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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단한 서울컨벤션고가 ‘막강 타선’을 앞세워 2년 연속 황금사자기 16강에 올랐다. 서울컨벤션고는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안산공고와의 32강전에서 8-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3일 클럽팀 야로BC를 10-2, 7회 콜드게임으로 꺾은 데 이어 2경기 연속 불방망이를 앞세워 한 수 위 전력을 과시했다. 7일 경기에서도 서울컨벤션고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1-0으로 앞선 4회말 첫 타자 김호영을 시작으로 조원빈과 윤정훈까지 세 타자 연속 번트 안타로 무사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5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7득점했다. 까다로운 너클볼을 구사하는 투수 노영정을 공략하기 위해서 연이어 번트를 대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유영원 서울컨벤션고 감독은 “상대 투수가 너클볼을 던지는 데다 3루수의 어깨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노려 적극적으로 번트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3학년 포수 강산(18·사진)이 중심 역할을 해냈다. 이날 5번 타자로 나선 강산은 3회말 2사 3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4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도 5-0으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2년 전 휘문고 1학년 때까지 주로 3루수를 보던 강산은 서울컨벤션고로 전학을 오면서 3루수로서 크지 않은 키(176cm)를 감안해 포수로 바꿨다. 유 감독은 “어깨가 강해 2루 송구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산은 “롤 모델은 LG 포수 김재성이다. 같은 우투좌타인 데다 프레이밍이 좋아서 영상을 보며 따라 한다”고 말했다. 강산은 지난해 황금사자기 강릉고와의 16강전에서 만루홈런을 쳐 팀의 창단 후 첫 홈런 주인공이 됐다. 서울컨벤션고에는 고교 최고의 외야수로 평가받는 조원빈(18)도 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그는 LG와 키움 등 서울 팀들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다. 키 189cm, 몸무게 88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조원빈은 홈런을 날릴 수 있는 파워와 빠른 발을 동시에 가졌다. 2학년이던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선 3경기 4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LG 주전 유격수였던 권용관의 아들 권준혁(내야수)과 신동준, 오정우(이상 외야수) 등도 만만치 않은 방망이를 자랑한다. 서울컨벤션고의 16강 상대는 전통적인 강호 충암고다.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서울권B 1위를 차지한 충암고는 율곡고(경기권A 1위)와의 32강전에서 7-0,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2학년 왼손 선발 투수 윤영철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안타 10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대구고는 공주고를 4-3으로 꺾고 마지막으로 16강에 합류했다. 대구고는 3-3 동점이던 9회초 2사 1루에서 투수 폭투와 수비 실책을 틈타 1루 주자 김지환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오늘의 황금사자기 목동야구장 16강전마산용마고(1루) 9시 30분 유신고(3루)물금고(1루) 12시 30분 서울고(3루)휘문고(1루) 15시 30분 인천고(3루)부산공업고(1루) 18시 30분 강릉고(3루) 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7일 전적안산공고 1-8 서울컨벤션고<7회 콜드>대구고 4-3 공주고율곡고 0-7 충암고<7회 콜드>}

“남자 골프에 최경주 프로님이 있다면, 여자 골프에는 제가 있죠.” 장하나(29)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맏형 최경주(51)의 이름을 소환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 우승의 원동력이 된 ‘벙커샷’ 얘기가 나왔을 때다. 장하나가 환상적인 벙커샷을 앞세워 올 시즌 첫 우승을 일궈냈다.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롯데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친 장하나는 유해란(20)과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동타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장하나가 먼저 친 벙커샷은 절묘하게 스핀을 먹으며 홀 1m 앞에 멈춰 섰다. 유해란의 벙커샷은 홀을 3m가량 지나갔다. 유해란의 파 퍼팅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장하나는 파 퍼팅을 집어넣으며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두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던 장하나는 7번째 출전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KLPGA투어 통산 14번째 우승이자 2012년 이후 10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또한 처음으로 KLPGA 1부 투어 통산 상금 50억 원을 돌파해 51억3461만 원을 기록했다. 우승 직후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 댄스를 선보인 그는 ‘벙커샷 달인’이 된 비결에 대해 “대회장에 오면 맨 먼저 벙커에 가서 모래를 파악한다. 모래를 이해하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벙커샷 세이브율 1위였던 그는 이날 현재 이 부문 공동 3위(66.7%)가 됐다.KPGA 매치플레이선 이동민 환호 같은 날 경남 거제 드비치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매치플레이 결승에서는 이동민(36·사진)이 캐나다 교포 이태훈을 1홀 차로 꺾고 우승했다. 2014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우승 후 7년 2개월 만에 통산 2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17번홀까지 올스퀘어(동점)로 맞선 이동민은 18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에 바짝 붙인 뒤 버디를 낚아 파를 기록한 이태훈을 제치고 승부를 결정지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 산업을 살리고자 KBO 사무국이 정부에 관중 입장 확대와 야구장 내 취식 허용을 요청했다. 3일 KBO에 따르면 정지택 KBO 총재는 2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KBO리그 위기 극복 요청서’를 전달했다. 정 총재는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리그 전체 관중과 입장 수입은 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각각 95%가량 급감했다. 2019년 2900억 원에 이르렀던 KBO리그 10개 구단의 매출액 역시 작년에는 38.3%(1110억 원) 줄어든 1790억 원에 머물렀다. 구단 평균 손실액은 약 111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두산과 LG가 공동 안방으로 사용하는 서울 잠실구장 내 80개 식음료, 기념품 매장 중 25개만 영업 중이다. 해당 식당 중 한 곳의 지난 10개월간 매출은 400만 원에 불과했다. 3일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적용을 받고 있는 수도권 5개 팀은 야구장 수용 인원의 10%에 해당하는 관중만 받고 있다. 1단계인 몇몇 지방 구단들은 30%의 관중을 입장시키고 있다. 정 총재는 “놀이공원은 실내외 구분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는 입장 인원 제한이 없다. 감염병 전파에서 실외 시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야구장에도 관람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기에 빠진 프로야구 산업을 살리고자 KBO 사무국이 정부에 관중 입장 확대와 야구장 내 취식 허용을 요청했다. 3일 KBO에 따르면 정지택 KBO 총재는 2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KBO리그 위기 극복 요청서’를 전달했다. 정 총재는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 리그 전체 관중과 입장 수입은 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각각 95% 가량 급감했다. 2019년 2900억 원에 이르렀던 KBO리그 10개 구단의 매출액 역시 작년에는 38.3%(1110억 원) 줄어든 1790억 원에 머물렀다. 구단 평균 손실액은 약 111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두산과 LG가 공동 안방으로 사용하는 서울 잠실구장 내 80개 식음료, 기념품 매장 중 25개만 영업 중이다. 해당 식당 중 한 곳의 지난 10개월 간 매출은 400만 원에 불과했다. 3일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을 받고 있는 수도권 5개 팀은 야구장 수용 인원의 10%에 해당하는 관중만 받고 있다. 1단계인 몇몇 지방 구단들은 30%의 관중을 입장시키고 있다. 정 총재는 “놀이공원은 실내외 구분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입장 인원 제한이 없다. 감염병 전파에서 실외 시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야구장에도 관람 인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민 타자’로 불렸던 이승엽(45·은퇴)은 어린 시절부터 소문난 대식가였다. 밥심으로 홈런을 펑펑 쏘아 올린다는 말도 있었다. 그의 식습관은 일본 진출 이후 바뀌었다. 일본 진출 첫해인 2004년 14홈런의 부진을 보인 게 계기였다. 수준 높은 일본 야구에서 홈런을 치려면 날렵함은 유지하면서 힘은 세져야 했다. 결론은 식이요법이었다. 즐겨 마시던 탄산음료를 딱 끊었다. 좋아했던 인스턴트 라면도 일절 입에 대지 않았다. 김치는 물에 헹궈 먹었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이듬해 이승엽은 30개의 홈런을 날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해 일본시리즈 정상에도 올랐다. 소식(小食)과 건강한 음식, 그리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수 생활 내내 이어졌다. 이승엽이 음식에 대한 봉인을 해제한 것은 은퇴를 예고한 2017년이었다. 프로 인생 마지막이었던 그해는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었다. 눈에 띄는 성적 변화가 있었느냐 하면 그렇진 않았다. 은퇴 시즌 그는 24홈런을 쳤다. 2016년(27개), 2015년(26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주 골프계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필 미컬슨(51)이 화제가 됐다. 최고령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그는 수많은 중년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그는 자신의 우승 비결에 대해 “더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 배경에는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든 독특한 식생활이 있었다.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둥글둥글한 동네 아저씨 같았던 미컬슨은 요즘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는 그날 전 선수를 통틀어 최장타인 366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미컬슨의 신체 개조의 핵심은 단식이다. 그는 일주일에 36시간, 즉 하루 하고도 반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 몇 달에 한 번씩은 사흘 정도 단식한다. 2019년에는 엿새 동안 물과 커피만 마시며 7kg가량을 뺀 적도 있다. 그는 “내 몸에 리셋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더 적게 먹지만 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 한다. 먹는 기쁨을 ‘희생’해야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몸이 좋아지면서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아진 몸을 바탕으로 그는 고강도 체력 훈련을 한다. 한편으로는 결과론일 수 있다. 단식을 하지 않았더라도 미컬슨 정도의 선수라면 언젠가 한 번은 더 우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승엽이 마지막 해에 먹을 거 다 먹어가며 남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냈던 것처럼. 정작 이승엽은 이렇게 설명했다. “식생활을 포함해 야구에 모든 걸 바쳤을 때 내겐 두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느슨해졌을 땐 좋은 성적이 나고 있어도 마음이 불안했다”라고. 이젠 맘대로 먹고 즐겨도 되지만 이승엽은 요즘도 ‘건강한’ 음식을 ‘적게’ 먹으려 노력한다. 덕분에 매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진리일지 모른다. 다만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골프 대표팀의 유니폼이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골프협회는 지난달 31일 유니폼 기자발표회를 열었는데 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사진)에는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45도 방향의 줄무늬가 포함돼 있다. 핫토리 미치코 여자팀 코치는 “기울어진 줄무늬를 기본으로 일본의 태양이 솟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일본 측은 행운의 전통 문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Incredible, unbelievable(믿을 수 없다).” 중계진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믿기 힘든 황당한 플레이가 나왔다.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 열린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의 경기. 3회초 2사 2루에서 컵스의 하비에르 바에스는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을 쳤다. 1루 베이스 밖에서 송구를 받은 1루수 윌 크레이그가 베이스만 밟으면 이닝이 끝날 터였다. 그런데 크레이그는 타자 주자 바에스를 ‘태그’하려 했다. 1루로 뛰던 바에스가 홈플레이트 쪽으로 돌아가자 그를 뒤쫓았다. 그사이 2루 주자 윌슨 콘트레라스는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그제야 2루 주자의 존재를 깨달은 크레이그는 포수 마이클 페레스에게 송구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바에스가 다시 1루로 뛰자 페레스는 1루를 향해 공을 던졌지만 어느 야수도 이 공을 잡지 못했다. 2루까지 간 바에스는 후속 타자 이언 햅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3회 공짜로 2점을 얻은 컵스는 결국 5-3으로 승리했다. MLB.com은 이 장면을 ‘전설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BO리그 LG 포수 유강남(29·사진)은 21일 SSG와의 경기에서 희대의 본 헤드 플레이를 범했다.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이미 아웃된 주자 한유섬을 따라 쫓아가다가 3루 주자 추신수에게 끝내기 득점을 허용한 것.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튿날 ‘반드시 봐야 할 기이한 끝내기’라는 제목으로 이 장면을 소개했다. 하지만 유강남은 최근 영양가 만점짜리 안타를 연일 터뜨리며 비난을 환호로 바꾸고 있다. 유강남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2회말 요키시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4회에도 다시 한번 좌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김현수의 홈런까지 더해 LG가 3-1로 승리하면서 유강남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포수로서도 선발 투수 켈리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잘 이끌었다. 유강남은 2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9회초 상대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2타점 결승타를 때린 바 있다. 4연패로 주춤하던 LG는 26일 경기부터 3연승을 달리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반면 키움은 최근 3연패에 빠졌다. 두산은 홈런 2개(10, 11호)를 터뜨린 김재환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9-4로 꺾었다. 김재환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8일 전적키움 1-3 L G두산 9-4 삼성K T 6-7 K I ASSG 12-3 한화}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스스로 걷는 것이다.” 올해 2월 차량 전복 사고로 양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사진)가 약 3개월 만에 처음 언론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근황을 공개했다. 우즈는 28일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재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활은 내가 경험한 것들 중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1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82승을 거둔 우즈는 선수 생활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허리 부상으로 5차례나 수술대에 올랐고, 왼쪽 무릎에도 5차례 칼을 대야 했다. 하지만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차량 전복 사고로 그는 이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큰 부상을 입었다. 당시 오른쪽 정강이가 심하게 부서져 현재로서는 언제 필드에 돌아올지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골수암을 앓고 있는 10세 소녀 루나 페로네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도 여전히 목발에 의지한 모습이었다. ‘골프를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이 매체의 질문에 그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매일 물리 치료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꾸준히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 당면 과제는 스스로 걷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평생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필 미컬슨(51·미국)이 최근 열린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축하 인사와 함께 “큰 자극이 된다”고 적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골프계 안팎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내게는 너무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스스로 걷는 것이다.” 올해 2월 차량 전복사고로 양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약 3개월 만에 처음 언론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근황을 공개했다. 우즈는 28일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재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활은 내가 경험한 것들 중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1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82승을 거둔 우즈는 선수 생활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왔다. 허리 부상으로 5차례나 수술대에 올랐고, 왼쪽 무릎에도 5차례 칼을 대야 했다. 하지만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차량 전복 사고로 그는 이전과는 비교하기 힘든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오른쪽 다리의 정강이와 종아리뼈가 심하게 부러져 현재로서는 언제 필드에 돌아올지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골수암을 앓고 있는 10세 소녀 루나 페로네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도 여전히 목발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골프를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이 매체의 질문에 그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매일 물리 치료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꾸준히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 당면 과제는 스스로 걷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평생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필 미컬슨(51·미국)이 최근 열린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축하 인사와 함께 “큰 자극이 된다”고 적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골프계 안팎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내게는 너무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뒷바람이 부는 16번홀(파5·583야드)은 장타 경연장이라도 된 듯했다.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363야드, 욘 람(27·스페인)은 362야드를 날렸다. 루이 우스트히즌(39·남아공)과 브룩스 켑카(31·미국)는 나란히 361야드를 보냈다. 하지만 최고 장타를 날린 ‘롱기스트’는 51세의 필 미컬슨(미국)이었다. 그가 때린 공은 무려 366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안착했다. 이날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장타였다. 미컬슨은 세컨드 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그가 2홀 남기고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서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한 순간이었다. 이 골프장은 4대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곳 중에서도 가장 긴 코스를 자랑한다. 전장이 7876야드나 된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313.1야드(21위)를 기록한 미컬슨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컬슨의 장타 비결은 샤프트 길이가 47.9인치에 이르는 롱 드라이버다. 이번에 미컬슨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규정한 한계치 48인치에서 0.1인치 짧은 캘러웨이 에픽 스피드 트리플 다이아몬드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1∼2인치 길다. 로프트 각도는 6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개의 선수들은 8.5∼9.5도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 같은 선택은 비거리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샤프트가 길어지면 스윙 아크가 커지게 되고 공을 더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임팩트가 힘들거나 공의 탄도가 높아져 거리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강태호 캘러웨이골프코리아 투어팀 차장은 “투어 프로가 이렇게 낮은 로프트를 쓰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 로프트 각도는 5.5도였다. 손 감각이 좋은 선수들만이 이런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미컬슨이 긴 전장에 대비해 비거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낮은 로프트 드라이버로 올려치는 스윙을 하면 긴 비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드라이버는 신체 조건과 스윙 밸런스를 종합해 만들어졌다. 샤프트 길이를 늘린 대신 드라이버 헤드 무게를 평소보다 10g 정도 가벼운 188g으로 줄였다. 몇 개월에 걸친 협업 끝에 미컬슨의 스윙에 최적화된 맞춤형 드라이버를 완성했다. 미컬슨은 예전부터 로프트 각도와 길이가 각기 다른 드라이버 2개를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평소 사용하던 46인치 드라이버보다 1.5인치가 긴 클럽을 썼다. 미컬슨의 우승에는 그의 최대 장기인 쇼트 게임도 큰 역할을 했다. 이날 5번홀(파3)에서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는 신기를 선보였다. 한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던 그는 7번홀(파5) 버디와 10번홀(파4)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반면 우승 경쟁을 펼치던 켑카는 10∼14번홀에서 보기 3개로 흔들렸고, 우스트히즌도 13번홀(파4) 더블보기가 뼈아팠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쉬웨이링(27·대만·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46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퓨어실크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쉬웨이링은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리조트 리버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쉬웨이링은 2위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 원).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한 쉬웨이링은 그동안 145개 대회에 나왔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8년 바하마 클래식 준우승이었다. 대만 선수가 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3년 11월 미즈노 클래식에서 우승한 테리사 루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공동 7위(7언더파)로 마친 김세영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누구를 위해 비가 내렸냐고 묻는다면 KT를 위해서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야구 제10구단 KT가 20일 KBO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정규시즌 10경기가 지난 시점으로 따지면 2015시즌 1군 진입 후 최초다. KT는 이날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두산과 안방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믿었던 선발 투수 고영표가 2회에만 대거 6실점하며 흔들렸다. KT는 0-6으로 뒤진 3회말 공격에서 무사만루 기회를 잡으며 반격을 준비했다. 그런데 한층 굵어진 빗줄기에 우천 중단 선언이 내려졌고, 약 40분 후 노게임이 선언됐다. 스코어가 크게 뒤진 데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한 점 차 승부를 펼치느라 불펜 소모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행운의 우천 노게임이라 할 만했다. 더욱 큰 행운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NC와 LG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린 것이었다. NC는 선발 김영규의 8이닝 1실점 호투와 장단 19안타를 쏟아부은 타선에 힘입어 전날까지 선두였던 LG를 11-1로 대파했다. 전날까지 단독 2위였던 KT는 21승 16패(승률 0.568)를 유지하며 LG를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LG와 삼성은 22승 17패(승률 0.564)로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뒤져 공동 2위가 됐다. KT의 단독 1위는 2017년 4월 10일 이후 1501일 만이다. 당시에는 불과 8경기(7승 1패)를 치른 시점이었다. 10경기 이상으로 따지면 이날이 창단 후 첫 단독 선두다. 한편 SSG-KIA(광주), 롯데-한화(대전), 키움-삼성(대구) 등 3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 ‘루키’ 양현종(33·텍사스)이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빅리그 입성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맞대결 상대 코리 클루버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게 그에게는 불운이었다. 왼손 투수 양현종은 20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팀이 0-2로 패하면서 그는 빅리그 데뷔 후 첫 패전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8을 유지했다. 당초 오프너(선발로 등판해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알려졌던 양현종은 이날 전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나섰다. 들쭉날쭉한 등판 일정 속에서도 양현종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최고 시속 148km의 패스트볼에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5회까지 막강 양키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양키스는 8명의 오른손 타자를 배치했지만 좀처럼 공을 외야로 보내지 못했다. 양현종은 1회와 2회, 5회 등 세 차례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다. 하지만 세 번 모두 체인지업을 구사해 병살타를 유도했다. 하지만 6회 선두 타자 카일 히가시오카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다. 무사 1루에서 양현종은 왼손 타자 타일러 웨이드에게 시속 145km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진 무사 3루에서는 DJ 러메이휴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양현종은 루크 보이트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투구 수는 74개. 양현종은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서 “6회에 체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몰린 공이 많았다. 실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생겼고 볼넷과 장타를 허용했다”고 아쉬워했다. 탬파베이 최지만(30)은 같은 날 볼티모어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6으로 뒤진 7회 무사 2루에서 대타로 나선 최지만은 중전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6-6 동점이던 8회 2사 1, 2루에서도 중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최지만의 결승타에 힘입어 탬파베이는 9-7로 역전승하며 최근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한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콜로라도와의 복귀전에서 결승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주전 유격수인 그가 복귀하면서 같은 팀의 김하성(26)은 벤치를 지켰다. 3-0으로 승리한 샌디에이고는 6연승을 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내년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에 나가게 된 게 큰 선물인 것 같다. 여전히 꿈속을 걷는 것 같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80번째 대회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이경훈(30)은 18일 한국 미디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나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목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17일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나갈 수 있는 대회도 많아졌다. 마스터스는 물론이고 70∼80명만 나가는 대회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목표가 자꾸 생기니까 더 재미있고 흥분되는 것 같다”고 밝게 말했다. 그는 20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도 출전한다. 당초 이 대회에는 대기선수 신분이라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간밤에 축하 메시지를 300통 정도 받았다는 그는 “그레그 노먼이나 마이크 위어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축하 메시지를 남겨 주셨다”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미처 하지 못한 답장은 오늘 다 하려고 한다. 너무 감사하고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힘들었던 때로는 미국 진출 첫해를 꼽았다. 그는 “대회를 15개 나갔는데 상금을 5000달러(약 570만 원)밖에 못 벌고 시드까지 잃었다. 그런데 그때 한국에서 열린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뒤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고 회상했다. 7월 축복이(태명)의 아빠가 되는 이경훈은 아내 유주연 씨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거의 모든 대회를 같이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배가 많이 불러 앞으로 한두 대회 정도 지나면 집에서 관리해야 될 것 같다. 지켜줘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고, 안쓰럽기도 하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첫 우승을 향한 원동력이 됐다는 의미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소년은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덩치가 컸다. 눈에 띄는 체격에 체육 선생님들은 소년을 투포환이나 역도 선수로 키우고 싶어 했다. 소년은 이런 종목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 외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는 한순간에 소년을 매료시켰다. 그렇게 골프에 첫눈에 반한 소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컵을 처음으로 품에 안았다. 이경훈(30)이 17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끝난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투어 80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 맹타를 휘두른 그는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샘 번스(미국·22언더파 266타)에 세 타 앞섰다. 3라운드까지 번스에 1타 뒤져 있던 이경훈은 이날 2번홀(파4)부터 4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아내며 단숨에 선두로 뛰어올랐다. 우승상금은 146만 달러(약 16억5000만 원). 137위였던 세계 랭킹을 59위까지 끌어올려 도쿄 올림픽 출전 경쟁에도 가세했다. 위기도 있었다. 3타 차 선두였던 16번홀(파4)에서 파 퍼트를 남겨두고 악천후로 경기가 2시간 30분가량 중단됐다. 경기 재개 후 이 홀에서 보기를 하며 주춤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컵 1m에 붙인 뒤 버디를 낚은 데 이어 18번 홀(파5)에서는 207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경훈은 이날 우승으로 최경주(51·8승), 양용은(49·2승), 배상문(35·2승), 노승열(30·1승), 김시우(25·3승), 강성훈(33·1승), 임성재(23·1승)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8번째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2016년부터 PGA 2부 투어에 뛰어들어 꿈의 무대인 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하기까지 약 5년 6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최고 성적은 올해 2월 피닉스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2위였다. 이경훈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 18번홀 그린 뒤에서 기다리던 아내 유주연 씨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2018년 이경훈과 결혼한 뒤 투어에 줄곧 동행해온 유 씨는 7월 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경훈은 “아내가 임신하면서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고 감사한 일도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기다리던 맏형 최경주(51)와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강성훈(34)도 이경훈에게 “정말 잘했다. 우승할 줄 알았다. 자랑스럽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컷 탈락한 최경주와 강성훈은 대회 장소 근처에 살고 있는데 이경훈을 축하하기 위해 골프장을 찾은 뒤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경훈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승이고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함께했던 가족들과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하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이경훈은 국내 최고 대회인 한국오픈을 2연패한 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했다. 눈앞의 안정된 삶에 안주하지 않은 그는 2016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2부 투어를 전전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기도 했다. 시골 호텔에 머물며 라면과 즉석밥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고 15개 대회에 출전해 600만 원도 안 되는 상금을 벌어 생계를 걱정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2022∼2023시즌까지 PGA투어에서 뛸 자격을 확보한 이경훈은 또 20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출전권을 막차로 따냈으며 내년에 ‘명인열전’이라는 마스터스에도 나가게 됐다. 이경훈은 “메이저대회에 무척 참가하고 싶었다. 메이저대회에 나가서 경험을 쌓고 또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해서 좋은 기회를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며 “남은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시즌을 잘 마쳐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6년 넘게 쓴 반달형 퍼터 일자형으로 바꿔 승부수이경훈이 꼽은 첫 우승 일등공신 “최근 몇 달 동안 퍼트가 안 좋아도 퍼터를 바꾸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주에 퍼터를 바꿨는데 좋은 결과를 가져다줬다.” ‘79전 80기’ 끝에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은 6년 가까이 사용하던 퍼터의 교체를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경훈은 원래 반달형이라고 불리는 말렛 퍼터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이번 시즌 이경훈의 퍼팅 이득 타수(Strokes Gained·라운드당 출전 선수 평균보다 이득을 본 타수)는 ―0.256으로 전체 PGA투어 선수 중 최하위권인 161위였다. 고민 끝에 그는 이번에 일자형(블레이드형) 퍼터를 들고 나왔다.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가 새로 손에 들고 나온 퍼터는 지난해 출시된 오디세이 툴롱 디자인 샌디에이고(사진)였다. 이경훈은 “퍼터를 바꾼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그의 퍼팅 이득 타수는 1.127로 전체 출전 선수 중 9위였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 2번홀부터 3홀 연속 3m 내외의 까다로운 버디 퍼팅을 모두 적중시키며 우승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는 1.60개로 출전 선수 가운데 6위였다. 이경훈은 퍼팅 연습 때 정확하게 공을 맞히는 ‘정타’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퍼터 헤드가 간신히 지나갈 공간을 만든 뒤 그 사이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확한 스트로크 연습을 반복한다. 퍼팅할 때도 임팩트 순간에 헤드가 바로 정렬돼 있어야 거리와 방향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여자 프로배구 신생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기존 6개 구단에 대한 특별 선수 지명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세터 이현(20·GS칼텍스), 센터 최민지(21·한국도로공사), 레프트 지민경(23·KGC인삼공사), 레프트 이한비(25·흥국생명), 센터 최가은(20·IBK기업은행) 등 5명을 선발했다. 현대건설에서는 선수를 뽑지 않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의 신생팀 지원 합의에 따라 여자부 6개 구단은 구단별 보호선수 9명의 명단을 10일 페퍼저축은행에 전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1명씩을 특별 지명 형식으로 영입했다. 선수를 데려온 5개 구단에는 지명 선수의 2020∼2021시즌 연봉을 보상금으로 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은 강성훈(34·CJ대한통운·사진)에게 특별한 대회다. 2011년 미국에 진출한 강성훈은 8년 만인 2019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을 맛봤다. 감격적인 우승을 아내 양소영 씨와 당시 한 살이던 아들 건이가 함께했다. 대회 장소도 각별했다. 그의 미국 집이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포리스트골프장(파71)이었기 때문이다. 강성훈이 ‘제2의 고향’인 댈러스에서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취소됐던 이 대회는 13일 밤(한국 시간) 텍사스주 매키니 크레이그랜치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다. 이 골프장도 댈러스 인근에 있다. 강성훈은 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댈러스에 처음 온 지 거의 20년이 됐다. 제2의 고향에서 다시 우승한다면 정말 뜻깊을 것 같다. 아내와 아들이 이번에도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2020∼2021시즌 들어 강성훈의 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9월 US오픈을 시작으로 21대회에 출전해 13차례나 컷 탈락했다.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해 가을에 열린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공동 29위다. 세계 랭킹이 184위까지 떨어진 강성훈은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PGA투어 통산 상금 1000만 달러도 돌파할 수 있다. 직전 대회까지 강성훈은 961만8562달러(약 108억 원)를 벌었다.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 한 주 앞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올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세계 랭킹 15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3위 욘 람(스페인), 4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이 출전한다. 마쓰야마의 미국 집도 이 골프장 바로 근처에 있다. 강성훈은 마쓰야마, 람과 1, 2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치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존뉴딘그룹(회장 김영찬)이 창립 21주년을 맞아 사회공헌 캠페인 슬로건 ‘스윙 유어 드림(Swing your dream)’을 발표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지원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스윙 유어 드림은 골프존과 골프존유통, 골프존카운티, 골프존 GDR아카데미 등에서 진행하고 있던 소외계층 일자리 지원 사업을 통합한 사회공헌 캠페인 슬로건이다. 소외계층이 취업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그동안 진행된 장애인 및 새터민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00여 명이 골프존뉴딘그룹 계열사들의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골프존과 골프존유통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뉴딘파스텔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명의 장애청년을 채용했다. 이들은 장애인 직업합창단인 ‘골프존파스텔합창단’과 사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2015년부터 새터민을 대상으로 ‘캐디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해 현재 40여 명이 산하 골프장에서 캐디로 활약하고 있다. 또 골프존 GDR아카데미도 2020년부터 발달장애인 5명을 미술작가로 고용해 작품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덕형 골프존뉴딘홀딩스 대표이사는 “사회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쇼트트랙 여왕’으로 불렸던 심석희(24)는 지난해 이맘때 선수로서, 또 여자로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허리 부상 등이 겹쳐 수년간 달아 왔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리고 자신을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전 국가대표 코치와의 법정 다툼 속에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그런 그가 작년 봄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의 모델로 발탁된 것은 적지 않은 파격이었다. 나이키는 ‘우리의 힘을 믿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심석희를 대표 모델로 내세웠다. 광고 속 심석희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활짝 웃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 과연 심석희는 저렇게 환하게 다시 웃을 수 있을까. 중학생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로 떠오른 심석희지만 웃는 날보다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2014 소치 겨울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유력한 3관왕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금메달은 여자 3000m 계주 한 종목에서만 땄다. 월드컵 내내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여자 15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충분히 좋은 성적이었지만 그는 “많은 분들의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2018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도 불운은 계속됐다.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고, 1500m에서는 미끄러지면서 예선 탈락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는 “힘들었지만 잘 버텨 온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살짝 건드려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불안한 나날들이었다. 그랬던 심석희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심석희는 9일 끝난 2021∼2022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내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된다. 심석희는 경기 후 “힘들 때 도와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부활을 도운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지난해 서울시청에 입단한 그를 위해 서울시는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빙상장이 문을 닫았던 지난해 서울시는 목동 주경기장 안에 실내 트레이닝 시설을 만들어 선수들이 체력 훈련을 하도록 도왔다. 서울 목동빙상장 관계자들은 세심하게 그를 살폈다. 경기를 앞두고 훈련할 때면 실제 경기처럼 조명을 환하게 켰다. 일반인 대관으로 울퉁불퉁해진 얼음도 깨끗하게 정빙했다. 윤재명 서울시청 감독은 “석희가 몰라보게 밝아졌다. 즐겁고 재미있게 훈련했다”고 했다. 예전부터 심석희는 ‘연습 벌레’였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시켜서 하는 운동의 한계에 부딪혔다. 그런데 요즘엔 스스로 알아서 운동을 한다. 목표를 정한 뒤엔 쉬는 날에도 스스로 나와 훈련을 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좋을 때나, 그렇지 못할 때나 한결같이 힘이 되어주는 팬들이 있었다. 심석희는 정말 오랜만에 빙판에서 활짝 웃었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뒤엔 힘껏 주먹도 내질렀다. 조용하고 수줍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내년 올림픽 무대에서도 그의 주먹질과 웃음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의 힘을 믿는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