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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예정 대로 추진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로 원전 건설 계획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다.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2차 전기본 추진방향’을 공개하는 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제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마련된 11차 전기본에는 2038년까지 2.8GW(기가와트) 용량의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세우는 15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인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반영된 것은 2015년 7차 전기본(신한울 3·4호기 신규 건설) 이후 10년 만이다.관련 계획이 원점에서 재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다. 지난해 9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은)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했다. 기후부는 지난해 말과 이달 초 진행된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와 이달 12~16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수렴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여론조사 결과 인공지능(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국내 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0% 이상이었고,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그대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답변 역시 60%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1차 전기본상 신규 원전 건설 절차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중 한국수력원자력의 부지 공모 이후 약 5~6개월 간의 부지 평가 및 선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2029년 건설 허가를 신청하고, 2031년 중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 허가 결정이 나면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해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기후부는 올해 3분기(7~9월) 중 마련될 12차 전기본 실무안에 AI·전기차 확대 등에 따른 전기화 수요 예측과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믹스, 분산형 전력망 계획 등을 반영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후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을 전 분야에서 감축해야 한다”며 “특히 전력분야의 탄소감축을 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줄일 필요가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김모 씨는 수도권에서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넓은 매장, 세련된 인테리어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제과점업으로 등록돼 10년 이상 운영하고 자녀에게 물려주면 상속세가 줄어드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이 된다.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청 확인 결과 이곳에서 파는 제과류는 외부에서 사다 파는 완제품 소량에 그쳤다. 음료 매출 비중이 제과류의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닌 카페를 운영하면서 제과점업으로 등록한 것으로 보여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수도권의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 점검에 착수한다. 일부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베이커리카페가 가업상속공제를 내세운 편법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세무조사까지 나설 방침이다. 25일 국세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대형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경기도 베이커리카페 가운데 자산 규모와 부동산 비중, 매출액 등이 큰 곳을 대상으로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대형 카페, 베이커리 업종이 편법 상속 증여 수단으로 쓰이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애초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10년 이상 운영한 사업을 상속받을 때 공제받을 수 있다. 업종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리는데 커피전문점은 안 되지만, 베이커리카페는 제과점업이라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수단으로 베이커리카페를 창업해 상속세를 줄이려 한다는 의혹이 있어 점검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서울 근교 300억 원 규모 토지를 자녀 1명이 상속받으면 136억 원 이상 상속세를 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베이커리카페를 열어 10년간 운영한 뒤 가업으로 승계하고, 자녀가 상속받아 5년간 유지하면 상속세를 안 낸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걸고 하루 4차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후 부동산 세금 문제엔 말을 아껴왔던 것과 달리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제도 폐지와 1주택자 장기보유공제 축소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집값을 잡기 위해 모든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이후 다주택자는 물론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선거 앞두고 부동산 전면전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병이 들었을 때 아프고 돈 들지만 수술할 건 수술해야 한다”며 “잠시 아픔을 견디면 더 건강하고 돈도 더 잘 벌 것”이라고 했다.이날 메시지는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두고 일각에서 나온 반발을 겨냥한 것이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도입돼 매년 연장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을 못 박은 것을 넘어 현 상황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으로 규정하며 일부 저항과 반발에도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취임 후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세제 개편 카드에는 신중을 기해 온 이 대통령이 잇달아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생산적 금융’ 정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하면 지방선거 압승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부동산 정책 기조가 선회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0.29%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10·15 대책 시행으로 수요가 몰린 지난해 10월 셋째 주(0.5%) 이후 13주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여권 관계자는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다주택자나 ‘똘똘한 한 채’ 보유자 상당수가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쏠린 만큼 이들의 반발보다는 고강도 대책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지선에 유리하다는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버티는 세금 비싸도 보유하겠나” 정부는 이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장특공제는 부동산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 1년마다 4%포인트씩 공제를 받아 최대 80%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양도세 중과로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엔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보유) 할 수 있을까”라고 밝히는 등 보유세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 한도 축소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공시가격 20억 원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가 약 330만 원에서 480만 원 수준으로 즉시 상승하는 등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증세도 추진될 수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 30억, 40억 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 모 씨는 수도권에서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넓은 매장, 세련된 인테리어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제과점업으로 등록돼 10년 이상 운영하고 자녀에게 물려주면 상속세가 줄어드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이 된다.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청 확인 결과, 이곳에서 파는 제과류는 외부에서 사다 파는 완제품 소량에 그쳤다. 음료 매출 비중이 제과류의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닌 카페를 운영하면서 제과점업으로 등록한 것으로 보여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국세청이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 점검에 착수한다. 일부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베이커리카페가 가업상속공제를 내세운 편법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세무조사까지 나설 방침이다.25일 국세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대형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경기도 베이커리카페 가운데 자산 규모와 부동산 비중, 매출액 등이 큰 곳을 대상으로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대형 카페, 베이커리 업종이 편법 상속 증여 수단으로 쓰이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가업상속공제는 애초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10년 이상 운영한 사업을 상속받을 때 공제받을 수 있다. 업종에 따라 적용 여부가 갈리는데 커피전문점은 안 되지만, 베이커리카페는 제과점업이라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수단으로 베이커리카페를 창업해 상속세를 줄이려 한다는 의혹이 있어 점검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예를 들어 서울 근교 300억 원 규모 토지를 자녀 1명이 상속받으면 136억 원 이상 상속세를 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베이커리카페를 열어 10년간 운영한 뒤 가업으로 승계하고, 자녀가 상속받아 5년간 유지하면 상속세를 안 낸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교묘히 위장해 운영하진 않는지, 사업장이 위치한 토지 내 시설이 모두 사업용인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원전 문제가 너무 정치 의제화됐다”며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 뜻은 어떤지 열어 놓고 판단하자”고 밝혔다. 에너지 정책을 실용적으로 펴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미래에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위 기저전력(상시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 봐야 되고, 너무 인위적으로 (원전에) 닫혀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셈이다. 정부 출범 직후 ‘감원전’을 추진하고, 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려던 정책 기조와는 달라진 태도다. 재생에너지를 앞세워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연 2만7290TWh(테라와트시)였던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40∼5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원전 정책 안정성과 향후 수출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정책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뭔가를 결정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마구 뒤집으면 경제 주체들의 경영 판단이나 미래 예측에 좀 장애를 주는 측면이 있다”며 “원전 수출 시장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런 점들까지 객관적으로 고려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국민 여론은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쪽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미래 에너지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갤럽이 69.6%, 리얼미터가 61.9%로 집계됐다. 국내에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갤럽 89.5%, 리얼미터 82.0%)를 웃돌았고, 원전이 ‘안전하다’는 의견도 60%를 넘겼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2036년까지 0.7GW(기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하고, 2038년까지 1.4GW 규모의 대형 원전을 2기 신설하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관련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기후부에서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원전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은 데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 만큼 신규 원전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조만간 신규 원전 추진 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원전 문제가 너무 정치 의제화됐다”며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 뜻은 어떤지 열어놓고 판단하자”고 밝혔다. 에너지 정책을 실용적으로 펴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미래에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위 기저전력(상시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 봐야 되고, 너무 인위적으로 (원전에) 닫혀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셈이다.정부 출범 직후 ‘감원전’을 추진하고, 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려던 정책 기조와는 달라진 태도다. 재생에너지를 앞세워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연 2만7290TWh(테라와트시)였던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40~5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원전 정책 안정성과 향후 수출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정책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뭔가를 결정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마구 뒤집으면 경제 주체들의 경영 판단이나 미래 예측에 좀 장애를 주는 측면이 있다”며 “원전 수출 시장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런 점들까지 객관적으로 고려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국민 여론은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쪽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해 진행한 ‘미래 에너지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갤럽이 69.6%, 리얼미터가 61.9%로 집계됐다. 국내에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갤럽 89.5%, 리얼미터 82.0%)를 웃돌았고, 원전이 ‘안전하다’는 의견도 60%를 넘겼다.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2036년까지 0.7GW(기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하고, 2038년까지 1.4GW 규모의 대형 원전을 2기 신설하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관련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기후부에서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원전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은 데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온 만큼 신규 원전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조만간 신규 원전 추진 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윤석열 정부 당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한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에 대해 “지금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전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 아니냐”며 “최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했다. 당초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통령이 사실상 찬성 의견을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과 관련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이) 일종의 이념 의제화돼서 합리적 토론보다는 정치 투쟁 비슷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난타전을 하더라도 따로 싸우지 말고 모여서 논쟁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기후에너지부가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에 의뢰해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발언도 이 여론조사를 근거로 했다고 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신규 원전 2기 이외의 추가 원전 수요에 대해서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앞으로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때는 문화 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 보자”며 추경 편성을 통한 문화 산업 지원 의사를 재차 밝혔다.AI시대 신규원전 반대서 선회… “추가 건설 필요하다는 거죠”李, 원전 2기-SMR 신설 힘 실어“앞으로 추경 할 기회 있을것… 그때는 문화예술 예산 잘 검토”생리대 값 지적하며 “무상 검토를”산안법 처리 “국회서 빌든지 해라”“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전기 문제 해결하려면 원자력발전소가 추가 필요하다는 것이죠?”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하자 정부 안팎에선 사실상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긴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신규 건설 계획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초 윤석열 정부 시절 확정한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속에서 사실상 찬성 의견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李 “원전, 정치 투쟁 대신 국민 의견 수렴”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전이) 일종의 이념 의제화돼서 합리적 토론보다는 정치 투쟁 비슷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걸 최소화하고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하고 난타전을 하더라도 헤어져 싸우지 말고, 모여서 논쟁하게 해달라”고 했다.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변경 없이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합의로 마련된 11차 전기본에는 2038년까지 2.8GW(기가와트) 용량의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세우는 15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인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반영된 것은 2015년 7차 전기본(신한울 3·4호기 신규 건설) 이후 10년 만이다.지난해 9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은)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모양새였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을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리고 더 지을 데도 없다”고 말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실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SMR에 대해선 “기술 개발도 안 됐다”고 일축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를 강조한 것.이 대통령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시각을 바꾼 것은 AI 육성을 위해선 안정적 전력 공급의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의 만남에서 대규모 전력 공급 인프라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 것 역시 이 대통령의 입장 선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부가 지난주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도 이날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신규 원전 건설에서 정치적인 논쟁은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李 ‘추경 시사’ 발언… 靑 “원론적 수준 말씀”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 통상 (추경이) 있지 않냐”며 “그때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 보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화계나 문화예술계가 지금 토대가 무너질 정도라고 하던데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전 세계적으로 K컬처라며 한국 문화가 각광을 받는데 국내 문화예술 기반이 붕괴되면 큰일 아니냐”고 했다. 다만 발언 이후 상반기 추경이 가시화됐다는 전망이 이어지자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대통령의 추경 발언은 원론적 수준의 말씀”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 시행 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기업의 산재 예방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야당이 반대하는 것이냐”며 “국회에 가서 빌든지 빨리빨리 해달라”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또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지적하며 “아예 위탁생산해서 무상 공급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6개월 뒤 다시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대통령이 지적했는데도 여전히 장관이 다시 보고받을 때 똑같은 태도를 보이는 곳이 있더라”라며 “할 수 있는 제재를 좀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생중계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질책을 받은 뒤 반박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세청이 재외동포를 직접 찾아 각종 세무 상담을 지원할 ‘세금 수호천사팀(K-Tax Angel)’을 새로 조직했다고 20일 밝혔다. 세금 수호천사팀은 재산 제세 및 국제 조세 분야에서 전문성과 풍부한 경력을 보유한 국세청 직원 1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해외 현장 세무 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지 교민들의 관심이 큰 양도·상속·증여 등의 분야에서 실용적인 세무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한 국가에서는 현지 기업 수요에 맞춘 국제 거래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교민들의 국내 복귀 지원에도 나선다. 해외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온 교민들이 형성한 자산을 국내로 반입하고 싶어도 세무 상담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세금 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교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나 오해를 현장에서 명쾌하게 불식시켜 주겠다”며 “장기적으로 해외 재산의 국내 환류를 유도해 국내 경제 활성화와 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무 설명회는 현지 수요 등을 고려해 매년 약 10개 국가를 선정해 진행한다. 다음달에는 태국과 필리핀에서 세무설명회가 열리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추진될 예정이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부모님 댁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박진희 씨는 2015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가량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다가 포기했다. 이후 10년째 아르바이트나 6개월∼2년짜리 비정규직 업무로 생계를 이어 오고 있다. 은퇴한 부모님은 자식이 독립하길 바라지만, 월세 보증금도 부족한 박 씨에게 독립은 언감생심이다. 그는 “결혼이나 출산, 노후 계획 설계는 내게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장백청(장기 백수 청년)’ 증가 현상이 세대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소득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데, 주거비 등 생활비는 늘면서 향후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한국의 20∼30대가 거품경제 붕괴 후 취업 빙하기를 겪은 뒤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1970∼1984년생)와 닮은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 10명 중 1명꼴19일 한국은행의 ‘청년세대(15∼29세) 노동시장 진입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은 과거보다 일자리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4∼2013년 취업한 청년은 첫 취업을 위한 구직 기간이 평균 18.7개월이었다. 반면 2014∼2023년 청년 구직자의 구직 기간은 22.7개월로 늘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청년 구직자 비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10.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은 10명 중 1명 수준이다. 취업이 늦어지는 이유는 일자리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성장이 정체된 데다 대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거나 수시 채용을 늘리고 있어 첫 취업 관문이 좁아진 셈이다.취업이 늦어지니 임금도 감소했다. 취업 준비 기간이 1년 길어지면 다른 구직자보다 실질 임금이 6.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청년 구직자는 정규직 등으로 안정적 소득을 벌 확률이 56.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층의 구직 기간 또는 취업 공백기가 길어지면 업무 숙련 기회를 상실해 고용 안정성이 약화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日 ‘잃어버린 세대’, 불안한 중년 소득 감소와 함께 늘어난 주거비도 청년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 상당수는 월세 형태로 사는데, 소형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익성 저하와 원가 상승 등으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고시원 등 청년층의 취약 거주지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은이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5∼29세 이하 청년층 주거비가 1% 오르면 자산은 0.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이 팍팍한 청년층은 결혼과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기 쉽다. 이런 현상은 이젠 일본에서 중년이 된 ‘잃어버린 세대’와 엇비슷하다. 취업 빙하기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잡은 이들은 지금도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면서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한은은 “한국 청년층의 취약한 고용과 주거 상황을 경제성장 기반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는 경제 위험 요소로 인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청년 지원을 포함한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 설 연휴 전 발표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와 환율 상황을 볼 때 생활물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청년과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부모님 댁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박진희 씨는 2015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가량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다가 포기했다. 이후 10년째 아르바이트나 6개월∼2년짜리 비정규직 업무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은퇴한 부모님은 자식이 독립하길 바라지만, 월세 보증금도 부족한 박 씨에게 독립은 언감생심이다. 그는 “결혼이나 출산, 노후 계획 설계는 내게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장백청(장기 백수 청년)’ 증가 현상이 세대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소득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데, 주거비 등 생활비는 늘면서 향후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한국의 20~30대가 거품 경제 붕괴 후 취업 빙하기를 겪은 뒤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1970~1984년생)와 닮은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 10명 중 1명꼴19일 한국은행의 ‘청년세대(15~29세) 노동시장 진입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은 과거보다 일자리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4∼2013년 취업한 청년은 첫 취업을 위한 구직 기간이 평균 18.7개월이었다. 반면 2014∼2023년 청년 구직자의 구직 기간은 22.7개월로 늘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청년 구직자 비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10.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졸업하며 취업하는 청년은 10명 중 1명 수준이다.취업이 늦어지는 이유는 일자리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성장이 정체된 데다 대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거나 수시 채용을 늘리고 있어 첫 취업 관문이 좁아진 셈이다.취업이 늦어지니 임금도 감소했다. 취업 준비 기간이 1년 길어지면 다른 구직자보다 실질 임금이 6.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청년 구직자는 정규직 등으로 안정적 소득을 벌 확률이 56.2%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재호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층의 구직 기간 또는 취업 공백기가 길어지면 업무 숙련 기회를 상실해 고용 안정성이 약화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日 ‘잃어버린 세대’, 불안한 중년소득 감소와 함께 늘어난 주거비도 청년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 상당수는 월세 형태로 사는데, 소형 비(非)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익성 저하와 원가 상승 등으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고시원 등 청년층의 취약 거주지 이용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은이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15∼29세 이하 청년층 주거비가 1% 오르면 자산은 0.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생활이 팍팍한 청년층은 결혼과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기 쉽다. 이런 현상은 이젠 일본에서 중년이 된 ‘잃어버린 세대’와 엇비슷하다. 취업 빙하기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잡은 이들은 지금도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면서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한은은 “한국 청년층의 취약한 고용과 주거 상황을 경제 성장 기반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는 경제 위험 요소로 인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청년 지원을 포함한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 설 연휴 전 발표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최근 물가와 환율 상황을 볼 때 생활물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청년과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지난해 청년 취업자 수가 대형사업체에서 역대 최대로 늘어난 반면 중소형사업체에서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월 평균 임금 격차가 수백만 원에 달하자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청년 고용시장에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커지고, ‘쉬었음’ 청년이 늘면서 지난해 20대 고용률은 5년 만에 하락했다. 임금 격차에 커지는 대기업 선호18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대형사업체에서 일하는 20, 30대는 157만8920명으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형사업체의 취업자 증가분(19만1403명)의 약 60%(11만3125명)를 청년들이 차지한 결과다. 본사·지사·공장 등 직원 수가 300인 이상인 대형사업체는 대부분 중견·대기업에 해당한다.반면 300인 미만 중소사업체에서 일하는 20, 30대는 741만1979명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중소사업체 전체 취업자가 2543만1836명으로 사상 최대였음에도 청년 취업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이런 흐름의 배경으로는 회사 규모별 임금 격차가 지목된다. 2023년 기준 대형사업체 소속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477만 원. 5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271만 원)는 물론이고 50~30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364만 원)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데이터처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업 선택시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지난해 37.6%로 2009년(29.0%)보다 8.6%포인트 올랐다. 30대의 비율 역시 같은 기간 36.2%에서 41.1%로 4.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신 ‘쉬었음’ 선택하는 청년들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중소기업 대신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20, 30대는 지난해 71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대 인구 중 쉬었음 비율은 7.1%로 사상 최고였고, 30대 쉬었음 인구 또한 3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쉬었음 청년 증가의 원인으로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부족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8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쉬었음에 해당한 15∼29세의 34.1%는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답했다.이같은 일자리 미스매치 속에 20대 취업자 수는 3년 연속 감소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취업자 수는 344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7만 명 줄었다. 20대 고용률은 60.2%로 2024년 대비 0.8%포인트 줄었다. 고용률은 전체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을 의미한다. 20대 고용률이 하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2020년에 이어 5년 만이다.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됨에 따라 정규직 취업 경쟁이 격화된 것이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의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년층 고용률 하락 및 ‘쉬었음’ 증가 등 고용여건 어려움에 대해 엄중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청년층 취업역량 강화, 일경험 제공, 회복지원 등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미국이 반도체 관세 협상을 개시하겠다며 관세 부과 시동을 걸자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포고문이 발표된 15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포고문의 내용과 영향을 파악하느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늦추며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위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를 꺼낸 것”이라며 “새 반도체 협상을 통해서 미국 내 신규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엔 또 반도체 협상”… 긴급회의 나선 정부-기업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하며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파급 우려 때문에 상무부에 안보 영향 조사만 지시한 상태였다. 현재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고율관세 예고와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포고문에서 “상무장관과 미 무역대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외국과 협상을 할 것을 지시한다”며 “이 선언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당 협상의 진행 상황을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정관 장관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포고문 발표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한국 측의 대응 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관찰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LX세미콘 등 반도체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특히 이번 포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한 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분의 10%만을 완전히 생산하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와 더불어 특정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이 우대 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세 상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은 미 행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미국 내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상호관세를 낮추며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관세에 한해서는 또 다른 요구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대만은 TSMC가 신규 공장 5개 약속할 듯”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다.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팩트시트에 명시했다. 한국이 미-대만 관세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무역 관료들이 15일경 미국에 도착해 조만간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여 본부장이 귀국 일정을 늦춰 미-대만 합의를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을 관세 합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포고문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더 많이, 더 빨리 지으라는 미 행정부의 압박”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이 반도체 관세 협상을 개시하겠다며 관세 부과 시동을 걸자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포고문이 발표된 15일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포고문의 내용과 영향을 파악하느라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늦추며 현지상황 파악에 나섰다.재계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위법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를 꺼낸 것”이라며 “새 반도체 협상을 통해서 미국 내 신규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엔 또 반도체 협상”…긴급회의 나선 정부-기업지난해 10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당시 한미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를 하며 반도체 관세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파급 우려 때문에 상무부에 안보 영향 조사만 지시한 상태였다. 현재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간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고율관세 예고와 협상 타임라인을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포고문에서 “상무장관과 미 무역대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외국과 협상을 할 것을 지시한다”며 “이 선언일로부터 90일 이내에 해당 협상의 진행 상황을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정관 장관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포고문 발표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한국 측의 대응 활동을 점검하고 상황을 지속 관찰하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는 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LX세미콘 등 반도체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특히 이번 포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한 한 보고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이 전 세계 반도체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요분의 10%만을 완전히 생산하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와 더불어 특정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이 우대 관세를 받을 수 있도록 ‘관세 상계 프로그램(tariff offset program)’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은 미 행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미국 내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상호관세를 낮추며 350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를 약속했지만, 반도체 관세에 한해서는 또 다른 요구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대만은 TSMC가 신규 공장 5개 약속할 듯”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반도체 생산국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다른 어떤 국가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 받았다. 한국은 ‘미국과 반도체 교역량이 한국보다 많은 국가(사실상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팩트시트에 명시했다. 한국이 미-대만 관세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무역 관료들이 15일경 미국에 도착해 조만간 무역 합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여 본부장이 귀국 일정을 늦춰 미-대만 합의를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은 TSMC가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것을 관세 합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문가들은 결국 미국이 한국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포고문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더 많이, 더 빨리 지으라는 미 행정부의 압박”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 생산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72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발(發) 고율 관세 부과라는 악재를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의 친환경차, 중고차 수출 급증이 상쇄한 결과다.1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총 720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였던 2023년의 실적(709억 달러)을 넘어선 수치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700억 달러를 넘겼다.지난해 한국 자동차 수출은 최대 시장인 미국의 25% 고율 관세 부과로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액은 301억5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2% 급감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친환경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아시아 국가로의 중고차 수출이 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은 총 96억7800만 달러로 20.1% 늘었고, 기타 유럽(30.5%)과 아시아(31.9%)로의 수출도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역대 최대 수출(148억 달러, 30% 증가)을 달성하면서 친환경차 수출액이 258억 달러로 11% 확대됐다. 중고차 수출액도 75.1% 늘어난 88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올해 국내 자동차 수출 전망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현지 생산이 확대되고, 주요국과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수립한 ‘인공지능(AI) 미래차 M.AX(대전환) 얼라이언스’와 11월 마련한 ‘K-모빌리티 선도전략’을 착실히 이행해 미래 산업 경쟁력 확충과 함께 수출 동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일 정상이 13일 회담에서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력 틀(프레임워크)’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중국의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한일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일 갈등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수출 규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공급망 혼란에 함께 대비하자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 중일 갈등으로 직접적 경제 보복 대상이 된 일본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일본과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日, 韓 CPTPP 가입 추진에 긍정 반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무역 의존도도 높고 특정한 재료에 대한 대외 의존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은 우리 경제안보 정책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라면서 “(일본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틀을 실무선 간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공급망 협력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다”면서 양자 간 공급망 협력이 회담에서 일본의 주요 관심사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공급망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그간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협력을 정상 차원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일본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만들고, 한국은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양국 공급망 구조가 흔들리지 않고 협력해 나가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게 흔들릴 경우 한국의 반도체 산업, 일본의 소부장 기업에 큰 타격이 가해지면서 양국 모두에 득 될 게 없다”고 했다. 한일 공급망 협력은 핵심광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위해 정부가 상설 협의체를 꾸리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일본 주도의 다자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도 논의됐다. 위 실장은 CPTPP에 대해 “긍정적인 톤으로 논의가 됐다”면서 “상세를 위해선 실무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대화는 마무리됐다”고 했다. 한국이 CPTPP 가입에 적극적인 건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주의 장벽이 높아지면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CPTPP에 가입한 일본과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의 시장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이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가운데 CPTPP 회원국 간 공급망이 강화될수록 한국이 이들과의 교역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일본이 한국의 CPTPP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후쿠시마산(産)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실제 가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위 실장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요구에 대해 “식품 안전에 대한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다”며 “저희는 이 설명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靑 “특정국 향해 논의한 건 아냐” 中 의식 위 실장은 이날 “한미일 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중일 3각 협력 강화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언론 발표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 없이 ‘일한미(한미일)’ 협력을 4차례 강조하면서 한미일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을 한 차례 언급했다. 위 실장은 ‘중일 관계가 언급됐느냐’는 질문엔 관계 복원에 나선 중국을 의식한 듯 “특정국을 향한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또 양국이 조세이(長生) 탄광 유골 유전자(DNA) 감정에 협력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 문제는 회담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주요 현안 가운데 첫 번째로 제기한 이슈”라면서 “한일이 공유하는 인권 인도주의의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과거사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갈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나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정부가 석유화학에 이어 배터리 산업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제조업의 신성장동력이던 배터리 부진이 장기화되자 정부가 처음으로 생산시설 통폐합 등을 시사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4일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배터리 업계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재 배터리 시장 환경과 생산량을 감안하면 배터리 3사 체제에 의문이 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3사 체제’가 유지 가능한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주요 3사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다. 참석 기업들은 이를 두고 “사실상 한 곳 이상의 배터리 업체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지난해 12월의 경고를 봐야 한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만 28조 원 규모 배터리계약이 무산됐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김 장관은 배터리 업계가 석유화학처럼 흘러가지 않도록 다양한 해결 방안을 강구해 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점유율 뚝뚝, 계약 줄취소… K배터리 해법 ‘발등의 불’정부, 배터리도 구조조정 시사전기차 캐즘에 한달간 28조 날아가中업체, 글로벌 영향력 점점 커져차세대 기술경쟁서도 뒤처질 우려… “정부, 세제혜택등 구조조정 지원을”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배터리 3사 체제’가 유지 가능한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것에 대해 배터리 업계에선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혔던 배터리 사업이 석유화학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한 신세가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도 극심한 수요 ‘보릿고개’에 민간 중심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어 업계에선 “이러다 선 채로 죽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장관이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할 명분이 부족하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은 전기차가 단순한 캐즘(신산업의 일시적 수요 부진)을 넘어 구조적 정체로 가고 있다는 진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 연말에만 28조 원 계약 취소·축소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된 계약 규모는 28조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포드(약 9조6000억 원), FBPS(약 3조9000억 원) 등과 맺은 총 13조5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의 약 3조8000억 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978만 원으로 축소됐고,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체결한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를 13조7696억 원에서 2조8111억 원으로 대폭 줄였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추가적인 계약 축소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당분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는 점도 문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중국 제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1%로 집계됐다. 2022년 53.9%로 과반을 지켰던 점유율은 2023년 48.5%, 2024년 43.6%로 떨어진 뒤 결국 40% 아래로 내려앉았다. 국내 업체들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앞세워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왔지만, 저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에 밀려 입지가 좁아졌다. 최근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소듐(나트륨) 이온전지 상용화에 나서면서,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발적 구조조정 필요”… 해법은 안갯속국내 업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을 늘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모두 주요 그룹의 핵심 계열사라 대규모 투자가 이미 집행된 상황에서 사업 철수나 매각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구도가 이어지면 중복, 과잉 투자가 쌓여 첨단 산업의 국가 경쟁력이 후퇴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내걸고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원자력발전 이용률을 15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7개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1년 더 앞당긴다. 12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에너지 분야 21개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84.6%였던 원전 이용률을 올해 4.4%포인트 높인 8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보고했다. 목표대로라면 올해 원전 이용률이 2011년(9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총 26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 활용도를 최대화해 전력 수급을 안정시키고 전기 요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전 이용률은 일정 기간 동안 원전의 실제 발전량이 원전 최대 발전량 중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원전은 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 등보다 발전 단가가 낮아 가동률이 높아지면 전기료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료 등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원전 운영 유연성을 확보해야 되는 만큼 2032년까지 연간 100일 이내에서 원전 출력을 50%까지 낮춰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현재는 연간 20일 이내에서 출력을 80%까지 제어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지면 전기가 남아도는 수급 불균형으로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한전은 호남지역의 신재생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총 25개 건설사업 중 7개 사업을 예정보다 1년 빠른 2030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재원으로는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하거나 국민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민 반발로 지연되고 있는 ‘동서울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과 관련해서는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 사업은 동해안에서 경기 하남시까지 280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최대 규모의 초고압 직류 송전망(HVDC)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수도권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인근 주민들은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충분한 소통이 없었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이 제시한 대체 부지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다시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원자력발전 이용률을 15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7개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1년 더 앞당긴다.12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에너지 분야 21개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84.6%였던 원전 이용률을 올해 4.4%포인트 높인 8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보고했다. 목표대로라면 올해 원전 이용률이 2011년(9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원전 활용도를 최대화해 전력 수급을 안정시키고 전기 요금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원전 이용률은 일정 기간 동안 원전의 실제 발전량이 원전 최대 발전량 중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원전은 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 등보다 발전 단가가 낮아 가동률이 높아지만 전기료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료 등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원전 운영 유연성을 확보해야 되는 만큼 2032년까지 연간 100일 이내에서 원전 출력을 50%까지 낮춰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현재는 연간 20일 이내에서 출력을 80%까지 제어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지면 전기가 남아도는 수급 불균형으로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한전은 호남지역의 신재생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조기에 구축하기로 했다. 총 25개 건설사업 중 7개 사업을 예정보다 1년 빠른 2030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재원으로는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하거나 국민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주민 반발로 지연되고 있는 ‘동서울 변전소 옥내화 및 증설 사업’과 관련해서는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정부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 사업은 동해안에서 경기 하남시까지 280㎞에 이르는 국내 최장, 최대 규모의 초고압 직류 송전망(HVDC)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수도권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인근 주민들은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충분한 소통이 없었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이 제시한 대체 부지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다시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된 세금을 탕감해 준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국세 체납액이 갈수록 늘어나자 체납액을 부실 관리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액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된 장기 체납액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고액 체납자들을 중심으로 부당한 세금 탕감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납액 100조 맞추기’에 1조4000억 원 부당 탕감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이듬해부터 누적 체납액을 국세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우려해 2021년 6월까지 누적 체납액을 100조 원 미만으로 줄인 뒤 공개하기로 계획했다. 100조 원 목표는 합리적인 근거 없이 설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세청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누적 체납액 축소 목표 설정을 위한 (국세청장) 보고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120조 원, 110조 원, 100조 원, 90조 원 중 100조 원을 골랐다”고 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김대지 전 청장이었다. 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누적 체납액 축소 실적을 인사에 영향을 주는 직원 성과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각 지방청 및 일선 세무관서별 실적 순위를 공개했다.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선 세금을 받아내야 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장기 압류 재산 및 고액 체납자를 선별하고, 소멸시효 정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5억 원 이하는 5년, 5억 원 이상은 10년인 세금의 법정 소멸시효가 지나면 체납 세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납 세금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2021∼2023년 동안 1조4268억 원의 세금이 부당하게 탕감됐다. 이번 감사에선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에게 특혜를 준 사례도 드러났다. 체납액 감축 과정에서 서울지방국세청은 무기 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 체납자에게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 30점과 로마네콩티 등 고급 와인 1005병(시가 4억8000만 원 상당) 등의 압류를 해제해줬다.● 국세청 “체납 관리 미흡 때문에 발생한 일” 감사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해 “국세청장으로서 부당한 누적 체납액 축소 계획 및 목표 설정에 관여했다”면서 “무리하게 추진된 누적 체납액 축소 업무가 체납 징수 업무 담당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청장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은 2020년 임시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됐다고 밝혔다. 폐업했거나 체납자 재산이 부족해 당장 세금을 걷을 수 없으면 ‘정리 보류’(체납 세금 징수를 일시 보류하는 처분)를 해야 하는데, 이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누적 체납액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2020년 이전까지 체납 세금이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 왔다는 뜻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020년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고 요구받은 뒤 그동안 미흡했던 체납 관리 자료를 정리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번 문제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세금 체납 소멸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할당한 데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업무와 관리를 위해서는 지표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세청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된 세금을 탕감해준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국세체납액이 갈수록 늘어나자 체납액을 부실 관리한다는 비판을 우려한 감사원이 편법을 동원해 체납액을 줄였다는 것. 국세청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된 장기 체납액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고액체납자들을 중심으로 부당한 세금 탕감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체납액 100조 맞추기’에 1조4000억 원 부당 탕감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이듬해부터 누적 체납액을 국세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우려해 2021년 6월까지 누적 체납액을 100조 원 미만으로 줄인 뒤 공개하기로 계획했다. 100조 원 목표는 합리적인 근거 없이 설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세청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누적 체납액 축소 목표 설정을 위한 (국세청장) 보고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120조 원, 110조 원, 100조 원, 90조 원 중 100조 원을 골랐다”고 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김대지 전 청장이었다.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목표 달성을 위해 누적 체납액 축소 실적을 인사에 영향을 주는 직원 성과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각 지방청 및 일선 세무관서별 실적 순위를 공개했다. 체납액을 줄이기 위해선 세금을 받아내야 했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장기 압류 재산 및 고액체납자를 선별하고, 소멸시효 정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5억 원 이하는 5년, 5억 원 이상은 10년인 세금의 법정 소멸시효가 지나면 체납 세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납 세금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2021~2023년 동안 1조4268억 원의 세금이 부당하게 탕감됐다.이번 감사에선 국세청이 고액체납에게 특혜를 준 사례도 드러났다. 채납액 감축 과정에서 서울지방국세청은 무기중개 관련 대기업 회장인 고액 체납자에게 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 30점과 로마테콩티 등 고급 와인 1005병(시가 4억8000만 원 상당) 등의 압류를 해제해줬다.● 국세청 “체납 관리 미흡 때문에 발생한 일”감사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해 “국세청장으로서 부당한 누적 체납액 축소 계획 및 목표 설정에 관여했다”면서 “무리하게 추진된 누적 체납액 축소 업무가 체납 징수 업무 담당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을 확인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청장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국세청은 2020년 임시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출됐다고 밝혔다. 폐업했거나 체납자 재산이 부족해 당장 세금을 걷을 수 없으면 ‘정리 보류(체납세금 징수를 일시 보류하는 처분)’를 해야 하는데, 이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누적 체납액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2020년 이전까지 체납 세금이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돼 왔다는 뜻이다.국세청 관계자는 “2020년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고 요구받은 뒤, 그동안 미흡했던 체납 관리 자료를 정리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번 문제가 벌어졌다”며 “조직적으로 누적 체납액 통계를 줄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직원들에게 세금 체납 소멸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할당한 데 대해선 국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업무와 관리를 위해서는 지표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