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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최지만(30)이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최지만은 19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던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1-4로 앞선 8회초 2점 홈런을 날렸다. 무사 2루에서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상대 투수 숀 암스트롱의 초구 커터를 공략해 중견수 뒤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5연승(13-6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즌 첫 홈런으로 최지만은 MLB 개인 통산 40홈런을 기록했다. 또 자신의 서른 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홈런이기도 하다. 1991년 5월 19일 인천에서 태어난 최지만은 한국 날짜로 생일 ‘자축포’를 터뜨린 셈이 됐다. 이날 최지만은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 2삼진을 기록했고, 탬파베이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직전 오른쪽 무릎 수술로 재활하던 최지만은 17일 뉴욕 메츠전에서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하는 등 이번 시즌 최지만은 타율 0.500(8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이 동부 콘퍼런스에 남은 플레이오프(PO) 티켓 두 장 중 하나를 거머쥐었다. 보스턴은 19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안방경기에서 118-100으로 이겨 PO 진출을 확정했다. 포워드 제이슨 테이텀이 팀 전체 득점의 절반에 달하는 50득점(8리바운드 4어시스트)으로 맹활약했고, 켐바 워커가 29득점 7리바운드, 트리스탄 톰슨도 12득점 12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워싱턴은 러셀 웨스트브룩이 더블더블(20득점 14리바운드)을 기록하는 등 분전했지만 두 자릿수 점수 차를 좁히진 못했다.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동부 콘퍼런스 7위였던 보스턴은 7번 시드로 PO에 진출해 23일부터 2위 브루클린과 1라운드(7전 4승제) 경기를 치른다. 당초 NBA는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 1~8위 팀이 PO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팀당 82경기에서 72경기로 줄이는 대신 콘퍼런스 10위까지 PO 진출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 제도를 도입했다. 콘퍼런스 상위 6개 팀이 PO에 직행 후 남은 각 두 자리에 7~10위 팀이 추가 경기를 치러 진출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8위 워싱턴은 9위 인디애나와 마지막 하나 남은 PO 진출권(8번 시드)을 다툰다. 인디애나는 이날 10위 샬럿을 144-117로 누르고 PO 희망을 이어갔다. 17일 정규시즌을 마감한 NBA는 23일부터 PO 1라운드를 연다. 동부는 밀워키(3위)-마이애미(6위), 뉴욕(4위)-애틀랜타(5위)가, 서부에서는 덴버(3위)-포틀랜드(6위), LA 클리퍼스(4위)-댈러스(5위)가 PO 2라운드 진출을 다툰다. 동부 1위 필라델피아는 워싱턴과 인디애나 경기의 승자와 1라운드를 치르고, 서부 1,2위 유타와 피닉스도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오는 팀을 각각 상대한다. 서부 7~10위 플레이 인 토너먼트는 20일 열린다. 서부 7위 LA 레이커스와 8위 골든스테이트의 경기에서는 ‘킹’ 르브론 제임스와 ‘3점슛의 달인’ 스테픈 커리의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은 연고지 홋카이도(北海道)의 기타히로시마(北廣島)시에 새 안방구장을 짓고 있다. 니혼햄의 현재 안방구장은 홋카이도 최대 도시인 삿포로(札幌)시에 자리한 삿포로돔이다. 삿포로시에서 이 돔구장을 지은 건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개최 도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 전용 구장으로 지을 경우 적자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삿포로시는 구장 계획 단계부터 프로야구 팀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니혼햄이 요미우리와 같이 쓰던 도쿄돔을 떠나 둥지를 옮기게 됐다. 니혼햄은 2004년부터 이 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 연간 26억5000만 엔(약 274억 원)을 삿포로시에 사용료로 지불했다. 그런데도 경기가 없을 때는 연습 장비를 별도 장소에 보관해야 하는 등 세입자의 설움에 시달려야 했다. 구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도 제약이 많았다. 이에 니혼햄은 600억 엔(약 6197억 원)을 들여 개폐형 돔구장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를 신축하기로 했다. 새 구장 이름을 이렇게 정한 건 부동산 기업 에스콘에서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2023년 문을 열 예정인 이 구장 주위에는 쇼핑몰, 온천호텔, 글램핑장 등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약 1353억 원에 프로야구 팀을 인수해 SSG로 이름을 바꾼 신세계그룹 역시 인천 청라지구에 돔구장을 포함한 형태로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SG의 안방인 인천 문학야구장(SSG 랜더스 필드) 역시 삿포로돔처럼 2002 월드컵 때문에 문을 열게 됐다. 축구장(주경기장)을 지으면서 야구장도 함께 조성했다. 청라지구에 땅 16만3362m²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는 이 중 39.1%에 해당하는 6만3936m²에 스타필드, 호텔, 테마파크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키움의 안방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 대지 면적은 5만8992m²다. 다만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민간 기업이 야구장을 소유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등이 국내외 경기 대회 개최와 선수 훈련 등에 필요한 ‘전문 체육 시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전부터 존재했던 야구장뿐만 아니라 KIA, 삼성, NC의 각 연고지인 광주(2014년), 대구(2016년), 경남 창원시(2019년)에 문을 연 새 야구장도 전부 지자체가 주인인 이유다. 과거 새 구장을 건설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민간에서 설치·운영 중인 스포츠 시설은 대부분 체육 시설이 아니라 건축법상 ‘운동 시설’에 해당한다”면서 “전문 체육 시설도 민간에서 짓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단, 개인이나 기업이 전문 체육 시설을 소유할 수 없기에 기부채납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또 다른 문제가 따른다.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시설을 지은 뒤 소유권을 넘기는 건 자칫 배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전문 체육 시설 기부채납 사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프로축구 팀 두 곳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1990년에는 포항스틸야드, 1993년에는 광양축구전용구장을 지어 각각 경북 포항시와 전남 광양시에 소유권을 넘겼다. 단, 당시에는 포스코가 민영화 이전이었기에 배임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 중 광양축구전용구장은 완공 당시에는 전문 체육 시설이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 소유가 가능한 ‘직장 체육 시설’이었다. 그러다 1995년 프로축구 전남을 창단하면서 전문 체육 시설로 바꿔 광양시로 소유권을 넘긴 것이다. 요컨대 프로야구 1군 구장을 직접 소유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아예 모든 길이 막혀 있는 건 아니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경기장은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오늘날 경기장은 고정 비용은 제외하고 운영비에서 적자를 보지 않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방 구단 관계자는 “사실 프로야구 경기를 꼭 체육 시설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야구장은 체육 시설이자 ‘문화 및 집회 시설’이기도 하다. 극장처럼 문화 및 집회 시설은 기업 소유가 가능하다”면서 “그런데 야구장처럼 넓은 면적에 1년에 100일 정도밖에 쓰지 못하는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1년 365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게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동안 안방에서 72경기를 치르는 현실을 보더라도 야구만을 위한 경기장을 소유하는 건 막대한 시설 유지비용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구인은 “돔구장이 야구단 운영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야구단 운영은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지만 돔구장에 위락시설, 호텔이 함께 들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흑자 구조로 가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를 연고로 하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은 안방구장 외야 전광판 뒤편 공간에 ‘스마일 글리코파크’라는 대규모 놀이동산을 지었다. 라쿠텐은 야구장을 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상설공연과 행사 등을 치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한다. 거기에 대형 유통센터와 놀이동산을 갖춰 테마파크화했다. 지난해 4월에는 놀이동산 내에 숙박시설까지 개장했다. 하지만 SSG가 청라에 호텔과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돔구장을 신설하려면 인천시와도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많다. 인천시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를 개최하면서 1조3336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됐다. 기존 경기장을 개·보수해 대회를 치르는 대신에 17개 경기장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빚이 늘었다. 특히 문학경기장을 놔두고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새로 짓는 데만 5000억 원 가까운 돈을 썼다. 게다가 2002 월드컵 때 한국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던 문학경기장 역시 현재 이곳을 안방으로 쓰는 팀이 없어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2003년 창단 때부터 문학경기장을 안방으로 쓰던 프로축구 인천은 2012년부터 옛 숭의종합경기장 자리에 들어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좌석 수 약 1만9000석)으로 떠났다. 문학경기장이 5만 석 가까운 규모로 지나치게 커 국내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면 썰렁할 때가 많고 축구 전용구장이 아니어서 생생한 관전도 쉽지 않았다. 인천시로서는 SSG마저 이 경기장을 떠나는 걸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축구장을 포함한 문학경기장 운영권을 SSG가 보유한 상태다. SK 시절부터 그랬다. 문학경기장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돔구장을 짓기는 곤란하다”면서 “정말 청라지구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제안해 온다면 (지구) 용도 변경 때문에 사업협약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삼성이 왜 올 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방문경기에서 9회 2사 후 터진 강민호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22승 15패가 된 삼성은 2위 NC를 1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9회 공격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0-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마운드에는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서 있었다. 선두 타자 김상수가 범타로 물러나며 더욱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1사 후 구자욱의 볼넷과 피렐라의 우전 안타가 이어지면서 1사 1, 3루의 기회가 만들어졌다. 4번 타자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날의 해결사 강민호가 있었다. 강민호는 2사 1, 3루에서 고우석의 4구째 시속 154km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발사각 18.7도, 타구 속도 시속 160km에 달하는 강한 타구였다. 후속 이원석의 안타 때 강민호가 홈을 밟으며 삼성은 3-1로 앞서갔다. 9회말 마무리로 나선 ‘끝판대장’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 이겼다면 선두가 될 수 있었던 LG는 뼈아픈 역전패로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LG는 이날 잔루가 9개로 삼성(5개)의 2배 가까이나 됐다. 9번 타자 겸 2루수로 나선 정주현이 상대 선발 이승민을 상대로 3회 좌월 1점 홈런(시즌 2호)을 날리는 등 분전했지만 추가 점수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경기 후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와 이원석이 팀의 연패를 막는 소중한 역전타와 추가점을 뽑아주며 베테랑의 몫을 훌륭히 해줬다”며 “힘든 원정 기간 동안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에서는 두산이 함께 리그 공동 5위에 올라있던 SSG를 상대로 8-3, 완승을 거뒀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4번 타자 김재환이 SSG 선발 오원석의 3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포문을 열었다. 6-3으로 앞서던 두산은 9회초 1사 2루에서 7번 타자 강승호가 쐐기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편 이날 프로야구 사직, 창원 경기는 비가 내려 열리지 못했다. 당초 전날 열릴 예정이었던 해당 경기는 비로 취소돼 월요일로 옮겼지만, 또 비가 내려 취소됐다. 재편성일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타율 0.096(52타수 5안타).’ SSG 추신수(39)는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소속이던 2015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0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주변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그는 다음 달 6개의 홈런과 함께 3할 가까운 타율(0.295)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즌 종료 직전(9∼10월) 타율은 0.387로 4할에 육박했다. 시즌을 마쳤을 때 추신수의 타율은 0.276(555타수 153안타)으로 16년간의 빅리그 평균 타율(0.275)보다 오히려 높았다. SSG 창단과 함께 20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추신수는 2021시즌 개막 초반 역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현재 그의 타율은 0.207(116타수 24안타)에 불과하다. 규정 타석을 채운 52명의 타자 중 최하위권에 가까운 리그 49위에 자리해 있다.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는 6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SSG에 입단할 때만 해도 방망이로 KBO리그를 평정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이기에 실망을 느끼는 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낮은 타율만으로 그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는 같은 기간 동안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 부문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특히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해서는 선발 투수 앤더슨 프랑코의 3구째 시속 157km짜리 몸쪽 패스트볼을 가볍게 홈런으로 연결시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17일 KIA전에서는 멩덴이 던진 바깥쪽 꽉 찬 공을 밀어서 홈런을 쳐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나들다 보니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볼을 빼지 않은 채 정면승부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적지 않은 국내 투수들은 볼넷을 주더라도 공을 빼는 볼 배합을 한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서만 야구 선수 생활을 해 온 추신수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추신수의 장점인 ‘눈 야구’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리그 5위인 34개의 삼진을 당하는 와중에도 추신수는 25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리그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역시 MLB와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 차이에도 주목하고 있다. 투수 출신인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국내 투수들은 미국보다 스트라이크존의 좌우를 넓게 쓰는 편이다. 반대로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의 위와 아래는 미국보다 좁은 편”이라며 “대부분의 타자들이 방망이를 내지 않는 상하(上下) 영역에서는 추신수도 어렵지 않게 공을 잘 골라낼 수 있지만, 몸쪽이나 바깥쪽 공에 적응하지 못하면 삼진을 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구단 코치진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이진영 SSG 타격 코치는 “추신수는 자신만의 타격 영역이 확실한 선수”라며 “상대 투수의 실투는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하지만, 자신이 노리는 코스에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예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다 보니 볼넷이나 삼진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달을 넘어가는 적응기에도 추신수를 향한 구단의 믿음은 굳건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의 성적은 시즌이 끝나 봐야 안다. 지금은 잘 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도 “이제 겨우 30경기 조금 넘게 치렀다. KBO 투수들을 대부분 겪어 봤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 좋은 타격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배제성만 나오면 롯데는 왜 맥을 못 추나요?” 14일 프로야구 KT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방문경기에서 9-1 승리를 거두자 롯데 팬들은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KT 선발 투수로 등판한 배제성(25·사진) 때문이다. 2015년 롯데에서 데뷔한 배제성은 2년 뒤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후 그는 ‘롯데 킬러’가 됐다. 2019년 6월 8일 수원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첫 승을 올린 뒤 롯데에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날도 5이닝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며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전 상대 성적은 16경기 8승 무패, 승률 100%다. 배제성의 호투 속에 KT 타선도 힘을 냈다. 1회초 무사 만루에서 역시 롯데 출신인 4번 타자 장성우가 롯데 선발 노경은의 초구를 받아쳐 2,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리드를 가져왔다. 이날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장성우(3타점)를 비롯해 강백호(2타점), 신본기(2타점) 등이 타선에 힘을 보탰다. 공교롭게도 이날 생일이었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대패를 맛봐야 했다. 최하위 한화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맞대결에서 6-1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선발 김민우는 6이닝 동안 투구 수 100개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5번 타자 김민하가 1사 만루에서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가져왔다. 노시환과 힐리는 각각 3타점, 2타점 등으로 뒤를 받쳤다. 나머지 세 구장에서는 모두 역전극이 펼쳐졌다. 인천에서는 6회까지 1-3으로 뒤지던 두산이 SSG를 상대로 6-3, 역전승을 거뒀다. 창원에서도 NC가 KIA에 7회초까지 1-2로 끌려가다 7회말 4점을 쏟아내며 5-2로 역전승했다. LG는 잠실구장에서 만난 리그 선두 삼성을 상대로 4-3,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7회말 1번 타자 홍창기의 결승타 3루 주자 정주현이 홈인하면서 3연승을 달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휠라(FILA) 앰배서더이자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공효석 프로, 연제성 프로(이상 35)가 13일 ‘지구 환경 보호’와 ‘인간 한계 극복’을 주제로 내건 국토종주 프로젝트에 나서 15시간 1분(일부 휴식시간 제외)만에 완주에 성공했다. 두 프로는 이날 새벽 0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출발해 경기도 이천과 충주, 문경새재, 칠곡을 거쳐 오후 7시 33분 부산 사하구의 낙동강 하굿둑 인증센터(자전거길)까지 448.87km를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휠라의 사이클화 ‘시냅스’ 시리즈 런칭에 발맞춰 시작한 ‘휠라 시클리스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클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의미한다. 휠라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사이클화 출시와 함께 소비자와 소통하며 사이클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환경 보호의 의미까지 더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원데이캠페인’에 동참한 것. 원데이캠페인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일상 속 ‘3무(無·No Plastic, No Car, No Beef)’ 실천을 추구하는 캠페인이다. 휠라의 시클리스타는 이중 ‘No Car’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사이클 타기가 시민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이번 국토종주 코스는 많은 사이클인들이 최종 목표로 꼽을 만큼 실력과 노하우가 뒷받침돼야만 도전이 가능하다. 두 프로가 완주할 수 있었던 데에는 휠라의 시냅스 사이클화의 덕도 컸다. 휠라측은 이번 완주로 시냅스의 기어 기능 등 기능성과 전문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시냅스 시리즈는 사이클화, 테니스화 등 4가지 기능성 신발로 휠라의 기술력이 한 곳에 모여 최적의 착화감과 운동성,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휠라는 이번 완주의 의미를 기리는 동시에 시민들의 환경 보호 참여 문화 확산을 위해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에 후원금도 전달했다. 휠라 관계자는 “힘든 도전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 공효석, 연제성 프로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도 사이클을 통한 다양한 소통과 친환경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농구 KCC 간판스타 이정현(사진)은 ‘으악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갖고 있다. 과장된 동작으로 심판을 속여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는 페이크파울을 많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오명에 억울함을 호소할 때도 있지만 13일 한국농구연맹(KBL) 발표를 보면 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KBL이 13일 공개한 이번 시즌 페이크파울 현황에 따르면 이정현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11건으로 페이크파울 최다 기록 선수가 됐다. 6개로 공동 2위인 이대성(오리온)과 브랜든 브라운(KT)의 2배 가까이 된다. KBL은 페이크파울 적발 시 2∼3회부터 벌금 20만 원을 부과하기 시작해 8∼10회 70만 원, 11회 이상은 100만 원을 매긴다. 이에 따라 이정현은 이번 시즌 510만 원의 누적 반칙금을 물게 됐다. KBL은 이 같은 반칙금을 적립해 선수 복지기금으로 사용한다. 이정현이 속한 KCC도 이번 시즌 페이크파울 총 103건 중 총 21건으로 불명예를 썼다. 송창용(3개)과 김지완(2개), 정창영(2개) 등이 2개 이상의 페이크파울을 기록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왼손 투수 톰 글래빈(55·은퇴)은 빠른 공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24명밖에 없는 300승 클럽 회원이 됐다. 그는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13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34·토론토)도 투수에게는 속도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날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방문경기에 선발로 나선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4km였다. 가장 빠른 공이 147km가 찍혔다. 160km 이상 강속구 투수가 넘쳐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히려 느린 공을 던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4개 구종을 골고루 구사하며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활용해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을 6개 잡아냈고, 94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2-1로 앞선 8회초 공격에서 교체됐는데 팀이 4-1로 승리하면서 시즌 3승째(2패)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15에서 2.95로 좋아졌다. 아울러 한미 통산 160승도 달성했다. 류현진은 그리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 사이에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특히 커터의 스피드를 조절한 게 큰 효과를 봤다. 커터 속도를 최저 127km부터 최고 138km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이에 대해 “경기 전 준비한 부분인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슬라이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류현진이 다음에 어떤 공을 던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적은 투구 수로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라고 칭찬했다. 상대 선발 맥스 프리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이날 경기는 2시간 42분 만에 끝났다. 이번 시즌 35경기를 치른 토론토의 평균 경기 시간은 약 3시간 4분이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오늘 같은 경기가 많아진다면 경기 시간 단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날 옥에 티는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이었다. 류현진은 0-0 동점이던 5회말 선두 타자 콘트레라스에게 체인지업만 3개 연속 던지다가 홈런을 맞았다. 토론토는 6회초 마커스 세미언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는 7회 역전 솔로 홈런과 9회 쐐기 2점 홈런을 연달아 쳐내며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다. 인터리그로 열린 이날 경기에 류현진도 모처럼 타석에 들어섰으나 두 차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강동웅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오타니를 ‘이도류(二刀流)’라고 부르는 것은 더 이상 옳지 않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12일 LA 에인절스와 휴스턴의 경기 직후 이 같은 반응을 내놨다. 메이저리그(MLB) ‘투타 겸업’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방문경기에서 투타에 이어 외야 수비까지 겸하는 ‘삼도류(三刀流)’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 5번째로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말에는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후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이날 2번 타자로도 나선 오타니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0-1로 끌려가던 에인절스는 8회초 테일러 워드의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조 매던 에인절스 감독은 8회말 수비 때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를 계속 타석에 세우기 위해 우익수로 교체 투입했다. 구원투수들이 8회말에만 4실점해 팀은 1-5로 패했고, 오타니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오타니가 MLB 무대에서 삼도류로 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프로야구 시절이던 2013년에는 6월(선발투수 겸 5번 타자, 우익수)과 8월(선발 5번 타자 겸 우익수, 8회 투수) 등 두 차례 삼도류로 나섰다. 투수의 수비 겸업은 MLB에서도 흔치 않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한 경기 1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 같은 경기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한 역대(1900년 이후) 세 번째 선수가 됐다. 1952년 9월 28일 하비 해딕스(당시 세인트루이스)가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1탈삼진을 올린 뒤 우익수로 교체 출전한 게 첫 번째다. 1970년에는 샘 맥다월(당시 클리블랜드)이 7월 6일(워싱턴전) 15탈삼진을 잡고 난 뒤 2루수로 출전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날 롯데는 허 전 감독의 퇴진을 공식 발표한 오전 11시 이후 한나절 만에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공동 3위 SSG와 만났지만 6-7로 역전패했다. 어수선한 더그아웃 분위기 속에서 9회말 이대호의 1점 홈런 등으로 1점 차까지 따라붙은 롯데는 2사 1, 2루의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12승 19패로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6회까지 4-1로 앞선 롯데는 7회초 SSG의 선두 타자 정의윤에게 1점 홈런을 내준 데 이어 8회초 마무리 김원중이 홈런 2개를 허용한 게 뼈아팠다. 김원중은 최지훈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에서 최정에게 3점 홈런을 내줬다. 김원중은 시즌 12번째 등판 만에 첫 홈런을 내준 끝에 시즌 2패(4세이브)째를 당했다. 삼성 선발 라이블리는 KT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어깨 통증으로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공 1개도 못 던지고 교체됐다. 선두 삼성을 9-6으로 이긴 KT는 두산, LG, SSG와 공동 2위가 됐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강한 상대랑 싸우면 항상 배우는 게 있죠. 제게는 정말 값진 경험이 될 겁니다.” 10일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12명에 최종 합류한 슈팅가드 이현중(21·데이비슨대)의 각오다. 이현중은 2015년 국제농구연맹(FIBA) 16세 이하(U16) 대표팀을 시작으로 17세 이하(U17), 18세 이하(U18) 대표 선수로 활약한 한국 농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손꼽힌다. 2020∼2021시즌에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22경기를 소화하며 데이비슨대 최초로 정규리그 180클럽(야투 성공률 50%, 3점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으로 합계 ‘180’을 넘긴 선수)에 가입했다. 이현중은 “한국에서 유망주 소리를 듣지만, 미국에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대표팀에서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용산고 ‘괴물’로 불리는 여준석(19)도 태극마크를 달게 돼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2018년 U18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표 선수로 뛰었던 여준석은 지난달 춘계전국남녀중고연맹전에서 경기당 평균 27.8득점, 10리바운드, 2.8어시스트로 최우수상과 득점상을 휩쓸며 용산고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청소년 대표로만 뛰어봤는데 지금은 진짜 ‘대표’가 된 기분”이라며 “앞으로 내 실력의 110%, 120%를 보여야 대표팀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0세 전후인 두 유망주는 ‘농구인 2세’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현중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인 성정아와 이윤환 삼일상고 감독 부부의 아들. 여준석의 아버지 여경익 씨도 과거 부산동아고와 고려대에서 농구선수로 뛰었다. 이현중은 “부모님이 세운 업적에 부담을 갖진 않는다. 내 커리어에 집중해 나만의 업적을 세워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상현 대표팀 감독은 “이현중은 지난해 대표팀 코치를 하며 꾸준히 지켜봐 왔던 선수다. 장신(201cm)에다 피지컬과 슛 능력도 좋다”고 말했다. 여준석(202.5cm)에 대해서도 “3, 4번(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 포지션을 넘나들 수 있게 숙제를 내줄 것이다. 김종규, 장재석의 부상으로 합류시켰지만 백업이라기보다 과감하게 기용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과 김동우 코치가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 다음 달 16∼20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컵 예선을 치른다. 7월에는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리투아니아)에 출전한다. 한편 대한농구협회는 26∼30일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3대3 농구 1차 예선에 파견할 국가대표로 박민수, 김민섭(이상 하늘내린인제)을 비롯해 이승준, 이동준 형제(이상 한솔레미콘)를 선발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1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과 애틀랜타의 정규시즌 경기. 4쿼터 종료 8분 30초를 남기고 워싱턴의 간판스타 러셀 웨스트브룩(33)이 10번째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NBA 트리플더블의 역사가 새로 쓰인 순간이었다. 이날 28득점 21어시스트 13리바운드를 기록한 웨스트브룩은 시즌 36번째 트리플더블이자 개인 통산 182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팀은 124-125로 패했지만 웨스트브룩은 종전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인 오스카 로버트슨(83)이 1974년에 달성한 181개를 47년 만에 넘어섰다.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 선수로 뛰던 2016∼2017시즌에 트리플더블 42회를 기록하면서 종전 로버트슨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기록(41회)을 넘어서기도 했다. 로버트슨은 1961∼1962시즌 역대 트리플더블 1위에 오른 뒤 59년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웨스트브룩은 농구 선수로는 크지 않은 191cm의 키에도 득점, 어시스트뿐 아니라 리바운드까지 잡아내고 있어 더욱 값진 금자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팀 동료 이시 스미스는 “그는 매일 밤 120%, 130%, 200%로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웨스트브룩도 “트리플더블을 세우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난 하루도 쉬지 않았고, 경기 중 나 자신을 속이려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2008∼2009시즌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데뷔한 웨스트브룩은 2009년 3월 2일 댈러스와의 경기에서 1호 트리플더블(17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작성했다. 2019∼2020시즌 휴스턴으로 옮긴 뒤에는 지난해 1월 20일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면서 NBA 30개 모든 구단을 상대로 트리플더블을 올리는 진기록도 세웠다. 종전 최다 기록의 주인공 로버트슨은 경기 뒤 워싱턴 구단에서 만든 축하 영상에 깜짝 등장해 “당신이 이룬 결과에 경의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웨스트브룩은 “로버트슨이 이룬 업적이 없었다면, 나도 오늘의 대기록을 세우진 못했을 것이다. 로버트슨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면서도 “내 모토는 ‘왜 안 돼(Why Not)?’이다. 매번 코트에 나설 때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해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NBA에서 개인 통산 100개 이상의 트리플더블을 올린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웨스트브룩과 로버트슨에 이어 매직 존슨(138개), 제이슨 키드(107개)가 전부다. 현역 선수로는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99회로 5위다. 웨스트브룩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차례(2014년)를 제외하고 9번 올스타에 선정됐다. 최우수선수(MVP)에도 7번 뽑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우리 선수들 백신 말고 다른 거 맞았나요?” 9일 한 야구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런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4일 KBO리그 개막 후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LG 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거짓말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며칠간 ‘불방망이’가 계속되자 LG팬들이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며 기분 좋은(?) 우려를 하는 지경이다. LG 팬들이 변화를 느낀 건 이달 5일 어린이날 두산과의 라이벌 대결부터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 100여 명은 이달 3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어린이날 매치는 이후 처음 열린 경기였다. LG는 이날 팀 간판타자 김현수의 2점 홈런(시즌 5호)을 비롯해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LG 타선에 불이 붙었다. 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7점, 8∼9일 한화와의 세 차례 경기에서는 두 번이나 11득점했다. 백신 접종 후 5∼9일 열린 5경기에서 낸 점수만 무려 40점. 지난달 LG가 한 달 동안 23경기를 치르며 올린 86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46.5%)다. 대량 득점에 성공하자 팀 성적도 좋아졌다. 접종 전 5경기 성적은 1승 4패. 접종 후에는 반대로 뒤집어진 4승 1패다. 0.233이던 팀타율도 이 기간에는 0.318로 올랐다. 수직 상승한 타격감에 LG 팬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LG 팬은 “질병관리청 신규 지침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 LG 타자들의 타격 재난 지원을 위해 2주 1회 의무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타율 0.208(77타수 16안타)로 줄곧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외인 타자 라모스마저 최근 3경기 동안 15타수 7안타(타율 0.467)를 기록하자 한 누리꾼은 “라모스도 백신 맞았나. 갑자기 왜 잘하는 거냐”고 의아해하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154명 중 3일 백신 접종자는 116명이다. LG 선수단뿐 아니라 10개 구단 선수들이 골고루 백신을 맞았다. LG는 10명 내외의 선수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자인 포수 유강남(사진)은 접종 전 타율 0.230에서 접종 후 최근 5경기에서 0.389, 외야수 김현수는 0.297에서 0.529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과 선수 기량 사이에는 어떤 과학적 상관관계도 없다. 통계적 우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타자들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말해 줬는데 그게 타선 회복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NC의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36·사진)이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KT 투수 소형준(20)을 2이닝 만에 무너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석민은 9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 3타수 3안타(1홈런) 6타점을 올리며 16-11 승리에 힘을 보탰다. 6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한 박석민은 1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KT 선발 소형준을 상대로 우월 2타점 2루타를 생산해내며 팀의 첫 점수를 냈다. 박석민은 5-5 동점이던 무사 2루에서 다시 소형준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그를 조기 강판시켰다. 박석민은 이후 권희동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소형준의 실점은 7점이 됐다. 박석민은 4회 1사 1, 2루에서는 KT의 두 번째 투수 하준호의 초구 패스트볼(시속 148km)을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까지 터뜨렸다. 6회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 등 4차례 타석에 들어서 4번 모두 출루했다. 2차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1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박석민의 타격감은 이달 들어 크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달 4일 시즌 개막 이후 박석민은 총 13경기에 나서 타율 0.233(43타수 10안타) 4홈런 8타점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6경기를 치르며 타율 0.625(16타수 10안타)를 기록했다. KT는 3번 타자 문상철의 만루홈런과 심우준의 3점포, 강백호의 투런 홈런 등으로 11점을 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그 대신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에서는 6번 타자 박경수의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9-5로 승리하며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 하루 9경기가 열렸다. 금요일부터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경기가 줄줄이 밀려 대구를 제외한 4개 구장에서 더블헤더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2연패를 기록 중이던 SSG는 키움과의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잡았다. 첫 번째 경기에서 오태곤과 로맥이 각각 2점 홈런과 1점 홈런을 쳐내며 4-1로 승리했고, 2차전에서는 최정의 1점 홈런 등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두산도 광주에서 만난 KIA를 5-3, 9-0으로 꺾으며 3연승을 달렸다. LG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 홍창기의 만루 홈런 등으로 11-1 대승을 거뒀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접전 끝에 한화가 5-4로 신승했다. 대구에서 열린 리그 선두 삼성과 최하위 롯데의 맞대결에서는 삼성이 8-6 진땀승을 거뒀다. 6-6 동점이던 8회말 삼성의 백업 포수 김민수가 롯데 구원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치면서 주말 위닝 시리즈(2승 1패)를 이끌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포수 이대호, 듬직한데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를 중계하던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이렇게 외쳤다. 롯데의 간판타자 이대호(사진)가 9회말 9-8로 팀이 앞선 상황에서 포수 김준태, 강태율의 바통을 이어받아 포수 마스크를 쓴 것.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느라 엔트리 내 2명의 포수 카드를 모두 소진한 롯데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이대호로서는 2001년 프로 데뷔 이래 20년 만의 첫 포수 출전이었다. 프로 입단 후 줄곧 내야수로만 뛰어왔던 이대호는 이날 포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배터리를 이룬 이대호는 포구는 물론이고 블로킹과 프레이밍까지 ‘전문 포수’다운 모습을 보였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는 마운드에 올라 김원중을 안심시키고 격려하기까지 했다. 2사 2, 3루에서 삼성의 마지막 타자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을 잡아내 경기를 마무리 지은 뒤에는 환한 얼굴로 김원중과 함께 팀 승리를 자축했다. 이대호는 경기 후 “경남고 시절 포수 경험이 있고, 덩치가 크니 감독님께 해보겠다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만 38세 10개월 17일을 맞은 이대호는 KBO리그 사상 역대 최고령에 포수 데뷔전을 가진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롯데 김영화(56·은퇴)가 2003년 4월 5일 경기에 나섰던 37세 4개월 17일이었다. 김영화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16년(2군 포함 19년)을 뛴 재일교포 포수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탁구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탁구 전 종목 출전을 확정지었다.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한국 남녀탁구 에이스 이상수(31·삼성생명)와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가 5월 혼합복식 올림픽 랭킹 5위에 올라 7일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한국 탁구 대표팀은 단식 남자 대표 정영식과 장우진(이상 미래에셋증권), 단식 여자 신유빈(대한항공), 최효주(삼성생명)를 비롯해 탁구 전 종목(남녀 단식, 혼합복식)에서 출전권을 획득했다. 혼합복식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종목이다. 이상수와 전지희는 3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떨어져 남은 올림픽 티켓 배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대회 개최가 어려워지면서 혼합복식 출전권 6장 중 5장을 5월 올림픽 출전 랭킹에 따라 배분했고, 이상수와 전지희 팀이 이중 마지막 티켓을 받게 됐다. 남은 1장은 다음달 올림픽 출전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이상수는 “어렵게 티켓을 획득한 만큼 착실하게 준비하겠다. 한 게임, 한 포인트 최선을 다해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지희도 “각 국가에 한 조만 나가는 혼합 복식에 출전하게 돼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책임감과 부담감이 자신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 올림픽에 임하겠다”고 전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제가 직접 선수가 된 기분이었어요. 오지환 선수가 공도 잘 치고 얼굴도 잘생겨서 팬이었는데, 오늘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어린이날 맞대결 뒤 김수진 양(12)이 꺼낸 말이다. 울산 은월초 6학년에 재학 중인 김 양은 이날 부모님과 함께 자동차로 왕복 약 8시간 거리의 야구장을 찾았다. LG 2번 타자 겸 유격수 오지환은 이날 자신의 이름 대신 김 양의 이름을 유니폼 등에 새기고 출전했다. 김 양의 어머니 최춘매 씨는 “남편이 LG 팬이라 수진이는 날 때부터 LG를 응원해왔다. 내년이면 (수진이가) 중학생이 돼 올해가 마지막 어린이날이었는데 LG가 이겨서 더 뜻깊었다”고 전했다. 김 양의 응원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LG는 짜릿한 7-4 역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오지환이 있었다. 4회까지 1-4로 끌려가던 LG는 5회초 김현수의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 등에 힘입어 4-4 동점을 만들었다. 6회초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쳐내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8회초 2사 2루에서도 중견수 앞 적시타로 1타점을 더 올렸다. 오지환은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LG는 이날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오지환은 “어린이 팬 이름을 달고 경기에 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다행히 수진이에게 좋은 추억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류지현 LG 감독도 “1-4로 지던 상황에서도 우리 더그아웃 분위기가 위축되지 않았다. 초반 어려운 상황에서 선발 켈리가 6이닝을 잘 끌어줬고, 필승조도 자기 역할을 다했다”며 “어린이날 야구장을 찾아준 어린이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은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4-1로 이겨 1위 자리(27승 17패)를 지켰다. 키움은 KT를 14-0으로 크게 꺾었다. 키움 김웅빈은 홈런 3개를 날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1회 2점 홈런, 4회와 5회 각각 솔로 홈런 등 5타수 4안타 3득점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KT 선발 쿠에바스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10실점)의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NC와 창원에서 만난 SSG는 로맥과 정의윤, 한유섬의 홈런에 힘입어 접전 끝에 13-12로 진땀승을 거뒀다. NC도 나성범의 만루 홈런과 양의지의 3점 홈런으로 맞섰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사직구장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뿜어낸 KIA가 롯데에 8-5 승리를 거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5일 전적 L G 7-4 두산KIA 8-5 롯데SSG 13-12 N C K T 0-14 키움삼성 4-1 한화}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케냐명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3·청양군청)의 ‘한국인 아버지’ 오창석 한국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오 코치는 한국 마라톤 발전을 위해 애써 온 지도자다. 1997년 국군체육부대 마라톤팀 감독에 발탁돼 김이용, 제인모 등을 육성했고, 2007년부터 케냐 유망주 발굴을 위해 힘썼다. 케냐 출신 에루페의 자질을 눈여겨본 오 코치는 2018년 그의 한국 귀화를 도왔다. 에루페는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의미의 ‘주한(走韓)’에 오 코치의 성을 따라 새 이름을 지었다. 오주한은 2019년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2시간8분42초에 완주해 도쿄 올림픽 기준(2시간11분30초)을 통과했다. 오주한은 2011년 자신의 국제대회 데뷔 경기인 경주국제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오 코치의 지도 속에 서울국제마라톤에서도 4차례 우승(2012년, 2015년, 2016년, 2018년)을 차지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6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5분13초. 오주한은 지난달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무명 시절 처음 내게 손을 내밀어준 분이 오창석 코치님이었다. 나의 가능성을 발견해주고 가난에서 건져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 코치는 오주한이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달리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지난해부터 휴직을 하고 케냐에서 오주한의 전지훈련을 지도해 오던 오 코치는 비자 연장 등을 위해 지난달 11일 귀국했다가 자가 격리 중 발열 증세를 보인 뒤 폐렴, 패혈증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올림픽 남자 마라톤은 대회 마지막 날인 8월 8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다. 유족은 부인 정지예(재미), 아들 정택(군인), 성택(재미) 씨가 있다. 빈소는 오 코치의 고향 충남 청양의 정산미당장례식장(041-942-4447)에 차려졌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초반 전력이 중요하다. 4월에 흔들리면 그 대미지가 시즌 내내 이어진다.” 프로야구 2017시즌 개막전 당시 김성근 한화 감독이 던진 말이다. 그가 한화에 부임한 2015년, 초반 30경기를 치르며 5위에 자리했던 한화는 최종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 최하위로 시작한 한화는 가을 야구 직전 7위에 머물렀다. 4월의 봄 성적이 그해 전체 성적을 아우를 수 있음을 직감했던 것이다. 김 감독이 이 말을 꺼낸 2017시즌에도 한화는 초반 30경기 10위, 최종 9위에 머물렀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8일 기준으로 2021시즌 30경기 안팎을 소화하는 가운데 최근 14년간 시즌 개막 후 30경기 성적이 대부분 최종 성적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 농사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화가 대표적이다. 성적이 좋았던 2007년(2위→3위), 2018년(4위→3위)을 비롯해 어중간했던 2008년(5위→5위)과 2015년(5위→6위)도 유사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0년과 2012년, 2017년에는 8위로 시작해 8위로 끝났고,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지난해에도 초반 30경기 성적은 10위였다. 14년간 한 번도 봄 30경기와 최종 성적의 오차가 3계단을 벗어나지 않았다. SK(현 SSG)도 마찬가지다. 2007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모두 초반 30경기 1위로 시작한 SK는 세 번의 우승과 세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14년간 두 시즌(2015, 2016년)을 제외하고 대다수 초반 성적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삼성과 두산, KIA도 각각 2, 3시즌을 뺀 대부분의 봄 성적이 끝까지 갔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부터 끝까지 좋은 경기력을 내는 구단은 스토브리그 때 ‘1.5군’으로 불리는 1군 대체 선수들을 잘 준비해 놓은 팀”이라며 “30경기면 각 구단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는 경기 수”라고 설명했다.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30경기나 했는데 그 성적이 막판에 많이 바뀌면 그게 오히려 특이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초반 성적의 중요성을 아는 각 팀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총력전 모드다. 4일 현재 25, 26경기를 치른 각 구단은 1위부터 10위의 승차가 5.5경기에 불과하다. 1위 삼성(16승 10패)과 2위 KT(15승 10패) 뒤로 두산과 LG, SSG가 공동 3위(13승 12패)를 달리며 상위 5개 팀이 승차 2.5경기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최하위 롯데(10승 15패)의 승률도 0.400이다. 물론 봄바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콩글리시 표현 ‘DTD(Down Team is Down) 공식’을 가진 LG가 그렇다. 롯데 역시 시즌 초반과 막판의 등락 폭이 큰 편에 속했다. 그만큼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