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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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nab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대통령20%
검찰-법원판결16%
정치일반16%
사회일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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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오모 정치생명 한국계 변호사에 달렸다

    여러 건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64)에 대한 수사를 미 연방검사 출신인 한국계 변호사가 맡았다.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영웅’으로 불리며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했던 쿠오모 주지사의 정치 생명이 이제 한국계 변호사의 손에 달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준 김(김준현·50·사진) 변호사와 앤 클라크 변호사를 쿠오모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할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당초 자신이 구성하는 독립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임스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김 변호사에게 수사를 맡겼다. 민주당 내 거물이자 현직 주지사가 수사 대상인 만큼 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난 김 변호사는 1996년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로 임명됐고, 2006년 로펌으로 옮겼다가 2013년 검찰로 복귀했다. 2017년 3월 프리트 바라라 당시 뉴욕남부지검장이 해임된 후 이듬해 지검장 대행을 맡아 검찰 인력 220여 명을 지휘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살인, 돈세탁, 마약거래, 테러리즘 등 여러 분야에서 수사 경험을 쌓았고 미국 내 마피아 조직과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조직 두목을 기소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는 다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AP통신은 그를 “꼼꼼하고 유머감각이 있다”고 평했다. 8일 김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심각한 혐의”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검사 시절 쿠오모 주지사의 측근이었던 조지프 페르코코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적이 있다. 쿠오모 주지사의 성 추문을 폭로한 여성은 지금까지 모두 5명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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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갈린 여론… 英 “조국에 칼 꽂아” vs 마클 모국 美는 “지지”

    영국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의 인터뷰가 7일 미국에서 공개된 후 영국과 미국의 여론은 엇갈렸다. 영국에서는 “왕손의 조부 필립공(100)이 입원 중인데 조국에 칼을 꽂았다”며 국적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왕손빈 모국인 미국에서는 “왕손빈을 지지한다”는 선언이 잇따랐다. 영국 언론은 왕손 부부가 “언론이 왕실과의 불화를 부추겼다”고 한 것을 두고 비판했다. 더타임스는 ‘둘의 폭로는 왕실이 우려한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톱기사를 실었고 가디언은 이번 인터뷰가 철저히 계산된 ‘장사’라고 비판했다. 왕실 전기작가 애너 패스터낙은 BBC 인터뷰에서 “매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왕손빈 입맛에 맞는 연속극 느낌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왕실 전기 작가 페니 주노는 “품격 떨어지는 보복전이 됐다”고 했다. 유명 토크쇼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왕실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95)에 대한 수치스러운 배신”이라며 “여왕이 애써 일군 것을 왕손 부부가 2시간 동안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왕손은 전 세계가 왕실, 군주제, 조국을 증오하길 원한다”고 비난했다. 왕실은 아직까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찰스 앤슨 전 여왕 공보비서는 “왕실 안에 단 한 가닥의 인종차별 흔적도 없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언론 질의에 즉답을 피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주변국 관심도 쏠렸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영국 왕실이 새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한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은 “영국 왕실이 변화할 큰 기회였지만 왕손빈을 학대해서 놓쳐버렸다”고 비판했다. 흑인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딸 버니스 등은 인종차별로 이미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영국 왕실이 또 상처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일부 미 누리꾼은 “일반 기업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수사 대상”이라고 가세했다. 이번 폭로전의 진정한 승자는 인터뷰를 진행한 미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67)란 말도 나온다. CBS는 윈프리 소유의 제작사 하포프로덕션에 최대 900만 달러(약 104억 원)를 지불했다. 시청률 대박도 예상된다. 윈프리는 왕손 부부가 결혼할 때부터 독점 인터뷰를 제의했다. 지난해 부부가 미국으로 온 뒤로는 거주지 선택 등에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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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경찰 앞 무릎꿇은 수녀…이번엔 경찰도 꿇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와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충돌하며 유혈 사태가 커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경찰들이 한 수녀 앞에 무릎을 꿇은 사진이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수녀는 이전에도 혈혈단신으로 무장 경찰들을 막아서 수많은 시민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 시간) 트위터에는 이날 정오 경 미얀마의 한 거리에서 안 로사 누 타웅(Ann Rose Nu Tawng) 수녀가 헬멧과 조끼, 곤봉으로 무장한 진압 경찰 여섯 명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진이 퍼졌다. 사진 속의 타웅 수녀는 흰 옷 차림으로 양 손을 옆으로 벌린 채 시민들을 향한 폭력을 멈춰달라고 경찰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례적인 것은 타웅 수녀 앞에 있는 경찰들이다. 경찰 무리 중 두 명이 타웅 수녀 앞에 무릎을 꿇은 것. 이들은 타웅 수녀를 마주본 채 손바닥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으나, 타웅 수녀가 목숨을 걸고 자신들 앞에 무릎을 꿇으며 호소하자 이들도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서 있는 다른 경찰들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 있다. 타웅 수녀는 약 40분 뒤 찍힌 다른 시위 현장 사진에서도 뒷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속 그는 거리에 쓰러져 있는 한 시민을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타웅 수녀는 지난달 28일에도 화제가 됐다. 당시 미얀마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양곤 대교구 대주교)은 경찰 20여 명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시민들에게 총을 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타웅 수녀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눈물을 흘리며 “원한다면 나를 쏘라. 시위대는 무기도 없고, 그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평화적으로 말할 뿐”이라고 외쳤다. 타웅 수녀의 호소에 경찰은 폭력 진압을 멈췄고 그 덕분에 시위대 100여 명이 목숨을 구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하지만 민주정부 회복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 2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근처 건물에서 총탄이 날아왔다고 증언했다. 양곤에서도 시민 한 명이 군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부상당했다.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군경의 가혹한 진압으로 시민 6명이 다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가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을 구금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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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부부 왕실 비판에 영국인들 분노…“영원히 미국서 살아라”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손비가 미국 CBS 방송에서 영국 왕실을 비판하며 왕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많은 영국인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해리 왕자 부부의 발언을 속보로 전하는 뉴스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며 왕자 부부를 힐난했다. 반면 지나친 반응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8일(현지 시간) 영국 더타임즈는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 출연한 해리 왕자 부부의 방송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특히 메건 왕손비가 자신의 출산 과정 등을 이야기하며 왕실에 비판적인 언급을 내놓자 이를 주요 뉴스로 다뤘다. 영국 누리꾼들은 왕자 부부의 뉴스에 비판적인 댓글을 줄이어 달았다. 영국에서는 왕실이 ‘존경과 위엄의 대상’으로 통하는데, 왕실에서 독립한 왕자 부부가 왕실을 비판하자 분개한 것이다. 한 영국 누리꾼은 “내 생각에 인종 차별에 대한 발언 부분은 넌센스다. 메건은 이미 흑인이 아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기고 온 평균적인 영국인 관광객보다도 까맣지 않다”며 “그는 그가 원할 때만 선택적으로 흑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계 혼혈인 메건 왕손비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들을 출산하기 전 왕실이 혹여 아들의 피부색이 까만색일까 노심초사했다고 폭로했다. 왕실 내에서 인종차별 분위기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 왕자 부부를 무시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왜 이들에게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하나”, “왕실은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일주일이면 다 잊혀지고 그 뒤에는 저들 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인종차별 카드는 형편없다. 메건은 마치 자신이 피해자처럼 굴고 있지만, 그러면서 돈을 번다”는 댓글도 있었다. 미국 방송을 통해 왕자 부부의 인터뷰가 공개되는 상황에 불만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오늘의 톱뉴스는 조지 플로이드 살인자의 재판에 대한 뉴스여야 한다. 왕실 뉴스가 아니라 말이다”고 썼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흑인이다. 그의 사망 사건은 미국 흑인사회의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마치 미국 방송이 영국 왕실의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상황에 ‘미국의 치부를 드러내라’고 지적한 셈이다. 해리 왕자의 할아버지이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이 입원 중인 상황에서 이런 인터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네(해리 왕자) 할아버지는 병원에 있는데, 참 딱한 인터뷰”라며 “영원히 미국에서 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메건 왕손비에게는 비판의 화살이 쏠렸다. 누리꾼들은 “현명한 여자는 집을 짓고, 멍청한 여자는 집을 허문다”, “난 인터뷰를 못 봤는데, 메건이 오프라에게 인사를 하긴 했나?”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왕자 부부를 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난 인터뷰를 보지 않았고 관심도 없지만, 그들이 법을 어겼나? 대체 뭘 잘못한 건가. 그들을 놔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쫓아갔을 뿐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치사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혹시 부러워서 그러는 것일까”라며 왕자 부부를 옹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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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세 미얀마 ‘태권소녀’ 시신 사라져…시민들 “군부가 훔쳐갔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 도중 숨진 19세 ‘태권소녀’ 찰 신의 무덤이 파헤쳐지고 시신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시민들은 배후에 군부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며 분노를 나타냈다. 5일(현지 시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찰 신의 무덤이 파헤쳐진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테러리스트들이 시신을 훔쳐갔다”, “이런 끔찍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군부 밖에 없다”는 설명을 함께 올렸다. 트위터에 올라온 찰 신의 무덤 사진에는 2021년 3월 3일 사망했다는 기록이 새겨진 묘비가 보였다. 또 파헤쳐진 무덤의 사진과, 시신을 감쌌던 것으로 보이는 파란색 방수비닐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엔젤(Angel)’로도 불리는 찰 신은 3일 미얀마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거리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사망 당시 그는 피투성이가 된 채 가슴 부분에 ‘Everything will be OK(다 잘될 거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찰 신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혈액형은 A형이고 사망할 경우 시신을 기증해 달라’는 글과 연락처를 남겼다. 그보다 앞선 같은 달 11일에는 시위 현장에 나가기 전 아버지가 그의 손목에 붉은 손수건을 매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아빠, 사랑해요”라고 썼다. 붉은 손수건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 색깔이다. 그의 페이스북엔 자신이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글과 사진도 남겨져 있다. 찰 신은 NLD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당시 투표 후 그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내 첫 번째 투표다. 우리나라를 위해 내 권리를 행사했다”고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수지 고문이 이끄는 NLD가 군부 정당에 압승했다. 외신은 찰 신이 사망 직전 시위 현장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앉아! 앉아!”라고 소리쳤다고 보도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전우처럼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찰 신은 죽기 직전에 찍은 시위 현장 영상에서 “우리는 도망가지 않겠다. 더 이상의 유혈 사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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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 모두를 증오하세요, 아버지’ 미얀마 시위 도중 숨진 시인의 詩

    ‘아버지, 아마 당신은 아직 모르시겠죠.당신의 아들이 소위 경찰이라고 하는 자들을 향해 ’무고한 시민을 해치지 말라‘며맞섰다는 것을요.’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 도중 숨진 한 시인(詩人)이 생전에 남긴 시가 5일(현지 시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불의(不義)에 맞서 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트위터 등 SNS에서는 미얀마 시인이자 사회 운동가였던 크 자 윈(K Za Win) 씨의 ‘교도소에서 온 편지’라는 시가 퍼졌다. 트위터에 올라온 정보들에 따르면 윈 씨는 2015년 미얀마의 교육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1년 1개월 간 감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당시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지만 군경은 당시에도 무력으로 진압했다. 윈 씨도 이 시위에 참가했다가 투옥됐고, 감옥에서 시를 쓴 것으로 보인다. 윈 씨는 자신이 감옥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유언의 형식으로 이 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폭력과 불의에 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5년 전 쓰인 시지만 현재 미얀마의 상황과 몹시 흡사해 시민들 사이에서 반향이 일고 있다. 윈 씨는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 정부를 밀어내고 정권을 잡자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3일 미얀마 중부지방인 모니와(Monywa)에서 거리 시위를 벌이다 군경의 진압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윈 씨가 숨진 뒤 그와 가까운 주변인이 미얀마어로 쓰인 이 시를 영어로 번역해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에는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로 추정되는 시신을 경찰이 끌고 가는 사진, 동영상도 올라왔다. 미얀마 누리꾼들은 윈 씨의 사연에 슬픔과 분노를 나타냈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윈 씨를 ‘영웅(hero)’이라고 부르며 ‘그를 잊어선 안 된다’고 애도했다.교도소에서 온 편지 - 크 자 윈(K Za Win)아버지에게,배가 잘려나간그 강에 전쟁이 선포됐어요.언덕 위에 아주 작은 우리 집이 있는. 그렇죠?바로 집 앞에서당신은 누군가를 찾을 겁니다.제방의 막대기를 들고당신을 도울 누군가를.강을 곧게 펴기 위해,강의 잘려나간 부분을모래주머니로 다시 채우기 위해.대나무 창처럼 솟아오르는탁한 물줄기 속에서,당신은 참깨 밭을응시하고 있겠죠.수확할 준비가 된열매가 가득한.그리고 당신은 생각하고 있겠죠.곧 거둬들일당신 입 속의 한 움큼의 쌀을.아마도 당신은종교에서 위안을 찾을 거예요.우리의 다섯 적들을 생각하며.어쩌면 당신은당신의 아들이 채울 수 있는빈 자리를 생각하겠지요.아들 하나, 딸 둘, 아들 하나;맏이는 감옥에 있는 시인이죠.첫째 딸은 학교 선생님이구요,둘째는 졸업해서 부엌에 있네요,막내는 아직 학생입니다.당신의 시인 아들,바로 그는 당신이 잡초를 뽑을 때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아무것도 용서하지 마세요, 아버지.아무것도!“아들아,왜 너의 목소리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느냐?”,당신은 전화기 너머로 물었죠.“전 지금 버스 정류장에 있어요.신문사에 원고를 보낼 참이거든요.” 나는 거짓말을 했어요.독안에 든 당신의 거짓말쟁이 아들로부터“우리의 자비로운 농부들에게…”라며혀끝으로당신을 현혹시킬 폭도들에게.왜냐면, 그들은 당신을 몰래 데려오길 원해요,그들 모두를 증오하세요, 아버지.그들 모두를 증오하세요.도둑은무기가 없어요.폭도는완전 무장했어요.만약 도둑들을 통치할 수 없다면,만약 폭도들을 통치할 수 없다면,정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정글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산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강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그들은 신경 쓰지 않아요.그들은 마치 코코넛을 갈아먹는 것을 사랑하는 것처럼그렇게 나라를 사랑해요.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갉아가며코코넛 우유를 짜내는 것처럼.그들은 볏짚을 쌓고 쌓아서 왕좌를 높이고,부처님의 이마에 총을 겨눌 겁니다.그들은 무지합니다.만약 그들을 욕하려 할 때당신의 종교가 이를 막거든나로 하여금 차라리 종교를 버리도록 해 주세요.나는 당신을 대신해퍼부을 거예요.아마 당신은 아직 모르시겠죠.당신의 아들이소위 경찰이라고 하는 자들을 향해‘무고한 시민을 해치지 말라’며맞섰다는 것을요.언젠가도둑이 아닌 당신의 아들이폭도도 아닌 당신의 아들이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당신과 함께 잡초를 뽑을 수 있기를.지금은, 아버지,밭을 계속 응시하세요.당신이 맨 손으로 일군 그 밭을.그리고 노래하세요.농부의노래를.영원토록 당신의,아들 언제나 당신의 벗인아들 크 자 윈으로부터타야와디 감옥 10구역 1번 방.A letter from a jail cell -K Za WinDear Father,the River, whose stomachwas cut open,has declared waron our tiny house on the bank, hasn‘t she?Right in front of the houseyou must be looking out for someonewho will help you withembankment polesto straighten the river,to fill her holes withsandbags.In the murky water,which rises like a bamboo lance,you must be gazing atthe sesame plantation-laden with fruitsready for harvest.You must be thinkinga fistful of rice in you mouthis about to be fingered out.Maybe you will find solacein religion, contemplatingour five foes.Maybe you willthink of the voida son’s labour can fill.One son, two daughters and one son;The eldest is a poet in prison,the first daughter, a school teacher, the second, a graduate in the kitchen,the youngest, a student.You poet son,is he even employableas the dah you use to clear weed?Forgive nothing, Father.Nothing!“son, Pho Chan,why do I hear noises behind you?”,you asked on the phone.“I am at the bus stopto post a manuscript to a journal,” I lied.From you liar son in the dockto thugs who sweeten youwith the tips of their tongues,“To our benefactor peasants…”,because they want to have you from behind,hate them all, Father.Hate them all.A thief isunarmed.A thug isarmed to the teeth.If thieves are ungovernable,if thugs are ungovernable,what‘s the point of government?Whatever happens to the jungleswhatever happens to the mountainswhatever happens to the riversthey don’t care.They love the countryjust the way they love to grate a coconut,from inside out,for coconut milk.Plinth by plinth, to make their throne taller,they will point their guns at the urnaon the Lord Buddha‘s forehead.Their class is that crass.To cuss at that classif your religion forbids youallow me to lose that religion.I will turn the air blueon your behalf.Maybe you don’t know yet.your son wasset upfor demanding the so-called policenot to harm ordinary citizens.Somedayyour son, who is not a thiefnor a thugwill become employable,good as your dah that clears weed.For now, Father,keep gazing at the plantationyou‘d ploughed with your naked shoulders.Keep singingthe anthem ofThe Peasant Union.Yours ever,K Za WinCell 1, Section 10Thayawaddy Prison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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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잘될 거야” 남기고 간 태권소녀… 미얀마 저항의 아이콘 되다

    미얀마 군경이 3일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쏜 총에 맞아 최소 38명이 사망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달 1일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다. 이날 38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시위대와 시민 등 최소 68명이 숨졌다. 군부가 시위 현장에 저격수를 배치하고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미얀마에 대한 모든 개발 협력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부는 “우리는 제재에 익숙하다”며 강경 진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군부는 4일 지금의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다고 발표해 진압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사망한 19세 여성 찰 신의 시위 현장 사진이 퍼지면서 미얀마 전체는 슬픔과 분노에 잠겼다. 사진 속 그는 피투성이가 된 채 가슴 부분에 ‘Everything will be OK(다 잘될 거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은 A형이고 사망할 경우 시신을 기증해 달라는 글을 연락처와 함께 남겼다. 같은 달 11일엔 시위 현장에 나가기 전 아버지가 그의 손목에 붉은 손수건을 매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아빠, 사랑해요”라고 썼다. 붉은 손수건은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이다. 페이스북엔 자신이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글과 사진도 남겨져 있다. 찰 신은 NLD가 압승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당시 투표 후 그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내 첫 번째 투표다. 우리나라를 위해 내 권리를 행사했다”고 했다. 찰 신과 함께 3일 시위 현장에 있었던 미얏 투는 로이터통신에 “경찰이 발포할 때 찰 신은 ‘앉아! 앉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얏 투는 “찰 신은 전우(comrade)처럼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고 보호했다”고 말했다. 사망 직전 찍힌 시위 현장 동영상에서 찰 신은 “우리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유혈사태는 안 된다”라고 외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크리스틴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3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쿠데타 발생 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군경의 발포로 38명이 숨졌다.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버기너 특사는 “군부가 9mm 기관총과 다른 자동화기를 동원해 시민을 저격하고 있다”며 이들의 조준사격이 3일 많은 희생자 발생으로 이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실제 3일 사망자 중에는 10대 2명을 포함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경우가 적지 않다. 버기너 특사는 “경찰이 시위 참가자 한 명을 끌고 간 뒤 근거리에서 사살하는 영상을 봤다”며 “체포에 저항하지 않았는데도 길거리에서 그랬다. 매우 충격적인 장면이었다”고 했다. 현지 의료진도 사상자 대부분이 머리를 다쳤다며 군경의 조준사격 의혹에 힘을 실었다. 소셜미디어에는 군경이 높은 철탑, 건물 등에 올라가 시위대를 조준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굴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활동가 마웅 사웅카는 4일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언제나 실탄에 맞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군부 아래에서 살아 있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군부의 하수인이 되지 않겠다며 반기를 드는 공무원과 고위 관료도 늘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국영통신사 소속 직원 115명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수지 국가고문 측이 임명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대신 최근 군부가 임명한 틴 마웅 나잉 대사는 자진 사퇴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조유라 기자}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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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끝’ 긴 트럼프 “2024년 출마하면 펜스와 함께 하지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 여부를 논의하면서 다시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미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줄곧 ‘부정 선거’라고 주장했는데도 펜스 부통령이 이에 옹호해주지 않은 데 따른 ‘뒤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2024년 대선 출마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출마하게 되더라도 펜스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대신 여성이나 흑인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삼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아 논란이 된 여성 정치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의 이름도 거론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여자 친구 킴벌리 가일포일은 지난달 26일부터 트럼프의 팜 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놈 주지사를 위한 모금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조만간 행사에 등장할 계획이라고 그의 측근들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과 올 초 대통령 임기 후반에 걸쳐 자신의 측근 중 누가 자신을 지지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면밀하게 살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2017년 부통령에 올랐지만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트럼프와 관계가 틀어졌다. 막판에 펜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송별행사에는 불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펜스에 대한 악감정이 쌓여 차기 러닝메이트 후보에서 펜스를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측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할지도 공식적으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2023년 여름까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2020년 대선에서 놓쳤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성 러닝메이트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차기 미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3~25일 하버드-해리스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4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18%의 지지를 받아 2위에 올랐다. 후보군에서 트럼프를 제외하면 펜스 전 부통령이 36%로 1위,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텍사스)이 13%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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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또 ‘피의 진압’… 反쿠데타 시위 한달새 최소 45명 총격 사망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에서 3일 14세 소년을 포함한 반정부 시위대 최소 15명이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른바 ‘피의 일요일’로 불린 지난달 28일 이후 3일 만에 다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엔 최소 18명, 많게는 29명까지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전한 바 있다.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달 1일 이후 최소 45명의 시위대와 시민이 사망했다. AFP통신과 현지 의료진,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3일 중부도시 사가잉에서 5명,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3명, 양곤주에서 6명, 만달레이 인근 밍잔에서 1명 등 모두 15명이 숨졌다. 이 중에는 14세 소년과 19세 여성도 포함됐는데 둘 모두 머리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이날 군경이 경고 사격 없이 갑자기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트위터에 “미얀마 주요 도시가 1989년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던 중국 톈안먼 광장 같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 시위 상황을 찍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당시 군경이 소총 등 무기를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는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한 참가자는 로이터통신에 “누구도 독재를 원하지 않음을 군부에 보여주겠다”고 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국제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미얀마 국민의 염원이 폭력으로 꺾일 수 없다”며 시위대를 지지했다. 군부가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은 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총선 당시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부정 선거로 군부가 정권을 잡을 수밖에 없었고 아세안 또한 군의 집권 정당성을 인정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회의 후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미얀마 제재 등 구체적인 조치 없이 “대화와 화해로 사태를 해결하라”는 원론적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친 것도 유혈 진압을 이어가는 군부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엔 주재 미얀마대사’ 자리를 둘러싼 대립도 상당하다. 지난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측이 임명한 초 모 툰 대사는 최근 유엔에 서한을 보내 “내가 여전히 미얀마를 대표하는 유엔 대사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불법 쿠데타를 자행한 자들은 대통령의 합법적 인가를 철회할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툰 대사는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군부는 즉각 그를 해임하고 이틀 뒤 새 대사를 임명했다고 유엔에 알렸지만 툰 대사는 “군부가 날 해임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전례 없는 상황에 유엔의 고민도 깊어졌다.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독특한 상황”이라고 난감함을 표시했다. 유엔은 조만간 자격심사위원회의 표결로 미얀마대사를 결정하기로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 “군부의 해임 시도에도 주유엔 미얀마대사는 툰 대사라는 것이 미국의 해석”이라고 밝혔다. 수지 고문 측은 2일 각료를 자체적으로 임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수지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이날 성명에서 “쿠데타 때문에 민주정부의 활동이 중지된 만큼 장관 대행 4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김민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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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 회복 할것” vs “새 인사 임명”…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자리 놓고 충돌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자리를 놓고 미얀마 군부 정권과 초 모에 툰 현 대사가 충돌했다. 툰 대사가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자 군부는 그를 해임했지만, 툰 대사는 쿠데타와 현 군정이 불법적이라고 맞섰다. 2일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툰 대사는 최근 볼칸 보즈키르 유엔총회 의장과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서 자신이 여전히 미얀마를 대표하는 합법적인 유엔 대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미얀마 민주정부를 회복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어떠한 조치라도 해 달라”며 군부를 비판했다. 또 군부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세 손가락 경례’를 해 미얀마 국민 사이에서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군부는 다음날(지난달 27일) 그를 전격 해임했다. 군부는 유엔에 서한을 보내 툰 대사는 경질됐으며 새 정부에서 새 대사가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스테판 듀라릭 유엔 대변인은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얀마 군부 정권과 새 대사의) 정통성에 대해 회원국의 의문이 제기된다면 UN총회 자격심사회에서 논의 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긴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측은 이날 각료를 자체적으로 임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수지 고문 측 의원 모임인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는 2일 성명에서 “쿠데타 때문에 민주정부의 활동이 중지된 만큼 장관 대행 4명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기존 장관들을 해임하자, 수지 진영에서 다시 장관을 임명하며 군부 정권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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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주치의였던 美 의원, 성희롱 발언 일삼았다는 보고서 공개

    미국 공화당 소속인 로니 잭슨 하원 의원이 과거 대통령 주치의 시절 해외 순방 중 성(性)희롱 발언과 음주, 폭언을 일삼았다는 미 국방부 보고서가 3일(현지 시간) 공개됐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담담했던 백악관 주치의였다. 민주당 소속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성추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미 정계가 다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이날 미 CNN은 잭슨 의원에 대한 국방부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잭슨 의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치의 시절인 2014년 4월 22일부터 29일까지 필리핀 마닐라로 떠난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했다. 당시 그를 목격한 이들은 “그가 만취했고 (동행한) 백악관 여성 의료진들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고 증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잭슨 의원은 마닐라에 도착한 직후부터 호텔 로비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곤 취한 상태에서 술병을 든 채 차를 몰고 마닐라 시내에 다녀왔다. 음주운전을 한 것. 그는 호텔에 돌아온 뒤 여성 의료진의 호텔방 문을 손으로 두들겼다. 방에 있던 여성이 문을 열고 나오자 잭슨 의원은 “네가 필요해. 네가 내 방으로 오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당시 순방에 동행한 한 남성은 마닐라에 도착하기 전 잭슨 의원이 자신에게 한 여성 의료진의 신체에 대해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르면 잭슨 의원은 “대단한 가슴이지”, “얼마나 멋진 엉덩이인가”라고 말했다. 또 “(그 여성 의료진의)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싶어”라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뒤인 2016년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도 잭슨 의원의 비위가 목격됐다. 당시에도 그는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의 주치의였다. 그는 ‘대통령이 현지에 도착하기 전 24시간 전부터 다시 출국한 뒤 2시간 사이에는 금주해야 한다’는 주치의 규정을 위반하고 만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60명의 목격자가 국방부에 잭슨 의원에 대해 증언했는데, 그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사람은 13명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잭슨 의원의 행동이 전문가답지 못했고, 위협적이었으며, 동료들을 험하게 취급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잭슨 의원은 2일(현지 시간) CNN에 “민주당이 국방부 보고서를 이용해 나의 청렴함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들을 모시면서 내가 만든 근무 환경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해군 소장 출신인 잭슨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통령 주치의로 근무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보훈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으나 과거 해군과 백악관에서 근무할 때 동료들에게 약물을 과다 처방하고 과도한 음주를 했다는 논란이 일어 사퇴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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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나발니 독살 시도 관여, 러시아 관리·기업 제재”

    총 맞아 죽거나, 정계 은퇴하거나, 성(性) 관계 영상 유포돼 망신….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2일(현지 시간)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와 관련된 러시아 인사, 기관, 그리고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과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적했던 정적(政敵)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 이들은 의문의 사건으로 사망하거나, 정계를 은퇴했다. 푸틴의 크림반도 합병 추진에 반대했던 데니스 보로넨코프 전 러시아 하원의원은 2017년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 이후 그는 수도 키예프에서 암살당했다. 당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의 테러”라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도 러시아 정보요원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2016년에는 당시 반(反) 푸틴 진영을 이끌던 미하일 카샤노프 인민자유당 당수가 ‘섹스 비디오’ 논란에 휩싸였다. 카샤노프가 당시 연인과 성 관계를 하는 영상을 러시아 국영방송이 뉴스에서 대놓고 보도한 것.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 카샤노프는 망신을 당해야 했다. 이를 놓고 “푸틴이 정적의 정치적 생명을 끊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2015년에는 당시 러시아 야권을 이끌었던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가 대통령궁인 크렘린궁 근처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이는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넴초프가 숨지기 직전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집회를 계획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때문에 서방 세계는 넴초프의 암살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질타했다. 2007년에도 넴초프는 다른 야권 지도자들과 함께 한 차례 투옥됐었다. 2003년 푸틴과 맞섰던 인물은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사장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였다. 그는 러시아 내 ‘마피아 재벌’ 집단인 올리가르흐의 대표 인물이었다. 그의 보유 자산만 9조 원으로 추산됐다. 호도르코프스키는 막강한 자산과 조직력으로 푸틴과 대립했다. 그의 행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도 추진됐으나 독일 베를린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필름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그는 푸틴과의 싸움에서 패배해 감옥에 갇혔다가 사면된 뒤 스위스로 건너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러시아 전 하원의원이자 ORT방송국을 소유한 언론재벌이었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도 대표적인 푸진의 정적으로 꼽힌다. 2000년 당시 ORT의 대표 프로그램에 대해 크렘인궁은 방송 중단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베레조프스키는 2013년 영국 런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러시아 정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추측이 일었다. 때문에 가장 최근 푸틴과 대립을 이어오고 있는 나발니와 그의 아내 율리아의 운명에도 외신의 관심이 쏠린다. 푸틴의 이전 정적들은 하나같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국제 사회는 푸틴의 정적들을 보호하려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러시아 내에서 나발니에 대한 지지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러시아 전역에서는 나발니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3000여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국제사회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와 가스관 연결 사업을 추진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국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나발니를 탄압하는 러시아와의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가 대놓고 나발니를 제거하기에는 정치적, 외교적 부담이 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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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접종에도 전세계 확진 7주만에 증가… “연내 종식 비현실적”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봉쇄 조치 완화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국 보건당국은 ‘그동안 쌓은 방역 전선이 한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마리아 밴 커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을 통해 1주간 평균 확진자 수 추이를 발표하며 “우리가 가만히 두면 바이러스가 재확산할 것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섣부르고 비현실적”이라며 연내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전적으로 백신에만 의존하는 나라가 있다면 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도 공중보건과 방역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월 1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주간 평균 확진자 수는 74만6091명에서 이후 계속 감소했다. 1월 18일 66만7563명, 1월 25일 58만4265명이었고 2월 22일엔 36만6593명까지 떨어지며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3월 1일 기준으로는 38만7673명으로 집계돼 7주 만에 다소 증가세로 바뀌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1일 경고했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제발 내 말을 잘 좀 들어 달라”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는 그동안 힘겹게 구축해 놓은 방역망이 완전히 무너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CDC는 최근 미국 내 확진자 수가 일주일 전에 비해 2%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해 하루 2000명에 이른다. 월런스키 국장은 이 수치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여러 주에서 강력했던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는 보고는 우려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 통계에서도 바이러스 재확산 조짐은 뚜렷하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초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다가 지난달 중순 5만7000명 선까지 감소했으나, 지난달 말 다시 8만 명대로 늘었다. 브라질도 지난달 중순 4만4000명대를 유지하다 이달 초 5만6000명대로 많아졌다. 지난해 11월 8만8000명대였던 프랑스는 연말에 1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늘어 2만1000명을 넘겼다. 이탈리아는 2월 한때 1만 명 아래로 환자 수가 줄었으나 최근 다시 1만7000명 선으로 늘었다. 유럽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19보다 최대 60% 더 강력한 전염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보건당국도 새 확진자 중 절반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방역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은 지난달 22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봉쇄 조치 완화 계획을 발표하자 영국 저비용항공사(LCC) 이지젯의 항공권 예약률이 6배까지 치솟고 항공 관련 주가도 크게 뛰었다. 1월에는 프랑스 리외롱에서 1200여 명이 방역 조치를 무시하고 창고에 모여 새해 축하 파티를 열었다가 경찰이 출동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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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확진자 7주만에 다시 증가…WHO “백신 의존 말아야” 경고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7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봉쇄 조치 완화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확진자가 다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국 보건당국은 ‘그동안 쌓은 방역 전선이 한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마리아 밴 커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을 통해 1주간 평균 확진자 수 추이를 발표하며 “우리가 가만히 두면 바이러스가 재확산할 것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섣부르고 비현실적”이라며 연내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전적으로 백신에만 의존하는 나라가 있다면 실수하고 있는 것”이라거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나라도 공중보건과 방역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월 1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주간 평균 확진자는 74만6091명에서 이후 계속 감소했다. 1월 18일 66만7563명, 1월 25일 58만4265명이었고 2월 22일엔 36만6593명까지 떨어지며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3월 1일 기준으로는 38만7673명으로 집계돼 7주 만에 다소 증가세로 바뀌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1일 경고했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제발 내 말을 잘 좀 들어달라”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는 그동안 힘겹게 구축해놓은 방역망이 완전히 무너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CDC는 최근 미국 내 확진자 수가 일주일 전에 비해 2%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해 하루 2000명에 이른다. 월런스키 국장은 이 수치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여러 주에서 강력했던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는 보고는 우려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 통계에서도 바이러스 재확산 조짐은 뚜렷하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올 초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다가 지난달 중순 5만7000명 선까지 감소했으나, 지난달 말 다시 8만 명대로 늘었다. 브라질도 지난달 중순 4만4000명대를 유지하다 이달 초 5만6000명대로 많아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8만8000명대였던 프랑스는 연말에 1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늘어 2만1000명을 넘겼다. 이탈리아는 2월 한 때 1만 명 아래로 환자 수가 줄었으나 최근 다시 1만7000명선으로 늘었다. 유럽은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는 영국발 변이가 기존 코로나19보다 최대 60% 더 강력한 전염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보건 당국도 새 확진자 중 절반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방역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은 지난달 22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봉쇄 조치 완화 계획을 발표하자 영국 저비용항공사(LCC) 이지젯의 항공권 예약률이 6배까지 치솟고 항공 관련 주가가 크게 뛰었다. 1월에는 프랑스 리외롱에서 1200여 명이 방역 조치를 무시하고 창고에 모여 새해 축하 파티를 열었다가 경찰이 출동했다.}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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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퇴임 직전 비밀리에 백신 맞아…그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비밀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신을 불신하는 자신의 지지층을 의식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미 CNN은 1일(현지 시간) “(재임 당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코로나19 백신에 강하게 저항하는 와중에 트럼프의 이 같은 접근법이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백신 개발이 한창이었을 때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백신을 불신하는 여론이 매우 높았다.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 등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다는 미국 국민은 64%였다. 이는 중국 85%, 영국 79%, 캐나다 76%에 비해 낮은 수치다. 당시 전문가들은 미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백신의 위험성을 과장하는 등 잘못된 정보가 만연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SNS에서는 “백신에 미세한 마이크로칩이 들어 있어 접종하면 위치가 추적된다”, “백신을 접종하면 유전자가 변형된다”, “낙태 태아의 폐 조직으로 만들었다” 등 가짜뉴스가 만연했다. 특히 이 같은 정보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 진영을 중심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외신은 지난해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을 경우 지지층에게 반감을 살 것을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방역보다 ‘정치적 득실(得失)’을 먼저 고려했다는 의미다. 당시 백악관 관료들은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먼저 나서서 접종하려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도 막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접종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당시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신 접종 계획을 물었지만 백악관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1일 CNN은 “트럼프 재임 기간에 백신 개발이 완료될지도 불확실했다”며 이 같은 상황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가 재임 중 백신 개발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았지만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자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백신 개발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워 재집권을 노리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내 백신 개발이 늦어지자 “미 식품의약국(FDA) 내에 있는 반정부 집단이 자신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백신 개발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트위터에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백신을 맞고 접종을 독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백신에 대한 의구심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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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램지어, 게임이론으로 위안부피해자 왜곡 말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2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써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를 독일 나치에 빗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게임이론을 든 것에 대해 “이론은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폴 밀그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73)와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70)는 공동 성명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램지어 교수의 역사적 해석이 정당한지는 증거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며 “게임이론 모델만으로는 증거가 뒤집힐 수 없다”고 했다.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역사적 증거가 없는 이상 특정 이론만으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읽고 의견을 나눴다는 두 교수는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부정론이 연상됐다.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게임이론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집단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다룬 것으로 인간은 선택의 순간에 주변 환경과 다른 사람들의 선택까지 고려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램지어 교수는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 온라인판에 게재한 논문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에서 게임이론을 들며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성매매라고 주장해 국제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전쟁터의 여성들이 주변 위험과 금전적 보상을 고려해 스스로 매춘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램지어 교수를 비판한 밀그럼 교수는 지난해 경매시장의 특성과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연구한 경매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장설계 분야의 선구자인 로스 교수는 게임이론으로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앞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서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램지어 교수도 자신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석 교수에게 “위안부 계약서를 찾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 자신이 쓴 논문에 나오는 일본인 10세 소녀가 위안부를 자처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확실히 실수했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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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경제학상 학자들 “램지어, 게임이론으로 위안부피해자 왜곡말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2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써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를 독일 나치에 빗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게임이론을 든 것에 대해 “이론은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폴 밀그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73)와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70)는 공동 성명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램지어 교수의 역사적 해석이 정당한지는 증거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며 “게임이론 모델만으로는 증거가 뒤집힐 수 없다”고 했다.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역사적 증거가 없는 이상 특정 이론만으로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읽고 의견을 나눴다는 두 교수는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부정론이 연상됐다.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게임이론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집단의 행동을 수학적으로 다룬 것으로 인간은 선택의 순간에 주변 환경과 다른 사람들의 선택까지 고려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램지어 교수는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 온라인판에 게재한 논문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에서 게임이론을 들며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성매매라고 주장해 국제사회에 논란을 일으켰다. 전쟁터의 여성들이 주변 위험과 금전적 보상을 고려해 스스로 매춘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램지어 교수를 비판한 밀그롬 교수는 지난해 경매시장의 특성과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연구한 경매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장설계 분야의 선구자인 로스 교수는 게임이론으로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앞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도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서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램지어 교수도 자신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석 교수에게 “위안부 계약서를 찾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또 자신이 쓴 논문에 나오는 일본인 10세 소녀가 위안부를 자처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확실히 실수했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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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원 “北, ‘푸에블로호 나포’ 23억달러 배상하라”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이 24일(현지 시간) 1968년 북한에 나포됐던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승조원과 가족 약 170명에게 북한이 23억 달러(약 2조58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북한 관련 배상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최고 금액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2017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의 5억113만 달러다.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법원은 승조원 49명에 대해 1인당 1310만∼2380만 달러 등 총 7억7603만 달러, 가족 90명에게는 2억25만 달러, 유족 31명에게는 1억7921만 달러 등을 각각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판결을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동해에서 임무 수행 중 북한 해군 초계정에 나포됐다. 북한은 같은 해 12월 미국이 북한의 영해를 침범했다는 사과문에 서명한 후에야 승조원 82명, 유해 1구를 석방했다. 승조원들은 2018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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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형편없는 바이러스” 獨라디오 진행자 막말 논란

    독일 라디오방송 ‘바이에른3’의 유명 진행자 마티아스 마투시크(56)가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빗대며 각종 막말을 퍼부었다. 아이돌 그룹인 BTS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국 인기 밴드 ‘콜드플레이’의 히트곡 ‘픽스유’를 불렀다는 이유에서다. 인종차별 비판이 거세지자 마투시크 대신 바이에른3가 사과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투시크는 25일(현지 시간) 방송에서 하루 전 MTV 언플러그드에서 공연한 BTS를 혹평하며 “BTS의 무대는 형편없는 바이러스다. 빨리 백신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가 콜드플레이 노래를 커버했다고 뽐냈다. 이건 신성모독”이라며 “너희(BTS)는 앞으로 20년간 북한에서 휴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투시크는 너바나, 에릭 클랩턴 등 전설적 가수들이 섰던 이 무대에 아이돌 그룹이 선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투시크는 “나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하면 안 된다. 나는 한국산 자동차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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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라디오 진행자, BTS 향해 막말…“앞으로 20년간 北에서 휴가보내야”

    독일 라디오방송 ‘바이에른3’의 유명 진행자 마티아스 마추시크(56)가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빗대며 각종 막말을 퍼부었다. BTS 같은 아이돌 그룹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국 인기 밴드 ‘콜드플레이’의 히트곡 ‘픽스유’를 불렀다는 이유에서다. 인종차별 비판이 거세지자 마츄시크 대신 바이에른3가 사과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추시크는 25일(현지 시간) 방송에서 하루 전 MTV 언플러그드에서 공연한 BTS를 혹평하며 “BTS의 무대는 형편없는 바이러스다. 빨리 백신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작은 개자식(asshole)이 콜드플레이 노래를 커버했다고 뽐냈다. 이건 신성모독”이라며 “너희(BTS)는 앞으로 20년 간 북한에서 휴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추시크는 너바나, 에릭 클랩턴 등 전설적 가수들이 섰던 이 무대에 아이돌 그룹이 선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추시크는 자신이 한국에 특별한 악감정을 가져 BTS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 밴드가 한국에서 왔다고 나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하면 안 된다. 나는 한국산 자동차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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