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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휴일인 5일 예정에 없던 임시 금융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매도 전면 금지안’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의 공매도를 막기로 한 것이다. 다만,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주가가 내리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다른 투자와 달리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는 공매도가 증시 하락을 유발한다고 의심해 왔다. 금융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세 차례에 걸쳐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전면 금지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했다.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총선을 앞둔 여권의 압력에 못 이겨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무리한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정부는 최근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의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를 처음 적발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IB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엄정 제재, 적극적인 형사고발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매도를 일단 모두 금지한 뒤에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매도 제도를 재정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내년 6월 말 이후 공매도 재개 여부는 그때 시장 동향 등 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행태를 놔두면 자본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며 “이 관행을 뿌리 뽑는 게 중장기적으로 외국인투자가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이번 논의를 계기로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공정한 자산시장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공매도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서 차익을 남기는 거래 방식. 개인투자자들에게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금융당국, 공매도 내년 6월까지 금지글로벌 투자銀 불법공매도 적발에개미들 제도 개선 목소리 커져업계 “공매도, 주가 거품제거 효과… 당국 입장 바꿔 정책 일관성 훼손” 금융위원회가 한시적인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낸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여당의 압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 적발도 계기가 됐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4일 밤에 이 같은 방침이 결정됐으며 내년 하반기 이후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는 그때 상황을 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400만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이은 불법 공매도 적발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심한 만큼 전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며 “불공정 경쟁이 계속돼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투자자 이탈이 일어나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당에서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당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여당 내부에서는 일단 공매도를 한시 중단한 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몇 개월간 공매도를 중지하고 그사이에 제도를 재정비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시장) 문을 닫고 공사를 크게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공매도 규정을 손보기로 했다. 대주 상환기간이나 담보비율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현재 개인투자자의 상환기간은 90일인 반면에 외국인과 기관은 제한이 없다. 담보비율도 개인은 120%로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높다. 그동안 공매도는 개인투자자와 금융당국,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금융위원회와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의 거품을 제거해 적정한 가격을 유도하는 순기능이 있고, 이를 전면 금지하는 선진국이 없는 만큼 관련 규제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국내에서 공매도를 금지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가 하락 원인으로 공매도를 지목하며 금융당국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5만 명이 넘는 개인투자자가 국회에 ‘공매도 제도 개선 청원’을 내기도 했다. 금융위가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표면적인 원인은 최근 일부 글로벌 IB들의 불법 공매도 적발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이들 IB의 560억 원대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면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둔 여당의 압박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송언석 의원이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같은 당 원내대변인인 장동혁 의원에게 “저희가 이번에 김포 다음 공매도로 포커싱하려고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고려해 공매도 금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동안 공매도 전면 금지에 부정적이던 금융당국은 총선을 앞둔 여권의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은 공매도 허용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며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자본시장 선진화에 역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송 의원은 “언론사에서 관련 문의가 들어와 당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 의원에게 정보 공유 차원에서 보낸 것이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정부의 공매도 한시 금지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위기 국면도 아닌데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떠밀려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평가가 악화되면서 외국계 자본이 추가로 빠져나가면 가뜩이나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등에 타격을 입은 증시가 추가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오른 주가의 거품을 뺄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며 “가격이 제때 하락하지 않으면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되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한 단계 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에 대해 ‘갑질’ ‘독과점’이란 표현을 쓰며 연일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자 시중은행들은 연초에 이어 두 번째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은행들은 고금리 이자 장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맞춰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전 세계의 긴축 기조로 고금리 현상이 불가피한데도, 정부가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만 떠넘긴다는 불만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NH농협 등 주요 금융그룹들은 상생금융 대책을 추가로 내놓기 위해 주말 내내 회의를 이어갔다. 16일로 예정된 금융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구체적인 상생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앞선 3일 하나은행은 주요 은행 중 가장 먼저 1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개인사업자 고객 30만 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나머지 금융그룹들도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자 감면, 상환 유예 등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연 7%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들의 이자를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초 내놓은 상생금융 지원안의 기간 연장, 금리 인하 및 연체 이자 감면 등의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3일 상생금융 태스크포스(TF) 발족과 함께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으며, NH농협도 농업·농촌 지원을 넘어 취약계층 추가 지원책을 물색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정부가 고금리 부담을 은행에 떠넘기는 것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며 금리가 오르는 건데, 정부 차원에서 은행권이 과점적 지위를 악용해 금리를 높였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각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시장금리가 올랐고, 그에 맞춰 대출금리도 점차 상승한 것이지 은행권이 담합으로 금리를 끌어올린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은행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려는 상황 자체가 유감스럽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이 같은 개입이 시장에서 정해져온 금리 산정 체계를 왜곡한다는 비판도 있다.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는 “금리는 거시경제 상황, 금융권의 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시장 참여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정부가 금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 금리 체계, 자금 흐름 등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2일 화물 사업 분리 매각 등의 안건을 의결해 대한항공과의 통합에 한 발 더 나아갔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통합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일부 여객 노선과 한국∼유럽 전체 화물 노선의 독점 가능성을 강한 어조로 우려해 왔다.● 화물 사업 매각도 산 넘어 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의로 화물 사업 독점성 해소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EC를 설득할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화물 사업을 실제 매각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기업 가치 하락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2일 전날 대비 8.68% 내린 1만2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자들이 분리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뚜렷한 인수자가 나타날지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화물기인 B747은 평균 27년 이상 된 항공기들이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내년 12월까지 아시아나의 화물 사업 매각을 끝내야 하는데,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화물 사업을 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을 매각하면 화물기 조종사와 관련 인력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반대가 거센 이유다.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 사업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종 인수자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미지수다.● 유럽과 미국 승인까진 “아직 멀었다” EC는 화물 사업 외에 여객 노선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한국∼유럽 4개 여객 노선(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운수권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는 것을 넘어 항공기(A330) 대여 및 인력 파견(조종사 100명 포함)까지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EC는 최근 대한항공 측에 “티웨이항공의 영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영에 익숙하지 않고, 항공기와 인력 및 정비 등이 부족하며, 재무 상태도 탄탄하지 못하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체자로 역할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변수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DOJ)는 최근 대한항공과의 회의에서 “EC에 제출한 최종 시정안이 DOJ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C가 허가를 내주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통합 승인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다르다. 미국은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면 소송을 제기한다. 소송이 일단 진행되면 수년이 걸려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앞으로는 양사의 이행 노력에 따라 심사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며 “조속한 심사 종결을 돕기 위해 두 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에 대해 ‘갑질’, ‘독과점’이란 표현을 쓰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점유율이 전체 일반은행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견고한 과점 체제 속 은행들의 이자장사 행태를 대통령이 직접 문제 삼으면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은행권 경쟁 활성화 대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사회공헌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4대 은행 주담대 점유율 81.3%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총자산과 순이익 비중은 전체 일반은행 대비 각각 79.0%, 81.1%였다. 최근 10년간 4대 은행의 자산, 이익 점유율은 80% 안팎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30개가 넘었던 은행 수가 구조조정, 합병 등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탓이다. 2017년 케이뱅크 출범을 시작으로 3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했지만 여전히 4대 은행의 아성을 위협하진 못하고 있다. 문제는 4대 은행이 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사업을 펼쳐왔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유율은 전체의 81.3%에 달한다. 은행들이 이익을 손쉽게 남기기 위해 위험도가 낮은 담보대출에 골몰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형 은행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펼쳐온 것이 여러 부작용을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이종한 한국은행 금융리스크분석부장은 “이러한 행태가 신용평가 모형 선진화, 맞춤형 대출 상품 개발 등 은행 본연의 자금 중개 역할을 제약시키고 있다”며 “대형 은행의 리스크가 부동산 가격 변동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담대로 쏠린 4대 은행의 사업 영역은 수익 구조를 기형적으로 만들었다. 4대 은행의 올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8% 늘어난 25조1702억 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4대 은행의 이자이익 기여도(약 57%) 대비 과하게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추가 사회공헌 방안 고심 은행을 잇달아 저격하는 윤 대통령의 행보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은행권 경쟁 활성화 대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연초부터 과점 체제와 다름없는 은행권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중에서 지방 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우선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DGB대구은행, 경남은행 등의 지방 은행권에서 최근까지 대형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다 보니, 시중은행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것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에 힘이 실려 왔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도 지방 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에 대해서는 찬성, 반대가 극명히 나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정부의 타깃이 된 은행권에선 새로운 사회공헌, 상생금융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선 일회적인 금전 기부를 넘어 상환 유예, 만기 상환 등의 대책을 고민해주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이 올 초처럼 상생금융과 관련된 계획만 내놓는다면 그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도가 낮은 취약 계층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공모 관계로 지목한 카카오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의 핵심 연결고리로 원아시아가 보유한 마케팅 회사 그레이고를 지목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그레이고의 경영권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에서 원아시아 측으로 넘어간 뒤에도 그레이고 명의 계좌가 에스엠 인수전에 동원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러한 증거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달 26일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수감 중)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A 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 씨를 검찰로 송치하면서 발표한 입장문에 이들이 원아시아와 공모해 “‘5%룰’을 형해화(形骸化·내용 없이 뼈대만 남음)했다”고 적시했다. 5%룰은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거나, 5% 이상 취득 후 1%포인트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을 상세 보고·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특사경은 카카오가 에스엠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원아시아 측을 특수관계자로 보고 원아시아 측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도 공시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원아시아의 특수관계를 밝힐 핵심 단서로 그레이고를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원아시아 측은 보유한 사모펀드(PEF) ‘가젤제1호유한회사’의 자금 약 1000억 원으로 그레이고 지분 42.53%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였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분이 34.15%로 줄어들어 2대 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B 씨가 가지고 있던 대표이사직은 C 원아시아 부대표에게 넘어갔다. 이때 D 원아시아 부대표도 그레이고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하반기(7∼12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원아시아가 보유한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체 아크미디어에 35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아크미디어의 대표는 D 원아시아 부대표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원아시아가 투자 이력이 풍부한 대형 펀드회사가 아닌 점을 고려하면 양 사가 ‘특별한 관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사경은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그레이고 명의 계좌가 에스엠 주식에 대해 고가 매수 등의 주문을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그레이고에 관련 입장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카카오 측은 “원아시아와 공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공단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보유 지분 변경사항을 공시하면서 주식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바꿨다. 주로 차익 실현이 목적인 단순 투자와 달리 일반 투자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IB 업계에서는 최근 카카오 경영진을 둘러싼 각종 ‘사법 리스크’에 따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최근 5년간 금융권이 펀드, 신탁, 보험 등을 파는 과정에서 6조 원가량을 불완전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도 3만 명에 달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의 불완전판매 적발액은 6조533억 원이었다. 관련 상품의 가입자는 총 3만3182명이었다. 전체 불완전판매 금액 중에서 은행과 증권업계의 비율은 각각 60%, 40%였다. 단일 제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건은 하나은행(판매액 9512억 원, 피해자 수 1만4238명)이었다. 하나은행은 2019년 신탁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등을 위반해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과태료 21억6000만 원 등의 제재를 받았다. 상품 종류별로는 사모펀드 관련 피해 규모가 큰 편이었다. NH농협은행(7192억 원, 4547명)은 고객에 대한 상품 설명 의무를 위반해 기관경고 등의 조치를 받았다. 올해 7월에는 신한은행(3572억 원, 766명)이 사모펀드 불완전판매로 3개월간 업무 일부정지 등을 부과받았다. 증권사 중에서는 지난해 3월 부당권유 금지를 위반한 NH투자증권(6974억 원, 1360명)의 불완전판매 금액이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서도 IBK투자, 메리츠, 현대차증권 등이 같은 이유로 제재를 받은 바 있어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의원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금융사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해 10월 들어 신용도가 우량한 은행들이 발행한 ‘은행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수신 경쟁 과열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한 결과다. 시장에서 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은행채 공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카드, 캐피털 채권(여전채)에 대한 투자 수요는 위축되고 있다. 그 결과 여전채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급전을 마련하는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7조11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약 34.2% 증가한 수준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은행권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채권 발행을 최소화했다. 당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막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AAA’로 사실상 파산 위험이 없는 공공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대응해왔던 은행권이 채권 발행을 재개한 것은 금융당국이 발행 한도를 없앴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벌어진 예·적금 유치 경쟁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 4분기(10∼12월)부터 은행채 발행에 숨통을 틔워줬다. 수신 경쟁이 예금 금리를 높이고, 이것이 금융권의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다. 하지만 은행채 순발행액이 크게 늘면서 카드, 캐피털사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우량 채권인 은행채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서 여전채의 발행 여력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여전채 금리는 5%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여전채의 평균 발행 금리는 연 5.27%로 전월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다. 캐피털사 관계자는 “금융그룹 계열사를 제외하면 신용도 A+ 수준의 캐피털사는 경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1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려면 연 6.5%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데, 대출금리를 최소 8% 중반으로 책정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 상승이 단기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9월 말 기준 전업카드사 8곳(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의 현금서비스 금리는 평균 17.51%로 1년 전(12∼13%)보다 높아졌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최고 19% 수준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리볼빙(일부 결제대금 이월 약정) 잔액은 7조502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분간 여전채 금리 상승이 전망되며 이에 따라 소상공인, 저신용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서민들이 불법 사채로 내몰리는 걸 막기 위해 법정 최고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밝혔다. 현장 민심을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예대마진 등에 따른 과도한 지대 추구 논란이 제기된 은행권의 독과점 문제를 겨냥했다는 해석과 함께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다양한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은행의 종노릇’ 발언은 24일 소상공인 단체들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의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상환에 애로가 심각하다”며 “대출이자 탕감, 원금 납부유예 등 과감한 금융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경제 위기 당시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으로 은행들을 구했던 적이 있다”며 “은행들도 국민들을 위해 더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은행에 부담금을 부과해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과점 체제인 은행권을 겨냥해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현장 행보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은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벽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벽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줘서 국민들의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말했다.“은행, 외환위기때 세금으로 소생… 국민 위해 더 역할해야” 대통령실, 예대마진 축소 등 기대尹, 각의서 ‘과도한 이자장사’ 지적은행권은 “뭘 더 내놔야 하나” 당혹‘은행 횡재세 법안’ 국회 계류중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 문제로 고충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이같이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대통령비서실장, 수석, 비서관, 행정관들이 민생 현장 36곳을 찾아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들을 생생하게 듣고 왔다는 것. 비록 소상공인의 말을 빌리는 형식을 취했지만, 은행권의 과도한 이익 추구 문제는 윤 대통령이 평소에도 지닌 문제의식이라고 참모들은 전했다. ● 은행 ‘횡재세’ 도입 재점화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정치권에서 은행 횡재세 논의를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무게가 실렸다. 은행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서민금융진흥원에 부담금으로 출연하는 이른바 ‘은행 횡재세 법안’은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대표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횡재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은행권이 과도한 이자 장사로 거둔 초과이익의 환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횡재세 등 은행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어떤 방법이 좋을지에 대해 우리나라 특성에 맞춰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 이익과 관련한 국민 고통을 인지하고 여러 노력을 해왔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각국의 정책들을 눈여겨보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이 전한 ‘은행 종노릇’ 발언에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3.76%), KB금융(―2.67%), 신한지주(―2.57%), 우리금융지주(―1.41%) 등 은행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 상생금융 협조했던 은행권 ‘당황’ 횡재세와 별도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서민금융 정책에는 추진력이 실릴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연간 서민금융 정책 자금을 당초 10조 원에서 1조 원 이상 확대해 사상 최대 규모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햇살론 상품의 통합 운영, 최저 신용자 대상 대출상품 출시 등이 담긴 ‘정책 서민금융 효율화 방안’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예대마진 축소 등 은행권의 자발적인 ‘역할론’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위기를 겪는 은행들을 국민 세금인 ‘공적 자금’으로 살려줬다”며 “은행도 국민을 위해 더 기본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이자수익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고 상생금융에 적극 협조했는데도 정부가 또다시 ‘은행 때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 원리금 상환 유예 등에 이어 상생금융에까지 참여했는데 정부의 이 같은 강경한 기조가 납득이 안 간다”며 “은행권 입장에선 ‘무엇을 또 내놓아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은행의 금리 산정 방식을 압박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시장 가격 체계를 왜곡시키는 면이 있다”며 “원활한 채무조정, 저금리 대환대출 활성화 등의 방식으로 정책금융을 보완하는 방안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일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말 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특판 예금 상품에 가입한 직장인 A 씨(40)는 예금을 해지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예금을 맡긴 저축은행이 올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저축은행의 주인이 바뀌면 예금 계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불안한 마음에 해당 은행에 문의도 해봤다”며 “예금 만기가 끝나는 대로 시중은행으로 자금을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경영권 매물이 쌓여가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 실적 부진 등으로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해당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선 저축은행이 파산하지 않는 한 소비자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상인, 상상인플러스, 애큐온, 조은, 한화저축은행 등이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팔기를 희망하는 대주주까지 포함하면 최소 열 곳 이상이 매물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우 팔고 싶어도 매수 문의가 없어 못 파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래 저축은행은 중견기업들이 탐내는 매력적인 매물 중 하나였다.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인 데다 금융업이라는 상징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된 지난해부터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치솟고 실적도 부진해지자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자취를 감춘 것.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4.61%로 3월 대비 0.5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96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1년 사이 적자로 전환했다. 한 지방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가 경영권을 팔길 바라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인근 저축은행과의 통폐합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고객들 사이에선 매각 관련 불확실성으로 예치해 둔 자산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하는 기류가 엿보인다. 올해 6월 말 기준 매각을 검토 중인 저축은행 5곳(상상인, 상상인플러스, 애큐온, 조은, 한화)의 계좌 수는 총 54만4961개다. IB 업계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까지 포함한 계좌 수는 100만 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예·적금 가입자 등 저축은행 소비자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보고 있다. 매각 시 저축은행의 자산이 모두 새로운 주인에게 양도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저축은행 매각, 저축은행 간 합병 등의 사안은 예금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을 이용하기 전에 대주주의 재무 상태, 평판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상상인그룹에 저축은행 매각을 지시한 것은 대주주의 위법 행위 때문이었다”며 “상품 가입에 앞서 대주주의 신용등급, 특이사항을 살펴보는 게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3분기(1∼9월) 실적이 1년 전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26일 우리금융은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4383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4% 줄어든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분기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면서 누적 순이익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석 달간의 순이익은 8994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43.9% 늘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약 0.1% 줄어든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1∼3분기 이자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1년 전 대비 약 4.0%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8978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1.8% 감소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비율은 9월 말 기준 0.41%, 0.22%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10%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의 경우 은행은 0.31%, 카드는 1.36%로 작년 말에 비해 각각 0.09%포인트, 0.16%포인트 올랐다. 한편 우리금융은 3분기 분기 배당금으로 2분기와 동일한 주당 18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결혼식 하객들이 지인에게 내는 축의금이 평균 8만 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친한 사람의 축의금은 이보다 2배가량 많은 편이었다. 26일 KB국민카드는 고객 패널 ‘이지 토커’ 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축의금 금액대를 보면 지인에 대해서는 5만 원 이하 비중이 53%로 가장 높았고 10만 원 이하(44%), 20만 원 이하(2%), 20만 원 초과(1%) 등의 순이었다. 친한 사람에게 축의금을 낼 경우 10만 원 이하(52%)의 비중이 두드러졌고 20만 원 이하(29%), 30만 원 이하(13%), 30만 원 초과(3%), 5만 원 이하(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촌수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하객들은 3촌 이내 결혼식에서 평균 90만 원, 4촌 이상인 경우 평균 26만 원의 축의금을 냈다. 축의금 액수를 정하는 과정에서는 동반자 여부, 결혼식장 식사값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76%가 ‘동반자가 있으면 축의금을 더 낸다’, 61%는 ‘식사값이 비싼 곳이면 축의금을 더 낸다’고 답했다. 반면 ‘결혼 전에 식사 대접을 받으면 축의금을 더 낸다’고 응답한 사람은 34%로 적은 편이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이 올 들어 회계부정 적발을 신고한 사람들에게 전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포상금을 지급했다. 포상금 최고 지급액이 2배로 높아지면서 내부 신고가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감원은 연초 이후 9월까지 5건의 회계부정 신고에 대해 총 2억134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포상금 지급액은 전년 동기(5650만 원) 대비 약 3.78배 많았다. 금감원이 올해 접수한 회계부정 신고는 총 75건으로 이 중 익명 신고 비중은 약 33%(25건)였다. 익명으로 신고한 경우에도 증권선물위원회 조치가 확정된 후 3개월 내에 신고자가 신원을 증명하면 포상금을 수령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 5월 관련 법령을 개정하며 포상금 최고 지급액을 1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높이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 내부 신고 제도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2개월 연속 상승하며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3%였다. 6월 말 0.35%, 7월 말 0.39%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연체율은 5월 말 0.40%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6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은행들이 부실 채권을 분기 말에 정리하다 보니 통상 연체율은 분기 중 상승하고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6월의 하락 폭을 부실 채권 감소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은행권 연체율은 7월 이후 다시 상승해 8월 말(0.43%)에는 2020년 2월(0.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0.76%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도 전월 대비 각각 0.06%포인트, 0.05%포인트 상승한 0.55%, 0.50%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금리 지속,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때”라며 “충당금 적립을 제고하고 건전성 강화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두나무는 취약계층 청년들의 사회 안착을 돕기 위해 지난해 10월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금융, 자산 형성 지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까지 약 1000명의 청년에게 도움을 줬다. 금융기관, 학계 등에서 전문성을 지닌 87명의 인사가 멘토로 포진해 있다.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허영숙 전 한국생산성본부 센터장(사진)은 청년들과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커리어, 라이프 코치로 참가했다. 다음은 허 멘토와의 일문일답. Q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멘토로 합류한 계기는. A. 평소에 청년들의 자립과 창직(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돕고,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청년들보다 먼저 살아온 사람으로서 도울 수 있는 것을 나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 Q. 멘토링 이후 멘티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현재 두 명의 멘티를 담당하고 있다. 5월에 처음 만난 분은 미혼모 직장인으로 육아 부담이 크고 최근 전세 사기까지 당해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은 상황이다. 저는 세 자녀의 엄마이자 워킹맘 경험을 가진 멘토로서 멘티가 육아, 직장생활로 지치지 않게 균형, 자기 돌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육아에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아기와 엄마가 함께 일상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이후 제빵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멘티의 모습을 보며 기뻤다. Q.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A. 청년 진료 설계 멘토링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청년과의 접근성을 늘릴 계획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시공간 제약 없이 멘티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년들 간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멘토링에 참여한 많은 청년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줄 수 있는 기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에 참가한 청년들에게 경험을 축적해가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금세 선배 기수로 성장할 것이고, 그렇게 자란 청년들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 멘티들도 사회에 필요한 일원으로서 일당백을 해낼 것이라 믿어서 이들 선후배를 연결해주고 싶은 바람이다. Q. ‘넥스트 스테퍼즈’에 참여 중인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건넨다면. A. 지금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평한 사회다. 배경, 학벌보다는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사회에서 인정받고 구현할지가 중요하다. 그 기회를 내 안에 담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합류한 것을 축하드린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행사 ‘업비트 D 컨퍼런스(UDC)’가 블록체인 기술 중심의 행사를 넘어 관련 정책까지 폭넓게 들여다보는 장으로 확대된다. UDC는 오는 11월 13일 열리는 여섯 번째 행사에서 트렌드, 정책, 금융, 기술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블록체인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소셜 임팩트’에 유용하게 사용된 사례가 다뤄진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올해 두나무, 람다256과 협력해 블록체인에 기반한 ‘식물이력정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두나무와 람다256의 실무진이 직접 연사로 참여해 블록체인 도입 과정, 이점 등을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등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블록체인이 만든 사회적 가치와 변화를 논의하는 자리도 준비돼 있다. 실제로 다수의 NGO가 기부 캠페인에서 블록체인, 가상 자산 등을 활용 중이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21년 국내 법정 기부금 단체 최초로 가상 자산을 기부받았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올 3월 업비트 회원이 기부한 가상 자산을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에 사용한 바 있다. UDC 2023에는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탐색 중인 해외 업체들도 방문한다. 블록체인 레이어1 플랫폼 프로젝트 ‘아발란체’의 개발사 아바랩스가 대표적이다. 미국 코넬대 출신 컴퓨터 과학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올해 국내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와 손잡고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스만 아심 아바랩스 수석 엔지니어가 연사로 나와 한국 시장 진출 이유와 향후 전략을 발표한다. 또 오세현 SK텔레콤 부사장도 참여해 회사의 블록체인 사업 현황과 비전을 소개한다. 그 밖에 각국이 가상 자산 정책 기준 확립 방법, 가상 자산시장 법률이 각국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KB금융지주가 올해 1∼3분기(1∼9월)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3분기(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KB금융을 시작으로 이번 주 4대 금융지주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다른 지주들의 실적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데다 연체율 상승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KB금융은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3321억 원) 늘어난 4조3704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은 1조37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약 8.4% 줄어든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KB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신회계제도(IFRS17)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타 영업손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에 이어 우리금융은 26일, 신한과 하나금융은 27일에 각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회사들의 실적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집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3조155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6163억 원) 대비 약 16%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금융은 8569억 원, 신한금융은 1조2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24.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금융도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한 954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올 3분기 은행권의 평균 순이자마진이 전 분기 대비 약 0.02%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연 6%대에 달하는 고금리로 유치했던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다시 시작돼 조달 비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이 홀로 실적 상승을 거둔 것도 조달 비용을 낮춘 영향이 컸다. 대출 연체율의 상승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한 점도 실적 악화의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0.35%였던 은행권의 연체율은 7월 0.39%, 8월 0.40%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인 충당금으로 인해 대손 비용이 얼마나 오를지도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해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56)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에스엠의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 김 센터장이 개입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금융권은 이번 수사의 불똥이 카카오가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김범수 시세조종 개입 여부 집중 추궁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 출석한 김 센터장은 ‘주가 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언론의 각종 질문에는 대답을 삼갔다. 그는 대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밝힌 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조사를 받았다. 카카오의 지분 약 13%(특수관계인 포함 땐 2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김 센터장은 이날 부장검사 출신인 한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특사경은 이날 김 센터장을 상대로 올 2월 에스엠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 원을 투입해 에스엠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했는지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에스엠의 주식을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해 지분 25%를 확보하려 했지만 공개매수 기간 주가가 이를 웃돌아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실무진 사이에서 당시 주가를 12만 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로 오간 대화 내용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19일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43)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했다. 배 대표는 계열사 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에서도 투자 부문을 총괄하는 등 카카오의 자금줄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대표 측은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대항하기 위해 합법적인 장내 매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이날 김 센터장의 조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특사경이 조만간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포토라인까지 세워 조사를 받게 했다는 것은 곧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했다. ● 형사처벌 땐 카뱅 대주주 자격도 위태 금융권에서는 향후 김 센터장과 배 대표가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최악의 경우 카카오가 핵심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법인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할 경우 법인을 처벌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상 ‘양벌 규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를 규율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은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요건으로 최근 5년 동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센터장 등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 카카오가 해당 법령에 저촉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에선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팔아 대주주 자격을 잃는 것 외에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달 미국 금융당국은 신한은행의 미국법인 ‘아메리카 신한은행’에 2500만 달러(약 337억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현지 법인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당국이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 금융당국은 같은 이유로 2020년 기업은행 뉴욕지점(8600만 달러·약 1058억 원), 2017년엔 NH농협은행 뉴욕지점(1100만 달러·약 120억 원)에 각각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지만 자금세탁방지 인력은 외국계 은행 대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금융권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은행 내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은 34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0.49%에 그쳤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대비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SC제일, 한국씨티은행의 전담 인력은 64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 대비 1.17%였다. 은행들은 2019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경영진에 제재를 가하는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된 이후 전담 인력을 꾸준히 늘려 왔다. 하지만 미 금융당국의 기준에 못 미치다 보니 잇달아 제재를 받는 상황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미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 사안에 대해선 현지 지점을 넘어 한국 본점의 인력, 시스템까지 살펴보는 분위기”라며 “본점부터 전담 인력을 충원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부실한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적발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8월 금융사 13곳을 검사한 결과 약 122억6000만 달러(약 15조9000억 원) 규모의 외화 송금 거래에서 외국환거래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확인하고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5대 은행에 영업 일부 정지 처분을 내렸다. 금감원의 제재안은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윤 의원은 “은행권이 최소한의 자금세탁방지 인력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스라엘을 침공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상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자금세탁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전담 인력은 되레 줄어들어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은 총 269명으로 전년 말 대비 9.7%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임직원 수가 8.5%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전담 인력의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이와 관련해 이윤수 FIU원장은 16일 유관기관협의회에서 “금융권의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마스 무장세력이 암호화폐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전 금융권이 자금세탁방지 의무 수행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해 공모주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SGI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을 철회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으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던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서울보증보험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결과 이번 기업공개(IPO)를 철회한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국내·외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희망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모가를 3만9500~5만1800원 사이로 책정하길 희망했지만 하단 가격으로도 최소한의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예보 관계자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5%를 상회하고, 이에 따라 배당주 투자 매력이 약해지면서 서울보증보험 수요예측이 부진했던 것 같다”고 IPO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상장이 무산되면서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예보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94%를 보유 중이다. 예보는 그동안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10조2500억 원의 공적자금 중 약 57%를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향후 시의적절한 시점에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창업자에게까지 미치면서 카카오 내부에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회사 차원에서의 자본시장법 위반이 확정되거나 대주주 적격성에서 문제가 될 경우 카카오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떼어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특히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사진)을 23일 단순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특사경은 김 센터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할 경우 포토라인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사경은 김 센터장 측의 출석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23일 오전 10시까지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김 센터장의 23일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출석일 조정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 두고 있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2400여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 등으로 19일 구속됐다. 특사경은 김 센터장이 출석하면 에스엠의 시세 조종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거나 직접 지시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것은 금감원 측이 김 센터장의 관여 정황을 파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IT 업계에선 이번 사법 리스크가 카카오의 미흡한 경영 체계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카카오 내부에선 에스엠 인수 건이 배 대표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한 채 폐쇄적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진 점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가 3월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할 때부터 임직원들 사이에선 ‘무리한 투자’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런 의견이 경영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카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배 대표가 에스엠 인수 건을 비롯한 주요 투자 전략 관련 정보를 독점하고 보고해온 터라 현재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회사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법무팀이나 재무 담당 임원의 합의를 받고 정보 공유를 하지만 카카오는 그런 구조 없이 자율에 맡겨두는 경향이 컸다”면서 “단기간에 성공을 일궈내면서 의사 결정 과정을 통제하고 합의하는 체계를 카카오에선 오히려 ‘뒷다리 잡는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있었는데, 결국 터질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 최고위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는 금융 계열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재판 과정에서 카카오가 회사 차원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분리해야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지분 10%를 넘게 보유한 주주는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6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시세 조종은 자본시장법과 금융 관련 법령 위반 행위”라며 “유죄가 확정되면 5년간 의결권 행사를 못 하게 되고 이 경우 지배주주인 카카오의 지위가 흔들리는 만큼 금융위원회가 매각 처분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