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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받는 배당금 총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에 나서며 지난해 결산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이 갑절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22%(시가총액 기준)를 차지하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삼전개미(삼성전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2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 200만 명 넘은 삼전개미, 특별배당 수혜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한국거래소 등의 자료를 종합해 추산한 결과 작년 한 해 삼성전자(이하 보통주 기준) 개인 소액주주가 받은 1∼3분기 배당과 앞으로 받을 4분기(10∼12월) 결산배당 합계는 약 1조146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약 3770억 원)과 비교하면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대규모 특별배당에 나서면서 개인 배당액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말 3.62%이던 삼성전자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은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지난해 말 6.49%로 2.87%포인트 상승했다. 개인 주주도 지난해 말 214만5317명으로 2019년 말(56만1449명)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9조595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개인 순매수액(약 54조 원)의 18%에 이르는 규모다. 2018∼2020년 매년 약 9조6000억 원의 배당금(주당 354원)을 분기별로 나눠 정규배당으로 지급해오던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결산배당에서는 잔여 재원을 활용해 약 10조7000억 원(주당 1578원)을 특별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받는 배당액이 더욱 늘어났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한국 증시의 오랜 저평가 요인들로 여겨지던 낮은 배당률 등이 삼성전자 등 대장주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삼전 10만 원 가나” 올해도 개미 관심사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덩치 큰 대형주보다 리스크는 크지만 성장세가 높은 성장주를 중심으로 자주 거래 종목을 바꾸는 단기투자 성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 3조1832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국내 증시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5조8004억 원)의 55%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달에도 개인은 전체 순매수 금액의 39%에 해당하는 10조 원을 삼성전자 주식에 쏟아부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종가 기준 9만1000원까지 상승한 뒤 최근 8만2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폭에도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로 올해 삼성전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4곳의 삼성전자에 대한 적정주가 평균치는 10만487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희창 기자}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정면충돌이 3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갈등의 도화선이 된 법 개정안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되면서 두 기관의 갈등은 더 고조되고 있다. 한은이 금융위가 추진하는 개정안에 대해 개인 거래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빅브러더법’이라고 공개 비판하자, 1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제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러더라고 할 수 있나. 지나친 과장이다. 조금 화가 난다”고 반박했다. 한은은 이틀 만에 재반박에 나섰다. 21일 한은 고위 관계자는 “개인 정보의 강제 수집, 조사권이라는 개정안 핵심과 관계없는 통신사 통화 정보를 예로 든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통신사 통화 기록도 개정안처럼 강제적으로 한곳에 모아놓고 정부가 들여다본다면 빅브러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은은 “금융위가 자료 제출을 명령하거나 직접 검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결제원에 수집된 빅테크 기업의 거래 정보에 대해 별다른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관이 평행선을 달리는 지점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에서 이뤄지는 거래 내용들을 금융결제원 시스템을 거치게 한 개정안의 내용이다. 한은은 이주열 총재까지 나서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친다”며 반대했다. 금융위가 꿈쩍도 하지 않자 국내 법무법인 2곳에 법률 검토까지 의뢰하고 ‘빅브러더법’ 의혹을 제기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결제원에 거래 정보를 제공할 때 개인 정보 보호 관련 법률의 적용을 면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기관의 설전에 금융업계의 눈길은 싸늘하다. 논란의 이면에는 지급결제 권한과 금융결제원을 둘러싼 두 기관의 업무 영역 다툼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두 기관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는 말들이 나온다. 3개월은 두 기관이 전자금융거래 이용자의 관점에서 견해차를 좁혀갔다면 합의점을 찾아내고도 남을 시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할 두 기관이 서민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는 비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질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말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양 기관의 갈등으로 비치고 있는 데 대해 상당히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 총재와 은 위원장은 18일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약 30분 동안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수장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암운이 드리우던 2008년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통화정책을 두고 충돌했다. 당시 강만수 기재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음식점 등에서 만남을 가지며 확전을 피했다. 당시 부총재보였던 이 총재도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박희창 경제부 기자 ramblas@donga.com}

직장인 최모 씨(31)는 최근 휘발유값 부담이 커지자 5만 원어치씩만 ‘분할 주유’를 하기 시작했다. 주유비 5만 원을 결제할 때마다 2000원을 할인해주는 카드를 이용해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최 씨는 “휘발유값이 많이 올라서 통신사, 정유사 제휴카드 할인을 싹싹 긁어모아 받아 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올랐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7.3원 오른 L당 1463.2원이었다.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오른 건 15주 연속 상승했던 2019년 5월 다섯째 주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12원 오른 L당 1548.4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경유 가격도 전주 대비 7.1원 상승한 L당 1263.2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4월 ‘마이너스 가격’까지 갔던 국제 유가가 수요 회복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0.53달러로 1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원자재값도 뜀박질… 인플레 우려 이어져 휘발유값 13주째 상승19일엔 원유 공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배럴당 2.1%(1.28달러) 떨어진 5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파와 폭설로 정전 사태를 맞은 미국 텍사스주 석유 시설이 정상 가동될 것이란 소식에 유가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예상도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3월 초에 있을 ‘석유수출국기구(OPEC)+’(OPEC과 기타 산유국의 협의체) 회의 결과와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1∼6월)엔 가격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막대한 경기 부양책이 풀리고 수요가 다소 회복되면서 다른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1.81% 오른 t당 88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9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2차전지 소재로 각광받는 니켈은 6년 6개월 만에, 전자제품 마감재에 들어가는 주석은 8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원자재, 곡물값은 3주에서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생활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곡물값이 상승하자 이미 빵, 햄버거, 즉석밥 등 2차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제빵 프랜차이즈 회사 파리바게뜨는 전체의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의 가격을 19일부터 평균 6.5% 올렸다. 한국맥도날드는 25일부터 버거류 11종을 포함한 30개 품목의 가격을 100∼300원 올리기로 했다. 풀무원도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인상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더딘 회복 속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조달비용이 높은 원자재를 제대로 공급받도록 수입처 다변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 / 박희창·황태호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금 총액이 사상 처음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에 나서며 지난해 결산 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난 데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며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이 갑절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증시의 22%를 차지하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삼전개미(삼성전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2월 들어서 이어지고 있다. ● 200만 명 넘은 삼전개미, 특별배당 수혜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한국거래소 등의 자료를 종합해 추산한 결과 작년 한 해 삼성전자(이하 보통주 기준) 개인 소액주주가 받은 1~3분기 배당과 앞으로 받을 4분기(10~12월) 결산배당 합계는 약 1조146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약 3770억 원)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대규모 특별배당에 나서면서 개인 배당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말 3.62%였던 삼성전자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율은 동학개미운동을 타고 지난해 말 6.49%로 2.86%포인트 상승했다. 개인 주주 수도 지난해 말 214만5317명으로 2019년 말(56만1449명)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9조5952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개인 순매수액(약 54조 원)의 18%에 이르는 규모다. 2018¤2020년 매년 약 9조6000억 원의 배당금(주당 354원)을 분기별로 나눠 정규배당으로 지급해오던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결산배당에서는 잔여재원을 활용해 약 10조7000억 원(주당 1578원)을 특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받는 배당액은 더욱 늘어났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한국 증시의 오랜 저평가 요인들로 여겨지던 낮은 배당률 등이 삼성전자 등 대장주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삼전 10만 원 가나” 올해도 개미 관심사개인 투자자들은 과거 덩치 큰 대형주보다 리스크는 크지만 성장세가 높은 성장주를 중심으로 자주 거래 종목을 바꾸는 단기투자 성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를 3조1832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국내 증시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5조8004억 원)의 55%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달에도 개인은 전체 순매수 금액의 39%에 해당하는 10조 원을 삼성전자 주식에 쏟아 부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종가기준 9만1000원까지 상승한 뒤 최근 8만2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폭에도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라는 분위기가 지배적” 이라고 설명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로 올해 삼성전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4곳의 삼성전자에 대한 적정주가 평균치는 10만487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10월 안보배 씨(35)는 열 살짜리 아들의 주식 계좌를 만들어 삼성전자 주식 2주를 사줬다. 어린이신문을 구독하는 아들이 증시 관련 기사들을 읽고선 직접 투자해 보고 싶다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안 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들이 그동안 모은 용돈과 세뱃돈으로 투자해 보면 실전 경제 교육이 될 것 같아 허락했다”고 했다. 안 씨 부부가 주식 용어와 투자 개념 등을 알려주지만 종목을 고르고 투자 시점을 정하는 건 아들 몫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자 아들은 “지금 더 사야 한다”며 부부에게 모아둔 용돈을 건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에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주식 계좌도 1년 새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5개 증권사(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60만6952개로 집계됐다. 1년 전(29만1033개)보다 109% 급증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처음 연 올 1월에만 8만 개 이상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2019년 1년간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는 1만 개가 안 됐다. 증시 활황 속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조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절세 혜택을 노려 자녀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하는 부모도 늘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려서부터 소액으로 투자를 해보면 금융 교육 효과가 있다. 다만 자녀가 투자에 너무 몰입하거나 증여가 탈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이지윤 기자}

“용돈 대신 주식” 미성년 계좌 1년새 2배로 지난해 10월 안보배 씨(35)는 열 살짜리 아들의 주식 계좌를 만들어 삼성전자 주식 2주를 사줬다. 어린이신문을 구독하는 아들이 증시 관련 기사들을 읽고선 직접 투자해 보고 싶다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안 씨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들이 그동안 모은 용돈과 세뱃돈으로 투자해 보면 실전 경제 교육이 될 것 같아 허락했다”고 했다. 안 씨 부부가 주식 용어와 투자 개념 등을 알려주지만 종목을 고르고 투자 시점을 정하는 건 아들 몫이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자 아들은 “지금 더 사야 한다”며 부부에게 모아둔 용돈을 건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에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의 주식 계좌도 1년 새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5개 증권사(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는 60만6952개로 집계됐다. 1년 전(29만1033개)보다 109% 급증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를 처음 연 올 1월에만 8만 개 이상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2019년 1년간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는 1만 개가 안 됐다. 증시 활황 속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조기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절세 혜택을 노려 자녀에게 미리 주식을 증여하는 부모도 늘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려서부터 소액으로 투자를 해보면 금융 교육 효과가 있다. 다만 자녀가 투자에 너무 몰입하거나 증여가 탈세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이지윤 기자“어차피 줄 돈… 적금보다 주식증여, 세금도 아껴” 직장인 이모 씨(38)는 지난해 두 살 된 딸 이름으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 구글(알파벳A) 주식 1200만 원어치를 샀다. 최근엔 테슬라와 애플 주식도 400만 원씩 매수했다. 같은 돈이라면 은행 예·적금보다 주식 투자로 자녀 미래를 위한 종잣돈을 모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 씨는 “미국 증시가 올해도 계속 올라 수익이 벌써 1000만 원 가까이 된다. 10년 뒤 또 딸에게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증시 활황이 계속되면서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1년 새 어린이, 청소년 ‘주린이’(주식+어린이) 이름의 주식 계좌가 31만 개 넘게 늘었다. 미래를 위한 재테크, 조기 교육, 증여 등 투자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5개 증권사(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 60만여 개의 평균 잔액은 587만56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1% 늘어난 금액이다. 미성년자 주식 계좌가 1년 새 31만5900개 이상 급증한 데다 투자금액도 증가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성년자 계좌를 만들려면 부모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각종 서류를 내야 한다”며 “상담하고 처리하는 데 2시간 넘게 걸려 미성년 계좌 개설 고객이 몰리면 하루가 다 간다”고 했다. 미성년자 주식 투자가 늘어난 것은 취업난, 집값 급등 등의 여파로 일찍부터 자녀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나서는 부모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직장인 박모 씨(44)는 “중학생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들었던 적금을 깨고 최근 주식을 샀다”며 “은행 적금 대신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절세 효과를 노려 주식을 증여 수단으로 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미성년 자녀에게 10년 동안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증여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1세 때 2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주고 11세 때 또 2000만 원어치를 세금 없이 사줄 수 있는 셈이다. KB금융지주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서도 부자들의 50.8%는 주식, 펀드 등으로 증여나 상속을 한다고 했다. 원준범 와이즈세무회계컨설팅 세무사는 “세금을 안 내더라도 자녀 이름으로 주식을 사면 반드시 세무서에 증여 신고를 해야 한다”며 “처음에 증여 신고를 제대로 안 했다가 나중에 수익까지 합쳐 세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주식 열풍에 일찍부터 투자에 눈을 뜨는 10대도 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주식에 관심 있는 10대 학생인데 뭘 공부하면 좋냐”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모 군(17)도 지난해 7월 10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친환경 관련 종목을 샀다. 직장인 윤모 씨(34)는 “이번 설에 조카들에게 애플 주식을 살 수 있는 ‘해외 주식 상품권’을 5만 원씩 줬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이 62.2점(2018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금융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식 투자가 미래를 위한 공부로 받아들여져야 좋은 경제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지환 jhshin93@donga.com·박희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다 초저금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시중에 풀린 돈이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1년 동안 발행된 지폐 가운데 60%는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지폐가 어딘가에서 잠자면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통화량(M2·광의통화) 평균 잔액은 3070조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0조9000억 원(9.3%) 증가했다. 통화량이 연간 기준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전년 대비 증가액도 사상 최대였다.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10.3%) 이후 11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 통화량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한은은 시중 통화량이 급증한 데는 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추경과 금융 지원으로 막대한 자금을 풀었고 기업과 가계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 뒀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의 평균 잔액은 632조658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1조2731억 원 증가했다. 해당 예금이 100조 원 넘게 늘어난 것은 처음이다. 저금리 속에 주가와 집값이 상승하자 내 집 마련, 투자 등을 위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 등을 통해 실물경제로 제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체 지폐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40%였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2년 이후 가장 낮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환수율은 각각 100.7%, 95.4%였다. 과거 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환수율이 떨어진 셈이다. 5만 원권의 환수율이 특히 낮았다. 지난해 5만 원권 환수율은 24.2%로 2019년(60.1%)보다 약 40%포인트 떨어져 처음 발행된 2009년(7.3%)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돈을 은행에 맡겨 두거나 쓰기보다는 일단 갖고 있으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폐가 되돌아오는 주요 통로인 숙박, 음식점 등 대면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된 점도 지폐 환수율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힌다. 시중에 풀린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보여주는 지표들도 최악으로 떨어졌다. 2010년 24배 수준이던 통화승수는 지난해 14.9배까지 떨어졌다. 화폐유통속도는 2015년 0.76에서 지난해 0.62로 감소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을 풀어도 실물경제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돈이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실물경제와 괴리가 더 커지면 앞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다 초저금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시중에 풀린 돈이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1년 동안 발행된 지폐 가운데 60%는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지폐가 어딘가에서 잠자면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통화량(M2·광의통화) 평균 잔액은 3070조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0조9000억 원(9.3%) 증가했다. 통화량이 연간 기준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전년 대비 증가액도 사상 최대였다.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10.3%) 이후 11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 통화량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모두 합한 개념이다. 한은은 시중 통화량이 급증한 데 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추경과 금융 지원으로 막대한 자금을 풀었고 기업과 가계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뒀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의 평균 잔액은 632조658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1조2731억 원 증가했다. 해당 예금이 100조 원 넘게 늘어난 것은 처음이다. 저금리 속에 주가와 집값이 상승하자 내 집 마련, 투자 등을 위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 등을 통해 실물경제로 제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전체 지폐의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40%였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2년 이후 가장 낮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환수율은 각각 100.7%, 95.4%였다. 과거 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환수율이 떨어진 셈이다. 5만 원권의 환수율이 특히 낮았다. 지난해 5만 원권 환수율은 24.2%로 2019년(60.1%)보다 약 40%포인트 떨어져 처음 발행된 2009년(7.3%)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돈을 은행에 맡겨 두거나 쓰기보다는 일단 갖고 있으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폐가 되돌아오는 주요 통로인 숙박, 음식점 등 대면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된 점도 지폐 환수율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힌다. 시중에 풀린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보여주는 지표들도 최악으로 떨어졌다. 2010년 24배 수준이던 통화승수는 지난해 14.9배까지 떨어졌다. 화폐유통속도는 2015년 0.76에서 지난해 0.62로 감소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돈을 풀어도 실물경제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돈이 자산시장으로 쏠리면서 실물경제와 괴리가 더 커지면 앞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수급 불균형으로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84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올 들어서만 8.7% 상승했다. 구리는 산업 전반의 원자재로 쓰여 경기 변동을 앞서 보여주는 실물경제 선행지표로 꼽힌다. 국제유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1%(0.63달러) 오른 60.1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이 60달러를 넘어선 건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 백신 보급 등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구리,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수입물가도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수입물가지수는 100.74로 전달보다 2.8% 올랐다. 수입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달 들어 열흘 동안 수출이 1년 전보다 70% 가까이 급증했다.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유럽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79억5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1%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보다 1.5일 더 많았지만 조업일수를 반영한 하루 평균 수출액도 39.3% 증가했다. 승용차(102.4%), 무선통신기기(88.0%), 반도체(57.9%) 등의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력 수출품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주요국의 소비 회복이 국내 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수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6.1%, 91.4% 늘었다. 중국(65.7%)을 포함한 베트남(64.3%), 일본(43.5%) 등 주요국 수출도 모두 증가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8일(현지 시간) 유럽에 진출한 300여 개 한국 기업들은 유럽연합(EU)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법률로 강제하는 데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이날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재의 환경에서 모든 납품업체의 규정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U는 기업들이 전 공급망에 걸쳐 환경, 인권 문제 등을 침해하는 활동들을 확인해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개선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소재 기업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에도 불똥이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엔 선택의 문제였던 ESG 경영이 앞으로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 한국도 2025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 EU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ESG 경영은 한국 기업들에 코앞에 닥친 현실이 됐다. 한국 금융당국도 최근 ESG 의무 공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025년부터 자산이 2조 원 넘는 코스피 상장사는 친환경, 사회적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이러한 공시 의무는 5년 뒤인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역시 2026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 의무를 갖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ESG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감안한 책임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업의 관련 정보 공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에선 현재 매년 100곳이 넘는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이를 공시하는 곳은 20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ESG 경영에 대한 의무 공시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은 2025년까지 모든 상장사의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했다. 올해 3월부터 유럽에서 활동하는 모든 금융사는 ‘지속가능 금융공시 제도(SFDR)’를 적용받는다. 홍콩, 일본도 ESG 의무 공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ESG 자율 공시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ESG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에는 국내외 ESG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컨설팅을 요청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히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 계약을 따내야 하는 경우 ESG 지표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됐다”며 “ESG가 기업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고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그룹이 이사회 내에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지난달 ‘ESG위원회’를 새로 만들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전통 제조업인 시멘트회사 쌍용양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하고 ESG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NH농협은행은 2040년까지 회사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도 탄소중립 추진 전략 등 ESG 관련 정책을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발표했다”며 “ESG가 뉴노멀이 된 만큼 기업과 투자자들의 ESG 활동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년 전 세계 ESG 투자 130조 달러” ESG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을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ESG 투자가 선언적인 의미에 그쳤다면 지금은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물론이고 연기금, 금융회사, 개인투자자 등이 앞다퉈 ESG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전 세계 ESG 투자 자산 규모는 40조5000억 달러(약 4경5000조 원)로 1년 반 만에 32% 증가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롭게 선보인 상장지수펀드(ETF)의 15%가 ESG 펀드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8년까지 전 세계 ESG 펀드 규모가 20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선 올 1월 ESG 회사채 발행 규모가 1조1000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8000억 원)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 자본시장의 ESG 투자 열기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모 삼성증권 ESG연구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환경, 기후변화 등에 대한 의식이 많이 높아졌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계기로 ESG 투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역할이 커진 세계 각국 정부가 ESG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그 자금이 실물 경제로 흘러 들어오면서 ESG 투자가 빠른 속도로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ESG 자산에 유입된 자금은 17조 달러에 이른다. 도이체방크 등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ESG 투자는 130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비해 국내 ESG 투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ESG 펀드의 운용 순자산은 2조3187억 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액티브 기준·20조9403억 원)의 11%에 불과하다. 펀드 수도 60개로 2019년 12월 말(50개)보다 10개 늘어났다. 다만 ESG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국내에서도 ESG 투자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ESG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32.85%로 1년 전(11.60%)의 3배 가까이로 뛰었다. 올해 1월 수익률도 7.30%로 코스피 상승률(3.58%)을 웃돌았다. 1월 한 달간 ESG 펀드에 유입된 자금도 3369억 원이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 원 넘게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SG 펀드를 포함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1조4612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360% 증가했다.○ “ESG, 아직 가보지 않은 길” 국내에선 ‘큰손’ 기관투자가들이 ESG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ESG 가치 반영 자산을 전체 자산의 50%(약 500조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투자공사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글로벌 ESG 전략 펀드’ 규모를 현재(4억 달러)의 두 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ESG 경영 및 투자 확대가 실제 어떠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ESG 평가가 높다고 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니다”라며 “이제 실험을 하는 단계이고 연기금 등 공적 기관들도 ‘새로운 룰’을 만들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SG 공시 의무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대략 1억 원이 드는 보고서 발간 비용, ESG 관련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인적 자원 투입 등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사업본부장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라며 “ESG 공시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구체적인 공시 기준을 빨리 마련해 기업들에 안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SG 투자에 나설 때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이 ESG 경영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다음 이를 실제 경영 수치로 제시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SG 투자를 단순한 테마주 투자로 봐선 안 되고,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으로 이해하고 투자의 문법을 바꿔 기후변화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희창 경제부 기자 ramblas@donga.com}
7월 6일부터 실수로 돈을 잘못 송금했더라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쉽게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은행뿐 아니라 토스,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을 통해 잘못 송금한 돈도 포함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는 송금인이 게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해 엉뚱한 곳에 송금하면 은행이 반환을 요청하고 돈을 받은 사람이 동의하거나 직접 송금해줘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7월 6일부터는 송금인이 예보에 ‘착오송금 반환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예보는 행정안전부, 금융사, 통신사 등에서 돈을 받은 사람의 정보를 받아 착오송금 사실과 반환 계좌를 안내할 방침이다. 자진해 반환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지급명령도 신청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13조 원 넘게 사들였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우선주 포함)은 13조41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전체 금액(23조5596억 원)의 57%에 이르는 규모다. 코스피가 3,000 선을 넘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안전하면서도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가는 21.4%(보통주 기준) 상승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평균 매입 단가(순매수 금액을 수량으로 나눈 것)는 약 8만6500원이다. 8일 삼성전자 주가는 8만3000원으로, 평균 4.0%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목표 주가는 여전히 9만 원을 넘는다. 흥국증권은 “메모리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도 확대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9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증권, 미래에셋대우의 목표 주가는 각각 10만8000원, 11만3000원이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7월 출범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혁신준비법인은 5일 금융위원회에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등기 법인명은 ‘한국토스은행 주식회사’로 자본금은 2500억 원이다. 주주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 운용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하나은행, 이랜드월드,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11곳이다. 금융감독원은 토스뱅크의 자본금과 자금 조달 방안, 사업 계획, 인력·영업 시설 및 전산 체계 등 법률상 인가 심사 요건을 충족하는지 심사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는 본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다음 달 본인가를 획득하고 7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되는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4곳의 무차입 공매도 혐의에 대한 조사를 다음 달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의 시장조성자 불법 공매도 특별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14일 조사에 착수했다. 1분기(1∼3월) 중 조사를 마무리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현재 공매도는 시장조성자인 증권사에 한해 허용되는데, 해당 증권사들이 주식을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거래소는 22개 시장조성자의 3년 6개월간 공매도 거래를 점검해 일부 위반 의심 사례를 찾아냈다. 금융위는 또 가입자 22만 명인 네이버 주식카페의 운영자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그는 미리 주식을 사 놓은 뒤 이 사실을 숨기고 인터넷 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해당 종목을 추천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 규모가 300억 원대인 유명 주식 유튜버에 대해서도 시세 조종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가 다시 한번 연장된다. 향후 유예 조치가 끝나도 대출자들이 한꺼번에 원리금을 갚지 않아도 되도록 만기를 더 늘려 분할 상환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올해 하반기(7∼12월)엔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범금융권 애플리케이션(앱)도 선보인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이런 내용의 ‘금융산업 혁신 및 국민 체감 정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이달 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한 추가 연장을 발표한다. 이 조치는 당초 3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실물경제 동향, 금융회사 건전성 등을 감안해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금융위는 판단했다. 현재까지 은행, 제2금융권 등 전체 금융권의 대출 만기 연장 규모는 116조 원, 원금 상환 유예는 8조5000억 원, 이자 상환 유예는 1500억 원이다. 금융위는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유예 조치가 끝난 뒤에도 차주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기·분할 상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유예했던 원리금의 상환 기간을 당초보다 더 늘리거나 아예 장기 대출로 바꿔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유동성 위기를 겪는 차주를 위해선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IBK기업은행이 약 1조 원 규모로 이자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KDB산업은행이 대출과 투자 방식으로 약 1조 원을 투입한다. 넷플릭스, 멜론, 리디북스 등 정기 결제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편도 개선된다. 콘텐츠 제공 업체는 서비스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기 7일 전에 반드시 서면, 음성전화, 문자 등으로 고객에게 통지해야 한다. 또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 등에서 서비스 해지가 더 쉬워지고 정기 결제를 중도 해지할 때는 이용 일수를 뺀 나머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한 세부 방침을 5월 발표할 계획이다. 은행의 지점 폐쇄에 따른 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모든 금융회사의 점포를 확인할 수 있는 앱 ‘금융대동여지도’(가칭)가 하반기 나온다. 점포 및 ATM 위치, 운영 시간, 폐쇄 예정 점포 및 대체 점포, 수수료 등의 정보가 담긴다. 우체국이 금융사의 업무를 위탁 취급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해 은행 지점 폐쇄 시 우체국 지점을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또 금융위는 이달 중 보험권 헬스케어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혈당 수치, 운동 시간, 체중 등 건강 정보를 활용해 보험료를 인하해 주거나 별도의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박희창 기자}

3월 15일 종료 예정이던 주식 공매도 전면 금지가 5월 2일까지 연장된다. 5월 3일부터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공매도 재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만큼 5월 3일부터 부분적 재개를 통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많은 코스피200 종목과 코스닥150 종목이 재개 대상이다. 나머지 2037개 종목은 공매도 부분 재개 효과와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추후 재개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추가 금지 기간에 기관과 외국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평가를 받는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4월부터 불법 공매도에 대한 1년 이상 징역형의 형사 처벌과 과징금이 새로 도입된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위해 빌릴 수 있는 주식 물량도 3조 원가량 확보한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3월 16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는 1년 2개월간 이어지게 됐다. 코스피 3,000시대를 열 만큼 증시 상황이 좋아지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매도 재개를 권고했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이에 편승한 정치권을 의식해 금융당국이 한발 물러섰다는 지적이 나온다.5월부터 대형주만 공매도 재개… “4월 보선 개미票 의식했나”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 2일까지 한 번 더 연장하고 코스피·코스닥 우량주인 350개 종목에 한해 부분 재개하는 ‘홍콩식’ 절충안을 내놓은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압박에 타협점을 찾은 결과로 풀이된다. 공매도 재개 논란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우려를 해소하려면 부분 재개가 시작되는 5월 3일까지 개인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3일 브리핑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공매도를 완전 금지하거나 무기한 금지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도 “홍콩식 ‘부분 공매도’ 방식을 참고해 일부 종목에 대해 부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시가총액과 주식 회전율(주식 보유자가 바뀌는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한다. 금융위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의 각각 88%, 50%를 차지하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 공매도 금지에 나섰다가 현재까지 유지하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도다.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주요 증시는 홍콩뿐이다. 당국은 당초 3월 16일 공매도를 재개하려다가 개인투자자들과 여권의 반발, 미국의 반공매도 세력이 주도한 ‘게임스톱 사태’ 등이 겹치며 ‘추가 금지 후 부분 재개’로 시간을 벌었다. 금융위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기엔 부담이 됐을 거라는 평가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으로선 고육지책으로 절충안을 내놨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4월 재·보궐선거 시기를 고려해 5월로 재개 시점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위는 남은 기간에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불법 공매도에 대해 최대 30년의 징역형과 주문 금액만큼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시행된다. 개인들이 공매도를 위해 안정적으로 주식을 빌릴 수 있도록 대여주식 물량을 3조 원가량 확보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 한도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하지만 우량주 350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2037개 종목의 공매도 재개 시점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종목별 수급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주만 공매도가 가능해지면 적은 금액으로도 시세 조종이 가능한 소형주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홍콩에서도 공매도가 안 되는 종목은 가격 효율성 등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가 시장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금지가 연장됐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기관은 국가별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공매도를 주요 평가 요소로 꼽고 있어 공매도 금지가 완전히 풀리지 않으면 한국이 ‘공매도 금지국’으로 낙인찍혀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개인투자자의 불안감을 고려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미봉책이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사이트엔 “부분이라도 왜 재개하는가” “선거 끝날 때까지만 금지하고 제도 개선은 없다” 등의 글이 달렸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신지환 기자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 2일까지 한번 더 연장하고 코스피·코스닥 우량주인 350개 종목에 한해 부분 재개하는 ‘홍콩식’ 절충안을 내놓은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압박에 타협점을 찾은 결과로 풀이된다. 공매도 재개 논란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는 우려를 해소하려면 부분 재개가 시작되는 5월 3일까지 개인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3일 브리핑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공매도를 완전 금지하거나 무기한 금지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도 “홍콩식 ‘부분 공매도’ 방식을 참고해 일부 종목에 대해 부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시가총액과 주식 회전율(주식 보유자가 바뀌는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한다. 금융위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의 각각 88%, 50%를 차지하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 공매도 금지에 나섰다가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도다.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허용을 하는 주요 금융시장은 홍콩뿐이다. 당국은 당초 3월16일 공매도 재개 방침을 세웠지만 개인 투자자들과 여당 내부의 반발, 미국의 반공매도 세력이 주도한 ‘게임스톱 사태’ 등이 겹치며 ‘추가 연장 후 부분 재개’로 시간을 벌었다. 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기엔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으로선 고육지책으로 절충안을 내놨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남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불법 공매도에 대해 최대 30년의 징역형과 주문금액 만큼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시행된다. 또 개인들도 공매도를 위해 안정적으로 주식을 빌릴 수 있도록 주식 대주 물량을 3조 원가량 확보하는 등 개인 대주 제도를 개편한다. 하지만 우량주 350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2037개 종목의 공매도 재개 시점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종목별 수급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주만 공매도가 가능해지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시세 조종이 가능한 소형주에 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홍콩에서도 공매도가 안 되는 종목은 가격 효율성 등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다”며 “공매도 전면 금지의 효과가 시장에서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국이 근거 없이 또 금지를 연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기관은 국가별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공매도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고 있어 공매도 금지가 완전히 풀리지 않으면 한국이 ‘공매도 금지국’으로 낙인이 찍혀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결정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불안감을 고려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미봉책이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사이트에는 “부분이라도 왜 재개하는가” “폐지가 답” “선거 끝날 때까지만 금지하고 제도 개선은 없다는 등의 글이 잇달아 달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국내 취업자들의 임금이 최대 7% 이상 감소하는 충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소득층이 더 큰 피해를 입으면서 소득 분배도 더 악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임금 및 소득 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12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잠재 임금손실률은 ―7.4%로 추산됐다. 정부 지원 등이 없다면 취업자의 임금이 최대 7.4%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실제 임금 손실은 정부 지원 등의 효과로 인해 훨씬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한 달 동안 시행되면 취업자 월급은 1년 전에 비해 31.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소득이 적을수록 임금 하락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연간 잠재 임금손실률이 ―4.3%로 가장 높았고, 2분위(―2.9%)가 그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와 빈곤지수는 각각 0.009포인트, 6.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니계수와 빈곤지수는 값이 클수록 각각 소득불평등과 분배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보고서는 “감염병 확산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노동 공급을 더 크게 제약해 소득 분배를 악화시키는 만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기적 비용이 작지 않으므로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역 지침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국내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공방이 벌어진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회사 게임스톱 주식을 하루에 1500억 원 넘게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스톱 주가가 큰 폭으로 급등락해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예탁원을 통한 게임스톱 결제금액은 1억3968만 달러(약 1560억 원)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해외 주식인 미 전기차 회사 테슬라(1억2386만 달러)를 제치고 하루 결제금액 1위를 차지한 것이다. 3위인 애플의 하루 결제금액(6633만 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서학개미들은 이날 게임스톱 주식을 순매도했다.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게임스톱 순매도 금액은 5396만 달러(약 604억 원)였다. 이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6일 거래에 해당된다. 이날 게임스톱 주가는 전날에 비해 92.71% 폭등했다. 게임스톱 주가가 지난달 21∼25일에는 40∼70달러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26일 이전 저가에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스톱 주식은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의 힘겨루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변동성에 기반한 투자는 위험이 클 수 있다. 기업 가치를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