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210

추천

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건강57%
칼럼37%
여행6%
  • “사이클 타고 왕복 50km 출퇴근…몸이 근육질로 바뀌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5년 마흔 살을 앞두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거든요. 취미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는 부서가 아니라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춰서 하는 운동은 엄두를 못 냈죠. 저 혼자 할 수도 있고, 누군가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고, 당시 제 형님도 타고 있어서 사이클을 선택했습니다. 운동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사이클의 장점이 많았어요.”LG유플러스 보안운영팀 책임 김창우 씨(47)는 대전에서 근무할 때부터 건강과 취미를 위해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에 400km도 주파할 수 있는 고수가 됐다.“처음엔 퇴근한 뒤 1~2시간 정도를 거의 매일 탔어요. 주말이나 휴일엔 4대강 등 전국 투어를 다녔죠. 사이클 입문 2년 만에 인천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국토종주를 포함해 전국 12개 자전거도로를 완주하는 1853km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죠. 2018년 서울로 발령받은 뒤에는 출퇴근을 사이클로 했죠.”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회사까지 왕복 50km를 달렸다. 편도로 약 22km인데 퇴근할 때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오르내린 뒤 집으로 가면 하루 50km 정도를 달렸다. 비가 와도 탄다. 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사이클을 타고 몸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지방이 거의 다 빠지고 근육질 몸매가 됐죠. 사이클 타기 전엔 환절기만 되면 몸살로 앓아누웠고, 기침도 많이 했어요. 라이딩을 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것 빼고는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40km를 4박 5일에 갔는데 지금은 하루면 갑니다. 최근 3일간 서울-부산 왕복 1000km로 설계한 대회가 있었는데 첫날 360km, 둘째 날 340km, 마지막 날 300km를 달려 완주하고 왔죠.”사이클이 유산소운동으로 알려졌지만 근육단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클을 타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려야 하는데 오르막을 오를 땐 하체와 복근, 상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이런 이유로 젊은이들은 서울 남산 인왕산 북악산 등 2~3km를 계속 오르는 업힐라이딩을 즐기기도 한다. 전국, 특히 경기 강원 쪽에 업힐라이딩 유명 코스가 많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사이클을 타고난 뒤 허리 부근 근육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이클 등 자전거는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유산소 무산소 운동이 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김 씨는 2019년부터 한국란도너스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란도너스(Randonneurs·랑도뇌르)는 프랑스어로 ‘한 바퀴를 도는 여행자’라는 의미인데 200~1200km 사이 또는 그 이상의 긴 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꼭 사이클이 아니어도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탈 수 있는 것이면 되지만 대부분 사이클을 탄다. 비경쟁 사이클투어가 목적이다.란도너스가 된 1년 뒤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사이클을 타고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지리산 정령치까지 백두대간 줄기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총 1760km, 상승고도만 4만m가 넘는 지옥의 코스가 4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구간마다 400~460km의 거리, 상승고도 1만m의 고난도 업힐코스를 규정 시간(15km/1시간) 안에 달리며 4개 코스를 1년 안에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간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우회하지 못하도록 주요 체크포인트(CP)에서 인증을 해야 한다. 란도너스 2만여 명 중 백두대간을 종주한 회원은 100명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주는 ‘R12상’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1년간 매월 200km 이상 대회를 한 번 이상 완주하면 메달을 준다. 김 씨는 4년 연속 이 메달을 받았고 5년 연속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제공하는 챌린지 중 어드벤처를 특히 좋아한다. 어드벤처 챌린지는 험난하고 오지의 작은 길을 달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어드벤처 챌린지는 산속 깊이 들어가 임도를 달립니다. 자갈길을 달리기도 하고,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길을 달리기도 하죠. 차도 없고 사람들도 없어 고요하죠. 무엇보다 자연의 멋진 경관을 관람하며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김 씨는 24개의 어드벤처 코스 중 매년 6개 이상의 어드벤처 코스를 완주하면 주는 ‘어드벤처 시리즈’상을 2020년부터 3년 연속 받았다. 2020년엔 12개 코스를 완주했고, 2022년엔 24개를 모두 완주했다.김 씨는 백두대간 종주는 현재까지 단 한 번만 했다. 너무 힘들어서다.“란도너스 대회는 200, 300, 400, 600, 1000km 등이 있습니다. 그중 저에게는 400km가 가장 힘들어요. 400km 제한시간이 27시간인데 저는 빨리 마치자는 주의라서 20~22시간에 끝냅니다. 그런데 백두대간은 상승고도도 높은 데다 한번 끝내는 코스가 400~460km로 설정돼 있어요. 그렇다 보니 저로선 몸을 극한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한 번 했으니 나중에 천천히 다시 하려고 합니다.”김 씨는 지난해 6월 부산을 출발해 전남, 전북, 충남, 충북, 서울, 강원, 경북, 경남을 지나 부산으로 돌아오는 2030km를 달렸다. 부산시가 2030년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203시간 안에 완주하는 사이클 대회에 참가해 8일 만(192시간)에 완주한 것이다.“사실 지난해에 프랑스 유명한 란도너스 대회인 PBP(파리에서 브레스트 왕복 1200km)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산 2030km를 완주하기 위해서 다음 기회로 미뤘죠. 4년에 한 번씩 열리니 3년 뒤엔 꼭 PBP를 완주할 겁니다.”김 씨는 3년 전부터는 아내와도 함께 사이클을 탄다. 지금까지 200km 이상 챌린지를 3회 함께 완주했다. 하지만 아내는 장거리 챌린지 보다는 가볍게 달린다. 그는 “긴 거리를 안 달릴 땐 아내와는 가까운 거리를 즐겁게 산책하듯 달린다. 커피도 한잔하고 맛난 것도 먹으면서. 나도 란도너스로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사이클을 탈 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꾸준하게 사이클을 즐기는 게 목표다.“마라톤과 같이 사이클도 정직한 운동입니다. 최소 주 3일 이상은 안장 위에 올라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즐기려면 200~400km를 타도 아무렇지 않은 몸을 만든다면 20~60km는 즐기면서 탈 수 있잖아요. 시속 30~40km를 달릴 수 있으면 시속 25km로 달리면 훨씬 덜 힘들죠. 늘 그런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0, 80세가 넘어서도 란도너로 살고 싶습니다.”김 씨는 3년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제 주위에 사이클을 잘 타시는 분들을 보니 다 달리고 있더라고요. 1km를 4분 30초에 달리시는 분도 있고요. 저도 사이클을 더 잘 타고 싶어 달리기 시작했죠. 처음엔 1km를 7분에 달렸죠. 그런데 유산소 운동인 사이클을 오래 타서인지 바로 페이스가 떨어지더라고요. 지금은 1km를 5분 페이스로 달릴 수 있죠.”점심시간에 피트니스센터로 가 20~30분 달린다. 사이클 장거리 투어가 없는 날엔 10~20km를 달린다. 마라톤 21.0975km 하프 코스도 여러 차례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1시간43분. 그는 “내년엔 풀코스를 완주할 계획”이라고 했다.“달려보니 왜 사람들이 달리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하체부터 상체까지 우리 몸의 기초 근육을 잘 만들어주더라고요. 잘 달리면 다른 운동도 더 잘하게 됩니다. 제가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9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사이클 타고 8일간 전국 2030㎞ 달려보셨나요?”

    LG유플러스 보안운영팀 책임 김창우 씨(47)는 2019년부터 한국란도너스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란도너스(Randonneurs·랑도뇌르)는 프랑스어로 ‘한 바퀴를 도는 여행자’라는 의미인데 200∼1200km 또는 그 이상의 긴 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가리키기도 한다. 꼭 사이클이 아니어도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탈 수 있는 것이면 되는데 대부분은 사이클을 탄다. 비경쟁 사이클 투어가 목적이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출발해 전남, 전북, 충남, 충북, 서울, 강원, 경북, 경남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2030km를 달렸다. 부산시가 2030년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며 203시간 안에 완주하는 사이클 대회를 열었고, 여기에 참가해 8일(192시간) 만에 완주한 것이다. “마흔을 바라보던 2015년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숨쉬기 운동이 전부였거든요. 취미 생활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사이클을 타게 됐습니다. 당시 회사 일은 내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는 부서가 아니어서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은 엄두를 못 냈죠. 나 혼자 할 수 있고 누군가와 함께 할 수도 있는 운동을 찾았고, 당시 형도 타고 있어서 사이클을 선택했습니다. 운동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당시 대전에서 근무할 때였다. 퇴근한 뒤 거의 매일 1, 2시간 정도를 탔다. 주말이나 휴일엔 4대강 등 전국 투어를 다녔다. 사이클 입문 2년 만에 인천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국토 종주를 포함해 전국 12개 자전거 도로를 완주하는 1853km 국토 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8년 서울로 발령받은 뒤에는 출퇴근을 사이클로 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회사까지 왕복 50km를 달렸다. 편도 약 22km인데 퇴근할 때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오르내린 뒤 집까지 하루 50km 정도를 달렸다. 비가 와도 탄다. 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사이클을 타면서 몸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체중에는 변화가 없었는데 지방이 거의 다 빠지고 근육질 몸매가 됐죠. 사이클 타기 전엔 환절기만 되면 몸살로 앓아누웠고, 기침도 많이 했어요. 라이딩을 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것 빼고는 감기 한 번 걸린 적이 없습니다. 체력도 좋아졌죠. 제가 처음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4박 5일에 갔는데 지금은 하루면 갑니다. 최근 3일간 서울∼부산 왕복 1000km 대회가 있었는데 첫날 360km, 둘째 날 340km, 마지막 날 300km를 달려 완주하고 왔죠.” 란도너스가 된 1년 뒤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사이클을 타고 강원 고성에서부터 지리산 정령치까지 백두대간 줄기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총 1760km, 상승고도만 4만 m가 넘는 지옥 코스가 4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구간마다 400∼460km의 거리, 상승고도 1만 m의 고난도 업힐 코스를 규정 시간(시간당 15km) 안에 달리며 4개 코스를 1년 안에 완주하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간다.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우회하지 못하도록 주요 체크 포인트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란도너스 2만여 명 중 백두대간을 종주한 회원은 100명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3년 전부터는 아내와도 함께 사이클을 탄다. 지금까지 200km 이상 챌린지를 세 차례 함께 완주했다. 아내는 장거리 챌린지를 하기보다는 가볍게 달린다. 김 씨는 “긴 거리를 안 달릴 땐 아내와는 가까운 거리를 즐겁게 산책하듯 달린다”고 했다. 김 씨는 한국란도너스협회에서 주는 ‘R12상’에 애착이 있다. 1년간 매월 200km 이상 대회를 한 번 이상 완주하면 메달을 준다. 김 씨는 4년 연속 이 메달을 받았고 5년 연속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이렇게 꾸준하게 사이클을 즐기는 게 목표다. “마라톤과 같이 사이클도 정직한 운동입니다. 최소 주 3일 이상은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한 번에 200∼400km를 타도 아무렇지 않은 몸을 만든다면 20∼60km는 즐기면서 탈 수 있잖아요. 시속 30∼40km로 달릴 수 있으면 시속 25km로 달리는 게 훨씬 덜 힘들죠. 늘 그런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70, 80세가 넘어서도 페달을 밟고 싶습니다.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0-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 차러 녹색그라운드 밟는 순간 0.1초도 안돼 소녀가 되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솔직히 여자들은 초록색 잔디를 밟을 기회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잔디를 밟는 순간 0.1초도 안 돼 모두가 중고교 시절 여학생으로 돌아간 듯 밝아져요. 한 30~40년 젊어지는 순간이 되죠. 몸풀기부터 공 다루는 것까지 마치 유치원생처럼 배우고 있지만 매번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이주연 FC 더조이플러스 대표(59)는 2022년 고려대80년대학번 축구리그에 초대받아서 참석한 뒤 축구에 매료됐다. 지인들을 모아 당시 참석했던 고려대축구부 출신 변종국 감독(61)에게 지도를 부탁했고, 지난해 2월 팀을 창단해 매주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배불뚝이 아저씨도 흰머리를 휘날리며 나이를 잊은 듯 공을 재밌게 차더라고요. 여자분들도 똑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치고. 함께 뛰기도 하고…. 공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런 문화가 부러웠죠. 그래서 이화여대 동문 위주로 친구와 지인들을 전화로 모았죠. 처음엔 딱 10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35명이나 됩니다.”이 대표는 “운동 무능력자들의 모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영어 강사이자 시니어모델이고, 시니어모델과 뮤지컬 배우, 예술인, 회사원 등 스포츠 문외한들로 대부분 축구를 처음 접했다. 실업축구 할렐루야에서 활약한 뒤 유소년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변 감독의 지도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처음엔 드리블과 트래핑, 슈팅은 엄두도 못 냈다. 그래도 공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스트레칭체조, 달리기, 균형잡기, 스텝 등 축구를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끌어 올리며 공과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았다. 드리블과 트래핑, 패스 연습, 킥까지 제대로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축구가 이렇게 힘든 스포츠인지를 해보고야 알았다. 체력과 기술은 기본이고, 우리팀은 물론 상대팀 움직임까지 파악해야 해 아직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훈련의 효과는 나타났다. 그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정말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진다. 이제 전후반 10분씩 게임은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전후반 20분씩은 버겁지만 조만간 20분경기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고려대여자팀과 연습경기를 했고, 월 2회 서울 중경고에서 훈련할 때 숙명여대 ROTC 학생들하고도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벌써 해외 원정경기도 다녀왔다.“일본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다고 해서 교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알아보다 한일 교류를 많이 하는 일본 단체를 알게 됐고, 한국 특파원으로 왔던 분과 통화로 교류하다 직접 답사를 가게 됐죠. 5월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에 가서 일본 아마추어팀 ‘바스타즈’와 합동훈련 및 친선경기를 가졌죠. 10월 13일엔 바스타즈가 한국 방문 경기를 합니다.”이 대표는 한국 3팀을 더 초청해 총 5팀이 서울시립대 운동장에서 제1회 한일친선시니어축구대회를 여는 것으로 확대했다. 그는 FC 더조이플러스를 통해 여성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2017년 지인들을 규합해 연극과 독서 등으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적기업 더조이플러스를 만들었다. 회원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시니어모델 아카데미, 뮤지컬, 합창, 조손가족 대상 독서 프로그램 등 진행해 왔고, 축구팀까지 만들면서 여성 노인 건강 확대까지 모색하게 된 것이다.“모델, 뮤지컬 등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웠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접한 뒤 축구팀을 만들었어요. 축구는 시작하면 계속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요.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축구하다 보니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도 좋아집니다. 서로 어울려 공 차고 함께 수다 떨며 밥도 먹고 참 좋은 운동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축구하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서로를 이해하며….”시니어축구단을 표방해 평균 연령이 55세이지만 20대와 30대도 회원도 참여하고 있다. 누구든 받아준다. 회원이 넘치면 팀을 분산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재능 기부도 축구를 매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회원들이 모델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성악가, 섬유 아티스트,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FC 더조이플러스는 9월 28일 중경고에서 ‘2024 호프컵(HOPE CUP)’에 참가한 스리랑카팀과 친선 경기를 가지며 재능기부 행사를 했다. 오전에는 변종국 감독이 축구교실을 열었고, 오후에는 음악 클래스, 그리고 꿈 코칭 수업 등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하는 스리랑카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를 열었다. 작지만 선물도 전했다”라며 “FC 더조이플러스의 이상은 ‘나눔’이다. 어려움이 없는 세상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호프컵은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우리의 희망은 현실이 된다’를 테마로 스리랑카를 비롯해 베트남, 미얀마 등 10개국 160명의 아동 선수들이 한국에 모여 축구공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기아대책은 1989년부터 35년간 전 세계 공동체와 아동 자립을 위한 다양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이 대표는 축구를 시작한 뒤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때 대화 주제가 자연스럽게 축구가 됐다고 했다.“사실 남자들은 만나면 군대 얘기, 스포츠 얘기잖아요. 여자들은 스포츠 얘기는 거의 안 해요. 그런데 우리 회원들은 만나면 축구 얘기로 대화를 시작해요. 변종국 감독님께서 이런 우리들을 보고 참 재밌어해요. 집에서도 TV 시청할 때 자연스럽게 축구 중계를 보게 됩니다. 식당에 가서도 축구 틀어달라고 해요. 이제 와서 보면 좀 억울한 생각도 들어요. 축구하면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잖아요. 여자들도 어렸을 때부터 했어도 됐는데…. 어쨌든 지금이라도 축구 하고 있어 행복합니다.”FC 더조이플러스 창단 배경에 SBS에서 방영하는 여성 축구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의 영향도 있었을까? “뭐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죠. 여자 축구선수들을 보면 쟤들은 왜 축구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축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골때녀’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골때녀’ 때문에 창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 분위기는 어느 정도 타긴 한 것 같습니다.”이 대표는 축구를 시작하면서 매일 운동하는 습관도 들였다. 이 대표는 “변 감독님께서 주 1회 축구하는 것만으론 체력을 키울 수 없으니 틈날 때마다 운동하라며 근린공원 운동기구 활용법을 알려줬다. 집 근처 공원을 둘러보니 운동기구가 잘 갖춰져 있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공원으로 달려가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젠 축구를 한 주라도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회원들과 평생 공을 찰 것”이라며 웃었다. “올해 너무 더워서 쉰 적이 있는데 몸이 찌뿌드드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아무리 덥거나 추워도 예정대로 축구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공 찹니다. 그게 또 축구의 묘미더라고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2
    • 좋아요
    • 코멘트
  • 문체부 “스포츠공정위 구성 불공정”… 개선 권고 거부 체육회에 시정명령

    문화체육관광부가 10일 스포츠공정위원회의 불공정한 구성을 시정하라고 대한체육회에 명령했다. 지난달 9일 스포츠공정위의 불공정 구성과 운영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는데 대한체육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한 달 만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5일 문체부의 권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체부는 10일 “대한체육회가 스포츠공정위의 불공정한 구성을 개선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불공정한 구성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이행 계획서를 10월 18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명령도 거부하면 법률에 따라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가 구성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스포츠공정위는 대한체육회장을 포함한 체육회 임원의 연임 허용을 심의하는 곳이다. 대한체육회장은 규정상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는데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하면 두 차례 이상 연임도 가능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16년 처음 선출됐고 2021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내년 1월 있을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하려면 스포츠공정위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문체부는 “이 회장이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들에게 이 회장의 임기 연장 승인 심의를 맡기는 건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며 지난달 개선을 권고했었다. 문체부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 15명 전부를 이 회장이 임명했고 특히 스포츠공정위원장은 2017년부터 2년간 이 회장 특별보좌역을 지냈다. 스포츠공정위는 이 회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7년에 출범했는데 임원 연임 비율이 종전 22%에서 91%로 크게 올라 거수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체부는 또 대한체육회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체육단체 임원 징계관할권 상향 권고’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국민권익위는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와 지방체육단체 임원에 대한 징계를 해당 단체가 자체적으로 심의하는 건 불공정하다며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가 직접 징계할 것을 권고했었다. 문체부는 “국민권익위가 같은 내용의 권고를 대한장애인체육회에도 했는데 받아들였다. 그런데 대한체육회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10일 문체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지난달 12일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매주 공 차며 스트레스 훌훌… 이 좋은 걸 왜 몰랐을까”

    이주연 FC 더조이플러스 대표(59)는 2022년 고려대 80년대 학번 축구리그에 초대받아 참석한 뒤 축구에 매료됐다. 지인들을 모아 당시 참석했던 고려대 축구부 출신 변종국 감독(61)에게 지도를 부탁했고, 지난해 2월 팀을 창단해 매주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배불뚝이 아저씨도 나이를 잊은 듯 흰머리를 휘날리며 재밌게 공을 차더라고요. 여성분들도 똑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나와 응원전을 펼치고. 함께 뛰기도 하고…. 공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런 문화가 부러웠죠. 그래서 이화여대 동문 위주로 친구와 지인들을 전화로 모았죠. 처음엔 딱 10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35명이나 됩니다.”이 대표는 “운동 무능력자들의 모임”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영어 강사이자 시니어 모델이고 시니어 모델과 뮤지컬 배우, 예술인, 회사원 등 스포츠 문외한들로 대부분 축구를 처음 접했다. 실업축구 할렐루야에서 활약한 뒤 유소년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어온 변 감독의 지도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드리블과 트래핑, 슈팅은 엄두도 못 냈다. 그래도 공을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솔직히 여성들은 초록색 잔디를 밟을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잔디를 밟는 순간 0.1초도 안 돼 모두가 중고교 시절 여학생으로 돌아간 듯 밝아져요. 한 30∼40년 젊어지는 순간이 되죠. 몸풀기부터 공 다루는 것까지 마치 유치원생처럼 배우고 있지만 매번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스트레칭 체조, 달리기, 균형 잡기, 스텝 등 축구를 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을 끌어올리며 공과 익숙해지는 훈련을 받았다. 드리블과 트래핑, 패스 연습, 킥까지 제대로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축구가 이렇게 힘든 스포츠인지를 해보고야 알았다. 체력과 기술은 기본이고, 우리 팀은 물론 상대 팀 움직임까지 파약해야 해 아직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훈련의 효과는 나타났다. 그는 “이제 전후반 10분씩 게임은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전후반 20분씩은 버겁다”고 했다. 고려대 여자팀과 연습경기를 했고, 월 2회 서울 중경고에서 훈련할 때 숙명여대 ROTC 학생들과도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해외 원정 경기도 다녀왔다. “일본은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다고 해서 교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알아보다 한일 교류를 많이 하는 일본 단체를 알게 됐고, 한국 특파원으로 왔던 분과 통화로 교류하다 직접 답사를 갔어요. 5월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에 가서 일본 아마추어팀 ‘바스타즈’와 합동훈련 및 친선경기를 가졌죠. 13일엔 바스타즈가 한국으로 와 방문경기를 합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세 팀을 더 초청해 총 5개 팀이 서울시립대 운동장에서 제1회 한일 친선 시니어 축구대회를 여는 것으로 확대했다. 그는 FC 더조이플러스를 통해 여성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2017년 지인들을 규합해 연극과 독서 등으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적 기업 더조이플러스를 만들었다. 회원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뮤지컬, 합창, 조손가족 대상 독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왔고, 축구팀까지 만들면서 여성 노인 건강 확대까지 모색하게 된 것이다. “모델, 뮤지컬 등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웠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축구를 접한 뒤 축구팀을 만들었어요. 축구는 시작하면 계속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요.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축구하다 보니 신체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 건강도 좋아집니다. 서로 어울려 공을 차고 함께 수다 떨며 밥도 먹고 참 좋은 운동입니다.” 시니어축구단을 표방해 평균 연령이 55세이지만 20, 30대 회원도 참여하고 있다. 누구든 받아준다. 회원이 넘치면 팀을 분산시켜 운영할 계획이다. 재능 기부도 축구를 매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매일 운동하는 습관도 들였다. 이 대표는 “변 감독님께서 주 1회 축구만으론 체력을 키울 수 없으니 틈날 때마다 운동하라며 근린공원 운동기구 활용법을 알려줬다. 집 근처 공원을 둘러보니 운동기구가 잘 갖춰져 있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공원으로 달려가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젠 축구를 한 주라도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다. 회원들과 평생 공을 찰 것”이라며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일반인이 카본화? 미드풋?…제발 제대로 달립시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몬주익 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54)이 나섰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 감독이 최근 ‘제2의 마라톤 붐’이 일 정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잘못된 관행에 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신발에 대해, 그리고 달리는 주법에 대해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황 감독은 8월부터 유튜브 ‘골드클래스(Gold Class)’를 시작했다. 이 채널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대한민국에 엘리우드 킵초게가 있습니까? 카본화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발에 맞춰서 만들어졌기에 일반인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탄력이 높은 신발이기에 기술과 근육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신발의 기능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 신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것을 신느니 시장에 가서 아무 운동화 하나 사서 신고 뛰는 게 발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엘리우드 킵초게(40·케냐)는 2022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1분9초의 당시 세계 최고기록을 세운 선수다. 2019년에는 1시간59분40초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카본화는 카본(Carbon) 플레이트가 들어간 러닝화다. 카본 플레이트는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반발력을 극대화하기에 더욱 빨리 달릴 수 있게 해준다.“선수들도 평소 러닝할 때는 카본화를 안 신습니다. 착지한 후 킥을 할 때 탄성으로 튕겨주는 것인데 부상이 많아요. 킵초게 등이 기록을 내기 위해 맞춰놓은 신발입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오래 뛰면 부상이 옵니다. 일 년에 열두 달 동안 우리가 쉼 없이 달려야 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6개월씩 못 뛰는 선수가 너무 많아졌어요. 대한민국 마라톤에서 기록이 왜 이렇게 됐냐고요? 카본화가 나왔는데 기록 단축이 안 됩니다. 카본화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기 때문입니다.”일반인들이 카본화를 신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자신이 이 신발(카본화)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이면 신지말아야 합니다. 초보 운전자에게 배기량 6000CC 스포츠카 타면 사고가 납니다. 폼도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카본화를 얘기하는 것이 넌센스입니다. 훈련이 잘 돼 있지 않은 사람들이 신으면 발목과 종아리에 압력이 상승해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싸다고 다 좋은 신발이 아닙니다.”달리기 주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발 착지에 대한 얘기다. “일반인들이 포어풋, 미드풋, 리어풋을 얘기합니다. 참 나 어이가 없습니다. 잘 훈련된 선수들도 대부분 리어풋으로 뛰는데…. 풀코스를 달릴 때 100m를 16초나 17초로 달리는 선수들이나 미드풋으로 달립니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막판 스퍼트할 때나 미드풋으로 달려요.”포어풋(Forefoot)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착지법니다. 발바닥 앞으로만 달린다는 뜻이다.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는 선수들도 포어풋으로 달린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미드풋(Midfoot), 즉 뒤꿈치가 닿지 않고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해 달린다. 마라톤선수들은 주로 리어풋(Rearfoot)으로 달린다. 뒤꿈치부터 닿아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황 감독은 “빨리 달리는 것보다 먼저 좋은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제대로 달리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1991년 제62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2분35초로 3위를 하며 혜성과 같이 나타난 황 감독은 공식적인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단 10번도 안 된다. 황 감독은 1991년 영국 셰필드 유니버시아드 마라톤 우승(2시간12분40초), 1992년 2월 벳푸오이타마라톤 2위(2시간8분47초), 그리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우승(2시간13분23초),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2시간11분13초) 등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선발전 제67회 동아마라톤 26km 지점에서 발바닥이 찢어져 걷다시피 29위로 완주한 뒤 은퇴했다.황 감독은 10월 26일 경기 하남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리는 2024리스펙트 런을 함께 한다. 황 감독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다. 경북 영천 호국원에 모셔져 있다. 리스펙트 런은 국가보훈부와 동아일보가 ‘또 하나의 국가대표 제복 근무자’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달리기 대회다. 5km, 10km 두 코스에서 열린다. 황 감독은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을 상대로 제대로 달리기 교실을 열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10-05
    • 좋아요
    • 코멘트
  • “질병으로 무너진 체력…아내와 탁구 치며 되살리고 있죠”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건강을 위해 일찌감치 검도와 합기도, 복싱, 골프를 즐겼어요. 15년 전쯤 누님이 탁구 한번 쳐보라며 저를 탁구장으로 데려갔죠. 시간적, 경제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 작은 공이 주는 매력이 엄청났어요. 그때 이후 가장 오래 즐기는 스포츠가 됐습니다.”김익수 MD안과의원 원장(59)은 누나의 권유에 탁구에 빠져들었다. 아내 박소영 씨(58)와 함께 병원 일을 마치고 저녁때 탁구장을 찾아 개인 지도를 받으며 2, 3시간 공을 쳤고 오전 2, 3시까지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다. 1주일 내내 친 적도 있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시술을 받은 데 이어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지방종이 재발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무너졌다.“2007년 왼쪽 종아리 윗부분에 10cm가 넘는 근육 내 지방종이 생겨 계속 재발했어요.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급격히 뛰는 심방세동 증세가 악화해 2022년 5월 심장에 고주파 관을 삽입하여 좌심방 벽을 일부분 지지는 시술을 받았죠. 그런데 그 2개월 뒤 네 번째 지방종을 발견한 겁니다. 이미 3차례나 제거했는데 10년 만에 네 번째 재발한 겁니다. 이번엔 조직 검사상 악성으로 판정됐습니다. 제거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후유증으로 무릎 관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있죠. 이래저래 운동을 못 하게 된 겁니다.”지방종 수술은 근육까지 잘라내기 때문에 제거 후 움직임에 어려움이 따른다. 심방세동 수술 후유증으로 폐정맥 4개 중 아래 2개의 약 90%가 막혀 양쪽 폐 하측 기능 부전 상태까지 됐다.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러다간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다시 탁구 라켓을 잡았다. 늘 함께해준 아내와 함께 탁구장을 찾았다. 그는 “아내와는 병원에서도 함께 일하고, 검도와 합기도, 골프 등을 할 때도 함께 했다. 당연히 탁구도 함께 치고 있다”고 말했다.1년이 넘으면서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탁구 전성기 때보다는 아직 못하지만 체력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탁구를 시작한 지 약 10년이 되던 2018년 무렵이 전성기였다고 했다. 그땐 “더 잘 치려고 새벽까지 하루 6, 7시간 탁구를 쳐도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지름 40mm, 무게 2.7g의 작은 탁구공이 주는 운동량은 대단했다. 몸풀기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10분만 쳐도 땀이 쏟아졌다. 김 원장은 “다시 탁구를 칠 땐 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체력을 만들어 치다 보니 이젠 2, 3시간 칠 수 있는 체력이 됐다”고 했다.김 원장은 “또 다른 탁구의 매력은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어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이라고 했다.“뭐 잘 치지는 못하지만 한 수 위 회원과 겨루고 싶죠. 저보다 못 치는 회원에게 지면 자존심이 상해 더 열심히 치게 되죠. 운동 효과도 큰데 게임으로 자극받아 탁구에 더 매진하게 되는 겁니다. 탁구 치고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그 상쾌함에 기분이 좋죠. 제 체력은 물론 정신력까지 키워줍니다. 탁구는 제 삶의 활력소가 됐습니다.”김 원장은 생활체육 탁구에서 5부에서 4부 사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 한신탁구교실에선 4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창 물이 올랐을 때인 2016년 서울시 구청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두 차례 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몸 건강은 물론이고 탁구를 잘 치기 위해 근육운동도 하고 있다. 피트니스에 빠져 있는 대학원생 아들이 근육운동 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김 원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헬스를 즐기던 아들이 ‘근육을 키우는 게 미래에 몇 억 원의 병원비를 줄여줄 수 있다’며 직접 지도도 해준다”고 했다. 주 2회 이상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김 원장은 습관적으로 인상을 쓰는 ‘직업병’도 탁구를 통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단 1%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얘기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너무 진지하다 보니 미간을 찡그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 온 환자는 내 인상을 좋지 않게 본다”고 했다.“탁구를 칠 때도 집중하다 보면 인상을 쓰게 됩니다. 승부욕까지 있다 보니 저의 모습에 상대가 당황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 탁구더라고요. 그래서 즐겁게 땀 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처럼 함께 웃고 떠들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어 좋습니다.”아내하고 치면 누가 이길까?“뭐 누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가요? 스타일에 차이가 있습니다. 전 드라이브를 거는 등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는 반면 아내는 또박또박 정석대로 플레이합니다. 제가 드라이브 등 파워 플레이를 하다 보니 커트 등 쇼트게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요. 아내는 쇼트게임을 잘해요.”김 원장은 “심장 건강을 위해 흥분하면 안 돼 탁구가 해가 될 수도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치니 폐활량이 좋아졌다. 건강해야 병도 견딜 수 있다. 이제 탁구는 평생 친구”라며 웃었다.<탁구의 운동효과는?>송홍선 국립안동대 체육과 교수(운동생리학)는 “탁구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두 증진시키는 유익한 운동이다. 모든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고,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탁구는전신 운동이다. 탁구 라켓을 잡은 팔뿐만 아니라 다리와 몸통의 코어 근육을 고루 사용해야 한다. 특히 탁구의 기본자세인 기마 자세를 유지하다 넘어오는 공을 치기 위해서 전후 좌우로 재빨리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하체 근력 강화에도 탁월하다. 탁구는 구기 종목 중 공의 크기가 가장 작은 운동이다.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을 치기 위해 순간적인 판단력과 빠른 대응을 요구한다.순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탁구는 치매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뇌 전문가인 다니엘 아멘 박사는 “탁구는 세계 최고의 두뇌 스포츠”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탁구는 상하체를 모두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면서 손과 눈의 협응력(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활성화)과 반사신경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다. 또한 공을 추적하고, 샷과 전략을 계획하고, 스핀을 파악할 때 뇌의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탁구를 치매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전신운동인 만큼 에너지 소모도 엄청나다. 탁구를 30분만 쳐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등 다른 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송홍선 박사는 “탁구는 중강도 운동으로 체중 60kg인 사람이 20분에 100칼로리를 소모한다. 한시간이면 300칼로리를 소모한다. 비만 예방에 좋은 스포츠”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이 많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탁구는 비만을 예방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인 탁구는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심장이 신체 곳곳에 산소를 제대로 전달되도록 돕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28
    • 좋아요
    • 코멘트
  • 유인촌 “스포츠공정위 개선 안되면, 정몽규-이기흥 연임 불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의 불공정성이 시정되지 않으면 체육 단체장들이 3선 이상 성공해도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거취 결단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여러 지적을 통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것보다 개인이 선택하는 게 훨씬 명예롭지 않겠냐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승부조작 관련자들 사면, 석연치 않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등으로 논란이 된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반대해왔고,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정부 현안 질의 때도 그 의사를 밝혔다. 유 장관은 “체육 단체장은 원칙적으로는 두 번 이상 못 하게 돼 있다. 3선 도전할 때도 스포츠공정위원회 허가 과정을 거쳤다. 이번에도 똑같이 그런 절차를 거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스포츠공정위에 제대로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공정위가 그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한번 시정명령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선거에서 당선돼도 승인 불허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 회장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미 3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문체부는 5월 체육회가 이사회를 열고 ‘인력 풀(pool) 부족’ 등을 이유로 체육회와 산하 경기단체 임원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승인하지 않았다. 유 장관은 “정관 개정은 불허를 했지만 그래도 스포츠공정위가 심의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법이 또 남아 있다”고 했다.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 구성이 이 회장 특보 출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등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다리 지방종, 심방세동에 무너진 체력… 탁구로 되살리죠”

    김익수 MD안과의원 원장(59)은 15년 전 누나의 권유로 탁구장을 찾은 뒤 탁구에 빠져들었다. 아내 박소영 씨(58)와 함께 병원 일을 마치고 저녁 때 탁구장을 찾아 개인 지도를 받으며 2, 3시간 공을 쳤고 오전 2, 3시까지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다. 1주일 내내 친 적도 있다. 건강을 위해 검도와 합기도, 복싱, 골프 등을 즐겼지만 탁구가 가장 오래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시술을 받은 데 이어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지방종이 재발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무너졌다. “2007년 왼쪽 종아리 윗부분에 10cm가 넘는 근육 내 지방종이 생겨 제거했는데 이후 계속 재발했어요. 코로나19 이후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급격히 뛰는 심방세동 증세가 악화해 2022년 5월 심장에 고주파 관을 심는 시술을 받았죠. 그런데 그 2개월 뒤 네 번째 지방종을 발견한 겁니다. 이번엔 악성이었습니다. 제거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후유증으로 무릎 관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있죠. 이래저래 운동을 못 하게 된 겁니다.”지방종 수술은 근육까지 잘라내기 때문에 제거 후 움직임에 어려움이 따른다. 심방세동 수술 후유증으로 폐정맥 4개 중 아래 2개의 약 90%가 막혀 양쪽 폐 하측 기능 부전 상태까지 됐다.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러다간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다시 탁구 라켓을 잡았다. 늘 함께해준 아내와 함께 탁구장을 찾았다. 그는 “아내와는 병원에서도 함께 일하고, 검도와 합기도, 골프 등을 할 때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1년이 넘으면서 체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탁구 전성기 때보다는 아직 못하지만 체력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탁구를 시작한 지 약 10년이 되던 2018년 무렵이 전성기였다고 했다. 그땐 “더 잘 치려고 새벽까지 하루 6, 7시간 탁구를 쳐도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 지름 40mm, 무게 2.7g의 작은 탁구공이 주는 운동량은 대단했다. 몸풀기로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를 10분만 쳐도 땀이 쏟아졌다. 김 원장은 “다시 탁구를 칠 땐 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체력을 만들어 치다 보니 이젠 2, 3시간 칠 수 있는 체력이 됐다”고 했다. 탁구의 매력은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어 승부욕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뭐 잘 치지는 못하지만 한 수 위 회원과 겨루고 싶죠. 저보다 못 치는 회원에게 지면 자존심이 상해 더 열심히 치게 되죠. 운동 효과도 큰데 게임으로 자극받아 탁구에 더 매진하게 되는 겁니다. 탁구 치고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그 상쾌함에 기분이 좋죠. 탁구는 제 삶의 활력소가 됐습니다.” 김 원장은 생활체육 탁구에서 5부에서 4부 사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 한신탁구교실에선 4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창 물이 올랐을 때인 2016년 서울시 구청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두 차례 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몸 건강은 물론이고 탁구를 잘 치기 위해 근육운동도 하고 있다. 피트니스에 빠져 있는 대학원생 아들이 근육운동 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김 원장은 “고등학교 때부터 헬스를 즐기던 아들이 ‘근육을 키우는 게 미래에 몇억 원의 병원비를 줄여줄 수 있다’며 직접 지도도 해준다”고 했다. 주 2회 이상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 원장은 습관적으로 인상을 쓰는 ‘직업병’도 탁구를 통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단 1%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얘기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너무 진지하다 보니 미간을 찡그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 온 환자는 내 인상을 좋지 않게 본다”고 했다. “탁구를 칠 때도 집중하다 보면 인상을 쓰게 됩니다. 승부욕까지 있다 보니 저의 모습에 상대가 당황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 탁구더라고요. 그래서 즐겁게 땀 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심장 건강을 위해 흥분하면 안 돼 탁구가 해가 될 수도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치니 폐활량이 좋아졌다. 건강해야 병도 견딜 수 있다. 이제 탁구는 평생 친구”라며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편과 국내외 대회 출전…부부 금실 쌓는데 마라톤이 최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마라톤 동호회에서 회식하는 날 남편을 만났어요. 그때부터 함께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도 했죠. 전 마라톤 풀코스 도전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매번 풀코스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 기분이길래 저렇게 달릴까’ 생각했고, 풀코스를 완주해야 남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풀코스 출전을 감행했죠.”회사원 목영주 씨(41)는 2016년 가을 처음 마라톤 42.195km 풀코스에 도전했다. 당시 남자 친구였던 남편 이병도 씨(40)가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다. 3시간47분대 기록으로 완주했고, 그때부터 마라톤에 빠져 들었다. 목 씨와 이 씨는 마라톤이 인연이 돼 2017년 결혼했고, 훈련과 대회 출전을 함께 하고 있다.목 씨는 2009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10km 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친구의 권유로 뛰었다. 주 1, 2회 건강을 위해 달리며 10km 코스에 가끔 출전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나 풀코스에 입문하며 마라톤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는 “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 달렸다고 했다. 그때부터 풀코스 기록 단축을 위해 달렸다”고 말했다.마스터스 마라토너들 꿈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잡았다. 보스턴마라톤은 참가 자격 기준이 있다. 여자 30대의 경우 3시간35분 이내 기록이 있어야 했다. 하루 5~8km, 한 달 평균 100km를 달리던 그는 월 평균 약 200km로 달리는 거리를 두 배로 늘렸다. 주당으로 따지면 50km다. 퇴근한 뒤 저녁에 주 5일을 이상을 달렸다. 그는 “그동안 풀코스 완주에 대해 ‘과연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니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해 3시간40분에 완주했고, 그해 11월 3시간 27분을 기록해 보스턴마라톤 출전 자격을 얻었다. 2019년 남편 및 지인들과 함께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해 개량 한복을 입고 즐기며 4시간59분에 완주했다. 그는 2018년에도 남편과 런던마라톤을 달렸다. 남편이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을 달릴 땐 따라가 응원했다. 목 씨는 “남편 응원도 좋았지만 남녀 엘리트 부문에서 우승한 선수들을 눈앞에서 직접 본 게 영광이었다”고 회상했다.2023 베를린마라톤 여자부에서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2시간11분53초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2022년 이 대회에서 세계 기록(2시간1분09초)을 세운 엘리우드 킵초게(30·케냐)가 2시간2분42초로 개인 통산 5번째 베를린마라톤 챔피언에 올랐다.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대회가 없어져 주춤했다. 2019년 가입한 ‘더뉴런(The New Run)’이란 동호회에서 달렸고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대회는 없었지만 도로와 산을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다시 대회가 활성화되면서 개인 최고기록 경신에 도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14분56초를 기록했다. 그는 “월 400~500km를 달렸다. 주당 100km를 넘게 달려야 해 힘들었지만 최고 기록이란 결과물을 얻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지금은 다시 월 200km로 줄였어요. 약 10년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무릎 인대를 다쳤었는데 무리를 하니 통증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젠 즐겁게 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목 씨는 사람들과 어울려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남편과 함께 달리기도 하지만 동호회를 찾아 달렸다. 더뉴런은 주로 경기 성남탄천운동장에서 모여 주 2회 달린다. 그는 “트랙을 달리면 바른 자세로 꾸준하게 달릴 수 있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시내를 달리는 ‘7979 서울 어반 러닝크루(SURC)’에서도 달리고 있다. 7979 SURC는 서울시와 동아일보사가 제공하는 러닝 프로그램이다. 서울시가 2022년 광화문광장 개장을 기념해 만든 러닝 크루다.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함께 달리며 친구(79)가 된다는 의미다. 그는 스포츠브랜드 마라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남편과는 주로 지방 대회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 지방 대회는 축제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8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도 함께 달렸다. 그는 “여름엔 더워서 주로 산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20세부터 달리기 시작한 남편은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선 잘 나가는 강호다.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남자 풀코스 3위(2시간32분12초)와 경주국제마라톤 남자 풀코스 4위(2시간38분16초)를 기록해 그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남자 30대 우수선수로 선발됐다. 남편은 올 3월 열린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28분22초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4위를 기록해 3회 연속 서울마라톤에서 입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목 씨도 9월 1일 열린 GTNS 트레일러닝 5.5km에서 1위, 9월 8일 열린 철원dmz마라톤 5km에서 3위를 하는 등 각종 단축마라톤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최근엔 풀코스보다는 단축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부상 방지 차원도 있지만 빨리 달리고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열린 바다의 날 마라톤 10km에서는 남편과 동반 우승하기도 했다. 목 씨는 “이제 대회에 출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남편과 함께 달리며 건강과 사랑을 동시에 쌓고 있어 즐겁다”고 했다.“긴 거리를 달리면 무릎에 통증이 오다 보니 가급적 피하게 됐죠. 이젠 풀코스에 대한 미련을 버렸어요. 즐겁게 달리며 열심히 달리는 남편 응원하는 재미도 좋아요.”목 씨는 지난해부터 남편과 함께 ‘몽도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달려오면서 많은 응원을 받아 그에 대해 무엇으로 보답할지 고민하다 러닝 비수기 때 한시적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러닝 빌드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일종의 재능기부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다. 빌드업은 속도를 천천히 시작해 km마다 점점 빠르게 뛰는 훈련이다. 남편은 풀코스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을 목표로 하는 ‘급행열차’를 운영하고, 목 씨는 10km 50분 이대를 목표로 달리는 ‘완행열차’를 운영한다.목 씨는 이젠 우승보다는 펀런(즐기며 달리기)에 초점을 둔다. 훈련도 부상 방지에 중점을 준다. 달리기 전 스트레칭 체조를 많이 해주고 달리는 리듬을 살려주는 스킵(Skip) 등 보조운동도 많이 한다. 무릎 및 발목 부근 근육을 강화하는 근육 운동도 자주한다. 달리고 단 뒤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 냉찜질도 한다. 그래서 아직 달리다 다친 적은 없다. 한때 갑상선 기능 항증증과 기능 저하증이 동시에 나타난 적도 있지만 달리면서 증세가 사라졌다. 목 씨는 “오래 달리려면 다치면 안 된다. 이젠 목표가 다치지 않고 달리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21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달리기로 남편 만나, 함께 달리며 부부 금실 쌓아요”

    회사원 목영주 씨(41)는 2009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10km 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친구의 권유로 뛰었다. 바로 마라톤에 빠지진 않았다. 주 1, 2회 건강을 위해 달리며 10km 코스에 가끔 출전했다. 그러다 2016년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마라톤 동호회에서 만나 2017년 결혼한 남편 이병도 씨(40) 덕분이었다. “남편과 사귈 때 남편이 늘 풀코스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 기분이기에 저렇게 달릴까’ 생각하며 출전했죠. 남편이 페이스메이커를 해줬어요. 첫 도전에 3시간47분대를 달렸어요. 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 달렸다는 겁니다. 그때부터 풀코스 기록 단축을 위해 달렸습니다.”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꿈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보스턴마라톤은 참가 자격 기준이 있다. 30대의 경우 여성은 3시간35분 이내 풀코스 완주 기록이 있어야 했다. 하루 5∼8km, 한 달 평균 100km를 달리던 그는 월평균 200km로 달리는 거리를 두 배로 늘렸다. 주당으로 따지면 50km다. 주 5일 이상 퇴근한 뒤 달렸다. 그는 “그동안 풀코스 완주에 대해 ‘과연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니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출전해 3시간40분에 완주했고, 그해 11월 3시간27분을 기록해 보스턴마라톤 출전 자격을 얻었다. 2019년 남편과 함께 보스턴마라톤에 참가해 개량 한복을 입고 즐기며 4시간59분에 완주했다. 그는 2018년에도 남편과 런던마라톤을 달렸다. 남편이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을 달릴 땐 따라가서 응원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없어져 다소 주춤했다. 2019년 가입한 ‘더뉴런(The New Run)’이란 동호회에서 달렸고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대회는 없었지만 도로와 산을 달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지고 대회가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개인 최고 기록 경신에 도전했다. 그리고 지난해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14분56초를 기록했다. 그는 “월 400∼500km를 달렸다. 주당 100km를 넘게 달려야 해 힘들었지만 개인 최고 기록이란 결과물을 얻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지금은 다시 월 200km로 줄였어요. 약 10년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무릎 인대를 다쳤는데 무리하니 통증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젠 즐겁게 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목 씨는 사람들과 어울려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남편과 함께 달리기도 하지만 동호회를 찾아 달렸다. 더뉴런은 주로 경기 성남탄천운동장에서 모여 주 2회 달린다. 그는 “트랙을 달리면 바른 자세로 꾸준하게 달릴 수 있다”고 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시내를 달리는 ‘7979 서울러닝크루’에도 참여하고 있다. 남편과는 주로 지방 대회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 지방 대회는 축제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도 함께 달렸다. 그는 “여름엔 더워서 주로 산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20세부터 달리기 시작한 남편은 마스터스마라톤계에선 잘 알려진 건각이다. 2017년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남자 풀코스 3위(2시간32분12초)와 경주국제마라톤 남자 풀코스 4위(2시간38분16초)를 차지해 그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남자 30대 우수 선수로 뽑혔다. 남편은 올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28분22초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4위를 기록해 이 대회 3회 연속 입상했다. 목 씨도 1일 열린 GTNS 트레일러닝 5.5km에서 1위, 8일 열린 철원dmz마라톤 5km에서 3위를 하는 등 각종 단축마라톤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최근엔 풀코스보다는 단축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부상 방지 차원도 있지만 빨리 달린 뒤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열린 바다의 날 마라톤 10km에서는 남편과 함께 동반 우승했다. 목 씨는 “이제 대회에 출전하면 많은 사람이 알아본다. 남편과 함께 달리며 건강과 사랑을 동시에 쌓고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09-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축구협회, 손준호 영구 제명… ‘국제 적용’땐 선수생명 위기

    손준호(32·수원FC·사진)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의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해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는 중국 내에서 평생 축구와 관련해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를 포함해 산둥 타이산과 선양 훙윈,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등에서 뛰었던 선수 44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17명에게는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 손준호는 산둥 타이산 소속이던 지난해 5월 상하이 훙차오 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돼 임시 구속됐다. 금품을 받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중국 공안은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되면서 손준호에 대한 구속 수사까지 진행했다. 손준호는 약 10개월간 공안의 조사를 받은 뒤 올해 3월 풀려나 귀국했고, 6월 수원FC에 입단해 K리그 무대에서 뛰고 있다. 손준호 측 대리인은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에 대해 “당황스럽고 납득할 수 없다”며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는 현재로선 중국 내 징계이지만 국제적으로 확대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는 해당국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하면 국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결과를 받아들여 각 회원국에 이를 공유하게 되면 손준호는 세계 어느 리그에서도 프로 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수 진성 “주 3일 셔틀콕 때린 덕에 50곡도 거뜬히 불러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안동역에서’ ‘보릿고개’ 등 트로트 가수로 유명한 진성 씨(본명 진성철·64)는 학창 시절부터 축구, 배구 등 스포츠를 좋아했다. 전북 부안동초교 땐 배구 선수로 활약했다. 전북 체중에 갈 수도 있었지만 집안 사정상 일찍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가수가 된 뒤에도 축구와 테니스 등을 즐겼다. 50세가 되면서 배드민턴에 빠져들었다.‘헉 헉….’ “아 오셨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8월 28일 오전 경기 고양배드민턴클럽.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하던 진 씨가 웃으며 말했다. 온 몸을 던져 네트 바로 앞에 떨어지는 헤어핀을 받아 올렸고, 날아오는 셔틀콕에 스매싱을 때렸다. 폼이 잘 잡혀 있지는 않았지만 오래 친 노련함이 느껴졌다.“제가 20대 때부터 축구, 테니스를 즐겼는데 어느 순간 자꾸 다치는 겁니다. 비슷한 운동인데 배드민턴은 테니스에 비해 비교적 쉬우면서도 운동 효과는 좋았죠. 그래서 배드민턴으로 갈아탔죠. 14년 전이니 딱 쉰 살 때였죠.”2010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배드민턴을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고양배드민턴클럽이 있어 가입해 회원들하고 어울려 쳤다. 직업상 지방에 가야하는 일이 많아 매일 칠 수는 없었지만 주 3회 이상은 꼭 쳤다. 오후에 일정이 많아 오전 9시부터 2~3시간 치고 있다. 배드민턴은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0~500칼로리를 소비한다. 좁은 코트(단식의 경우 13.4m X 5.18m)에서 셔틀콕 하나를 때리지만 전후좌우 움직임이 많고, 헤어핀 하이클리어 스매싱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다. 최고의 다이어트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그는 배드민턴 치는 연예인들을 모아 ‘스타민턴’이란 동호회도 만들었다. 가수 홍서범 현숙,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 백승일,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 씨 등이 함께 한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고 1년에 2~3회 부정기적으로 만나 배드민턴을 친다.진 씨는 큰 병을 앓은 뒤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2016년 림프종 혈액암에 걸려고, 이어 심장판막증 진단까지 받았다. 항암치료를 6차례 받았다.“제가 혈액암 치료 중에 심장판막증까지 왔어요. 스텐트를 심어야 하는데 당시 항암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어서 의사가 심장판막 수술을 할 경우 자칫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약으로 대신했죠. 그래서 스텐트 수술을 받는 시기를 놓쳤어요. 지금도 약으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혈액암은 완치가 없어요.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운동이 아주 좋습니다.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려면 몸을 적당히 움직여야 합니다.”진 씨는 어릴 때부터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유랑극단 따라다니며 노래를 불렀는데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다.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 20대 들어선 술도 많이 마셨다. 그러다 보니 몸이 많이 망가졌고, 결국 혈액암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으니까요. 게으르면 운동 못해요. 전 지금도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아침에 벌떡 일어나서 배드민턴장으로 나옵니다. 지금도 운동하면 즐겁고 행복해요.”진 씨가 고양동으로 이사 온 이유도 몸을 쓰기 위해서다. 그는 약 4600㎡의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중 약 600㎡ 정도를 아내 용미숙 씨(62)와 함께 가꾸고 있다. 현재 채소와 야채 등 20여 가지를 키우고 있다. 바쁠 땐 하루 2~3시간은 투자해야 한다. 그는 “농사일도 운동이 많이 된다. 게다가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들까지 먹으니 일석이조”라고 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운동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체력유지, 향상을 위한 훌륭한 신체활동이라고 정의한다. 가사는 ‘노동’이란 개념이 있지만 신체활동 뿐만 아니라 뇌의 활성화를 촉진한다. 또한 은퇴한 노년 남성을 조사해 보니 이들 중 아내의 집안일(가사)을 도와주는 남성들이 훨씬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결과도 있다. 특히 장수하는 노인들은 주변에서 몸을 생각해서 쉬라고 계속 말려도 집안일을 기꺼이, 즐겁게 한다.진 씨는 49세의 늦은 나이에 결혼하면서 안정을 찾았다.“사실 결혼식도 안 올리고 혼인신고만 하고 살았죠. 그래서 아내에게 늘 미안합니다. 제가 장돌뱅이처럼 떠돌아다니다 가정이라는 게 생기니 안정이 되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30~40대 바쁘게 지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부수 기지입니다. 뭐 능력이 돼야 결혼하죠. 괜히 데려가 고생만 시킬 수 있고…. 그래서 결혼이 늦어졌는데 아내 때문에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진 씨가 혈액암에 걸렸을 때도 아내 용 씨의 헌신적인 간호가 큰 힘이 됐다.그는 연예인 축구단에서도 활동했다. 코미디언 고 남보원 씨가 운영하던 남보원 축구단에서 뛰었다. 그는 “남 선배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내가 그 축구단을 운영하기로 했었는데 나도 몸도 좋지 않아 엄용수 선배님께서 맡았다”고 했다.진 씨는 한 달에 2~3차례 콘서트를 연다. 다른 가수들하고 함께 할 땐 나눠서 부르기 때문에 다소 수월한데 혼자서 하면 하루 50곡을 넘게 불러야 한다. 그는 “개인 콘서트를 열면 하루 2회를 할 때도 있다. 각 콘서트에서 25곡 이상을 부르면 숨차고 힘들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잘 버티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건강하니 가끔 (김)성환 형님 같은 분들을 만나 소주도 한잔 마실 수 있다”며 웃었다.20대부터 트로트 메들리 음반을 발매하면서 무명 가수로 시절을 보낸 그는 1994년 ‘님의 등불’로 데뷔했다. 이후 메들리 음반을 계속 발매하면서 김용임, 김란영, 신유 등과 함께 ‘트로트 메들리 4대 천왕’으로 불렸다. 2002년 발표한 ‘내가 바보야’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05년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태클을 걸지마’를 발표했지만 무명 가수를 탈출하지는 못했다.2008년 ‘안동역에서’를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는데 2012년 정경천이 새롭게 편곡한 ‘안동역에서’가 2014년부터 공전의 히트를 하게 됐다. 2년 만에 암투병을 해야 했지만 건강을 회복한 뒤 ‘보릿고개’ ‘못난 놈’ ‘그 이름 어머니’ ‘내 여인’ ‘소금꽃’ 등이 연이어 히트하며 정상급 가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그는 “지금이 트로트 가수론 최고의 시절”이라고 했다.“지금 사실 어찌 보면 트로트가 최고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젊은 가수들이 미스터트롯이나 미스트롯을 통해 많이 발굴돼 저변이 넓어졌어요. 요즘 초등학생들도 제 노래 안동역에서를 부르고 다니니까…. 참 시대가 많이 달라졌죠. 또 과거 트로트하면 신세타령이나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젠 다양한 가사에 음악 템포도 빨라져 젊은이들이 좋아하게 됐죠.”그래서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래도 주 3회 이상 배드민턴을 치려고 노력한다. 건강을 지키는 삶의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절대 무리하지는 않는다. 그는 “신체도 흐름에 맞게 움직여 줘야 건강하다. 이젠 한번 무리하면 힘들고 며칠 고생한다”고 했다. 배드민턴 치며 몸을 만들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9-07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진성 “셔틀콕 때린 덕에 콘서트서 50곡 거뜬히 불러요”

    ‘헉 헉….’ “아, 오셨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고양배드민턴클럽. 배드민턴 복식 경기를 하던 가수 진성(본명 진성철·64) 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온몸을 던져 네트 바로 앞에 떨어지는 헤어핀을 받아 올렸고, 날아오는 셔틀콕에 스매싱을 때렸다. 폼이 잘 잡혀 있지는 않았지만 오래 친 노련함이 느껴졌다. ‘안동역에서’ ‘보릿고개’ 등 트로트 가수로 유명한 진 씨는 학창 시절부터 축구, 배구 등 스포츠를 좋아했다. 전북 부안동초교에 다닐 땐 배구 선수로 활약했다. 전북체중에 갈 수도 있었지만 집안 사정상 일찍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가수가 된 뒤에도 축구와 테니스 등을 즐겼다. 50세가 되면서 배드민턴에 빠져들었다. “제가 20대 때부터 축구, 테니스를 즐겼는데 어느 순간 자꾸 다치는 겁니다. 비슷한 운동인데 배드민턴은 테니스에 비해 비교적 쉬우면서도 운동 효과는 좋았죠. 그래서 배드민턴으로 갈아탔죠. 14년 전이니 딱 쉰 살 때였죠.” 2010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으로 이사를 오면서 배드민턴을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고양배드민턴클럽이 있어 가입해 회원들과 어울려 쳤다. 직업상 지방에 가야 하는 일이 많아 매일 칠 수는 없었지만 주 3회 이상은 꼭 쳤다. 오후에 일정이 많아 오전 9시부터 2, 3시간 치고 있다. 배드민턴 치는 연예인들을 모아 ‘스타민턴’이란 동호회도 만들었다. 가수 홍서범 현숙,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 백승일,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 씨 등이 함께한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고 1년에 2, 3회 부정기적으로 만나 배드민턴을 친다. 진 씨는 큰 병을 앓은 뒤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2016년 림프종 혈액암에 걸렸고, 이어 심장판막증 진단까지 받았다. 항암 치료를 6차례 받았다. “제가 혈액암 치료 중에 심장판막증까지 왔어요. 스텐트를 심어야 하는데 당시 항암 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어서 의사가 스텐트 수술을 하면 자칫 쇼크가 올 수 있다고 했죠. 그래서 스텐트 수술을 받는 시기를 놓쳤어요. 지금도 약을 먹고 있죠. 혈액암은 완치가 없어요.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운동이 아주 좋습니다. 신진대사가 원활하려면 몸을 적당히 움직여야 합니다.” 진 씨는 어릴 때부터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유랑극단을 따라다니며 노래를 불렀는데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다.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 20대 들어선 술도 많이 마셨다. 그러다 보니 몸이 많이 망가졌고, 결국 혈액암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혈액암 진단을 받고 3년 6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전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으니까요. 게으르면 운동 못 해요. 전 지금도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아침에 벌떡 일어나서 배드민턴장으로 나갑니다. 운동하면 즐겁고 행복해요.” 진 씨가 고양동으로 이사 온 이유도 몸을 쓰기 위해서다. 약 4600㎡의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그중 600㎡를 아내 용미숙 씨(62)와 함께 가꾸고 있다. 현재 채소 등 20여 가지를 키운다. 바쁠 땐 하루 2, 3시간은 일해야 한다. 그는 “농사일도 운동이 많이 된다. 게다가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까지 먹으니 일석이조”라고 했다. 그는 연예인 축구단에서도 활동했다. 2020년 별세한 코미디언 남보원 씨가 운영하던 남보원 축구단에서 뛰었다. 그는 “남보원 선배님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내가 그 축구단을 운영하기로 했었는데 나도 몸이 좋지 않아 엄용수 선배님께서 맡았다”고 했다. 진 씨는 한 달에 2, 3차례 콘서트를 연다. 다른 가수들과 함께 하면 나눠서 부르기 때문에 다소 수월한데 혼자 하면 하루 50곡을 넘게 불러야 한다. 그는 “개인 콘서트를 열면 하루 2회, 각 25곡 이상을 부른다. 숨이 차고 힘들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건강하니 가끔 (김)성환 형님 같은 분들을 만나 소주도 한잔 마실 수 있다”며 웃었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절대 무리하지는 않는다. 그는 “신체도 흐름에 맞게 움직여 줘야 건강하다. 이젠 한번 무리하면 힘들고 며칠 고생한다”고 했다. 배드민턴 치며 몸을 만들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환갑 넘었지만 골 넣으면 축구스타 손흥민이 부럽지 않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그런 것 있잖아요. 좋아는 하는데 소질이 없었다는 것을 느끼는….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공부를 했죠. 그런데 서울로 올라와서 자리 잡고 살만해지니 축구가 생각나는 겁니다. 그래서 동호회에 가입해 공을 차기 시작했죠.”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축구 명문 대구 대륜중 시절엔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실력이 안 된다고 생각해 일찌감치 포기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릴 적 꿈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그의 발걸음은 생활축구 동호회로 향했다. 정진설 서울 서초구축구협회 회장(62)은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주말마다 녹색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1980년대 후반이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둥지를 틀고 줄곧 살았다. 서울서일초교에서 공을 차는 동호회에 들어가 매 주말 공을 찼다. 당시 축구 동호회는 조기축구 개념이라 새벽에 훈련 겸 경기하고 주말에는 친선경기 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정 회장은 개인 사업상 토요일 오후, 일요일 오전에 공을 찼다. 2006년엔 ‘허리케인’이란 축구 클럽을 창단해 서초구생활체육축구연합회(현 서초구축구협회)에 가입해 활동했다.정 회장은 클럽팀 활동도 하지만 서초구60대대표팀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서울시 25개 구축구협회는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대표팀을 운영하며 서울시 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도 출전한다. 2018년 서초구축구협회 회장을 맡은 그는 당시 50대 대표로 활약했고, 지금은 60대 대표로 뛰고 있다. 정 회장은 “각 연령대 대표팀을 운영하며 나도 뛰다 보니 더 열심히 몸을 관리하게 됐다. 회장 명함으로 대표가 아니란 것을 실력으로 보여줘야 했다”고 했다.서초구70대대표팀이 2022년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60대대표팀이 서울시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9월 경북 안동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대회에는 서울시 60대대표로 출전한다. 2019년 서초 FC로 이름을 바꾼 클럽팀은 토요일 오후 서울 언남고 운동장에서, 서초구60대대표팀은 일요일 오전 서울 양재근린공원축구장에서 경기를 한다.“사업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 주 빠질 수 있잖아요. 그럼 몸이 바로 반응을 해요. 찌뿌드드하고 컨디션이 엉망이 되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주말엔 축구장으로 갑니다. 몸 풀고 수비형미드필더로 공 차며 땀을 쫙 빼주면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집니다. 그리고 골을 넣는 순간은 한국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 부럽지 않습니다.”정 회장이 주말에만 축구를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2022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말에만 격렬한 운동을 해도’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심박수로 따지면 분당 142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축구도 대표적인 격렬한 스포츠다. 정 대표의 경우 매주 25분 경기를 3경기 이상을 소화하기 때문에 준비운동부터 따지면 WHO기준에 부합하는 운동량이다.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만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말을 활용에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주말 등산만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정 회장은 주말 축구로 건강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주말에만 축구를 즐기는 축구동호인들도 많다.두 아들이 축구선수로 활약한 것도 정 회장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더 불태웠다. 큰 아들은 일찍 축구를 그만두고 현재 사업을 하고 있고, 둘째는 고려대를 거쳐 프로팀에서 뛰었지만 부상으로 일찍 선수생활을 접었다. 둘째 아들은 해외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한 뒤 지금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하고 있다.“솔직히 저도 축구를 일찍 포기한 이유가 성공하기 쉽지 않아서거든요. 아들들이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강력하게 말렸어요. 그런데 자식들은 부모 의지대로 안 된다고…. 그 뜻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축구하다보니 축구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됐죠.”정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이다. 미드필더로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것도 있지만 둘째 아들과 함께 고려대에서 공을 찼기 때문에 더 애정이 간다고 했다. 물론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에이른 뮌헨) 등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 다 좋아한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리그, 프로축구 K리그 경기도 TV로 자주 시청한다.정 회장은 재능기부도 한다. 2021년부터 서초구축구협회 재능기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소년축구와 여성축구교실은 물론 육상 등 다른 스포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정 회장은 “서초구의 지원을 받는데 우리도 사회적으로 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했다”고 했다. 당초 더 일찍 시작하려고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여파로 늦어졌다. 정 회장은 주말마다 상대 팀을 초청해 25분 경기를 6쿼터씩 진행하는데 3쿼터 이상 출전한다. 환갑을 넘었음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참 어렸을 때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나이를 계속 먹는데 실력이 더 좋아지는 것을 느껴요. 젊어지는 느낌이랄까. 수비형미드필더다 보니 제가 좀 많이 뛰어 다니는데 해가 갈수록 더 잘 뛴다는 평가를 받아요. 물론 주말 축구로만은 이렇게 뛸 수 없죠. 나이가 들면서 주중 3~4일은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거나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있어요.”그는 주말마다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는 재미에 삶이 건강하고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8-31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어릴 적 축구선수 꿈, 생활축구에서 이뤘어요”

    축구 명문 대구 대륜중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실력이 안 된다고 생각해 일찍 포기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릴 적 꿈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그의 발걸음은 생활축구 동호회로 향했다. 정진설 서울 서초구축구협회 회장(62)은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주말마다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그런 것 있잖아요. 좋아하는데 소질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그래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공부를 했죠. 그런데 서울로 올라와서 자리 잡고 살 만해지니 축구가 생각나는 겁니다. 그래서 동호회에 가입해 공을 차기 시작했죠.” 1980년대 후반이었다. 서울 서초동에 둥지를 틀고 줄곧 살았다. 서초동 서울서일초교에서 공을 차는 동호회에 들어가 주말마다 공을 찼다. 당시 축구 동호회는 조기축구 개념이라 새벽에 훈련 겸 경기를 하고 주말에는 친선경기를 하는 식이었지만 정 회장은 개인 사업상 토요일 오후, 일요일 오전에 공을 찼다. 나중엔 허리케인이란 축구 클럽을 창단해 서초구생활체육축구연합회(현 서초구축구협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정 회장은 클럽팀 활동도 하지만 서초구 60대 대표팀으로도 뛰고 있다. 서울시 25개 구 축구협회는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대표팀을 운영하며 서울시 대회는 물론이고 전국대회에도 출전한다. 2018년 서초구축구협회 회장을 맡은 그는 당시 50대 대표로 활약했고, 지금은 60대 대표로 뛰고 있다. 정 회장은 “각 연령대 대표팀을 운영하며 나도 뛰다 보니 더 열심히 몸을 관리하게 됐다. 회장 명함으로 대표가 된 게 아니란 것을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서초구 70대 대표팀이 2022년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60대 대표팀이 서울시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9월 경북 안동시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대회에는 서울시 60대 대표로 출전한다. 2019년 서초FC로 팀 이름을 바꾼 클럽팀은 토요일 오후 서울 언남고 운동장에서, 서초구 60대 대표팀은 일요일 오전 서울 양재근린공원 축구장에서 경기를 한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 주 빠질 수 있잖아요. 그럼 몸이 바로 반응해요. 찌뿌드드하고 컨디션이 엉망이 되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주말엔 축구장으로 갑니다. 몸 풀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 차며 땀을 쫙 빼주면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집니다.” 정 회장은 재능기부도 한다. 2021년부터 서초구축구협회 재능기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소년축구와 여성축구 교실은 물론이고 육상 등 다른 스포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정 회장은 “서초구의 지원을 받고 있어 우리도 사회적으로 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했다. 당초 더 일찍 시작하려고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늦어졌다. 두 아들이 축구선수로 활약한 것도 정 회장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더 불태웠다. 큰아들은 일찍 축구를 그만두고 현재 사업을 하고 있고, 둘째는 고려대를 거쳐 프로팀에서 뛰었지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다. 둘째는 해외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한 뒤 지금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하고 있다. “솔직히 저도 축구를 일찍 포기한 이유가 성공하기 쉽지 않아서였거든요. 아들들이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강하게 말렸어요. 그런데 자식들은 부모 의지대로 안 된다고…. 그 뜻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다 보니 축구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됐죠.” 정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이재성이다. 미드필더로 비슷한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것도 있지만 둘째 아들과 함께 고려대에서 공을 찼기 때문에 더 애정이 간다고 했다. 정 회장은 주말마다 상대 팀을 초청해 25분 경기를 6쿼터씩 진행하는데 3쿼터 이상 출전한다. 환갑을 넘었음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어렸을 때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나이는 계속 먹는데 실력이 더 좋아지는 것을 느껴요. 젊어지는 느낌이랄까. 수비형 미드필더다 보니 제가 좀 많이 뛰어다니는데 해가 갈수록 더 잘 뛴다는 평가를 받아요. 물론 주말 축구로만은 이렇게 뛸 수 없죠. 주중 3∼4일은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거나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있어요.” 그는 주말마다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는 재미에 삶이 즐겁다고 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월요 초대석]“한국 스포츠 발전 최대 걸림돌은 체육계 내부의 정치화”

    《#1. 대한민국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땄다. 역대 최다 금메달을 기록했던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림픽 개막 전 대한체육회 목표치(금메달 5개)의 2배를 훌쩍 넘겼다.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전체 메달은 32개를 기록했다.#2. ‘금의환향’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13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며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예정됐던 해단식이 사라진 것이다. 먼저 귀국한 김우진(양궁), 허미미(유도), 구본길(펜싱) 등도 공항을 찾았지만 결국 헛걸음이 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선수들의 피로를 고려해 축소 진행하겠다는 뜻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공문으로 전달했다”면서 “선수들은 좋아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파리 올림픽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명과 암을 다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 4년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안세영 작심 발언’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민낯도 드러났다. 강준호 서울대 사범대학장(스포츠경영학)은 “이젠 선진국형 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한 분명한 청사진을 그리고, 이를 실현할 탁월한 리더십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매니지먼트 전문가인 강 학장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 및 조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싱가포르 국가스포츠전략 자문위원도 맡았었다.》―이번 파리 올림픽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달라. “메달 수로 보면 선전한 것이 맞다. 한국 스포츠의 미래 세대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들이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안세영 선수는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배드민턴협회와 같이 갈 수 없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이 갑자기 취소됐다.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이 대한체육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2개월 전 내부 검토를 통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공식적으로는 왜 금메달 5개가 목표라고 발표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21세기의 선수와 20세기의 스포츠 행정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금메달 13개는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나. “메달 수로만 보면 좋은 성과다. 하지만 메달 수에 가려 오히려 한국 스포츠의 현실과 문제가 묻히고 한국 스포츠가 괜찮은 것으로 국민들이 착각할까 봐 걱정이다. 현재 한국 스포츠는 일부 경기단체를 제외하면 개발도상국형 후진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수나 팀이 없어 경기력은 고사하고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다. 사실 대한체육회 발표대로 금메달을 5개만 획득했다면 오히려 위기의식을 가지고 근본적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금메달이 13개나 나왔고 ‘한국 스포츠가 아직 살아 있네’ 하고 안도하는 분위기로 넘어가는 찰나에 안 선수의 폭탄 발언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세영 인터뷰 발언을 어떻게 봐야 하나. “안 선수는 개인적인 문제를 토로했지만, 한국 스포츠의 현실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종목이 그런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스포츠계는 사회(본토)로부터 고립된 외딴섬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 섬에서는 4년마다 본토를 위해 불꽃놀이(올림픽)를 해주고, 국민들은 그때만 잠깐 환호할 뿐 그것이 끝나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그 섬에는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상식과 규범이 작동하지 않는 그 섬만의 문화와 규범이 있고, 때로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는데도 잘 개선되지 않는다. 감독과 주장의 폭언, 폭행 등 상습적인 가혹행위를 못 견디고 극단적 선택을 했던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스포츠의 문제는 무엇인가. “스포츠시스템, 즉 스포츠 행정의 문제다. 한국 스포츠가 선진국형으로 시스템과 체질이 바뀌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스포츠계 내부의 정치화다. 과거에는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은 스포츠계가 지연, 학연 등 연줄로 나뉘고 정치화됐다. 현재 스포츠계는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지방체육단체장까지 모두 선거를 통해 선출하게 돼 있다. 선거는 필연적으로 정치화를 수반한다. 모든 리더를 꼭 선거로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체육회장을 선거로 뽑으면 스포츠계 정치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킨다. 선진국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리가 아니라면 위원회를 구성해 소수의 최종 후보자를 발굴한 뒤 그들의 과거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검토하고 수개월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해 뽑는다. '하고 싶은'사람이 아닌 '잘 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한체육회의 회장은 한국 스포츠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미래지향적 스포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시대를 앞선 생각과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 공적으로 봉사하는 자리다. 한국 양궁의 ‘지속적인 탁월함’은 시스템과 생태계에서 나온 것이고, 그것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의 리더십에서 시작된 것이다. 대한체육회장은 정부로부터 4000억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받아서 집행한다. 이런 자리에 걸맞은 자질과 비전,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그동안 그런 성과를 보여주었는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늘 스스로 자문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일본은 금메달 20개로 종합 3위를 했다. “메달 수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일본의 스포츠정책이 추구하는 가치와 긴 안목,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이 부럽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하며 경기력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 저변만 튼튼하면 엘리트 스포츠는 저절로 잘될 것으로 생각하고 생활 스포츠 중심의 스포츠정책을 추진한 결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23위까지 추락했다. 2000년대 들어 생활 스포츠와 학원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고, 종목별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일관되게 추진해 지금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선진국형 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했다. 일본축구협회는 일본 축구 생태계 구축을 위한 100년 구상을 내놓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일본올림픽위원회는 경기력과 함께 ‘인간력(인격+매력)’을 강조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현황을 보면 양궁과 사격, 펜싱 등 종목이 다소 편중돼 있다. “모든 종목을 다 잘할 수도 없고 잘할 필요도 없다. 스포츠는 나무와 같다. 미국, 유럽, 남미, 아시아에서 잘 자라는 나무가 다르다. 기후와 토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잘 자라는 나무가 있듯이 한국인의 기질과 특성, 그리고 현재 한국의 사회문화적 토양에서는 양궁, 사격, 펜싱, 골프라는 나무가 잘 자란 것이다. 스포츠는 그 사회의 거울과 같다. 우리가 팀 스포츠가 약한 것은 한국 사회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이 더 선진화된다면 사회의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스포츠도 보다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것을 촉진하기 위한 중장기 스포츠 정책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스포츠정책이 왜 중요한가. “나무가 뿌리, 줄기, 열매로 이루어져 있듯이, 개별 종목의 생태계는 학원 스포츠, 생활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가 각각 뿌리, 줄기, 열매의 역할을 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숲이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듯 스포츠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나무가 많아지면 이산화탄소 흡수, 홍수 방지, 목재 활용, 열매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것처럼, 잘 구축된 스포츠 생태계는 저절로 돌아가면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한다. 스포츠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돼 가는 한국 사회에서 개인과 사회의 건강과 행복, 사회적 결속과 활력, 의료 비용 감소와 경제 활동 연령 증가, 산업적 가치와 국가의 소프트파워 제고까지 ‘다목적 저비용 고효율’ 정책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미래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역할을 분담하고 유기적 협력이 일어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문체부는 미래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그리고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반영한 지속 가능한 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청사진과 정책을 만들고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자면 윤석열 대통령이 선수단 환영식에서 안 선수 발언과 관련해 ‘낡은 관행들은 과감하게 혁신해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와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향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게 나와야 된다는 것이다. 총론 차원의 백과사전식 정책 나열이 아니라 현실을 고려한 구체적이고 정교하고 전략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실현할 역량 있는 스포츠 행정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해 종목별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해야 한다.” 강준호 학장(57)△서울대 스포츠과학 학사△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 박사(PhD)△전 코네티컷대 스포츠경영학 교수△전 서울대 기획처장△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 및 조직위원회 전문위원△전 싱가포르 국가스포츠전략 국제자문위원△IOC Olympism365위원회 위원△서울대 사범대학 학장(스포츠경영학 교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생각을 바꾸면 100㎞ 마라톤도 즐거워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이한구 씨(63)는 7월 27일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500회째, 8월 4일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100회째 완주했다. 20년간 대회에 출전해 달린 거리만 3만1000km가 넘는다. 이 씨는 8월 17일부터 18일까지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제20회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 100km에 출전한다. 100km 100회를 완주하고 2주 만에 다시 달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100km를 100회 넘게 달린 사람은 그가 국내 36번째라고 했다.이 씨는 등산을 즐기다 2004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동문들이 주축이 된 휘문교우마라톤동호회(휘마동)를 만나면서다. “산을 타다 2003년 우연한 기회에 10km 단축마라톤에 출전했어요. 기록이 52분대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기록이 좋다고 마라톤을 해보라는 겁니다. 그래도 막상 할 엄두를 못 내다 휘마동을 알게 됐죠. 2004년 1월부터 함께 달렸습니다.”휘마동은 매주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3시에 서울 한강 여의도공원이나 남산에서 만나 달린다. 2002년 결성된 휘마동은 회원 수가 100여 명에 매번 참석하는 인원은 30명가량이다. 백두대간 종주를 할 정도로 산을 많이 타서 하체가 잘 발달한 덕분인지 그는 마라톤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2004년 3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4시간 56분에 완주했다. 그해 말 4시간30분, 2005년 10월 3시간 58분으로 ‘서브포(4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최고 기록은 2012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32분. 동아마라톤은 2005년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달렸다. 이 씨는 2012년이 개인적으로 마라톤으로 최고의 해였다. 마라톤 풀코스를 약 50회 달려 100회째를 완주했고, 울트라마라톤 100km 2회 완주에 대한민국 횡단 308km도 성공했다. 대한민국 횡단 308km는 인천시 강화에서 출발해 강원도 강릉 경포대로 골인한다.“2009년 울트라마라톤을 처음 달렸습니다.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울트라마라톤이 보이더라고요. 그해 4월 서울 남산에서 열린 50km를 완주했고 6월 처음 100km를 13시간 50분에 완주했어요. 풀코스와 병행하며 1년에 100km 이상을 2~3차례 달렸는데 2017년 1961년생 소띠울트라마라톤모임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달리게 됐습니다.”‘소띠모임’은 훈련을 함께하는 게 아니라 전국 울트라마라톤대회를 함께 출전하는 전국 단위 동호회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에 가입한 회원들 중심이다. 그는 “전국에 흩어져 있어 모여 훈련하기는 힘들다. 대회에서 만나 즐겁게 달리고 회포를 푸는 모임”이라고 했다. 이 씨는 2017년 8회, 2018년 17회, 2019년엔 무려 25회나 100km 이상 대회를 뛰었다. 2019년 6월엔 200km도 34시간 42분에 완주했다. 100km 개인 최고기록은 2018년 11월 세운 11시간33분. 하지만 13시간에서 16시간까지 천천히 달리고 있다.“사람들이 울트라마라톤하면 겁부터 먹습니다. 그런데 마라톤 풀코스보다 더 쉬워요. 전 오르막은 걷고 평지와 내리막에서만 달립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입니다. 힘들면 쉬었다 갑니다. 10시간 이내에 들어오려고 열심히 달리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몸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습니다.”이 씨는 마라톤 시작 초반에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훈련하지 않고 대회 출전만 하고 있다. 이 씨는 “풀코스를 4시간 이내로 들어오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훈련하는 게 스트레스가 됐다. 매일 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폴코스 50번 완주한 뒤부터는 훈련하지 않고 대회만 뛰고 있다”고 했다. 휘마동 모임을 나가며 거의 매 주말 대회에 출전했다. 전국의 마라톤대회는 거의 다 달렸다. 마라톤 풀코스도 기록이 아닌 완주 그 자체가 목표다.스포츠 과학적으로 주말 마라톤 대회 출전만으로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테니스 단식 경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 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이 씨는 풀코스의 경우 4시간 안팎, 100km의 경우 14시간 정도를 달린다. 거의 매주 대회에 출전했으니 WHO 기준을 훨씬 초과한다. ‘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만 마라톤에 출전하는 사람들과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말을 활용에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거나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마라톤은 풀코스의 경우 최소 4시간 이상, 등산도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말 산행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등산 인구가 많은 것이다. 주말 대회만 참가하는 마라토너들이 많은 이유기도 하다.3년전 다니던 회사를 정년퇴직하고 2년 전부터 개인택시를 모는 이 씨는 택시를 운전하면서 하루 600~700보 밖에 걷지 못해 훈련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고 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마라톤대회가 크게 준 것도 그의 경기력을 떨어뜨렸다. 대회 출전 수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풀코스에서 ‘서브포’ 기록을 내기 힘들고, 100km도 16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펀런(즐겁게 달리기)’도 기본적인 체력이 돼야 할 수 있다.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풀코스 ‘서브포’를 만든 뒤 다시 즐겁게 대회 출전만 할 계획이다.등산과 마라톤 풀코스, 울트라마라톤의 차이는 뭘까?“산행은 좋은 공기 속에서 멋진 경관을 구경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있고요. 마라톤 풀코스는 일정 시간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에 달리는 데만 집중해야 합니다. 대신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울트라마라톤은 언뜻 보기에 힘들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전 울트라마라톤이 더 쉬워요. 거리만 길지 난이도는 더 낮아요. 전 지인들하고 얘기하면서 즐겁게 달립니다. 생각의 차이입니다. 기록을 포기하고 여유를 찾으려 합니다. 완주하면 몸 안의 온갖 찌꺼기가 빠져나간 느낌이죠. 이 재미로 달립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4-08-17
    • 좋아요
    • 코멘트
  •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100㎞ 100회 완주… 즐기며 달리니 무릎 멀쩡해요”

    등산을 즐기다가 2004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동문들이 주축이 된 휘문교우마라톤동호회(휘마동)를 만나면서다. 회사를 정년퇴직하고 2년 전부터 개인택시를 모는 이한구 씨(63)는 지난달 27일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500회째, 4일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100회째 완주했다. 20년간 대회에 출전해 달린 거리만 3만1000km가 넘는다. “산을 타다가 2003년 우연한 기회에 10km 단축마라톤에 출전했어요. 기록이 52분대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기록이 좋다고 마라톤을 해보라는 겁니다. 그래도 막상 할 엄두를 못 내다가 휘마동을 알게 됐죠. 2004년 1월부터 함께 달렸습니다.” 휘마동은 매주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한강 여의도공원이나 남산에서 만나 달린다. 백두대간 종주를 할 정도로 산을 많이 타서 하체가 잘 발달한 덕분인지 마라톤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2004년 3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4시간 56분에 완주했다. 그해 말 4시간 30분, 2005년 10월 3시간 58분으로 ‘서브포’(4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최고기록은 2012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32분. 동아마라톤은 2005년부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달렸다. 이 씨는 2012년이 개인적으로 마라톤으로 최고의 해였다. 마라톤 풀코스를 100회째 완주했고, 울트라마라톤 100km 2회 완주에 대한민국 횡단 308km도 성공했다. 대한민국 횡단 308km는 인천 강화에서 출발해 강원 강릉 경포대로 골인한다. “2009년 울트라마라톤을 처음 달렸습니다.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울트라마라톤이 보이더라고요. 그해 4월 서울 남산에서 열린 50km를 완주했고 6월 처음 100km를 13시간 50분에 완주했어요. 풀코스와 병행하며 1년에 100km 이상을 2, 3차례 달렸는데 2017년 1961년생 소띠울트라마라톤모임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달리게 됐습니다.” ‘소띠모임’은 훈련을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전국 울트라마라톤대회를 함께 출전하는 동호회다. 이 씨는 2017년 8회, 2018년 17회, 2019년엔 무려 25회나 100km 이상 대회를 뛰었다. 2019년 6월 200km도 34시간 42분에 달렸다. 100km 개인 최고기록은 2018년 11월 세운 11시간 33분. 하지만 13시간에서 16시간까지 천천히 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울트라마라톤 하면 겁부터 먹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쉬워요. 전 오르막은 걷고 평지와 내리막에서만 달립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입니다. 힘들면 쉬었다가 갑니다. 10시간 이내에 들어오려고 열심히 달리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몸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습니다.” 이 씨는 마라톤 시작 초반에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훈련을 하지 않고 대회 출전만 하고 있다. 이 씨는 “풀코스를 4시간 이내로 들어오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훈련하는 게 스트레스가 됐다. 매일 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풀코스 50번 완주한 뒤부터는 훈련을 하지 않고 대회만 뛰고 있다”고 했다. 그 대신 거의 매 주말 대회에 출전했다. 전국의 마라톤대회는 거의 다 달렸다. 하지만 택시를 운전하면서 하루 600∼700보밖에 걷지 못해 훈련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고 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마라톤 대회가 크게 준 것도 그의 경기력을 떨어뜨렸다. 출전 대회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풀코스에서 ‘서브포’ 기록을 내기 힘들었고, 100km도 16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펀런(즐겁게 달리기)’도 기본적인 체력이 돼야 할 수 있다.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이 씨는 17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는 제20회 부산썸머비치울트라마라톤 100km에 출전한다. 100km 100회째를 완주하고 2주 만에 다시 달린다. 지금까지 100km를 100회 넘게 달린 사람은 그가 국내 36번째라고 했다. “생각의 차이입니다. 전 울트라마라톤에 출전할 때 지인들과 얘기하며 즐겁게 달립니다. 여유를 찾으려 합니다. 완주하면 몸 안의 온갖 찌꺼기가 빠져나간 기분이죠. 이 재미로 달립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24-08-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대 훈련비 제대로 쓰는지…문체부, 대한체육회 조사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훈련비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또 안세영의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직후 발언과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은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온라인으로 개설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문체부는 최근 산하 기관인 한국스포츠과학원을 통해 ‘국가대표 훈련비 배분 적정성 검토 및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대한체육회가 정부 예산을 재원으로 하는 국가대표 훈련비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용역 참가 의향서 제출자의 프레젠테이션이 13일 열린다. 문체부는 파리 올림픽 개막 전부터 국가대표 훈련비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의 예산 집행 내역 전반에 관해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었다. 문체부는 파리 올림픽 기간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12일 밝혔다. 올림픽 폐회식이 끝나고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다. 안세영은 5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자신의 부상 관리, 훈련 지원 등과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체부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을 포함해 10명 이상으로 조사단을 꾸렸다. 오늘(12일)부터 조사를 시작하고 9월 중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민적 의혹이 남지 않도록 엄정하고 공정하게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날 온라인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한 진 의원은 “국민들이 모르는 체육계 문제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정부, 배드민턴協 조사 착수… 與의원, 체육비리 제보센터 개설문체부, 국대 훈련비 점검 연구용역안세영 발언 관련 운영실태 조사… 정부 보조금 71억 집행내역도 확인대한체육회 훈련비 집행 문제땐, 각 경기단체에 예산 직접지원 방침“각 종목 경기단체에 주는 예산을 앞으로는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해당 단체에 직접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었는데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첫 단계를 밟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12일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훈련비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 용역 발주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원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점검한 뒤 내년 예산 집행 때부터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가대표 훈련 지원비는 여름 종목 570억 원, 겨울 종목 127억 원 등 모두 697억 원이다. 연구 용역을 통해 그동안의 훈련비 집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앞으로는 관련 예산을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각 경기 단체에 직접 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문체부의 대한체육회 지원 전체 예산은 4094억 원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그동안 “(문체부가) 각 지역 체육회와 종목 경기단체에 주는 예산을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집행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6월 여자 배구 국가대표 은퇴 선수 간담회와 지난달 체육 분야 간담회 자리에서 ‘종목 단체 예산 직접 교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역 체육회와 경기단체들의 자율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예산 분배 권한을 빼앗아 체육회의 힘을 빼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문체부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 기간에 했던 발언과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문체부는 12일부터 조사를 시작했고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휴식이 필요해 좀 더 시간을 두고 만나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문체부는 안세영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배드민턴협회의 안이한 부상 관리, 복식 선수 위주의 대표팀 운영, 대회 출전 강요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뿐 아니라 스폰서십 계약 방식, 선수 연봉 체계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문체부는 올해 기준으로 연간 71억2000만 원의 보조금을 배드민턴협회에 지원하고 있는데 이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사실 관계 확인도 필요하겠지만 이번 조사는 불합리한 관행이나 제도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부터 조사를 시작하지만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다른 경기단체로 조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지금이 체육 정책을 다듬고 개혁할 적기”라며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체육 정책을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학교 체육,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 등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 내년 예산이 반영된 뒤에 체육 정책 개혁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겠다”고 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세영 선수의 발언은 우리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소통 부재를 드러냈다. 한국 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체육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체육계의 권익 신장과 인권 보호, 쇄신을 위해 국민제보센터를 개설하게 됐다”고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4-08-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