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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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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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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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갤럭시 S22울트라-LG 틔운… 美타임 선정 ‘올해 최고 발명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최고 발명품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사진)와 LG전자 식물생활가전 ‘틔운’ 등이 포함됐다. 타임은 매년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 100건을 ‘올해 최고 발명품’으로 뽑는다. 다만 11일 발표된 ‘2022 최고 발명품’은 200건을 올렸다. 타임은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가 펜 기능을 포함한 것에 대해 “성공적이고 창의적인 결정”이었다며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S의 장점을 결합한 가장 강력한 S시리즈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휴대용 프로젝터 ‘더프리스타일’도 올해 최고 발명품에 포함됐다. LG전자 틔운은 다양한 식물을 손쉽게 키울 수 있도록 빛과 습도를 자동 제공하는 제품이다. 타임은 “식물을 기를 때 필요했던 기술과 수고를 덜어줬다”고 소개했다. LG 상업 서비스 로봇 ‘클로이 서브봇’도 “코로나19 이후 미국 외식산업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며 선정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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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美에 포탄 수출 협의… 우크라 지원說 논란

    한미 정부가 한국제 포탄을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11일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날 입장문에서 “미국 내 부족해진 155mm 탄약 재고량 보충을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 간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 이달 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나 한국의 155mm 포탄 10만 발을 미국이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도 이달 초 포탄 재고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걸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대변인은 WSJ에 “일부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다”면서도 “이는 우리 작전과 동맹인 한국 방어에 전념한다는 약속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155mm 포탄은 우리 군의 K-9 자주포와 같은 곡사포 등에 사용된다. WSJ 보도에 대해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한국 방산업계로부터 포탄 구매를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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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타임 ‘올해 최고 발명품’에 삼성 S22울트라-LG 틔운 등 선정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최고 발명품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와 LG전자 식물생활가전 ‘틔운’ 등이 포함됐다. 타임은 매년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 100건을 ‘올해 최고 발명품’으로 뽑는다. 다만 11일 발표된 ‘2022 최고 발명품’은 200건을 올렸다. 타임은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22 울트라가 펜 기능을 포함한 것에 대해 “성공적이고 창의적인 결정”이었다며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 장점을 결합한 가장 강력한 S시리즈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휴대용 프로젝터 ‘더프리스타일‘도 올해 최고 발명품에 포함됐다. LG전자 틔운은 다양한 식물을 손쉽게 키울 수 있도록 빛과 습도를 자동 제공하는 제품이다. 타임은 “식물을 기를 때 필요했던 기술과 수고를 덜어줬다”고 소개했다. LG 상업 서비스 로봇 ‘클로이 서브봇’도 “코로나19 이후 미국 외식산업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고 선정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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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한국제 포탄 美 거쳐 우크라 제공 합의”…국방부 “미국이 최종 사용자”

    한미 정부가 한국제 포탄을 미국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11일 미국을 최종 사용자로 한다는 전제하에 (탄약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날 입장문에서 “미국내 부족해진 155mm 탄약 재고량 보충을 위해 미국과 우리 업체간 수출 협의가 진행중”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달 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워싱턴을 찾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만나 한국의 155mm 포탄 10만발을 미국이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도 이달 초 포탄 재고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걸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대변인은 WSJ에 “일부 장비 지원을 요청받았다”면서도 “이는 우리 작전과 동맹인 한국 방어에 전념한다는 약속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155mm 포탄은 우리 군의 K-9 자주포와 같은 곡사포 등에 사용된다. WSJ 보도에 대해 마티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한국 방산업계로부터 포탄 구매를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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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 앨런 컬렉션’ 1조4000억원… 경매 사상 최고

    빌 게이츠(68)와 함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1953∼2018)이 남긴 예술품 컬렉션이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5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경매 역사상 개인 소장품 거래 최고 기록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전 기록은 올 5월 미 부동산 재벌 해리 매클로 부부의 컬렉션(9억2200만 달러)이었다. 경매에 나온 앨런의 소장품 60점 중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은 프랑스 점묘파 화가 조르주 쇠라의 ‘포즈 취하는 여자들’로 1억4940만 달러에 팔렸다. 점묘파 회화는 인상파의 탄생으로 이어져 미술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쇠라 작품이 세계 유명 미술관에 있고 개인 소장 작품은 희소한 것 또한 높은 낙찰가로 이어졌다. 이 밖에 폴 세잔의 ‘생트빅투아르산’(1억3800만 달러),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옆 과수원’(1억1700만 달러), 구스타프 클림트의 ‘자작나무 숲’(1억500만 달러) 등 1억 달러를 넘는 고가 작품이 모두 이번 경매에 등장해 큰 관심을 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래리 가고시안 등 유명 미술 거래상은 물론이고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 또한 이날 경매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피노는 구치, 이브생로랑,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그룹의 창업자다. 세계적 경제 침체 위기에도 이날 경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초고가 미술품 시장이 불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날 수익은 앨런의 유언에 따라 자선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앨런은 미 서부 워싱턴주의 명문 사립학교 ‘레이크사이드스쿨’에서 게이츠를 만났다. 23세였던 1975년 MS를 공동 창립했다. 사업은 승승장구했지만 1982년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병에 걸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거나 뇌 과학, 인공지능 연구 등에 투자하고 음악 박물관을 짓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18년 사망 당시 203억 달러(약 27조 원)의 재산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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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불법 무기 개발 관여한 개인·단체 제재 발표

    미국 정부가 8일(현지 시간) 북한이 무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거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벌인 사이버 범죄에 연루된 개인 2명과 기업 1곳을 제재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을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북한 로케트공업부(MORI) 대신 중국에서 북한으로 전자부품 등 물품을 조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케트공업부는 북한의 군수공업부 산하 조직으로, 군수공업부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북한 고려항공 물류 매니저로, 북한 정찰총국(RGB) 대신 중국에서 북한으로 물품을 실어 나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가 북한행 선적을 중개하고 주요 연락책으로 활동했다고 미국 재무부는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된 관계자들은 미국 내 재산이 동결되고, 이들과의 직간접적 거래 행위도 금지된다. 또 북한 연계 해킹조직인 라자루스에 가상화폐 세탁(믹싱)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기업 ‘토네이도 캐시’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가상화폐 믹싱은 화폐를 쪼개 누가 그것을 보냈는지 식별할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믹싱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과 현금화 여부, 사용처 등을 추적하기 어려워진다. 재무부는 라자루스가 토네이도 캐시의 서비스를 이용해 3월 해킹한 4억5000만 달러 규모 가상화폐를 세탁했다고 봤다. 이밖에도 6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하모니에서 절취한 가상화폐 중 9600만 달러, 8월 노마드에서 절취한 가상화폐 780만 달러 상당을 세탁하는 데 토네이도 캐시가 이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북한은 지속적 도발 이웃 국가와 아시아 지역은 물론 국제 평화 안보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여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수차례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이언 넬슨 테러·금융담당 차관은 “이번 제재는 북한 무기 개발의 두 개 핵심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하나는 자금 확보를 위한 사이버 범죄 등의 불법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무기 개발을 위한 물품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별도로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며 “모든 국가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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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략사령관 “中과 큰 충돌 다가온다”

    미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전략사령부 사령관이 “중국과의 큰 충돌이 다가온다”고 경고했다. 찰스 리처드 사령관은 3일(현지 시간) 미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해군잠수함협회 비공개 연례 심포지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워밍업(준비 훈련)’에 불과하며 이것은 중국과 미국의 맞부딪침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충돌은 중국군의 대만 침공 같은 ‘트리거(방아쇠)’로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양국 충돌의 근거로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對)중국 억지력 수준은 배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 같은 상황”이라며 “중국은 근본적으로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현장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추세라면 미군 작전계획, 사령관, 병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또 “러시아와 북한의 ‘핵 위협’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중국의) 핵 협박이 전개될지 생생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자 핵무기 사용을 끊임없이 시사하거나 북한이 핵 실험을 앞두고 잇단 미사일 도발을 하는 상황에 비춰 보면 중국이 핵으로 어떻게 미국을 압박할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처드 사령관은 미국이 보유 핵전력 활용법뿐 아니라 향후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핵 협박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유일하게 대중국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는 잠수함대 등 해저 전력이라고 짚었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에 대한 거의 유일한 비대칭 전력이 잠수함”이라면서도 “유지, 보수 문제 해결이나 건조(建造) 등에서 더 속도를 내지 않으면 억지력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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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핵무기 급속 개발중… 큰 충돌 다가온다”

    미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전략사령부 사령관이 “중국과의 큰 충돌이 다가온다”고 경고했다. 찰스 리처드 사령관은 3일(현지 시간) 미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해군잠수함협회 비공개 연례 심포지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워밍업(준비 훈련)’에 불과하며 이것은 중국과 미국의 맞부딪침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충돌은 중국군의 대만 침공 같은 ‘트리거(방아쇠)’로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양국 충돌의 근거로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對)중국 억지력 수준은 배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 같은 상황”이라며 “중국은 근본적으로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현장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추세라면 미군 작전계획, 사령관, 병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또 “러시아와 북한의 ‘핵 위협’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중국의) 핵 협박이 전개될지 생생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자 핵무기 사용을 끊임없이 시사하거나 북한이 핵 실험을 앞두고 잇단 미사일 도발을 하는 상황에 비춰보면 중국이 핵으로 어떻게 미국을 압박할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리처드 사령관은 미국이 보유 핵전력 활용법뿐 아니라 향후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핵 협박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유일하게 대중국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는 잠수함대 등 해저 전력이라고 짚었다. 리처드 사령관은 “중국에 대한 거의 유일한 비대칭 전력이 잠수함”이라면서도 “유지, 보수 문제 해결이나 건조(建造) 등에서 더 속도를 내지 않으면 억지력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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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세상, 화가는 산 앞에서 ‘나’를 마주했다[영감 한 스푼]

    1906년 10월 어느 날. 예순일곱 살 화가 폴 세잔은 늘 그랬듯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태풍이 몰아쳤고, 화가는 급히 짐을 챙겨 이동합니다. 그러나 화구와 캔버스, 이젤을 지고 가기에 비바람은 너무 거셌습니다. 집으로 향하던 화가는 결국 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산을 마주하다 죽고 싶었던 화가몇 시간이 지나 쓰러진 채 발견된 그는 마차에 실려 집으로 옵니다. 의사는 감기에 걸렸을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킵니다. 다음 날 화가는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다시 심하게 앓은 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다 세상을 떠나는 것은 화가가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잔은 프랑스어로 ‘대상을 마주한 채(sur le motif)’ 죽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Sur le motif’라는 프랑스어는 당시 인상파 화가들이 과거의 그림이 아닌 실제 풍경과 일상을 그리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세잔의 말은 내가 그릴 대상을 직접 눈으로 마주하고 관찰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의미였죠.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말년의 화가가 이렇게 야외를 고집하며 천착한 주제는 바로 어린 시절부터 자주 찾았던 ‘생트빅투아르산’입니다. 세잔과 절친했던 소설가 에밀 졸라는 어릴 적 산의 기억을 소설 ‘작품’에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야망과 높은 지성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두 사람을 묶어 주었다고 씁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무와 언덕, 시냇물을 동경했고 홀로 자유로워지는 것의 무한한 기쁨을 알았다”며 “속물적 세상으로부터 탈출구를 찾아, 본능적으로 자연의 품으로 향했다”고 했죠. 세잔은 이런 생트빅투아르산을 30대가 된 1870년대부터 말년까지 유화로 36점, 수채화로 45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일렁이는 마음의 산을 그리다 파리에서 고향집으로 돌아온 세잔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땅의 역사를 종합한 ‘마음의 산’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가까운 지질학자 친구를 통해 산이 형성된 토양에도 관심을 가졌죠. 그림을 보면 마치 조각천을 짜깁기한 ‘패치워크’처럼 색면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산의 지형은 물론 산 아래 마을의 집과 나무도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색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죠. 사진과 비교하면 그 특징은 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사진이 순간의 빛을 포착해 반사되는 작은 입자를 남겼다고 한다면, 세잔의 그림은 풍경을 좀 더 몽글몽글하게 표현합니다. 그 결과 사진은 찍힌 순간이 얼어붙은 느낌을 주는데 그림은 산과 나무와 집들이 서로 부딪치는 색깔로 일렁이는 느낌을 줍니다. 그 결과 산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묘하게도 사진이 아닌 그림이죠. 이는 풍경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이해’한 바를 그림으로 풀어놓기 위한 것입니다. 여기서 ‘이해’라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단순히 사진기가 빛을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내 마음과 생각이 반영됩니다. 이를테면 사과를 본다고 할 때 카메라는 빨간색과 형태만을 인식하지만, 사람은 맛과 향은 물론 그것의 상징까지 떠올린다는 것이죠. 세잔에게 산은 어린 시절의 나를 품어준 곳이자 오랜 시간 쌓여온 땅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입니다. 이것을 담기 위해 어떤 나무는 크게 그리고 또 어떤 길은 임의로 숨기거나 드러내며 조정 과정을 거칩니다. 그 결과 세잔이 렌즈가 아닌 ‘마음의 창(눈)’으로 보았던 산을 우리는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세잔의 그림은 어떤 맥락에서 탄생한 것일까요?신도 왕도 무너진 세계세잔이 살았던 19세기 말 유럽은 격동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사건을 세 가지로 꼽는다면, 첫째는 ‘고대 문명의 발견’, 둘째는 ‘종의 기원’ 출간, 셋째는 ‘1848년 혁명’입니다. 고대 문명의 발견, 특히 이집트 문명처럼 유럽 밖 대륙의 화려한 문화는 유럽인의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었습니다. 또 ‘종의 기원’은 인류가 영장류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제시해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죠. 이런 가운데 1848년 유럽 곳곳에서 제국에 반기를 드는 혁명이 일어납니다. 신과 왕의 세계에서 벗어나겠다는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세잔은 파리를 벗어나 고향의 산으로 향합니다. 믿었던 것이 무너질 때 사람은 혼란에 빠집니다. 그 혼란은 좌절 분노 허탈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하죠. 이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덫처럼 나를 옭아맵니다. 현명한 해결책은 나를 다시 직관하고 중심을 찾는 것입니다. 세잔은 혼란 속에서 산을 마주하며 선문답을 하듯,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생을 완성하기로 합니다. ‘대상을 마주한 채’ 죽기로 결심하면서 말이죠. 결국 평생을 바친 그의 예술은 ‘개인의 눈’을 표현해 자아의 탄생을 예고하며 불멸이 되었습니다.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하시면 이메일로 먼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국제부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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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잔의 일렁이는 마음의 산[영감 한 스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오늘의 ‘영감한스푼 클래식’은 현대미술의 문을 열어준 작가 폴 세잔의 시대로 떠나보겠습니다.‘세잔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대미술을 알 수 없다’고들 하죠. 세잔의 그림이 없었다면 피카소도 없었고, 피카소로 가능했던 이후의 수많은 새로운 시도들도 연결고리를 잃게 됩니다.그럼에도 세잔의 그림은 한 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도 그의 그림을 처음에는 머리로만 이해했고, 작품의 시각적 언어를 받아들이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 그림을 본 경험이 많지 않았기도 했고, 그림에 관한 설명도 복잡했기 때문이었죠.그래서 세잔의 그림을 최대한 쉽고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레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오늘 레터를 찬찬히 살펴보신다면, 앞으로 이야기 할 현대미술도 좀 더 쉽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이제 19세기 말 프랑스와 유럽으로 떠나보겠습니다.산을 마주하다 죽고 싶었던 화가1906년 10월 어느 날. 67살 화가 폴 세잔은 그날도 늘 그랬듯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태풍이 몰아쳤고, 화가는 급히 짐을 챙겨 이동합니다. 그러나 나이든 화가가 화구와 캔버스, 이젤을 들고 가기에 비바람은 너무 거셌습니다. 집으로 향하던 화가는 결국 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몇 시간이 지나고 쓰러진 그를 세탁소 사장이 발견해 마차에 싣고 집으로 데려옵니다. 화가를 진찰한 의사는 감기에 걸렸을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그를 안심시킵니다. 다음날 화가는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다시 심하게 앓게 된 화가는 이후 침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납니다.그림을 그리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살던 세잔은 홀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그런데 이렇게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다 세상을 떠나는 것은 화가가 바라는 것이었답니다. 세잔은 프랑스어로 ‘대상을 마주하다가’(sur le motif)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이 ‘Sur le motif’라는 프랑스어는 당시 인상파 화가들이 모델이나 과거의 그림이 아닌 실제 풍경과 생활 속 인물을 보고 그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즉 내가 그릴 대상을 직접 눈으로 마주하고 관찰하는 것이 내 생의 전부이자, 그것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의미였죠. 그의 바람은 이렇게 현실이 되었습니다.그리고 말년의 화가가 이렇게 야외를 고집하며 천착한 주제는 바로 그가 어린 시절부터 자주 찾았던 ‘생트빅투아르산’입니다. 세잔은 1870년대부터 말년까지 생트빅투아르산을 주제로 회화 36점, 수채화 45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일렁이는 마음의 산을 그리다그럼 세잔의 ‘생트빅투아르산’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이 그림을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조각천을 짜깁기한 ‘패치워크’처럼 색면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산의 지형도 그렇고, 산 아래 마을의 집과 나무도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색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죠. 빅투아르산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비교하면 그림의 특징이 더 극명하게 드러납니다.사진이 순간의 빛을 포착해 반사되는 작은 입자까지 남겼다고 한다면, 세잔의 그림은 풍경을 좀 더 몽글몽글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사진은 찍히는 순간이 얼어붙은 느낌을 주는데 반해, 세잔의 그림은 산과 나무와 집들이 서로 부딪치는 색깔로 이뤄져 일렁이며 진동하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산이 보이는 풍경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묘하게도 사진이 아닌 그림이죠.세잔을 존경했던 후배 화가 에밀 베르나르는 그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이렇게 기록했습니다.“세잔의 방식은 보통과 완전히 다르며 복합적이다. 그는 그림자 한 면으로 시작해, 두 번째면, 세 번째 면을 쌓아 올렸다. 그러면 색깔들이 서로 매달려 대상의 색뿐 아니라 형태도 드러냈다. 작품의 방향은 조화의 법칙에 따라 정해졌고, 전체 그림은 이미 세잔의 마음 속에 완성되어 있었다는 걸 알수 있었다. 그는 태피스트리를 만드는 장인이 그랬을 것처럼, 연관된 색들이 서로 이어지도록 그리다가 어느 순간 반대되는 색이 맞물리도록 했다.”다른 그림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이 그림에서도 위로 솟아오르는 나무와 수평선으로 휘몰아치는 나뭇가지, 그리고 그 아래로 보이는 산세와 지그재그 모양으로 펼쳐진 마을이 생동감을 자아냅니다. 자세히 보시면 나무의 기둥과 가지가 자아내는 수평 수직선이 산과 마을에서 각기 다른 모양으로 반복되며 리듬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몇 가지 눈에 보이는 것들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듯합니다.네 이런 비슷한 모양의 모티프들이 마치 음악처럼 반복되면서 서로 상응하고, 그러면서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 방식이 혁신적인 이유는, 풍경을 단순히 사진처럼 ‘기록’한 것이 아니라, 화가가 한 인간으로서 눈으로 보고 ‘이해’한 바를 그림으로 풀어 놓았기 때문입니다.여기서 ‘이해’라는 부분이 중요한데요. 우리가 무언가를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단순히 사진기가 광학적으로 빛을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그것을 보는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즉 세잔이 산을 그릴 때, 아카데미 화가가 사용하는 원근법이나 인상파 화가들이 빛의 표현 방식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그는 어릴 적부터 친구와 함께 뛰어 놀았던 산의 기억, 그리고 도시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주는 심상과 같은 것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어릴 적 세잔은 절친이었던 소설가 에밀 졸라와 함께 오래도록 걸으며 이야기하고, 생트빅투아르산으로 들어가 계곡에서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삶의 진실’을 찾고 싶어 했던 소년들은 속물적 세상을 벗어나 자연에서 스스로에게 집중했던 것이죠. 졸라의 소설 ‘작품’에는 이런 시간들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합니다.“무의식 중에 느낀 친밀감과 희미하게 느껴지는 야망, 높은 지성을 향한 깨달음이 세 친구를 묶어 주었다. … 친구들은 아직 초등학생이었지만 오랜 시간 산책하기를 즐겼다. 학교가 일찍 파하면 몇 마일씩을 걸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교외로 가 며칠 동안 집 밖을 다니기도 했다.이들은 나무와 언덕, 시냇물에 대한 동경을 가졌고, 홀로 자유로워지는 것의 무한한 기쁨을 알았다. 그들은 이곳에서 소위 말하는 ‘세계’로부터 탈출구를 찾았고 본능적으로 자연의 품으로 향했다. … 계곡 깊은 곳에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고, 하루종일 옷을 입지 않은 채 뜨거운 모래 위에 누웠다가 다시 물로 뛰어들면서 수초를 잡고 장어를 쫓으며 시간을 보냈다.“이런 어린 시절의 나를 품어준 산, 넓게는 땅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산을 제대로 담기 위해서는 사진으로는 역부족이겠죠. 세잔은 어떤 나무는 크게 그리고 또 어떤 길은 임의로 숨기거나 드러내면서 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순간포착한 사진과 달리, 세잔이 눈과 마음으로 보았던 산을 우리는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그렇다면 세잔의 이런 그림은 어떤 맥락에서 탄생하게 된 것일까요?그 이야기는 다음주에 이어가보겠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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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아들 잃은 美부친 “韓경찰에 완전히 실망”

    “한국 경찰에 완전히 실망했다. 그들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했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버지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토로했다. 3일(현지 시간)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스티븐 블레시(20)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 씨(62)는 전날 이 신문에 심경을 밝혔다. 블레시 씨는 인터뷰에서 “늘 도전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아들이 인생 첫 모험을 떠난 곳이 한국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은 미국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서 국제경영을 공부하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양대에 다니고 있었다. 블레시 씨는 참사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몇 시간 뒤 아들의 전화를 대신 받은 한국 경찰관은 전화기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되었다고만 말해주었다. 이후 그는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AJC는 블레시 씨가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다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와 가족들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해 지역 장례식장으로 인계받을 예정이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또 다른 미국인인 앤 마리 기스케(20)는 스티븐과 가까운 친구 사이였고 함께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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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략자산 상시배치 수준 전개강화… 한미 “김정은 정권, 핵 사용땐 종말”

    한미 군 당국이 미 전략자산을 ‘상시배치’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반도 전개 빈도와 강도를 확대키로 했다. 필요한 시점에 언제든지 전략자산을 신속하게 전개함으로써 7차 핵실험을 향해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북한에 대한 연합 억지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양국은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김정은 정권 종말’ 문구를 명시하면서 이례적이고 강력한 대북 경고도 날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 시간) 제54차 SCM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9개항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한미는 성명에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능력 및 진전된 비핵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운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굳건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적시했다. 또 “필요에 따라 미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SCM 모두발언에서 “오스틴 장관은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함으로써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전술핵을 포함한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대남 겨냥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지 않는 전술핵을 사용하더라도 핵우산이 가동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아울러 한미는 확장억제 등 미 핵우산이 제공되는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관여를 보장하는 방안도 명문화했다. 북한은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도발 하루 만인 4일에도 북한 내륙과 동·서해상에서 다수의 전투기·폭격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를 벌여 F-35A 스텔스기 등 우리 군 전투기 80여 대가 긴급 출격했다. 한미는 5일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전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은 4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적대 세력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미 “핵우산 훈련 매년 실시”… 죽음의 백조, 오늘 한반도에 한미 국방장관 SCM서 합의공동성명에 ‘김정은 종말’ 최고 경고과거 北핵실험 수준 전략자산 전개中 “긴장 심화시키는 언행 중단을” 3일(현지 시간) 제54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선 북한의 고강도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어떻게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됐다. 이에 따르면 핵우산은 더욱 커지고 촘촘해졌으며 유사 시 핵 사용에 대한 한국의 발언권도 강화됐다. 특히 한미는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를 내도록 적시에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도발 양상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쇄도발에 나섰던 2017년과 비견되거나 그 이상일 만큼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성명에 북한의 ‘전술핵 위협’ ‘핵공격’이라는 표현을 쓰며 “(핵공격 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과 같은 최고 수준의 경고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SCM 하루 뒤 B-1B 폭격기 한반도 출격우리 군은 이번 SCM 합의를 통해 북한의 도발로 미 전략자산 전개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미 측과 협의해 이를 실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차관보급 협의 채널과 합참·연합사 채널을 이용해 요청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스텔스기, 핵추진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한국으로 순차 전개됐는데, 북한의 도발이 7차 핵실험 등 정점으로 향하는 만큼 향후 이보다 전개 빈도와 수위를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2017년엔 한 달에 2회꼴로 한반도에 전략자산이 전개됐다. 그해 10월 한미는 제49차 SCM에서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를 확대한다고 합의했지만 이듬해 비핵화 협상 등으로 인해 이를 실행하진 않았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우선 최근 북한의 고강도 도발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를 5일 한반도로 전개할 예정이다. 소식통은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이뤄낸 이번 SCM의 성과를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 번도 한반도에 전개된 적 없는 B-1B는 우리 공군 F-35A 스텔스기 등과 연합훈련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요코스카 주일미군 기지에 있는 핵추진잠수함을 포함한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이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정기적으로 참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식통은 “전략자산과의 연합훈련 외에도 전략폭격기에 양국 군 수뇌부가 공동 승선해 대북 경고를 발신하는 등 형식과 규모를 달리한 확장억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또 한미는 2011년부터 북한의 핵 도발 상황을 가정해 실시해온 핵우산 훈련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TTX는 문재인 정부 시절엔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만 진행됐다. 확장억제 제공이 미국의 의지에 전적으로 좌우됐던 만큼 양국은 이번 SCM에서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 제공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의 목소리를 반영할 장치를 명문화했다. 정부 소식통은 “사실상 한미가 공동으로 핵우산 제공을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북한의 위협 판단이나 확장억제 수단 결정, 핵사용 결심 등에 우리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는 큰 성과”라고 했다.○ 北위협 관련 문구, 두 달 전보다도 거칠어져이번 SCM에선 예년과 비교해 북한 위협 관련 표현들이 거칠어졌다.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전술핵 위협’은 ‘핵 공격’이라는 표현과 함께 처음 공동성명에 등장했다. 사실상 ‘외교문서’로 인식되는 공동성명에 ‘김정은 정권 종말’ 문구가 담긴 것도 파격적이다. 앞서 이 문구는 지난달 미 국방부가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도 적시됐는데, 9월 윤석열 정부에서 부활한 고위급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공동성명에도 없던 표현이다. 또 EDSCG에서 북한의 핵 공격 시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이란 표현은 SCM에서 ‘용납할 수 없다’로 어조가 세졌다. 한미가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합의한 것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관 각 측이 긴장과 대립을 심화하고 각 측의 상호 신뢰를 해치는 언행을 중단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긴장과 대립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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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찰 책임져야”…‘이태원 참사’ 美유학생 아버지 실망감 토로

    “한국 경찰에 완전히 실망했다. 그들은 해야할 일을 다 하지 못했고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버지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를 막지 못한 한국 정부에 대해 실망감을 토로했다. 3일(현지 시간)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스티븐 블레시 씨(20)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 씨(62)는 전날 이 신문에 심경을 밝혔다. 블레시 씨는 인터뷰에서 “늘 도전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아들이 인생 첫 모험을 떠난 곳이 한국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은 미국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서 국제경영을 공부하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양대에 다니고 있었다. 블레시 씨는 참사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몇 시간 뒤 아들의 전화를 대신 받은 한국 경찰관은 전화기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되었다고만 말해주었다. 이후 그는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AJC는 블레시 씨가 한국 정부가 이번 행사를 다룬 방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와 가족들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유해를 한국에서 화장해 지역 장례식장으로 인계받을 예정이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또 다른 미국인인 앤 마리 기스케(20)는 블레시와 가까운 친구 사이였고 함께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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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워는 2분만”… 에너지 허리띠 졸라매는 유럽

    ‘빨래는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로’(덴마크) ‘샤워는 2분만’(슬로바키아) ‘사우나는 혼자 하지 말고 여럿이 함께’(핀란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수급 위기를 겪는 유럽 각국이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하자 관공서나 기업뿐 아니라 가정용 에너지까지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은 정부 차원에서 공공건물 난방을 제한하고 가로등을 끄는 등 에너지 절감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개인과 사업체에도 실내온도를 섭씨 19도 이상 올리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 전력 소비가 몰리는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피하고, 외출할 때는 플러그를 빼놓으라는 지침도 내려졌다. 현재로서는 각국이 비상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했고, 초겨울 날씨도 예년보다 따뜻해 올겨울에 심각한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외에 다른 국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연장하거나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한 상태다. 그러나 프랑스, 체코에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에너지 위기가 파생한 불만 여론이 커져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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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맬컴 엑스 암살’ 누명 벗은 2인에 415억원 배상

    1965년 미국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 맬컴 엑스를 암살했다는 누명을 55년 만에 벗은 무함마드 아지즈(84)와 칼릴 이슬람(2009년 사망) 유족에게 뉴욕시와 뉴욕주가 배상금 2600만 달러(약 273억 원)와 1000만 달러(약 142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뉴욕시는 맬컴 엑스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둘이 합쳐 42년을 복역한 아지즈와 이슬람 유족에게 이같이 배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지즈와 이슬람 유족은 뉴욕주와도 배상금에 합의했다. 아지즈와 이슬람은 1965년 맬컴 엑스가 뉴욕 할렘의 한 호텔에서 연설하다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두 사람은 무죄를 주장하며 알리바이도 제시했지만 묵살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아지즈는 1985년, 이슬람은 1987년 가석방됐다. 두 사람의 억울한 사연은 2020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아지즈와 이슬람이 범인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뉴욕 경찰이 숨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은 맬컴 엑스 암살 사건 재수사에 나섰고 지난해 11월 두 사람이 무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때도 진범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지즈와 이슬람 유족은 뉴욕시와 뉴욕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뉴욕시는 “역사적 인물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수십 년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피해자들의 정의를 일부나마 회복하기 위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배상금은 아지즈와 이슬람 유족에게 절반씩 지급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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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포착한 UFO 대다수는 中-러 무인기”

    미국 군용기가 운항 중 포착한 미확인 비행물체(UFO)의 상당수가 미군의 움직임을 탐지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첩보용 무인기 혹은 기상관측기구라는 미국 정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군 전투기의 기술을 빼내거나 미군의 훈련 장면을 염탐하고 도둑 촬영하려는 외국 무인기가 접근하자 이를 UFO로 오인했다는 의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미확인 비행현상(UAP) 보고서’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2004년부터 17년간 미 군용기가 144건의 UFO를 관측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UAP는 UFO를 지칭하는 미국 정부의 공식 명칭이다. 국방부가 조만간 제출할 후속 보고서에는 이 UFO 중 대다수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첩보용 무인기임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144건 중 총 몇 건이 무인기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외에 외국의 기상관측기구를 목격하거나 미 군용기의 레이더 오작동, 조종사의 착시 현상 등에 따른 목격도 있었다고 전했다. 새 보고서에는 과거 적국 무인기에 관한 정보를 감춘 이유를 안보 때문이라고 밝힌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적국의 첩보용 무인기에 대한 자세한 관측 정보를 공개하면 상대방 또한 미국이 자신들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를 알 수밖에 없으므로 이 위험을 피하려 했다는 의미다. 미 정부의 이런 비밀주의 때문에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방부 측은 “정보 공개 원칙을 존중하지만 민감한 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안보가 우선이라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5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UFO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1970년 이후 52년 만에 개최했다. 당시 출석한 군과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UFO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민감한 관련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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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60여년전 부산 67명-서울역 31명 압사 훌쩍 넘어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30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154명이 숨지고 132명이 다쳐 총 286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상자 기준으로 국내 최다 인명 피해를 낸 압사 사고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 시간) “이태원 참사가 21세기 들어 9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압사 사고”라고 보도했다.○ 부산 ‘시민위안잔치’ 67명 숨져과거 압사 사례를 보면 주로 대규모 관객이 몰리는 축제와 공연, 스포츠·종교 행사 등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는 1959년 7월 17일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일어난 ‘시민위안잔치’다. 행사에 온 3만여 명의 시민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를 피하려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깔려 숨졌다. 명절 귀성길에도 대형 압사 사고가 났다. 1960년 1월 26일, 설을 이틀 앞두고 서울역에서 목포행 야간 열차를 타려던 귀성객이 계단에서 한꺼번에 넘어져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규모 체육대회나 공연장에서 사상자가 나온 사례도 있었다. 1965년 제46회 전국체육대회 첫날인 10월 5일 광주 광천동 종합경기장에서는 13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경기장에 입장하려고 경기장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3만여 명의 관중이 한꺼번에 들어가려다가 난 사고다.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MBC 가요콘서트도 대표적인 압사 사고로 꼽힌다. 당시 리허설을 보기 위해 5000여 명이 서로 들어가려다가 앞쪽에 있던 시민들이 밀려 넘어졌다. 숨진 사람은 11명이고 부상자가 110명에 이른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압사 사고는 보통 개인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다”며 “지자체, 경찰 등 관계 당국이 만전을 기해 현장 통제를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사고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사우디에서 1426명 숨져…세계 최다 희생해외에선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에서 발생한 축구장 사고가 가장 최근 사례다. 경기에서 안방 팀이 패하자 관중이 한꺼번에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과정에서 출구로 몰린 관객 132명이 사람들에게 밀려 숨졌다. 부상을 당한 수십 명이 아직 중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숨진 사건은 1990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발생했다. 무슬림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기간에 메카로 가던 순례자들이 터널을 먼저 빠져나가려다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426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 이후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압사 사고는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아파 종교지도자 사망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10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 상황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있다’는 소리에 다리 위로 사람이 몰려 최소 960명이 숨졌다. 일부는 다리 아래 티그리스강으로 추락해 익사했다. 2010년 7월 독일 뒤스부르크의 ‘러브퍼레이드’ 테크노 음악 축제에서는 공연장 근처의 좁은 터널을 지나던 관객 19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 콘서트에서 무대로 팬이 몰려들어 9명이 숨졌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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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카 성지순례 때 1426명 참변…인니 축구장서도 132명 숨져

    29일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이날 오후 8시 기준으로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쳐 총 256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상자 기준으로 국내 최다 인명 피해를 낸 압사 사고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이태원 참사가 21세기 들어 9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압사 사고”라고 보도했다.● 부산 ‘시민위안잔치’ 67명 숨져…공연 등 사고 잇따라 과거 압사 사례를 보면 주로 대규모 관객이 몰리는 축제와 공연, 스포츠·종교 행사 등에서 끔직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태원 참사 이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는 1959년 7월 17일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일어난 ‘시민위안잔치’다. 행사에 온 3만여 명의 시민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를 피하려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67명이 깔려 숨졌다. 명절 귀성길에서도 대형 압사 사고가 났다. 1960년 1월 26일, 설을 이틀 앞두고 서울역에서 목포행 야간 열차를 타려던 귀성객이 계단에서 한꺼번에 넘어져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규모 체육대회나 공연장에서 사상자가 나온 사례도 있었다. 1965년 제46회 전국체육대회 첫날인 10월 5일, 광주 광천동 종합경기장에서는 13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경기장에 입장하려던 3만 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 정문 앞에서 기다리다 한꺼번에 들어가려다 난 사고다. 2005년 10월 3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MBC 가요콘서트도 대표적인 압사 사고로 꼽힌다. 당시 리허설을 보기 위해 5000여 명이 서로 들어가려다 앞쪽에 있던 시민들이 밀려 넘어졌다. 숨진 사람은 11명이고 부상자가 110명에 이른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압사 사고는 보통 개인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다“며 ”지자체, 경찰 등 관계 당국이 만전을 기해 현장 통제를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사고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사우디에서 1426명 숨져…세계 최다 희생 해외에선 지난달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에서 발생한 축구장 사고가 가장 최근 사례다. 경기에서 홈팀이 패하자 관중이 한꺼번에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과정에서 출구로 몰린 관객 132명이 사람들에 밀려 숨졌다. 부상을 당한 수십 명이 아직 중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숨진 사건은 1990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발생했다. 무슬림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 기간에 메카로 가던 순례자들이 터널을 먼저 빠져나가려다가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426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 이후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압사 사고는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아파 종교지도자 사망 1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10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모여든 상황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있다’는 소리에 다리 위로 사람이 몰려 최소 960명이 숨졌다. 일부는 다리 아래 티그리스강으로 추락해 익사했다. 2010년 7월 독일 뒤스부르크의 ‘러브퍼레이드’ 테크노 음악 축제에서는 공연장 근처의 좁은 터널을 지나던 관객 19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 콘서트에서 무대로 팬이 몰려들어 9명이 숨졌다.이경진 기자 lk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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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무부 “미국내 中국적 스파이 13명 기소”

    미국 법무부가 시진핑 3기 정부 출범 직후인 2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활동해 온 중국 국적 스파이 1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에 체류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본국으로 송환하거나 중국 기업이 미국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지 않도록 뇌물 로비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중국 정부가 미국 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방해하고 사법 체계를 해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 법무부는 3건의 범죄와 관련해 총 13명을 기소했다. 이 중 7명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와 범죄 도피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소위 ‘여우 사냥 작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반체제 인사와 그 가족을 상대로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며 협박하거나 감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4명은 미국에서 중국을 위해 활동할 첩보요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3명은 중국 국가안전부(MSS) 소속이다. 나머지 2명은 미 사법당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기소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법당국 관계자 A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7년부터 알고 지낸 A 씨를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비트코인 약 4만1000달러와 현금, 보석 등 6만1000달러(약 88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주고 수사 정보를 빼냈다. 하지만 A 씨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하던 인물이어서 중국 요원들에게 가짜 정보를 건넸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과의 거래를 숨긴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리사 모나코 미 법무차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각국 정보당국과 맺고 있는 연결 고리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반복적으로 거짓을 지어내면서 중국을 중상모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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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억명 쓰는 메신저 ‘와츠앱’, 2시간 먹통

    최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전 세계 이용자가 20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채팅 앱 ‘와츠앱(사진)’이 25일 먹통이 됐다가 약 2시간 만에 복구됐다. 와츠앱 측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국내외 채팅앱의 안전성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와츠앱은 이날 미 동부 시간으로 오전 3시경(한국 시간 25일 오후 5시)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 5시경 복구됐다. 인터넷 서비스 중단을 모니터링하는 ‘다운디텍터’는 이로 인해 영국 6만8000명, 싱가포르 1만9000명,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만5000명이 각각 “와츠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와츠앱이 많이 쓰이는 인도, 브라질 등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와츠앱중단(#Whatsappdown)’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이 수십만 건 올라왔다. 다만 메타 한국지사 측은 “한국 쪽 피해는 접수된 상황이 없다”고 밝혔다. 와츠앱 측은 서비스 복구 후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만 했다. 명확한 사고 원인 및 재발 방지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메타가 보유한 서비스들은 종종 서비스 장애로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안겼다. 지난해 10월에는 와츠앱을 포함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의 작동이 약 5시간 동안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에 기반한 가상화폐, 원유 거래 등이 중단돼 당시 많은 이용자들이 상당한 재산 손실을 입었다. 2019년에도 페이스북 서비스가 약 24시간 멈춘 적이 있다. 슬로바키아 사이버안보 기업 ‘ESET’의 잭 무어 고문은 로이터통신에 “메타는 전 세계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어서 짧은 서비스 장애만 발생해도 세계의 수많은 지역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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