 국민들은 남 탓만 하지 말고 자신의 책임도 인정해야 합니다.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머리 눈 코 입, 몸 전체가 그런 거지, 어떻게 손만 잘못했겠어요.” ―사회 전반에 세상이 싫다는 식의 염세주의 기운이 강해지고, 대통령도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불행을 두고 정치권에서 이익을 위해 꼼수 부리면 안 돼요. 서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배워야죠. 자신들이 선택한 대통령과 마누라, 자주 바꾸면 행복합니까. 영향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신들의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일단 뽑았으면 제대로 책임질 수 있도록,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 사회를 위한 기도 겸 조언을 부탁합니다. “저는 부끄럽고 죄송한 사람입니다. 한국교회의 모습도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래도 한마디한다면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야 몸 전체가 건강해집니다. 국회에서 법 만드는 국회의원들, 여러 단체에서 허가 내주고 검사하는 사람들도 이것 하나만은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공동체의 모든 것이 나와 관계없는 남을 위한 게 아닙니다. 바로 나와 내 아들, 내 부모가 언젠가 탈 배 아닙니까.”△1948년 경기 시흥 출생 △경복고, 서울대 사범대 불어교육과, 총신대 대학원 졸업 △1979년 반월동산교회 개척 △1992년 안산동산교회로 교회명 변경 △1995년 안산동산고 개교 △2012년 (사)굿파트너스 창립 △현재 안산동산교회 담임목사, 안산동산고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동산복지재단이사장, 한국기독교탈북민정착지원협의회 대표회장 △ 주요 저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네 기둥’ ‘아버지의 마음으로’ ‘안산동산고 이야기’ ‘백절불굴 크리스천’안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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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에서 못다핀 삶, 하늘나라서 활짝 피기를”

    “사랑하는 아들 ○○야. 사고 난 날 팽목항에 도착했을 때 엄마가 우리 아들은 수영을 잘하기 때문에 분명히 헤엄쳐 나올 거라며 우는데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가슴이 아팠다. 다음 생에는 엄마 아빠가 아닌 더 좋은 부모 만나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미안하다.” 20일 오후 서울 조계사 대웅전 마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재에서 유족 대표 제삼열 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자 곳곳에서 흐느낌이 나왔다. 이날 추모재는 대한불교 조계종이 주최했다. 조계종 의례위원장인 인묵 스님의 희생자들의 넋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천도의식과 헌화, 무용가 김성순의 진혼무, 선정 스님의 화청(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 등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추모사에서 “정부는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배경과 원인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짚어내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바라며 희생자와 공동체 정신 회복을 위한 기도 정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 길상심 씨(63)는 “사고 이후 뉴스를 볼 때마다 속상해 우는 것 외에는 자식 같은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승에서 못다 핀 삶, 다음 생에는 꽃 맘껏 필 수 있길 빈다”며 울먹였다. 추모재는 공연과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 30명의 108배, 조계사 주변을 도는 제등행진으로 마무리 됐다. 조계종은 “세월호 참사 49일째인 6월 3일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위령재를 열자는 의견이 있어 논의 중에 있다”며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위로와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템플 스테이 등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모재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유족 30여 명을 비롯해 불교신도와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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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 기자의 뫔길]“스스로에게 회초리 들 때”… 종교계, 세월호 참사 자성

    “무책임한 정부에 가차 없는 회초리를 대야 한다” “정의를 지키지 못했으니 회초리를 들어 달라” “지금은 회초리를 맞아야 할 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인들에게서 나온 회초리 관련 발언들이다. 정치권뿐만 아니다. 15일 개신교계에서는 말이 아니라 ‘진짜’ 회초리가 등장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는 ‘회초리 기도회’라는 낯선 명칭의 행사가 열렸다. 기도회장에는 ‘나부터 회개 세월호 추모회와 나부터 회초리 기도회’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 기도회는 ‘나부터 회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와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다. ‘회초리 대성회’라는 이름으로 7월 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앞당겨졌다. 104세로 한국 개신교 최고령 목회자인 방지일 목사는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방관덕(88) 이상모(83) 서상기(82) 최복규 목사(80) 등이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를 내리쳤다. 원로들이 연단 앞에서 회초리를 휘두르자 장내 분위기는 이내 숙연해졌다. “작금의 우리나라에는 국민들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건과 인재 사고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전적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한국교회에 책임이 있다.” 원로들의 말이다. 보기에 따라 회초리 기도회는 이벤트성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기도회까지 진행했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일 오후 7시 종단 총본산인 서울 조계사에서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재를 갖는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업(共業·공동으로 선악의 업을 짓고 공동으로 고락의 인과응보를 받는 일)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참회와 발원을 한다는 취지다. 20여 년 전 고 김수환 추기경의 ‘내 탓이오’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내 탓이오’ ‘나부터 회개’ ‘공업’이란 말의 종교적 발상은 다르지만 어느 것이든 관계없다. 핵심은 같다. 자신의 허물을 먼저 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는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 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고 안전한 세상, 돈보다 생명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누구만의 책임이나 몫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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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 눈의 ‘명상 스승’ 아잔 브람, 국내서 힐링캠프-강연회 잇달아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아잔 브람(63·사진)이 국내에서 힐링캠프와 강연회를 잇달아 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도 출신인 아잔 브람은 태국 고승 아잔 차의 수제자로 명상 에세이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등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그는 이후 호주로 건너가 명상수행법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15일 참불선원 아잔브람한국명상센터에 따르면 아잔 브람은 22∼25일 강원 인제군 백담사에서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세계명상힐링캠프를 열고 마음 수행을 지도한다. 마음관찰, 호흡관찰, 호흡의 전체보기, 감미로운 호흡, 빛의 체험, 선정, 지혜, 열반이라는 8가지 주제에 맞춰 3박 4일간 진행된다. 24, 25일 설악산 미리내 캠프에서 직장인을 위한 특별 템플스테이도 열린다. 20일 서울 조계사와 화계사에서의 강연, 28일 서울 동국대 개교 108돌 기념법회에서의 법문도 예정돼 있다. 아잔 브람을 초청한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은 “수많은 명상법이 있지만 선정 없는 깨우침은 완전하지 않다”며 “세계적 명상 지도자인 아잔 브람 캠프는 실제적 깨우침의 체험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 참불선원(cafe.naver.com/chambul3280).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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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가톨릭신자 12억2862만1000명

    세계 가톨릭 신자는 12억2862만1000명으로 세계 인구 70억2337만7000명(2012년 유엔 인구 연감)의 1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황청 국무원 통계처가 최근 펴낸 ‘교회 통계연감 2012’에 따르면 가톨릭 총 신자 수는 5년 전과 비교할 때 7% 증가했다. 대륙별 5년간 신자 증가율은 아프리카 20.4%, 아시아 11.4%인 반면에 유럽은 1.3% 증가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1억6609만 명, 멕시코 1억135만 명, 필리핀 8024만 명, 미국 7118만 명, 이탈리아 5804만 명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531만 명으로 전체에서 47번째, 아시아에서는 5번째였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성직자는 46만1550명이었고 이 중 주교는 5133명으로 집계됐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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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 기자의 뫔길]무방비 무대책 무책임 더 이상 없도록…

    “엄마는 네가 있는 바다에 걸어 들어가 너의 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함께 물속을 떠다닐 수만 있다면 정녕 그렇게 하고 싶다.”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인 6일 오후 부천 석왕사(주지 영담 스님)에서 열린 추모문화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한 학생의 어머니가 편지글을 낭송하자 장내는 무거운 침묵과 함께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어머니는 이어 “너를 지척에 두고 너는 거기에 있는데, 엄마는 이곳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엄마는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하구나”라고 했다. 6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2만여 개 사찰에서 일제히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과 앞서 열린 연등행사는 종교, 종교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길 수 있는 자리였다. 불교계는 세월호 참사를 접한 후 고민에 빠졌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奉祝)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들이 시기적으로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등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연등행사와 법요식은 봉축보다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형식으로 ‘여법(如法·법과 이치에 합당함)하게’ 치러졌다. 수만 명이 참여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거리 연등행사도 추모 분위기 속에 원만하게 치러졌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해 사과의 뜻과 함께 국가 안전 정책과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을 다짐했다. 일부에서는 정치적 쇼로 매도하고 있지만 그 사과와 다짐에 대한 공감의 시선이 많다. 불교계는 그동안 안팎의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적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종교 본연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제는 어버이날이었다. 카네이션 대신에 실종자 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이들에겐 가장 슬픈 날이 됐다. 영담 스님의 추도사로 모든 어버이들을 위한 위로를 대신한다. “미안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제 미안함과 부끄러움은 떨치겠습니다. …그 짧고 절박했던 순간에 나보다 먼저 남을 배려했던 그대들의 모습만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이 땅에서 안타까운 슬픔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방비와 무대책, 무책임은 사라질 것입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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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길 주임신부 “150년전 佛신부가 흘린 피, 한국 신부가 땀으로 갚습니다”

    프랑스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설립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나라다. 1831년 조선대목구(조선교구)는 1대 브뤼기에르 주교부터 9대 라리보 주교까지 모두 프랑스 출신 선교사가 교구장을 맡았다. 조선에서 활동한 총 170명의 프랑스 신부 중 25명이 순교했다. 교황 레오 12세에 의해 조선 파견 선교사를 전담했던 파리외방전교회는 ‘순교대학’으로 불렸다. 한국의 103위 성인 중에 파리외방전교회 출신 신부도 10명이 포함됐다. 그로부터 200여 년 후. 한국에 가톨릭을 전파했던 프랑스가 이제는 거꾸로 한국으로부터 성직자를 ‘수입’하고 있다. 프랑스의 신부 수가 매년 급감해 텅 빈 성당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중서부의 유서 깊은 도시인 르망 교구의 보몽본당에서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이영길 신부가 대표적인 예다. “페르 리, 코망 사 바(잘 지내나요, 이 신부님)?” 돌로 지어진 소박하고 아름다운 성당 앞 광장에서 아기를 안고 지나가던 40대 남성이 이 신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가는 곳마다 아이들을 직접 안아주고, 악수를 나누고, 때로는 사제관 마당에서 한국식 숯불 바비큐 파티까지 열어주는 그에게 현지 신자들은 완전히 매료됐다. 르망 교구는 조선교구 제4대 교구장을 지냈던 장 베르뇌(한국명 장경일·1814∼1866) 주교의 고향이어서 신자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베르뇌 주교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배론 성지)에서 한국 최초의 신학교를 설립하는 등 10년간 사목활동을 펼치다가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국 순교성인 103위 시성식 이후 엄청나게 성장해온 한국 가톨릭교회에 르망 교구는 꾸준히 성직자 파견을 요청해왔습니다. 올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아시아에서 한국 교회의 존재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파리 가톨릭대에서 유학한 이 신부는 1989년 당시 안동교구장이었던 두봉 주교의 권유로 프랑스로 오게 됐다. 현재 르망 교구에는 한국 신부가 총 4명으로 늘었다. 이 신부는 주말마다 관내 14개 성당을 돌아다니며 신자들을 만나고 미사를 집전한다. “원래 성당마다 주임신부가 있었는데, 지금은 14개 마을이 합쳐져 하나의 본당이 됐어요. 그만큼 빈 성당이 많죠. 르망 교구에서 지난해 새로 서품 받은 사제는 2명뿐이었는데 돌아가신 신부님은 13명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의 사제 수는 1975년 4만2000명에서 2009년 2만4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1905년 철저한 정교분리법이 실시되고 1968년 혁명 당시 ‘나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구호가 등장한 이후 종교생활이 철저한 개인의 영역으로 취급되면서 관심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신부가 연평균 3.1%씩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교구당 사제 수품자는 매년 10명이 채 안 되는데, 서울대교구에서는 매년 30∼40명의 사제가 배출돼 로마 교황청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정도다. 한국인 신부의 해외 진출도 늘고 있어 한국 교회는 지난해 해외교포 사목에 173명, 해외 선교에 82명을 파견했다. 이 신부는 한국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올 때마다 보몽성당의 프랑스 신자 가정과 결연을 해주고 있다. 그는 “한국 신자들은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반면에 프랑스 신자들은 은근하면서 깊은 매력이 있다”며 “세계인들이 하느님 안에서 한 백성이라는 가톨릭 정신에 따라 서로 나누다 보면 새로운 종교문화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수많은 프랑스 신자들이 관심을 표하며 위로의 기도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물질적 성장만 강조해오면서 가족의 소중함, 남을 배려하는 마음, 올바른 것에 대한 판단 등 내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고 의연하게 일어서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이 위기를 새롭게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르망=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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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원불교 김정용 원정사 열반

    원불교 김정용(본명 김삼룡·사진) 원정사가 6일 열반했다. 세수 90세. 고인은 14세 때 출가했으며 원광대 발전에 기여했다. 평생 원광대 교수로 재직했고 5, 6대 총장을 지냈다. 마한·백제문화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미륵사상의 연구’ 편찬 등을 통해 백제의 넋을 되살리고 익산의 지역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유족으로 원요(대동남레미콘 대표) 경요(광주원광한방병원장) 덕요(원광디지털대 경영지원팀장) 순경(중앙대 교수) 순관 씨(원광대 교수) 등 3남 2녀를 뒀다. 장례는 교단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향적당, 발인은 9일 오전 10시 반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 063-850-3344}

    • 201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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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물욕에 눈 어두워… 살생의 업으로 돌아와”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재차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인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상의 왼쪽에는 ‘극락왕생 무사귀환’이라고 쓰인 노란 리본을 단 차림이었다. 대웅전 옆 극락전 앞에는 ‘세월호 희생자 극락정토 왕생발원’이라고 적힌 박 대통령 명의의 영가등(靈駕燈·망자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다는 등)도 달렸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과한 것은 네 번째다. 세월호 사고 13일 만인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간접 사과’라는 비판이 커지자 책임을 통감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박 대통령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봉축보다는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분위기가 강했다. 희생자의 극락왕생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타종과 묵념에 이어 한글반야심경 봉독,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축원문 낭독, 자승 스님의 봉축사, 박 대통령의 봉축 메시지, 진제 스님의 법어 등이 이어졌다. 조계사 주지 도문 스님은 “목숨을 잃은 이는 고해에서 벗어나 극락에서 잠들고, 구조된 분들은 평정한 마음을 찾고, 인명을 구조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지키고, 가족은 실의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축원했다. 자승 스님은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共業)이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회 때마다 선(禪) 대중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진제 스님의 법문도 여느 때와는 달랐다. 스님은 먼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합장기도를 청했다. 이어 “금일 부처님오심을 봉축함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에 따른 모든 희생자분들이 영원한 진리의 낙을 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승(山僧)도 진리의 등불을 하나씩 선사하고자 하오니, 모든 영혼들께서는 이 등불을 가지고 극락세계에 왕생하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드린다”고 했다. 김영주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서정기 성균관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이주화 이슬람 이맘,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등도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 임시 법당에서도 법요식이 열렸다.김갑식 dunanworld@donga.com·이재명 기자}

    •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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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의 어머니 “마음 상해 쌓지 말고 잘 견뎌 보거라”

    1915년생. 100세. 우리 아파트에서 가장 장수 할머니다. 마트 가는 길에 할머니를 문간에서 만났다. 묻지 않아도 노인정 다녀오는 길이라며 치아 하나 없이 아이처럼 까르르 웃으신다. 마침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 아니고 엄마 생각도 많이 나고 해서 마트 같이 가자며 할머니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파트 마당을 걸으면서 할머니께 여쭈었다. “이렇게 얼굴도 예쁘고 정정하고 인품도 좋으시니 힘든 일도 겪지 않고 사신 것 같아요?” 할머니는 “내가 백 살이나 살았는데 어째 아무 일이 없이 살았겠나. 험한 일도 있었고 고비도 있었고 부자로도 살았고 가난하게도 살았고 식모살이도 했고 식모를 부리고도 살았다”고 했다. 그러고는 가볍게 한숨 쉬시더니 “그냥 견디면 돼”라고 했다. 힘들어도 남에게 힘들다 말하지 말고, 그저 혼자 힘들구나 생각하며 견디면 다시 좋은 날이 온다는 것이다. 그 말씀에 나는 그해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2007년 4월은 나에게도 ‘잔인한 달’이었다. 길이 없는 지리산에서 남편의 투병으로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 달이기 때문이다. 큰 짐승의 울음조차 무서운 산의 침묵 속에서 밤낮 밀착해 지병을 돌보며 꼼짝없는 시간이 흘렀다. 그럴 때 엄마도 아팠다. 그러나 환자를 일상처럼 돌봐야 하는 내 처지 때문에 엄마를 찾아보지 못했다. 곁에서 잠시도 떠나지 못하게 하는 환자를 약 사러 간다는 핑계로 다른 이에게 잠시 부탁했다. 날이 새자마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엄마의 병문안을 가기 위해 산길을 내려왔다. 어머니는 평소 “막내는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가장 짧아서 부모 사랑을 많이 못 받는다. 막내의 울음은 저승까지도 들린다”며 내가 눈물 흘릴 때마다 희나리처럼 앙상한 손으로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병원에 도착하니 언니 오빠 형부들이 엄마 침상을 둘러싸고 나무처럼 서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엄마 머리맡을 막내인 내게 내줬다. 뼈만 남은 엄마가 물도 한 방울 못 마시고 기진맥진해 누워있는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그만 차가운 눈물이 엄마 얼굴에 뚝 떨어져버렸다. 눈물 보이지 않겠다는 다짐도 소용없었다. 자신의 투병보다 막내사위의 투병에 더 애태우던 엄마는 타들어가는 입술로 “마음 상해 쌓지 말고 잘 견뎌 보거라”고 하셨다. 엄마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겨우겨우 당부를 하시는데 나는 대답은커녕 더 눈물이 났다. 이 말은 엄마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내게 한 마지막 말씀이다. 이렇듯 인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말씀이 견뎌보라는 말이다. 인생이라는 바다의 돛단배에 폭풍이 거침없이 휘몰아칠 때는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파도가 너무 거세어 로프를 던져줄 수도 없고 뛰어들어 구해줄 수도 없다. 구조선이 다가올 수도 없다. 어떤 말도 소용없다. 들리지도 않는다.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 견디다 보면 비로소 폭풍이 그치고 물살이 고른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100세 할머니와 95세 엄마의 말씀 때문에 더 이상 삶에 저항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유언의 정신이 담긴 엄마의 이 말씀 덕분에 인고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면 여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를 살았다. 위안의 말 한마디는 격할 때나 사나울 때나 눈물 흘릴 때나 나긋나긋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며 가만가만 어루만져 준다.최명란 (시인)}

    • 201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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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 ‘축하’ ‘희망’은 상생과 화합의 언어

    1월 초 인터뷰에서 만난 차동엽 신부(56)의 고민은 예상 밖의 것이었다. 베스트셀러 ‘무지개 원리’ ‘희망의 귀환’의 저자이자 미래사목연구소장인 그는 “증오의 언어를 이제 평화의 언어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저술뿐 아니라 수많은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 희망 멘토의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관심사는 누구나 매일 입에 달고 사는 바로 그 말이었다. 그의 신작 ‘천금말씨’(교보문고)가 최근 출간됐다. 차 신부는 말씨를 ‘말하는 태도나 버릇’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 따위의 색깔’ 등 사전적 의미와 함께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에서 연상되는 ‘말의 씨앗’으로 정의했다. 차 신부가 주장하는 3대 천금말씨는 뭘까? 감사의 말씨, 축하의 말씨, 그리고 희망의 말씨다. 이 같은 말들이야말로 상생과 화합의 언어라는 것이다. 책은 ‘말의 키네틱스(동역학·動力學)’ ‘울림이 있는 말의 예술’ ‘내일을 향한 말 포석’으로 구성돼 있다. 유대인들이 양피지에 적힌 성경 구절을 담아 현관에 걸어두는 함인 ‘메주자’ 일화부터 언어가 심리에 미치는 흥미로운 연구, 동서양 고전의 사례가 실려 있다. 신부이자 교수, 강연자로 살면서 주변의 말을 경청하고, 때로 설득해야 했던 저자의 간단치 않은 고민의 산물이다. 그는 무의식에 밴 모국어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림원이 내게 준 이 영광은 나의 모국어인 유대어에도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대어에는 ‘무기’나 ‘탄약’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우리가 맞닥뜨리는 모든 사랑과의 만남에 진정 감사할 줄 아는 언어입니다.” 책에 인용된 폴란드 출신 미국 유대계 소설가인 아이작 싱어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이다. 이처럼 우리말도 경쟁이 아닌 상생, 배타에서 배려, 갈등 유발에서 통합 지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책의 표지 아래에 ‘사람이 말을 만들고, 말이 사람을 만든다’는 구절이 보인다. 출판사들이 표방하는 사람과 책에 대한 표현과 비슷하지만 ‘밉지는 않다’. 이만큼 말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표현도 드물기 때문이리라.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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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원 스님 “천하의 나쁜 놈이란 세월호 선원들, 그들이 곧 대한민국”

    《 “선원들의 행동, 백 번 천 번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천하의 나쁜 놈’이라는 선원들, 그 사람들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선원들의 그런 행동, 마음이 어디서 나오겠느냐. 불행하게도 이 대한민국에서 나왔다.” 4월 28일 합천 해인사에서 만난 서당(西堂) 대원 스님(72)의 일침이다. 큰 사찰의 경우 동당(東堂)과 서당에 원로 스님을 모시고 그 가르침을 받는다. 대원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을 두 차례 지낸 고암 스님(1899∼1988)의 제자로 한국 불교계에서 일가를 이룬 용성 스님(1860∼1940)의 법을 잇고 있다. 현재 공주 계룡산 학림사 내에 있는 오등선원의 조실도 맡아 선의 대중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6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용성, 고암 스님의 사리를 모신 용탑선원에서 대원 스님을 인터뷰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말씀을 먼저 꺼내셨는데…. “세상이 그쪽에 쏠려 있으니 자연스럽게 말이 나온다. 실종자들이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이번 사건은 유족들은 물론이고 누구에게나 안타깝고 힘든 일이다. 곡식은 허공이 아니라 밭에서, 땅에서 나온다. 정부뿐 아니라 국민 전체가 함께 져야 하는 허물들이 많다. 눈앞에 나타나는 빠른 성과에만 매달려온 나라 전체의 마인드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 모두인가? “이번 사건은 우리 온 국민의 허물이다. 세월호만 볼 게 아니라 그 바닥 속에 함께 파묻혀 있는 우리의 어리석음도 깨달아야 한다. 우리도 묻혀 있고,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이룬 경제성장에 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나. “박정희 대통령 때 경제를 일으켰다지만 외환위기 때 국가 부도 사태를 경험하지 않았나. 아무리 물질을 일으켜도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쌓은, 사상누각이다. 아무리 재산을 많이 물려줘도 자손의 의식이 살아 있지 못하면 그 재물을 지킬 수 없는 법이다.” ―용탑선원은 은사의 체취가 남은 곳이다. 고암 스님은 어떤 분이었나. “오랫동안 큰 수행으로 마음의 진면목을 깨달은 분이다. 큰스님 하면 벼락 같은 호통이 많이 떠오르지만, 은사는 자비로운 성격이었다. 말씀을 하지 않아도 제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분이었다.” ―불교, 특히 참선 위주의 수행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바다 밖에서는 수면과 파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바다 깊이 들어가야 바다 밖과 속 모두 알 수 있게 된다. 마음의 바다도 그렇다. 가만히 앉아 매일 1분이라도 자신을 돌이켜봐라. 이 과정이 쌓이면 마음의 바다를 조금씩 볼 수 있다.” ―스님은 언제 마음의 평화를 얻었나. “여러 장애와 힘든 과정이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환상 속의 미인이 홀랑 벗고 달려올 때도 있었다. 흐르는 물을 갑자기 막아서면 거품과 난기류가 생기는 법이다. 그런 위기를 넘어서니 평정이 찾아왔다.” ―부처님이 오신 뜻을 밝혀주시면…. “부처의 마음은 참마음, 때가 없는 상태다. 여기 해인사에 오시니 맑은 공기와 기운이 정말 좋지 않나? 사람들도 그런 기운을 풍길 수 있다. 남편이 평소 좋은 기운을 풍기면, 스트레스 많은 부인도 바뀔 수 있다. 부인이 깊은 마음 담아 된장국을 끓여주면 남편이 젊어지고, 반대라면 그 된장국은 독약이 된다. 부부가 서로 맑은 분위기를 풍겨야 집안과 나라가 봄날을 맞는다.”합천=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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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민, 윤리-영적으로 거듭나길”… 교황, 세월호 참사에 다시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24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천주교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와 만나 세월호 참사에 대해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유 주교는 이날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총책임자 자격으로 교황을 단독 면담했다. 대전교구에 따르면 교황은 세월호 참사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한국인들이 참사를 계기로 윤리적,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고 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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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식 기자의 뫔길]불 밝히는 연등… 추모와 위로의 염원 오롯이

    “세월호 참사를 알고 있어요. 너무 놀랍고 슬픈 일이에요. 많은 분들이 꼭 살아 가족 품에 안기길 바랍니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만난 한 베트남 소녀는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리본들을 만지며 이렇게 말했다.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이 소녀는 “불교 국가에서 성장해 넋을 위로하고 생명의 소생을 염원하는 한국 사람들의 기도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청계천 주변의 전통등 전시회에는 오색등뿐 아니라 백등 150개가 설치돼 있다. 불교에서 백등을 켜는 것은 넋을 위로하는 의미다. 하루 전 열린 점등식에서도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소속된 종단 책임자들이 참석해 노란 리본을 달고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기도를 올렸다. 연등회 봉축위원회는 26, 27일 동국대에서 조계사까지 이어지는 연등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되 축제가 아닌 추모의 장으로 진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 행렬에서는 대형 백등과 생명을 상징하는 홍등에 이어 스님 300여 명이 백등을 켤 계획이다. 그 뒤 사찰과 불교 단체들도 백등과 다른 등의 순서로 행진한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연등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부산과 울산 등 일부 지역은 행사를 취소했고, 다른 지역들은 추모의 뜻을 담아 행사를 축소하기로 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연등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최근 홈페이지에 “중요무형문화재 122호인 연등회는 천년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전통이며 즐거우나 괴로우나 실시해 온 우리 민족의 한과 흥이 함께 서린 문화재이며 의례이다. 행복할 때는 축제이지만 올해 같은 힘든 시기에는 넋을 달래고 혼을 기리는 의례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사실상 대한민국이 국상(國喪)을 치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실종자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이제 남은 가족들도 생각해야 할 때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은 유족과 생존자들을 보듬어야 한다. 말 그대로 종교의 힘이 필요할 때다. 수많은 연등에 이 같은 염원이 담기길 바란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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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건 신부와 숱한 순교자 낳은 한국 가톨릭 신앙 거점

    《 “…내 죽는 것이 너희 육정과 영혼 대사에 어찌 거리낌이 없으랴. 그러나 천주 오래지 아니하여 너희에게 내게 비겨 더 착실한 목자를 상 주실 것이니, 부디 설워 말고 큰 사랑을 이뤄, 한 몸같이 주를 섬기다가 사후에 한가지로 영원히 천주 대전에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천만 바란다. 잘 있거라.” 23일 찾은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솔뫼성지(천주교 대전교구) 기념관에 소개돼 있는 김대건 신부(1821∼1846)의 마지막 편지글이다. 》솔뫼는 소나무 언덕이란 뜻으로 이 성지에는 김대건 신부상과 기념성당, 솔뫼 아레나 등이 있다. 뒤편의 김대건 신부 생가는 현장에서 발굴된 기와조각 등을 토대로 2004년 복원했다. 이 집안에서만 11명의 순교자가 나왔다. 솔뫼성지 이용호 신부(47)는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성인으로 알려진 김대건 신부는 라틴어와 프랑스어, 영어, 중국어에 능통했고 조선의 계급사회에서 모든 이의 평등과 신앙의 자유를 꿈꾼 사상가였다”며 “심지어 아시아 화폐개혁까지 생각했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솔뫼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후손인 김해 김씨 ‘천주교 성인공파’ 자손들이 축일인 매년 7월 5일 미사를 올린다. 원래 김해 김씨 안경공파였지만 2000년대 초반 분파했다. 김대건은 15세 때 당시 한국에서 선교하던 프랑스인 모방 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뽑혀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반년을 걸어 마카오로 유학을 떠났고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1845년 귀국해 선교활동을 하다 이듬해 9월 효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이었다. 솔뫼성지는 8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장소의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지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순례객이 늘고 있다. 이 신부는 “4월은 원래 순례객이 없는 시기인데 요즘엔 평일에도 100명 넘는 순례객이 찾는다”고 했다. 이 지역을 비롯해 당진, 서산, 예산, 보령 등 충남 서북부 지방은 과거 내포(內浦)로 불렸다. 바다나 호수가 육지 안으로 휘어 들어간 지역이란 뜻인데, 초기 선교사들이 박해를 피해 도주하기 쉬웠다. 솔뫼에서 4km 거리에 있는 합덕성당은 내포 지역의 첫 성당이자 충청도 천주교회의 거점이었다. 이 성당 한 곳에서 배출된 신부와 수녀만 100명이 넘는다. “이곳은 가톨릭 교우들이 유례없이 많은 곳이지유.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배뚜리 바뚜리가 언제여’라며 성 베드로와 바오로의 축일(6월29일)을 물었시유. 가뭄이 들었을 때 그 무렵까지 비가 와야 먹고살 만큼 농사가 됐기 때문이지유.” 충남 논산이 고향인 김성태 주임신부(41)의 사투리가 정겹다. ‘내포의 사도’로 불리며 초기 가톨릭 선교에서 큰 역할을 했던 이존창(1752∼1801)의 생가 터는 삽교천과 무한천이 만나는 예산의 여사울에 있다. 여사울은 서학이 학문 차원을 넘어 신앙으로 퍼져나가는 복음의 못자리 노릇을 했다는 게 교계의 평가다. 내포 일대는 마을 100가구 중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였던 지역도 적지 않아 박해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순교자가 발생했다. 홍성군청 부근의 홍주 순교성지와 해미읍성 주변에는 순교와 관련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해미순교기념성당의 백성수 신부(53)는 “순교자들이 해미읍성 서문에서 형장으로 끌려가며 ‘예수, 마리아’를 외쳤는데 이게 다른 사람들 귀에는 ‘여수 머리’로 들려 이 지역이 여수골이 됐다는 말도 있다”며 “순교자뿐 아니라 지역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진·서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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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불자 5000여명 108산사 기도, 7년 넘게 매달1회 순례의 길

    ‘선묵혜자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 기도회’는 2006년 9월 제1차 대장정을 시작한 이래 2014년 4월 현재 제 90회 차 순례를 하고 있다. 매월 5000여 명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7년 8개월 동안 산사순례를 다니고 있다. 이 기도회는 그동안 국군장병 간식제공,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효행상 시상, 장학금 수여 등 사회적 기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외 불교학자들은 이 기도회에 대해 한국불교 신행문화의 새로운 신기원을 열었다고 주목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1700여 년 전 신라 혜초 스님이 다녀온 구법순례를 재현하기도 했다. 부처님 탄생 성지인 인도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네팔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운(移運) 받았다. 티베트와 중국 대륙을 꼬박 17박 18일 동안 횡단한 평화의 불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함께 남북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네팔에서 모셔온 평화의 불은 남북평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당시 이운 과정은 지난해 7월 KBS에서 정전60주년 특집다큐멘터리 ‘룸비니에서 DMZ까지 평화의 불을 수놓다’라는 주제로 방영된 바 있다. 평화의 불은 현재 호국참회 도량 도선사와 도안사에 모셔져 산사순례 때마다 전국 사찰에 분등되고 있다.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최종 목적지는 금강산 신계사입니다. 하루 빨리 남북평화가 이루어져 이 평화의 불을 북녘 땅에도 밝혀 통일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 불자들의 소원뿐만이 아닌 전 국민의 소원이 아니겠습니까.”(선묵혜자 스님) 그동안 108산사순례기도회는 20억 원의 농산물 판매를 실천했고, 국군장병에게 370여 만 개의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제공했다. 170여 쌍의 다문화가정이 한국 가정과 인연을 맺게 했다. 선묵혜자 스님은 도선사 주지 12년간의 소임을 마치고 수락산 도안사에서 108산사순례만을 전념하고 있다. 108산사순례와 국내 불교 NGO 단체들과 연계해 세계오지마을 사랑의 옷 보내기 운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정성욱 시인}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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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해진’ 직원들 다수가 신자라는 구원파, 유병언-장인이 설립

    세월호 운항선사인 청해진해운 직원 중 상당수가 ‘구원파’라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로 알려졌다. 이준석 선장의 부인이 구원파 신도이고, 이 선장도 청해진해운에 들어온 뒤 믿음이 깊어졌다는 전직 직원의 주장도 나왔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구원파는 1960년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인인 권신찬 목사(1996년 사망)가 함께 만들었다. 정통 교단에서는 회개를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구원파는 ‘죄를 깨달아 한 번 구원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육신의 죄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985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1992년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이 같은 교리 때문에 구원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구원파는 개신교단에서 침례교로 불리는 기독교한국침례회와는 관계가 없다.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04년 개신교 내 이단과 관련한 자료를 발표하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를 약 10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편 23일 기독교복음침례회 홈페이지에는 ‘4월 20∼25일 예정돼 있던 서울 집회와 4월 27일 예정돼 있던 침례식이 연기되었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 대한 정정 및 반론 보도 ]동아일보는 4월 24일 사회면에 ‘청해진 직원들 다수가 신자라는 구원파, 유병언-장인이 설립’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기사 내용 중 이준석 선장과 부인은 신자가 아니고 청해진 직원의 10% 정도만이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이며, 유병언 전 회장은 구원파 설립에 관여하지 않았음이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 공식 교리집에는 ‘구원받은 후 육신의 죄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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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한국 미얀마 스리랑카 부처님이 나란히…다문화가정의 안식처

    《 16일 복사꽃 축제로도 잘 알려진 경기 부천시. 복사꽃은 아직 이르지만 석왕사(주지 영담 스님) 가는 길은 진달래와 철쭉, 이제 본격적으로 싱그러움을 토해내는 가로수들의 녹음이 어우러졌다. 부천시 원미구 석왕사는 이 지역의 대표적 도심 사찰이다. 일주문을 들어서자마자 육화전(六和殿) 마당 앞의 연등이 물결을 이뤘다. 일주문과 법당, 팔각구층탑, 범종각 등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다른 사찰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잠시 발길을 옮기면 석왕사는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생활협동조합과 천개의 손, 룸비니 수영장, 어린이집, 유치원, 왕생극락전(장례식장)…. 포교는 물론 지역 주민의 삶에 밀착해 있는 석왕사의 면목이다. 》 육화전으로 들어서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한국 불상뿐 아니라 다소 낯선 모습의 부처님들 때문이다. 이곳에는 미얀마와 스리랑카에서 온 불상들이 봉안돼 있다. 하얀 색깔의 부처님은 현지에서 보석으로 사용하는 광물인 돌로마이트로 조성된 스리랑카 부처님이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한 석왕사 주지 영담 스님에게 감사의 표시로 스리랑카 정부가 기증한 것이다. 금색 가사와 광배가 있는 불상은 이 지역에서 일하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신행 활동을 위해 힘을 모아 조성한 미얀마 부처님이다. 석왕사에서는 국내와 외국인 불자들이 각기 다른 부처님을 향해 예불을 올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처음 외국 부처님을 모셨을 때는 거부감을 느낀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어요. 부처님의 모습이 다르다고 그 가르침이 바뀌지는 않습니다.”(영담 스님) 이날은 미얀마 출신 근로자인 세 남성 조샤린(41) 조모민(41) 주택 씨(42)와 닝닝에(35·여) 이이문 씨(31·여)가 석왕사를 찾았다. 현재 부천시에는 200여 명의 미얀마인이 거주하고 있다. 고국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부천에서 미얀마 공동체를 형성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다. 비교적 한국말이 능숙한 조샤린 씨는 가장 빠른 1994년에, 주택 씨와 조모민 씨는 각각 1996년과 1997년 한국에 왔다. 닝닝에, 이이문 씨는 한국에서 일하던 남성들과 결혼하면서 이곳에 거주하게 됐다. 닝닝에 씨는 2005년 윈민 씨(41)와 결혼해 세 살배기 딸 미아수이띤을, 이이문 씨는 2009년 조모아 씨(41)와 결혼해 아들 조평화(4)를 두고 있다. 이날 남편이 일하고 있어 석왕사에 함께 올 수 없었다는 닝닝에 씨는 결혼 사연과 미래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고향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중매로 부모님들이 결혼을 결정해 한국까지 왔어요. 한국 기준으로는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미얀마에서는 중매결혼이 적지 않아요. 아이가 좀 커서 어린이집에 갈 수 있게 되면 남편과 함께 일해 빨리 자립하고 싶어요.” 이이문 씨는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고국에 있는 부모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결혼 뒤 아직 한 번도 미얀마에 가서 뵙지 못해 미안해요. 저는 남편이랑 아들이랑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걱정 마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모두 건강하셔서 오래 오래 사시면 좋겠습니다.” 조샤린 씨는 “석왕사에 미얀마 불상이 있어 고향 절에 오는 느낌”이라며 “일 때문에 자주 올 수는 없지만 명절 때나 행사가 있을 때면 방문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의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 보름경이다. 조모민 씨는 “한국처럼 크게 행사를 치르지는 않는다”며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는 보리수에 물을 뿌리고, 절에 가서 기도하면서 조촐하게 지낸다”고 했다. 한국의 연등 행렬과 비슷한 행사는 10월경에 있다. 주택 씨는 “미얀마에서도 10월에는 집집마다 연등을 걸고 거리 행진을 한다”며 “이때 마을 사람들은 잔치 분위기 속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음악을 듣고 음식도 나눠 먹는다”고 했다. 석왕사는 5월 4일 경내에서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함께하는 한마음 축제’를 갖는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가족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축제로 자리 잡았다. 미얀마와 스리랑카, 베트남, 라오스, 파키스탄, 필리핀, 중국 등 10여 개국 출신의 2000여 명이 참석해 전통 의상을 입고 음식과 문화 체험을 갖는다. 영담 스님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부처님오신날 관련 행사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치르겠다고 했다.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루 빨리 구조가 이뤄지고, 사건이 수습돼 가족들 모두 마음의 평안을 얻기를 바랍니다. 나와 타인이 불이(不二), 둘이 아니라는 부처님 가르침처럼 우리 국민들이 위로와 자비의 마음의 등불을 켠다면 희생자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부천=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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