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지

장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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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당팀과 사회부 법조팀, 산업부 재계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는 IT사이언스팀을 맡고 있습니다. AI 등 테크 분야를 취재합니다.

jej@donga.com

취재분야

2025-12-01~2025-12-31
산업37%
인공지능15%
우주/천체9%
경제일반9%
사회일반6%
중동6%
인사일반6%
기업6%
유통3%
사건·범죄3%
  • 수학공부 도와주는 로봇 개가 우리 집에…로봇이 발을 밟으면 보험은? [테크챗]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우리 집 막내는 로봇 개(robotic dog)인 ‘피츠’를 무척 좋아합니다. 어느 날은 로봇에게 수학 숙제를 대신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숙제를 대신해주는 것은 안된다’고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대신 수학을 공부하는 건 도울 수 있다. 함께 공부해보자’고 답하도록 프로그래밍 했죠. 이 로봇의 목적은 우리를 게으르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배우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미국 로봇 운영체제(OS) 스타트업 ‘오픈마인드(OpenMind)’ 창업자인 얀 리프하르트(Jan Liphardt) CEO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픈마인드는 이달 말 샌프란시스코 10여개 가정에 생각하는 ‘로봇 개(robotic dog)’를 시험 배치한다. 스탠퍼드대 교수인 얀 리프하르트가 2024년 설립한 ‘오픈마인드’는 로봇 운영체제(OS) 분야의 ‘안드로이드’를 목표로 한다. 오픈마인드는 ‘AI와 연결된 모든 로봇이 하나의 언어, 하나의 플랫폼에서 움직이게 하겠다’며 범용 로봇 운영체제 ‘OM1’을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유니트리 ‘G1’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이들의 시스템이 탑재됐다. 오픈AI 창립 멤버 등이 설립한 벤처펀드 ‘페블베드’ 등이 베팅하는 등 오픈마인드는 올 8월 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픈마인드는 집 안에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훨씬 더 많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인간처럼 ‘생각할수 있는’ 새로운 로봇 운영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점도 특징이다. 특정 제조사 생태계에 묶이거나, 기존 기술을 매번 다시 만들 필요 없이 어떤 로봇에든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로봇 안전 기술 시장은 대부분 개별 로봇 제조사의 자체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어 표준화된 안전 플랫폼에 대한 업계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다음은 리프하르트 CEO와의 일문일답.로봇은 원전, 반도체 공장 등 고위험 산업군에서 활용되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초기 버전을 내놓았듯 ‘반려 로봇’의 모습으로 일상에 들어오게 됐다. 반려 로봇에 대한 현장의 인상적인 피드백을 꼽는다면?치매노인 등이 거주하는 미국 내 요양시설에 로봇을 배치했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로봇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대화로 이분들을 웃게 해주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요양시설 간호사들은 매일 저녁마다 이 로봇 머리에 묻은 립스틱 자국들을 닦아내야 했다. 자녀들도 잘 찾지 않는 노인들이 로봇에게 친밀함을 느껴 매일 ‘뽀뽀’를 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로봇들과 깊이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느꼈다. 혼자 사시는 부모님께 반려 로봇을 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1가정 1 로봇’이 보급되는 순간은 언제로 예상하나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로봇 발전의 가장 큰 제약은 기술적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현재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직면한 장벽은 비용, 안전, 보험 등의 문제다. 이 문제가 잘 해결돼야 ‘1가정 1로봇’ 모먼트가 올 것이다. 가령 로봇을 유치원, 학교, 가정, 소방서 등에 배치한다고 해보자. 안전 규정 등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또한 법률적 재무적 문제들은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들이 있다. 우리 오픈마인드는 로봇 보험을 가입한 몇 안되는 회사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 리(Munich Re)에서 로봇 보험 상품을 출시할 정도다. 만약 집 안에 둔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의 발을 밟아서 다쳤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로봇이 약속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혹은 누군가를 다치게 했을 때 보험금이 제공되는 것이다. 이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로봇 산업이 마주한 새로운 허들이다. 로봇 보급에 있어 우선순위로 두는 대상은? 어떤 로봇이 가장 빨리 우리 삶에 들어오게 될까 우리의 우선순위는 로봇을 노인, 아이들 등에게 빨리 제공하는 것이다. 현장의 피드백을 받아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로봇의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 사람들은 내 양말을 서랍에 정리해주는 로봇이 언제 나오냐고 묻지만 그런 로봇들은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후순위가 될 것이다. 지금 로봇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교육, 간호, 배관, 전기공사 등의 일을 해주는 휴머노이드다. 우리가 이달 말부터 샌프란시스코 가정에 배치하는 로봇 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발레나 양파 다지기를 해줄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노인을 안전하게 돌보고, 집에 누가 침입할 수 없도록 ‘보안’을 담당한다. 로봇 개는 10분 이상 주인을 보지 못하면, 집을 탐색하고, 주인을 찾아가서 주인이 괜찮은지 확인하게 된다.로봇을 ‘집단지성’의 개념으로 연결한다고 했다. 그같은 ‘로봇 집단지성’ 시스템이 완전히 구현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되나스탠퍼드 대학에서 수천명의 학생에게 강의를 해온 교수로서 경험을 되짚어 보면, 사람은 무언가를 배울 때 처음부터 배워야 하고, 배우자마자 즉각적으로 자신이 배운 지식을 타인에게 전수하기 어렵다. 내가 이 자리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을 다운로드받아 곧바로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런데 로봇과 같은 ‘머신’은 어떤 기술을 배우면 디지털로 모델화해 바로 다른 ‘머신’에게 공유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한 제조공장에서 어떤 로봇이 특정 기술을 잘 배우면 즉각적으로 다른 로봇에게 그 지식과 기술을 전수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개발해야 하는 것은 이같은 기술과 노하우를 로봇들이 잘 배우게 하고 확산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단 무섭지 않은 방식으로.인공지능(AI) 분야에선 안전과 신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로봇 분야에선 인류에 위협이 되는 위험한 로봇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이나 규제가 있나안타깝게도 아직 없다. 로봇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지만, 이에 대한 안전 기준은 아직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샌프란시스코 시청에 전화를 걸어 ‘휴머노이드가 길을 건널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시청 관계자 중 그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그건 내 부서 소관이 아니다. 다른 곳에 전화하라”고 답할 뿐이다. 이번 방한에서 LG전자와 차세대 로봇 안전기술 공동연구 등 협업을 발표했다. 한국의 로봇 산업 수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한국은 굉장히 운이 좋은 나라다. 로봇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과 인프라를 다 갖추고 있는 나라는 정말 드문데, 한국이 그 중 하나다. 서울에만 5개의 대학들이 로봇 연구에 집중하고있다. 또한 한국에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최첨단 제조 역량이 있다. 완전히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서 로봇을 대량 양산할 수 있을까? 로봇 대규모 양산을 위해선 축적된 제조 경험이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수백만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막강한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LG전자, 에임인텔리전스 등과 협업하는 로봇 안전 기술이란 무엇인가 이번 연구의 핵심은 로봇이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문맥 속에서 사전에 차단 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픈마인드의 로봇 운영 체제인 OM1이 구동하는 멀티모달(영상, 음성 등 각종 신호) 안전 가드레일(안전 울타리) 레이어가 로봇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로봇이 제안하는 동작의 안전성을 종합 판단해 최종 행동을 제어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로봇이 날카로운 물체를 들고 이동하려 하면 ‘부상 위험’으로 판단해 동작을 차단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로봇은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 같은 기본 안전규칙을 단순 명령어로 입력받는 수준에 그쳐 있다. 기업들이 복잡한 현실 환경에서 로봇을 안전하게 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OM1은 앞으로 로봇 전 영역에 걸쳐 안전기능을 통합하는 종합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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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가지고 놀 수준은 돼야 혁신” 인공지능 중심 체질 전환

    인공지능(AI) 전환이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격변기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AI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 산업군에 걸쳐 AI 중심 체질 전환과 로봇 등 첨단 분야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이다.삼성전자는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 경영을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자금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에 35조 원, 시설 투자에 53조6000억 원을 썼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집행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18조 원을 연구개발비로 쓰면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래 사업 확보를 위해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미래 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올 5월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SK그룹은 반도체, 통신 등 전 사업 부문에서 AI 중심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최태원 회장의 기조에 따라 ‘모든 리더와 구성원의 AI 일상화’를 목표로 잡았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 등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10월까지 4회에 걸쳐 ‘AI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단순한 기초 강의를 넘어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그룹 경영진이 AI 전환(AX)에 나서 사업 혁신을 할 수 있도록 ‘특별과외’를 받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AI 자동화,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집약한 ‘메타플랜트’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가동 중인 대규모 생산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대표적 예다. 메타플랜트는 생산 전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저장하고 이를 생산시설 운영에 유연하게 반영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량 문(도어) 등 무거운 부품을 옮기거나 장착하는 공정은 로봇을 이용해 완전 자동화를 실현했다. 차 1대당 5만 장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를 합성·분석해 사람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도장 품질을 점검하는 로봇 결합 비전 시스템도 가동된다. 또한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LG그룹은 자체 개발 AI 모델인 ‘엑사원’을 중심으로 앞서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7월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추론형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모델을 공개한 기업은 미국 엔트로픽과 중국 알리바바에 이어 LG가 세 번째다. 엑사원 4.0은 AI 성능 분석 전문 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 평가에서 공개 당시 기준 한국 모델 1위, 세계 10위권에 등극했다. LG는 세계적인 파트너사와 함께 ‘전문가 AI’도 만들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 그룹의 데이터와 뉴스,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투자의 수익률을 예측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개발했다. 롯데그룹도 인공지능(AI)을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했다. 롯데그룹의 자체 AI 플랫폼인 아이멤버는 올 7월 비즈니스 맞춤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아이멤버 3.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아이멤버 3.0에는 6종의 핵심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적용됐고 실제 업무 환경과 현업 부서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됐다. 포스코는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8월 500억 원 규모의 ‘포스코 기업형벤처캐피탈(CVC) 1호 펀드’를 결성, 디지털 전환(DX)과 에너지 절감 등 포스코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된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 중 20%를 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혁신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국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유지보수 및 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며 한국 해양 방산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전통적 조선 사업도 글로벌 산업 지각변동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조선 합병으로 미국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한 ‘스마트 조선’ 전환도 한창이다. 추후 선박 건조 현장에 미국 우주산업 기업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도입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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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살인자’ 대장암 급증… “대장 내시경, 암 검진 기본 검사로”

    초기엔 증상이 없다가 어느 순간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는 대장암은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암 발생자 수는 28만여 명. 이 가운데 대장암은 11.8%인 3만3000명으로 1위인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았다. 육류 위주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만성염증 등 증가, 초진 지연 등이 대장암이 급증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처럼 대장암 위험 경고가 커지면서 국내 의료계에서는 대장암 검진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올 6월 대변(분변) 잠혈검사와 대장 내시경을 주요 대장암 검진 방법으로 권고하는 내용의 ‘국가 대장암 검진 권고안’ 초안을 발표했다. 대장 내시경도 대장암 선별 기본 검사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센터는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12월 최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암센터 강은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올해 말 새 권고안이 나오면 법 개정 등을 거쳐 대장 내시경 검사 확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본보는 경기 광명 장튼튼내과 신동수 대표원장의 도움으로 대장 내시경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대장 내시경은 몇 살 때부터 받아야 하나.“현재 정부에서는 대장암 예방을 위한 검진으로 대변잠혈검사를 이용하고 있다. 그 기준은 현재 50세이고, 대장 내시경도 50세부터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20∼40대 등 젊은 연령에서도 대장암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45세 정도로 낮춰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남성이나 대사 증후군,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좀 더 일찍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 내시경 검사 주기는 몇 년인가.“일반적으로는 50세 이후 5년 간격으로 검사를 권장하지만,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됐거나 용종의 개수가 많거나 크기가 큰 경우, 조직검사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검사 주기를 1∼3년으로 단축해야 한다.”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증상은 무엇인가.“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조기에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경우 △평소와 다른 변비·설사, 잔변감, 갑작스러운 변실금, 혈변(붉거나 검은 변)이 있는 경우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혈액검사에서 빈혈이 확인된 경우 등이다.” ―대장 내시경을 지난 주기에 했는데도 다시 용종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지난 주기에 대장 내시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용종이 다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대장의 길이가 워낙 길고 해부학적인 구조도 복잡해 모든 주름 사이를 완벽히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물약이나 알약을 통한 장 정결(장 청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장내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을 경우 작은 용종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치게 될 수 있다.” ―대장 용종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유전적으로는 가족력, 고령, 남성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붉은 육류 과다 섭취, 섬유소 섭취 부족, 칼슘·비타민D 섭취 부족, 음주·흡연, 운동 부족 등이 있다.” ―대장 용종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음식이 있나.“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 용종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과 마찬가지로 지방식을 줄이고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대장 용종의 발생률 또한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섬유소는 보리 같은 곡류, 버섯류, 해조류, 과일류, 야채류에 많이 포함돼 있다. 충분한 양의 비타민D나 칼슘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대장암인가.“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두 대장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식도암, 식도궤양, 식도정맥류, 위암, 십이지장궤양, 소장출혈, 소장암, 대장암, 세균성 감염, 대장 폴립,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게실염, 치핵, 치루 등 여러 질환에서도 잠혈반응 양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변잠혈검사를 해서 이상이 없을 경우 대장 내시경을 안 받아도 되는 것 아닌가.“그렇지 않다. 대장암, 직장암 초기에는 대변잠혈검사에서 음성인 경우도 있다. 또한 대장 용종은 대변잠혈검사에서 음성인 경우가 많다. 권고 주기에 맞추어 대장 내시경을 진행해야 한다.” ―진정내시경을 자주 받으면 치매가 발생하나.“일각에서 진정내시경(일반적으로 수면내시경으로 칭함)을 자주 받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오해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내시경 시 사용되는 진정제 ‘미다졸람’은 검사 중 기억을 일시적으로 잃게 만들 수 있으나, 반복 사용이 기억력 저하나 치매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다. 반복해서 사용해도 기억력이나 치매 등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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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공장 안 짓는 제약사에 내달부터 10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과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25% 관세가 아니라 15% 관세로 합의될 것이라며 안도해 왔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매우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9억8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기지를 미리 확보해 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 이르다는 태도다. 미국이 특허 의약품에만 관세를 매길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제외될 수 있고, CMO에 대한 언급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2년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공급될 예정인 만큼 관세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압박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25%를 부과하는 대형 트럭 관세의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욕실용품 관세(50%) 타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 받아오는 상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이 자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의 비율을 1 대 1로 맞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만 개를 생산한다면, 해외에서 생산한 100만 개까지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한다는 뜻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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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에 공장 건설 안하면 의약품에 10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 소셜에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 중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는 제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25% 관세가 아니라 15% 관세로 합의될 것이라며 안도해 왔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매우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9억8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기지를 미리 확보해 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 이르다는 태도다. 미국이 특허 의약품에만 관세를 매길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제외될 수 있고, CMO에 대한 언급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라이 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2년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공급될 예정인 만큼 관세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상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해 영향이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압박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외국산 대형 트럭에 25%, 주방 수납장 및 욕실 가구에 50%, 겉천이 씌워진 가구에 3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대형 트럭 관세의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욕실용품 관세 타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 받아오는 상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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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AI 사내회사’ 승부수로 위기 넘는다… “5년간 5조 투자”

    올 4월 유심 해킹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사업에 향후 5년간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흩어져 있던 AI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 고객 신뢰를 잃으며 고전했지만 AI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전 사 AI 역량을 결집한 ‘AI CIC(Company in Company·사내회사)’를 출범한다고 25일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오후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급변하는 AI 환경 변화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AI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AI 사업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전 사 AI 역량을 결집한 정예화된 조직 체계인 AI CIC를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AI CIC에는 흩어져 있던 AI 관련 기능과 조직이 한데 모인다. 기존 △에이닷(A.) 서비스 △기업 대상 에이닷 비즈(A. Biz) 서비스 △AI DC(데이터센터) 사업 △글로벌 AI 제휴투자 △AI 연구개발(R&D) △메시징·인증 사업 등 기능과 조직이 모두 AI CIC 산하로 들어간다. AI CIC 대표는 유 대표가 겸임하며, 세부 조직 개편은 10월 말 시행된다. 약 5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2030년까지 연매출 5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매출 확대를 위해 ‘에이닷’ 국내외 가입자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에선 유료화 서비스 출시 등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B2B에서는 에이닷 비즈 등 에이전틱(Agentic) AI 서비스를 통한 생산성 향상 입증 및 제조 AI 분야에 집중한다. SK텔레콤은 이날 에이닷의 검색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고성능 AI 모델인 ‘GPT-5’ 시리즈를 추가 도입했다. 사용자들은 에이닷 서비스를 통해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X 4.0, GPT-5 시리즈, 클로드,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라이너 등 19종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를 타깃으로 AI 데이터센터도 적극 유치하겠단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시와 함께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을 건설 중이다. SK그룹 전체의 AI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AI 플랫폼’ 역할도 강화한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디지털 트윈(현실의 물리적 자산과 시스템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기술), 로봇 등 미래 성장 분야 연구개발과 AI 풀스택 기반의 국내외 파트너십 확대도 추진한다. AI 내재화를 위한 ‘내부 AI 혁신’ 방안으로는 AI 역량을 보유한 구성원들을 조직 전반에 균형 있게 배치하는 안 등을 제시했다. 유 대표는 “지난 3년간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통해 에이닷 1000만 가입자 확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울산 AI 데이터센터 착수 등 성과를 확보했다”며 “AI CIC를 중심으로 또 한 번의 AI 혁신을 이뤄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AI 컴퍼니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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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멍가게도 이렇게 안해”… 여야, KT ‘해킹축소-늑장대응’ 질타

    《“안일한 대처” 해킹 청문회 질타4월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이어 최근 KT 무단 소액결제 사건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보안과 관련된 국민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계속되는 사건 사고의 이면에는 기업들의 안일한 대처와 보안 투자 미비 등의 문제가 숨어 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대규모 해킹 사고 관련 청문회를 열고 KT와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관리 부실과 사건 축소 정황 등을 질타하고 나섰다.》“(KT가) 소액결제 관련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저질러서 고객뿐 아니라 전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걱정과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대규모 해킹 사고(통신·금융)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부실 관리를 인정하고, 정보 유출 피해 고객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무단 소액결제 사건과 관련된 KT의 사건 축소 및 ‘늑장 대응’을 집중 질타했다. 실제로 경찰은 1일 KT에 무단 소액결제 사실을 통보했으나 KT는 5일이 돼서야 비정상적인 소액결제 시도 차단에 나섰다. 소액결제 피해 규모도 당초 278명(1억7000만 원)에서 362명(2억4000만 원)으로 늘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건 은폐나 무능 둘 중 하나다”라며 “구멍가게가 털려도 이렇게는 안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원인이 됐던 ‘가짜 기지국(펨토셀)’이 국내에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본보 보도로 알려진 가운데 KT의 펨토셀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가짜 기지국, 차량 탑재용 고출력 장비, 휴대용 무선 기지국, 배낭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초소형 모델까지 알리바바나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판매·홍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펨토셀 문제가 터진 후에 관리 실태를 보니 여러 허점이 많고 관리가 부실했다”고 인정하며 “사고 이후 (불법 펨토셀이) 망에 붙지 못하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정보보안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부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전방위적인 해킹 대란인데 공공도 이미 털렸을지 모른다”며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이 이를 국가적 주요 사건으로 지정하고 대응 체계를 발동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얼마 전에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 전수조사를 했는데,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흔적이 없다고 발표했다”며 “과기정통부의 부실 조사가 KT 사건을 대형 사고로 이끈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KT는 ‘죄송하다’며 개인 정보가 유출된 2만여 명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안이한 태도를 보여 뭇매를 맞았다. 의원들의 늑장 대응, 은폐 축소 의혹 제기에 대해 김 대표는 “업무 처리를 함에 있어서 분량이 많고 시간이 걸리다 보니 확인되는 대로 알려드리고, 다음에는 좀 더 많이 알려드리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복제폰 생성 가능성과 관련해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일단 인증키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KT가 신고했는데, KT 말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 폐기나 신고 지연 등에 고의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대로 필요시 경찰 수사 의뢰 등 강력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롯데카드 사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롯데카드의 보안 관리 부실의 이유로 MBK파트너스가 2022년부터 롯데카드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지금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인데 보안과 관련해서 앞으로 5년간 1100억 원의 투자를 하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듯 ‘보안 구멍’이 속출하는 가운데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조차 보안 전담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민주당 한민수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 63곳 중 60곳의 정보보안 전담 인력이 과기부가 제시한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과기부가 ‘산하 기관 정보보호 개선 방안’을 마련해 ‘기관 인원수가 1000∼2000명 미만의 경우 최소 전담 인력 6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는 등 전담 인력 기준을 제시했지만, 산하 기관조차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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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해킹 주무부처’ 과기부 산하기관도 보안인력 기준 미달

    KT, 롯데카드 해킹 사태가 줄줄이 터지며 전국민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정보 보안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조차 보안 전담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실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63 곳 중 60곳의 정보보안 전담 인력이 기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하기관 63곳 가운데 정보보안 전담인력 기준을 채운 곳은 단 3곳(약 4.8%)에 불과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도 기준 인력인 7명에 못미치는 5명에 불과했다. 2021년 과기부가 ‘산하기관 정보보호 개선방안’을 마련해 ‘기관 인원수가 1000명~2000명 미만의 경우 최소 전담인력 6명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는 등 전담인력 기준을 제시했지만, 산하기관조차 이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보보안 위협이 점차 고도화·지능화되면서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보안 관리 조직과 인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체 산하기관 63곳 가운데 전담 인력이 아예 없거나, 단 1명이 기관 전체의 정보보안을 담당하는 곳이 절반 이상(32곳)이었다. 보안 업무의 ‘전문성’ , ‘지속성’ 공백이 상당한 것이다. 전담인력이 단 1명인 기관은 국립전파연구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 15곳, 아예 1명도 없는 기관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나노기술원,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등 17곳에 달했다. 기준을 미충족한 곳 중에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가적인 연구 데이터와 첨단 기술·정보통신 인프라를 다루는 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가 사이버 안전 대응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도 지난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단 1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국가 사이버안전 대응기술 등 범국가차원의 정보보안기술을 개발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연구기관이다. 한민수 의원은 “ 최근 연이은 사이버 침해사고로 국가 기반시설과 개인정보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갈수록 그 수단과 기법이 치밀하게 조직화되는 추세”라며 “과기정통부 산하기관들은 국가의 핵심 기술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보호와 직결되는 만큼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같은 실질적인 제재 방안과 전담인력 확충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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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황-올트먼, 140조 ‘AI 동맹’… 데이터센터 함께 만든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손을 잡고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엔비디아가 오픈AI 주주가 되고, 오픈AI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원전 10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전 세계 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두 거물 기업이 ‘동맹’을 맺고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패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손잡은 두 거물… 원전 10기 규모 인프라 만든다 22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새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거래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투자는 차세대 모델을 학습, 운영해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향한 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계약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총 100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오픈AI 주주가 된다. 오픈AI는 투자금을 이용해 10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전력량으로 원전 10기 용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한 CNBC 인터뷰에서 “10GW는 AI 가속기 400만∼500만 개에 해당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하할 AI 가속기 전체 물량과 맞먹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하는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AI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두 회사는 우선 100억 달러를 투자해 2026년 하반기(7∼12월)까지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이 쓰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첫 100억 달러는 계약 체결 즉시 현금으로 지급되고 인프라 구축 단계마다 증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100억 달러 투자를 통해 오픈AI 지분 약 2%를 받게 된다.● “폭발적 AI 수요 보여 주는 계약” 이번 계약이 그동안 제기된 ‘AI 거품론’을 일부 불식시킨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CEO가 8월 ‘AI 버블’ 발언을 한 이후 투자자 불안에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는 등 AI 산업의 미래 성장을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돼 왔다. 하지만 AI 시장의 선두에 선 두 기업이 함께 1000억 달러 수준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이런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빅테크들이 10GW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 자체가 미래 AI 수요를 보여 주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계약에 대해 “챗GPT 같은 AI 도구와 이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에 대한 폭발적 수요를 보여주는 초대형 계약”이라고 전했다.한편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오픈AI가 추진하던 ‘탈엔비디아’ 구상이 달라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AI 칩을 의존하던 오픈AI는 최근 브로드컴 등과 자체 AI 칩 개발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를 기점으로 오픈AI가 엔비디아를 전략적 우선 파트너로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오픈AI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진행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고객사인 오픈AI를 잃지 않고 엔비디아 주도 생태계를 확고하게 지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이 우리의 다른 고객사에 대한 제품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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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R&D 예산 삭감에 연구자 실직 31% 증가

    지난 정부의 대대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 실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마저 삭감되며 연구자들이 기존의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생명과학 연구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2만8092명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자연·생명과학 연구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6331명으로 25.6% 늘었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은 2만1761명으로 32.2% 상승했다.올해 R&D 예산이 회복됐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자연·생명과학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3955명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직자 수(6780여 명)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 연구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자연·생명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각각 전체의 73%, 70%에 달했다.현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구자 실직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타격이 컸던 기초연구 부문도 올해 대비 17.2% 늘어난 2조7400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정권에서의 R&D 예산 삭감 결정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장학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사업은 경력 초기 단계의 석사학위 과정생을 중점 지원해 과학기술 우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은 전국 이공계 대학원을 대상으로 1000명가량의 장학생을 선발해 학기당 250만 원, 연간 5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도 신규 도입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전 주기 성장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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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 뇌에 빛 쪼여 치료”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KAIST 허원도 김대수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단장 공동연구팀은 22일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신체 움직임을 조절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생기는 병이다.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며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진단이 가능했고, 뇌 신호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 역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응집을 일으킨 파킨슨병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AI 기반 3차원(3D) 자세 추정 기술을 이용해 행동을 분석했다. 생쥐의 걸음걸이, 손발 움직임, 떨림과 같은 340여 가지 행동 신호를 AI로 분석해 ‘파킨슨 행동지수’를 만들었다. 이 지수를 활용해 파킨슨병 발병 초기부터 기존 운동능력 검사보다 더 민감하게 질환 정도를 판별했다. 그 결과 파킨슨 행동지수는 질환 유도 후 2주가 지난 시점부터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보폭 변화, 손발 움직임 비대칭, 흉부 떨림 등 행동이 파킨슨병 진단의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치료에 적용했다. 빛을 이용해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일정 조건에서 빛에 노출하는 실험을 벌인 결과, 파킨슨병에 걸린 쥐의 걸음걸이가 더 부드러워지고 떨림 증상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하루걸러 한 번씩 빛을 쪼이는 ‘격일주기’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으며,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도 보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원도 KAIST 석좌교수는 “AI 기반 행동 분석과 광유전학을 결합해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부터 치료까지 연결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지난달 21일 게재됐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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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R&D 예산 삭감에 실직 연구자 30% 급증…2030 직격탄

    지난 정부의 대대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 실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그래도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마저 삭감되며 연구자들이 기존의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생명과학 연구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2만8092명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자연·생명과학 연구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6331명으로 25.6% 늘었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은 2만1761명으로 32.2% 상승했다. 올해 R&D 예산이 회복됐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자연·생명과학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3955명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직자 수(6780여명)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 연구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자연·생명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각각 전체의 73%, 70%에 달했다. 현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구자 실직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타격이 컸던 기초연구 부문도 올해 대비 17.2% 늘어난 2조 7400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정권에서의 R&D 삭감 결정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장학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사업은 경력 초기 단계의 석사학위 과정생을 중점 지원해 과학기술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은 전국 이공계 대학원을 대상으로 1000명 가량의 장학생을 선발, 학기 당 250만 원, 연간 5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도 신규 도입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전주기 성장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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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무단결제’ 서초-동작-일산서도 피해… 계속 말바꾼 KT에 “못믿겠다” 불신 커져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그간 알려진 서울 서남권 및 경기 일부 지역을 넘어 서울 서초구 동작구,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등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금전적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KT의 늑장 대응과 ‘말 바꾸기’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의 이번 사태 대응 과정을 면밀히 조사해 KT의 사건 은폐 시도나 고의성이 확인되면 경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21일 KT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서울 금천구 등 외에 △서울 동작구(8월 5∼8일) △서초구(8월 8, 11일) △고양시 일산동구(8월 20일)에서도 피해가 확인됐다. 또 KT가 비정상적인 소액 결제 시도를 차단하기 직전인 4∼5일에도 97건( 3048만8000원)의 피해가 집중 발생했다. 이처럼 KT 피해 집계가 확대된 것을 두고 KT가 해킹범이 자동응답전화(ARS) 신호를 탈취해 소액결제에 성공한 사례에만 주목해 피해 현황을 ‘소극적’으로 집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황 의원은 “KT 해킹 사태의 전모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KT가 거짓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소액결제가 이뤄진 모든 고객에게 직접 결제 현황을 고지하고 피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ARS뿐 아니라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소액결제된 건도 전수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이 ARS 피해여서 SMS는 언급을 따로 안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KT의 늑장 대응과 ‘말 바꾸기’가 계속돼 더는 설명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8월 말 무단 소액결제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9월 1일 KT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KT는 7일 뒤인 8일에서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당시 KT 측은 해당 사건이 사용자들의 기기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 같다는 비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으며 “개인정보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팸토셀)을 통해 5561명의 가입자식별번호(IMSI)가 유출된 것이 확인되자 11일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이 정보(IMSI) 이외에 불법 팸토셀로 유출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그랬던 KT는 18일 IMSI뿐만 아니라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휴대전화 번호 등이 추가 유출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때도 “서버 해킹 정황은 없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이날 오후 11시 KT는 KISA에 서버 침해 흔적 4건과 의심 정황 2건을 신고했다. KT는 서버 해킹 정황을 15일 오후 2시경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서버 해킹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해킹 정황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KT의 무책임한 대처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더 이상 KT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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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명 소지섭 목소린데 스페인어?”…입술 모양까지 읽는 AI더빙 [테크챗]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성우 없이 AI 더빙… ‘K콘텐츠’ 돌파구로국내선 크게 흥행한 인기 드라마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보여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배우 소지섭 임수정이 출연한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현재로선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유일한 답이다. 한국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과 손잡지 않고서는 전세계 시장에 작품을 대규모 유통시키긴 어려운 구조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작품이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며 K 콘텐츠 열풍이 뜨겁지만, 오히려 해외 OTT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의 걸림돌이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이다.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인기 ‘K드라마’에 대한 ‘더빙’ 요청이 들어오는 것도 이 같은 언어 장벽이 자막으로는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현지인 목소리로 더빙하면 자막 대비 30배 이상의 시청 효과를 낸다. 자막 문화가 정착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더빙판을 선호한다. 한국의 ‘오징어게임’과 스페인의 ‘종이의집’ 등이 더빙의 힘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자본’이다. 그간 성우가 직접 해온 ‘더빙’은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 국내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꺼리던 영역이었다. 더빙판을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이었다.이처럼 소자본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더빙’ 제작이 터닝포인트를 맞은 것은 인공지능(AI) 더빙 기술이 등장하면서다. 비용과 제작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AI 더빙’은 성우를 쓰지 않아도 영상 속 출연자 목소리를 그대로 본따 전세계 각국 언어로 바꿔준다. 말하는 입 모양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용 콘텐츠와 같이 정보 전달 성격의 영상보다, 난이도가 높은 드라마는 AI 더빙으로 출연자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어색하지 않게 전달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음색 억양 재현부터 입술 모양 ‘립싱크’까지 AI로 정부가 K-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더빙 기술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는 것도 이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80억 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AI 기술을 활용한 더빙을 지원하고 있다. AI 더빙 기술로 드라마, 케이팝, 영화, 예능 등 장르별 특성에 적합하게 발화자의 음색, 억양 등 비언어적 표현까지 정교하게 재현하는 것이다. AI 더빙 특화 지원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이스트소프트는 AI 더빙 플랫폼 ‘페르소닷에이아이’의 기술을 통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등 200시간 분량의 K-콘텐츠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페르소닷에이아이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110개 언어 음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AI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발화자의 음색과 억양은 물론 비언어적 표현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몰입감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넷플릭스도 아직은 AI 더빙 자동화를 하지 않고, 성우를 통해 더빙 작업을 하고있다”며 “격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많은 드라마 장르는 AI 더빙으로 정말 자연스럽게 만드는 기술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이제 본격화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AI더빙은 원본 작품에서 각 목소리를 분리해 텍스트로 변환하고, 다시 TTS(Text-to-Speech) 기술을 통해 텍스트를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바꾼다. 출연자의 음색을 맞추는 보이스클로닝( Voice Cloning)을 통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화면상 입모양과 맞추는 복잡한 작업을 거친다. 각 작업 구간마다 각각 다른 AI 엔진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복잡한 고난도 기술은 완벽한 립싱크 구현이다. 한국어 발음 특성에 최적화된 AI로 자연스러운 입술 동기화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드라마를 AI 더빙으로 100% 자동화하려면 상당한 기술 투자가 들어가야 한다”며 “K컨텐츠를 전세계에 유통시킬 수 있는 요즘과 같이 중요한 시기에 정부가 국가사업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줬다. 정부 지원 이후 국내외 방송사들에서 장편이나 다큐멘터리도 AI더빙을 할 수 있는지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유튜브도 ‘AI더빙’ 적극 투자국내 유튜버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국어로 제작된 유튜브 영상을 AI더빙을 통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쉽게 변환할 수있기 때문이다. 테크몽, 하이유, 큰별쌤 등의 유명 유튜버들이 이스트소프트의 AI 더빙 기술로 한국어 영상을 영어 일본어 등 버전 등으로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정 대표는 “각국 현지화에 성공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한해 15조 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에서 더빙에 쓰는 비용이 4조 5000억 원이라고 한다”고 했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 콘텐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빙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오리지널콘텐츠 제작 시 최대 30개국 언어로 더빙을 지원하고, 일반 작품도 평균적으로 10개 언어 더빙판을 구비한다는 계획이다. 시청자들이 처음부터 콘텐츠가 자국어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AI 기반 더빙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들도 AI 더빙에 적극적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자동 번역 및 더빙 기능을 추가했다. 더빙된 언어에 맞춰 유튜버의 입술 모양을 동기화하는 ‘더빙 AI’도 선보였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어스는 전 세계 AI 더빙 도구 시장이 2023년 7억9430만 달러(약 1조1089억원)에서 2033년 29억1890만달러(4조75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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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 스마트글라스, 허공에 손짓으로 메시지

    메타가 첫 투명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글라스를 내놨다. 17일(현지 시간) 메타는 미 캘리포니아주 본사에서 ‘메타 커넥트 2025’를 열고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등 신형 스마트글라스를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안경은 개인화 초지능 구현을 위한 이상적인 기기”라며 “역대 가장 인기 있던 소비자 가전제품들과 유사한 판매량을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799달러부터 시작하며, 오는 30일부터 일부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가 시작된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통해 메신저, 영상 통화 등이 가능하다. 지도를 띄워 길찾기에 도움을 받거나, 확대·축소한 카메라 화면을 보여줘 원하는 촬영 구도를 잡을 수 있다. 한 묶음으로 내놓은 손목 밴드는 근육 움직임을 감지해 손목 회전과 손가락 제스처만으로 기기 조작을 가능케 한다. 이날 저커버그는 허공에 펜을 쥔 듯한 손짓만으로 글씨를 써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는 모습을 시연했다. 다만 미국에서만 출시되고, AI 기능도 매끄럽지는 못했다. 실제 이날 AI를 활용한 시연 도중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식 스테이크 소스’ 레시피를 알려 달라는 요구를 AI가 인식하지 못했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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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 ‘자녀 보호’ 미성년 전용 챗GPT 이달 출시

    오픈AI가 자녀 보호 기능이 포함된 18세 미만 전용 챗GPT를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오픈AI는 사용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되면 자동으로 연령에 맞는 챗GPT 환경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해당 환경에서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가 차단되고,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법 집행 기관이 개입할 수 있다. 더불어 오픈AI는 사용자의 연령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령 정보가 불확실할 경우 챗GPT는 기본적으로 18세 미만 사용자 경험으로 설정된다. 부모의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한다. 부모는 자신의 챗GPT 계정을 자녀의 계정과 연결하고 자녀가 챗봇을 사용할 수 없는 ‘블랙아웃’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또 자녀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대화 도중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드러낼 경우 부모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불가능할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오픈AI를 포함한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챗봇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FTC는 이들 기업이 “챗봇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자료 요청과 함께 조사를 개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에 “(18세 미만 전용 챗GPT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라이버시, 자유, 안전은 상충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최선의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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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소액결제 피해 한달 늑장 차단했다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최초 제보가 있기 20여 일 전인 8월 초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비정상적 소액결제를 차단한 시점보다 약 한 달 전이다. 경찰은 무단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해 중국인 2명을 검거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KT에서 제출받은 ‘KT 피해 고객 일자별 결제 건수’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9월 3일까지 피해 고객 278명의 결제 건수는 모두 52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최초 발생일은 8월 5일로 이날 2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이후 8월 20일까지 무단 소액결제는 한 자릿수를 유지해 오다 같은 달 21일과 26일 각각 33건으로 늘었고, 이튿날인 27일 106건으로 뛰었다. 27일부터 경찰에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9월 1일 경찰이 KT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알렸지만, KT는 “(해킹으로) 뚫릴 리가 없다”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KT에 알린 다음 날인 2일과 3일에도 각각 38건, 71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KT는 5일에야 뒤늦게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KT가 경찰 통보 이후 즉각 조치를 취했다면 총 109건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침해)과 컴퓨터사용사기 혐의로 중국인 장모 씨(48), 류모 씨(44)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승합차에 싣고 서울 금천구, 경기 광명시 일대를 돌며 KT 이용자 휴대전화를 표적으로 모바일상품권 구매, 교통카드 충전 등의 소액 결제를 한 혐의를 받는다. 류 씨는 이 결제 대금을 현금화한 혐의가 적용됐다. 장 씨는 전날 오후 2시 3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체포됐고, 류 씨는 오후 2시 53분 서울 영등포구에서 긴급체포됐다. 두 사람은 중국교포로 국내 합법 체류자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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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소액결제 사고, 8월초부터 시작됐다…늑장대처 논란

    KT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최초 제보가 있기 20여일 전인 8월 초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비정상적 소액결제를 차단한 시점보다 약 한달 전으로 KT의 늑장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KT에서 제출받은 ‘KT 피해고객 일자별 결제 건수’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9월 3일까지 피해 고객 278명의 결제 건수는 모두 52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최초 발생일은 8월5일로 이날 2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이후 8월20일까지 무단 소액결제는 한 자릿수를 유지해오다 같은 달 21일과 26일 각각 33건으로 늘었고, 이튿날인 27일 106건으로 뛰었다. 27일부터 경찰에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무단 소액결제는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에 9월 1일 경찰이 KT에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알렸지만, KT는 “(해킹으로) 뚫릴 리가 없다”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KT에 알린 다음날인 2일과 3일에도 각각 38건, 71건의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 KT는 5일에야 뒤늦게 비정상 소액결제를 차단했다. KT가 경찰 통보 이후 즉각 조치를 취했다면 적어도 2일과 3일 일어난 총 109건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KT 관계자는 “수사 문의를 받은 이후 피해 명단 확인과 원인 파악에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 당시 스미싱 또는 악성앱이 원인으로 추정됐으며, 사전에 조치 못한 점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부는 휴대전화 소액결제 과정에 보안상 허점이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에 들어갔다. 현행 휴대전화 소액결제는 이름·생년월일 등 간단한 개인정보 입력 뒤 자동응답전화, 문자메시지, 통신사 패스 인증을 통해 이뤄진다. 정부는 여기에 비밀번호, 지문·얼굴 등 생체 정보, 간편인증 등을 통한 2차 인증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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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세 미만 전용 챗GPT 나온다…부모가 시간-응답방식 등 제한

    오픈AI가 18세 미만 사용자를 위한 자녀 보호 기능이 포함된 전용 챗GPT를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오픈AI는 사용자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되면 자동으로 연령에 맞는 챗GPT 환경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이 환경에서는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를 차단하고,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는 법 집행 기관이 개입할 수 있다. 오픈AI는 사용자의 연령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연령 정보가 불확실할 경우 챗GPT는 기본적으로 18세 미만 사용자 경험으로 설정된다. 일부 국가에선 연령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받아들이기로 했다.부모의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한다. 부모는 자신의 챗GPT 계정을 자녀의 계정과 연결하고 자녀가 챗봇을 사용할 수 없는 ‘블랙아웃’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또 챗봇의 응답 방식을 유도하며 자녀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대화 도중 청소년이 자살 충동을 드러낼 경우 부모에게 연락을 시도하고, 불가능할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한다는 방침이다.오픈AI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오픈AI를 포함한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챗봇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FTC는 이들 기업이 “챗봇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자료 요청과 함께 조사를 개시했다. 오픈AI는 지난달 챗GPT와 수개월간 상호작용한 아들의 사망에 오픈 AI가 책임이 있다며 한 학부모가 제기한 소송에 피고가 되기도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에 “AI 대화는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민감한 정보가 담길 수 있는 영역”이라며 “마치 의사·변호사 상담처럼 AI와의 대화도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18세 미만 전용 챗GPT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라이버시, 자유, 안전은 상충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전문가들과 논의한 끝에 최선의 방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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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늘어나는 AI 교육, 교사는 턱없이 부족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AI를 가르칠 정보·컴퓨터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실생활에서 활용되며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국 사범대학의 컴퓨터교육과 정원은 사실상 ‘동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16일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전국 중등학교 정보·컴퓨터 교사 정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교육과를 두고 있는 전국 사범대는 올해 기준 총 9곳, 총 입학정원은 193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개 사범대 총 182명이었던 정원은 올해 9개 사범대 193명으로 5년간 단 11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AI 인재 양성은 고사하고 컴퓨터 기초 소양을 교육하는 데도 모자란 규모다.일반대학에서 교원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교직과정 정원 241명(40개 대학)까지 포함해도 올해 총정원은 434명에 불과하다. AI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지난 5년간 교원 양성 규모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국 사범대 컴퓨터교육학과 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8개였다가 올 들어 9개로 딱 1곳 늘었다. 정원 역시 2021∼2023년 182명, 2024년 181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93명이 됐다. 이처럼 컴퓨터교육을 담당할 교사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탓에 전국 중고등학교에선 정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비전공자가 수업을 맡거나, 1명의 교사가 여러 학교를 도는 순회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기, 대구, 세종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정보 교사를 학교당 평균 1명꼴도 배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입법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정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AI 교사 양성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육대학·사범대학에 AI 전문 교원 양성과정을 설치하도록 법제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 의원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선 좋은 ‘컴퓨터 선생님’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공급이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초중고 학생들이 전문 교사 지도 아래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AI 강국의 기반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AI 교육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시급한 과제”라며 “턱없이 부족한 정보컴퓨터 교사 양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AI 교육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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